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목록
-
[번역] 민주당은 공허한 말들로 트럼프를 이길 수 없었다 — 그러나 조직화된 노동자계급은 이길 수 있다[편집자 주] 윤석열 친위쿠데타 이후 극우세력의 준동을 지켜보면서, 많은 이들이 극우세력의 (재)집권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그런 한국 상황은 미국에서 트럼프의 재집권을 새로운 관점에서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이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미국 의사당을 공격했을 때, 트럼프의 재집권은 도저히 불가능한 일처럼 보였다. 그러나 민주당 정권을 지난 이후 트럼프는 버젓이 재집권했고, 의사당을 공격한 폭도들을 사면했다. 미국에서 트럼프는 왜 그리고 어떻게 재집권할 수 있었는가? 비슷한 일이 한국에서도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가 얻어야 할 교훈은 무엇인가? 반면교사를 얻기 위해, 레프트보이스의 관련 기사를 시일이 좀 지났지만 번역해서 싣는다. 히메나 베르가라(Jimena Vergara)와 시빌 데이비스(Sybil Davis) 2024년 11월 6일 대승을 거둔 도널드 트럼프가 백악관으로 돌아가 매우 반동적인 의제를 펼칠 준비를 하고 있다. 투쟁할 준비가 된 노동자계급이 주도하는 계급투쟁을 통해서만 극우를 멈춰 세울 수 있다. 선거일 밤이 다가오면서, 아무도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지 못했다. 많은 사람들은 누가 이겼는지 알기까지 며칠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도널드 트럼프는 주요 경합 주를 모두 제패하고 선거인단 및 일반 투표에서 모두 승리했다. 공화당은 상원과 하원을 모두 장악할 게 확실시되고 있다. 몇 달 동안 선거 운동을 벌인 끝에, 미래가 드러났다: 우리는 공화당이 대통령, 의회, 대법원을 모두 장악하는 보수적 삼권 분립에 직면해 있다.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우경화 현상이 나타났다. 파란(민주당) 주와 빨간(공화당) 주, 도시와 작은 마을에서 모두 트럼프의 득표율이 증가했다. 뉴욕과 같은 확실한 파란 주에서도 해리스는 1988년 이후 어떤 민주당 후보보다 저조한 성적을 거두었다. 동시에 트럼프는 투표율이 약간 낮아졌기에 2020년 바이든보다 적은 표로 승리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무당파 투표율이 민주당 지지자 투표율보다 높았다는 사실이다. 이는 민주당 후보에 대한 열정이 부족했음을 보여준다. 우리는 이러한 우경화 현상을 경제 위기, 신자유주의의 위기, 그리고 민주당 위기의 표현으로 이해해야 한다. 선거를 몇 달 남겨놓고 해리스를 후보로 내세운 민주당은 노동자계급과 피억압 민중에게 줄 게 없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트럼프의 압승은 노동자계급과 피억압 민중들에게 큰 위협이다.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주에서 이미 목격한 바와 같이, 극우파는 이 힘을 이용해 이민자, 노동자 권리, 재생산 권리, 트랜스젠더 권리, 그리고 다른 민주적 권리에 대한 공격을 가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선거일 이후 어느 정도 절망감을 느끼며 잠에서 깨어났지만, 우리는 트럼프와 그의 극우 동맹에 맞서 절망을 행동으로 바꾸고 조직해야 한다. 우리는 (민주당에 대한 지지로 전환돼 버렸던) 트럼프 첫 임기 때의 저항을 넘어 우파에 대항하는 진정한 운동, 즉 공동전선을 구축해야 한다. 유권자 성향의 변화 유권자 인구 통계가 트럼프를 지지하는 쪽으로 이동한 정도는 주목할 만하다. 그는 특히 젊은 남성, 흑인 남성, 라틴계 사이에서 지지 기반을 넓혔다(이 중 40% 이상이 트럼프를 지지했다). 30세 미만의 남성은 2020년 15% 포인트의 격차로 바이든을 지지하다가 13% 포인트의 격차로 트럼프를 지지했다. 트럼프는 공화당을 대학에 다니지 않은 노동자계급 유권자의 당으로 만들려고 노력했고, 그 목표를 상당 부분 달성했다. 선거를 앞두고 성별 투표성향 차이에 대한 논의가 많았지만, 백인 여성의 다수가 트럼프를 세 번 연속 지지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실제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리스는 전체 여성 속에서 10% 차이로 승리했지만, 2020년 바이든이 트럼프에게 14% 차이로 승리했던 것보다는 낮은 수치다. 반면, 트럼프는 전체 남성에서 바이든 때와 같은 차이로 승리했다. 중요한 것은 민주당이 임신중지권에 대한 지지를 승리의 비책으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미주리주와 몬태나주 등 여러 주에서 임신중지권을 보호하기 위한 주민투표가 통과됐지만, 동시에 트럼프가 다수 득표를 했다. 플로리다주를 비롯한 다른 많은 주에서는 임신중지권 지지율이 트럼프 지지율보다 높았다. 이 사실은 임신중지권을 둘러싼 투쟁을 무기로 활용하는 것이 해리스의 여성 지지율을 높이는 데서 성공적이지 못했음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 민주당이 임신중지권을 방어하기 위한 강력한 전국적 운동을 구축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들은 임신중지권 확보에 필수적인 요소로 간주되지 못했다. 민주당은 임신중지권 이슈에 의존하여 2022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돌풍을 잠재울 수 있었다. 하지만 상황이 민주당에 불리하게 바뀌었다. 트럼프가 임신중지권에 대한 공화당의 공식 입장을 재구성했기 때문이다. 임신중지권에 대한 트럼프의 입장 변경은 매우 교활했다. 트럼프는 임신중지권을 “주(州)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움으로써,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임신중지권을 반대하는 건 아니라고 일부 유권자들을 설득할 수 있었다. 트럼프가 임신중지권 반대 세력과 연결돼 있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유권자들은 임신중지권에 관한 한 트럼프가 다른 공화당원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트럼프가 재생산 권리를 공격해 온 당의 수장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임신중지권을 실제로 보호하기 위해 민주당이 국가 차원에서 한 일이 거의 아무것도 없다는 것도 사실이다. 트럼프가 해리스와의 토론에서 지적했듯이, 해리스가 서명하겠다고 약속한 임신중지권 복원은 민주당원들이 조직하기를 꺼려하는 상당한 계급투쟁 없이는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 트럼프가 승리한 결과는 미국인의 다수(주민의 55%)가 이민을 억제하기를 원한다는 것도 보여준다. 이것은 미국 태생과 일부 이민 노동자 모두의 경제적 불안과 관련이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두려움을 반동적인 입장으로 표출했다. 트럼프는 이민자들에게 가장 가혹한 입장을 가진 후보였다. “지금 당장 대량 추방”은 트럼프 집회에서 외치는 주요 구호가 되었다. 해리스가 이민 문제에 관해 오른쪽으로 멀리 이동했지만, 트럼프를 넘어설 수는 없었다. 트럼프는 모든 것을 이민자의 탓으로 돌리면서 자신의 정치경력을 쌓았기 때문이다. 해리스가 실패한 이유의 일부는 2020년 바이든 선거운동에서 친이민 정책을 펴려고 노력했다는 모순과 관련이 있다. 그때 민주당은 NGO들과 협력하여 이민자 권리 운동을 민주당으로 유입시키려고 노력했었다. 그 후, 바이든은 이민자에게 가혹한 탄압을 퍼부었는데, NGO들의 지도부가 방향을 상실하고 운동을 무력화하도록 성공적으로 이끈 뒤였기 때문에 바이든 정부에 맞서 싸울 힘이 없었다. 그러한 운동이 없었기 때문에 반이민 감정이 고조되었고, 트럼프는 이민자들을 노동자계급을 괴롭히는 모든 문제를 뒤집어씌울 유용한 희생양으로 강력히 활용했다. 유권자들에게 호소하는 데 있어, 민주당은 트럼프가 선거운동의 기둥으로 삼은 이슈들에 대해서만 실패한 것이 아니었다. 선거 결과는 그들이 트럼프로부터 “민주주의를 보호”하는 당으로 나서는 데서도 성공적이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자코뱅>이 펜실베니아주의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 밝혀진 바와 같이, 조사대상이 된 모든 정치적 메시지 중에서 민주주의에 관한 메시지가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민주당원들이 민주적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거나 또는 직접 공격하고 있으면서, “민주주의를 수호하라”고 메시지를 내는 것은 상당수 유권자에게 공허하게 들릴 수밖에 없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정부 기관에 대한 믿음을 잃고 있으며, 민주당원들이 매달리는 규범을 보호하는 데 별로 관심이 없다. 민주당의 위기 다수의 유권자들은 경제를 이번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보았다. 선거 결과가 보여주듯이 다수는 트럼프가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바이든은 코로나19 봉쇄 이후 경제를 안정시키고 반도체과학법 같은 몇 가지 주요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일반 미국인의 경제 상황은 물가인상 때문에, 특히 식료품 같은 일반 소비재 가격의 상승과 주택가격 상승으로 인해 더욱 불안정해졌다. 이런 상황을 놓고, 민주당은 경제가 실제로는 잘 돌아가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트럼프와 공화당은 강하게 비난했다. 바이든의 2020년 선거 캠페인은 샌더스의 지지 기반을 민주당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샌더스와 협상해야 했다. 바이든은 학자금 대출 탕감, 노조조직화 보호법 추진, 노조 제조업 일자리 귀환 등 일부 진보적인 정책으로 통치했다. 이에 비해 2024년 해리스의 공약은 초점이 없었고, 노동자계급보다는 중간계급을 겨냥했다. 해리스는 월스트리트 억만장자들과의 관계를 강화했다. 이로 인해 노동자계급의 일부가 트럼프와 손을 잡게 되었고, 노동자계급과 민주당의 역사적 관계가 더욱 악화되었다. 이번 선거는 2008년부터 성장해 온 정치적 현상, 즉 노동자계급의 일부가 민주당으로부터 멀어지는 현상의 결과를 보여준다. 2016년에는 트럼프가 일부 러스트벨트 주에서 승리했지만, 이번에는 ‘블루 월’(민주당 우세 주들을 연결한 벽)이 무너졌다. 대학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 이제 확고하게 공화당 지지자가 되면서, 정치에서 새로운 “학위 격차”를 만들어 냈다. 민주당은 노동자계급 및 사회운동과의 관계를 회복하지 못했다. 비록 바이든이 노동자들에게 호소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말이다. 수십 년 동안 신자유주의 정치와 억압받는 사람들을 대표하지 않는 정치에 지친 노동자들은 더 이상 민주당을 자신들의 고향으로 보지 않는다.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역동적인 운동은 이 점을 반영했다. 