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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노동절: 모든 노동자의 임금인상 투쟁, 전쟁위기에 맞선 투쟁, 기후위기에 맞선 투쟁!Instagram에서 이 게시물 보기 사회주의를 향한 전진(@marchtosocialism)님의 공유 게시물 2024년 노동절을 맞아, 사회주의를향한전진은 모든 노동자의 임금인상 투쟁, 전쟁위기에 맞선 투쟁, 기후위기에 맞선 투쟁을 제안합니다. 하나, 실질임금 하락에 맞서, 임금인상 투쟁을 모든 노동자의 투쟁으로 만들어야합니다. 전체 노동자 월 실질임금은 2022년 0.2% 줄고, 2023년 1.1% 줄어, 사상 최초로 실질임금이 2년 연속 줄었습니다. 노동자 중 84%가 속한 300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의 임금 감소폭은 2022년 0.7%, 2023년 1.4%로 더 큽니다. 식료품 물가가 천정부지로 올라도 최저임금 인상률은 2년 연속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실질임금 하락은 여성, 장애인, 이주민 등 차별받던 이들을 더욱 심각한 불평등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한편 정부 여당은 균형재정을 외치며 노동자민중을 위한 예산을 삭감해왔습니다. 서이초 사건 이후에도 교육예산 7조원을 줄이고, 공공임대 예산을 줄이고, 전세사기 피해자 선구제를 거부했습니다. 하지만 자본가에게는 아낌이 없었습니다. 2023년 한 해에만 법인세 23조 2천억원, 양도소득세 14조 7천억원을 감면해 자본가와 투기세력의 곳간을 채웠습니다. 그 결과 총선 직후 발표된 재정적자는 87조원에 달합니다. 실질임금 하락의 분노에 불을 붙인 ‘875원 대파’ 논란, 건폭몰이와 회계공시 강요 등 민주노조 탄압, 아홉 번에 달하는 거부권 행사, 언론인 회칼테러 발언, 선거용 의대증원 실패, 이종섭 도피출국 등 윤석열 정부를 심판해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칩니다. 그러나 윤석열이 참패했지만 노동이 승리한 것은 아닙니다. 정권을 향한 분노가 하늘을 찌르는 와중에도, 최저임금 대폭인상과 생활임금 쟁취, 비정규직 철폐, 노조법 2,3조 개정 등 노동자의 요구는 총선에서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민주당을 위시한 보수야당이 정권의 실정으로 그 반사이익을 챙겼을 뿐입니다. 노동자의 목소리가 실종된 총선, ‘민주노총이 지지하는 진보정당’과 민주당의 연대가 난무한 총선. 전, 현직 간부가 민주당과 함께 당을 만들고 위성정당 후보로 출마하는 현실 앞에, 민주노총은 어떤 제재도 하지 않았고, 이를 부추기기까지 했습니다. 민주당과의 연대는 계급투쟁의 무덤입니다. 이대로 다시 민주당이 권력의 주인이 된다한들, 노동자의 투쟁없이 바뀌는 것은 없습니다. 한국경제인협회, 경총, 대한상공회의소…계급투쟁이 실종된 결과, 자본은 22대 국회에서 거리낄 것 없이 ‘반노동 입법’을 주문했습니다. 실질임금 하락에 맞서, 임금인상 투쟁을 모든 노동자의 투쟁으로 만들어야만 윤석열의 위기를 노동자계급의 기회로 만들 수 있습니다. 비정규직, 특수고용, 미조직 노동자의 생존권 쟁취를 위한 투쟁을 조직해야합니다. 2024년 최저임금 투쟁 이렇게 함께 해봅시다. 첫째, 자본은 이주, 돌봄, 노인의 최임 차등적용을 쟁점화하며 노동자를 갈라치려합니다. 차등적용 시도에 맞서, 플랫폼, 특수고용, 프리랜서 노동자를 포함한 모든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전면적용하자는 요구를 전면에 내겁시다. 둘째, 원청대자본에 맞서, 공급망 모든 노동자의 생활임금 쟁취 연대투쟁을 만들어갑시다. 백화점, 마트, 대학, 조선소 등 모든 공간에서 원청자본이, 그 공간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의 생활임금을 책임지도록 만듭시다. 셋째, 임금인상을 내건 노동자들의 파업을 최저임금투쟁과 연계해갑시다. 최저임금 사업장부터 6월 파업을 결의하고, 연대하는 사업장을 확대시켜나갑시다. 넷째, ‘최저임금, 비정규직노동자 대행진’을 전개합시다. 최저임금 사업장, 파업을 결의한 사업장, 파업권이 없는 사업장, 특수고용과 플랫폼 사업장, 여성노동자 다수 사업장 등을 포괄해 연대투쟁을 확대합시다. 둘, 제국주의 열강이 조장하는 한반도 전쟁위기에 맞섭시다. 지난 5년 동안 한국은 전 세계에서 무기수출 증가율이 가장 높은 나라입니다. 이미 유럽 모든 국가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포탄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공급하고 있고, K방산 확대정책으로 그 규모는 더 커질 것입니다. 우크라이나, 중동, 대만해협 등 전쟁과 군사갈등이 벌어지는 곳 모두에 한국 무기가 공급되고 있습니다. ‘힘에 의한 평화’를 내걸어온 윤석열은 2024년 벽두부터 ‘핵 기반 한미동맹’을 외쳤습니다. 남북 모두 서로를 주적으로 놓고 ‘핵전쟁 불사’를 외치는 지금, 한반도는 언제라도 전쟁으로 끌려갈 수 있습니다. 전쟁위기에 맞서, 한미일 합동군사훈련에 반대합시다. 팔레스타인 학살에 맞선 국제적 연대투쟁에 동참합시다. 셋,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충남노동자행진>, 그리고 하동화력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합시다. 10개의 충남 노동운동과 기후정의운동 단체의 제안으로 시작된 충남노동자행진은, 3월 말 천여명이 모인 1차 행진을 시작으로 투쟁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당장 2025년 태안 1,2호기 폐쇄부터 시작해 2030년까지 20여개 발전소가 폐쇄됩니다. 발전산업 비정규직 수천명의 고용위기에도, 국가는 어떤 고용보장 대책도 내놓지 않습니다. 5월 말에는 2026년 경남 하동화력 폐쇄 일정에 따라 비정규직 노동자를 해고하려는 사측에 맞서, 고용보장을 요구하는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 파업이 예고돼있습니다. 기후위기에 맞선 투쟁과 고용보장 쟁취투쟁을, ‘기간산업 국유화와 노동자 민중의 산업통제’를 통해 하나로 결합해갑시다. 노동자는 산업전환에 반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생태적인 산업을 요구하고, 전환과정에서 고용을 확대하고, 비정규직을 철폐하고, 더 안전한 일터를 요구합니다. 폐쇄발전소 총고용 보장! 에너지 산업 국유화와 노동자 민중의 산업통제를 기후정의 계급투쟁으로 쟁취합시다!2024-05-02 | 조회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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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 사전결의대회]정의로운 산업전환, 자동차 부품사 노동자들은 살기 위해 투쟁해야 합니다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330 충남노동자행진, 사회주의를향한전진은 교육노동자현장실천, 변혁적여성운동네트워크 빵과장미, 학생사회주의자연대와 함께 <노동자 산업통제운동을 위한 330 충남노동자행진 사전결의대회>를 개최했습니다. 금속노조 현담산업지회 박명희 동지의 발언을 공유합니다. 저는 충남 아산에 있는 현담산업이라는 자동차 부품 회사에 다니는 박명희입니다. 저희 회사는 내연기관에서 필수 부품인 연료펌프를 만들고 있습니다. 몇 년 전까지는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가 당연했습니다. 하지만 5~6년 전부터 탄소 배출 감소를 위해 전기차로의 전환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해 자동차산업전환은 필연적입니다. 사실 자본가들이 이윤에 눈이 멀어 이러한 산업전환은 오히려 늦었습니다. 중장기적으로 내연기관 부품 사용은 줄어들고 점차 사라질 것입니다. 현재 내연기관 부품의 30~50%가 없어집니다. 이것은 수십 만 명 에 달하는 부품사 노동자들이 실업상태로 내몰린다는 것을 뜻합니다. 