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주간의 투쟁소식과 주요 발언을 전하는 스튜디오 알 투쟁브리핑입니다.
9월 27일(토)~10월 10일(금) 기후정의행진, 고 오요안나 유가족 단식투쟁 MBC와 합의, A학교 농성 강제철거 협박, 세종호텔 3차 교섭, 이수기업 투쟁 100일, 팔레스타인 휴전협상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1. 927 기후정의행진
지난 9월 27일, 광화문에서 기후정의행진이 진행됐습니다. 이날 참가자들은 기후정의에 입각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전환 계획 수립, 탈핵·탈화석연료, 공공재생에너지 확대로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실행, 성장과 대기업을 위한 반도체·AI 산업 육성 재검토, 생태계 파괴 사업 중단, 비인간 동물을 포함한 모든 생명의 안전하고 존엄한 삶과 기본권 보장, 사회공공성 강화, 농민권리와 생태친환경농업 전환, 먹거리 기본권 보장, 전쟁과 학살 종식, 방위산업 육성과 무기수출 중단 등을 요구하며 서울 도심을 행진했습니다.
본무대 발언 중 팔레스타인 긴급행동에서는 이스라엘이 자행하고 있는 팔레스타인의 학살이 곧 지구의 파괴임을 역설했습니다. 또한 가자지구 가스전 수탈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석유공사를 비롯해, 한국정부와 기업이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에 공모하고 있음을 규탄했습니다. 팔레스타인 긴급행동 한나님의 발언을 들어보겠습니다.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시민사회에서 활동하는 한나입니다. 1945년, 한국 사회가 해방되지 않고 오늘날까지 일본 식민지로 남아있었다면 우린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사고실험을 해보자는 게 아닙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직면하고 있는 잔혹한 현실을 얘기하려는 겁니다.
78년간의 식민지배는 지금 인류 역사상 본 적 없는 종류의 집단학살로 이어졌습니다. 2년간 가자지구 집단학살의 충격적인 수준의 인명피해에 더해, 이스라엘은 생태학살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건물을 초토화하고, 동물을 살해하고, 수천 년 된 올리브 나무를 뿌리채 뽑고, 토양과 공기를 폭탄으로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가자지구를 우리 눈앞에서 불모지로 만들고 있습니다.
서울 절반 크기인 가자지구에 2차 세계대전 당시 투하된 모든 폭탄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폭탄을 쏟아부었습니다. 콘크리트 잔해를 치우는 데는 3,100만 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될 겁니다.
이 집단학살의 주범들이 기후파괴 주범들과 완전히 같다는 사실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서방 강대국들은 그린워싱 기술을 기후위기의 해결책이라며 우리를 가르치려 듭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지구를 파괴하는 집단학살에 무기를 댑니다. 군사 부문을 국가로 친다면 세계 온실가스 배출순위 4위를 차지합니다.
군사주의, 제국주의, 식민주의적인 기후정의란 없습니다. 집단학살은 자본주의 원리를 충실히 따릅니다. 집단학살 첫 달에 이스라엘 정부는 여러 기업에 가스탐사권을 발행해 204억 원을 달하는 수익을 챙겼습니다. 가스탐사권을 획득한 기업 중 하나가 다나페트롤륨입니다. 우리에겐 생소한 기업이죠. 그런데 이 회사를 100% 소유한 기업이 바로 한국석유공사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한국석유공사를 상대로 서명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를 겪은 한국사회가 이제 식민지배자들과 함께 자원을 수탈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정부와 기업들이 우리 민중들의 손에도 피를 묻히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민중들과 함께, 전세계 민중들과 함께 저항합시다. 팔레스타인의 해방과 기후정의를 함께 이뤄냅시다."
또 이날 반올림에서는 정부에서 통과시키려하는 반도체특별법 반대 현수막을 들고 행진했는데요. 반도체특별법을 통해 짓겠다는 메가클러스터를 위해서는 엄청난 전기와 물이 필요하고, 반도체 산업으로 또 엄청난 오염물질이 생산됩니다. 그리고 반도체를 생산하는 동안 반도체 산업에서 일하는 하청노동자는 유해화학물질로 죽어가고 있는 현실인데요.
기후정의실현은 코스피 5천을 위해 미래의 쌀 반도체를 키우겠다는 이재명 정부에 맞서지 않고서는, 나아가 세계적으로 기후파괴는 아랑곳하지 않고 반도체와 AI산업 경쟁에 열을 올리는 이 자본주의 체제를 끝장내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드러내고 있습니다. 반올림 권영은 동지의 발언을 함께 듣겠습니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을 지킴이 반올림에서 활동하는 권영은입니다.
삼성 반도체에서 21년을 일하다 희귀질환에 걸린 정향숙 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반도체에서 일하는 게 좋았어요. 자부심도 있었고, 아이 옷도 마음껏 사줄 수 있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아프고 보니, 마음이 복잡해요.”
수백 명의 반도체 노동자들이 병을 얻어 반올림을 찾아왔습니다. 반도체에는 노동자들의 질병과 죽음이 있었습니다.
삼성은 반도체 산업을 위해 매년 50만 톤이 넘는 유해화학물질을 쓰고, 수천 톤의 오염물질을 배출합니다. 연간 백만 톤의 폐기물 처리는 더 취약한 하청 노동자들이 떠맡습니다. 또 엄청난 전기와 하루 수십만 톤의 물을 쓰며 지역 생태계와 공동체를 파괴합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반도체특별법을 통과시키려 합니다. 반도체 기업의 이윤만을 위해 막대한 국가 재정을 지원하고, 조세 감면 등 특혜를 쏟아붓습니다. 부정의한 산업으로 환경은 파괴되고, 주민과 노동자의 삶은 무너져도 외면합니다. 여러 경제 전문가들은 이런 반도체 재벌 특혜가 정부·기업이 내세우는 ‘경제적 효과’조차 담보하지 못한다고 지적합니다.
반도체 산업뿐만이 아닙니다. AI산업 육성, 신공항, 국립공원 케이블카, 댐, 4대강 사업 등 곳곳에서 불평등한 성장 중심 개발이 강행됩니다.
함께 맞섭시다. 함께 외칩시다. 재벌 대기업의 이윤이 아니라, 모두의 생명과 존엄을 우선하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갑시다!"
참고로 반올림 주최로 공간 채비에서 10월 28일 낮 12시에 반도체 15명의 직업병 피해자의 이야기가 담긴 구술 기록집 출간 기념회가 있다고 합니다. 누구나 편하게 방문하시면 된다고 하니 참고바랍니다.
