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범죄 동조자 유발 샤니 교수는 고려대를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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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신문

전쟁범죄 동조자 유발 샤니 교수는 고려대를 떠나라!

고려대의 예루살렘 히브리대학 유발 샤니 교수 초청강연에 맞선 학술보이콧 운동이 벌어지다

  • 최종현
  • 등록 2026.01.23 16:36
  • 조회수 162

1월 19일 오후 1시 고려대학교 SK미래관 앞에서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고려대 구성원 및 시민사회 일동'이 '고려대학교의 유발 샤니 이스라엘 교수 초빙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같은 날 오후 2시부터 휴먼아시아와 고려대 국제인권센터, 국제대학원 등이 주최하는 '국제 AI 인권장전 세미나'에 기조강연자로 유발 샤니(Yuval Shany) 예루살렘 히브리대학 법학교수가 참여하는 것을 규탄하고 이를 보이콧하기 위해서였다. 재한 팔레스타인 학생, 고려대학교 학부생, 대학원생, 강사,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시민사회 구성원 등 다양한 이들이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참여하며 유발 샤니 교수와 고려대학교를 목소리 높여 규탄했다.

 

기자회견 전후로 유발 샤니 초청에 맞선 항의행동이 고려대 곳곳에서 이루어졌다. 강연 5일 전부터 주요 게시판에 유발 샤니와 그를 초청한 고려대를 규탄하는 대자보가 붙고, 학내 구성원 대상연서명이 진행되었다. 기자회견 직후에는 강연장 입구에서 ‘고려대는 이스라엘 전쟁범죄 동조자와 학술협력 동결하라!’, ‘집단학살 옹호하는 유발샤니 규탄한다!’ 등 항의 구호를 함께 외치고, 강연 후에는 캠퍼스를 떠나는 유발 샤니를 쫓아 항의 피케팅을 진행했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식민점령과 집단학살이 지속되는 와중에, 집단학살을 정당화하는 이스라엘 학자를 초청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그것도 ‘인권’을 주제로! 이스라엘이 학교, 대학 등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무차별적 폭격과 학살, 이른바 교육학살(Scholasticide)을 자행했음을 고려하면, 고려대를 비롯한 한국 대학과 이스라엘 학계의 교류는 그 자체로 규탄 대상이다.

 

이 기사는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과 유발 샤니 교수가, 이스라엘의 집단학살과 식민점령에 어떻게 이바지하는지 규명하고자 한다. 이들의 진상이 드러날수록, 이들과 협력하는 한국 대학과 학계가 팔레스타인 점령과 학살에 얼마나 깊숙이 공모하고 있는지, 팔레스타인 점령과 학살에 얼마나 무책임하고 근시안적인지 드러날 것이다. 대자보 문구를 일부 인용하자면, “강의실이 호화로운 만큼, 그럴싸한 이론이 마이크를 통해 또렷하게 전달되는 만큼, 연사들의 높은 명망만큼, 커져가는 참여자들의 박수소리만큼, 팔레스타인의 비참한 현실과의 대조는 강연을 더욱 우스꽝스럽게 만들 것이다. 축제 같은 분위기 아래 펼쳐지는 공허한 ‘인권과 평화’의 아우성이 집단학살과 식민점령을 외면하는 침묵을 더욱 부각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예루살렘 히브리대학: 집단학살과 식민점령의 씽크탱크

 

유발 샤니가 재직 중인 예루살렘 히브리대학은 어떤 곳인가. 2024년 9월 20일, ‘팔레스타인 대학교수 및 직원 노조연맹’(PFUUPE)과 ‘팔레스타인 과학기술 아카데미’(PalAST)는 이스라엘 대학들이 어떻게 팔레스타인 점령과 집단학살에 기여하고 있는지 각 대학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이에 대한 보이콧과 협력 중단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공동으로 발행했다. ‘교육학살’에 직면한 팔레스타인 학계 구성원들은 호소문을 통해 “모든 팔레스타인인을 억압하는 이스라엘의 76년 정착민 식민지 분리주의 통치, 그리고 현재 국제사법재판소가 점령지 가자지구에서 230만 명의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집단학살이라고 판결한 사건에서 핵심 역할”을 해왔으며, 이스라엘 학술기관들이 국제법을 위반해 왔기 때문에 윤리적 고려와 국제법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모든 관계를 단절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호소문은 예루살렘 히브리대학이 팔레스타인 집단학살과 교육학살에 대한 직접적 공범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

