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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해방 없이 노동해방 없다” 박순향 지부장을 만나다_워크숍 ‘찾아가는 여성파업’(4)2024년 3‧8 여성파업조직위원회는 여러 사업장의 현장 노동자들과 함께 워크숍 ‘찾아가는 여성파업’을 진행했다. 이번 회차에서는 ‘찾아가는 여성파업’에 참여한 박순향 톨게이트지부 지부장으로부터 톨게이트 여성 노동자들의 현실과 여성파업에 대한 소감을 듣는다. _편집자 주 지난 3월 8일, 보신각에서 2024 3.8 여성파업 본대회가 치러졌다. 이날 여성파업 대오는 수많은 현장 여성 노동자와 활동가로 구성되어 열기를 자랑했다. “역행하는 시대, 돌파하는 우리의 투쟁”. “여성이 멈추면, 세상도 멈춘다”. 미국에서, 러시아에서, 아이슬란드에서, 스페인에서, 아르헨티나에서 여성 노동자들이 보여준 파업의 구호가 한국 여성 노동자의 손에서 다시 빛나는 순간이었다. 대회가 진행되던 중 유독 결연하고 드높은 목소리로 대오의 집중을 끌어가던 목소리가 있었다. 사회를 맡은 박순향 민주일반연맹 민주연합노조 톨게이트지부 지부장이었다. 톨게이트 투쟁 승리, 직접고용 쟁취 후 4년이란 시간이 흐른 지금, 박 지부장을 만나 그가 경험한 여성파업을 들었다. ▲2024년 3.8여성파업대회에 참가한 톨게이트지부 조합원 모습 ©스튜디오 알 직접 고용으로 투쟁 승리했어도 노동자의 싸움은 끝나지 않아 2017년, 자신만만하게 출발한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은 ‘직접고용’ 아닌 ‘자회사 전환’의 모습을 하고 톨게이트 노동자를 찾아 왔다.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해주겠다는 정부의 호언장담은 허울뿐이었다. 노사정 협의회가 꾸려지자마자 조합원 갈라치기에 들어간 도로공사 측은 온갖 회유와 압박으로 6,500명의 노동자를 자회사에 떠넘겼다. 직접고용을 외치며 남은 노동자는 고작 1,500명이었다. 하지만 이 1,500명마저도 2019년 6월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순차적으로 해고되면서 톨게이트 투쟁은 시작되었다. 캐노피에 올라가 98일간 고공농성에 청와대 노숙농성까지. 팔뚝질조차 낯설었던 조합원들은 투쟁이 전개되는 동안 차차 서로의 굳센 ‘동지’가 되었다. 여성으로서, 내 현장을 지키고 싶은 노동자로서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결의 높은 투쟁을 묵묵히 이어갔다. 그리고 마침내 2020년 5월 14일, 톨게이트 조합원들이 직접 고용되었다. 눈부신 투쟁 승리의 결과였다. 그러나 직접 고용 이후에도 도로공사의 이유 없는 괴롭힘은 끝나지 않았다. 도로공사는 조합원들이 기존에 맡던 수납이 아니라 현장 지원이라는 새로운 직군을 만들었다. 고속도로 내의 졸음 쉼터 청소, 휴게소 녹지 청소, 고속도로 국도변 교량 밑 녹지대 청소 등 엄연히 외주업체가 담당하던 일을 조합원들에게 전가하는 건 기본이었다. 직접 고용되어 일터로 향한 조합원들에게 갖가지 업무가 마구잡이식으로 맡겨졌다. 물론 앞선 두 번의 투쟁을 승리로 이끈 경험이 있던 박 지부장과 톨게이트 조합원들은 순순히 져 주지 않았다. 길거리에서 ‘우리는 떼쓰는 사람이 아니다’라 며 절박한 구호를 외친 시간들은 박 지부장을 포함한 조합원들에게 싸우면 바뀐다는 교훈을 가르쳐 주었기 때문이다. 우선 ‘불편한 눈’이 트이고 나니 도로공사의 횡포에 가만 있을 수만은 없었다. 톨게이트 조합원들은 위험성 평가, 작업 중지권 행사와 같은 다양한 방식으로 도로공사의 보복성 업무 전가를 저지했다. 박 지부장은 “직접 고용 이후로도 업무 투쟁을 통해 알찬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톨게이트 조합원들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박 지부장에 따르면 톨게이트지부는 모두가 일터로 돌아간 지금도 상/하반기 조합원 교육, 하반기 간부 수련회를 통해 소통과 단결의 결의를 다지고 있다. 또 한 달에 한 번은 꼭 운영위원회 자체 회의 이후 전 조합원 줌 회의를 한다고 한다. 박 지부장은 “이해도와 단결력은 경험에서 나온다고 생각된다. 고통을 겪어본 사람은 타인의 고통도 금방 이해하고 도움을 줄 수 있다. 톨게이트지부 조합원들은 투쟁을 겪었고, (투쟁 과정이) 어려웠던 상황 중에 많은 연대를 받았기 때문에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지속적인 교육과 논의, 소통을 거치지 않으면 투쟁 당시의 감각은 잊혀지고 편안함과 나태함이 지배하게 된다. (투쟁 중인 모든) 현장을 가지는 못하더라도 투쟁하는 곳을 공유하고, 지금 내가 몸은 회사와 가정에 있지만 누군가는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처절하게 싸우고 있다는 걸 계속 이야기해 주어야 한다. 그 사실에 대해 소통하고 더 나아가 연대할 수 있게 간부가 앞장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캐노피 고공농성 투쟁 모습 ©전국민주연합노조 톨게이트지부 당신의 투쟁이 곧 나의 투쟁, 사업장의 경계를 넘어선 여성 노동자 총단결로 어떤 계기로 2024 3.8 여성파업조직위에 참여하게 되었냐는 질문에 박 지부장은 의외의 대답을 꺼냈다. 박 지부장에 따르면 처음 여성파업조직위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단순했다. 그동안 투쟁 현장에서 숱하게 얼굴을 마주쳐 온 한 동지의 권유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갈수록 실물적인 파업이 줄어들고 노동조합을 향한 탄압이 심화하는 시기에 정치 파업, 그것도 ‘여성파업’이라니. 분명 쉽지 않은 권유였다. 하지만 박 지부장에게는 동지의 제안을 거부할 수 없는 기억이 있었다. 바로 톨게이트지부 투쟁 중 겪은 젠더 불평등의 기억이었다. 투쟁 중 조합원들은 천막 농성을 하면서도 오후 6시가 되면 집에 밥을 차리러 가야 했다. 구호를 제창하다가도 빠져나와 시부모를 병원에 모시고 가야 했고, 지친 몸을 끌고 귀가하면 (투쟁을) 때려치우고 집에 있으라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물론 박 지부장도 마찬가지였다. 톨게이트 조합원들은 사측만이 아니라 가정의, 노동운동 현장의, 주변 사람들의 젠더 불평등과도 싸워야 했다. 박 지부장은 당시의 경험을 회고하며 “우리 사회에서 남성 노동자가 투쟁하는 것은 멋지고 응원받을 일이라 하면서 여성의 몸으로 투쟁하는 건 (내가) 미친 것이란 소리를 들어야 하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런 불평등의 경험은 박 지부장을 여성파업조직위로 나서게 했다. ‘아래로부터의 조직화’, ‘노동자의 현실과 결합하는 정치 파업’, ‘주체인 여성 노동자와 모든 노동자를 연결하는 여성파업’. 2024 3.8 여성파업은 이와 같은 첫 시작의 마음가짐을 잃지 않기 위해 내내 최선을 다했다. 2024 3.8여성파업조직위는 △ 성별 임금격차 해소 △ 돌봄 공공성 강화 △ 고용안정과 비정규직 철폐 등 일하는 모두의 노동권 보장 △ 임신 중지에 건강보험 적용, 유산 유도제 도입 △ 최저임금 인상이라는 다섯 가지 요구를 내걸었고 끝까지 고수했다. 다섯이면 다섯 전부 여성 노동자의 고통과 그 원인을 날카롭게 짚어낸 요구들이었지만. 박 지부장의 마음에는 ‘최저임금 인상’이 특히 와닿았다. 박 지부장은 최저임금 인상 요구를 고른 이유를 “남녀노소 (노동자계급이라면) 누구나 해당하는 것이기 때문”이라 답했다. 박 지부장이 택한 요구안이 보여주듯, 여성파업조직위는 다양한 현장의 다양한 노동자들과 연대하며 유기적으로 나아갔다. 국제적으로 전개되었던 다른 여성파업들이 그랬던 것처럼 전체 노동자의 절박한 상황을 기조에 반영했으며 남성/퀴어 노동자도 대오에 결합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또 구미의 한국 옵티칼이나 명동의 세종호텔, 원주의 건강보험고객센터 등 한창 투쟁 중인 동지들을 찾아가는 것도 잊지 않았다. 물론 많은 노동자와 손을 맞잡으려 하다 보니 자연히 아쉬운 점이 생겼다. 박 지부장은 다시 여성파업을 준비한다면 보완해야 할 점으로 세종호텔 앞에서 진행했던 오픈 마이크를 말했다. “오픈마이크를 세종호텔 앞에서 진행했고, 참여해서 건보 동지들 힘을 주었는데. 건보 동지들은 좋았겠지만 세종 동지들이 해고된 투쟁 현장인 만큼 그 동지들과도 (연대를 더 충분히) 진행했어야 했던 거 아닌가 생각된다”라며 박 지부장은 마지막 남은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나 연대의 기억은 파업을 준비하는 과정 가운데 인상 깊은 한 장면으로 남기도 했다. 박 지부장은 여성파업조직위 활동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으로 건강보험고객센터 노동자들과 함께한 용산 기자회견을 택했다. 박 지부장은 “(각 현장의 투쟁) 상황에 맞게 투쟁 현장과 소통하며 함께할 수 있는 것을 조직하고 실천하는 것이 좋았다”고 망설임 없이 부연했다. ▲2024년 3.8여성파업대회에 참가한 톨게이트지부 조합원 모습 ©스튜디오 알 다시 한번, 여성 노동자에게 여성파업은 무사히 마무리 되었지만, 박 지부장이 일하는 톨게이트 사업장에서 생리휴가는 여전히 무급이다. 여성 노동자라서 겪는 부조리와 혐오적인 말들은 파업 이후에도 변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박 지부장은 “그 한 번이 두 번 세 번 (거듭될 때)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한 번 투쟁으로 당장 현실을 바꾸기는 힘들지언정 그 한 번으로 포문을 열 때, 두 번 반복해서 노동자가 여기 있음을 알릴 때, 세 번 두드려서 마침내 억압을 물리칠 때 세상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박 지부장은 올해 여성파업에 결합하지 못한 여성 노동자들에게 “생각을 바꾸는 건 어렵지만 한 번만 실천해 보세요”란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아직도 각종 언론과 보도에서는 자본주의 위기 현상인 저출생과 노동인구 감소를 여성 노동자의 책임으로 몰아가고 있다. 여성은 가정의 가장이 아니라는 편견. 여성 노동자의 임금은 ‘부수입’이나 ‘용돈벌이’라는 잘못된 편견이 장기적으로 저출생과 1인 가구 증가 현상을 부르는 것 같다고 박 지부장은 덧붙였다. 더불어 여성 노동자를 향한 무급 노동(가사 및 돌봄)에 대해서도 그는 의견을 밝혔다. “무급 (노동)이 당연한 것이란 시대는 지났고 난 딸이 둘이지만 그렇게 가르치지 않는다”며 박 지부장은 여성 노동자 이중 착취 구조에 대한 생각을 가감 없이 전했다. 2024 3.8 여성파업은 여성 노동자 계급투쟁의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다. 여성 노동자의 생존권은 갈수록 더한 강도, 더 세밀한 방식으로 위협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역행하는 시대, 돌파하는 우리의 투쟁”! “여성이 멈추면, 세상도 멈춘다”! △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 저지 △ 최저 임금 인상 △ 돌봄 공공화를 위한 정치 파업 등 당면한 과제를 앞두고 여성 노동자의 절박한 투쟁으로 맞설 중요한 전환점이 바로 올해다. 이주/장애인/비정규 노동자와 같이 억압받는 노동자들과 연대해 자본에 대항하자. 전체 노동자계급이 함께 노동해방으로 나아가는 그 길에 여성 노동자 투쟁의 대오가 앞장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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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총선,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 선언] ‘저출산’ 극복? 비정규직 철폐 없이 어림없다!출생율이 급감하면서 저출생 문제가 총선 최대 이슈로 부상했다. 그런데 정치권은 저출생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공약을 내놓기는커녕 우리 여성 노동자를 더 억압하려 하거나 푼돈을 쥐어줄테니 이제 아이를 낳으라고 한다. 이러한 그들의 공약은 낳을 권리도, 낳지 않을 권리도 박탈당한 채 오로지 생존하기 위해 안간힘 쓰는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을 우롱하는 처사이자 기만이다. 우선 국민의힘은 저출생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고 인구부를 신설하겠다고 한다. 