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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려오는 3개 메가프로젝트 노동개악, 사회적 대화를 걷어치우고 투쟁의 전열을 정비하자이재명 대통령은 3대 메가프로젝트에 대해 속도전을 넘어 ‘전격전’을 주문했다. 정권이 그토록 밀어붙이는 메가프로젝트와 함께, 전면적 노동개악이 오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것만 메가특구 △주 52시간 상한 제외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 △파견 허용 업무 확대 등 비정규직을 확대하고 자본을 위한 무제한적 노동시간을 강요하는 조치들이 추진되고 있다. 지금, 노동운동은 ‘사회적 대화’가 아니라 국가와 자본에 맞선 총파업 총투쟁에 나서야 한다. 사진: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노동절의 축배 지난 노동절,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단상에 올라 환한 표정으로 사진을 찍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양경수 위원장의 환한 웃음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은 메가특구특별법으로 노동개악 추진의사를 분명히 했다. 자신들의 야당 시절 내걸었던 반도체특별법 내 '주 52시간제 예외' 반대 방침도 손바닥 뒤집듯 뒤엎어 버렸다. 급기야 민주노총 광주본부와 전남본부는 메가특구를 환영하는 성명까지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정부가 주도하는 '3대 메가프로젝트'와 이를 뒷받침할 '메가특구특별법'은 주 52시간제 예외, 기간제 사용 기간 4년으로 연장, 파견 업종 확대 등 명백한 노동권 후퇴와 노동유연화를 강요하는 신호탄이다. 자본가들이 이 개악을 메가특구에만 한정 짓지 않고,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운운하며 전 산업으로 확대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그러나 지도부는 투쟁의 칼을 빼 들기는커녕, ‘사회적 교섭’(노사정 대화) 복귀를 공식화하며 자본과의 타협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투항적 기조는 중앙 지도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많은 산하 지역본부 역시 지자체 단위 '노사민정협의회'나 '지역 교섭'이라는 이름으로 이와 다를 바 없는 행보를 보이며 투쟁의 날을 무디게 만들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나 ‘상생’을 명분으로 포장된 지역 노사정 대화 시도들은, 결국 메가특구와 같은 자본의 거대한 착취 실험장에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하며 노동자계급을 들러리로 전락시킬 것이다. 노동개악이 몰려오는 지금, 중앙이건 지역이건 기만적인 사회적 대화 기구에 민주노총을 얽매려는 지도부가 과연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투쟁으로 쟁취할 수 있겠는가? 사진: 뉴스1 자본가들의 축배 정부가 추진하는 메가특구 노동특례는 ‘첨단산업 육성’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내세우지만, 그 실질은 비정규직을 확대하고, 노동시간 규제를 허무는 노동개악이다. 정부는 메가특구 내 기간제 노동자 사용기간을 현행 2년에서 최대 4년으로 연장 추진하고 있다. ‘노동자의 서면 동의’를 전제한다고 하나, 애초 자본과 노동자의 힘은 대등하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자의 동의’ 확인은 당연히 해고 압박을 동반하는 강제일 수밖에 없다. 기간제 사용기간 확대는 자본의 숙원사업 중 하나다. 방안이 시행되면 메가특구 내 기업은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고도 4년 동안 단물만 빼먹고 버릴 권한을 확보하게 되며, ‘정규직 전환’을 미끼로 한 직장 내 갑질이나 부당 노동 강요에 노동자가 노출되는 기간도 그만큼 길어진다. 또한, 반도체·인공지능 등 연구개발 인력에 대해 주 52시간 한도 예외를 추진하고 있다. 연구개발 현장의 장시간 노동은 주 52시간으로는 업무를 감당할 수 없기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충분한 인력을 고용해 노동 강도를 줄이는 대신, 기존 노동자를 더 오래 일하게 해 비용을 줄이려는 자본의 선택이다. 주 52시간이라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마저 허물면, 밤샘과 연속 근무가 일상화되고 노동자의 건강과 삶은 심각하게 파괴될 것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일정 소득 이상 노동자를 노동시간 규제와 연장노동 수당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이른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도 추진하고 있다. 파견 허용 업무 대폭 확대 역시 추진되고 있다. 현행법은 파견노동자를 사용할 수 있는 범위를 청소, 경비 등 32개 업무로 제한하고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에 대한 파견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정부의 조치는 동일한 일을 하면서도 임금과 복지에서 심각한 차별을 받는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킬 것이다. 이는 자본에게 세계시장 내 경쟁에서 우위를 안기는 선물이 될 것이다. 최대 6개월로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을 확대하는 개악 역시 추진되고 있다. 현재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은 일반 업무는 1개월, 신상품·신기술 연구개발 업무는 최대 3개월이다. 정부는 이를 최대 6개월까지 확대하려 한다. 정산기간이 6개월로 늘어나면 특정 기간에 노동시간을 집중시킨 뒤 나머지 기간의 노동시간을 줄여 전체 평균을 맞출 수 있다. 자본은 이를 통해 집중 기간에는 주 80시간 이상의 살인적인 장시간 노동을 강제할 수 있다. 당연히 초과근로수당 등도 없을 것이다. 자본은 노동자들의 건강권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생산일정이나 프로젝트 마감에 맞춰 인간의 노동시간을 고무줄처럼 늘이고 줄이면, 노동자의 일상생활과 생체 리듬을 철저히 붕괴시킬 것이다. 노동자들은 진짜 ‘노예’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사회적 대화의 환상을 깨고 단위 사업장의 울타리를 넘어, 자본에 맞선 투쟁으로! 상층부의 타협적인 노사정 대화 기조에도 불구하고, 기층 현장 노동자들의 투쟁 열망은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 하청, 파견, 용역이라는 이름 아래 수십 년간 자행된 중간착취의 굴레를 끊어내고, ‘진짜 사장’인 원청과 직접 교섭하겠다며 투쟁에 나서고 있다. 우리는 이 투쟁을 개별 사업장이나 단위노조의 원청교섭 쟁취에만 가두어 두어서는 안 된다. 지금 우리 머리 위에는 개별 현장의 승리를 단숨에 집어삼킬 ‘메가특구특별법’이라는 폭탄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메가특구특별법에 담긴 규제 특례는 합법적인 무한 착취를 보장하는 '노동 개악의 종합판'이 될 것이다. 우리가 현장에서 피를 토하며 원청교섭을 요구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무분별한 간접고용과 비정규직 양산 체제를 끝장내기 위해서다. 그런데 메가특구는 바로 그 간접고용과 장시간 노동을 전체 노동시장으로 확장하는 교두보다. 이 법안이 통과되어 전국 곳곳에 '노동권 예외지대'가 들어선다면, 우리가 힘겹게 쟁취해 낸 원청교섭의 성과조차 거대한 규제 완화의 해일 앞에 모래성처럼 휩쓸려 갈 것이다. 자본은 더 싸고 유연한 노동력이 널린 메가특구로 공장을 빼돌리고, 특구의 기준을 전국 표준으로 만들자며 우리 목을 조여올 것이다. 그렇기에 단위노조의 원청교섭 투쟁과 메가특구 저지 투쟁은 결코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싸움이다. 하청 노동자가 원청을 향해 쏟아낸 분노는 각 사업장 ‘진짜 사장’들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생존권을 제물 삼아 이윤축적을 확대하려는 국가권력으로, 또한 자본의 이윤을 위한 국가적 동원 사업인 3대 메가프로젝트로 향해야 한다. 민주노총과 노동운동은 만연한 '사회적 대화'와 '상생 교섭'의 환상을 단호히 끊어내고, 현장의 힘을 더 넓은 전선으로 확장해야 한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사회적 대화 복귀 같은 기만적인 타협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조합원들에게 사과함과 동시에 전면적인 대정부 투쟁을 선언해야 한다. 투쟁의 의지를 모아내고 조합원들에게 명확한 전망을 밝히는 것, 그것이 지금 민주노총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7월 15일 민주노총 총파업 서울 집회 사진: 노동과 세계 -
