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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하는 노동자, 장애인, 시민이 함께 만드는 설 명절: 작지만 힘찬 2025 설날 거리차례음력 1월 1일 설날, 오전 11시. 서울 대학로에 위치한 마로니에공원에 차례상이 차려졌다. 정성이 가득한 맛깔스러운 음식들이 올라간 여느 차례상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 차례상이었다. 조금 다른 점도 있었다. 우선 차례상에 영정 사진이나 신위가 올라가 있지 않았다. 차례를 함께 지내러 모인 사람들도 서로 혈연관계가 아니었고 종교도 무교, 기독교, 가톨릭교, 불교 등 다양했다. 하지만 차례를 지내며 기원하는 마음은 서로 같았다. 부당함과 차별을 받는 노동자, 장애인, 성소수자 등이 제대로 권리를 누리며 평등한 세상에서 살아가기를 원했다. 이날 열린 2025 설날 거리차례는 비정규직노동자의집 꿀잠이 주관했으며 음식도 꿀잠 상근자들이 손수 만들었다. 차례는 모두 세 번 열렸다. 먼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부근의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렸고, 이어서 세종호텔 해고자 농성장이 있는 세종호텔 앞, 거통고조선하청지회(이하 거통고) 농성장이 세워진 청계천로의 한화빌딩 앞에서 진행되었다. 여기에는 60여 명이 참여했으며 투쟁하는 노동자뿐 아니라 그를 지지하는 연대 노동자, 시민, 종교인 등이 모였다. 시민 가운데는 ‘말벌’ 동지들도 다수 참여했다. ‘말벌’이라 불리는 사람들은 주로 2030세대로 계엄령 이후 남태령과 한남동에서 열린 집회에 참여하며 민주노총과 함께하는 집회와 투쟁에 공감하고 해당 집회와 투쟁이 벌어지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는 이들을 뜻하는 별칭이다. 거통고 농성장에서 치러진 차례 순서에서 잠시 이야기를 같이 나눈 맘마 님은 거리차례 참가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저는 기독교인이라 차례상을 오늘 처음 봤어요. 그동안 교과서에서 사진으로만 봐 왔죠. 그래서 오늘 차례상을 직접 보니 좀 신기하기도 한데요. 거통고 동지들이 거제에서 멀리 서울에 오셔서 설 명절을 외롭게 보내실 것 같아 걱정이 되어 왔어요.” 맘마 님은 야생맘마먹음이보존협회라는 이름의 깃발을 들고 여러 집회와 투쟁 현장에 출정하고 있다. 또 다른 말벌인 사회가 부도 님은 “먹고살기 위해 일하는데 일하다 아프고 심지어 죽기까지 하는 이 사회에 분노해” 여러 집회와 투쟁에 함께하고 있고 거리차례에까지 발걸음을 옮겼다고 했다. 역시 말벌인 모레 님은 “(우리) 사회가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 슬픔을 종결하라 요구”하며 심지어 “언제까지 슬퍼할 셈이냐고, 네가 조심하고 노력해서 잘 사는 게 최우선이라고 채근”하는 이 사회를 변화시키고 싶어 함께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윤석열 계엄 이후 광장이 열리자 우리 사회를 바꾸기 위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투쟁과 연대의 실천이 늘고 있다. 덕분에 기존에 투쟁을 해 오던 많은 노동자들이 힘을 얻고 있다. 설 명절 또한 그 어느 때보다 환한 웃음으로 보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윤석열이 체포, 구속, 파면된다고 해서 우리 노동자의 삶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을 박근혜 퇴진 당시 우리는 익히 경험했다. 누구나 평등하고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우리는 윤석열 퇴진 이후를 더욱 세밀하고 단단하게 준비해야 한다. 광장에 모이고 투쟁하는 이들에게 달려온 ‘말벌’ 동지들과, 이제는 같은 노동자계급으로서 다시 만나자. 민주노조에 가입해 함께 싸우고, 함께 일터를 멈추고, 연차를 쓰고 조퇴를 하고 광장으로 모이자. 조직노동자가 길을 열고, 미조직 노동자와 함께 사회적 총파업을 만들자! 그 힘으로 모든 내란세력을 척결하고 새 세상을 열자! 관련기사 정세 교착,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무엇으로 돌파할 것인가 총파업 조직화 네트워크로 함께 길을 열어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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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거리에서 맞은 차례상과 함께 연대의 목소리를 나누다2025년 음력 1월 1일(1.29) 설날 명절에 ‘비정규직노동자의집 꿀잠’ 동지들이 정성껏 마련한 차례상을 들고 투쟁하는 노동자, 장애인 동지들에게 달려갔다. 11시 전국장애인철폐연대 마로니에공원 거리 차례에 이어 12시 20분, 세종호텔 농성장, 13시 거통고조선하청지회 한화 농성장에서 거리차례 행사가 이어졌다.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꿀잠 동지들, 여러 연대단위 노동자와 활동가들 그리고 깃발을 앞세운 2030여성과 퀴어 말벌동지들이 함께 참여해 해고자 복직, 비정규직·정리해고 철폐 등 노동자민중의 새해 소원과 복을 나누었다. 매우 추운 날씨였지만, 연대로 여는 설날의 기운은 뜨겁기만 했다. #세종호텔 농성장 앞 허지희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 사무장, 해고노동자) "재판결과에 실망하신 분들도 있고 했었는데요, 올해 이렇게 많은 분들이 와 주시고 해서 저희가 올해 정말 잘 싸울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지금 현재 저희 매주 목요일 헌법재판소로 행진을 하고 있는데요, 왜 윤석열 퇴진에 세종호텔 해고자가 붙느냐라고 물으시면, 저희가 해고 3년 동안 여기 농성을 했었는데 작년 12월에 집회, 시위를 금지하는 포고령을 보고 이제 우리 끝난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세종대에서 항의하는 것도, 복직투쟁을 하는 것도 이제 끝났다고 생각을 했었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 윤석열의 퇴진을 저희가 강하게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윤석열 퇴진과 더불어 윤석열 없는 세상에서는 반드시 정리해고법이 없는 세상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저희 해고자들도 올해는 반드시 모두가 20년, 30년 일하던 회사에 복직해서 우리가 원하던 그런 노동자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함께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리고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인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거통고 한화본사 앞 농성장 강명지 (무지개조선소 말벌시민) "읽어보겠습니다. 저는 12월 11일에 학교에 붙인 대자보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우리는 해결되지 슬픔 속에 자랐습니다. 너의 성공과 행복에만 몰두하라 저는 신자유주의 영향에 깔린 목숨들을 봅니다. 수학여행을 떠난 또래들이 죽고 물대포에 맞은 농민이 죽었습니다. 곳곳에서 일하던 또래가, 여수에서 실습하던 또래가 죽었습니다. 성별 정정 수술을 빌미로 강제전역 당한 여성이 죽고, 연극을 만들던 퀴어가 죽었습니다. 그저 일상을 누리려던 또래들은 이태원에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택시기사의 분신자살은 주목조차 받지 못했고, 악성민원 끝에 새내기 교사를 숨지게 한다는 여전히 익명 속에 있습니다. 투쟁하는 장애인들은 폭력과 모욕과 죽음 속에 놓여 있습니다. 매일 들려오는 여성살해 소식은 그 수를 꼽을 수조차 없습니다. 셀 수 없는 죽음과 폭력에 둘러쌓여 무력해지면 매일 귀가는 그저 요행으로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사회는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 슬픔을 종결하려 요구합니다. 