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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브리핑 1화] 옵티칼 박정혜 고공농성 해제, 세종호텔 첫 교섭, 지혜복 A학교 투쟁 600일, 팔레스타인의 기아학살과 약…

스튜디오 알 팀 mtosocialism@gmail.com
기사입력 2025.09.16 11:58 | 조회 6,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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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튜디오 알의 새로운 코너 투쟁브리핑입니다. 지난 2주 동안 스튜디오 알이 함께 한 주요한 투쟁사안들에 대해 브리핑하고 주요 발언을 영상으로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8월 29일(금)~9월 12일(금), 옵티칼 박정혜 고공농성 해제, 세종호텔 첫 교섭, 지혜복 A학교 투쟁 600일, 팔레스타인의 기아학살과 약탈, 인천퀴어문화축제, 기아차 화성공장 청소노동자투쟁 5차 연대선전전, 고 오요안나 기상캐스터 추모투쟁 단식농성돌입, 삼성반도체 사내하청노동자 뇌종양, 폐암 산재신청, 9.27 기후정의행진 청년학생 참가선언, 쿠팡물류센터지회 홍익표/김은희 부당해고 승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1. 옵티칼 박정혜 동지 고공농성 해제

     

    먼저 고공투쟁사업장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지난 8월 29일, 불탄 옥상에서 600일이라는 시간을 버티며 투쟁해온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수석부지회장 박정혜 동지가 정부의 해결 약속을 받고 땅을 밟았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옵티칼 고용승계 문제를 해결하겠다”던 약속이 무색하게, 정부는 6월 21일 달성한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고용승계 청문회 개최에 관한 5만 청원의 심사기간을 2025년 11월 11일으로 연장했습니다. 옵티칼 투쟁은 끝나지 않았고, 정부의 약속이 헛된 거짓말로 끝나지 않도록, 더 많은 사람들의 연대가 이어져야 합니다. 이날 600일 고공농성을 끝내고 내려온 박정혜 동지의  발언을 함께 듣고, 옵티칼 동지들과 함께 투쟁을 이어갑시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수석 부지회장 박정혜입니다. 투쟁!

    이제 내려오니까 땅을 밟았다는 게 실감이 나네요. 오늘이 내려가는 날이지만 위에 있으니 실감을 하지 못했습니다. 1년 8개월 정말 오랜 시간 고공에서 농성을 할 줄은 몰랐습니다.

     

    하지만 그 오랜 시간 동안 제가 고공에서 지금 이렇게 무사히 땅에 내려올 수 있었던 이유는 저희 투쟁에 항상 함께 해주시는 동지들이 계셨기에 저도 위에서 버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이 정도로 많은 분들이 오실 거라 상상도 못했는데 저희 투쟁에 이렇게 많은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정말 600일 동안 하루하루 어떤 날에는 힘든 날도 있었지만, 하지만 또 우리 함께하는 동지들이 계셨기에 즐거운 날도 있었습니다.

     

    잘못은 어떻게 보면 니토덴코가 했는데 왜 고통은 노동자가 받아야 되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승리해서 내려왔으면 더 좋았을 것 같지만, 그래도 제가 이 다리로, 두 다리로 이렇게 내려올 수 있게 해준 우리 동지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앞으로 아직까지 저희 투쟁이 끝난 게 아닙니다. 앞으로도 정부와 국회에서 저희의 문제를 책임지고 해결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래서 더 이상 고공에 오르는 동지가 없길 바라며 우리 노동자들이 정말 행복한 세상을 살 수 있게 제가 바라는 건 그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옆에서 힘들지만 묵묵히 지켜준 우리 조합원들도 너무 고생 많았고, 그리고 우리 가족들도 너무 미안하고 사랑합니다. 건강 챙겨서 더 열심히 꼭 승리해서 여러분들께 보답하도록 하겠습니다."

     

    2. 옵티칼 세종호텔 공동투쟁문화제, 이온화 사진찍는 연대시민

     

    다음 소식입니다. 지난 9월 5일에는 옵티칼 고용승계와 세종호텔 해고자 복직 이재명 정부 해결 촉구 공동투쟁문화제가 진행됐습니다. 투쟁 사업장의 연대를 통해 부당 해고 임금 체불 진정 신고를 접수할 용기를 얻게 되었다는 온화 동지의 발언을 나눠보겠습니다.

     

    "반갑습니다. 사진 찍는 연대 시민 이온화입니다. 동지들께 투쟁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투쟁!

     

    저는 최근에 10개월간 시간제 노동자로 일하던 직장에서 해고를 당했습니다. 해고 후 2주가 되자마자 임금 체불 진정을 접수해서, 오늘 오전 출석 조사까지 마쳤습니다. 사측의 협박, 수시로 오르락내리락하는 감정 등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오늘 이 자리에서 저는 떳떳합니다. 아주 사소한 일이지만, 오늘 저는 노동자로서 제 권리를 당당하게 주장했으니까요. 제게 순응하지 않는 길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신 동지들 덕분입니다. 가만히 있지 않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직접 보여주신 동지들 덕분입니다. 그래서 어떤 말로 발언을 시작할지 많이 고민하고도, 이런 사적인 이야기로 말문을 열게 되었습니다. 제 용기가 되어주신 박정혜 동지와 옵티칼 동지들, 고진수 동지와 세종호텔 동지들. 감사합니다.

     

    올여름은 정말 힘들었지요. 오늘 낮에도 아주 더웠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어도 땀으로 온몸이 젖고, 뜨거운 공기에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는 기분이기도 했습니다. 땅에 발을 디딘 저보다 더 힘들 동지가 있다는 것을 알아서 가차 없이 내리쬐는 태양이 더 얄미웠습니다. 이런 여름을 두 번이나 버텼어야만 했던 박정혜 동지께. 아직 내려오지 못한 고진수 동지께, 더는 힘내라고만 말씀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더는 미안해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이제는 노동을 마치고 퇴근한 동지들에게 오늘 하루 고생 많았다고 인사하고 싶습니다.

     

    저는 두 투쟁의 끝이, 동지들이 쟁취해 낸 승리가 멀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정부는 마지막 한 걸음에라도 동참해야 할 것입니다. 내뱉은 약속을 지키십시오. 파면 광장을 가득 메웠던 응원봉과 깃발의 주인들을, 우리를 그저 기특한 존재로 여기지 마십시오. 우리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똑똑히 들으십시오.

    우리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동지들의 고용승계가 이루어지는 날까지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세종호텔지부 동지들이 복직하는 날까지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서면시장번영회지회의 두 동지가 복직하는 날까지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지혜복 동지가 학교로 돌아가는 날까지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기아차 화성 공장의 청소 노동자 동지들이 안전하고 평등한 일터로 돌아가는 날까지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에게 안전하고 평등한 일터가 당연한 날까지 싸울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것으로 만족할 것이라 생각하지 마십시오.

     

    구호로 마무리하겠습니다.

     

    "함께 싸워서 함께 승리하자"

    "끝까지 싸워서 반드시 승리하자"

    감사합니다. 투쟁!"


    3. 세종대학교 총학생회 가처분 신청 철회 촉구 기자회견

     

    다음 소식입니다. 같은 9월 5일 아침, 세종대학교에서 2025 노학연대 기획단 ‘손잡이’의 제안으로 29개 대학생 단체가 모여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지난 5월 16일, 세종대학교 38대 총학생회는 세종대학교 학내 반경 200M 내에서 해고 노동자들의 집회 및 선전을 일체 금지하는 대양학원의 가처분 신청에 공동 신청인으로 이름을 올린 바 있는데요. 주된 신청 이유는 지속적인 집회 및 소음으로 인한 불편 초래였습니다. 기자회견에 모인 청년·학생들은 세종대학교 38대 총학생회가 해당 가처분을 즉각 철회하고, 하늘감옥에 갇힌 고진수 동지와 세종호텔 해고노동자들과 연대할 것을, 악질 법인 대양학원을 넘어 노학연대로 학내 민주주의 쟁취에 함께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세종호텔 공대위 최보근 동지의 발언을 함께 들어보겠습니다.

     

    "세종대 비리 의혹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등록금이 주명건, 주대성의 배를 채워주고 있을지 모릅니다.

