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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계약 철회하라!" HD현대중공업 이주노동자들이 일어서다6월 17일 수요일 저녁 7시, 고용노동부 울산동부지청 앞에 ‘임금삭감 반대! 성과차등임금제 반대! HD현대중공업 이주노동자 결의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하나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시작할 때만 해도 정주노동자 수가 더 많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 늦게 퇴근하고 온 이주노동자들이 점차 늘어났다. 160여명의 이주노동자들이 빽빽하게 자리를 잡았고,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금속노조 현중지부 사내하청지회, 울산이주민센터를 비롯해 울산의 여러 노동단체와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소식을 듣고 전국 각지에서 온 이들이 집회 자리를 함께했다. 울산이주민센터 김현주 대표의 구호선창과 함께 집회가 시작되었다. “나쁜 계약 철회하라!” “임금삭감 철회하라!” “밥값차별 하지마라!” “잔업차별 하지마라!” “성과금을 차별마라!” “재계약을 보장하라!” 위 여섯가지 구호에는 이주노동자들이 그간 겪은 수모와 차별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HD현대중공업은 이주노동자들에게만 매월 57만원 씩 차별적으로 밥값을 공제하다가, 이것이 사회적으로 지탄받자 밥값 공제를 중단하는 대신, 지난 5월 27일 개악된 근로계약서를 강요했다. 새 근로계약서는 기본급을 대폭 삭감하고, ‘성과’에 따라 임금을 차별하는 성과차등임금제 도입을 골자로 한다. HD현대중공업 관리자들은 새 근로계약서에 사인하지 않으면 “잔업을 주지 않겠다” “비자를 주지 않겠다” “재계약해주지 않겠다”고 이주노동자들을 협박했다. 이날 현대중공업은 늦게까지 잔업을 시키거나 회식을 잡으면서 이주노동자들이 집회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발목을 잡았다. 실제로 일부 이주노동자들은 이 때문에 집회에 참여하지 못했다. 그러나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그것을 뚫고 집회장에 모여들었다. 제일 먼저 집회 시작 전 고용노동부와 면담을 진행한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조창민 수석부본부장이 국경을 넘어선 단결을 위해 함께 싸워나가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금속노조 성서공단지역지회 차민다 조합원이 대구에서 내려와, 스리랑카 출신인 이주노동자들과 한국어를 쓰는 정주노동자들 사이를 잇는 통역사 역할을 했다.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수석부본부장 조창민 동지 여러분, 반갑습니다. 자본은 끝없이 노동자들을 갈라치기합니다. 국적으로 나누고, 비자로 나누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누고, 내국인과 이주노동자로 나누려 합니다. 왜 자본이 노동자를 나누려 하겠습니까? 노동자가 단결하면 강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국적은 달라도 우리가 땀으로 만든 노동의 가치는 같습니다. 조선소의 뜨거운 철판 위에서 일하는 노동자도, 생산현장에서 기계를 다루는 노동자도, 모두 자신의 노동으로 세상을 움직이는 주체입니다. HD현대중공업은 세계 곳곳에서 이윤을 얻는 다국적 자본입니다. 그렇다면 그에 맞서는 노동자의 단결도 국경을 넘어 연대해야합니다.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합시다! 한국의 노동자와 이주노동자가 서로 손을 굳게 맞잡고, 차별과 착취에 맞서 함께 싸웁시다. 노동의 가치가 국적에 따라 차별받지 않는 세상, 같은 노동에는 같은 권리가 보장되는 세상, 누구도 고용불안을 무기로 협박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함께 나아갑시다. 우리는 서로 다른 나라에서 왔지만,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는 만국의 노동자입니다. 그리고 노동자의 연대는 어떤 차별보다 강하고, 어떤 자본보다 강합니다. 모든 차별이 철폐되는 그날까지, 모든 노동자가 존중받는 그날까지, 함께 투쟁하고 승리합시다. 조창민 수석부본부장은 이어 스리랑카어로 구호를 외치며 이주노동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이어서 현대중공업지부 김동하 지부장이 마이크를 잡고, 이주노동자에 대한 일방적인 임금체계 변경을 막기위해 현대중공업지부도 함께 나서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김동하 지부장 이주노동자에 대한 임금체계 변경에 대해 현중지부도 심각성을 잘 알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 사업장에서 우리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일방적인 임금체계 변경이 노동자의 삶을 뒤흔들고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지부 또한 책임성을 느끼고, 이주노동자 임금체계 변경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여러분이 먼 타국에서 한국으로 와서 힘든 노동을 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고단함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 개탄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한번 더 문제의 심각성을 잘 파악하고, 문제해결에 나서도록 하겠습니다. 현중지부 사내하청지회 오세일 지회장은 이주노동자들의 투쟁을 사내하청 정주노동자도, 이주노동자도 함께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며, 함께 현장을 바꾸자고 역설했다. 금속노조 현중지부 사내하청지회 오세일 지회장 반갑습니다, 스리랑카 노동자 여러분. 여러분의 근로계약서 변경 싸움은 현대중공업에서도 엄청나게 큰 투쟁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싸움은 동일한 조건에 있는 많은 계약직 이주노동자들이 함께 지켜보고, 함께 나설 수 있는 큰 힘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처럼 노란조끼를 입고 있는 사내하청 노동자들도 여러분을 지켜보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함께 지지하고 응원해서, 현대중공업을 정말 우리 노동자들이 함께 땀흘려 일한 만큼의 성과를 받아내고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현장으로 함께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투쟁! 이어서 민주일반노조 부산본부 외국어교육지회 워릭덕스분회 제임스 조직부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제임스 조직부장은 E-2 비자를 지닌 외국어강사들도 현대중공업에서 E-7-3 비자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처럼 착취당하고 있다며,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에 대한 연대를 표명했다. 민주일반노조 부산본부 외국어교육지회 워릭덕스분회 제임스 조직부장 외국어강사들은 E-2 비자로 들어와 학원에서 사람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우리 또한 E-7-3 비자를 가진 노동자들과 같은 문제를 마주합니다. 종종 사장은 우리의 휴식시간도, 휴가도 빼앗아가고, 부당해고하고, 임금을 부당하게 공제합니다. 현재 저는 해고상태인데요, 사장이 제가 노조에 가입했다고 해고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금속노조와 몇 달 간 함께 투쟁했습니다. 집회도 함께하고요. 동지들이 끔찍한 사장과 싸울 때, 우리 또한 동지들에게 가능한 한 많은 연대를 보내겠습니다. 우리 중 누구도 착취당해선 안되고, 현대중공업이 어마어마한 이윤을 내는 건 동지들의 노동이 있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 투쟁! 이어 경주이주노동자센터 이춘기 센터장이 ‘전국의 수많은 이주노동자들이 현대자본에 맞선 동지들의 투쟁을 보며 뭉칠 것’이라며 앞서 투쟁에 나선 이주노동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경주이주노동자센터 이춘기 센터장 동지 여러분, 반갑습니다. 회사가 너무 괴롭히죠? 일하기도 힘든데, 옆에 와서 너무 괴롭히죠? (네!) 속에 있는 화나는 거 풀기 위해 함성 한 번 질러보고 시작할게요. 하나, 둘, 셋! (와!) 지난 13일에도 여기 왔었어요. 경주로 돌아가면서, 너무 동지들께 감사하단 마음이 들었습니다. 경주에 있는 저희 센터에도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다치고, 월급 못받고, 사장한테 맞고, 회사도 못옮기고, 갖가지 이유로 찾아옵니다. 그분들을 보면서 매일 같이 싸우지만, 이 이주노동자들이 어떻게 하면 같이 모이고 같이 싸우고 서로 힘이 되어줄 수 있을지 잘 몰랐습니다. 그런데 울산 와서 스리랑카 이주 동지들 보고, 너무 감사했습니다. 동지 여러분, 고맙습니다. 현대자본은 한국에서도 거대한 자본입니다. 이 자본이 지금 우리 스리랑카 이주동지들 보고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대자본은 우리 이주노동자들에게 계약서 쓰라고 하면 쓰고, 일하라 하면 일하고, 아무 소리도 하지 말라고 매일 강요합니다. 그런데 우리 동지들은 “그렇게 못하겠다”, “나도 같은 사람이고 똑같은 노동자다”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현대 자본은 이제 떨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국에 있는 자본가들이 지금 동지들을 보고 떨고 있을 것입니다. 동지들의 이런 투쟁이, 전국에 있는 흩어져있는 이주노동자들에게 큰 열망을 줄 것입니다. 동지들의 투쟁으로 그 동지들도, 떨어지고 죽어가는 동지들도 함께 뭉칠겁니다. 그리고 그 동지들의 연대는 다시 여기 앉아있는 우리 동지들에게 힘이 되어 답할 겁니다. 동지 여러분, 고맙습니다. 그리고 끝까지 함께 투쟁하겠습니다. 투쟁! 이어 투쟁에 나선 이주노동자들을 대표해, 몇몇 이주노동자들이 마이크를 잡았다. 제일 먼저 마이크를 잡은 현장대표 A 노동자는 회사로부터 비자 연장 거부 등 협박을 받고 있지만, 그럼에도 싸울 것이라며, 두려워하지 말고 같은 마음으로 싸우자고 호소했다. 스리랑카 현장대표 A 지금 많은 문제를 안고서 이 자리에 참석한 스리랑카 노동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우리는 지금 이 나쁜 계약 때문에 너무 힘듭니다. 이 나쁜 계약을 잘못됐다 생각하고 바꾸려는 이주노동자들이 이 자리에 와있습니다. 만약 이 계약서가 정확하고 좋은 계약서라면, 여러분보다 제가 먼저 사인합니다. 제가 사인을 못하는 이유는, 이것이 진짜 나쁜 계약이기 때문입니다. 이 나쁜 계약 때문에 괴롭고 힘든 일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 가족들, 와이프도 자식들도 한국에 있지만, 그런 힘든 상황에서도 계약에 싸인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받는 월급도 먹고살기에 생활비 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월급을 삭감하려 합니다. 지금 회사에서 저한테 뭐라고 하냐면, “내년 4월 되면 재계약 안해 주겠다, D10 비자도 안해 주겠다, 스리랑카로 돌려보내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동지 여러분, 저는 힘든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그래도 저는 여러분과 함께 싸우고 싶습니다. 만약 제가 내년 4월에 비자를 연장하지 못하면, 미등록이 됩니다. 저만 혼자 미등록 되는 거 아닙니다, 제 가족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월 될 때까지, 만약 스리랑카로 쫒겨나더라도 여러분과 함께 싸우겠습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약속하겠습니다. 내년 4월에 D10 비자도 안 준다고 하니 가족들은 먼저 돌려보낼 겁니다. 그리고 저는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저 혼자서라도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하지만 여러분과 함께 싸우고 싶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시는 동지 여러분, 무서워하지 말고, 같은 마음으로 싸웁시다. 우리 힘들어도, 우리한테 좋은 일이 안 생긴다 해도, 다음에 올 사람들을 위해 싸웁시다.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현장대표 B 노동자는 이해할 수 없는 정주노동자, 사내협력업체 이주노동자와의 성과급 차별을 고발했다. 스리랑카 현장대표 B 우리가 스리랑카에 있을 때 대한민국을 어떤 나라라고 얘기합니까? '사자 같은 나라', ‘호랑이 같은 나라’라고 얘기합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꿈을 갖고 온 이 나라는 진짜 안좋은 나라로 바뀌었습니다. 그때부터 시작된 나쁜 일을 계속 당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남은 것은, 열심히 일하고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는 방입니다. 그런데 그 방에서조차 마음이 아픕니다. 제가 왜 마음이 아플까요? 저하고 같이 일하는 한국 동료가 있습니다. 그 동료는 저하고 똑같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그 동료를 옆에서 도와주면서 일하고 있는데요. 회사에서 여러분들도 알고 있듯이, 상여금을 주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 한국인 동료에게는 회사가 상여금을 주고, 저에겐 아무것도 안줘서 저는 빈손으로 집에 갑니다. 웃기는 것은, 같은 방에 있는 같은 노동자라도 차별받는다는 것입니다. 작은 방에 대여섯 명이 함께 살고 있습니다. 같은 침대에서 저는 위에서 자고 제 친구는 아래서 잡니다. 저는 현대중공업에 직접 고용돼서 일하고 있는데, 그 친구는 사내 협력업체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현대중공업에서 3년 일했고, 그 친구는 2년 일했습니다. 그런데 2년 일한 그 친구는 상여금 460만원을 받았지만, 3년을 일한 저는 백원도 못받았습니다. 그래서 기분이 진짜 안 좋고 마음이 아픕니다. 저뿐만 아니라 이 자리에 참석하고 있는 모든 스리랑카 노동자들이 HD현대중공업을 믿을 수 없다는 같은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사실은 이 대한민국에서 대통령 4명이 감옥에 간 걸 제가 알고 있습니다. 왜 감옥에 갔습니까. 대한민국의 법을 잘 지키기 위해 감옥에 갔습니다. 우리에게도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법이 있습니다. 그 법을 잘 지키면 우리의 권리를 쟁취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며 마무리하겠습니다. 투쟁! 이어 발언한 현장노동자(C)는 지지하러 와준 여러 노동조합과 단체들에게, 그리고 용기를 내어 모인 스리랑카 노동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스리랑카 현장노동자 C 좋은 저녁입니다. 먼저 이 집회를 지지하러 온 모든 노동조합 단체 여러분께 감사드리겠습니다. 스리랑카는 안좋은 일이 일어나면 함께 싸우고 승리할 때까지 일어나는 국가입니다. 같은 마음으로 이 자리에 온 모든 스리랑카 노동자들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전세계 어떤 나라에서도, 일하는 노동자의 근속연수가 쌓이는데 월급을 깎는 나라는 없습니다. 어떻게 이런 결정을 하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이런 나쁜 얘기를 하는 현대중공업은 평가가 안좋다고 생각합니다. … 우리는 이 대한민국에 일하러 온 노동자입니다. 똑같은 일을 하는 노동자들에게 임금과 밥값을 차별하고 삭감하는 건 진짜 안좋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한국에 들어온 이유는, 열심히 일하고 돈벌고, 안전하게 스리랑카로 돌아가려고 생각하고 온 것입니다. … 우리는 열심히 일하러 왔습니다. 땀을 흘리면서 현장 안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들에게 똑같은 권리가 있어야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월급을 삭감하는 나쁜 계약은 반대합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모든 스리랑카 친구들에게 힘을 내라고, 승리할 때까지 싸우자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리랑카 현장대표 D 노동자는, 이주노동자도 똑같이 배고프면 배고픔을 느낀다며, HD현대중공업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들이 정확하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스리랑카 현장대표 D 좋은 저녁입니다. … 대한민국에 있는 주민들처럼 우리도 배고프면 똑같은 배고픔을 느낍니다. 그래서 정말 속상합니다. 이 발전된 한국에서 우리보고 일하러 오라 해서 왔는데, 이 모든 노동자들을 노예처럼 대우하는 게 진짜 속상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일하고 있는, HD현대중공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차별하고 착취하지 말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어주면 좋겠습니다. 많은 기대를 갖고 한국에 일하러 왔습니다. 우리 가족들도 초청해 한국에 들어와 같이 있는데, 이런 나쁜 일이 생기니 너무 힘듭니다. 만약에 일하다가 협박을 당해 일을 못하고, 회사에서 안좋은 일이 생겨 해고를 당하면, 우리가 D-10 비자를 가지는 방법도 있다고 합니다. 