시온주의를 완전히 수용한 민주당은 팔레스타인 운동에게 사소한 양보도 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전당대회에서 팔레스타인 운동 대표에게 발언 기회조차 주지 않았고, 집회에서 아랍계 미국인을 쫓아냈다. 그 결과, 해리스를 전폭적으로 지지하지 않는 ‘지지자 없음’ 운동이 등장해 많은 아랍계 미국인들이 그녀에게 투표하기를 거부했다. 일부 아랍계 미국인들은 트럼프에게 투표했다. 민주당은 2020년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 운동이 자신을 지지하도록 이끌었던 것과 달리 팔레스타인 운동을 투표함으로 이끌지 못했다. 1960년대 베트남 전쟁과 민권 운동으로 청년들이 급진화되었던 것과 비슷하게, 오늘날 젊은 활동가들과 민주당 간의 단절이 나타나고 있다. 민주당 진보의원들 가운데 유일하게 해리스를 지지하지 않았던 라시다 탈리브가 자신의 선거구에서 해리스보다 더 많은 표를 얻어 당선된 사실은 적극적인 팔레스타인 지지 입장이 갖는 대중성을 보여준다.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활동가 기반을 멀리한 것은 해리스가 패배하게 한 이유의 일부였다. 유권자들의 경제적 두려움 앞에서, 트럼프와 공화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한 값비싼 전쟁에서 미국을 빼내겠다고 약속했다. 반면에 민주당은 세계 질서에서 미국의 역할에 관한 매파적 수사를 두 배로 늘렸다. 공화당 지지기반 내 중도층을 공략하기 위해, 해리스는 이라크 전쟁의 주모자 중 한 명이자 수많은 전쟁 범죄를 저지른 자의 딸인 리즈 체니와 손을 잡았고, 트럼프는 미국을 값비싼 “영원한 전쟁”에서 빼내려는 후보로 자신을 그렸다. 해리스가 트럼프에게 패배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으며, 앞으로 몇 달 또는 몇 년 동안 논쟁이 계속될 것이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분명히 실수를 저질렀고, 트럼프에 대한 두려움조차도 그들을 구할 수 없었다. 해리스는 “기쁨”, “자유”, “코코넛 나무” 같은 공허한 말들로 가득 찬 캠페인을 진행했다. 그러면서 이민자 권리, 기후 변화, 군대, 트랜스젠더 권리 등 사실상 모든 분야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했다.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 공화당원인 체니 같은 이들과 함께 하는 해리스의 “빅 텐트”는, 해리스를 초당파적 기득권 세력의 수호자로, 반면 트럼프를 그 거부자로 그려지게 했다. 요컨대, 오른쪽으로의 이동은 해리스에게 완전한 실패를 의미했다. 집권한 신우파 트럼프는 승리 연설에서 자신이 다가오는 임기 동안 대통령 권한을 부여받았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그 권한은 복잡하고 모순적이다. 트럼프의 지지 연합은 다양한 분야로 구성되어 있다. 한편으로는 경제적 포퓰리즘을 원하는 노동자들이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확고한 극우파 이데올로그들이 있다. 임신중지권에 대한 트럼프의 입장에 불만을 가진 종교적 보수주의자들이 포함되어 있는 반면, 임신중지권을 보호하고자 하는 다수의 사람들도 포함되어 있다. 또한, 영향력을 얻기 위해 서로 알력다툼을 벌일 MAGA 운동의 다양한 세력들도 포함되어 있다. 트럼프는 2016년과 2020년에 확보할 수 있었던 것보다 더 많은 거대자본들로부터 지지받고 있다. 트럼프가 이례적인 대통령 후보였고 자본의 중요한 부문이 해리스를 지지하고 기부했지만, 일론 머스크와 같은 일부 거대자본가들은 트럼프를 지지했다. 자본가들의 이러한 변화는 미국의 미래에 대해 제국주의 부르주아지 사이에 분열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관련하여, 안톤 재거는 <신좌파평론>에 이렇게 썼다. “두 정당의 사회적 구조는 2010년대 미국 정치 경제의 지각변동을 반영하고 있다. 녹색 재산업화라는 방향과 국내외 화석연료 생산이라는 방향 사이에서 갈등이 존재한다. 인플레이션과 싸운다는 방향과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서 달러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 제공이라는 방향 사이에서도 갈등이 존재한다. 이 복잡한 상황을 중심으로 두 블록이 응집되었다. 한편으로는, 트럼프와 그의 측근들을 중심으로 계급을 넘어선 탄소집약연합이 형성되었는데, 공화당의 기존 신보수주의 지지자들을 제거하는 대신 주변부 블루칼라 노동자들, 농촌의 소부르주아, 교외의 중간 관리자, 부동산 자본가, 암호화폐 상인, 실리콘 밸리의 우파, 1980년대 자유방임주의의 맹공격에서 살아남은 철강 생산자들을 끌어들였다. 레이건이 결성한 연합과 달리, 트럼프의 연합은 백인 대학 졸업생이 부족하지만 학위가 없는 백인들에 의해 떠받쳐지고 있다. 트럼프의 연합은 미국의 헌법이 가진 반다수결주의적 특성 덕분에 엄청난 혜택을 누리고 있으며, 공식적이고 비공식적인 투표자 억제 수단에 의존하고 있다. 그 동원력은 이제 트럼프를 이용하여 주정부 기금에 대한 접근을 보장받고자 하는 포드 같은 기술 재벌에 의해 완화되고 있으며, 일부 노동 지도자들은 공식적으로 공동 결정제도 및 단체 임금협상에 관심이 있는 당내 새로운 수정주의 우파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에 대한 이러한 평가를 바탕으로 할 때, 앞으로 우리가 마주하게 될 것은 더욱 극단적인 권위주의적 특징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정부다. 이를테면 법무부에 대한 통제 강화와 행정부의 권력 강화 시도가 있을 것이다. 자본의 더 큰 부문에 점점 더 호소력을 발휘하는 의제를 내세울 것이다. 이 의제는 금융 규제 완화, 국가와 교회의 분리 축소, 보호 무역주의, 그리고 민주적 권리 공격에 기반을 둘 것이다. 강력한 이민자 혐오 정책을 갖고 반이민 민병대를 부추기는 정부가 될 것이다. 이 정부는 “대 이스라엘”이라는 대량 학살 프로젝트를 계속 지원할 것이다. 가장 먼저 트럼프를 축하한 세계의 지도자들 가운데 하나가 네타냐후라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 정부는 국제 동맹국들과 재협상을 시도하여 우크라이나에 대한 접근 방식을 바꿀 것이다. 우리는 속지 말아야 한다. 트럼프는 반전 대통령이 될 수 없다. 그는 대신 중국과의 대결을 강화하기 위해 군사화와 국경 군대 배치 등을 통해 미국 사회를 재편하고자 한다. 트럼프는 극단적 제국주의자로서 통치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에 맞서 싸우려면 전 세계 노동자 자매형제들과 연대하여 싸우는 강력한 노동자계급 국제주의가 필요하다. 억압에 대한 모든 위협과 함께, 트럼프는 미래의 국내 계급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다음 단계 주류 분석가와 정치인들은 계급투쟁을 고려하지 않는다. 최근 <에즈라 클라인 쇼>에서 게리 거스틀은 신자유주의의 구질서가 사라졌지만 아직 그 자리를 대신할 새로운 질서가 등장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것은 “낡은 것이 죽어가지만 새로운 것이 아직 태어나지 않았다”는 그람시의 유기적 위기 개념를 표현하는 또 다른 방법이다. 그러나 클라인과 거스틀이 놓치고 있는 것은 계급투쟁이 상황을 규정하고 급격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변화하는 상황은 선거를 통해 표현되었지만, 거리, 학교, 직장에서도 나타날 것이다. 이와 같은 계급투쟁의 배제는 논리적으로 트럼프가 반인권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조치를 반대 없이 강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계급투쟁은 이러한 조치를 방해하고 중단시킬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 임기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노동자계급의 행동에 달려 있다. 트럼프의 복귀 앞에서, 민주당은 노동조합 및 사회운동 관료들과 공모하여 광범위한 인민전선을 구축함으로써 스스로를 재구성하려고 할 것이다. <자코뱅>과 DSA는 민주당을 노동자계급과 좌파에 더 가깝게 재편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이런 노력은 2016년과 2020년 샌더스 차단이 보여주었듯이 성공적이지 못했다. 또한 신우파가 등장하는 상황에서 좌파가 방향을 잃게 하는 데 일조했다. 민주당은 자본과 자본주의 체제에 묶여 있기 때문에 트럼프와 극우파에 맞서는 데 필요한 투쟁을 벌이지 않을 것이다. 이번 선거가 우경화를 보여주었지만, 한편으로는 희망적인 요소도 있다. 민주당과 결별하고 좌파로 향하는 세력들이 있기 때문이다. 팔레스타인 운동은 아직 사회운동의 무덤으로 이끌려 가지 않았고, 이로 인해 정권과 대학 내 동맹세력은 이를 억압하기 위해 더욱 가혹한 전술을 사용해야만 했다. 집단학살이 계속되면서, 이 운동이 다시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마도 트럼프가 주도하는 탄압적인 조치에 맞선 더 광범위한 지지를 바탕으로 하면서 말이다. 노동운동은 신자유주의 공격 이후 오랜 동면으로부터 다시 깨어나는 과정을 이어가고 있다. 새로운 노조들이 결성되고, 투쟁적인 파업들이 진행되고 있으며, 노동자들이 노조를 단순한 생계유지 이상의 것을 위한 투쟁수단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것도 좋은 징조이며, 상황을 분석할 때 함께 고려해야 한다. 관료들이 이런 투쟁을 막으려 할 것이지만, 현장 노동자들은 맞서 싸울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으며, 노동조합에 더 많은 것을 요구할 수 있다. 트럼프에 저항할 수 있는 힘은 노동자계급과 사회운동에 있다. 우리가 민주당으로부터 독립적으로 계급투쟁을 함께 조직할 수 있다면, 트럼프의 발목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계급투쟁이 유기적으로 출현할 수 있는 격동의 시기에 살고 있으며, 이러한 시기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 낡은 것은 사라졌지만 새로운 것은 아직 태어나지 않았다. 계급투쟁은, 만일 우리가 조직해 낸다면, 새로운 무언가의 산파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파에 대항하는 공동전선만이 아니라 우리의 투쟁을 하나로 묶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싸울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는 사회주의 강령을 가진 노동자계급과 억압받는 사람들의 정당이 필요하다. (원문) https://www.leftvoice.org/the-democrats-couldnt-beat-trump-with-hot-air-and-coconut-trees-an-organized-working-class-can/
-
