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청교섭 쟁취! 이재명 정부에 맞선 7월 총파업 조직하자! - Ⅰ] 2026년 원청교섭 투쟁의 조건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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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신문

[원청교섭 쟁취! 이재명 정부에 맞선 7월 총파업 조직하자! - Ⅰ] 2026년 원청교섭 투쟁의 조건과 과제

  • 백종성
  • 등록 2026.05.08 11:53
  • 조회수 7,895

노조법 2조가 개정되었음에도, 하청노동자들은 다단계 하청구조 뒤에 숨은 '진짜 사장'을 상대로 노동3권을 행사하기 위해 처절하게 투쟁해야 한다. 이번 연속기고 <원청교섭 쟁취! 이재명 정부에 맞선 7월 총파업 조직하자!>는 순서대로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원청교섭 투쟁의 조건과 과제 △일터기본법의 본질 △7월 총파업을 조직하기 위한 투쟁방향을 살피고자 한다.

 

사진: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1. 개정 노조법의 성과와 한계

 

2025년 개정 노조법의 성과를 살펴보자. 첫째, 노동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자를 사용자로 규정하는 '사용자 개념 확대'다. 개정안은 노조법 2조 2호, 사용자 정의에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 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도 그 범위에 있어서는 사용자로 본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이에 따라 형식적으로는 ‘가짜 사장’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비정규직노동자들도 원청에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둘째, 노동쟁의 대상 일부 확대다. 노조법 2조 5호 개정에 따라 노동자들은 △노동자의 지위 △노동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상 결정 △사용자의 단체협약 위반 등에 대해서도 파업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다. 기존 노동법은 노동쟁의를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로 인한 분쟁상태로 규정했다. 이 정의에 따르면 법률이나 단체협약에 따라 이미 결정된 권리의 이행을 둘러싼 분쟁, 즉 '권리분쟁'은 파업권 행사 대상이 될 수 없었다. 노조법 개정은 기존 노조법이 쟁의행위 대상에서 배제해왔던 특정 권리분쟁 사안을 일부 포함해 노동쟁의 범위를 소폭 확장했다. 즉, “근로조건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시 쟁의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한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일부 사안을 명시해 쟁의대상을 소폭 확대한 것이다.

 

셋째, 노조법 2조 4호 라목 삭제를 통한 특수고용·플랫폼·프리랜서노동자의 노동조합 결성권 확대, 해고자와 퇴직자 등을 조합원으로 포괄할 단결권 확대다. 현행 노조법은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에는 이를 노조법상 노동조합으로 보지 않았다. 이 조항이 노조법 2조 4호 라목이다. 윤석열 정권이 '화물연대는 노조가 아니'라며 공정거래법을 동원해 화물연대 파업을 탄압했듯, 노조법 2조 4호 라목은 특수고용·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의 노동3권 행사를 막아왔다. 또한 박근혜 정권의 전교조 탄압에서 드러난 것처럼 해고자, 퇴직자의 노동조합 가입을 사유로 한 탄압의 근거 조항이었다. 노조법 2조 4호 라목 삭제로 더 넓은 단결권 행사가 가능해졌다.

 

2022년 7월 23일, 옥포조선소 앞 하청노동자 희망버스 사진: 노동과 세계

 

그러나 그 한계 또한 분명하다. 첫째, 개정 노조법은 노동자 정의를 확대하지 못했다. 또한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노조에 가입한 사람은 노동자로 보는 '노동자 추정조항' 명문화에ᅠ실패했다. 주지하듯 화물노동자, 학습지교사, 택배노동자, 배달라이더, 대리운전노동자 등 특수고용노동자들과 플랫폼노동자들은 사용자에게 종속되어 일하면서도 법적 신분은 '개인사업자'로 취급되었다. 윤석열 정권의 화물연대 탄압처럼, 국가와 자본은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동조합을 불법으로 규정했고, 교섭을 요청해도 자본가는 '당신들은 노동자가 아니'라며 교섭을 거부했다. 이런 현실을 바꾸기 위한 요구가 노동자 추정조항 신설이었다. '일단 원청이 고용한 노동자로 보고, 자본이 노동자성을 부정할 경우 이를 증명할 책임을 자본에 지우자'는 요구였다. 이 조항이 빠짐에 따라, '나는 원청자본에 고용된 노동자'임을 입증할 책임은 여전히 노동자에게 남았다.