    이럴 땐 교육부에 종합감사를 요구해 의혹들을 규명해야 합니다.

     

    세종호텔에 민주노조가 없었다면 사학비리에 의혹조차 제기하지 못했을 겁니다.

    고진수의 고공농성으로 세상의 관심이 호텔을 소유한 세종대 재단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사학은 비리의 왕국입니다.

     

    교육용이라고 말하면 규제가 낮아집니다.

    이사회만 장악하면 사학에서는 왕이 됩니다.

    자신의 고액연봉을 마음대로 책정하고 교육용 건물을 사택으로 만들어 살고,

    사학의 재산을 저렴하게 구매하며 지인을 요직에 넣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노조와 총학이 사학들을 감시합니다.

     

    그런데 세종대 총학 뭐합니까?

    사학비리 감시는커녕 사학비리 의혹 제기할 수 있게 만든 노조 파괴에 숟가락이나 얹고 있습니다.

    가처분 소송을 했습니다.

    이 소송이 학생들의 동의는 받았습니까?

    총학이 사학비리 의혹 노조파괴 앞잡이를 하고 있습니다.

    사학의 구성원으로서 같이 통탄할 노릇입니다.

     

    학생을 대변할 능력이 없다면 총학생회 가처분 소송이라도 취하하십시오.

     

    구호 외치겠습니다.

    세종대 총학생회 회장은 1만6천 세종대 학생들의 대표입니다.

    그에 걸맞는 책임을 지라는 의미에서 총학생회장 김종승 씨의 이름을 걸고 구호를 외치겠습니다.

     

    끝 구호 세 번 따라하시면 됩니다.

    김종승이 책임져라! 책임져라! 책임져라!

    가처분 소송 취하하라! 취하하라! 취하하라!

    정리해고 철회하라! 철회하라! 철회하라!"

     

    4. 세종호텔 해고 후 첫 교섭날, 세종호텔 해고노동자 김란희

     

    다음 소식입니다. 한편 9월 12일에는 세종호텔에서 투쟁을 시작한지 3년 10개월 만에 첫 교섭이 열렸습니다. 그러나 세종호텔 오세인 대표는 아무런 교섭안도 들고 나오지 않았고, 이 대화를 ‘교섭’이라 칭하는 것조차 거부했습니다. 그리고 대법원까지 판결이 났으니 재고용 의무가 없다는 말만 늘어놓았다고 합니다. 답은 더 큰 투쟁을 조직해, 오세인 대표가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길 밖에 없을 듯 합니다. 이청우 세종호텔 공대위 집행위원장은 고공농성 내내 “민주노총 총파업으로 고공농성 승리하자!” 는 구호를 외치고 싶었지만 외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 상황 바꿔나가기 위해 고민 나누고 실천해갑시다. 추석 전에는 복직 합의를 하고, 고진수 동지가 땅으로 내려올 수 있도록 같이 투쟁을 조직합시다. 이 날 세종호텔 김란희 조합원의 발언을 영상으로 전합니다.

     

    "동지들 뒤에 잘 들리시나요? 제가 이렇게 해도 되나요? 제가 원래 꾀꼬리 같은 목소리인데 성대결절로 인해서 뒷담화하는 수준으로 조신하게 발언하겠습니다.


    동지들 안녕하십니까. 저는 2021년 세종호텔에서 해고한 12명 중 한 명인 해고 당사자 김란희입니다. 투쟁으로 인사드립니다. 투쟁!


    2021년 12월 10일로부터 해고된 지 3년 9개월 1,373일이 되었습니다. 짧다면 짧다 할 수 있지만 투쟁 당사자 입장에서 보낸 시간은 힘들고 고단한 시간이 지나왔습니다. 이 길고 힘든 시간을 잘 버텨올 수 있었던 것은 동지들의 끊임없는 연대와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동지들과 함께 그 긴 시간을 지나는 동안 어떠한 투쟁을 해도 사측은 나몰라라 방관만 하고 그 좋아하는 법으로 우리를 옭아매려만 하여 우리는 결국 더 가열찬 투쟁으로 목숨을 건 고공투쟁을 결의한 지 212일이 된 오늘, 동지들의 연대로 3년 9개월 만에 세종호텔 사측과의 첫 교섭이 있는 날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오늘의 첫 교섭은 둑에 바늘구멍 하나 뚫는 것밖에 되지 않습니다.


    우리 지부는 지나온 시간 동안 연대 동지들과 함께 끊임없이 외쳤습니다.  
    “코로나 핑계는 이제 그만하고 해고자를 복직시켜라!”  
    “코로나는 핑계, 진짜 목적은 노조파괴다”  
    “그림자 실세 주명건이 해고자 문제 책임져라!”  
    “세종대 재단 이사회는 해고자 문제 해결하라!”  


    더 나아가 정치권까지 요구했습니다.  
    “고공에 오른 국민을 살려내라!”  
    “노동악법 만든 국회가 해결하라!”  


    이 모든 요구들이 모여 이 자리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지난 8월 세종대재단은 우리의 외침을 이사회에 상정시키고 세종호텔 대표에게 전적으로 위임한다고 하며 어떠한 안을 가지고 협상을 해도 적극 지지하겠노라 했습니다. 우리는 한시적으로 현 대표 오세인에게 세종호텔 대표를 인정하려고 합니다.


    오세인 대표는 입지전적 인물입니다. 세종호텔의 80년대 후반 식음료 웨이터로 입사하여 설립자와 주명건이 경영권 다툼으로 주명건이 잠시 쫓겨날 즈음 주명건을 두둔하며 “주명건은 반드시 호텔로 돌아온다”. “나를 따르라”며 직원들을 회유하다 걸려서 그도 좌천되어 벽면 수행한 인물입니다.


    세종호텔 내 많은 법적 싸움이 엎치락뒤치락하는 동안 주명건이 다시 살아 돌아왔고 주명건을 옹호했던 그는 주명건 밑에서 승승장구하며 지금까지 월급사장으로 호의호식하고 대표이사 자리까지 오른 자입니다. 그는 복수노조를 악용해 그를 따르던 자들과 함께 어용노조를 만들어 노노 갈등을 일으키고 무엇보다 무능 경영자로 코로나 시기 다른 호텔들은 코로나 환자들을 받아가며 눈먼 나랏돈을 받아 경영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과는 반대로 경영이 어렵다고 자기를 따르는 부하직원들을 먼저 희망퇴직시키고 남은 직원들에 대해 해고사태를 일으킨 2인자입니다.


    우리는 아무 결정권도 없는 자에게 전권을 위임한다는 재단의 말을 신뢰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오세인은 오늘 ‘교섭을 하러 나오는 자리가 아니라 대화를 하려고 나오는 자리’라고 했습니다. 재단은 결정권도 없는 대표에게 위임한다 하고 대표는 재단의 꼭두각시 노릇만 하며 서로 핑퐁게임으로 시간을 허비하고 있습니다.


    저들이 이렇게 시간을 낭비하는 동안 고공에 오른 고진수 지부장은 근육이 빠지고 관절 이상으로 무릎이 새카맣게 멍이 들어도 제일 걱정하는 게 따로 있습니다. 고향의 연로하신 부모님과 장모님의 부고를 고공에서 들을까 그것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목숨을 가지고 저울질하고 있는 것을 멈춰야 합니다.


    오늘 하루 교섭에 앞서 많은 동지들이 와주셨지만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입니다. 동지들께 호소합니다. 바늘구멍만한 구멍이 이제 뚫렸습니다. 이 구멍이 봇물이 되어 둑이 터지도록 끝까지 함께해 주십시오.


    내일 2시 세종호텔 앞에서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있습니다. 우리가 결코 포기하지 않음을, 질긴 우리가 승리한다는 것을, 법은 자본가의 편이지만, 정의는 우리 편이라는 것을 알게 해주십시오. 끝까지 함께 투쟁! 감사합니다."