또 초등학생 방과 후 보육을 담당할 늘봄학교를 무상화하고, 아빠 유급 출산휴가 1개월을 의무화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윤석열 정권의 기조에 맞춰 성평등을 삭제하고 여성을 인구정책의 도구로 만들겠다는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 늘봄학교 역시 졸속 추진에 따른 문제는 물론, 시간제 비정규직 양산 등 노동착취를 강화하는 기만적인 정책일 따름이다. 유급 출산휴가 1개월 의무화는 여성에게 전가된 보육과 돌봄 현실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정책일 뿐이다. 국민의힘이 최근 지지율 위기에 부딪혀 추가로 내놓은 소득 기준 폐지 등 저출생 정책들도 대부분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의 삶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할 것임이 자명하다. 국민의힘은 그 동안 여성가족부 폐지를 추진하면서 성평등 예산을 삭감하고, 사회서비스원을 무력화하는 한편, 노동시간 연장 등 노동개악을 추진하면서 반 여성, 반 노동 정책을 노골적으로 밀어붙였다. 특히 저출생 고령화 과정에서 야기된 요양, 간병 공급 위기를 싼 값으로 노동자에게 전가하기 위해 최저임금 적용 예외 조치를 도입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그러면서 저와 같은 공약으로 ‘저출산’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것은 또다시 여성에게, 그리고 이주여성에게 저출생 위기의 책임을 전가하겠다는 속셈일 뿐이다. 민주당은 조건부 현금성 지원 정책을 내밀며 노동자들을 우롱한다. 민주당은 신혼부부에게 10년 만기로 1억 원을 대출하고 첫 자녀 출산 시 무이자, 둘째 출산 시 원금 50% 감면, 셋째 출산 시 원금 전액 감면을 공약했다. 이와 함께 월 20만원의 아동수당을 공약했다. 그러나 이는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의 삶을 체계적으로 강등시켜 온 구조적인 사회 문제는 외면하며 조건부로 푼돈을 쥐어주면서 우리에게 아이를 낳아 키우라는 모멸적인 공약일 뿐이다. 우리는 민주당이 저런 공약을 만지작거리기 전에 정리해고제와 파견제, 비정규직법을 도입해온 자신의 역사부터 직시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이미 여성 노동자의 비정규직 비율은 50%에 육박했다. 또 수많은 여성이 최저임금을 받는다. 첫 직장에서부터 비정규직으로 시작하는 20대 여성 비율은 40%에 달한다. 20대 비정규직 규모만 150만 명이다. 기혼여성 5명 중 1명은 경력단절을 경험한다. 31세~35세 남성 노동자 중 임금 수준 상위 10%의 혼인율은 76%, 하위 10%의 혼인율은 31%에 그친다. 그런데 누가 아이를 낳아 키울 수 있겠는가? 누가 결혼을 할 수 있겠는가? 많은 이들에게 이미 양육과 결혼은 특권이다. 우리는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의 삶과 노동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는 당신들의 정치에 신물이 난다. 우리는 우리가 직장에서 가정에서 사회에서 매일 쓰러져가도 꿈쩍도 않는 당신들의 정치에 분노한다. 우리는 우리를 더욱 쥐어짜려고만 하는 당신들의 정치를 더 이상 참지 않겠다. 당신들이 정녕 저출생 위기를 해결하기를 원한다면 최저임금을 인상하라. 비정규직을 철폐하라. 성평등 정책을 강화하라. 성별임금격차 해소하고 공공돌봄 강화하라. 임신중지에 건강보험 적용을 포함한 성과 재생산 권리 보장하라. 이것이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의 총선 요구이자, 저출생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2024년 4월 3일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공공운수노조 여성위원회, 노동당 여성위원회(준),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변혁적여성운동네트워크 빵과장미, 비정규직이제그만공동투쟁,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사회주의를향한전진, 생명안전 시민넷,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전교조 여성위원회, 전국여성노동조합, 평등교육실현전국학부모회, 2024년 3.8여성파업조직위원회, 강용준(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 감자(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경동건설 고 정순규 유가족, 고근형(사회주의를향한전진), 김경미(변혁적여성운동네트워크 빵과장미), 김금희(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김미숙(김용균재단), 김선해(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 김시현, 김재민(노동건강정책포럼), 김현희(명지대 레드북클럽), 남정아(빵과장미), 명숙(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메린(전북여성가족재단), 밍갱(한국여성노동자회), 박경희, 박다솔(공공운수노조), 박성은, 박은경 타잔(우리밥연대), 박찬희, 백종성(사회주의를향한전진), 소수영(공공운수노조), 손영희(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신소현(서강대 여성학 협동과정), 안소정, 오연홍, 오춘상(비정규노동자의집 꿀잠), 유흥희(비정규직이제그만), 윤이람(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윤종희(공공서울지부), 이다경(서페대연), 이민지(서강대학교), 이루, 이선희(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이수진(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 이영미(변혁적여성운동네트워크 빵과장미), 이윤경(탄잡채), 이은영(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이종란(반올림), 이청, 이하나(희망연대본부 더불어사는지부), 임용현(사회주의를향한전진/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경민(서울교통공사), 전병철(서울시중구청), 정나위, 정난숙(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대교지부), 정은희(전진, 빵과장미), 정창수(전국민주우체국본부), 진민선(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차용택(농민), 최인섭(교육노동자현장실천), 허지희(세종호텔지부), 홍희자(사회주의를향한전진)(14개 단체와 개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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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학교 성폭력 사안의 온전한 해결과 지혜복 교사 부당전보 철회를 위한 투쟁2018년 들불처럼 일어났던 ‘스쿨미투 운동’을 우리는 기억한다. 당시 학교에서 일어난 성폭력과 성차별의 피해 당사자인 학생들이 변화의 주체였다. 운동의 발단은 용화여고 졸업생들이 재학 중에 겪었던 성폭력 사건을 공론화하자 재학생들이 ‘ME TOO’, ‘WITH YOU’로 화답하면서부터였다. 스쿨미투 운동을 이어갔던 학생들은 성폭력 피해 사실에 대한 용기 있는 고발을 통해 더 이상 피해자로 남지 않을 수 있었다. 이들이 치유와 회복의 장을 스스로 열어갈 수 있었던 것은 피해자에 대한 두터운 지지와 연대가 뒤따랐기 때문이다. 퇴행으로 치달은 교육현장 스쿨미투 운동 6년이 지난 오늘, 피해 학생이 주저 없이 말할 수 있는 교육현장의 변화는 과연 일어났을까. 안타깝게도 그럴 조짐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스쿨미투 당시 가해 교사에 대한 교육당국의 징계는 대부분 이뤄지지 않거나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고, 징계처분 결과조차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다. 당국의 조사 과정에서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분리 조치도 미흡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피해 학생들이 어렵게 용기를 내 고발해도 사건이 온전히 해결되리라 기대하긴 힘들 터였다. 스쿨미투의 물결이 거대하게 일렁였음에도 학교와 사회를 바꾸는 힘으로 연결되지 못한 이유엔 평등과 민주주의가 들어설 기회를 적극적으로 차단한 세력들이 있었다. 스쿨미투 운동이 일었던 당시에도 서울시교육감이었던 조희연은 학교 성폭력 사건의 처리 현황 공개를 한사코 거부하며 가해 교사를 감싸고돌았다. 학교는 안전하고 평등한 공간이 아니다. 그래서 교육노동자들의 운동이 필요하다 지난해 A학교에서 벌어진 학내 성폭력 사안은 위계적이고 폐쇄적인 교육체제가 공고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스쿨미투 때와 A학교 성폭력 사안이 다른 점이 하나 있다면 교사가 아닌 학생이 가해자였다는 사실이다. 이번 A학교 성폭력 사안에서 교사는 2차 가해자로 지목되었다. 성폭력 사안이 발생하자 A학교 교장과 교감, 생활인성지도부장은 피해 학생들의 신원을 가해자들에게 노출하는 등 피해자 보호에 소홀했을 뿐만 아니라, 사건을 축소・은폐하는 데 혈안이었다. 그로 인해 안전하고 평등한 공간이어야 할 학교에서 피해 학생들은 올바른 사건 해결은 고사하고 2차 가해에 시달려야만 했다. 침묵이 아닌 용기를 선택한 피해 학생들에게 A학교는 도리어 고통을 가중한 것이다. 이처럼 A학교에서 벌어진 성폭력 사안에 미온적인 대응으로 일관하는 A학교와 관할 당국인 서울시중부교육지원청을 향해 지혜복 교사는 제대로 된 사건 해결을 촉구해 왔다. 그럼에도 A학교가 제대로 된 사건 해결에 나서지 않자 지혜복 교사는 피해 학생 보호와 재발 방지를 위해 서울시교육청에 해당 문제를 공익제보했다. 피해 학생들의 호소를 경청하지 않고 사안을 조용히 처리하는 데만 골몰한 A학교와 서울시중부교육지원청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쉽지 않은 일이었다. 지혜복 교사는 A학교의 유일한 전교조 조합원이었다. A학교에 강력한 교육노동자의 민주노조가 자리 잡고 있었다면 상황은 지금과는 상당히 달랐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교육과 학교를 바꾸기 위한 교육노동자들의 투쟁과 이에 대한 연대는 더욱 확장되어야 한다. 피해자의 고통에, 조력자의 연대에 책임 묻는 교육당국 학교 성폭력은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한다. 수직적이고 폐쇄적인 교육 질서, 그리고 ‘학업 성취도 향상’을 본령으로 삼는 교육 체제가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구조 아래서는 학생들이 현재 겪고 있는 삶의 다양한 문제에 천착하기보다 오로지 경쟁교육에서 낙오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채찍질할 뿐이다. 그래서 학생들이 현재 직면한 피해의 고통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는 게 아니라 사소한 일로 치부하는 교사의 태도는 비단 A학교만의 문제가 될 수 없다. 안전하고 성평등한 학교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 교사에게 부당전보로 앙갚음하는 A학교와 이를 방관하는 교육당국 모두 이 같은 구조를 지탱해 온 가해자들이다. 이들은 성폭력 피해 학생들의 목소리를 소거한 데 이어, 피해 학생 곁에서 온전한 문제 해결과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해 온 공익제보 교사의 문제제기마저 탄압했다. 결국 안전하고 평등한 교육공동체 실현을 위해 행동한 교육노동자에 대한 부당전보는 더 이상 목소리조차 낼 수 없는 피해 학생들을 더욱 곤경에 빠트리고 말았다. 그런데도 서울시교육청과 조희연 교육감은 문제를 시정할 기회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을 뿐이다. 