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금지법제정연대에서 ‘열린사회재단(Open Society Foundation)’으로부터 사업기금을 지원받을지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이를 결정하기 위한 26일 전체회의를 앞두고, 차제연 집행위는 “자금의 출처가 중대한 인권 침해에 직접 연루된 경우, 기금 수령 조건이 특정 집단·의제에 대한 침묵을 요구하는 경우, 기금의 운용방식이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제정이라는 차제연의 목적에 명백하게 반하거나 해가 되는 경우에는 연대체 차원의 최소 기준선에 위배된다고 판단하여야”하며, “이러한 기준에 비추어볼 때 OSF가 차제연 차원의 최소 기준선을 위배하는 기금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OSF 기금신청 제안을 반대하는 연서명이 진행되고 있다. 필자는 조지 소로스라는 국제 금융자본가와 그 자선사업기구인 열린사회재단이, 오늘날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는 학살을 포함해, 빅테크 자본들이 세계를 파괴하고 노동자민중을 위기로 몰아넣는 자본주의 체제 지배계급의 불가분한 일부임을 말하고 싶다.
2025년 4분기,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의 포트폴리오를 보여주는 웹사이트 화면 갈무리
열린사회재단의 시초축적은 금융수탈이다
열린사회재단(OSF)의 기금의 원천은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로부터 나온다.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는 금융자본이다. 금융자본은 어떻게 부를 축적하는가? 금융자본의 이윤은 노동자민중이 창출한 부를 자본이 착취해 강탈한 결과의 일부다. 특히 금융자본은 단지 산업자본의 착취를 지원하는 것을 넘어, 시세차익을 통해 이익을 얻는 고유의 수탈적 방식을 발전시켜왔다. 그래서 우리는 이를 ‘금융수탈’이라 부른다. 금융자본이 천문학적인 이윤을 벌어들이는 만큼, 노동자민중은 상대적으로 가난해진다.
소로스 펀드는 실제로 어떻게 이윤을 획득해왔는가? 예컨대 그는 1973년 4차 중동전쟁 이후, 방산기업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 예측하며 방위산업체 주식을 쓸어담아 수익을 냈다. 마치 오늘날 이란 침략전쟁으로 한국 방산주들이 뛰고 있는걸 보고, 여기에 투자해 돈을 버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노동자민중이 군축과 평화를 요구로 내걸고 투쟁할 때, 그는 전쟁산업의 성장에 투자하는 댓가로 돈을 벌었다.
소로스 펀드의 가장 유명한 수익창출 일화는 외환투자와 공매도다. 소로스는 1992년 영국 파운드화 공매도를 통해 한 달만에 1조 2천억원 가까운 수익을 올렸다. 그가 벌어들인 천문학적 이윤은 땅에서 솟았는가? 아니다, 영국노동자민중이 노동으로 만들어낸 부를 수탈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아시아 외환위기 때, 태국, 말레이시아 등 위기에 내몰린 저개발국의 통화를 공격해 돈을 벌었다.
헤지펀드는 위기를 더욱 심화시킴으로써 돈을 번다. 위기가 발생할 것처럼 보이면 위기에 ‘베팅’함으로써, 위기를 더욱 심화시키고 그 과정에서 돈을 번다. 금융투기꾼들이 좋아하는 말처럼 세상에 ‘공짜는 없고’, 그가 수탈한 부 만큼의 손실을 고스란히 노동자민중이 경제위기로 감당해야한다. 그 과정이 직접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복잡한 연쇄과정을 거친다고 해서, “소로스 펀드의 이윤은 노동자민중의 피땀을 강탈한 것”이라는 명제가 거짓이 되지는 않는다. 그가 천문학적 부를 거머쥔 것은, 천문학적인 수탈의 결과다. 노동자민중의 사회적 생산물을 수탈하는 것, 그것 외에 금융자본의 이윤에 다른 원천은 없다.
빅테크 자본의 돈줄인 소로스 펀드, 오늘날 집단학살에서 자유로운가?
이것이 소로스가 ‘자선사업’을 할 수 있게된 과거의 축적에 관한 이야기라면, 오늘날은 어떨까. 2025년 4분기, 소로스 펀드의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소위 AI, 빅테크 기업들이다. 포트폴리오 1위는 아마존, 2위는 구글, 5위는 마이크로소프트 등이다.
소로스 금융자본이 투자하여 이익을 분배받는 이 빅테크 자본들은 어떤 자본들인가? 자연과의 대사를 고려하지 않는 데이터센터의 과잉건설로 지역환경을 파괴하고, 물과 전기를 낭비하며, 천연가스와 원자력 사용을 부활시키는데 앞장서는 기업들이다. 소로스 펀드가 AI를 넘어 ‘우주’ 산업에 투자하려고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우주에서 추출산업을 지속하겠다는 허황된 기술절대주의로 세계가 공멸을 향해 나아가는 현실을 덮으려는 게 스페이스X, 아마존, 구글 등 우주 탐사기업이 하고있는 역할이다.