발전통합은 발전소 노동자 총고용 보장하고 기후위기 막는 출발점이어야 한다!발전공기업 ‘1사 통합’은 발전산업 분할이 낳은 중복과 비효율을 바로잡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발전산업 분할 이후, 관리조직의 중복적 비대화 등에서 기인하는 추가비용은 비용은 소비자에게 전가돼 왔다. 또한, 발전공기업의 재생에너지 직접 건설 역량은 약화되고 민간사업자와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구매에 대한 의존은 커졌다. 발전통합은 노동자와 지역사회의 희생 없는 정의로운 전환, 공공 재생에너지 확대와 기후위기 대응의 출발점이어야 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지난 2월 의뢰한 발전통합 관련 연구용역 ‘에너지전환기 전력공기업들의 새로운 역할 연구’에 대한 중간보고회에서 ‘발전공기업 1개사로 통합이 최적’이라는 권고가 나왔다. 보고서가 ‘1사 통합을 최적’으로 제시한 이유는 ‘재생에너지·해상풍력 등 대형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추진 가능’하고 ‘단일 법인 내 직무 전환‧인력 재배치 가능 등 정의로운 전환에 용이’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1사 통합’이 재생에너지 건설 및 정의로운 전환에 용이 연구용역을 수행한 삼일회계법인은 ‘△에너지 전환 실행력 확보(투자 자본력 결집) △리스크 저감 구조 형성(좌초자산·단일전원 리스크 해소) △운영 효율성 제고(중복 제거, 규모의 경제) △정의로운 전환 용이(고용 및 지역사회 충격 흡수) 등 4대 원칙을 통해 발전공기업의 개편 방향을 검토했다’며 ‘권역별 2~3사로 통합’이나 ‘지주+권역별 2~3개 자회사 구조’보다 ‘1사 통합이 최적’이라는 결론을 도출했다. 토론회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연구용역 중간보고회에는 학계(5명)와 노조(3명), 시민단체(1명), 경영계(1명) 등 10명의 패널이 참가해 대체로 찬성과 환영의 입장을 표명했다. 당연한 결론 사실 ‘1사 통합’은 당연한 결론이다. 2001년 한수원을 포함한 발전 6사가 한전으로부터 분리된 것 자체가 잘못된 선택이었다. 발전노동자들이 벌인 38일간의 강고한 투쟁으로 발전소 민영화는 저지했지만, 6개로 나눠진 발전소의 문제점은 여러 곳에서 나타났다. 우선 연료구매비가 크게 늘었다. 연료비는 전력 생산 전체 비용의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그런데 발전산업이 분리되기 전에는 한국전력이 연료를 한꺼번에 사들여 가격을 낮출 수 있었지만, 분사 이후 각 발전 회사가 따로 연료를 구매하면서 발전사의 구매 경쟁이 심해지고, 연료 가격이 오르게 되었다. 이에 더해 분할된 발전사별로 부두를 공유하지 못해 선박이 항구에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졌고, 이에 따라 ‘체선료’(배가 하역을 기다리는 동안 선주에게 지불하는 비용)도 늘어났다. 발전산업 분할 이후, 체선료는 2002년 당시보다 100배 가까이 급증했다. 2020년 국정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체선료는 1,054억원으로 뛰었다. 2002년 12억원에 불과하던 체선료가 2008년 100억원 이상으로, 다시 1,000억원 이상으로 급증한 것이다. (2008년 국정감사 당시에는 발전사들이 따로 연료를 사면서 발생한 구매 비효율과 운송 지연으로, 유연탄 구매 비용만 해도 매년 5,000억 원 이상이 추가로 들고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또한 불필요한 전력거래시장 개설과 관리조직의 중복적 비대화로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에 이르는 비용이 발생했고, 이는 고스란히 노동자 민중의 전기요금에 전가되었다. 발전사 분할은 에너지 전환을 추진할 역량도 약화시켰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발전공기업이 재생에너지 공급 의무를 자체 건설로 이행한 비중은 2014년 54.4%에서 2025년 18.7%로 크게 떨어졌다. 발전공기업들이 재생에너지 설비를 직접 건설하기보다, 민간사업자가 생산한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구매하는 방식에 의존해 온 것이다. 이처럼 공공의 직접 투자와 건설 역량이 약화되면서 민간 의존도가 높아졌고, 그 비용은 소비자에게 전가되어 왔다. 그간 명백히 드러난 발전산업 분할의 문제로, 발전 5사를 통합하려는 시도가 몇 차례 있었지만 그때마다 민간자본을 대변하는 정부관료들의 방해로 무산됐다. 안심은 No! 발전통합 연구용역 결과는 당연한 결론이지만 자본과 이들을 대변하는 정부관료의 방해를 뚫고 만들어낸 커다란 성과이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용역보고서를 정부가 그대로 따를지도 불투명하고 이어지는 통합과정에서 애초 취지와 다르게 변질될 수도 있다. 또한 25년 넘게 다르게 유지됐던 조직 체계와 노동조건을 하나로 통합하는 일은 인력구조조정과 노동조건 개악의 빌미가 될 수도 있다. 가만히 기다려서는 결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 시작! 발전 5사를 하나로 통합하는 일은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이는 더욱 커다란 과제를 달성하기 위한 시작점에 불과하다. 민간과 공공의 재생에너지, 특히 해상풍력 개발의 장단점은 이제까지의 경험으로 충분히 드러났다. 민간 주도 재생에너지 개발은 공공 주도에 비해 비용도 많이 발생할 뿐 아니라 안정성도 많이 떨어진다. 왜냐하면 민간사업자들은 금리와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라 얼마든지 사업을 지연하거나 철수하기 때문이다. 반면 공기업은 이윤이나 시장 변화에 구애받지 않고 건설계획을 추진하기 때문에 낮은 전기요금을 유지하고 안정적인 전력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사실에도 불구하고 민간자본과 정부관료들은 언제든지 민간 주도의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려고 할 것이다. 이미 민간자본이 90% 이상 장악한 재생에너지 시장에서 민간자본과 정부관료의 방해를 뚫고 공공주도 재생에너지를 확장해야 한다. 2025년 12월 태안화력 1호기를 시작으로 발전소 폐쇄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발전소에서 일하는 노동자에 대한 대책은 전혀 없다. 발전 5사가 하나로 통합된다고 자동으로 해결되지도 않고 정부관료의 태도가 하루아침에 바꾸지도 않을 것이다. 발전소 노동자를 중심으로 한 노동자 민중의 투쟁만이 단 한 명의 해고도 없는 정의로운 전환을 쟁취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재앙으로 치닫는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발전통합을 통한 공공 전력산업 확장이 필수적이다. 자본과 정부가 주도하는 이윤 기반의 대책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온실가스를 줄이는 정책만이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다. 발전통합은 발전소 노동자의 총고용을 보장하고 기후위기를 막는 출발점이어야 한다! -
[원청교섭투쟁 기획인터뷰5] "원청교섭을 성사시킬 있는 힘은 법이 아니라 단결투쟁입니다" -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 이상규 동지를 만나다인터뷰 및 정리 : 이환태(금속노조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 [편집자 주] 원청교섭 투쟁이 한창 진행 중이지만, 대부분의 원청은 사용자성을 거부하고, 교섭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금속노조 자료에 따르면 8월 3일 기준, 금속노조 교섭요구를 받은 재벌 대기업 25곳 중 단 한 곳도 아직 교섭장에 나오지 않았다. 전진이 기획한 원청교섭투쟁 인터뷰 다섯번째 순서로,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 이상규 전 지회장을 만났다.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는 2021년부터 원청에 단체교섭을 요구해 왔지만, 현대제철은 지금껏 무시로 일관했다. 노조법 개정 후 원청교섭 원년인 올해에도, 현대제철은 내화조업정비지회 참여 거부, 상급조직(지부) 참여 거부 등 교섭해태를 지속하고 있다. 원청교섭은 노사정대화가 아니라 투쟁 조직화를 통해 뚫어낼 수밖에 없다는 것이 현대제철의 사례를 통해 더욱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이상규 전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장과 만나 현 상황과 과제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사진=2025년 1월 17일 비정규직 이제그만 주최 "내란정당 국민의 힘 해체! 노예제도 비정규직 철폐! 내 삶을 바꾸는 민주주의 대행진"에 참여해 발언하는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 이상규 지회장 Q : 본인을 소개해 주십시오 A : 저는 현대제철 당진공장 사내하청업체에서 일하고 있고,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의 대의원 및 교섭위원으로 활동했습니다. 2020년부터 전임 법규부장 역할을 하면서 2021년에 현대제철이 불법파견을 은폐하려고 설립한 자회사 반대 총파업, 53일간의 통제센터 점거투쟁을 했습니다. 그 투쟁은 제가 그동안 갖고 있던 조합활동에 대한 인식이나 마음가짐이 달라지는 계기였습니다. 2022년부터 2025년까지 12기, 13기 지회장 역할을 맡았습니다. 그 기간 동안 안으로는 ‘정규직 전환은 소송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의 투쟁으로 쟁취해야 한다’는 점을 조합원들과 함께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했고, 밖으로는 ‘공장 담벼락을 넘어 전국의 동지들과 함께해야 승리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활동했습니다. 지금은 임기를 마치고 현장에서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 금속노조는 올해 ‘원청교섭 쟁취 원년’을 선언했습니다. 금속노조의 원청교섭쟁취 투쟁계획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 금속노조가 올해를 원청교섭 쟁취 원년으로 선언하고 총파업까지 계획하고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선언과 계획만으로 자본과 정권을 압박할 만한 위력적인 투쟁을 만들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듭니다. 금속노조가 앞장서서 투쟁을 만들겠다는 지점엔 공감합니다. 다만, 당사자인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정규직 노동자들의 연대와 투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자본이 위협을 느끼지 못할 것이고, 총파업은 공염불이 될 것입니다. 최소한 개별 사업장에서라도 자본을 압박하는 원하청 노동자들의 공동투쟁, 나아가 금속노조 총파업에 함께 복무할 수 있도록 만들어 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 조합원들이 원청교섭을 하청교섭과 다르게 생각하고 있나요?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 : 분명히 다르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은 십여 년간 하청업체와 교섭을 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임금, 고용, 노동환경, 안전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현대제철의 결정에 좌우되어왔습니다. 