조희연 교육감은 더 이상 수수방관 말라! A학교에서 일어난 성폭력사안의 제대로 된 해결을 위해서는 가해자들의 반성과 사과도 중요하지만, 이 사안을 인지한 단계부터 학교 당국에 의해 자행된 축소・은폐와 인권침해 사실도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이러한 사실을 공익제보한 당사자를 두고 서울시교육청은 “공익제보자가 맞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말도 안 되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피해 학생들의 고통에 공감하기는커녕 신속한 치유와 일상으로의 안전한 복귀를 방해하는 파렴치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이처럼 A학교 성폭력사안을 어떻게든 무마하겠다는 교육당국에 제대로 맞서기 위해서는 교육노동자들의 연대행동이 지금보다 더욱 폭넓게 이뤄져야 한다. 이는 학교 성폭력을 뿌리뽑고 정의와 평등의 가치가 실현되는 교육현장을 만드는 길이기도 하다. 교육당국의 행정폭력에 단호하게 맞서 싸우자. 안전하고 성평등한 교육공동체를 위해 공익제보에 나선 교사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함께 힘을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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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를 찾아간 서진 해고노동자들※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을 위한 투쟁의 미디어 스튜디오 알이 제작한 영상에서 자세한 그날의 상황을 볼 수 있다. 3월 14일, 분당 HD현대 사옥 앞에 울산 동구주민들과 하청 노동자들이 올라왔다. 현대건설기계 하청업체 서진이엔지에서 일했던 노동자들은 현대굴착기의 암(Arm)과 붐(Boom)을 만들었다. 서진이엔지 노동자들이 2019년 8월에 노동조합에 집단가입하자, 회사는 2020년 7월 업체를 폐업했다. 2024년 2월 15일, 서울중앙지법은 HD현대가 서진이엔지 노동자들을 불법파견으로 사용해왔고, 해고된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직접고용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HD현대건설기계는 수년 간 시정명령도 이행치 않고, 지속된 대화요청에도 응하지 않았다. “회사는 불법파견이라고 판결을 내렸지만 왜 다시 항소를 하는지, 동구 지역의 경제는 어떻게 할 것인지 HD현대 본사 진짜사장 정기선에게 우리는 물을 것입니다” 서진 해고노동자들은 불법파견 판결에 따른 직접고용 이행 요구과 더불어, 조선업 전반의 하청 노동자들이 겪고있는 문제를 제기했다. 임금 7.5% 인상? 기본급은 여전히 그대로 “2023년도에 하청 노동자들 임금이 7% 이상 인상되었다고 합니다. 제가 알고 있는 거랑 너무 다릅니다. 기본 임금이 높아져서 그렇게 임금이 높아진 게 아닙니다. 한국 조선산업이 다시 호황에 접어들면서 일거리가 많아졌습니다.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남아있는 하청 노동자들이 쌔가 빠지게 일해서, 연장특근, 일요일날 쉬지 못하고 출근해서 임금이 올라간 겁니다.” 이주 노동자 취업사기로 데려와 초과착취하는 HD현대 “(자본은) 하청 노동자들의 임금인상을 억제하기 위해 저임금 이주 노동자로 채웠습니다. 지금 조선산업에 투입된 이주 노동자들 중에 울산 동구에만 약 6500명이 들어와 있습니다. 이 노동자들은 국제취업사기 당하고 왔습니다. 본국에서는 GNI 70, GNI 80*으로 근로계약을 합니다. (*숙련공인 E-7 인력에게 전년도 국민총소득(GNI)의 70~80%에 해당하는 임금을 주도록 하는 제도이다. 지난해 기준 GNI의 70%는 연 2,954만 원(월 약 246만 원)이다.) 송출업체를 통해서 그렇게 계약한 노동자들이 한국으로 와서, 현대중공업 조선소에 와서 다시 계약서를 씁니다. 최저임금에 준하는 포괄임금 계약서를 다시 씁니다. 그런데 이 노동자들이 돌아갈 수 없는 이유는, 본국에서 한국으로 넘어올 때 한국 돈으로 1,200에서 1,500만 원 정도 송출업체에 지불하고 넘어온다고 합니다. 베트남이나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에게 한국 돈으로 1,200, 1500이면, 그 나라에서 피부적으로 느끼는 것은 한국에서 1억 5천 정도의 금액입니다. 그 돈을 보증을 서고 빌리며 왔기 때문에 다시 돌아갈 수가 없는 겁니다. 그런 노동자들에게 이제는 바깥의 기숙사가 아닌 공장 안에 기숙사를 만들고 있습니다. 한 방에 6명을 집어넣습니다. 화장실 하나를 쓰기 위해서는 6명이 줄을 서야 됩니다. 사람입니까? 현대중공업이 요구하는 고품질 선박을 만들어내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노동자들의 처우는 어떻습니까? 최저임금입니다. 체불임금입니다. 4대 보험 체납으로 폐업합니다. 그런데 이 노동자들 휴식이라도 제대로 취하려면 최소한 2인 1실은 기숙사가 돼야 안 되겠습니까? 그런데 6명을 한방에 집어넣습니다. 이런 회사가 HD현대그룹입니다.” 하청 노동자 복지증진은 ‘빛 좋은 개살구’일 뿐 “자녀학자금 100%를 지급하는데도 불구하고, 예전에 50% 지급할 때보다 돈이 남는다고 합니다. 그 이유를 들여다 보십시오. 현대중공업뿐만 아니라, 조선소 산업 안에 협력업체들은 3년, 4년 주기로 폐업을 계속 이어갑니다. 그런데 원청은 업체 경력 5년 이상일 경우에 그렇게 (복지를) 해준답니다. 폐업이 3, 4년 만에 계속 이루어지는데 업체 경력은 5년을 요구합니다.” 하청 노동자가 병들거나 다치면, “우리 직원 아니오” “현장에서는 하청 노동자들이 병들고 다치고 죽어도 HD현대그룹은, 다른 회사 직원은 우리하고 대화할 수 없다고 얘기합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50년 동안 집계된 것만 474명의 노동자를 죽였습니다. 최근 474번째 노동자가 지난 2월 15일 해양사업부에서 약 9 ,700톤에 달하는 구조물을 옮기다가 현장에서 깔려 숨졌습니다. 유족이 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본인이 직접 쓴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합니다. “이상균 대표를 구속해 달라” 얘기하고 있습니다. 유가족에게 현대중공업은 "본인의 회사 직원이 아니다" 라고 얘기합니다. (하청 노동자는) 현대중공업이 요구하는 고품질 선박을 만들었습니다. 생산의 주체로 하청노동자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병들고 다치고 죽으면 본인들 회사 직원 아니라고 얘기합니다. 본인들과 관련 없다고 얘기합니다.” ‘우리 직원은 아니지만’ 안면인식시스템으로 생체정보 제공 요구 “안면인식 개인정보 동의하면, 하청 노동자들의 의료기록까지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그럼 정기선 대표이사가 얘기했던 (개발하겠다는) 바이오 생명공학에 '(자신들과) 아무런 관련 없다'는 하청 노동자들의 생체 개인정보뿐만 아니라 그 가족들, 그들의 의료기록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제3자 정보제공에 동의하라고 합니다. '거부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단서조항에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라는 그 단서조항 때문에 (하청 노동자들은) 다들 서명할 수밖에 없습니다." ‘K-조선 재도약’이라지만, 심화하는 다단계 하청구조 "'K-조선 재도약'이라고 얘기할 정도로 대한민국 조선산업은 초호황을 달리고 있습니다. 그럼 보통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일거리가 많아졌으니까' '상시고용인력을 늘리겠구나' '깎였던 임금 다시 회복할 수 있겠구나' 그런데 정권과 조선산업 대자본들은 상시고용인력을 늘리지 않고 초단기 계약 늘려서 다단계 하청 구조를 더 심화시켰습니다." 28일 아침선전전을 마친 후 서진이엔지 해고노동자들은 HD현대에게 면담을 요구하는 공문을 전달하고자 했다. 그러나 HD현대는 HD현대 사옥의 사유지를 밟는 것조차 제지하며, 공문을 전달하는 노동자의 사지를 들어 끌어내는 등 폭력적으로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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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자료집] 최저임금 투쟁, 어떻게 할 것인가?[공동주최 토론회] 최저임금 투쟁, 어떻게 할 것인가? -일시 : 2024년 4월 2일(화) 18시 30분 -장소 : 민주노총 12층 중회의실 -문의 : 010-2845-8588 이청우 ■ 사회 : 차헌호_비정규직이제그만 공동소집권자 ■ 발제 -2024년 최저임금 정세와 투쟁 방향 : 이청우_사회주의를향한전진 공동집행위원장 -최저임금은 페미니즘 이슈, 어떻게 투쟁할 것인가? : 정은희_2024년 3.8여성파업조직위 -자발적 착취의 무한경쟁을 넘어, 비정규직 당사자들이 나아갈 길: 김주환_비정규직이제그만 공동소집권자 ■ 토론 -김진아_금속노조 KEC지회 지회장 -김희정_금속노조 성서공단지역지회 지회장 -김정원_금속노조 엘지케어솔루션지회 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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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투쟁] 기후파국의 대안은 노동자 기후파업! 노동자 산업통제로 기후정의 실현하자!Instagram에서 이 게시물 보기 사회주의를 향한 전진(@marchtosocialism)님의 공유 게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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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위 성명] 노동자들에게 울산 동구 노동당 이장우 후보에 대한 지지와 계급투표를 제안한다!4월 10일 총선이 임박했다. 자본주의에서 치러지는 선거는 노동자의 실질적 참여를 가로막고 1인 1표 제도의 형식적 절차를 거쳐 현존하는 계급지배 체제를 공고히 하는 과정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이번 총선도 국민의힘의 '진보' 심판론, 민주당의 '정권' 심판론, 진보당의 야권연대가 노동자 정치의 독자적 전진을 봉쇄하고 있다. 혁명적 사회주의자는 자본주의 선거가 지배계급 체제를 고착하는 절차라는 점을 이해하면서도 선거에 개입해 왔다. 제한적인 선거 민주주의조차 노동자 민중의 피땀 어린 투쟁으로 쟁취한 성과이기 때문이며, 또한 제한적으로나마 열린 공간에서 체제에 맞선 투쟁 과제와 방안을 선전·선동하는 것이 계급투쟁 진전에 일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적극적인 방법은 선거에 혁명적·전투적인 노동자 후보를 출마시켜 자본주의 체제를 넘어서는 혁명적 강령과 대의를 선전 선동해 노동자 의식과 계급투쟁의 발전을 추동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한국 사회주의 세력은 자본주의 체제를 넘어 사회주의로 전진하는 혁명적 강령과 대의를 대변하는 후보를 내지 못했다. 더욱이, 노동자계급의 정치세력화는 심각하게 퇴행하고 있다. 진보당은 노동자들을 향해 민주당 위성정당에 투표하라고 노골적으로 선동하고 있고, 녹색정의당은 중앙당 차원의 지역구 연대 협상 중단을 밝히면서도 지역 협의는 열어놓겠다고 밝혔으며, 민주노총은 자신이 만든 총선방침조차 위배한 ‘진보정당’ 지지 철회조차 결정하지 못했다. 민주당 위성정당 동참이건, 민주당과의 지역구 후보 단일화건, 소위 '진보정당'과 민주당과의 공동행보가 난무하는 지금,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독자성을 세우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다. 이런 조건에서, 선거에 출마한 후보 중 노동자의 절박한 요구를 내걸고 함께 투쟁해 온 노동자 후보가 있는 경우, 우리는 여러 한계를 잊지 않으면서도 지지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번 총선에서 울산 동구 노동당 이장우 후보의 노동자 정치의 독자성을 지키려는 의지, 노동자 투쟁 연대, 이장우 후보에 대한 노동자들의 지지에 주목하며, 이장우 후보에 대한 비판적 지지를 표명한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이장우 후보는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독자성을 표명하고 있다. 