더욱이 소로스 펀드의 투자를 받는 빅테크 자본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에게 클라우드 서비스와 AI기술 등 집단학살을 위한 군사기술을 제공하고 있는 기업들이다. 대표로 소로스 펀드의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많은 지분(7.30%)을 차지하는 아마존을 보자. BDS운동이 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아마존은 프로젝트 님부스를 통해 구글과 함께 이스라엘 정부와 군에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와 인프라를 제공한다. 아마존이 제공하는 클라우드는 수만 개의 표적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는 ‘표적 데이터베이스’로 사용된다. 기존에 이스라엘은 자체 클라우드를 운영해왔는데, 2023년 10월 가자지구 침공 이후 ‘전례없는 컴퓨팅 성능’이 필요해 아마존으로부터 클라우드를 구매했다고 한다. 즉 집단학살을 가속할 ‘필요성’이 생겼는데, 아마존이 이를 현실화할 클라우드 기술을 제공해준 덕택에 AI의 지원을 받는 신속한 집단학살이 가능해졌다는 이야기이다.
이스라엘이 라벤더, where’s daddy 등 AI시스템을 활용해 가자지구 주민들의 ‘살해 목록’을 작성하고 공격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았을 것이다. 가자지구 언론인 무함마드 알 므하위시는 빅테크가 제공하는 기술이 어떻게 그의 삶의 모든 부분을 감시해왔으며, 학살에 사용되고 있는지, 아래와 같이 증언한다.
+972 매거진과 로컬 콜(Local Call)의 보도에 따르면 알고리즘은 사람들을 추측되는 위험도에 따라 분류했다. 분류 점수 한 점 차이로 사람의 생사가 갈릴 수 있었다. 정보기관 관련인들은 기자들에게 이러한 시스템 중 하나는 개인을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와의 연관성에 따라 점수를 매겼으며, 수만 명의 이름을 다루었다. 폭격 승인 명령은 빠르게는 30초 이내에 떨어질 수 있었다. 다른 프로그램은 건물을 유형과 수용 인원에 따라 분류하여 폭격 대상을 선정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8200부대의 현역병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및 메타와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예비군들의 협력으로 제작된 AI 도구들이 아랍어로 작성된 문자 메시지와 SNS 게시글을 분석했다. 그러한 분류 시스템이 무장 단체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사가 집에서 쉬고 있을 때 표적으로 삼을 수 있는 시스템과 협력하면, 단지 이들과 인접한 곳에 있었다는 것만으로 일가족이 멸절되는 사태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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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시작되고부터, 나는 알자지라, The Nation, 그리고 +972 매거진과 같은 언론을 통해 가자지구에 대해 보도해 왔다. 2023년 10월 말 무렵, 내 핸드폰은 내가 작성한 기사를 인용하며 살해 협박을 하는 문자들로 가득했다. … 12월 6일, 나는 가족들의 얼굴을 보기 위해 집에 들렀다. 내가 걸어 들어가는 순간, 누군가 전화를 걸었다. 상대는 아랍어로 말하며 자신을 데이비드로 소개했다. 이스라엘 군 소속이라고 했다. 그는 나를 하비비(아랍어로 “자기야/얘야” 정도의 뜻)로 부르며, 내 가족뿐만 아니라 이웃들로 가득한 삼 층 건물을 대피시킬 시간이 이십 분 정도 있다고 했다. … 달리 갈 곳도 없는 우리들을 억지로 이동시키려는 수작일 수도 있었다. 우리는 머무르기를 택했다.
이튿날 오전 7시 30분, 나는 찻잔으로 손을 가져가며 내 아들의 발소리가 복도를 도드닥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굉음은 경고 없이 날아왔다. 집은 그대로 내려앉았다. 나는 천장이 쪼개지거나 벽이 무너지는 것도 보지 못했다. 그저 갑작스러운 무게, 콘크리트와 쇠가 나를 납작하게 눌렀다. 내 두 팔이 붙박혔고, 두 다리가 갇혔고, 내 입과 폐로 먼지가 들어찼다. 내 아내와 아들을, 부모님을 불렀다. 처음에는, 돌아오는 답이 없었다. 그때 내가 닿을 수 없는 어딘가에서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아빠.” 아들이 살아있었다. 하지만 나는 아이에게로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시간이 흐리멍덩해졌다. 어딘가 위에서 돌들이 움직였다. 흐린 음성들. 나는 정신을 잃었던 것 같다. 구조자들이 마침내 잔해를 깨고 들어왔을 때, 빛이 파고들어 왔다. 손들이 잔해를 긁어냈다. 그들은 내가 의식을 되찾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를 끄집어냈다. 그들은 내 아내와 아들을 꺼냈다.
