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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파 저지에 매몰돼 신인민전선을 지지한 프랑스노총(CGT) - 계급적 원칙을 저버린 잘못된 사례

조아킴 (프랑스 <연속혁명> 활동가)
기사입력 2024.11.13 13:05 | 조회 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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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오는 11월 27~29일 민주노총 정책대회에는 프랑스 노동총동맹(CGT) 초청강연이 예정돼 있다. CGT 대표단은 ‘노동자 정치세력화’ 세션에서 <2024 프랑스 조기 총선과 프랑스노총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에 나설 예정이다.

    민주노총 집행부가 CGT를 초청한 것은 무엇보다 프랑스 6~7월 총선에서 신인민전선을 지지한 CGT의 사례를 활용해 한국의 4월 총선에서 민주당과 진보당의 위성정당 선거연합을 지지하고자 했던 자신들을 정당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우리는 7월 19일자로 발행한 <프랑스 총선은 과연 극우파를 성공적으로 저지했는가?> 기사에서 신인민전선을 둘러싼 배경과 전개과정을 소개하면서 신인민전선이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대안이 될 수 없는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오늘 소개하는 10월 13일 사회주의를향한전진 2024 정치캠프 <프랑스 신인민전선, 극우파 성장에 맞선 대안인가?> 세션에서 프랑스의 혁명적 사회주의 조직 <연속혁명> 활동가 조아킴의 발제문은 CGT의 신인민전선 지지를 둘러싼 이야기들을 좀 더 생생하게 들려준다.

    CGT는 300만 노동자가 총파업에 참여했던 2023년 연금개악 반대투쟁 때 마크롱 정부의 연금개악 강행을 분쇄하기 위해 무기한 총파업으로 전진하는 것을 거부한 채 관성적인 하루파업에 안주하다가 역사적인 투쟁을 패배로 이끌었다. 그런데 2024년 총선에서는 극우파 집권을 저지하고 신인민전선의 총선 승리를 지지하기 위해 동네마다 대중 집회를 조직하는 등 2023년 총파업 때보다 더 열심히 활동했다. 그 신인민전선의 한 축에 과거 집권시 노동법을 개악하는 등 신자유주의 정책을 집행했던 사회당이 버젓이 자리잡고 있음에도 말이다.

     

    1. 우리는 지난 10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극우의 부상을 보았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네, 우선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발제를 하게 돼서 정말 기쁩니다.

     

    세계적인 극우 부상의 근원은 자본주의 위기 심화에 있다고 보는데요. 프랑스는 좋은 예를 보여줍니다. 오늘날 프랑스 자본주의는 깊은 위기에 빠져 있는데요. 매년 GDP의 6%에 달하는 큰 재정적자를 겪고 있습니다. 오늘날 프랑스 자본주의의 생산성이 매우 낮아서, 생존을 위해서는 많은 재정을 경제에 투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프랑스 자본가들이 노동법과 노동권을 공격하는 데서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같은 이웃 나라들에 뒤처진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래서 경제적, 정치적, 국제적 측면에서 위기가 누적돼 있습니다. 특히 프랑스 제국주의는 최근 북서 아프리카 지역에서 패배를 겪고 있습니다. 다른 제국주의 국가들도 제각각의 위기들을 겪고 있다고 봅니다. 미국이나 독일처럼 극우가 전진하고 있는 나라들의 상황이 다 비슷한 것 같습니다. 프랑스뿐만 아니라 유럽연합 전체에서 노동유연화의 장기적 추세가 나타났고, 공공 서비스가 붕괴되었으며, 많은 반사회적 정책으로 인해 노동자의 노동조건과 생활여건이 악화되었습니다.

     

    그러한 사회적 여파 속에서 프랑스에서는 기존에 중심적 역할을 하던 자본가정당들이 크게 약화되었습니다. 우파인 공화당과 중도좌파인 사회당을 말하는데요. 두 당은 지난 70년 동안 모든 대통령을 번갈아 배출했습니다. 하지만 2년 전인 2022년 대선에서 공화당은 4%, 사회당은 1%만을 득표했습니다. 이러한 정치적 격변 속에서 극우파 국민연합(RN)이 빠르게 성장해 왔습니다. 마크롱이 이끄는 새로운 극중도파 정당도 등장했습니다. 마크롱은 사회당과 공화당에서 사람들을 모아 순수한 신자유주의 정당을 만들었습니다. 동시에 좌익 포퓰리즘을 표방하는 신개량주의, 즉 멜랑숑이 이끄는 불복프랑스(LFI)도 성장해 왔습니다. 마크롱은 2017년에 대통령이 되면서 노동자계급을 잔혹하게 공격하여 노동자의 소득을 대량으로 자본에게 이전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이라는 임무를 금융자본으로부터 부여받았습니다.

     

    이에 맞서 2019년에는 노란 조끼 시위라는, 새로운 종류의 정치적 계급투쟁, 거대한 전국적 계급투쟁이 펼쳐졌습니다. 하지만 명확한 정치적 관점을 갖지 못해 때때로 극우가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마크롱주의와 같은 새로운 정치형태조차도 매우 빨리 낡은 게 되었습니다. 2022년 대선에서 마크롱은 재선되었지만, 총선에서는 의회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마크롱은 권력을 독재적으로 행사했습니다. 예를 들어 정부 예산을 2년 연속 의회 투표 없이 대통령의 긴급명령으로 통과시켰습니다.

     

    동유럽과 서유럽에서, 독일에서, 남미에서 극우를 부상케 한 요소들과 형태들은 매우 다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 모두 비슷한 원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다수 부르주아 민주주의 국가들에서 권위주의와 억압적인 인종주의 정치가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필연적 결과입니다. 왜냐하면 냉전 종식 이후 자유 민주주의는 삶의 개선이라는 변화의 환상조차 더 이상 제공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노동자대중의 삶에 더 이상 긍정적 변화를 가져올 수 없음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부르주아 민주주의 국가들은 동의를 끌어내는 능력을 점점 상실하고 있습니다.

     

    2024년 8월 31일 극우 ‘독일을위한대안’ 유세 현장 EPA-EFE

     

    우리는 지난 1년 동안 많은 나라에서 펼쳐진 대중운동을 통해 노동자계급을 공격할 수밖에 없는 자본가계급의 모순을 보았습니다. 계급투쟁이 고조되면서 자본가들은 더욱 권위주의적인 질서를 세우기 위해 극우를 선택하고자 하는 유혹을 받고 있습니다. 동시에 극우 정당들이 대중적 기반을 넓혀 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의 위기 속에 개량주의의 엄청난 무기력이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오늘날 개량주의는 '개량 없는 개량주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프랑스 사회당처럼 노동자들을 직접 공격한 경우는 개량주의라고도 할 수 없습니다. 지금 프랑스에서 '개량 없는 개량주의'의 전형은 불복프랑스입니다.