[성명] 미국은 가자지구 인종청소 계획을 즉각 중단하라!2월 5일(현지시각 2월 4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가자지구를 미국이 점령(take over)하고 소유(own)하겠다”는 경악스러운 망발을 내뱉었다. 같은 날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와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한 직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벌어진 일이다. 트럼프는 “가자지구를 접수해 현장에 남아 있는 위험한 불발탄과 무기를 제거하고, 파괴된 건물을 철거한 뒤 경제 개발을 통해 일자리와 주택을 공급하겠다”며 자신의 야욕을 정당화하고 있다. 그런데 가자지구의 파괴와 폐허를 만든 장본인이 누구인지 우리는 알고 있다. 학살국가 이스라엘, 그리고 이스라엘에 무기를 가장 많이 수출한 미국이다. 미국 정부와 군사기업들은 휴전 직전까지 이스라엘에 수십억 달러 상당의 무기를 수출하며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을 가장 적극적으로 지원해왔다. 네타냐후와의 회담 불과 하루 전, 트럼프는 미 의회에 이스라엘에 합산 10억 달러 상당의 폭탄과 불도저를 판매하는 것에 대한 승인을 요청했다. 트럼프는 가자지구 주민들을 요르단과 이집트로 강제이주 시키겠다는 계획도 공공연하게 밝혀왔다. 트럼프와 미 제국주의의 야욕을 관철하는 데 있어, 가자지구의 이백만 팔레스타인 민중은 그저 ‘장애물’일 뿐이라는 것이다. 트럼프의 계획은 명백히 국제법상 침략과 강제이주에 해당하는 전쟁범죄이며, 중동지역의 전쟁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1단계 휴전이 시작된 지 18일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집단학살 재개와 인종청소에 대한 의지를 확고히 하는 것이 미 제국주의의 본모습이다. 이스라엘과 미국의 가자지구 인종청소 계획은 지금 당장 철회되어야 한다. 팔레스타인에서 수백 년간 살아온 팔레스타인 민중들에게는 그 땅에서 평화롭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 이 권리는 이스라엘의 강제점령과 정착민 식민주의에 맞서 투쟁하는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의 민중들, 1948년 나크바 이후 팔레스타인에서 쫓겨난 난민과 디아스포라 모두에게 보장되어야 하는 권리다. 한국에서도 팔레스타인 점령과 학살에 맞선 단호한 투쟁이 계속되어야 한다. 극우세력은 윤석열 탄핵 반대 집회에서 성조기와 이스라엘 국기를 함께 휘날리며 제국주의와 시온주의 야욕을 노골적으로 옹호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가 의회에 무기수출 승인을 요청한 같은 날, 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자로 추천했다. 트럼프가 '판을 바꿀 사람'이라며,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 새로운 민주 정부가 만약 선출된다면 트럼프 행정부와 잘 지내야 된다”는 망발을 했다. 이러한 학살공범들이 척결되지 않는 이상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과 학살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의 망발에 대해 가자의 주민들은 언론을 통해 "어떤 일이 있어도 절대 가자를 떠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회주의를향한전진은 미국을 포함해 모든 종류의 제국주의적 행보와 인종청소 기도에 맞서, 팔레스타인 민중의 완전한 해방을 위한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다.
-
[주간 여성뉴스 브리핑] 고령화와 빈곤의 그늘, 명절 밥상 풍경도 바꿨다1. 고령화와 빈곤의 그늘, 명절 밥상 풍경도 바꿨다 2023년 기준 한국의 65세 이상 노인 빈곤율은 40.4%로 OECD 평균(14.2%)의 3배에 달한다. 고령화와 빈곤의 그늘은 명절 밥상의 풍경도 바꿔놓았다. 가족과 함께하는 풍성한 명절 음식 대신, 간소하고 허전한 ‘혼밥’이 많은 노인들에게 익숙해지고 있다. 통계청의 2022년 ‘독거노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독거노인 가구는 약 160만 가구로 전체 노인가구의 약 34%를 차지한다. 이들 중 62%가 혼자 식사를 한다고 응답했다. 혼자 식사하는 노인들의 건강 조건은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더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이준형 교수팀이 65세 이상 ‘혼밥 노인’을 분석한 결과, 함께 식사하는 노인들보다 운동은 적게 하고 건강검진 수검률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절 기간에도 가족과의 교류가 없는 독거노인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의 심리적 고립감 또한 극대화된다. 노인 인구는 올해 전체 인구의 20%까지 늘어나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처럼 급격한 사회 변화에 가장 취약한 계층으로 노인이 있다. 그리고 대다수 노인들이 겪는 가난과 질병, 고독과 같은 문제는 공적 돌봄의 부재로 인해 더욱 가중된다. 후로다 겐지 오사카부립대 교수는 “명절 밥상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복지 상태를 보여주는 축소판이다. 고령화와 빈곤이 밥상에 고독과 무거운 현실을 얹고 있다”면서 “명절에조차 혼자 식사해야 하는 노인들에게 설날 밥상은 따뜻함보다 외로움을 더 크게 느끼게 한다. 이제는 노인들의 고독한 밥상을 덜어내고, 공동체의 따뜻함을 채워줄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참조 기사] https://www.womaneconom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0413 2. 아르헨티나, 증오와 차별에 반대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 벌여 지난 2월 1일, 아르헨티나 전역에서 수십만 명의 노동자민중이 밀레이 대통령이 최근 다보스포럼에서 증오와 혐오로 가득한 파시즘적 언사를 쏟아낸 것을 규탄하며 정부의 혐오선동과 반동적 정책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밀레이 대통령은 1월 23일 다보스포럼에서 워크(Woke, 인종적 편견과 차별에 대한 경계)에 대해 ‘암 덩어리’라고 비난하면서, 여성혐오 살인(페미사이드) 가중 처벌은 ‘차별’이며, 동성애자는 ‘소아성애 범죄자’라는 비난을 퍼부었다. 그러자 성소수자, 여성단체뿐 아니라 노동조합과 인권, 사회, 문화, 시민 단체를 비롯해 평범한 노동자민중이 분노해 거대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난 것이다. 이웃과 함께 시위에 참석한 팔로마는 “밀레이의 연설은 성소수자와 여성에게 차별적인 발언이었고 그의 증오 선동은 파급력이 커서 최근 레즈비언 커플의 집을 방화하는 사건도 있었다”며 “우리 사회가 쌓아온 다양성 존중이 후퇴하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동성애자인 디에고는 “성소수자에게 포용적이었던 우리 사회가 불과 1년 만에 극우의 증오 연설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느껴야 하는 현실이 암울하다”고 개탄했다. 미리암은 “밀레이의 발언은 상상할 수 없이 파시스트적이며 차별적이다. 이 정부는 약자에게 정말 끔찍한 정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시위는 아르헨티나 전역을 넘어 국제연대로 이어졌다. 독일, 우루과이, 멕시코, 엘살바도르, 네덜란드, 스페인, 스위스, 브라질, 칠레, 포르투갈,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미국에서도 도심이나 아르헨티나대사관 앞 등에서 집회가 열려 극우 파시즘 혐오 선동과 반동 정책을 규탄하며 무지개 깃발을 휘날렸다. [참조 기사] https://www.yna.co.kr/view/AKR20250202050600009 https://www.laizquierdadiario.com/Sabado-1o-de-febrero-acciones-globales-en-apoyo-a-Argentina-contra-los-discursos-de-odio-de-Milei 3. 야밤에 대뜸 ‘임금체계 개편하겠다’던 효성ITX, 노동조합 대응으로 임금체계 개편 철회 지난 1월 23일 밤, 효성ITX 사측은 지급정지 야간팀 노동자와 FDS 상담 노동자에게 임금체계 개편을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근로계약서를 다시 작성하라고 요구했다. 근로계약서에 이미 명시된 데다 기존부터 매월 지급해 왔던 만근수당(지급정지팀 20만원, FDS팀 8만원)을 이제 기본급에 포함하려 하니 근로계약서를 재작성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그러나 노동조합 확인 결과, 해당 개편안은 지급정지팀 만근수당 20만원 중 12만원만, FDS팀 8만원 중 5만원만 기본급에 반영하도록 하여 노동자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내용이었다. 노무사 자문에 따르면 최근 언론에도 보도되었던 대법원 통상임금 판결에 따라 그간 통상임금으로 다루지 않았던 만근수당을 ‘전액’ 기본급에 포함해야 했다. 시간외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은 법적수당으로 인상된 기본급을 기준으로 인상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측에서 제시한 개편안에 동의했을 경우에는 기본급에 반영되지 않은 차액이 시간외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을 통해 일부만 인상되는 등 노동자에게는 불이익이 될 뿐이었다. 이후 노동조합의 발 빠른 대처로 인해 효성ITX 사측이 임금체계 후퇴를 철회했다. 그러나 이는 끝이 아니다. 만근수당을 유지할 시 대법원 판결에 따라 이를 통상임금에 포함하여 시간외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등을 인상해야 한다. 막무가내식 임금체계 개편으로 현장 노동자들에게 불편과 혼선을 끼친 효성ITX 사측에 노동조합은 앞으로도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참조]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소식지 3호, 25년 1월 24일 4. 남아공 병원 노동자들, 젠더폭력에 대한 무관용 촉구 남아프리카공화국 민주간호사협회(SAFTU)가 간호사에 대한 끔찍한 성범죄를 단죄하기 위해 싸우고 있다.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 림포포(Limpopo)에서는 가추엔 병원에서 간호사 2명이 납치된 뒤 강간당해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용의자가 체포됐으나 보석으로 풀려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간호 노동자들은 용의자가 이번 사건뿐 아니라 다른 10개 사건에도 연루되어 있다며 보석을 허용해선 안 된다고 사법부에 촉구한다. 또 모든 의료 시설의 보완을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병원과 진료소 조합원들은 용의자의 법원 출석에 맞춰 피켓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SAFTU는 지난 19일 성명을 내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여성이 살기에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곳 중 하나이고, 여성, 어린이, 소외된 공동체의 구성원들은 두려움 속에 살고 있다”며 “이 극악무도한 범죄는 용감한 간호사들에 대한 공격일 뿐만 아니라 여성을 보호하지 못하는 광범위한 사회적 실패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젠더기반폭력 가해자를 면죄하는 문화는 반드시 종식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사회 각계각층에서 시급하고 포괄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참조 기사] No bail for Limpopo clinic rape suspect, demands Denosa SAFTU Welcomes SAPS Breakthrough in Arrest of Suspect in the Rape of Two Nurses, Calls for Urgent Action Against GBVF Crisis – South African Federation of Trade Unions – SAFTU 5. 