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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여성파업 전야제] 더 이상 콜 받는 기계로 살 수 없다!열악한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대규모 집회를 열었던 115년 전 1908년 미국 여성 섬유노동자들, 임금삭감에 저항하며 고공농성을 하던 1931년 일제강점기 평원고무공장 직공 강주룡, 그리고 2024년 단 한 명도 포기하지 않는 '해고 없는 소속기관 전환'을 외치는 국민건강보험센터고객지부. 장시간, 저임금, 고용불안, 비정규 일자리… 여성 노동자들은 100년이 넘는 역사 속에서 열악한 노동환경에 내몰려 차별과 불평등 최악의 피해자로 살아왔다. '공순이'라 불리는 청계천, 구로공단의 여공들 자리에 이제는 건보고객센터를 비롯한 상담사들이 있다. 세상이 발전하고 시대가 나아졌다고 하지만 가장 낮은, 불안정한 일자리는 여전히 여성 노동자들의 몫이다. 화장실 가는 시간, 점심시간에도 전화를 받아야 했고 아이가 아파 연차를 불허해 아픈 아이를 사무실 바닥에 눕혀 놓고 울며 전화를 받아야 했으며 인센티브 경쟁, 실적압박에 허덕이며 살아왔다. 노예같은 삶을 벗어나고자 목소리 높이고 꾸준히 투쟁해 왔지만 감정노동이 남긴 불안장애, 공황장애, 우울증 등의 정신질환에 시달리고 방광염, 신우신염, 각종 여성질환과 근골격계질환 등 질병을 일상으로 달고 사는 일이 허다하다. 여전히 출산휴가라는 기본 권리조차 눈치를 보며 사용해야 하는 현실이 분노스러울 뿐이다. “더 이상 이렇게 살 수 없다!” 경쟁과 불안에 떨지 않고 동료들과 경쟁보다 협력의 관계를 만들고픈 건보고객센터지부는 3월 7일 오전 11시, 민주노총 12층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3.8 세계여성의 날 정신계승을 위한 하루파업 돌입을 선포했다. "해고 없는 소속기관으로의 온전한 전환이 인간적인 요구가 실현될 수 있는 첫 시작점이고, 전화 받는 기계가 아닌 한 명의 당당한 여성 노동자로 살아가기 위한 첫 발"이라며 공공운수노조 김태인 사무처장은 건보고객센터지부 하루파업을 지지했다. 이은영 지부장은 "단지 우리만의 문제 해결을 위해서가 아니라, 여성이라서 비정규직이라서 차별받지 않는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파업에 나서는 확고한 의지를 밝혔다. 김금영 서울지회장은 전체 노동자의 95% 이상이 여성 노동자이고 이들이 갖는 아픔과 고통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며, 3.8 여성의 날의 상징인 '빵과 평화'의 의미를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고 했다. “18년간 함께한 일터와 내 동료를 단 한명도 포기할 수 없어, 피토하는 심정으로 서로의 손을 잡고 투쟁에 돌입한지 오늘로 벌써 128일”이라며 "윤석열 정부는 책임을 회피하고 노동조합 탄압, 노동자 죽이기에 혈안이 되어 있지만, 1917년 여성 노동자들의 파업을 기억하며 ‘다음소희’가 없는 그날까지 끝까지 싸워 나가겠다"고 파업에 나서는 포부를 밝혔다. 이경화 경인지회장은 "여성이 행복하지 않은 나라는 누구도 행복할 수 없다. 여성이 멈추면 세상이 멈춘다, 여성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고 우리의 현실을 바꾸자"라며 하루파업에 담는 의미를 강조했다. 같은 날 저녁 7시, 서울고동노동청본청 앞에서는 3.8 세계 여성의 날 정신계승을 위한 문화제가 함께 열렸다. '나의 일터와 삶을 지키는 투쟁'을 주제로 송수진 조합원은 내가 걸어온 일터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영순 조합원은 '아줌마, 50대 여자, 살림해본 사람이라는 사회 고정관념' 을 주제로 경력단절 여성에게 일터란 무엇인지 뼈아픈 경험을 쏟아냈다. '여성노동의 가치를 인정받는 투쟁'을 주제로 강혜지 조합원은 ‘나에게 고객센터란?’이란 질문 속에서 최저임금 이야기를 화두로 던졌다. "공단은, 정부는, 자본은 여전히 동지들에게 동료의 어깨를 밟고 서라 합니다. 기계가 되라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기계가 아닙니다. 더 이상 소변을 참으며 일할 수 없습니다. 더 이상 허리끈을 조일 데가 없습니다. 더 이상 대출을 갈아탈 수도 없습니다." 사회주의를향한전진 정은희 활동가는 “여성이 멈추면 세상이 멈춘다!” “이제 우리도 자본가들에게 우리 몫을 되찾읍시다. 더 큰 싸움으로, 더 큰 연대로 우리가 인간답게 일할 수 있는 자리, 해고 없는 소속기관 전원 전환을 쟁취해냅시다. 여성 노동자들의 집단적인 싸움을 시작합시다. 단 한 명도 포기하지 않기 위해 여성파업에 함께합시다. 단 한 명도 포기하지 않는 세상을 위해 함께 싸웁시다!”며 하루파업에 나서는 건보고객센터지부 여성 노동자들과 연대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여성해방을 노래하며 여성파업을 준비하고 기다리는 여성 노동자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여성파업전야 문화제는 차가운 밤공기도 잊을 만큼 강렬했다. 전화기를 내려놓고 여성노동자의 힘으로 멈추는 세상을 맞는 내일, 그 설렘과 감동은 더 단단한 노동자로 거듭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 더 이상 콜받는 기계로 살 수 없다! # 3.8 세계 여성의 날 정신 계승하자! # 단 한 명도 포기하지 않는 해고 없는 소속기관 전환 쟁취하자! # 여성이 멈추면 세상이 멈춘다! # 여성파업으로 세상을 바꾸자!2024-03-08 | 조회 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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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체투지행진'부터 '소속기관 쟁취의 날'까지2월 26일 오전 10시,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와 연대하는 시민사회단체는 ‘국회와 대통령은 들어라! 건강보험고객센터 상담사 정규직 전환! 약속이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3일 간의 오체투지 행진을 시작했다. 이날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해고 없는 소속기관 전원전환 쟁취! 원주본사 천막농성’ 투쟁이 118일째 이어지고 있었다. 2년 전 약속했던 ‘사회적 합의’는 여전히 이행되지 않고 있다. 공공연한 약속, 다짐, 합의를 지키지 않아도 아무일도 벌어지지 않는 사회, 그 부당하고 부정한, 자본이 지배하는 현실을 알리고 깨기 위해 조합원들은 다시 한 번 오체투지 행진으로 간절하고 절박한 마음을 강력하게 표출했다.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는 1,091가지가 넘는 자격, 부과, 징수, 급여, 노인장기요양 등의 건강보험공단 업무를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재산, 소득, 자동차, 가족관계, 심지어 출입국 기록, 시설수용 등 개인의 1,500여 가지 민감정보를 다루며 상담을 통해 안내한다.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은 공적 상담의 공공성 확보와 직결된다. 하지만 3년이 다 되도록 “단 한 명”의 상담사도 직접고용으로 전환되지 못하고 민간위탁으로 남아 있다. 공단은 청년일자리를 위해, 2019년 2월 28일 이후 입사자에게는 공개경쟁채용을 하겠다고 한다. 2019년 이후 입사한 상담사는 707명이나 되며, 2019년 입사자는 올해로 경력 6년차 상담사가 된다. 국민건강고객센터 이은영 지부장은 ‘2019년 2월 28일 이후 입사자의 공개경쟁채용은 전환이 아니라 구조조정’이며, 6년 경력 상담사에게 다시 검증을 받으라는 건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이라고 말했다. 6년을 일한 공단 정규직 직원은 부서를 옮긴다고 다시 시험을 보지 않는다. 더구나 상담사는 부서를 옮기는 것도 아니고 하던 업무를 그대로 하는 것이다. 건보공단의 공개경쟁채용 고집은 현재 일하고 있는 상담사의 41%가 넘는 인원을 탈락시키겠다는 의도이기에, “공공성을 더욱 확보하기 어렵다”고 거리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국민건강보험 상담노동자와 시민사회는 ‘빨리 끊고 많이 받아’ 국민의 알 권리를 훼손하는 고객센터가 아니라, 제대로 충분히 안내할 수 있는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가 되기를 원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경쟁채용을 요구하면 국민이 원하는 종합적인 상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고객센터 설립 시 원했던 ‘원스톱 통합 상담’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 오체투지 행진단은 26일부터 28일까지 3일 동안, 날마다 100여 명 대오를 유지하며 여의도에서 용산 대통령 집무실까지 힘겹지만 보람찬 걸음을 이어갔다, 시리도록 파란 하늘 아래 하얀 민복을 입고 두 손 모아 천천히 낮추어 절하는 노동자, 피켓을 들고 함께 걸어가는 노동자들, 단결과 연대로 길게 늘어선 장엄한 오체투지행진은 거리를 오가는 시민들의 관심과 시선을 집중시켰다. ”정규직을 놓고 동료와 경쟁할 수 없습니다. 내가 살기 위해 동료를 해고하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3일 동안 방송차 확성기를 통해 경쟁을 거부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정규직 전환,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질기게 투쟁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었으며 가슴깊이 파고드는 강한 울림으로 남았다.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여현옥 대구지회장은 ”사람을 사람으로, 노동자를 노동자로 대하지 않는 정부에게도 책임이 있다. 