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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교육자적 양심을 짓누르는 탄압을 멈춰라!

학교폭력 공익제보 교사 부당전보 철회하고, 공익제보 교사와 피해 학생 보호하라!

기사입력 2024.03.01 09:23 | 조회 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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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27일 오전 10시, '공익제보교사 부당전보철회 대책위원회' 는 서울시 교육청 앞에서 '학교폭력 공익제보 교사 부당전보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책위에는 공익제보 교사에게 행정폭력을 가한 서울시교육청을 규탄하며, 하루빨리 부당전보를 철회해 공교육을 정상으로 돌려놓기를 원하는 교사, 보호자,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말하는 ‘공존’

     

    오랜 시간 학교 안에서 지속적이고 광범위하게 벌어져 온 학교폭력 사안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다 교육청에 공익제보로 해결지원을 요청한 교사에게, 학교는 표적전보, 보복전보, 부당전보를 실시했다. 피해를 호소하는 학생들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눈감지 않은 것이 죄가 되어, 행정폭력 피해자가 된 교사는 서울시교육청이 이 사안을 책임지고 해결할 것을 요구하며 2월 27일까지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37일째 투쟁 중이었고, 이 날부터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다양성이 꽃피는 공존의 혁신미래교육'이라는 교육청 건물에 크게 써 있는 글귀가 무색하게, 부당전보된 교사는 37일 동안 단 한 번도 교육감을 만나지 못하고 있다.

     

     

    공익제보교사를 대하는 교육청의 응답은 ‘부당전보’

     

    작년 6월쯤 학생 상담 중에 학생들 사이에서 성폭력이 2년 동안이나 진행되어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지혜복 교사는 즉시 학교장에게 이를 알렸다. 사건 신고가 접수돼 성폭력 가해 학생들에 대한 조사가 진행됐다. 하지만 조사 과정에서 피해 신고 학생들의 신원이 유출되었고, 별다른 보호책 없이 공개적인 조사가 반복적으로 일어났다. 피해 학생들이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되면서, 성폭력 사안은 제대로 해결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가해 학생들과 그 친구들의 2차 가해가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매우 심각하게 뒤따랐고, 피해신고 학생들이 두려움에 떨어야 하는 심각한 인권침해 상황이 발생했다.

     

    지혜복 교사는 서울시교육청에 이 사안에 대한 민원을 넣었고, 중부교육지원청(이하 중부청) 통합지원센터가 학교로 특별장학을 나왔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학생 면담은 전혀 하지 않고, 일부 교사만 면담 후 고작 몇 시간 정도를 교장실에 머물다 돌아갔다. 이후 중부청 통합지원센터는 성폭력 조사과정에 별다른 문제점이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고, 많은 학생이 피해를 호소했던 문제들은 없던 일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지혜복 교사는 포기하지 않고 전교조 서울지부 여성위원회와 함께 적극 항의하고 거듭 탄원을 반복했다. 그 결과 작년 10월쯤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터(이하 인권센터)에서 학생 인권침해 상황에 대해 본격적으로 조사를 시작했다. 12월 말쯤에는 인권센터 권고 조치가 학교에 공문으로 통보되었다. 인권센터 권고를 통해 피해 학생들에게 가해졌던 인권침해 사실이 대부분 밝혀졌다. 그러나 인권센터 권고 조치조차 학교는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그리고 권고문을 받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려, 피해 학생들과 보호자들은 모두 체념하고 포기해 버린 상태였다. 학교는 도리어 피해 학생들의 인권침해 사실을 밝히려고 노력했던 교사를 부당하게 쫓아내고 있다.

     

     

    과감하게 은밀하게 치밀하게, 절차만 갖추기

     

    지혜복 교사는 사회과 교사이다. 그런데 A중학교는 2024년도 교사 정원 감축을 실시할 때, 역사과 한 명이 과원 상태임에도 불구하고,(역사과 3명, 사회과 2명) 역사과가 아닌 사회과 교사의 전보를 결정했다. 이 경우 사회과 교사 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역사교과 전공교사가 대신 사회교과를 수업해야 하는 일이 벌어진다. 모든 중학교에서 역사과와 사회과는 독립된 교과목으로 수업 시수 배치부터 교과운영 계획, 평가까지 분리하여 운영한다. A중학교에는 2024년도 교육과정 운영에 사회교과 전공교사 2명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과 교사를 필수인원에 미달하는 1명으로 줄이면서까지, 공익제보 교사를 특정해 전보결정을 내렸다. 과원인 역사교과 교사는 그대로 두고서 말이다. 이 과정도 당사자 동의 없이 전보 서류를 일방적, 강제적으로 중부청에 제출한 부당한 행정이었다. 공익제보자를 쳐내기 위해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을 훼손하는 결과를 만든 것이다.

