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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해고와 인센티브제에 맞서 투쟁하는 콜센터 노동자들저축은행중앙회 통합콜센터 노동자들이 부당해고 철회와 원직복직을 요구하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 노동자들이 인센티브제 폐지를 요구하며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민간부문과 공공부문을 떠나 이 저임금, 불안정 노동에 시달리는 콜센터 노동자들의 투쟁은 노조법 2,3조 개정, 용역회사 자회사 철폐투쟁이 필요한 이유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통합콜센터 해고노동자들: 동료의 억울함을 외면할 수 없어 시작된 투쟁* ** 2023년 6월 7일, 저축은행중앙회 통합콜센터 해고노동자들과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 노동자들을 비롯한 연대단위들이 저축은행중앙회 앞에서 투쟁문화제를 열었다. 서울 공덕역 인근, 서울서부지방법원 바로 맞은편 저축은행중앙회 앞에서는 작년 말, 용역업체 변경과정에서 계약종료로 일자리를 잃은 3명의 노동자가 6개월째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투쟁의 발단은 용역업체 변경에 따른 해고였다. 올해 새로 들어온 용역업체 효성ITX는 애초 기존 상담노동자들을 100% 고용승계하겠다던 약속을 어기고, 4명의 노동자를 해고했다. <참여와 혁신>에 보도된 지난 4월 기자회견 당시 이하나 해고노동자의 발언에 따르면, 효성ITX는 12월 26일과 27일, 계약만료를 3일 남겨두고서 단 10분의 면접을 통해 최장 3년 2개월을 일한 장기근속자들 4명에게 계약불가를 통보했다. 구체적인 채용 거절 이유도 알려주지 않았다. 그렇게 현재 싸우고 있는 해고노동자 3명 중 서금호, 정금숙 씨가 해고됐다. 면접 때 해고된 4명의 노동자들은, ’억지를 부리는 고객에게 사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직위해제를 당한 사람들의 복직을 요구하는 대자보를 붙였던 이들’이었다. 이하나 조합원은 이것이 ‘명백한 표적해고’라고 말했다. 싸우고 있는 해고노동자 이하나 씨를 포함한 6명의 다른 노동자들은, 당시 면접으로 인한 계약종료 통보를 받지는 않았다. 그러나 오랫동안 같이 일해온 동료 노동자들이 부당하게 해고되는 모습을 가만히 두고볼 수 없었다. 그래서 효성ITX에게 고용승계를 이행하지 않은 것을 문제제기했다. 그러자 효성ITX는 문제를 제기한 6명의 상담사들과도 계약을 진행하지 않았다. 처음 면접에서 해고된 4명의 노동자들은 동료 노동자가 억지를 부리는 고객에게 사과하지 않았다고 부당하게 직위해제를 당하는 걸 두고볼 수 없어 용기를 냈던 노동자들이었다. 이후 해고된 6명의 노동자들은 동료가 부당하게 해고되는 걸 참고 있을 수가 없어 용기를 냈던 노동자들이었다. 이들의 투쟁은 동료노동자의 억울함과 부당함을 외면할 수 없어 용기를 냈기 때문에 시작된 투쟁이었다. 해고될 당시 노동자들은 노동조합도 없었다. 망설이다 무작정 피켓을 만들어 저축은행중앙회 앞에서 피켓시위를 시작했다. 이전에 명동에서 일을 했던 이하나 조합원은 세종호텔 노동자들이 호텔 앞에서 피켓시위를 하는 모습을 출근할 때마다 지켜봤으며, 그 모습을 떠올리며 피켓시위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렇게 피켓 시위를 하던 노동자들은 인터넷을 검색하다 노동조합을 발견했고, 그렇게 공공운수노조 희망연대노조에 가입하게 되었다고 한다.그리고 지금까지 원직복직 투쟁을 이어오고 있다. 6월 8일, 선릉역 유니에스 본사 앞에서 열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결의대회에서 저축은행중앙회 통합콜센터 해고노동자 이하나 씨가 연대발언을 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 노동자들: 상담노동자를 경쟁과 죽음으로 내모는 인센티브제를 폐지하라! 한편 선릉역 8번 출구의 ‘유니에스’ 본사 앞에서는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선전전을 하며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 노동자들을 볼 수 있다. 이들은 서울2센터의 조합원들로, 지난 6월 1일 확대간부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전면파업을 하고 용역업체 ‘유니에스’의 ‘인센티브 개악안 철회’를 요구하며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선릉역 유니에스 본사 앞에서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고 선전전을 아침부터 저녁까지 진행하고 있다. 투쟁의 발단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용역업체의 인센티브제 개악이다. 인센티브제는 콜센터 상담사들을 ‘콜수’로 순위를 매겨서 SS부터 A,B,C 등 등급을 나누고 이 등급에 따라 차등적인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콜센터 노동자들을 경쟁의 노예로 내모는 끔찍한 노무관리 수법이다. 인센티브제로 인해 상담사는 콜수 압박에 시달리고, 휴식시간 부족과 스트레스로 온갖 질병에 시달린다. 인센티브제의 해악은 자살로 내몰린 콜센터 현장실습생을 다룬 영화 ‘다음소희’에서도 잘 드러난 바 있다. 덧붙여 인센티브제는 상담사들로 하여금 무조건 콜을 빨리 끊도록 유도하기 때문에, 내담자에게 필요한 충분한 정보를 차분하게 설명해주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그래서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설립했을 때부터, 줄곧 인센티브제 폐지를 요구해왔다. 그리고 설령 인센티브 경쟁에서 후순위로 밀리더라도, 공공성 강화를 위해 내담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정확히 확인하고 친절하게 알려주는, 공공성 상담을 현장투쟁의 일환으로 진행해왔다. 그런데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고객센터 노동자들이 친절한 상담을 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5월 1일부터 생산성 강화를 목적으로 평가지표를 변경하여 1인당 75건의 전화 응대건수라는 기준치를 신설했다. 이 기준은 행정관리인력과 각종 휴가자를 포함한 것으로, 실제 출근하는 상담인원을 기준으로 공단이 정한 평가점수에 만점을 받기 위해서는 한 사람의 상담사가 1일 평균 101.4건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이런 평가지표 변경과 짝을 맞춰, 서울2센터의 민간위탁을 맡고 있는 업체 ‘유니에스’는 5월부터 ‘1인당 평균 80콜 이상 받지 않으면 인센티브를 지급하지 않겠다’고 노동자들에게 통보했다.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 노동자가 80콜 이상 받지 않으면 인센티브를 주지 않겠다는 규정을 신설하며, 유니에스가 '도덕적 해이'를 언급한 것을 비판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이에 지난 5월 8일,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 노동자들이 유니에스 본사에 찾아가 새로운 ‘80콜 규정’의 철회를 요구하며 면담을 요청했으나, 유니에스는 6월 12일 현재까지도 ‘80콜 규정’을 철회할 의사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 6월 8일 교섭에 들어갔던 김금영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 서울지회장의 발언에 따르면, 사측은 교섭자리에서 “농성하기 좋은 날씨이지 않냐”라면서 오히려 투쟁에 나선 노동자들의 절박함을 조롱했다. 이에 분노한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 노동자들은 전면파업을 2주 가까이 이어가며 오늘도 선릉역에서 투쟁중이다. 대표적인 저임금 불안정 여성 직종인 콜센터 산업*** ‘금융산업 외주화와 콜센터 노동의 변화’ 토론회를 요약한 <노동과세계>의 보도에 따르면 텔레마케터 산업 종사자는 정확한 산업조사는 없으나 약 40만 명으로 추산되는데, 그중 45%가 직영, 47%가 아웃소싱업체이다. 자회사를 직영으로 포함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외주화 규모는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다수의 콜센터 노동자들이 외주화로 인해 고용불안에 시달리며, 저축은행중앙회의 사례에서 보듯이 노동조합도, 근로기준법도 없이 조금만 사측의 눈밖에 나거나 또는 사측의 필요에 의해서 언제든 해고되는 처지에 놓여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용기내어 투쟁하고 있는 이 콜센터 노동자들의 투쟁이 더욱 절박하고 중요하다. 저축은행중앙회 이하나 조합원은 6월 7일 저축은행중앙회 앞에서 진행된 투쟁문화제에서 “우리가 포기하면 우리같은 사람들이 또 거리로 나오게 될 테니까 이번주까지만 버텨 보자, 이번달까지만 버텨보자 하며 이어온 투쟁이었다”라고 말했다. 저축은행중앙회 해고노동자들과 연대하러 온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 김금영 지회장도 같은 날 발언에서 “수많은 상담사들이 우울증, 건강악화, 노동착취에 시달리며 해고로 거리에 나앉는 이런 사태가 매일 같이 일어나 가슴이 아프다. 콜센터 산업종사자가 40만 명이라 하는데, 강산이 변해도 여성이 집중된 노동에는 비정규직, 간접고용, 전자감시, 감정노동, 높은 이직률 같은 말이 따라붙습니다. 왜 우리는 이렇게 살아야 합니까?”라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김금영 서울지회장이 6월 7일 저축은행중앙회 통합콜센터 해고상담사 원직복직을 위한 투쟁문화제에서 연대발언을 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국민건강보험이 책임지도록 만드는 것이 노조법 2,3조 개정 투쟁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원청으로서 노동자들의 고용과 노동조건에 책임을 져야 하지만, 오히려 투쟁하는 노동자들에게 내용증명을 보내 “위탁운영사업과 관련한 인력채용 등은 효성ITX의 고유 권한으로 저축은행중앙회와는 무관한 사항”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하는 저축은행중앙회가 마치 귀하와 효성ITX 사이의 고용문제에 책임이 있는 것처럼 호도하는 피켓을 사용했고, 같은 내용의 발언을 함으로 저축은행중앙회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효성ITX 뒤에 숨어 노동자들을 해고하는 원청 저축은행중앙회의 파렴치한 태도는 노조법 2,3조 개정으로 원청의 사용자성을 강제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를 여실히 보여준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또한 먼저 생산성 강화를 목적으로 평가지표를 변경하고, 용역업체인 유니에스로 하여금 노동자들을 공격하도록 만든 주범이지만, 뒷자리로 물러나 노동자들의 투쟁을 관망하고 있다. 애초에 용역업체가 인센티브제로 노동자들을 경쟁시켜 나눠주는 돈은 모두 상담사가 당연히 받아야 하는 직접인건비이다. 그런데 직접인건비 중 최저임금 수준을 제한 나머지 돈을 회사가 마음대로 인센티브제라는 기준을 세워 노동자들에게 차등분배하며 중간착취를 해왔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노동자들의 경쟁을 강화하기 위해 이를 방치했다. 중간착취로 노동자들을 최저임금으로 내몰고 경쟁을 강요하기만 하는 자회사, 용역회사를 철폐시키고 원청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문제를 직접 해결하도록 만들자. 