비정규직 철폐 정책이 실종되고 노동자를 존중하지 않는 정부를 핑계로 건보공단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정규직 전환 정책이 제대로 실행될 수 있도록 올바른 기준을 제시해야 하는 고용노동부 또한 수수방관하며 정부 눈치만 보고 있다”라며 정부기관 그 누구도 책임지는 이는 없고 책임전가하기 바쁜 사회에서 노동자만 생존을 내걸고 시름해야 하는 현실을 개탄했다. 오체투지행진단은 락앤락 사무실 앞에서 투쟁하는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락앤락지부 조합원들과 우연히 만났다. 오체투지를 하던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 노동자들은 고배당으로 대주주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채우며, 노동자들은 길거리로 내쫓은 락앤락 자본에 맞서 싸우는 노동자들에게 ’구조조정 저지!‘, ’고용보장 쟁취!‘를 함께 외치며, 모든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을 야기하는 ‘정리해고와 외주화’ 반대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오체투지행진단은 2월 7일 서울시청 인근에서 열린 고 방영환 열사 영결식에 참여하여 열사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했다. ‘열사를 폭행, 협박하여 죽음에 이르게 한 책임자를 처벌하고 택시완전월급제를 시행하라’며 함께 울고 함께 외쳤다. 모든 투쟁은 연결되어 있고 노동자는 하나임을 다시 깨닫는 시간이었다. 반면, 둘째 날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는 차도, 인도, 고용노동청 건물을 바리케이트로 3중 차단, 오체투지 행렬을 차도 한 쪽으로 고립시켰다. 경찰의 과도한 분리에 한 시간 넘게 항의하며 연좌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셋째 날 숭례문 앞에서는 교차로에서 절을 하지 말고 밀착해서 빨리 지나가라고 과하게 요구하는 경찰에 항의하며 다시 그 자리에서 연좌농성을 시작했다. 첫째, 둘째 날 모든 교차로에서 오체투지를 멈추지 않고 진행했었는데, 경찰은 제멋대로인 기준으로 방해했고, 한 시간이 넘게 방해를 받고서야 오체투지 행진을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경찰들이 집회를 하는 것으로 착각할 만큼, 집회참여자보다 몇 배나 더 많은 경찰대오가 나왔다. 집회방식에 대한 경찰의 고무줄 참견과 과잉대응에 오체투지행진단은 분노를 쉽게 가라앉히지 못했다. 그럼에도 경찰이 갈라놓은 양쪽 길에서는 고객센터지부 문선대가 ‘또다시 앞으로’ 투쟁가에 맞춰 절도있고 힘있게 몸짓을 선보이며 참가자들을 감동의 물결 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그 어떤 억압에도 지치지 않고 당당하고 단결된 모습으로 다시 길을 나설 수 있었다. ‘두 무릎을 땅에 꿇고, 두 팔을 땅에 대고 머리를 땅에 닿도록 절을 하는 행위’는 분명 쉽지 않은 고행이다. 몸을 낮추고 바닥을 기는 듯한 겸손한 몸짓은 사측을 향한 비열한 조아림, 읍소가 아니다. 노동이 존중받고 인간이 평등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결연한 의지의 표출이다. 오체투지는 차별, 착취, 탄압, 억압, 죽음이 판치는 노동의 현실과, 이윤만 쫓아 불안정노동을 만들어내는 자본의 세상을 향한 경고와 항의이자, 노동자 민중의 단결과 연대를 소망하는 간절함이었다. 3월 1일 2시, 국민건강보험공단 본사(원주) 앞에서는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가 ‘나와 우리의 내일을 위해 공공성을 살리고 차별을 철폐하는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 해고 없는 소속기관 쟁취의 날’을 선포하며 많은 연대자와 함께 공공성 강화와 차별 철폐를 위한 건보공단의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했다. 앞서 펼쳤던 ‘오체투지행진’에 이어 더 가열찬 투쟁을 다시 시작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조합원들과 함께 비정규직 철폐, 공공성 강화, 직고용 쟁취 바람을 담은 현수막을 만들었고 수백명 집회참여자와 함께 노래도 부르고 구호도 외치고 몸짓도 따라하며 공단거리를 신나게, 힘차게, 뜨겁게 ‘단 한 명도 포기하지 않고 해고 없는 소속기관 전환’을 요구하는 함성으로 물들였다.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이은영 지부장은 “우리 지부는 어떤 역경도 반드시 이겨내고 한 명도 빠짐없이 소속기관으로 전환되어 자부심 가지고 당당하게 일할 것이다. 우린 절대 흔들리지 않을 것이니 건강보험공단은 잘 지켜보고 있다가 우리가 승리를 거두는 날 모든 상담사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라며 건강보험공단의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했다. 부산지회 이영림 조합원은 ”처음엔 노조가 생기고 개선되는 게 확연히 눈에 보이니 이대로 처우와 임금이 개선된다면 힘든 정규직 전환을 위해 싸울 필요가 있나 라는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용역업체가 관리하는 한 상담사의 처우는 바뀔 수가 없다는 걸 투쟁하며 알게 되었다”며 건강보험공단이 소속기관 전환으로 공공성을 확보하고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을 위해 당장 책임있게 나설 것을 요구했다. 연대자로 함께한 세종호텔지부 허지희 사무장은 ”정리해고되고 나서야 우리 조합원들은 전 국민의 개인정보를 볼 수 있는 콜센터가 비정규직인 것을 알았다. 우리의 소중한 국민건강보험이 민간위탁업체에 맡겨져 콜수 경쟁을 한다는 것과 상담사들이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것을 알게 됐다”라며 정부와 건강보험공단이 비정규직 정규직화의 의지도 노력도 없음을 비판했다. 변혁적여성운동네트워크 빵과장미 김경미 활동가는 ”2022년 여성 임금 노동자의 시간당 임금은 남성의 70% 수준에 그친다. 같은 해 남성 비정규직 노동자는 30.6%인데 반해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는 46.0%라고 한다”며 여성가족부 조사를 인용해 더 많은 여성 노동자가 불안정한 일터에서 임금 차별, 처우 차별을 받으면서 일하고 있고, 그런 이유로 여성해방을 위한 여성파업에 동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명숙 활동가는 ”‘단 한 명도 포기할 수 없다’는 차별에 반대하는 구호이기도 하다고 생각한다. 공개채용, 시험이라는 것이 사실은 그동안 수년 동안 일해온 콜센터 노동의 가치, 노동자의 노력을 부정하는 차별적인 것임을 폭로하기 때문이다. 상담사 노동의 시간을 문제 몇 개로 재단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노동의 가치를 폄하하는 것이다”라며 공개채용 핑계를 대지 말고 상담노동자들의 노동을 인정하는 것이 공공기관의 역할임을 강조했다. 서울지회 송수진 조합원은 “제가 배운 노동조합의 정신은 ‘함께 단결하면 승리한다’이다. 여성으로 이뤄진 사업장이다 보니, 집회를 할 때마다 겁도 났었고 강하게 밀어붙이는 힘도 부족하여 매번 경찰과 공단직원들과 맞서게 되면 그들의 무력진압으로 주눅 들기가 일쑤였다. 하지만 연대와 단결로 주눅들었던 사기가 다시금 솟아났고 뭐든 이뤄낼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났다”며 승리를 위해 함께하겠다고 힘차게 다짐했다. ‘오체투지행진’부터 ‘소속기관 전환 쟁취의 날 선포’까지 ‘단 한 명도 포기할 수 없다!’는 한결같은 외침 속에서 상담노동자의 직접고용 쟁취가 공공성을 강화하고 차별을 철폐하는 길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 상담노동자들의 “단 한 명도 포기할 수 없다”는 외침은 너무나 올바른 노동자의 대의이다. 그 대의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함께 싸우자. *건강보험공단은 정규직전환 약속을 이행하라! *건강보험공단은 고객센터 상담사 고용안정을 보장하라! *해고 없는 소속기관 전환, 건강보험공단이 책임져라! *시간끌기 이제 그만! 건보공단은 조속히 전환을 완료하라! ※3월 7일 저녁 7시,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는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3.8 여성의 날 정신계승 파업전야 투쟁문화제'를 개최할 예정이다.2024-03-06 | 조회 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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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천초분회, 교육현장과 법원에서 ‘끈질긴 투쟁’ 이어가겠다!2024년 2월 29일 오후 1시, 강릉 월화거리에서 ‘강원도교육청 합의이행을 위한 유천초투쟁공동대책위원회(아래부터는 유천초투쟁공대위)’는 강원도교육청으로부터 억울하게 부당징계 받은 피해교사 3인의 복직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리고 강원도교육청 행정폭력, 신경호교육감 합의불이행 규탄, 합의이행을 촉구하며 함께 투쟁한 845일을 돌아보았다. 유천초 분회의 끈질긴 투쟁은 혁신학교를 시도하는 과정에 일어났던 진보교육감운동의 한계, 전교조 탄압, 교사노동권 침해의 심각성을 폭로했다. 3년 만에 현장으로 돌아가는 3인을 비롯해 유천초분회원 모두는 ‘새로 옮겨간 학교현장에서 학교민주주의, 교육혁명을 위해 더욱 확장된 현장투쟁을 이어가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부당징계자 김나혜, 윤용숙 교사는 행정법원 1심 판결로 부당징계가 인정돼, 부당징계에 따른 부당전보가 일부 시정되었고 본인이 희망한 가까운 근무지로 발령됐다. 그러나 아직 2심 재판을 진행 중인 남정아 교사는 여전히 부당전보 상태이며, 본래 근무지인 강릉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거주지로부터 멀리 떨어진 태백의 학교로 발령됐다. 그런데 2022년 신경호 강원도교육감이 약속한 합의에 따르면, 법원 판결과 관계없이 부당징계자 3인 모두 본인이 희망하는 곳으로 발령돼야 한다. 