회사에서 우릴 내보내면 우리가 가질 수 있는 마지막 기대는 D-10 비자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투쟁을 통해 이 문제를 풀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현장대표와 노동자들의 발언에 이어, 민주노총 법률사무소에서 고용노동부와의 면담 내용을 공유하면서, 현대중공업의 근로계약서 서명 협박 행위가 왜 불법인지에 대해 설명했다. 민주노총 법률사무소 이선이 소장 현대중공업이 하는 걸 보고 있으면, 노동법을 지킬 의사가 있는지 의문입니다. 현대중공업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법률을 위반하는 행위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첫번째, 근로기준법은 노동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근로조건을 정해야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계약기간이 남아있는데 노동자에게 일방적으로 계약내용을 변경하자고 하는 건 근로기준법을 위반하는 것입니다. 두번째, 근로기준법과 외국인고용법은 국적을 이유로 노동조건을 차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이 이주노동자들에게만 밥값을 공제하고 성과급도 지급하지 않는 것은 부당한 차별이라 보여집니다. 마지막으로 현대중공업은 근로계약서에 서명하라고 요구하면서, “서명하지 않으면 재계약하지 않겠다”, “잔업을 시키지 않겠다”, “스리랑카로 당장 가야한다”고 협박을 했습니다. 이렇게 상대방을 협박하면서 의무없는 일을 하도록 하는 것은 형법상 강요죄에 해당합니다. 형법 상 강요죄는 굉장히 무거운 처벌이 이뤄지는 범죄행위입니다. 이와 같은 현대중공업의 탈법 행위에 대해 고용노동부와 면담하면서 저희의 의견을 말씀드렸습니다. 현대중공업은 고용노동부에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노동자들의 임금 총액이 인상되었고, 노동자들이 모두 자유롭게 동의하였다” 라고 현대중공업이 설명했습니다. 여러분 그것이 사실인가요? (아니요)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고 저희가 충분히 설명했습니다. 고용노동부도 현대중공업이 근로계약서 작성을 강요한 것은 아닌지, 현대중공업이 이주노동자들을 차별한 것은 아닌지 잘 살펴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오늘 이렇게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모인 걸 보면서 현대중공업도 고용노동부도 결코 이것이 쉽게 끝나지 않을 거라는 걸 충분히 느낄거라 생각합니다. 우리의 의지를 보여줘야 합니다. 우리가 현대중공업이 요구하는 근로계약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 현대중공업이 이주노동자들에게 부당한 계약을 강요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가 계속 보여줘야합니다. 그렇게 했을 때 현대중공업도 노동법을 준수하고 우리와 공정한 계약, 노동조건의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여러분들의 정당한 투쟁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이후 스리랑카 현장 대표들과, 현대중공업지부, 현중지부 사내하청지회,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울산이주민센터 등 주요 단위들이 함께 현수막을 찢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사측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이날 160명 정도의 이주노동자들이 모였다. 이렇게 이주노동자들이 집단적인 저항에 나선 것은 2003~04년 명동성당 농성투쟁 이후 다른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이번 투쟁은 HD현대중공업이 같은 노동자들을 정규직과 사내하청, 정주노동자와 이주노동자로 갈라놓고 어떻게 차별해 왔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이 투쟁을 통해 임금삭감 철회와 차별 시정 등의 승리를 쟁취한다면, 이는 현대중공업 내의 다른 이주노동자들과 사내하청 노동자들에게도 “뭉쳐서 싸우면 바뀐다”는 희망이 될 것이다. 현중지부 사내하청지회는 올해 HD현대중공업에 원청교섭을 요구하며 ‘원하청 이주노동자 동일적용’을 요구하고 있다. 이 요구를 더욱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이주노동자, 사내하청노동자를 포함한 모든 현대중공업 노동자의 단결을 위해 투쟁을 만들어가자. 한국 사회의 이주노동자 규모는 미등록 이주민 40만 명을 포함하면 150만 명을 넘어섰다. 울산에 거주하는 이주민은 3만 6천 명 가까이 된다. 대다수의 이주노동자들은 극심한 차별과 억압 속에, 임금체불과 폭행, 산업재해와 강제추방의 위협을 견디며 살아가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이주노동자들의 투쟁은 울산에서 일하고 있는 많은 이주노동자들에게, 나아가 전국 곳곳에 있는 이주노동자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심어줄 것이다. HD현대중공업 E-7-3 직접고용 이주노동자들은 다가오는 6월 26일(금) 일산 해수욕장에서 다시 한번 모일 예정이다. 이 이주노동자들에게 단결과 연대를 집중할 때이다. ※아래는 스튜디오 알에서 6월 17일 집회를 스케치한 영상이다. /* 스크롤 여백만 주고, 화면에는 안 보이게 */ .ftn-target { display: inline-block; /* 줄바꿈 안 생김 */ width: 0; height: 0; scroll-margin-top: 200px; } document.addEventListener("DOMContentLoaded", function () { // name="_ftn1", name="_ftn2", name="_ftnref1" ... 전부 대상 document.querySelectorAll('a[name^="_ftn"]').forEach(function(a) { var idValue = a.getAttribute("name"); // 이미 같은 id의 요소가 있으면 또 만들지 않음 if (!document.getElementById(idValue)) { var span = document.createElement("span"); span.id = idValue; span.className = "ftn-target"; a.parentNode.insertBefore(span, a); } }); }); /* 본문 각주 번호 + 아래쪽 각주 번호 색 지정 */ a[href^="#_ftn"] sup, a[href^="#_ftnref"] sup { color: #BF202D; } /* 밑줄이 보기 싫으면 */ a[href^="#_ftn"], a[href^="#_ftnref"] { text-decoration: none; } /* 마우스 올렸을 때 살짝만 강조하고 싶으면 (선택) */ a[href^="#_ftn"]:hover, a[href^="#_ftnref"]:hover { text-decoration: underline; } /* 페이지 전체가 오른쪽으로 넘치지 않게 */ html, body { max-width: 100%; overflow-x: hidden; } /* 본문 영역 폭 강제 고정 + 긴 단어/문장도 줄바꿈 */ #bo_v_con, .bo_v_con, .cke_editable, article { max-width: 100%; overflow-wrap: break-word; word-wrap: break-word; /* 구형 브라우저용 */ } /* 워드에서 붙은 이미지/표가 화면 밖으로 안 나가게 */ #bo_v_con img, #bo_v_con table, .bo_v_con img, .bo_v_con table, .cke_editable img, .cke_editable table, article img, article table { max-width: 100% !important; height: auto; } /* 워드가 p, span에 폭을 박아놓은 경우 강제로 해제 */ #bo_v_con p[style*="width"], #bo_v_con span[style*="width"], .bo_v_con p[style*="width"], .bo_v_con span[style*="width"], .cke_editable p[style*="width"], .cke_editable span[style*="width"], article p[style*="width"], article span[style*="width"] { width: auto !important; max-width: 100% !important; } /* 기본 blockquote 스타일 */ blockquote { border-left: 4px solid #c0392b; /* 사이트 분위기와 맞는 붉은 계열 */ padding: 12px 18px; margin: 20px 0; background: #fafafa; font-style: normal; color: #333; line-height: 1.6; } /* blockquote 안의 p 태그 정렬 */ blockquote p { margin: 0 0 10px 0; text-align: justify; } /* 마지막 p 태그 여백 제거 */ blockquote p:last-child { margin-bottom: 0; } /* 본문 안 링크 스타일 */ #gpt-article a { color: #cc0000 !important; text-decoration: none !important; } #gpt-article a:hover { color: #990000 !important; } // https://로 시작하는 링크만 target="_blank" 적용 document.addEventListener("DOMContentLoaded", function () { const links = document.querySelectorAll('#gpt-article a[href^="https://"]'); links.forEach(link => { link.setAttribute("target", "_blank"); link.setAttribute("rel", "noopener noreferrer"); }); }); -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 요구안, 원·하청·이주노동자 동일 적용 요구!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는 이주노동자들을 포함한 모든 노동자들에게 성과금·격려금·휴가비·상여금 동일 적용을 요구하며, 원청교섭을 쟁취하기 위해 싸우고 있다. 자본이 만든 2중·3중의 차별과 분할을 넘어, 조선소 현장을 바꾸자. 3월 10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는 2026년 단체교섭 요구를 HD현대중공업 원청에 보냈다. 3월 13일 현대중공업은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했고, 3월 21일 교섭노조 확정을 공고했다. 하지만 교섭노조 확정 공고 이후 3개월에 가까운 시간이 지났는데도 본교섭은 열리지 않았다. 현대중공업은 시간을 끌며 교섭을 해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는 금속노조와 조선하청 3지회(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 광주전남지부 전남조선하청지회,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와 소통하며 원청교섭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사내하청지회 조직력 확대가 중요 목표 중 하나다. 그 과정에서 중요하게 고려하며 준비한 것은 원·하청·이주노동자들의 차별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다.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는 원청교섭 요구안에 <원·하청·이주노동자 동일적용> 요구를 담았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 경영 성과에 따라 생산직 정규직 노동자와 동일한 기준의 성과금을 HD현대중공업에 종사하는 모든 하청·이주노동자에게 지급한다. ‣ 생산직 정규직 노동자와 동일한 금액의 격려금을 현대중공업에 종사하는 모든 하청·이주노동자(시급제, 일당제, 월급제 등)에게 지급한다. ‣ 모든 하청·이주노동자(시급제, 일당제, 월급제 등)에게 설, 추석, 하기휴가 때 각 70만 원을 지급한다. ‣ 하청·이주노동자(시급제, 일당제, 월급제 등)에게 연간 상여금 100%를 지급한다. 이미 HD현대중공업 현장에는 정규직과 일하는 직접고용 비정규직 이주노동자부터 사내하청업체에 속한 이주노동자까지, 정주노동자와 이주노동자가 함께 일하고 있다. 그러나 HD현중 자본은 이주노동자 차별을 당연시하며 노동자들을 정주·정규직노동자 → 정주·사내하청노동자 → 그리고 이주노동자의 위계로 서열화하고 있다. 사내하청지회는 원청교섭 투쟁이 시작되기 전부터 현대중공업 원청에 이를 요구해왔다. 또한 그간 견지한 활동 기조를 이번 투쟁에서도 이어가며 단체교섭 요구안에 하청·이주노동자 동일적용 요구를 담았다. 현대중공업 사측은, 노동안전보건 문제 등 개정노조법에 따라 사용자성을 부정하기 어려운 일부 의제만 교섭 대상으로 삼으려 한다. 하지만 사내하청지회는 교섭 자리에서 임금과 복지 문제를 포함한 요구안 모두를 교섭의제로 다루어야 한다고 분명하게 밝혔다. 아직 사내하청지회 조직력은 약하다. 원청 교섭이 열렸지만, 노동자들은 과거 현대중공업 원청의 야만적 탄압을 기억한다. 그렇기에 조합원을 확대하고, 조합원들이 공개적 활동에 대한 자신감을 형성하기까지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원청교섭이라는 조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조선사업장 하청노동자들의 억눌린 분노를 풀어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조선사업장 자본은 거센 탄압을 퍼부으며 하청노동자들이 저항할 수 없도록 오랜 세월을 짓눌러왔다. 그런 만큼 노동자들의 분노는 응축되어 있다. 조건이 열린다면 하청노동자들은 자신의 거대한 힘을 보여줄 것이다. 같은 현장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 역시 다르지 않다. 이주노동자들은 정주노동자들보다 대체로 훨씬 젊고, 그만큼 투쟁에 나설 잠재력도 크다. 현대중공업 직접고용계약직 이주노동자(E-7-3) 근로계약서 개악에 맞서, 개악안 수용을 거부하는 이주노동자들이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그동안 법적 근거도 없이 직접고용 이주노동자들에게 밥값을 공제해 왔고, 이에 대한 분노가 커지자 이제는 밥값 공제 중단 대신 급여삭감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성과금을 인사평가 등급에 따라 차등 지급하겠다는 내용까지 담겼다. 앞으로 쉽지 않은 투쟁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이주노동자 자신의 투쟁은 물론, 현장·지역·전국 노동자들의 연대로 새로운 국면을 만들어 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조선산업 자본은 현장을 원·하청·이주노동자들로 가르고 노동자들 사이에서 차별을 조장하며 단결과 연대를 막아왔다. 하지만 고용형태와 국적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자본의 착취와 차별과 탄압은 노동자의 저항을 만든다. 이제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들은 자본이 갈라놓은 2중·3중의 차별과 분할을 넘어 단결의 길로 나아갈 것이다.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조선사업장 노동자들의 지지와 응원을 조직하며, 조선소 현장을 바꿔낼 더 큰 가능성을 열어낼 것이다. 사진: 금속노조 -
수백여 이주노동자가 근로계약서 개악 강요하는 HD현대중공업과 맞서다!6월 13일 HD현대중공업 이주노동자들은 일요일에 갈 수 있는 유일한 병원인 울산이주민센터 진료소를 찾아 수줍게 아픈 곳을 말하는 이가 아니었다. 낯선 한국 땅 울산 동구 거리가 무서워서 가능한 한 친구와 함께 다니는 겁 많은 노동자가 아니었다. 그들은 한국 땅에서 누구보다 당당하게 글로벌 1위 조선사 HD현대중공업 거대 자본의 차별과 불의에 맞서 노동의 권리를 온몸으로 말하는 노동자였다. 사진: 울산이주민센터 6월 13일, 투쟁을 선택하고 모인 수백여 이주노동자 6월 13일 200여 명의 HD 직접고용 E-7-3 이주노동자가, 현대중공업에서 남목고개를 넘어 울산이주민센터로 모여들었다. 이들이 모인 이유는 분명했다. 5월 27일, HD현대중공업 사측이 직접고용한 E-7-3비자 이주노동자 전원에게 임금 삭감과 성과차등임금제 도입을 담은 ‘새로운 근로계약서’ 작성을 강요했기 때문이다. 울산이주민센터 김현주 센터장의 진행으로 2시간 넘게 1부 결의대회의 경과보고, 이주노동자 대표단 투쟁사와 여러 단위의 연대사, 전체 토론 그리고 2부 기자간담회가 이어졌다. 약 250명의 정주·이주노동자는 모두 집중했다. 이주노동자 대부분은 스리랑카 노동자들이었다. 성서공단지회 차민다 전 부지회장이 스리랑카 통역을 맡아, 참가자들은 서로 익숙한 언어로 발언에 집중할 수 있었다. 늦은 저녁까지도 이주노동자들이 계속 대회장을 찾았다. 1층 결의대회 장소 바닥에 앉고, 의자에 앉고, 몸을 붙여서 서도 장소가 비좁았다. 대회장에 들어가지 못한 이주노동자들은 문밖 인도와 골목에서 스튜디오알 라이브 스트리밍을 보며 함께했다. 몇몇은 자신이 직접 라이브 스트리밍을 해서 미처 오지 못한 동료들이 대회를 시청하도록 도왔다. 사진: 울산이주민센터 밥값 차별에서 임금삭감, 성과차등임금제 차별로 그동안 HD현대중공업은 직접고용 이주노동자들에게 밥값으로 월 571,000원(2004년까지는 516,500원)을 공제했다. 2024년까지는 세 끼 모두 공제했고, 2025년부터는 중식은 기본 공제하고 조식·석식은 식사 시 공제했다. 세 끼를 회사에서 먹었다고 가정하면 그동안 밥값만 1천 7백여만 원이다. 이 밥값 공제는 어떤 법·제도 근거도 없이 이루어졌다. 같은 기간 사내협력업체에 고용된 이주노동자들에게는 밥값을 공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지독한 차별이고 인권침해다. 게다가 직접고용 이주노동자는 2025년 성과급도 아예 받지 못했다. HD현대중공업은 밥값 공제가 사회적으로 지탄받자, 밥값 공제를 중단하는 대신 기본급을 대폭 삭감하고 ‘성과’대로 임금 전체를 차별하는 새로운 근로계약서 작성을 강요한 것이다. 새 근로계약서에는 기본급 20여만 원 등의 임금삭감과 1987년 현대중공업 민주노조가 만들어진 후 투쟁으로 철폐한 성과차등임금제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저성과자는 해고한다. 한국어 실력부터 솔선수범 자세, 다기능 수행능력 등 모든 부분에 점수를 매긴다. 분노한 노동자들의 서명 거부에, HD현대중공업 자본은 보름 동안 조직적 협박과 괴롭힘을 펼쳤다. 기존 통상임금 283만원을 받는 이주노동자의 경우 기본급을 238,400원, 잔업 30시간 시 월 급여로는 287,693원을 삭감한다. 