언제까지 슬퍼할 셈이냐고 니가 조심하고 잘사는 게 최우선이라고 채근합니다. 저는 그래서 지금의 거리 차례가 그렇게 잊히게 하려고 애써왔던 죽음들을 잊지 않기 위한 우리의 의식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 같습니다. 광장에서 임을위한행진곡을 부르는 걸 정말 좋아하는데요, 그 노래를 좋아하려면 정말로 먼저 앞서가신 분들 혹은 세상을 떠나신 분을 잊지 않으려는 마음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차례를 함께 지내면서 저 스스로도 어떤 죽음도 잊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더 열심히 더 강하게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이런 자리 마련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차례가 끝나고 음식을 나눠먹는 걸 음복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저희가 어떤 혈연도 없이 동지란 이름으로 모인 만큼 더 많은 복을 나누고 더 많은 복을 새롭게 만들어서 새해에는 누구도 누락되지 않고 누구도 지워지지 않고 누구도 억울하게 죽지 않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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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한길의 선동은 어떤 위험의 징조인가?사진: 전한길 유튜브 갈무리 저들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보수언론은 ‘역사 일타강사’로 알려진 전한길의 내란 옹호 선동을 발 빠르게 퍼 나르고 있다. 전한길의 유튜브 '꽃보다 전한길'의 구독자 수는 95만 명에 이르고, 그가 올린 '2030 세대와 국민들께 드리는 호소문'의 조회수는 356만회다. 최근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극우 유튜버 김성원의 'GROUND C'에 올린 '계엄령 내린 진짜 이유'도 조회수 362만을 기록하고 있다. 전한길의 영상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이들은 2030 세대를 집중적으로 겨냥하고 있다. 김성원도 극우 집회에 나온 2030 세대 참가자들을 인터뷰해 만든 영상을 계속 올렸다. 헌법재판소 바깥에서 승부를 보겠다고 마음먹은 극우세력은 여론전에 목숨을 걸었다. 윤석열 지지율을 60% 이상으로 끌어올려 헌법재판소를 압박한다는 계획이다. 그 전에 공소기각, 보석신청을 밀어붙이면서 여론을 계속 움직이려 할 것이다. 최근 서울중앙지법이 검찰의 윤석열 구속기간 연장 신청을 불허하면서 "(공수처로부터 사건을 송부 받은 검찰청 검사가) 전면적 강제수사를 할 수 있는지에 관해 법적 근거나 상당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하자, 검찰이 바로 구속기소를 했는데, 극우들은 검찰이 조사하지도 않고 기소했기 때문에, 공소를 기각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조선일보는 검찰의 기소가 ‘남(공수처)의 답안지를 보고 시험을 치르는 꼴’이라며 검찰을 맹비난하고 있다. 저들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핵심 약점과 강점 전한길은 "나는 좌파도 우파도 아닌 상식파"라거나 "지난 12.3 비상계엄 선포 때는 비상계엄이 미친 짓"이라고 생각했다는 말을 꺼내며 위장막을 친 뒤, 내란을 옹호한다. 전한길이나 김성원은 민주당이 22번의 탄핵으로 국정을 마비시켰기 때문에, 윤석열이 계엄을 선포할 수밖에 없었다고 선동한다. 민주당의 입법이나 탄핵에 윤석열은 손을 놓고 있었는가? 윤석열은 총 24차례 거부권을 행사했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에는 두 번이나 거부권을 행사했으며 채상병 관련 특검법에는 세 번이나 거부권을 행사했다. 극우 유튜버들은 노동자 민중의 절박한 요구를 짓밟은 윤석열의 독재를 조금도 비판하지 않는다. 헌법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있어서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만이 아니라 과거 정부에서도 부르주아 의회 내에서 수많은 논쟁과 다툼이 있었다. 국민의힘 세력들은 과거 노무현을 탄핵하려 했다. 계엄 전 사법 시스템이나 행정 시스템은 조금도 마비되지 않았다. 이렇듯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라 볼 수 있는 근거가 하나도 없기에, 현재 헌법 기준에서도 국헌 문란의 목적으로 한 내란죄임이 틀림없다. 국회 내 헬기 착륙, 무장 계엄군 국회 청사 진입, 경찰의 국회 봉쇄와 출입 저지, 선관위 군병력 투입 등 헌법을 위반한 빼도 박도 못할 증거가 많은데, 이런 증거를 얘기하기 전에 계엄 선포 요건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 그럼에도 윤석열 일당이 '고도의 통치행위' 운운하며, 계엄이 정당하다고 우길 수 있는 이유는 헌법에서 대통령에게 계엄이라는 막대한 권한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극우 유튜버들이 집요하게 계엄 선포 요건을 따지는 이유는 그게 바로 저들의 핵심 약점이기 때문이지만, 역으로 살펴보면 계엄 선포 요건이 있는 것 자체가 저들의 핵심 강점이기 때문이다. 포고령에서 볼 수 있듯 윤석열은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를 압살하려 했다. 파업, 태업, 집회 행위를 금지하려 했다. 계엄 제도가 살아 있는 한, 노동자 민중이 피흘려 쟁취한 물질적, 도덕적 성과는 언제든 한 번에 무너질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내란죄 처벌을 넘어 계엄 제도의 철폐를 요구해야 한다. 노동자 민중 위에 군림하는 대통령 한 명에게 '국가비상상황'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는 전권을 주고, 군병력 투입에 대한 전권을 주는 계엄 제도 자체가 독재의 길을 합법적으로 열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백 배나 더 큰 힘 전한길, 김성원 유의 주장이 새롭지는 않지만, 가볍게 보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저들이 수만, 수십만을 넘어 수백만을 향한 공공연한 "대중적 이데올로기전"에 나섰다는 점이며, 그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점이다. 저들의 논리 중 민주당에 대한 공격은 기본 상수인데, 민주당은 방어에 급급할 수밖에 없다. 노무현, 문재인 정부 역시 노동자 민중의 삶을 망가뜨려 왔고 재벌들과 부자들의 삶을 지켜줬다. 그들은 노동계급의 생활 수준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조국 사태에서 드러난 그들의 치떨리는 위선은 청년세대가 그들에게 등을 돌린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민주당은 내세울 게 없다. 근본적으로 민주당은 거의 모든 역량을 의회 안에서 쓸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지배 정당일 뿐이며, 바로 그렇기에 지금도 근로기준법을 무력화하고 노동시간을 연장하는 반도체 특별법을 저울질하는 등 노동자의 요구를 무시하며 검찰과 법원에 매달리고 있다. 민주당을 제대로 비판하기는커녕, 그들의 왼쪽 날개에 머물렀던 진보당과 정의당은 그들의 행동이 쌓이고 쌓인 결과, 지금 국면에서도 민주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렸다. 민주당 정부 아래에서 줄기차게 싸워왔던 노동자들은 충분히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고, 반드시 내야 한다. 누가 기세가 꺾이지 않은 극우들의 준동을 제압할 수 있는가? 누가 저들의 대중적 이데올로기전에 제대로 맞설 수 있는가? 노동자계급은 국회 바깥에서 엄청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작게는 수십 명, 많게는 수만 명이 결집해 있는 민주노조는 이데올로기전의 중요한 거점이다. 