2. 고 오요안나님 유가족 MBC와 합의
다음 소식입니다. 추석을 앞둔 10월 5일, MBC 비정규직 노동자였던 기상캐스터 오요안나 분의 죽음 이후, 프리랜서라는 이유로 인정되지 않던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쟁해오셨던 오요안나 분의 어머니 장연미 동지께서 단식 28일 차, MBC와의 교섭을 통해 잠정 합의를 이끌어냈습니다. 투쟁을 이어가며 고 오요안나 님 뿐만 아니라 비정규직이라는 이름 아래 고통받는 청년들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해당 구조를 바꾸기 위해 꾸준히 목소리를 높여오셨는데요. 농성장을 함께 지키며 방송국 비정규직 투쟁에 함께 목소리 내고 있는 엔딩크레딧 활동가 김세정 동지가 지난 29일 착취없는 MBC 2차 촛불문화제에 했던 발언과, MBC 합의 이후 농성장에서 진행된 추석 차례에서 해당 싸움의 의미를 나눠주신 교섭 위원 중 한 분인 김유경 동지와 장연미 동지의 발언을 함께 들어보겠습니다.
"(김세정) 안녕하세요. 엔딩크레딧 활동가 김세정입니다. 먹고 사는 일로는 노무사 일을 하고, 요즘은 단식 농성장 지킴이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어머님께서 농성을 시작한 지 22일째 날이 지나갑니다. 농성장의 하루는 긴 듯하면서도 금방 갑니다. 농성장을 정돈하고, 조문객을 맞고, 하루 세 번 선전전도 하고, 중간중간 회의를 하거나 서면 작업을 하며 이리저리 바쁩니다. 개인적으로 저와 어머님은 호남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어머님과 진한 전라도 사투리로 틈틈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농성장을 만들고 지키는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입장 표명, 명예 회복과 예우, 비정규직 고용구조 및 노동조건 개선입니다. 이 중 가장 중요한 요구는 비정규직 고용구조 및 노동조건 개선으로, 기상캐스터를 정규직화하라는 것이 핵심입니다. 오요안나의 죽음은 비정규직, 프리랜서를 쉽게 쓰고 버리는, 방송국 생태의 근본적이고 고질적인 문제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입니다.
MBC는 지난주에 있었던 2차 교섭에서, 기상캐스터 정규직화만 포기하면 교섭을 재개하겠다고 했습니다. ‘조건을 철회하지 않으면 협상하지 않겠다’라는, 사실상 교섭을 거부하겠다는 뜻입니다.
기상캐스터를 정규직화하라는 요구는 타협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닙니다. 저쪽을 보면 엔딩크레딧에서 만든 <방송 비정규직 투쟁사> 현수막이 있습니다. 그간 꾸준히 이어진 다종다양한 직종에 대한 근로자성 인정 결정처럼, MBC에 소속되어 MBC의 이름을 달고 MBC의 지시에 따라 일한 노동자를 MBC 소속 근로자로 인정하라는 것이 우리의 요구입니다. 정규직을 사용할 업무에 비정규직, 프리랜서를 사용해온 잘못을 이제라도 바로잡으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요구입니다.
MBC는 기상캐스터 정규직화를 노골적으로 반대하며 ‘고용 공정성’을 들먹였습니다. MBC가 주장하는 ‘고용 공정성’의 진짜 의미는 정규직 노동자가 될 수 있는 사람과 아닌 사람을 계속해서 구별하겠다는 것입니다. 안정되고 안전한 일자리를 모두가 아니라 선택된 일부에게만 선심 쓰듯 허락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를 통해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일하는 노동자들 사이에 불평등의 선을 긋고 갈라치기를 하겠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직군을 만드는 것으로는 공정한 고용을 달성할 수 없습니다. 비정규직, 프리랜서를 차별하고 간단하게 치워버린 그간의 악행을 반성하고 개선하지 않는다면, MBC는 어떤 노동자의 고용도 공정하게 할 수 없습니다.
MBC는 기상캐스터 4명을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것이 ‘방송사 취업에 도전하는 수많은 사회 초년생, 취업 준비생’의 기회를 박탈한다고도 했습니다. MBC는 사회 초년생, 취업 준비생을 운운할 자격이 없습니다. 기만입니다. MBC는 그 수를 다 파악한 적도 없는, 셀 수 없이 많은 오요안나들의 꿈과 열정을 착취해 이윤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방송작가 오요안나, FD, AD, PD 오요안나, 리포터 오요안나, 아나운서 오요안나, CG와 그래픽 디자이너 오요안나가 이 순간에도 정규직 공채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프리랜서 계약을 체결했다는 이유로 노동자에게 허락된 최소한의 권리조차 박탈당한 채 지금 이렇게 빛나는 MBC의 톱니바퀴, 장작으로 쓰고 버려집니다.
청년들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기상캐스터 정규직화가 아니라 노동자를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는 MBC, 노동자를 함부로 쓰고 쉽게 버리는 MBC, 질 나쁜 위험한 일자리를 끊임없이 양산하는 MBC입니다.
우리는 MBC가 고인과 유족에게 무례를 범하면서까지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기상캐스터는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MBC는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MBC의 오요안나 투쟁을 시작으로 모든 방송사, 모든 직종이 바뀔 것이기 때문입니다.
톱니바퀴가 없으면, 장작이 없으면 비정규직을 갈아 불을 밝히는 MBC는 무너집니다. 이 추모제를 보고 듣는 방송 노동자들에게 간절히 바랍니다. 오요안나와 함께 MBC를, 방송사를 바꿉시다.
곧 추석 명절입니다. 곡기를 끊은 채 자식을 위한 차례상을 만들어야 하는 어머님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습니다. 이곳을 함께 지키는 이들, 오요안나의 삶을, 열정을, 아픔을, 죽음을 기억하는 많은 사람이 투쟁을 계속할 것입니다.
우리는 거부에 좌절하지 않습니다. MBC 계속 붙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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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경) 교섭 위원으로 참석을 했었고요. 사실 어제 교섭장 가기 전에 어머님이 건강 상태가 너무 안 좋다는 연락을 받고 무거운 마음으로 교섭에 입했었는데 어머님이 마지막에 그런 말씀을 해주신 게 저는 평생 가슴에 남을 것 같습니다. 살면서 이런 사람들을 만나서 고인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다시 제자리를 찾은 거다, 말씀해주신 거 너무 감사했고요. 이 시점부터 다시 방송국 비정규직 투쟁, 열심히 싸우겠습니다. 함께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요. 끝난 상황에서 차례를 지낼 수 있어 너무 다행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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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연미) 여기 모인 단체 여러분 너무 감사하고요. 저 혼자였으면 아무것도 못했을 거예요. 여러분들이 한 사람 한 사람 다 힘이 되어주셔서 와서 주무시기도 하시고 진짜 작은 일 하나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해주셔서 제가 해낼 수 있고 여기까지 오게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타결이 될 때 저는 마음이 많이 무거웠어요. 너무 옆에서 고생하셨는데 너무 미안했고요. 그래서 빨리 타결이 돼서 그냥 해결이 되는 게 더 나을 수 있겠다, 노무사님이 너무 힘들게 구상하고 계신 걸 알았기 때문에 사실적으로 제가 조금 마음을 내려놓고 했습니다. 그래서 잘 해결된 거 같습니다. 다 여러분들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오는 15일 MBC는 고인에 대한 사과, 명예사원증 수여, 재발방지 대책 및 제도 개선 방안 약속과 함께, 유족 측과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더불어 기존의 기상캐스터 직무를 폐지하고 정규직 직무인 기상기후전문가로 전환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데, 해당 내용은 기존 기상캐스터들에게 불이익한 처우를 하지않는다는 점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방송국 내 비정규직 투쟁은 시작일 뿐입니다. MBC가 유족과 합의한 내용을 잘 지키는 나가는지 함께 지켜보고, 앞으로도 용기 내 목소리 내는 수많은 노동자들과 함께 바꿔나갑시다.