그래서, 하청교섭을 진행하면서도 어떤 쟁점이 생기면 원청을 상대로 투쟁했습니다. 우리 조합원들에게 원청교섭은 단순히 교섭 상대가 바뀌는 문제가 아닙니다. 단순히 무늬만 사용자인 하청 사장들과 교섭하는 게 아니라 우리의 노동조건을 결정하는 진짜 사장과 마주 앉는 문제이고, 조합원들의 핵심 요구인 ‘직접고용’을 결정하는 당사자와 교섭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Q :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는 올해 투쟁의 핵심인 원청교섭쟁취 투쟁을 어떻게 진행하고 있습니까? 그리고 투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현재까지 아쉬운 지점이 있었다면 어떤 것입니까? A :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는 노조법 개정 이전부터 원청교섭을 요구하며 투쟁해 왔고, 법적 판단에서도 어느 정도 성과를 만들어 왔습니다. 하지만, 법 개정이나 법률적 성과만으로는 원청교섭이 성사되지 않는다는 것도 분명히 확인했습니다. 그래서, 투쟁뿐만 아니라 조합원들의 인식을 높이는 것도 병행해 왔습니다. 올해 3월 개정노조법이 시행되면서 지회가 움직일 수 있는 여건이 확장되었습니다. 그동안 지회가 원청교섭을 뚫으려 했던 노력을 가시화해야 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한발 앞서 치고 나가야 했습니다. 민주노총이나 금속노조의 방침과는 거리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지회가 가고자 했던 길을 과감히 걸어야 했습니다. 그 길이 험난하리란 걸 조합원들도 본능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 지도집행부는 굼뜨기만 했습니다. 2천 조직의 단결투쟁으로, 연대의 힘으로 뚫어내기가 만만치 않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국회의원, 노동부, 지방정부의 역할을 촉구하는 데에 더 힘을 쏟았습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한 건 아닙니다. 전 조합원 하루 파업도 했고, 금속노조 1차 총파업에 총량 8시간 파업도 했습니다. 하지만 노사교섭에 고용노동부가 개입하는 노사정회의를 받아들인 일은 중대한 실수로 여겨집니다. 실제로 노동부가 개입한 노사정회의에서 교섭 성사가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고 시간만 허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장의 많은 조합원들이 불법파견 소송에서 법원의 판단만 기다리려 하고, 원청교섭이 온전하게 이루어질지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도집행부는 그것이 부담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지도집행부가 전적으로 조합원대중의 힘에 기대지 않고 시선을 주변으로 돌린 건 아쉽습니다. 사진=2026년 6월 24일, 현대차 본사 앞 현대제철 비정규직 원청교섭 결의대회 Q : 현대제철 자본이 교섭을 거부하거나 해태한다면 어떻게 돌파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A : 현대제철 자본의 교섭 거부는 자신들이 사용자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과 같습니다. 이런 내용은 법적 논쟁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법적 논쟁에 매몰되는 순간, 대공장 불법파견 투쟁이 그랬던 것처럼 현장투쟁이 축소되거나 사라지고 십수 년을 기다려 법원의 판단에 의해 정리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개정 노조법 시행 초창기에 돌파하지 못하면 끌려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본이 교섭을 거부한다면 현장을 멈추고 생산에 타격을 주는 과감한 투쟁으로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Q : 마지막으로 전국의 원청교섭쟁취 투쟁에 나선 사업장들을 향해 특별하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십니까? A : 수십 년 동안 하청노동자들은 진짜 사용자인 원청과 교섭은 커녕 대화조차 하기 힘들었습니다. 이제 법이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자본은 순순히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시간을 끌기 위해 법적 다툼을 이어가며 사용자성을 부정할 것입니다. 결국 원청교섭을 성사시킬 수 있는 힘은 법이 아니라 단결투쟁입니다. 연대입니다. 누군가는 길을 열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길은 전국의 원청교섭 투쟁 사업장들이 함께 열어야 합니다. 원청 교섭은 선언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투쟁과 연대로 만들어집니다. 함께 싸워서 함께 승리합시다. 투쟁! -
보완수사권 폐지라는 가짜 개혁지난 7월 31일 검사의 직접 수사 권한을 전면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8월 4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개정안은 수사와 기소를 완전히 분리해 검사의 직접 수사를 없애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검사의 보완수사권(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는 폐지하고 경찰에 대한 보완수사 요구만 가능)과 직접 영장 청구권도 폐지된다. 10월 2일 검찰청은 해체된다. 기소와 공소 유지만 전담하는 공소청과 부패·경제·방위산업·마약·내란·외환·사이버범죄 등 6대 중대범죄 수사를 전담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설립된다. 정부와 민주당은 이것을 검찰 개혁의 완성이라 부르고 있으며, 국민의힘은 법치주의의 파괴라며 이재명의 거부권 행사를 요구하고 있다. 지금, 정부와 여야는 검찰과 경찰 중 어느 기관이 더 많은 힘을 가질 것인지를 검찰 개혁의 핵심 쟁점처럼 내세운다. 그러나 핵심은 권한을 어떻게 나누느냐가 아니다. 본질은 그 권한을 어떤 계급의 이해를 위해, 어떤 계급의 통제 아래 행사할 것인가에 있다. 수사와 기소의 분리가 검찰 개혁의 필수 수단? 정부와 민주당은 검찰 개혁을 명분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였다. 검찰이 기소권, 수사권을 다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과잉수사, 인권유린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수사권을 가진 검사가 기소권도 가지고 있으면, 수사는 곧 기소의 의미를 갖게 되어, 즉 수사한 것을 기소하지 않을 수 없게 되어 과잉수사가 일어난다고 주장했다. 기소권을 가진 사람이 수사까지 하면 ‘유죄를 받아내야 한다’는 생각에 각종 회유와 협박을 통한 수사를 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검찰이 보완수사권을 무기로 정치적 목적의 표적 수사나 별건 수사를 자행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민주당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진 검사들이 이명박과 박근혜를 겨눴을 때는, 특별검사가 박근혜에 대해 수사권과 기소권을 행사했을 때는 열렬히 환영했다. 검찰의 칼끝이 조국을 비롯한 자기 정치세력의 위선과 비리를 겨누면 ‘과잉’수사고, 정치적 경쟁자들을 겨누면 ‘정의’인가? 윤석열의 내란 쿠데타가 일어났을 때, 대통령 등 고위공직자의 범죄에 대한 수사권만 보유하고 판사·검사·경찰관을 제외한 대상에 대해서는 직접 기소권이 없는 공수처는 사건을 검찰로 이송하여 기소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엄청난 혼란이 발생했다. 이는 권력을 나누는 것만으로 그 권력의 책임 있고 정의로운 행사가 보장되지 않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 자체가 노동자 민중의 권리를 보호하거나 향상하지 않는다. 권한이 분리되면 기소 기관이 수사 내용도 제대로 모른 채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많은 중대범죄의 경우, 증거관계가 복잡하고 피의자도 전문 변호사를 동원해 자신을 방어한다. 이런 상황에서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한 사람이 기소와 공소 유지를 담당하지 않는다면, 국가기관 사이의 책임 전가와 부실 수사가 더 극악한 양상으로 펼쳐질 수 있다. 보완수사권 폐지도 검찰 개혁의 필수 수단이 될 수 없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진주 씨, 고 김창민 영화감독 사건 유족은 경찰의 부실 수사를 거론하며 검사의 보완수사권 유지가 필요하다고 얘기했고, 광주에서 여고생을 죽인 장윤기 사건에서도 경찰의 은폐·부실 수사가 쟁점이 되면서 ‘보완수사권 유지’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노동자 민중은 검찰의 억압과 탄압뿐만 아니라, 경찰의 억압과 탄압도 수없이 겪어왔다. 경찰은 검찰 못지않게 썩어 있으며, 노동자 민중 위에 군림하며 노동자 민중의 권리를 억누르는 기구다. 노동자 민중이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경찰에 아무리 신고해도 경찰이 수사조차 안 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그렇기에 정당한 분노가 터져 나오는 것이다. 민주당 의원 홍기원은 “성폭력과 스토킹, 아동·장애인·노인 학대, 가정폭력 등의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나 보이스피싱이나 유사수신 행위, 공소시효나 구속기간이 임박한 사건”에 한해 검사의 보완수사를 허용하는 별도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별도 개정안에는 보완수사가 별건 수사로 이어지지 않도록 동일성의 원칙을 엄격히 적용하고, 보완수사 중 강제수사가 필요한 경우 지방공소청장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이 별도 개정안조차 당론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보완수사권을 무기로 한 정치적 표적 수사가 문제라면 이 개정안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검찰을 길들이려는 민주당은 무조건적인 보완수사권 폐지만 고집했다. 