조직된 노동자들은 수많은 현장에서 선전할 수 있고, 선동할 수 있고, 현장 토론을 조직할 수 있다. 백만 민주노총의 조합원들이 살아 있는 스피커가 된다면 극우 유튜버들보다 100배나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노동자계급은 이데올로기 측면에서나 물리적 측면에서나 압도적인 힘으로 극우세력을 격퇴할 수 있다. 모든 진지한 활동가와 간부가 현장 활동에 나서야 한다. 조합원들과 저들의 논리를 토론하고, 노동자의 요구를 제기하며, 지도부의 말을 행동으로 옮기게 하는 방법, 투쟁하고 있는 미조직 노동자들과 2030 세대와 결합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더 확대되는 투쟁, 더 과감한 투쟁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면, 그래서 저들의 이데올로기전이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면 윤석열 지지율이 50~60% 오르는 상황도 벌어지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넘어가고 있는 2030 세대 한 세대의 특성을 뭉뚱그려 표현하거나 이들의 특성을 과장하면 구성원들의 현실을 왜곡할 뿐 아니라 세대 구성원들의 다양성을 놓치게 된다. 그 점을 유의해야 하며, 좀 더 깊은 분석이 필요하겠지만, 2030 세대의 상당수, 특히 젊은 남성들의 상당수가 극우세력에게 빨려 들어가고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서부지방법원 폭동에서도 나타났다. 전한길이나 김성원이 올린 영상 댓글에서도 극우로 넘어가고 있는 상당한 흐름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아주 위험한 징조로, 극우세력 내에서의 주도권이 흔히 '태극기부대'로 알려진 노년층에서 젊은 층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한길, 김성원 등은 이런 흐름을 날카롭게 포착하고 선도하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을 중립적인 척, 공정한 척 포장할 줄 알며, 반공 이데올로기만이 아니라 자유주의, 공화주의, 전체주의 등을 끄집어내서 내란을 옹호하고 있다. 청년들의 절망도 교묘히 이용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자본주의 위기의 심화 속에서 전 세계의 수많은 나라가 극우화 강풍에 휩쓸렸다. 그러는 동안 한국의 지배계급은 물론 노동자들의 상당수도 이른바 ‘K 시리즈’를 노래하며 '성장과 안정'에 관한 환상 속에서 살아왔다. 실제로는 비정규직, 여성, 청년, 노인을 중심으로 사회 한쪽에서 극심한 고통이 누적되고 있었다. 그것을 못 본 채 그럭저럭 안온한 삶을 살아온 사람들은 자본주의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 경제적 양극화가 얼마나 심각한지 직시하지 못했다. 불행하게도 조직된 노동자들의 대다수가 그랬다. 그래서 그들은 어느 날 갑자기 극우세력이 부상한 것처럼 느낀다. 하지만 극우세력은 대중의 고통과 절망을 자양분 삼아 소리 없이 계속 성장했다. 그 결과 지금 한국 사회는 심각한 정치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절망에 내몰린 수많은 사람은 기존 현실을 유지하고 땜방하기에 급급한 자유주의, 중도주의 세력을 불신한다. 급진적 변화를 갈망하는 청년들은 "윤석열만큼 반국가세력과 전투적으로 싸운 지도자가 없었다"라고 하면서 환호하고 있다. 지금 윤석열 친위쿠데타에 분노한 거대한 투쟁의 에너지가 존재할 때 극우세력을 제대로 제압하지 않는다면, 몇 달 후든, 몇 년 후든 노동자계급은 몇 십 배 힘든 투쟁을 벌여야 한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과 무관하게 극우세력은 계속 준동할 것이기 때문이다. 극우세력은 검찰과 헌법재판소만을 바라보지 않는다. 민주노총이 지금보다 훨씬 더 강한 힘으로 광장에 나서야 한다. 투쟁에 나선 2030 세대와 힘을 모아 내란 세력을 모조리 쓸어버리고 중단 없이 노동자 민중의 요구를 제기해야 한다. 나아가 우리는 자본주의에 도전하는 운동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금의 위기는 더욱더 날카롭고 응축된 형태로 계속 확대될 수밖에 없다. 노동자 민중을 가난과 실업, 불평등과 불안정한 삶으로 내모는 쇠퇴한 자본주의로는 전진할 수 없다! 자본주의를 넘어서자! 노동자들과 가난한 민중이 정부와 사회를 이끌어나가는 세상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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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평화를 위한 울산 긴급행동’ 28차 집회, 여전히 이어지는 집단학살을 규탄하다지난 1월 25일 토요일, 울산에서는 '팔레스타인 평화를 위한 울산 긴급행동' 28차 집회가 열렸다. 설 연휴가 시작하는 날인데도 많은 동지가 참여했다. 트위터를 보고 온 학생, 취준생, 시민들도 있었다. 이번 시위는 15개월 만의 휴전에도 학살이 계속되는 시점에 열렸다. 그래서 휴전에 따른 '팔레스타인 연대를 위한 한국 시민단체 긴급행동' 공동성명을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조시형 조직국장이 낭독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진행을 맡은 사회주의를향한전진 정원현 동지는 팔레스타인 상황을 설명하며 힘찬 구호를 선창했다. 변혁적여성운동네트워크 빵과장미 배예주 동지와 노동당 울산시당 이장우 위원장의 발언이 이어졌고, 현대건설기계 사측과 투쟁하는 해고자 변주현 동지가 ‘HD현대건설기계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불법 점령 공모를 지금 당장 멈추라’는 긴급행동 공동성명을 낭독했다. 이번 캠페인은 그 어느 때보다 시민들의 호응이 좋았다. 피켓 문구를 유심히 보는 분, 함께 발언을 들으시는 분, 박수쳐 주시는 분, 엄지를 올리는 분, 사진을 찍어주시는 분, ‘프리 팔레스타인’이라고 외치시는 분, 인사하시는 분 등 팔레스타인의 자유를 함께 기원해주었다 덕분에 팔레스타인 평화를 위한 울산 긴급행동을 벌여 온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공공운수노조 울산지역본부, 금속노조 울산지부 간부 동지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와 현대글로비스울산지회, 현대그린푸드지회,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이수기업해고자들, 울산이주민센터, 노동당, 사회주의를향한전진, 변혁적여성운동네트워크 빵과장미, 노동자혁명당(준) 등 동지들도 더 힘이 났다. 당일 집회 팔레스타인 연대발언 중 빵과장미 배예주 동지의 발언문을 축약해 전한다. 여러분 상상해봅시다. 그저 여기 살아가는 노동자라는 이유로, 시민이라는 이유로, 또는 여성, 어린이, 퀴어,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총탄을 맞고 죽어야 한다면 동의하실 수 있으십니까. 또 이렇게 상상해봅니다. 일본 제국주의 식민점령과 살육이 76년간 지속된 채 15개월간 폭격이 자행되어, 거리가 모두 폐허가 되었고, 설 명절 연휴에도 미사일에 맞아 죽지 않고, 물과 쌀을 구해 굶어 죽지 않고, 옷과 담요를 구해 얼어 죽지 않기를 바란다면요? 여러분 우리 사회가 이렇다면, 그리고 ‘선진국’들이 이런 학살을 '절대선'으로 놓는다면, 동의하실 수 있으십니까. 이게 올바른 인간 사회입니까? 절대 아닙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그저 팔레스타인 땅에 산다는 이유로 76년째 이스라엘로부터 당하고 있는 참혹한 식민점령에 분노합니다. 2023년 10월 7일 시작된 집단학살을 당장 멈추라고 요구합니다. 이스라엘 시온주의자들의 집단학살과 식민점령에 공조하는 소위 ‘선진국’의 제국주의를 규탄합니다. 이스라엘로 무기를 수출하고, 팔레스타인 노동자 민중의 거주지를 파괴하는 굴착기를 공급하며, 이스라엘의 집단학살과 전쟁범죄에 직간접적으로 공조하는 윤석열과 극우세력, 자본을 규탄합니다. 1월 15일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42일 간의 휴전에 합의했고, 이는 19일부터 발효되었습니다. 