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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해당한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에서 이제 레카비 차례인가!

한국에서 벌어진 이란 여성 레카비 선수 납치·출국을 규탄한다

기사입력 2022.10.18 18:01 | 조회 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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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시위에 연대하기 위해 만들어진 한국모임 소통방에서 10월 18일 오전 긴박한 소식이 공유됐다. 서울에서 열린 2022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참가한 이란 선수가 히잡을 벗고 결승전에 출전했는데, 여권과 핸드폰을 압수당한 채 납치당했다는 페르시아어 버전 비비시(BBC) 기자의 트윗이었다. 어찌 한국에서 열린 국제대회에서 정의를 위해 행동한 선수가 납치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는가!

     

    [BBC 기자 Megha Mohan이 레카비 선수의 실종에 대해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10월 16일 서울에서 열린 클라이밍 대회에 이란 선수 엘나즈 레카비(Elnaz Rekabi)는 히잡 착용을 거부하고 결승전에 출전했다. 목숨을 걸고 히잡 착용을 거부한 선수의 영상은 이를 지지하는 세계인들의 손에 의해 퍼져나갔다. 이란 민중은 애초 레카비 선수가 도착할 예정일이었던 수요일에 맞춰 그가 공항에서 체포당하지 않도록 집결할 계획이었다.

     

    UKC News - NEWS: Iranian Climber Elnaz Rekabi Competes without Hijab in  IFSC Asian Championships

     

    그런데 18일 새벽 난데없이 “SOS”가 타전되었다. 결승전을 마친 레카비 선수가 강제실종되었고, 여권과 핸드폰을 압수당했다는 것이다. 이란와이어(Iranwire)는 단독 보도로 그녀가 이란의 공항에서 곧바로 에빈교도소로 보내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한국의 법무부와 출입국은 상황을 확인하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오후가 되자 주한이란대사관은 트위터에 공지글을 올려 현재 레카비 선수는 무사귀환했으며, 납치되었다는 소식은 모두 가짜 뉴스라며 부인했다. 그러나 현재 레카비 선수의 행방은 전혀 알려지지 않았으며, 이란의 지지자들은 그의 소식을 백방으로 수소문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란 대사관이 레카비 선수의 실종에 대해 '모두 가짜 뉴스'라고 부인하는 트윗을 올렸다]

     

    우리는 이란 정부의 만행에 분노한다. 그리고 한국 정부의 방관과 선수를 보호하지 않은 대처를 규탄한다. 히잡 때문에 이란 정부는 마흐사 아미니를 살해했다. 분노한 여성으로부터 수많은 노동자 민중이 여성억압에 맞서, 부당한 권력에 맞서 투쟁하고 있다. 한 달간 시위에서 최소 200여 명이 살해당했지만, 시위는 파업으로, 항쟁으로 커지고 있다. 15일 정부가 체포한 시위대를 구금한 에빈교도소에서는 정부의 방화로 의심되는 불이 나 8명이 죽고 60여 명이 다쳤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에서 열린 국제대회에서 엘나즈 레카비가 히잡을 벗어 던진 것이다. 목숨을 건 저항이 세계로 방송되었다. 분명 이란뿐 아니라 국제사회에 이란 시위의 정당성과 연대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그러자 이란 정부가 한국에서 쥐도 새도 모르게 사람을 납치해 끌고 가는 강경탄압을 자행했다. 그가 갇힌다면 그의 생명 역시 위험해질 수 있다. 

    이런 상황을 한국 정부가 모를 리 없다. 한국 정부는 국제인권협약 대부분에 가입했고 윤석열은 ‘인권’을 강조했다. 게다가 한국 정부는 국제대회 개최국으로서 모든 상황을 소상히 살피고 있었는데도 국제사회를 향해 강력한 저항의 성명을 타전한 레카비 선수를 보호하지 않았다. 심지어 출국까지 방관했다. 정말이지 자본가 정부에게 인권은 권력 앞의 티끌과 같다.

    우리는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또 한 명의 여성이 죽임당하도록 둘 수 없다. 이란의 여성억압과 부당한 권력, 가로막힌 자유는 한국의 노동자 민중의 처지와 다를 게 없다. 이란 정부와 한국 정부를 규탄한다. 

    이란 여성과 민중의 시위에 연대하자! 이란 노동자민중의 시위를 주위에 전하고, 이란 시위 소식뉴스에 지지한다는 댓글을 달자. 온라인 인증샷 등 다양한 연대행동에 참여하고 주위를 조직하자. 여성억압에 맞선 국제연대는 이란 민중과 함께 우리의 권리 역시 키워나갈 것이다.

     

    [레카비 선수의 행동을 지지하는 예술 작품들이 이란 현지에서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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