강원도교육청 합의이행을 위한 유천초투쟁공대위는 합의사항 이행을 촉구하였지만, 강원도교육청은 끝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학교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해온 유천초 교사들에게 돌아온 것은 부당징계 유천초등학교는 지난 2021년, 개교한지 단 1년 반만에 강원도 교육청의 표적 감사, 혁신학교 지정취소를 겪었고, 유천초 교사 3인은 부당징계 통보를 받았다. 이로 인해 학교 구성원들은 큰 고통과 혼란을 겪어야 했다. 부당징계를 받은 교사들은 유천초등학교에서 강제 전보를 당했고, 강원도교육청의 온갖 방해와 폭력을 견디며 싸워야 했다. 2022년 7월 신경호 교육감은 유천초 분회와 합의를 통해 학교 민주주의를 지원할 것, 그리고 징계교사 3인의 명예회복과 복직을 약속했다. 그러나 신경호 교육감이 약속을 한지 19개월이 넘은 2024년 2월, 개학을 앞둔 현재까지도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신경호 교육감에게 약속이행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경찰의 폭력적 연행과 심각한 인권침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유천초투쟁, 잘못은 신경호 교육감이 저질렀는데 왜 ‘김남윤’을 연행했는가) 강원도교육청이 한 혁신학교 지정취소와 특정 교사들에 대한 표적 징계는 ‘학교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훼손이었다. 강원도교육청이 혁신학교 지정취소, 표적 징계 핵심명분으로 내세운 것은 ‘기획회의’였다. 강원도교육청은 ‘기획회의’를 ‘비합리적인 의사결정기구’로 규정하였다. 학교의 모든 결정은 학교장만 해야 하는데, 감히 교사들이 의견을 내고 여럿의 목소리를 똑같이 들을 수 있는 회의를 운영했다는 것이다. 이는 강원도교육청이 학교민주주의에 관심없음을 노골적으로 보여준다. 유천초등학교는 교장이든 교사든 학생이든 N분의 1의 목소리로 회의에 참여하여 함께 고민하고 함께 결정하고 함께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고자 했다. 작년 서이초 교사의 죽음을 함께 슬퍼하며 우리는 철저히 분업화된 노동을 수행하며 각자도생하는 학교가 어떤 비극을 불러오는지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학교 구성원이 평등하게 참여하는 ‘기획회의’ 시도는 함께 손잡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바탕이었다. 그러나 강원도교육청은 ‘기획회의’가 서류만 오고 가는 관료적인 형식과 절차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법으로 만들어 버렸다. 교육관료들 눈에는 당연히 ‘비합리적’이며 ‘불법’적인 학교 운영이었겠지만, 이는 오히려 유천초등학교가 너무나 민주적이어서 징계를 받았다는 점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비민주적인 학교의 모습은 불평등을 재생산하는 자본주의 체제 축소판이다. 그래서 유천초투쟁공대위는 사회를 바꾸기 위한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는 것에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부당징계 피해교사 3인을 비롯해 유천초분회와 유천초공대위는 앞으로 어떤 이름으로든, 어느 곳에서든, 학교 민주주의, 교육혁명을 위해 이 땅의 모든 작고 낮고 여린 민중들과 연대하며 나아갈 것을 다짐했다. 유천초투쟁공대위 박옥주 대표는 “세 분 중 두 분이 무죄 판결을 받았다. 강원도교육청의 행정폭력이 부당했음을 역설적으로 보수적인 1심 법원이 증명한 것이다. 또 한 분의 선생님은 여전히 무죄를 다투는 법정 투쟁을 진행중이다. 2심 법원이 최소한의 상식이 있다면 무죄 판결을 내려야 할 것이다.”라고 법원의 정의로운 판결을 촉구했다. 그리고 유천초분회의 투쟁은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 자본이 원하는 교육, 즉 경쟁해서 살아남기를 강요하는 능력주의 교육이 아니라, 협력교육과 민주주의를 실천하고, 학생들을 자본에 순종하는 예비노동자가 아니라 학생 자치를 통해 주체적인 인간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려 했던 교사 노동자들의 활동을 알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릉시민행동 김성수 대표는 교육적 가치를 제대로 추진하지 못한 진보교육감의 무책임을 비판했고, 임기 첫 날 합의서에 직접 서명을 하고도 이행하지 않았던 신경호교육감의 비열함을 규탄했다. “시민단체, 교육단체, 모든 지역의 노동단체들은 이러한 세 선생님의 결단에 대해서 환영하고, 그분들이 가시는 길에 항상 함께하고자 한다. 그동안 고생하셨고 앞으로도 함께 하겠다.”라며 부당징계에 맞서 투쟁중인 세 교사 노동자에게 박수를 보냈다. ‘부당해고취소 원직복직 쟁취’를 걸고 1022일째 투쟁 중인 선원노동자 해운지부 박성모 지부장은 “한 (유천초)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우리는 학생들과 토론하고, 개개인의 다름을 가르치고, 친구들을 존중하는, 참된 인성이 형성되게 아이들이 주도하는 참교육을 한다고! ‘아 정말 이런 학교도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민주적인 학교운영에 감탄했다”며 “(반면에) 강원도 교육청은 부당징계를 강행하고, 전교조 교사를 혐오하며 낙인찍고, 악덕기업이나 하는 탄압을 하고있다.”고 울분을 토하며 이윤만 쫓는 자본을 닮은 교육청의 행태를 비판했다. “아이들을 참된 사람으로, 서로를 존중할 줄 아는 사람으로, 무엇이든 자신감 있는 사람으로 교육하려는 교사들을 희생양으로 만들어 당신들의 무능함과 악랄함을 덮으려 하지말 것”을 요구하며 “아이들에게 정직하고, 약속을 지키라고 가르치는 당신들이, 정작 교사들에게는 거짓말을 일삼고 약속을 안지키는 당신들이 진정한 교육자입니까?”라며 의문을 던졌다. 부당징계 취소로 동해(*본래 근무지는 강릉이었으나, 근무만기로 동해에 발령됐다.)에 발령받은 김나혜 교사는 “투쟁의 선봉 유천초 분회동지들, 전국의 수많은 동지들의 연대투쟁으로 드디어 복직기자회견을 하게 되었다. 진심으로 고맙다. 강원도교육감 신경호는 2022년 7월1일 유천초 분회와 원직복직 약속을 하며 취임했으나 여전히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유천초 투쟁은 복직을 했다고 해서 끝이 난 것이 아니다. 앞으로도 끝까지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며 “이 투쟁에 끝까지 함께 할 것을 결의하며 교육노동자로 현장에서 투쟁하며 배운 것들을 실천하고, 함께 투쟁하고 함께 승리하겠다, 마음 변치않겠다”며 결연히 다짐했다. 부당징계 취소로 강릉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 윤용숙 교사는 “행정권력은 합의를 하고도 이행을 하지 않았고 사법권력은 행정권력의 눈치를 보며 징계당사자들을 갈라치기하는 사법폭력을 휘둘렀다. 3년째 국가권력에 맞서 싸우면서 배우고 성장한 지점은 우리가 옳았다는 것이다.”며 복직 소감을 나누었고 “맑은 영혼들과 호흡하고 살아간다고 생각하니, 설레기도 하지만 두려움도 공존하고 있다. 그렇지만 차별을 뚫고 평등한 세상, 사람이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학교 민주주의 교육은 계속 될 것이다. 지금까지 힘든 싸움 함께 연대해주신 모든 동지분들께 감사하다. 앞으로도 평등세상을 위한 전국의 여러 투쟁에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직 행정소송 2심을 진행 중인 필자, 남정아 교사는 “불의가 법이 될 때 저항이 의무임을 실천했고, 두 사람의 부당징계 강제전보가 취소되는 승리를 이루었고, 자본의 탄압과 착취에 저항하며 싸우는 수많은 노동자와 연대하며,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가진 우리 학생들, 그 보호자들의 삶을 더 생생히 알아갈 수 있었다.”며 투쟁 과정에서의 배움을 이야기했고 “학교현장에서 학생들과 함께 삶을 가꾸며 부당하고 불합리한, 비민주적 학교현장을 바꾸는 교육운동을 다시 시작하게 되는 지금 이 순간의 설렘과 떨림을 꼭 기억하며 새롭게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두 교사의 앞선 복직을 응원하고 축하하며 “복직은 했으나 바로 복귀하지 못 하고, 두 달 동안 쉼과 치유, 아직 끝내지 못한 투쟁으로 병가 속에서 지내게 됐지만 몸도 마음도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학생들과 함께 살아가는 행복을 꿈꾸며 기다릴 것”이라며 “끝나지 않은 싸움을 위해 다시 걸어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유천초투쟁공대위는 복직이 투쟁의 끝이 아니며 여전히 남정아 교사에 대한 2심 재판이 남아있고, 3월 6일 수요일 심리가 재개되므로 2심 재판부가 부당징계를 인정하도록 법원 앞 기자회견과 1인 시위를 이어갈 것이라고 앞으로의 실천계획을 밝혔다. 또한 노동시민사회 의견서도 받아 법원에 전달할 예정이며, 매주 수요일 5시부터 법원 앞에서 펼쳐질 ‘강원도교육청 규탄’ ‘학교민주주의, 교사노동권을 보장하는 법원의 정의로운 판결 촉구’ 1인시위, 그리고 재판투쟁에 많은 관심과 응원, 연대를 부탁했다. *강원도교육청은 표적감사, 혁신학교지정취소, 부당징계, 강제전보 등 행정폭력에 사과하라! *신경호교육감은 합의불이행을 사과하고 지금 당장 약속을 지켜라! *학교민주주의를 위해 법원의 정의로운 판결을 촉구한다!2024-03-05 | 조회 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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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교육자적 양심을 짓누르는 탄압을 멈춰라!2월 27일 오전 10시, '공익제보교사 부당전보철회 대책위원회' 는 서울시 교육청 앞에서 '학교폭력 공익제보 교사 부당전보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책위에는 공익제보 교사에게 행정폭력을 가한 서울시교육청을 규탄하며, 하루빨리 부당전보를 철회해 공교육을 정상으로 돌려놓기를 원하는 교사, 보호자,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말하는 ‘공존’ 오랜 시간 학교 안에서 지속적이고 광범위하게 벌어져 온 학교폭력 사안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다 교육청에 공익제보로 해결지원을 요청한 교사에게, 학교는 표적전보, 보복전보, 부당전보를 실시했다. 