3. A학교 학부모 지지 발언, 강제철거 협박
다음 소식입니다. 9월 30일, A학교에서 성폭력 사안을 공익제보했다는 이유로 부당해임된 지혜복 교사를 지지하는 학부모들의 기자회견이 진행됐습니다. 이 중 A학교 관련 학부모님의 발언을 대독하는 시간 또한 가졌는데요.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으로는 A학교 관련 학부모님의 발언을 대독하겠습니다. 대독하신 분은 최서연 정치하는 엄마들 공동대표입니다.
저는 몰랐습니다. 큰 아이가 이 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평화롭다 생각했습니다. 아이들은 서로 존중하며 잘 지내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동네 친구에게 이 학교를 좋은 학교라고 진심으로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동네 친구의 둘째 아이도 후에 이 학교에 들어왔는데 저와는 다른 이야기를 하더군요. “뭐 이런 학교가 다 있냐 왜 이리 엉망이냐” 남학생과 여학생을 대하는 선생님들의 인식차도 그렇고, 남학생들의 성희롱적인 외모평가, 외모 등급을 매기는 행태가 매우 심하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말해도 내 일이 아니어서 그런지 대수롭지 않게 흘려들었습니다. 남학생과 여학생의 비율이 3대 1이라는 차에도 저는 특별한 인식이 없었습니다.
그 친구는 아는 어려움을 저는 왜 몰랐을까요. 저희 아이는 남학생이고 친구의 아이는 저희 아이보다 두 살 어린 여학생이었습니다. 이 사건 이후 그 친구는 “거봐 내가 뭐랬냐”고 말하더군요. 그 친구의 말을 흘려들었던 것을 정말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2024년 추운 겨울부터 계절이 벌써 두 번이나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 긴 시간 동안 무슨 일이 벌어졌습니까? 지혜복 선생님은 여전히 차갑고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 있습니다.
등을 푹신한 바닥에 눕히고 쉬는 것, 여유롭게 음악을 들으며 차 마시는 것, 그 편안한 삶을 몰라서일까요? 학부모와 아이들은 어땠을까요? 끝나지 않은 채 증폭되기만 하는 이 사건에 점점 숨이 막혀갔습니다.
아이들은 오히려 이젠 내가 좀 손해보더라도 조용히 참겠다고 합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사건의 진행 상황을 더 이상 공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초 피해학생 학부모들은 가해 학생이라 하더라도 아직 어리고 배워야 할 나이, 우리 아이들과 함께 커나갈 아이들이기에 처벌보다는 잘못된 말과 행동을 깨닫고 재발이 되지 않는 걸 원했습니다. 처음만 하더라도 충분히 회복이 가능한 사안이라 생각했습니다. 교육청에서 한참 회복적 생활교육 강조했는데 지금도 유효한지 모르겠습니다. 그때 바로 잡혔다면 이 지경까지 오지 않았을 텐데 상처는 아물기는 커녕 점점 더 커졌습니다.
그런 면에서 그간의 조치는 적절하지 않았음이 증명됩니다. 사건이 질질 끌리면서 피해자는 회복되지 못하고 오히려 점점 몸을 낮추고 드러나길 원치 않게 되었습니다. 사건 얘기를 꺼내는 것에도 진절머리를 칩니다.
저는 이 사건이 지금까지 끝나지 않는 원인으로 두 가지를 지목합니다. 첫 번째로 최초 제기된 문제를 모르쇠, 가정교육 탓, 코로나 탓만 하며 학부모들의 건의를 찍어누른 전임 학교장님이 있습니다. 사건 초기 교장실로 직접 찾아간 학부모에게 ‘본인은 이 일과 관련된 사항을 잘 모른다’고, ‘학교에서 무엇을 할 수 있겠냐’고 말했습니다. 평화로워야 하는 학교가 이만한 사안으로 들쑤셔지니 불편했을 겁니다. 아니라고는 하지만, 본인이 전에 근무했던 지역교육지원청의 기준까지 들이밀어 평소 눈엣가시같던 교사를 이런저런 절차와 핑계로 전보 조치했습니다.
학교에서는 이 사건과 전보는 관련이 없다고 했지만, 저에겐 인과관계로 보였습니다. 2023년 2학기 지혜복 선생님을 향한 집단적 가해에 한 번이라도 대처했다면 제 생각은 달랐을 겁니다. 전보와 함께 학교의 잡음을 진정시키려 했겠지만 오히려 사건을 증폭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는 현 상황에 대한 그분의 지분이 상당하다고 봅니다. 아이들은 학습권 침해라는 결과까지 빚어질 거라 예상은 했을까요? 그러곤 부임 1년 반 만에 다른 학교로 전근해 면책을 받으신 게 되었는데, 아마 본인도 명예롭지 못할 겁니다.
두 번째는 시스템입니다. 1학기에 제기된 문제가 방학 동안과 2학기 내내 뭉개지며 시간만 흐르고 있을 때, 여학생들은 2차 가해에 시달렸고 지혜복 교사는 어떤 보호도 없이 통제되지 않는 남학생들의 야유를 견뎌야했습니다. 시스템이 문제 해결이 가능한 시간에 작동되지 않는 게 절차 탓일지, 아니면 애초 시스템에 의지하지 말아야 했는지 궁금합니다. 덕분에 학생들은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교육받을 기회를 박탈당한 꼴이 되었습니다.
그 시간을 견디며 피해 학생들과 그 주변 여학생들 마음에는 물리적 변화를 넘어 화학적 변화가 왔습니다. 마음은 꺾이다 못해 굳어버렸습니다. 남학생들도 마찬가지였을 수도 있습니다. 남학생들은 단체로 잠재적 가해자로 지목되는 듯한 마음의 상처를 받았습니다. 지혜복 선생님은 동료 교사들 사이에서는 어땠을지 모르지만 사건 전까지 여학생, 남학생 할 것 없이 아이들이 자주 찾아가 마음을 기댔던 좋아하는 선생님이었는데 말입니다.
이렇게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그저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흘려보낸 것이 가장 뼈아픈 지점입니다. 그 시간이 피해 학생들과 그 주변 아이들에게 얼마나 깊은 상처가 되었는지, 지혜복 선생님에게는 얼마나 잔인한 시간이었는지, 관련 학부모들 또한 얼마나 살얼음 같은 시간을 보냈는지 겪지 않은 사람은 잘 모를 겁니다. 최초의 사건이 발생했을 때 가해자들이 본인들의 말과 행동이 바르지 않음을 알고 사과하게 했다면, 남학생이든 여학생이든 타인에게 무례한 행동이 무엇인지 알려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안타깝습니다.
