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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혼란에 빠진 빅 테크: 자본주의의 주요 성장 엔진이 멈추다

1990년대 후반 닷컴 버블 붕괴 이후 최악의 위기에 직면한 IT산업은 혼란 상태다.

기사입력 2023.05.20 11:42 | 조회 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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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됨_실리콘밸리 뱅크 파산.jpg

    (IT 스타트업의 절반이 이용하는 은행이었던 실리콘밸리 뱅크가 지난 3월 10일 파산했다) 사진=NPR

     

    - 케이샤 테일러, 에디 맥케이브 

    2023년 3월 30일 

     

    1990년대 후반 닷컴 버블 붕괴 이후 최악의 위기에 직면한 IT산업은 혼란 상태다. 주가는 큰 폭으로 변동하고 이윤은 축소됐으며 수십만 명의 노동자가 해고됐다. 미국의 IT 기업들은 2022년에 해고를 649% 증가시켰으며, 전 세계적으로 161,411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2023년에는 첫 3개월 동안 155,462명이 해고되었으며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202210월 일론 머스크가 440억 달러에 트위터를 인수한 후, 트위터 직원들의 상황이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머스크는 자신의 터무니없는 금융 거래를 만회하기 위해 인력을 절반(3,700)으로 감축하는 결정을 내렸고, 남은 직원들에게 '하드코어한' 업무 환경에 전념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많은 직원이 이 제안을 거부하고 자진 퇴사하여, 트위터에는 전체 인력의 30%만 남게 되었다. 다른 유명 대기업들도 비슷한 비용 절감 조치를 취하고 있다. 11월 이후 Amazon27,000, Meta21,000, Google의 모기업인 Alphabet12,000, Microsoft1만 명을 감원했다. 수천 개의 소규모 테크 기업들도 규모를 축소하고 있으며, 많은 스타트업이 파산하고 있다.

     

    빅 테크 위기는 자본주의 경제 전반의 위기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이며, 이는 최근 일련의 은행 파산, 특히 "벤처캐피탈의 지원을 받는 IT 스타트업의 거의 절반이 이용하는 은행이 된" 실리콘밸리 은행의 파산에서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지는 전했다. IT 및 금융 분야의 위기는 공급망 붕괴를 비롯한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제국주의적 긴장의 심화, 기후 변화, 수년에 걸친 빈혈성 성장과 이윤율 하락 등 자본주의 경제의 여러 다른 문제로 비롯된 산물이며, 인플레이션의 악순환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는 전 세계 중앙은행의 정책에 의해 강화되고 있다.

     

    지난 15년 동안 IT 부문의 호황은 저금리와 이로 인해 부추겨진 투기로 인위적으로 부풀려졌다. 많은 IT 기업의 성장은 (그리고 심지어 그 존립은) 실질적인 수익성이 없는 상황에서 값싼 신용에 의존해 왔다. 이러한 신용이 없다면 이들 기업은 지위를 유지하는 게 (경우에 따라서는 그저 생존하는 것조차) 매우 힘겨울 것이며, 오늘날 우리가 목격하는 기업들의 다운사이징은 그러한 사실이 처음으로 공공연하게 드러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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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Greater Pacific Capital

     

    빅 테크의 급부상


    의심할 여지 없이 이 위기는 IT 분야뿐만 아니라 자본주의 시스템 전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IT 산업의 시장 가치는 약 52,000억 달러로 전 세계 GDP5%에 달한다. 2022년 시가총액 기준 세계 10대 기업 중 7곳이 IT 기업인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TSMC, 메타였다. 2020년까지 매년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기하급수적으로 기업가치가 상승하는 등 여러 면에서 IT 기업과 닮은 테슬라까지 포함하면 8개가 된다. (테슬라는 2020년까지 매년 적자를 기록했고, 심지어 자체 전기차를 판매하는 것보다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에 탄소 배출권을 판매하여 더 많은 수익을 올렸다) 20년 전만 해도 이 목록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IBM이라는 두 개의 IT 회사만 포함되어 있었다.

     

    이 기업들은 세계에서 가장 큰 기업들일 뿐만 아니라, 이들의 부상과 업계 전반의 성장은 극적이었다. Amazon1995년에, Google1998년에 설립되었고, Facebook2004년에, Uber2009년에, Zoom2011년에 설립되었다는 점을 고려해 보라. 이제 이 회사들은 거의 독점 기업처럼 다양한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또한 이 회사들에 지난 10년간 전 세계 부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1위까지 차지한 창립자 및 CEO가 있다는 점도 생각해보라. 이들의 개인 재산 축적은 놀랍고도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예를 들어, 2010년 마크 저커버그(메타)와 제프 베조스(아마존)의 재산은 각각 69억 달러와 126억 달러였지만, 전성기였던 2021년에는 1,400억 달러와 2,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일론 머스크는 2012년에 억만장자가 되었고, 2021년에 그의 재산은 3,400억 달러로 평가되었다! 전 세계적인 팬데믹이 절정에 달했던 그 말도 안 되는 정점 이후, 이들의 개인 재산은 다시 크게 감소하여 20232월 머스크의 순자산은 1,870억 달러로 추정된다. 그래도 그는 여전히 지구상에서 가장 재산이 많은 사람이다.