네 사람이 죽었다. 사촌 둘과 이웃 둘. 이웃 하나는 폭탄이 떨어지는 순간 우리 집 문 앞을 지나가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들은 내가 내 집에 있음을 알았다. 아마도 내 핸드폰으로 나를 거기까지 추적했다. 시스템은 내 동선을 먼저 특정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나를 기준으로 그 반경 내 모두를 이스라엘군 기준 감수할 만한 부차적 희생으로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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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내 삶을 거슬러 올라가기 시작했다. 나의 학적, 일, 그리고 내가 기사를 작성한 장소들. 앗-쉬파, 알-아우다, 앗-다라즈. 이를 순서대로 읊었다. 그는 내 친척에 관해 물었다. 내가 망설이자, 그가 대신 내 사촌들의 이름을 읊었다. 내 가족들이 피신 중인 대피소가 있는 지역을 특정했다. 내가 답하든 얼버무리든 그의 노트는 이를 모두 기록했다. 심문은 수 시간 이어졌다. 끝도 없이 이어지는 것 같았던 그 시간 중 한 가지는 분명해졌다. 그 심문관 눈앞에 있는 스크린에는 내 삶의 사본이 담겨있었다. 쉼 없는 감시, 수집한 전화 통화, 카메라, 그리고 위성 좌표로 쌓아 올린 판본이.
그리고 그는 내 아들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라픽은 아직 잘 있습니까? 가슴은 좀 괜찮고?” 그 순간 나는 정신이 아득해졌다. 그건 내 집안 깊숙한 곳에서 끌어올려진 질문이었다. 이 질문은 나를 2022년으로 돌려보냈다. 라픽은 고작 산후 11달이었고, 우리는 아랍에미리트공화국에 있었다. 라픽은 폐렴에 걸려 두바이 병원에서 이틀을 보내야 했다. 대단한 일은 아니었다. 아이는 괜찮았다. 하지만 여기에, 나는 글에서 다루지도 않았고 언론에 내보내지도 않은 내 삶의 내밀한 사항이, 나타났다. 심문관은 그걸 체크 박스 짚고 넘어가듯 입에 올렸다. 내 아들의 짧은 병원 신세에 대해 어딘가에서 들었을 것이다. 아랍에미리트공화국 병원 기록에서? 내 통화 기록에서? 내 이메일 사본에서? 그들이 내 머릿속에 들어온 것처럼 느껴졌다.
무함마드 알 므하위시의 글 전문을 꼭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이렇게 아마존을 비롯한 미국 빅테크 자본들은 가자주민들에 대한 완전한 감시, 추적, 학살에 필요한 기술을 제공한다. 소로스 펀드는 바로 그 빅테크 자본에 투자해 수익을 내고 있다.
한편 열린사회재단(OSF)은 10월 7일 이후 자행된 집단학살에 대해 언급할 때, ‘하마스의 잔혹한 공격을 규탄‘하고, ‘이스라엘에게는 자위권이 있다’라는 문장을 삽입한 다음, ‘이스라엘이 지나친 복수를 하며 가자의 인도적 위기를 초래하고 있음’을 우려하고 휴전과 두 국가 해법 등등에 대해 얘기한다. 열린사회재단이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에 대해 발행한 성명 전반에서 식민지배의 현실을 지우는 양비론적 세계관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세계관이 어떻게 식민점령의 현실을 가리고 집단학살을 용인하는지, 그래서 조지 소로스가 거액을 후원한 바이든 정부가 어떻게 이스라엘에 대한 실질적 지원을 유지하며 ‘학살자 조’라 불리게 되었는지 지난 몇년 간 목격했다.
양 당사자 간의 문제로 보게 되면 양비론을 피할 수 없다. 양비론은 어느 순간, 이스라엘이 지나치긴 하지만 팔레스타인도 일정한 원인을 제공했다는 원인과 결과를 전도시키는 밑그림으로 작용한다. 팔레스타인이 저항하지 않으면 이스라엘이 식민화를 멈출 것이라는 기이한 논리로 귀결될 수 있는 것이다. 논리적으로도 역사적으로도 틀린 사고지만, 지금은 특히 발화자의 의도와 무관하게도 집단학살 정당화 논리와 일치하기 때문에 한층 위험한 관점이다.