뉴스에도 나오고 600일을 투쟁했다지만 자녀가 같은 학교 같은 학년이라도 이 사건을 접하지 못한 다수의 학부모는 여전히 모릅니다. 학생들은 학폭 절차에 따라 처벌을 받았으나, 절차에 매몰돼 끝까지 사과를 받지 못한 피해 학생은 지긋지긋해서 더 이상 말도 꺼내기 싫어합니다.
여러 번 언급했지만 피해 학생 학부모들은 지혜복 선생님은 아이들의 고충을 듣고 해결하려 한 공익제보자라 생각합니다 공익제보자의 지위를 인정함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주시길 바랍니다. 선생님이 공익제보자로 인정되고 학교로 돌아가는 소식만으로도 피해 학생들은 자신들의 제보가 옳았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또 한 번 계절이 지나가기 전에 선생님은 편안한 집에서 지내시다 내년에 학교로 복귀하시고, 피해 학생, 학부모들의 마음도 자유로워지길 소망합니다."
이어서, 10월 6일 꿀잠에서 진행한 투쟁사업장 거리차례 중 A학교 농성장 차례 때 지혜복 교사의 발언을 들어보겠습니다.
"한 두 분 씩 시교육청 정문을 들어오시는 동지들을 보면서 굉장히 마음이 따뜻했습니다. 오늘 명절인데도 불구하고 정말 이렇게 귀한 시간 내어서 동시들께서 간절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와 주신 걸로 저는 생각을 합니다. 이렇게 노동당, 녹색당, 정의당, 가나다순입니다, 대표자 동지들도, 다른 동지들도 이렇게 자리해주셔서 깜짝 놀랐는데요. 정말 고맙습니다.
그리고 특히 정성스럽게 음식을 마련하시느라고 꿀잠에 동지들과 그리고 꿀잘 모여서 함께 만들어서 차례상 준비해주신 모든 동지들 감사하고요. 여기 보이는 정성과 그리고 간절함 그리고 비가 와서 지금 보이진 않겠지만 저기에 보름달이 뜰 겁니다. 보름달의 기운도 받고 그래서 반드시 저는 A학교로 돌아갈 거라 믿습니다. 특히 또 꿀잠 동지들이 지지하고 지원하면서 많은 동지들이 승리했는데요. 드디어 꿀잠 동지들도 차례상을 서울시교육청 앞에 차려주셨기 때문에 더욱더 승리할 거라고 믿고 싶습니다.
A학교의 투쟁, 학교에서부터 성폭력, 성차별을 없애고 더 나아가 사회 속에 평범한 세상을 건설하려고 하는 발걸음 속에 있습니다. 반드시 승리해서 하나의 디딤돌을 놓는 그런 투쟁으로 놓여지길 바랍니다. 저는 A학교로 오늘 여기 모여주신 동지들의 간절함 받아서 정성 받아서 차례로 지내면서 갈 것입니다. A학교로 들어가는 것은 첫 단추입니다. A학교 들어가서 보다 근본적으로 성평등한 학교를 만들기 위한 그리고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한 투쟁, 계속 이어갈 것입니다. 동지들과 함께 그 길 끝까지 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얼마전에 A학교 농성장을 집단적으로 찾아와서, 강제로 계고장을 붙이면서 10월 20일까지 농성장을 철거하지 않으면 강제철거하겠다는 협박을 하고 갔는데요. 10월 20일 오후 6시 이후부터 강제철거를 하겠다고 하니까요, 이날부터 많은 연대가 필요하겠습니다.
4. 기아차 / 세종호텔 연대발언
다음 소식입니다. 지난 10월 1일, 기아차 화성공장 청소노동자 7차 연대 선전전과 첫 결의대회가 진행됐습니다. 같은 날,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는 세종호텔 오세인 대표와 세종호텔지부의 3차 교섭이 진행됐는데요. 각자의 현장을 지키고 있어 마음을 보태지 못한 동지들이 대독 발언과 전화 발언으로 연대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기아자동차 비정규직 박경희입니다. 투쟁으로 인사드립니다. 투쟁!
저는 청소노동자 입니다. 우리 청소노동자는 노동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보편적으로 기피하는 직군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곳에서 청결하게 청소하여 여러분들께 행복을 선사하는 노동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 청소노동자도 인간답게 살고 싶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부당업무 지시를 거부 하였고 보광 사측의 인권유린. 노동탄압에 맞서 5개월째 투쟁중입니다. 사측은 온갖 수단을 동원해 노동탄압을 하더니 인간답게 살고 싶다고 외쳤다는 이유로 중징계, 해고를 했습니다.
평소 보광 바지사장은 "너 그만둬, 너 그만둬"를 입버릇처럼 말하더니 올해 초에는 10명이 넘는 조합원을 강제전환 배치를 강행하였습니다. 부당함에 저항하는 조합원 전부를 해고 조치하겠다는 협박도 하는 말 그대로 법 위에 존재하는 인간처럼 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현장 곳곳에서 보광 바지 뒤에는 기아자동차 사장이 든든히 받쳐주고 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보광 바지사장은 업체 대표실에서 관리자가 노동자를 성추행을 하는데도 실실 웃으면서 보고 있는 만행을 저지르고 했습니다. 기아자동차 사장의 대단한 뒷배의 힘으로 범죄를 저지르고도 당당합니다.
저는 대단한 뒷배를 가진 보광바지사장에게 경고 하겠습니다. 기아공장의 주인은 노동자라고. 추잡한 계략은 집어치우고 당장 부당징계 철회하라고 경고하겠습니다.
노동자는 밟으면 밟을수록 투쟁의 의지를 다지고 다져서 더욱더 강고한 투쟁으로 반드시 승리한다는걸 명심하길 다시 한번 더 강조하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투쟁조합원 다섯 명은 흔들림 없이 끝까지 투쟁하여 연대해주시는 동지들과 아낌없이 응원, 지지해 주시는 동지들께 승리로써 반드시 보답하겠습니다.
구호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부당해고 없는세상 투쟁으로 쟁취하자! 비정규직 없는세상 투쟁으로 쟁취하자! 함께 싸워서 함께 승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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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일차 고공농성 진행하고 있습니다. 세종호텔 지부장 고진수입니다. 다시 한번 투쟁으로 인사드립니다. 투쟁!