피해를 호소하는 학생들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눈감지 않은 것이 죄가 되어, 행정폭력 피해자가 된 교사는 서울시교육청이 이 사안을 책임지고 해결할 것을 요구하며 2월 27일까지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37일째 투쟁 중이었고, 이 날부터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다양성이 꽃피는 공존의 혁신미래교육'이라는 교육청 건물에 크게 써 있는 글귀가 무색하게, 부당전보된 교사는 37일 동안 단 한 번도 교육감을 만나지 못하고 있다. 공익제보교사를 대하는 교육청의 응답은 ‘부당전보’ 작년 6월쯤 학생 상담 중에 학생들 사이에서 성폭력이 2년 동안이나 진행되어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지혜복 교사는 즉시 학교장에게 이를 알렸다. 사건 신고가 접수돼 성폭력 가해 학생들에 대한 조사가 진행됐다. 하지만 조사 과정에서 피해 신고 학생들의 신원이 유출되었고, 별다른 보호책 없이 공개적인 조사가 반복적으로 일어났다. 피해 학생들이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되면서, 성폭력 사안은 제대로 해결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가해 학생들과 그 친구들의 2차 가해가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매우 심각하게 뒤따랐고, 피해신고 학생들이 두려움에 떨어야 하는 심각한 인권침해 상황이 발생했다. 지혜복 교사는 서울시교육청에 이 사안에 대한 민원을 넣었고, 중부교육지원청(이하 중부청) 통합지원센터가 학교로 특별장학을 나왔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학생 면담은 전혀 하지 않고, 일부 교사만 면담 후 고작 몇 시간 정도를 교장실에 머물다 돌아갔다. 이후 중부청 통합지원센터는 성폭력 조사과정에 별다른 문제점이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고, 많은 학생이 피해를 호소했던 문제들은 없던 일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지혜복 교사는 포기하지 않고 전교조 서울지부 여성위원회와 함께 적극 항의하고 거듭 탄원을 반복했다. 그 결과 작년 10월쯤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터(이하 인권센터)에서 학생 인권침해 상황에 대해 본격적으로 조사를 시작했다. 12월 말쯤에는 인권센터 권고 조치가 학교에 공문으로 통보되었다. 인권센터 권고를 통해 피해 학생들에게 가해졌던 인권침해 사실이 대부분 밝혀졌다. 그러나 인권센터 권고 조치조차 학교는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그리고 권고문을 받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려, 피해 학생들과 보호자들은 모두 체념하고 포기해 버린 상태였다. 학교는 도리어 피해 학생들의 인권침해 사실을 밝히려고 노력했던 교사를 부당하게 쫓아내고 있다. 과감하게 은밀하게 치밀하게, 절차만 갖추기 지혜복 교사는 사회과 교사이다. 그런데 A중학교는 2024년도 교사 정원 감축을 실시할 때, 역사과 한 명이 과원 상태임에도 불구하고,(역사과 3명, 사회과 2명) 역사과가 아닌 사회과 교사의 전보를 결정했다. 이 경우 사회과 교사 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역사교과 전공교사가 대신 사회교과를 수업해야 하는 일이 벌어진다. 모든 중학교에서 역사과와 사회과는 독립된 교과목으로 수업 시수 배치부터 교과운영 계획, 평가까지 분리하여 운영한다. A중학교에는 2024년도 교육과정 운영에 사회교과 전공교사 2명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과 교사를 필수인원에 미달하는 1명으로 줄이면서까지, 공익제보 교사를 특정해 전보결정을 내렸다. 과원인 역사교과 교사는 그대로 두고서 말이다. 이 과정도 당사자 동의 없이 전보 서류를 일방적, 강제적으로 중부청에 제출한 부당한 행정이었다. 공익제보자를 쳐내기 위해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을 훼손하는 결과를 만든 것이다. 이런 학교의 행태를 뒷받침하기 위해, 중부청은 그동안 독립되어 있던 사회교과와 역사교과 전보 현황을 올해는 갑자기 하나로 합쳐서 기재해 각각 교과 전공자들을 마구 뒤섞어 전보 발령을 내도록 만들었다. 이는 ‘2024년 중등교사 및 전문직 인사원칙’ 제4조(전보) 5항에 따라 교과별 수급 상황에 따라 전보해야 하고, 원칙적으로 역사 전공자는 역사교과로, 일반사회와 지리 전공자는 사회교과에 배치한다는 원칙에 어긋난다. 게다가 중부청을 제외한 서울의 모든 교육지원청에 공시된 ‘2024년도 전보 현황표’에는 사회교과와 역사교과 전보 현황을 모두 다 분리하여 배치하였다. 더구나 중부청 또한 2023년도까지는 이를 분리 배치하여 전보 작업을 진행했다. 특정인을 선정해 전보시키기 위해 학교장과 중부청이 함께 머리를 맞대었다는 합리적 의심을 하게 된다. 권한만 갖고 책임은 떠넘기는 교육청 A중학교 역사, 사회 교사들은 2차례의 교과협의회를 거치면서 비정기 전보대상자 결정을 위한 원칙적 회의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례적으로 학교장, 교감이 개입해 교과협의회 장소를 교장실로 변경하고 직접 협의에 관여하였으며, 지혜복 교사가 참석하지 못한 상황에서 공익제보교사인 사회 교사를 전보 대상자로 결정했다. 이렇게 졸속적, 비원칙적, 비민주적 개입을 인지하면서도 서울시교육청은 공익제보자 부당전보 발령을 2월 2일 발표했다. 그리고 “학교에서 내린 결정이라 개입할 수 없다”는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 중부청은 중학교 전보 권한을 위임받은 기관이라 서울시교육청에서 그 권한을 침해할 수 없다고 한다. 뒷짐만 지고 있는 것을 넘어서 오히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에서 결정하였으므로 부당전보를 받아들이고 이동하라고 강요한다. “서울시교육청이 국가교육과정을 바탕으로 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문제점을 바로잡아야 한다”라고 부당전보 통보를 받은 지혜복 교사가 한 달이 넘도록 찬바닥에서 요구해 왔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다. 불의가 법일 때 저항은 의무 전교조 서울지부는 2월 3일 ‘공익제보교사 인사불이익 금지 법령 위반한 서울시교육청의 부당전보 강행 규탄한다!’는 성명서를 통해 ‘공익제보자 보호 관련 법령은 "전보, 전근, 직무 미부여, 직무 재배치, 그 밖에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인사조치" 등 인사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익제보자를 교과 정원 감축 과정에서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부당하게 전보 조치하는 것은 명백한 인사불이익이며 이는 관련 법령 위반이다.’라고 밝혔다. 또 ‘학생과 교사의 권리 신장을 위해 애써야 할 교육청이, 학교 내 인권침해 상황을 개선하고 학교 문화를 바꾸기 위해 노력한 교사를 피해 상담 학생들로부터 격리시키는 것이다.’라며 공익제보자 보호를 위한 법령을 위반하고 학생과 교사 보호를 포기한 서울시 교육청을 규탄하고, 하지만 3월 개학 전까지 서울시 교육청이 오류를 바로잡을 기회가 있으니 그 안에 부당행정을 시정할 것을 요구했다. 2월 27일 서울시 교육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교조 서울지부 최은경 부지부장은 “학교 내 성평등한 문화를 만들고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학교와 교육청에서 발생한 일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부당전보를 바로잡는 일은 학교 내 성폭력 사안을 바로잡을 수 있는 서울시교육청의 마지막 기회”이자 “피해 학생에게는 의지할 수 있는 선생님을 돌려주는 것”이고, “A학교 교직원들에게는 부당한 일에 목소리 내고 피해자의 편에 서는 일이 정당함을 밝혀서 학교 민주주의를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교육청이 본연의 책임을 다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박은경 대표는 “인권센터는 피해 학생 보호에 더 노력하고 공익제보교사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조치를 해야 할 것”이며 “인권센터 권고사항을 성실히 이행할 것을 약속하고 선생님이 다시 A중학교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임을 강조했다. 부당전보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보고만 있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보란 현장교사는 ”학교나 교육지원청의 잘못된 교육 행정을 바로잡는 것은 누구의 역할인지, 노동자가 구성원에게 일어난 폭력과 피해 사실 조사 과정에서 벌어진 인권침해에 대한 시정을 요구했다는 이유만으로 노동 현장에서 내쫓기는 사회는 과연 안전한 사회인지, 노동자가 노동 현장에서 아무런 법적, 제도적, 행정적 보호조차 받지 못하고 피해당사자와 동시에 2차, 3차적인 폭력에 노출이 되는 사회는 과연 정의로운 사회인지?“ 물음을 던졌다. 또한 ”해당 학교 교감과 교장, 서울시 교육청은 이러한 조직적인 불의를 저지른 가해 당사자“이고 이는 “사용자 입장의 학교 관리자, 교육 관료 조직, 서울시 교육감의 보신주의, 이해관계뿐만 아니라, 가부장적 비민주적 성차별적 학교 문화로부터 절대로 자유로울 수 없음”을 명백히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슬픔과 분노를 넘어 투쟁으로! 