어느 팔레스타인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깊은 바닷속으로 잠수하는 다이버가 잠시 숨을 쉬기 위해 올라온 듯한 기분"이라고요. 15개월 동안 폐허 속에서 굶주림, 총성, 죽음의 공포에 질식하다 겨우 숨을 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야만이 인간사회에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더 분명히 확인합니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미국, 서방 제국주의 권력은 또다시 팔레스타인을 학살하고 있습니다. 휴전 합의가 무색하게도, 휴전 합의 후 최소 100명이 사망했습니다. 휴전 이틀 만에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맹폭했습니다. 이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서안지구 안에서 팔레스타인 민중을 공격하며 전쟁범죄를 저질러온 이스라엘 ‘정착민’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겠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직후 일어났습니다. 이스라엘 군대와 민간기구는 서안지구에서 공동 군사작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군대는 난민캠프로 통하는 4개 주요 입구를 봉쇄하고 도망치는 사람들조차 총격해 죽였습니다. 민간기구와 군경, 시온주의자들은 HD현대건설기계의 장비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집을 파괴합니다. 이렇게 미국과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한 제국주의, 극우 파시즘은 학살과 증오의 정치로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죽이고 전 세계 노동자 민중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팔레스타인에 연대합시다. 살육과 혐오, 독재와 전쟁의 정치권력을 규탄합시다. 국경을 넘어 인간의 존엄과 권리를 위해 새해에도 함께합시다. 팔레스타인과 미얀마, 한국 그리고 노동자민중이 숨 쉬며 살아가는 땅에 평화와 평등, 민주주의가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팔레스타인 해방 쟁취합시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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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세력의 성장을 제압할 수 있는 방법은, 민주당과 철저히 독립적인 노동자계급의 투쟁뿐입니다2025년 1월 19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극우세력의 폭동이 벌어졌다. 이는 직접적으로는 윤석열과 국민의힘이 극우들의 행동을 조직해온 결과이고, 또한 한국 자본주의의 위기와 문재인 정부의 위선이 젊은 층의 극우화를 심화시켜온 결과이기도 하다. 민주당의 위선적인 페미니즘 정책은 젊은 남성들의 반페미니즘 정서를 강화시켜 극우 세력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이러한 극우 세력의 성장을 막기 위해서는 민주당으로부터 독립적인 노동자계급의 투쟁이 필요하며, 모든 형태의 차별과 혐오에 맞서 싸우는 사회적 총파업을 조직해야 한다. 1월 25일 광화문 집회 당일 스튜디오 알의 정세 리포트를 지면을 통해서도 전한다. 안녕하십니까. 스튜디오 알 미디어활동가이자 사회주의를향한전진 회원 양동민입니다. 저는 지금 1월 25일 광화문에서 진행되는 윤석열 퇴진집회에 나와있습니다. 지난 19일, 윤석열의 구속이 확정된 다음날 새벽, 극우세력은 서부지방법원을 습격하고, 폭동을 일으켰습니다. 이들은 경찰을 구타하고, 건물을 파괴하고, 서버를 탈취하려고 시도했습니다. 현장에 있던 언론사 기자는 집단 린치를 당해 병원에 입원했고, 기자의 카메라에 있던 메모리카드를 탈취하려고 했습니다. 이번 극우세력 폭동은 내란을 둘러싼 계급투쟁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이번 폭동은 윤석열과 국민의힘이 끊임없이 극우 대중의 행동을 조직해온 결과입니다. 윤석열은 한남동 관저 앞에 모인 대중을 ‘애국시민’이라고 부르며, “여러분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라고 선동해왔습니다. 그리고 국민의힘은 줄기차게 윤석열 내란을 감싸고 옹호해왔습니다. 전 최고위원 김재원은 윤석열의 내란을 ‘성전’이라고 치켜세우며, 극우세력의 집회를 "십자군의 창대한 거병“이라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번 폭동이 단지 우발적으로만 발생한 일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극우세력이 오랫동안 꾸준히 성장해온 결과라는 점입니다. 기존에 장년세대를 중심으로 구성됐던 한국의 극우파는 최근 2030 남성들과 결합하며 세력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실제 이번 서울서부지법 폭동에서 체포된 90명 중 절반 이상이 2030이라는 점이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이번 폭동은 이들이 물리적으로 상당한 힘을 보여줄 수 있는 수준에 다다랐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위험한 징후입니다. 젊은 극우의 부상은 한국 자본주의가 청년 세대의 절망을 키워온 결과입니다. 가장 낮은 출생률과 가장 높은 자살률이 드러내듯이, 무역전쟁과 기술전쟁으로 국제적 자본의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자본가들은 더 많은 이윤을 위해 더 낮은 임금으로 더 오래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되라고 민중에게 강요해왔습니다. 자본주의 위기에서 만성화한 실업과 불평등, 미래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이 극우 준동의 뿌리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미국,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독일 등 다른 나라에서 확산되고 있는 극우와 마찬가지로, 여성, 이주노동자, 성소수자, 장애인, 조직된 노동자들을 공격하며 생존권 위기의 원인을 소수자에게 돌립니다. 특히 한국에서 극우는 민주당 문재인 정부의 거대한 위선과 기만 덕분에 폭발적으로 자라났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집권할 때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 했습니다. 하지만 조국사태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듯이 문재인 정부 5년은 평등하지도,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았습니다. 전례 없는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자산소유자들의 배를 불리며 청년들의 꿈을 빼앗았고,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도, 최저임금 1만원 공약도 지키지 않았으며,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해 노동시간 단축을 무력화했습니다. 또 지금 극우 청년들에겐 반페미니즘이 매우 중요한 가치인데요. 이 또한 민주당 식의 위선적 페미니즘이 낳은 결과입니다. 문재인 정부를 지나며 성별임금격차는 하나도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바뀐 건 여성 고위공무원과 공기업 여성임원뿐입니다. 양질의 일자리 확대도, 최저임금 인상도 없이, 더 많은 여성 착취자와 여성억압자를 만드는 것이 민주당의 페미니즘이었습니다. 또 민주당은 ‘페미니즘’을 앞세워 집권하고도, 박원순 등 성폭력 가해자를 감싸고 추모하며, 피해자에게는 집단적인 린치를 가했습니다. 남녀노동자 모두의 삶을 더 안정적이고 평등하게 만들기는커녕, 위선으로 가득찬 ‘민주당식 페미니즘’은 젊은 남성들에게 어떤 헤게모니도 발휘할 수 없었고, 오히려 우파의 반페미니즘 선동에 촉매를 제공했습니다. 