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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대인상 투쟁에 나선 청소노동자들 “우리는 최저인간이 아니다!”

기사입력 2024.06.11 10:37 | 조회 6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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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뜻한 밥 먹고싶다! 대학이 나서서 식대 인상하라!

    폭등하는 물가 고공행진 속에서도 서울지역 16개 대학은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와의 교섭에서 2,700원 식대 동결을 고수하고 있다. 서울지부는 “따뜻한 밥 먹고 싶다! 식대를 대학원청이 나서서 인상하라!”는 공동요구를 걸고 대학별 연속 집중집회를 3달째 진행 중이다.

     

    그리고 6월 5일(수) 낮 2시,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청소노동자들은 '대학 모든 구성원에게 따뜻한 밥! 노조파괴 불법업체 태가비엠 퇴출!'을  외치며 집단교섭 투쟁 승리를 위한 집중대회를 열었다. 이화여자대학교 대강당 앞에선 '최저임금 대폭인상! 생활임금 쟁취!', '원청이 책임지고 생활임금 보장하라!'라는 선명한 요구를 새긴 청소노동자들의 빨간 조끼가 강렬한 붉은 물결을 만들었다. '따뜻한 밥 한 끼 권리를 보장하라! 진짜사장 총장이 식대를 인상하라!'는 청소노동자들의 거센함성이 파도처럼 몰아쳤다.

     

    여는 마당에서 이화여대 이애경 분회장의 현장발언은 집회에 참여한 모든 청소노동자의 마음을 울렸다. 그는 “최저임금 받는다고 최저인간이 아닙니다. 우리가 이 자리에 서 있는 이유는 단 얼마의 식대를 높이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비록 잘 드러나지 않지만 그 몫을 충분히 해내고 있는 우리같은 노동자들의 인권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투쟁하지 않으면 세상은 변하지 않고 어떤 높은 사람도 알아서 우리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습니다”라며 노동자들이 이곳에 모인 이유를 밝혔고, 용기와 힘을 내어 청소노동자들 노동이 얼마나 가치있는 일인지 당당하게 외칠 것을 주문했다.

     

     

    노조파괴 악덕 하청업체 태가비엠 퇴출하라!

    연세세브란스병원 청소노동자들을 괴롭힌 악덕업체 '태가비엠'이 이화여대에서도 등장했다. 원청인 연세세브란스병원과 하청 태가비엠은 지난 2016년부터 세브란스병원 청소노동자들이 노조설립을 시도하자 조직적으로 공모해 노조파괴를 목적으로 조합원을 표적탄압했다. 세브란스병원 청소노동자들은 오랜 시간 노조탄압에 맞서 인간의 존엄성과 민주노조를 지키기 위해 투쟁해왔다.

     

    이화여대분회 김종극 부분회장은 태가비엠을 향한 분노를 쏟아냈다. “2024년 2월 14일 법원은 태가비엠의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하며 유죄 판결을 내렸고 노동조합은 즉각 퇴출 요구 공문을 학교에 발송했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이화여대는 불법업체 태가비엠에게 용역비를 주고, 태가비엠이 중간착취 사람장사로 이익을 챙기도록 돕고 있습니다.” 그는 “세브란스와 태가비엠이 그랬듯, 이화여대가 태가비엠의 또 다른 공범이 아니라면, 지금 당장 태가비엠을 퇴출해야 하고, 이것은 이화여대분회의 요구이고, 세브란스병원분회의 요구이고,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의 요구이며 이 자리에 모인 모두의 요구입니다!”라며 대학측에 노조탄압 불법업체를 쫓아낼 때까지 싸울 것이라는 강력한 투쟁의지를 밝혔다.

     

    이화여대는 시설관리노동자 구조조정 중단하라! 

    이 날 사측의 구조조정으로 해고위기에 놓인 시설관리노동자의 규탄발언도 있었다. “새로운 업체가 들어오게 되니 짐을 싸서 나갈 준비를 하랍니다.” 그는 ‘장시간 노동에 시달려왔지만 대학당국이 인력보충은 커녕, 이화여대에서만 12년 일해온 노동자를 고용불안과 직군전환에 시달리게 한다’며 대학측을 고발했다. 그는 “학생들과 노동자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중요한 일이라는, 노동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으로 버텨왔습니다” … 그동안 우리 노동조합이 단결과 투쟁으로 지켜온 기본적이며 핵심적인 가치인 고용승계, 고용안정을 원청이 흔들고 있습니다”라며 절박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함께 싸울 것을 다짐했다.