     

    이러한 금액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규모이다. 하지만 그 급격한 변동성(2022년에 머스크가 잃은 재산은 인구가 거의 천만 명에 달하는 헝가리의 국내총생산(GDP)에 해당한다)은 그들 비즈니스의 핵심에 있는 불안정성을 반영한다.

     

    수정됨_트위터 해고=가디언지.jpg

    사진=Guardian

     근본적인 취약성

     

    IT 부문은 인터넷 시대가 커뮤니케이션을 변화시킨 이래, 점점 더 일상 생활의 많은 측면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최근 수십 년 동안 자본주의 경제에서 가장 역동적인 부문이었다. 혁신과 기술 발전도 분명 그 일부이긴 하지만, IT 부문의 성장에 있어 보다 중요한 요소는 금융 투기이며, 이는 지속적인 현금 유입으로 이어져 주가를 부풀리고 실제 혁신이 보장하는 수익보다 훨씬 더 많은 투자로 이어진다. 암호화폐의 급격한 상승과 하락은 이러한 현상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이다.

     

    전반적으로 이윤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계속 성장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은 분야인 IT 산업에 큰 베팅을 해왔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각국 중앙은행이 양적 완화(통화 공급 확대)와 저금리(값싼 신용 공급) 정책을 추진하면서 투자자와 기업들은 앞다투어 투자에 나섰다. 여기에는 혁신과 생산성을 뒤로 하고 그저 단기간에 부자가 되는 걸 추구하는 투자방식도 포함됐다. 예를 들어, 한때 세계 최고의 디지털 통신 회사였던 Cisco는 지난 20년 동안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말 그대로 자기 회사 주식을 사는 행위)에 같은 기간 수익의 95%에 달하는 1,523억 달러를 지출했다. 그 결과 당연하게도 경쟁사, 특히 R&D에 실제로 투자한 중국 5G 기업들에 비해 뒤처지게 됐다.

     

    전 세계 거의 모든 주요 기업, 특히 IT 분야의 기업들은 이와 유사한 관행에 종사하고 있다. 그 결과 장기간에 걸쳐 수익이 (심지어 매출조차)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정상적으로는 파산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고 생존하는 '좀비 기업'이 만연하게 되었다. 이러한 기업들은 저렴한 대출 공급 덕에 계속 살아남을 수 있었다. 상황을 단적으로 설명해 보자면, 1990년에는 세계 주요 경제 상장 기업 중 1.5%가 좀비 기업으로 간주되었지만, 2020년에는 그 비율이 7%로 증가했다.

     

    현재 금리를 인상하고 있는 여러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 변화를 고려할 때, 이들 기업은 분명히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으며, 현금 투입으로 크게 부양됐던 IT 부문 전체도 더 이상 값싼 현금 투입이 불가능해지며 마찬가지 위험에 처해 있다. 물론 그 영향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닥쳤을 때 상황이 얼마나 더 심각해질지는 아직 미지수이나, 상황이 더 심각해질 것임은 분명하다. 금리 인상의 동기 중 하나는 인플레이션에 맞서 더 나은 임금과 노동조건을 원하는 노동자들의 요구를 차단하기 위해 경기 침체를 유발하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장이 아닌 노동자가 가장 큰 타격을 입는다

     

    모든 자본주의 위기가 그러하듯, 그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이윤율 회복을 위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해고를 당하거나 임금 하락과 노동조건 악화로 고통받는 노동자들이다. 이 노동자들의 노동이 없다면 현금 투입과 값싼 신용도 아무 소용이 없고 매년 수천억 달러를 벌어들일 수도 없다. 하지만 그것은 이들에게 중요하지 않다. 일이 잘못되면 이러한 기업들이 경쟁사에게 표출하던 무자비함은 기업 내부의 노동자에게 향한다.

     

    Slack의 전 최고 인사 책임자였던 나디아 롤린슨은 뉴욕 타임즈에 실린 기사에서 이를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정리해고는 새로운 보스주의 시대의 일부입니다. 경영진이 그간 너무 많은 통제권을 포기했기 때문에, 직원들로부터 다시 통제권을 되찾아야 한다는 개념인 것이죠. 20년 동안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싸워온 최고 경영자들은 이제 수년간의 관리 방종을 조정하여 자격을 갖춘 노동자 세대를 남기기 위해 이 시기를 이용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및 디자인과 같은 IT 직종은 일반적으로 보수가 높고 인기가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모든 노동자와 마찬가지로 착취를 당하고 있다. (임금이나 복리후생으로 받는 것보다 고용주에게 더 많은 가치를 가져다 준다). 이번 위기 이전에도 IT 기업 내 주요 트렌드는 직접고용된 직원을 훨씬 적은 권리와 열악한 조건을 가진 계약직으로 대체하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2018년부터 구글에서는 계약직 직원 수가 정규직 직원 수를 넘어섰다.