특히 자본과 기술이 취약한 중소 부품사 노동자들이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희 회사에는 15년에서 20년이 넘게 일한 많은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지금 이분들의 소원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바로 ‘정년퇴직하는 것’입니다. 정년퇴직 때까지 회사가 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우리 회사도 망하지 않고 전기차, 수소차 부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신규 라인이 깔리는 게 소원입니다. 하지만 회사는 전기·수소차의 신규라인 증축은커녕 곧 사라질 산업이라면서 설비투자를 중단했고 정년퇴직 등으로 자연 감소하는 자리에 정규직이 아니라 비정규직을 채용해서 1년짜리, 2년짜리 파리목숨들을 늘리고 있습니다. 게다가 안전한 현장을 위한 현장 개선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일하다 다치지 않고 병들지 않고 죽지 않는 현장을 만들려면 최소한의 투자를 해야 하지만 현재 조건에서 최대한의 이윤을 뽑아내기 위해 투자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동차 부품사 노동자들은 위험한 산업재해로 속절없이 내몰리며 산재 발생률은 해마다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직업성 질병뿐만 아니라 일하다 다치는 직업성 사고 건수가 우리 회사는 매년 20여 건에 달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우리 회사는 현장이 깨끗하다고 얘기되는 곳인데도 이 지경인데 수없이 많은 더 열악한 회사의 사정은 정말 처참할 것입니다. 저희는 전기 수소차로의 전환을 반대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내연기관차가 없어지더라도 삶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동하기를 원합니다. 우리의 후손을 위해서라도 기후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데 함께 참여하기를 원합니다.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데 있어 한쪽에서는 자본가들은 어마어마한 부를 축적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노동자들이 노동현장에서 쫓겨나 삶의 낭떠러지로 떠밀려 죽어나가는 비극이 벌어져서는 안 됩니다. 자본과 정권은 산업전환과정에서 노동시간을 단축해서 일자리를 늘리는 등 노동자들의 고용을 보장해야 합니다. 저희 자동차 부품사 노동자들은 노동자가 죽어나가는 방식이 아니라 노동자가 사는 방식의 정의로운 전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투쟁할 것입니다. 죽을 수 없기에 살기 위해 투쟁해 나갈 자동차 부품사 노동자들의 투쟁에 응원과 관심 그리고 동참을 부탁드립니다.2024-04-13 | 조회 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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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 사전결의대회]자본주의 체제를 끝장낼 노동자 기후파업을 준비합시다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330 충남노동자행진, 사회주의를향한전진은 교육노동자현장실천, 변혁적여성운동네트워크 빵과장미, 학생사회주의자연대와 함께 <노동자 산업통제운동을 위한 330 충남노동자행진 사전결의대회>를 개최했습니다. 교육노동자현장실천 김진 동지의 발언을 공유합니다. 안녕하십니까. 교육노동자현장실천 김진입니다. 투쟁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투쟁! 기후정의 투쟁을 접하면서 가장 가슴뛰게 만들었던 것은 아마도 시스템 체인지(체제전환)라는 구호였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갈수록 풀리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기후정의 수업을 하고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 또는 시스템을 바꾸는 실천은 무엇일까에 대해 이야기할 때, 분리수거 잘하기나 에코백 쓰기를 넘어서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자본주의 체제와 기후위기를 연관짓지 못하는 수업 때문인가, 또 호기롭게 수업을 해보았지만, 학생들의 답은 크게 변함이 없었습니다. 뭐가 문제였을까요? 아마도 우리의 현실은 우리를 계속 자본주의 체제 속에 머무르게 하는 것 같습니다. 학급회의 주제도 학교가 정하는 학교, 자신과 학생들을 어떻게 통제하면 좋을지 스스로 규칙을 만들라 하는 학교, 입시까지 이어진 트랙을 벗어나지 말라는 학교, 사실은 학생들뿐 아니라 모두가 불행한 공간입니다. 그런 공간에서 체제를 뒤집는 상상을 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했던 것 아닐까요? 기후정의 실현을 위해 자본주의 체제를 뒤엎어야 한다는 열망은 우리가 노동하고 있는 현장이 ESG 경영을 하게 하는 것으로 실현되지 않습니다. 이제는 노동자들의 생산과 재생산의 공간에서 자본주의 시스템을 바꾸는 투쟁을 하는 것이 저는 기후정의 투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스템을 바꿔야 생존할 수 있다는 절박한 외침은 이제 현장에서, 현장의 권력을 노동자들의 계급투쟁으로 쟁취해 나아가야 합니다. 기후위기에 저항하기 위해 체제를 바꾸자고 한다면 그 체제가 무엇인지 내가 삶을 영위하는 공간에서 상상하고 나누고 그 공간을 바꾸는 투쟁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오늘 저는 여기 모이신 분들께 두 가지 제안을 드리고 싶습니다. 우선, 체제전환의 분명한 지향점은 사회주의가 되어야 하고 이제 이를 적극적으로 말해야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지금까지 사회주의가 가져왔던 다양한 모습 때문에 사회주의를 말할 수 없다 합니다. 하지만, 다른 말로 대체하려는 노력이 실패해왔던 이유는 우리가 지금 넘어서야 하는 체제가 바로 자본주의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주의라는 이름이 불러올 파장을 우려하기보다 우리가 만들어갈 사회주의를 어떻게 채워갈지에 대한 고민 함께합시다. 우리가 원하는 사회, 노동자민중이 억압받지 않고, 자유와 평등을 누리는 사회, 입시경쟁이 없는 사회, 모든 차별이 철폐된 사회, 인간과 비인간 동물과 자연이 존재답게 공존하며 살아가는 사회, 그리고 지금 동지들이 생각하는 그것, 그게 바로 사회주의라고 이야기했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하나는 올해도 9월에 대규모 기후정의행진을 기후 파업으로 조직하자는 제안을 드립니다. 언제부터인지 기후정의행진이 연중 의례적인 행사처럼 인식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또 노동자들은 이 투쟁에 조직적으로 결합하고 있지 못했습니다. 노동자들의 무기인 파업이 이 투쟁과 결합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청소년들은 평일에 결석시위로 기후 파업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 파업은 단지 하루 파업이 아니라 이후에 자본주의 체제를 끝장낼 장기적 파업 준비를 위한 경고 파업의 형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각자의 삶의 공간에서 자신이 권력의 주체가 되기 위한 투쟁에 나설 것을 결의합시다. 오늘 이 자리부터, 각자의 현장에서 계급투쟁을 시작합시다. 기후 파업을 조직합시다. 감사합니다.2024-04-13 | 조회 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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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학교 성폭력 사안의 온전한 해결과 지혜복 교사 부당전보 철회를 위한 투쟁2018년 들불처럼 일어났던 ‘스쿨미투 운동’을 우리는 기억한다. 