    5. 지혜복 투쟁 600일 토론회와 행진, A학교 관련 양육자

     

    다음 A학교 투쟁 소식입니다. 지난 9월 5일 A학교 성폭력 사안 해결과 부당전보 철회 투쟁에 대한 공개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지혜복 교사가 A학교 성폭력 사안을 공익제보했다는 이유로 부당해임된지 600일을 앞두고 열린 토론회였습니다. 이 날 토론회에서 A학교 공대위 집행위원장 백종성 동지가 A학교 투쟁의 경과와 과제를 대표로 발제하면서, 서울시교육청에서 공익제보자 인정을 거부하는 논리가 어째서 잘못되었는지, 그리고 전교조가 서울시교육청의 말을 반복하는 것이 어째서 문제적인지를 세부적으로 밝혔습니다. 30분 정도 되는 긴 발제이지만, A학교 투쟁의 전말을 이해하는데 아주 유의미한 정리된 자료이니, 옆의 링크를 통해 자료집과 함께 꼭 들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또한 이날 토론자로 교육노동자현장실천 남희정 동지, A학교 관련 양육자 용은중 님, 전국청소년노동조합 성령 님, 한국다양성연구소 김지학 님 등 다양한 분들이 함께 토론해 참여해주셨습니다. 플로어에서도 전교조 조합원 동지를 비롯해 교육공무직 노동자, 철도노동자, A학교에 연대했다가 연행되었던 동지 등 많은 분들이 이야기를 보태주셨습니다. 전체 토론내용은 스튜디오 알 라이브스트리밍에 남겨져있으니, 나중에 시간내셔서 자료집과 함께 한번 들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이어서 9월 9일과 10일에는 서울행정법원에서 서울시교육청까지 이틀에 걸쳐 행진을 하며 시민들에게 우리의 요구를 알렸습니다. 10일 마지막 날, A학교 관련 양육자께서 연단에 올라 전해주신 발언을 영상으로 전합니다.

     

    "안녕하세요. 2월달에 한 번 뵀었고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저도 지난 겨울에 광장에서 함께했던 사람이긴 하지만 사실 동지라고 부르는 게 이렇게 막 익숙하거나 그런 사람은 아니라서 편안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지난 금요일 토론회 때부터 되게 놀란 게 몇 가지 있었는데요. 일단 그때 여기 선생님이 읽어주셨던 내용들이 머리에 스쳐가면서 아 그랬지, 그랬지, 틀린 내용 없어, 맞아, 그랬어, 라고 하면서 실명과 그들의 얼굴이 왔다 갔다 거렸습니다. 저는 피해학생 학부모는 아니지만 그 당시 학부모 대표였어가지고 학부모들이 얘기하는 거 들고 같이 교장실도 찾아가고 아이들이 어떻게 지냈는지도 듣고 이후에 연락하면서 그래도 밀접하게 이 사건을 알고 있는 사람이고 이후에 작년에도 올해도 그 학교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그래도 관찰했던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이고 일단 지난주 금요일부터 되게 놀랐던 몇 가지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는 모르고 있다고, 잘못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해결이 안 된 이유가, 근데 제가 보기엔 알고 있는 것 같아요. 아는데도 안 하는 것 같아요. 그게 교육청에 대해서 놀란 것이었고요. 두 번째는 그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굉장히 지혜복 선생님을 공격하고 있는 전교조에 대해서 두 번째로 놀랐습니다. 완전히 잘못 알고 있는 거 너무 어이없는 것들이 너무 많아서 제가 또 이렇게 오게 된 거는 너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들을 하니까 이렇게 오라고 해서 대면해서 “그거 아닌데요”. 라고 말을 하고 싶어서 나왔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로 놀랐던 거. 2월에 연행된 분들이 저도 그때 여기 있었거든요. 연행된 분들이 이제 연행돼서 갔을 때 방금 전에 말씀해 주셨잖아요. 어떤 처우를 받았는지 방금 듣고서는 깜짝 놀랐습니다. 진짜일까? 사실일까? 지금 시대에 그게 사실일까? 그런 생각이 들었고요. 그리고 오늘 행진에 오면서 발언들을 해주셨잖아요. 그런데 어린 여성 동지, 어리다고 표현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는데 저랑 족히 한 그래도 15년, 20년 차이가 나 보이는 여성 동지가 말을 하면서 오는데, 자기는 그게 성폭력인지 모르고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뭐 저희 세대 때야 저 90년대 학번인데 저희 학교 다닐 때야 진짜 뭐 하루 밤을 새고도 남을 만큼 할 얘기 굉장히 많잖아요. 학교에서 자행되었던 폭력 그리고 뭐 선생님들이 어떻게 했는지 목덜미를 쓰다듬었다든지 전혀 모르고 학교 다녔었잖아요. 근데 생각해보면 우린 이제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 그건 잘못된 거잖아요. 우린 이미 알고 있는데 우리는 그 과거로 절대 돌아갈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건을 덮으려고 넘어갔던 어물쩡어물쩡 뭉개고 넘어가려고 했던 학교 때문에 사실 여기까지 600일이 걸렸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왔고요.


    사실 저도 숨어있었어요. 어떻게 보면은 저희 큰 아이도 같은 학교를 다녔었고 그래서 6년 동안, 거의 6년 동안 이 학교랑 관계를 하고 있었는데 그중에 5년 동안을 학교에 학부모회를 하든지 운영위원회를 하든지 뭘 하든지 아무튼 뭔가를 굉장히 많이 했어요. 근데 이 사건 이후로 정말 이 학교가 꼴도 보기 싫더라고요. 그래서 좀 모든 것들을 안 하면서 내려놓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나가면서 보니까 저희 아이조차, 저희 아이도 이 사건을 옆에서 많이 지켜보던 아이였는데, 증언도 많이 하고 이리저리 불려다니기도 하고 아이들의 말을 옮겨주기도 하고 그러는 사이 애가 너무 스트레스를 받은 거예요.


    어느 날 저한테 와서 얘기합니다. “엄마 아무것도 하지 말라”. “얘기하지 말라”. 이번에도 엄마가 가서 얘기하려고 하는데 “엄마, 엄마 이름 걸고 아무것도 하지 말라”. 또 그러는 거예요. 근데 며칠 있다가 “엄마 하고 싶은 거 그냥 해”. 라고 얘기해서 사실은 오늘 여기 오는지 모르고 아이는 몰라요. 제 마음대로 하러 나왔습니다. 그래서 저희 아이뿐만 아니라 당사자들은 더 했죠. 더 했어요.


    그러니까 이게 처음에 남자 아이들이 사실 모든 아이들이 그런 건 아니고요. 일부의 진짜 아이들이 이 문화에 휩쓸려서 우리가 많이 알고 계시는 내용대로 아이들이 성폭력, 성폭력성 발언인지도 모르고 아마 말한 아이들도 있을 거예요. 그러니까 그거를 알려주려고 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모르니까 모르는 미성숙한 아이들이니까 그걸 알려주려고 했던 거잖아요. 그거의 첫 번째 단추가 이 사건을 위로 끌어올리는 거였어요.


    그 전까지는 아이들이 막 얘기하는데도 ‘해결이 안 됐다’. 그래서 포기한 아이들도 많았고 더 이상 뭐 그냥 가만히 있는 아이들이 많았던 거죠. 그런데 그거를 지혜복 선생님이 수면위로 끌어올렸는데 그것에 대해서 남학생들이 “왜 여자애들만”. “남자애들만 잘못한 거냐”. 그런 식으로 얘기를 했고 거기에 학교에 담당하는 선생님이 약간 “너네들은 잘못 없어”. “여자애들이 예민한 거야”. 라고 하면서 남자애들이 되게 많이 분위기가 조성이 된 것 같아요.


