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여성뉴스 브리핑] 여성 노동자 숨진 빵 공장, 야구팬들 분노에 ‘크보빵’ 생산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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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신문

[주간 여성뉴스 브리핑] 여성 노동자 숨진 빵 공장, 야구팬들 분노에 ‘크보빵’ 생산중단

발행일_ 2025년 6월 3일

 

 

1. 여성 노동자 숨진 빵 공장, 야구팬들 분노에 ‘크보빵’ 생산중단

 

 

SPC삼립이 최근 발생한 노동자 사망 사고 후속 조처로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협업해 출시한 ‘크보빵’ 생산을 중단하고 안전 강화 활동에 나선다고 밝혔다. SPC삼립은 5월 29일 홈페이지에 대표이사 명의로 이 같은 내용의 ‘SPC삼립 안전사고 후속 조치’ 공지를 올렸다.

 

5월 19일 오전 2시 50분쯤 SPC삼립 시화 공장 크림빵 포장 공정에서 일하던 50대 여성 노동자 A씨가 냉각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졌다. A씨는 기계에 윤활유를 뿌리는 작업을 하다 참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몇 년 동안 SPC 계열사에서는 노동자 사망 사고가 잇따랐다. 2022년 10월 SPL 평택 제빵 공장에서 20대 여성 노동자가 소스 배합기에 끼여 숨졌다. 이후 불매 운동이 벌어지자 SPC 측은 3년 간 1,000억 원을 투자해 안전 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듬해 8월 SPC 샤니 성남 제빵 공장에서 50대 여성 노동자가 반죽 기계에 끼여 사망하고, 시화 공장 사고마저 발생하면서 안전 관리 체계에 구조적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참조 기사>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52914270001738?did=NA

 

 

2. 거대 양당 공약집에서 자취 감춘 ‘성평등’ 약속

 

 

거대 양당이 내놓은 대선 정책 공약에서 유독 성평등 정책이 뒷전으로 밀려나는 양상이다. 양당 공약에 대해 전문가들은 성평등 민주주의를 위한 국가 차원의 비전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은 21대 대선 정책공약집에서 여성 대상 공약 첫머리에 여가부를 성평등가족부로 확대·강화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여성계가 성평등 정책 과제로 꾸준히 요구해온 비동의 강간죄 도입, 낙태죄 보완 입법(임신중지 권리 보장), 차별금지법 제정 등은 이번에도 보이지 않았다.

 

국민의힘 정책자료집에서는 ‘성평등’이란 표현이 아예 등장하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에서 여가부 폐지를 공약하고 실제 이를 추진하기도 했으나, 이번엔 여가부 관련 공약을 내놓지 않았다.

 

<참조 기사>

https://www.hani.co.kr/arti/society/women/1199898.html

 

 

3. ‘유모차→유아차’ ‘육아휴직→육아몰입기간 …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결혼·출산 용어 바꾼다

 

사진 출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여성신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저출생 해소를 위해 결혼과 출산에 부정적 인식을 줄 수 있는 용어를 바꾸려 하고 있다. ‘육아휴직’은 ‘쉬고 온다’는 부정적 어감이 있어 ‘육아몰입기간’ 등으로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시댁’, ‘유모차’, ‘안사람’ 등 차별적 요소가 있는 일상생활 용어도 개선할 계획이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이하 저고위)는 지난 5월 29일 제13차 인구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결혼·출산 등과 관련한 부정적 용어 정비 △저출생 대응을 돕는 금융상품 사례 △정책 성과 평가 결과 △치매머니 관리 방안 △노인빈곤 대응 △수도권 집중 완화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저고위는 ‘육아휴직’을 ‘육아몰입기간’, ‘경력단절여성’을 ‘경력전환여성’, ‘난임치료휴가’를 ‘희망출산휴가’ 등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생활용어도 그 대상이다. 남성 중심적 언어라는 지적을 받아온 ‘시댁’은 ‘시가’로, 성 역할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표현인 ‘집사람’, ‘바깥사람’은 ‘배우자’로, 주 양육자를 엄마로 제안하는 표현인 ‘유모차’는 ‘유아차’ 또는 ‘영유아차’로 바꿀 예정이다. 저고위는 오는 6월 중 국민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를 거쳐 9월 정기국회에 관련 법을 개정하는 것을 추진하기로 했다. 법령 변경까지 시간이 걸리는 용어는 현장부터 먼저 바꿔가는 ‘병기·순화’ 방식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언어는 사람들의 인식과 태도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그런 점에서 저고위의 이번 계획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정착된다면, 결혼과 출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거둬 내고, 나아가 성평등 의식을 확산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기대된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 깊숙이 자리 잡은 가부장적 자본주의를 기반으로 한 제도적 성차별을 바꿔내지 않는 한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 전환과 성평등 확산을 근본적으로 이뤄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참조 기사>