당시 학교에서 일어난 성폭력과 성차별의 피해 당사자인 학생들이 변화의 주체였다. 운동의 발단은 용화여고 졸업생들이 재학 중에 겪었던 성폭력 사건을 공론화하자 재학생들이 ‘ME TOO’, ‘WITH YOU’로 화답하면서부터였다. 스쿨미투 운동을 이어갔던 학생들은 성폭력 피해 사실에 대한 용기 있는 고발을 통해 더 이상 피해자로 남지 않을 수 있었다. 이들이 치유와 회복의 장을 스스로 열어갈 수 있었던 것은 피해자에 대한 두터운 지지와 연대가 뒤따랐기 때문이다. 퇴행으로 치달은 교육현장 스쿨미투 운동 6년이 지난 오늘, 피해 학생이 주저 없이 말할 수 있는 교육현장의 변화는 과연 일어났을까. 안타깝게도 그럴 조짐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스쿨미투 당시 가해 교사에 대한 교육당국의 징계는 대부분 이뤄지지 않거나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고, 징계처분 결과조차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다. 당국의 조사 과정에서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분리 조치도 미흡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피해 학생들이 어렵게 용기를 내 고발해도 사건이 온전히 해결되리라 기대하긴 힘들 터였다. 스쿨미투의 물결이 거대하게 일렁였음에도 학교와 사회를 바꾸는 힘으로 연결되지 못한 이유엔 평등과 민주주의가 들어설 기회를 적극적으로 차단한 세력들이 있었다. 스쿨미투 운동이 일었던 당시에도 서울시교육감이었던 조희연은 학교 성폭력 사건의 처리 현황 공개를 한사코 거부하며 가해 교사를 감싸고돌았다. 학교는 안전하고 평등한 공간이 아니다. 그래서 교육노동자들의 운동이 필요하다 지난해 A학교에서 벌어진 학내 성폭력 사안은 위계적이고 폐쇄적인 교육체제가 공고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스쿨미투 때와 A학교 성폭력 사안이 다른 점이 하나 있다면 교사가 아닌 학생이 가해자였다는 사실이다. 이번 A학교 성폭력 사안에서 교사는 2차 가해자로 지목되었다. 성폭력 사안이 발생하자 A학교 교장과 교감, 생활인성지도부장은 피해 학생들의 신원을 가해자들에게 노출하는 등 피해자 보호에 소홀했을 뿐만 아니라, 사건을 축소・은폐하는 데 혈안이었다. 그로 인해 안전하고 평등한 공간이어야 할 학교에서 피해 학생들은 올바른 사건 해결은 고사하고 2차 가해에 시달려야만 했다. 침묵이 아닌 용기를 선택한 피해 학생들에게 A학교는 도리어 고통을 가중한 것이다. 이처럼 A학교에서 벌어진 성폭력 사안에 미온적인 대응으로 일관하는 A학교와 관할 당국인 서울시중부교육지원청을 향해 지혜복 교사는 제대로 된 사건 해결을 촉구해 왔다. 그럼에도 A학교가 제대로 된 사건 해결에 나서지 않자 지혜복 교사는 피해 학생 보호와 재발 방지를 위해 서울시교육청에 해당 문제를 공익제보했다. 피해 학생들의 호소를 경청하지 않고 사안을 조용히 처리하는 데만 골몰한 A학교와 서울시중부교육지원청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쉽지 않은 일이었다. 지혜복 교사는 A학교의 유일한 전교조 조합원이었다. A학교에 강력한 교육노동자의 민주노조가 자리 잡고 있었다면 상황은 지금과는 상당히 달랐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교육과 학교를 바꾸기 위한 교육노동자들의 투쟁과 이에 대한 연대는 더욱 확장되어야 한다. 피해자의 고통에, 조력자의 연대에 책임 묻는 교육당국 학교 성폭력은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한다. 수직적이고 폐쇄적인 교육 질서, 그리고 ‘학업 성취도 향상’을 본령으로 삼는 교육 체제가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구조 아래서는 학생들이 현재 겪고 있는 삶의 다양한 문제에 천착하기보다 오로지 경쟁교육에서 낙오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채찍질할 뿐이다. 그래서 학생들이 현재 직면한 피해의 고통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는 게 아니라 사소한 일로 치부하는 교사의 태도는 비단 A학교만의 문제가 될 수 없다. 안전하고 성평등한 학교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 교사에게 부당전보로 앙갚음하는 A학교와 이를 방관하는 교육당국 모두 이 같은 구조를 지탱해 온 가해자들이다. 이들은 성폭력 피해 학생들의 목소리를 소거한 데 이어, 피해 학생 곁에서 온전한 문제 해결과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해 온 공익제보 교사의 문제제기마저 탄압했다. 결국 안전하고 평등한 교육공동체 실현을 위해 행동한 교육노동자에 대한 부당전보는 더 이상 목소리조차 낼 수 없는 피해 학생들을 더욱 곤경에 빠트리고 말았다. 그런데도 서울시교육청과 조희연 교육감은 문제를 시정할 기회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을 뿐이다. 조희연 교육감은 더 이상 수수방관 말라! A학교에서 일어난 성폭력사안의 제대로 된 해결을 위해서는 가해자들의 반성과 사과도 중요하지만, 이 사안을 인지한 단계부터 학교 당국에 의해 자행된 축소・은폐와 인권침해 사실도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이러한 사실을 공익제보한 당사자를 두고 서울시교육청은 “공익제보자가 맞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말도 안 되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피해 학생들의 고통에 공감하기는커녕 신속한 치유와 일상으로의 안전한 복귀를 방해하는 파렴치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이처럼 A학교 성폭력사안을 어떻게든 무마하겠다는 교육당국에 제대로 맞서기 위해서는 교육노동자들의 연대행동이 지금보다 더욱 폭넓게 이뤄져야 한다. 이는 학교 성폭력을 뿌리뽑고 정의와 평등의 가치가 실현되는 교육현장을 만드는 길이기도 하다. 교육당국의 행정폭력에 단호하게 맞서 싸우자. 안전하고 성평등한 교육공동체를 위해 공익제보에 나선 교사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함께 힘을 모아야 할 때다.2024-04-03 | 조회 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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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를 찾아간 서진 해고노동자들※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을 위한 투쟁의 미디어 스튜디오 알이 제작한 영상에서 자세한 그날의 상황을 볼 수 있다. 3월 14일, 분당 HD현대 사옥 앞에 울산 동구주민들과 하청 노동자들이 올라왔다. 현대건설기계 하청업체 서진이엔지에서 일했던 노동자들은 현대굴착기의 암(Arm)과 붐(Boom)을 만들었다. 서진이엔지 노동자들이 2019년 8월에 노동조합에 집단가입하자, 회사는 2020년 7월 업체를 폐업했다. 2024년 2월 15일, 서울중앙지법은 HD현대가 서진이엔지 노동자들을 불법파견으로 사용해왔고, 해고된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직접고용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HD현대건설기계는 수년 간 시정명령도 이행치 않고, 지속된 대화요청에도 응하지 않았다. “회사는 불법파견이라고 판결을 내렸지만 왜 다시 항소를 하는지, 동구 지역의 경제는 어떻게 할 것인지 HD현대 본사 진짜사장 정기선에게 우리는 물을 것입니다” 서진 해고노동자들은 불법파견 판결에 따른 직접고용 이행 요구과 더불어, 조선업 전반의 하청 노동자들이 겪고있는 문제를 제기했다. 임금 7.5% 인상? 기본급은 여전히 그대로 “2023년도에 하청 노동자들 임금이 7% 이상 인상되었다고 합니다. 제가 알고 있는 거랑 너무 다릅니다. 기본 임금이 높아져서 그렇게 임금이 높아진 게 아닙니다. 한국 조선산업이 다시 호황에 접어들면서 일거리가 많아졌습니다.