    “얘들아 그거 잘못됐어”. “너희들이 그렇게 하지 말아야지”. 라고 얘기해야 되는데 “쟤들 예민하니까 말도 섞지 마”. 라고 얘기를 한다면 남자애들은 어떻게 생각을 하겠어요. 그렇게 해서 가해진 2차 가해. 그것이 사실 아이들에게 더 핵심적으로 상처가 된 내용들입니다. 처음에 성폭력적인 말 그리고 행동이 있었던 거는 물론 굉장히 아이들에게 상처가 됐겠지만 이후에도 굉장히 그런 일들이 벌어졌지만 이런 모든 과정을 해결하지 않고 뭉갠 학교 관리자가 저는 잘못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아마 아까 전에 말씀하시는 거 들으니까 ‘이게 과연 옳은 투쟁일까?’ ‘학생은 왜 아무도 안 나오고?’ ‘왜 학부모들은 아무도 안 나와?’ 라고 하는 것에서 뭔가 마음에 어려움이 있으셨던 것으로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제가 이 600일 투쟁 한다고, “여러분들 그래도 우리 뭔가 합시다”. 그렇게 전화를 한 명 한 명 다 돌렸거든요. 그러니까 6명 중에 4명한테 돌렸어요. 저랑 연락이 되는. 그랬더니 여전히 힘들어하고 있고요.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졸업을 한 지 벌써 반년이 넘게 지났는데도 그때 사건으로 지금까지 끌고 와서 “너무 기진맥진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자기는”. 그렇게 말한 사람도 있었고요.


    동생이 학교로 들어갔는데 “동생도 그렇다 변한 게 없다 학교는”. 그렇게 말하는 거를 들었어요. 그래서 저는 그분들을 대신해서 이 자리에 스피커로 나왔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 다 보셨겠지만 제가 그분들의 글을 좀 대독해 드리겠습니다.


    길긴 한데.  
    “안녕하세요. 저는 A학교 성희롱 사건 피해학생 학부모입니다. 오랫동안 지혜복 선생님께서 부당함에 대해 투쟁 중이신 것은 알았지만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던 것은 피해 아이들과 가해 아이들이 현재 가까운 지역의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고 학원을 오가는 길에 마주치기도 하고 SNS를 통해 2차 가해하는 추가적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A학교는 남학생과 여학생의 비율이 7대 3 정도로 남학생이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으로 여학생과 여선생들을 향한 남학생들의 성희롱적 발언이 만연했었습니다. 그런 상황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신 지혜복 선생님께서는 피해 학생들 편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던 분이십니다.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아이들의 문제에 깊이 관여하지 않으시려 하시지만 지혜복 선생님께서는 아이들을 위해 용기내어주셨고 아이들을 보호해주시려고 애써주셨고 당시 아이들은 선생님이 함께 해주셔서 힘든 시간들을 이겨낼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저와 제 아이는 지혜복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저희 아이들을 보호해 주시려고 하시다가 지금까지 큰 어려움을 겪고 계시는 모습에 마음이 무겁고 도움이 되어드리지 못해서 죄송할 뿐입니다. 아이를 최우선으로 보호해야 하는 학부모로서 앞에 나서지는 못하지만 지혜복 선생님은 정말 아이들을 사랑하시는 분이시고 끝까지 아이들을 보호해 주시려고 하셨고 아이들이 겪어야 했던 아픔을 외면하지 않으시고 용기내어 목소리를 내어주셨던 분임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하루빨리 지혜복 선생님께서 차가운 길바닥이 아닌 사랑하는 아이들 곁으로 되돌아가실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입니다.” 첫 번째 분입니다.


    두 번째 부모님.  
    “지혜복 선생님은 학생의 편에 선 공익제보자입니다. 해결을 위해 애쓴 지혜복 선생님을 꼭 학교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학내 성희롱 등으로 고통받는 학생들이 생기지 않도록 교육청은 적극적으로 노력해 주십시오.” A학교 피해학생 학부모 두 번째 분입니다.


    세 번째 분입니다.  
    “안녕하세요. 지혜복 교사님이 근무했던 A학교 피해학생 학부모입니다. 저희 아이가 남학생들에게 성희롱 피해를 입었을 때 아이들 편에서 지지해 주시고 문제 해결을 위해 앞장서 주셨습니다. 지금은 졸업을 하였지만 여전히 학교에서는 성희롱 사건이 일어나고 아이들의 교육이나 학교폭력 예방 대책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동생도 같은 학교에서 언니와 똑같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교육청과 학교에서는 학교에서 일어나는 성희롱, 성폭력 사안을 직시하고 문제 해결과 예방에 힘써야 합니다. 또한 지혜복 선생님은 아이들을 위해 애써주셨고 공익 제보를 하신 분이니 복직해주셔야 마땅합니다.”


    마지막 분입니다.  
    “지혜복 교사는 공익 제보자로서 학생을 위해 최선을 다해 대응해줬습니다. 학교는 제대로 조사 및 사과 등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결과에 대한 통보는 형식상 문자였습니다. 그래놓고 학교는 모든 걸 다 했다고 하는 건 너무 모순입니다. 교육기관은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며 지혜복 교사는 학교로 되돌아가야 합니다. 교육청은 학교에서 일어나는 성희롱, 성폭력 사안을 직시하라.”


    여기까지 이거 읽다 보니까 새록새록 생각납니다. 학교에서 문제 다 해결했다고 문서로 다 마무리했는데 사실은 이 피해학생 학부모들은 제대로 된 결말 없었거든요. 제가 토론회 때 좀 말한 게 있으니까 아마 거기 내용 보시면 알겠지만 어떤 학생은 사실은 사과를 제대로 받지 못한 학생도 있어요. 근데 그냥 지금 가만히 있어요. 더 이상 꺼내기 싫어서 너무 힘든 거예요. 그걸 다시 뭔가 복기하고 그런 게 너무 힘든 거예요.


    그래서 사실은 이 아이들은 지금 패배감에 뭐라고까지 말을 하냐면 이 사건 이후에 제가 전학년, 후학년 이야기들을 많이 알게 됐거든요. 차곡차곡 모아서 언젠가 터트리리라 생각하면서까지 몇 개 모았던 것이 있는데 거기 있는 아이들이 “차라리 아무 말도 안 할걸”. 아무 말도 안 하고 그리고 “그냥 남자애들이랑 잘 지낼걸”. 이라고 말을 하더라고요. 저희 아이조차 그냥 다음에 이런 일이 있으면 자기 아무것도 안 하겠대요. 가만히 있겠대요.


    그러니까 너무 열이 받는 거예요. 그러면 되겠습니까? 네, 안 됩니다. 그래서 왔고요. 그래서 여기 이 피해학생 학부모들이 손으로 혹은 컴퓨터로 쳐서 보내준 거 너무나 확실하게 있습니다. 정말 하루빨리 지혜복 선생님이 학교로 돌아가시길 바라고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이들은 학습권 침해까지 당했거든요. 사회 선생님이 안 계시니까 역사 선생님이 가르치셨어요. 굉장히 열심히 가르치셨을 거예요. 역사 선생님은 하지만 본인 과목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애들이 고등학교 때 가서 모의고사를 봤는데 3모에서도 그랬고 이번에 9모에서도 그랬고요. 그래서 사회는 이제 이 학교 졸업한 애들한테 정말 어려운 과목이 돼버렸어요. 그러면 정말 안 되는 거 아닙니까?


    그래서 저는 마지막으로 다른 분들처럼 구호 한번 외치고 들어가 보겠습니다.  
    “지혜복이 옳다! 지혜복을 학교로!”

     

    6. 팔레스타인 49차 긴급행동, 가자의 기아학살과 약탈

     

    다음 팔레스타인 집회 소식입니다. 9월 6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집단학살 규탄 한국시민사회 49차 긴급행동이 진행됐습니다. 집회 때마다 지난 2주 동안의 가자지구 소식을 전하고 있는데요. 이번주의 주요 내용은 ‘기아학살과 약탈’입니다. 뎡야핑 동지의 브리핑을 함께 듣겠습니다.

     

    "비가 이렇게 많이 오는데 많이 와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침략과 집단학살, 그리고 기아를 규탄하는 성명문만으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 점령국 이스라엘에 대한 억제력 있는 징벌 조치와 행동이 필요하다. 막대한 대가를 치르지 않고서는, 점령국 이스라엘은 모든 국제 사회의 입장과 항의 시위를 무시한 채 범죄를 계속할 것이다.” 어제 집단학살 700일차를 맞아 하마스 정부가 호소한 내용입니다.