민주당의 정치적 맹목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번 형사소송법 개정안에는 '중대한 위법 수사'가 이뤄졌거나 검사의 공소권 행사로 인해 '소추재량권의 현저한 일탈'이 있을 때 법원이 유무죄를 판단하지 않고 재판을 끝낼 수 있도록 공소기각 사유를 확대하는 조항도 담겨 있다. 민주당은 현행 형사소송법 327조 2호의 규정을 구체화한 것뿐이라 하고, 국민의힘은 “이재명 재판에도 소급하여 적용하겠다는 속셈"이라 비판한다. 이재명 스스로 당당하게 재판받아 무죄를 입증하겠다고 하면 끝날 논란인데, 이재명은 아무 말이 없다. 검찰은 어느 계급에 의해, 어떻게 개혁되어야 하는가? 물론 현재의 검찰은 개혁되어야 한다. 나아가 이름만 바꾸는 게 아니라 완전히 폐지되어야 한다. 국민에게 선출되지도 않은 검사들이 주권자 위에, 노동자 민중 위에 군림하면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이들은 자본가들과 정치인들에겐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며 관대한 태도를 보이지만, 노동자 민중에게는 대단히 억압적이고 폭력적인 태도를 보인다. 자본가들의 온갖 부당노동행위, 임금체불, 산재살인, 불법파견에 대한 태도와 노동자들의 시위와 파업에 대한 태도를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삼성 장학생’, ‘떡값 검사’, ‘스폰서 검사’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검찰은 수백 가지 사슬로 재벌들과 얽혀 있다. 자본가들의 온갖 착취와 불법, 범죄를 단호하게 응징하는 검찰 권한의 확대를 요구한다면, 노동자들은 당연히 지지할 수 있다. 하지만 노동자 민중의 가장 절실한 요구엔 침묵하며 오히려 억압하는 본성을 지닌 검찰에서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대중의 분노를 조금은 반영해야, 자신들의 권력을 마음껏 유지할 수 있기에 때때로 국회의원들과 정치인들을 위협하기도 하지만, 검찰 자체가 정부 핵심, 자본가 정당 핵심을 물밑에서 조종하고 권력을 좌우하려는 자본가 정치의 숨겨진 실세다. 수많은 검사가 정치권과 연줄을 대고 있으며, 정보력과 수사권을 바탕으로 정치인들을 위협하며, 자신의 힘을 과시해 권력 피라미드의 정점에 올랐다. 과거 윤석열은 ‘검찰 수사권의 완전한 박탈은 정치·경제·사회 분야의 힘 있는 세력들에게 치외법권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규정하면서 ‘민주주의의 퇴보이자 헌법정신의 파괴’라고 주장했는데, 검찰 권력과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술수일 뿐이었다. 노동자 민중이 선출하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법전 따위를 암기했을 뿐, 노동자 민중의 열악하고 비참한 처지와 담을 쌓고 안락한 부르주아적 지위를 누리는 자들이 노동자 민중과 관련된 문제에 대한 수사 및 기소권을 가질 권리는 전혀 없다. 검사의 자격과 기준이 로스쿨이나 사법시험 따위가 되어선 안 되며, 노동자 민중이 공수처 검사들, 중수청 검사들을 직접 선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을 언제나 소환하고 파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들에 대한 모든 특권을 폐지해야 한다. 노동자 민중이 선출한 검사들, 노동자 민중의 진정한 대표성을 획득한 검사들, 노동자 민중의 통제 아래 움직이는 검사들이라면, 그들이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권한을 갖고 자본가들과 정치인들의 범죄를 처리하는 데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다. 오히려 마땅한 일이다. 사법부에서도 비슷한 원리가 적용되어야 한다. 배심원 제도를 확대해야 한다. 당연히 노동자 민중을 대표하는 배심원들이 압도적 다수여야 한다. 물론 이것은 자본주의 정치구조에 맞선 혁명적 정치투쟁 없이는 불가능한 일인데, 그 투쟁은 자본가 정당 모두, 검찰과 경찰 모두에 맞서는 노동자계급의 독립적인 투쟁력이 폭발적으로 향상돼야 가능하다. 검찰과 경찰 모두에 맞선 투쟁 수사권이 폐지된다고 해도 검찰의 권력이 대폭 약화할 리 없다. 검찰 대신 들어서는 공소청은 사실상 계속 기소권을 독점한다. 민주당은 아동학대와 가정폭력, 성폭력, 아동·청소년 성범죄, 스토킹, 장애인학대, 노인학대 등 약자 대상 7개 범죄의 경우 경찰이 혐의가 없다고 판단한 불송치 사건까지 공소청에 넘기는, 이른바 '전건 송치'를 도입하려 하는데, 검찰의 권한은 계속 막강할 수밖에 없다. 검찰은 사법경찰관에 대한 보완수사요구권·시정조치요구권, 재수사요구권을 갖게 된다. 경찰이 검찰에게 송치하지 않은 사건이라도, 사건 기록은 검사에게 모두 통보되고, 검사는 직권으로 3개월 이내에 경찰에 재수사 요구를 할 수 있다. 검찰의 권한은 대부분 유지됨에도, 노동자 민중이 검찰을 통제할 수단과 방법은 여전히 찾아볼 수 없다. 결국 이번 개편으로 국가 내부의 권력 배분이 달라지더라도, 그 기관들이 자본주의 질서를 수호하고 노동자 민중의 통제에서 벗어나 있다는 사실은 전혀 변함이 없다. ‘법과 질서’란 지배하는 계급이 분명한 우위를 갖고 다른 계급을 지배하기 위해 만든 것이기에, 당연히 지배계급에게 유리하게 만들어지기 마련이다. 우리는 종종 ‘법치국가’, 즉 권력자가 법에 따라 통치한다는 말에 속아 넘어가곤 하는데, 이미 자본가들에게 유리한 형태로 법이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그들은 ‘법치’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검찰과 경찰은 모두 ‘법과 질서’를 외치며 자본가들의 지배에 저항하는 노동계급과 민중의 투쟁을 무력화시키고, 그 지배를 정당화했다. 서로 견제하는 것처럼 보이고, 자신들의 권한이 침해될 때는 서로 으르렁거리며 실제 몇몇 지점에서는 대립하기도 하지만 ‘법과 질서’라는 명분으로 노동자 민중을 억누르는 데에서는 한 몸이다. 경찰이 대체인력을 비호하며 파업 노동자를 짓밟아 서광석 열사를 죽게 만들고, 검찰이 전광석화처럼 파업 노동자들에게 구속 영장을 청구한 화물연대 CU 노동자 투쟁만 떠올려봐도 분명하다. 따라서 노동자 민중의 권리는 검찰과 경찰의 권한 조정으로 실현될 수 없다. 검찰과 경찰 모두 억압기구로서 노동자 민중에게 폭력적이고 적대적이며, 대중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 결국 핵심은 검찰이냐 경찰이냐의 양자택일이 아니라 노동자 민중의 권리를 어떻게 보장하고 확대할 것인가다. 검찰과 경찰을 해체하고 노동자 민중 자신의 힘으로, 노동자 민중의 자주적 조직의 힘으로 세상을 운영해 나가지 않는다면, 노동자 민중의 해방은 절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 전이라도 노동자들의 투쟁이 어느 정도이냐에 따라 법·제도를 개선해 노동자들의 권리가 보장되는 수준이 달라졌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노동자들은 민주당과 국민의힘 어느 당에도 종속되거나 섞이지 않고 경찰과 검찰에 단호하게 맞서야 한다. 그들만의 리그에서 이루어지는 가짜 개혁은 노동자 민중에게 어떤 실질적 변화도 가져다줄 수 없기 때문이다. -
에니는 왜 팔레스타인의 바다에서 물러났는가 - 총파업, 항구 봉쇄, 국제 연대가 만들어 낸 에너지 자본의 후퇴2025년 10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집단학살에 맞선 총파업과 항만 봉쇄로 이탈리아 전역이 멈춘 바로 그 달에, 이탈리아 최대의 에너지 자본 에니(Eni)는 팔레스타인 해역 가스전 탐사 컨소시엄에서 탈퇴하겠다고 이스라엘 에너지인프라부 석유국장에게 조용히 통보했다. 보도자료나 해명은 없었다. 이 사실은 2026년 3월 말에야 컨소시엄 파트너 라티오(Ratio Energies)의 투자자 공시를 통해 알려졌다. 서방의 메이저 에너지 기업이 팔레스타인 해역에서 물러난 첫 사례다. 에니는 집단학살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명백히 2년에 걸쳐 에니를 추격해 온 팔레스타인 인권 단체들과 이탈리아 노동자 민중의 성취다. 학살 3주차에 빼앗긴 바다 2022년 12월, 이스라엘 에너지부는 동지중해의 배타적경제수역 20개 광구를 4개 구역(E, B, G, I)으로 묶은 다음 제4차 해상 가스 탐사권 입찰을 개시했다. 낙찰 결과가 발표된 것은 2023년 10월 29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전면 공격을 개시한 지 3주째 되던 날이었다. 에니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은 레비아탄 가스전 서쪽의 6개 광구로 이루어진 G구역을 손에 넣었고, 에니가 운영권자로서 지분의 75%, 한국석유공사의 영국 자회사 다나 페트롤리엄(Dana Petroleum)이 15%, 이스라엘 기업 라티오가 10%를 나누어 가졌다. 이스라엘 에너지부 장관은 전쟁 중 면허 입찰을 두고 국제 메이저 에너지 자본이 이스라엘을 신뢰한다는 증거라며 학살을 투자 홍보의 기회로 삼기도 했다. 문제의 핵심은 G구역의 위치다. 팔레스타인 인권 단체들에 따르면 G구역 면적의 62%는 2019년 유엔해양법협약(UNCLOS)에 따른 팔레스타인의 해양 경계 안에 있다. 이스라엘은 UNCLOS에 가입하지 않고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지도 않은 채, 폭격당하는 가자의 바다를 이탈리아·한국·이스라엘 자본에 나눠 준 것이다. 점령국 이스라엘이 피점령지 팔레스타인의 유한한 천연자원을 상업적 이익을 위해 처분하는 것은 헤이그 육전규칙이 금지하는 ‘약탈(pillage)’에 해당하며, 여기에 가담하는 기업 역시 국제법 위반의 공모자가 된다는 것이 팔레스타인 인권 단체들의 일관된 법적 판단이다. 법정 투쟁의 시작 2024년 2월 5일,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인권 단체 아달라(Adalah)는 이스라엘 에너지부 장관과 법무부 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G구역 탐사 면허 취소, 팔레스타인 해역이 포함된 모든 입찰 중단, 팔레스타인 해역 가스 자원에 대한 일체의 개발 행위 중지 등을 요구했다. 