민주당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감이 윤석열 정부를 만들었습니다. 극우가 성장한 이유는 문재인 정부가 ‘평등하고, 공정하며,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어서가 아니라, 문재인 정부가 내건 모든 약속이 허구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현재 피부로 체감되고 통계로도 나타나는 2030 남성층의 낮은 광장투쟁 참여율은, ‘도로 민주당 정부’에 대한 불신과 직결돼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극우세력의 성장을 제압할 수 있는 방법은, 민주당과 철저히 독립적인 노동자계급의 투쟁뿐입니다. 민주당과 완전히 다른 세상을 만들어 내겠다는 세력만이 극우를 제압할 수 있습니다. 계급적이고 변혁적인 페미니즘에 기반해, 모든 여성과 소수자 혐오를 척결하는 운동, 모든 이들에게 평등하고 존엄한 삶을 보장하는 운동만이 극우를 제압할 수 있습니다. 이미 노동자민중은 그런 역량을 보여주었습니다. 수백만 명이 윤석열 탄핵과 구속을 위해 거리로 나왔고, 남태령, 한강진에서 중요한 투쟁을 해냈습니다. 전장연 투쟁, 거통고 조선하청지회 투쟁, 세종호텔 투쟁, 지혜복 교사의 투쟁 등에 당도하고 있는 연대의 물결은 계급투쟁의 범위와 주체를 전례 없이 확대할 가능성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불평등과 혐오에 맞서 싸우는 광장의 민중은 헌재의 판결을 바라보고 있을 때가 아님을 알고 있습니다. 이제 조직된 노동자들이 앞장서서 길을 열어야 합니다. 총파업 조직화 공동행동을 통해 함께 현장을 조직합시다. 그리고 광장의 동지들에게 함께 호소합시다. 민주노조에 가입해 함께 싸웁시다. 함께 일터를 멈추고, 연차를 쓰고, 조퇴를 하고 광장으로 모여 사회적 총파업을 만듭시다! 그 힘으로 모든 내란세력을 척결하고 새 세상을 열어냅시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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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 쿠데타 4주년, 울산 122차 미얀마 민주주의 집회 - “미얀마도 한국도 민주주의 승리하자”“2021년 2월 1일 미얀마에서 일어난 군부 쿠데타가 4주년을 맞이합니다” - 1월 26일 울산에서는 122차 미얀마 민주주의 캠페인 집회가 열렸다. 미얀마 이주노동자들과 울산의 노동자, 활동가들이 참여했으며 트위터를 보고 온 민주시민도 함께했다. 2021년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만 4년째, 울산에서 일하는 미얀마 이주노동자들과 울산의 여러 연대 단위는 울산 미얀마 연대집회를 이어오고 있다. 2024년 12월 3일, 윤석열의 친위쿠데타는 노동자 민중의 투쟁으로 일단 실패했지만, 2021년 2월 1일 미얀마 군부쿠데타는 불행히도 성공했다. 미얀마 군부는 총선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고, 선거관리당국을 믿을 수 없다고 제기하며 반대편 정치인을 구금했고, 모든 노동자 민중의 권리를 박탈했다. 미얀마 군부는 그동안 무려 6,200명이 넘는 노동자 민중을 살해했고 28,000여 명을 구금했다. 노동 현장은 노예제 같은 상태가 되는 등, 모든 민주적 권리가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미얀마 노동자 민중은 일손을 멈추고 거리에서 ‘봄혁명’을 일으켰고 지금은 소수민족 자치주를 중심으로 4년째 내전 중이다. 주요 도시, 자치주와 산업지대의 저항을 진압한 군부는 폭정에 대한 침묵이 마치 평화인 양 기만하고 있지만, 최근에도 소수민족 자치주 마을을 폭격해 어린이와 여성을 포함한 40명의 목숨을 빼앗고 50명을 다치게 했다. 팔레스타인 집단학살 이전인 만 4년 전부터, 우리는 미얀마에서 타전한 노동자 민중의 참혹한 죽음과 불굴의 저항을 목도했다. 미얀마, 한국, 세계 노동자 민중이 국경과 인종을 넘어 인간의 존엄과 평등, 평화를 위해 미얀마 민주주의 봄혁명에 연대하고 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조모아 미얀마연방민주주의승리연합 대표 동지는 ‘한국에서도 쿠데타가 생겨서 정말 놀랐다’며, ‘미얀마에서는 세 번째 쿠데타로 노동자 민중이 학살당하고, 폭행당하고, 강간당하고, 자유롭게 다닐 수도 없고, 권리를 다 빼앗기며 엄청난 희생을 당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자유로울 수 있고, 인권을 보장할 수 있는 민주주의를 원한다. 한국 사람들에게서 우리는 민주주의가 저항과 희생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배웠다. 미얀마 민주주의를 위해 이렇게 함께해주셔 감사하다. 이 연대를 꼭 갚을 것이다. 우리는 미얀마 민주주의 실현으로, 그리고 우리보다 더 독재적인 곳에서 싸우는 사람들을 지지하고 손잡는 것으로 꼭 그렇게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전진 배예주 동지는 ‘미얀마 군부, 그리고 군부에 맞서 저항하는 이들이 아직 내전 중이다. 미얀마 군부가 군사력을 보강하고 있다. 소위 선진국이라는 미국, 서방 제국주의, 그리고 한국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에 무기 공급 등 학살을 지원하는 것처럼, 미얀마에서는 중국과 러시아 제국주의뿐 아니라 한국 정부와 자본이 군부와 협력하는 이들의 뒷배’라고 규탄하며 ‘한국 민주주의와도 이어져 있는 미얀마 민주주의를 위해 새해 더 많이 연대하자’고 말했다. 서영호·양봉수열사 정신계승사업회 이도한 집행위원장 동지는 ‘만 4년간 동안 미얀마 민주주의를 위해 연대해왔다’며 ‘잘못을 바로잡을 때까지, 군부 독재자 민아웅 훌라잉을 몰아내고 제2의 민아웅 훌라잉조차도 발붙이지 못하게 싸우자’고 힘을 북돋아 주었다. 그리고 ‘한국에서 열사는 저항의 역사를 만든 분들이다. 그들이 있기에 민주주의가 있고, 저항하는 사람들이 곳곳에서 투쟁해올 수 있었다. 미얀마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고 희생된 이들이 열사고, 또 여전히 목숨을 걸고 투쟁하는 것이 열사정신 계승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같이 싸우자’고 했다. 트위터에서 소식을 듣고 이날 처음 미얀마 민주주의 집회에 참석한 민주시민은 이렇게 말했다. ‘이번에 미얀마 시위를 알게 되어 힘을 보태려고 참가했다. 같은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미얀마도 한국도 민주주의를 이뤄낼 때까지 연대하겠다. 하지만 빨리 그날이 와서 우리가 시위 자리가 아닌 기쁜 자리에서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를 전했다. 만 4년 동안 쭉 시위에 참여해온 미얀마 이주노동자는 ‘처음부터 미얀마 민주주의를 위해 함께해 주어 고맙고, 앞으로도 혁명이 승리할 때까지 끝까지 함께해 달라’고 요청했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올해 승리를 위해 더 힘차게 혁명하여 민주주의를 이루겠다. 미얀마 친구들을 대신해 감사를 전한다’며 결의에 찬 발언을 했다. 지나가던 한 이주노동자는 이 집회의 내용을 듣고서는 ‘자신이 외국어 강사인데, 여러 강사들이 있는 SNS에 소식을 알리고 미얀마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에 연대하자고 메시지를 보내겠다’며 힘찬 “화이팅”을 외쳐주었다. 참가자들은 집회 자리뿐 아니라 먹거리와 덕담을 나누는 자리도 가지며 연대를 쌓아갔다. 군부 쿠데타에 맞서 싸운 4주년에 즈음하여 국회 토론회와 대전, 대구, 창원, 부산 등 여러 도시에서 집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함께 외치자. - 새해에는 미얀마 민주주의 반드시 쟁취하자! - 미얀마도 한국도 민주주의 쟁취하자! - 디모클라시 야시예 도우예! 도우예!(민주주의 쟁취는 우리의 의무, 의무!) - 아니신 롬시! 롬시! (군부독재 물러가라! 물러가라!) - 아예로봉 아우야미! 아우야미! (혁명은 승리한다! 승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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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노동자 친구들과 광장에서 함께 춤추고 노래할 내일을 위해[편집자 주] 2025년 3.8여성파업조직위원회는 “저임금, 고용불안 없어야 민주주의”라는 주제로 1월 18일 여성/퀴어/노동자 3차 오픈마이크를 진행했습니다. 