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투쟁] "A학교 성폭력 사안이 제대로 해결될 수 있도록 당당히 끝까지 투쟁하겠습니다." 딥페이크 성폭력 긴급대응집회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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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투쟁] "A학교 성폭력 사안이 제대로 해결될 수 있도록 당당히 끝까지 투쟁하겠습니다." 딥페이크 성폭력 긴급대응집회 발언

  • 양동민
  • 등록 2024.09.12 17:38
  • 조회수 250

 

2024년 9월 6일(금), 보신각에서 열린 ‘텔레그램 딥페이크 성폭력 긴급 대응 집회’에서 지혜복 교사가 발언했다. 지혜복 교사는 A학교에서 벌어진 성폭력 사안, 피해학생의 신원을 노출시키고 사건의 공론화를 막으려 한 학교당국과 교육청, 부당전보되어 싸우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리고 지혜복 교사가 겪은 A학교 성폭력 사안의 처리과정의 문제가, 딥페이크 성폭력 범죄가 10대들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일어난 것과 연결돼있음을 이야기했다. 성차별과 성폭력을 외면해온 가부장적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이며, 교육부가 성관련 교육과정 후퇴, 성인권교육예산 폐지, 청소년 예산 90% 삭감, 성평등 도서 퇴출 등 지난 몇 년사이 심화시켜온 성평등 교육의 총체적 위기를 이야기했다. 그리고 교육노동자로서, 여성노동자로서, 부당전보에 굴하지 않고 A학교 성폭력 사안의 제대로 된 해결을 위해 당당히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다짐을 밝혔다.

 

 

 

현장에서는 ‘딥페이크 성폭력 사태에 직면해 지혜복 교사 투쟁을 지지하는 여성, 노동자, 시민 서명운동’도 함께 진행되었다. 집회에 참가한 많은 사람들이 서명운동에 동참해주었다.

 

아래는 지혜복 교사의 발언 전문이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A학교에서 일어난 학내 성폭력 사안을 제대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다 부당전보 되어, 8개월 째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매일 투쟁하고 있는 교육노동자 지혜복입니다. 

 

오늘 여러분들과 함께 저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어 참으로 기쁩니다. 다시 한 번 인사드리겠습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작년 5월 말 여학생들과의 상담 과정에서 학생 간 성폭력 사안이 2년간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학교관리자들에게 보고하고 무기명 설문조사를 긴급하게 실시하였더니 여학생의 3분의 2가 다양한 성폭력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6명의 피해 학생이 용기를 내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신고했습니다. 그러나 A학교 관리자들은 성폭력을 제대로 해결하기는커녕 사건을 축소하고 2차 피해를 유발했습니다. 

 

학교 내 학폭전담기구의 조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조사 담당자가 피해 학생 신원을 유출했고, 그는 피해학생들을 생활지도부로 불러 공개 조사하였으며, 심지어 수업 시간까지 찾아가 생활지도부로 오라며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하였습니다. 

 

또한 가해 학생 보호자만 연락을 취하고 피해 학생 보호자에게 일체 연락하지 않았으며 피해 학생을 조사하는 과정에 법정대리인 내지 보호자가 동석하는 보호조치도 전혀 없었습니다. 

 

저는 서울시교육청에 이 사안을 제대로 해결해야 한다며 공익제보했습니다. 그러나 교육청은 2달 후 학교 조사 과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그러나 학교 안 상황은 최악이었고 피해 학생들을 이대로 둘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타에 재조사를 요청하였습니다. 

 

8개월 만에 작년 말 12. 27. 다행히 시정 권고 조치가 학교에 내려왔습니다. 시정 조치가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올해 하나씩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을 지속적으로 요구할 생각이었습니다. 피해 학생들이 이제 자신감을 다시 회복하고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한, 그리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보내게 될 거라고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A학교는 사건을 제대로 해결하기는커녕 저를 부당전보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성폭력 사안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피해 학생들을 두고 이대로 떠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부당전보된 학교로의 출근을 거부하고 다시 A학교로 되돌아가기 위한 싸움을 시작했습니다. 올해 1. 21. 아침, 서울시교육청 앞으로 나가 영하 20도의 강추위 속에서 싸움을 시작해 이제 가장 더운 계절을 지나고 있습니다. 

 

학교관리자, 중부교육지원청, 서울시교육청은 하나가 되어 누구도 일체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피해 학생과 보호자, 교사의 목소리를 지우며 조력한 교사의 노동권을 박탈하면서까지 이 사안이 잘 해결된 것으로 공식 발표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이제는 저를 중징계하겠다고 9. 12. 징계위를 소집해 해직시킨다고 합니다. 

 

저는 딥페이크 성폭력이 하루 아침에 일어난 일이 아니라, 그 배경에는 오랫동안 성차별과 성폭력을 외면해 온 이 가부장적 자본주의 사회와 교육당국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단적인 사례로 A학교에서 일어난 사안입니다. 그래서 딥페이크 성범죄 가해자의 75.8%가 10대이며, 디지털 성범죄 가해 아동·청소년 10명 중 9명은 ‘범죄’라는 인식 없이 디지털 성범죄에 가담했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딥페이크 성폭력 사태가 일어나자 교육 현장에서는 여학생들을 모아놓고 “니들이 스스로 사진을 지우고 조심해야 된다”고 했답니다. 그런데 SNS 사진을 지우게 한다고 딥페이크가 사라질까요? 그동안 과연 교육당국은 이런 지경에 이르기까지 무엇을 했습니까? 

 

오히려 교육부는 2022년 개정교육과정에서 ‘성소수자’, ‘성평등’, ‘재생산’, ‘섹슈얼리티’ 표현을 삭제했으며, 

 

여성가족부는 올해 ‘성인권교육’ 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 폐지했습니다. 

 

이를 포함해 여성가족부 청소년 예산 90%도 중단됐습니다. 학교와 전국의 도서관에서는 성평등 도서들이 줄줄이 퇴출당하거나 열람이 제한되고 있습니다. 

 

청소년 성평등 교육은 총체적인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청소년 딥페이크 성폭력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포괄적 성교육을 비롯해 성평등한 교육을 위한 교육당국의 긴급한 노력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학교 내 성평등 교육 수업시수가 확보되고 교육과정에 반드시 편성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성평등 교육이 학교 현장에서 제대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성폭력 피해를 호소하는 학생들과 이들의 곁에 선 교육노동자들의 목소리와 권리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학교 내 성폭력 피해를 외면하는 이 부당한 현실에 맞서, 중징계 협박에 맞서서, 싸우겠습니다. 굴복하지 않겠습니다. 

 

A학교로 돌아가 성폭력 사안이 제대로 해결될 수 있도록 여성노동자로서, 교육노동자로서 당당하게 끝까지 투쟁하겠습니다. 

 

이 투쟁이 승리할 수 있도록 여러분께서도 더 많은 지지와 연대를 보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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