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남아있는 하청 노동자들이 쌔가 빠지게 일해서, 연장특근, 일요일날 쉬지 못하고 출근해서 임금이 올라간 겁니다.” 이주 노동자 취업사기로 데려와 초과착취하는 HD현대 “(자본은) 하청 노동자들의 임금인상을 억제하기 위해 저임금 이주 노동자로 채웠습니다. 지금 조선산업에 투입된 이주 노동자들 중에 울산 동구에만 약 6500명이 들어와 있습니다. 이 노동자들은 국제취업사기 당하고 왔습니다. 본국에서는 GNI 70, GNI 80*으로 근로계약을 합니다. (*숙련공인 E-7 인력에게 전년도 국민총소득(GNI)의 70~80%에 해당하는 임금을 주도록 하는 제도이다. 지난해 기준 GNI의 70%는 연 2,954만 원(월 약 246만 원)이다.) 송출업체를 통해서 그렇게 계약한 노동자들이 한국으로 와서, 현대중공업 조선소에 와서 다시 계약서를 씁니다. 최저임금에 준하는 포괄임금 계약서를 다시 씁니다. 그런데 이 노동자들이 돌아갈 수 없는 이유는, 본국에서 한국으로 넘어올 때 한국 돈으로 1,200에서 1,500만 원 정도 송출업체에 지불하고 넘어온다고 합니다. 베트남이나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에게 한국 돈으로 1,200, 1500이면, 그 나라에서 피부적으로 느끼는 것은 한국에서 1억 5천 정도의 금액입니다. 그 돈을 보증을 서고 빌리며 왔기 때문에 다시 돌아갈 수가 없는 겁니다. 그런 노동자들에게 이제는 바깥의 기숙사가 아닌 공장 안에 기숙사를 만들고 있습니다. 한 방에 6명을 집어넣습니다. 화장실 하나를 쓰기 위해서는 6명이 줄을 서야 됩니다. 사람입니까? 현대중공업이 요구하는 고품질 선박을 만들어내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노동자들의 처우는 어떻습니까? 최저임금입니다. 체불임금입니다. 4대 보험 체납으로 폐업합니다. 그런데 이 노동자들 휴식이라도 제대로 취하려면 최소한 2인 1실은 기숙사가 돼야 안 되겠습니까? 그런데 6명을 한방에 집어넣습니다. 이런 회사가 HD현대그룹입니다.” 하청 노동자 복지증진은 ‘빛 좋은 개살구’일 뿐 “자녀학자금 100%를 지급하는데도 불구하고, 예전에 50% 지급할 때보다 돈이 남는다고 합니다. 그 이유를 들여다 보십시오. 현대중공업뿐만 아니라, 조선소 산업 안에 협력업체들은 3년, 4년 주기로 폐업을 계속 이어갑니다. 그런데 원청은 업체 경력 5년 이상일 경우에 그렇게 (복지를) 해준답니다. 폐업이 3, 4년 만에 계속 이루어지는데 업체 경력은 5년을 요구합니다.” 하청 노동자가 병들거나 다치면, “우리 직원 아니오” “현장에서는 하청 노동자들이 병들고 다치고 죽어도 HD현대그룹은, 다른 회사 직원은 우리하고 대화할 수 없다고 얘기합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50년 동안 집계된 것만 474명의 노동자를 죽였습니다. 최근 474번째 노동자가 지난 2월 15일 해양사업부에서 약 9 ,700톤에 달하는 구조물을 옮기다가 현장에서 깔려 숨졌습니다. 유족이 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본인이 직접 쓴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합니다. “이상균 대표를 구속해 달라” 얘기하고 있습니다. 유가족에게 현대중공업은 "본인의 회사 직원이 아니다" 라고 얘기합니다. (하청 노동자는) 현대중공업이 요구하는 고품질 선박을 만들었습니다. 생산의 주체로 하청노동자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병들고 다치고 죽으면 본인들 회사 직원 아니라고 얘기합니다. 본인들과 관련 없다고 얘기합니다.” ‘우리 직원은 아니지만’ 안면인식시스템으로 생체정보 제공 요구 “안면인식 개인정보 동의하면, 하청 노동자들의 의료기록까지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그럼 정기선 대표이사가 얘기했던 (개발하겠다는) 바이오 생명공학에 '(자신들과) 아무런 관련 없다'는 하청 노동자들의 생체 개인정보뿐만 아니라 그 가족들, 그들의 의료기록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제3자 정보제공에 동의하라고 합니다. '거부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단서조항에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라는 그 단서조항 때문에 (하청 노동자들은) 다들 서명할 수밖에 없습니다." ‘K-조선 재도약’이라지만, 심화하는 다단계 하청구조 "'K-조선 재도약'이라고 얘기할 정도로 대한민국 조선산업은 초호황을 달리고 있습니다. 그럼 보통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일거리가 많아졌으니까' '상시고용인력을 늘리겠구나' '깎였던 임금 다시 회복할 수 있겠구나' 그런데 정권과 조선산업 대자본들은 상시고용인력을 늘리지 않고 초단기 계약 늘려서 다단계 하청 구조를 더 심화시켰습니다." 28일 아침선전전을 마친 후 서진이엔지 해고노동자들은 HD현대에게 면담을 요구하는 공문을 전달하고자 했다. 그러나 HD현대는 HD현대 사옥의 사유지를 밟는 것조차 제지하며, 공문을 전달하는 노동자의 사지를 들어 끌어내는 등 폭력적으로 응답했다.2024-04-03 | 조회 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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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를 빼앗긴 선생님, 이제 누가 교단에서 정의를 가르칠 수 있을까?공익을 제보하니 투쟁에 나서야 하는 기막힌 현실 개학을 맞은 지난 3월 4일, 지혜복 선생님은 학교가 아닌 서울시교육청(이하 교육청)으로 향했다. 교육청 앞에서 연좌시위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지혜복 선생님이 일하던 A학교에서 여학생들의 성폭력 피해 사실이 드러났다. 지혜복 선생님은 학교폭력심의위원회의(이하 학폭 심의) 조사를 요구했다. 하지만 가해와 피해에 대한 올바른 해결로 나아가지 못했다. 오히려 피해 사실을 진술한 학생들의 신원이 알려지고 그 학생들은 2차 피해에 시달려야 했다. 학폭 심의 결과 가해 학생들은 서면 사과를 하는 데 그쳤다. 이에 지혜복 선생님은 지난해 6월 말, 이 사실을 교육청에 제보했다. 학교 측이 사안 자체를 은폐, 축소한 점도 교육청에 알렸다. 교육청 학생인권옹호관은 이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지난해 12월 “피해 학생들에 대한 2차 피해와 학교 내 갈등이 발생한 정황이 확인된다”며 권고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학교 측은 이러한 권고 조치를 온전히 이행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공익제보를 한 지혜복 선생님을 다른 학교로 전보하기로 결정했다. 명백한 부당전보 사회교과 담당인 지혜복 선생님의 전보는 A학교 성폭력 사안 축소 은폐에 맞선 교육노동자에 대한 명백한 부당전보다. 역사교과 선생님이 3명이었던 A학교는 2024년 교원 정원 감축지침으로 역사교과 선생님을 2명으로 줄여야 했다. 그런데 A학교와 서울중부교육지원청은 “역사교과와 사회교과는 통합교과”라며 정작 사회교과 담당 지혜복 선생님을 올해 2월 초 전보 대상자로 지정했다. 이에 지혜복 선생님은 교육청 앞에서 피케팅과 연좌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3월 14일 현재 부당전보 철회 투쟁 52일 차, 전보 거부 2주 차를 맞고 있다. ‘공익신고자 보호법’, ‘서울교육청 공익제보 지원 및 보호 조례’ 등에 따르면 공익제보자가 인사 불이익을 받으면 안 된다. 이에 지혜복 선생님은 “이번 조치는 공익제보자의 의사에 반해 이루어졌으며 교과 정원 감축 과정에서 부당하게 전보 대상자로 결정됐다”며 교육청이 공익제보자 보호에 나서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동자로서 선생님의 권리와 교육과정 파행을 막기 위한 투쟁 투쟁을 이어가는 지혜복 선생님은 주변에서 “B학교에 가서 새롭게 시작하라”는 말을 적지 않게 듣는다. 하지만 지혜복 선생님은 성폭력 사건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A학교 학생들을 내버려 둔 채 새로운 학교로 발걸음을 떼기가 교사로서, 여성으로서, 인간으로서 너무나 힘들다. 