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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탁꼼수 그만하소!" 불법파견 문제해결, 해고자 복직으로 비정규직 철폐하라!10월 26일(목) 늦은 6시, 한국지엠 창원공장앞 200명 가까운 노동자들이 함께 부품물류, 부평, 창원 한국지엠비정규직지회 해고자 복직투쟁을 응원하는 19번째 문화제를 힘차게 진행했다. 한국지엠은 불법파견 문제로 비정규직 노동자와 소송 중 불법파견 인정으로 유죄판결을 받았고 노동자들은 현재 대법원 판결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지만 2심 선고 후 3년이 지나도 대법원 판결은 감감무소식이다. 2018년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에서 한국지엠에 불법파견 인정 정규직 고용 시정명령을 내렸었고, 2020년 사측은 비정규직지회와 "일자리 나면 창원이든 부평이든 해고자 복직시키겠다" 합의도 했으나 지금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재판부는 2013년 불법파견 확정 판결로 한국지엠 사장에게 벌금 700만원, 2023년 카허카젬 전 사장에게 불법파견 형사 1심에서 징역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한국지엠은 합의도 지키지 않고 오히려 소송취하와 부제소 합의를 조건으로 정규직 발탁채용 꼼수를 부리며 노동자들을 가르고 나누고 있다. 2020년 4월부터 지금까지 발탁채용은 모두 494명이다. 그리고 2023년 10월에도 이미 160명을 발탁채용 했다. 노동착취, 노조탄압 일삼으며 돈만 쫓는 먹튀자본, 악질자본에 맞서 민주노조 사수하며 짧게는 2년, 길게는 9년을 질기게 싸우고 있는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연대하기 위해, 전국에서 한걸음에 달려온 노동자들은 '담근 발 떼지말고 끝까지, 한국지엠비정규직지회가 온전히 승리할 때까지 함께하겠다' 결의를 다졌다. 정규직, 비정규직 함께 투쟁하는 문화를 만들겠다는 과제를 찾고 단결하여 투쟁하며 겨울 지나 봄이 오듯 승리의 그 날을 함께 맞기를 소망했다. 문화노동자들과 함께 힘있는 투쟁가도 함께 부르고, 몸짓패 동지들과 즐겁게 들썩이며 원직복직, 노동해방을 향한 결기를 당차게 쏟아냈다. 한국지엠 해고노동자들 답답하고 더딘 시간 빠르게 흘러 함께 봄마중 하기를! 단결! 투쟁! 승리! * 불법파견 사과하고 정규직화 실시하라! * 한국지엠은 해고자 복직약속 즉각 이행하라!2023-10-27 | 조회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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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죽음으로 내몰린 택시노동자 _ ‘방영환 열사 죽음의 책임 규탄 시민행진’ 후기지난 10월 20일 오후 1시, 해성운수 앞에서부터 서울남부고용노동지청까지 이어지는 ‘방영환 열사 죽음의 책임 규탄 시민행진’이 있었다. 업무를 서둘러 마치고 양천구에 있는 해성운수 앞으로 향했다. 약식 집회 후 바로 행진이 이어지는 터라 혹시라도 늦을까 봐 바삐 발걸음을 움직이다 결국 지나가는 택시를 붙잡아 오르고 ‘해성운수’라 행선지를 말했다. 택시노동자분은 내비게이션을 켜지도 않은 채 해성운수로 곧바로 출발했다. 어떻게 아시냐고 물었더니 서울 시내에서 택시 운전을 오래 하니 당연히 안다고 했다. 지난달 그곳 택시노동자가 분신했고 관련 집회에 참여하러 가는 길이라 했더니 그런 일이 있는 줄 전혀 몰랐다고 했다. 해성운수, 서울시, 고용노동부가 내몬 죽음 지난 9월 25일, 정부는 ‘임금체불 근절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발표가 무색하기 짝이 없을 정도로 그 이튿날 해성운수 방영환 택시노동자가 분신했다. 방영환은 2008년 1월부터 택시노동자로 일했다. 2012년에는 해성운수를 포함한 18개 계열사를 둔 동호그룹의 주호교통에 입사했고 2017년 해성운수로 전근했다. 2019년에는 택시노동자들이 겪는 여러 부당함을 해소하고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해성운수분회를 설립했다. 그러다 2020년 2월 계열사 간 이동임에도 1년 단위로 계약서 작성을 요구하는 불이익변경 근로계약 서명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해고되었다. 같은 해 8월 해고무효확인소송을 제소했고 이후 부당해고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와 집회를 이어갔다. 그리고 2022년 11월, 원직복직을 했으나 사측의 노동탄압은 계속됐다. 복직한 그는 사측이 제시하는 사납금제 근로계약 서명을 거부했다. 2021년 1월 1일부터 서울지역 일반택시 사업장에서 주 40시간 이상 소정근로시간에 기반한 완전월급제가 시행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성운수는 편법적인 사납금제를 유지했다. 사납금제는 택시노동자가 날마다 일정 기준의 액수를 회사에 내고 초과분은 택시노동자가 갖는 제도다. 단 요금 수입이 사납금에 미치지 못할 경우 모자란 만큼 택시노동자가 채워 넣어야 한다. 방영환이 사납금제 근로계약 서명을 거부하자 사측은 주 40시간 근무에 대한 월 급여 100만원만 지급했다. 2023년 5월부터는 그마저도 전액 미지급했다. 방영환은 2023년 2월부터 227일 동안 완전월급제 이행을 요구하며 1인 시위와 집회를 지속했다. 5월부터는 1인 시위 중 사측의 빈번한 폭언과 폭행마저 감내해야 했다. 사측은 복직한 방영환에게 한여름 에어컨이 고장 난 차량을 배차하며 사실상 택시운전업무를 할 수 없게 했고 노조활동을 방해했다. 그러다 9월 26일 해성운수 앞에서 분신했고 10월 6일 너무나 안타깝게도 목숨을 거뒀다. 이는 해성운수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서울지역 일반택시 사업장 대부분이 변형된 기준금제를 시행하며 택시노동자들을 착취하는가 하면 임금을 체불하고 있다. 택시노동자들은 서울시에 전수조사와 사업주 처벌을 요구하고 있지만 어디 한 곳에서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한 택시노동자들은 고용노동부에 임금체불 사업주 처벌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 역시 실행되지 않고 있다. 서울지역 일반택시 사업장의 법 위반 택시 요금 인상으로 시민들의 불만과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택시노동자들이 그만큼의 인상분을 수입으로 가져가는 것도 아니다. 서울지역 일반택시 회사들은 법률에 따라 1주간 40시간 이상이 되도록 노동시간을 정해야 한다. 하지만 사측은 승객이 승차한 시간만으로 산정하는 ‘실차시간’, 또는 1일 3.5시간/1주 20시간으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해, 주 40시간에 한참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 수많은 노동위원회 판정으로, 임금지급의 기초가 되는 소정근로시간을 실차시간으로 규정하는 행위는 무효임이 확인되었다. 1주 40시간 미만으로 정한 경우는 법 위반으로 인정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회사가 일정 금액을 기준으로 정해 운송수입금 납입을 강요하고, 기준금에 미치지 못할 경우 임금에서 공제하고 징계하는 등 불이익을 주며, 법으로 금지된 사납금제를 사실상 운용하고 있다. 서울시는 법 위반을 막기 위해 사업장을 지도, 관리, 감독해야 함에도 방관만 하고 있다. 더 이상 이대로는 살 수 없다! 10월 20일, ‘방영환 열사 죽음의 책임 규탄 시민행진’이 진행되는 동안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노동자 40여 명은 서울남부고용노동지청 5층에 모여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해성운수가 방영환 열사에게 미지급한 최저임금에 대한 체불금품 확인원 발급 △동훈그룹(해성운수 포함 21개 법인택시회사 소유) 특별근로감독 △해성운수 사업주 처벌 △서울남부지청장 면담 등을 요구했다. 해성운수, 서울시, 고용노동부는 방영환 열사를 죽음으로 내몬 공범이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21조는 아래와 같다. 1. 1일 근무시간 동안 택시요금미터에 기록된 운송수입금의 전액을 운수종사자의 근무종료 당일 수납할 것 2. 일정금액의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정하여 수납하지 않을 것 3. 차량 운행에 필요한 제반경비를 운수종사자에게 운송수입금이나 그 밖의 금전으로 충당하지 않을 것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 제11조의2는 아래와 같다. 일반택시운송사업 택시운수종사자의 근로시간을 「근로기준법」 제58조제1항 및 제2항에 따라 정할 경우 1주간 40시간 이상이 되도록 정하여야 한다. 사납금제는 불법이다. 택시는 완전월급제로 운영되어야 하며, 이는 택시노동자들이 치열한 투쟁으로 만든 결과물이다. 대통령이 입만 열면 ‘법과 원칙’을 외치는 이 나라에서, 택시노동자 방영환은 멀쩡히 존재하는 그 법을 온전히 적용받기 위해 분신해야 했다. 이것이 우리가 사는 세상이다. 그의 죽음은 말한다. 자본주의 국가의 ‘법과 원칙’은 오직 자본가들을 위한 것임을, 계급투쟁 없이는 노동자 삶의 그 어떤 개선도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무법천지의 현장에서 착취당하는 택시노동자들에게는 민주노조가 필요하다. 