     

    또한, 이들의 업무는 종종 매우 압박적이고 까다로우며 자신의 업무가 생각만큼 의미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등 번아웃이나 지치는 경우에 대한 보고가 많다. IT 노동자들은 일반적으로 사회를 위해 기술을 사용하기보다는 다른 노동자에 대한 착취를 강화하거나, 대량 감시에 가까운 데이터 수집 행위 등 광고주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광고를 노출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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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크로소프트는 엑손모빌과의 단 한 번의 계약으로 연간 34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추가로 배출하며 '탄소 네거티브목표를 한 번에 박살냈다.) 사진=TVC NEWS

     

    이윤 창출을 위한 IT 활용에서 벗어나기

     

    이러한 IT 기업들은 친근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진실과는 거리가 멀다. 2018, 수천 명의 직원들이 구글의 미군 프로젝트용 기술 개발을 공개적으로 비난하자 구글은 행동 강령에서 "악이 되지 말라"는 유명한 모토를 조용히 삭제했다. 빅 테크 기업들은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 탄소 배출량 감축, 신기술 개발의 선두주자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실은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는 쉘, BP, 셰브론, 엑손모빌 등의 기업이 화석 연료를 더 빠르고, 더 효율적이고, 더 수익성 있게 발견하고 추출할 수 있도록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엑손모빌과의 단 한 번의 계약으로 연간 34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추가로 배출하며 '탄소 네거티브' 목표를 한 번에 박살냈다.

     

    빅 테크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가장 은밀한 사례 중 하나는 소셜 미디어에서 찾을 수 있다. 이러한 플랫폼은 연결, 소통, 표현을 위한 거의 무한한 기회를 제공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플랫폼은 사람들이 어떤 대가를 치르든 아랑곳하지 않고 (특히 광고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개발됐다. 검색, 클릭, 심지어 스크롤을 잠시 멈출 때마다 우리의 불안감을 교묘하게 악용하여 불필요한 제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타겟 광고가 쏟아진다. 이러한 앱은 광고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도파민 보상 반응을 악용하여 사람들이 스크롤을 계속 내리며 가능한 한 오랫동안 광고를 보도록 설계되었다.

     

    소셜 미디어가 특히 젊은 사람들에게 미치는 정신 건강의 해악은 점점 더 분명히 규명되고 있으며, 청년들의 섭식 장애를 고의적으로 조장하는 알고리즘도 점점 더 많이 밝혀지고 있다. 마찬가지로 소셜 미디어 알고리즘은 우익 및 극우 콘텐츠가 사람들에게 훨씬 더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광고 및 모니터링 데이터로 인해 저장 및 처리 시설의 필요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여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개의 데이터센터가 확장되고 있으며, 각 시설에는 수천 또는 수만 대의 서버가 있어 국가 전체보다 더 많은 환경 자원을 소비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현재 전 세계 에너지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의 거의 1%를 차지한다. 비교해 보자면 항공 산업은 배출량의 2%를 차지한다. 효율성이 크게 개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데이터센터는 전 세계 전력 사용량의 약 1%를 차지하며(암호화폐 채굴은 제외), 2030년까지 아일랜드 에너지 수요의 최대 30%까지 소비할 수 있어 아일랜드 국내 에너지 공급을 위협하고 있다. (옮긴이 주: 아일랜드는 낮은 전기료, 정부의 제도적 지원, 서늘한 날씨 등으로 미국 IT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를 집중적으로 건설하는 지역이다.)

     

    새로운 기술은 커뮤니케이션, 조직, 교육, 창의성 측면에서 인류에게 엄청난 잠재력을 제공하지만, 이윤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자본주의 시스템에서는 완전히 파괴적이다. IT 산업이 사적 이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공공 소유로 전환되고 사회적, 환경적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며 노동자와 사용자(user)에 의해 민주적으로 운영된다면 산업 전체가 변화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IT 산업은 광고, 데이터센터의 낭비, 정신 건강에 대한 파괴적인 영향, 파괴적인 화석 연료 산업과의 결탁을 제거할 수 있으며 안정된 일자리와 노동조건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는, 끝없이 파괴당하는 지구를 구하면서 인류를 발전시키려는 목적 아래 민주적으로 관리된다면, 모두를 위한 진정한 무료 오픈소스 자원이 될 수 있다.

     


    원문 : Big Tech in Turmoil: Capitalism’s Main Growth Engine Stuttering / International Socialist Alternative (

    https://internationalsocialist.net/en/2023/03/global-economy)

    역자 : 양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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