또한 이번 부당전보를 받아들일 경우 또 하나의 나쁜 선례를 남기게 될까 봐 두렵기도 하다. 지혜복 선생님에 대한 전보는 명백한 인사보복이다. A학교에서 사회교과를 담당하던 지혜복 선생님이 B학교로 옮길 경우, A학교에서는 사회교과 선생님이 부족해지는 것은 물론 성폭력 피해자들의 곁을 지킨 교사가 사라진다. 가르치며 곁을 지켜야 할 학생이 있고, 있어야 할 자리가 있는 곳의 선생님을 전보시키는 건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교사 정원을 축소하는 일이며 노동자로서 선생님의 삶을 짓밟는 것이다. 성폭력 피해 학생들의 곁을 지키며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싸운 교육노동자에 대한 부당징계임은 물론, 그 자체로 교과과정 파행이다. 지혜복 선생님이 투쟁을 시작한 지 50여 일이 지났지만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탓에 외롭게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지혜복 선생님은 이번 성폭력 사건이 해결되는 것은 물론이고 “전체 학교의 성폭력 실태조사가 실시되고 그에 따라 철저하고 실효성 있는 성폭력 예방교육이 시행되어 청소년들의 성인지 감수성을 한 단계 성장시켜 성평등문화가 학교 내 정착되는 중요한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바라고 있다. 한편, 이번 주부터 매주 수요일 저녁 17시 30분부터 18시 30분까지 교육청 앞에서 A학교 성폭력 사건 해결과 재발방지, 지혜복 선생님의 부당전보 철회를 위한 집중 피케팅이 진행된다. [참조] A학교 성폭력 사안·교육과정파행 공익제보교사 부당전보철회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준) 기자회견문 및 공대위 참여신청2024-03-14 | 조회 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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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홍콩 이주 가사노동자의 현실이다(출처: 공공운수노조) [필자 주] 한국은행이 지난 3월 5일 이슈노트 <돌봄서비스 인력난 및 비용 부담 완화 방안>을 발간하고 이주 가사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차등 적용제를 주장해 논란이 크다. 한국은행은 또 실제 최저임금 차등제를 시행하고 있는 홍콩 사례를 들며, 현지 이주 가사노동자들의 업무만족도 역시 높다고 소개했다. 그러면 과연 현실은 어떨까? 돌봄, 이주노동자들은 합동으로 한국은행을 규탄했다. 필리핀에서 온 시엘라 테비아 보니파시오(Shiela Tebia Bonifacio)는 홍콩에서 수년째 이주 가사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오전 5시에 일어나면 그의 동선은 톱니바퀴처럼 온종일 뱅글뱅글 돌아간다. 한밤중에 일이 끝나도 몸을 뉘일 곳이 바닥밖에 없었던 시절도 있었다. 가사노동자가 되어 방문한 첫 가정에서는 큰아들에게 성폭력을 당했다. 그래도 보니파시오의 사정은 강요에 못 이겨 외벽 창문을 닦다 떨어져 죽은 무수한 동료들에 비하면 나은 편이다. 외벽 창문 청소 강요가 금지된 지도, 이주 가사노동자들이 일어나 2012년에야 법이 바뀌었으니 고작 10년 정도 지났을 뿐이다. 최근에도 이주가사노동자를 자전거 사슬로 구타한 뒤 음식도 주지 않은 채 의자에 묶어두고 해외여행을 떠난 고용인도 있었다. 홍콩아시아가사노동조합연맹(FADWU)는 “우리는 인간이 아니라 노예와 로봇처럼 취급당하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FADWU에 따르면, 홍콩 이주 가사노동자들은 임금 착취, 성폭력, 가혹한 노동조건 속에서 비인간적인 노동을 강요받고 있다. 우선 홍콩 법정최저임금은 시간당 40홍콩달러(약 6,700원), 시간당 평균 임금은 77.4홍콩달러(약 13,000원)이지만, 이주가사노동자들이 받는 시간당 실질임금은 7.8홍콩달러(1,300원)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FADWU가 2022년 접수한 사례에 따르면, 일자리 중계업체가 한 해 동안 평균 19,174홍콩달러(약 320만 원)를 부당 청구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는 전년보다 54% 증가한 수치였다. 이렇게 과도한 중계수수료 때문에 부채 사슬에 묶인 이주가사노동자가 한둘이 아니다. 또 2022년에 FADWU가 접수한 338건의 불만사항을 살펴보면, 이중 60%는 휴일 없음, 부적절한 음식, 신체적·언어적 폭력을 포함한 노동권 침해를 호소했다. 이외에도 코로나 등 질병 지원을 거부당하거나 질병을 이유로 해고된 사례도 즐비했다. 그러나 노동자가 계약을 해지한 사례는 6%에 밖에 되지 않았는데, 노동자들이 취업 허가를 거부당할 수 있어 침묵해야 했던 것이다. 2021년 수행된 또 다른 조사에 따르면, 이주 가사노동자들이 일터에서 당한 성적 학대 및 괴롭힘 보고 건수는 전년 대비 3배 증가했고, 팬데믹 동안에는 4만 명의 가사노동자가 휴가를 전혀 사용할 수 없었다. 이외에도 2016년 지역 비영리단체 저스티스센터(Justice Center)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가사노동자의 18%가 신체적 학대를 당했고, 66%가 초과착취의 피해자였으며, 6명 중 1명이 강제노동을 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참여한 1,000명 이상의 가사노동자는 주당 평균 71.4시간을 일했다. 홍콩에서는 소위 ‘2주’ 규정에 따라, 가사노동자가 직장을 잃으면 2주 이내에 도시를 떠나야 한다. 가사노동자들은 추방이 두려워 학대하는 고용주를 떠나기 어렵다. 또 ‘상주’법에 따르면 이들은 고용주의 집에서 살아야 하기에 과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아주 좁은 공간이나 최악의 경우 맨 바닥에서 자도록 강요받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2023년 유엔이 홍콩에 ‘2주’ 규정과 ‘상주’ 규정 그리고 최저임금 적용 예외 규정을 개정하라고 권고하기도 했을 만큼, 이러한 실태는 홍콩 내에서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유명하다. 그런데도 국책은행인 한국은행은 보수언론만 찾는 편협한 연구 결과만을 인용하여 최저임금 적용 예외를 정당화한다. 더구나 윤석열 정권 아래 최저임금 인상률이 물가상승률조차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바닥을 치며, 전체 저임금 여성노동자 수가 2년 연속 증가했는데도 말이다. 이렇게 한심하기 짝이 없는 연구 결과인데도, 오세훈 서울시장은 본인이 2년 전부터 했던 말이라고, 본인이 옳았다고 손뼉을 치며 환호한다. 그런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한 말 중 한 가지는 사실인 것이 확실한데, 바로 돌봄위기가 실제로 매우 심각하다는 것이다. 간병살인이나 간병파산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돌봄 공백으로 인한 위기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그러면 과연 이런 상황에서 그렇지 않아도 힘든 이주노동자들을 더 착취해 위기를 해결하려고 하는 게 올바른 대처법일까? 지난해 자산만 4조원 이상 불은 이재용 같은 재벌에게는 요구해야 할 게 없을까? 30대 재벌 사내유보금은 1천조 원이 넘게 쌓였는데, 왜 서민들이 돌봄 때문에 발을 동동 굴러야 하고, 가장 열악한 이주노동자들이 더 많이 착취되어야 할까? 더구나 예외 없는 최저임금 적용이란 둑이 무너지면, 그다음 칼날은 정주노동자를 향할 것이 뻔하다. 그런 점에서 13일 오전 한국은행 앞에서 진행된 ‘<돌봄서비스 인력난 및 비용 부담 완화 방안> 이슈노트 반대, 한국은행 규탄 돌봄/이주노동자 합동 기자회견’은 노동자들의 공동투쟁을 위해 중요한 자리였다. 