태반이 무노조 상태에서, 혹은 어용노조 아래 고통받는 택시노동자들의 열악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방영환 열사투쟁은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힘을 모아, 악랄한 택시자본과 국가에 맞서자.2023-10-22 | 조회 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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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과 아름다움' - 1박2일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투쟁문화제 후기내가 처음으로 옵티칼하이테크 투쟁 현장을 방문했던 것은 지난 8월 말이다. 당시에는 학생사회주의자연대의 도움을 받아 ‘세상을 바꾸는 노학연대’라는 이름으로 옵티칼하이테크 투쟁 현장을 방문해 동지들과 결합하고 소통간담회를 했다. 그때 구미시를 떠날 때만 하더라도 언제 다시 이곳에 올 수 있겠냐는 생각이 들어 아쉬움이 컸다. 그러나 방문할 기회는 생각보다 빠르게 돌아왔다. 옵티칼하이테크 투쟁 현장에서 1박2일 투쟁문화제가 계획되어 있다는 소식을 전달받자마자 나는 반가운 마음으로 곧장 참석 의향을 밝혔다. 약 한 달이 지나 다시 방문하게 된 투쟁 현장은 겉으로 보기에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구미시와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사측에서 철거를 강행하고자 위협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달라진 것이 없다는 말은 서글프지만 좋은 의미일 것이다. 공장은 변함없이 제자리에 서 있었다. 그동안 구미시 측에서 단수를 집행하고 단전 또한 시도하는 등의 악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옵티칼하이테크 동지들은 환한 낯이었다. 동지들은 그새 몰라보게 쌀쌀해진 날씨에 모자를 벗고, 허연 햇살을 맨얼굴로 맞으며 타지에서 온 동지들을 마중하러 나왔다. 이윤엽 작가의 작품 앞에서 김계월 아시아나케이오지부장과 변주현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서진 해고노동자가 함께 포즈를 취했다. 사진=신유아 공장 건물은 달라진 것이 없었지만, 공장의 외견에는 변화가 있었다. 공장 내부로 진입하는 입구 쪽에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그림이 걸려 있었다. 변화가 눈에 띄어 물어보니 동지들이 당일 아침에 막 게시한, 이윤엽 작가의 작품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기사의 이미지가 바로 그 작품이다. 해당 작품 말고도 우측 하단에 노란 꽃이 예쁘게 그려진 ‘질라라비 훨훨’ 문구 현수막이 사무실 외벽에 걸려 있기도 했고, 공장 지부 내 아스팔트 바닥 일부분이 밝은 원색 페인트와 형광색 테이프로 꾸며져 있기도 했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형광색 테이프는 ‘일본기업 니또는 고용승계 보장하라’는 문구였다. 페인트는 투쟁하는 옵티칼 동지들의 모습을 실루엣 테두리만 따서 바닥에 옮겨 그린 것인 듯했다. 밝은 원색 페인트는 카메라를 들고 있는 동지의 모습, 웅크리고 앉은 동지의 모습,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세 명의 동지의 모습 등을 그리고 있었다. 모두 뜻밖에도 아름다운 이미지들이었다. 변화는 건물 바깥에만 그치지 않았다. 노조 건물 내부로 들어서자마자 이전에는 없었던 빵과장미의 응원 문구가 벽에 알록달록하게 붙어 있는 것이 보였다. 문구를 읽어 나가면서 사무실 내부로 들어서자 이전에 보았던 사무실 풍경이 다시 한번 보였다. 하지만 두 번째 와서야 새삼스럽게 눈에 보이는 것들이 있었다. 그새 새로 만들어진 것인지 원래도 있었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연한 초록빛 무늬가 들어간 미색의 천 위에 빨간 원단으로 ‘공장의 주인은 노동자다’라는 문구가 바느질된 퀼트 작품이 사무실 창문 옆에 걸려 있었다. 화이트보드 뒤편에는 캘리그라피로 ‘당신의 오늘을 응원합니다’ 등의 문장이 써진 종이가 이런저런 잎사귀나 나비 그림과 함께 예쁘게 장식되어 있었다. 나는 사무실 창가에 다가갔다가 거기에 비치된 간단한 장난감들을 보았다. 하나는 링을 던져 고리에 거는 방식으로 노는 장난감이었고 하나는 골프공만 한 작은 플라스틱 공을 던져 림에 통과시키면 반 바퀴 간격으로 낙차를 두고 설치된 미끄럼틀을 따라 공이 툭 툭 툭 떨어지면서 내려오는 장난감이었다. 나는 그 장난감의 공을 집어 세 번 정도 림에 넣어, 공이 미끄럼틀을 따라 툭 툭 툭 소리 내어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어떻게 보면 이것들은 모두 사소하기 짝이 없는 것들이다. 후기 기사로 쓰기에는 지나치게 하찮고 무의미한 오브제들만 쭉 나열한 것처럼 읽힐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멀리서, 투쟁하지 않는 자들의 입장에서, 자본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노동자들만큼 하찮고 무의미한 존재가 또 있는가? 나에게 투쟁과 아름다움은 그다지 멀리 떨어져 있는 개념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이라면 잊고 무심하게 흘려보냈을 경험을 내 안에 차곡차곡 쌓고 잊지 않는 것. 그것은 아름다움과 투쟁이 모두 공통적으로 가진 특성이 아닌가. 투쟁하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조합원을 상징하는 그림자에 알록달록한 학이 놓여있다. 그 앞에서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이지영 조합원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1박2일 투쟁문화제가 진행된 첫째 날인 10월 6일 금요일은 택시 노동자 방영환 열사께서 영면에 든 당일이기도 했다. 나는 바쁜 일정 탓에 그날 아침에 인터넷에서 소식을 보곤 겨우 10초 남짓한 시간만큼만 관심을 할애했다. 21세기에 이러한 일이 일어난다는 사실에 입이 쓰긴 했지만 그 이상 무언가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내가 아직 투쟁 경험이 부족하기에 당위적인 추모 외의 감상을 느낄 능력도 없었고, 당장 일어나자마자 번개같이 씻고 약속한 대로 동지들을 만나러 가기에 바빴다. 그러나 투쟁문화제의 첫 번째 발언자로 나선 민주노총 경북지역본부 김태영 본부장께서는 곧바로 방영환 열사의 소식을 거론했다. 내가 그날 아침 무심하게 흘려보냈던 소식이 흘려보내선 안 되는 이야기, 기억해야만 하는 이야기로 돌아온 순간이었다. 방영환 열사의 이름이 거론되는 순간 나는 내 가슴속에 들어 있던 비석처럼 견고한 무관심을 보았고, 그 아득한 차가움에 살짝 몸을 떨었다. 아무리 투쟁에 결합하기 위해서였다지만 그렇게 쉽게 그 소식을 넘겨 버렸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두려웠다. 날씨는 냉랭했고, 마음은 쉽게 식었다. 투쟁의 현장에 오기까지 했는데도 다른 현장의 소식에 대해서는 이토록 간단하게 무관심을 내세웠다니? 그러나 김태영 본부장을 비롯하여 다른 동지들은 그 소식을 잊지 않고 나에게, 다른 동지들에게 재차 부고를 알렸다. 그리고 우리가 그 죽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다시금 일깨웠다. 투쟁문화제가 한창 진행되고 있을 때, 나는 후드 집업 하나로만 버티며 추위에 몸을 둥글게 말았다가 펴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그러자 옆에 계시던 동지께서 그런 나를 눈여겨보시곤 조끼와 푸른 폴라티를 건네주셨다. 그러면서 괜찮냐고, 머리칼도 이렇게 차갑게 식었는데 계속 바깥에 있어도 되는 거냐고 말씀하셨다. 달리 드릴 말씀이 없어 감사하다는 말과 괜찮다는 말만 번갈아 주워섬겼지만 그 순간 나는 모종의 깊은 신뢰가 마음을 스치는 것을 느꼈다. 발언을 통해서 방영환 열사의 이름을 재차 일깨우는 것도 나에게 옷을 나눠 주는 것도 모두 나 자신이 아니라 다른 동지가 나에게 해 준 일이었다. 내가 잊어도, 내가 소홀해져도 동지들은 그렇게 되지 않는다. 혼자서는 개인적인 흥망성쇠를 볼지라도 연대한다면 구호대로다. “단결하는 노동자는 반드시 승리한다.” 문화제에서 벌어지는 몸짓패와 노래패의 퍼포먼스는 단순히 개인이 아니라 이 공간에 있는 모두를 대상으로, 감각과 기억을 공유하기 위한 것이고 그렇기에 언제나 유의미하고 아름답다. 으레 유튜브 등지에서 연예인이나 프로들의 공연을 보면서는 저게 그렇게까지 열광할 일인가, 생각하곤 했지만 투쟁문화제의 공연들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그런 의혹을 품은 적이 없다. 현대 사회에서 순식간에 잊히는 부고와 비보를 간직하고 연대와 주체의 감각을 촉발하려는 시도에 대해서 가치를 의심할 여지는 없다. 앞에서 쭉 거론한 사소하고 하찮은 소품들을 비롯해 몸짓패, 노래패의 퍼포먼스들은 결국 무언가를 잊지 않고 조금이라도 더 선명하게 간직하려는 시도고 그것은 곧 아름다움이다. 구태를 떨쳐 일어서고 주체를 일깨우는 것만큼 예술적이고 투쟁적인 일은 없다. 그날 문화제에서 내 마음속에 가장 깊게 박힌 한 마디는 「투쟁을 멈추지 않으리」의 “우리가 잃을 것은 비참한 어제의 날들일 뿐”이라는 구절이었다. 그렇다. 투쟁으로써 잃을 것은 비참과 망각뿐이고 얻을 것은 기억과 영혼이다. 문화제 발언 자리에서 옵티칼하이테크 투쟁 당사자인 소현숙 동지는 설움에 발언을 채 잇지 못하고 연거푸 중단하면서도, 떨리는 목소리로 근무 당시 옵티칼하이테크가 내세웠던 회사 정신을 이야기했다. 다른 무엇보다 사람이 소중하다고, 우리는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그런데 회사가 했던 그 말이 다 거짓말이었다고. 사측은 자본 특유의 허위를 내세웠지만 듣는 노동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허위를 진실로 믿고 받아들였고 그 배반에 상처받아 지금의 투쟁 현장까지 왔다. 자본주의가 아무리 세계를 은폐하며 인간성을 말살하려 시도하더라도 사람의 본성은 잊지 않고 기억한다. 자본의 허위를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살아 나가다가 결국에는 자본 이상의 세계로 나아가게 된다. 