이날 자유발언한 강명지 동지의 발언문을 기고문으로 싣습니다. 투쟁으로 먼저 인사드리겠습니다. 투쟁! 안녕하십니까, 선택받은아이들 내일찾기위원회에서 나왔습니다. 광장식으로 다시 소개하자면, 20대 시스젠더 무성애자 페미니스트 여성이기도 합니다. 프리랜서 계약의 비정규직 노동자이기도 하고요. 저는 오늘 노동과 광장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 싶습니다. 12월 3일, 내란이 발발했을 때 저는 재택근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당장이라도 뛰쳐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동시에 주어진 일을 마쳐야 하니 나갈 수 없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국회로 뛰쳐나갔다가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만큼이나, 업무로 인해 발목이 묶이는 감각 또한 컸습니다. 그러고 나니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생계에 얽매여 연대를 외면하고 말았다는 생각에 수치심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다음날부터 저는 제 노동장비인 노트북을 들고 광장으로 뛰쳐나왔습니다. 효율이 떨어질 것을 감수하고 광장에서 일했습니다. 몸은 날로 고단해졌지만, 그제야 숨통이 좀 트이는 것도 같았습니다. 하지만 동지들, 제가 아주 운이 좋은 케이스라는 것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지 않습니까? 가난하고, 언제 해고될지 몰라 불안해하고, 넉넉지 않은 임금으로 스스로를 책임져야 하는, 저와 같이 보호받지 못하는 노동자들 중 누군가는 어쩌면 바로 그 노동 때문에 광장에 나오지도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 알고 있지 않습니까? 근무 시간과 요일을 조정할 수 없어 물리적으로 나올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집회에 나왔다는 게 알려지면 해고당할 수 있기 때문에 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혹은 과중한 업무로 지나치게 소진되어 있기 때문에 노동 외에는 무엇도 마음먹기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우리 알고 있지 않습니까? 운이 좋다고 말하면서도 저 역시 그러한 속박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과중한 노동으로 인해 내 삶을 돌볼 시간이 없어 집을 치우기는커녕 식사도 제대로 챙기기 어렵고, 제 건강을 돌보지도 못하고, 그렇기에 광장에 나서는 대신 생활비를 헐어 기부하는 것으로 죄책감을 던 순간도 많았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장에 모여 함께하는 일의 전율과 중요성을 깨달아버린 저는, 우리가 무수한 의제들과 함께 광장에 나올 권리를 위해서도 함께 투쟁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누구도 모든 가용자원을 노동만을 위해 쓰지 않아도 되는 내일을 위해서, 주체적이고 자율적으로 자신의 삶을 꾸리며 광장에 망설임 없이 나올 수 있는 내일을 위해서, 광장에 나왔다고 해서 불이익을 받지 않아도 되는 내일을 위해서, 그래서 나의 무수한 노동자 친구들과 광장에서 함께 춤추고 노래할 내일을 위해서 우리가 함께 투쟁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내일이 우리에게는 있지 않겠습니까? 마지막으로 구호 한 번만 외치고 내려가겠습니다. 제가 우리에게는! 이라고 외치면 내일이 있으니까! 라고 답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리에게는! (내일이 있으니까!) 감사합니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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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안전한 정보를 생산하는 데이터 라벨링 노동자도 안정적으로 일하고 싶습니다[편집자 주] 2025년 3.8여성파업조직위원회는 “저임금, 고용불안 없어야 민주주의”라는 주제로 1월 18일 여성/퀴어/노동자 3차 오픈마이크를 진행했습니다. 이날 자유발언으로 데이터 라벨링 산업의 고용불안과 친기업적인 분쟁 조정 절차 등의 문제를 비판한 지안 동지의 발언문을 기고문으로 싣습니다. 안녕하세요. 광장 식으로 자기소개를 하자면 저는 앞으로 어떤 멋진 분을 만날지 알 수 없어 ‘아직은 이성애자’ 4050 비청년 여성 페미니스트 페스코, 트위터 아이디 심지, 그리고 반려종과 잘 헤어지기 프로젝트 무지개정류장을 기획한 지안이라고 합니다. 또, 저는 글 쓰고 일하는 노동자시민이기도 합니다. 시즌에는 생계노동으로 데이터 라벨링을 하고, 비시즌에는 르포를 쓰고 있습니다. 데이터 라벨링은 인공지능 학습데이터를 구축하는 일로 주로 챗봇 모델에게 학습시킬 질의와 응답을 만드는 작업을 합니다. 올해 햇수로 5년차이고요. 이 일은 프로젝트 단위로 계약을 하기 때문에 계약직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계약을 연장하거나 정규직 전환을 제안하는 경우도 간혹 있긴 합니다만, 전 직장동료의 경우를 보면 1년 근무 후 정규직 전환이라고 해놓고 그냥 계약 연장만 하는 걸 봤습니다. 그것도 거취에 대한 사전 협의도 노동자 쪽에서 먼저 이야기를 꺼내야 하는 조건을 비롯해 사측의 불성실한 태도로 곤란을 겪었습니다. 저는 원래 한 곳에서 오래 정주하는 것이 적성에 잘 맞지는 않아서 이전에는 프리랜서 다큐멘터리 번역 작가로 일했고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로 결심한 이후로는 에너지 분산을 위해 단순노동을 찾아 데이터 라벨링을 하게 되었습니다. 단순노동이 아니더군요. 하지만 일정한 조건에 맞춰 결과물을 내는 것이 일정 정도 효능감을 주고 텍스트를 다룬다는 점에서 흥미를 지속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이 일에 꽤나 애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즌에는 일과 글을 병행하다 실업급여 자격이 주어지면 글에 집중하는 패턴으로 살고 있는데요. 작년 한 해 동안에는 유달리 가는 곳마다 노동 이슈를 겪게 되었습니다. 작년 4월에는 부당해고를 겪었고 한 달 뒤, 이직한 곳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을, 2주 전에 계약 종료된 사업장에서는 불합리한 업무구조와 싸워야 했습니다. 부당해고 건의 경우 지노위까지 갔지만 막상 그곳에 가니 담당직원도, 근로자위원도, 심지어 국선노무사도 내 편이 아니었습니다. 어찌어찌해 저만 두고 떠난 동료들 몫까지 사과를 받아내기 위해 그 자리까지 갔는데, 저 가서요. 합의 당하고 나왔습니다. 그들은 저를 세상 물정 모르는 순진한 사람 프레이밍해서 몰아 부치더니 돈 이야기만 했습니다. 노무사는 자기가 듣고 경험한 중에 가장 많은 합의금이라며 마치 이 합의가 세상 절대 성과인 양 이야기했습니다. 그 합의금, 하나도 기쁘지 않았습니다. 지방노동위원회는 합의공장이었습니다. 여러분, 만일, 지노위 가실 일이 생기면 국선노무사 믿지 마시고 꼭 민주노총이나 한국여성노동자회 통해서 도움 받으십시오. 한 노동단체도 추천 받았지만 저는 연락을 못 받았고요. 해당 사건으로 언론제보도 하고 지인 통해서 모 언론사 기자가 제 연락처도 받아가긴 했지만 아무 연락 못 받았습니다. 그렇게 한 달 만에 이직한 곳에서는 상대적으로 고연령자인 것을 이유로 은근한 배제와 괴롭힘을 당해 3개월 버티다 퇴사했고요. 다행히 회사에 노동위원회가 있어서 근로위원에게 해당 사실 제보하고 사내 성희롱 사건까지 싹 다 읊어주고 나왔습니다. 그렇지만 더 적극적으로 행동하지는 못했습니다. 브레인 포그가 오더라고요. 마지막으로 근무한 곳에서는 상근 관리자 PM의 불합리한 업무지시로 스트레스 장애와 우울증을 얻고 겨우겨우 계약 종료까지 버티고 탈출했습니다. 실업급여를 받아야 하니까요. 현재 이 문제는 사측에 제보를 한 상태고요. 