 

더욱 근본적인 지점으로, 현행 근로기준법은 노동자를 너무 좁게 정의하고 있다. 자본은 오래전부터 ‘근로계약’이라는 형식을 우회해 노동자를 외부화해 왔다. △도급 △용역 △위탁 △플랫폼 이용계약 △프리랜서 계약 등 다종다기한 이름과 함께 노동자는 법적으로는 ‘개인사업자’가 되었지만, 실제로는 원청자본이 만든 업무체계 안에서 일하고, ‘운임’, ‘수수료’ 등 이름이 붙은 임금을 받는다. 문제는 이들에게 노동자성이 없는 것이 아니다. 자본이 엄연한 노동자를 노동자 아닌 존재로 규정하고 국가는 그 형식적 계약관계를 핑계로 노동법 적용을 미뤄왔다는 데 있다. 따라서 필요한 것은 특수고용·플랫폼·프리랜서노동자를 ‘별도 보호대상’으로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 정의 자체를 넓혀 이들을 노동법의 주체로 명시하는 것이다.

 

둘째, 사용자 정의 확대는 한계적이다. 개정 노조법은 사용자 범위를 '노동조건에 대한 실질적 지배력' 개념에 따라 확대했으나, 명시적으로 '원청'을 '사용자'로 본다는 규정은 빠졌다. 이에 따라 '누가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사용자인가'를 둘러싼 공방은 필연이며, CU-BGF자본의 행태에서 보이듯 원청은 자신이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사용자임을 부인하고자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이미 그래왔듯, 원청은 하청구조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지휘-명령 체계를 은폐하며, 책임을 하청업체에 전가하는 방식으로 사용자성을 조직적으로 회피할 것이다. 개정 노조법은 '실질적 지배력'이라는 올바르나 여전히 추상적 기준만을 제시했다. 현장에서는 여전히 "누가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사용자냐"를 두고 끝없는 공방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교섭을 요구받은 자본가들 대부분이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

 

사진: 금속노조 

 

2. 원청교섭은 법리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2026년 3월 10일,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원청자본의 행보는 대략 세 가지로 나타난다. 첫째, 사용자성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둘째, 교섭요구 사실공고를 거부하거나 지연하는 것이다. 셋째, 교섭에 응하더라도 의제를 좁혀 투쟁을 제어하는 것이다.

 

만천하에 드러난 노골적인 사례가 서광석 열사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BGF자본이다. BGF리테일은 CU편의점에 물류를 배송하는 화물노동자들의 운송료, 배송시간, 배송체계, 업무량과 노동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면서도 자신은 사용자가 아니라고 강변했다. 화물노동자들은 일곱 차례 교섭을 요구했지만, 원청은 계속 교섭요구를 무시했을 뿐이다. 심지어 서광석 열사 사망 이후에도 BGF 자본은 사과조차 하지 않았고, 열사 사망 이후 진행한 교섭조차 “긴급 협의”일 뿐이라며 원청책임을 회피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마찬가지다. 금속노조는 3월 10일부로 69개 산하 지회가 22개 원청자본을 상대로 교섭공문을 발송했으나, 교섭노조를 확정해 공고한 사업장은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두 곳뿐이었다. 금속노조 원청교섭 사업장 중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노조들이 다수를 차지하지만, 현대자동차그룹은 자신이 교섭요구 사업장 노동자의 사용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교섭에 응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사진: 금속노조 

 

원청자본가들의 전략은 단지 ‘거부’에 그치지 않는다. 법 규정상 비정규직노동자와의 교섭을 완전히 거부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노동·안전·보건 등 법이 강제하는 문제로 교섭의제를 제한한다. 원청자본이 생산과정, 임금, 고용, 노동시간 등 제반 문제를 지배하고 결정한다는 점은 원청노동자와 하청노동자, 진짜 사장과 가짜 사장 모두가 안다. 그런데도 원청자본은 법이 강제하는 최소한의 의제로 교섭을 축소하며 자신은 사용자가 아니라고 강변한다.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악전고투로 법이 바뀌었고, 최소한의 경로가 열렸다. 그러나 여전히 원청과 교섭할 수 있는 비정규직노동자는 극소수다. 이렇듯 현 조건에서 원청자본에 대한 교섭의무 강제는 바뀐 법조문이 이루어주지 않는다. 결국 오늘의 투쟁이 노조법 2·3조 개정 이후 실제로 무엇이 바뀔 것인지를 결정한다.

 

3. ‘악질사용자’ 이재명 정부는 하청노동자들의 원청교섭을 보장할 의사가 없다

 

서광석 열사가 사망한 4월 20일 당일, 고용노동부는 “노조법 제2조에 따른 교섭문제를 넘어선 상황”이라며 화물노동자를 ‘개인사업자’로 규정하고 화물노동자들의 노동자성을 부정했다. 이는 화물노동자들의 쟁의행위를 ‘파업’이 아니라 ‘집단운송 거부’, ‘개인사업자들의 담합’이라고 규정하며 공정거래법을 동원해 화물노동자들을 탄압한 윤석열 정권과 하등 다르지 않은 입장이다. 이재명 정권은 그 한계가 분명한 노조법 2조 개정안의 테두리를 넘어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진출을 용인할 의사가 없다.