이제까지 무수한 사람들이 그랬고, 옵티칼하이테크의 사람들이 그렇고, 앞으로도 미래의 많은 사람들이 그럴 것처럼. 인간이 인간인 이상, 자본주의는 결코 인간의 의지를 감당하지 못하고 종국에는 패배할 것이다. 「투쟁을 멈추지 않으리」의 마지막 가사대로 “나의 피, 피 끓는 나의 영혼은 투쟁을 멈추지 않”는다.2023-10-12 | 조회 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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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공돌봄 위해 7번째 파업 나서는 오대희 서울사회서비스원지부장사진: 서울사회서비스원지부 밥을 해먹이고 씻기고 입히고 이동하는 일을 비롯해 사람의 생존과 일상을 위해 필요한 노동. 보통이면 ‘여자의 일’이라고 불리는 이 노동을 십 년 넘게 했던 남성이 있다. 오대희 서울사회서비스원 지부장이 바로 그다. 사회가 여성에게 떠맡긴 노동을 시장화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시장에서 팔리는 돌봄노동에도 가부장적 자본주의가 내내 매겨 왔던 ‘여자의 일’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즉, 하찮은 일로 취급하거나 때로는 ‘사랑’이나 ‘봉사’란 이름으로 추켜세우며 푼돈에 지나지 않는 임금을 당연시했다. 그래서 오대희 지부장은 장애인 이용자의 일상과 생존을 지켜내면서도, 늘 낮은 임금 단가에 불안정한 시간제 일자리에서 장시간 노동을 밥 먹듯 했다. 이는 장애인활동지원 중개기관 100%, 요양시설 99%, 유치원 70%, 어린이집 77.3%를 차지하는 민간 돌봄업체에서 일하는 노동자 대부분의 이야기다. 다수 사회서비스 영리기업은 국고에 빨대를 꽂고 이용자에게는 불안정한 서비스를 제공함은 물론, 노동자에게는 희생과 저임금을 강요하며 수십 년간 ‘돌봄 장삿속’을 채웠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사회서비스원이었다. ‘촛불’ 정부를 자임한 문재인 전 대통령은 후보 시절 ‘광역지방자치단체별 사회서비스공단 설립’을 공약했고 17만 개의 일자리를 약속할 만큼 공공돌봄에 힘을 싣는 듯했다. 시장과 서비스자본에 맡겨 온 어린이집이나 요양원, 장애인 활동지원을 비롯해 돌봄을 돈 주고 사야 하는 상품이 아닌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로 보장한다는 골자였다. 노동환경을 개선해야 양질의 서비스를 보장할 수 있다는 사회서비스노동자들의 요구와 투쟁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한 사회서비스원은 한국전쟁 후 해외 원조에 근거해 원형이 만들어진 민간 중심 사회복지체계가, 노무현 정부의 사회서비스 시장화 정책과 바우처제도와 함께 한층 시장화된 후 최초로 만들어진 공공돌봄 기관이라는 역사적 의미도 있었다. 그렇게 2019년 3월 대구와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 14개 시도에 사회서비스원의 간판이 달렸다. 또 2021년 9월 24일 사회서비스원법주)이 제정되었고, 특히 서울에서는 돌봄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직접고용하고 월급제를 시행하는 성과도 올렸다. 주) 사회서비스원 설립 및 운영에 대한 근거법 사진: 서울사회서비스원지부 그러나 처음부터 사회서비스원의 행보는 삐그덕거렸다. 애초 ‘공단’이란 이름은 업계의 반발 때문에 ‘원’으로 바뀌었고, 사회서비스원 설립 보조금을 국고로 지원했지만, 운영예산은 지자체가 알아서 하라고 내버려 뒀다. 또 원래 계획했던 정원을 대폭 줄이는가 하면,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 외 사회서비스원 일자리는 모두 비정규직에 저임금이었다. 대표적으로 장애인활동지원사는 초기에 서울시가 최대 200명까지 고용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정작 고용 인원은 50명이 채 되지 않았고, 이후에 단 한 명도 늘지 않은 채 정원만 대폭 줄어들었다. 전국에서 약 10만 명의 장애인활동지원사가 일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초라한 수치였다. 서울사회서비스원(서사원) 임금 역시 190~200만 원에 불과했다. 이는 서울시 투자출연기관 중 가장 낮은 금액이다. 그래도 오대희 지부장은 사회서비스원 노동자들이 일궈 온 성과가 적지 않은 게 자랑이다. 사회서비스원 노동자들은 그동안 들쭉날쭉했던 돌봄서비스에 체계와 가이드라인을 도입해 누구라도 적정한 돌봄을 제공받을 수 있는 표준을 만들어냈다. 또 코로나19와 질병, 사고 등 위기 상황에서 돌봄이 절박한 시민들을 위해 긴급돌봄이란 서비스도 고안해냈다. 오대희 지부장 스스로도 노조에서 활동하기 전인 2020년 6월 홀로 자가격리 생활을 해야 했던 중증장애인과 14일간 한집에서 동거하며 활동보조를 했는데, 그럴 수 있었던 것도 서사원의 긴급돌봄제도 때문이었다. 지금도 서사원 노동자들은 긴급돌봄서비스를 제공하며, 민간 서비스자본이 계산기를 두드리며 좀처럼 찾지 않는 가장 열악한 조건의 이용자들을 돌본다. 그래서 서사원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은 더 열악해지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하는 서사원 노동자의 노고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게다가 노조는 돌봄 분야에서 전에 없던 수준의 단체협약과 내규, 노조 체계를 만들어 냈다. 또 직장 내 성폭력에 노출된 여성 노동자를 위해 끊임없는 목소리를 내왔다. 2021년 12월에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서울시사회서비스원 돌봄노동자에 대한 차별적 임금체계에 대한 진정’도 진행했다. 돌봄노동자의 성별이 주로 여성이라는 점에서, 구조적인 저임금은 성차별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그렇게 사회서비스원 노동자들은 정부의 홀대 속에서도 첫 공공 돌봄기관의 가치를 증명해 왔다. 사회서비스원과 여성가족부 해체 그러나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뒤 사회서비스원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애초 윤 대통령의 복지공약은, 미진하기는 해도 공공돌봄에 힘이 실려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15일 안상호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이 “현금 복지는 일을 할 수 없거나 해도 소득이 불충분한 취약계층 위주로 내실화하고, 돌봄·요양·교육·고용·건강 등 복지 서비스를 민간 주도로 고도화할 것”이라고 밝히며 정부의 복지정책 방향을 민영화로 틀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올 5월 31일 ‘사회서비스의 고도화 방안’이라는 민영화 계획을 발표하고 중앙과 지방정부의 사회서비스, 복지사업을 통폐합하라고 직접 지시했다. 이러한 윤석열 정권의 기조에 발맞춰 사회서비스원은 급속도로 와해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문을 열었던 대구사회서비스원은 지난해 9월 1일 지역 여성가족재단과 평생학습진흥원, 청소년지원재단과 함께 행복진흥원이라는 기관으로 통폐합됐다. 이어 울산사회서비스원은 여성가족개발원과 통합되어 울산복지가족진흥사회서비스원으로 개편됐다. 충남은 지역 사회서비스원, 여성가족연구원, 청소년진흥원을 통합해 충남여성가족청소년사회서비스원으로 개편했고, 광주광역시는 사회서비스원과 복지연구원을 ‘광주사회서비스원’으로, 대구는 대구사회서비스원, 대구평생학습진흥원, 대구여성가족재단, 대구청소년지원재단 4곳을 대구광역시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으로 합쳤다. 사회서비스원 개원을 추진하던 경북도는 아예 계획을 취소했다. 사진: 서울사회서비스원지부 심지어 지난 8월,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서 전국 16개 시도 사회서비스원에 대한 중앙정부 지원금을 전액 삭감했다. 또 지난 9월 초에는 ‘2023년 시·도 사회서비스원 표준운영지침Ⅱ’을 내고 “서비스 종사자를 직접 고용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내용 대신 “민간 사회서비스 지원 기능을 확대하겠다”는 문구를 넣었다. 뿐만 아니라 이전에는 “종사자를 직접 채용하고 가급적 월급제를 우선”한다고 했지만, 올해는 “직접 채용(정규직, 비정규직 포함)”이라는 문구만 남겼다. 이미 지자체에서는 사회서비스원 통폐합과 더불어 예산삭감을 명분으로 한 사회서비스원 사업 축소와 해고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사회서비스원이 무너지는 사이 줄곧 성장하는 분야가 있었다. 바로 가사돌봄서비스 ‘시장’이다. 정부는 전면적 개방과 함께 가사돌봄서비스 시장화를 가속하고 있다. 애초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9월 꺼낸 ‘월 38만~76만원 외국인 가사도우미’ 발언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저출산’ 대책을 말하며 힘을 싣더니, 고용노동부가 ‘외국인 가사 근로자 도입 시범사업’을 내놓았다. 또한, 지난 9월에는 보건복지부가 고령화 지역과 인구절벽 지역에서 일정 기간 요양보호사로 일한 이주노동자에 대한 영주권 부여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민간 돌봄 자본의 이윤을 위한 조치다. 정부는 돌봄서비스 시장화로 공공돌봄을 해체하고 있으며, 이주노동자에 대한 초과착취를 가능케 함으로써 전체 돌봄노동자들의 임금을 하향평준화해 서비스 자본의 이윤을 극대화하고자 한다. 공공 돌봄을 전면 확대해도 모자랄 이때, 정부 조치는 저출생 위기와 돌봄 위기를 확대할 뿐이다. 