진보당이 노동당 이장우 후보와 단일화 후 민주당 주도 위성정당에 참여하고 민주당과도 후보를 단일화하는 참극 속에서도, 이장우 후보는 민주당과의 단일화를 배제하고 노동자 정치의 독자성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이 만든 위성정당 동참이건, 민주당과의 지역구 후보 단일화건, 소위 '진보정당'과 민주당과의 공동행보가 난무하는 지금 이장우 후보의 행보에는 노동자계급의 독자성이라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또한, 이장우 후보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투쟁, 현대중공업 서진 해고자투쟁과 사내하청지회 투쟁 등 울산지역 노동자투쟁에 앞장서 왔다. 또한 최저임금 대폭인상과 노조법 2·3조 개정 울산대회 조직위원회, 기후정의 실현을 위한 투쟁 등 노동자 공동전선에 참여했고, 이런 공동투쟁에 함께한 노동자들이 이장우 후보에 대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 이에 더해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지부와 울산대병원 원하청 분회를 비롯해 20개 노조 대표자가 이장우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노조 대표자들의 지지 선언은 '민주노총 단일후보'에 대한 지지의 표현이겠지만, 이는 민주당과 야합하지 않고 노동자의 독자 정치를 사수해야 한다는 정치적 열망 또한 표현한다. 우리는 울산 동구 노동자들이 노동당 이장우 후보를 지지하는 정치적 선택을 적극 지지한다. 이장우 후보의 의미와 함께, 한계 또한 짚지 않을 수 없다. 선거운동 중심 공약인 '조선산업기본법'을 보자. "원청과 하청이 공정하고 합리적인 도급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재확인함"이라는 내용은 그 자체로 '하도급 철폐'라는 조선하청노동자의 요구와 충돌한다. 노동자에게 ‘합리적인 도급관계’ 같은 것은 없다. 이장우 후보는 3대에 걸쳐 노동자를 착취·수탈하는 현대중공업 정씨일가 경영권 박탈과 산업국유화, 노동자의 산업통제투쟁을 촉구하는 대신 "조선업 원·하청 간 공정거래"를 요구하며, "노동자와 조선업 모두를 살리"자고 한다. "중앙정부대표, 조선사업자 및 조선산업 종사자, 지방자치단체 등이 위원으로 참여하는 조선산업정책심의회"를 설치하자는 이장우 후보는 조선산업노동자들의 투쟁이 아니라 노사정 협치를 주장하고 있을 뿐이다. 이상이 사회주의를향한전진 울산지역위원회가 이장우 후보를 비판적으로 지지하는 이유다. 야권연대가 난무하는 지금, 노동자 정치의 독자성을 표방하며 노동자 투쟁에 연대해 온 이장우 후보에 대한 울산지역 노동자들의 지지를 촉구하며, 계급투표를 제안한다. 물론 우리는 ‘조선산업기본법’에서 드러난 바와 같은 노동당의 정치적 한계를 잊지 않을 것이다. 사회주의를향한전진 울산지역위원회는 조선, 버스, 병원 등 노동자의 절박한 요구를 쟁취하기 위해, 아래로부터 계급투쟁을 추동하며 노동자 공동전선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사회주의정치세력화를 진전시키고자 한다. 우리는 사회주의 노동자당 건설을 향해 중단없이 전진할 것이다. 2024년 4월 2일 사회주의를향한전진 울산지역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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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여성뉴스 브리핑] ‘공공성 강화’야말로 돌봄 문제의 해법!1. 돌봄 해법 ‘최저임금 차등 적용’ 아닌 ‘공공성 강화’ ‘국내 노동자만으론 고령화 사회에서 급증하는 돌봄서비스 수요를 모두 충족할 수 없으니, 외국 인력을 도입하되 이들에게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줘서 높은 비용 부담을 덜자’는 제안이 담긴 한국은행 보고서를 둘러싼 논쟁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지난 3월 28일 양대노총과 참여연대가 공동주최한 ‘돌봄서비스 외국 인력 도입 쟁점과 과제’ 토론회에서는 한국은행 보고서가 대안으로 내놓은 외국인 돌봄노동자 도입 뒤 ‘돌봄노동자 개별 가구 직접고용’, ‘돌봄업종 최저임금 차등 적용’ 주장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돌봄노동자 개별 가구 직접고용’에 대해서는 “돌봄의 국가 책임 원칙에서 완전히 벗어나자는 것”으로 현황 파악도 어려운 비공식 부문을 키우는 방식으로는 ‘좋은 돌봄’이 어렵다고 지적이 제기됐다. ‘돌봄업종에 대한 최저임금 차등 적용’에 대해서도 “노동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주노동자 고용허가 업종 중에 ‘돌봄’에만 낮은 최저임금을 적용하면 임금을 더 받을 수 있는 다른 업종으로의 이탈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고, 이를 막기 위해 인권 침해를 부르는 무리한 통제 장치를 둘 수 있다는 것이 그 근거였다. 조혁진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외국인 가사도우미 실례로 꼽히는) 홍콩, 싱가포르,대만은 공적 돌봄 체계가 없는 나라”라며 “그런 모델을 선진 사례로 보고 들여오자는 것은 공적 돌봄을 포기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돌봄이 저출생·고령화 대비에 중요하다”고 하면서 돌봄노동자에 대한 처우개선은커녕 이주 노동자에게 저임금을 지급해 위기를 해결해야 한다는 이유로 업종별 차등 적용을 주장하고 있다. 돌봄노동에 대한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음을 정부도 인정하고 있지만 해법에 대해서는 돌봄노동의 생산성과 시장가치만을 바라보며 이주노동자를 차별하고 돌봄 노동을 더욱 저평가해 위기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돌봄의 공적 책임은 등한시한 채 노동자에게 모든 부담을 지우겠다는 발상은 돌봄의 지속가능성은 물론, 공동체의 지속가능성마저 포기하겠다는 말과 다름없다. <참조 기사>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134362.html 2. 3월 31일은 국제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 지난 3월 31일, 국제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International Transgender Day of Visibility, TDOV)을 맞아 다양한 행사와 집회가 지구 곳곳에서 벌어졌다. 매년 3월 31일로 정해진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에는 전 세계에서 트랜스젠더의 삶을 기념하고 세상에 알리는 행사와 활동들이 진행된다. 미국에서는 반트랜스젠더 법안 마련 등 혐오 공격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세계 최대의 성소수자(LGBTQ) 인권미디어 단체인 GLAAD가 트랜스젠더의 인권 보장을 위해 각종 보고서, 안내서 등 다양한 자료를 공유했다. 자료들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비성소수자 미국인의 3분의 1(28%) 미만이 트랜스젠더를 개인적으로 알고 있다는 통계 자료 -오클라호마 오와소고등학교에서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해오다 결국 화장실에서 폭력을 당해 사망한 16세 넥스의 부검보고서와 각종 진술과 성명서 등 관련 자료 -국제트랜스젠더가시화의 날 각종 행사 자료 -메타(Meta) 플랫폼에서 트랜스젠더 혐오 공격을 규제하지 않는 콘텐츠 안전에 관한 보고서 등 나이아가라트렌스젠더액션연합(Niagara Transgender Action Coalition)은 트랜스젠더 청소년 인권보호에 중점을 두고 성별 확인 치료를 제한하는 법과 제도 개정을 요구했다. 트랜드젠더지원단체 설립자이자 회원인 콜렌 맥티게(Colleen McTigue)는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같은 기본 인권을 얻기 위해 수십 년을 노력했는데, 이조차 공격받고 있다”며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트랜스젠더가 공개적으로 존재할 권리다”라고 말했다. 또 독립출판 플랫폼인 퀴어AF와 마티 데이비스는 이날에 즈음해 트랜스젠더 역사 주간(Trans+History Week)에 관한 책을 냈다. 수석연구원인 그레이 버크-스토우(Gray Burke-Stowe)는 ‘트랜스젠더는 역사에서 항상 존재해 왔다’라며 책을 낸 이유를 설명했다. 더불어 “지금의 사회에서는 언론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성소수자(LGBTQ+)에서 ‘T(트랜스젠더)’를 의도적으로 분리하는 일이 계속되고 있어 이에 맞선 공동체의 힘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우리가 더 많이 모일수록 더 자유로워질 것”이라며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참조 기사> https://glaad.org/releases/glaad-resources-for-accurate-and-inclusive-coverage-of-transgender-people-for-international-transgender-day-of-visibility/ https://www.thoroldtoday.ca/local-news/niagara-transgender-action-coalition-marks-transgender-day-of-visibility-8504519 https://www.thepinknews.com/2024/03/29/trans-people-always-existed-new-resource-shines-a-light-on-trans-history/ 3. UN에 제출하는 보고서에 ‘차별금지법 제정 권고’ 삭제한 인권위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가 진통 끝에 UN 여성차별철폐위원회에 제출할 보고서를 채택했다. 최대 쟁점 중 일본군 성노예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진상규명 및 사과 요구 권고 등은 통과됐으나,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권고는 위원 과반의 찬성을 얻지 못해 빠졌다. 인권위는 한국의 UN 여성차별철폐 협약 이행 상황을 담은 정부보고서를 UN이 5월 중하순쯤 심의하기에 앞서 독립보고서를 4월쯤 제출할 계획이다. UN이 한국의 인권 상황을 다층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추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동안 독립보고서가 원안 그대로 통과돼야 한다고 주장해 온 여성·인권 시민단체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문제가 빠진 데 대해 반발했다. ‘경로이탈 국가인권위원회 바로잡기 공동행동’은 3월 26일 성명을 내고 “이번 보고서는 한국의 국가인권기구가 얼마큼 후퇴했는지, 반인권위원들의 행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참조 기사> https://m.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403252132001 4. 방글라데시 차농장 노동자, 임금착취에 맞선 파업 방글라데시 몰비바자주 차농장 여성 노동자들이 명절 상여금 삭감에 항의해 파업을 벌였다. 방글라데시 차농장 노동자들은 농장주들과의 합의에 따라 힌두교 새해 축제 명절에 하루 일당 170타카를 적용한 52일에 해당하는 상여금을 2번에 걸쳐 받아야 했다. 그런데 농장주들이 3월 22일 돌연 수당 삭감을 발표하자 쿠차이 차밭 노동자들이 4시간 파업에 돌입했고 다른 차농장 여성 노동자들도 상여금 미지급에 분노해 다양한 방식으로 항의했다. 차노동자연합(Tea Workers Association)은 성명을 통해 “차농장 노동자들은 하루 임금 170타카로 굶주리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 2023년에는 차농장 노동자들의 노력으로 목표치를 초과 달성하는 기록적 양의 차가 생산되었다”라며 상여금 미지급 행위를 규탄하고 즉시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일부 농장에서는 명절 상여금뿐 아니라 주급도 지급되지 않았다. 