이 자리에 참석한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은 “한국은행 이슈노트는 이주노동자 차별”이라며 “즉각 폐기하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대희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 지부장은 “한국은행이 돌봄노동의 가치를 하락시킨다”고 규탄하며 “서사원의 완전월급제를 사수하여 돌봄 공공성 확보하기 위해 함께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는 “여성이 90% 이상인 돌봄노동자의 고통과 희생 위에 국가 시스템을 만들고 시민의 불안을 볼모삼아 돌봄비용을 개별가정으로 떠넘기려는 계략을 우리는 용서하지 않겠다”라며 “인종 국적, 성별에 따른 차별없는 노동권과 인권, 그리고 국가가 책임지는 공공돌봄 강화와 돌봄노동자의 적정임금과 고용안정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김혜정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사무처장은 “돌봄과 돌봄노동 저평가, 초국적으로 여성의 돌봄노동 착취를 조장하는 성·인종차별적인 한국은행 보고서는 당장 폐기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는 이미 한국에서 이주가사노동자는 휴게 없는 장시간 노동과 초저임금으로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7년 이주가사노동자 실태조사 결과, 이주가사노동자의 82%가 입주제로 일하며 주 6일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노동시간의 경우 하루 16시간 이상이 62%를 차지했다. 휴일은 1일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조차도 일요일 오전에 외출 후 일요일 저녁에 복귀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럼에도 급여가 200만 원 이하가 74%이며 150만 원 이하의 초저임금도 11%를 차지했다. 이렇게 우리가 최저임금 적용 예외에 반대해야 하는 이유는 차고 넘친다. 최저임금 적용 예외는 이주노동자 차별이자 여성노동자 차별이다. 뿐만 아니라 이미 최저임금 산입 범위 확대로 무너져 내리는 최저임금제도를 더 후퇴시킬 수는 없다. 오히려 우리 사회에 절실한 것은 생활임금 수준으로의 최저임금 인상이다. 또한 오히려 우리 사회에 절박한 것은 서사원 조례 폐지가 아니라 강화다. 전체 노동자가 단결해 최저임금 적용 예외 막고, 생활임금과 서울사회서비스원 강화 쟁취하자! [참고] ‘Tools more than humans’: HK domestic workers fight for rights [주간 여성뉴스 브리핑] 홍콩 이주여성 가사노동자, 일자리 중개 수수료 60%나 더 내야2024-03-14 | 조회 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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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노동자들 ‘무늬만 프리랜서’, ubc울산방송의 여성 청년노동자와 함께 싸운다!국제여성의날을 이틀 앞둔 3월 6일, 울산에서는 지역민영방송사인 ‘ubc울산방송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지역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이 열렸다. ubc울산방송에서 9년째 아나운서, CG디자이너로 일하는 이산하, 손민정 여성 청년노동자는 새벽 2시간 초단시간 노동 강요, 채용시 직종과 전혀 다른 업무로 강제 전보, 제대로 된 근로계약서 거부 등 ubc울산방송의 착취와 괴롭힘, 탄압에 맞서 싸우고 있다. 이들과 손잡기 싸우기 위해 지역의 노동자들이 모여 투쟁을 선포했다. 지역대책위위원회에는 공공운수노조 울산지역본부, 현대자동차비정규직지회,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서영호양봉수열사정신계승사업회, 울산지역해고자협의회, 방송을만드는사람들의이름 엔딩크레딧, 민주노총법률원울산사무소, 노동당울산시당, 울산인권운동연대, 울산이주민센터, 울산북구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울산노동인권센터, 사회주의를향한전진 등이 참여했다. 대책위 출범은 울산에서 방송 비정규직 투쟁이 처음으로 일어난 점, 그리고 ubc울산방송지부가 노조가입 거부, 사측과 괴롭힘 공조 등으로 이들의 투쟁을 가로막은 상황에서 지역적 연대투쟁이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뜻깊다. 얼마전 언론노조가 ubc울산방송지부의 반노동자적 행태에 사과했지만, 아직 현장에서 변한 것은 없으므로 우리는 앞으로 계급적 단결투쟁을 실천할 계획이다. 9년차 아나운서 이산하 노동자는 “무늬만 프리랜서일 때는 정규직처럼 온갖 방송 업무를 다 시키더니 근로자로 인정받은 지금은 ‘너 자리는 없다’고만 말합니다.”, “3년이 넘는 시간을 회사를 상대로 싸우며 혼자 버텨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닙니다”라고 심경을 표현했다. 9년차 CG 손민정 노동자는 “1년 넘게 하루 2시간씩만 새벽에 일을 하고 있습니다”라며 “울산방송의 문제는 현재 전국의 방송 비정규직 프리랜서 문제와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과거는 부정당하고 현재와 미래는 빼앗긴 기분이 듭니다. 방송 비정규직 프리랜서들의 권리가 온전히 보장될 수 있도록 저도 제 자리에서 싸우겠습니다”라고 결의를 밝혔다. ubc울산방송은 괴롭힘, 갑질을 당장 중단하라! ubc울산방송은 온전한 노동권을 보장하라! 울산시는 청년노동자 탄압하는 ubc울산방송 지원 중단하라! 무늬만 프리랜서 방송 비정규직 없애고 노동권을 쟁취하자! 온전한 노조법 2·3조 개정하라!2024-03-08 | 조회 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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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여성파업 전야제] 더 이상 콜 받는 기계로 살 수 없다!열악한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대규모 집회를 열었던 115년 전 1908년 미국 여성 섬유노동자들, 임금삭감에 저항하며 고공농성을 하던 1931년 일제강점기 평원고무공장 직공 강주룡, 그리고 2024년 단 한 명도 포기하지 않는 '해고 없는 소속기관 전환'을 외치는 국민건강보험센터고객지부. 장시간, 저임금, 고용불안, 비정규 일자리… 여성 노동자들은 100년이 넘는 역사 속에서 열악한 노동환경에 내몰려 차별과 불평등 최악의 피해자로 살아왔다. '공순이'라 불리는 청계천, 구로공단의 여공들 자리에 이제는 건보고객센터를 비롯한 상담사들이 있다. 세상이 발전하고 시대가 나아졌다고 하지만 가장 낮은, 불안정한 일자리는 여전히 여성 노동자들의 몫이다. 화장실 가는 시간, 점심시간에도 전화를 받아야 했고 아이가 아파 연차를 불허해 아픈 아이를 사무실 바닥에 눕혀 놓고 울며 전화를 받아야 했으며 인센티브 경쟁, 실적압박에 허덕이며 살아왔다. 노예같은 삶을 벗어나고자 목소리 높이고 꾸준히 투쟁해 왔지만 감정노동이 남긴 불안장애, 공황장애, 우울증 등의 정신질환에 시달리고 방광염, 신우신염, 각종 여성질환과 근골격계질환 등 질병을 일상으로 달고 사는 일이 허다하다. 여전히 출산휴가라는 기본 권리조차 눈치를 보며 사용해야 하는 현실이 분노스러울 뿐이다. “더 이상 이렇게 살 수 없다!” 경쟁과 불안에 떨지 않고 동료들과 경쟁보다 협력의 관계를 만들고픈 건보고객센터지부는 3월 7일 오전 11시, 민주노총 12층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3.8 세계여성의 날 정신계승을 위한 하루파업 돌입을 선포했다. "해고 없는 소속기관으로의 온전한 전환이 인간적인 요구가 실현될 수 있는 첫 시작점이고, 전화 받는 기계가 아닌 한 명의 당당한 여성 노동자로 살아가기 위한 첫 발"이라며 공공운수노조 김태인 사무처장은 건보고객센터지부 하루파업을 지지했다. 이은영 지부장은 "단지 우리만의 문제 해결을 위해서가 아니라, 여성이라서 비정규직이라서 차별받지 않는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파업에 나서는 확고한 의지를 밝혔다. 