결국 윤석열 정권의 돌봄 정책은 그렇지 않아도 민간 중심인 돌봄서비스를 더 영리화·산업화하고, 저임금 이주노동자 고용을 확대해 전체 노동자의 임금을 끌어내려 돌봄 자본의 이윤을 늘리는 데 초점이 있다. 정부는 이용자의 권리나 노동자의 노동조건에는 관심이 없다. 공적 돌봄 축소와 돌봄 시장화 확대의 피해는, 돈을 들여 돌봄 필요를 충족해야 하는 노동자계급에게 돌아간다. 또한 그렇지 않아도 여성 다수가 무급으로 돌봄노동을 떠맡는 상황에서, 돌봄의 상품화·시장화 확대는 더 많은 여성에게 무급 돌봄노동을 강요할 뿐이다. 이는 윤석열 정권의 여성가족부 폐지 및 가족주의 정책 강화 방침과도 맞물려 있다. 결국, 윤석열 정권의 돌봄 정책은 노동자계급 여성에게 더 열악한 조건에서, 더 많이 일하는 와중에도, 더 많이 낳으라는 강요일 뿐이다. 정부가 의도하는 노동시간 확대 역시, 기업 이윤은 확대하고 노동자계급 여성은 더욱 쥐어짤 것이 분명하다. 그러니 그들에게, 사회서비스원은 애초 있어서는 안 될 기관이었다. 사진: 서울사회서비스원지부 공공돌봄의 최전선, 서울사회서비스원 그래서 사회서비스원은 윤석열 집권 후 공공돌봄을 둘러싼 전투의 최전선이 됐다. 그중 최대 격전지는 가장 많은 예산이 투입된 서사원이라 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시와 서울시의회는 2022년 11월 행정감사에서 일부 시의원이 제기한 ‘인건비에 비해 서비스 품질이 부족하고, 병가를 과다 사용해 도덕적 해이가 발생한다’는 주장을 근거로 12월 16일 최초 출연동의안 210억 원에서 142억 원을 삭감하고(서울시 42억 원, 서울시의회 100억 원), 촉탁직 재고용 약속 파기, 방문요양보호사 월급제에서 시급제로 전환, 병가 70% 사용 등 임금 삭감과 심각한 노동조건 후퇴를 강요했다. 이어 4월 17일에는 ‘자체 혁신안’이라는 이름으로 서사원이 어린이집을 “별도로 운영할 필요가 없다”며 각 자치구와 협의해 순차적으로 계약을 해지한다고 정했다. 또한 8월 말 서울시는 △월급제 대신 성과급제 도입 △조직과 인력 통폐합 △민간과 중복되는 사업 중단 및 △민간 지원 강화 신규사업 추진 등 개악안을 ‘혁신안’이라고 발표하고, 이를 10월까지 추진하겠다고 못 박았다. 혁신안이 통과되면 현 1일 8시간, 1주 5일 40시간, 야간업무 배정 시 노사협의 필수의 노동조건은 ‘24시간 근무체계 동의’로 바뀐다. 최장 2년까지 가능한 질병휴직 기간 중 기본급 100% 지급 기준 역시, 1년 이하 휴직 시 통상임금 70% 지급, 1년 초과 2년 이하 시 50% 지급, 그 이후는 무급으로 전환된다. 그나마 이는 단체협약상 제1 노조인 공공운수노조 서사원지부 동의 없이 추진될 수 없다. 나아가 서사원은 이미 위탁운영 중인 어린이집 7곳 중 송파든든어린이집 위수탁을 지난 9월 해지했다. 서울시는 애초 25개 자치구에 공공돌봄센터를 만들겠다고 공언했었지만, 현재 12개 센터마저 5개 센터로 축소한다는 방침이기도 하다. 이미 지난 3월 말 서사원 1호이자 장기요양과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방문간호 서비스를 함께 제공해온 간호특화형 재가센터인 성동센터의 임대차 계약종료를 결정하며 유일한 공공통합돌봄기관마저 폐원해버렸다. 더구나 공공돌봄에는 아무런 전문성도 없이 오세훈 시장 보좌관이었다는 이유만으로 지명된 황정일 전 대표는 애초 ‘돌봄종사자 처우개선에 직을 걸겠다’고 약속했지만, 예산 삭감에 일조하는 한편 단체협약마저 해지하고 사퇴해버렸다. 이미 서사원에서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60명이 넘게 퇴사했다. 정원은 572명이지만, 9월 말 현재 390명만 일할 뿐이다. 노동조건 악화와 고용불안, 임금 하락과 희생 강요로 벌어진 일이다. 이중 행정·서비스직을 제외하면, 전문서비스 현장직으로는 고작 요양보호사 190명, 활동지원사 40명, 보육교사 80명만 일하고 있다. 서울시가 돈이 없어 서사원을 해체하려는 것이 아니다. 단적으로 최근 서울시는 보육사업에 약 2조 원을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서사원에 대한 언급이 없음을 고려하면, 세금으로 조성된 이 막대한 금액을 모두 민간, 그것도 대부분 영리기업에 지원할 것으로 예측된다. 오대희 지부장은 “처음부터 저들은 서사원 해체라는 그림을 들고 왔던 것 같다. 그러면서 서울시의회를 동원하고 언론플레이를 했다. 황정일 전 대표는 저임금 중년 돌봄노동자들로 구성된 지부를 ‘돌봄계의 삼성’이라 부르며 귀족노조 프레임을 씌웠다. 또 노조를 4개나 만들어버렸다. 그 와중에 서비스연맹 돌봄노조가 후퇴한 단체협약을 수용해 우리를 힘들게 하기도 했다. 황정일 전 대표가 사퇴한 지금은, 대행체제 속에서 아예 서사원을 무력화하고자 한다”고 지적한다. 사진: 서울사회서비스원지부 7번째 파업 나서는 돌봄노동자들 그래서 오대희 지부장은 김정남 사무국장과 함께 서울 구석구석을, 동네방네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그는 “돌봄노동자들을 한 명 한 명 찾아다니며 스스로 노동자라는 것을 깨닫게 해드리는 것이 너무나 힘들었다”고 말한다. 집에서는 무급으로 돌봄노동을 하고, 사회에서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저임금 돌봄노동을 하다 보니, 대부분 선의 이상의 노동자 권리의식을 가지기 어려웠던 조건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중년 여성이 대부분인 돌봄노동자들은 대가보다 ‘희생정신’을 먼저 생각한다. 하지만 오 지부장은 “그것은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만 하는 민간의 방식”이라며 “공공에서는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며 이용자의 권리를 함께 지킨다”고 강조한다. 이렇게 조직된 서사원지부는 이미 공공돌봄을 지키기 위해 온갖 투쟁을 일궈 왔고, 투쟁의 반향도 컸다. 올 초 수백 명의 서사원 이용자와 보호자들은 서사원 예산 삭감을 규탄하는 서명을 냈고 헌법소원심판도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7월 초 노동자와 이용자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서울시에 공청회를 요구하는 서명에도 금방 6천 명이 참여했다. 서사원 어린이집 학부모들은 운영 정상화를 위한 집회를 조직했다. 수많은 기자회견을 비롯해, 파업도 지금까지 6차례나 진행했다. 최근에는 서사원 존폐 문제를 여성 의제로 정치화하고 공동투쟁을 조직하기 위해 ‘외국인 가사 근로자 도입 시범사업 공청회’에도, 저축은행중앙회 콜센터 해고 노동자 복직 투쟁에도, 기후정의행진에도 참여해 서울시의 현실을 폭로하고 페미니스트들의 연대를 조직했다. 서사원 투쟁을 지지하는 여성 노동자 선언도 조직해냈다. 내년 3.8 국제 여성의 날에는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저임금 불안정 노동에 시달리는 수많은 노동자들과 함께 여성파업에 동참할 예정이다. 오대희 지부장은 서사원이 공공돌봄을 위한 발판이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서사원이 중요한 이유는 월급제 기반 직접고용 사회서비스원이기 때문이다. 경기에도 있기는 하지만, 안타깝게도 몇 명 되지 않는다. 우리가 승리해야 전국적인 공공돌봄의 기반을 만들 수 있다. 말뿐이 아닌 실질적인 공공돌봄, 서사원은 그 발판이다. 4년간 쌓은 경험들은 너무나 소중하다. 서사원이 없어지면 다 사라진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여성을 비롯해 노동자계급 모두의 것이 될 것이다. 그래서 여성과 노동자계급이 이 싸움에 나서야 한다”라고 설명한다. 지금 오 지부장은 10월 13일 공동파업투쟁을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다. 공공운수노조 2차 공동파업으로 진행되는 이번 파업은 사회서비스원 예산 전액삭감을 규탄하고 원상회복하기 위해, 또한 돌봄노동자 처우를 개선하고 노조할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진행된다. 이를 위해 서사원 돌봄노동자들은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전 조합원 7차 공동 파업투쟁에 나서며, 오후 3시에는 서울파이낸스빌딩 앞에서 민주노총 돌봄노동자 결의대회를 진행한다. 결국 돌봄은 상품도, 자본을 위해 노동력을 재생산하기 위한 장치도 아니다. 돌봄은 모두가 자신의 삶을 위해 누릴 수 있어야 하는 기본적인 권리다. 그래서 돌봄노동자의 파업은, 여성과 노동자계급 모두의 투쟁이어야 한다. 오대희 지부장의 말처럼 공공돌봄의 최전선,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을 지키기 위해 더 큰 단결과 연대가 절실한 때다.2023-10-10 | 조회 5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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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 빵과장미 - ‘빵빵하고 짱짱한’ 연대투쟁의 현장으로!불에 탄 구미 공장을 두고 재건이 아닌 도망을 택한 일본 기업 닛토덴코의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화재 이후 곧장 공장 철거를 꾀하고 노동자를 해고하는 외투자본의 ‘먹튀’ 행태와, 이를 적극 돕는 정부·지자체의 무책임은 이윤이 전부인 자본주의의 민낯이겠지요. 암담함에 숨이 턱 막힙니다. 하지만 구미 공장에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이하 옵티칼지회) 동지들이 남아있습니다. 지난 8월부터 지금까지, 13명의 노동자가 공장 재건과 고용보장을 요구하며 공장 점거 투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회사의 침탈 시도와 손배가압류 폭탄 등의 위협 속에서도 공장의 불빛은 아직 꺼지지 않았습니다. 깜깜한 현실을 등대처럼 비추는 구미 공장의 불빛. 체제에 맞서 나아가야 할 곳을 생생히 일러주는 그 빛을 따라, 많은 동지들이 모여들고 있습니다. 10월 3일, 변혁적여성운동네트워크 빵과장미도 구미로 향했습니다. 