시간선택제 확대, 정규 교사만의 문제일까 교사의 일·가정 양립을 위해 정부가 도입한 ‘시간선택제 교사’ 제도가 시행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경기도 내 교사들 사이에서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시간선택제 교사 제도는 2014년 도입 이후 올해까지 총 126명이 신청했다. 이는 매년 약 12명이 신청한 셈으로, 도내 초·중·고 및 특수학교 전체 교원 수 11만7천460명 대비 신청 비율이 0.1%에 불과해 제도의 활용도가 극히 낮은 상황이다. 시간선택제 교사는 전일제 교사의 절반인 주당 20시간을 근무한다. 월급은 절반을 받는 대신 나머지 시간에 육아·치료·간병·학업 등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까다로운 신청 조건과 시간선택제 교사 운영에 따른 일선 학교의 업무 공백 우려가 겹치며 참여율이 저조한 상태다. 박근혜 정부에서 도입된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시행 목적과 효과에서 숱한 비판을 받아 왔다. 역대 정권에서 시간제 일자리 정책을 추진하면서, 일·가정 양립 토대 마련이나 장시간근로 문화 개선 등을 도입 취지로 강조했지만, 실제로는 ‘전일제 일자리 쪼개기’를 통한 고용률 끌어올리기였기 때문이다. 교육노동자를 포함한 대부분의 노동 현장에서 시간제 일자리의 확대는 임금·노동조건의 저하를 초래해 왔다. 장시간 노동 관행에서 벗어나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먼저 여성에게 집중되는 질 나쁜 일자리부터 막아내야 한다. 따라서 육아·치료·간병·학업 등을 위해 시간선택제 일자리로 전환하는 게 능사가 되어선 안 된다. 정부의 시간제 일자리 확대 정책에 맞서 여성노동자의 성과 재생산 권리 보장, 모든 노동자의 노동권 보장을 맨 앞에 두고 (교사만의 파편적 대응이 아닌) 교육노동자 전체의 투쟁 과제로 제기해 나가야 한다. [참조 기사]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124580119 6. 호주, 5만 유치원 교사 임금 대폭 인상 호주 정부가 단계적으로 유치원 교사 49,000명의 임금을 15% 인상한다. 임금인상은 유치원 고용주들이 호주 공정노동위원회와 ‘복수 고용주 협약’을 맺으면서 성사됐다. 여기에는 호주에서 가장 큰 6개 조기 교육기관과 함께 1,800개 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포함된다. 샐리 맥마누스 ACTU 사무총장은 “이것이 바로 전 연립정부에서 10년 동안 충격적인 저임금을 받으며 무시당했던 보육 노동자들을 존중하는 방법”이라며 “이는 노동자를 존중하는 것이자 여성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조 스코필드 호주 노조위원장은 “서비스 제공자들의 임금인상은 가족과 아이들에게 양질의 교육과 돌봄을 제공하는 데 필요한 교육자를 유치하고 유지하는 데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참조 기사] 49,000 and counting – pay rises a reality for early educators - Australian Council of Trade Unions
-
[250201 유인물] 폭동을 불사하는 극우세력의 등장, 지금 노동자 민중운동은 중대한 위기 앞에 있다[1면] 폭동을 불사하는 극우세력의 등장, 지금 노동자 민중운동은 중대한 위기 앞에 있다 지금, 사회적 총파업은 노동자 민중운동 절체절명의 과제다 내전의 그림자가 아른거린다 국민의힘은 헌법재판관 3인의 성향과 행보를 문제삼으며, 해당 재판관들이 탄핵심판을 맡아서는 안된다며 헌법재판소 무력화 선동을 본격화했다. 의회 밖 극우세력 역시 헌법재판소에 맹공을 퍼붓고 있다. 윤석열은 옥중정치를 본격화했다. 헌재가 탄핵을 인용하더라도, 윤석열이 영원히 사회와 격리되더라도 극우세력은 승복할 생각이 없다. 극우세력은 1월 19일 서울 서부지방법원 폭동에 대한 관계당국의 엄벌방침에 위축되기는커녕, 복수를 다짐하고 있다. 심지어 극우세력은 법원 습격 폭동을 518에 빗대며 ‘민주화 운동’으로 규정하고, 폭동을 저항권 행사로 규정한다. 윤석열 구속에 분노하며 테러를 불사하는 극우, 신념에 찬 ‘젊은 극우’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법원 습격 이전 극우 성향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들은 현 극우세력의 태세를 드러낸다. “판사도 사람이다. 법을 어기고 나라의 주권을 짓밟으면 죽을 수 있다는 두려움, 공포라는 걸 심어줘야 한다”, “한 명이 무력을 사용하면 범죄가 되지만 집단이 사용하는 순간 투쟁과 혁명이 된다.” 위기의 자본주의가 극우세력을 낳고 있다 폭동을 불사하는 젊은 한국 극우파의 등장, 이는 극우세력의 국제적 확대와 연동되어 있다. 위기의 자본주의, 생존권 위기가 각국 극우세력을 고무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재집권, 2022년 이탈리아 극우정부 집권, 2023년 아르헨티나 극우정부 집권, 2024년 프랑스 총선 1차투표 극우 국민연합 1위 부상, 2024년 오스트리아 총선 극우 자유당 1당 등극, 2025년 독일 총선을 앞두고 2위로 부상한 극우 '독일을위한대안' 등, 극우가 주요 국가를 뒤덮고 있다. 이들은 생존권 위기의 원인을 이주노동자, 여성·소수자에게 돌리는 혐오선동과 함께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 극우세력과 다르지 않다. 1월 19일 서울 서부지법 폭동 역시 국제적 극우세력 확대와 무관하지 않다. 재집권한 트럼프는, 선거운동 내내 ‘2021년 미 국회의사당 폭동 가담자 사면’을 약속했다. 의사당 습격자들을 선동한 트럼프 자신도 처벌받지 않았다. 그리고 1월 20일, 트럼프는 재취임 직후 첫 행정명령 중 하나로 2021년 1월 6일 미 국회의사당 폭동 가담자 1,500여명을 사면했다. 같은 날, 권영세는 서부지법 습격 가담자 체포에 대해 “민주노총 시위대였다면 진작에 훈방으로 풀어줬을 것”이라고 말했고, 극우 유튜버 10명에게 설 선물을 보낸 데 이어, 최근 헌법재판관들의 성향을 문제 삼기 시작했다. 일관된 흐름이다, 제도적 방법과 비제도적 방법을 가릴 것 없이 총동원하며 윤석열 사수에 나선 극우세력의 준동은, 헌재가 탄핵을 인용한다고 해도 확대될 수 밖에 없다. 노동자 민중운동은 중차대한 위기 앞에 있다. 이들이 더 큰 세력으로 성장하기 전에 제압해야 한다. 거대한 사회적 총파업, 필요하고 가능하다 기생충이 아카데미 영화제를 힙쓸고, BTS가 빌보드를 휩쓸고, 오징어게임이 넷플릭스를 휩쓸 때, 그렇게 모든 한국사회가 K컬처와 한류를 찬양할 때, 청년들은 더 낮은 임금으로 더 오래 일하는 비정규직이 되기를 강요받으며 혐오선동에 귀를 열고 있었다. ‘이토록 발버둥치는데, 나는 왜 여전히 가난하고 비참한가’에 대한 해답을, 노동자 민중운동이 투쟁으로 보여주지 못한 결과, 청년들은 ‘여성들과 소수자들이, 이주노동자들과 민주노총이 우리의 정당한 권리를 빼앗고 있다’는 혐오선동으로 이끌렸다. 그렇게 젊은 극우는 세상에 나왔다. 기억해야 한다. 이들이 한때 문재인 정부 탄생의 주역이기도 했다는 것을. 민주당 정부에 대한 환멸이 이들을 혐오선동으로 이끌었다는 것을. 자본이 만든 비정규직 1,200만 시대가 ‘청년 극우’를 낳았다. 민주노조운동은 단결과 연대로 다른 세상의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바로 지금, 조직된 노동자가 반성과 함께 길을 열어야 한다. 광장과 함께, 미조직 민중과 함께, 거대한 사회적 총파업 조직에 나서야 한다. [2면] 극우세력은 헌재의 결정을 기다리지 않는다 노동자 계급도 기다리지 않고 투쟁에 나서야 한다 극우세력은 끝없는 준동으로 정세를 만들고 있다 2024년 12월 12일, ‘1차 내란특검법’ 국회 표결 결과는 찬성 195표, 반대 86표, 기권 2표 였다그리고 12월 31일 최상목의 거부권 행사에 따라 이루어진 1월 8일 ‘1차 내란특검법’ 재표결 결과는 찬성 198표, 반대 101표로 재표결 가결정족수 200표에서 2표 모자라 1차 특검법은 폐기되었다. 그러나 여야 협상을 거쳤음에도, 2025년 1월 17일 ‘2차 내란특검법’ 국회 표결 결과는 찬성 188표, 반대 86표로 찬성표가 줄었다. 수사 대상을 기존 11개에서 6개로 대폭 줄이며 ‘외환 유치’, ‘내란 선전・선동’ 등을 수사 범위에서 제외했음에도 찬성표가 준 것이다. 극우의 세력 확대에 따른 역학관계가 그대로 국민의힘 내부로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2025년 1월 31일, 최상목이 다시 거부권을 행사했다. 비상계엄 직후 상황과 달리, 극우세력은 대열정비를 넘어 노동자 민중에 대한 공세로 나아가고 있다. 현재와 같이 극우의 준동이 확대될 경우, 탄핵심판 지연은 물론 기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명심해야할 것은 헌법재판소는 ‘순수 사법기관’이 아니라는 점이다(사실 그런 것은 세상에 없다). 헌재는 그 구성부터 행정부·입법부·사법부의 세력균형을 반영하며, 헌재 탄핵심판의 본질은 체제의 균열에 대한 고도의 정치적 해결이다. 즉, 탄핵심판은 그 자체가 ‘정치재판’이다. 이런 점에서 ‘누가 질서를 회복할 수 있는가’, ‘누가 힘의 우위를 가지고 당면 갈등을 봉합할 수 있는가’가 탄핵심판 결과를 결정한다. 극우세력 역시 이를 알고 있기에 준동을 확대하고 있다. 노동자계급은 ‘탄핵심판 결과’에 따라 움직이는 정세의 종속변수가 아니라, 정세를 만드는 주체로 서야한다. 노동자 민중 앞에 놓인 가능성 청년 극우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돌이켜보자. 위기의 자본주의는 청년들의 미래를 박탈했다. 차곡차곡 쌓인 청년들의 분노는 박근혜 정부를 쓰러뜨린 힘이자, 문재인 정부를 압도적 지지와 함께 출범시킨 원천이기도 했다. 그러나 평등하지도,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았던 민주당 문재인 정부에 대한 환멸 속에서, 청년층은 껍데기 뿐인 민주주의, ‘민주당식 내로남불 민주주의’에 대한 경멸로, 여성·소수자·노동조합에 대한 혐오선동으로 이끌렸다. 이는 미국과 중국의 제국주의 열강투쟁 심화라는 국제정세와 맞물려 ‘중국발 부정선거론’과 같은 망상과 결합되기도 했다. 젊은 극우파 다수가 원래 극우파였던 것은 아니다. 바로 그렇기에, 조직 노동자들의 과제는 분명하다. 바로 지금, 사회적 총파업에 착수하며 새 세상을 향해 길을 여는 것이다. ‘탄핵심판 결과를 보고 움직이자’는 태세로는 탄핵이 기각되도 움직일 수 없다. 광장으로 모인 청년 미조직 노동자들과 함께, 윤석열 정권이 조장한 차별과 혐오에 분노하며 뛰쳐나온 2030 여성·소수자들과 함께 민주노조운동을 재구축하자. 비정규직·고용불안 없는 세상, 성차별과 소수자혐오 없는 세상을 향한 실질적인 ‘힘’을 형성할 때, 극우세력 없는 세상도 가능하다. 모든 미조직노동자를 향해 투쟁을 호소하며 윤석열 정권과 극우세력을 뿌리까지 청산하자. 청년세대를 극우로 이끈 한국 자본주의 그 자체에 맞선 사회적 총파업을 호소하자. 민주노총 200만 시대, 민주노총 300만 시대는 바로 그렇게 다가올 것이다.