     

    이런 학교의 행태를 뒷받침하기 위해, 중부청은 그동안 독립되어 있던 사회교과와 역사교과 전보 현황을 올해는 갑자기 하나로 합쳐서 기재해 각각 교과 전공자들을 마구 뒤섞어 전보 발령을 내도록 만들었다. 이는 ‘2024년 중등교사 및 전문직 인사원칙’ 제4조(전보) 5항에 따라 교과별 수급 상황에 따라 전보해야 하고, 원칙적으로 역사 전공자는 역사교과로, 일반사회와 지리 전공자는 사회교과에 배치한다는 원칙에 어긋난다.

     

    게다가 중부청을 제외한 서울의 모든 교육지원청에 공시된 ‘2024년도 전보 현황표’에는 사회교과와 역사교과 전보 현황을 모두 다 분리하여 배치하였다. 더구나 중부청 또한 2023년도까지는 이를 분리 배치하여 전보 작업을 진행했다. 특정인을 선정해 전보시키기 위해 학교장과 중부청이 함께 머리를 맞대었다는 합리적 의심을 하게 된다.

     

    권한만 갖고 책임은 떠넘기는 교육청

     

    A중학교 역사, 사회 교사들은 2차례의 교과협의회를 거치면서 비정기 전보대상자 결정을 위한 원칙적 회의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례적으로 학교장, 교감이 개입해 교과협의회 장소를 교장실로 변경하고 직접 협의에 관여하였으며, 지혜복 교사가 참석하지 못한 상황에서 공익제보교사인 사회 교사를 전보 대상자로 결정했다.

     

    이렇게 졸속적, 비원칙적, 비민주적 개입을 인지하면서도 서울시교육청은 공익제보자 부당전보 발령을 2월 2일 발표했다. 그리고 “학교에서 내린 결정이라 개입할 수 없다”는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 중부청은 중학교 전보 권한을 위임받은 기관이라 서울시교육청에서 그 권한을 침해할 수 없다고 한다. 뒷짐만 지고 있는 것을 넘어서 오히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에서 결정하였으므로 부당전보를 받아들이고 이동하라고 강요한다. “서울시교육청이 국가교육과정을 바탕으로 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문제점을 바로잡아야 한다”라고 부당전보 통보를 받은 지혜복 교사가 한 달이 넘도록 찬바닥에서 요구해 왔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다.

     

    불의가 법일 때 저항은 의무

     

    전교조 서울지부는 2월 3일 ‘공익제보교사 인사불이익 금지 법령 위반한 서울시교육청의 부당전보 강행 규탄한다!’는 성명서를 통해 ‘공익제보자 보호 관련 법령은 "전보, 전근, 직무 미부여, 직무 재배치, 그 밖에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인사조치" 등 인사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익제보자를 교과 정원 감축 과정에서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부당하게 전보 조치하는 것은 명백한 인사불이익이며 이는 관련 법령 위반이다.’라고 밝혔다. 또 ‘학생과 교사의 권리 신장을 위해 애써야 할 교육청이, 학교 내 인권침해 상황을 개선하고 학교 문화를 바꾸기 위해 노력한 교사를 피해 상담 학생들로부터 격리시키는 것이다.’라며 공익제보자 보호를 위한 법령을 위반하고 학생과 교사 보호를 포기한 서울시 교육청을 규탄하고, 하지만 3월 개학 전까지 서울시 교육청이 오류를 바로잡을 기회가 있으니 그 안에 부당행정을 시정할 것을 요구했다.

     

    2월 27일 서울시 교육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교조 서울지부 최은경 부지부장은 “학교 내 성평등한 문화를 만들고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학교와 교육청에서 발생한 일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부당전보를 바로잡는 일은 학교 내 성폭력 사안을 바로잡을 수 있는 서울시교육청의 마지막 기회”이자 “피해 학생에게는 의지할 수 있는 선생님을 돌려주는 것”이고, “A학교 교직원들에게는 부당한 일에 목소리 내고 피해자의 편에 서는 일이 정당함을 밝혀서 학교 민주주의를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교육청이 본연의 책임을 다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박은경 대표는 “인권센터는 피해 학생 보호에 더 노력하고 공익제보교사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조치를 해야 할 것”이며 “인권센터 권고사항을 성실히 이행할 것을 약속하고 선생님이 다시 A중학교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임을 강조했다. 부당전보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보고만 있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보란 현장교사는 ”학교나 교육지원청의 잘못된 교육 행정을 바로잡는 것은 누구의 역할인지, 노동자가 구성원에게 일어난 폭력과 피해 사실 조사 과정에서 벌어진 인권침해에 대한 시정을 요구했다는 이유만으로 노동 현장에서 내쫓기는 사회는 과연 안전한 사회인지, 노동자가 노동 현장에서 아무런 법적, 제도적, 행정적 보호조차 받지 못하고 피해당사자와 동시에 2차, 3차적인 폭력에 노출이 되는 사회는 과연 정의로운 사회인지?“ 물음을 던졌다.