상기하였듯 소로스 펀드는 빅테크 자본에 투자해 돈을 번다. 빅테크 자본은 지구를 파괴하고, 팔레스타인을 파괴한다. 한편 소로스 펀드의 돈에 의해 운영되는 열린 사회 재단은 가자지구의 ‘인도적 위기’를 우려하고, 이스라엘에게 자제를 촉구한다. 그리고 인종정의에, 여성의 권리에, LGBT의 권리에 후원한다고 말한다. 팔레스타인의 여성과 성소수자가 빅테크 자본의 공모에 의해 감시, 추적당해 죽어가는 동안 말이다. 이 현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OSF 자선사업은 조지 소로스의 손에 묻힌 피를 닦아내는 손수건이다”는 말 외에 나는 이 현실을 이해할 말을 찾을 수가 없다. 이것이 총체적 진실이다. 빅테크 자본을 포트폴리오에 담아 돈을 버는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와 열린사회재단은 동일한 체제의 앞뒷면이다.
만약 조지 소로스와 유사하게, ‘자선사업’을 많이 해온 빌게이츠가 운영하는 재단으로부터 후원을 받자는 논의가 이뤄졌다면 어땠을까? 빌게이츠는 앱스타인과 직접 연루돼 여성들을 착취했고, 이스라엘과 공모하는 핵심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창립자이다. 그의 자선단체로부터 돈을 받자는 결정은 훨씬 더 쉽게 반대에 부딪혔으리라 상상한다. 그런데 단지 좀 더 교묘하고, 좀 더 연루의 사슬이 길 뿐, 소로스 재단과 빌게이츠 재단이 질적으로 다르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삼성대자본이 비슷한 방식으로 삼성인권재단을 운영한다면 어떨까. (그런 자선사업을 삼성이 하는지는 모르지만 상상해보는 것이다) 삼성이 한편에선 고 김치엽 님을 포함한 반도체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베트남으로 노조파괴를 수출하고 오염, 산재를 외주화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인권을 말하며 시민단체를 후원한다면 우리는 이를 받을 수 있는가. 그리고 그 대답이 ‘아니오’라면, 삼성은 가깝고 소로스는 멀게 느껴진다 하여 소로스 재단의 후원을 받을 수는 없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대중적 노동자운동에 나서자
이 글을 통해 해당 ‘자금의 출처가 중대한 인권 침해에 직접 연루된 경우’인지에 대한 판단을 재고해주실 것을 차별금지법 제정연대에 참여하는 동지들에게 요청드린다. 이 세계에 착취와 차별과 억압이 오늘도 유지될 수 있는 것, 학살과 전쟁이 벌어지고 유지될 수 있는 것은 조지 소로스를 포함한 한 줌의 자본가들이 이 세상에 대한 결정권을 쥐고 좌지우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자선사업이라고 내놓는 그의 부는 금융수탈을 통해 노동자민중에게서 강탈해간 부이며, 노동자민중의 운동은 그런 시혜와 동정을 거부하며 여기까지 왔다. 단지 과거의 축적과정만이 아니라, 바로 지금 오늘날에도, 이 금융자본가가 자선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부의 원천은 지구를 파괴하고 팔레스타인인을 학살하는 과정에 적극 연루돼 있으며, 그로부터 수익을 얻고 있다.
사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에 함께하는 동지들, 차별과 억압에 맞서 함께 싸워온 동지들이 이 정도 사실을 모를 동지들이 아님을 알고 있다. 동지들에게 OSF의 후원을 받지 말자고 호소하는 걸 넘어,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대중적 노동자운동을 현실로 충분히 만들어내지 못한 것에 대해 필자 또한 크나큰 책임감을 느낀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운동이 금융투기자본의 후원을 받는 길로 가서는 안된다는 판단을 뒤집을 수는 없다.
“상당수 노동자 민중운동 세력은 차별금지법 제정운동을 중요 과제로 여기지 않았거나, 중요 과제로 여기는 경우에도 이를 지역으로, 현장으로 확대하려는 노력을 다 하지 못했습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운동 재정이 부족하다면, 바로 이런 이유일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OSF 기금을 받는 대신 노동자 민중운동 진영과 함께 더 넓은 운동을 조직하자고 제안합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공동투쟁을, 재정지원을 모든 노동자 민중운동 진영에 요구합시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대중적인 노동자 운동을, 사회적 총파업을 조직합시다. 이를 통해 정부에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관철해냅시다.”
‘비판의 무기는 무기의 비판을 대신할 수 없다’는 오래된 구절이 뼈아프게 다가온다. 비판에는 책임이 뒤따르는 법이다. “인권운동과 노동자민중운동의 굳건한 연대를 통해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쟁취해 냅시다. 그 길에 사력을 다해 연대하겠습니다.”라는 반대 연명 제안문의 마지막 말을 곱씹어본다. 나 또한 사력을 다할 것임을 다짐한다. 3월 26일, ‘[사회주의를향한전진 정세집담회] 차별금지법 쟁취 노동자 투쟁, 이렇게 하자!’를 진행한다. 해당 정세집담회를 계기로 더 큰 차별금지법 쟁취 노동자 운동을 만들어나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