     

    700일이 되었습니다. 700일 동안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만 실종자를 포함해 최소 73,371명의 주민을 학살하고, 16만 2천 명에 중경상을 입혔습니다. 우리가 보고 있는 앞에서 아동 134명을 포함해 최소 376명을 굶겨 죽였습니다. 굶주리며 절박하게 구호품을 받으러 온 2천여 명을 쏴 죽였습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은 구글에 625억 원을 내고 가자지구에는 기아가 없다는 프로파간다 영상을 퍼뜨립니다.

     

    유엔이 지원하는 기아 감시기구 통합식량 안보 단계 분류가 2주 전에 지금 이스라엘이 맹렬히 집중 공격 중인 가자시티에서 가장 심각한 5단계를 선포했죠. 이스라엘은 그 후 2주 동안 남쪽의 케렘 샬롬 검문소를 통해서만 매일 300대가 넘는 구호 트럭이 가자지구에 들어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자지구에서 거의 유일하게,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집계를 해 온 하마스 정부 미디어 사무소에 따르면 2주 동안 저 3개 전체 검문소를 통틀어 매일 100~130대의 트럭만 들어왔고, 최북단 지킴 검문소와 최남단 케렘 샬롬 검문소로 들어온 구호품은 대부분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에 약탈당했다고 합니다. 이 약탈은 이스라엘 정부가 공식적으로 IS와 연계된 가자지구의 갱들한테 무기를 공급해서 약탈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이건 유엔이나 여러 인도주의 단체 활동가들, 이스라엘 언론, 심지어 국제지명수배범 네타냐후의 입을 통해서도 인정된 사실입니다.

     

    우선 이스라엘 주장대로 300대가 매일 들어오고 있다고 해봅시다. 매일 필요한 최소량이 트럭 600대 분량이에요. 이것도 그냥 말 그대로 최소, 필요최소량입니다. 기아 전문가 드 발 교수가 얼마 전에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건강한 성인이 음식 섭취를 중단한 지 40일이 지나면 근육과 내부 장기를 소모하기 시작하고, 임계점을 넘어서면 소화가 불가능해 몸이 음식을 거부합니다. 어린이는 이 과정이 훨씬 더 빠르게 진행됩니다. 이 단계에 이르면 식량 지원이 아니라 병원 집중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제가 지금 40일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186일 동안 이스라엘이 가자를 전면 봉쇄했기 때문에 지금 이 단계조차 벗어난 지 오래입니다.

     

    어쨌든 백여 대 트럭은 지금 들어오고 있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구호품을 추적해 온 가자지구 공무원에 따르면 “점령국 이스라엘이 육류, 계란, 우유와 같은 필수 단백질, 그리고 과일과 채소와 같은 식품에 함유된 필수 미네랄의 유입은 차단하고 있고, 이로써 아동의 성장을 저해하고, 면역력을 약화시키고, 부상자들의 상처를 악화시키고, 세대를 거쳐 만성 질환의 씨앗을 심고 있다”고 합니다. 필수적인 영양소를 빼앗아서 사람들이 “간신히 살아만 남게 해서 영구적으로 약해지게” 만들고 있다는 거죠.

     

    지금 영상이 어제 가자시티에서 100여 가구가 사는 고층 건물을 폭파하는 겁니다.

     

    휴전. 팔레스타인 저항 세력을 대표해서 휴전 협상에 임하고 있는 하마스는 이미 8월 18일에 카타르와 이집트의 중재안, 실제로는 이스라엘과 미국이 만든 안을 수용했는데요. 이번 수요일에도 성명을 또 내고 여전히 이스라엘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하마스는 집단학살 종식 후에 가자지구 통치에서 물러나겠다고 재차 밝혔습니다. 이게 미국과 이스라엘이 요구하는 거잖아요.

     

    이렇게 휴전안에 동의했다고 하마스도, 카타르도, 이집트도 말하는데 미국과 이스라엘이 하마스가 동의를 안 했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정말 환장할 것 같은데요. 트럼프가 또 자기 SNS에 하마스더러 남은 이스라엘 포로 20명 전원을 즉각 돌려보내라고 썼습니다. 이에 대해 하마스가 바로, 모든 포로를 넘기겠다, 이스라엘 감옥과 강제수용소에 갇힌 팔레스타인 포로도 일정 인원만 교환으로 돌려받고 집단학살을 끝내자고 바로 받았습니다. 그냥 이스라엘도 미국도 이스라엘 포로를 마지막 한 명까지 다 생환하게 할, 그렇게 둘 생각이 없습니다.

     

    지금 비 때문에 중간 조금 생략하고 나중에 발언문 올려둘 테니까 중간 내용 봐주시고요.

     

    지금 뭐 2국가안, 팔레스타인 독립국가안 이런 얘기가 나오는데 프랑스랑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뉴욕에 모여서 존재하지도 않는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한다는 논의를 이번 달에 할 건데요. 여기에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조차 오지 않습니다. 오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미국이 사지가 절단돼서 치료가 필요한 팔레스타인 아동 환자, 지지난주에 보고 드렸는데요. 그런 환자부터 정치가까지 모든 팔레스타인 사람에게 비자 발급을 거부해서 이번 달에 미국에서 열릴 유엔 회의에도 못 오게 하겠다고 발표를 했거든요.

     

    그래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없이 프랑스가 2국가 해법 회의를 강행하겠다고 합니다.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이거는 이스라엘이라는 불법 국가가 계속 전쟁 범죄를 자행하다가 고립되고 해체되지 않게 지켜주려는 유럽의 방법론일 뿐이고 팔레스타인의 자결권을 보호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닙니다. 이스라엘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 뭐냐에 대해서 국제 지명 수배범 네타냐후 총리와 의견 차이가 있는 것일 뿐이고 식민국가를 유지시키겠다는 것만큼은 동의하고 있는 겁니다.

     

    지금 이스라엘은 레바논 정부에 헤즈볼라와의 내전을 벌이든지 아니면 이스라엘의 침략을 받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협박했습니다. 예멘 정부 청사를 폭격해서 전투원이 아닌 총리와 장관들을 살해했습니다. 지금 예멘 정부가 합법성이 없다고 주장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게 도대체 무슨 상관입니까?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미국, 영국, 이스라엘의 십수 년간의 침략으로 예멘 사회는 분열돼 있습니다. 그 분열된 사회에서조차 팔레스타인에 대한 전 민중의 지지가 확고합니다. 전 세계에 예멘 정도 규모로 이렇게 단결해서 지금 팔레스타인에 연대하는 나라가 또 어디 있습니까?

     

    이 민중들의 총의를 받아서 국제사회가 승인한 정부든 아니든 예멘 대다수를 통치하는 안사르 알라, 즉 후티가 가자지구 집단학살 종식 그리고 구호품 반입이라는 최소한을 요구하면서 이스라엘에 홀로 맞섰고 그래서 그에 대한 징벌로 정치가들을 암살한 겁니다. 핵심은 예멘만이 유일하게 집단학살을 멈추게 하기 위해 무력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는 국제법과 그 기본 원칙을 유일하게 지키고 있는 거고 그 때문에 다시 침략당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 침략에도 불구하고 전 민중이 일치단결해서 계속 가자지구를 전보다 더 지지하겠다고 말씀하고 계시고요.

     

    소위 제3세계에서 노벨상 받는 사람들은 서방세계가 선호하는 사람들이잖아요. 그 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예멘 페미니스트 타우와콜 카르만은 자신은 모든 예멘 국민들에게 후티를 전복시키라고 촉구하지만 후티와 예멘 국민에 대한 어떤 외부의 폭격이나 공격도 거부한다면서 이스라엘의 잔혹한 침략 전쟁을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란 때도 마찬가지였죠.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읍시다. 팔레스타인도 마찬가지고요.

     

    마지막으로요. 8월 25일에 점령군이 칸 유니스의 나세르 병원 4층을 폭격했다는 뉴스 한국에도 많이 나왔는데요. 폭격 현장에 몰려든 의료진, 구조대원, 기자들을 17분 뒤에 다시 폭격해서 살해하는 게 생중계됐죠. 이걸 이스라엘은 더블탭이라고 부르고요. 병원 4층은 수많은 언론인이 그리고 특히 로이터가 정기적으로 생방송을 해온 바로 그 장소였습니다.