지혜복 교사는 “홀로 남겨질 학생 피해자를 생각하면 가장 가슴이 아파온다”며 “학생들이 용기내어 신고하는 일이 은폐되고 오히려 피해를 입고 위축되어 체념하는 일이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며, 함께 문제 해결에 나선 교사를 부당한 기준으로 전보하는 일도 일어나서는 안 될 것입니다“라며 기자회견에서 지금의 심정을 토로했다. “때때로 슬픈 감정이 올라오고 고통스러우며 지쳐있지만, 힘을 내어 해결될 때까지 학교에서 남은 임기 동안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함께 공감하고 함께 싸워주고 계신 동지들을 보며 다시 힘을 냅니다. 다들 제가 쓰러질까봐 걱정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쓰러지지 않도록 몸을 챙기며 제가 할 수 있는 한 끝까지 싸워보겠습니다. 동지들의 사랑과 연대에 승리로 보답하겠습니다. 끝까지 투쟁하여 꼭 승리하겠습니다. 투쟁!” 끝까지 질기게 당당하게 투쟁할 것을 다짐하고 결의하는 지혜복 교사의 목소리는 함께하는 모든 사람들 마음에 깊고 강한 울림을 남겼다. ’교육감 면담요구서‘ 조차 받기를 망설이며 한 시간을 넘게 출입문을 걸어 잠그고 기다리게 하는 교육청, 신고한 집회를 불법으로 몰아가며 험악한 분위기를 만드는 경찰들, 그리고 이런 교육청 행태에 항의하는 학부모까지 연행하는 만행은 오늘날의 기막힌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한 교사는, 교육청과 학교가 저지른 불의에 저항하는 시민들이 한순간에 불법의 존재가 되어 끌려나가는 것을 보면서, 공익제보로 행정폭력을 당한 피해교사가 교육청 문 앞에서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는 모습을 보면서, "질서라는 이름으로 권력에 의해 존재의 빛을 지우는 일은 국가 공권력에 의한 폭력이다. 교육감 면담요구서를 전달하는 것이 이리도 어려운 일인가?"라고 질문하며 길바닥에 앉아 일어나지 못하고 한참을 울었다. 교사의 양심을 보호하라 교육자적 양심을 억누르며 행정폭력으로 교사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서울시교육청은 이제 탄압과 횡포를 멈추고 책임있는 자세로 응답해야 한다. 더 이상은 피해 학생들에게, 공익제보 교사에게 상처를 남겨서는 안 된다. 어이없는 행정폭력에 억울하고 답답한 교사는 이제 철야농성을 시작했다. 점점 더 많은 교사, 학생, 보호자들, 그리고 노동시민사회가 서울시교육청을 주목하고 있다. 지금의 교육청에 ‘교육혁명’까진 바라지도 않고, 기대하지도 않는다. 교육청이 최소한 피해 학생들과 교사를 보호하며 교육적 양심을 지킬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우리는 지혜복 교사와 함께 투쟁해나갈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공익제보교사 부당전보를 즉각 철회하라! 서울시교육청은 공익제보교사에 대한 인사불이익 즉각 철회하라! 서울시교육청은 교사 전보 내신 인사원칙을 지켜라! 서울 교육청은 공익제보교사와 피해학생을 보호하라! 2월 27일 저녁부터 지혜복 교사는 서울시 교육청 앞에서 철야농성을 시작했다. (3월 5일 기준, 철야농성 대신 아침부터 저녁까지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선전전을 이어가고 있다.)2024-03-01 | 조회 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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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소심해서 투쟁합니다_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박재정 동지 인터뷰경상북도 구미의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투쟁을 보고 많은 사람이 대단하다고 한다. 외국 자본에 맞서 고작 11명의 조합원이 가압류와 가처분을 이겨내며 싸우고 있다. 언제 공권력이 투입될지 아슬아슬하고 하루가 멀다 하고 사측이 찾아온다. 당사자의 절박함은 전국의 동지를 끌어모으고 옵티칼 투쟁을 굴러가게 한다. 11명의 조합원 중 박재정 조직1부장을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했다. 비정규직의 서러움 재정 씨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이하 옵티칼)에 입사하기 전, 공장 세 곳에서 일하며 경험을 쌓아왔다. 옵티칼 직전에 다녔던 공장은 정규직 자리인 줄 알고 입사했는데, 알고 보니 협력업체 소속이었다.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는 ‘단정해야 한다’며 두발 규정이 있었다. 머리를 기르거나 염색하면 안 됐다. 공장 안에선 휴대전화 사용도 금지됐다. 어느 날, 고등학교 동창을 공장 안에서 만났다. 반가웠다. 알고 보니 같은 공장에서 일하고 있던 거였다. 그런데 이상했다. 동창은 긴 염색 머리를 하고 있었다. 손에 휴대전화도 쥐고 있었다. “00아, 핸드폰 쓰면 안 되는 거 아냐? 머리는 또 왜 그래?” “아, 괜찮아. 우리한텐 아무도 뭐라고 안 해.” 동창은 정규직이었다. ‘우리한텐’이라니, 재정 씨는 감정이 상했다. 차별이었다. 월급이 많은 곳이었지만 오래 다니고 싶진 않았다. 재정 씨는 딱 1년을 채운 후 그만두었다. 첫인상은 좋았는데… 2011년 5월 9일, 재정 씨는 정식으로 옵티칼에 입사했다. 면접을 보러 와서 받은 첫인상은 ‘와, 엄청 깨끗하다’였다. 외벽은 유리벽이 많았고 내부도 깔끔했다. 주차장도 컸고 ‘면접비’라며 하얀 봉투에 2만 원을 넣어서 주었다. 입사 후 재정 씨는 쭉 한 공정에서 일했는데, ‘단면 포장’ 공정이었다. 필요한 크기로 잘린 원단은 테두리가 거친데, 그걸 약 400장 쌓아서 기계로 깔끔하게 잘라 내는 게 재정 씨의 일이었다. 하루 12시간, 3조 2교대 근무는 힘들었고 방진복 속에서 마구 흐르는 땀은 티셔츠에 소금꽃을 피웠다. 한 달 정도 지나서야 적응되었다. 2019년, 회사는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당시 회사는 물량이 줄었다며 직원들에게 근무시간 중 반은 원래 일을, 나머지 반은 청소만 시키고 있었다. 너도나도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망해 버릴 것만 같은 회사에서 미래를 찾기 어렵다고 생각한 듯했다. 재정 씨도 휩쓸렸다.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그런데 고민이 들었다. 아내의 배 속엔 첫째 아이가 있었다. 아내가 만삭인데 희망퇴직을 한다는 건 너무 불안한 일이었다. 담당자에게 전화해서 희망퇴직 신청을 취소하겠다고 했다. 2020년, 1년 만에 회사는 또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만약 목표한 숫자만큼 희망퇴직하지 않으면 해고도 하겠다고 했다. 재정 씨는 화가 났다. 재정 씨는 근속연수도 많고 부양가족도 많아서 해고 대상자가 될 일은 없었지만, 회사의 무책임함은 재정 씨를 분노하게 했다. 노동조합을 찾았다. “저희 다 조합원이고 다들 조합비도 내는데 왜 노조가 우릴 지켜주지 않습니까?” 돌아온 대답은 예상 밖이었다. “싸웠다가 회사가 다 접고 일본으로 가겠다고 하면 어떡해.” 그렇게 노동조합은 싸우지 못했고 700여 명의 노동자 중 약 57명이 남았다. 그 후, 코로나19로 중국 공장이 폐쇄되면서 구미 공장의 물량이 엄청나게 늘자 100명을 새로 뽑았다. 새로 들어온 사람 중 대다수는 이전 희망퇴직으로 나갔던 사람이기에, 알려 주지 않아도 다들 알아서 척척 일했다. 물량은 많고 반가운 얼굴도 잔뜩 돌아오니, 회사가 잘될 것 같은 분위기였다. “박서방 어떡해!” 2022년 10월 4일, 장인어른과 장모님이 집에 오셨다. 다 같이 저녁을 먹고 있었다. TV엔 뉴스가 나오고 있었는데 화면 아래쪽에 속보가 나왔다. 구미 옵티칼 공장에 큰 화재가 발생했다는 거였다. 직원 단체방에서 화재 사진과 영상이 쉴 새 없이 올라왔다. 곧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방송이 나왔다. “관리사무소에서 알려드립니다. 현재 구미4공단에서 큰 화재가 발생하여 연기와 재가 아파트 방향으로 날아오고 있습니다. 주민분들께선 건강과 청결을 위해 창문을 닫으시길 바랍니다.” 급히 뉴스를 검색하니 공장이 엄청난 불에 휩싸여 있었다. “박서방 어떡해!” 가족 모두가 얼어붙었다. 재정 씨는 몸과 생각이 모두 멈춰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2022년 11월 4일, 회사는 청산을 문자로 통보하며 희망퇴직할 기회를 준다고 했다. 만약 희망퇴직하지 않으면 해고라고 했다. 재정 씨네는 아이가 둘이다. 당시 첫째는 2살, 둘째는 고작 7개월이었다. 아내가 돈을 버는 것도 아니었다. 막막했다. 재정 씨는 노동조합 설명회를 찾았다. 금속노조의 간부들이 회사가 ‘먹튀’를 했다며, 이길 수 있는 투쟁이라고 했다. 자신감 있어 보였다. 장인어른도 찾아갔다. 재정 씨의 장인어른은 한국노총 사업장에서 위원장을 15년이나 한 경험이 있었다. “아버님, 제 상황이 이런데, 투쟁이 고민됩니다.” “박서방, 한번 해 봐. 안 하는 것보다 좀 나을 거야.” 재정 씨는 고민 끝에 투쟁하기로 마음먹었다. 희망퇴직 신청 마지막 날인 12월 16일, 재정 씨가 투쟁에 합류했다. 탄압과 고공농성, 절박함과 홀가분함 그 후로 많은 일이 있었다. 노동조합이 유의미한 활동을 못 한 8개월과 굴착기를 맨몸으로 막아서던 날, 전세 보증금이 가압류되었음을 확인한 날, 단전(斷電), 단수(斷水)를 아등바등 버텨내는 날이 이어졌다. 건강도 안 좋아졌다. 원래 재정 씨는 약을 자주 먹으면 몸에 내성이 생긴다며 감기약도 안 먹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젠 매일 약을 15개나 먹는다. 회사의 탄압은 재정 씨에게 많은 스트레스를 주었고 고지혈증, 고혈압, 협심증, 신경불안, 역류성 식도염 등이 생기게 했다. 2024년 1월, 회사는 청산의 마지막 절차로 공장 건물 철거를 원했다. 절차상 구미시청의 승인이 필요한데, 구미시청은 곧 승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만약 전부 철거하면 청산은 빠르게 마무리될 거고 노조의 투쟁은 더 어려워진다. 조합원들은 걱정이 많았다. 1월 8일 아침, 재정 씨가 평소처럼 노동조합 사무실로 왔다. 뭔가 이상했다. 박정혜 수석부지회장과 소현숙 조직2부장이 공장 건물 옥상에 있었다. 분위기도 무거웠다. 이지영 사무장에게 물었다. “지영아, 현숙이 누나랑 정혜 누나 왜 저깄어?” “고공농성... 