대부분 영국 자본가인 농장주들은 임금 삭감 이유를 축제 등으로 회사 재정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농장주들은 작년 여름 차농장 노동자들이 굶지 않기 위한 최저생활을 요구하며 벌인 파업 때 합의한 주거임대수당, 의료수당 등 각종 수당도 지급하지 않아 왔다. 차농장 노동자에 대한 임금착취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차농장 노동자들은 노동법 사각지대에서 최저임금조차 보장받지 못한다. 차농장 노동자들의 임금은 다른 농장 노동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며 임시직 노동자의 임금은 더 열악하다. 차농장 노동자들과 이들의 노동권을 위해 함께 싸우는 활동가들은 정부와 농장 자본가들에게 최저임금 보장과 차 노동자 착취, 농장주 보호의 근거가 되는 식민지 의정서 폐기와 노동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참조 기사> https://www.banginews.com/web-news?id=51b2662972ba324243f6ac85484d3e2472b6243b https://sylhetmirror.com/2024/03/25/tea-workers-demand-payment-of-festival-allowance/ 5. 트랜스젠더 선수에 대한 IOC의 포용적 방침, ‘불공정’이라며 공격 받아 트랜스젠더 선수에 대해 기계적으로 호르몬 수치를 적용하는 대신 구체적인 경기력 격차를 살펴봐야 한다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지침이 공개적으로 도전받았다. 3월 22일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과대학 토미 룬드베리 연구원을 비롯한 스포츠 생리학 연구자 26명이 《스칸디나비안 스포츠 의/과학 저널》에 관련 연구를 공동 발표하면서다. 이들은 논문 <성별 정체성/성 변화 단계에 기반한 IOC의 공정·포용·비차별 지침은 여성 선수들의 공정을 보장하지 않는다>에서 “해당 지침이 과학·의학적 증거와 부합한다는 기존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여성 경기에 트랜스젠더 선수를 포함하는 조치는 공정성, 혹은 (‘생물학적’ 여성 선수들의) 안전과 공존할 수 없다는 게 스포츠가 마주한 ‘불편한 진실’”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IOC는 2004년 5월 스톡홀름 합의를 통해 성전환 수술을 받은 트랜스젠더 선수의 올림픽 출전을 허용한 바 있다. 당시 IOC가 내놓은 트랜스젠더 선수에 관한 지침은 법적 구속력을 가지지 않으나, 각종 경기 단체에 의해 참고되어 단체들의 자체 규정에 반영되어 왔다. 이번 논문 발표로 더 이상 테스토스테론 혈중 농도 기준을 트랜스젠더 선수들에게 적용하지 않겠다는 2021년도 IOC의 결정이 도마에 오른 셈이다. 당시 IOC는 250명 이상의 스포츠 선수 및 관계자의 의견을 반영해 ‘테스토스테론 수치만으로 경기력이 뛰어날 것이라 단정할 수 없다’며 혈중 농도 지침을 삭제했다. 이와 같은 IOC의 결정은 대회 참여를 위해 각종 약물과 요법으로 테스토스테론을 억제해야 했던 트랜스젠더 선수들에게 크게 환영받았다. ‘포용적 정책’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따랐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남성으로서 테스토스테론에 노출된 데 따른 각종 신체적 이점이 여성으로 바꾼 이후에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며 IOC 권고안을 전면으로 비판했다. 대표 저자인 룬드베리 연구원은 테스토스테론 억제 요법이 근육량 등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럭비 대표 기구 월드 럭비가 세계 최초로 여자부 국제 대회에 성전환 선수 출전을 전면 금지하도록 이끌었다. 그는 2022년 “마이클 펠프스나 우사인 볼트의 신체처럼 타고난 이점 중 일부는 보상받아 마땅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들도 있다”며 “남성이었기 때문에 얻은 이점은 여성들이 절대 얻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14일 미국 대학 소속 전현직 여성 선수 16명이 성전환 선수의 여성부 대회 출전을 허용한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트랜스젠더 스포츠 선수의 출전 제한을 둘러싼 논쟁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트랜스젠더 여성이 ‘생물학적 여성’의 지위와 안전을 위협할 것이라는 불안이 서구 전역을 강타한 상황이지만, 트랜스젠더 스포츠 선수 표본 자체가 지나치게 적은 까닭에 전문가들조차 정확한 결론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과학적 근거가 부재하는 관념적 공포 속에, 특히 스포츠 분야를 거점으로 확산될 트랜스젠더 혐오 여론이 주목된다. <참조 기사> https://n.news.naver.com/article/057/0001808384 6. 토론회 ‘최저임금 투쟁, 어떻게 할 것인가?’ 오는 4월 2일 오후 6시 30분부터 민주노총 12층에서 토론회 ‘최저임금 투쟁, 어떻게 할 것인가?’가 열린다. 이번 토론회는 공동주최로 진행되며 오프라인과 함께 온라인으로도 참여할 수 있다. 공동주최 단위는 2024년 3.8여성파업조직위원회, 공공운수현장활동가회의, 교육노동자현장실천, 노동해방을위한좌파활동가전국결집, 변혁적여성운동네트워크 빵과장미, 비정규직이제그만공동투쟁, 사회주의를향한전진, 학생사회주의자연대, 현장투쟁복원과계급적연대실현을위한전국노동자모임 등 9개 단위다. 이번 토론회는 비정규직이제그만 공동소집권자 차헌호 동지의 사회로 진행된다. 준비된 발제문 <2024년 최저임금 정세와 투쟁 방향>(이청우_사회주의를향한전진 공동집행위원장), <최저임금은 페미니즘 이슈, 어떻게 투쟁할 것인가?>(정은희_2024년 3.8여성파업조직위), <자발적 착취의 무한경쟁을 넘어, 비정규직 당자들이 나아갈 길>(김주환_비정규직이제그만 공동소집권자) 등 3개다. 토론자로는 김진아 금속노조 KEC지회 지회장, 김희정 금속노조 성서공단지역지회 지회장, 김정원 금속노조 엘지케어솔루션지회 지회장이 참여한다. <참가 신청 링크>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dgfd6eAimgOoSJ5BNGq22hAChswkHh6VjgeiJE67UEXaI-Zw/viewfo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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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를향한전진 가입안내문‘사회주의를향한전진’(약칭 전진)은 자본주의를 철폐하기 위해 국제주의 원칙 하에 노동자계급의 자주적이고 단결된 힘으로 사회주의 노동자당을 건설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회주의 정치조직입니다. 전진의 강령과 규약에 동의하고, 조직의 한 기구에 속해 활동하며 소정의 회비를 납부하는 사람은 누구나 회원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회원의 자격에 국적, 나이, 성별에 따른 제한을 두지 않습니다. 전진의 회원은 △조직이 주관하는 사업에 평등하게 참여할 권리 △조직의 사업현황에 대해 보고받고 의사결정에 참여할 권리 △조직 활동에 필요한 자료와 교육을 제공받고 그에 대한 의견을 제출할 권리 △회원으로서 권리 침해에 대해 규약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요구할 권리를 가집니다. 전진의 회원은 △강령 및 규약, 규정을 준수할 의무 △젠더 평등한 조직문화와 반성폭력 운동 실현을 위해 실천할 의무 △조직의 어느 한 기구에 배속되어 활동할 의무 △회비 및 특별회비를 납부할 의무 △조직의 각급 기관과 회의에서 결정한 지침을 준수할 의무 △조직에서 주관하는 각종 활동에 참여할 의무가 부여됩니다. 사회주의를향한전진이 궁금하고, 알고 싶다면 홈페이지의 강령과 규약을 살펴보시고, 사회주의를향한전진 회원에게 문의하거나 전화(070-4085-1910)나 문자 주시기 바랍니다. ※후원회원이 되실 수도 있습니다. 후원회원은 소정의 후원회비를 납부하고, 전진의 활동을 지지, 지원하면서 전진과 함께 정치적, 실천적으로 활동해나갈 수 있습니다. 후원회원 CMS 신청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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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강령] 3. 사회주의 노동자당 건설기본 강령 2024년 2월 17일 제정 1. 자본주의 사회와 노동자계급의 해방 1) 자본주의 사회와 노동자계급 2) 자본주의 사회의 필연적인 발전경향과 노동자계급의 잠재력과 독립성 3) 노동자계급의 해방 2. 사회주의 혁명으로 나아가는 이행의 시대 1) 다시 전면화한 자본주의 쇠퇴와 제국주의, 그리고 이행의 시대 2) 자본주의 체제위기에 맞서 부활하는 세계 노동자투쟁 3) 세계노동자혁명과 한국노동자계급의 과제 3. 사회주의 노동자당 건설 1) 개량주의·의회주의 반대하고 혁명적 사회주의 수호 2) 노동자 스스로의 해방노선 3) 노동자 국제주의와 혁명적 사회주의 인터내셔널 건설 4) 현장에 뿌리내리고 민주적 집중주의를 실현하는 조직 5) 노동자 공동전선과 노동자계급의 총단결 선도 6) 사회적 헤게모니 7) 사회주의 노동자권력과 대중투쟁강령 3. 사회주의 노동자당 건설 1917년 러시아 노동자혁명에서 시작해 1930년대 독일·프랑스·스페인의 거대한 노동자투쟁 등으로 이어졌던 20세기 전반부는 노동자계급의 위대한 혁명적 잠재력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1968년에도 미국·유럽 등에서 노동자계급의 전투적 진출이 대대적으로 일어났다. 한국에서도 1987년 노동자대투쟁이 터져 나왔고, 그 뒤에도 한국 노동자계급은 수많은 투쟁 속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입증했다. 최근 10년 사이에는 칠레·프랑스 등에서 전투적인 노동자 투쟁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처럼 자본주의를 타도하고 사회주의를 건설할 수 있는 노동자계급의 잠재력은 유감없이 증명되었지만, 노동자혁명은 어느 한 나라에서도 온전하게 성공하지 못했고 노동자운동은 침체로부터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개량주의자들은 노동자계급에겐 혁명적 잠재력이 없다는 결론을 끌어내고 혁명과 노동자투쟁으로부터 도망쳐 왔다. 그러나 노동자계급의 힘은 결코 소진하지 않았다. 기존 제조업 노동자들에 더해, 서비스 분야에서 노동자들이 급격하게 형성됨으로써 모든 나라에서 노동자계급은 더욱 결정적인 다수가 되어가고 있고, 사회적 생산에서 노동자계급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나아가서 세계적으로 더욱 긴밀히 연결되어가는 노동자계급의 잠재력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 문제는 이 거대한 잠재력을 불신하면서 자본주의에 굴복하는 세력이 노동자운동의 지도부를 형성해 왔던 것에 있다. 한마디로 “노동자계급 지도력의 위기”가 현재 한국을 비롯한 세계 노동자운동의 위기를 규정하고 있다. 이 위기를 극복하고 계급투쟁 속에서 노동자계급의 거대한 힘을 현실화하여 노동자혁명을 향해 이끌 진정 혁명적이고 노동자계급적인 지도력을 건설하는 것, 바로 이것이 현시대의 절체절명의 과제다. 199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한국 노동자운동의 위기 또한, 다수 지도자들이 대담하고 전면적인 노동자 단결투쟁을 전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투적·혁명적인 노동자계급 정당 건설로 전진하는 것을 겁냄으로써 나타난 뼈저린 역사적 패배들이 켜켜이 쌓인 결과물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노동자투쟁을 전투적·계급적으로 전진시키는 가운데, 노동자계급의 가장 선진적인 투사들을 사회주의 전망하에 하나의 단일한 조직으로 통일시킨 사회주의 노동자당을 창건해야 한다. <사회주의를향한전진>은 그것에 복무하기 위한 조직적 수단이다. 