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려오는 3개 메가프로젝트 노동개악, 사회적 대화를 걷어치우고 투쟁의 전열을 정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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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신문

몰려오는 3개 메가프로젝트 노동개악, 사회적 대화를 걷어치우고 투쟁의 전열을 정비하자

  • 차용준
  • 등록 2026.08.12 19:55
  • 조회수 416

이재명 대통령은 3대 메가프로젝트에 대해 속도전을 넘어 ‘전격전’을 주문했다. 정권이 그토록 밀어붙이는 메가프로젝트와 함께, 전면적 노동개악이 오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것만 메가특구 △주 52시간 상한 제외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 △파견 허용 업무 확대 등 비정규직을 확대하고 자본을 위한 무제한적 노동시간을 강요하는 조치들이 추진되고 있다. 지금, 노동운동은 ‘사회적 대화’가 아니라 국가와 자본에 맞선 총파업 총투쟁에 나서야 한다.

 

사진: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노동절의 축배

 

지난 노동절,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단상에 올라 환한 표정으로 사진을 찍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양경수 위원장의 환한 웃음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은 메가특구특별법으로 노동개악 추진의사를 분명히 했다. 자신들의 야당 시절 내걸었던 반도체특별법 내 '주 52시간제 예외' 반대 방침도 손바닥 뒤집듯 뒤엎어 버렸다. 급기야 민주노총 광주본부와 전남본부는 메가특구를 환영하는 성명까지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정부가 주도하는 '3대 메가프로젝트'와 이를 뒷받침할 '메가특구특별법'은 주 52시간제 예외, 기간제 사용 기간 4년으로 연장, 파견 업종 확대 등 명백한 노동권 후퇴와 노동유연화를 강요하는 신호탄이다. 자본가들이 이 개악을 메가특구에만 한정 짓지 않고,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운운하며 전 산업으로 확대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그러나 지도부는 투쟁의 칼을 빼 들기는커녕, ‘사회적 교섭’(노사정 대화) 복귀를 공식화하며  자본과의 타협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투항적 기조는 중앙 지도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많은 산하 지역본부 역시 지자체 단위 '노사민정협의회'나 '지역 교섭'이라는 이름으로 이와 다를 바 없는 행보를 보이며 투쟁의 날을 무디게 만들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나 ‘상생’을 명분으로 포장된 지역 노사정 대화 시도들은, 결국 메가특구와 같은 자본의 거대한 착취 실험장에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하며 노동자계급을 들러리로 전락시킬 것이다.

 

노동개악이 몰려오는 지금, 중앙이건 지역이건 기만적인 사회적 대화 기구에 민주노총을 얽매려는 지도부가 과연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투쟁으로 쟁취할 수 있겠는가?

 

사진: 뉴스1

 

자본가들의 축배

 

정부가 추진하는 메가특구 노동특례는 ‘첨단산업 육성’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내세우지만, 그 실질은 비정규직을 확대하고, 노동시간 규제를 허무는 노동개악이다.

 

정부는 메가특구 내 기간제 노동자 사용기간을 현행 2년에서 최대 4년으로 연장 추진하고 있다. ‘노동자의 서면 동의’를 전제한다고 하나, 애초 자본과 노동자의 힘은 대등하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자의 동의’ 확인은 당연히 해고 압박을 동반하는 강제일 수밖에 없다. 기간제 사용기간 확대는 자본의 숙원사업 중 하나다. 방안이 시행되면 메가특구 내 기업은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고도 4년 동안 단물만 빼먹고 버릴 권한을 확보하게 되며, ‘정규직 전환’을 미끼로 한 직장 내 갑질이나 부당 노동 강요에 노동자가 노출되는 기간도 그만큼 길어진다.

 

또한, 반도체·인공지능 등 연구개발 인력에 대해 주 52시간 한도 예외를 추진하고 있다. 연구개발 현장의 장시간 노동은 주 52시간으로는 업무를 감당할 수 없기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충분한 인력을 고용해 노동 강도를 줄이는 대신, 기존 노동자를 더 오래 일하게 해 비용을 줄이려는 자본의 선택이다. 주 52시간이라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마저 허물면, 밤샘과 연속 근무가 일상화되고 노동자의 건강과 삶은 심각하게 파괴될 것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일정 소득 이상 노동자를 노동시간 규제와 연장노동 수당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이른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도 추진하고 있다.

