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이란 참상 폐허 위에 선 우골탑, 한국 대학에서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은 더욱 강고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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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신문

가자지구·이란 참상 폐허 위에 선 우골탑, 한국 대학에서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은 더욱 강고해져야 한다.

팔레스타인 집단학살 연루 기업의 취업박람회 참여 보이콧 행동을 돌아보며

  • 최종현
  • 등록 2026.04.14 14:32
  • 조회수 16,949

지난 3월 신학기를 맞아 여러 대학에서 취업박람회가 열렸다. 취업박람회에는 팔레스타인 집단학살과 불법점령 등 여러 전쟁범죄에 연루된 기업들도 참여했다. 이에 집단학살 연루 기업들이 취업박람회에 참여하는 것을 규탄하는 집회와 저항행동이 각 대학에서 펼쳐졌다.

 

본 기사는 집단학살 연루 기업의 취업박람회 참여 규탄 행동이 전개된 경과와 배경, 후기를 담은 프레시안 연속 기고 기사의 보강판이다. 프레시안 기사 ‘가자지구·이란 참상 폐허 위에 선 우골탑, 대한민국 대학교들(2026.04.11.)’의 내용 일부를 기고자가 직접 수정/보완하여 사회주의를향한전진 온라인 기사로 게재한다.

 

이란 미나브 초등학교에 벌어진 참극, 그리고 이스라엘의 ‘교육학살’

 

2026년 2월 28일,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란 침공을 개시했다. 침공 첫날 아침 10시경, 이란 남부 미나브 시 샤자라 타이예베 여자 초등학교에 세 차례의 토마호크 미사일이 떨어졌다. 토마호크 미사일은 미 해군 함정에서 발사되었다. 오차 범위가 고작 몇 미터에 불과한 미국산 토마호크 미사일이 정조준한 것은 수업이 한창인 학교였다. 이 폭격으로 170여명이 살해당했고, 대부분은 여성과 어린이들이었다. 제국주의자들이 마치 자유를 빼앗긴 인질처럼 묘사하던 사람들, 제국주의자들이 직접 해방시켜주겠노라 호언장담하던 사람들, 바로 이들을 제국주의자들이 직접 죽인 것이다.

 

이란 미나브 초등학교 학살 사망자를 위해 조성된 공동묘지

 

미나브 초등학교 학살이 고의라는 증거는 날이 갈수록 분명해지고 있다. 지난 3월 10일,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란의 민간 기반 시설을 가리키며 "우리는 이란이 다시는 국가로서 재건될 수 없도록 쉽게 파괴할 수 있는 목표물들을 제거할 것“이라며 위협했다. 대학 등 수많은 민간 시설이 포화에 뒤덮였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3월 28일 테헤란 과학기술대와 이스파한 공과대학을 폭격했다. 4월 6일에는 이란의 주요 과학기술 대학인 테헤란 샤리프 공과대학교에도 폭격이 이어졌다. 이란 과학기술부는 2월 28일 전쟁 발발 이후 최소 30개 대학이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참혹하다. 동시에 낯익은 광경이다. 이스라엘이 학교 등 민간 시설을 표적으로 삼으며 철저하게 파괴하고,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이를 외면하는 모습은 가자지구 집단학살이 이어지는 내내 셀 수 없이 반복되었다. 교육 클러스터 및 유노샛(UNOSAT) 자료에 따르면, 가자지구 학교의 97%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피해를 입었다. 2023년 10월 7일 이후 가자지구 전체 학교 건물 중 432개(76.6%)가 “직격탄” 피해를 입어 약 469,222명의 학생과 17,564명의 교사가 영향을 받았다. 가자지구 학교 건물의 91.8%(564개 중 518개)는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선 완전한 재건 또는 대규모 복구 작업이 필요하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2023년 10월 27일 기준 가자지구 625,000명 이상의 학생과 22,500명 이상의 교사가 있다고 보고했다, 현재 이들은 교육받고 교육할 권리를 전적으로 박탈당했다. 2025년 9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보고서는 팔레스타인 교육부 및 고등교육부 발표를 인용하여 2023년 10월 7일 이후 가자지구에서 17,237명 이상의 초중고등학생과 1,271명의 대학생, 그리고 967명의 교육 관계자가 살해되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대학도 예외가 아니다. 팔레스타인 통신사 와파에 따르면, 가자지구의 고등 교육 기관 12곳이 파손되거나 파괴되어 대학교육이 완전히 중단되었다. 학습의 터전을 전적으로 상실한 가자지구 학생들은 피난민 캠프와 천막을 거점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교육을 이어나가고 있다. 파괴된 학교와 교원을 포함한 교육 인프라를 재건하는 작업에는 최소 몇 달, 수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자지구 집단학살로 파괴된 알 아크사 대학 정문과 파괴 이전 모습