우리가 혁명적 동지들과 힘을 모아 건설하고자 하는, 사회주의 노동자당의 핵심 노선은 다음과 같다. 1) 개량주의·의회주의 반대하고 혁명적 사회주의 수호 개량주의 정당들은 자본가들의 소유권을 조금 제한하기만 할 뿐 철폐하려 하지 않는다. 노동자권력을 쟁취하려고 투쟁하지 않고 자본가국가를 수선하려 할 뿐이다. 이들이 수행하는 객관적 역할은 노동자들을 혁명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묶어두면서 자본가권력을 보호하는 것이며 자본가들의 소유권을 지켜주는 것이다. 이렇게 혁명적 사회주의 노선을 거부한 결과, 개량주의 세력들은 의회주의에 몰두해왔다. 자본가국가 밑에서 몇몇 국회의원직이나 장관직, 대통령직을 얻어내는 데 집착하고 있다. 자본가국가를 그대로 둔 채로 얼굴만 바꾸겠다는 개량주의 노선의 결과물이었다. 이들은 노동자 정치운동을 투표소에 가서 자신들의 정당에 표를 찍는 것으로 제한해 왔으며, 총파업을 비롯해 자본가 국가에 대항하는 노동자의 직접적인 투쟁은 뒷전으로 밀어냈다. 자본주의 위기 국면에서 이 개량주의 정당들을 내세움으로써 자본가계급은 자본주의 체제의 위기를 모면한다. 반면 개량주의 정당들이 노동자 민중에게 약속한 것들이 전혀 실현되지 못하고, 결국 노동자들이 배신당했음이 드러남으로써 노동자운동은 깊은 침체의 늪에 빠져들었다. 자본주의를 철폐하는 전망을 거부한 결과, 자본가들의 요구에 굴복해 실업·불평등·구조조정 등을 수용하고 관철했던 것이 개량주의 정당이 집권 후에 했던 일이다. 생산수단과 금융 등 경제의 결정적 권한을 틀어쥔 자들은 여전히 자본가들이었기 때문이다. 개량주의자들은 최선의 경우에도 칠레 아옌데 정권처럼, 노동자계급에게 노동자권력 수립으로 전진하는 대신 자본가 국가기구의 꼭대기에 놓인 사회당 정부를 방어하도록 요구했을 뿐이었다. 그 결과 노동자계급은 혁명의 기회를 날려버리고 자본가계급의 반혁명에 속수무책으로 궤멸하고 마는 비극적 결과를 피할 수 없었다. 그런데 아옌데 정부와 함께 칠레 노동자운동을 궤멸시킨 것은 바로 그 자본가 국가기구의 일부인 군대였다. 자본가국가를 철폐하지 않은 채 유지하려 했던 개량주의 전략의 참담한 결과물이었다. 이러한 개량주의 노선의 영향력은 노동조합운동 내에서도 퍼져있다. 바로 노동조합관료제다. 개량주의 정치에 영향받거나 개량주의 정당들과 한 몸이 된 노동조합 관료층은 ‘노동조합이 계급적이고 혁명적인 길을 버리고 개량적 처방을 따라 온건하게 나아가야 한다’고 믿는다. 그들은 결사적인 투쟁과 계급적 단결을 회피하고, 타협과 조합주의 노선에 노동조합을 묶어두려 안간힘을 쓴다. 이러한 노선이 번성한 결과, 노동조합운동은 허약해지고 계급대표성도 계속 부식되어 왔다. 광범한 노동자들이 ‘사회주의 혁명’의 필요성을 배우고, 이 혁명을 위해 단결하는 법을 깨우치며, 새로운 사회를 건설할 수 있는 주체로 단련되어 가는 발판으로 노동조합운동이 전진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게 되었다. 노동조합운동의 위기는 노동조합 관료층의 배신적 범죄 행위를 빼놓고는 말할 수 없다. 오늘날 자본주의 쇠퇴가 본격화되면서 개량주의 정당과 노동조합 관료들의 한계는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노동자들의 투쟁 앞에서 약간의 임금인상이나 일자리 확대 등의 조치를 내놓을 여지가 있었던 시절과 달리, 오늘날 자본주의는 너무 위기가 심화하여 그것마저 제공할 능력이 없고 오히려 노동자들로부터 더 많이 강탈해야만 한다. 그 결과 개량주의 정당들은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을 스스로 수용해 집행하기 일쑤이고, 노동조합 관료층은 노동자의 절실한 생존권을 지켜내는 데서 계속 실패하고 있다. 이처럼 자본주의가 쇠퇴하는 국면에서 노동자계급에게는 자본주의의 이윤 추구와 자본가정부의 탄압에 정면으로 맞서는 전투적·계급적 투쟁만이 유일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나아가서 모든 생산수단을 자본가계급과 자본가국가로부터 회수하여 노동자권력의 수중에 집중해 ‘생산수단의 사회적 공동소유’를 이룩하는 혁명적 조치로 전진해야만 쇠퇴하는 자본주의가 불러오는 참화로부터 노동자 민중이 벗어날 수 있다. 단호한 계급투쟁을 통해 이러한 노동자민중의 혁명적 진출을 선도하는 혁명적 지도력을 세워내는 것, 바로 그것이 현시대의 역사적 과제다. 우리가 추구하는 당은, 계급투쟁의 대안적 지도력을 세워내기 위한 실천적 분투를 통해 이러한 혁명적 사회주의 노선을 구현하는 당이다. 전투적 투쟁을 통해 노동자 생존권을 단호하게 수호하고, 정치총파업을 선도해 자본가국가에 맞선 정치투쟁을 주도하는 당, 나아가서 노동자 산업통제와 기간산업 국유화 투쟁 등을 통해 사회주의를 향해 노동자계급을 단련시키는 당만이 쇠퇴하는 자본주의에 맞서 노동자운동을 이끌 수 있다. 이러한 전진을 통해 민주노조운동이 계급대표성을 회복하고, 노동조합운동의 거대한 생명력을 되살리는 일도 촉진될 것이다. 자본주의 선거 참여와 국회의원직 등은 이러한 투쟁을 지원하고, 노동자 민중의 자기조직화를 촉진하며, 사회주의 혁명의 사활적 필요성을 널리 알리는 보조수단으로 배치될 것이다. 사회주의 노동자당은 이러한 노선에 입각해 수행하는 실천의 용광로 속에서 출현하고 확대될, 사회주의 혁명을 지향하는 노동자 민중의 선진적 투쟁조직들을 통해서 건설될 것이다. 2) 노동자 스스로의 해방노선 혁명의 본질은 대중이 사회의 운명에 직접 개입하는 것이다. 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누군가에 의해 주어지는 선물이 아니며, 오직 노동자계급 스스로의 자주적 운동을 통해서만 움켜쥘 수 있다. 게다가 사회주의 혁명은 한 유형의 착취자를 좀 더 진보적인 다른 유형의 착취자로 대체하는 지난날의 혁명이 아니라, 모든 착취자의 손아귀에서 생산수단을 빼앗아 전체 사회의 공동 소유물로 만들고 생산자들 자신이 운영함으로써 ‘계급제도’ 일반을 없애는 혁명이다. 따라서 이 혁명은 노동자계급이 전면적이고 능동적으로 참여하며, 오직 이들의 주도권과 능동성에 바탕을 둬야만 비로소 승리할 수 있다. 사회주의가 관료주의적 접근과 양립할 수 없는 이유다. 1917년 러시아 혁명을 통해 노동자계급이 수립해낸 노동자평의회 유형의 민주적이고 자주적인 노동자 대중권력만이 “노동자계급 스스로의 자기해방 사상”인 사회주의의 참된 의미를 대변한다. 이 혁명은 노동자 민중이 인류와 노동자계급의 대의에 따라 생각하고 끌어낸 자기 결론에 입각하여 능동적으로 행동한 결과였다. 이 혁명이 수립한 노동자평의회 정부는 대중적인 토론을 통한 집단적인 결정을 기본으로 하였으며, 언제든지 대표자들을 소환하는 등 직접민주주의 정신을 최대한 실현했다. 노동자평의회 정부는 스스로 생산을 통제하고 착취자들의 반항에 맞서 무력을 행사함으로써 노동자 민중의 이해를 실현해나갔다. 나아가서 모든 노동자 민중을 하나로 결집하기 위해서 구소련 내 모든 민족의 평등과 자결권을 보장하고, 여성에게 남성과 동등한 임금 지급·임신중지 합법화·가사노동의 사회화 등 여성의 삶에도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1917년 10월 러시아 혁명이 수립한 이러한 노동자국가는 1920년대 볼셰비키 당내 민주주의 파괴와 관료화를 거쳐 1930년대 중반에 이르러 관료집단의 반혁명을 통해 완전히 붕괴되었다. 스탈린주의 관료집단의 반혁명은 스타하노프식 노동강도 높이기, 노조와 노동자평의회 무력화, 관료적 계획화 등을 통해 노동자들을 ‘생산의 주인’에서 감시와 통제, 착취의 대상으로 전락시켰다. 볼셰비키 당의 주요 지도자들 대부분을 처형하고 암살하는 억압정책도 자행했다. 관료적으로 진행되었던 “강제 농업집산화” 정책은 노동자와 가난한 농민 사이의 동맹을 파괴했고, 농민을 억압과 감시의 대상으로 전락시켰다. 가부장적 가족주의의 부활과 함께 임신 중지는 금지됐다. 또한 오직 결혼한 부부 관계만 국가가 공식적으로 승인했고, 성 소수자들은 박해받으며 감옥에 끌려갔다. 소연방 소수민족들과 인접 약소국들에 대한 대러시아 제국주의 정책도 부활했다. 이렇듯 노동자 민중의 피가 강물처럼 흘렀던 스탈린주의 관료집단의 반혁명을 통해 노동자 민중은 다시 권력을 빼앗겼고 억압과 차별은 복원되었다. 사회주의 혁명의 원동력인 노동자 민중의 자발적·역동적인 혁명에너지는 파괴되고 말았다. 노동자 국가의 본질인 “스스로 주인공이 되어 사회를 지배하는 노동자계급”, 그리고 이것을 실현하는 기구인 노동자평의회의 정부는 사실상 사라져버렸다. 이제 노동자계급을 억압하고 착취하는, 당과 국가의 관료들이 국가권력의 새로운 주인으로 등장했다. 일종의 “집단적” 자본가계급으로 관료집단은 기능했다. 이 체제를 우리는 ‘관료적 국가자본주의’ 체제라 부른다. ‘노동자계급은 잉여가치를 수탈당하고, 관료집단은 이를 바탕으로 국유화된 자본의 확대재생산을 추진하는 축적을 위한 축적체제’이기 때문이다. 구소련에서 등장한 반혁명의 영향력은 구소련에만 머물지 않았다. 구소련 관료체제의 영향력이 미치는 동유럽 국가들에서도 관료적 국가자본주의 체제가 자리잡았다. 다른 한편으로 중국과 베트남 등에서는 소부르주아 민족혁명을 통해 등장한 국가가 ‘국가자본주의’ 체제로 진화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이 민족해방혁명을 주도한 주체는 노동자계급이 아니라 농민이었고, 여기에서는 노동자계급이 주인이 되어 성공시킨 노동자혁명이 애당초 없었다. 코민테른(제3인터내셔널)을 지배했던 스탈린주의 관료집단이 노동자계급의 독립성과 주도성을 부정하는 식민지판 ‘인민전선노선’을 집행한 결과였다. 가령 아시아에서 노동자혁명을 이끄는 결정적 지위를 부여받고 있었던 중국 노동자계급운동은 스탈린 관료집단이 장악한 코민테른의 반동적 지도 때문에 무력화되면서 국민당 자본가 세력에 의해 파괴되고 말았다. 이런 식으로 식민지에서 민족해방혁명을 사회주의 혁명으로 성장 전화시키는 원동력인 ‘노동자계급의 자기해방’ 운동은 파괴되었다. 소부르주아 혁명주의 세력들은 노동자계급운동을 소부르주아 운동의 종속물로 전락시켰고, 그 한도를 벗어나는 순간, 노동자계급운동을 잔인하게 억압했고 통제했다. 이렇게 소부르주아 혁명주의 세력이 수립한 민족적 체제는 노동자계급의 사회주의적 지도력이 발휘되지 않는 상태에서, 결국 민족경제 발전이란 이름으로 자본주의 축적과정을 떠맡아야 하는 운명에 직면했다. 관료적 국가자본주의 체제의 형성은 그 표현이었다. 농민층의 자주적인 민족해방혁명이 수행되지도 않은 채 구소련 스탈린주의 체제의 군사적 지원에 의해 수립되었던 북한 정권의 경우, 이러한 관료적 지배체제의 억압적 성격은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런 체제들을 ‘모종의 사회주의 체제’로 규정하는 노선은 과거에는 진보적 소부르주아 혁명주의에 대한 굴종이었지만, 오늘날 이것은 반동적 국가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굴종이다. 그것이 등장한 역사적 기원은 서로 다르지만, 이렇게 구소련·동유럽·중국·북한 등에서 수립되었던 ‘국가자본주의’ 체제는 노동자들의 능동적인 참여와 지지를 끌어낼 수 없었기에 결정적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었다. 1953년의 동독, 1956년의 헝가리, 1966년과 1989년의 중국, 1968년의 체코, 1980년의 폴란드 등에서 노동자들은 ‘국가자본주의’ 체제를 타도하는 노동자혁명으로까지 나아가지는 못했지만, 관료적 지배체제를 뒤흔드는 투쟁으로 일어났다. 이러한 위기 앞에서 구소련·중국·베트남·동유럽 등에서 ‘국가자본주의’ 체제는 사적자본주의와 결합하는 등 변화를 추구했다. 하지만 노동자를 수탈해 축적하는 자들이 지배하는 사회체제는 그것이 관료적 계획경제 형태를 취하든, 사적인 시장경제 형태를 취하든 그 본질에서 전혀 다르지 않은 착취적이고 반동적인 자본주의 사회일 뿐이다. 반노동자계급 세력에 의해 관료적으로 운영되는 국가의 국유화는 사회주의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오직 노동자대중이 스스로 사회의 운명에 개입해 주도력을 발휘하는 권력, 즉 노동자권력에 의해 이뤄지는 국유화만이 비로소 사회적 공동소유를 이루었다고 말할 수 있다. 구소련 스탈린주의 체제와 중국, 북한의 관료적 지배 체제 모두는 사회주의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 진정한 사회주의에 기반하지 않았을 때 마주치는 파국을 보여줄 뿐이다. 우리가 건설하고자 하는 사회주의 노동자당은 이런 지배자들의 가짜 사회주의를 거부하고 진정한 사회주의의 전통을 복원해, 모든 노동자의 희망으로 우뚝 서는 당이다. 구소련, 중국, 북한 등의 체제에 대해 어떤 이름을 붙이든 다음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첫째 스탈린주의 관료체제는 사회주의를 향한 운동을 억압하는 반동적 체제다. 이 체제는 반드시 타도되어야 하고, 이 체제와 사회주의 체제를 명확히 구별해야 한다. 물론 국유화된 생산수단은 사회주의 실현을 위한 형식적 조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기능하기 위한 핵심 조건은 권력을 노동자계급의 수중으로 이전하는 것이다. 