세종호텔, 세종대학교가 운영하는 수익사업체입니다. 우리 이동우 동지가 2012년 세종호텔에 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로 방문했을 당시, 함께 연대투쟁 했을 당시에 세종호텔에는 270명이 넘는 정규직 노동자들이 있었고, 노동조합은 비록 두 개로 갈라졌지만 어찌 됐든 파업을 통해서 비정규직 4명의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그런 투쟁에 많은 연대 동지들의 힘으로 그렇게 마무리할 수 있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10년 동안 소수노조로 현장에서 교섭권과 단체 행동권을 완전히 박탈당한 채 민주노조를 사수하는 과정에서는 힘에 부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10년 동안 어용노조가 노동자들의 온갖 노동조건들을 뒤로, 다 자본가에게 갖다 바치면서 10년 동안 100명이 넘는 정규직들이 떠나가고 주차, 객실 청소, 시설, 할 것 없이 하나씩 부서들이 외주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코로나까지 견디면서 민주노조를 사수하기 위해 버텨왔지만 끝내 코로나를 핑계로 8년 만에 교섭권을 되찾고, 10차례 교섭을 진행하던 중 교섭단원 집행부 포함해서 12명의 민주노조 조합원들만 정리해고를 했습니다. 그렇게 하고 이제 남은 호텔의 정규직은 10년 만에 21명밖에 남지 않고 비정규직 하청노동자들도 사내에서 40여 명이 되지 않는 그런 일터가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사법부와 노동위원회는 이 모든 해고가 코로나 때 잠시 힘들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 정리해고가 정당하다는 판결을 했습니다. 코로나가 끝나고 1년 만에 세종호텔은 그 이전의 어떠한 시기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300개가 넘는 객실을 청소하는 우리 노동자들은 이제 고용조건이 모두 하청으로 바뀌어서 우리는 이전에 하루에 열다섯 방 이상은, 열세 방 이상은 치우지 않겠다라고 매번 싸우면서 지켜왔었던 현장의 그런 업무 방식들이, 지금은 스무개가 넘는 객실 청소를 하고 있습니다. 그 기간 동안 노동자들은 5분의 1로 줄고, 자본은 10년 동안 발생한 그 수익으로 다른 자회사의 지분을 늘리거나 또 다른 호텔을 짓겠다는 명분으로 부동산을 사들이는 그러한 시기였습니다.
지금 호텔에서 가장 중요한 노동은 실질적으로 객실을 청소하는 노동입니다. 그 노동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호텔 자본들은 가장 먼저 객실 어텐던트를 외주화하는 데에 힘을 쏟았습니다. 세종호텔도 그 업무를 지키기 위해서 투쟁했지만 힘이 모자랐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10년을 싸우면서 현장에서, 일터에서 부당한 짓이나 그리고 그런 어용 노동자들의 말도 안 되는 정말 노동자들의 같은 계급성을 배반하는 그런 행동들을 계속 지탄하면서 인간답게 살아왔습니다.
지금 보광에 해고당하고 징계를 당한 우리 노동자들, 기아자동차라는 한국의 대표적인 그런 생산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인간답게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명확하게 보여 주는 투쟁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노동자들이 눈 앞의 자기 임금과 자신만의 노동 조건만을 개선하기 위해 조합주의에 빠져있을 지금의 시기에 현장에서 다시 7, 8년 만에 투쟁을 만들고 "이렇게 살 수는 없다"라는 인간을 선언하는, 노동권을 주장하는 이 투쟁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많은 노동자들에게 다시 일깨워주는 투쟁이라고 생각합니다.
바지 사장들 넘쳐납니다 어용 노동자들, 어용 간부들, 지금도 정당한 노동자들의 현장의 요구를 직장 괴롭힘이라는 그런 말로 또다시 말도 안 되는 자본에게 칼만 쥐어주는 이러한 행태들이 반복되는 것은 필연적인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현장의 투쟁들이 많이 죽어있고,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상관없이 나만 잘 살면 된다라는 생각들이 너무 뿌리 박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세종호텔 투쟁도 힘들게 지금 이어가고 있지만 우리는 한시도 일터에서 이 민주노조의 필요성을 잊은 적이 없고, 그리고 비록 지금 한국사회의 법과 제도가 너무나 자본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어 우리들은 많이 힘에 부치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하지 않으면 더 나빠질 것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우리의 투쟁은 너무나 정당하고 꼭 해야만 하는 투쟁이기도 합니다.
곳곳에서 어용들에 대한 그리고 현장을 바꾸기 위한 투쟁을 하는 동지들이 지금 그 현장에도 많이 있습니다. 그들 또한 정부도, 국회도, 정치권도 지들이 싼 똥 정리해고, 비정규직, 모든 악법들 하나 고칠 생각은 하지 않고 중간에서 거간꾼의 노릇만 하고 있는데 하나도 고맙지 않습니다. 지들이 만들어 놓은 그러한 틀 깨기 위해서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그나마 앞으로 우리들이 사는 삶의 희망이 되지 않을까, 그 명분 하나로 싸웁시다.
현장에서 그 많은 노동자들이 동지들의 투쟁의 진정한 의미를 하나씩 하나씩 더 깨우쳐 갈 때까지 우리 투쟁은 이어질 것이고 단결과 연대로 부당해고 반드시 철회시키고 일터로 돌아가는 투쟁 함께 만들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구호로 마무리하겠습니다. 함께 싸우고 함께 승리하자! 함께 싸우고 함께 승리하자! 투쟁! 감사합니다!"
기아차 화성공장 청소노동자 투쟁 8차 연대 선전전은 10월 15일에 진행될 예정이며, 격주 수요일마다 계속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아차 화성공장 청소노동자 연대모임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소식이 안내되고 있으니, 해당 계정을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세종호텔의 3차 교섭이 10월 1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진행되었는데요. 세종호텔 사측은 이번에도 해고자 복직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반복했습니다. 교섭을 이어가던 중, 세종호텔 사측은 일방적으로 교섭 자리를 떠났고, 교섭단은 오세인 대표의 복귀를 요구하며 다음날까지 교섭장을 지켰습니다. 사측의 무례한 행태가 SNS를 통해 퍼져 나갔고, 100여 명의 동지들이 노동청 앞을 지키며 밤을 세웠지만 오세인 대표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고진수 동지가 추석 때는 가족과 함께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1박 2일에 걸쳐 교섭장을 지킨 세종호텔 해고노동자 허지희 동지의 발언을 들어보겠습니다.
"동지들 반갑습니다. 세종호텔 해고자 허지희입니다. 22년에 거통고가 "이대로는 살 수 없다"라고 스스로의 몸을 가두고 투쟁을 했을 때 고진수 동지가 자기 집으로 자기를 데리러 픽업을 하러 오래요.
그래서 저도 의도치 않게 고진수 동지 집 근처로 가봤거든요. 정말 시골 마을에 논을 지나가요. 논을 지나가고 논길을 지나가면 정자가 나와요. 시골에 가면 큰 나무에 정자 있잖아요. 거기서 저희를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아까 지민주 가수님이 '노을' 불러주셨는데, 고진수 동지가 그 노래 부를 때 많은 동지들이 속으로 많이 울었거든요.
어떻게 해서든 이번 추석 때 반드시 이 문제를 해결해보고 싶다, 반드시 고진수 동지를 그 고향 논길에 보내주고 싶다, 그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명절 전에 이렇게 긴 연휴 전에 긴 연휴에 고진수 동지가 혼자 홀로 고공에 있지 않게 집중교섭을 해보자, 라고 사측에 요구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저희 뜻대로 되지는 않았습니다만, 저희가 요구하고 고용노동청에서 계속 역할을 해주어서 어젯밤에도 늦게까지 계속 요구했고, 오늘 아침에도 계속 집중교섭하자고 오늘까지도 포기하지 않고 요구를 했습니다만 쉽지는 않았습니다.