이주노동자들이 집단적으로 서명을 거부하며 반발하자, HD자본은 중간에 기본급을 70,000원 올린 수정 근로계약서를 제시했으나, 성과차등임금제 적용은 그대로였다. 성과차등제 적용 전이라도, 기본급 168,400원, 잔업 30시간 시 월 급여 208,000원을 삭감하는 내용이다. 이런 흐름은 6월 9일 울산이주민센터가 기고한 프레시안 기사로 처음 언론에 폭로되며 더 많은 이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난생처음 외쳐보는 구호, 그리고 “투쟁!” 이러한 차별과 억압이 그동안 HD현대중공업 현장에서 차별당하며 쌓인 직접고용 E-7-3 이주노동자들의 분노를 솟구치게 했다. 이주노동자들은 HD현대중공업 입사 관문이었던 밥값 차별 근로계약서는 거부하지 못했지만, 밥값 공제 대신 임금삭감과 성과차등임금제로 영혼마저 차별당하라는 횡포에까지 침묵할 순 없었다. 이주노동자들은 허리띠를 더 졸라매고, 동료를 짓밟고 회사에 쩔쩔매는 대신 투쟁을 택했다. 대회에서 이주노동자들은 자신들이 HD현중 자본으로부터 받는 차별과 불의를 함께 증언하고, 냉정하고 절제된 분노를 쏟아내며, 스스로의 요구를 함께 결정했다. 물론 사측의 전방위적 협박으로, 모두가 개악된 근로계약서 서명을 거부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개악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노동자든 작성하지 않고 버틴 노동자든, 이들은 모두가 같은 운명공동체이며, 함께 싸워야 함께 승리한다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래서 HD현대중공업의 전체 직접고용 E-7-3 이주노동자의 1/3이 한날 한자리에 모이는 초유의 사건, 단결투쟁의 장을 만들 수 있었다. 사진: 울산이주민센터 이주노동자들은 자신의 정당한 요구를 ‘8자 구호’로 난생처음 외쳤다. 그 우렁한 소리와 이글거리는 눈빛에 그 자리에 모인 서로가 압도되었다. “나쁜 계약 철회하라! 철회하라!”, “투쟁!”, “임금삭감 철회하라! 철회하라!”, “투쟁!”, “밥값차별 하지마라!”, “잔업차별 하지마라!”, “성과금을 지급하라!”, “재계약을 보장하라”, “투쟁!” 이주노동자들이 팔뚝질하며 외친 “투쟁”은 너무나 명확했다. 억눌린 차별에 터져 나온 분노는 밝고 힘찼다. 그동안 수많은 이주노동자의 개별적 저항이 있었고, 이주노조와 성서공단노조 등으로 뭉쳐 싸워 온 이주노동자들도 있지만, 단일 거대 공장에서 수백 명이 집단적으로 투쟁한 사례는 찾아볼 수 없다. 그만큼 놀랄 만한 투쟁이다. HD현대중공업은 자신의 이윤만을 위해 정주노동자가 떠난 자리를 더 부려먹기 쉬운 이주노동자로 대체했지만, 이주노동자들은 ‘노예’가 아니라 ‘인간’이며, ‘노동자’임을 당차게 증명했다. 6월 13일 수백여 이주노동자들의 투쟁은 이미 20명 중 1명이 이주민인 한국의 노동운동사, 비정규직 운동사를 새로 썼다. 사진: 울산이주민센터 “인마”, “서명 안 하면, 비자 안 주고 집으로 보내버릴 거야” 여기는 이주노동자 체류권과 직업선택의 자유, 동등한 노동권 등을 봉쇄하는 한국이다. 한국 조선소 자본에 종속된 비자로 취업한 노동자에게 ‘사장님’은 목숨줄을 쥔 하느님과 다를 바 없다. 직접고용 E-7-3(조선소 일반 기능 인력) 노동자들은 그 어떤 노동자보다 더 사용자와의 관계에 있어 절대적인 종속관계에 놓여 있다. 고용허가제(E-9) 노동자는 최초 취업 기간 3년 동안 세 번 등 사장의 동의를 전제로 몇 번의 사업장 변경이 가능하다. 그런데 E-7-3 노동자는 이마저도 불가능하다. 2년 전에도 이미 HD현대중공업 직접고용 E-7-3비자는 쪼개기 계약과 해고로 사회문제가 된 바 있지만, 개선된 게 거의 없다. HD현대중공업은 자신의 청탁으로 한국 정부가 만들어준 E-7-3비자의 특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이를 악용해 이주노동자들을 협박했다. 이주노동자들의 증언과 함께 실제 관리자들의 목소리가 담긴 녹취록도 공개되었다. “D10 비자 안 나와. 그거에 대해서 더 이상 얘기하지 마” “회사에서는 이제 위에서 정책이 그렇게 바뀌면서 이제는 D10 비자를 안 해주기로 했어” “국가에서 안 해주고 회사에서 안 해준다는데. 분명히 내가 너한테 서너 번을 계약 안 하면은 사인 안 하면 스리랑카 가야 된다고 얘기했어” “너는 할 말이 없는 거야. 인마” “팀장님이나 우리 파트장님들은 충분히 너희들한테 정보를 다 제공했고 설명했어. 그리고 한편으로는 사정도 했고, 강압적으로 해라 이런 식으로도 했고, 할 만큼은 충분히 다 했어” “앞으로는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 안 돼. 어떤 회사 지침이 내려와서 이런 비슷한 일이 있더라도 이번과 같은 일이 일어나면 안 되니까 얘기하는 거야” “근로계약서에 사인 안 할 거면, 여기 사직서에 사인해” “너는 가족 데려서 있으니까 가족 생각해서 사인해” “사인 안 하면, 잔업 안 준다” “6월 8일부터 싸인한 사람만 밥값 안 내도 돼” “먼저 사인한 사람은 일 못해도 SS(등급)를 주겠다. 나중에 사인하면 등급 낮게 준다” 녹취를 듣는 동안 눈에서는 눈물이, 입에서는 “인마, 인마 하지마 인마”라는 욕이 나올 듯 화가 나고 고통스러웠다. 이주노동자들은 “정신적 고문”, “괴롭힘”, “협박”이라고 했다. 이주노동자들이 증언한 자본의 언행은 기가 막힌다. 거짓과 사기, 강요와 협박, 위계와 괴롭힘... 일방적 노동조건 불이익 변경도 위법한데, 이주노동자에게 서명을 받아내기 위한 자본의 조직적 탄압은 위법도 위법이지만, ‘글로벌 1위’답게 매우 폭력적이다. 대회 자리에서 민주노총 울산법률원 이선이 소장은 ‘현대중공업의 횡포가 위법하다’는 법률 검토 의견을 전달했다. 모두 알고 있었지만, 통쾌한 마음에 큰 박수가 터져나왔다. 어떤 노동자는 서명하라는 말만 일주일 내내 종일 듣는 게 힘들고 머리가 하도 아파서 금요일 오후에 조퇴를 신청했다. 하지만 관리자는 그를 집에 보내주지 않았다. 대신 서명할 때까지 집에 보내지 않았고, 결국 기진맥진한 노동자로부터 서명을 받아냈다. 이주노동자들은 “우리를 노예로 생각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연대와 단결로 역사의 진전에 함께하자 이주노동자들은 이러한 폭력을 당하고도 투쟁에 두려움이 없었다. “우리는 이미 블랙리스트다”라고도 말했다. “우리는 끝까지 함께 싸운다”고 외쳤다. 얼마나 대단한 용기인지 가늠할 수 없다. 글로벌 자본에 맞서 당당히 노동자임을 선언하고 투쟁하는 모습은 얼마나 거룩한 인간선언인가! 그 엄숙한 투쟁 앞에 만약 ‘나’라면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나’라면 다른 나라에 일하러 갈 용기를 낼 수 있을까? 먼 타국에서 그것도 비자가 걸려있는 상황에서 불의에 저항할 수 있을까? 그리고 어쩌면, 이 분노가 수십 년 전부터 한국 사회 이주노동자들에게 켜켜이 쌓인 분노의 분출이 아닐까도 생각해본다. 이주노동자들은 자신의 투쟁을 결의하며 정주노동자들에게 딱 한 가지를 부탁했다. 바로 ‘연대’다. “한국 노동자와 같이 싸우면 더 힘이 세진다. 연대해달라!” 그렇다. 함께 일하는 정주노동자, 이주노동자가 함께 싸우면 더 힘이 세진다. 20명 중 1명이 이주민인 사회, 특히 현대중공업은 전체 노동자 10명 중 2명이 이주노동자다. 민주노조의 역사가 새로 쓰이고 있다. 단결하고 연대하자! HD현중자본의 공격이 시작된 이후인 6월 5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사측에 항의했다. 현대중공업지부는 “이주노동자 인사제도 일방적 개편에 대한 철회 및 차별 시정 요구의 건” 공문을 발송해 문제를 지적하고 즉각 중단할 것을 사측에 촉구했다. 하지만 자본은 노동조합의 말을 듣지 않았다. 6월 9일 현중사내하청지회가 전 공장 노보를 통해 지부 공문과 관련 소식을 알리며 근로계약서 강제전환 중단을 요구했다. 현중지부와 사내하청지회는 연대사를 통해서도 힘찬 연대를 약속했다. 6월 13일 결의대회에 연대한 서영호양봉수열사정신계승사업회 활동가들은, 자신들이 경험한 비정규직 철폐투쟁의 기억을 떠올렸다. ‘2003년 현대자동차 비정규직노동자들이 연차 사용 요구에 식칼테러를 당한 후 울산공장에서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투쟁위원회(비투위)를 꾸리던 시절이 절로 떠오른다, 분위기가 그때와 흡사하다.’ 23년이 지난 지금도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지는 달라지지 않았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오늘 그 투쟁에는 정주노동자와 이주노동자의 얼굴이 함께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랜 시간 이주노동자운동에 헌신해온 이주노동자차별철폐네트워크 ‘사람이왔다’ 활동가들은 ‘이주노동자가 이렇게 대규모로 차별을 말하고 권리를 말하는 모습을 처음 본다며 너무나 감동적’이라고 했다. 같은 이주노동자로 E-2비자를 받고 한국에서 일하는 여러 국적의 외국어교육지회 노동자들은 ‘이 싸움은 우리의 투쟁과 똑같다’며 ‘차별에 맞서 같이 싸우고 연대한다’고 약속했다. 다른 영남지역 방글라데시·스리랑카 노동자들도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노동조합 간부와 활동가로서 참여한 정주노동자들은 한국 노동자운동에서 이주노동자가 대중적 투쟁으로 진출하는 역사적 순간을 목도하며 자신의 역할을 고민했다. 대회가 마치자마자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이 쏟아졌다. 6월 17일 19시, 이주노동자들은 고용노동부 울산동구지청 앞에서 첫 번째 집회를 열고 일산해수욕장으로 행진한다. 한국 정부에, 한국 사회에 처음으로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말하고 HD현대중공업의 부당한 차별과 횡포를 규탄할 것이다. 숱한 차별과 탄압을 자행하면서도, HD현대중공업과 한국 정부는 이주노동자들의 집단적 저항을 고려하지 못했을 것이다. ‘해고’와 ‘추방’이라는 자본가들의 권력이 있으니 말이다. 너희 국가와 자본은 “우리는 노예가 아니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이주·정주노동자의 목소리를 똑똑히 들어라! HD현대중공업 E-7-3 직접고용 이주노동자가 뭉친 역사적 투쟁에 현대중공업 원하청노동자와 울산지역, 금속노조, 이주운동진영, 시민사회 등 전국의 동지들이 연대하자. 자본의 착취와 차별에 맞선 원청교섭 투쟁을, 분열공작에 맞선 이주·정주노동자의 단결투쟁으로 확장하자. -
[번역] 볼리비아의 반란: 노조 지도부의 배신에 맞선 풀뿌리 조직화수개월에 걸친 여러 지도부의 배신 끝에, 볼리비아 노동자와 농민들은 새로운 형태의 조직을 구축하며 아래로부터의 총파업을 관철하기 위해 투쟁하고 있다. 볼리비아에서는 노동계급, 농민 및 기타 민중 부문의 진정한 반란이 벌어지고 있다. 그들은 우파 로드리고 파스(Rodrigo Paz) 대통령이 집권한지 불과 6개월 만에, 그의 긴축 정부에 맞서 두 번째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이는 우연이 아니다. 지난 12월, 파스 대통령은 최고령 제5503호를 발표했는데, 그 첫 번째 조치는 연료 보조금을 폐지하는 것이었으며, 이는 사실상 연료 가격을 두 배로 올리는 결과로 이어졌고 가솔리나조(gasolinazo)란 이름으로 불렸다. 이 최고령은 또한 볼리비아 대중을 겨냥한 광범위한 긴축 및 착취 조치들을 포함하고 있었다. 12월부터 거대한 반대 물결이 일기 시작했다. 볼리비아 최대 노동조합 연맹인 볼리비아노동총연맹(COB: Central Obrera Boliviana)은 긴축 정책 패키지에 반대하는 일련의 집회를 소집했다. 이는 더 광범위한 운동으로 확대되어 50만 명의 인파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사태가 그들의 통제를 벗어난 상태로 치달을 위기에 직면하자, 마리오 아르고요(Mario Argollo)가 이끄는 COB 지도부는 1월 파스 정부와 협상하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노동 지도부가 정부와 공동서명한 칙령이 발표되었는데, 이는 사실상 ‘가솔리나조’를 기본 전제로 수용하여 농촌과 도시 지역 가구의 소득을 깎아내리는 것이었다. 대신 지도부가 얻어낸 것은 천연자원 민영화와 같은 다른 조치들를 연기하는 것에 불과했다. 이는 확대돼 가던 운동에 대한 명백한 배신이었다. 파즈는 이로 인해 운동이 주춤함을 틈타, 긴축 정책을 재개할 뿐만 아니라, 도로 봉쇄를 전면 금지하는 등 사회적 저항을 탄압하는 일련의 행정 명령을 연이어 내렸다. 한편, 유가 인상은 생필품 가격으로 파급되어 생활 수준을 저하시켰다. 설상가상으로,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개인 차량과 운송 노동자들의 차량을 손상시킨, 불순물이 섞인 수입 연료(“쓰레기 휘발유”) 판매와 관련된 대형 스캔들이 터져 나왔다. 로드리고 파스의 기만과 긴축 정책 불과 한 달여 전, 정부는 제1720호 대통령령을 발표하여, 소규모 토지 소유권을 잠재적 압류로부터 보호하던 볼리비아 헌법을 무력화하고, 농업 기업과 대규모 토지 소유주들에게 이익을 가져다주었다. 민영화의 한 형태인 이 새로운 공격은 지역 공동체의 분노를 불러일으켰고, 이들은 판도 주(Pando)와 베니 주(Beni)에서 수도 라파스(La Paz)까지 장거리 행진을 조직하여, 5월 1일 COB가 소집한 집회와 합류했다. 이 집회는 국영 기업 민영화, 보건 및 교육 예산 삭감, 근로자 연금 제도 해체에 맞서 노조 지도부가 입장을 표명할 것을 요구하는 여러 부문의 강력한 아래로부터의 압력 아래 소집되었다. 이러한 누적된 불만들은 파스 정부에 제시할 공식 요구 사항 목록으로 정리되었다. 이 모든 과정은 결국 COB 지도부가 이 집회에서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하도록 강요받는 결과로 이어졌으나, 당분간은 실제 작업 중단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후 1720호 법령이 폐지되기는 했으나, 정부가 문제를 미루기만 했다는 점을 주목해야한다. 이 문제는 농업 기업과 기업의 이익을 증대시키려는 목적으로, 지역 사회에 훨씬 더 불리한 조건 속에서 다시 불거질 것이다. 이러한 공격이 계속되자, 정부의 반복된 약속 불이행으로 인해 협상은 무의미하고 타협이 불가능하다는 확신에 힘입어, 사퇴 요구(“¡Fuera Paz!”)가 점점 더 힘을 얻었다. 광범위한 부문에서, 특히 라파스와 오루로(Oruro) 지역에서 이런 요구를 받아들였다. 이 지역 주민들은 우파 성향의 투토 키로가(Tuto Quiroga)에 맞서 ‘차악’으로 여겨졌던 파스(주로 부통령 에드만 라라(Edman Lara)의 인기에 이끌려)에게 투표했던 이들이었다. 파스가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를 포함해 이 지역 어느 누구와도 견줄 만한 긴축 정책을 추진하면서, 그가 제국주의와 대기업의 이익을 위해 통치하고 있음을 분명히 드러내자, 이들은 명백히 자신들이 파스에게 기만당했다고 느끼게 되었다. 배신에 맞선 아래로부터의 조직화 이러한 요구가 거세지고 파즈의 사퇴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주민 협회 지도부, FEJUVE(엘알토 지역 주민 협의회 연합), 그리고 특히 COB가 5월 1일에 약속한 사항들, 특히 무기한 총파업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이에 노동자와 지역 사회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포섭된 지도부들을 거부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파스는 이러한 불만을 감지하고 각 부문을 분열시켜 개별적으로 협상하려 시도했다. 농촌 교사, 도시 교사, 보건 노동자, 포토시 및 타 주(department)의 지역 연맹, FEJUVE, CIDOB와 같은 저지대 원주민 단체 등으로 나눠서 말이다. 이러한 전술은 지도부에게만 이익이 되고, 긴축 조치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이들의 요구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에, 오히려 기층의 분노를 더욱 깊게 만들 뿐이었다. 이에 대응해 엘알토(El Alto) 시의 여러 지역 주민들이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끼고 조직화의 필요성을 표명하며 도로봉쇄 지점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도로봉쇄에 참여한 한 여성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뭔가 해야 해요. 그냥 집에 있을 수는 없어요. 먹을 게 충분하지 않거든요.” 또 다른 이는 이렇게 덧붙였다. “우리는 참아온 게 많아요. 빵값이 올랐을 때도 아무 말 안 했죠.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견딜 수 없어요. 다른 모든 문제에 더해 휘발유는 쓰레기나 다름없고, 가격은 두 배나 비싸졌고, 그저 기름을 넣으려고 끝없는 줄을 서야 하니까요.” 반란과 자기조직화 이러한 상황에서, 특히 센카타(Senkata)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민중들이 아래로부터 스스로를 조직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도로봉쇄 시위에 합류하려 하면서, 정작 자신들의 지도부는 정부와의 대화와 타협을 주창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들은 그 지도부를 거부하기 시작했다. 한 사례로, 엘알토 남부 FEJUVE의 한 지도자가 파스 정부로부터 차량을 선물로 받았다. 대중들은 그를 배척하며 차량을 반환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결국 차량을 반환하고 “내 할 일은 다 했다”고 선언했으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지역사회는 그에게 치코테오(Chicoteo), 즉 전통적인 공동체적 정의의 형식을 적용했다. 그들은 단순히 선물을 받은 문제뿐만 아니라, 파스가 정부 퇴진을 요구하는 주민들을 해산시키려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와중에, 그가 파스 정부와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는 사실 또한 문제 삼았다. 이러한 양상은 도시 전역에서 반복되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사례는 푸엔테 벨라-벤틸라(Puente Vela-Ventilla) 인근 엘알토 제8구역에서 자기조직화된 봉쇄 위원회의 등장이다. 지도자들이 대중운동을 이끌 의지가 없음을 확인한 주민들은 스스로 봉쇄를 조직하여, 라파스로 유입되는 물자의 흐름을 마비시키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이 위원회들은 또한 카빌도스(cabildos), 즉 이웃 주민, 노동자, 아이를 동반한 어머니, 학생, 노점상, 소규모 상인들이 모여 다음 단계에 대해 논의하고 봉쇄 전략을 조율하는 공개 집회를 소집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최근 벤틸라에서 열린 집회에서는 해당 집회의 이름으로 다른 봉쇄 및 봉기 세력들에게 더욱 강해질 것을 촉구하기로 결의했다. 