     

    그리고 혁명운동에 엄청난 위기가 있습니다. 피착취 대중을 위한 혁명조직이라는 관점이 오늘날 세계에는 명확하게 자리잡혀 있지 않습니다. 자본가를 공격하고 부자를 공격함으로써 노동자 민중의 삶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전망은 그럴듯하지만 매우 비현실적인 전망으로 비쳐집니다.

     

    어느 프랑스 사회학자가 극우파 국민연합에 투표한 사람들에 대해 조사한 게 있습니다. 그들은 부자와 사장들을 미워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외국인, 이주민, 실업자들도 미워합니다. 자신들의 사회적 지위하락을 피하기 위해 더 쉽게 공격하고 약탈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극우의 부상은 이 모든 요소들과 피착취자들의 거대한 분열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2. 최근 프랑스에서 극우파 국민연합이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구체적인 상황은 무엇이고 왜 그런가요?

     

    국민연합은 이 글로벌 역학의 일부입니다. 예외는 아닙니다. 국민연합(RN)의 전신인 국민전선(FN)은 1970년대에 창당되었습니다. 네오파시스트 집단이 선거에 나가기 위해 만든 정당이었습니다. 2002년 대선에서 마린 르펜의 아버지인 장마리 르펜이 결선투표에 진출해 우파인 시라크와 맞붙었습니다. 장마리 르펜은 아우슈비츠 가스실이 역사의 사소한 일부라면서, 홀로코스트와 나치즘을 방어했는데요. 정말 도발적인 파시스트 스타일이자 파시스트 어법이었습니다.

     

    그의 딸 마린 르펜은 2011년에 당의 지도권을 물려받은 뒤, 당의 악마적 이미지를 제거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예를 들어, 파시즘에 대한 향수에 젖어 있는 자신의 아버지와 그 주변 인물들을, 유권자를 얻어 선거에서 이기는 것을 방해한다며 당에서 축출했습니다. 한편으로 마린 르펜은 아버지의 초자유주의적 입장을 포기했습니다. 대신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소소한 사회적 공약들을 내걸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마린 르펜은 유로존 탈퇴를 옹호하면서, 빚을 갚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 마린 르펜은 점점 더 금융자본의 요구를 존중하는 경제 강령을 채택해 왔습니다. 예를 들어, 마린 르펜은 2023년 마크롱의 연금개혁에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선거 때에는 "연금개혁을 원하지 않지만 마크롱이 한 개혁을 깰 수 있는 재정 상황이 아닐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마린 르펜은 자본의 규칙을 존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마린 르펜은 2017년 대선에서 결선투표에 진출해 마크롱과 맞붙었고, 2022년 대선에서도 다시 한 번 결선투표에서 마크롱을 상대했습니다. 마린 르펜은 2014년부터 유럽연합 선거에서 세 번 연속 최다 의석을 확보했습니다. 그래서 큰 영향력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선거적 성공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국민연합은 지역적 존재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국민연합은 영향력 있는 주류 속으로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자본가들도 국민연합에 거리를 두었습니다. 국민연합은 2017년 대선 결선투표에서 800만 표를 얻었지만 이어진 총선에서는 8명의 의원만을 당선시켰습니다. 기존 주류 정당에 유리한 프랑스의 비민주적인 선거 시스템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2년 전에 바뀌었습니다. 이제 장벽은 무너졌고 국민연합은 2022년 총선에서 의원 89명을 당선시킨 정당으로 성장했습니다. 올해 6월에 치러진 유럽연합 선거에서 국민연합은 프랑스의 100개 주 가운데 96개 주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지역에 깊이 뿌리내린 정당이 되었음을 보여준 것입니다.

     

    2024년 프랑스 국민연합은 유럽연합 선거에서 압승했다 Reuters

     

    의회 해산 후 7월에 치러진 총선에서는 국민연합이 126명의 의원을 확보했습니다. 공화당 출신 동조세력을 포함할 경우 142명의 의원을 확보했습니다. 국민연합의 부상은 마크롱에 대한 엄청난 증오의 결과입니다. 마크롱은 르펜을 자신의 적, 자신의 맞수로 만들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르펜은 마크롱에 대한 차악이었습니다. 그렇게 되자 자본가들의 일부가 이제 르펜을 하나의 가능성으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르펜이 자본가들의 첫 번째 바람은 아닙니다. 여전히 금융자본의 첫 번째 바람은 마크롱입니다. 하지만 자본가들은 마린 르펜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조르당 바르델라는 국민연합의 당 대표인데요, 28세로 정말 젊습니다. 그는 프랑스 정치의 새로운 스타와 같습니다. 바르델라는 르펜보다 더 경제계에 신뢰감을 주고 있습니다. 그는 부채를 갚고 재정적 안정성을 보장할 것이라고 확실하게 말합니다. 그래서 자본가들이 그를 좋아합니다.

     

    마크롱은 이민자들에 대해 소규모 파시스트 집단이 사용했던 단어들을 사용하면서 인종차별 정책을 추진했습니다. 자본가들이 노골적인 인종차별을 향해 급진화하면서, TV, 유튜브, 신문에서 그에 관한 공개 토론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거대 대체 이론'(Great Replacement)이라고 백인이 유색인에 대체될 수 있다는, 과거 트럼프와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애용하던 극우파 논리가 있는데요. 이게 지금은 공화당을 비롯한 우파들의 일반적인 논리가 되었습니다. 프랑스에 뱅상 볼로레라는 억만장자가 있는데요, 그는 서아프리카의 모든 항구와 공항, 철도를 통제하여 거대한 부를 축적했습니다. 볼로레는 여러 TV 채널을 사서 에릭 제무르나 마린 르펜 같은 극우파들에게 완전히 복무하게 했고, 종교적 방송을 하거나 이주민 추방을 촉구했습니다.

     

    최근 팔레스타인과 관련된 많은 일들이 상황을 더욱 가속하고 있는데요. 불복프랑스와 장뤼크 멜랑숑을 겨냥한 매우 거대한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멜랑숑이 팔레스타인을 지지한다는 이유로, 하마스가 테러 조직이라고 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들은 멜랑숑을 반유대주의자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일부 방송에서는 멜랑숑이 네오나치라고 말했습니다.

     

    국민연합의 전신인 국민전선은 나치 친위대 출신들이 함께 참여해 만든 정당인데요. 그렇게 출발한 국민연합이 이제 자신을 프랑스 내 유대인의 수호자라고 내세우고 있습니다. 심지어 정권 전체가 마린 르펜이 장뤼크 멜랑숑보다 유대인을 더 잘 보호한다고 말합니다. 이것은 지금 극우파가 어떻게 해서 매우 존경받는 사람들로 여겨지고 있는지를 설명해 줍니다. 과거에 사람들은 마린 르펜이 아돌프 히틀러와 비슷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린 르펜은 여성, 고위 임원, 연금 수급자 등에서 다양한 유권자층을 확보했습니다. 과거에는 르펜과 국민연합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있던 사람들 사이에서 말입니다.