어제 교섭에서 저는 사측이 절대 위로금을 던지지는 못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저희가 두고두고 괴롭히고 놀릴 거잖아요. 지금 복직하고 일하겠다는 사람한테 어디 돈 몇 푼을 던져 그런 건 창피해서 못할 줄 알았습니다. 근데 정말 부끄러움을 모르더라고요. 정말 모욕적이었습니다.
우리 3년 10개월의 투쟁을 그런 모욕적인 몇 푼의 돈으로 해결하자고 나오는 것에 너무나 분노했습니다. 우리가 일하자고 그랬지 누가 그런 해결을 원한 게 아니었습니다. 조합원들도 마찬가지고 고진수 동지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일하고 싶다는 노동자에게 정말 치욕적이었습니다.
교섭이 저한테는 많이 경험이 없기 때문에 너무나 힘이 듭니다. 사측의 뻔뻔한 태도에도 하나 하나 다 욕을 해주고 싶습니다.
안에서 가장 큰 응원은 조합원방에 올라 글이었습니다. 힘들겠지만 조금만 버텨달라고, 조금만 더 버텨달라고. 공공기관에서 버티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10시까지 나가라, 12시까지 나가라 계속 압박이 들어옵니다. 사측은 불러도 대답도 없습니다.
그럴 때 가장 힘이 됐던 게 조합원님들이 힘들겠지만 조금만 더 버텨달라고 하는 말씀이셨고 그 말로 버틸 수 있었고 SNS에서 밖에서 동지들이 함께 해주고 계시고, 6층에 소리가 안 들리더라고요. 복도는 소리가 들리는데, 여러분이 저희와 함께 계셔주시고 있다는 거 그거 믿고 버틸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해고된 4년 동안 3년 10개월 동안 배운 게 하나 있다면 노동자는 투쟁하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그런 거 왜 일할 때는 모를까요? 저희는 아직 싸울 힘이 있고, 너무 마음에 들지 않는 안이 나왔지만 분명히 사측에서 안을 냈다는 건 복직안도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추석, 고진수 동지가 외롭지 않게 함께 해주시면 너무 좋겠고요. 저희도 아직 싸울 힘이 있습니다.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복직할 때까지 반드시, 저희 일터로 돌아갈 때까지 싸우겠습니다. 구호로 마무리하겠습니다. 고진수를 땅으로 해고자를 일터로! 고진수를 땅으로 해고자를 일터로!"
세종호텔 공대위와 조합원은 세종호텔 사측에 지난 10월 10일을 4차 교섭 날짜로 요구했지만 이 역시 결렬되었습니다. 다음 교섭에는 더 큰 연대로 투쟁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5. 이수기업 해고1년 투쟁문화제
다음 소식입니다. 10월 2일, 현대자동차 정문 앞에서 이수기업 정리해고 1년 투쟁문화제가 진행됐습니다.
현대자동차는 불법파견 시비를 은폐하면서 사내하청 노동자에 대한 구조조정을 진행하기 위해 이수기업을 폐업하며 노동자들을 정리해고 했습니다. 현대차는 지난 20년 간 불법파견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를 초과착취하면서 천문학적인 이윤을 벌어들여왔는데요. 이미 여러차례 불법파견 범죄에 대한 형사처분을 받았음에도, 지금껏 불법파견에 대해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6천 여명의 사내하청 노동자와 7천 여명의 촉탁직을 사용하며 비정규직 제도로 노동자를 차별하고 초과착취하고 있습니다. 이수기업 해고노동자들은 이러한 구조에 맞서 고용승계라는 최소한의 생존권을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습니다.
이날 연대시민 첨예 동지가 데이식스의 ‘예뻤어’를 개사해서 이수기업 동지들에게 연대하는 노래를 불렀는데요. 이를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초코파이 한 개와 카스타드 한 개를 먹었다고 절도죄로 유죄 판결이 난 사건을 들어보셨습니까? 회사에서 초코파이 탕비실에 놓여있는 거 그거 한 개 먹었다고 절도죄,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네, 이 모든 것은 노조 가입자였다는 이유만으로 그렇게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 어처구니 없는 사건에 대해서 제가 좀 개사를 해서 노래를 써 봤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노래를 부르는 무대 중에 가장 큰 무대인 것 같은데요, 정말 영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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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맞을 때 법은 멀었고 주먹은 가까운 것 같아
노동자 단결권, 단체 교섭권, 단체 행동권, 헌법 제 33조
정말 하루도 빠짐없는 현대차 노조파괴 뉴스
탕비실 초코파이 한 개 절도죄가 말이 되냐고
생각이나 말해보는 거야
때렸어 노조원에 손배, 집회 사회본 시민도 손배
다, 다, 저승에도 따라갈 손배 때렸어
전날 새로 뽑은 카본 깃대 …
다, 다, 경찰도 편드는 구사대가 때렸어
탕비실 초코파이 카스타드 안 먹는 노동자가 어디 있어? (있어요?)
형사에게는 노조원의 초코파이 내란보다 나쁜가봐
남친에게 맞아 죽은 한국여자
작년 182명 미수살해 374명
윤석열은 옷만 벗어도 맘 아파 못 잡던 그대
노조 노동자만 잡은 거야
때렸어 어젠 세종호텔 연대시민, 서면시장 허진희, 태경
다, 다, 집회결사의 자유 헌법 21조
놔뒀어 차금법, 비동간, 교제폭력, 박정혜, 고진수, 지혜복
다, 다, 이수기업 1년을 놔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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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파견 인정하고 원직복직 이행하라! 정리해고는 살인이다! 노조 탄압 중단하라!
감사합니다."
다가올 10월 24일 오후 2시에는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서 비정규직 탄압 현대·기아차 자본규탄 결의대회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수기업 노동자들이 해고된지 1년이 된 10월 1일, 기아자동차 화성공장 청소노동자들도 부당업무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해고와 정직이라는 탄압을 받았는데요. 기아차 화성공장 청소노동자 투쟁 승리를 위한 연대모임,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 이수기업 해고자 일동,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이 함께 이날 집회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6. 팔레스타인 집단학살 2년, 휴전협상 타결과 가자 선단운동, 이탈리아 총파업
다음 소식입니다. 지난 10월 4일 팔레스타인 긴급행동이 진행되었는데요, 이날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뎡야핑 동지가 전해주신 지난 2주간의 정세보고를 듣겠습니다. 제목은 ‘트럼프 20항 휴전안과 하마스의 응답’입니다.
