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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살지원 대학에 자유·정의·진리는 없다!
고려대학교와 이스라엘 및 팔레스타인 학살지원 기업 간 협력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기사입력 2024.10.07 16:08 | 조회 403
지난 10월 4일 오후 2시, 고려대학교 본관 앞에서 학생사회주의자연대 고려대모임, 고려대학교 소수자인권위원회 등 고려대 학내 8개 단위와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가 공동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학살지원 기업에 대한 고려대학교의 협력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공동주최 단위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활동가, 고려대학교 팔레스타인 연대동아리 쿠피예(KUfiya) 회원, 고려대 청소/주차/경비 노동자들이 소속된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고려대분회 조합원 등 30명에 가까운 인원이 참여했다.
기자회견 참여자들은 이스라엘이 2023년 10월 7일 이래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이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으며 학교, 대학 등 교육시설이 파괴되는 상황에서 고려대학교가 이스라엘 대사관, 대학을 비롯한 이스라엘 국가기관과의 협력을 중단하고,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거주지를 파괴하는 HD현대 등 방산 기업과의 산학협력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고려대 소수자인권위원회 소속 김다희 활동가는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동시대적으로 일어나는 집단학살의 목격자로서,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극을 막을 책임을 공유”하고 있으며, 고려대학교가 이스라엘 및 학살지원 기업과 연루된 이상, “집단학살 아래 ‘혁신’도 ‘비전’도 ‘발전’도 없다”며 고려대 당국의 즉각적인 이스라엘 협력 중단과 학생들의 행동을 촉구했다. 고려대학교 생활도서관 권세연 활동가는 “학교가 ‘교육으로 나라를 구하는 세계 속의 고려대학교’라는 교육이념을 배반하고 있지 않은지 돌아봐야 한다”고 기자회견문을 빌려 고려대학교를 규탄했다.
팔레스타인평화연대 유지 활동가는 이스라엘의 학술, 첨단 산업분야의 혁신성과 ‘스타트업 국가’라는 이미지가 “팔레스타인 점령과 이들 주민들에 대한 권리 박탈 상황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이를 경제적 수입과 정치적 자원으로써 활용”한 결과이며, “고려대학교를 포함한 국내 학술기관 역시 이스라엘과의 학술, 기술 교류에 대해 전면적으로 제고하고 국제법을 포함한 보편적 인권의 원칙에 따라 행동”해야 함을 강조했다.
고려대에 재학 중인 팔레스타인 유학생도 익명으로 발언을 전하며 1948년 나크바(이스라엘 건국과 동시에 진행된 팔레스타인 원주민 집단학살과 대규모 강제추방) 이래 “팔레스타인에서 살고있는 팔레스타인인들이 매일 위험에 처해” 있고, “팔레스타인을 아직 가보지 못한 팔레스타인인들은 매일 우리의 나라를 그리워하면서 살고 있다”며 이스라엘과 협력하는 기업에 대한 보이콧 등 연대를 호소했다.
HD현대건설기계 사내하청업체 서진ENG 해고노동자인 동시에, 울산에서 HD현대건설기계의 대이스라엘 굴삭기 수출에 맞선 투쟁에 앞장서고 있는 변주현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 선전편집부장도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해 HD현대, 한화 등 집단학살 공범기업과 고려대가 협력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었다. 변주현 선전편집부장은 HD현대건설기계 노동자들이 만든 굴삭기가 팔레스타인 마을을 파괴하고 부수며 팔레스타인인들을 죽이는 전쟁범죄에 사용되는 것에 대해 HD현대건설기계 노동자로서 자괴감이 들며, 유엔총회결의안에는 ‘이스라엘의 불법점유에 회사 및 단체가 지원하거나 유지하는 활동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되어있지만 이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는 HD현대건설기계에 맞서 노동자들이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고 엄호해야 한다며, 노동자와 학생이 함께 팔레스타인에 연대하여 투쟁해야 한다는 결의를 밝혔다.
기자회견 참여자 일동은 기자회견을 마무리하는 퍼포먼스로 고려대학교 본관이 인쇄된 판넬을 하나씩 넘기며 고려대학교의 이면에 감추어진 팔레스타인 집단학살 공범행위를 규탄했다. 김동원 총장과 아키바 토르 전 주한이스라엘 대사의 면담 장면을 촬영한 사진, 팔레스타인 거주지 파괴에 사용된 HD현대 굴삭기와 이스라엘에 협력중인 HD현대, 한화 로고가 인쇄된 사진, 파괴된 가자지구 대학과 함께 팔레스타인 점령과 학살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히브리대학, 텔아비브 대학 등 이스라엘 대학 로고가 인쇄된 사진이 하나씩 공개되는 가운데, 참여자들은 ‘Free Palestine’, ‘Israel you can’t hide‘, ’고려대도 공범이다! 학살지원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을 외면하는 고려대학교를 향한 분노를 보여주었다.
기자회견 종료 후, 참여자 일동은 고려대학교 총장 면담요청서 및 공개서한을 가지고 총장 면담을 요구하러 본관 진입을 시도했으나, 고려대 당국은 본관 현관을 봉쇄한 채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이에 여러 차례 구호를 외치고 문을 두들기며 항의행동을 진행한 후에야 총장이 아닌 본관 상주 직원이 나와 문틈으로 공개서한을 수령했다. 이미 기자회견 수일 전 고려대학교 당국은 이스라엘과의 협력 정황을 확인할 수 있는 자교 홈페이지 내 ‘총장동정’페이지를 폐쇄하고 외부 접근을 차단한 바가 있다. 기자회견 참여자 일동은 이와 같은 고려대학교 당국의 무성의·무책임한 태도에 맞서 고려대학교 당국이 팔레스타인 학살공범 행위를 중단하라는 요구를 수용할 때까지 대학구성원 연서명 등 공동의 대응을 이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