     

    로이터는 카메라 기자가 이스라엘 점령군의 표적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자의 위치를 점령군에 제공해 왔는데 오히려 표적이 되었다면서 정확한 좌표 제공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나세르 병원에서 21명을 학살한 이스라엘은 이 카메라가 하마스 카메라고 이스라엘을 정탐해 왔다고 주장합니다. 친 이스라엘 언론들조차 너무 거짓말이라서 사실이 아니라고 보도하고, AP통신 같은 데는 이 카메라 명확하게 로이터라고 밝히는 심층 기사도 내보냈습니다.

     

    이 카메라는 살해된 기자 5명 중 1명인 로이터·AP 여성 사진기자 마리암 다카의 카메라입니다. 이 카메라로 찍었던 사진 중의 하나인데요. 고인이 생전에 남긴 사진 중의 하나로 굶어 죽은 5살 자말 안 나자르의 장례식을 나세르 병원에서 치렀는데 그 장례식 중에 시신을 벽돌 위에 올려놓은 사진입니다.

     

    9월에 유엔총회 등 유엔 회의가 많습니다. 9월은 유엔총회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군사 점령은 불법이니까 이걸 제재하고 끝나게 할 의무가 전 세계 각국에 있다고 했던 그 결의안이 제시한 의무 이행 시한 그 마지막 달입니다. 한국 정부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대응하라고 촉구하는 여러 활동을 9월에 기획하고 있으니 많이 함께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7. 인천퀴어문화축제, 샤샤

     

    다음 퀴어문화축제 소식입니다. 지난 9월 6일, 제8회 인천 퀴어 문화 축제가 인천애뜰광장에서 열렸습니다. 인천시는 올해 역시 인천애뜰광장과 중앙어린이교통공원 사용을 불승인 했습니다. 불승인 근거는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이었지만, 이는 이미 2022년 인천시 인권보호관이 공원시설 사용허가 기준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한 사안입니다. 인권보호관의 권고사항이 대부분 수용됐다는 점에서 인천 퀴어 문화 축제의 탄압과 소수자를 향한 구조적인 배척과 혐오를 드러내는 일입니다. 용기내 인천 퀴어 문화 축제에 무대에 올라 목소리를 내준 샤샤 동지의 발언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샤샤입니다. 여러분, 이 지갑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 혹시 알고 계십니까? 여기에는 뒷자리가 3으로 시작하는 제 주민등록증과 뒷자리가 4으로 시작하는 제 주민등록증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8년부터 탈가정을 하고 싶은 청소년 트랜스젠더 한 명이 2025년 집에서 탈출하고 외과적 수술 없는 성별정정을 이루어 돌아왔습니다.

     

    말벌로 소개받으며 나왔지만 저의 출신은 이곳입니다. 인천퀴퍼 1회에 참여하셨던 분들 계실까요? 교회 세력들이 노려보며 들어가는 길을 몸으로 막고, 누르고, 욕하는데 경찰은 구경만 하고, 안에는 탈진해서 쓰러지는 사람이 있다는데 물 한 통 전달하기도 힘들고... 겨울 내내 밖에서 소리지르고, 극우 세력들에게 대응하고, 경찰과 대치하는 행동력을 제가 어디서 얻었겠습니까?

     

    인천퀴퍼를 비롯한 퀴어축제에 그 뿌리가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윤석열 파면에 있어 성소수자들에게 빚을 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그 빚을 돌려받을 때도 됐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1월 한강진에서 인천퀴퍼를 생각하며 했던 발언 중 일부를 인용해보려고 합니다.

     

    "박근혜 퇴진 집회에서 알았습니다. 그렇게 부드럽고 살가운 경찰들은 처음 봤습니다. 그때 순간 나쁜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민들을 원망했었습니다. 지금 이곳에 있는 시민의 100분의 1만 있었어도 나도, 시위하던 동지들도 힘든 경험 안 했을 텐데! 하고 원망했습니다. 또한 부끄러웠습니다. 밥그릇이나 겨우 챙기고 타인은 방관해온 내가 이런 원망을 하는 게 부끄러웠습니다. 그리고 원망의 진짜 이름을 찾았습니다. 외로움이었습니다. 혼자, 소수로, 우리끼리만 싸우는 게 외로웠습니다."

     

    윤석열 퇴진을 위해 모인 사람들 앞에서 이리 말했었습니다. 아직도 저는 혼자서, 우리끼리만 싸우는 것이 두렵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이 지금 제게 주실 답이, 이 두려움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묻겠습니다.

     

    이번 겨울 이후 광장에서 성소수자를 접하고 올해에 퀴어축제에 오신 분들 계신가요? 우리는 서로 전혀 다르지만 평등하고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고 있는 분들 계신가요? 내게 이득이 돼서가 아니라, 성소수자들도 집회의 자유를 보장받아야 하기 때문에 이곳에 오신 분들이 계신가요? 투쟁!이 트젠!으로 들리기 시작한 분 계신가요?

     

    나와 이해관계가 다른 사람들의 연대에 용기가 납니다. 서로 다르기만 한 사람들과 함께 싸워서 외롭지 않습니다! 앞으로 그 누구도 이 외로움을 느끼지 않기를 바라며, 또 행동하며 나아갑시다.

     

    함께-싸워서-함께-승리하자-트젠!"

     

    9월 20일에는 대구퀴어문화축제가 대구 중구 동성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진행되니 많은 참여바랍니다.

     

    8. 기아차 화성공장 청소노동자 5차 연대선전전, 청소노동자 박경희

     

    다음 기아차 화성공장 청소노동자 소식입니다. 지난 9월 3일, 기아차 화성공장 청소노동자 투쟁 5차 연대선전전이 있었습니다. 지난 3월, 기아차 화성공장의 청소업체 보광은 청소 노동자들에게 기존 업무 내용에 해당하지 않는 무겁고 위험한 산업 폐기물이 포함된 현장을 청소하라 지시했습니다. 청소 노동자들이 부당한 업무 지시를 거부하고 투쟁을 시작하며 지금까지 회사 내 빈번했던 원청 직원과 하청 관리자들의 성적 괴롭힘도 함께 고발하게 되었습니다. 회사는 현재 청소노동자들에게 징계를 내리며 해고위협으로 입을 막으려 하는데요. 기아차 화성공장 비정규직지회 청소노동자 박경희 동지의 발언을 들어보겠습니다.

     

    "현재 투쟁 중인 청소 노동자 박경희입니다. 투쟁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투쟁!  

     

    동지 여러분, 글로벌 기업 기아자동차 사내에서 70년대나 80년대를 연상케 하는 노동 탄압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8월 28일 지난주 목요일에 회사는 투쟁 중인 조합원 5명을 징계하기 위한 징계위원회를 열었습니다. 징계 사유가 한마디로 말해서 정말 창피합니다. 어용 대의원을 방패로 직장 내의 괴롭힘을, 무단이탈, 허위사실 유포, 무단 피켓 시위, 외부 단체 연계 시위, 허위사실 유포, 2차 가해, 저에게는 폭행이 하나 더 추가되었습니다. 이게 우리 징계 사유입니다.  

    동지 여러분, 이게 말이 되는 징계 사유입니까? 저의 폭행 같은 경우는 한 명의 여성을 세 명의 남성 관리자가 성추행을 하고도 버젓이 돌아다니며, 오히려 현장 소장이 폭행을 당했다고 하는 내용입니다. 인정할 수 없는 직장 내 괴롭힘에, 2차 가해까지 징계 사유로 넣었습니다. 이렇게 회사와 대의원이 한 몸이 되어 조합원의 입을 막고 팔을 막고 손발을 묶어서,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라, 거부하면 죽을 만큼 힘들게 하겠다, 그런 말들을 대의원이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징계 사유로 징계하겠답니다. 우리 지금 징계는 법 위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 징계 사유는 쪼다 같은 보강 대표 박범식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원청 누군가 대단한 사람이 뒤에서 조종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굴복하지 않겠습니다. 노동자가 존중받는 일터, 정당한 노력, 노동력 제공으로 정당한 대가가 주어지는 일터, 부당함에 맞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일터, 그런 일터를 만들기 위해서 우리는 끝까지 투쟁하여 반드시 승리하겠습니다. 투쟁!