     

    또한 ”해당 학교 교감과 교장, 서울시 교육청은 이러한 조직적인 불의를 저지른 가해 당사자“이고 이는 “사용자 입장의 학교 관리자, 교육 관료 조직, 서울시 교육감의 보신주의, 이해관계뿐만 아니라, 가부장적 비민주적 성차별적 학교 문화로부터 절대로 자유로울 수 없음”을 명백히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슬픔과 분노를 넘어 투쟁으로!

     

    지혜복 교사는 “홀로 남겨질 학생 피해자를 생각하면 가장 가슴이 아파온다”며 “학생들이 용기내어 신고하는 일이 은폐되고 오히려 피해를 입고 위축되어 체념하는 일이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며, 함께 문제 해결에 나선 교사를 부당한 기준으로 전보하는 일도 일어나서는 안 될 것입니다“라며 기자회견에서 지금의 심정을 토로했다. “때때로 슬픈 감정이 올라오고 고통스러우며 지쳐있지만, 힘을 내어 해결될 때까지 학교에서 남은 임기 동안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함께 공감하고 함께 싸워주고 계신 동지들을 보며 다시 힘을 냅니다. 다들 제가 쓰러질까봐 걱정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쓰러지지 않도록 몸을 챙기며 제가 할 수 있는 한 끝까지 싸워보겠습니다. 동지들의 사랑과 연대에 승리로 보답하겠습니다. 끝까지 투쟁하여 꼭 승리하겠습니다. 투쟁!” 끝까지 질기게 당당하게 투쟁할 것을 다짐하고 결의하는 지혜복 교사의 목소리는 함께하는 모든 사람들 마음에 깊고 강한 울림을 남겼다.

     

    ’교육감 면담요구서‘ 조차 받기를 망설이며 한 시간을 넘게 출입문을 걸어 잠그고 기다리게 하는 교육청, 신고한 집회를 불법으로 몰아가며 험악한 분위기를 만드는 경찰들, 그리고 이런 교육청 행태에 항의하는 학부모까지 연행하는 만행은 오늘날의 기막힌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한 교사는, 교육청과 학교가 저지른 불의에 저항하는 시민들이 한순간에 불법의 존재가 되어 끌려나가는 것을 보면서, 공익제보로 행정폭력을 당한 피해교사가 교육청 문 앞에서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는 모습을 보면서, "질서라는 이름으로 권력에 의해 존재의 빛을 지우는 일은 국가 공권력에 의한 폭력이다. 교육감 면담요구서를 전달하는 것이 이리도 어려운 일인가?"라고 질문하며 길바닥에 앉아 일어나지 못하고 한참을 울었다.

     

    교사의 양심을 보호하라

     

    교육자적 양심을 억누르며 행정폭력으로 교사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서울시교육청은 이제 탄압과 횡포를 멈추고 책임있는 자세로 응답해야 한다. 더 이상은 피해 학생들에게, 공익제보 교사에게 상처를 남겨서는 안 된다.

     

    어이없는 행정폭력에 억울하고 답답한 교사는 이제 철야농성을 시작했다. 점점 더 많은 교사, 학생, 보호자들, 그리고 노동시민사회가 서울시교육청을 주목하고 있다.

     

    지금의 교육청에 ‘교육혁명’까진 바라지도 않고, 기대하지도 않는다. 교육청이 최소한 피해 학생들과 교사를 보호하며 교육적 양심을 지킬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우리는 지혜복 교사와 함께 투쟁해나갈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공익제보교사 부당전보를 즉각 철회하라!

    서울시교육청은 공익제보교사에 대한 인사불이익 즉각 철회하라!

    서울시교육청은 교사 전보 내신 인사원칙을 지켜라!

    서울 교육청은 공익제보교사와 피해학생을 보호하라!

     

    2월 27일 저녁부터 지혜복 교사는 서울시 교육청 앞에서 철야농성을 시작했다.

    (3월 5일 기준, 철야농성 대신 아침부터 저녁까지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선전전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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