콜센터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인센티브제 폐지를 위해 싸우는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 노동자들도, 노동조합도 없는 상태에서 무작정 용기내어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왔던 저축은행중앙회 해고노동자들도 본능적으로 말하고 있다. 그들의 투쟁이 노동조합도 없이 유령처럼 떠도는 40만 콜센터 노동자들을 대변하는 투쟁이라는 것을. 이제 이 투쟁을 함께 사수하고 승리로 이끌어내는 것이 민주노조 운동의 과제일 것이다. 원청인 저축은행중앙회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책임을 지고 해고된 노동자를 원직복직시키고 인센티브제를 폐지하도록 민주노조 운동이 함께 만들어내는 것이 노조법 2,3조 개정을 진정으로 실현하는 길일 것이다. *참조기사 *언제든 '짤릴 각오'해야만 하는 콜센터 노동자들 - 참여와혁신 (laborplus.co.kr) **저축은행중앙회 콜센터 해고노동자 세 명의 바위치기 - 참여와혁신 (laborplus.co.kr) ***콜센터가 비핵심 업무? 이미 금융기관내 주요부서로 기능해 < 현장투쟁 < 산별/지역 < 기사본문 - 노동과세계 (kctu.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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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혼란에 빠진 빅 테크: 자본주의의 주요 성장 엔진이 멈추다(IT 스타트업의 절반이 이용하는 은행이었던 실리콘밸리 뱅크가 지난 3월 10일 파산했다) 사진=NPR - 케이샤 테일러, 에디 맥케이브 2023년 3월 30일 1990년대 후반 닷컴 버블 붕괴 이후 최악의 위기에 직면한 IT산업은 혼란 상태다. 주가는 큰 폭으로 변동하고 이윤은 축소됐으며 수십만 명의 노동자가 해고됐다. 미국의 IT 기업들은 2022년에 해고를 649% 증가시켰으며, 전 세계적으로 161,411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2023년에는 첫 3개월 동안 155,462명이 해고되었으며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10월 일론 머스크가 440억 달러에 트위터를 인수한 후, 트위터 직원들의 상황이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머스크는 자신의 터무니없는 금융 거래를 만회하기 위해 인력을 절반(3,700명)으로 감축하는 결정을 내렸고, 남은 직원들에게 '하드코어한' 업무 환경에 전념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많은 직원이 이 제안을 거부하고 자진 퇴사하여, 트위터에는 전체 인력의 30%만 남게 되었다. 다른 유명 대기업들도 비슷한 비용 절감 조치를 취하고 있다. 11월 이후 Amazon은 2만 7,000명, Meta는 2만 1,000명, Google의 모기업인 Alphabet은 1만 2,000명, Microsoft는 1만 명을 감원했다. 수천 개의 소규모 테크 기업들도 규모를 축소하고 있으며, 많은 스타트업이 파산하고 있다. 빅 테크 위기는 자본주의 경제 전반의 위기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이며, 이는 최근 일련의 은행 파산, 특히 "벤처캐피탈의 지원을 받는 IT 스타트업의 거의 절반이 이용하는 은행이 된" 실리콘밸리 은행의 파산에서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지는 전했다. IT 및 금융 분야의 위기는 공급망 붕괴를 비롯한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제국주의적 긴장의 심화, 기후 변화, 수년에 걸친 빈혈성 성장과 이윤율 하락 등 자본주의 경제의 여러 다른 문제로 비롯된 산물이며, 인플레이션의 악순환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는 전 세계 중앙은행의 정책에 의해 강화되고 있다. 지난 15년 동안 IT 부문의 호황은 저금리와 이로 인해 부추겨진 투기로 인위적으로 부풀려졌다. 많은 IT 기업의 성장은 (그리고 심지어 그 존립은) 실질적인 수익성이 없는 상황에서 값싼 신용에 의존해 왔다. 이러한 신용이 없다면 이들 기업은 지위를 유지하는 게 (경우에 따라서는 그저 생존하는 것조차) 매우 힘겨울 것이며, 오늘날 우리가 목격하는 기업들의 다운사이징은 그러한 사실이 처음으로 공공연하게 드러난 것이다. 사진=Greater Pacific Capital 빅 테크의 급부상 의심할 여지 없이 이 위기는 IT 분야뿐만 아니라 자본주의 시스템 전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IT 산업의 시장 가치는 약 5조 2,000억 달러로 전 세계 GDP의 5%에 달한다. 2022년 시가총액 기준 세계 10대 기업 중 7곳이 IT 기업인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TSMC, 메타였다. 2020년까지 매년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기하급수적으로 기업가치가 상승하는 등 여러 면에서 IT 기업과 닮은 테슬라까지 포함하면 8개가 된다. (테슬라는 2020년까지 매년 적자를 기록했고, 심지어 자체 전기차를 판매하는 것보다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에 탄소 배출권을 판매하여 더 많은 수익을 올렸다) 20년 전만 해도 이 목록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IBM이라는 두 개의 IT 회사만 포함되어 있었다. 이 기업들은 세계에서 가장 큰 기업들일 뿐만 아니라, 이들의 부상과 업계 전반의 성장은 극적이었다. Amazon은 1995년에, Google은 1998년에 설립되었고, Facebook은 2004년에, Uber는 2009년에, Zoom은 2011년에 설립되었다는 점을 고려해 보라. 이제 이 회사들은 거의 독점 기업처럼 다양한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또한 이 회사들에 지난 10년간 전 세계 부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1위까지 차지한 창립자 및 CEO가 있다는 점도 생각해보라. 이들의 개인 재산 축적은 놀랍고도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예를 들어, 2010년 마크 저커버그(메타)와 제프 베조스(아마존)의 재산은 각각 69억 달러와 126억 달러였지만, 전성기였던 2021년에는 1,400억 달러와 2,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일론 머스크는 2012년에 억만장자가 되었고, 2021년에 그의 재산은 3,400억 달러로 평가되었다! 전 세계적인 팬데믹이 절정에 달했던 그 말도 안 되는 정점 이후, 이들의 개인 재산은 다시 크게 감소하여 2023년 2월 머스크의 순자산은 1,870억 달러로 추정된다. 그래도 그는 여전히 지구상에서 가장 재산이 많은 사람이다. 이러한 금액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규모이다. 하지만 그 급격한 변동성(2022년에 머스크가 잃은 재산은 인구가 거의 천만 명에 달하는 헝가리의 국내총생산(GDP)에 해당한다)은 그들 비즈니스의 핵심에 있는 불안정성을 반영한다. 사진=Guardian 근본적인 취약성 IT 부문은 인터넷 시대가 커뮤니케이션을 변화시킨 이래, 점점 더 일상 생활의 많은 측면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최근 수십 년 동안 자본주의 경제에서 가장 역동적인 부문이었다. 혁신과 기술 발전도 분명 그 일부이긴 하지만, IT 부문의 성장에 있어 보다 중요한 요소는 금융 투기이며, 이는 지속적인 현금 유입으로 이어져 주가를 부풀리고 실제 혁신이 보장하는 수익보다 훨씬 더 많은 투자로 이어진다. 암호화폐의 급격한 상승과 하락은 이러한 현상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이다. 전반적으로 이윤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계속 성장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은 분야인 IT 산업에 큰 베팅을 해왔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각국 중앙은행이 양적 완화(통화 공급 확대)와 저금리(값싼 신용 공급) 정책을 추진하면서 투자자와 기업들은 앞다투어 투자에 나섰다. 여기에는 혁신과 생산성을 뒤로 하고 그저 단기간에 부자가 되는 걸 추구하는 투자방식도 포함됐다. 예를 들어, 한때 세계 최고의 디지털 통신 회사였던 Cisco는 지난 20년 동안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말 그대로 자기 회사 주식을 사는 행위)에 같은 기간 수익의 95%에 달하는 1,523억 달러를 지출했다. 그 결과 당연하게도 경쟁사, 특히 R&D에 실제로 투자한 중국 5G 기업들에 비해 뒤처지게 됐다. 전 세계 거의 모든 주요 기업, 특히 IT 분야의 기업들은 이와 유사한 관행에 종사하고 있다. 그 결과 장기간에 걸쳐 수익이 (심지어 매출조차)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정상적으로는 파산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고 생존하는 '좀비 기업'이 만연하게 되었다. 이러한 기업들은 저렴한 대출 공급 덕에 계속 살아남을 수 있었다. 상황을 단적으로 설명해 보자면, 1990년에는 세계 주요 경제 상장 기업 중 1.5%가 좀비 기업으로 간주되었지만, 2020년에는 그 비율이 7%로 증가했다. 현재 금리를 인상하고 있는 여러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 변화를 고려할 때, 이들 기업은 분명히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으며, 현금 투입으로 크게 부양됐던 IT 부문 전체도 더 이상 값싼 현금 투입이 불가능해지며 마찬가지 위험에 처해 있다. 물론 그 영향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닥쳤을 때 상황이 얼마나 더 심각해질지는 아직 미지수이나, 상황이 더 심각해질 것임은 분명하다. 금리 인상의 동기 중 하나는 인플레이션에 맞서 더 나은 임금과 노동조건을 원하는 노동자들의 요구를 차단하기 위해 경기 침체를 유발하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장이 아닌 노동자가 가장 큰 타격을 입는다 모든 자본주의 위기가 그러하듯, 그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이윤율 회복을 위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해고를 당하거나 임금 하락과 노동조건 악화로 고통받는 노동자들이다. 이 노동자들의 노동이 없다면 현금 투입과 값싼 신용도 아무 소용이 없고 매년 수천억 달러를 벌어들일 수도 없다. 하지만 그것은 이들에게 중요하지 않다. 일이 잘못되면 이러한 기업들이 경쟁사에게 표출하던 무자비함은 기업 내부의 노동자에게 향한다. Slack의 전 최고 인사 책임자였던 나디아 롤린슨은 뉴욕 타임즈에 실린 기사에서 이를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정리해고는 새로운 보스주의 시대의 일부입니다. 경영진이 그간 너무 많은 통제권을 포기했기 때문에, 직원들로부터 다시 통제권을 되찾아야 한다는 개념인 것이죠. 20년 동안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싸워온 최고 경영자들은 이제 수년간의 관리 방종을 조정하여 자격을 갖춘 노동자 세대를 남기기 위해 이 시기를 이용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및 디자인과 같은 IT 직종은 일반적으로 보수가 높고 인기가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모든 노동자와 마찬가지로 착취를 당하고 있다. (임금이나 복리후생으로 받는 것보다 고용주에게 더 많은 가치를 가져다 준다). 