제8지구 조정위원회에는 콜키리(Colquiri) 등지의 광부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은 투쟁을 심화하고 급진화할 것을 촉구하며, COB 지도부에 총파업을 실물화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이러한 분노는 정부가 광산 중심지를 민영화하겠다고 위협하면서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경험들은 매우 중요하다. 위원회들은 지역과 구역을 넘어 조율을 시작하고 있으며, 다른 노동자와 농민들에게 이 민주적 조직 기구에 합류할 것을 호소하고, 로드리고 파즈가 물러날 때까지 무기한 총파업의 실행을 그들의 손으로 직접 주도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또 다른 사례는 라파스 주 메카파카(Mecapaca) 시의 리오 아바호(Río Abajo) 계곡에 위치한 과리나카(Guarinaca) 공동체에서 나왔다. 이 지역 사회의 한 지도자가 파스 대통령이 소집한 대화 자리에 참석했는데, 아무도 정부를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이는 그곳에서 엄청난 불만을 야기했다. 정부가 그들을 파괴자, 야만적인 인디언, 테러리스트라고 낙인찍는 인종차별적 수사를 사용했기에, 이에 대한 분노가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더 이상 기만당하고 싶지 않은 지역 사회는, 새로운 지도부와 대표자들을 찾고 있다. 관료제에 대한 이러한 반란의 규모는 5월 23일 토요일, COB가 소집한 긴급 총회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이 총회는 가맹 및 비가맹 부문 모두에게 개방되었으며, 자기조직화한 위원회들도 포함되었다. 제8지구 봉쇄위원회 대표들은 COB 중앙위원회 앞에 나서 노조 지도부가 즉각 진정한 총파업으로 나아갈 것을 요구하며, 노조가 그들을 버려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들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말했다. 그들은 탄압에 맞선 모범을 보였으며, 최근 몇 주간 엘알토를 뒤덮은 폭설 속에서도 봉쇄를 유지해 왔다. 그들의 발언은 파스 정부와의 대화에 나서려는 COB의 의지에 도전했으며, 전국 각지의 봉쇄 현장 대표들이 투쟁의 강화를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풀뿌리 자기조직화의 초기 단계들은 반드시 도달해야 할 지평을 가리키고 있다. 전국 수십 곳의 도로 봉쇄 지점에서 투쟁하고 집회에 참여하는 이들은 파스나 그 어떤 대기업 및 제국주의의 대리인들에게도 신뢰를 주지 않은 채, 매 순간 다음 행보를 민주적으로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탄압을 심화하겠다는 정부의 위협, 이와 함께하는 극우 세력의 공격은, 각 부문 간의 연대를 강화하고 투쟁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센카타 봉쇄 위원회의 한 대표가 말했듯이, 이러한 목표는 COB에게 모든 작업장에서 총파업을 실질화할 것을 요구함과 동시에, 아래로부터 이를 관철하기 위해 투쟁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2026년 6월 3일 Left Voice에 게재된 기사를 번역함. 글쓴이: Diego lung 번역: 돌멩 /* 본문 안 링크 스타일 */ #gpt-article a { color: #cc0000 !important; text-decoration: none !important; } #gpt-article a:hover { color: #990000 !important; } // https://로 시작하는 링크만 target="_blank" 적용 document.addEventListener("DOMContentLoaded", function () { const links = document.querySelectorAll('#gpt-article a[href^="https://"]'); links.forEach(link => { link.setAttribute("target", "_blank"); link.setAttribute("rel", "noopener noreferrer"); }); }); -
[번역] 볼리비아: 라틴아메리카의 우파 물결에 맞선 반격의 시작미국 헤게모니가 쇠퇴하고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제국주의의 압박이 새로운 형태를 띄면서 지역의 정세가 불안정해졌다. 그 와중에 볼리비아에서는 로드리고 파스 대통령에 맞선 궐기가 확산되었다. 라틴아메리카 전역에 걸쳐 볼리비아의 파스 정부, 아르헨티나의 밀레이 정부, 칠레의 카스트 정부가 심각한 위기에 맞닥뜨리면서, 친제국주의 우파를 어떻게 격퇴할 것인가 하는 물음이 더 절박하고 구체적인 것이 되었다. 지난 몇 주 동안 볼리비아에서 제기된 핵심 물음은, 우리 눈앞의 사태가 라틴아메리카의 새로운 우파 물결에 맞서 거리에서의 반격이 시작된 것인가 아닌가 하는 점이다. 로드리고 파스 대통령은 집권한 지 이제 겨우 6개월을 넘겼지만 강력한 봉기에 맞닥뜨렸다. 정부의 탄압과 기층 조합원을 배신한 노조 관료들이 있었음에도 민중 궐기는 연초부터 끓어올랐다. 파스 행정부는 연료 가격을 인상하고 교육 및 의료 체계를 공격하는 한편 대기업에 부과되는 세금은 감면하려 한다. 농민과 선주민의 토지를 침탈하고 리튬을 약탈하며 국가를 IMF와 제국주의에 더 깊이 예속시키려 한다. 그러나 저항은 격렬하다. 볼리비아는 12월부터 1월까지 3주에 걸쳐 도로 봉쇄와 시위를 겪었다. 지금은 노동자·농민·대중의 전면적 봉기에 직면해 있다. 5월 16일 정부가 봉기를 탄압하면서 네 명이 사망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파스 정부의 의도와는 정반대였다. 이튿날 도로 봉쇄의 규모는 더욱 커졌고, 그다음 월요일에는 “파스 물러나라”라는 구호와 함께 엘알토에서 라파스로 거대한 행진이 이어졌다. 5월 22일부터 24일까지 전국에서 더 많은 도로 봉쇄와 시위가 벌어졌고, 이를 분쇄하려던 정부의 시도는 노동자들의 저항에 가로막혔다. 25일에는 엘알토에서 라파스로 향하는 새로운 궐기의 날이 펼쳐졌는데, 이는 최근 몇 주 사이에 가장 큰 규모였고 여러 새로운 부문이 투쟁에 합류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파스를 대대적으로 지지했고,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와 아르헨티나 대통령 하비에르 밀레이도 마찬가지였다. 밀레이는 심지어 볼리비아 정부를 돕기 위해 허큘리스 수송기를 보낸다. 이 같은 지지가 놀랍지 않은 이유는, 볼리비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 친제국주의 우파 정부가 거리에서 패배할 가능성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라틴아메리카에서 제국주의의 공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미국은 볼리비아의 봉기가 자신의 장기말 하나를 쓰러뜨릴까 두려워한다. 이는 또 한편으로 중국과의 경쟁이라는 맥락에서 이해해야 하는데, 워싱턴은 오랫동안 자신의 뒷마당으로 생각해 온 지역에 대한 지정학적 통제력을 다시금 확립하려 한다. 그리고 볼리비아는 전략적 요충지다. 이 나라는 칠레, 아르헨티나와 함께 리튬 삼각 지대를 이룬다. 트럼프는 새로운 국가 안보 전략을 통해 자신만의 먼로 독트린을 개시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델시 로드리게스의 도움으로 사실상 보호령을 수립했다. 지금은 쿠바 인민에게 극심한 압박을 가하고 있으며, 심지어 직접적인 공격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5월 20일에는 두 갈래의 작전이 있었다. 1996년 두 대의 경비행기가 격추된 사건을 두고 라울 카스트로가 살인 혐의로 기소되었으며, 핵추진 항공모함 USS 니미츠호가 카리브해에 배치되었다. 트럼프는 이란 전쟁 패배로 수세에 몰렸고 국내에서 심각한 반대에 직면해 있다. 지지율도 35퍼센트에 불과하다. 미국 헤게모니의 쇠퇴가 가속화함에 따라, 미국은 아메리카 인민들에 대해 더 공격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보면, 파스 정부를 거리에서부터 패배시키는 것은 라틴아메리카의 지배 계급과 미 제국주의에 대한 심대한 타격이 될 것이다. 파스, 밀레이, 카스트 - 곤경에 빠진 공격의 세 얼굴 더 넓은 지역적 배경을 살펴본다면, 우파의 제국주의적 종속 기획이 아메리카 남부 전역에서 균열을 일으키기 시작했는가 하는 것이 쟁점이다. 밀레이, 카스트, 파스는 똑같은 제국주의 공세의 세 얼굴이며, 셋 모두 이미 곤경에 빠져 있다. 카스트는 취임한 지 두 달밖에 안 되었는데 부정적 평가가 이미 58퍼센트에 이르렀다. 아르헨티나에서 밀레이에 대한 부정 평가는 65퍼센트를 오르내리고 있다. 파스 또한 거리의 봉기가 보여주듯 빠르게 인기가 무너졌다. 이들 정부는 점점 더 위기에 빠지면서도 여전히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칠레에서는 연료 가격 인상과 교육 예산 삭감 등의 공격에 맞서서 칠레 정치의 주요 행위자인 학생 운동이 거리로 돌아오고 있다. 칠레 민중은 2019년 봉기 당시 대통령에 맞서 “피녜라 물러나라”를 외치다가 노조 관료와 전직 대통령 가브리엘 보리치의 광역 전선(Frente Amplio)에 의해 세력이 꺾여 버렸지만, 이제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일어서고 있다. 한편 페루에서는 학생 운동이 이번 달 대대적인 대학 점거를 이끌면서 대학 당국에 맞선 민주적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페루는 2023년의 제도적 쿠데타에서 비롯한 정당성 없는 체제와 더불어 심각한 정치적 위기를 겪고 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페론주의와 노동 관료가 밀레이의 공격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조건이었는데, 많은 부문이 진보적 변화를 겪고 있으며 미리암 브레그만과 트로츠키주의 좌파에 대한 정치적 공감도 커지고 있다. 볼리비아 봉기는 이처럼 더 넓은 지역의 현상 가운데 가장 폭발적인 부분이다. 우파와 제국주의의 공세를 어떻게 패퇴시킬 것인가 하는 전략적 물음이 점점 더 구체적으로 성립하고 있다. “민주주의”와 봉기할 권리 최근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진보 정상 회의의 주최자 중 한 명인 브라질 대통령 룰라는, 볼리비아 민중 궐기가 타도하고자 하는 파스 정부에 연대를 표하면서 “민주적 제도와 법치에 대한 온전한 존중”을 촉구한다. 우리는 라틴아메리카의 우파 세력이 개량주의적이고 포스트신자유주의적인 정부들의 실패 덕분에 권력을 잡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해 칠레 보리치의 실패, 아르헨티나 페론주의의 실패, 볼리비아 사회주의운동(MAS) 정부의 실패가 대중 운동 조직들을 국가로 흡수함으로써 반동적 정부를 위한 길을 닦았다. 라틴아메리카 우파와 제국주의는 볼리비아에서 벌어지는 일이 쿠데타 시도라고 주장하면서, 볼리비아 노동자들과 농민들이 파스의 사임을 요구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무시하는 태도라고 비난한다. 이들에게 “민주주의”란 민중이 4년 혹은 5년마다 투표하는 것만을 의미하며, 일상의 결정은 진정한 권력자들, 즉 제국주의의 앞잡이들과 기업주들과 지주들이 내린다. 지난 선거에서 많은 이들이 투토 키로가 같은 극우 후보들에 맞서 파스와 라라 부통령에게 투표했지만 파스는 취임하자마자 무자비한 긴축에 착수했고, 이는 지배 계급에게 “민주적”이라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드러냈다. 자율적으로 조직화된 봉쇄 위원회들이 지적하듯이, 진짜 “쿠데타 모의자”는 정부다. 애초의 약속과 다른 강령을 실행함으로써 인민을 기만했기 때문이다. 볼리비아의 최근 역사에서는 굉장히 급진적인 운동이 거듭 등장했지만 정치적 책략과 탄압이 결합하면서 시야 밖으로 밀려났다. 오늘날 우리가 노동자·민중의 궐기를 목격하게 된 이유는 밑바닥에 있는 이들이 극도로 악화된 생활 조건을 더 이상 견디지 않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볼리비아에 뿌리 깊은 인종주의는 궐기를 추동하는 핵심 요인이다. 최근 선주민의 깃발인 위팔라를 불태운 사건은 도로 봉쇄가 확산되는 데 일조했다. 볼리비아 인민에게는 봉기할 권리가 있으며, 다수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는 것은 오직 이 방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핵심 물음은 이 힘이 또다시 굴절되거나 봉쇄되거나 패배당하는 상황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민중 궐기를 총파업과 결합하기 우리가 볼리비아를 비롯한 라틴아메리카 전역에서 목격하고 있는 것은, 이 지역에 새로운 정세가 출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관점을 바탕으로 더 깊은 탐구가 필요한 근본적인 전략적 논의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최근의 모든 봉기를 관통하는 패턴이 하나 있다. 궐기가 폭발하고, 곧바로 노조 및 사회 관료가 주도하는 운동 무력화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제기되는 것이다. 이것은 사소한 문제가 아니라 전략 문제의 핵심이다. 이 패턴을 깨뜨리려면 핵심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즉, 거대한 대중 조직들에 공동전선을 강제하는 투쟁 속에서 역량을 조율하고 자기 조직화를 발전시키는 것이다. 이를 달성하려면 관료 기구를 우회하고 투쟁 부문들을 통합하는 조율 기구를 수립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민중 궐기를 총파업과 성공적으로 결합하는 핵심 수단이다. 총파업은 노동 계급이 자신의 힘을 관철하고 우파 정부를 격퇴하며 다수에게 유리한 활로를 여는 주된 도구다. 이는 저절로 일어나지 않는 지극히 힘겨운 투쟁이며, 따라서 노동 계급 헤게모니를 위해 이 전투를 수행할 강력한 혁명적 좌파가 중요하다. 볼리비아의 제4인터내셔널을 위한 혁명적 노동자 동맹(LOR–CI)이 최근 성명에서 지적하듯이, 정부의 탄압, 기소, 협박, 기층 구성원을 배신한 지도부와 정부 사이의 협상을 통한 무력화 시도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농민·선주민·대중의 봉기는 점점 커지는 중이다. 집단을 배제하고 협상하는 관료들은 아래로부터 거부당하고 있는데, 볼리비아농민노동자단일노조연맹(CSUTCB), 볼리비아선주민연합(CIDOB), 교원노조, 남부 엘알토의 지역위원회연맹(FEJUVE) 일부에서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투쟁을 어떻게 지속할지 논의하는 주민 총회, 집회, 자기 조직화의 공간이 점점 더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거대한 규모의 도로 봉쇄와 민중의 엄청난 의지 외에, 진정으로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요소가 하나 더 있다. 모든 생산 부문에 걸쳐 작업을 중단하는 실질적인 무기한 총파업이다. 볼리비아노동총연맹(COB)의 5월 1일 총회에서 의결되었지만, 노조 지도부는 아직 총파업을 실행하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센카타 8구역에서 자체 조직된 봉쇄 위원회 대표들은 이렇게 지적했다. “우리는 몸을 내던지고 있다. 우리는 이미 싸우고 있다. 이제 우리는 우아누니의 광부들과 코로코로, 콜키리에도 호소해야 한다. 이 지역들의 광산을 민영화하려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총파업을 실행해야 한다.” 계급 투쟁의 실험실로서의 볼리비아 - 세 가지 잠정적 결론 라틴아메리카에서 친제국주의 우파에 맞서 싸우는 우리는 볼리비아 봉기로부터 몇 가지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첫째, 정부에 승리하려면 민주주의를 존중하라고 요청할 것이 아니라 직접 행동에 나서야 한다. 정부들은 취임하자마자 친제국주의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스스로 민주주의를 짓밟기 때문이다. 성명, 공보, “대화”가 오가는 동안 파스 대통령은 긴축 계획을 밀어붙였다. 그러나 탄압에도 무너지지 않는 봉쇄와 궐기가 시작되자 정부는 위기에 빠졌다. 둘째, 자기 조직화는 관료들이 밀어붙이는 운동의 무력화 시도에 저항하는 유일한 대안이다. 봉쇄는 자기 조직화가 가장 분명하게 드러난 사례이며, 자발적으로 소집된 위원회들이 이를 지탱한다. 덕분에 COB의 책략과 정부의 탄압을 물리치고 투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자기 조직화가 더 높은 차원의 형식으로 발전하면 역량을 결집하여 공동전선을 관철하고, 투쟁을 확대하며, 파스를 비롯한 쿠데타 모의자들의 사임을 강제하는 총파업을 실행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끝으로, 직접 행동과 자기 조직화는 관료들의 배신과 끊임없이 충돌하는데, 이 때문에 관료에 맞서 싸우는 강력한 혁명적 당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당의 목표는 운동이 관료의 의지에 종속되는 것을 막고, 대중이 분출하는 힘이 운동과 제도적 봉쇄의 악순환에 갇히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노동자·농민·대중의 독자적 세력이 출현하여 투쟁에 앞장서도록 일관되게 싸우는 정치 조직을 갖추어야 한다. 볼리비아의 봉기는 고립된 사건이 아니라, 지역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전략적 물음들이 시험대에 오르는 실험실이다. 만약 파스가 무너지고, 총파업이 효력을 발휘하며, 봉쇄 위원회들이 관료 기구를 넘어 전국적 조율 체계로 스스로 조직된다면, 밀레이와 카스트를 비롯한 나머지 라틴아메리카 우파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볼리비아에서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그리고 라틴아메리카 전역에서 더 폭넓게 펼쳐지기 시작한 것은 바로 역사의 경로를 바꿀 가능성이다. 이것이 전략적 지평이며, 혁명적 좌파는 부름에 응답해야 한다. 2026년 5월 27일 La izquierda Diario에 스페인어로 게재됨. 2026년 5월 28일 Left Voice에 게재된 기사를 번역함. 글쓴이: Josefina L. Martínez and Matías Maiello 번역: 강성윤 /* 본문 안 링크 스타일 */ #gpt-article a { color: #cc0000 !important; text-decoration: none !important; } #gpt-article a:hover { color: #990000 !important; } // https://로 시작하는 링크만 target="_blank" 적용 document.addEventListener("DOMContentLoaded", function () { const links = document.querySelectorAll('#gpt-article a[href^="https://"]'); links.forEach(link => { link.setAttribute("target", "_blank"); link.setAttribute("rel", "noopener noreferrer"); }); }); -
