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회사가 가족친화기업?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가 ‘가족친화 사회환경의 조성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인증한 ‘가족친화기업’에서 지난 2년간 근로기준법과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으로 기소된 건이 총 192건에 달한다는 사실이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정부가 모범적인 직장문화를 선도한다며 인증한 기업이 정작 노동자들에게는 악덕기업이었던 셈이다.
주 40시간 근무, 육아 휴직제도, 직장 내 괴롭힘 금지 등 여가부 고시 ‘가족친화기업 등 인증기준’에서 제시한 최소 요건을 위반한 사례도 43건에 달했다. 이 중 6건이 기소됐지만 여가부는 인증기업에 대한 인증을 취소하지 않았다.
가족친화기업 인증제도는 2008년부터 도입되었는데, 여가부가 노동자의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는 기업을 선정한다. 선정된 기업은 국가계약상 업체 선정에서 가점을 받고, 신용평가 반영 및 보증료 감면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제도 도입 후 지난해까지 총 5,911개 기업과 기관이 가족친화인증을 받았다.
여기에 한술 더 떠 대통령실은 ‘저출생 대책’ 일환으로 가족친화인증기업에 대한 혜택을 확대해 해당 기업 중에서 국세 정기세무조사 대상으로 선정될 경우 내년 1월부터 조사 유예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지난 10월 27일 밝혔다.
여가부가 관리에 손을 놓고 있는 동안 기업들은 노동관계법상 의무를 지키지도 않은 채 각종 혜택만 누려왔다. 여가부의 관리 부실은 최근 5년간 인증기업 취소가 14개 업체에 불과하다는 것에서도 확인된다. 인사 채용 과정에서 여성 지원자 합격을 제한해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한 A은행과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하지 않아 2년째 이행강제금을 부과받은 B기업은 여전히 가족친화기업 명단에 등재돼 있다. 인증심사를 위한 가족친화인증위원회는 올해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참조 기사>
https://www.newsis.com/view/NISX20241029_0002938931
2. 기업 자율규제 뒤에 숨은 정부 “디지털 성범죄 64만 건 사실상 방치”
여성가족부가 국내외 플랫폼 사업자와 협력해 자율규제를 통해 디지털 성범죄 등의 불법 정보나 유해 정보에 대한 차단·삭제 조치를 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같은 문제는 10월 30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의 여성가족부 국정감사 자리를 통해 제기됐다. 여성가족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4년간 불법 정보 및 유해 정보 221만 8,608건에 대해 정부의 자율규제 요청이 있었으나 실제로는 157만 6,187건에 대해서만 조치가 이루어져 64만 2,421건이 방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법(정보통신망법)에 따르면, 인터넷상의 불법·유해 정보는 국내외 플랫폼 사업자와 자율규제를 통해 차단 및 삭제 조치를 할 수 있다. 만약 플랫폼 사업자가 불법촬영물에 관해 시정요구를 따르지 않을 경우 과징금이나 과태료 등의 제재 조치를 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부는 지금까지 단 한 건도 제재 조치를 행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불법 정보 및 유해 정보의 차단·삭제 조치를 기업 자율로 시행해 온 정책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는 것인데, 정부는 자율규제로 처리되지 않는 정보들을 삭제하는 데 여전히 소극적이다.
<참조 기사>
https://www.newscape.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6784
3. 여성 노동자 80%, ‘한국 기업, 일·생활 균형 수준 낮다’고 평가
저출생 해소를 위한 일·가정 양립 관련 제도가 여전히 기업 내에선 미미하게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 노동자들은 관련 제도에 대해 회의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11월 1일 오후 연세대학교 대우관에서 ‘인구구조 변화와 지속가능한 미래: 양성평등·인구·재정 정책의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강민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일·생활 균형 활성화를 위한 공정하고 성평등한 인사관리 방안을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강 위원은 기업정보 서비스 제공기관 ‘잡플래닛'의 기업리뷰를 토대로 성평등 인사관리 관련 노동자 인식을 분석한 결과를 제시했다. 분석 결과 강 위원은 “일·가정 양립 키워드는 여성에게만 작용하는 부정적 언어로 사용됐으며 해당 키워드가 더 이상 현장에서 사용되지 않는다”고 짚었다. 또 “직접적으로 성차별에 대한 인지나 문제의식은 크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비정규직, 일가정 양립과 연계됐을 때 불공정이나 차별적 대우에 대한 언급이 두드러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간접적으로 여성에 대한 차별적 인사관리에 대한 인식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또 노동자 2,000명을 대상으로 유연근로제도, 육아휴직제도 등 일·가정 양립 관련 제도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도 발표했다. 조사 결과 해당 제도를 회사에서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는지 묻는 질문에 모든 노동자가 자유롭게 활용 가능하다고 응답한 비중은 유연근로제도 21.7%, 육아휴직제도 37.9%로 낮게 나타났다. 여성 응답자로 한정하면 비율은 각각 19%, 37.6%로 비교적 더 낮게 조사됐다. 특히 유연근로제도는 업종, 규모, 유형 등 기업의 특성과 상관없이 대체로 활용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일·생활 균형 수준에 대한 평가에선 여성 노동자 중 80.5%가 한국 기업의 전반적인 수준이 낮다고 답했다. 소속 회사의 수준과 관련해선 절반 이상인 60.5%가 부정적인 응답을 보였다.