다음 날인 2월 6일에는 국제 로펌 폴리 호그(Foley Hoag)가 팔레스타인 인권단체 알하끄(Al-Haq)·알메잔(Al Mezan)·팔레스타인인권센터(PCHR)를 대리해 에니, 다나, 라티오 앞으로 발송한 공식 통지서에서, 팔레스타인 해역인 G구역에서의 어떤 활동이든 중대한 국제법 위반임을 경고하고 활동 중단을 요구했다. 2024년 7월 19일 국제사법재판소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 자체를 불법으로 판단하고 각국과 기업에 점령을 공고히 하는 거래를 삼가라고 권고하면서 압박에 더 큰 무게가 실렸다. 이탈리아 정부는 자국 자본을 감쌌다. 2024년 9월 12일 안토니오 타야니 외교부 장관은 의회 질의 답변에서 에니의 입찰이 “규정을 준수한 것”이었다고 두둔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경제재무부가 보유한 지분 2%와 재무부 산하 투자은행(CDP)이 보유한 지분 29.8%를 통해 에니를 통제한다. 에니의 팔레스타인해역 진출은 처음부터 멜로니 정부의 비호 아래 있었고, 에니를 겨눈 투쟁은 곧 이탈리아 정부를 향한 투쟁일 수밖에 없었다. 항만 노동자들의 국제 연대 법정 투쟁이 자본을 압박하는 동안, 거리와 항만에서는 이탈리아 노동자 민중이 학살의 물류를 직접 끊어 내는 투쟁을 벌였다. 그 선두에는 제노바의 자율항만노동자조합(CALP)이 있었다. 제노바 항구를 통해 매년 수천 톤의 무기가 이스라엘로 향하며, 이스라엘 해운사 ZIM뿐 아니라 이스라엘 하이파 직항로를 운행하는 세계 최대 해운사 MSC 역시 막대한 군수품을 운송하며 이스라엘의 전쟁 수행 능력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이 투쟁은 처음부터 국경을 넘었다. 2025년 2월 28일 기층노조(USB) 항만 부문과 그리스 피레우스 항만노조의 주도로 유럽·북아프리카·서아시아 항만노조들의 회의가 열렸고, 이들은 곧 위력을 증명했다. 6월에는 마르세유 인근 포쉬르메르의 항만 노동자들이 ZIM의 선박에 하이파로 가는 기관총 부품과 포신 컨테이너를 선적하기를 거부했다. 그 배는 제노바로 향했지만, 제노바의 항만 노동자들도 무기를 싣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7월 말에는 피레우스 항만 노동자들이 무기 컨테이너 하역을 거부하고 그 정보를 이탈리아의 동지들에게 알렸으며, 세계 5위권의 선사 COSCO가 무기 컨테이너 하역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CALP는 이것이 노동자들의 압박에 선사가 화물을 포기한 첫 사례이며 “위대한 승리”라고 선언했다. “전부 봉쇄하라!” - 총파업으로 확대된 투쟁 2025년 9월 11일 USB는 CALP, 글로벌 수무드 선단 등과 함께 제노바에서 총회를 열어 9월 22일에 공공·민간 전 부문이 총파업에 나서기로 결의했다. 슬로건은 “전부 봉쇄하라(Blocchiamo tutto)”였다. 프란체스카 알바네제 유엔 팔레스타인 인권 특별보고관은 영상 메시지를 보내 항만노동자들에게 전적인 연대를 표하면서, 학살을 지탱하는 시스템을 봉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레우스를 비롯한 각국 항만 노동자들이 동참 의사를 밝혔고, 마르세유·제노바·탕헤르·아테네 등지에서 무기 하역을 봉쇄해 온 유럽의 항만노조 대표들이 제노바에서 국제 회의를 소집했다. 9월 19일에는 이탈리아 최대 노총인 이탈리아노동총연맹(CGIL)이 전국의 조합원을 소집해 제노바에서 8시간 총파업을 벌였다. 9월 22일, 이탈리아가 멈췄다. 제노바에서는 알베르타치 항만 게이트가 봉쇄되었고, 밀라노·로마·토리노·볼로냐·리보르노 등 전국에서 학생 행진과 시위, 고속도로 점거가 이어졌으며, 철도·대중교통·학교가 마비되었다. 파업 전야에 USB는 이스라엘로 가는 군수품을 실을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이 그날 제노바에 입항 예정이라는 사실을 폭로함으로써 봉쇄의 표적을 명시했다. 10월 1일, 이스라엘 해군이 공해상에서 글로벌 수무드 선단을 나포했다. 배에는 이탈리아 노동자와 노조 활동가들이 타고 있었다. 로마에서만 1만 명 이상이 즉각 거리로 쏟아져 나왔고, 로마·나폴리·파도바의 대학들이 점거되었으며, 리보르노에서는 노동자들이 이스라엘 선박을 돌려보냈다. 나포 직후 CGIL과 USB는 노동자의 안전에 중대한 위해가 가해졌을 때 사전 예고 없이 파업할 수 있도록 한 공공부문 파업규제법 조항(146/90 제2조 제7항)을 원용해 전 부문 총파업을 선포했고, 다른 기층노조들도 가세하면서 10월 3일은 이탈리아 노동운동 전체의 공동 전선이 됐다. 10월 3일 총파업은 이탈리아 현대사에서 손꼽히는 규모였다. 전국 100여 개 도시에서 집회와 행진이 벌어졌고, CGIL은 200만 명이 거리로 나왔다고 발표했다(내무부 집계 40~50만 명). 멜로니 총리는 총파업이 “연휴 즐기기”라고 조롱했고 살비니 부총리는 “불법 파업”이라며 위협했지만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USB가 제시한 파업의 요구 사항은 간단했다. 이탈리아 정부의 공모를 규탄하며 이스라엘과의 모든 경제적·군사적 협력을 끝내라는 것이었다. 바로 이 국면에 이르러 에니는 G구역 컨소시엄에서 탈퇴했다. 무엇이 에니를 물러서게 했는가 압박은 세 방향에서 동시에 이루어졌다. 헤이그 육전규칙상 ‘약탈’ 공모라는 위험 부담을 비롯한 법적 리스크, 국가를 최대 주주로 둔 기업으로서 정부를 직격한 총파업이 청구한 정치적 비용, 보이콧 운동과 언론을 통한 평판 하락이 그것이다. 팔레스타인 단체들과 이탈리아 활동가들은 에니의 철수가 이 같은 압박의 결과라 주장하고, 에니는 부인한다. 그러나 우리는 물어야 한다. 거리와 항만을 봉쇄한 수백만 노동자 민중의 투쟁이 없었다면 국가가 비호하는 에너지 자본을 고작 로펌의 통지서 몇 장으로 팔레스타인의 바다에서 밀어낼 수 있었겠는가. 이 투쟁이 에니 사업장 내부의 파업이 아니라 이탈리아 사회 전체를 관통한 정치 총파업이었다는 사실은 이 성취의 성격을 잘 보여 준다. 무기 선적을 거부한 항만 노동자들, 물류의 결절점을 봉쇄한 기층 노조들, 헌정 질서 방어를 명분으로 정치 파업의 권리를 행사한 노총들까지, 이탈리아 노동자 계급은 작업장의 경계를 넘어 제국주의 전쟁 경제 그 자체를 겨냥했고 국영 자본 에니의 후퇴는 이 전선에서 떨어진 전리품이다. 에니가 떠난 자리에 이재명 정부가 서 있다 에니가 떠났다고 약탈이 끝난 것은 아니다. 다나 페트롤리엄과 라티오는 컨소시엄에 잔류해 지분 구조를 재편하고 다나를 운영권자로 삼아 면허 절차를 마무리하려 하고 있다. 이스라엘을 빼면, 팔레스타인의 바다를 노리는 약탈 사업에 연루된 나라는 이제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다나는 한국석유공사가 지분 100%를 쥔 자회사이고, 한국석유공사는 국가가 소유하며 대통령이 사장을 임명하는 공기업이다. 이것은 일개 기업의 일탈이 아니라 이재명 정부의 사업이다. 이재명 정부는 말로는 국제법을 이야기한다. 2026년 5월 20일, 한국인 활동가가 탑승한 가자 구호 선박을 이스라엘군이 공해상에서 나포하자,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나포의 법적 근거를 추궁하고 가자 학살을 국제법상 불법 침략으로 규정하는가 하면 네타냐후에게 발부된 ICC 체포영장의 국내 집행 검토까지 지시했다. 지난 4월에는 각국의 주권과 보편적 인권의 존중, 침략 전쟁의 부인이 우리 헌법 정신이자 국제적 상식이라고 적었다. 옳은 말이다. 그렇다면 물어야 한다. 대통령 스스로 이스라엘의 영해가 아니라고 못 박은 바로 그 바다에서, 학살 국가가 발급한 약탈 면허의 운영권을 넘겨받으려는 것은 누구의 공기업인가. 행동은 말과 정반대다. 정부는 지금껏 한국석유공사에 철수를 명령하지 않았고, 이 사업이 대통령 자신의 외교 기조에 어긋나지 않는지 조사하라는 공개 요구에도 답하지 않고 있다. 외교부는 팔레스타인 정부가 수립된 지 30년이 넘도록 이스라엘의 합의 없이는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2025년 9월 이스라엘의 오랜 우방인 영국·프랑스·캐나다·오스트레일리아까지 팔레스타인을 승인하고 유엔 회원국 193개국 가운데 157개국이 승인을 마쳤을 때도, 한국은 미국·독일·이탈리아·일본과 나란히 승인 거부국으로 남았다. 한국의 노동자 민중은 이미 싸움을 시작했다. 2025년 11월 26일 울산 한국석유공사 본사 앞에서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기후정의동맹 등이 함께 연 ‘한국석유공사 규탄 국제행동의 날’에 이어, 2026년 5월 13일 울산에서는 60여 명이 모여 한국석유공사 본사 앞 기자회견과 항의 면담으로 컨소시엄 즉각 철수를 촉구했고, 서울·부산·대구·춘천·전주와 영국 스코틀랜드로 이어지는 동시다발 공동행동이 조직됐다. 투쟁의 요구는 이제 다나의 소유자, 이재명 정부를 정면으로 향한다. 한국석유공사에 컨소시엄 즉각 철수를 명령하라. 이탈리아의 노동자들이 자국 정부에 제시했던 요구 그대로, 이스라엘과의 모든 경제적·군사적 협력을 중단하라.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승인하라. 에니의 후퇴는 끝이 아니다. 초국적 에너지 자본도, 그것을 비호하는 제국주의 국가도, 조직된 노동자 민중의 투쟁과 국경을 넘는 연대 앞에서는 계산을 바꾼다는 증명이다. 제국주의 질서에 편승해 학살 면허를 ‘국익’으로 계산하는 정부라면, 그 계산을 바꾸게 만드는 것 역시 조직된 힘뿐이다. 이탈리아의 항만 노동자들이 연 길을 따라, 한국의 노동자 민중이 이재명 정부의 학살 공모를 실력으로 끝장낼 차례다. /* 본문 안 링크 스타일 */ #gpt-article a { color: #cc0000 !important; text-decoration: none !important; } #gpt-article a:hover { color: #990000 !important; } // https://로 시작하는 링크만 target="_blank" 적용 document.addEventListener("DOMContentLoaded", function () { const links = document.querySelectorAll('#gpt-article a[href^="https://"]'); links.forEach(link => { link.setAttribute("target", "_blank"); link.setAttribute("rel", "noopener noreferrer"); }); }); -
[260730 글로비스울산지회 총파업집회 유인물] 참을만큼 참았다! 총단결-총파업으로 모든 노동자의 고용보장과 원청교섭 쟁취하자!아래에서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