[인터뷰] 발전소 폐쇄 국면, 우리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계속 만들며 싸우겠습니다오는 6월 13일, 경상남도청이 있는 창원에서 “613 정의로운 전환 노동자•시민 대행진”(이하 613 대행진)이 열린다. 공공재생에너지 확대와 발전노동자 총고용 보장의 요구를 걸고 전국의 발전 노동자, 연대 시민들이 함께 모일 예정이다. 공공운수노조 발전HPS지부는 2024년 남부발전을 대상으로 한 파업 투쟁을 포함해, 발전소 폐쇄 국면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 계속 싸워왔다. 613 대행진에서도 주요 주체로 나설 예정이다. 613 대행진을 앞두고 박규석 지부장과 김영구 하동지회장을 만나, 희망 고문이 반복되는 현장의 분위기·폐쇄를 명분으로 한 인력 부족의 실태·613 대행진 조직 과정에서의 고민 등을 들어보았다. 경남 하동 발전소가 올해 6월에 폐쇄가 될 예정이었다 전쟁을 이유로 갑자기 순연된 상황인데요, 폐쇄 관련 얘기가 오가는 상황 속 현장 분위기는 어떠한가요? 김영구: 중동 전쟁으로 인한 가스 공급 차질에 대비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하겠다는 명분으로 하동 1호기가 내년 3월로 폐쇄가 연기되었습니다. 향후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현장의 불확실성은 더 커졌습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시점이 되어서야 실제로 폐쇄되는지 알게 되는 상황에 저희 조합원들이 놓여있기 때문입니다. 고용불안 해소 대책 없이 폐쇄 시점만 미뤄진 상황이 ‘희망고문’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죠. 발전HPS지부는 폐쇄에 대해 발전 5사가 책임져라고 파업 투쟁을 진행했습니다. 고용 보장을 위한 TF를 꾸린다는 성과를 쟁취한 바도 있습니다. 폐쇄 시점이 다가온 지금, 관련 논의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박규석: 파업 이후 작지만 하나의 성과로, 폐쇄 시점이 오기 전 고용보장 협의체를 구성한다는 것을 HPS로부터 따냈습니다. 조합원들이 원하는 곳에 전환 배치하도록 ‘노력한다’고 한 점, 원청 남부발전을 협의체에 강제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있습니다. 올해 초에 전환 배치 논의를 위해 협의체 논의를 시작하려 했는데요, 시점이 연기되면서 협의체 논의도 미뤄졌습니다. 올해 말부터 본격 논의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노조 차원에서는 조합원들과의 개별, 집단 면담을 진행했고, 이를 기반으로 요구안은 어느 정도 정리했습니다. 조합원들과는 최대한 1:1로 면담을 진행했습니다. 개인 면담을 하니까 궁금한 점도 자주 묻고 자기 얘기도 하더라고요. 면담하면서 느낀 건데요, ‘카더라’로 도는 소문 중에 잘못된 정보가 많더라고요. 그런 것들 바로잡아주고, 최대한 조합원들이 원하는 곳으로 배치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계속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발전소의 순차적 폐쇄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한 번에 폐쇄되는 건 아니기에 대량 구조조정으로 즉시 이어지는 양상은 아니긴 한데요, 이것이 조합활동에 어떤 영향을 끼친다고 보시나요? 박규석: 말씀하신 것처럼 한 번에 모든 발전소가 폐쇄되는 건 아닙니다. 하동의 경우 1호기가 먼저 폐쇄되고 순차적으로 2, 3호기가 폐쇄되잖아요. 회사가 인원을 애초부터 적게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2호기 폐쇄 시점까지는 폐쇄에 따른 유휴 인력을 같은 발전소의 다른 호기로 배치하는 등 어느 정도 감당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발전소는 점차 폐쇄되고 노동자들이 갈 곳은 점차 줄어들 것입니다. 하동의 경우 3호기가 폐쇄되는 시점부터 실질적인 해고 흐름이 본격화할 거라 보고 있습니다. 물론 그때 되어 대응하면 너무 늦죠. 한편으론 어려운 부분이, 조금씩 하나하나 폐쇄되니 잘 와닿지 않는 거예요. 고용불안은 분명 실존하는데, 한편으론 아직 여기서 일하고 있는 거잖아요. 노동자들로 하여금 소극적인 분위기를 유도하는 게 분명히 있는 거 같아요. 올해 613 대행진에서도 우리가 가서 목소리를 내야 하는데, 폐쇄 일정이 순차적이라는 것이 투쟁 조직에도 어려움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현재는 투쟁 동력이 약간 떨어진 상태이긴 합니다. 발전소 순차적 폐쇄가 조직에 어려움으로 작동한 부분도 있고, 다른 한편으론 저희만 싸우다 보니까 힘이 약해진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몇 년째 싸우고 있지만 피부에 와닿는 변화가 아직 없는 것도 영향을 끼치는 것 같고요. 그래도 계속 같이 싸우자고 조직해야겠죠. 폐쇄를 명분으로 인원을 뽑지 않는 것은 지역을 불문하고 나타나는 현상인 것 같습니다. 인력 부족에 따른 노동강도 증가, 안전 위협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현장에서 어떻게 느끼고 계신가요? 박규석: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이슈 때문인지 현장에 신규 인원이 잘 안 들어와요. 경력이나 기술이 검증된 사람을 데려오는 것은 더더욱 어렵습니다. 사람이 빠지면 인력을 채우는 건 회사의 당연한 의무입니다. 하지만 회사는 노동조합이 이야기하지 않으면 안 합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가만히 있으면 그게 돈이잖아요. 발전소와는 이미 인건비 계약을 다 했으니까요. 하동만 문제가 아닐 거예요. 다른 곳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제가 느끼기엔 한 20% 부족한 상태로 계속 유지되는 거 같아요. 회사가 다른 사업장으로 파견 보내는 경우도 있어요. 그러다 하동 현장에서 돌발 상황이 생기면 대처할 인원이 없는 거죠. 오버홀과 같은 공사를 할 때도 인원을 새로 뽑아야 하는데, 여기 있는 사람 그대로 쓰는 거예요. 얼마 전에 광양 SK이노베이션 E&S 발전소 물량 일부를 HPS가 수주했습니다. 그런데 하동이 폐쇄될 거라고 예상해서인지 여기 있는 사람을 광양으로 빼간 거예요. 아직은 폐쇄가 안 되었으니 빼가면 안 되잖아요. 거기서 따로 인력을 채용해야 하는 게 맞는 거죠. 최근 폐쇄가 예고된 발전소의 기동정지 빈도가 잦아졌어요. 기동정지 하는 시간 동안 누군가는 계속 대기해야 합니다. 돌발 상황이 터지면 보고하고 필요한 조치를 한다는 목적으로 사람을 세우는 거죠. 안 그래도 사람이 부족한 상태에서 누군가 대기해야 해서 빠지게 되면, 남은 인원들이 더 많은 일을 해야 하는 일도 생기고 있습니다. HPS지부는 계속해서 원청 발전 5사가 책임지라고 싸워오고 있습니다. 동시에 HPS와도 교섭투쟁을 이어오고 있는데요, 요구안 설정 및 진행 과정과 관련하여 고민이 있으시다면? 박규석: 폐쇄 계획이 되었든, 물량에 대한 배치가 되었든, 정부와 발전소가 주는 메시지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나라에서 운영하는 발전소지 않습니까. 정부에서 책임은 당연히 져야 하죠. 실제로 저희가 정의로운 전환 내걸고 파업할 때도 회사는 ‘발전사하고 이야기해라, 우리는 힘이 없다.’라고 이야기해요. 석탄발전소 폐쇄를 정부에서 발표한 그 시점부터 현재까지 저희의 기조는 변함이 없습니다. 조합원들한테도 항상 정부 책임을 강조하면서 조직하고 있습니다. 교섭의 경우 현재 HPS를 대상으로 교섭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에 발전 비정규직들이 연계해서 같이 노정 교섭을 요구하자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쉽지 않았어요. 교섭창구단일화, 원청 사용자성 인정 등 절차도 복잡하기도 했고요. 살인적인 더위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작년엔 산불도 경남에서 크게 났고요. 우리가 위기를 실제로 체감하는 거죠. 올해 총연맹이 하는 기후정의 캠프에 갔는데요, 휴게공간, 작업중지권 등의 의제를 단체협약에 넣는 것이 필요하다는 강의를 들었습니다. 정부에서도 폭염 시 작업을 멈추고 쉬어라는 지침이 내려오잖아요. 현장에서는 이를 준수하지 않을 때가 매우 많아요. 발전소 내부는 엄청 더운데 휴게공간도 별로 없어요. 휴게공간 마련하고, 위험할 때 작업을 쉴 수 있도록 강제성을 갖게 하는 게 필요하단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노조의 힘이 지금보다 약할 때는 원청의 갑질이 더욱 심했고, 노동자들도 위험 작업을 거부하기 더욱 힘들었습니다. 저도 위험 작업 거부를 가지고 현장에서 많이 싸우기도 했어요. 인식은 많이 바뀌었지만, 그래도 현장에서 작업중지권의 강제성이 없어요. 작업자들이 위험하다고 작업 못한다고 말하면 이를 현장에서 딱 들어주도록 하는 것이 필요해요. 폐쇄가 수년 동안 지속되는 상황이지만, 일은 계속 해야 합니다. 우리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들을 계속 만들고 싸우는 것이 조합의 단결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러한 내용을 단협에 포함할 수 있도록 싸움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613 대행진을 앞두고 현장에서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요?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박규석: 613 대행진에서는 발전소 폐쇄 국면 총고용보장과 공공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핵심 요구안으로 내걸고 있습니다. 공공재생에너지 전환이란 요구를 이해 못 했던 조합원들도 초기엔 있었어요. 이것이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 등은 인식하고 있습니다. 단어가 어려운 게 아니에요. 피부에 와닿아야 하는데 아직은 그렇지 못한 점에서 비롯한 거예요. 실제로 공공재생에너지 발전소가 우리 일자리가 될까 회의적인 조합원들이 꽤 있는 거죠. 현재 조합원들이 여유가 없어요.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노동강도도 강하고, 너무 바삐 일하기 때문입니다. 일하다가 집에 가면 곯아떨어지고 하다 보니 같이 전망을 그릴 여유가 없어요. 그럼에도 열심히 조직하고 있습니다. 폐쇄와 고용 보장의 경우 어쨌거나 우리의 일이니까 우리가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 과제가 많은 거 같습니다. 일상 활동도 잘 해야 하고요. 마지막으로 함께 연대해 주는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도 큽니다. 같이 하니까 저희도 힘이 납니다. 함께 613 대행진을 잘 조직하면 좋겠습니다. 김영구: 총고용보장, 고용승계 너무 중요합니다. 고용승계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기존에 100을 받았다가 폐쇄를 이유로 그만큼 못 받으면 정의롭지 않은 것입니다. 그게 후퇴하지 않는 선에서 정의로운 전환이 이뤄지는게 필요합니다. 613 대행진이 이를 위한 매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260613 정의로운 전환 노동자·시민 대행진 유인물] 발전산업 국유화와 공공재생에너지 확대로 모든 발전노동자의 직접고용 쟁취하자![아래에서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1면] 발전산업 국유화와 공공재생에너지 확대로 모든 발전노동자의 직접고용 쟁취하자! 정부는 2038년까지 석탄화력 37기를 폐쇄하겠다고 한다. 이미 서천, 영동, 보령, 삼천포, 태안 1호기가 폐쇄되었다. 그러나 고용보장 계획도 없는 폐쇄에 따라 하청노동자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폐쇄 이후 고용을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응답은 자회사 66.4%, 1차 협력업체 85.8%, 2차 협력업체 89%에 이른다. 하동 1호기 폐쇄 연기, 고용대책 없는 '희망고문' 2026년 예정이었던 하동 1호기 폐쇄가 전쟁과 에너지 수급 문제를 이유로 연기됐다. 그러나 폐쇄가 미뤄진다고 고용불안도 사라지지는 않는다. 언제 닫힐지, 어디로 가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이것은 고용대책 없는 ‘희망고문’이다. 발전HPS지부는 2024년 파업투쟁으로 ‘고용보장협의체’ 구성을 쟁취했다. 고용보장 자체를 쟁취한 것은 아니지만, 원청 남부발전에 맞선 투쟁이 낳은 소중한 성과다. 그간 성과를 바탕으로, 투쟁과 연대를 확대하자. 사측은 ‘곧 폐쇄할 발전소’라는 이유로 신규인력을 뽑지 않고 노동자를 다른 현장으로 빼가고 있다. 그 결과 노동자들은 인력부족과 노동강도 강화에 고통받는다. 지금 당장 폐쇄되건 아니건, 노동자들은 고통받는다. 한전KPS 하청노동자 직접고용 합의 이행하라! 김용균과 김충현의 죽음 이후에도, 발전소는 위험하다. 심지어 발전소 경상정비는 상시 필수업무인데도, 발전소 정비노동자들은 다단계 하청구조 속에서 위험하게 일해왔다. 김충현 노동자의 죽음이 촉발한 투쟁의 결과, 한전KPS 경상정비 하청노동자 593명에 대한 직접고용 합의가 있었다. 그러나 직접고용 이행은 여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한전KPS를 전혀 강제하지 않고 있다. 한전KPS 사측은 하청노동자를 하위직급 별도직군으로 밀어 넣으려 한다. 평균 근속 10년 이상 발전소를 지켜온 노동자들이다. 별도 직급체계와 저임금을 결코 수용할 수 없다. 모든 발전노동자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원청교섭 투쟁으로 발전소 현장에는 여전히 ‘물량경쟁’의 논리가 있다. 폐쇄가 다가오면 업체는 ‘물량을 따와야 산다’고 말하고, 노동자는 자신이 속한 업체의 생존에 매달리게 된다. 그러나 업체별 물량경쟁으로는 노동자를 지킬 수 없다. 하청업체가 커진다고 노동자가 안전해지는 것도 아니다. 결국 발전노동자의 단결로, 발전 5사를 교섭장에 앉히는 투쟁, 모든 발전노동자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원청교섭 투쟁으로 나아가야 한다. 발전산업 통합 국유화와 공공재생에너지 확대가 필요하다 발전 5사 분할 경쟁체제, 비정규직 양산하는 다단계 하청구조, 죽음을 낳는 위험천만한 노동현장을 바꾸는 방법은 발전산업 통합 국유화와 공공재생에너지 확대다. 원·하청 노동자의 연대로, 지역 민중과 발전노동자의 연대로, 발전 5사를 통합 국유화하고, 경상정비 업무를 재공영화하자. 모든 발전노동자를 직접고용하고, 노동자와 지역사회가 함께 공공재생에너지 확대투쟁에 나서자. [2면] 기후파국을 낳는 체제와 싸우자 ‘역사상 가장 더운 여름’이라는 말은 이제 새롭지도 않다. 2025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381억 톤에 달해 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화석연료 확대에 투입된 금융은 전년보다 27%나 늘었다. 우리는 파국을 향해 가고 있다. 전쟁과 학살이 기후위기를 가속한다 전쟁과 제국주의 패권대결 격화 속에, 이제 국가와 자본은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시늉조차 내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속되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학살, 4년째 지속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전쟁을 비롯한 학살과 전쟁의 확대 속에서 각국 정부는 ‘에너지 안보’를 명분으로 석탄·LNG 발전과 핵발전으로 회귀하고 있다. 확산하는 전쟁, 그리고 전쟁산업은 그 자체로 기후위기를 가속한다. 각국 정부는 전쟁을 치르고 있거나, 전쟁을 준비하고 있거나, 전쟁산업에서 나오는 이윤을 탐하면서도 대중에게 ‘에너지 절약’을 훈계한다. 여전히 지속되는 팔레스타인 학살을 보자. 팔레스타인의 파괴는 지구의 파괴다. UN환경계획에 따르면, 가자지구에 쌓인 잔해만 6,100만 톤이다. 가자지구 5개 하수처리시설은 모두 멈췄다. 지금도 지속되는 폭격과 봉쇄는 사람들을 죽이고, 살아남은 사람들과 자연을 병들게 하며, 대기에 온실가스를 쌓는다. 이 끔찍한 현실 앞에서도 각국 지도자들은 COP에 모여 위선적인 대화를 나눈다. 전쟁위기를 배경으로 급성장하는 AI·반도체산업 지구 곳곳으로 확산하는 전쟁위기와 제국주의 패권대결을 배경으로 국가적 지원과 함께 급성장하는 AI산업과 반도체산업 역시 마찬가지다. AI가 확대될수록 데이터센터가 늘고, 데이터센터가 늘수록 반도체 수요가 늘며, 반도체 생산이 늘수록 전력과 물 사용이 는다. 국가는 AI·반도체산업을 대대적으로 지원하면서도, 그 반도체가 무엇을 위해 쓰이는지를, 그 전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그 비용을 어떤 계급이 감당할 것인지 묻지 않는다. 국제에너지기구는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2024년부터 2030년까지 매년 15%씩 늘어, 2030년 945TWh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일본의 한 해에 소비하는 전력량보다 많다.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추가 전력수요 중 40% 이상이 석탄과 천연가스에 의해 충당될 전망이다. 반도체산업 역시 막대한 전기와 물을 사용한다는 점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2024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소비하는 전기는 서울 모든 가구가 사용하는 전기의 두 배에 가깝다. 평균기온 상승을 1.5°C로 제한하겠다는 목표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예측이 종종 나온다. 파국이 눈 앞에 있는데도 자본주의, 즉 이윤을 위한 생산체제는 그저 ‘이윤’이 중요할 뿐이다. 자본주의는 오늘도 말한다. “오늘 이윤을 얻을 수 있다면, 내일 파국을 맞아도 좋다!” 바로 지금, 노동자 민중의 산업통제와 민주적 계획경제가 필요하다 우리가 기후파국에 맞서고자 한다면, 에너지원을 넘어 자본주의 자체를 바꾸는 투쟁으로 나아가야 한다. 계급투쟁으로 기후위기를 만든 자들의 책임을 묻고,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생산할 것인지를 노동자 민중이 통제하고 계획해야 한다. 발전산업, 반도체와 AI산업을 포함한 산업 전반을 노동자 민중이 통제하고, 이윤을 위한 생산체제를 민중의 필요충족을 위한 생산체제로 바꾸어야 한다. 학살과 파괴를 위한 산업을 철폐하고, 민중의 필요충족을 위해 필요한 산업은 공공적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민주적 계획경제는 필요하고 가능하다. -