     

     

    3. 오늘날의 극우와 1930년대 파시즘의 유사점과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훌륭한 질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프랑스에서 그 질문을 하고 있고, 사실 전 세계적으로도 그렇습니다.

     

    우선, 우리는 둘 사이에 강력한 유사점이 있다고 말해야 합니다. 세계 자본주의 위기와 자본주의 국가들의 해소되지 않는 정치적 위기라는 구조적 추세가 있기 때문입니다. 경제 위기, 무역 전쟁, 군사적 갈등으로 이어지는 추세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는 극우가 번성할 수 있는 토양이 되고 있습니다. 다른 측면에서, 오늘날 모든 극우 정당은 1930년대의 파시즘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기원이 있습니다. 프랑스의 국민연합, 이탈리아의 '이탈리아 형제들', 스페인의 VOX에 대해 모두 그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국민연합(RN)의 전신인 국민전선(FN)은 1940~50년대의 구세대 파시스트들과 1960년대 알제리 독립에 반대한 극우 테러리스트들의 융합이었습니다.

     

    오늘날에도 소규모 파시스트 폭력 집단들과 네오나치들이 국민연합 주변을 돌며 국민연합 안팎에서 일자리를 얻고 있습니다. 오늘과 어제의 극우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사실은 그들이 대중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노동자계급 조직이 당시만큼 강하지 않다는 사실 때문에 그들이 더 쉽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1930년대의 강력한 노동조합과 노동자계급 정당은 극우를 봉쇄하는 노동자계급의 힘이었지만, 오늘날에는 그런 조직들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또한 오늘날의 노동자계급은 그때보다 훨씬 더 분할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차이점도 있습니다. 저는 우리가 마르크스주의 관점에 입각한다면 국민연합을 파시스트 조직으로 규정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역사적으로 파시즘은 1917년과 이후의 혁명적 물결에 대한 반혁명적 대응이었습니다. 파시즘은 농민, 상인, 장인, 지식인, 학생 등 사회적 지위하락으로 위협받는 소부르주아를 중심으로 한 군사적 대중운동이었습니다. 트로츠키는 당시 파시즘을 자본가계급의 내전을 위한 전투 조직이라고 정의했습니다. 대중운동으로서 파시즘은 피켓 라인을 공격하고, 노동자 건물에 불을 지르고, 거리에서 노동조합원을 죽이고, 혁명가, 사회주의자, 공산주의자를 죽였습니다. 독일에서 나치가 집권하기 3년 전인 1930년에 히틀러는 이미 10만 명의 무장대원을 보유했습니다. 1년 전인 1932년에는 40만 명의 무장대원을 보유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파시즘은 자본가계급의 통상적인 통치 방식과 구별됩니다. 자본가계급의 일반적인 폭력과 파시즘을 통해 사용하는 폭력을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자본가계급은 극심한 위기의 시기에만 최후의 해결책으로 파시즘을 부릅니다. 자본가계급은 자신의 통치를 위해 군주제를 취할 수도 있고, 대통령제를 취할 수도 있으며, 의원내각제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자본가계급은 자신의 통치를 위해 노동자 조직에도 의존합니다. 자본가계급은 분명히 노동자 조직을 공격하고 억압하지만, 또한 노동자 조직에 의지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사회민주주의와 노동조합 관료주의는 노동자 운동이 노동자 엘리트와 불안정 노동자 사이에서 분열되게 하며, 노동자들의 투쟁을 부르주아 합법성의 틀 안으로 가두려고 합니다. 자본가계급은 때때로 노동자들의 동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일부 노조 관료들을 자본주의 관리경영에 끌어들이기도 합니다.

     

    자본가계급이 파시스트를 권력에 부를 때는, 조직된 노동자 운동을 근절하기 위해서입니다.  자본가계급은 더 이상 노동자 운동에 의지할 수 없을 때, 노동자 운동을 파괴할 때가 왔다고 말합니다. 트로츠키가 말했듯이, 모든 독립적인 노동자 조직을 청산하고, 프롤레타리아 민주주의의 모든 맹아를 파괴하는 것이 권력을 잡았을 때 파시즘의 역사적 역할입니다. 그러한 조직들은 정말로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자본주의 사회 안에 있는 아주 작은 사회주의적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노동자계급이 사회주의를 향한 투쟁으로 나아가고 승리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요소들에서 비롯됩니다. 이러한 조직들, 즉 노동조합, 협동조합, 다양한 협회, 또는 노동자 정당은 노동자 투쟁, 노동자 권력, 그리고 사회주의 사회의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그 점을 염두에 두고 보면, 국민연합을 비롯한 유럽 극우 정당들은 현재 노동자 운동을 파괴하려는 목적으로 의회 바깥에서 폭력적인 운동을 전개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들 대부분은 선거용 운동체고, 견고한 조직도 없습니다. 특히 국민연합의 경우 이 점이 분명한데, 그들은 때때로 프랑스 전역에 후보를 내세우는 데도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극우 또한 신자유주의 시대의 특징인 조직의 약화라는 양상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들 또한 예전 같은 대중조직이 없습니다. 노동자 운동과 마찬가지로요.

     

    아마도 '독일을 위한 대안'(AfD)에서 파시즘으로 진화하는 첫 번째 경향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들은 지금 분명히 파시스트적 어법을 가지고 있는데요. 미래에 더 노골적인 파시스트로 진화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적어도 국민연합은 외부에서 체제를 전복하려고 시도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체제로의 통합을 더욱 가속시키고자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자본가계급이 지금 노동조합이나 노동자 조직을 정말로 필요로 한다는 점입니다. 비록 그들에 적대적일지라도 말이죠.

     

    프랑스에서 우리는 노란 조끼 운동을 겪었으며, 연금 개악에 반대하는 총파업을 일으킨 힘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저는 그런 종류의 총파업이나 더 큰 규모의 운동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막아주고 있다는 점에서 마크롱이 노조 관료들에게 많은 감사를 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국민연합이 집권하더라도 노동조합 관료체계를 파괴하라는 임무를 자본가계급이 부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지금으로서는 자본가계급에게 노동조합 관료체계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들이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만이 아니라 실제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도 따져봐야 합니다. 국민연합은 모든 노동자 조직을 공격하고 제거할 힘이 없을 것입니다. 물론 국민연합이 집권한다면, 분명히 권위주의와 잔혹한 경찰 폭력이 증가할 것이고, 노동자 조직과 여성의 권리, 외국인에 대한 공격이 늘어날 것이며, 소규모의 진짜 파시스트 집단에게도 격려가 될 것입니다.

     

     

    4. 7월 프랑스 의회 선거에서 극우 국민연합이 이길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좌파 신인민전선이 우위를 점했습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습니까? 선거 후 어떤 정치적 상황이 펼쳐지고 있습니까?