 

파견 허용 업무 대폭 확대 역시 추진되고 있다. 현행법은 파견노동자를 사용할 수 있는 범위를 청소, 경비 등 32개 업무로 제한하고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에 대한 파견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정부의 조치는 동일한 일을 하면서도 임금과 복지에서 심각한 차별을 받는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킬 것이다. 이는 자본에게 세계시장 내 경쟁에서 우위를 안기는 선물이 될 것이다.

 

최대 6개월로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을 확대하는 개악 역시 추진되고 있다. 현재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은 일반 업무는 1개월, 신상품·신기술 연구개발 업무는 최대 3개월이다. 정부는 이를 최대 6개월까지 확대하려 한다. 정산기간이 6개월로 늘어나면 특정 기간에 노동시간을 집중시킨 뒤 나머지 기간의 노동시간을 줄여 전체 평균을 맞출 수 있다. 자본은 이를 통해 집중 기간에는 주 80시간 이상의 살인적인 장시간 노동을 강제할 수 있다. 당연히 초과근로수당 등도 없을 것이다. 자본은 노동자들의 건강권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생산일정이나 프로젝트 마감에 맞춰 인간의 노동시간을 고무줄처럼 늘이고 줄이면, 노동자의 일상생활과 생체 리듬을 철저히 붕괴시킬 것이다. 노동자들은 진짜 ‘노예’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사회적 대화의 환상을 깨고 단위 사업장의 울타리를 넘어, 자본에 맞선 투쟁으로!

 

상층부의 타협적인 노사정 대화 기조에도 불구하고, 기층 현장 노동자들의 투쟁 열망은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 하청, 파견, 용역이라는 이름 아래 수십 년간 자행된 중간착취의 굴레를 끊어내고, ‘진짜 사장’인 원청과 직접 교섭하겠다며 투쟁에 나서고 있다.

 

우리는 이 투쟁을 개별 사업장이나 단위노조의 원청교섭 쟁취에만 가두어 두어서는 안 된다. 지금 우리 머리 위에는 개별 현장의 승리를 단숨에 집어삼킬 ‘메가특구특별법’이라는 폭탄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메가특구특별법에 담긴 규제 특례는 합법적인 무한 착취를 보장하는 '노동 개악의 종합판'이 될 것이다.

 

우리가 현장에서 피를 토하며 원청교섭을 요구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무분별한 간접고용과 비정규직 양산 체제를 끝장내기 위해서다. 그런데 메가특구는 바로 그 간접고용과 장시간 노동을 전체 노동시장으로 확장하는 교두보다. 이 법안이 통과되어 전국 곳곳에 '노동권 예외지대'가 들어선다면, 우리가 힘겹게 쟁취해 낸 원청교섭의 성과조차 거대한 규제 완화의 해일 앞에 모래성처럼 휩쓸려 갈 것이다. 자본은 더 싸고 유연한 노동력이 널린 메가특구로 공장을 빼돌리고, 특구의 기준을 전국 표준으로 만들자며 우리 목을 조여올 것이다.

 

그렇기에 단위노조의 원청교섭 투쟁과 메가특구 저지 투쟁은 결코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싸움이다. 하청 노동자가 원청을 향해 쏟아낸 분노는 각 사업장 ‘진짜 사장’들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생존권을 제물 삼아 이윤축적을 확대하려는 국가권력으로, 또한 자본의 이윤을 위한 국가적 동원 사업인 3대 메가프로젝트로 향해야 한다.

 

민주노총과 노동운동은 만연한 '사회적 대화'와 '상생 교섭'의 환상을 단호히 끊어내고, 현장의 힘을 더 넓은 전선으로 확장해야 한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사회적 대화 복귀 같은 기만적인 타협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조합원들에게 사과함과 동시에 전면적인 대정부 투쟁을 선언해야 한다. 투쟁의 의지를 모아내고 조합원들에게 명확한 전망을 밝히는 것, 그것이 지금 민주노총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7월 15일 민주노총 총파업 서울 집회 사진: 노동과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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