"지난 2주간도 많은 일이 있었는데요, 어제 오늘 휴전 논의가 급물살을 타서, 휴전 소식만 자세히 전해 드리려고 합니다. 뉴스에서 보셨겠지만 우리 시각으로 오늘 새벽, 팔레스타인 저항 세력의 위임을 받아 협상에 임하고 있는 하마스가, 앞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제안한 휴전안을 일부 수용했고, 트럼프가 곧바로 “하마스가 지속적인 평화에 대한 준비가 된 것 같다”면서 “이스라엘은 즉시 가자지구 폭격을 멈춰야 한다”고 자신이 소유한 소셜 미디어에 올렸거든요. 이스라엘도 트럼프의 반응에 당황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비전과 일치하는 이스라엘의 원칙에 따라 대통령과 그의 팀과 전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물론 이스라엘은 언제나처럼 집단학살은 계속 하고 있고, 특히 트럼프가 메시지를 올린 직후 가자시티의 시각장애인 지원 센터를 바로 폭격하고, 휴전이 될 지 모른다는 희망감에 환호하는 주민들에게 강제 대피 명령을 내렸습니다.
우선 앞선 상황부터 말씀 드리면, 하마스는 8월 18일에, 미국과 이스라엘이 요구한 휴전 조건의 98%에 이미 공식적으로 동의했습니다. 그러자 이스라엘은 9월 9일, 협상 중재국인 카타르 수도 도하를 폭격해 하마스 협상단의 암살을 시도했지만 협상단 암살은 실패했고, 카타르 공무원 한 명을 포함해 7명을 살해했습니다. 9/12에는 유엔 총회에서 프랑스와 사우디가 주도해 온 “뉴욕 선언”이 채택됐습니다. 관련해서 존재하지 않는 팔레스타인이라는 국가를 인정하는 것이 서구 식민주의 국가들 사이에 완전 유행처럼 퍼졌는데요. 이것이 이스라엘이 집단학살을 계속 하도록 연막의 역할을 한다는 팔레스타인 민중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아랍 국가의 군대로 구성된 국제군을 가자에 파견하고, 하마스는 무기를 내려놓아 팔레스타인의 자위권을 포기하고, 이스라엘의 충실한 하수인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권력을 넘겨, 장기적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두 국가가 공존하라는 선언이 통과됐습니다. 이에 미국과 이스라엘은 뉴욕 선언의 최대 수혜자가 하마스라며 반발했습니다.
9/27 국제지명수배범인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유엔 총회에서 77개국 이상이 항의하며 불참하고 퇴장하는 가운데 텅 빈 홀을 향해 연설을 했는데요, 여기서 또다시 2023년 10월 7일에 하마스가 이스라엘 아기들을 “산 채로 불태웠다”는 기존의 거짓말에 더해 “부모님의 눈앞에서” 불태웠다는 거짓말을 추가했습니다. 여담으로 이걸 모든 친이스라엘 서구 언론 – 뉴욕 타임즈, bbc, 가디언, 로이터, AP통신 등이 발언 전문을 제공한답시고 거짓말에 대한 정정 없이 내보냈습니다. 참고로 당일 살해된 아기는 한 명으로 엄마 품안에서 총격으로 살해됐고요, 흔적도 없이 불타 죽은 이스라엘 여아는 이스라엘 점령군의 탱크에 살해됐다는 것이 이스라엘 자체 조사 결과 밝혀져 있습니다.
다시 돌아와, 9/30 트럼프는 20개 항목으로 구성된 휴전안을 발표했습니다. 여기엔 모든 이스라엘 포로는 석방하되 팔레스타인 포로는 극히 일부만 석방하고, 구호품을 받으려던 주민 수천명을 살해한 가짜 인도주의 재단(GHF)을 계속 운영하고, 유럽과 아랍 정부와 협의해 설립한 기구에 토니 블레어를 수장으로 임명해 식민 통치하게 하고, 하마스 및 모든 저항 세력을 무장 해제시키고, 이들이 다시는 이스라엘 식민자들에 저항할 수 없도록 아랍 정부와 미국이 설립한 외국 점령군(“안정화군”)을 파견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서안지구를 불법 영토 병합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없고, 이스라엘 하수인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조차 외국 식민 정부로 대체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내용을 자세히 뜯어보면 온전히 이스라엘 입장에서 씌여졌는데도, 이스라엘의 주장과 모순되는 것들이 들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스라엘은 2005년 이후 가자지구를 군사점령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해 왔는데 여기서는 점령 상태를 인정했고요, 이스라엘이 가자에 억류된 이스라엘 포로 살해에 일조했다는 것도 암시돼 있습니다. 그리고 하마스더러 무장 해제에 더해 터널도 직접 파괴하라고 요구하는데요. 결국 미국과 이스라엘이 인류사에 전례 없는 폭탄을 쏟아부어 집단학살을 자행했는데도 하마스 등 팔레스타인 저항 세력을 패배시키지 못했다는 걸 자인하는 셈이에요. 가자지구에서 긴급히 이뤄진 여론 조사에 따르면 이 휴전안을 지지하는 사람은 8%에 불과했고, 18%는 반대하고, 25%는 강력히 반대하고, 41%는 수정안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20항 휴전안을 발표한 같은 시각,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은 카타르를 다시는 폭격하지 않겠다며 사과했고, 카타르는 이에 만족한다면서 다시 휴전 중재국으로 역할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트럼프와 회의 후 이 휴전안에 사우디, 투르키예, 요르단, 카타르 등이 찬성한다고 밝혔는데요. 다만 9/31에 이 국가들은 애초에 트럼프가 보여줬던 것과 내용이 바뀌었다면서, 네타냐후가 마지막 순간에 개입해서 이스라엘의 안보를 우선하는 문서로 바뀌었다고 반발은 했습니다. 바뀐 부분은 이스라엘 점령군의 가자지구 철수를 하마스의 무장해제와 직접적으로 연결한 점과 나아가 이스라엘에 전체 과정에 대한 거부권을 부여함으로써 언제든 집단학살을 재개할 수 있게 보장해 준 점입니다.
그리고나서 트럼프는 워싱턴 시간으로 일요일 오후 6시까지 합의하지 않으면 “아무도 본 적 없는 지옥”을 열어주겠다고 하마스에 최후통첩처럼 선언습니다. 그동안 이스라엘은 지금 집중 공격 중인 가자 시티에 폭발물로 가득 찬 원격 조종 로봇을 보내고 갇혀 있는 50만 명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강제이주할 “마지막 기회”라고 발표했고, 오늘 새벽, 하마스가 휴전안을 일부 수용한다는 응답을 한 것입니다.
요약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교환 공식에 따라 생존자와 시신을 포함한 모든 포로를 석방하고, 독립적인 기술 관료로 구성된 팔레스타인 기구에 가자지구의 행정권을 이양하는 것을 승인한다는 그동안 거듭 천명한 같은 입장을 보냈고요. 덧붙여 “가자 지구의 미래와 팔레스타인 인민의 정당한 권리와 관련된 다른 사안들은” 하마스가 혼자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전체 민중의 논의와 입장이 필요하고, 또 관련 국제법과 결의안에 기반해야 한다고 답변했습니다.