     

    유럽의회 선거에서 큰 패배를 당하자, 마크롱은 바로 국회를 해산했습니다. 프랑스 대통령은 마치 군주처럼 국회를 해산할 수 있습니다. 마크롱이 14%를 득표한 반면, 르펜은 31%를 얻었습니다. 역대 프랑스 대통령이 집권 도중에 이렇게 엄청난 패배를 당한 적은 없었습니다. 마크롱은 선거를 준비할 시간으로 고작 2주만 주면서 총선을 소집했습니다. 그의 도박은 좌파 정당들이 자신에 맞서 연합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마크롱은 총선을 국민연합 대 마크롱 정당의 2파전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별로 중요하지 않은 유럽의회 선거에서는 사람들이 화가 나서 그렇게 투표했지만, 총선에서는 자신에게 투표할 수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2022년 총선 때 불복프랑스는 꽤 강했습니다. 몇 주 전에 대선에서 멜랑숑이 아슬아슬 3위를 차지했고 총선을 앞두고 사회당, 녹색당, 공산당과 연합을 결성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연합에서 가장 큰 세력이었던 불복프랑스는 그 연합을 통해 사회당이 정당성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사회당은 프랑수아 올랑드가 대통령 시절 노동자를 공격한 것 때문에 완전히 미움을 받았고 대선에서 단지 1%만을 얻었는데, 이제 좌파의 대가족 속으로 다시 통합되었습니다. 2022년에 결성된 연합의 대가는 불복프랑스의 강령을 약화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불복프랑스의 강령은 반자본주의 강령은 아니고, 반신자유주의 강령이자 프랑스 제국주의의 자율성을 추구하는 강령입니다. 미국 제국주의를 따르지 않으면서 프랑스의 독자적인 길을 찾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멜랑숑은 우크라이나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고, NATO도 지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스라엘에 무기를 주는 것도 거부합니다. 그래서 2022년에 결성된 이 동맹은 다른 이유도 있지만 주로 국제정책에서의 차이 때문에 1년 뒤에 깨졌습니다. 사회당과 녹색당이 친NATO, 친미 성향인데 반해, 불복프랑스가 프랑스 제국주의의 자율성을 추구했기 때문입니다.

     

    이 연합이 깨진 상태였기 때문에, 마크롱은 의회를 해산할 경우 마크롱과 르펜의 2파전이 되리라 생각했던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마크롱의 의회 해산은 극우파에게 의회를 넘기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마크롱의 도박은 실제로 르펜에게 의회 권력을 넘겨주는 것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지금 재정 상황이 너무 나쁘기 때문에 르펜이 권력을 잡아도 소진될 수밖에 없을 것이고, 결국 3년 후 대선은 다시 자기편으로 넘어올 것이라고 마크롱이 계산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도적 좌파는 며칠 만에 통합에 성공했고, 신인민전선이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2022년 연합과의 차이점은 사회당이 직전 유럽의회 선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기 때문에 이제 훨씬 더 큰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사회당은 강령과 후보자 선정에 더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예를 들어, 전 대통령 프랑수아 올랑드가 신인민전선 후보로 나서서 당선되었습니다. 그리고 마크롱의 보건부 장관이 사임하고 사회당에 가입한 뒤에 신인민전선의 후보로 나섰습니다. 그는 마크롱의 연금 개악에서 상당한 역할을 한 인물입니다. 그러니까 노동자들에게는 완전히 계급의 적이죠. 하지만 신인민전선의 후보가 되었습니다.

     

    대통령 시절 노동개악을 주도한 올랑드는 2024년 총선에서 신인민전선 후보로 당선되었다 AFP

     

    결국 국민연합은 선거에서 이기지 못했습니다. 가장 많은 표를 얻었지만,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하지는 못했습니다. 1차 투표에서 전통적 우파인 공화당이 100만 표를 얻었습니다. 극중도 마크롱주의자들은 600만 표를 얻었고, 좌파 신인민전선은 700만 표를 얻었으며, 극우파 국민연합이 1,000만 표를 얻었습니다.

     

    여기서 이른바 공화국 전선이 작동했습니다. 극우파에 맞서 이른바 모든 공화주의 세력이 단결한 거죠. 국민연합에 맞선 신인민전선과 마크롱주의의 연합이 이루어졌습니다. 국민연합 후보가 1위를 차지한 모든 선거구에서 3위를 한 신인민전선 후보나 마크롱주의 후보가 2위 후보에게 의석을 주기 위해 후보를 사퇴했습니다. 끔찍한 이민법을 만든 마크롱의 내무부 장관 제랄드 다르마닌이 이 전술을 통해 선출되었습니다. 연금 개악을 밀어붙인 총리였던 엘리자베스 보른도 신인민전선의 양보 덕분에 선출되었습니다. 총선 이후 프랑스에서는 의회가 완전히 조각났습니다.

     

    우호 세력을 합쳤을 때, 신인민전선이 193석, 마크롱주의자들이 166석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민연합이 142석, 공화당이 39석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화당의 작은 의석을 기억하세요. 왜냐하면 그들이 지금 정부를 이끌고 있기 때문입니다.

     

    좌파 성향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선거에 임했습니다. 다른 선거보다 기권이 적었죠. 국민연합이 집권하는 걸 막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선거에 의존하는 방어적 반응이었습니다. 총선 이후 사람들은 그동안 극우를 부상시킨 원동력이었던 마크롱주의가 극우의 부상을 막을 거라고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그 환상은 금새 깨졌지요. 신인민전선이 의석 수에서 선두를 차지했지만, 마크롱은 신인민전선에게 정부를 구성할 기회조차 부여하지 않았습니다. 완전히 비민주적이었죠.

     

    대신 마크롱은 공화당의 미셸 바니에를 총리로 지명했습니다. 그래서 6%의 표를 얻은 공화당이 이제 정부의 키를 쥐었습니다. 미셸 바니에는 50년 경력의 전문 정치인입니다. 그는 낙태 합법화에 반대하고 동성애 합법화에도 반대한 인물로서, 정말 반동주의자입니다. 미셸 바니에가 이끄는 새 정부는 마크롱주의자들과 공화당원들로 구성된 완전히 소수파 정부입니다.

     

    총선 이후, 마크롱은 반동적 인물인 미셸 바니에를 총리로 임명했다 AFP

     

    이런 소수파 정부가 어떻게 존재할 수 있을까요? 마린 르펜이 이미 이 정부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장을 해줬기 때문입니다. 이 정부의 임무는 유럽연합이 요구하는 엄격한 규칙을 준수하기 위해 노동자들과 공공 서비스를 상대로 가혹한 공격을 감행하는 것입니다. 프랑스는 이제 5년 동안 1,000억 유로를 절감해야 합니다. 즉, 그들은 매년 200억 유로를 우리 등에 떠넘길 것입니다.

     

     

    5. 신인민전선은 1936년 프랑스 인민전선을 연상시킵니다. 1930년대 인민전선을 어떻게 평가하나요?