https://www.news1.kr/economy/population-statistics/5798779

https://www.wome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62934

 

 

4. 6월, 자긍심의 달 세계 곳곳에서 행사와 시위 이어진다

 

 

6월, 성소수자 자긍심의 달(프라이드 먼스, LGBTQ Pride Month)을 맞아 세계 곳곳에서 행사와 시위가 개최되고 있다. 올해 프라이드 먼스는 미국 트럼프를 위시한 극우 세력이 국제적으로 영향력을 미치며 성소수자, 특히 트랜스젠더를 혐오하고 탄압하는 가운데 맞고 있어 평등과 인권을 위한 저항의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커질 전망이다. 성소수자 자긍심의 달은 1969년 6월 뉴욕에서 발생한 스톤월 항쟁에서 유래한다. 이 항쟁은 경찰의 괴롭힘과 차별에 맞선 저항에서 촉발된 LGBTQ+ 인권 운동의 전환점이다.

 

미국은 이번 프라이드 행사를 트럼프의 성소수자, 특히 트랜스젠더 혐오와 탄압에 반대하는 투쟁의 메시지를 담아 전국의 도시에서 행진을 비롯한 다양하게 펼칠 계획이다. 주요 도시의 일정을 보면, 6월 첫 주에는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뉴욕, 샌프란시스코에서 행진이 열리고, 다음 주에는 필라델피아, 6월 14일에는 뉴올리언스, 6월 21일과 22일에는 시카고, 그리고 6월 28일과 29일 주말에는 뉴욕에서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워싱턴D.C에서 격년으로 열리는 ‘월드 프라이드’ 국제행사는 5월 31일부터 3주간 진행된다.

 

태국 방콕에서는 6월 1일 프라이드 행진이 개최되었다. 태국은 올해 초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하여 어느 때보다 밝고 활기찬 분위기의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일본 도쿄에서는 6월 8일, 캐나다 토론토에서는 6월 27~29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는 6월 22일, 프랑스 파리에서는 6월 28일에 프라이드 행사가 열린다. 영국 런던 프라이드는 7월에 행사가 계획되어 있다. 한국에서는 6월 7일 대전퀴어문화축제, 6월 14일 서울퀴어퍼레이드가 예정되어 있다.

 

극우 총리가 프라이드 행진에 금지령을 내린 헝가리에서는 6월 28일 성소수자 행사금지 탄압법에 항의하는 행진이 개최된다. 이탈리아에서는 로마, 밀라노 등지에서 6월 1일부터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최근 이탈리아 헌법재판소가 체외수정으로 아이를 출산한 동성 부부에게 이성애 부부와 동등한 법적 권리를 보장했다. 이는 유럽에서 극우 정치세력의 성소수자 혐오 선동을 제어하는 데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6월 성소수자 자긍심의 달, 세계 곳곳에서 성소수자를 향한 혐오와 차별 금지, 평등을 향한 저항의 무지개가 떠오르고 있다.

 

<참고 기사>

https://apnews.com/article/when-pride-month-2025-lgbtq-june-nyc-7e8e42f98e71a1af9f33aa2e2640a93a

https://www.theguardian.com/world/2025/jun/01/far-right-weaponising-lgbtq-rights-in-europe-to-sow-division-campaigners-say

 

 

5. 이란 국가안보회의, 의회에 히잡법 시행 보류 지시

 

 