서울, 강릉, 울산, 김해 각지에서 달려간 빵과장미 동지들과, 환대로 응답한 옵티칼지회 동지들의 만남. 그 ‘빵빵하고 짱짱한’ 연대투쟁의 현장을 담아봅니다. 연대, 서로를 지탱하는 힘 “빵과장미의 에너지가 굉장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에너지예요. 반갑습니다.” 옵티칼지회 동지들은 빵과장미가 보내온 빼곡한 연대투쟁 계획표에서부터 빵과장미의 남다른 에너지를 느꼈다고 했다. 점심부터 저녁까지, 가열 찼던 일일 연대는 간담회와 문화제로 나누어 진행됐다. 이날 일정에는 빵과장미와 옵티칼지회 동지들 외에도, 옵티칼 투쟁에 힘을 보태고 있는 민주노총 경북본부 배태선 동지, 민주노조를 깨우는 소리 호각의 양동민, 이훈 동지, 구미 KEC지회 김성훈 동지, 사회주의를향한전진 오연홍, 이청우 동지도 함께했다. 간담회 첫 순은 자기소개였다. 소개와 반가움을 나눈 동지들의 눈빛은 서로를 알아가는 설렘으로 빛났다. 이날 간담회 사회를 맡은 빵과장미 이영미 동지는 빵과장미 소개와 함께 연대를 기획한 이유를 전했다. “가부장적 자본주의 아래에서 노동해방은 어렵다는 생각으로, 빵과장미는 노동운동과 페미니즘을 함께 외칩니다. 빵과장미로선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실천은 이번 연대투쟁이 처음입니다. 노동자계급이 진정한 단결을 이뤄갈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빵과장미 소개가 끝난 후엔 옵티칼지회 투쟁 이야기가 이어졌다. “내일이면 화재가 발생한 지 딱 1년 되는 날”이라며 말문을 연 최현환 지회장은 옵티칼지회 투쟁의 시작부터 현재 상황, 앞으로의 투쟁 계획을 들려줬다. “8월 3일 이후로 공장 집중 철농을 시작했습니다. 가까이 있는 아사히비정규직지회, KEC지회 동지들이 많이 연대투쟁해줬어요. 또 여러 사회단체, 학생단체에서도 많이 와 주셨죠. 8월 이후에 집회나 결의대회 같은 곳에 가면 아는 얼굴들이 많이 보이고 서로 인사도 해요. 이것이 연대이고 투쟁이라는 걸 알아가는 중입니다.” 치열한 투쟁과 끈끈한 연대로 공장을 지켜온 옵티칼지회는 앞으로도 그 열기를 더해가려 한다. 10월 9일에는 본사가 있는 일본으로 원정 투쟁을 떠났고, 10월 말에는 일본대사관 앞 ‘희망원정대’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닛토덴코라는 하나의 자본을 넘어, 일본 정부에 이 사태를 해결할 것을 촉구하는 투쟁이다. 옵티칼의 투쟁은 옵티칼만의 투쟁이 아닌, 외투자본이 벌여온 ‘먹튀’ 행각과 이를 방관하는 국가에 대한 투쟁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는 곧 자본주의 세계경제 체제에 억압받는 모든 노동자를 위한 투쟁일 테다. “13명의 동지들이 손배가압류에도 개의치 않고 고비를 넘겼듯이, 앞으로도 계속 동지들과 함께 투쟁해가려 합니다.” 노동자가 이긴다 간담회 후 동지들은 공장 한편의 운동장에서 함께 배드민턴을 치고, 사무실에 둘러앉아 이른 저녁 식사를 했다. 빵과장미 이소연 동지의 말처럼 “불에 탄 공장이 쓸쓸해 보이지만 투쟁하시는 동지들에게서 따듯한 마음이 느껴”졌다. “연대의 힘으로 옵티칼 투쟁 승리하자!” 힘찬 구호로 시작된 2부 문화제는 빵과장미의 편지 낭독, ‘인터내셔널가’ 노랫말 맞추기, 노래 ‘우리는 가지요’ 몸짓 배우기 등 다양하게 꾸려졌다. 노래 부르고 춤추며 피어난 열기가 서로의 사이를 채운다. 어색함 대신 하나됨의 감각이 모두를 휘감는 순간이다. 바깥은 흐려도 안은 추위를 느낄 새 없다. 눈을 맞추고, 웃음을 나누며 한바탕 뛰고 나니 어느새 마지막 순서에 다다랐다. 물론 아쉽지만, 그보다는 활기찬 에너지가 기운을 북돋는다. “서로 ‘잘한다’ 하면서 기운을 주시니 좋았습니다. 저희도 힘을 받아서 즐겁게 투쟁해보겠습니다.” 한나절을 같이하며 기억의 일부를 공유한 동지들. 연대를 하는 자, 연대를 받는 자 구분 없이 힘을 얻고 가는 듯했다. ‘단결’, 두 글자가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 이날의 장면들을 통해 어렴풋이 알게 된다. 단결한 우리는 함께 투쟁할 것이고 함께함으로써 승리할 것이다. 단결한 노동자는, 반드시 이긴다.2023-10-09 | 조회 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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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센터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라! 노동자의 힘으로 노조법 2·3조를 다시 쓰자!우리는 투명인간이 아니다! 욕받이가 아니다! 전화상담은 고강도 감정노동이다. 콜센터 상담사들은 종종 민원인의 폭언과 욕설에 시달리지만, 회사는 상담노동자의 고통을 경감할 어떤 조치도 내놓지 않은 채 더 많은 전화를 받으라며 노동자를 쥐어짤 뿐이다. 추석 연휴가 막 끝난 10월 4일 오후 2시, 국회의사당 앞에 국민은행, 하나은행, 현대해상 콜센터 상담사들이 ‘총파업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진행하기 위해 모였다. 같은 날 오전에는 각각 국민은행 본점, 하나은행 본점, 현대해상 본점 앞에서 사전 집회를 열었다. 콜센터 노동자들의 주된 요구는‘상담사의 처우를 개선하라!’, ‘차별 대우 못 참겠다. 진짜 사장이 책임져라!’, ‘노조법 2·3조 개정하라!’였다. 상담사의 처우를 개선하라! 감정노동자보호법이 제정되었음에도, 상담사들은 여전히 악성 민원 고객의 전화를 끊을 수조차 없다. 그럴 경우 사측으로부터 제지당하거나 불이익을 받기 때문이다. 더구나 제대로 된 휴게시간마저 갖지 못한 채, 마치 기계처럼 일만 해야 한다. 특히 은행 콜센터 업무는 개인정보를 다루기 때문에 온종일 긴장 속에서 일해야 한다. 극도의 악조건에서 일하지만, 상담사들은 정규직이 아니라는 이유로 성과급 지급 대상에서도 배제되었다. 콜센터 상담사들은 대부분 각 본사 소속 정규직이 아니라 용역업체, 자회사 소속 비정규직이다. 하지만 콜센터 상담사들은 원청회사의 상품상담부터 보상상담에 이르기까지, 주요 업무를 도맡는다. 원청자본은 어마어마한 수익을 올리고도 콜센터 상담사들에게는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았다. 올해 초, 은행권과 보험권의 성과급 잔치가 논란이 될 정도로 금융권 수익이 막대했다. 4대 금융지주로 꼽히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15조 8,506억 원에 이르는 최대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에 따라 5대 시중은행,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은 1조 4,000억 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정규직들에게 지급했다. 이토록 막대한 금융권 수익 가운데 상당 부분은, 대면접촉이 어려운 코로나19 유행 시기에 콜센터로 집중되는 업무, 그 고통을 감내하며 묵묵히 일한 상담노동자들 덕분이다. 왜 콜센터 상담노동자들이 차별받아야 하는가? 차별 대우 못 참겠다! 진짜 사장이 직접 고용하라! 노조법 2·3조 개정하라! 원청자본은 상담노동자들이 본사 주요 업무를 담당하고 있음을 너무나 잘 안다. 또한 상담사들의 노동환경이 매우 열악하다는 것 또한 뻔히 안다. 하지만 원청은 ‘상담노동자를 직접 고용하지 않았다’며 모르쇠로 일관한다. 이에 상담사들은 원청 직접고용, 처우개선과 성과급 지급은 물론, 간접고용 이중착취를 철폐하고 진짜 사장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노조법 2·3조를 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으며 총파업을 결의했다. 상담사들의 요구는 엉뚱하지도, 과하지도 않다. 차별하지 말라고, 생활임금을 지급하라고, 인간으로서, 노동자로서 존중해 달라고, 그리고 이를 위해 콜센터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라고 말하고 있을 뿐이다. 이날, 상담사들은 ‘콜센터가 멈추면 세상도 멈춘다!’라고도 외쳤다. 콜센터 업무는 그만큼 우리 삶 곳곳을 연결한다. 그러므로 콜센터 상담노동자 처우 개선은 우리 사회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길이기도 하다. 법의 장막 뒤에 숨어 그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 원청자본에 맞서, 직접고용 쟁취투쟁에 나선 콜센터 노동자들을 지지한다. 노동자 투쟁으로 간접고용 이중착취 없는 세상을 만들자. 노조법 2·3조를 노동자의 손으로 다시 쓰자.2023-10-05 | 조회 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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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3 사전결의대회] 지옥문이 열린 지금, 노동자가 주도하는 기후정의운동이 필요합니다923 기후정의행진, 사회주의를향한전진은 변혁적여성운동네트워크 빵과장미, 923기후정의행진 학생참가단과 함께 <기후정의 계급투쟁을 위한 923 사전 결의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정의로운에너지전환을위한태안화력노동자모임, 전진 기후정의위원회 이재백 동지의 발언을 공유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정의로운에너지전환을위한태안화력노동자모임, 정태모 만들어서 활동하고 있고요. 발전노조 태안화력지부장 이재백입니다. 모르는 동지가 있을 것 같아 정태모 소개를 간단하게 드리겠습니다. 작년 924기후정의행진을 앞두고, 태안화력발전소 6개 민주노조가, 폐쇄되는 석탄발전소 당사자로서 우리 목소리를 내보자며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을 위한 태안화력발전소 노동자 공동선언’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3일 동안 출근선전전을 했는데 반응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내친김에 정기적인 모임을 만들고 공동활동을 지속하자고 결의했고,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정의로운에너지전환을위한태안화력노동자모임’입니다. 