     

    구호 한번 외치겠습니다. 기아 원청 숨지 말고, 앞장서서 해결하라!"
     

    기아차 화성공장 청소노동자 투쟁 6차 연대선전전이 9월 17일 수요일 오후 2시 50분에 기아차 화성공장 북문에서 진행될 예정이니 많은 연대바랍니다.

     

    9. 고 오요안나 기상캐스터 1주기 추모주간 단식농성투쟁, 어머니 장연미님

     

    다음 고 오요안나 님의 소식입니다. 지난 9월 8일, 고 오요안나 기상캐스터 1주기를 앞두고 추모주간 투쟁선포 기자회견이 진행됐고,  분향소가 설치됐습니다. 고 오요안나 님은 무늬만 프리랜서인 기상캐스터로, 직장내괴롭힘을 당했지만, ‘근로자성이 없다’는 이유로 직장내 괴롭힘을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유족은 고 오요안나 님의 노동자성 인정, 구조적 문제해결을 위한 기상캐스터 정규직화, 유족이 동의하는 제3기관의 MBC 비정규직·프리랜서 실태조사와 고용개선, 안형준 MBC 사장의 공개 사과와 재발 방지 입장 표명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기자회견과 함께 단식을 선언한 고 오요안나 님의 어머니 장연미 님의 발언을 들어보겠습니다.

     

    "저는 오요안나의 엄마 장연미입니다. 요안나가 떠난 지 1년이 다 되어갑니다. 하루하루 피 끓는 시간 속에서 겨우겨우 살아내고 있습니다. 요안나가 남긴 뜻이 있으니, 나중에 만나면 부끄러운 엄마가 되지 않으려고 힘겹지만 견디고 있습니다.

     

    요안나는 늘 혼자서 알아서 하는 아이였습니다. MBC 지원한 줄도 몰랐는데 합격 통지를 받아와서 너무나 기뻤고 둘이 껴안고 많이 울었습니다. 입사 후에 몇 개월이 지나지 않아 선배 때문에 힘들다고 했을 때도 참으라고 타일렀고, 여러 방법을 써봤으나 나아지지 않아 선배들에게 제가 직접 찾아가서 부탁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혼자 키우느라 아이가 힘든 일이 많았으니 잘 부탁한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참았습니다. 요안나가 알아서 한다고 하니 딸을 믿어보기로 했는데 이러한 처참한 결과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요안나를 죽게 한 선배들과 MBC의 행동을 생각하면 너무 끔찍했습니다. 뻔뻔하고 야비한 모습에 절망스러웠습니다. 젊은 여성의 피를 뽑아서 뼈를 갈아서 방송을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 안나는 너무너무 살고 싶어 했습니다. 살고 싶고 일하고 싶어서 발버둥 치고 얼마나 살려고 노력했는지 모릅니다. 제가 그만두라고 했는데도 꿈이 있어서 끝까지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 아이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런데 책임지는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MBC는 요안나가 죽은 후 부고조차 내지 않으며 모른 척했고, 자체적으로 진행한 진상조사 위원회 결과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요구안을 전달하며 문제 해결을 요구했지만, 말도 안 되는 성의도 없고 해결의 의지도 없었습니다. 저희를 쳐다보는 그 눈빛들이, 너무 자존심 상한 그런 눈빛으로 저를 쳐다봤습니다.

     

    요안나 일주기를 앞두고 저는 곡기를 끊으려고 합니다. 요안나를 잃고 하루하루 고통입니다. 우리 요안나가 없는 세상에서 저는 이미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불쌍하게 죽은 내 새끼의 뜻을 받아 단식을 시작합니다. MBC를 용서할 수가 없습니다. 한 생명은 우주입니다. 하지만 MBC는 수년을 일했어도 프리랜서라고, 비정규직이라고 벌레만도 못하게 취급합니다. 싸우면서 알았습니다. 방송, 미디어 산업에 수많은 청년이 우리 요안나처럼 고통받고 있었습니다. 하루하루가 너무나 고통스럽고 딸이 보고 싶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너무 막막하고 답답합니다. 제발 도와주십시오.

     

    일주기 전에 문제가 해결되고 MBC에서 더 이상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함께 해주세요. 저는 요안나의 억울함을 풀고 떳떳한 엄마가 되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10. 삼성반도체 사내하청 노동자 뇌종양, 폐암 산재신청, 폐암투병 당사자 박종성님

     

    지난 9월 10일,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에서 삼성반도체 사내하청 노동자의 뇌종양 사망 및 폐암에 대한 산재 신청이 있었습니다.

     

    남편을, 아버지를 잃은 가족들은 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폐암으로 고통받는 또다른 피해자는 하청 노동자의 열악한 작업환경을 알리고, 산재 신청 승인으로 치료를 받고 삶을 지속하기위해 목소리를 냈습니다. 이재명 정부가 산재 감축을 위해 강력한 규제를 말하지만, 실상은 사고성 재해 위주로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며 일하는 반도체 공장 등에서 반복되는 백혈병, 뇌종양 등 직업병 산재에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고 있지 않습니다. 삼성반도체 하청노동자 직업성암 산재 신청을 통해 산재 인정 뿐만 아니라 유해작업환경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길 바랍니다. 현재 폐암으로 투병중인 당사자 박종성 님의 발언을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전이성 폐암과 맞서 4년째 투병하고 있는 박종성입니다. 전이성 뇌종양, 다발성 뼈전이로서 각종 후유증을 달고 삽니다. 지금 이 순간 허리와 관절이 몹시 아픕니다. 아픈 통증은 참는다 해도 급여가 안 되는 항암제 때문에 벌써 4년간 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저는 86년 이른 나이에 삼성코닝(주) 굴뚝산업의 매서운 점을 경험하면서 약 20년간 현장의 50°C 더위를 겪으면서 가장으로서 책임을 다하고자 열심히 일한 죄밖엔 없습니다.

     

    2000년대 초반 회사가 업종 변경을 하면서 삼성반도체 사내 하청 협력업체에서 약 10년간 온갖 독성 화학물질 범벅인 폐수처리장에서 ‘탈수기’라는 기계를 사용하며 주로 분진가루와 온갖 냄새 슬러지를 취급해 왔습니다. 또한 각 라인마다의 분진가루를 매일 청소 시간 작업을 했으며, 분진의 성분은 알 수 없습니다. 이러한 작업환경을 삼성은 절대 증거를 남길 수 없게 카메라 등 사용을 억제하고 강제해 왔습니다.

     

    예를 들면, 지역 주민 여러 분을 초대하여 안전하고 냄새 없는 깨끗한 폐수처리장이라고 보여주려고 하던 전날 밤에 샘플용 물고기가 죽고 말았습니다. 이렇듯 갑자기 오염원이 발생하는 무서운 곳이 반도체였습니다.

     

    존경하는 근로복지공단 관계자 여러분! 저는 어떻게든 살아야겠습니다. 제발 살려주시길 바랍니다. 오직 빠른 산재 인정을 해주심으로써 제가 살아서 가장 아픈 경제적 고통이 좀 해결된다고 생각됩니다. 빠른 산재 인정을 해주실 것을 촉구합니다.

     

    이 시간에도 전국 온갖 산업전선 현장에서 또는 독성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근로자 여러분! 안전한 작업장에서 뭐니 뭐니 해도 최고의 건강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비, 교육, 점검, 계도를 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근로자 여러분 건강하십시오. 그것이 가장으로서 소임을 다하는 길입니다. 늘 걸어가시는 길이 안전하고 언제나 평화롭기를, 꽃길만을 내내 기원합니다."

