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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 이수기업 조합원들을 만나다
[인터뷰이] 김희중, 안미숙(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 조합원)
[정리] 강진관
현대자동차 자본은 근 30년간 수많은 불법파견 비정규직 노동자를 착취해 거대한 부를 쌓아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과 사회적 비판에 내몰린 자본은 온전한 정규직 전환이 아닌 ‘특별채용’ 방식으로 불법파견 범죄에 대한 책임을 회피해 왔다. 하지만 현대차 현장은 여전히 불법파견을 유지하고 있으며, 불법파견 범죄에 맞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10월 1일부로 현대자동차 자본은 불법파견 업체인 이수기업을 폐업해 모든 노동자를 정리해고했다. 이수 노동자들은 현대자동차 원청에 업체 폐업에 대한 책임과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공장 안팎에서 투쟁하고 있다. 사회주의를향한전진은 현대차지부 사무실에서 농성 중인 김희중, 안미숙 이수기업 동지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질문 : 현대차지부 사무실 농성이 50일을 넘어서고 있는데요. 그곳 동지들의 일상과 투쟁에 관해 전해 주세요.
지난 9월 26일부터 지부 사무실에서 농성한 지 50일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회사 내에서 연대하는 정규직 활동가와 함께 매일 오후 출퇴근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농성자들은 주 1회 이수 투쟁을 알리는 소식지를 대자보로 직접 제작하기도 합니다. 또한 주변의 여러 사회단체가 여는 교육도 받고 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힘겨운 점도 있지만, 현대자동차의 부당한 정리해고 맞선 이수 투쟁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질문 : 현대차 자본이 이전과 달리 이수기업을 전격 폐업하고 모든 노동자를 정리해고했는데요. 그 배경과 의도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이번 이수기업 폐업과 집단적인 정리해고 사태는, 비단 이수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대적인 사내하청 정리해고를 시작하려는 현대자동차의 의도가 보입니다. 그 배경으로, 불법파견 소지가 있거나 일부 소송 결과가 나온 공정에 대한 인소싱이 있습니다. 일단 노동자들은 정리해고해 길거리로 내모는 것은 불법파견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것입니다. 나아가 노동자의 생존권과 고용을 법적 논리로만 따지겠다는 발상으로 도저히 인정할 수 없습니다.
질문 : 이수기업은 폐업되었으나 이수 노동자들의 공정은 그대로 있는데요. 지금 이수 노동자 공정에서 누가 일하는지, 이후 어떤 상황이 예상되나요?
현재 정규직 일부와 촉탁 계약직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미 현대자동차에 채용된 촉탁 계약직은 9,000명을 넘어섰다고 들었습니다. 이수 기업 같은 사례가 비일비재함을 말합니다. 정규직 노동자가 일해야 하는 자리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채워넣고, 이 비정규직 노동자를 다시 촉탁직 노동자로 대체하는 상황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촉탁 계약직 노동자도 다른 형태의 비정규직입니다. 이런 식으로 또 다른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것은 산업 전반의 구조적인 문제를 일으킬 것입니다. 노동자 총고용의 관점에서, 어떤 노동자의 일자리를 다른 노동자로 대체해 해고가 발생하는 일은 노동조합 운동에서 막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질문 : 이수기업 폐업은 불법파견 은폐뿐 아니라, 모든 비정규직 하청노동자에 대한 일상적인 저강도 구조조정의 시발점으로 보기도 하는데요. 이수 투쟁의 의미는 무엇인지, 투쟁 결과에 따라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관해 말씀해 주세요.
위에서 얘기했듯이 이번 이수기업 사태는 이수기업 노동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비정규직 문제뿐 아니라 울산지역 비정규직 전반의 문제로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글로벌 3대 기업이라고 자화자찬하는 현대자동차가 이런 식의 비정규직 구조조정을 시작한다면, 현대자동차와 관련된 업체들의 구조조정은 불 보듯 뻔한 일이 될 것입니다. 우리도 이런 문제의식을 느끼고 투쟁을 시작했습니다. 또 다른 사내하청인 현인기업도 폐업을 앞두고 있었지만, 이수 노동자들이 투쟁을 시작하니, 계약을 연장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우리 이수 투쟁이 아직 미약하지만, 현인기업 폐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사실에 마음이 뿌듯하기도 합니다. 우리 이수 노동자들이 포기하지 않고 더 잘 싸워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질문 : 마지막으로 이수 투쟁 승리를 위해, 현대차지부, 울산지역, 전국 노동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얘기해 주세요.
비정규직 정리해고라는 피바람이 현대자동차 사내에서 불고 있습니다. 이것이 울산지역을 덮치는 폭풍이 되려고 합니다. 충분히 막을 수 있습니다. 우리 노동자들이 함께 싸우면 정리해고 바람을 잠재울 수 있습니다. 공장 밖에서 투쟁하는 이수 노동자들도 투쟁사업장을 찾아다니며 연대의 손길을 보내고 또 연대 받고 있습니다. 지부 활동가와 조합원 여러분 지금까지의 연대에 감사하며 더 큰 연대를 바랍니다. 울산지역 여러 사업장과 단체 여러분, 현대자동차 정리해고에 맞선 이수 투쟁에 연대해 주세요. 이수 비정규직 정리해고가 이대로 관철된다면 다음 칼날은 누구를 향할까요. 이수 문제가 나의 문제, 내 사업장의 문제라고 생각하여 함께 해주십시오. 작은 연대와 지지도 이수 노동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따뜻한 연대의 말 한마디도 감사합니다. 전국 노동자의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