 

학교, 대학 등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한 무차별적 폭격과 학살을 통틀어 교육학살(Scholasticide)이라 칭한다. 교육학살은 옥스퍼드 대학 카르마 나불시(Karma Nabulsi) 박사가 2008~09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당시, 학교, 교육부 등 교육과 관련된 건물이 표적이 된 상황을 묘사하고자 고안한 용어다. 교육학살은 교육 시스템, 즉 수 세대의 지적·사회적·문화적 역량을 기르고 재생산하는 체계에 대한 고의적 파괴다. 이는 이스라엘이 추구하는 인종청소-아파르트헤이트, 정착민 식민주의 정책의 연장선이다. 파괴된 교육 인프라는 현지 교육의 ‘열악하고’ ‘열등한’ 교육 여건으로 비추어진다. 이는 제국주의적 교육 제도와 인프라의 도입을 촉구하는 명분이 된다. 교육 시스템의 재건 과정에서, 독립적인 교육의 가능성은 서구와 이스라엘의 식민주의적 헤게모니로 대체된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와 같은 전략을 이란 침략전쟁에도 동원하며, 중동 사회 전체로 확장하려 하고 있다.

 

‘대이스라엘(Greater Israel)’을 위한 전쟁기계에 한국 대학과 기업이 협력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집단학살과 침략전쟁은 누구에 의해, 어떻게 지탱될 수 있는가. 그 배경에는 미국을 비롯한 제국주의 국가들의 정치적, 외교적 후원이 있다. 잠시 50년 전으로 돌아가보자. 1967년 6월 5일, 이스라엘은 이집트, 요르단, 시리아를 상대로 폭격과 함께 선제공격을 가했다. 6일만에 이스라엘의 승리로 끝난 이 전쟁을 누군가는 6일 전쟁, 누군가는 제3차 중동전쟁으로 부른다. 팔레스타인과 아랍 민중은 이 전쟁을 나크사(Naksa)라고 부른다. ‘패배’ 혹은 ‘악화’를 뜻하는 아랍어 단어이다. 이스라엘은 1967년 전쟁 이후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포함한 팔레스타인 전역과 이집트 시나이반도, 그리고 시리아 골란고원을 군사점령했다. 군사점령의 결과, 1948년 나크바로 고향을 잃은 팔레스타인 민중들은 나크사 이후 또 다시 삶의 터전을 상실했다. 제국주의와 시온주의의 멍에는 더욱 무거워졌다.

 

이스라엘은 제국주의의 중동 거점으로써 설립된 정착민 식민주의 체제이자 프로젝트다. 제국주의의 중동 거점이 북아프리카의 사하라 사막부터 이란의 자그로스 산맥까지 영향을 뻗는 것, 그 결과로 제국주의 패권이 중동 전역을 장악하는 것, 그것이 ‘유프라테스 강부터 이집트 강까지’라는 ‘대이스라엘(Greater Israel)’ 프로젝트의 실체다. 1967년 전쟁을 통해 시온주의자들의 꿈은 거의 실현될 뻔했다. 그리고 이번 집단학살과 이란 침략전쟁, 그리고 레바논 폭격을 통해 그 꿈을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명백해졌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에 앞서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대사는 이스라엘에 중동 전역에 대한 ‘성경적’ 권리가 있다는 망언을 남겼다. 1967년 당시 이스라엘의 정치적, 외교적 뒷배로 남았던 미국은, 이제 이스라엘과 나란히 침략군의 선두에 서고 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폭격으로 민간인과 UN 평화유지군을 살해하고 있는 와중에도 제국주의 국가들은 이를 방관하고 있다.

 

제국주의 첨단 무기 지원과 기술 협력 역시 이스라엘이 전쟁과 학살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이스라엘의 모든 전장이 제국주의 국가들의 신무기 실험장이다. 1967년 전쟁 당시, 기습적 선제공격으로 이집트 공군을 궤멸시킨 것은 이스라엘 공군 소속 프랑스산 미라쥬 III 전투기였다. ‘채찍(שוט, sho’t)’이라는 이름의 영국산 센추리온 전차, ‘공성추(מגח, Magach)’라는 이름의 미국산 패튼 전차가 시나이반도와 골란고원을 뒤덮었다. 2026년 이란 침략전쟁도 마찬가지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상징을 달은 F-35 전투기와 정밀 유도 무기가 학교 등 민간 시설을 조준하며 무차별적인 폭격을 이어가고 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1967년 전쟁 당시 이스라엘의 주력 전차였던 영국산 센추리온 전차 기반의 '숏(Sho't)' 전차, 팔레스타인 민중의 저항을 진압하는데 동원된 이스라엘군의 미국산 패튼 전차 기반 '마가크(Magach)' 전차, 1967년 전쟁 당시 이스라엘군이 운용한 프랑스 다쏘(dassault)사의 미라쥬 III 전투기