투표용지 부족 사태, 철저한 진상규명과 해당 지역 재투표를 요구한다필요한 것은 부정선거 음모론과 단호히 선을 그으면서도, 참정권 침해에 항의하는 대중의 요구를 분명히 옹호하는 것이다. 국가는 선거 때마다 ‘여러분의 소중한 한 표’를 말해왔다. 그런데 정작 그렇게 말하던 국가가 상당수 대중의 참정권을 침해했다. 이런 상황에서 해당 지역의 선거무효와 재투표를 요구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정당하다. 철저한 진상조사, 책임자 처벌, 해당 지역 선거무효와 재투표 요구를 노동자 민중의 민주적 권리 요구로 다시 세워야 한다. 그러나 권리는 규정의 존재만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용지 부족’이라는 직접적 사태에 대한 개선과 재투표를 넘어, 근본적 대안은 참정권의 실질적 확대, 곧 노동자 민중의 정치주체화다. 우리의 요구는 모든 노동자가 경제적 부담을 우려하지 않고 투표소에 갈 권리, 장애인이 투표소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 모든 이주민의 정치적 권리로까지 확장되어야 한다. 나아가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포함한 모든 공직자를 언제라도 소환할 권리, 사법부를 포함한 모든 공직자를 선출할 권리, 선관위를 포함해 베일에 싸인 국가기구를 노동자 민중이 통제할 권리로까지 확대되어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초유의 사태 6월 3일 전국 곳곳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일시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처음에는 서울 송파구 등 일부 지역에 한정된 문제처럼 알려졌지만, 6월 8일 발표에서 투표용지 부족 투표소는 91곳으로 늘었다. 그중 26곳에서는 실제로 투표가 일시 중지됐고, 투표용지가 추가 배부된 투표소도 140곳에 이르렀다. 투표 마감이 연장된 곳도 있었고, 투표용지 부족이 발생한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 상당수는 장시간 대기해야 했다. 더 심각한 것은 이번 사태가 충분히 예견 가능했다는 점이다. 선관위 역시 높은 예상 투표율을 알고 있었다. 선관위는 심지어 전체 유권자의 110% 수준으로 투표지를 인쇄하겠다며 예산을 편성하고도, 실제 투표용지 인쇄 지침은 ‘투표소별 유권자의 50% 이상’이라는 낮은 기준으로 결정했다. 이번 사태로 중앙선관위원장과 사무총장이 사의를 표명했으나 ‘참정권 박탈’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책임자 사퇴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은 당연하다. 우선 필요한 것은 철저한 진상규명이다. 투표가 중단되었고, 유권자들이 기다려야 했으며, 일부 유권자들이 돌아가거나 투표하지 못했다. 이는 선거의 정당성 자체를 흔드는 문제다. 국가는 선거 때마다 ‘국민주권’을 말하지만, 그 주권 행사의 최소 조건조차 제대로 보장하지 못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모두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으며, 특검까지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선관위의 관리 부실과 현장대응 실패, 선거관리제도 개혁 문제로 규정하며 국정조사를 요구했고, 국민의힘은 여기에 더해 투·개표 동시 진행, 투표함 반출, 출구조사 발표, 선거 효력 문제까지 조사 대상으로 삼아 선거 전반의 정당성을 문제 삼으며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송파구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알려진 직후 ‘재투표’를 외쳤으나, 오세훈 당선 이후 특검과 국정조사를 중심으로 걸며 사실상 재투표론을 거둬들였다. 그러나 6월 7일, 국민의힘 대표 장동혁이 잠실 집회 여론에 편승해 ‘재선거’와 ‘사전투표 폐지’를 요구한 이후 당론이 명확하지 않은 모양새다. 물론 장동혁의 동기는 지방선거 패배 및 자신이 제명한 한동훈의 당선 등으로 위태로워진 본인의 정치생명 연장일 뿐이다. 재선거를 요구하는 장동혁의 목적이 ‘국민주권 회복’이 아닌 만큼, 장동혁은 재선거 요구가 오세훈 시장의 당선 무효를 뜻하는지에 대해서도 얼버무렸다. 참정권 침해에 대한 분노를 극우세력에게 빼앗겨서는 안 된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 발생 이후 서울 송파구 잠실 개표소 앞에서는 재선거를 요구하는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이 집회를 단지 극우 집회로 규정하는 것은 현실을 정확히 설명하지 못한다. 실제로 잠실에 모인 상당수 대중은 투표용지 부족이라는 명백한 선거관리 실패와 참정권 침해에 분노해 나온 사람들이었다. 특히 초기에 일부 참가자들은 ‘부정선거가 아니라 부실선거’라며 극우적 부정선거론과 선을 긋기도 했다. 그러나 동시에, 시간이 지날수록 현장의 정치적 주도권이 극우세력과 부정선거 음모론 쪽으로 상당 부분 넘어가고 있다는 점도 분명히 봐야 한다. ‘재선거’ 요구는 점차 부정선거론, 사전투표 폐지론, 계엄 옹호와 윤석열 복권론, 성조기와 MAGA 피켓 등과 뒤섞이고 있다. 잠실에 모인 대중 전체가 극우세력이 아니라는 점도 진실이지만, 집회의 헤게모니가 극우세력에 의해 잠식되고 있다는 점도 진실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노동자 민중운동은 이 사태에 침묵해서는 안 된다. 침묵은 참정권 침해에 대한 정당한 분노를 극우세력이 독점하게 만들 뿐이다. 우리에게는 이미 교훈이 있다. 촛불 정부를 자처하던 문재인 정권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은 불평등 심화와 부동산 폭등이었고, ‘조국사태’였다. 그 실패와 위선이 낳은 대중적 분노 앞에 노동자 민중운동이 독자적 대안을 내세우고 조직하지 못했을 때, 그 공백을 차지한 것은 윤석열과 극우세력이었다. 참정권 침해에 대한 분노도 마찬가지다. 노동자 민중운동이 이 문제에 침묵한다면, 그 분노를 장악하는 것은 결국 극우세력이다. 필요한 것은 부정선거 음모론과 단호히 선을 그으면서도, 참정권 침해에 항의하는 대중의 요구를 분명히 옹호하는 것이다. 국가는 선거 때마다 ‘여러분의 소중한 한 표’를 말해왔다. 그런데 정작 그렇게 말하던 국가가 상당수 대중의 참정권을 침해했다. 이런 상황에서 해당 지역의 선거무효와 재투표를 요구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정당하다. 철저한 진상조사, 책임자 처벌, 해당 지역 선거무효와 재투표 요구를 노동자 민중의 민주적 권리 요구로 다시 세워야 한다. 사태가 드러내는 진실 첫째, 이번 사태는 국가기구가 얼마나 관료적·편의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드러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헌법기관’이라는 명목으로 하등의 대중적·민주적 통제를 받지 않은 채 운영되고 있었다. 선관위의 실제 운영은 해당 기관 상층이, 기관 자신의 편의를 위해 지침을 만들고, 책임은 아래로 떠넘기는 관료적 구조를 그대로 드러냈다. 중앙선관위는 자기 편의를 위해 낮은 인쇄 기준을 정했고, 지역선관위는 그 하한선에 맞춰 물량을 줄였으며, 실제 항의와 혼란은 현장 선거사무 노동자들이 감당해야 했다. 투표 과정에서 이미 용지 부족 징조가 나타났으나, 신속한 추가 공급과 유권자 안내 체계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번 사태는 무엇보다 선거관리위원회가 ‘공정한 선거 관리’라는 본연의 임무보다 ‘잔여 용지 관리부담 감축’이라는 행정편의주의에 좌우된 결과다. 둘째, 그렇다면 국가기구는 왜 관료적·편의적으로 운영되는가. 이번 사태는 그 이유를 드러내는 중요한 단면이다. 자본주의 국가는 대중의 정치 참여를 권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말뿐이다. 오히려 국가는 노동자 민중의 정치적 수동성을 전제하고, 나아가 겹겹의 봉쇄장치로 수동성을 조장한다.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바로 그 운영원리가 드러난 사건이다. 국가는 '국민주권'을 말하면서도, 유권자들이 높은 투표율로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가능성을 예외 상황으로 취급했다. 자본주의 선거의 본질적 한계도 마찬가지다. 국가는 모든 국민에게 같은 한 표를 보장한다고 말하지만, 그 정치적 자유는 몇 년에 한 번 자신을 지배할 대표를 고르는 순간으로 제한된다. 그렇게 구성된 정부와 의회는 대중의 통제 밖에서 지배계급을 위해, 지배계급에 의해 작동한다. 노동자 민중은 ‘주권자’라고 불리지만, 실제로는 지배권력의 객체일 뿐이다. 노동자들이 자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과정과 비교해보면, 자본주의 지배권력의 본질은 더 분명해진다. 노동조합 선거의 예를 들어보자. 노동조합 임원선거는 적어도 재적 조합원 과반수 투표와 과반수 찬성이 있어야 한다. 즉, 노동조합 안에서는 형식상으로라도 조합원 다수의 참여와 동의를 지도부 선출의 최소조건으로 삼는다. 선출된 임원 역시 조합원 투표로 해임할 수 있다. 그러나 부르주아 민주주의, 자본주의가 허락하는 민주주의는 대중 다수가 지지하지 않아도, 심지어 투표조차 하지 않아도, 지배계급의 이해관계에 따라 그들 사이에서 권력을 창출하고 배분하고 유지한다. 그런데도 국가는 그 결과를 ‘국민의 선택’이라고 부르며 정당화한다. 물론 지배계급 내부에서도 격한 분쟁은 벌어진다. 이 분쟁에 피지배계급 일부를 동원하기도 한다. 예컨대 검찰이 수사권을 가질 것인가, 경찰이나 별도기관으로 이관해야 하는가의 논쟁이 그렇다. 그러나 자신을 탄압하는 권력을 검찰이 휘두르건, 경찰이 휘두르건 피지배계급에게 무슨 차이가 있다는 말인가? 원청교섭을 요구하는 화물노동자들을 검찰이 탄압하건 경찰이 탄압하건 탄압기구의 계급적 본질은 같다. 이렇듯 자본주의 국가는 보편적 참정권을 말하지만, 권력의 재생산과 운영은 대중의 낮은 참여와 비개입을 전제한다. 지배권력에게 대중은 관리와 동원의 대상일 뿐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사태는 ‘국민주권’이라는 형식상 명분과 실제 권력의 작동 방식 사이의 간극이 투표용지 부족이라는 형태로 폭발한 사건이다. 셋째, 이번 사태는 ‘부정선거 음모론’에 대한 관료적, 행정편의적 대응이 음모론을 어떻게 확대재생산하는지를 드러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선관위가 투표용지 인쇄를 줄인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잔여 용지가 많을 경우 부정선거 음모론 세력이 이를 투표 조작 근거로 삼을 수 있다’는 우려였다. 그러나 음모론에 대응하는 방법은 음모론의 논리구조 내에 갇혀 투표용지를 줄이는 행정편의적 방식이 아니어야 했다. 필요한 대응은 더 공개적인 운영과 민주적 통제로 음모론의 존재근거를 무력화하는 것이었다. 선관위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전에도 대중적 불신을 키워왔다. 2023년 5월 불거진 대규모 채용비리가 대표적이다. 2025년 2월, 감사원은 2013년 이후 선관위의 경력경쟁채용 291회를 전수조사해 878건의 규정위반을 적발했고, 고위직부터 중간간부에 이르기까지 가족·친척 채용청탁, 면접점수 조작, 인사 관련 증거 서류 조작·은폐 등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선관위도 채용비리에 대해 사과하고 관련자 징계와 임용을 취소했다. 그럼에도 선관위는 대중적 감시와 통제를 수용하기보다, 헌법기관이라는 독립성을 방패 삼아 폐쇄적 운영 구조를 유지해왔다. 넷째, 이번 사태는 형식적 참정권과 실질적 참정권의 간극을 드러냈다. 물론 이 간극은 이번 사태로 드러난 새로운 것이 아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투표권은 형식적으로 모든 유권자에게 주어져 있지만, 그 권리를 행사할 조건은 결코 평등하지 않다. 장시간·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 장애인 등은 투표권을 갖고 있어도 실제로 행사하기가 어렵다. 나아가 이주민의 압도적 다수가 이 사회에서 노동하며 살아가고 있음에도, 애초에 투표할 권리 자체가 없다. 다섯째, 이번 사태는 정당한 분노가 우익에게 흡수되는 경로를 드러낸다. 참정권 침해는 실제로 있었다. 그에 대한 분노는 정당하다. 그러나 이를 민주적 권리 확대로 이끄는 노동자 민중운동의 세력 부족으로, 극우는 그 분노의 방향을 부정선거 음모론으로 틀고자 한다. 이 분노를 극우세력에게 넘겨줘서는 안 된다. 극우가 이 문제를 이용할 수 있다는 우려로 명백히 발생한 대중의 참정권 침해를 덮어서는 안 된다. 대안은 무엇인가 실제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한 유권자가 발생했다면, 해당 선거에 대한 재투표 요구는 정당하고 또 정당하다. 이는 참정권이라는 민주적 기본권에 대한 요구다. 독일 베를린 재투표 사례 역시 있다. 2021년 9월 26일 베를린에서는 연방의회·주의회·구의회 선거에 더해 주민투표(부동산기업 ‘도이체보넨’ 몰수 여부)가 동시에 치러졌고, 같은 날 베를린 마라톤까지 겹치며 선거관리가 혼란에 빠졌다. 일부 투표소에서는 투표용지가 부족했고, 잘못된 투표용지가 배부됐으며, 투표 지연이 발생했다. 그 결과 베를린 주의회 선거는 2023년 2월 전면 재실시됐고, 연방의회 선거 역시 독일 연방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베를린 2,256개 투표구 중 455곳에서 다시 치러졌다. 재투표 요구는 음모론과 무관하다. 더 정확히 말하면, 무관해야 한다. 재투표 요구의 원천 근거는 실제로 벌어진 참정권 침해다. 그렇기에 노동자 민중운동은 재투표 요구를 ‘일부 극우세력의 주장’으로 일축해서는 안 된다. 그 요구가 극우세력의 음모론으로 흡수되지 않도록, 사태의 진상을 밝히고, 필요한 지역과 선거 단위에서 재투표를 요구해야 한다. 이번 사태의 직접적 원인은 투표용지 부족이었기에 용지를 충분히 준비하고, 용지 인쇄와 배정 등에 관한 규정을 공개하고 개정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권리는 규정의 존재만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용지 부족’이라는 직접적 사태에 대한 개선과 재투표를 넘어, 근본적 대안은 참정권의 실질적 확대, 곧 노동자 민중의 정치주체화다. 우리의 요구는 모든 노동자가 경제적 부담을 우려하지 않고 투표소에 갈 권리, 장애인이 투표소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 모든 이주민의 정치적 권리로까지 확장되어야 한다. 나아가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포함한 모든 공직자를 언제라도 소환할 권리, 사법부를 포함한 모든 공직자를 선출할 권리, 선관위를 포함해 베일에 싸인 국가기구를 노동자 민중이 통제할 권리로까지 확대되어야 한다. 이 모든 조치는 ‘국민주권’이라는 공허한 말을 실제 행사할 수 있는 권리로 만들기 위한 최소 조건이다. 참정권은 노동자 민중이 투쟁으로 쟁취한 권리다. 국가가 그 권리를 침해했다면, 그 침해에 맞서고, 그 침해가 벌어진 근본 원인을 진단하며, 실질적인 권리 보장을 위해 싸워야 한다. -