해당 PM에 대해 징계조치가 예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아니, 왜 자신들이 병원을 안 가고 자꾸 사람들을 병원에 보내는 걸까요. 그 사람들이 자꾸 곳곳에서 사람들을 정신건강의학과로 병원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안 그렇습니까? 사실 저는 약 5년간의 가족 돌봄 이후 심신이 소진돼 임금노동을 할 수 없을 만큼 건강이 악화되어서 거의 누워 있다시피 하며 10년 가까이 노동할 수 있는 몸에 대한 갈망으로 살았습니다. 저는 출퇴근을 할 수 있는 지금이 사실 매일매일 신기하고 행복해 죽겠는, 출근하려고 사는, 심지어 일로 스트레스를 푸는, 사소한 데서 신나버리는 노동자입니다. 그런 저를, 드디어 노동할 수 있게 되어 기뻐 죽겠는 저를, 감히 이 저의 사기를 꺾어버린 데이터 라벨링 업계의 심각한 불안정 노동 구조가 하루 빨리 안정화되기를 바랍니다. 이 업무의 목적은 유용하고 안전한 정보를 전달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인간에게 유의미한 역할을 하겠다는 것인데 그 일을 수행하는 노동자들의 노동권은 얼마나 유용하고 안전하게 지켜지는 걸까요? 그저 인간은 못 보고 돈만 쫓는 이 세태가 사용자에게도 결과적으로는 자기 소외를 가져온다는 것을 좀 알아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돈이 방패인 줄 아는데 돈이 수갑이 될 수도 있는 겁니다. 어떻게든 차별을 만들어서 위계를 갖고, 위에 서려는 그 천박하고 찌질한 위계 콤플렉스!! 좀 버리십시오. 그렇게 자신이 없습니까. 돈으로 치덕치덕 발라내야 당신들의 그 한 줌 희박한 자기 존중력이 감춰질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우리는, 노동자는 존재 자체가 존엄인데 말이죠. 안 그렇습니까? 우리는 존재 자체로 존엄입니다. 여러분 잊지 마십시오. 어느 곳에서 어떤 형태의 노동을 하든, 혹은 못 하든, 안 하든, 당신은 하루하루를 투쟁하고 생존해내는 존엄한 주체입니다! 모든 노동자에게 파이팅을 외치고 싶습니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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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125 유인물] 바로 지금, 극우세력을 제압할 사회적 총파업 조직화에 나서야 한다 - 청년의 절망을 극우세력의 폭동으로 만드는 한국 자본주의, 노동자 투쟁으로 갈아엎자아래에서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1면] 바로 지금, 극우세력을 제압할 사회적 총파업 조직화에 나서야 한다 - 청년의 절망을 극우세력의 폭동으로 만드는 한국 자본주의, 노동자 투쟁으로 갈아엎자 1월 19일, 서울 서부지방법원을 습격하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90명 중 46명이 20대·30대라는 점에서도 드러나듯, 폭동의 중심에는 2030 남성들이 있었다. 최근 극우 집회에는 초기보다 젊은 남성들의 비율이 늘었고, 그들이 이번 습격도 주도했다. 극우세력의 폭동은 무엇을 말하는가? 노동자 민중은 어떻게 싸울 것인가? 1월 19일 극우세력 폭동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극우세력의 난동을 예외적인 일로 여겨서는 안된다. 한국 자본주의 자체가 극우를 키워내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낮은 출생률과 가장 높은 자살률이 드러내듯, 한국 자본주의는 청년 세대의 절망을 키워왔다. 높아지는 무역 장벽과 이윤율 하락, 심화하는 자본의 경쟁 속에서도, 자본가들은 더 많은 이윤을 위해 ‘더 낮은 임금으로 더 오래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되라고 민중에게 강요한다. 젊은이들은 빈곤에 시달리며 대안을 찾는다. 절망적인 상황에 놓인 수많은 노인들, 몰락 위기의 자영업자들도 마찬가지다. 자본주의의 위기 속에서 만성화한 실업과 불평등, 미래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 바로 이것이 극우 준동의 뿌리다. 극우세력은 가상의 희생양을 지목하고, 그들을 공격해야 불안에 허덕이는 삶을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 공격 대상은 여성, 이주노동자, 성소수자, 장애인, 그리고 조직된 노동자들이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달군 ‘이대남의 삶’이라는 글은 어떻게 ‘청년 극우’가 거리로 뛰쳐나오게 되었는지를 잘 드러낸다. “아무것도 모르고 성인이 되고, 박근혜가 탄핵되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반대급부로 문재인을 찍었다. 군대를 갔다와서 인생을 열심히 살다 보니 갑자기 대한민국에서 나의 위치는 잠재적 가해자가 되어있었다. 그 세력을 정치권에서 두둔을 하더니 나와 나의 세대는 어느샌가 쓰레기가 되어있었으며 우리의 목소리는 아무도 들어주지 않게 되었다. 어느샌가 나는 권리는 없는 것 같은데 의무만 지는 가해자이며, 의무는 안지는데 피해를 입지도 않은 사람들이 피해자가 되어 있었다. 문재인은 평화쇼를 하는데 좀체 김정은은 평화를 생각도 안하는 것 같고... … 그렇게 나는 계엄 다음날부터 윤석열을 지지하게 되었다. 여성가족부 폐지도 사실은 민주당의 과반의석으로 반대하였고 예산을 올린 것도 민주당이더라. … 그렇게 나는 그들이 말하는 ‘극우’가 되었다.” 과감한 사회적 총파업으로, 극우세력 청산에 나서자 극우세력은 대규모의 전투적 대중운동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 극우 대중운동이 더 강력한 힘으로 제압되지 않는다면, 노동자운동을 비롯해 여성운동, 장애인운동, 성소수자운동, 이주노동자운동 등 모든 급진적 대중운동을 해체하기 위해 더욱 날뛸 것이다. 이들의 직접적인 대중행동은 노동자 조직들에 대한 전면적인 공격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눈치를 보는 국민의힘’을 보다 확실한 극우정당으로 재편하거나, 독립적인 극우정당 창당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 극우세력이 의회 안팎에서 거리낌 없이 행동하는 상황은 극우정부 등장으로 귀결될 수 있다. 그런 일이 몇 달 뒤에 일어날 수도 있지만, 몇 년 뒤에 일어날 수도 있다. 그렇게 극우정부가 등장하게 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극우정부의 공격은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이주노동자들에게도 끔찍한 일들을 만들어내겠지만, 노동자들에게도 재앙을 만들어 낼 것이다. 불평등과 혐오에 맞서 싸우는 광장의 민중은 헌재의 판결을 바라보고 있을 때가 아님을 안다. 바로 그렇기에 투쟁하는 노동자와 함께 세상을 바꾸고자 한다. 조직된 노동자가 앞장서서 길을 열어야 한다. 그리고 호소해야 한다. 민주노조에 가입해 함께 싸우자고, 함께 일터를 멈추고, 연차를 쓰고, 조퇴를 하고 광장으로 모여 사회적 총파업을 만들자고! 그 힘으로 모든 내란세력을 척결하고 새 세상을 열자고! [2면] 극우세력은 민주당에 대한 환멸을 토대로 성장한다 - 민주당과 독립적인 노동자 민중의 투쟁으로 극우세력을 척결하자 트럼프 재집권, 2022년 이탈리아 극우정부 집권, 2023년 아르헨티나 극우정부 집권, 2024년 프랑스 총선 1차투표 극우 국민연합 1위 부상, 2024년 오스트리아 총선 극우 자유당 1당 등극, 2025년 독일 총선을 앞두고 2위로 부상한 극우 ‘독일을위한대안’ 등, 극우가 주요 국가를 뒤덮고 있다. 생존권 위기의 원인을 이민자, 여성·소수자에게 돌리는 혐오선동이 이들의 주요 무기다. 한국 역시 다르지 않다. 대중적 기반을 확대하는 극우에 맞서기 위해, ‘청년 극우’가 만들어진 과정을 살펴보자. 젊은 남성은 원래 극우적이었나? 2022년 대선 당시 방송3사가 집계한 20대 남성의 윤석열 투표율은 58.7%, 30대 남성의 경우 52.8%에 달했다. 그렇다면 젊은 남성은 원래 국민의힘 성향이라서 윤석열을 지지했는가? 아니다. 문재인 취임 직후인 2017년 6월,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20대 남성의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지지율은 87%에 달했다. 