이번 위기 이전에도 IT 기업 내 주요 트렌드는 직접고용된 직원을 훨씬 적은 권리와 열악한 조건을 가진 계약직으로 대체하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2018년부터 구글에서는 계약직 직원 수가 정규직 직원 수를 넘어섰다. 또한, 이들의 업무는 종종 매우 압박적이고 까다로우며 자신의 업무가 생각만큼 의미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등 번아웃이나 지치는 경우에 대한 보고가 많다. IT 노동자들은 일반적으로 사회를 위해 기술을 사용하기보다는 다른 노동자에 대한 착취를 강화하거나, 대량 감시에 가까운 데이터 수집 행위 등 광고주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광고를 노출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엑손모빌과의 단 한 번의 계약으로 연간 34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추가로 배출하며 '탄소 네거티브' 목표를 한 번에 박살냈다.) 사진=TVC NEWS 이윤 창출을 위한 IT 활용에서 벗어나기 이러한 IT 기업들은 친근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진실과는 거리가 멀다. 2018년, 수천 명의 직원들이 구글의 미군 프로젝트용 기술 개발을 공개적으로 비난하자 구글은 행동 강령에서 "악이 되지 말라"는 유명한 모토를 조용히 삭제했다. 빅 테크 기업들은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 탄소 배출량 감축, 신기술 개발의 선두주자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실은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는 쉘, BP, 셰브론, 엑손모빌 등의 기업이 화석 연료를 더 빠르고, 더 효율적이고, 더 수익성 있게 발견하고 추출할 수 있도록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엑손모빌과의 단 한 번의 계약으로 연간 34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추가로 배출하며 '탄소 네거티브' 목표를 한 번에 박살냈다. 빅 테크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가장 은밀한 사례 중 하나는 소셜 미디어에서 찾을 수 있다. 이러한 플랫폼은 연결, 소통, 표현을 위한 거의 무한한 기회를 제공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플랫폼은 사람들이 어떤 대가를 치르든 아랑곳하지 않고 (특히 광고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개발됐다. 검색, 클릭, 심지어 스크롤을 잠시 멈출 때마다 우리의 불안감을 교묘하게 악용하여 불필요한 제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타겟 광고가 쏟아진다. 이러한 앱은 광고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도파민 보상 반응을 악용하여 사람들이 스크롤을 계속 내리며 가능한 한 오랫동안 광고를 보도록 설계되었다. 소셜 미디어가 특히 젊은 사람들에게 미치는 정신 건강의 해악은 점점 더 분명히 규명되고 있으며, 청년들의 섭식 장애를 고의적으로 조장하는 알고리즘도 점점 더 많이 밝혀지고 있다. 마찬가지로 소셜 미디어 알고리즘은 우익 및 극우 콘텐츠가 사람들에게 훨씬 더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광고 및 모니터링 데이터로 인해 저장 및 처리 시설의 필요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여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개의 데이터센터가 확장되고 있으며, 각 시설에는 수천 또는 수만 대의 서버가 있어 국가 전체보다 더 많은 환경 자원을 소비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현재 전 세계 에너지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의 거의 1%를 차지한다. 비교해 보자면 항공 산업은 배출량의 2%를 차지한다. 효율성이 크게 개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데이터센터는 전 세계 전력 사용량의 약 1%를 차지하며(암호화폐 채굴은 제외), 2030년까지 아일랜드 에너지 수요의 최대 30%까지 소비할 수 있어 아일랜드 국내 에너지 공급을 위협하고 있다. (옮긴이 주: 아일랜드는 낮은 전기료, 정부의 제도적 지원, 서늘한 날씨 등으로 미국 IT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를 집중적으로 건설하는 지역이다.) 새로운 기술은 커뮤니케이션, 조직, 교육, 창의성 측면에서 인류에게 엄청난 잠재력을 제공하지만, 이윤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자본주의 시스템에서는 완전히 파괴적이다. IT 산업이 사적 이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공공 소유로 전환되고 사회적, 환경적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며 노동자와 사용자(user)에 의해 민주적으로 운영된다면 산업 전체가 변화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IT 산업은 광고, 데이터센터의 낭비, 정신 건강에 대한 파괴적인 영향, 파괴적인 화석 연료 산업과의 결탁을 제거할 수 있으며 안정된 일자리와 노동조건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는, 끝없이 파괴당하는 지구를 구하면서 인류를 발전시키려는 목적 아래 민주적으로 관리된다면, 모두를 위한 진정한 무료 오픈소스 자원이 될 수 있다. 원문 : Big Tech in Turmoil: Capitalism’s Main Growth Engine Stuttering / International Socialist Alternative ( https://internationalsocialist.net/en/2023/03/global-economy) 역자 : 양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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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30%인상 연속기고] 최저임금제도, 모든 노동자에게 보장하라최저임금제도는 평등한가? 대선기간 윤석열 대통령이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주장해 논란이 됐다. 그러나 최저임금은 이미 오랫동안 차등적용되어 왔고, 지금도 그렇다. 예컨대 2007년 이전까지 경비노동자 등 감시·단속적 노동자에게는 심신의 피로가 적다는 이유로 최저임금 적용이 제외되었다. 2015년이 되어서야 경비노동자 등 감시·단속적 노동자는 최저임금 100%를 받게 되었고, 2017년에 들어서야 최저임금법 개정으로 감시·단속적 노동자에 대한 적용예외 조항이 삭제됐다. 1년 이상 계약하는 노동자에게 수습기간 3개월 동안 최저임금의 90%를 줄 수 있다는 수습기간 최저임금 감액 조항(최저임금법 5조 2항)은 여전히 존재한다.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 늘어나는 최저임금제도 바깥의 노동자들 최저임금 적용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은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 특수고용과 플랫폼 노동자들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9년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특수형태근로(특수고용) 종사자의 규모추정을 위한 기초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특수고용 노동자 규모는 최소 166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임금노동자 중 최저임금법과 4대보험 적용을 받는 ‘진성 임금노동자’를 제외한 74만 명과, 1인 자영업자 중 ‘진성 1인 자영업자’를 제외하고 특수고용직의 네 가지 특징을 가진 91만 명을 합한 것이다. 또한 ‘진성 1인 자영업자’에 해당되지 않으나, 특수고용직의 네 가지 특징 중 한 가지 이상이 해당되지 않는(종속성이 낮은) 이들은 55만 명으로, 이들까지 특수고용으로 포함하면 최대 221만 노동자가 특수고용 형태로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받지 못하고 일을 한다고 볼 수 있다. 2011년 고용노동부 실태조사(130만 명)와 비교하면 7년 새 100만 명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플랫폼 노동자 증가세는 폭발적이다. 2022년 12월 고용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온라인 플랫폼(스마트폰 앱이나 웹사이트 등)의 단순 중개‧소개 또는 알선을 포함한 광의의 플랫폼 종사자는 약 292만 명으로, 2021년 약 220만 명에 비해 1년 사이 약 72.2만 명(32.9%) 증가했다. 일의 배정 등에 영향을 미치는 플랫폼을 매개로 노무를 제공하는 협의의 플랫폼 종사자는 80만 명으로, 2021년 약 66만 명 대비 13.4만 명 증가했다. 2020년 협의의 플랫폼 종사자가 22만 명 규모임을 감안하면, 협의의 플랫폼 종사자는 2년 사이 4배 가까이로 늘어난 것이다. 이렇게 늘어난 플랫폼 노동자들은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받지 않고, 실제로 최저임금을 하회하는 실질임금을 받는다. 2022년 3월 31일 플랫폼 노동자 적정소득 토론회에서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플랫폼, 특수고용 노동자 21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플랫폼 노동자들의 월 평균 실수입은 125만2천 원에 불과했다. 이는 시간 당 7,289원 꼴로,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시급이다. 특히 여성이 훨씬 많이 종사하는 가사서비스 노동자는 시간 당 실수입이 2,151원밖에 되지 않았다. 설문조사 응답자의 83.9%는 월평균 수입이 150만 원 미만이라고 답했다. 배달라이더를 비롯한 협의의 플랫폼 산업 노동자들은 2년 사이 4배로 늘었다 진정 ‘모든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최저임금 투쟁의 역동성을 되찾자 플랫폼과 특수고용이란 이름으로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노동자 규모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폭증하는 특수고용, 플랫폼 노동자들을 최저임금 투쟁 주체로 세워야 한다. 최저임금 투쟁은 최저임금을 올리는 투쟁이자, 동시에 최저임금제도 바깥 노동자들에게 제도를 확장하는 투쟁이 되어야 한다. 플랫폼, 특수고용 노동자를 포괄한다면, 훨씬 역동적인 최저임금 투쟁이 가능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플랫폼과 특수고용 노동자들을 최저임금 투쟁에 함께하도록 할 수 있을까? 다양한 업종별 특성으로 여전히 구체적 방안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화물노동자나 배달라이더의 ‘안전운임제’, ‘안전배달료’와 같은 요구에서 기본적인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전체 운임(배달료)에서 기름 값, 유지비 등을 빼고 노동자가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을 기준으로 삼고 ‘최소한의 금액’ 이상으로 임금체계를 설계하자는 노동자들의 요구는 해당 업종 최저임금제도의 성격을 지닌다. 