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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대회 축사한 원민경 성평등부장관, 그는 살해된 이란 여아들의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주관한 여성대회 부스에는 ‘1366서울센터’가, 대회에는 원청 사용자 원민경 성평등가족부장관이 참가했지만, 그 사측에 맞서 1년째 싸우고 있는 ‘1366서울센터분회’는 부분파업을 하고 3.8 여성파업에 참가했다. 성평등한 임금과 승급 체계를 위해 투쟁해 온 KEC지회는 간부파업을 하고 참가했다. 여성억압과 착취에 맞선다면, 분명 어깨를 걸어야 할 이는 현장에서 투쟁하고 있는 여성 노동자들이다. 가부장적 자본주의 체제를 떠받치며 여성운동이라 할 수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노동자계급 페미니즘이며, 계급투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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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단체연합 | 3월 7일 열린 제41회 한국여성대회 장면
2026년 3·8 국제여성의날을 기념하는 제41회 한국여성대회가 7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개최됐다. 참가자들은 ‘빛의 혁명을 완수하라! 성평등이 민주주의의 완성이다’라는 슬로건 하에 성평등, 젠더 폭력 근절, 정치적 성별 균형 등을 촉구했다. 50여 개의 시민참여부스가 마련되고, 수천 명의 참여자와 수백 개의 깃발이 대회장을 가득 메웠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주관한 이날 대회에는 전국 여성단체들이 총집결했고, 부스를 비롯해 다양한 성소수자 인권 단체도 참여했다. 팔레스타인긴급행동도 집회를 앞당겨 진행하고 여성대회로 행진했다. 그만큼 이번 여성대회는 구조적 성차별에 맞서 싸운 사람들의 발언대가 되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윤석열은 감옥에 갔지만, 구조적 성차별은 여전하며 성평등을 위해 싸우겠다는 의지를 다시 표명했고, 이에 참가자들은 기꺼이 동참했다.
그런데 52개의 부스 운영 주체 중에는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와 조국혁신당 성평등위원회도 있었다. 지난 선거에서 민주당과 선거연합한 진보당, 기본소득당도 있었고, 기후운동 판이었다면 다시 논란이 됐을 만하지만, 이 얘기는 꺼내지도 못할 정도다. 뿐만 아니라 주한캐나다대사관에, 대회에는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의 축사도 이어졌다. 이 외에도 유한킴벌리, 아모레 퍼시픽, KPX전력거래소와 같은 기업도 후원 주체로 등장했다. 노동자들이 살인적인 교대근무제 등을 문제로 현재 투쟁하고 있는 1366센터도 부스를 차렸다. 그런데 과연 3.8 국제여성의날을 기념하는 여성대회에 이들의 자리를 마련한 것이 맞았을까?
제41회 한국여성대회 후원에 성평등가족부, 협찬에 여러 기업명을 확인할 수 있다.
민주당은 3.8 국제여성의날을 기념할 자격이 없다
물론 그렇지 않다. 민주당이나 자본은 3.8 국제여성의날을 기념할 자격이 없다.
민주당 정부는 국내서는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으로 여성 노동자들을 길거리로 가장 먼저 밀어낸 장본인이자, 국제적으로는 해외 여성과 어린이의 목숨을 가장 먼저 빼앗고 짓밟은 미국 제국주의의 동맹으로 과거 이라크 전쟁부터 최근 팔레스타인 집단학살까지 후원하고 있는 살인마 정권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1997년 외환위기를 계기로 김대중 민주당 정부가 밀어붙인 정리해고제와 파견제에 거리로 밀려난 다수 노동자의 성별은 여성이었고, 이때부터 구조화된 비정규직 제도로 인하여 여성은 단기계약제, 시간제, 특수고용, 프리랜서, 플랫폼 노동 등 각종 불안정 일자리를 전전해야 했다. 노무현 정부 때도 비정규직법(기간제법)을 도입했고, 문재인 정부는 탄력근로제를 확대하고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개악했다. 그 결과 현재 여성 비정규직은 남성보다 131만 명이나 많은 처지가 됐다. 그리고 이 비정규직이란 신분은 여성에게 납덩이처럼 들러붙어 임금과 노동조건 전반에 걸쳐 구조적 성차별을 더욱 공고히 한다. 가령, 여성 비정규직의 월평균 임금만 해도 남성 정규직의 40% 수준일 뿐이다.