국가인권위 안창호 사퇴에 나선 노동자의 목소리, 폭염처럼 쏟아지는 불평등에 맞서 노동자계급의 메아리를!국가인권위원회 안창호 위원장 사퇴 투쟁은 노동자 민중의 민주적 권리를 지키기 위한 투쟁이다. 안창호 퇴진, 차별금지법 쟁취를 비롯한 민주적 기본권 쟁취투쟁과 함께, 구조적 불평등을 낳는 체제에 맞선 투쟁으로 나아가자. 탄핵당한 윤석열은 재판장에 섰지만, 그가 임명한 국가인권위원회 안창호 위원장은 아직 내려가지 않았다. 노동자들은 부르주아 민주주의의 최저 기준, ‘보루’를 상징하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안창호 위원장 사퇴를 위해 계속 투쟁하고 있다. 최근 노동자들은 과장 보직을 내려놓는 방식으로 인권위의 책무를 저버린 안창호 사퇴 목소리를 키웠다. 그러자 국민의힘 이종배 전 서울시의원이 29일 인권위 과장급 간부 6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국가공무원법상 집단행위 금지’를 운운하며, 공무원이 시키는 대로 일하지 않고 저항한다는 이유로 말이다. 파시스트 공무원 노동자들은 2024년 안창호 위원장 지명 당시부터 ‘차별이 정당하다’는 안창호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구하며 싸워왔다. 선임 후에도 현장에서 극우보수 이데올로기를 설파하며 인권위를 파행으로 내모는 행태를 맞서며 부당 인사를 비롯한 현장탄압을 견뎌왔다. 민주노총을 비롯한 여러 노동·시민·사회운동 또한 차별금지법 제정과 안창호 사퇴 등을 요구했다. 자본가를 위해 운영되는 국가에서, 국가인권위원회가 노동자 민중, 사회적 약자의 민주적 권리를 최소한으로나마 대변하는 보루로 역할할 수 있도록 극우적 수장을 쫓아내려 했다. 노동현장에서 부르주아 민주주의의 방어선을 지키는 노동자들은, 극우 이데올로기가 관철되는 과정과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자본주의 계급 착취를 유지하기 위해 노동자계급 내부를 분열시키고 사회적 약자, 여성, 소수자에게 불평등의 책임을 전가하는 혐오 공세를 현장에서 겪고 있다. 노동자들이 양심과 자신의 노동에 대한 사명감으로 부당한 권력에 맞서는 정당한 투쟁은 인권위에 한정되지 않는다. “차별금지법이 도입되면 맑시스트와 파시스트가 우리 사회에 활개 치면서 공산주의 혁명에 이용될 수 있다”고 말한 안창호. 그들의 조직적 세력은 ‘파시스트’다운 목소리로 인권위를 무너뜨리고, 현장에서 불평등에 맞서는 노동자의 목소리를 억압한다. 그런데 이들은 단지 현장 노동자를 겨냥하는 게 아니다. 파시스트적 방식으로 자본주의 체제를 수호하기 위해 법과 공권력은 물론 폭력까지 동원해 노동자 민중의 입을 틀어막으려는 것이다. 구조적 불평등을 낳는 체제에 맞선 투쟁으로 인권위 현장에서 자본과 극우 논리에 맞서는 노동자 투쟁은 중요한 ‘자정작용’이다. 하지만 국가인권위 파행도 자본주의 억압체제의 단면임을 인식하고 ‘민주주의인 척’하는 민주당식 자유주의 이데올로기와도 단절하는 투쟁으로 나아가야 한다. 안창호 위원장을 몰아낸다고 노동자, 소수자들의 인권이 가파르게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다. 노동자 민중이 겪는 불평등을 양산하는 구조가 그대로라면, 피해 구제를 위해 인권위 문을 두드리는 것만으로 평등한 사회를 구축할 수는 없다. 이는 개별 사업장 노동조합의 노력만으로도 해결되지 않는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시작으로, 구조적 불평등을 낳는 체제를 피억압 계급의 힘으로 바꾸는 투쟁이 필요하다. 특히 자본가 살리기에 목맨 이재명 정부에 대항해 노동자의 독자적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면, 국힘, 파시스트가 노동자 투쟁을 절멸시키려는 탄압에 맞닥뜨릴 가능성이 크다. 노동자 민중이 내쫓은 윤석열을 대신해 대통령 자리를 차지한 이재명 정부는 이미 취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까지 좁혀지는 결과도 나타난다. 해당 여론조사에 따르면 18세부터 29세까지 양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56.3% 민주당 23.2%였고, 30대의 경우 국민의힘 43.2%, 민주당 34.3%였다. 이는 극우 보수세력이 소외된 청년 노동자들의 불만을 흡수하며 다시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폭염처럼 쏟아지는 불평등에 맞서는 노동자 투쟁 이재명 정부는 노동, 주거, 인권, 복지, 에너지, 기후 등 전반적 정책이 모두 자본의 이윤 극대화를 우선하고 있다. 정부 말대로 한국은 “소득불평등은 주요국 대비 여전히 높고, 자산격차는 최고 수준”인 나라다. 노동자 민중은 비정규직 나쁜 일자리도 제대로 구하지 못하고 이중삼중의 차별에 노출되어 있다. 통계 역시 이를 드러낸다. 2024년 처분가능소득 기준 소득 5분위 배율은 5.78배로 전년(5.72배)보다 확대됐고, 상대적 빈곤율도 15.3%로 전년(14.9%)보다 높아졌다. 소득격차와 빈곤 모두 악화되는 양상이다(국가데이터처,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 그런데도 정부는 자산시장 부양에 골몰할 뿐, 불평등 해소에는 하등의 실질적 조치가 없다. 최저임금은 최저 수준의 인상을 거듭한다. 이주노동자를 포함해 노동권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일하다 죽어가고 있다. 그런데도 이주,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특수고용·플랫폼·프리랜서, 비정규직, 작은 사업장, 청년, 고령자. 빈민, 장애인, 사회적 약자 권리 보장을 위한 실행은 없다. 정부는 노동자 민중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재앙에 불을 붙이며 3대 메가 프로젝트를 강행해 자본에게 돈벼락을 선사하면서도, 독점 대기업이 원청으로서의 교섭 의무를 걷어차도 아무 강제도 하지 않는다. 여기에 평등은 눈을 씻고 찾을래야 찾을 수가 없다. 폭염처럼 쏟아지는 불평등에 수많은 이들이 쓰러지는데도, 민주노총은 이재명 정부에 맞선 투쟁 대신 이재명 정부와의 대화 테이블 마련에 나섰다. 노동자 운동이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전체 노동자 민중을 위한 독자적 투쟁을 벌이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진다면, ‘차별에 대한 분노’는 극우·보수세력의 혐오선동 연료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안창호 위원장의 횡포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노동자 민중이 온전히 단결할 수 있도록, 불평등 체제에 맞서는 노동자 투쟁을 조직하자. -
[정세집담회] 원청교섭 투쟁의 과제와 전망[사회주의를향한전진 정세집담회] 원청교섭 투쟁의 과제와 전망 https://forms.gle/7E6qdkFDPbugNveC8 - 일시 : 7월 24일 금요일 19시, 강북노동자복지관 205호(서울 마포구 환일길13) (※온라인 줌 병행) - 발제 : 이청우 (사회주의를향한전진 투쟁위원회) 이재명 정부는 원청교섭 관련 노조법 개정을 치적으로 포장하지만, 실제 노동자들의 원청교섭 성사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게 더 쉽습니다. 고용노동부의 노조법 시행령은 개정 노조법을 누더기로 전락시켰고, 거의 모든 원청자본은 교섭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노조법 시행령은 교섭(교섭 창구 단일화, 교섭 단위 분리 신청, 원청 사용자성 판정 등) 과정에 이중삼중의 장벽을 설치해 놓고 원청교섭 사업장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노동운동 열심히 하라"고 떠들었던 이재명 정부의 공공기관들 조차 민간 독점자본의 첨병을 자처하듯, 원청교섭을 지연·거부하고 있습니다. 이에 현대차그룹을 필두로 민간 대자본가들도 원청교섭에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원청교섭 투쟁 전선에 여러 가지 넘어야 할 난관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원청교섭 투쟁상황을 돌아보며, 원청교섭 투쟁의 돌파구를 열어내기 위한 전망을 함께 모색합니다. ※발제자료는 아래 첨부파일에서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
메가프로젝트, 자본을 위한 국가적 동원체제에 맞서 어떻게 싸울 것인가?이재명 정부가 자본의 이윤을 위한 국가적 동원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나섰다. 노동자 민중운동은 3대 메가프로젝트를 노동권 후퇴와 막대한 공공자원의 전유를 동반하는 반노동·반생태 축적전략으로 규정하고 반대해야 한다. 사진 : 청와대 사진기자단 1873년 9월 18일, 미국 최고의 투자은행이 무너진 날 1873년 9월 18일, 미국 최대 투자은행 가운데 하나였던 ‘제이 쿡 은행’이 파산했다. 남북전쟁에서 북군의 전쟁국채를 팔아 ‘미국을 구한 은행가’라고 불린 제이 쿡은, 당대의 성장산업인 철도에 명운을 걸었다. 대륙횡단 철도가 이미 존재하는 상황이었으나, 그는 미국을 다시 한번 가로지르는 북태평양 철도(Northern Pacific Railway) 건설에 뛰어들었다. 시장에서 과잉설비라는 의구심이 번지며 철도회사 주식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자 철도채권 가격이 주저앉았고, 당대 최고의 투자은행이라 불리던 그의 은행이 지급을 정지했다. 이 파산은 공황을 촉발했다. 미국의 공황은 대서양을 건너 유럽의 위기를 증폭시켰고, 세계경제는 1890년대까지 긴 불황으로 접어들었다. 이는 이미 한 세대 전 영국이 겪은 일이었다. 1840년대 ‘철도 광풍’의 절정이던 1846년, 영국 의회가 한 해 통과시킨 철도회사 설립법만 263건, 종이 위에 그려진 노선만 9,500마일이었다. 그 노선 중 1/3은 건설되지도 않았다. 투자자들은 평균 이상의 수익을 약속하는 종이에 돈을 밀어 넣었으나, 철도회사들이 약속한 수익은 애초에 부풀려진 것이었다. 이런 환상은 1847년 공황과 함께 청산됐다. 오늘 세계는 또 하나의 ‘철도 광풍’을 경험하고 있다. 이번에는 철도가 아니라 인공지능이다.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알파벳 등 거대 자본은 아직 안정적 수익모델조차 확립되지 않은 AI에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건설과 반도체 확보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으며, 각국 정부도 막대한 보조금과 산업정책으로 이를 뒷받침한다. 철도와 마찬가지로, AI는 실제로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기술이 실제로 이윤을 낳느냐는 완전히 다른 문제다. 자본주의의 역사는 유망한 기술일수록 자본의 투기적 진출은 격렬했음을, 그 청산 비용은 어김없이 노동자 민중에게 전가되었음을 증언한다. 자본을 위한 국가적 동원 2026년 6월 29일, 이재명 정부는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대통령이 두 재벌 총수를 ‘국민 영웅’이라 부르며 허리 숙이기도 했다. 계획의 핵심은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는 것이다. 