힘과 의지만 있다면 소위 ‘건당’으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도 얼마든지 최저임금제를 적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건당 최저임금’을, 시급 최저임금제도와 긴밀히 연결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예컨대 ‘건당 운임(배달료) 상승률이 최소한 당해 최저임금 인상률보다 높아야 한다’같은 조항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현행 최저임금법의 5조 3항에는 시간 당 최저임금을 계산하기 어려운 경우 ‘건당 최저임금’ 산정 방식을 대통령령으로 정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다. 이 조항을 활용해 최저임금 인상률과 연동된 특수고용, 플랫폼 노동자들의 최저임금법을 만들 수도 있다. 특수고용, 플랫폼 노동자들까지 최저임금 투쟁주체를 확대함으로써 ‘최저임금의 생활임금화’라는 노동운동의 목표에도 한걸음 더 가까이 전진할 수 있을 것이다. 안전운임제·안전배달료 같은 요구는 플랫폼·특수고용 노동자 최저임금투쟁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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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정세와 과제4] 2023년 정부 예산안, 자본가 부담은 줄이고 노동자 민중의 부담은 늘리는 ‘균형재정’사진: 연합뉴스 2023년 정부 예산안이 지난 12월 24일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자본가에게는 덜 걷고 더 퍼주고, 노동자 민중에게는 더 걷고 덜 주겠다는 것이 2023년 예산안에 담긴 윤석열 정부의 방향이다. 윤석열 정부는 노동자민중에겐 한없이 ‘작은 정부’, 자본가들에겐 ‘큰 정부’가 되겠다고 공언했다. 결국 윤석열 정부가 표방하는 ‘균형재정’은 노동자 민중을 위해 쓰일 예산을 자본가에게 넘겨주어 만드는 균형재정이다. 그 주요 내용을 살펴보자. 자본가에게는 ‘크고 든든한 정부’ 법인세율 인하, 반도체산업 지원 법인세율을 1%p씩 낮춘다. 2023년도 예산안과 함께 국회를 통과한 법인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연간 영업이익 3,000억 원 이상 대기업에 적용되는 최고세율(25%→24%)을 포함해 과표구간 세율을 1%포인트씩 낮추는 내용이 담겨있다. 2021년 기준 최고세율을 적용받는 3,000억 원 이상 과표구간에는 약 103개 기업이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2023~2027년 법인세 감세액은 24조4천억 원에 달한다.** 대기업 세액공제도 늘린다. 정부는 반도체·배터리·바이오 등 국가첨단전략산업 시설에 투자하는 대기업 세액공제를 6%에서 8%로 늘렸다. 정부는 산업지원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 반도체에는 1조 원의 재정을 지원하는데, 이를 통해 반도체 인력양성을 2만6천 명으로 확대하고 반도체 관련 유망기술 R&D 지원을 3,900억원으로 늘린다. 차세대 전지 기술력 선점과 기술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배터리 R&D에도 2030년까지 1조 원 이상을 투입한다. 자본가 고충처리에 전광석화 같은 정부 그런데도 자본가들은 불만족스러운 모양새다. 세계가 ‘조국이 먼저다’라며 자국우선주의, 보호주의를 강화하는데, 왜 한국은 그 흐름에 뒤쳐지냐는 것이다. 11월 30일, 한국무역협회는 ‘8%의 세액공제는 글로벌 트렌드에 한참 뒤쳐진다’는 불만을 토로한다. “미국에서는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자국 내 반도체 설비투자 기업에 25%의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한다. 일본 정부는 반도체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7,740억 엔(7조 5,000여 억 원) 규모의 보조금을 편성했다.” “대만 정부는 최근 자국에 본사를 둔 반도체 기업의 연구·개발(R&D) 및 설비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비율을 15%에서 25%로 높이는 '산업혁신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유럽연합(EU)도 움직이고 있다. EU는 최근 430억 유로(약 60조 원)가 투입되는 '유럽반도체법'(ECA)에 합의했다.” “25% 세액 공제를 추진하는 미국·대만 사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어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 전경련은 12월 22일 “법인세제 개편안 여야합의에 대한 입장”에서 법인세율 인하폭이 충분하지 못해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안타까움을 토로하더니, 이틀 뒤인 12월 24일에는 ‘반도체특별법 관련 조세특례제한법 국회통과에 대한 코멘트’에서 세액공제를 8%까지밖에 안 올렸다며 다시 한참 불만을 터뜨렸다. 그런데 일주일여가 지난 2023년 1월 3일에는 반색하며 새로운 입장을 발표했다.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시설투자에 대한 투자세액공제율을 대기업은 최대 25%, 중소기업은 최대 35%까지 상향하도록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마련하겠다는 정부의 결단을 환영한다.” 아니, 세액공제를 8%로 상향하는 개정안을 발표한 게 일주일 전이다. 그 사이 또 개정안을 낸다니, 정부가 언제 그런 결단을 했던가? 기사를 찾아보니 2023년 1월 10일, 기재부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반도체·이차전지 등 국가전략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기업·중견기업의 사업시설 투자에 대한 기본공제율을 8%에서 15%로 올린다고 한다. 임시투자세액공제까지 합치면 전경련이 말하는 ‘최대 25%’ 투자세액공제율을 대기업에게 안길 수 있는 내용이다. ‘반대의견이 있는 기관과 단체, 개인은 1월 12일까지 반대의견을 제출할 수 있고 반드시 구체적 이유를 명시하라’고 한다. 10일 발표한 예고안에 대해 12일까지 반대의견을 구체적 이유와 함께 제출하라니, 제출하란 건지 말란 건지 잘 모르겠다. 전경련의 아쉬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불과 일주일 만에 법을 또 바꿀 수 있는 성실한 정부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 밖에도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12월 22일 ▲금융투자소득세 2년 유예와 증권거래세 단계적 인하 ▲종합부동산세 공제한도 9억원으로 상향과 1세대 1주택 과세기준 12억 원으로 상향 ▲가업상속공제한도 대상 기업 연 매출액 4,000억 원 미만에서 5,000억 원 미만으로 인상 ▲가업상속공제한도 500억 원에서 600억 원으로 인상 등에 합의하며 자본가들의 세금 부담을 다방면으로 완화해주었다. 노동자민중에게는 ‘작은 정부’ 공공요금 인상: “위기 비용은 노동자민중이 감당하라” 기업들이 내야 하는 각종 세금은 깎는 반면에, 정부는 내년도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을 대폭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전기요금은 2022년 인상된 것보다 3배가량 더 오른다. 2022년 전기요금 인상액은 1킬로와트시(kWh)당 19.3원이었는데, 정부가 발표한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 담긴 내년 인상액은 kWh당 51.6원으로 작년보다 2.7배 높다. 가스요금도 작년보다 1.5배~1.9배 오를 예정이다. 산업부와 가스공사는 2023년 가스요금을 메가줄(MJ)당 최소 8.4원(2.1원씩 네 분기) 혹은 최대 10.4원(2.6원씩 네 분기) 인상하는 방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미 2022년 주택용 가스요금은 네 차례(4·5·7·10월)에 걸쳐 5.47원 올랐는데, 2023년 가스요금은 작년보다 최소 1.5배에서 최대 1.9배 더 오르는 셈이다.***** 전기, 가스요금 인상 명분은 한전과 가스공사의 적자와 미수금 해소다. 작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LNG 가격이 급등해 전력도매가격 또한 2배 이상 올랐다. 한전이 발전사에서 사오는 전력구매 단가가 전기요금을 넘어서기 때문에 한전 적자는 계속해서 증가해 2022년 영업적자는 34조 원에 이르렀다. 한전이 적자를 메꾸기 위해 발행한 회사채 규모도 13조9,900억 원에 이른다. 가스공사 미수금도 2022년 말 기준 1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전쟁으로 LNG 가격 자체가 높은 가운데다 ‘킹달러’로 수입물가가 더 오른 결과다. 한전과 가스공사 적자가 전쟁위기와 에너지위기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고, 이를 누군가 감당해야 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리고 윤석열 정부는 그 부담을 오롯이 노동자 민중에게 지우려 한다. 전기·가스요금 뿐 아니라 지하철과 버스요금도 대폭 오를 예정이다. 서울시 지하철과 시내버스 기본요금은 올해 4월 말부터 각각 1,550원과 1,500원으로 오른다. 이 또한 서울교통공사의 매년 9,200억 원 적자, 시내버스 65개 업체의 5,400억 원 적자운영을 막는다는 명분이 따라붙는다. 서울교통공사 적자는 70%가량이 노인 등 무임승차에서 발생한다는 점에서 응당 국가가 책임져야 하며, 그 필요는 지금과 같은 고물가 시기 더욱 절실하다. 시내버스 적자는 그 본질이 ‘준공영제’, 즉 버스회사는 자본이 소유하고 그 운영비용은 국가가 책임지는 기형적 제도에 기인한다는 점에서 버스의 완전공영화로 풀어야 할 문제다. 서울시에 버스운영 적자가 쌓여도, 버스 자본은 수백억 원대 배당을 받아간다. 사모펀드 자본이 버스회사들을 인수하는 이유다. 복지지출 축소 한편 주거빈민, 노인 등 복지지출 예산은 대폭 삭감됐다. 공공임대주택 예산은 2022년 20조8천억 원에서 2023년 15조7천 억으로 약 5조원(24.2%) 감소했다. 반면 공공분양주택 예산은 전년 대비 1조1,138억 원이나 늘었다. 주거취약층을 위한 ‘임대주택’ 예산을 줄이고, 이를 집을 살 수 있는 중간소득계층을 위한 ‘분양주택’으로 돌린 것이다. 공공 노인일자리도 6만 개가량 줄었다. 보건복지부가 제공하는 ‘공공형 노인일자리’는 60만8천 개에서 54만7천 개로 6만1천 개(10%) 감소한다. 안 그래도 노인빈곤이 심각한 나라에서 일자리를 더 줄인다는 비난을 피하고자, 기재부는 ‘사회서비스형·민간형 노인일자리’를 3만8천 개(올해 23만7천 개 → 내년 27만5천 개) 늘리고, 고용노동부의 ‘고령자 고용장려금’ 예산까지 포함하면 2023년 노인일자리는 2만9천 개, 관련 예산은 720 억원 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고용장려금 사업은 정년연장 사업장 등 법적 노인 기준인 65살보다 젊은 60살 내외를 주로 지원하는데다, 사회서비스형·민간형 노인일자리는 소득 외에도 자격증·경력 등을 요구해 저소득·저학력 노인 빈곤을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장애인의 이동권·교육권·탈시설권리 예산은 전혀 늘지 않았다.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은 1조 3,044억 원을 요구했으나, 국회 상임위는 절반을 삭감해 6,653억 원이 의결됐다. 그러나 기재부는 이조차 거부해 단 106억 원을 증액했다. 