아직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발전소 폐쇄로 발생할 노동자 해고 문제와 지역소멸 문제 등을 선전하는 단계이고요. 정태모의 투쟁을 다른 발전소로 확장하기 위해, 발전소 지역주민을 포함한 노동자 민중의 투쟁으로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2023년 7월 28일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태안화력노동자 결의대회’ 아시다시피 기후위기가 매우 심각합니다. 9월 21일 유엔총회 기후목표 정상회의에서 유엔 사무총장이 “지옥문이 열렸다”라고 표현했습니다. 지난 7월에 “지구온난화가 끝나고 지구가 끓는 시대가 시작됐다”는 말도 굉장히 인상적이었는데 “이젠 지옥문이 열렸다”는 아주 무시무시한 표현까지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표현이 결코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여러 기후재난을 언급합니다. 우리도 이미 잘 알고 있는 내용입니다. 리비아에서는 홍수로 수만명 넘는 목숨을 잃었습니다. 4월 시작된 캐다나 산불은 아직도 꺼지지 않고 있습니다. 9월 초 현재 16만 5천㎢, 남한 면적 1.6배에 달하는 산림을 태우고 200명 넘는 목숨을 앗아간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하와이 산불, 그리스 산불, 인도와 중국 등의 홍수로 엄청나게 많은 노동자 민중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지옥문이 열렸다는 표현이 결코 과장이 아닌 것입니다. 지금도 무시무시한 재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만, 앞으로는 더욱더 엄청난 기후재앙이 닥칠 것입니다. 그런데 자본가 정부의 대응은 너무나 한가합니다. 무엇 때문에 그렇습니까? 유엔사무총장은 기후위기의 범인으로 “화석연료로 막대한 이득을 챙기는 기득권의 탐욕”을 지목합니다. 바로 자본이, 자본의 이윤이 범인이라는 말입니다. 이제는 자본가 정치인들도 자본의 이윤을 ‘기후위기의 주범, 지옥문을 연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가 심각한 상황에 와중에도 정부는 자본의 이윤을 위해 봉사하고 있습니다. 멀리 갈 것 없이 한국 정부의 상황을 보겠습니다. 기후위기 때문에 석탄발전소 폐쇄를 결정했지만, 민자석탄발전소는 계속 건설되고 있습니다. 민간자본의 석탄발전소 건설비는 공기업 보다 많게는 2배가량 비쌉니다. ‘방만경영과 비효율의 상징’이라고 조롱하는 그 공기업보다 민간석탄발전소의 건설비가 많게는 2배 비쌉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한전이 천문학적 적자를 기록하는 상황에서도 민간발전사는 정부가 허용해 준 LNG 직수입으로 떼돈을 벌었습니다. 2022년에 SK를 비롯해 7대 민간발전사가 벌어들인 돈만 2조 9,416억 원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가 발생하기 전인 2021년보다 2배 넘은 수익을 올렸습니다. 4개 태양광 모듈 기업은 2022년에 2조 원의 영업이익을 냈습니다. 기후위기를 막겠다고 도입한 온실가스배출권거래제로 포스코을 비롯한 많은 대기업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정부가 할당한 탄소배출권을 팔아 5,600억원의 수익을 냈습니다. 기후위기 막아야 합니다. 우리가 살고 미래세대가 살기 위해 막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후위기의 주범, 자본의 이윤을 멈춰야 합니다. 자본주의를 멈춰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자본의 이윤에 커다란 타격을 가할 수 있는 노동자가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후위기가 심각한 상황에서도 자본의 이윤만 생각하는 정부, 석탄발전소 폐쇄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도 노동자에 대한 대책은 전혀 가지고 있지 않는 정부, 이런 정부 쓸어버리고 제대로 된 기후위기 대책과 총고용 보장 등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 노동자가 앞장서서 투쟁해야 합니다. 노동자가 주도하는 기후정의운동을 만들기 위해 정태모가 앞장서겠습니다. 전진이 앞장서겠습니다.2023-09-29 | 조회 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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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남 한복판에서 ‘한국옵티칼’을 외치다사진: 호각 9월 25일 이른 오전, '민주노조를 깨우는 소리 호각'(이하 호각)에서 활동하는 이훈, 양동민 활동가를 강남 엔씨타워 앞에서 만났다. 엔씨타워에는 한국닛토덴코 사무실이 위치해 있다. 일본닛토덴코는 구미의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이하 옵티칼)의 지분 100%를 갖고 있는 기업이다. 호각의 활동가들은 옵티칼을 둘러싼 닛토덴코 그룹의 먹튀 행각을 알리고 옵티칼의 현재 상황과 투쟁 상황을 알리기 위해 선전전을 벌이고 있었다. 현재 호각에서는 총 7명이 활동하고 있다. 각각은 고태은(싸우는 노동자를 기록하는 사람들 싸람), 안나(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양동민(사회주의를향한전진), 이훈, 정로빈(공공운수노조), 김선호(공공운수노조), 변주현(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이다.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 가운데 이훈, 변주현 활동가에게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사진: 호각 Q. 닛토덴코 서울사무소 앞 선전전은 언제부터 시작했나? 이훈: 9월 15일에 첫 선전전이었다. 선전전 이전에 서울사무소에서 가장 먼저 했던 건 9월 5일에 진행한 기자회견이었다. 그동안 구미에 있는 옵티칼을 두고 경찰의 침탈 시도가 자주 있었다. 변호사, 노무사 등을 동원해서 법적으로 압박한다거나 굴착기를 가져와서 노조 사무실을 부수겠다고 하는 식의 침탈 시도가 있었다. 선전전은 그에 대한 반발의 표현이었다. 선전전을 통해 서울사무소 역시 우리 투쟁의 대상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걸 보여 주려 했다. 실제로 서울사무소는 중요한 타격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Q. 호각이 닛토덴코 서울사무소 앞 선전전을 시작하게 된 계기, 이유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해 달라. 이훈: 옵티칼 투쟁이 구미의 투쟁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 듯하다. 그런데 사실 닛토자본이 구미에만 갇혀 있는 게 아니다. 최소 평택과 서울, 일본에 다 퍼져 있다. 그리고 서울이라는 지역의 특성상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호각 내에서 서울사무소 타격을 언제 시작할지에 대해 많이 고민했는데, 전에 구미에서 배태선 민주노총 경북본부 교육국장님과 최현환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지회장께 여쭤본 적이 있다. ‘이런 걸 하면 좋을 거 같은데 언제 하면 좋을까요?’라고. 사실 그걸 물어볼 때만 해도 약간은 귀찮은 마음도 있었다. 피켓을 만들고 앰프를 들고 거기까지 가서 어쩌면 경찰이나 경비와 투닥거리게 될 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그 질문을 들은 최현환 지회장 눈빛이 정말 강렬했다. 그저 고마워한다기보다 투쟁의 한 방식이라고 느끼는 듯했다. 심지어 눈에서 레이저가 나오는 것 같았다. 나도 모르게 내 몸이 뒤로 밀려났다. 그때 생각했다. ‘아, 이건 반드시 해야겠구나’라고. Q. 호각이 생각하는 선전전이 지니는 의미는 무엇인가? 이훈: 선전전의 핵심은 아무래도 알리는 것일 터다. 공장이 불타 사측이 청산했다고 하면 사람들은 ‘그럴 수 있겠네’, ‘아무래도 그럴 수밖에 없었겠지’라고만 생각하기 쉽다. 그게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이면에 닛토자본이 그동안 한국의 여러 혜택을 받으며 7조 7,000억 원이나 되는 큰돈을 벌었고 화재보상금으로 받은 돈만 해도 공장을 재건하고도 많이 남는데 그러지 않고 150여 명의 노동자를 내보냈다는 사실이 있다. 선전전은 그 사실을 알리는 작업이라 생각한다. 특히 강남 한복판에서 선전전을 진행하며 사람들에게 말하면, 사람들이 꽤 관심을 갖고 지켜본다는 게 느껴진다. 아, 우리의 말로 강남 사람들이 ‘억울함’을 전달받고 있다고 느껴질 때,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선전전을 하면서 구미에 있는 조합원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옵티칼 조합원들과 여러 연대자들이 이 싸움을 주도하고 있기는 하지만 구미에서는 당장 침탈을 막아내는 싸움을 하니까 방어를 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그런데 방어만 하면 언젠가 그 방어는 뚫리게 되어 있다. 서울에서 선전전을 한다는 건 단순히 알리는 것을 넘어 공격을 한다는 느낌이 있다. 그리고 혼자만의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그 감각을 아마도 구미에 있는 조합원들도 느끼는 것 같다. 