 

이제는 그 군사기술의 전시장에 한국 기업들이 함께하고 있다. 2025년 10월 프란체스카 알바네제 유엔 특별보고관이 발표한 ‘가자 집단학살: 집단적 범죄’ 보고서는 F-35 스텔스 전투기에 부품을 공급한 19개국 중 하나로 한국을 명시하고 있다. HD현대,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산업,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등 한국 기업들이 항공, 전자전, 드론, 로봇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 기업은 취업박람회, 현장실습 등을 비롯한 다양한 방식으로 대학에 침투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운용중인 F-35 라이트닝 전투기

 

공모의 규모와 구체적 협력의 측면에 있어 취업박람회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그러나 기업이 대학에 침투할 때, 취업박람회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 취업박람회는 학생들의 이해관계를 명목으로 협력을 정당화한다. 집단학살 공모기업과 학생 사이의 접촉면이 늘어나고 친숙해지는 가운데, 집단학살 공모가 마치 일상적이고 정상적인 일인 것처렴 여겨진다. 이것이 바로 집단학살을 ‘정상화(Normalization)’하는 시도이다. 이러한 공모가 대학에서 용납되어선 안된다.

 

모든 학살 공모자들을 대학에서 쫓아내는 것이 ‘실질적인 연대’의 실현이다

 

팔레스타인 민중들, 특히 대학의 학생들과 교직원, 학계 종사자들은 이스라엘이 저지르는 교육학살에 대해 ‘이 학살에 대한 모든 공모 행위를 종식’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2025년 7월 발표된 가자 대학 총장들의 공개 서한은 ‘상징적 연대의 시대는 지났으며. 이제 실질적이고 체계적이며 지속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이제는 단순한 선언을 넘는 연대가 필요하다고 분명히 말하고 있다. 그 구체적인 협력이란 팔레스타인 해방을 단호히 지지하고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을 멈춰 세우는 것이다. 대학에서는 이를 학술보이콧 운동을 통해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학술보이콧이란 이스라엘 국가기구와 집단학살에 공모하는 기업과의 관계를 끊어내고 퇴출시키는 운동을 의미한다.

 

전 세계 곳곳에서 팔레스타인 민중의 목소리에 부응하는 대학들의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2024년 4월 17일 미국 컬럼비아 대학을 시작으로 전 세계 대학에서 전개된 점거농성 물결 아래, 대학의 이스라엘과의 투자관계 철회, 집단학살 공모기업과의 협력을 중단하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2023년 UC 버클리 대학 정문 아래를 지나는 팔레스타인 연대 대오 행렬

 

2024년 4월 28일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대학(PSU)에서는 학생들이 수개월간의 시위와 점거농성을 벌인 끝에 이스라엘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군수업체 보잉과의 관계를 잠정적으로 단절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2024년 5월 샌프란시스코 주립대학교는 2주간의 학생 시위 끝에 무기 산업에 대한 투자를 철회하기로 결정하고, 그 과정에서 투자 철회 대상 기업 목록에 있는 캐터필러, 록히드 마틴, 레오나르도, 팔란티어의 보유 주식을 매각했다.

 

2024년 12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대학교(UvA) 교직원 다수를 대표하는 노동조합인 FNV는 4일간의 파업을 벌였다. 교직원 조합원의 84%가 참여한 이 파업은 이스라엘에 대한 학문적 보이콧을 위한 최초의 공식 노동조합 파업이다. 파업의 결과로 2025년 7월 암스테르담 대학교는 집단학살에 연루된 기업과의 관계 단절과 물품 조달 중단을 약속했다.

 

2024년 5월 전개된 암스테르담 대학 교직원노동자들의 파업 집회

 

2025년 6월 아일랜드 더블린 트리니티 칼리지(TCD)는 아일랜드에서 최초로 이스라엘 기업에 대한 지분을 완전히 매각하라는 권고를 수용하고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기업과의 모든 관계를 단절하기로 결정했다.

 

2025년 8월 27일,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 캠퍼스(UC 버클리) 전기공학 및 컴퓨터과학과 강사인 페이린 카오(Peyrin Kao)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학살에 기술이 이용되는 것에 항의하며 38일간 단식투쟁을 전개했다. 단식투쟁 기간 동안 집단학살에 과학기술이 동원되지 않길 바라는 이공계 학생과 교직원들을 중심으로 'STEM for Palestine‘이라는 이름의 단체가 결성되었다. UC 캠퍼스들은 2005년부터 2022년까지 국방부, 록히드 마틴, 레이시온, 제너럴 아토믹스, 보잉, 그리고 이스라엘 국방부로부터 총 56억 달러의 연구비를 지원받았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UC 캠퍼스들은 총 1,428건의 군사 자금 지원 연구 보조금을 받았다.