-
[기고] 가부장적 자본주의 위기, 트랜스 혐오는 탈출구가 아니다광장의 트랜스젠더와 괴리된 SNS상의 혐오정서 윤석열의 비상계엄 이후 열린 퇴진광장에는 하나의 특별한 문화가 생겼다. 바로 ‘광장식 소개’였다. 발언의 서두에 자신의 ‘정체성’을 밝히는 이 소개는, 남태령에서 시작된 철야 농성 중 많은 트랜스젠더-퀴어 자유 발언자가 자신의 성정체성 및 성지향성을 밝히는 데에 사용하며 입소문을 탔다. SNS를 통해 화제가 된 수많은 ‘광장식 소개’ 발언과 발언에 담긴 성소수자 발언자들의 진솔한 경험은 이전과 사뭇 다른 방식으로 성소수자들의 삶을 가시화해냈다. SNS에서는 한 성소수자 참여자의 소개에 “그렇구나, 알아두겠다”며 반응을 표한 한 중년 남성 집회 참여자의 발언이 크게 인기를 얻기도 했고, 남태령을 기점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담은 깃발을 직접 만들어 집회 현장에 지참하는 참여자들이 대폭 늘기도 했다. 최근 전국농민회총연맹(이하 전농)에서는 ‘남태령 대첩’에 대한 보답으로 LGBT를 의미하는 무지개색의 떡을 만들어 나누기도 했다. 차별금지법 및 생활동반자법 논의에서 부르주아 정치 세력이 언제나 핑계처럼 언급해오던 ‘사회적 합의’가 마침내 광장을 통해 이루어진 셈이었다. 사진: 전국농민회총연맹 그러나 실제 광장의 분위기와 달리, SNS상에서의 트랜스 혐오는 꾸준히 심화되었다. X(구 트위터)에서는 전농의 무지개떡이 “트랜스젠더를 포함한 성소수자와의 연대를 상징하지 않는다(트랜스젠더를 제외한 성소수자와의 연대만 표명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이 논의에서 발전해 기존의 ‘LGBT’를 트랜스젠더를 배제한 ‘LGBA’로 명명해야 한다는 주장이 등장하기도 했다. 한편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가 마련한 성중립 숙소를 두고, ‘성중립 숙소가 여성 배제적’이라는 의견도 화두에 올랐다. 실제로는 여성 참여자의 수를 고려해 여성 숙소 2개 중 인원에 비해 남는 숙소 하나를 성중립 숙소로 전환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하나뿐이었던 여성 숙소를 성중립 숙소로 전환해 ‘트랜스젠더가 여성 공간을 빼앗은 것’처럼 거짓을 사실로 둔갑시킨 루머가 일파만파 퍼진 것이다. 이처럼 성소수자 의제에 대해 개방적으로 진전하고 있는 대중적 정서와는 대비되는 SNS상의 반응은, 트랜스젠더를 향한 혐오 정서가 특히 SNS를 통해 얼마나 빨리 심화/확산되고 있는지를 잘 드러낸다. 미국 성소수자 인권단체 ‘GLAAD’가 발표한 ‘LGBTQ 사용자 안전 지수 (SMSI)’에 따르면, 주요 SNS 플랫폼 안전지수는 틱톡 67%, 페이스북 58%, 인스타그램 58%, 유튜브 58%, 스레드 51%, X(구 트위터) 44%로 LGBTQ 사용자 보호정책에서 심각한 부진을 보였다. 심지어 과반수 플랫폼은 지난해보다 점수가 더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GLAAD는 해당 플랫폼들이 “특히 트랜스젠더, 논바이너리, 젠더비관행을 표적으로 삼지 않도록 보호하기 위한 정책과 의지를 표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분리주의 페미니즘의 문제 SNS 플랫폼에서 성소수자의 권리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가운데 SNS에서의 반트랜스 정서는 심각하게 확산되고 있다. 혐오발언을 제재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혹자는 이러한 반트랜스적 분위기의 배경에 분리주의 세력이 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실제로 트랜스젠더 혐오 성향을 띤 급진 페미니즘 조류인 TERF(Trans-Exclusionary Radical Feminism, 트랜스젠더를 배제하는 급진적 여성주의)의 젠더이분법적 주장은 SNS상에서 더욱 가시화된다. 퇴진국면 이전부터 성중립 화장실은 분리주의 세력을 비롯한 반트랜스 세력의 주된 논란거리였다. 지난 2022년 성공회대학교에 설치된 성중립 화장실인 ‘모두의 화장실’은 여전히 논란의 잣대로 존재한다. 약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분리주의 세력이 차별금지법에 반대하며 내세운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여성 전용 화장실에 남성이 들어올 것이다”는 주장과 해당 논란은 유사한 선상에 놓여있다. 성공회대 '모두의 화장실' 사진: 여성신문 분리주의 세력의 반트랜스적 행보는 이뿐이 아니다. 지난 2020년 트랜스젠더 입학 거부 사태 당시, 분리주의적 언사가 SNS에 우후죽순 게시되기도 했다. 숙명여대 사태부터 지금까지, 4년간 사회는 젠더이분법적 사고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한 것일까. 2030 여성을 상징하는 <'응원봉 연대와 성소수자 연대를 연결시키지 말라'>는 주장 또한 등장하고 있는 요즘, 응원봉을 들고 계급적 연대를 널리 확산하는 모습과 SNS를 통해 반트랜스 여론을 강화하는 모습 모두가 2030 여성이라는 세대 안에 존재함은 더 이상 부정하기 어렵다. 분리주의 페미니즘이 특히 2030 여성을 상대로 일정 부분 세력을 확대해 온 것도 사실이다. 분리주의 페미니즘 논리 안에서 특히 대두되는 성중립 화장실 – 숙소의 문제, 트랜스젠더를 가장한 젠더폭력 범죄의 문제는 그 이면에 가부장적 자본주의 사회가 야기한 구조적 성차별과 젠더폭력의 공포를 관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분리주의 페미니즘은 당장 눈에 보이고, 타격하기 가장 쉬운 집단인 MTF(지정성별 남성 트랜스젠더가 성전환을 통해 여성으로 성별을 정정한 경우) 트랜스젠더를 공격함으로써 젠더폭력의 위기로부터 탈출하기를 여성들에게 권장한다. 마치 ‘여성’의 정의를 시스젠더 여성으로 국한하면 모든 여성혐오와 혐오범죄의 표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이는 윤석열 정부가 2030 남성에게 내세웠던 ‘혐오정치’의 방식과도 무척 유사하다.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정부가 주요 공약으로 부각했던 ‘여성가족부 폐지’ 등 여성혐오적인 정책은 자본주의 체제가 필연적으로 청년층에게 부과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억압의 책임을 2030 여성에게 전가함으로써 ‘역차별’이라는 환상을 덧씌웠다.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젠더폭력, 구조적 성차별과 같은 실제 가부장적 자본주의 체제의 문제를 두고, 'MTF 트랜스젠더의 존재가 여성의 삶을 파괴하고 있다'는 분리주의 페미니즘 정치가 2030 여성들을 매료시켰듯, '징병제, 일자리 문제, 저임금 등의 구조적 불안은 모두 페미니즘으로 인한 것'이라는 논리 또한 손쉽게 2030 남성을 잠식했다. 청년층의 삶을 압도하는 자본주의 체제의 억압 속에서 간결하고 명료한 혐오정치가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양측을 갉아먹기 시작한 것이다. 만연한 반트랜스 정서와 위기 한편, 이러한 반트랜스 정서는 국내 사례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실제로 작년 8월, 알제리 국적의 권투 선수 이마네 칼리프의 ‘성별’에 대한 논란이 도마에 올랐다. 여러 매체가 이마네 칼리프에게 ‘남성’, ‘XY염색체’라는 수식어를 붙였고, 이 과정에서 이마네 칼리프가 성별정정을 마친 트랜스젠더이며 지정성별은 남성이라는 왜곡된 정보가 널리 퍼졌다. 여러 언론과 분리주의 세력이 의도적으로 이마네 칼리프 선수를 공격했고, 이 과정에서는 셀 수 없는 트랜스혐오 논리가 수반되었다. 더불어 ‘반 트랜스젠더(anti-transgender)’를 캐치 프레이즈 중 하나로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의 재선 성공도 트랜스젠더와 성소수자에게 큰 위협으로 다가온다. 대선에서 반트랜스 선전을 쏟아냈던 트럼프는 1기 트럼프 정부와 같이 ‘트랜스젠더 군복무 금지’ 정책을 내놓았다. 약 1만4천 명의 트랜스젠더 군인이 추방될 예정이며, 연방교도소의 트랜스 여성 또한 남성 수감시설로 이감될 처지에 놓여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당선 요인이 ‘노골적인 트랜스젠더 혐오’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강화되는 가부장적 자본주의 체제의 위기 속에서 트랜스 혐오를 대안으로 제시한 트럼프의 전략이 실제로 유효했다는 분석이다. 이마네 칼리프 사진: AP 트럼프의 반 트랜스 캠페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트랜스 혐오정치가 청년 여성층을 공략하기 위한 극우 자본주의 정치 세력의 도구로 급부상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SNS상에서 만연해진 트랜스젠더 혐오가 이제는 접근성 좋은 ‘놀이’로까지 치닫는 현재, 분리주의 페미니즘은 여성해방의 열쇠가 될 수 없다. 오히려 노동자계급이 서로에게 칼을 돌리게 하려는 자본의 전략이 될 뿐이다. 결국 궁극적인 해결책은 단결과 연대다. 순수한 여성이 아닌 존재를 솎아내는 분리주의 페미니즘은 어떠한 힘도 만들 수 없다. 노동자계급의 단결된 정치투쟁만이, 여성해방과 성소수자의 해방을 이끌어 낼 수 있다.