육아휴직을 더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기 위한 조건으로는 ‘육아휴직 후 원래 일하던 업무와 근무조건으로 복귀 보장’이 43.2%로 가장 높았다. 이에 강 위원은 “법적으로 보장되는 사항임에도 여전히 원직복귀 보장과 육아휴직으로 인한 불이익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참조 기사>
https://www.newsis.com/view/NISX20241101_0002942877
4. 영국 노동조합 유나이트, 사용자에 ‘직장 내 성희롱 근절을 위한 개정법’에 따른 조치 촉구
직장 내 성희롱을 근절하기 위한 새로운 법률이 영국에서 발효됨에 따라 영국에서 두 번째로 큰 노동조합인 유나이트((Unite the Union)가 고용주들에게 작업장을 개혁하라고 “통지”했다. 이번에 개정 발효되는 노동자 보호(2010년 평등법 개정안)법은 고용주가 “성희롱을 방지하기 위해 합리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법적 의무를 도입했다. 이 법안에는 상점 직원을 성적으로 괴롭히는 쇼핑객을 포함하여 고용주의 고객과 같은 제3자에 의한 성희롱이 포함된다.
샤론 그레이엄 유나이트 사무총장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유나이트는 새로운 법을 환영한다”며 “성희롱을 방지하기 위한 적극적인 정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고용주에게 책임을 물을 것임을 오늘 알린다”라고 말했다. “성희롱은 경제 활동 전반에 걸쳐 발생하며, 효과적인 입법으로 뒷받침되는 강력한 노조가 이를 근절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노동조합 회의 TUC 사무총장 폴 노왁은 “노동자 보호법은 더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있지만, 노동자들, 특히 여성들을 위해 더 안전한 직장을 만들기 위한 중요한 단계에 놓여 있다”라며, “노조가 어렵게 얻어낸 이 새로운 법안은 고용주가 노동자를 성희롱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고 직장 내 성희롱에 대처하기 위해 적극적이고 예방적인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할 책임을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측이 새로운 법률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정부의 평등 및 인권 위원회(Equality and Human Rights Commission)에 의해 집행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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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파업, 앱 끄기’를 요구한 인도 여성 긱 노동자들
인도 최초의 여성 주도 긱 노동자 노조인 긱및플랫폼서비스노동자연합(GIPSWU)이 디왈리 축제일(10월 31일)에 전국적인 파업을 촉구하며 전국의 긱 노동자들에게 전화기를 끄고 ‘디지털 침묵(앱 끄기)’을 지킬 것을 요구했다.
2023년에 결성된 해당 노조는 이번 시위의 목표를 긱 노동자, 특히 여성이 직면한 착취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데에 뒀다. 이는 고용 불안을 초래하는 오분류 및 편향된 평가를 포함한 부당노동 관행에 대한 집단행동을 촉구하는 것이기도 하다.
시위를 통해 노조는 긱 노동자를 플랫폼 기업의 직원으로 인정, 존엄한 근로조건 보장, 최저임금 시행, 노동자 고충 처리 메커니즘 구축, 노동자 권리 인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GIPSWU는 10월 26일에 발표한 성명에서 인도 전역의 긱 노동자들이 최저임금 보장, 건강 및 안전 보호, 구제 메커니즘 및 사회보장과 같은 기본적인 노동자 권리에서 지속적으로 배제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성명서는 “최근 보고서가 긱 워커(gig worker)가 직무를 수행하는 동안 괴롭힘, 차별, 심지어 폭력에 직면하는 놀라운 현실을 강조한다. 이러한 도전에 비추어 GIPSWU의 디지털 파업은 긱 노동자와 동맹을 단결시켜 그들의 권리를 인정해 줄 것을 요구한다”라는 내용도 담았다.
또한 노조는 중앙정부와 주정부에 노동법을 통해 긱 경제에서의 고용을 규제하여 긱 노동자를 위한 법적 틀을 제공하고 그들의 권리를 보호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정부가 적립금, 연금제도, 보험제도 등을 포함한 사회보장 권리를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다른 요청에는 2017년 출산수당(개정)법에 따른 혜택 확대가 포함되었다.