     

    인민전선은 프랑스 좌파 사이에서 가장 큰 신화, 가장 큰 전설 중 하나입니다. 좌파 활동가나 좌파 성향 사람들에게는 '인민을 위한 1936년 5월'이 역사 속에서 그들의 마음을 대표하기 때문입니다. 좌파의 단결, 반파시스트 투쟁, 거대한 파업, 프랑스 역사상 처음으로 유급 휴가 획득, 노동시간을 48시간에서 40시간으로 단축. 이 황금빛 전설은 올해 좌파 정당들의 연합에도 일정한 정통성을 부여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인민전선에 대해 생각할 때, 서로 다른 두 가지를 같은 것으로 혼동하고 있습니다. 사실 인민전선에는 두 개의 원동력이 있었습니다. 한편에는 대규모 노동자 정당이었던 공산당과 사회당이 완전히 부패한 자본가 정당인 중도좌파 급진당과 구성한 계급협조주의 정부가 있었습니다. 인민전선의 반대편에서는 거대한 총파업이 벌어졌습니다. 1968년 5월 이전까지는 프랑스에서 가장 큰 규모의 총파업이었죠. 350만 명의 노동자가 공장을 점거하고 국가를 완전히 마비시켰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1929년 이후 대공황이 펼쳐지는 가운데 유럽과 프랑스에서 파시즘이 부상하자 노동자계급 내부에서 단결에 대한 강한 열망이 형성되면서 만들어졌습니다.

     

    1933년 독일에서 나치가 집권한 뒤 벌어지는 일을 사람들은 똑똑히 보았습니다. 1934년 2월 프랑스에서도 수천 명의 무장 파시스트가 의회를 공격했을 때 당시 노동자 운동은 일백만 노동자가 거대한 총파업으로 대응했습니다. 노동자 운동은 사회당과 공산당에게 연합하라는 압력을 가했습니다. 왜냐하면 두 정당이 분열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1934년 사회당은 자본가 정당인 중도좌파 급진당과 연합하고 싶어했습니다. 공산당은 스탈린의 지도를 받았는데, 사회당의 개량주의자들과 그를 따르는 노동자들을 파시스트라고 말하는 극좌적 노선이었습니다. 그래서 공산당은 개량주의자들과 공동전선을 만들거나 개량주의 노조와 함께 싸우는 것을 거부했습니다. 하지만 1934년 2월 파시스트들을 응징한 강력한 총파업 이후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러한 노동자들의 압력 때문이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스탈린의 외교적 필요성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그 당시 스탈린은 히틀러의 공격을 두려워했고, 그래서 프랑스와 영국이라는 제국주의 식민제국으로부터 보호막을 끌어내고자 했습니다. 프랑스의 거의 모든 좌파 활동가들이 잊었거나 모르는 게 있습니다. 인민전선은 스탈린이 1935년에 프랑스와 평화협정을 맺은 사실의 산물이기도 했습니다. 평화협정에 서명하면서 스탈린은 프랑스 제국주의가 국가 방위를 위해 싸우고, 군대를 가지며, 다른 나라와 전쟁을 벌이고, 식민지를 가질 권리를 인정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했습니다. 이후 프랑스 공산당은 식민지 독립 요구를 멈췄습니다. 식민지의 독립은 프랑스를 약화시킬 것이기 때문입니다.

     

    공산당은 빨강, 하양, 파랑으로 된 프랑스 자본가계급의 깃발, 파리코뮌 학살의 깃발을 함께 들었습니다. 공산당은 프랑스가 최대한 많은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여성들에게 더 이상 임신 중절을 하지 말라고 요청했습니다. 공산당은 군사예산에도 찬성했습니다. 공산당은 불과 몇 주 전까지도 사회당조차 파시스트라고 말했지만, 이제 자본가 정당과도 동맹을 맺고 싶어했습니다. 따라서 1936년 초여름에 일어난 총파업은 좌파 정부의 결과가 아니라 좌파 정부와의 충돌이었습니다. 실제로 공산당과 사회당은 파업을 중단시키기 위해 모든 힘을 동원했습니다.

     

    프랑스 공산당과 사회당은 1936년 총파업을 멈추기 위해 모든 힘을 동원했다

     

    당시 공산당 지도자였던 모리스 토레즈가 파리 노동자들에게 한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을 때는 파업을 멈출 줄도 알아야 합니다. 요구를 완전히 따내지 못했더라도 주된 요구를 따냈다면 말입니다." 1930년대에 노동자들의 주된 요구가 무엇이었겠습니까? 대공황이 끝없이 펼쳐지고 있고, 전쟁이 다가오고 있으며, 주변 국가에 파시즘이 들어선 상황에서 말이죠. 유일한 요구는 자본주의 전복 아닐까요? 인민전선 정부는 강령에 따라 일부 파시스트 조직을 해체했습니다. 그러나 그 조직들은 즉시 재건되었습니다. 그런데 파시스트를 해체한 동일한 법률이 반식민주의 조직을 해체하는 데에도 사용되었습니다.

     

    튀니지에서 파업에 나선 노동자들은 인민전선 정부가 보낸 사회주의 군대에게 사살당했습니다. 당시 트로츠키주의 언론이 식민지에서 벌어진 일을 비난하자 프랑스에서는 발행이 금지되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1930년대에 자본가계급은 심각한 자본주의 위기에 직면했고 노동자들의 급진화에 직면했습니다. 이에 맞서 자본가계급은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파시즘을 통해 노동자 운동을 파괴할 수도 있었고, 인민전선을 통해 노동자 운동을 부패시켜 포섭할 수도 있었습니다. 사실, 일반적으로 자본가계급은 둘 다 사용했습니다. 특히 스페인에는 파시즘과 인민전선이 함께 있었습니다.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6. 오늘날 신인민전선의 정치적 성격을 어떻게 특징지을 수 있을까요? 1930년대 인민전선과 어떤 유사점과 차이점이 있을까요?

     

    가장 큰 차이점은 오늘날 신인민전선에는 노동자계급 정당이 전혀 없다는 사실입니다. 1930년대의 공산당과 사회당은 거대한 노동자계급 정당이었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늘날 사회당은 자본가계급의 중심 정당 가운데 하나입니다. 사회당은 제5공화국에서 두 명의 대통령을 배출했고, 지난 수십 년 동안 노동자계급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주도했습니다. 녹색당은 항상 사회당과 연합해 왔으며, 또한 자본가 정당입니다. 완전히 유럽연합 정당입니다. 공산당은 전기를 비롯한 공공 서비스 등에서 소규모로 오래된 노동자계급 기반을 유지하고 있지만, 현재는 주로 지방의 선출직 공직자들로 구성된 주변 정당에 불과합니다. 불복프랑스는 신인민전선 안에서 가장 급진적이지만, 시민주의에 입각한 포퓰리스트 조직입니다. 그들은 노동자계급에 관심이 없습니다. 전략이나 담론에 계급적 관점이 전혀 없습니다. 불복프랑스는 반자본주의가 아니라 반신자유주의입니다. 그들은 반NATO, 반미를 표방하지만 프랑스 제국주의를 옹호합니다.