-
투쟁하는 노동자, 장애인, 시민이 함께 만드는 설 명절: 작지만 힘찬 2025 설날 거리차례음력 1월 1일 설날, 오전 11시. 서울 대학로에 위치한 마로니에공원에 차례상이 차려졌다. 정성이 가득한 맛깔스러운 음식들이 올라간 여느 차례상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 차례상이었다. 조금 다른 점도 있었다. 우선 차례상에 영정 사진이나 신위가 올라가 있지 않았다. 차례를 함께 지내러 모인 사람들도 서로 혈연관계가 아니었고 종교도 무교, 기독교, 가톨릭교, 불교 등 다양했다. 하지만 차례를 지내며 기원하는 마음은 서로 같았다. 부당함과 차별을 받는 노동자, 장애인, 성소수자 등이 제대로 권리를 누리며 평등한 세상에서 살아가기를 원했다. 이날 열린 2025 설날 거리차례는 비정규직노동자의집 꿀잠이 주관했으며 음식도 꿀잠 상근자들이 손수 만들었다. 차례는 모두 세 번 열렸다. 먼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부근의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렸고, 이어서 세종호텔 해고자 농성장이 있는 세종호텔 앞, 거통고조선하청지회(이하 거통고) 농성장이 세워진 청계천로의 한화빌딩 앞에서 진행되었다. 여기에는 60여 명이 참여했으며 투쟁하는 노동자뿐 아니라 그를 지지하는 연대 노동자, 시민, 종교인 등이 모였다. 시민 가운데는 ‘말벌’ 동지들도 다수 참여했다. ‘말벌’이라 불리는 사람들은 주로 2030세대로 계엄령 이후 남태령과 한남동에서 열린 집회에 참여하며 민주노총과 함께하는 집회와 투쟁에 공감하고 해당 집회와 투쟁이 벌어지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는 이들을 뜻하는 별칭이다. 거통고 농성장에서 치러진 차례 순서에서 잠시 이야기를 같이 나눈 맘마 님은 거리차례 참가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저는 기독교인이라 차례상을 오늘 처음 봤어요. 그동안 교과서에서 사진으로만 봐 왔죠. 그래서 오늘 차례상을 직접 보니 좀 신기하기도 한데요. 거통고 동지들이 거제에서 멀리 서울에 오셔서 설 명절을 외롭게 보내실 것 같아 걱정이 되어 왔어요.” 맘마 님은 야생맘마먹음이보존협회라는 이름의 깃발을 들고 여러 집회와 투쟁 현장에 출정하고 있다. 또 다른 말벌인 사회가 부도 님은 “먹고살기 위해 일하는데 일하다 아프고 심지어 죽기까지 하는 이 사회에 분노해” 여러 집회와 투쟁에 함께하고 있고 거리차례에까지 발걸음을 옮겼다고 했다. 역시 말벌인 모레 님은 “(우리) 사회가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 슬픔을 종결하라 요구”하며 심지어 “언제까지 슬퍼할 셈이냐고, 네가 조심하고 노력해서 잘 사는 게 최우선이라고 채근”하는 이 사회를 변화시키고 싶어 함께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윤석열 계엄 이후 광장이 열리자 우리 사회를 바꾸기 위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투쟁과 연대의 실천이 늘고 있다. 덕분에 기존에 투쟁을 해 오던 많은 노동자들이 힘을 얻고 있다. 설 명절 또한 그 어느 때보다 환한 웃음으로 보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윤석열이 체포, 구속, 파면된다고 해서 우리 노동자의 삶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을 박근혜 퇴진 당시 우리는 익히 경험했다. 누구나 평등하고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우리는 윤석열 퇴진 이후를 더욱 세밀하고 단단하게 준비해야 한다. 광장에 모이고 투쟁하는 이들에게 달려온 ‘말벌’ 동지들과, 이제는 같은 노동자계급으로서 다시 만나자. 민주노조에 가입해 함께 싸우고, 함께 일터를 멈추고, 연차를 쓰고 조퇴를 하고 광장으로 모이자. 조직노동자가 길을 열고, 미조직 노동자와 함께 사회적 총파업을 만들자! 그 힘으로 모든 내란세력을 척결하고 새 세상을 열자! 관련기사 정세 교착,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무엇으로 돌파할 것인가 총파업 조직화 네트워크로 함께 길을 열어냅시다!
-
[발언] 거리에서 맞은 차례상과 함께 연대의 목소리를 나누다2025년 음력 1월 1일(1.29) 설날 명절에 ‘비정규직노동자의집 꿀잠’ 동지들이 정성껏 마련한 차례상을 들고 투쟁하는 노동자, 장애인 동지들에게 달려갔다. 11시 전국장애인철폐연대 마로니에공원 거리 차례에 이어 12시 20분, 세종호텔 농성장, 13시 거통고조선하청지회 한화 농성장에서 거리차례 행사가 이어졌다.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꿀잠 동지들, 여러 연대단위 노동자와 활동가들 그리고 깃발을 앞세운 2030여성과 퀴어 말벌동지들이 함께 참여해 해고자 복직, 비정규직·정리해고 철폐 등 노동자민중의 새해 소원과 복을 나누었다. 매우 추운 날씨였지만, 연대로 여는 설날의 기운은 뜨겁기만 했다. #세종호텔 농성장 앞 허지희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 사무장, 해고노동자) "재판결과에 실망하신 분들도 있고 했었는데요, 올해 이렇게 많은 분들이 와 주시고 해서 저희가 올해 정말 잘 싸울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지금 현재 저희 매주 목요일 헌법재판소로 행진을 하고 있는데요, 왜 윤석열 퇴진에 세종호텔 해고자가 붙느냐라고 물으시면, 저희가 해고 3년 동안 여기 농성을 했었는데 작년 12월에 집회, 시위를 금지하는 포고령을 보고 이제 우리 끝난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세종대에서 항의하는 것도, 복직투쟁을 하는 것도 이제 끝났다고 생각을 했었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 윤석열의 퇴진을 저희가 강하게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윤석열 퇴진과 더불어 윤석열 없는 세상에서는 반드시 정리해고법이 없는 세상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저희 해고자들도 올해는 반드시 모두가 20년, 30년 일하던 회사에 복직해서 우리가 원하던 그런 노동자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함께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리고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인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거통고 한화본사 앞 농성장 강명지 (무지개조선소 말벌시민) "읽어보겠습니다. 저는 12월 11일에 학교에 붙인 대자보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우리는 해결되지 슬픔 속에 자랐습니다. 너의 성공과 행복에만 몰두하라 저는 신자유주의 영향에 깔린 목숨들을 봅니다. 수학여행을 떠난 또래들이 죽고 물대포에 맞은 농민이 죽었습니다. 곳곳에서 일하던 또래가, 여수에서 실습하던 또래가 죽었습니다. 성별 정정 수술을 빌미로 강제전역 당한 여성이 죽고, 연극을 만들던 퀴어가 죽었습니다. 그저 일상을 누리려던 또래들은 이태원에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택시기사의 분신자살은 주목조차 받지 못했고, 악성민원 끝에 새내기 교사를 숨지게 한다는 여전히 익명 속에 있습니다. 투쟁하는 장애인들은 폭력과 모욕과 죽음 속에 놓여 있습니다. 매일 들려오는 여성살해 소식은 그 수를 꼽을 수조차 없습니다. 셀 수 없는 죽음과 폭력에 둘러쌓여 무력해지면 매일 귀가는 그저 요행으로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사회는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 슬픔을 종결하려 요구합니다. 언제까지 슬퍼할 셈이냐고 니가 조심하고 잘사는 게 최우선이라고 채근합니다. 저는 그래서 지금의 거리 차례가 그렇게 잊히게 하려고 애써왔던 죽음들을 잊지 않기 위한 우리의 의식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 같습니다. 광장에서 임을위한행진곡을 부르는 걸 정말 좋아하는데요, 그 노래를 좋아하려면 정말로 먼저 앞서가신 분들 혹은 세상을 떠나신 분을 잊지 않으려는 마음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차례를 함께 지내면서 저 스스로도 어떤 죽음도 잊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더 열심히 더 강하게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이런 자리 마련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차례가 끝나고 음식을 나눠먹는 걸 음복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저희가 어떤 혈연도 없이 동지란 이름으로 모인 만큼 더 많은 복을 나누고 더 많은 복을 새롭게 만들어서 새해에는 누구도 누락되지 않고 누구도 지워지지 않고 누구도 억울하게 죽지 않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투쟁!"