[인터뷰] 고 김충현 1주기 이후에도 바뀌지 않는 발전소 폐쇄 지역의 현실, 6.13 행진과 7월 총파업으로 돌파구를 모색할 때2026년 6월 2일, 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선반 작업을 하다 사망한 고 김충현 노동자의 1주기가 지났다. 발전산업에 만연한 위험의 외주화는 석탄발전소 폐쇄에 따른 고용불안과 맞물리며 김용균에 이어 또 다른 죽음을 초래했다.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이재명 정부 취임과 동시에 시작된 김충현 투쟁은 청와대로 대통령실을 옮긴 1년 뒤에도 여전히 정부를 상대로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1년이 지나도, 지방선거로 지역사회가 소란스러워도 석탄발전소 폐쇄 지역 노동자들과 지역 주민들의 생존권은 항상 뒷전이었다. 오는 6월 13일, 창원에서 613 정의로운 전환 노동자•시민 대행진이 열린다. 공공재생에너지 확대! 발전노동자 총고용 보장! 요구를 걸고 전국의 발전노동자, 연대 시민들이 함께 모일 예정이다. 7월에는 원청교섭 쟁취를 위한 민주노총 총파업도 예정되어 있다. 613 대행진과 7월 총파업을 앞두고 공공운수노조 한전KPS 비정규직지회 김영훈 지회장을 만나, 현재 상황과 과제를 들어보았다. 1. 지난 6월 2일 故 김충현 노동자의 1주기가 있었습니다. 김충현 대책위는 지난주를 故 김충현 1주기 추모주간으로 선포하고 1주기 추모를 진행했습니다. 지난 1년간의 투쟁을 돌아보며 느끼시는 생각이나 평가가 궁금합니다. 지난 6월 2일 김충현님의 1주기를 맞아 납골당에 참배를 하고 왔습니다. 그날 태안에 비가 많이 왔어요.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지난해 태안화력발전소 앞에서 다음 해에는 좋은 결과를 가져오겠다고 다짐했었는데, 1년 동안 투쟁을 해왔지만 아직까지 결과물이 없다는 것을 생각하니 뭐라 말씀드리기가 참 어렵더라고요. 전체 발전소까지는 아니어도 현장 노동자들이 조금씩 힘을 실어주려 하고 있어요. 지난 투쟁의 결과물들이 작게나마 모여 거대한 발전소 산업구조를 바꿀 수 있는 기틀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희 투쟁이 발전소랑 깊게 연결되어 있고, 노조가 많이 투쟁하며 그만큼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합니다. 더 열심히 해야겠죠. (투쟁에 대해) 아직 현장 노동자들이 동요하거나 고민하고 계시는데, 대부분 노동조합에 대해 잘 모르고, 사측의 질서에 관행적으로 순응을 해왔던 분들이세요. 투쟁을 통해 노동조합에 대한 인식이나 사측에 의해 억눌려왔던 틀을 깨면서 현장에서는 ’이제는 내 일자리가 없어지겠다’, ‘이제는 참으면 안되겠구나’와 같은 인식이 생기는 것 같아요. 발전소 폐쇄가 이미 진행되고 있는 현장이 많아요. 발전소 폐쇄가 진행되고 있는데 노조에서 뒤늦게 발견한 곳, 이미 하청노동자들이 떠나고 소수만 남아있던 곳도 있었어요. 현장에 직접 방문하여 말씀을 들어보면 ‘잘 몰랐다’, ‘대응하는게 쉽지 않았다’, ‘노조를 이제야 알게 되어서 활동하겠다’는 분들이 많이 있어요. 그래서 올해에는 결과물들이 더 많아질 것 같고, 차츰차츰 한 발짝씩 더 나아가야 될 것 같습니다. 지난 1년간의 투쟁을 거치며 새롭게 조직된 현장이 있나요? 기존에는 강릉, 인천, 태안분회가 있었고, 올해 1월에 서인천, 신인천, 영흥, 삼천포, 하동 5개 분회가 새로 만들어졌어요. 태안처럼 수십명 규모의 분회는 많지 않고, 대부분 10명 내외입니다. 현장을 순회하고 선전물을 배포하면서 교류를 시작하고 자주 소식을 주고받게 된 노동자들이 생겼어요. 특히 한전KPS 하청업체로부터 해고, 임금삭감을 당하거나 노동조건이 열악한 곳에서 연락을 많이 주셨어요. 직접고용, 발전소 폐쇄 등 사안을 중심으로 노조 가입 홍보를 진행했습니다. 발전소 폐쇄에 따른 인력감축과 해고에 대응하기 위해 노조에 가입해 함께 투쟁한 곳도 있어요. 서인천이 해고를 직접 겪었는데요, 발전산업 고용안전협의체 합의문에 따르면 직접고용 대상자들인 하청노동자들은 직접고용이 되기 전까지는 고용이 유지되어야 해요. 이에 따라 원래대로라면 고용이 연장되어야 하는데, 한 업체가 일방적으로 해고 통보를 하면서 상황이 틀어진 거죠. 이걸 투쟁으로 바로잡아서 복직이 이루어졌고 이후 발전소에 현재까지도 쭉 다니시고 계십니다. 안타까운 것은 전체 발전소 현장에서 임금착복이 많이 일어나고 있어요. 하청노동자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하며 임금착복 구조들이 드러났고, 이에 관한 현장 선전전을 해오고 있습니다. 2. 김충현 투쟁을 거치며 노사전협의체가 구성되었고, 협의를 이어왔습니다. 그러나 화력발전분야 직접고용 이행 시한인 2026년 5월 31일이 지났지만, 노사전협의체 합의 및 직접고용 이행, 이행점검기구 구성은 김충현 노동자의 1주기(6월 2일)가 지난 이후에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현 상황과 원인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김충현 1주기 추모주간 투쟁의 배경에는 노사전협의체를 주관하는 정부 부처들을 압박하려는 목적이 있었어요. 특히 직접고용에 대한 노사전협의체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몇가지 쟁점들이 치열하게 오가고 있습니다. 이를 정리하기 위해 1주기 투쟁을 했지만 안타깝게도 현재까지는 쟁점이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제일 핵심적인 쟁점은 노사전협의체에서 한전KPS 사측이 주도권을 최대한 가져가고자 하는 것입니다. 한전KPS는 정부와 대책위만의 결정으로 만든 합의문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합니다. 이를 기본 원칙으로 한전KPS 사측과 정규직 노조, 상급단체에서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한전KPS 정규직 노조의 속내는 정규직으로 직접고용된 하청노동자들의 직급과 임금이 기존 정규직과 동일하거나 더 높다면 공정성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입니다. 시험을 치고 정규직이 된 입장에서 하청노동자들의 임금과 처우를 동등하거나 더 높게 쳐줄 수 없고, 하위 직급 혹은 별도의 직군으로 정규직 전환 설계를 해야한다는 것이 핵심이에요. 사실상 하청노동자들이 발전소를 떠나게 만드는 환경을 조성하려는 것으로 읽힙니다. 별정직 등 직급으로 직접고용이 이루어지면 사실 하청업체의 위계질서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언제나 발전소 현장에서 떨궈낼 수 있는 조건들이 남게 되고, 저희로서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아요. 하청노동자들은 평균 근속이 10년이 넘을 정도로 수십년간 발전소를 지켜왔습니다. 발전소가 폐쇄되는데 기존의 직급들과 다르게 설계되었던 이유로 하루아침에 발전소를 떠나야 한다는 것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정부는 한전KPS 사측과 대책위 편을 오고 가며 협상을 타결하려는게 목적인데, 저희 입장에선 정부가 한전KPS에 너무 휘둘리는 것 같아요. 공공기관의 잘못을 정부가 바로잡기 위해 강제할 건 강제해야 하고 한전KPS가 잘못한 것에 대해선 뜯어고쳐야 하는데 말이에요. 현재 한전KPS 사장 채용 공고를 하고 있고 곧 바뀔 예정인데, 기존 사장은 저희와 굉장히 대립을 해왔어요. 시기를 지켜보면서 투쟁의 방향을 정하고 강력하게 목소리 낼 순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이전까지는 현장 조직화를 최대한 하면서 노조 가입을 망설이는 분들을 상대로도 조직화를 하고, 적절한 시기에 더 강력한 투쟁으로 기회를 잡아보려 합니다. 3. 2025년 12월 31일 태안화력 1호기가 폐쇄되었습니다. 태안화력 폐쇄에 따른 발전소 인력감축과 지역사회의 침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지역과 발전소 현장의 분위기는 어떠한지 알고 싶습니다. 현장에서는 소문으로만 들어왔던 발전소 폐쇄를 직접 경험하며 불안이 강해졌어요. 폐쇄 당일 폐쇄식에서 굴뚝 연기가 꺼지는 것을 직접 보면서 현장 노동자들이 발전소 폐쇄가 진행되는 것을 체감한 것 같아요. 하청노동자들은 ‘내게 영향이 있겠구나’, ‘확실하게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일방적으로 (일터에서) 나가 떨어지겠구나’ 등의 감각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아요. 다른 분회를 통해 타 지역의 소식을 들어보면 태안의 5년, 10년 후의 미래가 (먼저 발전소 폐쇄가 진행되어온) 남부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어요. ‘저렇게 되면 안되는데’ 하며 경각심은 느끼지만 지역사회에서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 생각하면 답이 없는 것 같아요. 지자체의 경우 태안군은 관심 밖이고, 충남도청은 요새 저희가 하도 크게 떠들어대니까 법 제정을 이야기하는데 그 내용이 지원정책에 그치는 수준이라 실용성이 의심스럽습니다. 지역사회는 참 힘든 상황이에요. 발전소 폐쇄로 자영업자분들도 더 힘들어지는 게 예상됩니다. 제가 자주 가는 식당들도 폐업했어요. 이런 악순환 속에서 젊은 사람들은 다 떠나려 하고, 지역에는 돈 많은 사람들만 남게 되면서 더욱 보수화되는 것 같아요. 이번 지방선거엔 좀 바뀌려나 기대했는데 바뀌지 않더라고요. 지역 유지들이 터줏대감처럼 자리잡고 있으니 쉽지 않아요. 4. 오는 6월 13일 정의로운 전환 노동자/시민대행진이 열립니다. 613 행진은 공공재생에너지 확대/발전노동자 총고용 보장 요구를 담고 있으며, 이는 2024 충남행진, 2025년 531 행진/발전비정규파업의 연장선에 있기도 합니다. 613 행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나 필요를 느끼는 것은 없는지, 613 행진이 어떤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는지 궁금합니다. 613 행진은 발전소 폐쇄를 중점으로 정의로운 전환, 지역사회의 목소리 반영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태안의 경험을 떠올리면, 지역사회 이야기를 할 때 지역에 파고드는 이야기들을 했어야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요. 지역사회에 발전소 이야기를 할 때, 자영업을 겸업하는 발전소 노동자를 통해 사안을 알리거나, 서산 등 인근 지역이나 타지에서 오신 분들을 상대로 ‘결국 우리도 발전소 때문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사람들이기에 지역사회의 일원이다.’라고 설득하는 과정이 있었어요. 한편으론 태안, 하동, 삼천포 등 발전소 지역이 살려면 지역사회가 같이 연대해 대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잖아요. 그런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문구를 잘 정해야 할 것 같아요. 발전소 이야기를 담는 동시에 시민들에게 좀 더 친근하게 와닿을 수 있는 이야기가 필요한 것 같아요. 지역사회에서 기후운동과 연계할 때 대중교통 등 명확한 정책적 로드맵이 있어야 할 것 같아요. 그런 비전이 없다면 지역사회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 같아요. 기후의제가 교통, 주거 문제 등 일상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깨닫게 만드는 이미지를 그려주는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런 부분이 작은 지역일수록 많이 모호한 것 같아요. 태안의 경우는 해상풍력을 갖고 끌고 갈 수 있는데, 다른 지역의 경우 어떤 확장성 있는 의제가 있는지 잘 모르겠네요. 단순한 소상공인 지원 등 일부에 국한된 접근보다는 확장성 있는 의제가 좀 더 보편적으로 활용될 수 있으니까요. 모든 시민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단순명료한 의제가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지난 531 행진을 했을 때 지역사회를 시끄럽게 만들어 사안을 공론화시킨 후에, 이 주제를 가지고 지역사회를 파고들고 싶었어요. 마을회관 같은 곳에 사람들을 불러모아서 인사드리며 찾아뵙고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역 주민들이) 조금씩 상황인식을 하게끔 만들어가며 어떤 것이 지역사회에서 유리한 대응이 될 수 있을지 판단을 열어놓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번 6.13 행진도 일회성 집회로만 끝나는게 아니라 이 의제를 들고 지역사회를 파고드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간담회를 진행한다거나 지역사회의 활동가들과 연계되는 등의 방식으로요. 노동조합도 많이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동자들을 총동원해야 하는데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일단 발전노동자들이 모이기 쉽지 않아요. 발전사와 하청업체들이 분할되고 민영화되어 서로 경쟁하는 배경이 있는데, 의도적인 설계가 있죠. 자본의 영향이 엄청 큰 것 같아요. 현장에선 발전소 물량경쟁이 여전하고, 발전소 폐쇄에 대해 여전히 많이 체감을 못하고 있어요. 오히려 사측에 의존하게 되는 모습들을 많이 봐요. 노동조합에게 물량 따오는 것이 우리가 살길이라는 이야기들도 많이 하고요. 발전소 민간하청이 여러 캐피탈이나 사모펀드와 연계가 되어있는데, 업체를 합병시키거나 볼트온(Bolt-on)으로 묶어 덩치를 키우려 한다는 소문들이 도는 등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특히나 저희 협의체에서 정부와 한전KPS의 합의 내용 중에는 물량과 연계되는 합의들도 있어요. 정부와 사측이 대책위에 문구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 민간업체를 일부 보전한다거나 기술이전을 한다는 등으로 쉬쉬하고 있는 것도 있어요. 저희 의제와 맞물리는 것도 있어서 이렇게 흘러가면 좋지 않은 것 같아요. 발전비정규직연대도 많이 반성해야 할 것 같아요. 합의 문구를 다 까발리고 발전노동자들이 전면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잘 준비가 안 되어있는 것 같아요. 물량경쟁 문제에 대해 추가로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물량의 경우 훨씬 복잡한 이해관계가 형성되어 있어요. 정부 부처의 정책적 관행, 민간사업자들, 그리고 민간사업자들의 배후에서 자본을 투입하는 사람들까지, 이 모든 게 전체 발전소 폐쇄와 맞물려 있고 결국에는 고용과 직결되는 문제들로 이어지고 있어요. 정부는 민영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재생에너지 전환에 대해 말로는 중요하다 하지만 정부 돈으로는 하지 않으려 해요. 재생에너지, 특히 해상풍력 같은 경우 설비부터 해저케이블까지 비용이 만만치 않고 이 모든 걸 정부 자금으로 하려먼 세금을 걷어야 하는데 그러면 표는 안될테니 민간 자본을 끌어다 쓰는거죠. 우리 입장에선 정부, 특히 발전공기업이 천문학적인 이윤을 거두고 있는데 왜 쓰지 못한다는 건지 안타까워요. 결국엔 이 점에서 한전KPS나 발전공기업이나 정부나 똑같은 것 같아요. 한전KPS가 정규직 노조와 하청업체를 활용해 자신들의 주장을 대신 전하는 것처럼, 정부와 연계된 민간사업자들에게 ‘정부가 지원해줄테니 힘좀 써보라’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식으로 민영화 기조가 관철되고 있어요. 자본은 여기에 더해 전문 경영컨설팅을 통해 펀드와 캐피탈을 만들고, 거기에 포진된 대기업들이 덩치를 불리며 물량도 따오려 하고 많이 힘을 쓰고 있어요. 발전소 현장에선 회사가 커지면 좋은 게 아닌가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노동자 입장에선 제 살 깎아먹는 일이고 많이 방어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결국 인수합병이 될 때 누구를 쳐낼지 모르는 거잖아요. 희망퇴직 등이 있을 수도 있고요. 앞을 내다보면 어렵습니다. 지금 협의체에선 발전산업 다단계 하도급 구조 개선에 동의하면서 악덕 하청업체 퇴출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정부와 발전공기업에선 한편으론 ‘하청업체 민간사업자들을 보호해야 한다’, ‘하청업체를 일방적으로 없앨 수는 없다’며 컨소시엄을 만들려 하고 있어요. 이런 것처럼 민간 사업자들에게 몰아주려 하는 것이 많은 것 같아요. 기존 하청업체 구조랑 비슷하다고 생각하는데 정경유착이 의심되어요. 하청 사장들 이름 조회해보면 전직 한전이나 한전KPS 출신이고요. 많이 우려스럽고 공론화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협의체 문구가 공개될 즈음이면 이야기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저들이 이면합의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합의 문구를 갖고 이야기를 꺼내면 어딘가에서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니까요. 발전소 폐쇄를 마냥 기다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정부도 발전소를 한 번에 폐쇄하면 큰일이 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야금야금 갉아먹듯 폐쇄하는 거잖아요. 순차적인 폐쇄에 따라 늦게 아니라 5~10년 바라보고 있는게 2~3년 후에 올 것을 생각하고 더 빠르게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미 2차하청이 먼저 얻어맞으면서 이 지경이 된거고요. 직접고용과 발전소 폐쇄 중 어느 쪽이 더 빨리 올지는 잘 모르겠지만 1년 이내로도 보고 있어요. 그 다음에는 민간의 차례가 될 테니 어떻게 대응할 건지 고민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어요. 613 행진을 통해 서로 얼굴을 마주치고 부대끼는 자리에 현장 조합원도 올 테니 행진을 계기로 소식들이 현장에 더 많이 퍼져나갔으면 좋겠어요. 발전노동자만의 힘으로 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어려운 일이고, 기관을 상대로 하는 투쟁이기에 사회적 여론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올해도 많이 덥다고 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기후위기나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어 우리가 바라는 사회적 여론이 형성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5. 김충현 1주기 토론회에 제출된 발전노동자 실태조사에서도 보듯, 발전소 간접고용 구조와 위험의 외주화는 김용균, 김충현 노동자의 죽음 이후에도 지속중입니다. 민영화/외주화 철회를 통한 하청노동자 정규직화, 경상정비 업무 재공영화 등의 요구가 현장 노동자들의 큰 공감대를 얻고 있습니다. 한편, 이러한 요구는 원청교섭 투쟁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2024년 발전HPS파업, 2025년 김충현 투쟁 모두 발전공기업, 발전사 원청을 향한 투쟁을 강조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원청교섭 투쟁, 그리고 원청교섭을 핵심 의제로 삼고 있는 7월 총파업을 어떻게 마주하고 있는지 굼금합니다. 재공영화의 경우 김용균 투쟁 이후 원칙적으로 이행했어야 하는데, 재공영화 없이 임금 처우만 개선이 되는 과정에서 재공영화 요구가 형해화되었어요. 고용조건이 한전KPS에 비해서도 꿇리지 않아 한전KPS로 굳이 가야 하냐는 분위기에요. 민영화, 외주화와 관련해선 요새 협의체의 영향인지 발전사들이 민간하청에게 2차 하청을 흡수하라는 공문을 보내고 있어요. 어쨌든 이런 것도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봐야 할 것 같은데, 마찬가지로 흡수 시 조건채용 여부, 임금, 처우 등에 대한 협의가 오가고 있기 때문에 발전비정규연대가 나서서 잘 주도를 해야겠죠. 그렇지만 지금까지는 쉽지는 않은 모양이에요. 원청교섭의 경우 발전사가 5개로 분할된 상태에서 어디를 상대로 원청교섭을 요구해야 할지 통일이 안되고 있어요. 현장별로 발전사가 다르니까 개별적으로는 어려울 것 같아요. 발전사 통합 시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기도 해요. 한전KPS비정규직지회의 경우는 한전KPS와 원청교섭을 시작했습니다. 3월에 원청교섭을 요구한 후, 전남지노위에서 5월 28일에 사용자성 인정 판단 결정문이 나왔어요. 한전KPS와 소송중이다보니 항소를 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한전KPS가 현장마다 교섭공문을 붙이더라고요. 절차적으론 6월 15일이 지나가면 정식으로 교섭할 수 있는 조건입니다. 법적 절차에 따라 모든 하청업체 사무실에 원청교섭 공고가 게시된 이후에 현장에서 문의 전화들이 많이 와요. 현장에선 이런 걸 처음 겪다보니까요. 원청교섭에 대해 설명하고, 원청교섭을 위해선 노동조합이 필요함을 알리며 조직화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발전사 분할 조건에서 전국에 산재한 현장을 지회 자체의 여력으로 소화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워보입니다. 하청업체 사측의 경우 역설적으로 그냥 유령회사다보니까 임금을 제외하고는 사실 노동조합 활동에 관심이 많이 없어요. 대부분 교섭을 처음 해보는 업체들이에요. 그래서 대부분의 하청업체들에서 노동조합 활동에 대해 크게 제약을 받고 있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소규모 지회이기도 하고, 5~6명이 일하는 현장에서는 한명이 빠지면 일이 안되는 조건에서 노조활동을 위해 현장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아요. 태안에서는 3~4명이 빠져도 일이 커버가 되는데 나머지 분회에선 여건 자체가 안돼요. 간부 중심으로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어요. 민간의 경우는 저희보다 훨씬 통제가 심해요. 타임오프도 인원에 비례해 작게 부여되고 소수노조다보니 제약이 많아요. 한전KPS비정규직지회 역시 7월 총파업에 집중적인 힘을 써보고자 쟁의권을 확보하려 하고 있어요. 6~7월을 거치며 분회별로 쟁의권을 확보하려 하고 있습니다. 원청교섭 자체론 쟁의권 확보가 어렵지만 하청은 가능한 상황입니다. 특히 악덕 하청업체들을 상대로 쟁의권을 확보하여 현장의 힘을 최대한 끌어가려 하고 있습니다. -