이란 국회의장 모함마드 바게르 갈리바프가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측에 의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히잡 관련 법률 시행을 유보하라고 지시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이란 헌법 제176조에 따라 국가안보와 관련된 문제에 있어 최고국가안보회의가 상위 권한을 갖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이런 종류의 지시가 내려질 경우, 국회의장은 법적으로 이를 시행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가정 보호 및 정숙과 히잡 증진법’이라는 명칭의 해당 법안은 2023년 12월 국회를 통과했지만, 내부의 이견과 국내외의 광범위한 반발로 인해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다. 유엔은 이 법안에 대해 “성별에 따른 아파르트헤이트(차별정책)”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 결정은 해당 법을 즉각적으로 시행하려는 초강경 보수 세력과, 사회 불안을 피하려는 국가 기관 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몇 달 동안, 강경파와 종교적 자경단체들은 법 시행을 요구하며 국회 앞에서 연좌 농성을 벌이는 등 압박을 가해왔다. 일부 시위는 경찰에 의해 해산되기도 했다.

 

2025년 5월 22일, 이란 남부 항구 도시 반다르아바스에서 시작된 트럭 운전사들의 전국적인 파업이 전국 31개 주 155개 도시로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배계급이 노동자민중의 분노를 달래기 위해 여성의 히잡 단속을 그 유화책으로 쓰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법률이 공식적으로 시행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당국은 다른 방식으로 히잡 규제를 추진하고 있다. 3월 말 이후, 테헤란, 시라즈, 이스파한의 여성들은 감시 카메라 영상으로 히잡 위반이 적발됐다며 문자 경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활동가들과 디지털 권리 전문가들은 이러한 경고가 인공지능 기반의 얼굴 인식 시스템에 의해 이루어지며, 이는 정부의 신원 정보 데이터베이스와 휴대전화 정보와 교차 분석된다고 주장했다.

 

<참조 기사>

https://www.iranintl.com/en/202505252480

 

 

6. 이탈리아, 14세 소녀 잔혹 살해 사건에 충격

 

 

이탈리아 나폴리 인근 아프라골라에서 소녀의 시신이 버려진 채 발견되었다. 이후 19세 남성이 나폴리 외곽 마을 아프라골라에서 14세인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사실을 자백했다. 이 살인 사건은 2016년 10월 29일 발생했으며 당시 이탈리아 전역은 충격에 빠졌다.

 

2025년 5월 28일, 아프라골라의 폐건물 옷장 안에서 또다시 14세 소녀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소녀는 19세 전 남자친구에게 무참히 살해되고 유기된 것이다. 경찰은 19세 남성 알레시오 투치를 살인과 유기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투치는 경잘 조사에서 “(이별한 후) 다시 만나주지 않으려 해서 돌로 내리쳤다”고 진술했다. 여성에 대한 폭력과 페미사이드(여성 살해)로 이탈리아는 또 한 번 충격과 분노로 일렁였다.

 

가부장적 전통이 강한 이탈리아에선 페미사이드가 심각한 사회문제다. 올해 들어서만 여성 살해 사건이 이미 16건 이상 발생했다. 그중 상당수가 전 남자친구, 남편, 연인에 의해 벌어졌다. 약 6주 전에도 이틀 간격으로 여대생 2명이 잇따라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해 큰 파장을 낳았다.

 

이탈리아 여야 대표들은 한 목소리로 “정쟁을 멈추고 젠더 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라 전체가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여야 대표들이 일치된 목소리를 낸 것은 거의 처음이라고 한다.

 

한편 여성가족부 조사에 따르면 최근 한국에서는 배우자나 파트너 관계에서 발생하는 ‘비치명적 목조름’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치명적 목조름은 ‘목 부위를 압박해 일시적인 호흡곤란을 일으키지만 피해자가 사망에는 이르지 않는 행위’를 말한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목조름이 피해자의 생명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신호라며 제도적 대응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행위가 단순한 폭력을 넘어, 피해자가 죽음에 매우 가까워졌음을 경고하는 위험 신호라고 강조하며 법과 제도를 통해 실효성 있는 보호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젠더 폭력을 둘러싼 법과 제도의 정비는 절실하다. 나아가 관계 맺음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평등한 성인식을 다지기 위해 가부장적 자본주의의 굴레를 벗어날 좀 더 근본적인 노력이 시급해 보인다.

 

<참조 기사>

https://www.wantedinrome.com/news/italy-afragola-brutal-murder-girl.html

https://www.wome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62627

 

 

[여성 뉴스 브리핑 X]

http://x.com/Wo_newsbrief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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