둘째 세계 노동자혁명, 즉 세계 노동자계급의 혁명적 단결을 통해 세계적 수준에서 생산력을 작동시키지 않는 한, 고립된 한 나라에서 사회주의를 온전히 실현하는 것은 물질적으로 불가능하다. 사회주의 노동자당은 응당 세계 노동자혁명을 위해 현신해야만 한다. 또한 중국을 비롯한 스탈린주의 관료체제가 세계적 수준에서 자행하는, 제국주의 책동과 전쟁 등에 맞서 단호하게 반대하고 노동자 국제주의에 입각해 투쟁해야 한다. 이 공통분모의 범위 내에서 혁명적 사회주의 경향은 하나의 당으로 단결할 수 있다. 사회주의 노동자당은 노동자계급의 대용품이나 대리자가 아니다. ‘전지전능한 무오류의 당’이거나 노동자계급을 ‘대신’해 혁명을 하는 당은 더더욱 아니다. 사회주의 노동자당은 노동자계급의 자기 해방운동의 역사적 과정을 안내하고 촉진하는 촉매 역할을 담당할 뿐이다. 사회주의로 나아갈 수 있는 혁명적 상황을 낳는 것은 노동자들의 집단적 행동이다. 사회주의 노동자당이 하고자 하는 것은 이러한 노동자대중의 운동을 의식적인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이 운동의 에너지를 자본가계급으로부터 정치적, 경제적 권력을 탈취해 노동자 자신의 권력으로 대체한다는 궁극적 목표로 향하게 하는 것이다. 바로 이렇게 대중의 에너지가 모이고, 그 에너지가 혁명의 기관차를 움직일 수 있는 올바른 방향을 찾게 안내하고 앞장 서 이끄는 것이 진정한 사회주의 노동자당의 역할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사회주의 노동자당은 이러한 자주적 운동을 가로막는 온갖 유형의 관료주의적 질서와 통제, 억압에 맞서 투쟁하면서 노동자 스스로의 운동, 즉 노동자계급의 의식과 조직, 노동자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당이다. 3) 노동자 국제주의와 혁명적 사회주의 인터내셔널 건설 자본주의 체제 전반의 쇠퇴가 매우 심화하고 그에 따라 체제 전반의 이윤율이 바닥을 치게 되자, 지난 수십 년 동안 전 세계 자본가들은 ‘마른 수건을 쥐어짜듯’ 노동자들에 대한 착취를 끝없이 강화해 왔다. 그 과정에서 지구 전역에 휘몰아친 신자유주의·세계화·금융화는 고유한 역사와 문화를 가진 세계 각국을 서로 긴밀하게 연결하고 빠르게 변모시켜 사실상 하나의 지구촌으로 통합시켰다. 노동자 국제주의와 노동자 국제연대는 자본주의가 시작된 이래 노동자운동의 한결같은 과제였지만, 오늘날에는 더욱 큰 중요성과 의미, 실현가능성을 갖게 되었다. 노동자 국제주의는 한국 노동자운동 안에서부터 실현되어야 한다. 우리는 한국 노동자운동이 다른 나라 노동자들과 물량 경쟁을 강요하는 자본가들에 맞서 노동자계급의 권리와 해방을 향해 전 세계 노동자들과 단결하고 연대할 수 있도록 앞장설 것이다. 이주노동자에 대한 모든 억압과 차별에 반대하면서, ‘노동자는 하나’라는 정신이 한국 노동자운동 속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앞장설 것이다. 노동자운동 안에서 노동자 국제주의를 훼손하는 민족주의 경향에도 적극적으로 맞설 것이다. 세계 각국의 자본가들은 자본의 경쟁력 강화라는 명분 아래 노동자들을 ‘바닥을 향한 경주’ 속으로 끝없이 몰아넣고 있다. 노동의 유연화, 임금 삭감, 사회복지 삭감, 노동법 개악 등이 세계 곳곳에서 수십 년째 경쟁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끝없이 강요되는 ‘바닥을 향한 경주’로부터 세계 각국의 노동자계급이 탈출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노동자 국제연대를 강력하게 건설해서 국제적 공동투쟁에 떨쳐나서는 것이다. 우리는 한국 노동자운동이 그러한 방향으로 힘차게 전진할 수 있도록 앞장설 것이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제국주의 열강의 대결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속시키고 나아가 또 다른 전쟁을 향해 치닫고 있다. 우리는 한국 노동자계급이 모든 제국주의 세력과 그 하수인들에 맞서 ‘제국주의와 전쟁에 맞선 노동자계급의 국제적 단결투쟁’이라는 깃발을 들고 단호하게 투쟁할 수 있도록 앞장설 것이다. 오늘날 제국주의 억압과 수탈로부터의 해방은 자본가계급이나 소부르주아계급의 민족주의를 통해서가 아니라 노동자계급의 사회주의를 향한 투쟁을 통해서만 실현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제국주의 강대국들의 약소국에 대한 침략·억압·수탈에 단호하게 반대하되, 약소국의 반동적 지배자들 또한 지지하지 않으면서, 제국주의와 자국 지배계급에 맞선 노동자계급과 민중의 자주적인 투쟁에 적극 연대해 나갈 것이다. 앞으로 자본주의 위기가 격화할수록 사회주의 운동에 역동적인 성장의 기회가 뚜렷이 열릴 것이다. 각국 사회주의 운동이 서로 교류하고 상대의 경험으로부터 배우며 당면 과제를 위해 연대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사회주의 운동의 발전을 가속하기 위해 더욱 필수적이다. 우리는 해외 사회주의 세력과 교류·연대를 적극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노동자혁명과 사회주의 건설이 본질적으로 세계적인 과정이라면, 사회주의 노동자당 또한 궁극적으로는 세계적으로 결집해서 하나의 국제 사회주의 노동자당, 즉 혁명적 사회주의 인터내셔널을 이루어야 한다. 우리는 혁명적 국제 경향과 긴밀히 협력·연대하면서 혁명적 사회주의 인터내셔널의 건설을 함께 준비해 갈 것이다. 4) 현장에 뿌리내리고 민주적 집중주의를 실현하는 조직 혁명적 사회주의 조직은 노동자계급과 피억압 민중 속에 뿌리내려야 하며, 조직의 연결망을 통해 선진활동가들의 전투적·혁명적 의지와 에너지를 수렴해서 활동에 반영해야 한다. 또한 투쟁의 한가운데서 단련된 최상의 선진 투사들이 조직 활동의 중추 역할을 맡도록 배치함으로써 모든 계급투쟁을 선도하며 노동자 권력과 사회주의를 향해 전진해야 한다. 우리는 노동자 권력 장악과 사회주의를 향한 투쟁에 가장 적합한 조직노선을 채택해야 한다. 바로 모든 현장에 광범하게 뿌리내린 사회주의 현장 분회에 기초한 사회주의 노동자당 노선이다. 이것은 우리의 목표인 노동자계급과 피억압 민중의 생산 및 활동 공간에 기반한 노동자평의회 권력 수립에 온전히 복무하기 위함이다. 우리는 사회주의 현장 분회를 조직 골간으로 삼고 더 넓은 영역으로 조직을 확장함으로써 사회주의 노동자당을 건설할 것이다. 사회주의 현장 분회는 현장 투쟁과 정치투쟁, 사회적 억압과 차별에 맞선 투쟁에서 노동자계급의 원칙과 대의에 헌신하는 선진 투사들을 중심에 세워야 한다. 사회주의 현장 분회는 선진활동가들을 사회주의 사상과 실천으로 견인해 정치활동을 수행하는 필수적 수단이어야 한다. 우리에게 모든 선거는 노동자계급과 피억압 민중에게 다가가는 하나의 전술이며, 사회주의 정치활동의 본령은 현장 분회의 연결망을 통해 지역과 전국 차원의 계급투쟁을 추동하고 개량주의와 조합주의를 뛰어넘는 계급적·혁명적 전망을 조직하는 것이다. 또한 조직·미조직 노동자와 피억압 민중의 요구와 미래의 이익을 대변하는 전략적 과제에 복무하는 것이다. 모든 회원은 계급적·혁명적·전략적 전망에 근거해 실천하면서 노동조합을 비롯한 대중조직과 활동가조직과의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계급투쟁에서의 주도력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혁명적 사회주의 조직은 중앙·지역위·분회의 유기적 응집력 강화와 정치적 지도력을 발휘해야 한다. 우리는 민주적 집중주의를 조직 운영 원리로 승인하며, 객관적 조건의 변화를 엄밀하게 분석·검토해 유연하게 적용한다. 사회주의 조직의 민주적 집중주의는 모든 회원이 조직의 기구에 직접 소속되어 함께 토론하고 실천함으로써 실현할 수 있다. 민주적 집중주의는 토론의 자유와 행동의 통일로 요약된다. 민주적 집중주의는 조직 내 민주주의에 대한 적극적인 보장에서부터 출발하며, 이는 일상적 보고를 통한 정보 공유, 적극적인 토론의 자유, 분파 형성권 등을 포함한다. 민주적 집중주의는 조직 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의견과 경향, 그에 따른 차이와 논쟁을 가장 올바르게 해결하도록 돕는다. 또한 모든 회원이 유기적 협력을 바탕으로 진지하고 책임성 있게 조직의 전진에 이바지할 수 있게 한다. 민주적 집중주의는 노동자계급과 피억압 민중의 완전한 해방을 위한 투쟁에서 치열한 논쟁에 직면하더라도, 우리가 조직 내부의 응집성과 실천적 통일성을 훼손하지 않으며 조직 외부의 대중적 신뢰를 잃지 않게 하는 수단이다. 이런 점에서 민주적 집중주의는 자본주의 체제에서 통용되는 ‘속 빈 강정’ 같은 형식적·절차적 민주주의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우리가 민주적 집중주의를 채택하는 것은 내부의 철저한 규율과 조직의 전투적·정치적 정체성 유지, 전략·전술의 실천적 올바름을 입증함으로써 노동자계급과 피억압 민중의 지지를 확보함으로써 노동자혁명을 향해 나아가기 위함이다. 우리는 모든 활동과 투쟁에서 민주적 집중주의의 정신과 원리를 실현하며 조직의 전통을 세우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모든 회원은 조직과 기관을 통해 집단적 활동을 구현함으로써 노동자계급과 피억압 민중의 계급투쟁을 추동하는 전투적 정당을 추구한다. 노동자계급과 피억압 민중의 요구와 견해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모든 투쟁에 적극 개입하며 선진 투사들과 함께 호흡할 줄 알아야 한다. 나아가 우리의 견해, 목적, 의도가 선진 투사와 대중에게 공개되고 일상적 검증을 거침으로써 활동을 일신 또 일신해야 한다. 우리는 조직 내외적으로 민주적 집중주의 조직원리를 실현함으로써 광범위한 노동자계급과 현장에 뿌리내린 사회주의 노동자당 건설을 향해 중단없이 전진할 것이다. 5) 노동자 공동전선과 노동자계급의 총단결 선도 혁명적 사회주의 조직은 자본가계급의 일상적 착취와 수탈, 실업 등 구체적인 공격에 맞선 투쟁과 지배계급의 반동과 탄압, 제국주의 패권과 전쟁, 사회적 소수자의 차별과 배제, 인종주의적 혐오와 학살 등에 맞선 투쟁에서 노동자 권력을 향해 전진하는 데 필요한 정치적·혁명적 역량을 촉진하기 위해 노동자 공동전선을 주목한다. 노동자 공동전선은 모든 나라 노동자계급 내부에 다양한 의식적 편차가 있고, 이에 기반해 개량주의 정당들이 대중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주·객관적 조건으로부터 제기된다. 대중이 착취 받고 억압받는 계급에서 사회혁명의 주도계급으로 발돋움하려면 계급투쟁의 축적된 경험이 필수적이다. 이에 우리는 대중이 당면한 요구를 쟁취함으로써 투쟁의 자신감과 능력을 높이고, 대중 속에서 자본주의 철폐에 필요한 의식적·조직적 역량을 형성하며, 혁명적 사회주의 세력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노동자 공동전선 전술을 능동적으로 운용하고자 한다. 혁명적 사회주의 조직은 노동자 공동전선 전술을 운용하는 데 있어서, 조직의 독자성을 유지하고 자기의 정치적 견해를 선전 선동할 권리를 보유해야 하며, 공동전선에 참여한 노동자의 계급의식을 성장시키고 혁명적 실천을 향해 나갈 수 있도록 대중투쟁강령을 매개로 활동할 것이다. 또한 우리는 공동전선에서 노동자의 총단결과 공세적 투쟁을 선도함과 동시에, 개량주의 정당들이 대중의 이익과 미래를 대변할 수 없고 오히려 배신할 것이라는 점을 폭로·입증함으로써 노동자들을 그들로부터 이탈시켜 혁명적 사회주의 조직을 선택하도록 안내할 것이다. 우리가 공동전선을 통해 개량주의 정당을 지지하는 대중 속으로 들어간다는 점에서 항상 위험이 존재하기에, 공동전선을 사회주의 대의로 전진시키기 위해 우리는 헌신적인 실천, 강력한 응집력과 이론적 명확성을 통해서 지도력을 증명해야 한다는 점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한국 노동자계급과 피억압 민중은 오랜 침체기를 겪고 있다. 개량주의 정당들은 노동자들을 선거와 의회주의로 유인하고 있다. 민주노총을 틀어쥔 노조 관료들은 민주당에 의존하며 노동자투쟁을 통제하고 있다. 현재 사회주의 노동자당이 존재하지 않는 조건에서도 우리의 실천적 주도성과 대중투쟁강령을 매개로 한 다양한 공동전선 운용은 더욱 필요하다. 우리는 개량주의 정당들이 자본가 정당들과 함께하려는 ‘인민전선’ 경향을 단호히 반대한다. 이른바 ‘민주대연합’은 소부르주아 자유주의 정당과 민주당까지 포함한 인민전선의 명백한 한 표현이다. 인민전선은 노동자 운동의 독립성을 파괴하고 공세적인 노동자투쟁을 봉쇄하는 자본가계급의 전략이다. 또한 노동자계급을 자본가 정당의 이중대로 전락시켜 노동자혁명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는 지배계급의 반혁명 도구다. 