장애인들이 요구하는 인상액의 0.8%에 불과하다. 이 106억 원 중 장애계 요구안은 사실상 예산에 반영되지도 않았다. 장애인콜택시 등 특별교통수단 확대, 활동지원서비스, 탈시설 및 주간활동서비스 예산 증액분은 ‘0원’이다. 106억 원은 근로지원인 지원사업 증액분으로 전장연이 요구했던 1,490억 원의 7%에 불과하다. 사진: 참여연대 위기비용은 자본가가 책임져야 윤석열 정부는 공공요금 인상, 복지축소, 기업감세로 경제위기의 부담을 노동자 민중에게 지우려 한다. ‘균형재정’과 한전·가스공사·서울교통공사 등 적자 규모를 강조하며 복지축소와 요금 인상이 어쩔 수 없는 것인 양 말한다. 그러나 모든 문제가 그렇듯 ‘위기의 부담을 누가 질 것이냐’는 결국 계급투쟁이 결정한다. 노동자 민중이 아니라 자본가들이 위기의 부담을 지도록 만들어야 한다. 예컨대 한전과 가스공사 적자는 노동자 민중의 전기·가스요금 인상이 아니라, 막대한 이윤을 쌓는 민간 발전사와 정유사의 이윤과 특혜를 환수하는 것이어야 한다. 한전과 가스공사의 기록적인 적자 맞은편에서, 민간 발전사와 정유사는 전쟁특수로 기록적인 영업이익을 쌓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GS·포스코·삼천리 등 4개 대기업 계열 6개 민간 발전사 영업이익은 2022년 3분기까지만 해도 1조5,233억 원에 달했다. 2021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의 두 배에 가까운 사상 최대의 이익이다. 정유사 영업이익은 더 크다. 2022년 상반기 정유 4사 영업이익은 12조3,203억 원이었다. 기존 4대 정유사 연간 영업이익 최대치는 7조8,736억 원으로, 상반기 실적만으로도 연간 영업이익 최대 기록을 훨씬 웃돌았다. 대중이 고물가에 고통받는 지금, 에너지 자본은 전례 없는 이윤을 쌓고 있다. △전기·가스 등 필수공공서비스 가격통제 △에너지 자본 이윤환수 △국가책임 에너지전환을 요구할 때다. 전쟁과 팬데믹으로 쌓은 에너지 자본의 이윤을 환수하고, 경부하 요금특혜와 값싼 산업용 전기요금 등 그간 대기업이 누렸던 전기요금 특혜부터 폐지해야 한다. 그리고 2023년 4월, 다가오는 세종기후정의행진은 에너지 생산-유통-소비체계의 모순을 드러내고 노동자 민중이 주도하는 산업전환운동을 확대할 계기다. [각주] * https://m.khan.co.kr/politics/politics-general/article/202301020830021#c2b **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072989.html *** https://www.kita.net/cmmrcInfo/cmmrcNews/cmmrcNews/cmmrcNewsDetail.do?pageIndex=1&nIndex=71854&sSiteid=1 **** https://www.intn.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26782 ***** https://www.yna.co.kr/view/AKR2022122106070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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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윈 참사의 희생자에겐 죄가 없다할로윈 압사사고 10월 31일 할로윈 데이를 앞두고, 10월 29일 금요일 밤 이태원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할로윈 행사를 즐기기 위해 이태원에 10만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 이태원의 좁은 골목에 사람들이 가득찼다. 2층 테라스에서 내려다 본 이의 증언으로는 “사람들이 걷는 게 아니라 휩쓸려가는 것 같았다”고 한다. 아직 자세한 사고경위는 조사중이나, 유명인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인파의 일부가 무너지기 시작했고, 사람들이 도미노처럼 넘어졌다는 이야기가 있다. 바닥에 깔린 사람들은 밀려들어온 인파에 압사당했다. 오전 7시 현재까지 149명이 죽고 76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한다. 부상자 가운데 심정지로 병원에 이송된 이들이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 한다. 죽은 이들은 대부분 20대라 하며, 그 중에서도 키가 작은 여성들이 더 많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 소식을 듣는 순간 할로윈 파티에 갔을법한 아는 사람들의 얼굴이 머릿속에 스쳐지나갔다. 그들의 인스타그램을 확인해보고, 오늘 어떤 소식을 올린 게 있는지 확인했다. 아직 아무 게시글이 없는 이들은 ‘자느라 그런 거겠지’ 생각하며 그들이 무사하기를 바라고 있다. 10만 명 모일 건 알았지만, 압사사고 대응 계획은 없었다 이렇게 인파가 몰리는 행사라면 정부 차원에서 적절한 인파 통제와 관리가 필요했다. 집회, 시위에는 그렇게 많은 경찰이 나와 통제를 하는데, 왜 정작 이런 행사에 필요한 대중의 안전을 위한 공적 준비는 하지 않았을까? 기사에 따르면 용산구에서는 27일 오후 핼러윈데이 대비 긴급 대책회의를 개최해 방역, 안전사고예방, 청소대책을 논의했다고 한다. 세 업무별로 각각 방역추진반, 행정지원반, 민원대응반으로 나눠 업무를 분장한 것 같은데, 방역추진반은 ‘이태원 일대 방역·소독을 실시, 이태원 일대 식품접객업소 지도점검, 세계음식거리, 클럽거리, 지하철 역사 등 주요 시설물 안전점검’을 하고, 민원대응반은 ‘이태원관광특구 및 문화유통시설 방역관리, 소음 특별점검, 가로정비, 불법 주·정차단속, 이태원 일대 청소대책’를 추진한다고 나와있다. 하지만 ‘안전사고 예방’을 주 목적으로 하는 듯한 ‘행정지원반’의 업무는 ‘‘핼러윈데이’ 대비 종합상황실을 운영’한다는 한 가지 항목밖에 찾아볼 수 없다. 대규모 인파 집결이 예상됨에 따른 안전대응계획 마련에 대한 항목은 찾아볼 수 없었다. 다른 기사에 따르면 경찰 또한 행사 이전에 용산경찰서를 중심으로 대책을 논의했다. 경찰은 금요일 오후부터 일요일까지 매일 10만 명의 사람들이 이태원을 찾을 것이라 예측했다고 한다. 그러나 경찰의 안전대책에는 ‘불법 촬영이나 강제추행, 절도 등의 범죄 가능성에 대비해 200명 이상의 경찰력을 이태원 거리 곳곳에 투입한다’, ‘클럽과 유흥주점 등을 중심으로, 최근 늘고 있는 마약범죄 관련 단속도 강화한다’는 내용은 있었지만 대규모 인파 결집에 따른 압사사고 가능성에 대한 대비책은 없었다. 대규모 집회 시위를 할 때 집회시위의 조직위원회는 안전스태프를 두고 경찰을 대신해 대오를 안내하고 통제하여 안전사고를 대비하고는 한다.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은 3년 만에 열리는 행사에 수용가능한 수준을 넘는 수많은 인파가 모일 것임을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에 따른 안전관리 대책도 공적으로 계획되고 집행되었어야 했다. 그러나 안전한 행사를 위한 공적인 조정이 필요한 그 순간에 국가는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희생자에겐 죄가 없다 뉴스에는 ‘그러게 왜 서양명절을 챙기냐’, ‘귀신놀이 하다 귀신됐다’며 죽은 이들을 조롱하는 댓글들이 달리고 있다. 어떻게 하루 아침에 이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죽었는데, 그런 조롱을 할 수 있는가? ‘외래명절 할로윈을 기념하러 모인 게 잘못’이라며 ‘할로윈이 문제’라는 주장은 논할 가치도 없다. 전통명절이든 외래명절이든 그게 뭐가 중요한가. 추석 때 인파가 몰려 사고가 나면 애도할 일이고 할로윈에 사고가 나면 희생자의 잘못인가? 사고의 원인을 죽은 사람들의 탓으로 돌리고, 할로윈데이를 즐기려했다는 이유로 그들을 조롱하는 모든 언행에 맞서야 한다. 그들은 놀고 싶었을 뿐이고 인생을 즐기려했을 뿐이고 그것은 잘못도 죄도 아니다. 이태원에 10만에 가까운 인파가 몰린 것은 코로나 이후 더욱 더 불안정하고 불평등해진 현실에 대한 우리 세대의 억눌린 마음이 폭발한 것이기도 하다. 거리두기와 봉쇄조치가 문제라는 말이 아니다. 코로나 위기는 더 낮고 열악한 곳으로 흘러, 불안정한 지위에 있는 청년들을 더욱 사회적으로 고립시켜왔다. 봉쇄되고 고립된 불안정한 청년들을 위해 국가는 무엇을 보장했는가? 단지 코로나뿐만이 아니다. ‘이대로 살 수 없다’라는 대우조선 하청노동자의 절규는 기후정의행진의 구호가 됐고 우리 시대의 일반적 상태를 나타내는 표현이 됐다. 극심한 불평등과 차별 속에 숨막히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청년들이 축제와 파티로 그 분노와 절망을 잠시나마 잊고싶다는 욕망을 품는 게 무엇이 잘못되었는가? 사람을 만나고 싶고, 축제를 즐기고 싶다는 그 마음은 지극히 정당한 인간의 욕망이다. 그 당연한 욕망을 그저 억누르기만 하는데, 어떻게 축제에 나온 청년들에게 그 잘못을 물을 수 있는가? 나 또한 친구들과 할로윈 파티를 즐기려했다. 며칠 전 친구에게 “우리도 31일 저녁에 이태원 가볼까?”라고 묻기도 했다. 만약 그날 내가 놀러갔다 생각지도 못한 인파에 깔려 죽는다면, 그 죽음은 할로윈이든 뭐든, 숨막히는 이 사회에서 잠시나마 기념일을 맞아 놀고싶다는 마음을 가졌던 내 잘못인가? 최근에 올해 겨울은 코로나 이후 회복된 세상이 올거라 기대하는 이들에게, 에너지위기와 인플레이션, 전쟁이란 형태로 자본주의의 위기가 전면화되는, 참혹한 겨울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길 들었었다. 그 겨울의 초입부에, 숨막히고 미래도 보이지 않는 사회 속에서 잠시라도 해방감을 느끼고 싶어 나온 우리 세대의 사람들이 집단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사건을 접하니, 할로윈에 머리를 식히고 놀고 싶었던 내 마음에 이 세상이 찬물을 들이붓는 것만 같다. 차고 참혹한 겨울 속에서 절망하지 않고 살아남는 방법은 오직 공적 안전관리 체계를 가동하지 못하는 이 무능한 시스템을 갈아엎기 위해 노력하는 길뿐이다. 그리고 죽은 이들을 조롱하고, 놀고싶고 자유를 누리고 싶었던 너무나 정당한 내 세대의 그들에게 잘못을 덮어씌우려는 모든 언행에 맞서야 한다. 최근 나에게 이란의 상황을 전해준 익명의 20대 청년은 ’우리는 자유를 원하고, 예배를 하는 대신 파티를 하고 싶을 뿐이다‘고 얘기했다. 할로윈을 즐기고자 이태원에 간 이들에게 방종의 죄를 묻는 일은 히잡을 벗어던지고 자유를 찾겠다는 여성들에게 총칼을 들이미는 이란 정권과 다르지 않은 행동이다. 이번 참사로 죽은 모든 이들을 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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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우리는 혁명을 원합니다" 이란 시위에 참여한 어느 청년으로부터 들은 이야기필자는 지난 10월 8일, 지인을 통해 알게 된 익명의 20세 이란 청년으로부터 이란 시위의 배경과 상황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마흐사 아미니의 죽음을 보고 거리에 나왔고 '여성, 삶, 자유!'를 외치며 히잡을 벗어던졌다. 그러나 이란 정권은 경찰과 군대를 동원해 사람들을 죽이고 시위를 잔혹하게 진압하고 있다. 지금의 이란 시위는 우연적인 것이 아니라, 이란 정권의 억압적인 정치에 맞선 13년 간의 투쟁의 연장선에 있었다. 익명의 이란 청년은 "우리는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고싶을 뿐이고, 우리의 행복은 우리 손으로 쟁취해야한다. 그래서 우리는 혁명을 원한다"고 전했다. 필자가 편집자로 활동하고 있는 투쟁의 미디어 '스튜디오 알'에서 발행한 영상을 공유하며, 해당 인터뷰 전문을 윤문하여 전한다. (*경찰의 폭력진압 장면으로 인해 영상이 유튜브에서 '성인용 영상'으로 분류되어, 유튜브에서 성인인증을 한 뒤에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필자)먼저 마흐사 아미니의 죽음 이후에 이란의 상황이 어떤지 저에게 얘기해주세요 9월 18일에 테헤란에 살지 않는 마흐사 아미니가 그녀의 가족과 남매와 함께 테헤란에 놀러왔어요.그녀가 테헤란 지하철로 걸어들어갈 때, 도덕경찰이 그녀를 체포했습니다. 