 

민주노총이 집계한 원청교섭 현황은 이를 분명히 보여준다. 4월 15일 기준, 민주노총 산하 단위노조 558곳이 원청 425곳을 대상으로 교섭을 요구했지만 교섭요구 사실공고를 이행한 곳은 30곳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상당수는 노조가 노동위원회에 시정신청을 제기해 사용자성이 인정된 이후에야 공고에 나선 곳들이었다. 4월 23일 기준으로는 571곳 원청 회사에 교섭요구 공문을 보냈지만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한 곳은 46곳에 그쳤다.

 

이재명 정부와 고용노동부는 원청사용자성을 적극적으로 인정하고 교섭을 강제하기는커녕, 복잡한 절차와 소극적 해석으로 자본가들의 교섭 해태를 부추기고 있다. 교섭요구, 교섭요구 사실공고, 교섭노조 확정공고, 교섭단위 분리, 노동위원회 시정신청, 노동부 판단지원위원회 검토 등으로 이어지는 절차는 노동자들에게는 끝없는 관문이다. 반면 원청자본에게는 책임을 부정하고, 교섭을 지연하고, 현장투쟁을 소진시키는 수단이다.

 

정부가 지배하는 공공부문에서도 이재명 정부는 악질사용자일 뿐이다. “공공부문 모범사용자가 되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약속이 무색하게, 공기업 중 교섭요구를 공고한 기관은 두 곳에 불과하다. 정부가 지배하는 공공부문에서조차, 원청자본은 비정규직노동자와의 교섭의무 부정으로 일관한다. 이런 정부와 ‘대화’하는 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오직 계급투쟁일 뿐이다.

 

사진: 공공운수노조, 매일노동뉴스

 

4. 지금, 왜 이 험난한 투쟁을 해야 하는가

 

원청 대자본은 국가권력의 협력과 함께 위험과 부담을 하청자본으로 전가하고, 하청자본은 재하청자본으로, 특수고용노동자에게로 책임을 떠넘긴다. 원청 자본은 납품단가와 계약조건을 통제하면서도 실질 사용자로서의 책임은 부정한다. 노동자는 원청이 만든 생산과 유통체계 안에서 일하지만, 법적으로는 하청업체 직원이거나 개인사업자로 취급된다. 이 구조에서 원청 대자본의 이윤은 늘어나고, 공급망 하단 노동자의 임금과 권리는 굶어 죽지 않을 정도의 임금노예 상태로 한정된다.

 

서광석 열사의 죽음은 이 구조가 낳은 참혹한 결과다. 열사의 죽음은 BGF라는 악질기업의 일탈이 아니라 한국 대자본의 보편적 행위가 낳은 결과다. 서광석 열사의 죽음에 대한 분노는 단지 BGF 자본에 대한 분노가 아니라, 다단계 하청구조 뒤에 숨어 나 자신의 고혈을 빠는 이 땅 자본가들에 대한 분노다. 그 분노를 모아낼 수 있다면, 비정규직노동자들의 대대적 진출 역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사진: 노동과 세계 

 

그렇기에 원청교섭 투쟁은 단지 개정노조법을 현장에 적용하는 문제가 아니다. 원청교섭을 요구한다는 것은 다음 의문을 동반한다. 누가 내 임금을, 운임을, 수수료를 결정하는가? 누가 내 업무량을 정하는가? 누가 인력배치를 결정하는가? 누가 계약해지 여부를 결정하는가? 이 모든 과정 뒤에서 결국 누가 이익을 보는가? 이렇듯 원청교섭 쟁취 투쟁은 자본이 수십 년 동안 구축한 다단계 하청구조, 그 속에 숨긴 산업과 생산에 대한 지배력, 생산현장 내 권력관계를 드러내고 집단적 힘으로 강제하기 위한 투쟁이다.

 

원청교섭 투쟁은 자본이 공들여 구축한 이윤축적 체제에 대한 집단적 의문으로 이어질 수 있다. 원청자본가들이 교섭을 완강히 거부하며 여지조차 주지 않으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기에 어렵고 험난하다. 그러나 투쟁으로 희망을 만들고 그 희망을 확장할 수 있다면, 그 파괴력은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는 거대한 계급투쟁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바로 지금, 목적의식적으로 원청교섭 쟁취 투쟁을 조직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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