결국 식민자들에게 항복하지 않을 것이며, 팔레스타인 민중의 의지에 따른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가 수립되고 이 독립 국가의 군대가 생길 때까지 국제법상 보장된 무장할 권리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고, 이 부분에 대해 트럼프가 명시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지속적인 평화에의 의지가 보인다며 이스라엘에 폭격을 멈추라고 명령한 것입니다.
물론 이 집단학살을 멈추게 하기 위해, 협상 과정에서 하마스는 엄청나게 많은 것을 포기했습니다. 애초 10월 7일에 알-아크사 홍수 작전을 결행한 목표가 이스라엘 식민 감옥에 수감된 독립운동가 5천명을 석방한다는 거였는데, 석방 최우선 순위에 있던 파타나 PFLP 같은 다른 정파 소속의 민족 지도자들은 영영 석방될 것 같지 않고, 이스라엘이 무단 감금한 팔레스타인 독립운동가와 주민들은 현재 약 1만 5천명으로 작전 결행 전보다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이스라엘은 여전히 번호로만 적어놓은 채 냉동해 놓은 수백 구의 시신들을 돌려주지 않을 것입니다.
트럼프의 동기에 대해서는, 튀르키예 에르도안 대통령이 하마스의 응답 발표 전에 미리 전화해서 약간 설득을 해놨다거나, 트럼프 지지층인 마가 내부가 이스라엘을 두고 엄청나게 분열하고 있다거나, 무리한 요구를 통해 원래의 목표를 쟁취하는 것이라거나, 흐름이 바뀌고 있어서 어차피 집단학살을 끝낼 때가 오고 있는데 이렇게 편승해서 노벨 평화상을 타려 한다거나 등등 여러 추측이 있습니다만 공통적인 인식은 트럼프를 믿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포로만 돌려받고 집단학살을 바로 재개할 수도 있습니다. 이미 전례도 있습니다. 그래서 약간의 희망이 보이는 지금 더더욱 더 많은 연대가 필요합니다. 지난 일주일간 팔레스타인에 연대하는 이탈리아의 총파업이 한국에서도 많이 화제가 됐는데요. 우리도 더 많은 활동을 함께 하면 좋겠습니다."
발언 이후 휴전이 결정되었는데요. 하지만 뎡야핑 동지는 팔레스타인 1단계 휴전이 발효되었어도 조금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고 강조합니다. 앞서도 이스라엘이 포로만 돌려받고 집단학살을 재개해 왔고, 지금도 그러겠다는 의도를 공공연히 밝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얼마 전 이탈리아에서 집단학살을 끝내라는 총파업이 벌어졌는데요, 이는 가자로 구호품을 싣고 가다 현재는 나포된 글로벌 수무드 선단 운동에 연대하는 의미도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도 ‘해초’님이 이와 유사한 천개의 매들린 호에 탑승했다가 나포되어 한국으로 돌아오셨는데요. 우리 또한 한국에서 더 많은 활동을 만들어, 종국에는 이스라엘로의 무기수출과 모든 공모를 끝장내라고 요구하는 총파업으로 나아가면 좋겠습니다.
"지난 9월 27일 나폴리에서 출발한 가자로 향하는 천개의 매들린 호 배에는 한국의 활동가 해초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 배들은 오늘 오전 현지 시각으로는 새벽, 모두 이스라엘 군에 나포되었고, 활동가들은 구금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첫번째 발언으로는 개척자들의 송 님이 현재 해초가 타고있는 배와 선단 상황을 이야기해주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해초와 한국의 평화항해를 하고 있는 ‘요나스 웨일’이라는 배를 함께 운용하고 있는 프로젝트 매니저 소피아라고 합니다. 상황 설명부터 먼저 드리겠습니다.
해초는 올해 9월 17일 출국해서 프랑스로 이동하였습니다. 시칠리아에서 훈련하며 준비를 하였고, 원래는 9월 24일 출항 예정이었지만, 9월 27일 아홉 대의 세일링 요트로 함께 출항하였습니다. 10월에는 콘시언스 호가 합류하며 10월 7일 숨고르기를 하였습니다. 하마스와 한 패라는 오해 불식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10월 8일 동쪽으로 항해를 시작하였습니다. 오전 10시 가자 전방 230KM 해역을 항진 중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오후 12시 현재 해초와 알라 알 나자르 호는 나포되었습니다. 배들은 아쉬돗 항으로 불법 견인되었고, 그들이 말하는 불법이었습니다,
선원들은 이스라엘에 있는 수감시설로 이송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감된 선원들은 자진 추방을 요청할 것인지, 아니면 법적인 절차를 밟아서 추방당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어디로 추방될지는 아직 미정입니다.
현지에서는 한국대사관이 해초의 신변보호를 위한 대응을 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법적 대응을 위해서는 Thousand of a Madeleine to Gaza라는 팀의 이스라엘 현지의 아달라 법무센터를 통해서 대응할 것이라고 전해들었습니다.
선원들이 이스라엘 해군에 의해 해상에서 체포되었습니다. 모든 경로를 통해 이를 알리고 우리 한국 정부가 이스라엘의 불법체포를 지탄하고 해초를 조속히 석방하도록 촉구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개척자들’과 ‘요나스 웨일’은 앞으로도 더 많은 해초들을 가자항해에 보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우리나라에서 가자까지 평화의 항해를 위한 선단을 조직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신속히 석방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대중과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를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이메일 플랫폼을 출범합니다. ‘라이즈4’라는 이름의 이 플랫폼은 체포 시점에 온라인으로 운영될 예정입니다. 친구, 가족, 그리고 활동가 단체들과 이 플랫폼을 널리 공유하여 정부에 사랑하는 사람들을 석방하고 배를 돌려보내고 집단학살과 반인류 범죄에 대한 그들의 적극적인 가담을 중단하도록 압력을 가할 수 있습니다.
플랫폼 링크를 공유할 예정입니다. 배의 체포가 공식적으로 확인되는 즉시 며칠 전 배에 타고 있던 사람들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하는 얼굴 인식 카메라 영상을 공개할 것입니다. 이런 영상과 사진은 소셜미디어에 널리 공유되어야 합니다.
많은 국가에서 체포 다음날 집단학살에 연루된 장소에 대한 집회, 시위 또는 봉쇄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혼자 있지 마세요. 가자지구의 대량 학살 앞에서 마음이 아픈 모든 사람들,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고통 앞에서 무력감을 느끼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합시다.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우리 생애 가장 위대한 저항과 연대운동 중 하나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껴도 좋습니다. 이 운동은 2008년 이후 계속해서 커지고 있습니다.
수백 명이 가자지구를 향하는 함대에 탑승했고 수천 명이 이를 조직했으며 수백만 명이 팔레스타인과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자유를 얻을 때까지 시위하며 행동하고 싸웠습니다. 오늘 우리는 지금 여기서 팔레스타인을 향한 항해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끝까지 함께 합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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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지난 2주간 스튜디오 알에서 함께 연대하고 취재했던 투쟁현장에 대한 브리핑을 마치겠습니다. 시청해주신 동지여러분, 고맙습니다. 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