문재인이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한 것이 2017년 2월임을 감안하면, 20대 남성 다수가 애초 '페미니즘'을 적대한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에 큰 기대를 걸었던 20대 남성은 정부에 실망했다. 즉,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선언한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급격한 회의가 이들을 윤석열로 이끈 것이며, 특히 '조국 사태'는 그 중요한 촉매였다. 문재인 정부는 평등하지도,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았음을 스스로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성폭력 가해자를 추모하는 ‘민주당식 페미니즘’의 위선과 허구가 여성혐오를 확대했다 문재인 정부 일련의 과정에서, 실질적 삶의 개선 없는 껍데기뿐인 '성평등' 정책은 극우·보수세력의 악선동에 젊은 남성들을 노출시켰다. 돌아보자. 극우세력이 주장하는 대로 문재인 정부가 여성을 위해 남성을 역차별했는가? 물론 아니다. 문재인은 후보 시절 성별임금격차를 OECD 평균인 15%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약속했으나, 여전히 한국은 OECD 성별임금격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연평균 최저임금인상률은 7.2%로 역대 정부 중 뒤에서 두 번째였고, 심지어 박근혜 정부의 7.4%보다 낮았다. 일자리위원회를 설치하고, '일자리 상황판'을 요란하게 전시했지만, 자본 편에 선 문재인 정부는 여성에게건 남성에게건 양질의 일자리를 늘릴 수도 없었다. 문재인 정부 하에서 늘어난 것은 여성 고위공무원, 공기업 여성 임원들뿐이다. 문재인 정부는 2022년까지 여성 고위공무원 비율 10%, 여성 공공기관 임원 비율 20%를 달성한다는 '공공부문 여성 대표자 확대'를 내세웠고, 실제로 여성 대표자는 늘어났다. 그러나 더 많은 여성착취자와 여성억압자를 만드는 것이 어떤 평등을 담보할 수 있단 말인가? 심지어 '페미니즘'을 앞세워 집권하고서도 박원순 등 성폭력 가해자를 감싸고 추모하며, 피해자에게 집단적 린치를 가하는 민주당의 위선은, '민주당식 페미니즘'에 대한 젊은 남성의 냉소를 확대했을 뿐이다 문재인 정부는 남녀노동자 모두의 삶을 더 안정적이고 평등하게 만들기는커녕, 보수세력의 반페미니즘 혐오선동에 촉매를 제공했을 뿐이다. 현재 피부로 느껴지고 통계로 드러나는 20·30대 남성층의 낮은 광장투쟁 참여율은 '도로 민주당 정부'에 대한 불신과 직결되어 있다. 바로 지금, 계급적이고 변혁적인 페미니즘 운동을 확대하자. 그 과정에서 모든 여성·소수자 혐오를 척결하자. 노동자 민중이 새 세상을 향해 길을 열자 윤석열 정부를 만든 것은 민주당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감이다. 문재인 정부가 ‘평등하고, 공정하며,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어서가 아니라, 문재인 정부가 내건 모든 약속이 허구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로 그렇기에, 극우세력을 제압할 힘은 노동자 민중에게 있다. 이미 노동자 민중은 그런 역량을 분명히 보여줬다. 수백만이 윤석열 탄핵과 구속을 위해 거리로 나왔고 남태령, 한강진에서 중요한 투쟁을 해냈다. 전장연 투쟁, 거통고 조선하청지회 투쟁, 세종호텔 투쟁, 지혜복 교사의 투쟁 등에 당도하는 연대의 물결은 계급투쟁의 범위와 주체를 전례 없이 확대할 가능성을 드러내고 있다. 지금 당장, 노동자 민중이 함께, 극우세력을 진압할 투쟁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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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성명] HD현대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불법 점령 공모를 지금 당장 멈춰라지난 1월 19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합의한 42일 간의 휴전안이 발효되었다. 그러나 휴전안이 타결된 15일 직후에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굴착기를 사용하여 주민들의 주택을 파괴했다. 영상에서 보이는 굴착기에는 두산인프라코어 로고가 선명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2021년 HD현대가 인수 합병한 기업이다. 우리는 한국 기업이 이스라엘의 불법 점령과 집단학살로 오랫동안 고통받아 온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또 다른 고통을 안기며 이스라엘의 불법 점령에 공모하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 참담함을 느끼며, HD현대가 이스라엘과의 거래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한국 기업의 중장비가 팔레스타인 파괴에 사용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국제 사회는 2013년부터 HD현대(전 현대중공업) 중장비가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강제 이주와 이스라엘 불법 정착민들을 위한 정착촌 건설에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스라엘과의 거래 중단을 촉구해왔다. 또한, HD현대가 자사 제품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가옥 파괴에 사용되는 것에 대한 책임을 인지하고 합당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HD현대는 전수조사 결과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지금까지 그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휴전 협상이 한창 진행되던 1월 초중순, 이스라엘은 민간 회사를 고용해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가옥 파괴를 이어오며 1948년 건국 이전부터 실시하던 인종청소를 가속화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지난해 11월 말 서안지구에서 불법 정착촌 건설 전문 민간 업체를 고용하여 불법 유대인 정착촌 재건을 준비했다. 명백한 전쟁범죄 행위이다. 이 모든 불법 행위에 한국 기업 HD현대의 중장비가 사용되었다.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유엔 기업과 인권 이행 원칙>에 따르면, 모든 기업은 기업 활동이 인권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하거나 이에 기여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경우 적극적으로 대처할 책임이 있다. 더구나 지난해 9월 유엔 총회에서 통과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불법 점령 12개월 내 종식 결의안」은 유엔 회원국에 “자국민과 자국의 관할권 하에 있는 기업 및 단체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지에서 조성한 불법적 상황을 인정하거나 유지하는 데 지원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HD현대는 지금 즉시 이스라엘이 불법 점령지에서 자행하고 있는 전쟁범죄 공모 행위를 중단하라. 자사의 굴착기가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가옥을 파괴하여 불법 유대인 정착촌 건설에 이용되고 있는지 철저히 조사하라. 그리고 지금 즉각 이스라엘과의 모든 거래를 중단하라. 이미 공개된 영상들이 HD현대가 이스라엘 전쟁범죄 행위 공모자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이제 그 연결고리를 끊어야 한다. 2025년 1월 24일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시민사회 긴급행동 (231개 단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