 

유발 샤니는 예루살렘 히브리대학 스코푸스산(Mount Scopus) 캠퍼스에 재직 중이다. 스코푸스산 캠퍼스가 위치한 동예루살렘은 1967년 이스라엘이 군사점령한 땅으로, 이곳에 점령국 시민들이 거주하는 것은 국제법상 불법이다. 점령지에 세워진 캠퍼스 역시 이스라엘 정착촌과 마찬가지로 존재 자체가 제4차 제네바협약을 위반하는 중대한 전쟁범죄에 해당한다. 따라서 여기 속한 교수 등 종사자 개인 역시 적극적인 전쟁범죄 공모자로서 보이콧 대상이다.

 

히브리대학교는 고교졸업자 중 소수 엘리트를 선발하여 첨단 군사과학 인재로 육성시키는 ‘탈피오트’ 군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해당 프로젝트는 이스라엘 공군과 육군의 후원을 받는다. 탈피오트 프로그램을 졸업한 이들은 군복무와 고등교육을 병행하며 이스라엘군의 R&D와 정보전에 동원된다. 탈피오트 프로그램은 이명박정권 시기 국방부 주도로 고려대학교에 설립된 계약학과인 사이버국방학과 설립과 운영에 롤모델이 되기도 하였다.

 

잠시 동예루살렘에 주목해보자. 2024년 7월 국제사법재판소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동예루살렘·서안지구·가자지구) 군사점령이 불법이라고 결정하고, 이에 따라 2024년 9월 유엔총회가 각국에 이스라엘이 불법 점령지에서 철수하도록 경제, 외교, 군사, 기타 모든 수단을 동원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바로 지금 동예루살렘에서는 정반대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의 군사점령과 통제, 정착민 폭력은 날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심지어 1월 19일 이스라엘 식민당국은 동예루살렘에 위치한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 구호기구(UNRWA) 본부를 철거했다.[1] 이는 이스라엘 당국이 2024년 UNRWA를 불법화하고, UNRWA 직원들을 표적 살해하고, 산하 학교, 병원 등 구호시설을 파괴해온 행위와 밀접하게 연관이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휴먼아시아는 불과 며칠 전 요르단 제라시 팔레스타인 난민캠프에서 구호활동을 진행했다고 SNS에 게시했다. 물론 이러한 구호행위까지 부적절하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난민 구호활동은 필연적으로 다음 질문에 직면한다. “‘팔레스타인 난민’이란 무엇인가?” 팔레스타인 난민은 1948년 이스라엘 건국과 나크바에서 기원한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땅에서 저지른 인종청소와 원주민 추방의 결과가 요르단, 이집트, 레바논 등 아랍과 전 세계에 퍼진 팔레스타인 난민이다. 비참한 현상유지가 아닌, 팔레스타인 고향 땅으로의 귀환이야말로 세대를 초월하는 팔레스타인 난민의 염원이다. 팔레스타인 민중의 자결권과 귀환권은 유엔총회결의 194에 명시되어 있지만, 그 실현을 위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시온주의 체제의 철폐다. 시온주의를 정치적, 이데올로기적으로 지탱하는 대학 등 이스라엘 국가기구에 대한 단호한 거부는 시민사회와 NGO에게도 요구되는 책임이다. 예루살렘 히브리대학 역시 여기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

 

 

자유주의적 시온주의자 유발 샤니 교수: 이스라엘군의 집단학살을 정당화하다

 

 

「국제 AI 인권장전 세미나」의 주최측은 유발 샤니를 예루살렘 히브리대 법학교수, 옥스포드 대학교 AI 윤리 연구소 석좌연구위원, 전 유엔 자유권위원회 위원장 등 화려한 직함으로 소개했다. 이는 여타 학술행사에서 공개된 유발 샤니의 이력과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유발 샤니를 환대하는 이들이 잘 언급하지 않는 이력이 있다. 유발 샤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과 이스라엘군, 이스라엘 법무부의 자문을 맡아왔다. 학살자 네타냐후와 이스라엘 점령군은 말할 것도 없고, 이스라엘 법무부 역시 점령과 학살의 체제를 유지하는 국가기관의 핵심이다. 이스라엘 군과 정부부처와 함께 일한 경력으로 인해 2018년 유발 샤니가 유엔 자유권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될 당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선택적으로 나열된 경력이 그의 손에 묻은 피까지 지울 수는 없다.