     

    청소노동자를 지지하는 빵과장미의 여성노동자들

    변혁적여성운동네트워크 '빵과장미' 회원들도 '김밥보다 낮은 한끼 식대 올려! 바꿔!', '청소노동자의 밥 한 끼를 지키는 투쟁을 지지합니다'라는 피켓을 만들어 집회에 참여해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고 연대했다.

     

    정은희(빵과장미)는 "누구의 한 끼 식사는 160,000원이고, 청소노동자의 식대는 2,700원입니다.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라며  "부자들을 잡아먹자(EAT The RICH)"라는 미국에서 유행하는 구호를 언급하며 식대에서부터 나타나는 극심한 불평등을 비판했다.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100일이 넘는 시간 동안 ‘A학교 성폭력 사안 해결, 공익제보 교사 부당전보 철회’를 요구하며 투쟁중인 지혜복(교사노동자)은 “이 자리에서 한 끼 밥값이 2,700원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그동안 모르고 있어서 미안했습니다. 그런데 고작 400원을 인상하라는 요구에도 응하지 않는, 김밥 한 줄 값도 안 되는 밥값도 주지 못하겠다는 사측, 대학재단측에 경악했고 분노를 느낍니다”라며 “승리할 때까지 함께 하겠다”고 연대를 다짐했습니다.

     

    강원도교육청 행정폭력에 맞서 ‘부당징계 취소 투쟁’을 960일 넘게 이어오고 있는 전교조 유천초분회 남정아 빵과장미 회원은 “노동할 권리와 존엄을 위해 싸우고 있는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은 학교에서 함께 살고 있는 학생들의 투쟁이기도 하고, 그들의 양육자의 투쟁이기도 하고, 우리의 투쟁입니다. 모두를 위한 투쟁을 하고 있는 아름다운 청소노동자들의 실천과 행동은 옳습니다!"라며 이 투쟁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옳은 싸움을 하고 있는 동지들에 대한 사랑과 존경을 표현했다.

     

     

    부당한 현실을 바꿔나가는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의 길에 함께한다

    '진리에 기초하여 지혜와 지식을 갈고 닦으며 인류사회의 공동선을 향한 덕행과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는 이화 교육의 목표는 청소노동자들은 배제하고, 그들의 노동을 소외시킨다. 오히려 청소노동자들이 “세상을 이화롭게!”라고 외치며 열악한 노동조건과 환경을 바꾸고 권리를 주장하며 부당한 현실을 바꾸는 공동선을 펼쳐가고 있다.

     

    새벽에 출근하는 육체 노동자들은 어떤 날은 다리가 후들거리고 땀이 비오듯 쏟아지기도 하고, 아침 일찍 출근하느라 정작 따뜻한 밥 한 끼 제대로 못 먹고 나오는 날이 다반사다. 아무도 없는 캄캄한 강의실 불을 켜고 학생들이 오기 전에 청소를 해놓으려 부지런히 쓸고 닦다 보면 오전 일을 마치는 11시 이전부터 허기가 지기 마련이다. 현재의 한끼 2,700원도에 터무니없는 식대인데, 올려도 얼마 되지 않는, 고작 끼니당 400원조차 인상하지 못하겠다고 버티는 대학재단들은 규탄받아 마땅하다.

     

    집중집회 때 청소노동자들은 결코 주눅들지 않는다. 주저앉지도 않는다. 세 달을 공동요구안을 놓고 투쟁해 왔지만 지치지 않고 흥겹게 투쟁가를 부르고 신나게 몸짓도 하며 함께 어우러져 정말 즐겁게 싸우고 있다. 집회마당을 가득 채운 매섭게 휘몰아치는 분노 속에서도, 목청 높인 요구 속에서도, 동지들과 함께 한다는 기쁨은 불안과 두려움을 떨쳐내게 한다. 그렇게 청소노동자들은 손잡고 어깨 걸고 함께 웃으며 뚜벅뚜벅 걷고 있다. 

     

    청소노동자들의 '비정규직철폐연대가'는 뜨거웠고, 본관으로 행진하며 소원글을 쓴 리본을 묶고 항의서한을 대학재단 측에 전달하기까지 한결같은 결기로 광장은 가득찼다.

     

    이 투쟁이 꼭 승리해 ‘최저임금은 노예임금이 아니며’, ‘청소노동자는 최저인간이 아님’을 온 세상에 알리기를 소망한다. 이 투쟁에 사회주의를향한전진도 함께할 것이다.

     

     

    함께 싸워! 함께 승리하자!

    새벽부터 일했는데 2,700원 웬 말이냐!

    진짜 사장 총장이 식대를 인상하라!

    따뜻한 밥 먹고 싶다 식대를 인상하라!

    대학 모든 구성원에게 따뜻한 밥을!

    노조파괴 불법업체 태가비엠 퇴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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