     

    불복프랑스의 주된 대중적 기반은 노동자가 아니라 소부르주아에 있습니다. 도시에 기반한, 고학력 노동자나 학생입니다. 불복프랑스도 노동자 기반을 가지고 있지만, 국민연합이 노동자들 사이에서 더 많은 표를 얻었습니다. 오늘날 노동자들 사이에서 가장 많은 수는 기권합니다. 만일 1936년과 같은 파업이 벌어진다면, 이 당들 가운데 누구도 개입할 수 없을 겁니다. 그들은 노동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없습니다. 1936년과의 근본적인 차이점이 바로 이것입니다. 또 다른 차이는 이들 가운데 어느 정당도 자본주의 철폐를 위해 투쟁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1930년대 당시 사회당과 공산당은 말로는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원했습니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지만, 말로는 원한다고 했습니다.

     

    1930년대와 오늘 사이에 유사점도 있습니다. 첫째, 혁명적이거나 반제국주의라고 주장하는 여러 소규모 집단의 투항입니다. 많은 반인종주의 조직들이 신인민전선에 들어가서 식민주의 정당인 사회당과 한 편에 섰습니다. 또한 무정부주의자들이나 과거 트로츠키주의자들도 상당수 신인민전선에 들어갔습니다. 특히 반자본주의신당(NPA)의 필립 푸투는 신인민전선의 후보가 되었습니다. 필립 푸투는 선거 운동 기간 필립 푸투에서 프랑수아 올랑드까지 좌파가 파시즘에 맞서 하나로 단결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캠페인에서 푸투는 경찰에 대한 과거 자신의 비판을 모두 철회해야 했습니다. 1930년대와 오늘의 또 다른 유사점은 전선 안에 우파와 좌파가 분명히 있고 서로 모순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이 연합을 매우 취약하고 무력하게 만듭니다. 계급투쟁이나 국제정책의 첫 번째 압력이 이 연합을 완전히 깨뜨릴 수 있습니다. 2년 전처럼요.

     

    연금 개악에 맞서 거대한 총파업이 벌어졌을 때, 사람들은 이미 제5공화국의 위기에 대해 말했습니다. 마크롱은 연금 개악을 위해 반민주주의적 수단을 많이 동원해야 했고 그에 맞서 대규모 파업이 일어났습니다. 그때 불복프랑스는 반자본주의 정책 없이 단지 의회에서 시위를 벌이면서 매우 급진적인 척했습니다. 불복프랑스는 의회에서 소리를 지르고 장관들을 모욕했습니다. 형식에서는 정말 급진적이었지만 강령상으로는 그렇게 급진적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본가계급은 불복프랑스가 현 체제에 대해 너무 왼쪽에 있다고 보면서 매일같이 공격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불복프랑스를 반유대주의이고 신나치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불복프랑스는 거리나 대중 운동에 대해 너무 오른쪽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연금 파업 동안 멜랑숑은 운동에 어떤 방향성도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멜랑숑이 제안한 것은 오로지 새로운 선거 뿐이었습니다. 그는 마크롱이 의회를 해산하고 새로운 선거를 실시해야 한다면서, 그럴 경우 더 많은 좌파 의원을 당선시켜 달라고 말했습니다. 그것이 유일한 전략이었습니다.

     

    이 전략은 선거를 통한 집권에 중심을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불복프랑스는 항상 사회당과 연합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애초에 불복프랑스는 사회당에 맞서 진짜 좌파를 세우려고 설립되었음에도 말이죠. 불복프랑스는 선거를 통한 집권 전략 때문에 늘 사회당과 연합할 수밖에 없고, 그래서 자신의 다소 급진적인 강령조차 매번 쓰레기통에 처박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제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7. 신인민전선이 극우의 부상에 맞선 노동자계급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만일 그렇지 않다면 노동자계급의 진정한 대안은 어디에 있을까요?

     

    사실 저는 동지의 질문에 극우에 맞선 대안뿐만 아니라 권위주의적 마크롱주의나 권위주의적 자본가정치 전반에 맞선 대안이 시급히 필요하다는 사실을 덧붙이고 싶습니다. 좌파 유권자들은 선거에서 이겼기 때문에, 그래서 극우파 국민연합 정부가 들어서는 걸 막아냈기 때문에 정말 기뻤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선거결과를 완전히 강탈당했다고 느낍니다. 지금 우파 정부, 심지어 어느 정도는 극우파라 할 정부가 프랑스에 들어섰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마크롱을 통한 또는 그 이전의 사르코지와 올랑드를 통한 권위주의의 부상과, 극우파 르펜의 부상이 모두 동일한 자본주의 위기의 산물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이것은 예외적이거나 일시적인 게 아닌, 구조적인 위기입니다. 이제 자본가계급은 정말 어려운 과제에 내몰려 있습니다. 중국에서, 독일에서, 그리고 전 세계에서 경제침체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프랑스 자본가들은 노동자 민중으로부터 1,000억 유로를 빼앗아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걸 허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동시에 자본가들은 군대가 전쟁을 준비할 수 있도록 많은 돈을 쏟아부어야 하는데, 그 비용을 노동자들이 지불하게 하면서도 정치적 폭발을 피해야 합니다. 그간의 정치적 위기로 체제가 너무 허약해졌기 때문입니다. 최근 몇 년 동안 프랑스에서는 아직 1,000억 유로를 빼앗기 전인데도 총파업에 근접한 상황이 펼쳐졌습니다. 그래서 자본가계급에게는 정말 위험한 상황입니다.

     

    자본주의 위기에 대한 신인민전선의 답은 케인스주의 해법입니다. 부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내게 하면, 국가가 확대된 재정으로 경제를 부양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이는 신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이 부자들에게 세금을 깎아주면 더 많이 투자할 것이라고 말할 때 품고 있는 것과 똑같은 환상입니다.

     

    지금 자본주의는 거대한 축적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오늘날의 자본주의 위기는 전 세계 자본주의 경제가 갖고 있는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됩니다. 따라서 극우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들을 밀어 올리는 뿌리를 제거하는 것입니다. 경제위기와 전쟁을 만들어내고 여러 국가와 전 세계에서 노동자들을 분열시키는 자본주의 체제를 폐지하기 위해 싸워야 합니다.

     

    이번 총선은 신인민전선을 지지하지 않은 혁명가들에게 힘든 순간이었습니다. 일부 동지들의 친구나 가족들은 우리가 국민연합에 맞서 투표하지 않을 거기 때문에 파시스트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극우가 노동자들 사이에서 많은 표를 얻고 있는데, 그건 사회당, 마크롱주의자들, 심지어 일부 노조가 노동자들을 배신하고 가혹하게 공격했기 때문이라고 우리의 입장을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노동자들의 의식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비타협적으로 인종주의에 맞서고 제국주의에 맞서는 급진적인 친노동자 강령을 내걸고 싸워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런 일을 사회당과 함께 할 수는 없습니다. 사회당은 위기의 대가를 노동자들이 치르게 해 온 당이니까요. 아프리카에서 전쟁을 일으키고 이주민을 추방한 사회당으로는 극우를 물리칠 수 없다고 설명하면서, 우리는 신인민전선의 사기행각을 비판했습니다.