우리는 인민전선의 본질과 배신적 결과를 낱낱이 밝히고 모든 노동자가 자본가 정당들과 완전히 단절하고 독립적 정치세력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우리는 개량주의 정당들과 노동조합 관료들이 장악한 한국 노동조합운동의 객관적 상황에서 노동조합 공식 체계와 연결되는 활동에 기권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것이 현장 노동자들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는 적극적 수단이 되도록 개입할 것이다. 노동조합 상층체계와 직책에 안주하지 않고 현장조합원의 민주적 주체성과 실질적 능동성을 끌어올리며 개량주의·조합주의 관료들에 맞선 투쟁을 강화·확대해 노동조합운동의 민주적·전투적·계급적 재편을 위해 실천할 것이다. 또한 우리는 노동자평의회 정신에 입각한 노동자 공동전선 건설에 복무하며 공동전선에 함께하는 선진활동가와 현장조합원들과 동지적으로 협력하면서 가장 헌신적이고 단호한 중핵이 되고자 분투할 것이다. 동시에 다양한 공동전선에서 우리가 제기하는 대중투쟁강령이 대중적 투쟁 요구로 자리 잡도록 설득하면서도, 공동전선의 성격과 발전 정도를 참작해 노동자의 의식과 조직을 한 단계 성장시키는 투쟁강령을 유연성 있게 적용할 것이다. 현시기 한국 노동자 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노동자계급의 총단결 투쟁을 조직하는 것이다. 노동자계급은 그 자체적으로는 착취와 수탈의 대상이지만, 노동자 총단결 투쟁을 통해 거대한 힘을 경험하면, 더 단호하고 더 급진적으로 전진할 수 있다. 지배계급은 비정규직 제도를 도입해 노동자를 분할하고, 노조 관료를 육성해 노동자 총단결 투쟁을 필사적으로 가로막는다. 이에 우리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모든 성별의 노동자, 장애인 노동자와 비장애인 노동자, 정주노동자와 이주노동자, 고용노동자와 실업노동자 등 모든 노동자 총단결 투쟁을 가로막는 모든 형태의 조합주의, 관료주의, 종파주의, 노동자 분열주의에 맞서 투쟁할 것이다. 또한 노동자 총단결 투쟁을 실제화하기 위해 현장·지역·전국 차원에서 노동자의 자기조직화를 추진·지원하고 그 조직된 힘이 노동자 총단결 투쟁으로 전진하게 하는 선도자·조정자로 복무함으로써 공동전선이 참된 생명력을 갖고 탄생·전진하도록 도울 것이다. 우리는 다양한 공동전선 운용에서 당면한 정세에 필요한 요구와 공동행동 제안, 조직 간 단결을 위한 조정자의 역할, 공동전선 전진을 위한 대안 지도부의 면모 등 정치적 능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또한 노동자 공동전선을 통한 계급투쟁 속에서 축적된 경험을 토대로 미래의 노동자 국가, 사회주의 사회를 자주적으로 운영하고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함께 길러나갈 것이다. 나아가 노동자 공동전선 건설과 투쟁 속에서 배출된 전투적 노동자들이 사회주의 노동자당 건설의 주역으로 도약하도록 돕고 함께 전진할 것이다. 6) 사회적 헤게모니 노동자계급은 계급투쟁 속에서 자본주의 체제 아래 고통받는 다양한 민중을 이끌 수 있는 사회적 헤게모니를 발휘해야 한다. 소부르주아, 여성, 성소수자, 빈민, 장애인, 이주민, 학생, 청소년 등 자본주의 사회의 다양한 피억압 민중의 이해관계는 자본가계급의 이해관계와 본질적으로 충돌한다. 이들에 대한 착취와 억압, 차별과 배제 없이 자본가계급은 자신들의 권력과 질서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노동자계급 외의 다른 민중도 자본가계급의 지배 아래서 끊임없이 고통받는 위치에 있게 된다. 그렇지만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는 지배계급인 소수 자본가들의 헤게모니가 국가기구, 법률, 교육, 언론, 종교, 대중문화 등 사회의 전 영역에 걸쳐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다. 이러한 자본가헤게모니에 대항해서 노동자계급의 사회적 헤게모니를 수립하는 것은 노동자계급을 하나로 단결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노동자계급이 모든 민중이 해방되는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주체로서 자격을 형성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노동자계급의 사회적 헤게모니 수립은 손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목적의식적인 정치적 투쟁을 필요로 한다. 노동자들이 사업장 안에서의 투쟁, 조합주의적인 운동과 경제투쟁에만 멈춰있을 때, 사회적 헤게모니를 수립할 정치적 역량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노동자계급의 사회적 헤게모니는 다양한 피억압 민중이 겪고 있는 고통과 차별에 대해 인식하고,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계급적 입장을 갖고 앞장서 투쟁하며, 모든 민중을 자본주의에 맞선 투쟁으로 결집시킬 때 만들어질 수 있다. 이미 세계 곳곳에서는 다양한 피억압 민중의 역동적인 투쟁이 분출하고 있다. 자본주의 위기 심화에 따라 세계 민중의 억압과 고통이 누적되어 왔고, 이에 대한 분노는 현실에서의 위력적인 운동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성억압, 기후위기, 인종차별 등에 맞선 격렬한 투쟁은 각국에서 진행되는 중이고, 특히나 자본주의 속에서 자신들의 미래는 없다고 생각하는 많은 청년 세대들이 이러한 투쟁에 함께 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피억압 민중의 투쟁에서 노동자계급이 중심이 되어 투쟁을 이끌지는 못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이와 같은 사회운동과 계급투쟁의 분리는 차별과 억압에 맞선 다양한 투쟁들이 그 역동성이나 광범위한 대중적 참여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 체제에 근본적인 타격을 주지 못하고 있고, 명확한 변혁적 전망을 제시하고 있지 못하는 한계를 지니게 만든다. 그럼에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피억압 민중의 투쟁은 지금의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광범위한 불만과 급진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급진화 가능성을 현실화시키고, 노동자계급이 억압과 차별에 맞선 투쟁들에서 사회적 헤게모니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노동자운동의 계급적·정치적 발전과 지도력이 필수적이다. 노동자계급의 사회적 헤게모니는 단순히 노동자들이 다른 민중의 투쟁에 연대하거나, 공동의 요구를 내세우는 것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피억압 민중의 투쟁에 노동자계급이 철저한 계급적 관점을 가지고 자본주의 철폐의 정치적 전망을 제시할 때, 자본가헤게모니에 대항할 힘을 가질 수 있다. 가부장제 아래서 고통받는 여성의 해방을 위해, 일상이 된 기후재난을 끝내고 기후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끝없는 경쟁 속에서도 미래를 기대하기 어려운 청년들을 위해 노동자계급이 맨 앞에서 투쟁하면서 자본주의 타도를 외칠 때, 다양한 민중의 지지 속에서 자본가들의 권력을 무너뜨리고 노동자권력을 수립할 힘을 확보할 수 있다. 이처럼 노동자계급의 사회적 헤게모니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정치적 구심이 필요하다. 우리는 이러한 정치적 구심이 노동자계급의 사회주의 노동자당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건설하고자 하는 사회주의 노동자당은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억압받는 모든 민중의 해방을 위한 사회주의를 지향한다. 노동자계급이 겪고 있는 착취와 억압에 맞선 투쟁뿐만 아니라, 여성·성소수자·장애인·빈민·이주민·청소년 등 모든 억압받고 차별받는 이들의 투쟁을 선도하는 것 역시 우리가 만들 사회주의 노동자당의 핵심적인 역할이다. 이와 함께 사회주의 노동자당은 기후위기, 제국주의와 전쟁 등의 문제도 오직 계급투쟁의 힘으로만 해결할 수 있음을 증명할 것이다. 사회주의 노동자당 건설을 통해 우리는 노동자계급이 자본가계급에 맞서 사회적 헤게모니를 수립하고, 모든 억압받고 차별받는 민중의 해방을 위해 전진해 나갈 것이다. 7) 사회주의 노동자권력과 대중투쟁강령 처음부터 혁명을 목표로 벌어지는 계급투쟁은 없다. 계급투쟁의 성격은 고정되어 있지 않으며, 역사는 작은 계기를 매개로 발생한 투쟁이 자본주의 체제에 맞선 거대한 운동으로 발전해왔음을 드러낸다. 당장 실현할 수 있는 과제로서의 최소강령과 노동자권력 수립 후 비로소 가능한 과제로서의 최대강령을 나누고, 최소강령과 최대강령 사이에 침범할 수 없는 경계를 세울 경우 사회주의는 계급투쟁과 조응할 능력을 잃고 한낱 무기력한 이상으로 전락한다. 최소강령과 최대강령의 분리는 사회주의 운동을 발전시키지 못한다. 최소강령주의는 사회주의를 먼 훗날에나 가능한 것으로 규정하거나 현실 운동의 좌표로서 하등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치부하며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 가능한 과제만을 추구하는 개량주의로 귀결하며, 최대강령주의는 생존권을 요구하는 노동자 투쟁이 협소하고 혁명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기권하며 운동의 역할을 선전과 학습으로 한정하는 선전주의로 귀결한다. 최소강령주의자는 전투에서 승리하다보면 언젠가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믿으며, 최대강령주의자는 지난한 전투를 치르지 않고서도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런 사고는 사회주의 운동과 계급투쟁의 유기적 연관을 해체하고, 강령을 실천의 도구가 아니라 종교적 가르침으로 전락시킨다. 자본주의체제 내에서 가능한 조치만을 요구하는 최소강령주의, 부분적인 경제투쟁이라는 이유로 생존권 투쟁에 대한 개입을 기각하고 사회주의 혁명 이후에야 가능한 조치만을 선전하는 최대강령주의는 동전의 양면이며 서로를 비추는 거울이다. 일견 정반대로 보이는 양 경향의 실천적 결론은 같다. 정치투쟁과 경제투쟁, 자본주의 체제에 맞선 투쟁과 생존권 투쟁은 긴밀한 연관 속에서 함께 발전한다. 계급투쟁에 잠재한 맹아를 자본주의 체제를 겨냥한 전체 노동자계급의 정치투쟁으로 발전시켜내는 것이 사회주의 운동이 존재하는 이유다. 이에 사회주의자는 노동자계급의 일부로서 생존권 투쟁에 목적의식적으로 결합하며 생존권 투쟁의 확대와 정치적 발전을 도모하고, 그 과정에서 노동자계급을 정치적으로 조직한다. 사회주의자는 생존권 투쟁을 기각하지 않음은 물론, 노동자계급의 일부로서 노동자계급의 자기조직화와 정치적 발전을 위해 싸운다. 위기와 재난의 시대, 자본주의는 임금과 노동조건에 대한 공격은 물론 노동자 민중의 기본권 박탈로까지 나아가고 있다. 이윤축적의 위기 앞에, 국가는 자본의 확대재생산을 보장하기 위한 제반 행정력 행사는 물론 노골적 폭력행사까지 주저하지 않는다. 이렇듯 심화하는 자본주의 위기 속에서, 착취의 결과에 맞선 투쟁과 착취의 원인에 맞선 투쟁은 더욱 긴밀히 얽힌다. 대중투쟁강령을 매개로, 사회주의 운동은 생존을 위한 대중투쟁을 자본주의 자체에 맞선 투쟁으로 상승 연계하고자 분투한다. 이때, 공동전선은 대중투쟁강령을 더 많은 대중의 요구로 세우는 매개다. 사회주의자는 공동전선을 통해 전체 노동자계급의 단결을 추동하는 한편, 당면 생존권 투쟁을 자본주의체제에 맞선 정치투쟁으로 발전시켜야할 필요와 방안을 공동전선 안에서 실천적으로 제시함으로써 노동자계급을 조직한다. 비정규직 철폐와 해고금지, 노동시간 단축과 실업해소 등 노동자계급의 생존권을 지키는 투쟁, 집회·시위·결사의 자유와 사회주의 정치활동의 권리 등 민주적 권리를 지키는 투쟁, 자본을 위한 공적자금 투입에 반대하고 자본가계급의 경영권과 소유권을 박탈하며, 생존권 보장을 위해 산업을 국유화하고 노동자 민중 자신이 통제하기 위한 투쟁, 노동자정부를 수립하는 투쟁은 하나의 사슬로 얽힌 고리들이다. 우리, 노동자계급의 일원인 사회주의 운동세력은 정세에 조응하는 대중투쟁요구를 부단히 제출할 것이다. 이를 통해 국가와 산업, 사업장과 고용형태로 나뉜 노동자들을 하나의 계급으로 묶고, 지키는 투쟁을 나아가는 투쟁으로 발전시키며, 마침내 사회주의 노동자권력을 실현하고자 분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