우리는 서로 떨어져 있지만 연결되어서 방어와 공격을 함께 잘하고 있다는 감각 말이다. 사진: 호각 Q. 선전전을 진행하면서 느낀 어려움이나 생각이 있다면 들려 달라. 이훈: 아직 어려움을 느낄 정도로 많이 진행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하나 꼽는다면, 선전전에 참여하는 인원이 다소 적은 게 아닐까 싶다. 물론 소수라도 기세가 좋으면 상관없지만, 아무래도 기세 좋은 다수가 있을 때는 분위기를 더욱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선전전을 진행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중 소개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이훈: 앰프를 비정규직노동자쉼터 꿀잠에서 빌려서 가져왔는데, 깜박해서 음악 플레이 리스트가 담긴 USB를 챙겨오지 않았던 적이 있었다. 처음엔 핸드폰으로 노래를 틀어서 핸드폰 스피커에 마이크를 대는 방식으로 노래를 틀었다. 그런데 좀 허접했다. 당시 참여자가 총 3명밖에 없었는데 돌아가면서 길~~게 발언을 해서 1시간을 채웠던 게 생각난다. 하지만 끝내고 나니 의외로 좋았다. 마이크로 길게 말하니 지나가는 사람들이 더 유심히 쳐다보는 것 같았다. 사진: 호각 Q. 호각이 한국옵티칼 투쟁에 결합, 연대하는 이유는? 이훈: 옵티칼 투쟁이 민주노총을 포함해 많은 이에게 귀감이 되리라 생각한다. ‘나를 믿고 동지를 믿고 끝까지 싸우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타협하지 않고 연대자에게 선을 긋지 않는 투쟁을 하고 있다고도 생각한다. 호각이 생각하는 ‘민주노조의 투쟁’과 옵티칼 투쟁은 매우 흡사한 것 같다. 변주현: 때로는 민주노조를 사수하고 지켜가기가 쉽지 않다. 끊임없이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자본과 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부적으로도 문제제기와 건강한 소통을 통해서 한 걸음 나아가는 투쟁을 만들어 갈 수 있다. 호각은 그런 연대를 만들어 가려 하고 그런 생각으로 옵티칼 투쟁에 결합, 연대한다. Q. 호각이 생각하는 한국옵티칼 투쟁의 의미는 무엇인가? 더불어 개인적인 생각도 궁금하다. 변주현: 자본과 싸우는 것도 쉽지 않은데 거기다가 외투자본은 더 어렵고 힘든 것 같다. 한국 노동자들의 노동력을 외투자본이 착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외투자본의 실상은 아직 수면 위로 올라온 것 같지 않다. 지금 옵티칼 조합원들은 그것을 수면 위로 올리는 투쟁을 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그래서 더욱 지지하고 연대한다. 이와 같은 마음과 실천은 호각으로서도 품지만 같은 노동자로서도 그렇다. 그런 점에서 옵티칼 조합원들은 참 힘든 길을 걷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응원하고 지지하는 이들도 있으니 지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진: 호각 이훈: 옵티칼 투쟁은 매우 유의미한 투쟁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에 보기 드문 투쟁이라고도 생각한다. 외투자본들은 한국에 들어와서 세금도 조금만 내고 땅도 사실상 공짜로 사용하면서 돈을 잔뜩 번다. 그러다가 조금만 문제가 생기면 노동자들을 다 나 몰라라 하고 청산해서 떠나 버린다. 그럴 때 노동자들은 감히 싸워 볼 엄두도 내지 못한다. ‘내가 말한다고 뭐가 되겠어’라는 패배감이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옵티칼의 경우 문제를 제기하고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13명의 노동자가 뭉쳤다. 그래서 공장을 지키며 꿋꿋하게 버티고 있다. 심지어 비슷한 경험이 있는 KEC지회와 아사히지회 조합원들이 가족처럼 붙어서 엄호하고 있다. 옵티칼 투쟁은 자본이 달리는 열차에 대놓고 거대한 바위로 선로를 끊어 버리는 투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옵티칼 사측의 노조 사무실 철거 계획이 이미 어그러졌다. 조합원들을, 노동자들을 밀어내기 위해 가압류, 단수, 굴착기 등의 강한 압박 카드를 이미 썼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꿈쩍도 안 한다. 만약 내가 자본이라면, 지금 엄청나게 당황할 것 같다. 생각보다 자본에게 남은 카드가 많지 않은데 노동자들은 흔들릴 기색도 없으니까 말이다. 이런 투쟁을 민주노총과 여러 사업장이 잘 지켜보고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타협하지 않고 더 많은 투쟁, 더 다양한 투쟁을 통해 자본의 예상을 넘어서는 투쟁을 하는 모습에서 배워야 한다. 심지어 옵티칼 조합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조합원들은 지금보다 더 강하고 예상을 뛰어넘는 투쟁을 하고 싶어 한다는 걸 알 수 있다. 타협하지 않고 싸우는 투쟁, 끝낼 시기를 정하지 않는 투쟁, 연대자에게 선을 긋지 않는 투쟁, 문제제기에 귀를 기울이는 공동체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 호각 Q. 호각은 언제, 어떻게, 왜 구성되었나? 이훈: 호각은 현장성이 높은 활동가 7명이 각자 활동하다가 느낀 감각들이 공동의 경험이라는 걸 확인하면서 모이게 됐다. 가장 큰 계기는 715 집회에서 노조 상근활동가들이 조합원들의 투쟁을 막고 경찰 대신 조합원들에게 가만히 있으라며 싸우는 걸 봤던 일이다. 상근활동가들은 그래 놓고 트럭에 다시 올라가서 ‘오늘 우리를 보면서 양회동 열사가 자랑스러워할 거다’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에서 민주주의가 사라져 가는 흐름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언젠가부터 정권과 경찰 등과 타협하고 양보하고 이해하면서도 말로는 ‘투쟁’을 외치는 게 너무나도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7명의 활동가들은 각자 현장에서 뛰어다니면서 비슷한 이유로 힘들어하고 있었는데, 이에 문제를 제기하고 포기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하나로 모였다. 사진: 호각 Q. ‘호각’의 의미는? ‘호각’이라고 이름 붙인 이유는? 이훈: 호각은 ‘삑!’ 하고 높은 소리를 내서 사람들이 정신 차리게 하지 않는가. 노동조합들이 민주적이지 않겠다고 결심했으리라 생각하진 않는다. 투쟁하다 보면 너무 힘들어서 더 쉬운 길이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지내다 보니 그저 노조가 직장이 되었을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그때 옆에서 정신 차리라며 누군가 말해 주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호각은 민주주의가 잠들어 버린 민주노조에게 호각을 불어서 정신 차리라며, 믿어 온 가치를 잊지 말자고 말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붙인 이름이다. Q. 호각의 활동 내용, 앞으로의 계획은? 이훈: 호각은 민주주의를 잊은 노동조합을 비판한다. 민주주의를 잊은 노동조합에 실망해서 아예 떠나 버리는 것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문제제기를 하면서 변화를 만들어 나가는 게 활동의 핵심이다. 그래서 처음에 성명서를 냈을 때도, 옵티칼에서 토론회를 열었을 때도 여러 이야기를 나눴지만 핵심은 민주주의를 잊은 민주노조에 대한 비판과 방향성을 제시하자는 것이었다. 앞으로도 비판과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담긴 활동을 해 나갈 예정인데, 당장은 다음 달 말쯤에 이런 메시지가 담긴 영화 상영회를 진행하려 한다. 사진: 호각 Q. 옵티칼 조합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변주현: 동지들, 집에 ‘손배’ 날라오면 겁도 날 텐데 그래도 이탈자 없이 투쟁하시는 모습 보면 멋지고 대단하십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은 타들어 가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자주 못 가서 미안합니다. 그래도 소식 자주 보면서 감정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힘내세요! 파이팅! 지난해 공장 화재 이후 한국 철수 및 공장 철거를 결정한 사측은 공장 철거 방해 시 형사처벌하겠다고 조합원들을 협박했다. 또한 집으로 손배, 가압류 내용증명을 보내는가 하면, 지난 9월 8일부터는 조합원들이 점거 중인 노조사무실 건물의 수도를 끊어 버렸다. 이어서 단전 조치도 실행하려 하고 있다. 온갖 혜택을 받으며 수조 원의 이익을 남긴 옵티칼 자본은 일방적인 공장 폐업을 자행했을 뿐 아니라 단수, 단전으로 노동자를 탄압하고 인간의 기본적인 삶조차도 짓누르고 있다. 한편 오는 10월 6일부터 1박 2일로 구미 옵티칼하이테크 공장 앞에서 투쟁문화제가 열린다. 많은 이들의 연대의 발걸음이 이어지길 바란다. 사진: 호각 <연대가 희망이다! 투쟁문화제> 일시: 10월 6일 금요일 17시~7일 토요일 장소: 구미 옵티칼하이테크 공장 앞(구미시 4공단로 7길 53-29) 서울 출발: 10월 6일 12시 출발 장소: 추후 공지 주관: 비정규직 이제그만 문의: 010-7355-9826 신청: https://forms.gle/AP9L8HuuCCPTkKmZ92023-09-28 | 조회 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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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돌리는 것은 그 자체로 그린워싱입니다923 기후정의행진, 사회주의를향한전진은 변혁적여성운동네트워크 빵과장미, 923기후정의행진 학생참가단과 함께 <기후정의 계급투쟁을 위한 923 사전 결의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성공회대학교 인권위원회 최보근 동지의 발언을 공유합니다. 