시작이야.” “그게 뭔데?” 재정 씨는 고공농성이 뭔지도 잘 몰랐다. ‘누나들이 왜 안 내려오는 거냐고. 얼른 내려오라 하라고’ 지영 씨를 붙들고 말했다. 2024년 2월 16일 오전 10시, 법원집행관이 ‘공장철거방해금지가처분’ 중 일부를 집행하겠다고 찾아왔다. 경찰들도 함께했다. 노조 사무실을 회사에 넘기겠다는 거였다. 정혜 누나와 현숙이 누나가 고공농성에 돌입한 지 40일 차였다. 전국에서 약 1,000명의 동지가 모여 주었다. 다 같이 공장을 둘러싸고 법원 집행관과 사측에게 ‘돌아가라’고 외쳐댔다. 그날 재정 씨와 조합원 대부분은 약 4M 높이의 틀비계에 올랐다. 온몸에 쇠사슬을 감은 채였다. 재정 씨는 처음엔 겁이 났지만 조합원들과 다 같이 그 위에 앉으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목숨을 걸어서라도 막아내겠다는 절박함 속에서 이상하게 홀가분함이 동시에 느껴졌다. 아내는 투쟁이 격해지는 걸 볼 때면 재정 씨를 말렸다. “오빠, 이렇게까지 해야 돼? 이제 그만하면 안 될까?” 아내의 걱정과 만류는 재정 씨를 고민하게 했으나, 재정 씨는 아내를 설득했다. 여기까지 온 게 아깝다고. 회사는 가압류 풀고 싶으면 반성문 쓰라는데 그럴 수는 없다고. 날 조금만 더 믿어달라고. 그때마다 아내는 재정 씨의 설득에 기꺼이 넘어가 주었고 그때마다 재정 씨는 아내가 많이 고마웠다. 집을 나설 때, 아내와 서로 ‘투쟁!’이라고 인사를 주고받기도 한다. 소심해서 투쟁을 포기할 수가 없습니다 재정 씨는 성격이 소심하다. 작은 거 하나라도 꽂히면 헤어나오질 못한다. 계속 생각하고 고민한다. 가끔 “재정 동지, 생각 좀 그만해요. 어떻게 그러고 살아요”라며 조합원들에게 잔소리도 듣는다. 전세 보증금이 가압류된 후 재정 씨는 꽤 오랫동안 혼자만의 시간에 빠져들었다. 아이들 교육 때문에 이사 가야 하는데 보증금을 못 받으니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소심함이 재정 씨를 포기하지 못하게 한다. 그만두고 다른 직장을 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재정 씨는 알고 있다. 만약 포기하고 떠나면 계속 눈앞에 조합원들이 아른거릴 것을. 고공에 누나들을 두고 왔음에 괴로울 것이다. 재정 씨의 소심함은 재정 씨가 매일 ‘투쟁!’을 외치게 하는 동력이다. 서로에게 미안함 없이 마음 편하게 함께 살 방법을 재정 씨는 알고 있다.2024-02-21 | 조회 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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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투쟁] 한국알콜지회 45일차 투쟁, 고공농성 2일차 투쟁Instagram에서 이 게시물 보기 사회주의를 향한 전진(@marchtosocialism)님의 공유 게시물2024-02-19 | 조회 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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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저희 이대로 못 가요!”_해고 1년, 평택 니토옵티칼 앞 절박한 해고노동자평택 니토옵티칼, 첫 금속 집회 2024년 2월 1일, 금속노조 결의대회가 평택 니토옵티칼 공장 앞에서 열렸다.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이하 옵티칼) 노동자의 고용승계를 요구하는 집회였다. 2022년 11월 4일 구미 옵티칼은 공장 청산 선언을 했고 약 210명의 노동자를 모두 희망퇴직시키려 했다. 대부분은 이를 받아들였으나 11명의 노동자는 고용승계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의 요구는 구미 공장과 ‘쌍둥이’ 회사인 평택 회사로 보내달라는 것이다. 1월 8일, 두 여성 조합원이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사진제공: 김건희 손꼽아 기다렸고 기를 쓰고 싸웠다 옵티칼지회의 이지영 사무장은 약 열흘 전부터 이 집회를 기다렸다. 담을 넘어서라도 니토옵티칼의 책임자를 만나야겠다고 생각했다. 해고된 지 1년, 고공농성 25일 차, 조합원 모두의 마음은 비슷했다. 오늘은 조합원들의 결의와 의지를 모두 보여주는 날이라고 생각했다. 조합원들은 상황에 따라 연행도 각오할 마음이었다. 이 사무장은 ‘어쩌면 유치장에 갈 수도 있겠지’라고 생각했다. 14시, 집회가 시작됐고 고용승계를 촉구하는 발언과 투쟁 열기를 더하는 문화 공연이 이어졌다. 15시 무렵, 면담 요구서를 전달하기 위해 대오 전체가 정문으로 향했다. 이 사무장도 맨 앞에서 경찰과 격하게 몸싸움을 벌였다. 간절함이었다. 이 사무장은 꼭 경찰을 뚫고 회사로 들어가서 책임자를 만나야 한다는 간절함이 있었다. 이 사무장은 ‘아, 내가 좀만 더 키가 크고 힘이 세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앞뒤에서 힘을 쓰니, 몸이 점점 위로 떴고 발이 땅에 안 닿기 시작했다. 조금 무섭기도 했다. 하지만 이 사무장은 계속 경찰에게 들어가야 한다고 소리를 지르며 싸웠다. 사진제공: 김건희 절박함에 공감해주길 약 20분쯤 싸웠을 무렵, 사회자는 일단 뒤로 빠져서 대오를 정리하겠다고 했다. 이 사무장은 대오가 집회 장소로 돌아옴에 따라 경찰이 펜스 전체로 흩어지는 걸 봤다. 곧 펜스 한쪽이 부서져서 진입할 뻔했으나 이미 막고 있던 경찰이 가로막았다. 진입 실패 후 사회자는 마이크를 잡았다. “동지들, 오늘 투쟁이 끝이 아닙니다.” 집회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이 사무장은 당황해서 주변을 살폈다. 금속노조 중앙집행부와 최현환 옵티칼 지회장이 모여서 얘기하고 있었다. 최 지회장은 흥분한 상태로 찢어진 면담요청서를 손에 들고 있었다. “그만하면 안 됩니다. 더 해야 합니다!”라고 최 지회장이 소리치는 소리가 들렸다. 이 사무장은 중앙집행부에게 여기서 돌아가면 안 된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끼어들었다가 금속 체계가 있고 중집 결정이라며 거부당할까 망설였다. 그때 누군가 “사무장님, 저기 가보셔야 하는 거 아니에요?”라고 했다. 이 사무장은 듣자마자 바로 달렸다. “저희 이대로 못 가요!” 금속노조 장창열 위원장에게 절박하게 말했다. 억울하고 분했다. 이 투쟁이 절박하고 필요했다. 물론 금속노조 전체가 당사자 11명과 똑같이 절박할 수는 없지만 우리의 절박함에 공감해주길 바랐다. 중앙집행부가 고공농성자의 간절함을 이해해주길 바랐다. 그렇게 2차 면담 투쟁이 시작됐다. 후회가 남았으나, 그건 이미 과거 이미 사회자의 마무리 멘트를 듣고 전체 대오의 약 30%는 사라졌다. 경찰은 남은 대오 사이로 끼어들어 오면서 인원을 조각냈다. 장창열 위원장에게 ‘위원장님 이제 종결하시죠’라며 다소 비아냥대듯 말을 걸기도 했다. 경찰에게 음향 장비도 빼앗겼다. 그러나 이 사무장은 끝까지 싸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경찰이 ‘집회 장소를 벗어났습니다’, ‘해산 명령을 하겠습니다.’라고 경고해도 “시끄럽다! 꺼져라!”고 소리를 질렀다. 공장 오전조 퇴근 시간이 17시쯤일 테니 그때까지만이라도 버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16시 40분경, 금속노조는 전체 참가자에게 이제 해산하라고 했다. 이 사무장은 버스를 타러 돌아가는 길에 자꾸 고개가 떨어졌다. 후회가 남았다. ‘내가 더 싸웠어야 했는데’, ‘내가 아까 더 세게 말했어야 했는데’하고 자책이 들었다. “만약 다시 그날로 돌아가면 다르게 하실 거 같으세요?”라는 질문에 이 사무장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들어갈 거예요. 들어간 다음에 강제로 끌려 나와도. 우리 조합원들만 소수로 들어가게 되더라도. 반드시 들어갈 거예요”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 사무장은 “지금도 후회되긴 하는데 뭐 이미 지났으니까요. 앞으로 잘해야죠”라며 의외의 모습을 보였다. 마치 옷에 묻은 먼지 털 듯, 이 사무장은 후회와 미련을 툭툭 털고 있었다. “한번 해봤으니까. 이제 2월 16일엔 정말로 잘 싸워야죠”라고 했다. 2월 16일 오전 10시, 법원은 가처분 강제 집행을 위해 찾아올 예정이다. ‘노동조합 사무실 인도’를 하기 위해 온다. 사무실 집기를 모두 가져가고 조합원을 강제로 끌어낼 것이다. 그리고 사무실을 사측에게 넘길 것이다. 어쩌면 고공농성자도 제압해서 끌어낼지 모른다. 그걸 막아야 한다. 이 거친 투쟁을 이지영 사무장은 담담하게 기다린다. 전국에서 한걸음에 달려와 줄 많은 시민과 함께 막아낼 것을 기대하며. 사진제공: 하은2024-02-02 | 조회 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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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친화도시로 선정된 구미에서 고공농성하는 두 여성 노동자구미시 새마을운동 테마공원에 가면, 가장 먼저 삽을 든 녹색 모자의 마네킹들이 맞아준다. 영락없이 박정희 시대 모습이다. 거대한 박정희 동상도 그때 그 시절인 듯 구미를 내려다본다. 하지만 테마공원 내 북카페에는 제법 진보적인 도서도 꽂혀 있다. 구미시는 박정희의 고향에, 국민의힘 아성이지만, 2018년에는 민주당 출신 정치인을 시장으로 뽑았다. 하지만, 노동자의 처지는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그것도 여성 노동자들의 현실이 그렇다. 테마공원에서 조금만 더 가면 2010년 새벽 기숙사에서 용역깡패가 뿌린 소화기 분말을 마시며 멱살 잡혀 끌려 나갔던 KEC 여성 노동자들이 여전히 승급 성차별 해소를 위해 투쟁하고 있다. 반면 구미 곳곳에서는 미스코리아 경북 선발대회 플래카드가 보란 듯이 펄럭인다. 그런 구미에서 두 여성 노동자가 약 한 달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박정혜 수석부지회장과 소현숙 조직2부장이다. 이들은 공장에 화재가 나자 그 동안 누렸던 수많은 특혜와 6조 원의 영업이익, 1,300억 원이 넘는 화재보상금에도, 평택공장으로 생산시설만 빼가고 노동자들은 정리해고해 버린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사측에 대해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투쟁 중이다. 