[번역] 이중권력: 자기조직화와 총회의 중요성자기조직화는 계급투쟁의 열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하는데, 마르크스주의 혁명가들에게 이는 노동계급과 피억압 대중의 정치 권력을 발전시키기 위한 출발점이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우리는 팔레스타인 학살에 맞선 학생 봉기가 전 세계를 휩쓰는 모습을 목격하고 있다. 지난 수개월간 미국과 전 세계의 학생들은 베트남 전쟁에 반대했던 것처럼 가자를 위해 시위를 벌였다. 청년들 사이에서 반제국주의 의식이 싹트기 시작했다. 이들은 기꺼이 싸우고 국가에 맞서며, 팔레스타인 해방을 보게 되길 진심으로 염원한다. 미국 대학들과 이스라엘 국가의 유착 관계에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한 점거 농성과 직접 행동이 이어지면서, 운동을 승리로 이끌기 위한 방법과 전략을 둘러싸고 공개적인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편집자 주] 이 글이 쓰여진 것은 2024년 6월이라 시기적으로 오늘날 정세와 차이가 있다. 그러나 자기조직화와 총회의 개념과 그 중요성에 대한 논의를 전달하기 위해 글을 번역해 게재한다. 의식의 발전 최근 몇 년 동안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투쟁 과정과 다양한 자기조직화 형태가 나타났다. “자기조직화”는 곧 민주적 총회를 의미한다. 사람들은 총회에서 투쟁의 다음 단계를 민주적으로 결정한다. 총회는 자기조직화의 표현 방식이다. 자기조직화란 관료적 지도부에 맞서 싸우는 이들의 의식적 조직화다. 자기조직화는 최근의 계급투쟁 과정에서 핵심적인 부분이었다. 2019년 칠레의 방어 위원회나, 2024년 아르헨티나에서 이른바 옴니버스 법안에 항의하기 위해 등장한 동네 총회가 그 예다. 미국에서도 1919년 시애틀과 같이 대중적 분노가 첨예해진 순간에 자기조직화가 발전했다. 미국에서 우리는 바이든 행정부의 절대적 지지 아래 이스라엘이 자행하는 끔찍한 학살에 직면해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을 위해 무기, 미사일, 경제적·기술적·군사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그렇게 해서 바이든 행정부는 공화당과 극우 트럼프 진영을 포함한 양당 체제 전체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에 맞서서, 학살을 끝내고 팔레스타인을 해방하라고 요구하는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이 제국의 심장부에서 폭발했다. 이 운동은 7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다양한 형태와 단계를 거치며 이어져 왔다. 봄철에 대학 캠퍼스를 휩쓴 점거 농성 물결 이후 현재 운동은 갈림길에 서 있으며, 지난 수개월의 경험으로부터 결론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의 팔레스타인 운동은 총회의 형태를 띤 자기조직화가 결여되어 있다. 이는 운동을 이끄는 주요 경향 전반에 해당되는 사실이며, 이들은 매우 다양한 전략적 관점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는 뉴욕시의 ‘우리 생애 안에(Within Our Lifetime)’, 사회주의해방당(Party for Socialism and Liberation), ‘팔레스타인 정의를 위한 학생들(Students for Justice in Palestine)’, ‘평화를 위한 유대인의 목소리(Jewish Voice for Peace)’ 등이 포함된다. 이들의 조직화는 “포퓰리즘적”, “마오주의적”, “스탈린주의적”, “탈식민적” 입장 등을 준거점으로 삼는다. 그들 가운데 누구도 노동자·학생의 총회와 자기조직화를 추동하는 데 집중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점거 농성은 작고 선출되지 않은, 게다가 많은 경우 비밀스럽게 활동하는 지도부가 조직했고, 그들이 대부분의 핵심 사안을 결정했다. 이는 거리 시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어떤 시위는 수십만 명을 학살에 맞선 투쟁에 끌어들였다. 하지만 우리 가운데 다수는 매일같이 행진하면서도 그 행진에서 내세우는 요구나 더 광범위한 운동의 강령을 만드는 과정에서는 발언권을 가지지 못했다. 그 이유는 정책을 바꾸거나 휴전 등의 양보를 이끌어내기 위해 국가를 압박하는 것이 조직들의 전략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민주당과 연계된 NGO 같은 다른 관료들과 협력한다. 그들은 “보안 우려” 때문에, 혹은 선별된 학생 집단이 모든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믿기 때문에, 토론을 위한 민주적 공간이 발전하는 것을 거부하거나 가로막는다. 이 때문에 운동은 관료화되고, 자신의 삶과 미래를 걸고 거리로 나선 수천 명의 학생들에게서 숙의적 의사 결정의 권리를 박탈한다. (*다음 글도 함께 읽어 보길 권한다: 팔레스타인 해방과 연속혁명) 총회를 운영하는 것은 노동자와 학생이 힘을 합쳐 싸우고, 조직하고, 운동을 확장하고, 토론하고, 나아갈 길을 표결하는 방법을 결정하고 의견을 내는 데 필수적이다. 구체적인 예를 들면, 아르헨티나에서는 우파 대통령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의 초신자유주의 정책에 맞선 투쟁이 수십 개의 “거리 총회”를 낳았다. 이 총회에 학생, 노동자, 연금 생활자들이 모여서 어떻게 반격하고 자신의 권리를 지킬지 결정한다. 그 외에 학생들이 숙의하고 표결하는 대학 총회라든가, 정부 정책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며 어떻게 투쟁을 전진시킬지 토론하기 위해 모인 여성과 퀴어들의 총회도 있다. 이 총회들은 집회, 규탄, 대학 행사 등 밀레이 정부에 맞서 취할 조치들을 토론하고 표결한다. 총회를 비롯해서 계급투쟁 국면에 생겨나는 자기조직화 기구들은 특정 전술 및 행동에 대해서뿐 아니라 운동의 정치적·전략적 전망에 대해서 토론하고, 의견을 교환하고, 표결할 수 있는 공간이 된다. 이 물음들을 공개적으로 논의하는 과정에서 어떤 길이 가장 성공적인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어떻게 계속 나아갈지 함께 결정할 수 있다. 우리는 한정된 소수의 핵심 인물이 이런 결정을 내려서는 안 된다고 본다. 우리는 운동에 관계된 모든 이들의 생각을 알아 둘 필요가 있고, 이것이야말로 더 많은 사람을 투쟁에 끌어들이는 방법이다. 노동조합, 학생운동, 노동계급은 전쟁 체제를 멈출 힘을 가지고 있다. 우리 자신만의 수단을 사용하는 운동, 노동계급과 피억압 대중의 대중운동, 학살을 끝내려면 바로 이것이 필요하다. 우리는 총회, 자기조직화, “직접민주주의”를 발전시킴으로써 이를 쟁취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총회는 모두가 함께 모여 다음 단계를 결정하는 “우리의” 공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점거 농성 지도부의 한계 중 하나는 민주적 조직화를 중심 과제로 삼아 학생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 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점거 농성은 확장되기 어려웠고 학생들은 탄압에 맞서 스스로를 방어하지 못했다. 우리는 운동을 확장해서 운동이 더 큰 힘을 얻고 민주적 방식으로 결정된 독자적 행동을 통해 제국주의 전쟁 체제를 정말로 무너뜨리고 승리하게 만들어야 한다. 운동이 성공하려면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것은 더 많은 사람이 운동의 과제를 분담하도록 하기 위해서인 동시에, 더 많은 사람이 운동의 다음 단계에서 능동적으로 활동하도록 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운동을 가장 단단하게 보호하는 것은 참여가 제한된 의사 결정이 아니라 가능한 한 가장 폭넓은 민주주의다(이는 우리의 단결도 강화한다). 운동의 전략을 논의할 우리만의 공간이 생기면 이곳에서 모든 사람이 자기 입장을 밝힐 수 있고 우리 스스로 최선의 길을 선택할 수 있다. 닫힌 문 뒤에서 혹은 협상 테이블에서 결정이 이루어지면 더 쉽게 포섭이 발생한다. 모든 입장이 공개되면 투쟁하는 우리가 직접 결정할 수 있다. 우리의 총회는 정치 단체, 사회 단체, 노동자 단체를 비롯해 운동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을 공개적으로 대표하는, 집단적이고 숙의적인 것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건물 점거가 민주적 표결로 결정되었다면 경찰이 시위대를 탄압하거나 강제 해산시키기가 훨씬 더 어려웠을 것이다. 여러 도시 혹은 전국에 걸쳐서 서로 다른 점거지와 캠프 사이에 조율이 이루어졌다면 훨씬 더 큰 차이가 생겨났을 것이다. 경찰이 점거 농성을 해산하겠다고 위협할 때 여러 점거지들이 서로를 돕고 방어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관료적인 점거 농성 지도부가 이런 경험을 가로막았고, 점거 농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가자 학살로부터 주의가 분산된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혁명적 마르크스주의자로서 역사적 경험에 기초하여 총회와 자기조직화라는 방법을 제안한다. 우리는 의사 결정 과정에서 노동자와 학생이 가능한 한 폭넓게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이 같은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가 의식적이고 항구적인 실천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런 의미에서 뉴욕시립대학교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학 노동자들은 어떤 조치를 취할지 결정하는 세 차례의 총회에 참여하여 거수로 표결했다. 이것은 모든 대학과 노동자들이 따를 만한 본보기다. 중앙 집중화된 의사 결정에 맞선 투쟁은 학생운동 부문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더 광범위한 노동운동을 비롯해 팔레스타인 운동의 다른 부문들에서도 볼 수 있다. 우리는 “휴전”을 요구하는 노조의 성명을 물론 환영하지만, 학살에 맞선 투쟁에 노동자운동이 더 크게 개입하려 할 때는 물론이고 작업장의 더 나은 노동 조건을 위한 노동자 투쟁의 성공을 앞두고도 노동운동 관료들이 방해가 된 사례들을 많이 보았다. 그들의 지도력은 총회와 자기조직화의 발전을 정면으로 거스른다. 예를 들어 전미자동차노조(UAW)는 자신들의 요구 상당수를 쟁취한 역사적 투쟁을 벌였지만, 평조합원들 사이에 진정한 직접 민주주의가 실현되지 않은채 한계를 지녔다. 팔레스타인 운동에 노조가 개입하는 것에 관해서도 똑같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노조 지도부는 학살을 끝내기 위한 집회나 행동을 추동하지 않으며, 오히려 이스라엘 국가를 떠받치는 체제를 지지한다. UAW 위원장 숀 페인(Shawn Fain)이 “학살자 바이든(Genocide Joe)”을 지지하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노동운동 지도부의 방해에도 굴하지 않고 미국의 노조 조합원들은 학살에 맞서고 운동을 지지하는 행동에 나섰다. 하지만 노동계급의 힘을 이용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억압에 대한 미국의 공모를 끝장내려면, 예를 들어 노동자들을 규율하고 파업이라는 무기를 사용하지 못하게 막는 반노동 법률에 반기를 들려면, 아래로부터의 광범위한 조직화가 필요하다. 정치적 기획들 자기조직화는 계급투쟁의 열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하는데, 마르크스주의 혁명가들에게 이는 지배계급과 그 공모자들로부터 독립된 노동계급과 피억압 대중의 정치 권력을 발전시키기 위한 출발점이다. 자기조직화는 노동자와 학생들이 스스로의 미래를 민주적으로 결정하고 숙의하는 정치적 주체가 되기 위한 토대다. 숙의적·민주적 총회를 발전시키는 것은 우리의 운동을 확장하여 더 많은 부문을 끌어들이고 우리의 요구를 위해 함께 싸우게 만드는 열쇠일 뿐 아니라, 우리가 더 많은 것을 위해 싸우는 방법이기도 하다. 팔레스타인 학살은 자본주의 체제가 전 세계 노동계급과 피억압 민중을 점점 더 비참하게 만들 뿐임을 보여 주었다. 그것은 노동 대중의 이해관계와 동떨어진 학살이다. 제국주의 정부들은 이 정도 규모로 학살을 자행하기 위해 전 세계 대중의 등 뒤에서 공작을 벌였다. 양당 체제, 즉 공화당과 민주당의 이해관계는 우리의 이해관계가 아니다. 미국에서는 서로 다른 정치적 기획들이 경쟁한다. 한쪽에는 이스라엘에 절대적 지지를 보내는 바이든과 민주당이 있다. 자국 패권에 대한 도전을 무력화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정부에 자금을 지원하고, “이주민과 싸우기” 위해 국경순찰대 동원 정책을 실시하는 바로 그 정당 말이다. 트럼프와 공화당도 자기 적수와 별반 다르지 않다. 트럼프는 이스라엘 국가와 집단학살을 지지한다. 그는 국경을 닫고 이민자들을 억압하는 계획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는 더 많은 보호주의 정책을 수립할 생각이다. 개선되지 않는 경제 상황은 트럼프의 대선 승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바로 이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으로 임금 가치가 하락한 “제도권” 노동자 운동의 지지를 얻기 위해 다툼이 벌어진다. 바이든은 구매력 하락 때문에 그들의 지지를 상당 부분 잃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무조건적인 이스라엘 지지로 표를 잃었다. 트럼프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신자유주의 세계 질서의 현재 위기가 제국주의 강대국으로서 미국의 위세에 의문을 품게 만드는 와중에, 트럼프와 바이든 중 누구도 자본주의 위기를 해결할 현실성 있는 길을 제시하지 않는다. 더 중요한 것은, 심각해지는 빈곤과 불안정에 맞설 대안이 필요한 미국의 수백만 노동 대중과 가난한 사람들에게 그들은 아무런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자본주의 정부들의 취약점은 제3의 기획, 즉 다른 종류의 사회를 위해 싸우는 노동자 정당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팔레스타인 운동 지도자들의 포퓰리즘적, 스탈린주의적, 마오주의적 정치는 결국 친바이든 정책에 적응해 버리고, 이 길이 자신들의 요구를 달성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우리만의 대안이 필요하다. 자본가 계급과 독립적으로 사회주의를 위해 투쟁하는 제3의 정당, 노동자 정당의 발전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는 길은 우리 운동의 자기조직화 안에서 시작된다. 선거 운동 기간 동안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민주적인 나라라는 말을 끊임없이 듣겠지만, 우리는 그것이 사실이 아님을 안다. 대학과 노조의 총회들처럼 우리 스스로 민주적 결정을 내릴 공간을 건설한다는 전망을 품고서, 우리는 사회주의를 위해 투쟁하는 노동계급 정당 건설의 일환으로 더 큰 노동자·학생 민주주의를 위해 싸울 수 있다. 다시 한번 기억하자. 발언하고 표결하는 민주적 총회와 자기조직화는, 우리 노동자와 학생이 사회의 부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우리가 결정해야 한다는 논리를 진전시키는 전위의 첫걸음이다. 우리는 모든 것을 멈추고 운영하고 바꿀 수 있다. 노동계급의 자기조직화는 이 체제를 무너뜨릴 힘을 모으는 첫걸음, 사회의 모든 것을 생산하고 운영하는 사람들이 모든 것을 통제하는 사회, 착취와 억압이 없는 사회를 건설하는 첫걸음이다. 우리는 함께 모여 단결할 때 더 강해진다는 것을 알고, 어디서든 자기조직화를 시작할 수 있다. 자본주의는 언제나 인종, 신념, 피부색을 가지고 우리를 분열시키려 한다. 우리는 이 장벽들을 허물고 진정한 이중권력과 자기조직화를 위해 싸우고자 한다. 2024년 6월 14일 Left Voice에 게재된 글을 번역함. 글쓴이: Marcos Nok and Mi Ka 번역: 강성윤 /* 본문 안 링크 스타일 */ #gpt-article a { color: #cc0000 !important; text-decoration: none !important; } #gpt-article a:hover { color: #990000 !important; } // https://로 시작하는 링크만 target="_blank" 적용 document.addEventListener("DOMContentLoaded", function () { const links = document.querySelectorAll('#gpt-article a[href^="https://"]'); links.forEach(link => { link.setAttribute("target", "_blank"); link.setAttribute("rel", "noopener noreferrer");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