안녕하세요. 성공회대학교 인권위원회 위원장 최보근입니다. 923기후정의행진 사전집회에서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에코주간'이라 불리는 성공회대학교 그린워싱에 대항하는 저희 활동을 소개하고자 이렇게 마이크를 잡게 되었습니다. 성공회대학교 에코주간은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각각 2주간 학교를 폐쇄하여 인건비와 관리비를 절약하는 정책입니다. 이미 여름방학 2주간 에코주간을 실시했습니다. 학교 측이 설명하는 에코주간은 학교를 폐쇄하여 아무도 출근하지 않으면 냉난방기를 사용하지 않아 에너지가 절약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기간에 교직원은 자기계발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에너지가 절약되었을지 의문이 많이 듭니다. 에코주간이 진행되는 동안 일본의 단기어학연수생이 수업을 들었고, 감사로 인해 교직원들이 출근했습니다. 그러면서 곰팡이가 필까 봐 빈 강의실에 에어컨을 틀어놓기도 했습니다. 성공회대학교가 에코주간을 실시하는 진짜 취지는 대학 재정을 아끼기 위함입니다. 성공회대학교는 지속적인 학령인구 감소와 지난 2022년 대학평가 탈락으로 재정위기에 처했습니다. 에코주간은 기후위기 대응을 핑계 삼아 청소노동자와 교직원 인건비를 아끼려는 속셈입니다. 하지만 청소노동자의 임금은 대학 재정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이 아닙니다. 에코주간으로 대학 재정위기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에코주간이 있던 7월 청소노동자 임금은 고작 110만 원이었습니다. 청소노동으로 가정의 생계를 부양하는 노동자분들도 많기에 우려가 큽니다. 비단 임금삭감만 문제는 아닙니다. 2주간 쌓여온 쓰레기를 치워야 하며 방학 기간 진행되던 대청소를 압축적으로 진행해야 하므로 노동강도는 올라갔습니다. 학교 곳곳에 퍼진 곰팡이를 제거하면서 포자를 마시기도 하고, 2주간 뜨거운 여름을 지난 음식물쓰레기는 구더기가 끓기까지 했습니다. 청소노동자의 건강도 우려가 되는 상황입니다. 학생들의 피해도 많았습니다. 청소노동자분들이 출근하지 않은 기숙사에서는 층마다 쓰레기가 쌓여 대자보가 붙기도 했습니다. 그 대자보에서는 ‘기숙사는 도저히 사람이 살 수 있는 공간이 아니었다‘고 쓰여있었습니다. 청소노동자분들의 노동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다시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미 학생들은, 등록금 운영을 심의하는 등록금심의위원회, 학생복지에 대해 논의하는 학생복지협의회에서 에코주간에 우려입장을 표명했으나 학교 측은 강행했습니다. 에코주간을 저지하고자 저희 성공회대학교 인권위원회는 학교 곳곳에 홍보물을 부착하고 학내 서명운동을 진행하였습니다. 서명은 총장 면담을 동반하며 전달할 예정입니다. 학내 집회도 계획 중에 있어 내년 에코주간 진행계획을 기획 단계에서 저지하고자 합니다. 노동자와 학생들의 피해를 가중하는 에너지 절약은 명백히 기후정의에 위배되는 행위입니다. 기후위기의 책임을 약자에게 돌리며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것은 그것 자체로 그린워싱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름은 다르지만, 다양한 대학에서 에코주간을 실시하는 것으로 압니다. 각 학교에서 에코주간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내며 기후정의를 향해 전진하면 좋겠습니다. 구호 하나 하고 발언 마무리하겠습니다. 끝 구호 세 번씩 외쳐주시면 됩니다. 노동자권리 침해하는 에코주간 그린워싱 중단하라!2023-09-27 | 조회 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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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기후붕괴는 자본주의 시스템이 아주 잘 작동한 결과입니다923 기후정의행진, 사회주의를향한전진은 변혁적여성운동네트워크 빵과장미, 923기후정의행진 학생참가단과 함께 <기후정의 계급투쟁을 위한 923 사전 결의대회>를 개최했습니다. 교육노동자현장실천, 전교조 유천초분회 정은경 동지의 발언을 공유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초등학교에서 학생들과 살고 있는 교육노동자 정은경입니다. 저는 작년 9월 23일 금요일, 글로벌 기후파업이 있던 날 연가를 내고 청소년 기후파업에 참여했습니다. 제가 학교를 나와 그 자리에 섰던 것은 더 이상 부끄러워지고 싶지 않아서였습니다. 그래서 올해에도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학생들과 학교에서 기후위기를 이야기하며 '텀블러를 사용해요'와 같은 말로 마무리할 때마다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우리 모두 텀블러를 사용한다고 해서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기후위기, 기후붕괴는 자본주의 시스템이 아주 잘 작동한 결과입니다. 자본주의는 자연환경·비인간동물·여성·청소년·노동자에 대한 착취와 수탈로 성장합니다. 자본주의는 생명 간 협력과 공존의 시스템을 깨버리고 생명들을 경쟁과 죽임의 굴레로 몰고 갔습니다. 이는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학교는 능력주의와 입시경쟁으로 학교 구성원들을 몰고가며 자본주의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1986년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라는 말을 남긴 학생의 죽음과 2023년 '업무폭탄과 학생난리로 버겁다'는 말을 남긴 교사의 죽음은 모두 자본주의가 불러온 '사회적 타살'입니다. 교육을 경쟁으로 옥죄고 함께 살아가야 할 서로를 적으로 만들어버린 자본주의가 불러온 죽음입니다. 일제고사, 성과급제, 비정규일자리 등 학교 안으로 들어온 자본의 논리가 불러온 죽음입니다. 학생들은 성적이라는 틀에 가둬져 자본의 성장에 알맞은 부품이 되어야 했습니다. 교사와 보호자는 학생에게 성적을 압박하는 한편, 마찬가지로 자본의 성과라는 틀에 가둬져 생계를 위협받고 있습니다. 경제적 효율성을 강조하며 학교 안 노동자 정원은 계속 줄어들고 남은 노동자에게 업무가 가중됩니다. 늘어난 업무는 학교 안 약한 고리, 여성 저경력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떠밀려옵니다. 자본이 사회의 약한 고리로 재난을 떠미는 것처럼 말입니다. 업무폭탄으로 힘들어하는 동료 노동자, 불안정한 일자리로 생계를 걱정하는 동료 노동자, 악성 민원전화에 상처받는 동료 노동자, 폐암으로 고통받는 동료 노동자가 같은 학교 안에 있지만 어려움은 각자의 몫일 뿐입니다. 포드가 컨베이어벨트를 이용한 자동차 조립라인을 도입하여 생산성만 강조하면서 노동의 의미를 해체했던 것처럼 교육노동도 분업화되고 파편화되었고 학교민주주의는 무너졌습니다. 동료와 경쟁해서 동료를 밀어내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도록 구조를 만들어놓고 누구도 죽지 않길 바라는 건 모순 아닌가요? 매 순간 우리는 유례없는 폭염과 폭우로 기후재난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를 넘어 기후붕괴로 수많은 생명이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자본주의는 성장과 경쟁을 강요하며, 나의 생존을 위해 동료를 밀어버리라고 합니다. 진짜 우리를 죽음으로 밀고 있는 것은 누구인가요? 정부와 기업은 기후붕괴를 가속하는 개발사업을 추진하며 석탄 화력발전소를 짓고 신공항을 짓는 것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소수의 자본가가 더 많은 부를 갖고 더 많은 편리함을 누리며 '성장'하기 위해 우리의 수많은 동료들이 생존의 위기 앞에 내몰려 있습니다.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교육은 더 이상 자본주의식 성과로 평가되어서는 안 되며 경쟁을 정당화해서는 안 됩니다. 학교구성원 모두가 소외되지 않고 목소리 낼 수 있어야 합니다. 교육을 위해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함께 결정하고 함께 책임질 수 있는 여건과 구조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동료를 신뢰하며 협력하고 연대하는 공동체, 서로를 돌보는 공동체가 학교여야 하고 우리 사회여야 합니다. 끊임없이 착취하고 생명보다 이윤이 먼저인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는 더 이상 그 누구도 살 수 없습니다. 거대하고 막막해 보이는 벽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확실한 한 가지는, 동지들의 손을 잡는 것입니다. 각자의 공간 밖으로 나와 동지들과 눈을 마주치고 손을 잡고 함께 외치는 것입니다. 죽음의 구조를 이제 그만 멈춰야 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동료와 더 많은 인권과 더 많은 민주주의입니다. 구호 외치고 마무리하겠습니다. 마지막 말을 세 번 따라 외쳐주시길 바랍니다. 더 이상 죽이지 마라! 경쟁 성장 자본주의 멈춰!2023-09-26 | 조회 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