 

법률학자로서 유발 샤니의 ‘전문성’과 학술적 권위는 이스라엘군의 집단학살과 식민점령을 옹호하는 데 쓰인다. 유발 샤니는 국제법 전문매체인 〈저스트 시큐리티〉에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을 정당화하는 논설을 꾸준히 기고하고 있다. 이러한 논설은 2023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기한 집단학살(Genocide) 소송, 2024년 국제앰네스티의 팔레스타인 집단학살 보고서, 유엔 등 국제기구의 집단학살 규탄 등을 주로 겨냥한다.

 

2023년 10월 논설을 살펴보면,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10월 9일 사용한 “전면 봉쇄(total siege)”가 오해의 소지가 있으며, 이스라엘군이 민간인들이 가자 남부로의 이동을 적극적으로 권장했기에 국제법을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이 민간 시설을 표적 삼아 공격하고 공공 서비스로의 접근을 차단한 행보에 대해 유엔 사무총장이 언급한 “집단처벌”[2]에 관해서도, 집단처벌 규정이 합법적 조치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며 이스라엘군에 면죄부를 부여했다.

 

2024년 10월 국제엠네스티 보고서 반박기고에서는, 이스라엘이 민간인 사상자를 줄이기 위해 여러 조치를 취했으며, 여러 건의 국제인도법 위반이 발생하여 보호대상집단 구성원들에게 상당한 피해를 입혔다는 사실만으로 집단학살이라고 추론할 수는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같은 매체의 팟캐스트에서는 ‘이스라엘이 민간인들에게 특정 지역을 떠나라고 미리 경고를 하는 등, 피해 최소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집단학살이 2년 넘게 지속되는 지금, 우리는 이러한 옹호가 철저히 거짓임을 보고 있다. 가자 남부 라파는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무참하게 파괴되었고, 이후 벌어진 것은 가자지구 전역의 끔찍한 기아였다. 이스라엘군은 병원, 학교, 주거지 등 생존에 필수적인 민간 시설을 파괴했으며 가자지구 주민들은 최소한의 생존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이스라엘군은 민간 시설 폭격 후 민간인을 구조하러 오는 구급대원 등을 공격하는 ‘더블 탭’ 전술을 시험하기도 했다.

 

유발 샤니 초청강연 주제가 ‘AI의 윤리적 활용’이라는 사실은 더욱 아이러니하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AI기술이 팔레스타인 민중을 '효율적'으로 학살하고, 식민점령을 공고화하는 데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2025년 7월, 유엔 팔레스타인 점령지 특별보고관 보고서 "(가자지구) 점령 경제에서 집단학살 경제로"는 이스라엘 점령군이 데이터 처리 및 표적 목록 생성에 각종 인공지능 시스템을 개발해 활용하고 있으며, 빅테크 기업과 대학은 이스라엘과 협력하며 이윤을 쌓고 있음을 지적한다.

 

강연 직후, 고려대학교 학생들이 강연장을 나서는 유발 샤니에게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에 대한 입장을 묻자, 유발 샤니는 ‘나는 AI에 대해 말하기 위해 여기에 왔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AI를 집단학살에 활용 중인 자국의 책임을 철저하게 외면하는 대답이다. 이러한 인식은 그가 쓴 「국제 AI 인권장전의 필요성과 실현가능성 백서」에서도 드러난다. 백서는 다양한 법령과 사례를 들어 AI의 윤리적 이용에 대해 역설하나, AI를 집단학살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이스라엘에 대한 문제제기는 단 한마디도 없다.

 

이러한 유발 샤니의 입장과 행보는 소위 ‘자유주의적 시온주의자’들의 일반적인 특징에 부합한다. 그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유대인의 민족자결권과 팔레스타인인의 권리를 모두 지지한다고 주장한다

2. 종종 이스라엘 정부 또는 정착민들을 비판하지만, 절대 시온주의 이념 자체를 비판하지 않는다

3. 팔레스타인 귀환권 보장을 거부하고 정착민 식민주의 폭력을 경시하면서 ‘두 국가 해법’을 주창한다

 

자유주의적 시온주의는 유대 국가와 함께 민주주의와 인권도 지지한다고 주장하지만, 결국 유대민족국가체제를 옹호할 뿐이다.

