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여성파업 전야제] 더 이상 콜 받는 기계로 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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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신문

[3.8 여성파업 전야제] 더 이상 콜 받는 기계로 살 수 없다!

3.8 세계 여성의 날 정신 계승하여 차별과 불평등을 넘자!

  • 남정아
  • 등록 2024.03.08 09:28
  • 조회수 150

 

 

열악한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대규모 집회를 열었던 115년 전 1908년 미국 여성 섬유노동자들, 임금삭감에 저항하며 고공농성을 하던 1931년 일제강점기 평원고무공장 직공 강주룡, 그리고 2024년 단 한 명도 포기하지 않는 '해고 없는 소속기관 전환'을 외치는 국민건강보험센터고객지부. 장시간, 저임금, 고용불안, 비정규 일자리… 여성 노동자들은 100년이 넘는 역사 속에서 열악한 노동환경에 내몰려 차별과 불평등 최악의 피해자로 살아왔다. '공순이'라 불리는 청계천, 구로공단의 여공들 자리에 이제는 건보고객센터를 비롯한 상담사들이 있다. 세상이 발전하고 시대가 나아졌다고 하지만 가장 낮은, 불안정한 일자리는 여전히 여성 노동자들의 몫이다.

 

화장실 가는 시간, 점심시간에도 전화를 받아야 했고 아이가 아파 연차를 불허해 아픈 아이를 사무실 바닥에 눕혀 놓고 울며 전화를 받아야 했으며 인센티브 경쟁, 실적압박에 허덕이며 살아왔다. 노예같은 삶을 벗어나고자 목소리 높이고 꾸준히 투쟁해 왔지만 감정노동이 남긴 불안장애, 공황장애, 우울증 등의 정신질환에 시달리고 방광염, 신우신염, 각종 여성질환과 근골격계질환 등 질병을 일상으로 달고 사는 일이 허다하다. 여전히 출산휴가라는 기본 권리조차 눈치를 보며 사용해야 하는 현실이 분노스러울 뿐이다.

 

“더 이상 이렇게 살 수 없다!” 경쟁과 불안에 떨지 않고 동료들과 경쟁보다 협력의 관계를 만들고픈 건보고객센터지부는 3월 7일 오전 11시, 민주노총 12층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3.8 세계여성의 날 정신계승을 위한 하루파업 돌입을 선포했다.

 

"해고  없는 소속기관으로의 온전한 전환이 인간적인 요구가 실현될 수 있는 첫 시작점이고, 전화 받는 기계가 아닌 한 명의 당당한 여성 노동자로 살아가기 위한 첫 발"이라며 공공운수노조 김태인 사무처장은 건보고객센터지부 하루파업을 지지했다.

 

 

이은영 지부장은 "단지 우리만의 문제 해결을 위해서가 아니라, 여성이라서 비정규직이라서 차별받지 않는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파업에 나서는 확고한 의지를 밝혔다.

 

 

김금영 서울지회장은 전체 노동자의 95% 이상이 여성 노동자이고 이들이 갖는 아픔과 고통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며, 3.8 여성의 날의 상징인 '빵과 평화'의 의미를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고 했다. “18년간 함께한 일터와 내 동료를 단 한명도 포기할 수 없어, 피토하는 심정으로 서로의 손을 잡고 투쟁에 돌입한지 오늘로 벌써 128일”이라며 "윤석열 정부는 책임을 회피하고 노동조합 탄압, 노동자 죽이기에 혈안이 되어 있지만, 1917년 여성 노동자들의 파업을 기억하며 ‘다음소희’가 없는 그날까지 끝까지 싸워 나가겠다"고 파업에 나서는 포부를 밝혔다.

 

 

이경화 경인지회장은 "여성이 행복하지 않은 나라는 누구도 행복할 수 없다. 여성이 멈추면 세상이 멈춘다, 여성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고 우리의 현실을 바꾸자"라며 하루파업에 담는 의미를 강조했다.

 

 

같은 날 저녁 7시, 서울고동노동청본청 앞에서는 3.8 세계 여성의 날 정신계승을 위한 문화제가 함께 열렸다. '나의 일터와 삶을 지키는 투쟁'을 주제로 송수진 조합원은 내가 걸어온 일터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영순 조합원은 '아줌마, 50대 여자, 살림해본 사람이라는 사회 고정관념' 을 주제로 경력단절 여성에게 일터란 무엇인지 뼈아픈 경험을 쏟아냈다. 

 

 

'여성노동의 가치를 인정받는 투쟁'을 주제로 강혜지 조합원은 ‘나에게 고객센터란?’이란 질문 속에서 최저임금 이야기를 화두로 던졌다.

 

"공단은, 정부는, 자본은 여전히 동지들에게 동료의 어깨를 밟고 서라 합니다. 기계가 되라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기계가 아닙니다. 더 이상 소변을 참으며 일할 수 없습니다. 더 이상 허리끈을 조일 데가 없습니다. 더 이상 대출을 갈아탈 수도 없습니다." 사회주의를향한전진 정은희 활동가는 “여성이 멈추면 세상이 멈춘다!” “이제 우리도 자본가들에게 우리 몫을 되찾읍시다. 더 큰 싸움으로, 더 큰 연대로 우리가 인간답게 일할 수 있는 자리, 해고 없는 소속기관 전원 전환을 쟁취해냅시다. 여성 노동자들의 집단적인 싸움을 시작합시다. 단 한 명도 포기하지 않기 위해 여성파업에 함께합시다. 단 한 명도 포기하지 않는 세상을 위해 함께 싸웁시다!”며 하루파업에 나서는 건보고객센터지부 여성 노동자들과 연대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여성해방을 노래하며 여성파업을 준비하고 기다리는 여성 노동자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여성파업전야 문화제는 차가운 밤공기도 잊을 만큼 강렬했다. 전화기를 내려놓고 여성노동자의 힘으로 멈추는 세상을 맞는 내일, 그 설렘과 감동은 더 단단한 노동자로 거듭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 더 이상 콜받는 기계로 살 수 없다!

# 3.8 세계 여성의 날 정신 계승하자!

# 단 한 명도 포기하지 않는 해고 없는 소속기관 전환 쟁취하자! 

# 여성이 멈추면 세상이 멈춘다! 

# 여성파업으로 세상을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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