사측에 “쓰다 버려진” 11명의 노동자가 함께 투쟁한 지는 벌써 만 2년이 훌쩍 넘었다. 그리고 이번 겨울 가장 춥다는 1월 8일, 사측의 강제철거 시도에 맞서 두 여성 노동자가 공장 옥상에 올랐다. 두 여성은 안간힘을 다해 공장을 부여잡고 있지만, 사실 구미시는 여성이 떠나가고 있는 도시다. 경북(49.6%)이나 전국(50.2%)과 비교해도 여성비율이 낮다. 구미시 노동자의 성별 비율은 남성이 62.8%, 여성은 37.2%에 불과하다. 남성 노동자의 비중도 전국이나 경북보다 높은 편이다. 더구나 14세 이하 남성을 제외하면, 20~30대 여성의 이주율이 가장 높다. 지난 5년간 줄어든 약 1만 명의 주민 중 다수의 성별은 여성이었다. 여성이 텅텅 비는 공동화 현상. 그것은 자본의 책임이다. 구미시의 산업은 광·제조업이 70.3%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며 그다음으로는 기타 서비스가 20.1%다. 그런데 5인 미만 사업체 수가 86.9%, 5~19인 사업체가 10.3%의 비중을 차지하여 소규모 사업장이 절대다수다. 즉 90%에 가까운 사업장이 근로기준법 무풍지대다. 그런 사업장에선 해고가 자유로워 여성이 출산육아 때문에 해고되어도, 막을 방법이 없다. 법정 근로시간이나 연장근로 한도도 제외된다. 물론 그 때문에 가산임금도 받을 수 없다. 위법임에도 5인 미만 사업장 10명 중 3명은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여성 노동자의 현실은 구미에서도 다를 이유가 없다. 이러한 구미에서 여성이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기란 애초부터 어려운 문제다. 운 좋게 일자리를 찾아도 노동조건이 얼마나 열악할지는 상상이 가능하다. 특히 구미는 수년째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높은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여성의 실업률이 남성보다 다소 낮다 하더라도 보통 여성 일자리가 단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고용 여건이 더욱 불안정할 것이라는 점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 한 명 두 명씩 여성은 구미를 떠나간다. 물론 고용형태, 노동조건, 임금 어느 하나도 보장된 최종목적지는 없다. 하지만 여기보단 나을 것이라는 가느다란 소망을 안고 여성들은 빠져나간다. 그런 구미지만, 소현숙, 박정혜 씨는 사력을 다해 구미를, 공장을 부여잡고 있었다. 소현숙 씨만 해도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에서 17년을 일했다. 박정혜 씨가 일한 지도 12년째였다. 땀과 피와 눈물을 쏟아낸 공장이었다. 여성 노동자는 검사 공정에, 남성은 생산 공정에 7 대 3으로 분명한 성별분업이 이뤄졌다. 그런데도 관리자 다수의 성별은 남성이었다. 성별에 따른 임금 차별이 없기는 하지만, 남성의 직급이 높으니 자연스럽게 남성의 임금이 더 많다. 생리휴가 역시 무급이었다. 더구나 여성들은 하루 종일 암실 의자에 앉아서 불량 검사를 하기 때문에 팔, 어깨, 허리, 목에 늘 통증을 달고 살았다. 필름을 검사하다 눈이 찔리는 경우도 있었다. 소현숙 씨는 일하다 각막까지 손상됐다. 그런데도 늘 그랬던 것처럼, 산재는커녕 치료비 모두 자신이 해결해야 했다. 이는 두 여성 노동자만이 아니라 여성 다수 직종인 반도체 산업에서의 이야기다. 수많은 여성 노동자들이 반도체 산업에서 저임금 노동을 하다 적지 않게 직업병에 걸렸다. 삼성전자 산업재해 희생자의 다수도 여성이다. 그러나 현재 반도체 산업은 오히려 남초 사업장으로 변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기계화하기 쉬운 노동을 자동화하여 여성 노동자들의 일자리부터 없앴기 때문이다. 옵티칼 여성 노동자의 삶을 지키는 연대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사측은 노동자를 착취하고 여성 노동자들을 차별했지만, 대한민국이란 국가는 그들을 애지중지했다. 회사는 2003년 구미4국가산단 외국인투자전용단지에 입주한 후로 1만 2천 평의 땅을 무상으로 사용했고 법인세와 취득세 감면 등의 혜택을 받았다. 더구나 본사 닛토덴코는 220억 원을 투자해 2021년까지 1,983억 원의 세후 이익을 냈고, 1,734억 원의 배당금을 가져갔다(금속노조 법률원). 공장에 화재가 난 뒤로는 화재보험금으로 약 1천3백억 원을 챙겼다. 하지만 회사는 생산 물량을 자매 법인인 경기도 평택 한국니토옵티칼 공장으로 옮겼을 뿐 노동자들의 고용승계는 외면하고 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본사인 일본 닛토덴코사는 노골적으로 한국기업 편을 들고 있다. 그럼에도 그들은 입으로는 좋은 말을 참 많이 한다. ESG 경영(환경, 사회, 거버넌스를 중시한 경영)과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를 중시하며 생태와 사회, 그리고 여성을 비롯한 진보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이라고 한다. 대표적으로 경영진과 사업부, 인재본부가 삼위일체가 되어 여성 지도자를 육성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여성 지도자의 비율을 2030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30%, 일본 국내에서는 10%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노동자를 착취하는 한 그들의 말은 한낱 ‘퍼플워싱’일 뿐이다. 더구나 지난해 다카사키 히데오 일본 닛토덴코 대표의 소득은 모두 26억 5천만 원에 달했다. 이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평균연봉 약 5천만 원의 53배다. 그런데도 회사는 해고 노동자들에게 4억 원을 가압류한 데 이어 지난 10일에는 매일 950만 원에 달하는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있다. 그들이 지난 11일 금속노조와 옵티칼지회, 조합원 15명이 철거공사를 방해하고 있다며 낸 가처분 소송을 법원이 인용한 탓이다. 이에 따라 금속노조와 옵티칼지회는 각 200만 원 씩, 조합원 11명은 각 50만 원씩 부담해야 한다. 더구나 가처분 결정 이후 회사는 매일 컨테이너와 포크레인을 대동하고 침탈을 시도하고 있다. 노조는 사력을 다해 막고 있다. 박정혜, 소현숙 두 여성 노동자는 제대로 씻지도 먹지도 못하며 한 달째 버티고 있다. 텐트를 제법 튼튼하게 지었지만, 영하 10도의 칼바람이 불 때면 날아가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텐트를 붙잡아보기도 한다. 공장을 붙잡는 심정과 다르지 않다. 옥상이 기울어져 있다 보니 차츰 골반도 아파온다. 생리를 피하기 위해 날짜에 맞춰 피임약도 먹는다. 티슈로 몸을 닦고 머리는 3일에 1번 동지들이 길어주는 물을 데워 감는다. 이 물 역시 사측이 단수해 버린 공장에서가 아니라 동지들이 길어온 것이다. 날이 새면 또 철거 이행강제금 950만 원이 쌓일 것이다. 그러나 여성에게도 해고는 살인이다. 그래서 아무리 경찰과 용역과 포크레인이 쳐들어와도 박정혜, 소현숙 동지는 여기서 물러설 수 없다. 아니 더 이상 밀려나지 않겠다고 한다. 그래서 자꾸 이를 더 악물게 된다. 그리고 그런 옵티칼 동지들의 삶을 지키는 이들이 바로, 여성 노동자에게 투쟁이 어떤 의미인지 누구보다 잘 아는 KEC지회 여성 노동자들이다. 구미시가 지난 1월 23일 여성친화도시로 선정됐지만, 정작 옵티칼 여성 노동자의 손을 맞잡고 있는 이들은 KEC지회와 아사히비정규직지회 같은 투쟁하는 노동자와 연대 동지들이다. 고공농성 이후 옵티칼 현장에는 더욱 많은 노동자와 구미 시민들이 찾아오고 있다. 2024년 3.8여성파업조직위원회도 2월 3일(토) 박정혜, 소현숙 동지에게 달려간다. 세종호텔 농성장에서 진행된 1차에 이어 2번째 오픈 마이크 행사다. 우리는 여기서 옵티칼을 비롯해 여성 노동자의 삶과 노동 그리고 투쟁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동지들의 연대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참가신청 링크)2024-01-31 | 조회 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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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C울산방송은 이산하 아나운서 노동자성 온전히 보장하라!2024년 1월 18일 오전 11시 울산 민영방송사인 UBC울산방송 앞에서, 프리랜서였던 이산하 아나운서가 부당해고 판결로 복직한 후 3년간 자행된 사측의 탄압과 갑질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산하 아나운서 노동자가 1월 15일부터 1인시위를 시작하면서 급하게 잡힌 일정이었지만, 울산에서 처음으로 방송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을 선언하는 자리에 당사자 노동자들과 ‘엔딩크레딧’, 현대차비정규직지회, 민주노총법률원울산사무소, 노동당울산시당, 노동자혁명당(준), 울산비정규직센터, 사회주의를향한전진울산지역위원회 동지들이 참여했다. UBC울산방송은 다른 방송미디어 자본과 마찬가지로 아나운서, CG, 카메라, 음향, 작가, 기자 등 모든 방송노동자를 계약서도 없이 프리랜서나 용역, 파견 등 비정규직으로 소모품처럼 쓰고 버려왔다. 2015년 아나운서로 입사한 이산하 노동자는 정규직과 다를 바 없이 일하다 2021년 4월 갑자기 해고당했다. 지노위와 중노위가 이산하 아나운서의 ‘근로자성’을 인정하고 나서야, 즉 이산하는 UBC울산방송이 고용한 정규직이라고 인정하며 해고를 부당하다고 판정해 연말에 복직하고서야, 이산하는 ‘노동자’라는 이름을 찾을 수 있었다. 행정법원도 부당해고라 판정했다. 하지만 UBC울산방송 사측은 이후 3년간 막말은 기본이고, 다른 정규직 노동자와 다른 차별계약서를 내밀고, 프로그램 폐지, 업무축소와 임금삭감, 편집요원으로 부당전보 등 견디기 힘든 괴롭힘과 따돌림, 갑질을 해댔다. 결국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결심한 이산하 아나운서가 용기를 내며 ‘방송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름, 엔딩크레딧’과 함께 연대를 타전했고, 울산 몇 개 단체가 급히 기자회견을 꾸리며 투쟁이 시작된 것이다. 