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너가 일본에 왜 가? -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고용승계 투쟁에 ‘나의 최선’을 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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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신문

[기고] 너가 일본에 왜 가? -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고용승계 투쟁에 ‘나의 최선’을 다하다

  • 이훈
  • 등록 2024.11.12 12:50
  • 조회수 139

[편집자 주] 일본자본 닛토덴코의 먹튀폐업에 맞서 고공농성을 300일 넘게 전개하고 있는 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들이 일본 본사에 책임을 묻기 위해 원정투쟁을 떠난다. 수많은 외투자본이 한국에 들어와 노동자를 착취하다가 민주노조가 결성되면 공장을 일방적으로 청산하고 먹튀한 역사를 반복해왔다. 일국을 넘어선 공장폐쇄 결정 앞에 많은 민주노조가 무너져왔다. 그래서 외투자본의 먹튀에 맞선 투쟁은 국제적일 수밖에 없다. 기고자는 먹튀폐업에 맞서는 옵티칼하이테크지회의 일본원정투쟁을 기록해 전하려 한다.

 

 

나와 옵티칼지회의 인연은 2023년 8월부터 시작됐다. 우연히 시작한 연대는 점점 자주, 깊이 있게 이루어졌다. 그리고 2024년 11월 12일, 나는 옵티칼 조합원, 민주노총 경북본부 교육국장님과 함께 일본원정투쟁을 떠난다. 이 소식을 들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다. ‘너가... 왜?’ 당사자도 아니고 민주노총, 금속노조의 상근 활동가도 아닌데 서울과 구미를 오가며 시간, 돈을 써서 연대하더니, 이젠 일본까지 가냐고 말한다. 한동안 ‘너가 왜?’라는 질문에 나도 정확히 답하지 못했다. 그러나 오래 생각한 그 답을 지금의 나는 갖고 있다. 공들여 찾은 답을 질문자들에게 전하고자 글로 정리했다.

 

‘나의 최선’을 다하는 우리

현재, 전국에서 수많은 사람이 옵티칼 투쟁에 ‘나의 최선’을 다한다. 매일 찾아와 함께 집회를 하는 것으로, 반찬으로, 한약으로, 기도로, 달걀로, 물로, 글로, 영상으로 그 외에 수많은 것으로.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나의 옵티칼 투쟁‘을 하고 있다. 옵티칼지회는 한국 노동운동계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각자의 환경 때문에 ’나의 최선‘의 범위와 형태가 다를 뿐이다.

 

나의 마음도 같다. 일본에 반드시 가야 할 의무가 내게 있는 건 아니다. 함께 가는 연대자가 꼭 나여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연대자 중 누군가가 꼭 일본에 가서 직접 목소릴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일본원정투쟁은 여러 조건이 맞아야 갈 수 있고, 많은 연대자의 ’나의 최선‘ 형태는 그 조건에 맞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다만, 다행히 나는 최선을 다하면, 일본에 가서 조합원과 함께 싸우는 방식이 가능하다. 그래서 내가 일본에 간다. 일본에 가면 회사와 정부에게 확실히 말할 것이다. 나는 옵티칼에 최선을 다해 연대하는 사람 중 한 명일 뿐이라고. 옵티칼 투쟁을 얕봤다면 큰 오해를 한 거라고. 한국의 노동운동계는 모두 최선을 다해 조합원을 엄호하고 있다고. 고용승계가 이루어질 때까지 아무도 ’나의 최선‘을 포기하지 않을 거라고. 그렇게 말할 것이다. 나는 감히 옵티칼에 최선을 다하는 연대자를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비행기를 탈 것이다.

 

옵티칼 투쟁 승리가 나의 희망

앞으로 평생 노동인권활동을 하고 싶다. 80세까지 한다고 했을 때, 약 52년을 더 할 것이다. 앞으로 있을 약 반세기의 활동 중 옵티칼 투쟁 같은 투쟁을 언제 또 할 수 있을까? 전국에서 사랑받으며, 민주노총과 금속노조가 울타리 역할을 하고, 회사의 법적 압박을 모두 넘어서는, 말 그대로 민주노조의 자존심을 지키는 투쟁. 이 흔치 않은 투쟁에서 꼭 승리하고 싶다. 그리고 승리해야 한다. 한국의 노동운동계가 최선을 다해 엄호하는 이 투쟁이 만약 패배한다면, 앞으로 어떤 투쟁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있을까 고민이 든다.

 

또한 옵티칼 투쟁은 한국 노동자의 미래를 바꾸는 투쟁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외국투기자본은 한국 정부로부터 특혜를 받고 들어와, 한국의 노동자를 착취하며 천문학적인 돈을 벌다가 민주노조가 생기면 곧바로 노동자를 전부 버리고 청산했다. 1989년 오리온전자, 2003년 한국시티즌, 2006년 한국산본, 2008년 한국시티즌정밀, 2020년 한국게이츠, 2022년 영천 다이셀코리아, 2022년 한국와이퍼 등이 모두 그랬다. 그리고 이들 모두가 마지막에 금전적인 합의를 했다. 하지만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는 금전 합의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고용승계만이 유일한 목표이다. 옵티칼 투쟁의 승패는 내가 앞으로 약 50년간 수도 없이 만날 외투기업 노동자의 투쟁 형태를 크게 좌우할 것이다.

 

나는 옵티칼 투쟁을 통해 나의 활동에 희망을 갖고 싶다. 한국 노동운동계가 힘을 모으면 그 어렵다는 ’외국투기자본의 폐업‘도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이다. ’단결하는 노동자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익숙한 문구를 내 눈으로 확인하고 온몸으로 체감하고 싶다. 옵티칼 투쟁이 승리하는 날, 나의 미래 활동에 대한 기대는 자신감으로 부풀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옵티칼 투쟁에 ’나의 최선‘을 다한다.

 

동지들, 옵티칼에 연대하는 우리는 모두 다르면서도 똑같은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부족하겠지만, 일본에서 다 쏟아내고 돌아오겠습니다. 일본에서 소식 자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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