     

    선거 후 몇 달이 지난 지금, 좌파 유권자들은 사태전개에 매우 실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실질적인 대안이 없습니다. 신인민전선에게 투표하면 모든 게 바뀔 거라고 한 불복프랑스를 비롯한 개량주의자들의 말을 믿었다가 실망하고 있고, 약간은 낙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마크롱이 신인민전선을 차단할 수 있었던 이유는 프랑스의 제5공화국 체제가 정말 비민주적이기 때문입니다. 불복프랑스는 이제 마크롱을 탄핵과 같은 의회 절차를 통해 무너뜨리자고 제안하고 있는데, 사실 그것은 성공할 가능성이 전혀 없습니다. 수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불복프랑스는 탄핵 지지 시위를 몇 차례 조직했지만, 실제로는 아무도 탄핵이 가능하다고 믿지 않습니다.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의회를 통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 노란 조끼보다 더 큰 무언가를 만들어야 한다고들 말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노동조합 좌파에 대해 좀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지금 프랑스에서 일어나는 일이 한국에서도 비슷하게 진행되고 있고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독일과 다른 많은 나라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오늘날 프랑스에는 더 이상 노동자 정당이 없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노동자 조직이 있는데, 그것은 노조입니다. 노조는 오늘날 프랑스에서 가장 큰 노동자 조직입니다. 2023년 연금 투쟁 때 우리는 그들이 거대한 파업과 시위를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일부 노조들은 중립을 지켰고, 일부 조합원들은 극우파 국민연합에게 투표했습니다. 하지만 CGT, Solidaires, FSU와 같은 좌익 노총들은 신인민전선을 지지했습니다. 그들은 사실상 신인민전선의 일부였습니다. 사실 이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노동조합이 좀처럼 정치에 나서려 하지 않기 때문이죠. 프랑스에서는 노동조합에 무정부주의 전통이 강해서, 정치와 노동조합 사이에 뚜렷한 경계가 있습니다. 무정부주의자들은 부르주아 정치가 아닌 혁명적 정치를 원한다고 핑계를 대 왔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이런 전통이 "우리는 정치를 하려는 게 아니라 자본가들과 논의하여 사회적 파트너십을 만들려는 거다"라고 말하는 데 사용됩니다. 그들은 그게 정치가 아닌 척하지만, 사실은 자본가들과 대화하고 협력하는 정치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다른 한편 냉전 기간에는 노조가 정당과 긴밀히 연결돼 있었습니다. CGT는 공산당과, CFDT는 사회당과 연결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들은 강한 독립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노동조합들이 이번 총선에서 정치 캠페인에 그렇게 많은 투자를 한 것은 꽤 새로운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노동조합들의 정치참여는 자본가정당, 특히 집권 시기 노동권을 대규모로 파괴했던 사회당을 지지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래서 노동조합의 재정치화가 일정하게 이루어졌지만, 완전히 나쁜 방식으로, 계급적 독립성과는 완전히 반대 방향으로 이루어졌습니다.

     

    CGT의 사무총장, 소피 비네는 노동자 조직의 이러한 복종을 정당화하기 위해 지금이 '자정 5분 전'이라고 말했습니다. 자정은 파시즘을 의미합니다. 파시즘까지 5분밖에 안 남았으니, 신인민전선에 투표하는 것과 같은 긴급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논리였습니다. 신인민전선의 프랑수아 올랑드를 위해 우리가 대중 집회를 열었기 때문에, 우리가 회의를 열었기 때문에, 우리가 행진을 조직했기 때문에, 파시즘을 막고 극우를 물리칠 수 있었다고 CGT는 말했습니다. CGT는 2023년 연금 투쟁 기간보다 2024년 신인민전선 정치 캠페인에서 더 활동적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CGT는 동네마다 대중 집회를 여는 등 야심차게 정치활동에 나섰습니다. 그들은 대규모 파업이 벌어지던 연금 투쟁 동안에도 그렇게 하지 않았었습니다.

     

    프랑스 노동총동맹(CGT)은 6월 총선에서 신인민전선을 지지했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정부를 갖게 되었는데요. CGT가 파시즘을 물리쳤다고 말하기에는 상황이 역설적이고 모호합니다. 사실 국민연합은 어느 때보다 많은 권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의 의원 수는 어느 때보다 많습니다. 어느 때보다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CGT의 말을 들으면 파시즘의 위협이 사라진 것 같습니다. 자정 5분 전이 아니라 한낮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위협은 고스란히 살아 있습니다.

     

    1년이 지나면 마크롱이 다시 국회를 해산할 수 있기 때문에 또 다른 선거가 있을 수 있습니다. 마린 르펜도 바로 그 상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CGT는 순수한 노동조합주의로 돌아갔습니다. 정치적 위기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마크롱에게 선거를 강탈당했다고도 말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임금과 연금을 비롯한 경제적 요구만 말합니다.

     

    부르주아 분석가들은 의회가 세 조각으로 나뉜 상태에서 새 정부가 정말 취약하며 사회적 기반이 미미하다는 사실을 지적합니다. 새 정부는 의회를 회피하는 해결책으로 노동조합과의 사회적 대화에 더 많은 무게를 둘 것으로 보입니다. 의회에서 바로 법을 만들려 한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지만, 노동자 단체 및 자본가 단체와 사회적 합의를 이룬다면 통과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제 프랑스 좌파에는 두 가지 방향이 있습니다. 한편에는 선거에 몰두하는 정치적 좌파가 있습니다. 멜랑숑은 마크롱이 다시 의회를 해산할 경우 치러질 총선이나 2년 반 후에 치러질 대선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불복프랑스와 멜랑숑은 이후에 치를 선거를 준비하며 마크롱을 탄핵하자는 담론과 선동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에서 CGT를 비롯한 노조는 이제 더 많은 계급협조주의를 향해, 자본가들과의 더 많은 토론과 협상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혁명적 좌파의 과제는 사람들에게 사기를 북돋고 전략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2023년 연금 개악에 반대해 총파업에 나선 노동자들, 2024년 신인민전선에 투표한 많은 노동자들을 한 번 생각해 봅시다. 그들은 파업을 해도 효과가 없었고, 투표를 하니 더욱 효과가 없었다고 생각할 겁니다. 자본가들이 결과를 존중하지 않기 때문에요. 이런 상황에서 일부 혁명 조직이나 중도파 조직이 우리는 싸워야 한다고 말합니다. 물론 맞는 말입니다. 우리는 싸워야 합니다. 문제는 "무엇을 위해 어느 방향으로" 싸우느냐입니다.