그녀가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요. 그래서 경찰들은 그녀를 체포했고 심지어 경찰과 마흐사 아미니의 오빠 간에 싸움도 있었어요. 마흐사의 오빠는 동생을 경찰이 데려가는 걸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들은 아미니를 데려갔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여러차례 머리를 구타당했는지, 또는 머리를 어디에 부딪혔는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제대로 알려져있지 않습니다. 어쨌든 그녀는 경찰서에서 실신했고, 병원에 갔고, 혼수 상태에 빠졌고, 그리고 그녀는 죽었습니다. 그 뒤에 사람들은 거리로 나왔고 질문을 던지며 저항했습니다. "왜 여성을 죽이는가?" "겨우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에?" "왜 사람들을 괴롭히는 건가?" 겨우 히잡 때문에. 시위대는 히잡과 싸웠고 정부의 중심부와 싸웠습니다. 시위대는 "우리는 정부가 필요없다"고 말했습니다. 이건 우리 머릿속에 아주 오랫동안 있었던 아이디어입니다. 시위가 시작되고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매우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서 저항을 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시위대를 구타하기 시작했고, 총을 쐈습니다. 그리고 '니카 샤카라미'란 이름의 16살 소녀가 시위를 위해 거리에 나와서 그녀의 머리 스카프(히잡)를 불태웠습니다. 그녀는 히잡을 더 이상 쓰길 원치 않는다는 걸 공개적으로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 행동은 그날 밤에 매우 많은 이란 사람들이 같이 했던 행동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무장경찰, 특수부대가 후미진 골목에서 그녀를 뒤쫒았고 그녀는 그녀의 친구들에게 전화해서 말했습니다. "경찰이 나를 쫒고 있어" "날 체포하려 해" "날 때리려고 해" 그리고 그 뒤에 그녀의 핸드폰이 망가졌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가족은 그녀에 대한 아무런 소식도 들을 수 없었습니다. 그 뒤로 10일 동안 가족들은 그녀를 찾기 위해 병원, 감옥, 심지어 테헤란의 모든 경찰서를 찾아갔습니다. 경찰들은 죄다 말했습니다. "그런 이름을 가진 사람은 없습니다" 그녀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10일 뒤에, 경찰은 가족들을 불러서 “당신의 딸과 비슷하게 생긴 시신을 찾았다”고 말했습니다. 와서 딸인지 아닌지 확인하라고요. 그리고 그날 밤, 그러니까 니카 샤카라미가 사라지고 10일 뒤 시신을 양도한 바로 그날은 그녀가 17살이 되는 생일날이었습니다. 그게 그날 밤이었어요. 그건 가족들에게 엄청난 정신적 충격이었습니다. 가족들은 죽은 시신을 봤는데 코가 깨져있었고, 두개골은 큰 상처와 함께 부서져있었습니다. 그렇게 그녀는 죽어있었죠. 누구도 그녀가 체포된 뒤에 10일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릅니다. 이게 아미니와 샤카라미가 죽게 된 과정입니다. 이야기를 나눠주셔서 고맙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시위에 참여하고 있나요? 매우 많은 사람들이 거리에 있습니다. 9월 20일에 시위가 시작됐습니다. 현재 2주가 넘게 지났고,(*인터뷰는 10월 8일에 진행됐다) 수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왔고 시위를 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플라스틱 총알이 든 특별한 총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진짜 총도 사용했습니다. 사람들을 구타하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겁에 질려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니카 샤카라미의 죽음에 대해 듣고서,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듣고서, 토요일에 우리가 거리로 나와서(이란에선 목,금이 휴일이기 때문에) 샤카라미를 위한 정의를 요구할 것이라 말했습니다. 그녀는 겨우 17살 소녀였고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으니까요. 그저 머리스카프를 불태웠을 뿐이고 시위를 했을 뿐입니다. 그녀는 죽어선 안 됐습니다. 그래서 현재 수많은 사람들이 거리에 나오고 있습니다. 이란의 40개가 넘는 도시에서요. 그리고 경찰은 다시 실탄으로 사람들을 쏘고 있습니다. 사람들을 쏘는 영상을 공유드리겠습니다. (영상 속의) 젊은 소년이 차에 앉아있다가 죽었습니다. 경적을 울렸다는 이유만으로요. 시위에 동의하는 의미로 경적을 울렸다고 말이죠. 경찰이 머리에 총을 쏴서 그를 죽였습니다. 테헤란, 사난다지, 이스파한, 수많은 도시가 지금 전쟁중이나 다름없습니다. 알겠습니다. 사람들이 강제 히잡착용의 철폐를 요구하고 있나요? 맞아요. 우리는 죽은 이들을 위한 정의를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마흐사 아미니, 니카 샤카라미, …(그는 또 다른 희생된 이들의 이름을 말했다.) 너무 많은 여성들이 죽었고, 그들 중 대부분은 18세 미만입니다. 한 가지 주요한 요구는 이 죽은 소년소녀들에 대한 정의입니다. 그 뒤에, 우리는 히잡을 벗고 살길 원하고 평범한 나라의 평범한 사람들처럼 살길 원합니다. 예를 들어, 테헤란에는 여성들과 심지어 남성들도 체포하는 도덕경찰이 있습니다. 옷을 제대로 안 입었다고요. 히잡 문제로 여성을 체포하는 세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하나, 너무 머리카락이 많이 보인다. 둘, 살이 너무 많이 보인다. 셋, 또는 예쁘다는 이유로요. 여성이 너무 아름다우면, 도덕경찰은 "너무 많은 화장을 했으니 당신을 체포해야겠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그런 걸 원치 않습니다. 우린 자유롭게 살고 싶어요. 공격적으로, 나쁘게 살겠다는 게 아니라 그냥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거에요. 그래서 우리 모두는 정부와 갈등이 있습니다. 우리는 혁명을 기대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평화적인 시위를 하고 싶은데 그들은 우리를 공격하고 총을 쏘고 구타합니다. 우린 이런 정부를 원치 않습니다. 그들은 40년 간 우리를 괴롭혀왔어요. 이것들이 거리에 있는 사람들의 요구입니다. 이란의 경제적 위기도 큰 문제라 알고 있습니다. 예컨대 높은 물가상승률이요. 밀 가격이 13배 올랐다고 들었습니다. 사람들의 분노가 경제적 상황과 연결돼 있나요? 맞습니다. 지난 8년 간, 가장 값싼 가격이 8년 전보다 4배 증가했습니다.(물가가 400% 올랐다는 의미) 지금 상황은...모든 사람들이 '토만'(이란 통화)으로 임금을 받는데 비용은 모두 달러로 청구됩니다. 달러와 우리 통화 사이엔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가족들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재정적으로 충분한 돈이 없어서요. 왜냐하면 소득이 충분치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매우 큰 어려움 속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자동차를 실제가격보다 3배 더 비싸게 사야합니다. 왜냐하면 정부가 스스로를 위해 돈을 가져가기 때문이죠. 그리고 모든 상품의 가격이 올랐습니다, 빵이나 달걀, 고기나 닭 같은...너무 많은 사람들이 단백질이 부족합니다.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말이죠. 사람들은 고기를 충분히 먹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건 가족의 기본적인 생필품입니다. 그들은 가족을 돌볼 수 없고 그래서 우리는 정부가 혁명되길 원합니다. 민주적이고 우리 스스로에 의해 결정되는 정부로요. 우리는 어떤 나라하고도 전쟁을 원치않습니다. 우리는 평화롭고 자유롭게 높은 임금을 받으며 살고 싶습니다. 그리고 행복하고 싶어요. 그것뿐입니다. (순간 인터뷰이의 온라인 연결이 끊겨 10분 정도 인터뷰가 중단되었다.) 죄송합니다 연결이 끊겼네요. 지금 일어난 문제에 대해 설명하자면 이란 정부가 인터넷을 전부 끊어버렸습니다. 지난 2주간 말이죠. 그래서 우리는 인스타그램이나, 왓츠앱, 텔레그램 등 모든 소셜미디어에 접속하지 못했습니다. 뉴스를 퍼나르고, 서로 연결될 수 있는 모든 수단들이 차단됐죠. 그래서 우리는 특별한 VPN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서로 연결되고 묻기 위해서요. 어디서 우리가 만날지 그리고 다들 무사한지를 묻습니다. 정부는 우리가 세계의 다른 절반과 단절되길 원합니다. 사람들을 죽이기 위해서 말이죠. 그리고 어떤 나라의 어떤 질문에도 대답하지 않습니다. 정말 힘든 상황에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읽은 기사에 따르면, 이란에선 2018년과 2019년에도 큰 시위가 있었다고 하는데요. 지금 상황은 그 당시 시위의 연장선이라 볼 수 있는지요? 그렇게 보는 게 맞을까요? 맞습니다. 3,4년 전에 정부가 가솔린 가격을 올렸습니다. 가스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는 차가 많습니다. 먼 곳을 자주 돌아다녀야합니다. 그런데 그들은 기름값을 세 배나 올려버렸어요. 빵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에게 필요한 생필품 가격을 다 올렸어요. 쌀, 빵, 가스 이런 것들…그래서 3년 전에도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서 시위를 했고 당시에도 정부는 1개월 간 인터넷을 끊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을 실탄으로 죽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시위에 몇몇 경찰들은 플라스틱 총알을 쓰는데, 3년 전 시위 때는 모두 실탄이 든 진짜 총이었어요. 국제기구들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당시 1500명을 죽였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정확한 통계와 사망자를 말하지 않았고 너무 많은 아이들과 소년 소녀들이 사라졌는데 정부는 그들이 어디 갔는지 답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파묻혔는지, 살아있는지, 무슨일이 있었는지... 그 뒤 제 기억에 1~2년 뒤에 이란 정부는 PS752 여객기를 격추시켰습니다. 우크라이나 여객기였는데, 이란정부가 잘못 격추시켰습니다. 그들은 '사람이 한 실수'라고 말했는데 그렇게 200명의 사람을 죽였습니다. 평범한 비행기에다 미사일을 발사해서요. (*당시 여객기에 탑승했던 승객은 대부분 이란인과 이란계 캐나다인이었다. 미사일 격추로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다.) 격추 사건 이후 또 다른 시위가 발생했는데, 그때도 경찰이 나와서 사람들을 구타하고 체포했고, 그 사건은 그렇게 지나가버렸습니다. 하지만 혁명이란 생각은 거기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친구들이 체포되는 걸 봤고, 우리 친구들이 죽는 걸 봤고, 우리는 모든 '좋은 것'들과 싸우는 걸 봤습니다. 우리 권리에 대해 말하고 스스로를 지키려하는 모든 순간에 경찰이 나와 우리를 체포하고 때리고 심지어 우리를 죽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런 정부를 더 이상 원하지 않습니다. 자유도 없고, 다른 나라와 전쟁을 하기에 평화도 없고. 이란은 모든 나라와 전쟁을 하죠. 