-
전한길의 선동은 어떤 위험의 징조인가?사진: 전한길 유튜브 갈무리 저들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보수언론은 ‘역사 일타강사’로 알려진 전한길의 내란 옹호 선동을 발 빠르게 퍼 나르고 있다. 전한길의 유튜브 '꽃보다 전한길'의 구독자 수는 95만 명에 이르고, 그가 올린 '2030 세대와 국민들께 드리는 호소문'의 조회수는 356만회다. 최근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극우 유튜버 김성원의 'GROUND C'에 올린 '계엄령 내린 진짜 이유'도 조회수 362만을 기록하고 있다. 전한길의 영상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이들은 2030 세대를 집중적으로 겨냥하고 있다. 김성원도 극우 집회에 나온 2030 세대 참가자들을 인터뷰해 만든 영상을 계속 올렸다. 헌법재판소 바깥에서 승부를 보겠다고 마음먹은 극우세력은 여론전에 목숨을 걸었다. 윤석열 지지율을 60% 이상으로 끌어올려 헌법재판소를 압박한다는 계획이다. 그 전에 공소기각, 보석신청을 밀어붙이면서 여론을 계속 움직이려 할 것이다. 최근 서울중앙지법이 검찰의 윤석열 구속기간 연장 신청을 불허하면서 "(공수처로부터 사건을 송부 받은 검찰청 검사가) 전면적 강제수사를 할 수 있는지에 관해 법적 근거나 상당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하자, 검찰이 바로 구속기소를 했는데, 극우들은 검찰이 조사하지도 않고 기소했기 때문에, 공소를 기각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조선일보는 검찰의 기소가 ‘남(공수처)의 답안지를 보고 시험을 치르는 꼴’이라며 검찰을 맹비난하고 있다. 저들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핵심 약점과 강점 전한길은 "나는 좌파도 우파도 아닌 상식파"라거나 "지난 12.3 비상계엄 선포 때는 비상계엄이 미친 짓"이라고 생각했다는 말을 꺼내며 위장막을 친 뒤, 내란을 옹호한다. 전한길이나 김성원은 민주당이 22번의 탄핵으로 국정을 마비시켰기 때문에, 윤석열이 계엄을 선포할 수밖에 없었다고 선동한다. 민주당의 입법이나 탄핵에 윤석열은 손을 놓고 있었는가? 윤석열은 총 24차례 거부권을 행사했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에는 두 번이나 거부권을 행사했으며 채상병 관련 특검법에는 세 번이나 거부권을 행사했다. 극우 유튜버들은 노동자 민중의 절박한 요구를 짓밟은 윤석열의 독재를 조금도 비판하지 않는다. 헌법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있어서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만이 아니라 과거 정부에서도 부르주아 의회 내에서 수많은 논쟁과 다툼이 있었다. 국민의힘 세력들은 과거 노무현을 탄핵하려 했다. 계엄 전 사법 시스템이나 행정 시스템은 조금도 마비되지 않았다. 이렇듯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라 볼 수 있는 근거가 하나도 없기에, 현재 헌법 기준에서도 국헌 문란의 목적으로 한 내란죄임이 틀림없다. 국회 내 헬기 착륙, 무장 계엄군 국회 청사 진입, 경찰의 국회 봉쇄와 출입 저지, 선관위 군병력 투입 등 헌법을 위반한 빼도 박도 못할 증거가 많은데, 이런 증거를 얘기하기 전에 계엄 선포 요건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 그럼에도 윤석열 일당이 '고도의 통치행위' 운운하며, 계엄이 정당하다고 우길 수 있는 이유는 헌법에서 대통령에게 계엄이라는 막대한 권한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극우 유튜버들이 집요하게 계엄 선포 요건을 따지는 이유는 그게 바로 저들의 핵심 약점이기 때문이지만, 역으로 살펴보면 계엄 선포 요건이 있는 것 자체가 저들의 핵심 강점이기 때문이다. 포고령에서 볼 수 있듯 윤석열은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를 압살하려 했다. 파업, 태업, 집회 행위를 금지하려 했다. 계엄 제도가 살아 있는 한, 노동자 민중이 피흘려 쟁취한 물질적, 도덕적 성과는 언제든 한 번에 무너질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내란죄 처벌을 넘어 계엄 제도의 철폐를 요구해야 한다. 노동자 민중 위에 군림하는 대통령 한 명에게 '국가비상상황'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는 전권을 주고, 군병력 투입에 대한 전권을 주는 계엄 제도 자체가 독재의 길을 합법적으로 열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백 배나 더 큰 힘 전한길, 김성원 유의 주장이 새롭지는 않지만, 가볍게 보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저들이 수만, 수십만을 넘어 수백만을 향한 공공연한 "대중적 이데올로기전"에 나섰다는 점이며, 그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점이다. 저들의 논리 중 민주당에 대한 공격은 기본 상수인데, 민주당은 방어에 급급할 수밖에 없다. 노무현, 문재인 정부 역시 노동자 민중의 삶을 망가뜨려 왔고 재벌들과 부자들의 삶을 지켜줬다. 그들은 노동계급의 생활 수준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조국 사태에서 드러난 그들의 치떨리는 위선은 청년세대가 그들에게 등을 돌린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민주당은 내세울 게 없다. 근본적으로 민주당은 거의 모든 역량을 의회 안에서 쓸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지배 정당일 뿐이며, 바로 그렇기에 지금도 근로기준법을 무력화하고 노동시간을 연장하는 반도체 특별법을 저울질하는 등 노동자의 요구를 무시하며 검찰과 법원에 매달리고 있다. 민주당을 제대로 비판하기는커녕, 그들의 왼쪽 날개에 머물렀던 진보당과 정의당은 그들의 행동이 쌓이고 쌓인 결과, 지금 국면에서도 민주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렸다. 민주당 정부 아래에서 줄기차게 싸워왔던 노동자들은 충분히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고, 반드시 내야 한다. 누가 기세가 꺾이지 않은 극우들의 준동을 제압할 수 있는가? 누가 저들의 대중적 이데올로기전에 제대로 맞설 수 있는가? 노동자계급은 국회 바깥에서 엄청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작게는 수십 명, 많게는 수만 명이 결집해 있는 민주노조는 이데올로기전의 중요한 거점이다. 조직된 노동자들은 수많은 현장에서 선전할 수 있고, 선동할 수 있고, 현장 토론을 조직할 수 있다. 백만 민주노총의 조합원들이 살아 있는 스피커가 된다면 극우 유튜버들보다 100배나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노동자계급은 이데올로기 측면에서나 물리적 측면에서나 압도적인 힘으로 극우세력을 격퇴할 수 있다. 모든 진지한 활동가와 간부가 현장 활동에 나서야 한다. 조합원들과 저들의 논리를 토론하고, 노동자의 요구를 제기하며, 지도부의 말을 행동으로 옮기게 하는 방법, 투쟁하고 있는 미조직 노동자들과 2030 세대와 결합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더 확대되는 투쟁, 더 과감한 투쟁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면, 그래서 저들의 이데올로기전이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면 윤석열 지지율이 50~60% 오르는 상황도 벌어지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넘어가고 있는 2030 세대 한 세대의 특성을 뭉뚱그려 표현하거나 이들의 특성을 과장하면 구성원들의 현실을 왜곡할 뿐 아니라 세대 구성원들의 다양성을 놓치게 된다. 그 점을 유의해야 하며, 좀 더 깊은 분석이 필요하겠지만, 2030 세대의 상당수, 특히 젊은 남성들의 상당수가 극우세력에게 빨려 들어가고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서부지방법원 폭동에서도 나타났다. 전한길이나 김성원이 올린 영상 댓글에서도 극우로 넘어가고 있는 상당한 흐름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아주 위험한 징조로, 극우세력 내에서의 주도권이 흔히 '태극기부대'로 알려진 노년층에서 젊은 층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한길, 김성원 등은 이런 흐름을 날카롭게 포착하고 선도하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을 중립적인 척, 공정한 척 포장할 줄 알며, 반공 이데올로기만이 아니라 자유주의, 공화주의, 전체주의 등을 끄집어내서 내란을 옹호하고 있다. 청년들의 절망도 교묘히 이용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자본주의 위기의 심화 속에서 전 세계의 수많은 나라가 극우화 강풍에 휩쓸렸다. 그러는 동안 한국의 지배계급은 물론 노동자들의 상당수도 이른바 ‘K 시리즈’를 노래하며 '성장과 안정'에 관한 환상 속에서 살아왔다. 실제로는 비정규직, 여성, 청년, 노인을 중심으로 사회 한쪽에서 극심한 고통이 누적되고 있었다. 그것을 못 본 채 그럭저럭 안온한 삶을 살아온 사람들은 자본주의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 경제적 양극화가 얼마나 심각한지 직시하지 못했다. 불행하게도 조직된 노동자들의 대다수가 그랬다. 그래서 그들은 어느 날 갑자기 극우세력이 부상한 것처럼 느낀다. 하지만 극우세력은 대중의 고통과 절망을 자양분 삼아 소리 없이 계속 성장했다. 그 결과 지금 한국 사회는 심각한 정치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절망에 내몰린 수많은 사람은 기존 현실을 유지하고 땜방하기에 급급한 자유주의, 중도주의 세력을 불신한다. 급진적 변화를 갈망하는 청년들은 "윤석열만큼 반국가세력과 전투적으로 싸운 지도자가 없었다"라고 하면서 환호하고 있다. 지금 윤석열 친위쿠데타에 분노한 거대한 투쟁의 에너지가 존재할 때 극우세력을 제대로 제압하지 않는다면, 몇 달 후든, 몇 년 후든 노동자계급은 몇 십 배 힘든 투쟁을 벌여야 한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과 무관하게 극우세력은 계속 준동할 것이기 때문이다. 극우세력은 검찰과 헌법재판소만을 바라보지 않는다. 민주노총이 지금보다 훨씬 더 강한 힘으로 광장에 나서야 한다. 투쟁에 나선 2030 세대와 힘을 모아 내란 세력을 모조리 쓸어버리고 중단 없이 노동자 민중의 요구를 제기해야 한다. 나아가 우리는 자본주의에 도전하는 운동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금의 위기는 더욱더 날카롭고 응축된 형태로 계속 확대될 수밖에 없다. 노동자 민중을 가난과 실업, 불평등과 불안정한 삶으로 내모는 쇠퇴한 자본주의로는 전진할 수 없다! 자본주의를 넘어서자! 노동자들과 가난한 민중이 정부와 사회를 이끌어나가는 세상을 만들자!