반도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 400조 원씩 총 800조 원을 들여 서남권에 메모리 반도체 공장(팹) 4기를 짓고, 충청권에는 81조 원을 투입해 온양·천안의 신규 HBM팹과 청주의 HBM패키징 공장을 묶어 후공정 거점을 만든다. 동남권과 대경권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거점으로 육성한다. AI데이터센터는 SK·GS·네이버 등이 참여해 550조 원을 들여 울산·동해·세종 등지에 1단계로 2029년까지 8.4기가와트, 2035년까지 18.4기가와트 규모를 구축한다. 피지컬 AI 분야에서는 정부가 직접 로봇을 선제 구매해 초기 시장을 구축하기로 했다.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를 대가로, 국가는 생산 조건을 제공한다. △전력망과 용수 △공장부지 △인허가 신속 처리 △반도체 특별회계 △데이터센터 전용 전기요금제 △초저리 장기임대 산업단지 등이 정부가 제공하는 목록이다. 여기에 반도체 호황이 가져다줄 초과 세수로 ‘미래대응기금’을 만들어 다시 이 프로젝트에 투입한다. 기업은 이윤을 가져가고, 자원과 위험은 사회 전체가 부담하는 구조다. 이 프로젝트에는 그야말로 막대한 자원이 투입된다. 정부 추산에 따르면 서남권 클러스터에만 전력 6.3기가와트와 하루 65만 톤의 물이 필요하다. 전력은 대형 원전 4기 이상, 용수는 인구 200만 이상의 광역시가 하루에 쓰는 물에 해당한다. 정부는 재생에너지와 LNG발전소 증설, 노후 원전 수명연장, 신규 원전과 SMR 건설 등 모든 발전원을 총동원하겠다는 계획이다. 7월 6일 점검회의에서 대통령은 ‘속도전’을 주문하면서 환경영향평가 기간 단축을 지시했고, 토지 확보에 관해서는 ‘협의 취득과 강제수용 절차를 동시에 시작하라’고 지시했다. 국가가 전력과 물과 토지를 대고, 세금으로 다시 이윤축적을 뒷받침하는 이 구조는 결국 위험은 사회화하고 이윤은 사유화하는, 자본을 위한 국가적 동원체제다. 메가특구, 노동권 예외지대 7월 5일 고위 당정협의는 ‘메가특구특별법’을 비롯한 관련 입법을 연내에 마치기로 했다. 그리고 이 법에는 노사협의를 조건으로 한 노동시간 규제 적용제외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7월 10일 출범한 민주당 ‘메가프로젝트 특위’는 주 52시간 노동시간 한도 적용예외를 포함한 ‘파격 특례’를 공론화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초 통과된 반도체특별법에서 빠진 주 52시간 적용예외 조항이 ‘특구’라는 우회로를 타고 되살아나고 있음은 물론, 적용 예외를 전국으로 확대하자는 요구와 ‘파업 없는 특구’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 산업 육성을 명분으로 노동권 예외지대가 만들어질 위험이 현실화하고 있다. 이렇듯 메가특구는 노동권 억압을 제도화한다. ‘광주형 일자리’를 돌이켜보자. 현대차 위탁생산 공장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는 기존 완성차업체 절반가량 임금을 적용하는 대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주거와 복지 등 사회적 임금을 지원한다며 ‘적정임금-적정노동시간’을 원칙으로 걸고 출발했다. 소위 ‘상생형 일자리’다. 그러나 실제로 벌어진 일은 어떠했는가. 현실에서 ‘상생’은 노동자의 권리를 제약하는 장치로 작동했다. 사측은 ‘상생협정서’를 근거로 단체교섭을 거부하거나 노조 활동을 제한했고, 선전물 훼손과 쟁의행위 방해, 노조 간부 사업장 출입 제한까지 가능한 모든 노동탄압을 자행했다. 결국 '상생형 일자리'는 일자리 창출이라는 명분으로 노동3권을 억압하는 기제였던 셈이다. 메가특구와 연결되는 더 적나라한 사례는 경제자유구역이다. 구역에 입주한 외투기업에는 파견노동자를 더 넓은 업무에 쓰고,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자유’가 허용된다. 메가특구는 이러한 예외를 AI·반도체 등 전략산업 전반으로, 훨씬 더 넓은 지역에서 확대하려는 시도다. 특정 지역과 산업에 노동법의 예외를 허용하면, 자본은 다른 지역과 사업장에도 같은 특례를 요구하며, 이는 노동권 자체의 형해화로 이어진다. 지역 간에는 더 많은 보조금과 더 낮은 규제, 더 유연한 노동조건을 제시하기 위한 경쟁이 벌어진다. 결국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명분으로 더 열악한 노동조건을 향한 질주가 벌어지는 것이다. 이렇듯 메가프로젝트에는 금융·세제지원, 규제특례, 인허가 단축, 인력양성 등 자본의 이윤을 위한 사업 항목은 빼곡한 반면, 노동자의 건강권과 안전, 알 권리에 관한 항목은 어디에도 없다. 그런데도 노동운동은 균열을 드러냈다. 6월 29일, 정부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한 직후 민주노총 광주본부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계획을 환영하며 ‘신속한 추진을 바란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전남본부는 7월 1일 성명에서 정부와 기업이 ‘좌고우면하지 말고 즉시 착공하라’고 촉구했다. 이런 정서가 어디로부터 비롯하는지는 모두 안다. 상대적 저개발, 그로부터 비롯되는 인구유출과 지역소멸의 공포, 일자리 확대라는 기대 등이다. 그러나 일자리 확대라는 명분도 취약하기는 마찬가지다. 반도체 공장은 고도 자동화 시설인 관계로, 투자 규모에 비해 고용창출은 많지 않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반도체 산업의 취업유발계수는 2.4로, 제조업 평균 5.1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마저도 하청업체 불안정노동자를 양산해 온 것이 반도체산업의 얼룩진 이력이다. 거대한 AI 투자를 추동하는 힘 2025년 전 세계 AI 인프라 투자는 4,000억 달러를 넘어섰고, 2030년까지 누적 투자 규모는 5조 달러 이상으로 전망된다. 도대체 무엇이 이처럼 막대한 투자를 추동하는가. 첫째는 노동력 대체를 통한 이윤율 제고다. LLM이건, 피지컬 AI건, 결국 AI 투자의 목적은 노동력을 대체해 더 많은 이윤을 확보하는 것이다. 2025년 세계경제포럼 보고서 ‘일자리의 미래’에 따르면, 조사 대상 1,000여 기업 중 41%가 AI 도입에 따라 2030년까지 인력을 감축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AI 투자에 열을 올리는 빅테크들 자체가 이미 대량해고에 나서고 있기도 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5년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비용 절감을 이유로 9천여 명을 감원했고, 2026년에는 추가로 4,800명을 감원했다. 메타는 AI 투자 확대와 조직재편을 추진하며 8천여 명을 감원했다. 아마존 역시 자동화 구조조정 과정에서 약 1만 6천 명의 인력을 감축했다. 자본에게 AI는 무엇보다 노동비용을 절감하고 생산성을 높여 상대적 잉여가치를 확대하기 위한 수단이다. 둘째는 자본 간 경쟁이다. 자본주의에서 개별 기업의 투자 결정은 자유로운 선택이 아니다. 경쟁자들이 AI에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는 와중에 투자를 멈추는 기업은, 시장에서 패배해 축출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AI가 실제로 이윤을 가져다줄 것인지가 검증되지 않았다고 해도, 자본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투자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거대 IT 기업들, 소위 ‘하이퍼 스케일러’들이 막대한 자원을 데이터센터와 AI 반도체 확보에 쏟아붓는 이유다. 셋째는 제국주의 열강투쟁 격화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은 AI가 현대전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았음을 드러냈고, 이제 미국과 중국에게 반도체와 AI는 단지 또 하나의 산업이 아니라 국가안보와 직결된 전략자산이다. 군사 AI기업 팔란티어 공동창업자 알렉스 카프는 노골적으로 기술기업과 군대의 결합을 촉구했다. “실리콘밸리의 공학 엘리트는 국가 방위에 참여할 의무가 있다.” 19세기 철도가 식민지 쟁탈전과 신속한 군사력 배치의 중요 수단이었던 것처럼, 오늘날 AI는 전쟁의 핵심 기술이다. 즉, AI 투자 경쟁은 곧 제국주의 국가들의 군비경쟁이다. 팔란티어의 인공지능 플랫폼(AIP) 시연 화면 그 어떤 자본도 과잉축적의 결과를 피해갈 수 없다 최근 한국 자본주의의 호황 역시 이러한 경쟁의 산물이다. 반도체 호황, 조선업 호황, 방위산업 호황 모두 제국주의 국가들의 군비증강과 직결되어 있다. 정부가 발표한 3대 메가프로젝트는 제국주의 열강투쟁의 한복판으로 뛰어들겠다는 선언이다. 국가는 자본의 이윤축적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며, 자본은 초과이윤을 취하고, 노동자는 장시간 노동과 노동권 후퇴, 환경 파괴의 비용을 떠안는다. 그런데, AI-반도체 산업은 실제로 그렇게 막대한 이윤을 안겨줄까? 물론 AI가 엄청난 기술일 수는 있다. 또한 일정 기간 막대한 이윤을 안겨줄 수도 있다. 그렇게 AI산업에서 나오는 초과이윤을 기대하며 뛰어들지만, 바로 그 기대가 과잉축적을 낳는다. 19세기 철도산업이 그랬다. 철도는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바꾸며 당대 자본주의의 발전을 이끈 혁신적 기술이었지만, 과잉축적의 결과는 1847년과 1873년 공황으로 이어졌다. 공황 이후 살아남은 것은 소수의 거대자본이었고, 파산과 실업의 비용은 노동자 민중에게 전가되었다. 20세기 초 전기산업, 자동차산업도 마찬가지였다. AI-반도체산업 역시 예외는 아니다. 이미 우리는 AI산업 과잉축적의 중요 징후를 보고 있다. 그중 하나가 소위 ‘순환거래’다.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오라클 등 빅테크는 서로에게 투자하고 거래한다. 매출은 산업 내부를 순환하며 서로의 이윤을 부풀린다. 이러한 구조는 실제 최종수요보다 투자 자체가 산업을 지탱하게 만들고, 과잉축적의 파국적 위험을 확대한다. 한 추산에 따르면, AI산업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자본지출(capex)은 매년 70%씩 폭증하고 있으나, 운영현금흐름은 23%만 증가하고 있다. 추세가 변하지 않을 경우, AI기업들의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최근 한국과 미국 모두에서 나타나는 주식시장의 극심한 변동성은 빅테크의 AI인프라 투자가 이미 ‘과잉’일 가능성에 대한 금융시장의 날선 의구심을 반영한다. 이런 우려에도 AI자본은 폭주하고 있다. 