김금영 서울지회장은 전체 노동자의 95% 이상이 여성 노동자이고 이들이 갖는 아픔과 고통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며, 3.8 여성의 날의 상징인 '빵과 평화'의 의미를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고 했다. “18년간 함께한 일터와 내 동료를 단 한명도 포기할 수 없어, 피토하는 심정으로 서로의 손을 잡고 투쟁에 돌입한지 오늘로 벌써 128일”이라며 "윤석열 정부는 책임을 회피하고 노동조합 탄압, 노동자 죽이기에 혈안이 되어 있지만, 1917년 여성 노동자들의 파업을 기억하며 ‘다음소희’가 없는 그날까지 끝까지 싸워 나가겠다"고 파업에 나서는 포부를 밝혔다. 이경화 경인지회장은 "여성이 행복하지 않은 나라는 누구도 행복할 수 없다. 여성이 멈추면 세상이 멈춘다, 여성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고 우리의 현실을 바꾸자"라며 하루파업에 담는 의미를 강조했다. 같은 날 저녁 7시, 서울고동노동청본청 앞에서는 3.8 세계 여성의 날 정신계승을 위한 문화제가 함께 열렸다. '나의 일터와 삶을 지키는 투쟁'을 주제로 송수진 조합원은 내가 걸어온 일터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영순 조합원은 '아줌마, 50대 여자, 살림해본 사람이라는 사회 고정관념' 을 주제로 경력단절 여성에게 일터란 무엇인지 뼈아픈 경험을 쏟아냈다. '여성노동의 가치를 인정받는 투쟁'을 주제로 강혜지 조합원은 ‘나에게 고객센터란?’이란 질문 속에서 최저임금 이야기를 화두로 던졌다. "공단은, 정부는, 자본은 여전히 동지들에게 동료의 어깨를 밟고 서라 합니다. 기계가 되라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기계가 아닙니다. 더 이상 소변을 참으며 일할 수 없습니다. 더 이상 허리끈을 조일 데가 없습니다. 더 이상 대출을 갈아탈 수도 없습니다." 사회주의를향한전진 정은희 활동가는 “여성이 멈추면 세상이 멈춘다!” “이제 우리도 자본가들에게 우리 몫을 되찾읍시다. 더 큰 싸움으로, 더 큰 연대로 우리가 인간답게 일할 수 있는 자리, 해고 없는 소속기관 전원 전환을 쟁취해냅시다. 여성 노동자들의 집단적인 싸움을 시작합시다. 단 한 명도 포기하지 않기 위해 여성파업에 함께합시다. 단 한 명도 포기하지 않는 세상을 위해 함께 싸웁시다!”며 하루파업에 나서는 건보고객센터지부 여성 노동자들과 연대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여성해방을 노래하며 여성파업을 준비하고 기다리는 여성 노동자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여성파업전야 문화제는 차가운 밤공기도 잊을 만큼 강렬했다. 전화기를 내려놓고 여성노동자의 힘으로 멈추는 세상을 맞는 내일, 그 설렘과 감동은 더 단단한 노동자로 거듭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 더 이상 콜받는 기계로 살 수 없다! # 3.8 세계 여성의 날 정신 계승하자! # 단 한 명도 포기하지 않는 해고 없는 소속기관 전환 쟁취하자! # 여성이 멈추면 세상이 멈춘다! # 여성파업으로 세상을 바꾸자!2024-03-08 | 조회 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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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체투지행진'부터 '소속기관 쟁취의 날'까지2월 26일 오전 10시,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와 연대하는 시민사회단체는 ‘국회와 대통령은 들어라! 건강보험고객센터 상담사 정규직 전환! 약속이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3일 간의 오체투지 행진을 시작했다. 이날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해고 없는 소속기관 전원전환 쟁취! 원주본사 천막농성’ 투쟁이 118일째 이어지고 있었다. 2년 전 약속했던 ‘사회적 합의’는 여전히 이행되지 않고 있다. 공공연한 약속, 다짐, 합의를 지키지 않아도 아무일도 벌어지지 않는 사회, 그 부당하고 부정한, 자본이 지배하는 현실을 알리고 깨기 위해 조합원들은 다시 한 번 오체투지 행진으로 간절하고 절박한 마음을 강력하게 표출했다.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는 1,091가지가 넘는 자격, 부과, 징수, 급여, 노인장기요양 등의 건강보험공단 업무를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재산, 소득, 자동차, 가족관계, 심지어 출입국 기록, 시설수용 등 개인의 1,500여 가지 민감정보를 다루며 상담을 통해 안내한다.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은 공적 상담의 공공성 확보와 직결된다. 하지만 3년이 다 되도록 “단 한 명”의 상담사도 직접고용으로 전환되지 못하고 민간위탁으로 남아 있다. 공단은 청년일자리를 위해, 2019년 2월 28일 이후 입사자에게는 공개경쟁채용을 하겠다고 한다. 2019년 이후 입사한 상담사는 707명이나 되며, 2019년 입사자는 올해로 경력 6년차 상담사가 된다. 국민건강고객센터 이은영 지부장은 ‘2019년 2월 28일 이후 입사자의 공개경쟁채용은 전환이 아니라 구조조정’이며, 6년 경력 상담사에게 다시 검증을 받으라는 건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이라고 말했다. 6년을 일한 공단 정규직 직원은 부서를 옮긴다고 다시 시험을 보지 않는다. 더구나 상담사는 부서를 옮기는 것도 아니고 하던 업무를 그대로 하는 것이다. 건보공단의 공개경쟁채용 고집은 현재 일하고 있는 상담사의 41%가 넘는 인원을 탈락시키겠다는 의도이기에, “공공성을 더욱 확보하기 어렵다”고 거리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국민건강보험 상담노동자와 시민사회는 ‘빨리 끊고 많이 받아’ 국민의 알 권리를 훼손하는 고객센터가 아니라, 제대로 충분히 안내할 수 있는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가 되기를 원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경쟁채용을 요구하면 국민이 원하는 종합적인 상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고객센터 설립 시 원했던 ‘원스톱 통합 상담’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 오체투지 행진단은 26일부터 28일까지 3일 동안, 날마다 100여 명 대오를 유지하며 여의도에서 용산 대통령 집무실까지 힘겹지만 보람찬 걸음을 이어갔다, 시리도록 파란 하늘 아래 하얀 민복을 입고 두 손 모아 천천히 낮추어 절하는 노동자, 피켓을 들고 함께 걸어가는 노동자들, 단결과 연대로 길게 늘어선 장엄한 오체투지행진은 거리를 오가는 시민들의 관심과 시선을 집중시켰다. ”정규직을 놓고 동료와 경쟁할 수 없습니다. 내가 살기 위해 동료를 해고하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3일 동안 방송차 확성기를 통해 경쟁을 거부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정규직 전환,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질기게 투쟁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었으며 가슴깊이 파고드는 강한 울림으로 남았다.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여현옥 대구지회장은 ”사람을 사람으로, 노동자를 노동자로 대하지 않는 정부에게도 책임이 있다. 비정규직 철폐 정책이 실종되고 노동자를 존중하지 않는 정부를 핑계로 건보공단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정규직 전환 정책이 제대로 실행될 수 있도록 올바른 기준을 제시해야 하는 고용노동부 또한 수수방관하며 정부 눈치만 보고 있다”라며 정부기관 그 누구도 책임지는 이는 없고 책임전가하기 바쁜 사회에서 노동자만 생존을 내걸고 시름해야 하는 현실을 개탄했다. 오체투지행진단은 락앤락 사무실 앞에서 투쟁하는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락앤락지부 조합원들과 우연히 만났다. 