 

 

가자 구호선단에 참여한 한국 시민 납치까지 선동하다

 

2025년 10월 초, 이스라엘군은 구호물품을 싣고 가자지구로 향하던 ‘천개의 매들린 호’ 선단에 참여한 한국인 활동가 해초를 공해상에서 납치하고 강제 구금했다. 해초 활동가뿐만 아니라 ‘글로벌 수무드 함대’ 등 선단 수십 척이 이스라엘에 의해 나포되고 그레타 툰베리를 비롯한 활동가 수백 명이 강제 구금과 잔혹한 폭력을 겪었다.

 

이 피랍에 대해 유발 샤니도 한마디를 얹었다. 유발 샤니는 가자 구호선단 나포에 대해, ‘가자지구 봉쇄가 무기반입을 막으려는 군사적 목적이라고 정당화될 수 있기에, 선박들이 이 봉쇄를 깨려는 의도를 가졌다면 사전경고 후 나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자 봉쇄는 정당하며 이스라엘군의 구호활동가 납치도 정당하다는 것이다.

 

이스라엘군의 구호활동가 납치마저 정당화한 인물을, 인권 주제 강연에 기조강연자로 세우는 고려대학교의 행보를 도대체 무엇으로 정당화할 수 있을까? 이스라엘 군/정부 자문 이력을 누락하고, 학살과 점령에 이어 구호활동가 납치까지 정당화하는 유발 샤니 교수의 과오에 대한 침묵은 또 하나의 학살 공모행위이다.

 

이스라엘의 집단학살과 식민점령을 정상으로 포장하는 모든 시도에 저항하라

 

필자는 이스라엘 대학과 학술기관이 집단학살과 아파르트헤이트 체제에 복무하고 있으며, 이들이 보이콧의 대상임을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질문들이 나올 수 있다. 이스라엘 기관에 속한 개인까지 보이콧하는 것은 과도하지 않은가? 학술보이콧으로 학문의 자유와 독립성이 과도하게 침해당할 수 있는 것은 아닌가? 일란 파페처럼 시온주의 체제 철폐를 요구하는 이스라엘 출신 학자들도 있지 않은가? 기자회견 후, 고려대학교 국제인권센터장이자 휴먼아시아 대표이사인 서창록 고려대 교수가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학생 공동행동>에 보낸 메일도 이러한 논지다.

 

이러한 이유로, 국적이나 소속을 이유로 학술행사 자체를 중단하거나 발언의 기회를 사전에 제한하는 것은 학문의 자율성과 대학의 기본 원칙과 양립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학술행사는 특정 국가나 정부의 정책, 군사행위, 또는 정치적 입장을 대변하거나 정당화하기 위한 자리가 아닙니다.

 

유발 섀니 교수는 오랫동안 국제 인권 규범의 형성과 발전을 연구해 온 학자로, 유엔 자유권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습니다. 또한 디지털 기술과 인권의 관계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해 온, 이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학자입니다. 그의 국적이나 소속 기관을 이유로 이번 학술행사에서의 참여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인권 규범의 진전을 이끌어 온 학문적 논의의 취지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이는 진부하고 태만한 변명이다. 이런 변명은 ‘이스라엘 학술·문화 보이콧 팔레스타인 캠페인’(Palestinian Campaign for the Academic and Cultural Boycott of Israel; 이하 학술 보이콧 캠페인) 속에서 숱하게 반박되어왔다.

 

학술보이콧 운동은 특정 개인의 정체성이나 견해만으로 개인을 보이콧하지 않는다. 학술 보이콧 캠페인 가이드라인은 이스라엘 학자들이 이스라엘 연구기관에 소속되어 있다는 사실 자체는 보이콧을 적용할 근거가 될 수 없으며, 학문의 자유에 대한 침해에 해당할 수 있음을 명확히 한다. 그러나 학술 보이콧 캠페인 가이드라인은 이스라엘의 점령과 학살에 직간접적으로 공모하거나 연루된 개인은 보이콧 대상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앞서 설명했듯, 유발 샤니가 보이콧 대상인 이유는 단순히 이스라엘 학자라서가 아니다. 인권과 국제법을 다루는 강연에 이러한 인사를 기조강연자로 초청하는 것은, 학술보이콧 가이드라인이 명시하듯 점령과 학살을 ‘정상화’(normalization)[3]하려는, 즉 점령과 학살을 정상으로 포장하려는 기획이다. 이러한 정상화 기획은 직접적 집단학살 가담, 노골적 학살 선동에 비해 간과되기 쉽다. 그러나 정상화 기획은 자기 논거를 ‘국제법’, ‘인권’, ‘학술적’ 중립 따위에 두기에, 시온주의를 보다 교묘하게 정당화하는 데 동원된다.