이산하 아나운서는 “무늬만 프리랜서일 때는 정규직처럼 온갖 방송업무를 다 시키더니 근로자로 인정받은 지금, 제 자리는 없다고만 말합니다”라며, “지금 이 순간에도, 부당한 일을 겪어도 말 못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많습니다. 부당한 상황에 대해 문제제기하면 오히려 보복이 돌아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방송국은 정의를 말하는 곳이고, 저는 목소리를 내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용기를 냈습니다”라고 당당히 말했다. 그리고 자신의 정당한 권리 보장뿐 아니라, “모두가 온전한 노동자성을 인정받고 차별 없이 일할 수 있기를 간절하게, 정말 바랍니다”라고 외쳤다. 이산하 아나운서 승소 이후, UBC울산방송은 계약서 없이 오랫동안 부려 먹은 프리랜서 중 10명 정도만 무기계약직으로, 그것도 노동조건을 개악해 전환했다. 그리고 무기계약직 전환자 중 CG업무를 하는 손민정 노동자가 부당한 근로계약을 거부하자 또 탄압을 시작했다. UBC울산방송은 업무축소와 임금삭감 등을 자행하며 새벽 2시간 노동만 지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 노동자 역시 정당한 목소리를 내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너무 억울해서 법으로라도 노동자임을 인정받으려고 했지만, 소송을 한다는 이유로 괴롭히고 보복 갑질을 합니다. (중략) 이산하 아나운서의 문제와 제 문제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중략) 울산방송의 문제는 현재 전국의 방송 비정규직 프리랜서 문제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과거는 부정당하고 현재와 미래는 빼앗긴 기분이 듭니다. 방송 비정규직 프리랜서의 권리가 온전히 보장될 수 있도록 저도 제자리에서 싸우겠습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제는 UBC울산방송뿐만이 아니다. 비정규직백화점이라 불리는 방송계 노동권 문제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노동조합이라는 보호막을 갖지 못한 채 소송 등으로 저항하는 노동자가 늘어나며, 방송사들이 ‘프리랜서’로 사용해온 아나운서, 작가 등 방송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인정하는 판결이 최근 수년간 쌓이고 있다. 방송미디어 자본은, ‘정론직필’은 고사하고 ‘이윤’과 ‘권력’만을 탐하며 법원 판결조차 인정하지 않은 채 정규직과 비정규직 분열을 조장하며 착취와 노동탄압에 열을 올린다. 이산하 아나운서와의 연대투쟁은 방송미디어 자본에 맞선 비정규직 노동자와의 연대이자, ‘모든 노동자의 노동권 보장’을 지역 노동자 투쟁 과제로 세우는 소중한 싸움이다. 언론노조 산하 정규직노조는 외롭게 싸우는 이산하 노동자의 손을 잡지 않았다. 그러나 당사자 노동자들과 엔딩크레딧 등, 1월 18일 기자회견에 참여한 사람들은 이 투쟁의 중요성에 공감했다. 이산하 노동자의 투쟁은 전체 방송노동자 문제, 전체 비정규직노동자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이에, 기자회견 참여 단위는 앞으로 지지모임 구성을 확대해 제안하며 1인시위 연대 등 다양한 투쟁을 모색하자고 결의했다. UBC울산방송은 부당전보 철회하고, 온전한 노동자성을 인정하라! 노동탄압 중단하고, 방송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동권을 보장하라! '무늬만 프리랜서', 방송미디어 비정규직 노동자의 권리를 찾는 투쟁에 민주노조가 같이 나서자. [기자회견문] UBC 울산방송은 이산하 아나운서 부당 전보 철회하고 노동자성을 온전히 인정하라! 이산하 아나운서는 2015년 울산방송에서 일을 시작해 기상 캐스터, 아나운서, 라디오 진행, 취재기자, 행사 진행 등의 업무를 했고, 2021년 해고되었다. 일하는 동안 계약서를 한번도 쓰지 않은 울산방송은 해고할 때도 해고통지서조차 주지 않았고, 일할 때는 직원처럼 부리더니 자를 때는 프리랜서라며 모든 권리를 부정했다. 또한 부당해고 구제신청과 소송을 통해 노동자성을 인정받고 복직한 이산하 아나운서에게 3년째 단시간 노동을 강요하고, 프로그램을 폐지했으며,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편집 업무를 하도록 부당인사발령을 내렸다. 그 과정에서 이산하 아나운서는 회사가 퍼뜨리는 악의적인 소문과 괴롭힘으로 고통받고 있다. 특히 본인의 동의 없이 아나운서를 편집요원으로 업무 변경한 것은 소송으로 인한 보복으로 밖에 볼 수 없는 매우 부당한 처사이며,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는 노동자에게 퇴사를 강요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전국의 수 많은 방송 프리랜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부당해고 후 노동위원회와 법원으로부터 노동자성을 인정받고 있다. 얼마전에도 대법원이 KBS에서 일했던 프리랜서 아나운서의 노동자성을 인정해 정규직으로 채용되어야 한다고 판결을 내렸다. 방송 프리랜서 노동자들은 권리를 인정받기 위해 싸우고 있지만 방송사들은 경력을 인정하지 않거나, 업무에서 배제시키거나, 새로운 직군을 만들어 차별하는 등 온갖 꼼수로 법을 어기고 있다. 오늘 기자회견에 참석한 ‘ubc울산방송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모임’은 울산방송이 하루빨리 이산하 아나운서의 부당전보를 철회하고, 노동자성을 온전히 인정할 것을 요구한다. 이산하 아나운서와의 협의를 통해 기존에 담당했던 업무를 계속 수행할 수 있도록 배치하고, 울산방송의 통상근무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주 40시간 일할 수 있도록 노동시간을 보장하며 급여도 정상적으로 지급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내용을 담은 제대로 된 근로계약서를 체결하여 더 이상의 피해가 없도록 조치할 것을 촉구한다. 울산방송은 더 이상 지역사회를 실망시키지 말고 이산하 아나운서 사안을 비롯한 비정규직 문제를 선도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우리는 더 넓고 깊은 연대를 통해 방송계 비정규직의 실태와 현황을 밝히고, 더 많은 방송 프리랜서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싸워 나갈 것이다. 2024년 1월 18일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2024-01-19 | 조회 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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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을 거부한다! 공장철거를 거부한다! 공장의 주인은 우리다!급히 처리해야 할 업무가 있어 평소보다 일찍 출근했다. 기상청 예보대로 기온은 영하로 뚝 떨어졌다. 난방기를 틀었지만 추위는 쉬이 가시지 않았다. 그러다 소식을 들었다. 1월 8일 새벽 6시 40분.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이하 한국옵티칼지회) 박정혜 수석부지회장과 소현숙 조직2부장이 옵티칼 공장 옥상에서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얼마나 화가 아니, 분노가 차올랐으면 영하의 날씨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고공농성에 나섰을까. 박정혜 수석부지회장은 고공농성을 위해 공장 옥상에 오르기 전, 머리를 단발로 싹둑 자르고 왔다. 스스로 결의를 한 번 더 다진 셈이다. 구미에 위치한 한국옵티칼은 일본 닛토덴코의 자회사로 LCD 편광 필름을 생산해 LG디스플레이에 납품하는 업체로 한국 정부와 구미시의 지원을 받으며 2003년에 세워졌다.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따라 공장 부지 무상 제공 50년을 보장받은 것에 더해 각종 세제 혜택을 누렸다. 하지만 닛토덴코는 이윤을 더 늘리기 위해 중국으로 눈을 돌리면서 한국에서의 ‘먹튀’를 준비해 왔다. 그러다 2022년 한국옵티칼 공장에 화재가 발생했고 이를 이유로 청산을 결정했다. 이로 인해 한국옵티칼 노동자들은 하루아침에 해고자가 되어 버렸다. 닛토덴코는 평택에도 공장(한국니토옵티칼)을 두고 있어 노동자들이 고용승계를 요구하고 그럴 여력이 충분히 있는데도 불구하고 모르쇠를 일관하고 있다. 심지어 닛토덴코는 화재로 인해 챙긴 보험금은 새로 공장을 세우고도 남을 금액이다. 박정혜 수석부지회장은 고공농성을 시작하며 “2022년 11월 4일, 옵티칼이 청산을 문자로 통보한 그날부터 저는 하루하루 죽어가고 있습니다. 12년을 일한 회사가 한순간에 우릴 버리고 떠난 날부터 마음 편한 날이 단 하루도 없었습니다. 자다가도 벌떡 일어났고, 혹시 내가 잘못해서 회사가 우릴 버렸을까 매일 스스로 의심했습니다. 이제 저희는 쓸데없는 자책을 멈추고 잘못한 사람에게 저희를 책임지라고 당당히 주장하려 합니다. 하루하루 죽어가던 것을 멈추고 투쟁 승리로 살아나고 싶습니다.”라고 했다. 고공농성을 시작한 날 오후 5시 30분, 구미시는 결국 공장철거를 승인했다. 이어서 사법부의 가처분 승인이 나면 공장철거를 거부하는 행위는 손배가처분 대상이 된다. 그럼에도 공장을 지키는 한국옵티칼지회 조합원들과 고공농성을 사수하는 두 조합원들은 몸을 던지면서 손배가처분을 뚫고 맞서 싸우려 한다. 자본가는 자본을 가지고 기업을 만들고 공장을 세우고 이윤을 얻는다. 하지만 그 이윤을 만들어내는 것은 다름 아닌 노동자다. 그런데 자본가는 기업의 주인이 공장의 주인이 자신이라 말한다. 하지만 자본가만이 기업과 공장의 주인일 수는 없다. 노동자 역시 기업의 주인이자 공장의 주인이다. 노동자들의 동의 없이는 자본가 마음대로 공장을 청산할 수 없다. 비록 불탄 공장이라 할지라도 고용승계 없이는 공장을 철거할 수 없다. 시청과 사법권의 공장철거에 맞서 고공농성이 시작된 데 이어 오는 1월 13일에는 한국옵티칼 공장에서 집회와 문화제가 열린다. 한국옵티칼 지회 동지들의 절박한 투쟁에 많은 힘을 모아주시길 부탁드린다.2024-01-08 | 조회 3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