이재명 정부 역시 기간제 노동자 사용기한 2년에서 3년 이상으로 연장, 직무급제 확대, 전략산업 특별연장근로 확대 등 노동유연화 드라이브를 본격화하고 있다. 그런데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가 무슨 자격으로 여성대회에 참석할 수 있단 말인가.
미 제국주의 패권 전략에 한반도 편입시킨 민주당
민주당 정권은 국제적으로는 직접 손에 피를 묻혔다. 노무현 정권은 2004년 이라크 침략 전쟁에 3천6백 병력을 파병해 참수 사건까지 빚었다. 나아가 2006년에는 미국의 군사패권주의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유연성’에 합의하고 주한미군의 역할변경을 뒷받침했다. 이에 따라 주한미군의 작전 상대는 북한에서 동아시아로 확대되어 한반도 전쟁위기도 가중했다.
촛불시위의 여파로 집권한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가 몰래 도입한 사드를 소성리에서 빼겠다고 약속했지만, 그와는 다르게 사드 체계를 고착했고, 한미군사동맹 기조 속에서 대미군사협력을 강화했다.
물론 민주당 정부가 미국의 제국주의 패권 전략에 편입되어 있던 바로 그때 이스라엘은 미국으로부터 한해에도 수백억 달러씩의 군사지원금을 받으며 팔레스타인을 침략했다. 특히 문재인 정권 때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대한 군사 공격을 심화했지만, 그런 이스라엘과 오히려 경제, 군사 협력을 확대했다. 예컨대, 문재인 정권은 2021년에는 한-이스라엘FTA를 체결하고, 과학기술, 스타트업 협력 등 방산 협력을 확대했다.
결국 그 사이 한국은 유엔 특별보고관도 인정한 ‘가자 학살 공모국’이 됐다. 한국에서는 매년 수백억 달러에 달하는 무기가 이스라엘로 팔려 갔고, 한국이 판 부품으로 조립된 F-35기는 팔레스타인 가자 상공을 날며 민중을 학살했다. 그렇게 학살된 사망자 중 여성과 아동·청소년이 70%에 달한다.
이재명 정부 들어서도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수출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 미국이 이란을 침략한 후 사드를 비롯해 주한미군 일부 전력이 중동으로 차출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당시 노무현이 맺은 협약 덕택이다. 이재명 정부는 입 뻥긋도 못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허락하는 ‘페미니즘’
이 같은 민주당에서 전국여성위원회가 ‘여성’들의 위원회라고 해서 유별난 것은 아니다. 그들 역시 현 체제를 아낌없는 지원하는 인물들로 구성돼 있다. 이를테면, 이수진 민주당 전국여성위원장은 대기업 특혜지원과 노동시간 규제 완화, 기후 위기 심화로 논란을 빚은 반도체특별법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여성대회 무대에 올라간 원민경 장관은 또 어떤가? 그는 여성 인권 변호사로 알려졌지만, 과연 이 이력을 현 정부에도 이어가고 있는가? 원 장관이 여성의날, 기지촌 피해 여성들에게 정부의 사과를 전했지만, 지금도 여성빈곤을 야기해 성노동을 강요하는 자본주의 체제에는 아무런 말이 없다. 오히려 그는 비동의 강간죄나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해, 민주당의 기존 태도인 ‘사회적 합의’를 다시 읊으며 면죄부를 주고 있다. 여성 노동자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이재명 정부의 노동유연화 정책은 그에게는 타 부처 소관 정책일 뿐이다.
결국 원민경 장관은 이재명 정부가 ‘허락’하는 ‘페미니즘’만 할 수 있다. 원 장관 역시 아무런 갈등 없이 민주당의 노선을 추종한다. 결과적으로 현 성평등가족부의 정책이란 자본가 편에서 선 이재명 정부의, 그리고 미국 제국주의 패권을 추종하는 이재명 정부가 허락하는 여성 정책일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현 성평등가족부는 여성들이 투잡, 쓰리잡을 전전하도록 하는 비정규직을 줄일 수도, 팔레스타인 여아의 머리에 꽂힐 무기 판매를 막을 수도 없다. 물론 지금도 이재명 정부가 미국이 이란을 타격하며 무자비하게 살해한 여성 아동들의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듯, 원민경 장관 역시 그러하다.
실패한 성주류화 정책
그러면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왜 이 같은 인물과 조직에 부스를 허락하고 무대에 올린 것일까?