경제적 문제도 있고, 자유도 없고, 모든 게 없어요. 그래서 우린 이 정부를 원치 않습니다. 즉 시위대는 지금 이란혁명수비대(IRGC)에 맞서는 거군요 맞습니다. 이란혁명수비대는 심지어 군대보다 잘 준비돼있습니다. 이란혁명수비대는 정부와 직접 연결된 이란의 주요 군대입니다. 정부를 지키기 위한 군대요. 그들은 재정적으로 준비돼있고, 군사적으로 준비돼있습니다. 전쟁 시에도 싸우지만, 시위가 있을 때도 그들이 나옵니다. 이번 시위가 시작한지 3~4일이 지났을 때까진 평범한 경찰이 나왔습니다. 경찰이 나와서 사람들에게 "집으로 가라"고 했고 가끔 사람들을 체포했습니다. 그때도 이미 사람들을 구타했을 수도 있어요.어쨌든 하지만 그 뒤부터는 이란혁명수비대가 거리로 나왔고, 무기와 함께, 제 말은 중장비와 함께 사람들을 때리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종류의 총을 사용하면서요. 사람들을 체포했습니다. 경찰은 사람들을 거리에서 때렸고 앰뷸런스가 다친 시위대를 위해 왔습니다. 병원으로 부상자를 이송하기 위해서요. 하지만 하루 뒤에 우리는 알게 됐습니다. 앰뷸런스가 부상자들을 경찰서와 감옥으로 데려갔다는 걸요. 그래서 사람들이 앰뷸런스를 불태웠습니다. 그 짓을 그만두라 말하기 위해서요 앰뷸런스는 사람들을 도와야합니다. 사람들을 체포하거나 감옥에 보내거나 실종되게 만드는 게 아니라요. 정말 끔찍하네요. … 제 생각에 많은 여성들이 시위에 참여할 거 같아요. 그리고 여성들이 시위에 참여하는 것이 더 어려운 조건일 거 같아요. 시위에서 여성들은 어떠합니까? 시위가 처음 시작된 날, 먼저 집에서 거리로 나온 것은 여성들이었습니다. 그들은 그들의 권리를 위해 싸웠습니다. 남자들은 그저 지켜보거나 거리로 나오라고 여성들을 설득하거나 했습니다. 하지만 남성들은 경찰이 여성들을 구타하고 체포하고 모욕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때 한계점을 넘었습니다. 그 뒤 남자들과 소년들도 거리로 나왔고 그들은 여성들 앞에 서서 여성들에게 말했습니다. "원하는 걸 뭐든 외치세요. 당신의 권리를 요구하세요. 우리가 물리적으로 당신을 보호하겠습니다. 경찰이 와서 당신을 구타하려 한다면, 우리가 여기 있고 맞서 싸울 겁니다. 원하는 걸 외치세요." 남성과 여성이 함께 있던 그 순간은 매우 아름다웠습니다. 왜냐하면 공교육이 시작될 때부터, 남성과 여성은 나뉩니다. 우린 남학교와 여학교가 따로 있습니다. 여고, 남고. 여대, 남대가 따로 있습니다. 그래서 남성과 여성이 함께 있던 그 순간은 매우 아름다웠습니다. 성별 분리가 그렇게 심각한지 몰랐습니다. 여대 남대가 따로 있고... 맞습니다. 다른 나라와 다르죠. 그래서 남성과 여성이 거리에서 만나서 함께 시위하고 소통했다는 게 매우 감동적입니다. 정확히 맞습니다. 시위대는 미국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13년 전에, 새 정부가 혁명으로 들어선 이후 첫 시위가 일어났습니다. (*1979년 이란혁명 이후) 거의 50년 동안 이 정부가 집권중인데요. 첫 시위가 13년 전에 있었던 거죠. 그 시위는 '녹색혁명'이라 불렸습니다. 그건 이란 대선 이후에 일어났는데요. 정부는 새 대통령을 뽑기 위해 선거부정을 했고 그래서 사람들은 거리로 나왔습니다. 그게 첫 시위였습니다. 사람들은 어떻게 시위를 해야하는지, 어떻게 모이는지 어떻게 말해야하는지도 잘 몰랐습니다. 당시에 버락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이었는데 사람들은 그에게서 많은 걸 기대했고 그의 도움과 많은 걸 요청했습니다. 사람들은 미국으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길 원했습니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는 이란에 대해 몇 마디 했을 뿐 그 뒤에 이란 사람들을 버렸습니다. 시위대를 보호하지도, 이란 정부에 뭘 요구하지도 않았고, 어떤 측면으로도 우리를 지지하고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 뒤에 사람들은 자주적으로 서야함을 배웠습니다. 누구에게도 대신 요청할 수 없다는 걸요. 어떤 국가에게도요. 캐나다든 영국이든 미국이든. 처음에 우리는 그들이 우리편이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그 뒤 알았습니다. '그들은 혁명을 하려는 어떤 나라도 돕지 않는구나' 그래서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시각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당신은 사람들이 '혁명'을 원한다고 말했는데요. 정권에 맞서서요. 정권에 맞서 어떤 종류의 혁명을 사람들이 요구하고 있습니까? 제 생각에 이건 특별한 종류의 혁명입니다. 두 가지 측면에서요. 첫 번째 측면은, 이번 혁명이 여성의 권리를 요구하는 혁명이라는 점입니다. 이는 페미니즘과 연결돼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여성들을 지키고 싶고 우리 여성들의 자유를 원합니다. 이란에서 역사적으로 이런 혁명은 처음입니다. 두 번째 측면은 이번 혁명이 지도부가 없는 혁명이라는 점입니다. 우리는 지금 혁명을 하려하지만 어떤 지도부도 없습니다. 사람들이 그저 자유를 요구할 뿐입니다. 우린 그저 이 정부가 사라지길 바랍니다. 이 정부는 그저 이슬람의 권위 뒤에 숨어서 그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할 뿐입니다. 경찰은 여성들을 강간하고 돈을 나라 밖으로 빼돌려 쓰고 싶은 대로 소비하고 사람들을 괴롭히고, 경제는 안 좋고 우리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자유가 없습니다. 우리는 자유를 원하고, 평화를 원합니다. 우린 그저 행복한 삶을 원합니다. 이란 사람들은 30년 넘게 행복하지 않았거든요. 정부는 그저 2천년 전에 존재했던 어떤 종교적인 인물을 애도하는 것만 하고 있습니다. 우린 원치 않습니다. 우린 파티를 하고 싶고 행복하고 싶어요. 살고 싶어요. 90%의 학생들은 끊임없이 공부합니다. 이란을 떠나기 위해서요. 이란에선 모든 게 엉망이니까요. 경제, 자유, 경찰... 사회적 문제들까지도요. 우린 너무 많은 사회문제가 있어요. 사람들의 태도도 그렇고 사람들은 서로를 괴롭힙니다. 가난한 사람들을 이용하기도 하고요. 우린 그런 끔찍한 땅에서 살고 싶지 않아요. 그러나 (시위로)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그들은 생각을 바꿨습니다. 더 이상 학생들은 이란을 떠나길 원치 않아요. 대신 이란에 남아서 나라를 세우고 그들 스스로를 위한 좋은 미래를 만들고자 합니다. 여러분의 시위가 꼭 성공하고 정권을 무너뜨리길 바랍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왜냐하면 말했듯이 연결이 차단돼있거든요. 이란 외에 다른 어떤 나라하고도 연결되어있지 않습니다. 아무도 우릴 돕지 못하고 있고, 우린 보호를 원합니다. 당신같은 좋은 사람이 우리 사람들의 목소리가 되어주길 바랍니다.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퍼뜨려주세요. 그들이 우리를 죽이고 있습니다. 저도 거리로 나가서 시위를 하려했습니다. 그때 제가 보안경찰을 밀었는데, 전 그저 지나가려 했을 뿐입니다. 그는 "안 돼, 돌아가" "거리는 폐쇄됐어" 그런 말을 했는데 제가 한 발 앞으로 내딛자마자 그는 샷건을 꺼내 장전하더니 쐈습니다. 저에게 쐈습니다. 다행히 그는 절 맞추지 못했어요. 그가 총을 쏠거라 생각 못 했어요. 총을 쏠 줄은 몰랐습니다. 왜냐하면 전 그에게 친절하고 평범하게 말했거든요. 그때 그가 날 죽이고 싶어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다행히 그는 절 맞추지 못했지만, 그 행동 자체가 저를 괴롭게 합니다. 저는 위험에 처해있습니다. 전 그저 시위를 하고 싶었고, 내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 여성들과 사람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말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우리가 죽길 바랍니다. 우리를 존중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살아있길 원하지 않아요. '우리'는 젊은 사람들입니다. 시위대는 다 저처럼 젊습니다. 우린 죽고 싶지 않아요. 우린 그저 우리 권리에 대해 말하고 외치고 싶을 뿐입니다. 이미 알 수도 있습니다만, 유럽과 캐나다, 미국에서 사람들이 이란 독재정권에 맞서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당신과 시위대에게 연대를 보내기 위해서요. 그리고 한국에서도 이란 사람들이 이란대사관에 맞서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저와 다른 사람들을 포함한 한국 사람들도 이란 사람들과 연대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사관 앞에서 시위하는 이란 사람들과 함께요. 이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기 위해, 그리고 당신의 인터뷰를 빠르게 전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유럽, 캐나다, 미국에서 우리를 지키고 우리의 목소리가 되기 위해 시위를 한다는 건 알았지만 한국에서도 그런 줄은 몰랐습니다. 나와 이란 사람들을 지지하는 당신과 한국 사람들에게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당신이 안전하길 정말로 바라고…제발, 안전하세요. 인터뷰를 해주셔서 감사하고 목소리가 되어주어 고맙습니다. 한국처럼 우리나라가 자유롭고 행복하고 즐거운 나라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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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이란 여성들에게 삶과 자유를! | 이란 대사관 앞 기자회견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레카비 선수를 강제 귀국조치시키고, 이란 시위대들을 잔혹하게 탄압하고 있는 이란 정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당시 기자회견 상황을 영상으로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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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덕성여대 청소노동자 투쟁승리 공공운수노조 결의대회 | 2022.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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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그녀의 이름을 말하라! 경찰이 마사 아미니를 살해한 후 이란 전역에서 시위가 일어나다(원문) https://www.leftvoice.org/say-her-name-protests-erupt-across-iran-after-police-murder-of-mahsa-amini/ 마리암 알라니즈 (Maryam Alaniz) 2022년 9월 20일 히잡을 '부적절하게' 착용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구금된 한 젊은 여성의 죽음을 목도한 이란 민중이 폭발했다. 심각한 경제적, 정치적 위기의 맥락 속에서 이란인들은 악명높은 정권과 여성에 대한 잔혹한 억압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9월 13일(화) 쿠르디스탄 프로방스의 사케즈 지역 서부에서 온 22세 쿠르드족 여성인 마사 아미니는 테헤란의 한 지하철역 밖에서 이란의 악명높은 도덕경찰에 의해 구금됐다. 