     

    사실 프랑스 노동자계급은 2016년 이후 거의 매년 정말 열심히 싸워 왔습니다. 이제 혁명가들의 임무는 노동자계급이 혁명적 강령과 전략을 갖고 싸워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노동자계급은 노동자정치를 만들어 냄으로써 정치적으로 말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멜랑숑을 넘어서야 합니다. 멜랑숑은 노동자들이 노동조합 운동을 할 수 있지만 혁명과 정치는 시민을 위한 것이며, 의회 절차와 선거를 통한 부르주아 질서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노조관료들을 넘어서야 합니다. 노조관료들은 지금 프랑스를 뒤흔드는 역사적인 체제 위기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서 대신 자본가들과 협상에 나서며 위기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현 상황을 타개하는 진정한 길은 노동자정부를 수립함으로써 자본주의를 타도하고 자본가를 수탈하여 공산주의로 나아가는 데 있음을 설명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우리는 이 정권의 모든 반민주적 성격과 반민주적 공격을 서슴없이 비난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급진적인 민주주의 슬로건을 소리 높이 외쳐야 합니다.

     

    개량주의자들은 마크롱을 끌어내리기 위한 시위를 조직하면서 '의회에서 진행 중인 탄핵 절차를 지지하자'고 말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렇게 말합니다. '마크롱을 타도하자. 그러려면 총파업이 필요하다. 노란 조끼 운동이나 2023년 총파업보다 더 큰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준비할 조직이 필요하다. 그런데 당신의 조직인 불복프랑스는 그런 총파업을 조직할 계획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가?' 우리는 또한 말합니다. '우리는 마크롱을 끌어내린 뒤 다른 군주나 다른 대통령으로 대체하고 싶지 않다. 설령 그가 좌파라도 말이다. 멜랑숑은 다음번 군주가 되는 게 꿈이지만 우리는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 저는 이게 불복프랑스와 토론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마크롱 정부에 맞서 2023년 프랑스 연금파업, 그 이상의 투쟁을 조직해야할 때다 Reuters

     

    여기서 우리는 1936년 인민전선에 대응했던 트로츠키의 논리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트로츠키는 프랑스 트로츠키주의자들에게 단일 의회를 위해 싸워야 한다는 점을 놓고 개량주의 지도부 및 기층과 토론하라고 제안했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대통령이 필요 없다. 상원도 필요 없다. 우리는 보통선거에 의해 선출되고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언제든 소환당하는 의원들로 구성된 단일 의회만 필요하다. 이 의회로 입법권과 행정권을 집중시켜야 한다.‘ 트로츠키는 단일 의회 슬로건을 파업 같은 계급투쟁 방법과 결합함으로써 대중을 운동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사회를 통제하고 선출된 대표자를 통제할 수 있다는 영감을 대중에게 불어넣을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노동자들이 시장의 가격을 통제하고, 공장의 생산을 통제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죠.

     

    물론 단일 의회는 소비에트가 아닙니다. 이중권력 상황도 아닙니다. 하지만 그런 급진적인 요구는 자본주의에 맞서 싸우지 않고 자본가를 수탈하지 않는다면 민주주의는 단지 말에 그칠 뿐임을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습니다. 지금 정치인들은 자본주의 위기에 따른 비용을 감당하라고, 다가올 전쟁을 위한 비용을 감당하라고 노동자들에게 강요합니다. 이에 맞서 우리는 의원들이 노동자 임금 이상을 받을 수 없고,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언제든지 소환될 수 있는 정치체제를 위해 싸우자고 노동자들에게 호소합니다.

     

    우리는 그와 같은 슬로건이나 요구로 제5공화국에 대한 대중의 불신을 강화하고자 합니다. 계급투쟁의 방법을 통해 대중을 그렇게 준비시키고자 합니다. 불복프랑스는 우리가 이 권위주의 공화국과 싸워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이 공화국의 법률에 따라 싸워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것은 환상입니다. 만일 우리가 대중과 이런 방식으로 대화해 나가지 않는다면, 개량주의자들은 비민주적인 공화국과 정치적 위기에 대해 유일한 비판자 지위를 누리게 될 것입니다.

     

    한 가지 분명하고 확실한 것은 자본가들의 대규모 공격에 맞선 계급투쟁이 머지않아 있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앞으로 몇 주, 몇 달, 또는 몇 년 안에 있겠지만, 몇 주 또는 몇 달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우리는 이 정부가 정말 잔인하겠지만 또한 매우 허약할 것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다양한 사회 부문이 이 기회를 이용해 싸워서 뭔가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작년에 비록 우익적 요소가 강했지만 농민들이 투쟁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우리는 매우 모순적인 요소들과 함께 매우 발작적인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혁명은 순수한 화학적 과정이 아니라고 레닌이 말했습니다. 오른쪽에서도 왼쪽에서도 무언가가 펼쳐지는 복잡한 상황에 혁명가들은 개입해야 합니다. 혁명가들은 대중의 의식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개입하면서, 대중이 개량주의적 환상과 결별하고 더 급진적인 해결책을 찾을 가능성을 대비해야 합니다.

     

    저는 우리 조직, '연속혁명'이 규모는 크지 않지만,  프랑스에서 이 과제에 도전할 수 있는 유일한 혁명 조직이라고 생각합니다. 반자본주의신당(NPA)은 완전히 굴복했고 지금은 불복프랑스의 작은 사본일 뿐입니다. 불복프랑스의 반신자유주의 강령에 순응하면서 자본주의에 대한 모든 비판을 철회했습니다. 반대로 노동자투쟁(LO)은 자신의 회원들이나 노동자들이 정치 상황에 개입하도록 훈련시키지 않습니다. 노동자 권력을 일반적으로 선전하는 데 머무르는 선전주의 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노동자들이 행동의 방향을 찾고 있을 때, 우리는 노동자들에게 행동 강령을 제공해야 합니다. 노동자들의 당면 의식과 노동자 권력에 대한 인류의 필요성 사이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입니다. 지금 혁명가들에게는 가능성과 기회가 매우 풍부한 상황입니다. 우리가 상황의 모든 요소를 고려하여 대중의 의식을 고취하는 올바른 행동 강령을 제안한다면, 개량주의의 부르주아 민주주의적 환상에 강력한 타격을 가할 수 있다고 봅니다.

     

    지금 프랑스 노동자들 대다수는 스스로를 구원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기껏해야 할 수 있는 것은 멜랑숑에게 투표하는 것이고, 더 나쁘게는 르펜에게 투표하는 것입니다. 만일 혁명 조직들이 수동적으로 기다린다면, 상황에 개입하지 않은 채 소비에트가 하늘에서 떨어지기를 기다린다면, 그것은 노동조합 관료와 개량주의 관료에게 가장 큰 선물을 주는 것입니다. 이 경우 개량주의자들은 노동자계급을 위한 정치적 담론과 해결책을 독점하게 될 것이고, 결국 거듭된 패배로 귀결될 것입니다. 로자 룩셈부르크가 말했듯이, 우리가 성공하지 못한다면, 사회주의를 건설하지 못한다면, 야만이 지배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의 자본주의는 이 야만성을 약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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