주류 여성운동에 국회나 정부는 ‘성평등’ 관점에서 개입/협력해야 할 대상이기 때문이다. 이미 김대중 정부 시절부터 여성운동은 ‘성주류화’ 전략을 채택하고 국회와 정부에 진출했다. 공공기관 단체장을 맡고, 잘되면 국회의원까지 될 수 있었다. 정부의 각종 사업을 민간위탁해 진행하고도 있다. 즉, ‘성주류화 정책’ 하에 ‘거버넌스’(정부, 기업, 시민사회 등 다양한 주체가 협력하여 의사결정한다는 지배 구조) 체제를 구성해 왔다. 이것은 김대중 정부 때 최초로 설립된 여성부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관행이다.
물론 기존 권력에 대한 개입은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거버넌스’ 체제는 전체 노동자계급운동과는 유리된 채 부문운동만의 창구로 기능했다. 결국 각종 시민단체가 아무리 ‘진보적’ 전문성을 토대로 정부에 개입한들 그것은 현 정부가 그려놓은 선을 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거버넌스’란 자본가정부가 계급운동으로부터 여성, 시민운동을 갈라치고 포섭하는 수단이 되었다. 1366서울센터 노동자들이 살인적인 교대근무제를 바꾸기 위해 1년 가까이 투쟁하는데도 여성대회에 1366서울센터 부스가 설치될 수 있던 것도 다른 이유가 아니다.
그런데도 주류 여성운동이 거버넌스 체제의 일 주체로서 기능하는 이유는 그들이 바로 자유주의 페미니즘을 추종하기 때문이다. 자유주의 페미니즘은 자유, 평등, 정의라는 자유주의 가치에 근거하여 여성의 권리를 옹호하지만, 이들이 성차별을 폐지하려는 이유는 남성과 공정하게 경쟁하려는 데 있을 뿐이다. 때문에 그들에게는 가부장제만이 문제지 계급은 중요하지 않다. 결국 그들이 지향하는 체제는 ‘성평등한 자본주의’ 또는 ‘성인지적 자본주의’라고 부를 수 있다. 하지만 자본주의는 애초 여성억압적이기 때문에 이것은 실현 불가능한 희망 사항이다. 주류 여성운동이 지지하는 ‘정체성 정치’의 관점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여성’이라는 정체성에 기초하여 여성을 약자화할 뿐, 계급적 당파성과는 무관하다.
스튜디오 알 | 3월 6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3.8 여성파업대회 장면. 전국학습지산업노동자, KEC지회, 톨게이트지부, 1366서울센터분회를 비롯한 노동자들이 참가해 구조적 성차별, 여성억압과 착취에 맞선 투쟁을 결의하고 있다.
노동자계급의 페미니즘, 3.8 여성파업 운동을 조직하자
그런데 3.8 국제여성의날이 과연 어떤 날인가? 자본주의 초기 살인적인 노동조건에 떨쳐 일어난 여성 노동자들의 절박한 투쟁을 기리기 위한 날이다. 혁명적 여성 사회주의자들이 제안한 날이다. 자본주의 여성억압에 맞서 여성 노동자들의 선구적인 투쟁을 지지하며 기념하고 다시 싸우겠다고 다짐하는 날이다. 그런 자리에 자본가 정부의 관료를 세운 것은 역사를 우롱하는 처사나 다름없다.
3.8 국제여성의날은 노동자계급의 날이다. 그리고 우리가 3.8 여성파업을 조직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구조적 성차별에 맞서, 여성 억압과 착취에 맞서 생산과 재생산을 중단하는 정치총파업으로서의 여성파업 조직은 여성 노동자들의 땀과 눈물과 뼈로 만들어진 3.8 국제여성의날을 제대로 기념하기 위한 운동이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주관한 여성대회 부스에는 ‘1366서울센터’가, 대회에는 원청 사용자 원민경 성평등가족부장관이 참가지만, 그 사측에 맞서 1년째 싸우고 있는 ‘1366서울센터분회’는 부분파업을 하고 3.8 여성파업에 참가했다. 성평등한 임금과 승급 체계를 위해 투쟁해 온 KEC지회는 간부파업을 하고 참가했다. 여성억압과 착취에 맞선다면, 분명 어깨를 걸어야 할 이는 현장에서 투쟁하고 있는 여성 노동자들이다. 가부장적 자본주의 체제를 떠받치며 여성운동이라 할 수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노동자계급 페미니즘이며, 계급투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