     

    11. 9.27 기후정의행진 청년학생 참가선언

     

    9월 12일 오전 11시, 서울 신촌에서 927 기후정의행진 청년학생참가단 주최 <927 기후정의행진 청년학생 참가단 참가 선언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폭염과 폭우를 비롯한 기후재난 앞에 청년, 학생들은 결코 안녕하지 못합니다. 반지하, 고시원과 같은 주거 환경과, 목숨을 위협하는 폭염과 폭우에도 불구하고 작업중지권을 온전히 보장받지 못하는 불안정 노동은 수많은 청년이 겪고 있는 기후위기의 단면이자 삶의 현실입니다. 그러나 청년학생은 기후위기를 직면한 당사자인 동시에 기후위기를 멈출 저항의 주체이기도 합니다. 927 기후정의행진 청년학생 참가단 선포식에 모인 청년학생들은 대학의 경계를 넘어 다양한 광장의 목소리를 연결하고, 자본과 권력이 저지르는 기후부정의에 맞서 청년 학생의 요구를 모아 함께 외치자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선언문 낭독] 올해 여름은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매년 여름과 겨울은 노인과 장애인, 홈리스를 비롯한 기후위기 취약 계층에게 더욱 가혹한 계절이 되고 있다. 반지하는 폭우에 특히 취약한 주거 환경으로, 지난 2022년 반지하에서 침수로 세 명이 목숨을 잃었고, 경북 구미에서는 23세의 이주노동자가 혹서기 단축 근무를 적용받지 못해 사망했다. 우리가 직면한 것은 기후위기를 넘어선 기후재난이며, 기후정의는 가장 시급한 외침이다. 

     

    자본과 권력은 시장주의적 논리로 ‘녹색 성장’을 통해 기후위기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무한대로 이윤을 추구하기 위한 그럴 듯한 속임수에 불과하다. 이러한 프레임 속에서, 탄소 배출의 막대한 이익을 취하는 거대 자본과 소수의 부유층에 의해 고통받는 수많은 사람들의 구도는 사라지고 ‘인류 대 환경’이라는 적대 관계만이 남는다. 

     

    이재명 정부 역시 이른바 ‘중도 보수’를 자임하며 시장주의적인 접근을 취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AI, 반도체 등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키고 노동환경을 악화시키는 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기후위기를 가속화하고 있다. 심지어 첨단기술 산업에 필요한 에너지 공급을 위해 소형원전개발이나 신규원전까지 용인하는 모습 또한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발전소 폐쇄를 명목으로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들을 위험 업무로 내몰고, 일터에서 내쫓고 있으나, 공공재생에너지로의 전환 없는 일방적 폐쇄는 그린워싱에 불과하다. 이는 자본과 결탁하여 기후위기의 책임을 아래로 전가하는 행태일 뿐이다. 

     

    우리는 이러한 흐름을 단호히 거부한다. 우리는 기후위기가 불평등한 자본주의 체제에서 기인한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식한다. 기후위기를 탄소 배출의 문제로만 환원해서는 안 된다. 북반구의 선진국들이 탄소 배출을 남반구로 이전하는 것은 기후위기의 주범을 은폐하는 눈속임일 뿐이다. 기후위기를 초래한 진짜 원인은 자연과 노동에 대한 착취, 수탈, 위험을 더 가난하고 약한 곳으로 이전하고 이 사실을 은폐하는 체제이다. 우리에게는 노동자도, 장애인도, 빈민도 배제하지 않는 포괄적인 기후정의가, 표면적 대안이 아닌 근본적 변혁을 향한 급진적 기후정의가 필요하다. 

     

    청년과 학생인 우리들은 기후위기의 피해자인 동시에 기후정의를 실현할 주체로서 모였다. 소득이 불안정한 청년들은 반지하나 고시원 등의 열악한 주거 환경으로 내몰리고, 따라서 폭염이나 폭우에 더 취약해진다. 많은 청년 노동자들은 쿠팡과 배달 등 야외 노동에 종사하면서 이상기후의 여파를 그대로 맞고 있다.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학문과 기술은 기업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했다. 

     

    지난 시기 대학은 기후위기 앞에 좌절한 청년학생의 분노가 터져나오는 현장이었다. 강의실은 기후정의를 고민하고 토론하는 공론장이 되었고, 캠퍼스는 대학의 구성원들이 직면한 기후부정의를 폭로하는 무대가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현장은 더 넓어져야 한다. 기후위기를 넘어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열망이 대학의 울타리에 갇혀서는 안된다. 올해 우리는 대학의 경계를 넘어 청년학생 참가단으로 927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하고자 한다. 기후정의를 실현하는 광장에 함께하자.

     

    지난 겨울, 우리는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한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해 광장으로 모였다. 그러나 우리의 목표는 단지 정권 교체가 아니었다. 광장의 목소리는 모두의 삶을 바꾸기 위한 목소리였다. 노동자와 여성, 이주민과 장애인이, 성소수자와, 농민이 광장에 함께했다. 기존의 정치에서 대변되지 않았던 이들이 자신의 삶과 존엄을 위해 외쳤던 것이 진정한 민주주의의 목소리였다. 광장에 모인 우리는, 권력자들이 아니라 스스로의 힘으로 사회를 바꾸는 경험을 했다. 927기후정의행진은 평범한 우리들의 힘으로 세상을 바꾼 경험의 연장선 상에 있다. 이번 9월 27일, 우리는 기후부정의로 가득한 세상을 바꾸기 위해 다시 한번 광장을 잇는다. 세상을 멈추고, 우리의 삶을 바꾸기 위해 광장으로 모이자! 

     

    2025년 9월 12일
    927기후정의행진 청년학생 참가단 일동"

     

    12. 쿠팡물류센터지회 홍익표 김은희 부당해고 승소

     

    지난 9월 11일에, 법원에서 반가운 세가지 소식이 들려왔는데요. 첫번째는 전북 군산에 추진되던 새만금신공항 건설 기본계획을 취소하라는 1심 판결이, 3년 만에, 나왔다는 것이고요. 두번째는 미등록이주민을 자의적으로 체포, 감금, 폭행, 금품을 갈취한 박진재 자국민보호연대 대표에게 법원이 징역 1년 2개월 실형을 확정했다는 것이고요. 세번째는 쿠팡물류센터지회 김은희, 홍익표 동지의 부당해고와 부당노동행위가 모두 인정되었다는 것입니다. 마지막 세번째 소식과 관련해, 쿠팡물류센터 고양분회장으로 투쟁하고 계신 홍익표 동지의 기자회견 발언을 함께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네, 안녕하십니까. 멀리까지 와주신 언론인 여러분 그리고 연대의 마음으로 함께 해주신 시민 동지 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 저는 공공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 고양분회장 홍익표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법원 앞을 지나가시는 시민 여러분, 잠시 저희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십시오.

     

    저는 지난 2021년 6월 쿠팡에 입사해 2년을 일했습니다. 하지만 무기계약직이 되지 못하고 부당하게 해고된 노동자입니다. 저는 해고된 그 순간부터 2년이라는 그 긴 시간 동안 해고투쟁을 이어왔고 드디어 오늘 1심 선고를 받게 되었습니다. 오늘 1심 선고 결과는 쿠팡이 그동안 얼마나 노동조합을 탄압하고 억압해왔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쿠팡은 이제 더 이상 노동조합을 외면하지 말고 해고된 노동자를 즉각 원직 복직시키고 노동조합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재명 정부는 국민주권 시대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만큼 쿠팡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고용 형태를 바꿔주기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 모두가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어 주십시오.

     

    정부는 쿠팡의 노동조합 탄압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합니다. 노사 간의 4년간의 교섭이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단체 교섭은 여전히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노란봉투법이 통과된 만큼 이재명 정부는 신속하게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노사 갈등을 적극적으로 해소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1심 판결은 지난 5월 30일 진행된 쿠팡지회 최효 동지의 부당해고 승소 판결과 마찬가지로 저희의 승리를 확신하게 했습니다. 쿠팡은 최효 동지에 대한 부당해고 승소 결과를 인정하고 즉각 항소를 포기하며 원직 복직을 실행해야 합니다. 더 이상 쿠팡은 윤석열 정부의 허물을 벗어던지고 새로운 마음으로 임해주시기 바랍니다.

     

    오늘의 판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결과에 승복하고 해고된 노동자들을 즉각 원직 복직시켜주십시오.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투쟁!"

     

    이상으로, 지난 2주간 스튜디오 알에서 함께 연대하고 취재했던 투쟁현장에 대한 브리핑을 마치겠습니다. 투쟁 브리핑은 2주마다 계속 소식을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시청해주신 동지여러분, 고맙습니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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