-
‘팔레스타인 평화를 위한 울산 긴급행동’ 28차 집회, 여전히 이어지는 집단학살을 규탄하다지난 1월 25일 토요일, 울산에서는 '팔레스타인 평화를 위한 울산 긴급행동' 28차 집회가 열렸다. 설 연휴가 시작하는 날인데도 많은 동지가 참여했다. 트위터를 보고 온 학생, 취준생, 시민들도 있었다. 이번 시위는 15개월 만의 휴전에도 학살이 계속되는 시점에 열렸다. 그래서 휴전에 따른 '팔레스타인 연대를 위한 한국 시민단체 긴급행동' 공동성명을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조시형 조직국장이 낭독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진행을 맡은 사회주의를향한전진 정원현 동지는 팔레스타인 상황을 설명하며 힘찬 구호를 선창했다. 변혁적여성운동네트워크 빵과장미 배예주 동지와 노동당 울산시당 이장우 위원장의 발언이 이어졌고, 현대건설기계 사측과 투쟁하는 해고자 변주현 동지가 ‘HD현대건설기계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불법 점령 공모를 지금 당장 멈추라’는 긴급행동 공동성명을 낭독했다. 이번 캠페인은 그 어느 때보다 시민들의 호응이 좋았다. 피켓 문구를 유심히 보는 분, 함께 발언을 들으시는 분, 박수쳐 주시는 분, 엄지를 올리는 분, 사진을 찍어주시는 분, ‘프리 팔레스타인’이라고 외치시는 분, 인사하시는 분 등 팔레스타인의 자유를 함께 기원해주었다 덕분에 팔레스타인 평화를 위한 울산 긴급행동을 벌여 온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공공운수노조 울산지역본부, 금속노조 울산지부 간부 동지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와 현대글로비스울산지회, 현대그린푸드지회,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이수기업해고자들, 울산이주민센터, 노동당, 사회주의를향한전진, 변혁적여성운동네트워크 빵과장미, 노동자혁명당(준) 등 동지들도 더 힘이 났다. 당일 집회 팔레스타인 연대발언 중 빵과장미 배예주 동지의 발언문을 축약해 전한다. 여러분 상상해봅시다. 그저 여기 살아가는 노동자라는 이유로, 시민이라는 이유로, 또는 여성, 어린이, 퀴어,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총탄을 맞고 죽어야 한다면 동의하실 수 있으십니까. 또 이렇게 상상해봅니다. 일본 제국주의 식민점령과 살육이 76년간 지속된 채 15개월간 폭격이 자행되어, 거리가 모두 폐허가 되었고, 설 명절 연휴에도 미사일에 맞아 죽지 않고, 물과 쌀을 구해 굶어 죽지 않고, 옷과 담요를 구해 얼어 죽지 않기를 바란다면요? 여러분 우리 사회가 이렇다면, 그리고 ‘선진국’들이 이런 학살을 '절대선'으로 놓는다면, 동의하실 수 있으십니까. 이게 올바른 인간 사회입니까? 절대 아닙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그저 팔레스타인 땅에 산다는 이유로 76년째 이스라엘로부터 당하고 있는 참혹한 식민점령에 분노합니다. 2023년 10월 7일 시작된 집단학살을 당장 멈추라고 요구합니다. 이스라엘 시온주의자들의 집단학살과 식민점령에 공조하는 소위 ‘선진국’의 제국주의를 규탄합니다. 이스라엘로 무기를 수출하고, 팔레스타인 노동자 민중의 거주지를 파괴하는 굴착기를 공급하며, 이스라엘의 집단학살과 전쟁범죄에 직간접적으로 공조하는 윤석열과 극우세력, 자본을 규탄합니다. 1월 15일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42일 간의 휴전에 합의했고, 이는 19일부터 발효되었습니다. 어느 팔레스타인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깊은 바닷속으로 잠수하는 다이버가 잠시 숨을 쉬기 위해 올라온 듯한 기분"이라고요. 15개월 동안 폐허 속에서 굶주림, 총성, 죽음의 공포에 질식하다 겨우 숨을 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야만이 인간사회에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더 분명히 확인합니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미국, 서방 제국주의 권력은 또다시 팔레스타인을 학살하고 있습니다. 휴전 합의가 무색하게도, 휴전 합의 후 최소 100명이 사망했습니다. 휴전 이틀 만에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맹폭했습니다. 이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서안지구 안에서 팔레스타인 민중을 공격하며 전쟁범죄를 저질러온 이스라엘 ‘정착민’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겠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직후 일어났습니다. 이스라엘 군대와 민간기구는 서안지구에서 공동 군사작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군대는 난민캠프로 통하는 4개 주요 입구를 봉쇄하고 도망치는 사람들조차 총격해 죽였습니다. 민간기구와 군경, 시온주의자들은 HD현대건설기계의 장비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집을 파괴합니다. 이렇게 미국과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한 제국주의, 극우 파시즘은 학살과 증오의 정치로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죽이고 전 세계 노동자 민중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팔레스타인에 연대합시다. 살육과 혐오, 독재와 전쟁의 정치권력을 규탄합시다. 국경을 넘어 인간의 존엄과 권리를 위해 새해에도 함께합시다. 팔레스타인과 미얀마, 한국 그리고 노동자민중이 숨 쉬며 살아가는 땅에 평화와 평등, 민주주의가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팔레스타인 해방 쟁취합시다. 투쟁!
-
극우세력의 성장을 제압할 수 있는 방법은, 민주당과 철저히 독립적인 노동자계급의 투쟁뿐입니다2025년 1월 19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극우세력의 폭동이 벌어졌다. 이는 직접적으로는 윤석열과 국민의힘이 극우들의 행동을 조직해온 결과이고, 또한 한국 자본주의의 위기와 문재인 정부의 위선이 젊은 층의 극우화를 심화시켜온 결과이기도 하다. 민주당의 위선적인 페미니즘 정책은 젊은 남성들의 반페미니즘 정서를 강화시켜 극우 세력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이러한 극우 세력의 성장을 막기 위해서는 민주당으로부터 독립적인 노동자계급의 투쟁이 필요하며, 모든 형태의 차별과 혐오에 맞서 싸우는 사회적 총파업을 조직해야 한다. 1월 25일 광화문 집회 당일 스튜디오 알의 정세 리포트를 지면을 통해서도 전한다. 안녕하십니까. 스튜디오 알 미디어활동가이자 사회주의를향한전진 회원 양동민입니다. 저는 지금 1월 25일 광화문에서 진행되는 윤석열 퇴진집회에 나와있습니다. 지난 19일, 윤석열의 구속이 확정된 다음날 새벽, 극우세력은 서부지방법원을 습격하고, 폭동을 일으켰습니다. 이들은 경찰을 구타하고, 건물을 파괴하고, 서버를 탈취하려고 시도했습니다. 현장에 있던 언론사 기자는 집단 린치를 당해 병원에 입원했고, 기자의 카메라에 있던 메모리카드를 탈취하려고 했습니다. 이번 극우세력 폭동은 내란을 둘러싼 계급투쟁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이번 폭동은 윤석열과 국민의힘이 끊임없이 극우 대중의 행동을 조직해온 결과입니다. 윤석열은 한남동 관저 앞에 모인 대중을 ‘애국시민’이라고 부르며, “여러분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라고 선동해왔습니다. 그리고 국민의힘은 줄기차게 윤석열 내란을 감싸고 옹호해왔습니다. 전 최고위원 김재원은 윤석열의 내란을 ‘성전’이라고 치켜세우며, 극우세력의 집회를 "십자군의 창대한 거병“이라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번 폭동이 단지 우발적으로만 발생한 일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극우세력이 오랫동안 꾸준히 성장해온 결과라는 점입니다. 기존에 장년세대를 중심으로 구성됐던 한국의 극우파는 최근 2030 남성들과 결합하며 세력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실제 이번 서울서부지법 폭동에서 체포된 90명 중 절반 이상이 2030이라는 점이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이번 폭동은 이들이 물리적으로 상당한 힘을 보여줄 수 있는 수준에 다다랐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위험한 징후입니다. 젊은 극우의 부상은 한국 자본주의가 청년 세대의 절망을 키워온 결과입니다. 가장 낮은 출생률과 가장 높은 자살률이 드러내듯이, 무역전쟁과 기술전쟁으로 국제적 자본의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자본가들은 더 많은 이윤을 위해 더 낮은 임금으로 더 오래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되라고 민중에게 강요해왔습니다. 자본주의 위기에서 만성화한 실업과 불평등, 미래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이 극우 준동의 뿌리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미국,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독일 등 다른 나라에서 확산되고 있는 극우와 마찬가지로, 여성, 이주노동자, 성소수자, 장애인, 조직된 노동자들을 공격하며 생존권 위기의 원인을 소수자에게 돌립니다. 특히 한국에서 극우는 민주당 문재인 정부의 거대한 위선과 기만 덕분에 폭발적으로 자라났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집권할 때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 했습니다. 하지만 조국사태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듯이 문재인 정부 5년은 평등하지도,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았습니다. 전례 없는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자산소유자들의 배를 불리며 청년들의 꿈을 빼앗았고,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도, 최저임금 1만원 공약도 지키지 않았으며,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해 노동시간 단축을 무력화했습니다. 또 지금 극우 청년들에겐 반페미니즘이 매우 중요한 가치인데요. 이 또한 민주당 식의 위선적 페미니즘이 낳은 결과입니다. 문재인 정부를 지나며 성별임금격차는 하나도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바뀐 건 여성 고위공무원과 공기업 여성임원뿐입니다. 양질의 일자리 확대도, 최저임금 인상도 없이, 더 많은 여성 착취자와 여성억압자를 만드는 것이 민주당의 페미니즘이었습니다. 또 민주당은 ‘페미니즘’을 앞세워 집권하고도, 박원순 등 성폭력 가해자를 감싸고 추모하며, 피해자에게는 집단적인 린치를 가했습니다. 남녀노동자 모두의 삶을 더 안정적이고 평등하게 만들기는커녕, 위선으로 가득찬 ‘민주당식 페미니즘’은 젊은 남성들에게 어떤 헤게모니도 발휘할 수 없었고, 오히려 우파의 반페미니즘 선동에 촉매를 제공했습니다. 민주당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감이 윤석열 정부를 만들었습니다. 극우가 성장한 이유는 문재인 정부가 ‘평등하고, 공정하며,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어서가 아니라, 문재인 정부가 내건 모든 약속이 허구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현재 피부로 체감되고 통계로도 나타나는 2030 남성층의 낮은 광장투쟁 참여율은, ‘도로 민주당 정부’에 대한 불신과 직결돼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극우세력의 성장을 제압할 수 있는 방법은, 민주당과 철저히 독립적인 노동자계급의 투쟁뿐입니다. 민주당과 완전히 다른 세상을 만들어 내겠다는 세력만이 극우를 제압할 수 있습니다. 계급적이고 변혁적인 페미니즘에 기반해, 모든 여성과 소수자 혐오를 척결하는 운동, 모든 이들에게 평등하고 존엄한 삶을 보장하는 운동만이 극우를 제압할 수 있습니다. 이미 노동자민중은 그런 역량을 보여주었습니다. 수백만 명이 윤석열 탄핵과 구속을 위해 거리로 나왔고, 남태령, 한강진에서 중요한 투쟁을 해냈습니다. 전장연 투쟁, 거통고 조선하청지회 투쟁, 세종호텔 투쟁, 지혜복 교사의 투쟁 등에 당도하고 있는 연대의 물결은 계급투쟁의 범위와 주체를 전례 없이 확대할 가능성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불평등과 혐오에 맞서 싸우는 광장의 민중은 헌재의 판결을 바라보고 있을 때가 아님을 알고 있습니다. 이제 조직된 노동자들이 앞장서서 길을 열어야 합니다. 총파업 조직화 공동행동을 통해 함께 현장을 조직합시다. 그리고 광장의 동지들에게 함께 호소합시다. 민주노조에 가입해 함께 싸웁시다. 함께 일터를 멈추고, 연차를 쓰고, 조퇴를 하고 광장으로 모여 사회적 총파업을 만듭시다! 그 힘으로 모든 내란세력을 척결하고 새 세상을 열어냅시다! 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