노조는 디왈리에 휴대전화를 끄는 것 외에도 긱 노동자들에게 연대의 표시로 ‘디지털스트라이크(DigitalStrike)’, ‘깁스우(GIPSWU)’, ‘블랙디왈리(BlackDiwali)’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자신과 가족의 사진을 공유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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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한국교회, 예배 가장한 성소수자 혐오선동 집회
보수적 개신교 단체들이 지난 10월 27일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 일대에서 ‘건강한 가정, 거룩한 나라’를 주제로 대규모 종교집회를 열었다. 이 집회의 목적은 7월 대법원이 동성 배우자가 건강보험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한 판결이 “우리나라의 기반을 흔드는 거대한 위기”이므로 ‘하나님을 대적하는 악한 세력인 동성애자’를 위한 차별금지법과 동성혼을 막아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집회에서는 시종일관 성소수자를 향한 혐오가 빗발쳤다.
개신교 인사들은 “동성애로 인해 한국 사회와 교회가 무너졌다”, “사법부와 입법부가 뚫리게 되면 기독교인들의 신앙과 표현의 자유가 억압될 것”이라며 “차별금지법과 동성결혼 합법화를 막아내자”라고 주장했다. 또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자는 것은 손가락질받지 않고 짐승처럼 살고 싶어서 반대 목소리를 내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창조 질서를 부정하는 성오염”을 막고, “한국교회를 무너뜨리려는 세력들과 싸워 이겨야겠다”라고 외쳤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집회에 영상축사를 보냈고, 김승규 전 국정원장은 대표 기도자로 나와 “동성애 악법 끝나게 하소서”, “자유민주주의 경제 헌법을 수호하게 하소서”라고 기도했다. 극우집회를 이끄는 전광훈 목사도 참석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다수의 역차별 조장하는 차별금지법 반대’, ‘동성커플 피부양자 인정으로 앞당겨지는 인구소멸’ 등이 적힌 피켓을 들었다. 이들의 신문에는 공산주의 사상이 동성애에 영향을 줬다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참석자는 주최 측 추산 100만 명, 경찰 추산 12만 명이었다.
길을 지나는 시민들은 예배를 가장한 혐오정치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자녀와 광화문에 나온 강모 씨는 “온갖 혐오발언이 쏟아져 지상에 있다가 급히 지하 서점으로 왔다. 누군가를 혐오하고 공격하는 발언들이 아무렇지 않게 나오는 걸 듣고 깜짝 놀랐다”라고 말했다. 대학생 최모 씨는 “나도 하나님을 믿지만 집회 취지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소셜미디어에서도 이러한 비판이 줄을 이었다.
교계 안에서도 이날 집회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성소수자와 연대하는 기독교인 모임 ‘무지개예수’, 섬돌향린교회 등 53개 단체와 개인 214명은 “우리 사회가 오랜 시간 동안 힘써 온 포용과 다양성, 인권 존중의 가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이며, 다수의 이름으로 소수의 인권을 침해하는 시도”라며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또 다른 교계 단체는 같은 날 “약자와 소수자를 향한 차별과 혐오의 온상이 되어 버린 한국교회의 죄를 용서하소서”라며 공동 기도회를 열기도 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보수개신교의 혐오선동을 등에 업은 정치를 규탄한다-시대착오적인 발상과 낡은 선동, 사회적 적대를 뒤로 할 때’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혐오 정치를 부추기고 거드는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하며 22대 국회에서 차별금지법을 제정할 것을 촉구했다.
<참조 기사>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164518.html
7. 독일 오늘부터 성별 스스로 결정… 한달간 1만 5천 명 신청
독일에서 자기 성별을 법원 허가 없이 스스로 바꿔 등록할 수 있는 성별자기결정법이 11월 1일(현지 시각) 발효됐다. 독일 정부는 의사의 심리감정과 법원 결정문을 요구하는 기존 성전환법이 성소수자 인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 4월 새 법을 만들었다.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에 따르면 법률 시행에 앞서 미리 접수된 성별변경 신청이 지난 8월 한 달에만 1만 5,000건에 달했다. 독일 정부는 성급한 결정을 방지하기 위한 일종의 숙려기간을 두고 법 시행 3개월 전부터 성별변경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이로써 독일은 성별 결정을 자기 판단에 맡기는 17번째 나라가 됐다. 스벤 레만 연방정부 퀴어담당관은 성소수자들이 이 법을 얼마나 간절히 기다렸는지 사전 신청 건수가 보여 준다며 “마침내 (독일이) 트랜스젠더를 병리적으로 취급하지 않는 국가 그룹에 합류했다. 인권과 민주주의에 중요한 날”이라고 말했다.
새 법은 남성/여성/다양/무기재 가운데 한 가지를 등기소에 신고만 하면 성별을 바꿀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성전환 수술을 받았는지와 무관하게 성별이 여러 가지라고 등록하거나 기존 성별을 ‘삭제’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참조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