그녀는 여성의 머리카락과 몸을 가릴 것을 엄격히 강제하는 국가에서 히잡을 똑바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됐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그녀는 그녀를 구금소로 데려가던 경찰차 안에서 폭행을 당했다. 아미니는 3일 간 코마상태에 있다가 9월 16일(금) 병원에서 사망했다. 테헤란 경찰서는 즉각 그녀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부인했다. 그리고 그녀가 다른 여성들과 함께 “교육받기 위해” 구금소에서 기다리는 동안 “급작스런 심장마비”를 겪었다고 말했다. 아미니에 대한 체포와 죽음은 급속하게 이란 전역에서의 시위를 촉발했다. 그녀가 사망한 병원 바깥에서 시작한 시위는 다른 지역으로 퍼져나갔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그녀는 이미 강제적인 히잡착용과 경찰폭력에 맞선 세계적인 투쟁의 상징이 되었다. 이란의 대통령인 아브라함 라이시가 조의를 표하기 위해 아미니의 가족들을 불렀으나, 그는 늘 거리에 나온 이란인들을 잔혹하게 탄압하는 방식으로 - 그의 임기 첫 해에 가장 컸던 - 위기를 다뤄왔다. 탄압은 특히 마사의 죽음에 맞서 총파업을 벌인 쿠르드 지역에 집중됐다. 극심한 경찰탄압에도 불구하고 19일(월) 이후 최소한 10개 이상의 주요 도시가 마비됐다. 강제 히잡착용에 맞선 몇 백명의 용감한 쿠르드인 여성들은 아미니의 장례식이 진행되는 동안 스카프를 공중에 벗어던지며 쿠르드어와 페르시아어로 외쳤다. “독재자에게 죽음을!” “스카프 따위로 살해하는 게, 얼마나 갈 것 같으냐?” “여성, 삶, 자유” . 뒤이어 공안부대가 몇 명의 시위자에게 발포했고, 최루탄으로 시위대를 공격해 최소 30명이 다쳤다. 이란 어느 곳에서든 공안부대는 인터넷 연결을 끊고 시위대를 공격하고 체포했다. 사람들을 거리에서 무차별적으로 구타했고 여성운동가들을 주요 대상으로 삼았다. 이전의 투쟁과 마찬가지로, 학생운동이 시위 조직의 선봉에 섰다. 학생들에게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는 혹독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이란 전역의 캠퍼스에서 대규모 시위가 터져나왔다. 아미카비르 대학, 타르비이트 모다레스 대학, 알라메흐 타바타바이 대학을 포함한 14개의 학생조직에서 낸 공동성명서는 이란에서 “이슬람혁명 이후 가장 중요한 탄압기구들 가운데 하나로서 지도순찰대와 도덕경찰의 해체“를 요구했다. 시위는 경찰만이 아니라,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정권에 대한 의문을 심화시키는 데로 나아갔다. 시위대는 “하메네이에게 죽음을!”과 같은 반정부 슬로건을 내걸었다. 그 밖에도 “독재자에게 죽음을!” “두려움은 없다! 우리는 모두 하나다!” 같은 구호를 외쳤다. 특히 일부 시위대는 샤(이슬람혁명 이전 이란을 통치하던 왕 -옮긴이)의 아들을 통한 이란 군주제 복고를 옹호하는 일부 이란인들의 군주제적 시각에 맞서, 1941년부터 1979년 혁명까지 미국에 의해 지원받았던 샤 정권과 현재의 이슬람 정권 양쪽 모두의 잔혹한 권위주의적 역할을 비난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최소한 6백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란 출신 이주민들도 특히 유럽과 토론토, 뉴욕에서 아미니에 대한 극악무도한 살해에 맞선 저항을 적극적으로 조직하고 있다. 심화되는 분열 마사 아미니의 충격적인 죽음과 이에 뒤따른 사회적 불만은 21일(수)에 뉴욕에서 열리는 UN 총회에서 연설을 하기로 돼 있던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대처하기 어려운 정치적 배경을 형성했다. 대중의 불만을 진압하고는 있지만, 라이시는 강력한 신정정치적 특성을 지닌 이란 정권의 정당성이 침식하는 걸 목도하고 있다. 이란 정치를 지배하는 “개혁파” 세력과 훨씬 보수적인 “강경파” 세력 사이의 균열 확대가 이 정치적 위기를 특징짓는다. 현재까지, 전 대통령 모하마드 하타미와 같은 친개혁파 인물들은 아미니의 죽음에 대한 정권의 반응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전 의원인 알리 모타하리도 이 사건이 이란 정부를 국제적으로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처럼 보이게 할까 봐 두렵다고 적었다. 다른 개혁파들은 히잡 강제착용과 도덕경찰에 맞선 성명서를 발표하는 데까지 나아갔다. 개혁파이자 국회 내 여성의원단의 지도자인 파르바네 살라쇼우리는 2018년에 히잡 강제착용에 반대하는 글을 썼다. 최근에는 8월 2일 21명의 주요 개혁파 인사들이 히잡 강제착용 법률을 비판했다. 이란의 최고지도자인 알리 하메네이의 노쇠하고 병든 건강상태에 대한 최근의 보고서 또한, 그의 죽음이 후계자리를 둘러싼 권력투쟁을 촉발할 것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불확실성과 정파갈등 심화 여부에 대한 물음을 던졌다. 이란 정권의 깊어지는 위기는 이란 핵 협정 무효화 문제를 빼놓고선 제대로 이해될 수 없다. 이란 핵 협정은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일시적으로 완화했는데, 이는 이란의 양 파벌이 공히 전략적 목표로 추구하던 바였다. 허나 트럼프가 시작했고 바이든이 지속하고 있는 “최대 압박” 제재는 이란을 전례없는 경제 위기로 몰아넣었고, 가장 먼저 노동자와 가장 가난한 이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이들은 2018년과 2019년의 중요한 두 계급투쟁 물결 속에서 경제 상황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다. 그 이후로, 정권은 훨씬 더 보나파르트주의적인 면모를 표출하고, 어떤 불만이든 탄압하기 위해 억압적 기구에 강하게 의존하는 방식으로 이 불안정한 상황에 대응해왔다. 탄압의 증가와 함께 작년에 치러진 대선은 이란 “공화국”의 비민주적인 측면을 가감없이 보여주었다. 선거 후보자를 승인할 권한을 가진 12명의 ‘헌법수호위원회’는 강경파의 당선을 효과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라이시를 위협할 수 있는 누구도 후보로 나서지 못하도록 근본적으로 차단했다. 보나파르트주의를 향한 이런 경향은 이슬람 혁명 수비대의 정치적 영향력 증대와 의심할 바 없이 연결되어 있다. 이슬람 혁명 수비대는 성직자들과 권력 경쟁을 심화하고 있는데, 일부 계산에 따르면 이란 GDP의 2/3를 통제하는 막강한 공안부대이자 치안경찰이다. 그들의 역사적 역할은 이란 반혁명 때 이슬람 정권 강화에 기여한 데서 기원한다. 이란 혁명 수비대의 기능은 2009년 선거의 여파로 촉발된 정치적 위기 속에서 진압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거대하게 확장됐다. 최근 몇 달간 이란의 정치활동가들에 대한, 특히 레일라 후세인 자데, 세피데 라스노와 같은 여성들에 대한 박해의 증가는 반동적 정권의 경직된 규율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이는 여성에 대한 억압(이란은 여성을 가장 많이 사형시키는 나라 중 하나이다)을 넘어, 최근 퀴어 활동가인 자흐라 세디키 하메다니와 엘함 쿠브다르에 대한 최근의 사형선고가 보여주듯, 퀴어 공동체에 대한 잔혹한 처벌과, 독립적인 노동조합 인정과 같은 기본적인 민주적 권리에 대한 부정과도 연결된다. 계급투쟁과 위기를 향한 경향을 발전시키는 것 2022년 초부터, 이란의 사회적 분위기는 시위와 파업의 물결로 특징지어졌다. 대부분 물 부족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악화된 생활비 위기의 증대에 반발한 시위였다. ‘Red Flag’가 최근에 보도했듯이, 이란 경제는 심각한 위기를 직면하고 있다. 이란 통계 센터(Statistical Center of Iran)의 수치에 따르면 이란 리알화는 6월에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연간 인플레이션은 41.5%에서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계속 상승하고 있다. 생필품 가격은 90.2%나 올랐고, 가계 지출은 3배나 증가한 반면 실질 임금은 계속 하락했다. 사실상 무효화된 핵 합의와 최대 압박 제재의 결과로, 정권은 노동자들이 위기의 비용을 치르게 하는 방법으로서 긴축을 강요했다. 이미 라이시 대통령은 밀 보조금 삭감 및 의약품 보조금 철폐와 같은 강력한 조치를 도입했다. 그 결과 빵값이 13배나 올랐고, 많은 아랍 소수민족의 고향인 남부 쿠제스탄에서 빵 폭동이 빠르게 일어났다. 남부 쿠제스탄은 환경 문제 때문에, 그리고 해프트 타페 노동조합의 전투적인 사탕수수 노동자들의 존재로 종종 투쟁의 화약고 역할을 한 곳이다. 노동자 운동 내에서 교원노조협의회에 속한 교사들은 생활비 위기와 관련된 투쟁을 주도했으며 올해 메이데이에 전국적으로 대규모 시위를 하는 것을 포함하여 일련의 전국적인 파업, 집회 및 점거를 주도했다. 정치적 측면에서 보면, 2019년 대규모 봉기부터 2021년 석유 노동자 파업까지의 최근 투쟁 물결에 포함된 이란의 선진적 부위 속에서 혁명적 사회주의 사상이 다시 등장함에 따라, “조직노동자 행동위원회”(LOAC)와 같은 새로운 마르크스주의 조직(대부분 지하에서 운영됨)이 학생 운동과 노동자 운동 사이에서 부상하고 있다. 분노에서 자유로 이란에서 나타나고 있는 사회적 폭발은 억압적인 정권과 제국주의 위협에 맞서는 이란 대중의 역사적 투쟁과 연속되는 맥락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 여성억압에 맞서는 운동이 이란에서 억압받고 착취당하는 자들의 이익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특히 이란의 비민주적이고 가부장적인 정권에 대한 투쟁을 이슬람식 자본가계급(*부르주아 물라(이슬람 율법학자))을 지속시키는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투쟁과 결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싹트고 있는 여성운동과 최근 투쟁에서 중요한 주체로 떠오른 이란의 전투적인 노동자계급의 결합은 이러한 투쟁을 전진시키는 데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란 혁명이 샤의 폭력적인 시위 진압과 권위주의적 통치에 맞서면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이런 탄압에 맞선 석유 노동자들의 파업이 이란에서 총파업을 촉발했고, 결국 샤 정권을 무릎 꿇게 만들었다. 오늘날 이란의 석유 노동자들은 비슷한 방식으로 전략적 힘을 휘두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란 혁명은 샤 정권에 대항한 혁명일 뿐만 아니라, 샤 정권의 통치로부터 이득을 얻은 제국주의 세력에 대항한 혁명이었다. 미국과 프랑스와 같은 제국주의 국가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은폐하기 위한 수단으로 마사 아미니 살해를 비난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점은 오늘날 중요하다. 이 이른바 “민주주의” 국가의 경찰은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정부는 임신중단의 권리를 부정하며, 다른 측면에서 여성의 자율성을 제한하는 인종차별적 히잡금지조치를 강제한다. 이들은 매일 이란 노동자들에게 고통을 주는 최대 압박 제재를 가하는 바로 그 국가들이다. 이란 지배계급과 제국주의 세력에 대항해, 좌파의 개입은 이러한 억압적인 공격에 맞서 독립적인 반격을 조직하는 데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1979년 세계 여성의 날에 강제 히잡착용에 반대하는 첫번째 대규모 시위를 조직한 것도 마르크스주의 여성들이었다. 국제 좌파와 전 세계의 페미니스트 운동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됐던 조지 플로이드 시위의 정신으로, 투쟁하는 이란의 여성과 청년과 노동자의 현수막을 함께 들어야 한다. 우리가 계급으로 직면하는 문제는 국경이 없고, 오로지 국제적으로만 해결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