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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팔레스타인 전쟁 75년

칼리드 알가사니
기사입력 2023.11.15 12:33 | 조회 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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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UNDP

     

    (편집자 주 - 사회주의를향한전진은 지금의 팔레스타인 상황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기존에 친분을 갖고 있던 중동 출신의 해외 사회주의자에게 글을 부탁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아랍 공산주의 활동가이자 노동운동 연구자"로 스스로를 소개하는 칼리드 알가사니가 자신의 관점을 보여주는 글을 보내와 여기에 소개한다. 우리의 요청에 호응해 준 필자에게 감사드린다.)

     

    역사에는 수많은 대량 학살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마도 가장 추악한 학살은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도록 생중계되는 학살일 것입니다. 팔레스타인, 특히 가자지구의 상황이 그렇습니다. 이스라엘 점령군은 다른 제국주의 강대국들로부터 부여받은 면죄부를 갖고 행동합니다. 인도주의 단체들은 너무 소심해서 팔레스타인에 있는 자기 직원들이 이스라엘군에 의해 살해당하는 동안에도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합니다. 이스라엘군이 병원, 학교, 구급차를 폭격하고 병원에서 민간인을 무차별 총격했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저 인도주의적 재난의 "위험" 또는 전쟁 범죄의 "위험"이 있다는 정도로 상황을 설명할 뿐입니다. 우리 모두는 국제법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벌어진 사실들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상황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이스라엘이 더 대담하게 팔레스타인 민중에 대한 집단학살을 계속하도록 만든다는 것도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집단학살은 충분히 끔찍한 일이지만, 그것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이미 모든 생활필수품에 대한 접근을 제한당하고 가자지구 안팎으로 이동할 자유를 빼앗긴 채 스포츠를 하듯이 태평스럽게 자행하는 폭격에 시달리면서 가공할 포위를 겪어왔다는 사실은 집단학살을 더욱 잔인하게 만듭니다. 가자지구에 살고 있는 많은 이들은 75년 전인 1948년 인종 청소가 시작되면서부터 난민이 된 사람들입니다. 지금 집단학살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피난을 가고 있지만, 그들은 여전히 포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깨달아야 할 것은 이 전쟁이 단순히 팔레스타인인들을 겨냥한 전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전체 노동자계급을 겨냥한 전쟁인데, 팔레스타인의 권리는 노동자계급에게 핵심적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팔레스타인 해방의 대의는 아라비아만, 이라크, 레반트, 이집트, 북아프리카의 모든 아랍 혁명가들에게 항상 정치적 나침반이 되어 왔습니다. 아랍 공산주의자들은 일찍부터 군주제와 파시스트 정부로부터 자신들이 해방되는 것은 이스라엘 점령으로부터 팔레스타인이 해방되는 것과 동의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했습니다. 이 점은 아랍 정부들이 페가수스 스파이웨어 같은 이스라엘의 기술을 구매하여 아랍 노동자계급과 국내외 반체제 인사들을 탄압하면서 더욱 분명해졌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미국의 노동자계급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 경찰이 정기적으로 이스라엘에서 훈련받은 후 미국으로 돌아오면서 반흑인, 반무슬림 인종차별주의를 가지고 오기 때문입니다.

     

    그 인종차별은 지금 이스라엘 아기 40명이 참수당했다는 거짓 보도를 토대로 최소한 4,000명의 팔레스타인 아기와 어린이들이 사망할 때까지 폭격과 병원 에너지 차단을 통해 집단학살을 지속해야 한다고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거품을 물고 떠들도록 허용하는 것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지금 양비론을 편다면, 어느 때보다 부끄러운 일입니다. 심지어 죽는 경우에조차, 이스라엘 군인들은 장례식을 치를 수 있는 특권을 누리는 반면,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공동묘지에 묻히는 것만으로도 행운일 수 있습니다. 많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이스라엘의 백린탄이나 기타 금지된 대량살상무기 사용으로 땅에 누운 채 죽어가고 있습니다. 인도주의 단체들은 이것을 언급하기를 매우 꺼려하지만, 이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들이닥친 보건 재앙의 일부일 뿐입니다.

     

    이것은 정착민 식민지 형태로 나타난 자본주의와 백인 우월주의의 작품입니다. 이를 보는 사람들에게 과제는 분명합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해야 합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테러 국가에 어떤 방식으로 저항할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사람들이 어떤 국가에 살아야 할지는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적어도 지금 상황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는 그렇습니다. 우리 모두는 저항 운동이 매 단계마다 올바른 선택을 하고 올바른 방법을 채택하기를 바랄 수 있습니다. 운동이 항상 올바른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니며, 올바른 정치가 없으면 압제자에 맞서 싸우는 데 실패하고 해방을 향한 전망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이스라엘 점령과 집단학살 전쟁의 잿더미에서 떠오를 팔레스타인 국가가 사회주의 국가가 되기를 희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것을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연대의 조건으로 강요한다면, 이는 둔감하고 거들먹거리는 태도가 될 것입니다.

     

    진정한 연대는 기생하는 권력의 손아귀에서 고통당하는 노동자계급 인간을 보는 데서부터 출발합니다. 이 인간은 우리와 매우 다른 종교적 신념이나 문화적 관점을 가지고 있을 수 있으며, 그들의 정치는 우리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상상을 뛰어넘는 가혹한 인간적 조건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 계급 안에서도 그런 격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의 의무는 이 제국주의 전쟁에 맞서 팔레스타인 민중들을 지지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노력을 통해 우리는 모든 종류의 억압에 맞서 싸울 힘을 키울 수 있습니다: 반아랍 혐오, 이슬람 혐오, 동성애 혐오, 반유대주의, 가부장제, 그리고 가장 확실하게 자본주의에 맞서 싸울 힘 말입니다.

     

    자유 팔레스타인을 위해!

     

    칼리드 알가사니

     

    번역: 양준석

     

    사진: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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