오체투지를 하던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 노동자들은 고배당으로 대주주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채우며, 노동자들은 길거리로 내쫓은 락앤락 자본에 맞서 싸우는 노동자들에게 ’구조조정 저지!‘, ’고용보장 쟁취!‘를 함께 외치며, 모든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을 야기하는 ‘정리해고와 외주화’ 반대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오체투지행진단은 2월 7일 서울시청 인근에서 열린 고 방영환 열사 영결식에 참여하여 열사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했다. ‘열사를 폭행, 협박하여 죽음에 이르게 한 책임자를 처벌하고 택시완전월급제를 시행하라’며 함께 울고 함께 외쳤다. 모든 투쟁은 연결되어 있고 노동자는 하나임을 다시 깨닫는 시간이었다. 반면, 둘째 날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는 차도, 인도, 고용노동청 건물을 바리케이트로 3중 차단, 오체투지 행렬을 차도 한 쪽으로 고립시켰다. 경찰의 과도한 분리에 한 시간 넘게 항의하며 연좌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셋째 날 숭례문 앞에서는 교차로에서 절을 하지 말고 밀착해서 빨리 지나가라고 과하게 요구하는 경찰에 항의하며 다시 그 자리에서 연좌농성을 시작했다. 첫째, 둘째 날 모든 교차로에서 오체투지를 멈추지 않고 진행했었는데, 경찰은 제멋대로인 기준으로 방해했고, 한 시간이 넘게 방해를 받고서야 오체투지 행진을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경찰들이 집회를 하는 것으로 착각할 만큼, 집회참여자보다 몇 배나 더 많은 경찰대오가 나왔다. 집회방식에 대한 경찰의 고무줄 참견과 과잉대응에 오체투지행진단은 분노를 쉽게 가라앉히지 못했다. 그럼에도 경찰이 갈라놓은 양쪽 길에서는 고객센터지부 문선대가 ‘또다시 앞으로’ 투쟁가에 맞춰 절도있고 힘있게 몸짓을 선보이며 참가자들을 감동의 물결 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그 어떤 억압에도 지치지 않고 당당하고 단결된 모습으로 다시 길을 나설 수 있었다. ‘두 무릎을 땅에 꿇고, 두 팔을 땅에 대고 머리를 땅에 닿도록 절을 하는 행위’는 분명 쉽지 않은 고행이다. 몸을 낮추고 바닥을 기는 듯한 겸손한 몸짓은 사측을 향한 비열한 조아림, 읍소가 아니다. 노동이 존중받고 인간이 평등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결연한 의지의 표출이다. 오체투지는 차별, 착취, 탄압, 억압, 죽음이 판치는 노동의 현실과, 이윤만 쫓아 불안정노동을 만들어내는 자본의 세상을 향한 경고와 항의이자, 노동자 민중의 단결과 연대를 소망하는 간절함이었다. 3월 1일 2시, 국민건강보험공단 본사(원주) 앞에서는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가 ‘나와 우리의 내일을 위해 공공성을 살리고 차별을 철폐하는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 해고 없는 소속기관 쟁취의 날’을 선포하며 많은 연대자와 함께 공공성 강화와 차별 철폐를 위한 건보공단의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했다. 앞서 펼쳤던 ‘오체투지행진’에 이어 더 가열찬 투쟁을 다시 시작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조합원들과 함께 비정규직 철폐, 공공성 강화, 직고용 쟁취 바람을 담은 현수막을 만들었고 수백명 집회참여자와 함께 노래도 부르고 구호도 외치고 몸짓도 따라하며 공단거리를 신나게, 힘차게, 뜨겁게 ‘단 한 명도 포기하지 않고 해고 없는 소속기관 전환’을 요구하는 함성으로 물들였다.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이은영 지부장은 “우리 지부는 어떤 역경도 반드시 이겨내고 한 명도 빠짐없이 소속기관으로 전환되어 자부심 가지고 당당하게 일할 것이다. 우린 절대 흔들리지 않을 것이니 건강보험공단은 잘 지켜보고 있다가 우리가 승리를 거두는 날 모든 상담사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라며 건강보험공단의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했다. 부산지회 이영림 조합원은 ”처음엔 노조가 생기고 개선되는 게 확연히 눈에 보이니 이대로 처우와 임금이 개선된다면 힘든 정규직 전환을 위해 싸울 필요가 있나 라는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용역업체가 관리하는 한 상담사의 처우는 바뀔 수가 없다는 걸 투쟁하며 알게 되었다”며 건강보험공단이 소속기관 전환으로 공공성을 확보하고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을 위해 당장 책임있게 나설 것을 요구했다. 연대자로 함께한 세종호텔지부 허지희 사무장은 ”정리해고되고 나서야 우리 조합원들은 전 국민의 개인정보를 볼 수 있는 콜센터가 비정규직인 것을 알았다. 우리의 소중한 국민건강보험이 민간위탁업체에 맡겨져 콜수 경쟁을 한다는 것과 상담사들이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것을 알게 됐다”라며 정부와 건강보험공단이 비정규직 정규직화의 의지도 노력도 없음을 비판했다. 변혁적여성운동네트워크 빵과장미 김경미 활동가는 ”2022년 여성 임금 노동자의 시간당 임금은 남성의 70% 수준에 그친다. 같은 해 남성 비정규직 노동자는 30.6%인데 반해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는 46.0%라고 한다”며 여성가족부 조사를 인용해 더 많은 여성 노동자가 불안정한 일터에서 임금 차별, 처우 차별을 받으면서 일하고 있고, 그런 이유로 여성해방을 위한 여성파업에 동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명숙 활동가는 ”‘단 한 명도 포기할 수 없다’는 차별에 반대하는 구호이기도 하다고 생각한다. 공개채용, 시험이라는 것이 사실은 그동안 수년 동안 일해온 콜센터 노동의 가치, 노동자의 노력을 부정하는 차별적인 것임을 폭로하기 때문이다. 상담사 노동의 시간을 문제 몇 개로 재단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노동의 가치를 폄하하는 것이다”라며 공개채용 핑계를 대지 말고 상담노동자들의 노동을 인정하는 것이 공공기관의 역할임을 강조했다. 서울지회 송수진 조합원은 “제가 배운 노동조합의 정신은 ‘함께 단결하면 승리한다’이다. 여성으로 이뤄진 사업장이다 보니, 집회를 할 때마다 겁도 났었고 강하게 밀어붙이는 힘도 부족하여 매번 경찰과 공단직원들과 맞서게 되면 그들의 무력진압으로 주눅 들기가 일쑤였다. 하지만 연대와 단결로 주눅들었던 사기가 다시금 솟아났고 뭐든 이뤄낼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났다”며 승리를 위해 함께하겠다고 힘차게 다짐했다. ‘오체투지행진’부터 ‘소속기관 전환 쟁취의 날 선포’까지 ‘단 한 명도 포기할 수 없다!’는 한결같은 외침 속에서 상담노동자의 직접고용 쟁취가 공공성을 강화하고 차별을 철폐하는 길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 상담노동자들의 “단 한 명도 포기할 수 없다”는 외침은 너무나 올바른 노동자의 대의이다. 그 대의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함께 싸우자. *건강보험공단은 정규직전환 약속을 이행하라! *건강보험공단은 고객센터 상담사 고용안정을 보장하라! *해고 없는 소속기관 전환, 건강보험공단이 책임져라! *시간끌기 이제 그만! 건보공단은 조속히 전환을 완료하라! ※3월 7일 저녁 7시,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는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3.8 여성의 날 정신계승 파업전야 투쟁문화제'를 개최할 예정이다.2024-03-06 | 조회 5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