 

대학 당국은 페이린 카오에게 2026년 봄 학기 동안 무급 정직 처분을 내리고, 팔레스타인 연대에 참여한 학생 및 교직원 160명의 명단을 트럼프 정권에 제출했다. 카오의 복직을 위한 투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STEM for Palestine’은 4월 7일 버클리 캠퍼스에서 집단학살 공모기업을 배제한 "대안적 진로 박람회(CALternative Career Fair)"를 개최했다.

 

학술보이콧이 유효하게 관철된 대학의 사례를 살펴보면, 학부생 뿐만 아니라 대학원생, 강사, 교직원 등 학내 노동자를 포괄하는 대학구성원들의 연대가 형성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연대는 단순한 힘의 합력을 넘어 대학과 자본을 실질적으로 압박할 수 있는 힘을 창출할 수 있다. 대학의 연구와 강의를 전담하는 대학원생과 강사노동자, 학교를 유지보수하고 사무를 관리하는 시설, 교직원 노동자와의 연대는 대학의 학술적 보이콧 이행을 위한 압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

 

한국 대학에서도 이스라엘의 집단학살 종식과 팔레스타인 해방을 촉구하는 노동자들과 학생들의 연대가 이루어지고 있다. 2024년 10월 4일 고려대학교 학생들은 고려대학교와 이스라엘 대사관과 대학 등 기관, 집단학살 공모 기업의 협력 중단을 촉구하며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여기에는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고려대분회 소속 청소/경비/주차 노동자들이 함께했다. 같은 자리에는 현대건설기계 하청업체에서 노조를 조직하다가 직장폐쇄와 함께 일터에서 쫒겨난 해고노동자가 함께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에 참여한 노동자와 학생들은 이스라엘에 팔레스타인 가옥을 파괴하는 굴삭기를 수출하고, 대학에서 채용설명회, 산학협력 등을 매개로 대학기업화 행보를 가속하는 HD현대를 규탄했다. 대학 안팎의 노동자들과 연대하며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에 대한 공통의 입장과 실천을 쌓아나가는 것이 절실한 과제다.

 

우리의 대학은 팔레스타인 앞에서 떳떳할 수 있는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교육학살에 맞서 당당히 말한다. ‘우리는 이 대학들을 텐트에서 세웠고. 우리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텐트에서 다시 한 번 대학을 재건할 것입니다’. 가자지구의 학생과 교사, 교직원들은 파괴된 학교 건물을 대신해 천막에서 교육을 이어가며 팔레스타인 민중의 굳건한 ‘수무드(저항)’ 정신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한편, 학교를 폭격하고 학생과 교사들을 천막으로 내몬 장본인이 누구인가를 반드시 직시해야 한다. 이스라엘과 그 배후에 놓인 제국주의의 타도 없이 재건은 요원한 일이다.

 

팔레스타인 교육계의 선언은 팔레스타인을 넘어 전 세계의 대학, 학문공동체가 어떤 공간이어야 하는지 묻고 있다. 팔레스타인 대학의 구성원들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 대학은 단순한 건물들의 집합이 아닙니다. 우리는 학생, 교수진, 직원으로 구성된 학문공동체로 살아 숨 쉬며 우리의 사명을 이어가겠다는 결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4월 5일 팔레스타인 집단학살 연루 기업의 대학 취업박람회 참여를 규탄하며 연세대 정문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

 

집단학살 연루 기업들과 협력하는 우리의 대학은 지금 진정으로 안녕한가. 우리는 대학에서 집단학살로 이윤을 거두는 기업들에 굴종하는 대신, 무엇을 꿈꾸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학술보이콧 운동은 팔레스타인 해방을 향한 연대인 동시에 우리의 대학과 학문공동체를 향한 문제제기이기도 하다.

 

대학은 때때로 우골탑, 상아탑 등 타자의 희생 위에 세워진 공간으로 비유되곤 한다. 대학은 공동체의 헌신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산물인 동시에 공동체 그 자체이다. 집단학살 공모 기업과 한국 대학은 다른 공동체의 파괴를 대가로 번영을 도모하고 있진 않은가. 가자지구 대학의 폐허, 이란 미나브 초등학교의 잔해 앞에 대학의 일원으로서 우리는 과연 떳떳한가. 그렇지 않다면, 집단학살을 지탱하고 있는 구체적인 공모의 탑을 지금 당장 무너뜨리자.

 

고려대학교에 걸린 취업박람회 보이콧 현수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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