 

한국에서 석사과정에 다니는 팔레스타인인 타렉 함단은, 기자회견에서 다음과 같이 학계의 책임을 요구했다.

 

(이스라엘의 집단학살과 교육학살이 지속되는 와중에)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교 법학부 유발 샤니 교수 국제 인공지능 인권장전 세미나 연사로 초청한 모욕적 결정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스라엘과 인권 함께 논할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은, 이스라엘이 인권을 무시하고 직접 유린하는 현실을 이야기하는 경우일 뿐이지, 그 어떠한 방식으로건 학술적 의미의 인권을 논할 발언장을 제공하는 것이 아닙니다.

 

학계가 조작된 합의를 받아들이도록 방치할 수 없습니다. 거리는 저항 행렬로 가득합니다. 지금 필요한 논의는 더 이상 너무 복잡하다가 아니라, 그들이 아이들을 또 살해하다니 믿을 수 없다입니다. 우리가 인권을 설파하면서도 국제적 살인자들을 학문의 전당에 초청해 인권 이야기하게 한다면, 우리 청년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보여주는 것입니까?

 

고려대학교가 세미나를 열고자 한다면, 저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절단장애 아동이 발생하는 곳이 팔레스타인이라는 현실을 다루는 세미나를 요구합니다. 저는 팔레스타인에서 학교, 어린이집, 대학을 겨냥한 직접적 폭격을 논의하는 세미나를 요구합니다. 저는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는 인권침해를 다루는 세미나를 요구합니다.

 

유발 샤니 초청은 1월 19일 기자회견에서 박민상 공공운수노조 대학원생노조지부 고려대분회 조합원이 지적했듯, 학술적 중립과 학계의 권위를 명분으로 학살과 파괴를 묵인하고 연장하는 행위이다. 당면한 폭력과 부정의 앞에 침묵하는 학문은 잡담에 불과하다. 가자지구 학자들과 대학 책임자들의 공개서한을 기억하자.

 

우리는 전 세계의 친구들과 동료들에게, 점령된 팔레스타인에서 계속되는 교육학살에 맞서 저항하자고 호소합니다. 파괴된 팔레스타인의 대학 재건을 위해 협력하자고 호소합니다. 팔레스타인 학술기관을 무력화하고 훼손하며 약화하는 모든 계획을 거부하자고 호소합니다.

 

더욱 철저한 학술보이콧 실천으로 한국의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을 확장해 나가자

 

이번 고려대학교 유발 샤니 교수 초청 규탄 기자회견과 항의행동은 한국 대학과 시온주의 학자의 협력에 저항한 첫 사례다. 학술보이콧 운동에 대한 이스라엘 당국의 신경질적인 반응은, 역설적으로 이 운동이 팔레스타인 해방운동에 의미있게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 대학과 이스라엘 학계의 협력이 강화되는 지금, 학술보이콧 운동은 대학 내에서 팔레스타인 해방운동을 확대하는 또 하나의 계기다. 팔레스타인 해방을 향한 싸움을 확대하자!

 


[1] 철거에는 한국 기업인 HD현대가 생산한 굴삭기가 사용되었다.

[2]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023년 10월 “하마스의 공격이 팔레스타인 민중에 대한 집단처벌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집단처벌은 제4차 제네바 협약에서 금지한 전쟁범죄로, 일부 개인의 행위에 대해 집단 전체를 처벌하는 것을 뜻한다. http://www.snujn.com/news/74022

[3] 학술 보이콧 가이드라인은 이스라엘 ‘정상화’ 프로젝트를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양자건 다자건, 팔레스타인인과(또는) 다른 아랍 지역인이 한편에, 이스라엘인이 다른 한편에 참여하는 문화활동, 프로젝트, 행사, 생산물 중 억압자와 피억압자 사이에 대칭성/동등성이 존재한다는 그릇된 전제를 바탕으로 하거나, 식민 지배자와 식민 지배를 받는 자가 소위 ‘갈등’에 같은 책임이 있다고 가정하는 것들은, 지적으로 부정직하고 도덕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한 형태의 ‘정상화’에 해당하며 보이콧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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