이런 모순 속에서, AI가 창출하는 이윤은 과연 누구의 것인가를 둘러싼 논쟁도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AI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설비투자는 영업현금흐름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기간산업 소유와 통제를 향한 계급투쟁을 확대하자 반도체산업 초과이윤으로부터 나오는 초과 세수로 국민배당금을 지급하자는 대통령실 정책실장 김용범의 제안은 ‘반시장적’이라는 거센 공세 속에서 사실상 좌초했다. 그러나 미국 풍경은 사뭇 다르다. 버니 샌더스는 2026년 6월 ‘미국 AI 국부펀드법’을 제안해 AI 대기업들이 50% 지분을 일회성 세금으로 납부하게 하고, 이를 국부펀드에 귀속시키자고 제안했다. 국부펀드는 의결권을 가진 주주로서 기업 이사회에 참여하고, AI기업이 창출한 이윤은 전 국민에게 배당하거나 의료·교육·주거 등 공공서비스에 활용한다. 법안에 따르면, 국부펀드를 운용하는 ‘민주적 AI를 위한 독립위원회’는 대통령의 지명과 상원 인준을 거쳐 구성된다. 이 위원회는 국부펀드가 보유한 주식 지분으로 △공공의 이익을 해치는 기업 결정을 막고 △공공의 복지와 안전, 공정성, 지속가능성에 부합하는 경영을 요구하며 △국부펀드를 운용한다. 흥미로운 것은 AI산업 수장들 역시 이런 흐름에 동조적이라는 점이다.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의 샘 올트먼은 미국 정부가 오픈AI 지분 일부를 보유하는 방안을 제안했고, 클로드AI를 개발한 앤트로픽 역시 기업 지분을 활용해 신생아와 노동시장 진입자, AI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에게 자본계좌를 만들어주자고 제안했다. 트럼프 정부 주요 인사들은 이런 제안을 소위 ‘트럼프 계좌(Trump Accounts)’ 재원으로 삼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계좌는 2025년부터 2028년 사이 출생한 모든 미국 시민에게 정부가 1,000달러를 출연해 장기 투자계좌를 개설해주는 제도다.) 노동강도를 높이고 노동력을 대체하며, 제국주의 국가들의 군사기술로 사용되는 AI산업 자체는 그대로 두고 AI가 창출하는 부를 일부 분배하자는 주장의 한계는 분명하다. 그러나 AI산업에서 만들어지는 이윤을 공유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대되는 상황은 우연이 아니다. 만연한 불평등이 자본주의 자체의 정당성을 흔들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자유주의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다음과 같이 진단한다. “이미 많은 젊은이들이 첫 주택을 구입할 때 부모의 지원금에 의존한다. 그러나 그 지원 규모는 대부분 부모의 재산에 달려 있다. 이는 열심히 일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약화시킨다. 그리고 이러한 믿음이 없다면 자유시장에 대한 대중의 지지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오늘날 우려스러울 만큼 많은 젊은이들이 자본주의보다 사회주의에 더 큰 호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 이 실험은 AI 확산이 가져올 격변에 대비하는 데 있어서도 특히 유용하다. AI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가장 급진적으로 전망하는 시나리오에서는 자본 보유자들은 막대한 수익을 거두는 반면 노동자들은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된다. 그러한 상황이라면 기술에 대한 직접적이고 눈에 보이는 공공 지분(public stake)이 폭주하는 불평등과 정치적 불안을 막기 위해 필요할 수도 있다.” 이 중 샌더스의 제안은 AI기업의 소유권 절반을 국가로 귀속하고, 이를 ‘민주적 AI를 위한 독립위원회’를 통해 관리하며 기업 경영에 관한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점에서 기존 재분배 정책보다 진전된 구상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러한 통제는 어디까지나 국가가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는 과정이며, 노동자 민중이 생산과 투자, 기술개발 방향에 대한 통제력을 행사하는 과정은 아니다. 물론, 이는 샌더스 혹은 더 급진적인 제도적 제안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계급투쟁에 달린 문제다. 1970년대 스웨덴의 임노동자기금 역시 기업 소유를 점진적으로 사회화하려는 야심찬 구상이었지만, 자본의 거센 반격과 사민당 정부의 후퇴로 법안은 대폭 축소되었고 결국 폐지되었다. 임노동자기금의 역사적 사례가 드러내듯, 산업과 생산에 대한 민주적 통제는 결국 계급투쟁을 통해 형성되는 사회적 권력의 문제다. 자본의 이윤을 위한 국가적 동원체제에 맞서, 우리는 산업을 누가 소유하고 누구를 위해 운영할 것인가, 누가 그 발전 방향을 결정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메가프로젝트가 형해화하는 노동권에 대한 방어는 물론, 막대한 공적 자원이 투입되는 기간산업을 민주적으로 통제할 권리를 요구해야 한다. 투자가 거대해질수록, 그리고 그 실패가 노동자 민중에게 전가될 위험이 커질수록 산업 통제는 더욱 절실한 요구다. 이 모든 투쟁의 출발점은, 민주노총을 비롯한 민주노조운동이 메가프로젝트를 노동권 후퇴와 막대한 공공자원의 전유를 동반하는 반노동·반생태 축적전략으로 규정하고 반대하는 데 있다. 노동시간 규제 완화를 포함한 메가특구 반노동 정책에 맞선 투쟁은 물론, 지역주민과 기후정의운동을 포함해 공동전선으로 나아가자. 바로 지금, 기간산업의 민주적 통제를 향한 투쟁을 시작하자. -
[성명] 또다시 발생한 현대중공업 이주노동자 중대재해 - 현대중공업과 한국 정부, 우즈베키스탄 노동청을 규탄한다7월 18일, HD현대중공업 사내하청(성우산업) 소속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이주노동자가 곤돌라에 탑승하여 아이템 사상 작업을 하다가 곤돌라 본체와 족장(발판) 사이에 끼어 사망했다. 목숨을 잃은 이주노동자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에게도 위로의 마음을 보낸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던 이주노동자의 현장 안전 노동자들에게 안내조차 되지 못하는 일터의 유해위험요인, 형식적이고 징벌적인 안전관리체계, 위험 작업 중단이 해고로 이어진다는 불안이 만연한 일터, 사업주 책임 소재를 가리는 다단계 하도급 구조…. 중대재해가 발생한 현장들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된 구조들이다. 이번 중대재해의 양상도 동일했다. 올해 들어 HD현대중공업에서의 세 번째 중대재해였지만, 그동안 그 누구도 노동자들의 안전을 책임지지 않았다. 현대중공업 원청은 중대재해 전날인 7월 17일, 임의로 족장을 추가 설치했다. 사망자를 포함한 노동자들은 족장이 추가 설치되었다는 사실조차 안내받지 못한 채 작업을 수행해야 했다. 작업일지와 위험성평가는 매우 형식적으로 작성되고 있었으며, 재해자가 인식할 수 있는 모국어로 된 안전표지는 단 하나도 없었다. 위험의 이주화 철폐하자 비극의 반복을 막기 위해서는 현장 노동자들이 일터의 요인들을 충분히 안내받고, 드러내고, 바꿔낼 수 있어야 한다. 사고 발생 공정을 포함한 유사 공정을 전부 멈추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곤돌라 작업뿐 아니라, 현장 이주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는 모든 작업에서 안전조치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현재 HD 현대중공업과 노동부의 행태는 이에 정면으로 역행한다. HD 현대중공업은 충돌이나 협착 등 예견가능한 참사를 막기 위한 대책을 단 하나도 마련하지 않은 채, 사내하청 이주노동자들을 위험 작업으로 내몰아왔다. 그동안 사측은 사고 책임을 현장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는 행태를 반복해 왔는데, 이번에도 "안전교육"등 보여주기식 대책만 내놓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현대중공업 내 극히 일부의 곤돌라에 대해서만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을 뿐이다. 여전히 수많은 곤돌라가 아무일 없다는 듯 현장에서 운영되고 있다. 또한 우즈베키스탄 노동청은 ‘노동청 동의 없이 사업장 변경을 하지 않아야 하며, 이를 위반하면 매달 2,000달러의 벌금을 낸다’는 각서를 노동자들에게 강요해 왔다. 이는 이주노동자들로부터 사업장 변경의 권리를 완전히 빼앗고, 위험한 작업장을 스스로 떠날 최소한의 자유마저 박탈하는 행위다. 위험을 감수할 자유만 있을 뿐 위험을 거부할 자유는 없는 노동은 사실상 노예노동과 다르지 않다. 현대중공업도, 한국 정부도 이러한 현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이를 방치하고 용인하며 값싼 노동력을 공급받아 왔을 뿐이다. 울산시와 국가는 이주노동자를 데려오는 데는 누구보다 적극적이었지만, 유족의 한국 입국 문제에 대해서는 ‘사측과 협의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국가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더 많은 이윤을 위해 인력을 줄이고, 안전조치를 생략하며, 위험업무를 하청노동자와 이주노동자에게 떠넘기며 반복적으로 참사를 낳은 현대중공업이다. 현대중공업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 또한 위험 작업을 용인하는 다단계 하청 구조를 철폐하고, 사업장 변경의 권리를 투쟁으로 쟁취해야 한다. 그것이 반복되는 죽음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사회주의를향한전진은 이번 현대중공업 중대재해로 목숨을 잃은 이주노동자의 명복을 빌며, 모든 일터에서 노동자가 일하다 죽지 않는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 노동부는 곤돌라 전체를 포함, 작업중지 범위를 대폭 확대하라! - 우즈베키스탄 노동청은 벌금으로 사업장 변경권리 박탈하는 노예각서 즉각 폐기하라! - 한국 정부와 울산시, 현대중공업은 이주노동자 노예각서 방조 책임을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 마련하라! - 중대재해를 반복 야기한 현대중공업 원청을 강력하게 처벌하라! - 다단계 하청, 위험의 이주화 구조를 즉각 폐기하라! 2026년 7월 22일 사회주의를향한전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