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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북한군 파병설의 실체가 무엇이든, 한국 정부는 러우전쟁 개입책동을 즉각 중단하라!
3차 세계대전 획책하는 반동 정권들에 맞서 ‘제국주의와 전쟁에 반대하는 노동자계급의 국제적 단결’을 건설해 나가자!
북한군이 러시아로 파병되어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되고 있다는 온갖 설들이 연일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10월 13일 우크라이나 정부로부터 시작된 이 주장은, 10월 18일에는 한국 정부에 의해, 10월 23일에는 미국 정부에 의해 확인된 뒤, 이제 서방 진영에서 하나의 기정사실처럼 간주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아직 명확한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 있다고 본다. 서방 진영의 선정적인 주장들이 난무하지만 여전히 결정적인 근거는 제시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서방 진영을 이끄는 미국 제국주의가 전쟁을 일으키기 위해 사실을 조작했던 역사적 범죄들을 똑똑히 기억하기 때문이다.
1964년 미국이 베트남 전쟁에 개입하기 위해 (북베트남이 미군 선박을 먼저 공격했다는) 이른바 통킹만 사건을 조작한 것은 이제 미국 스스로도 인정하는 역사적 사실이다. 2003년 미국이 이라크를 침략하면서 대량살상무기 제거를 그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대량살상무기의 부재를 미국 정보기관들이 이미 알고 있었다는 점 또한 미국 상원에 의해 규명된 역사적 사실이다.
물론 우리는 파병설을 부인해 온 러시아와 북한의 주장 또한 액면 그대로 믿지 않는다. 러시아와 북한의 그간 행보를 볼 때 파병설이 사실로 확인되거나 현실이 될 가능성 또한 충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그러한 일이 있다면 그것은 국제법적 규범에 부합되는 행동일 것”이라는 10월 25일 북한 외무성의 입장문은 파병과 관련된 모종의 과정이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해 준 것이라고 판단한다.
미국을 비롯한 NATO가 동진을 거듭하고 우크라이나를 통해 대리전을 수행하면서 러시아를 전략적으로 위협해 온 것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크라이나의 민족자결권을 부정하는 러시아의 침략전쟁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북한이 세계질서의 격동으로 오랜 고립에서 벗어나자 한반도의 통일을 부정하고 남북관계를 적대적 교전국 관계로 규정하는 한편 제국주의 침략국 러시아와 군사지원조약을 체결하고 나선 것은 북한 정권의 반동적 성격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만일 북한군의 러우전쟁 파병이 현실화한다면, 이는 제국주의 침략전쟁에 가담하는 매우 반동적인 행위가 아닐 수 없다. 과거 미국 제국주의가 베트남과 이라크를 침략할 때 한국군이 파병으로 동참했던 것과 다를 바 없는 행위가 될 것이다.
그런데 북한군 파병설의 실체가 어떻게 드러나든, 한 가지 분명한 점이 있다. 북한군 파병설을 핑계로 한국의 러우전쟁 개입을 본격화하려는 한국 정부의 시도가 노동자·민중의 투쟁을 통해 결단코 저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이미 우크라이나에 서방 진영 최대 규모의 포탄을 미국을 통해 간접적으로 지원한 바 있다. 그런데 이제 북한군 파병설을 빌미로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 직접 지원’을 공공연히 거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맞대응 성격의 한국군 파병’까지 거론하고 있다.
만일 이와 같은 한국 정부의 러우전쟁 개입이 본격화한다면 이는 매우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러우전쟁의 양상을 한 차원 상승시키는 핵심 당사자가 되는 것이며, 러우전쟁의 불길을 고스란히 옮겨 와 한반도에 일촉즉발의 대결국면을 조성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정부는 러우전쟁의 불길 속으로 뛰어드는 모험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마치 이스라엘의 네타냐후가 자신의 정치적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중동 전역으로 전쟁과 학살을 확대해 왔던 것처럼, 윤석열 정부 또한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군사적 모험주의를 동원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의 노동자·민중은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얼마나 파괴적인 결과를 낳을 것인지 잘 알고 있다. 10월 25일 한국 갤럽의 여론조사에서도 80%가 군사적 지원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윤석열 정부의 군사적 모험주의에 맞선 노동자·민중의 투쟁이 단호하게 조직되어야 한다.
문제의 근본에 놓여 있는 것은 오늘날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제국주의 패권대결이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제국주의 진영에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신흥 제국주의 진영이 본격적인 맞대결에 나서면서 전 세계가 점점 더 다양한 수준으로 전쟁에 휘말려 들고 있다. 양 진영 모두 강대국 지배계급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전쟁과 침략을 불사하는 제국주의 진영이며, 자본주의 위기의 심화와 함께 패권대결이 점점 더 가속되고 있다. 이대로 계속 간다면 제3차 세계대전도 배제하지 못할 것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제국주의와 전쟁에 맞서는 전 세계 노동자계급의 단결된 투쟁을 건설하는 데 있다.
바로 지금, 전쟁 반대와 윤석열 퇴진을 기치로 노동자계급의 정치총파업을 조직해나가자!
2024년 10월 30일
사회주의를 향한 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