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에서 이재명으로
기울어진 운동장, 불평등의 기울기가 작아졌는가?
이재명 정부의 구조적 착취와 억압, 싸우는 여성 노동자의 힘이 필요하다!
광장에서 목이 터져라 외친 평등, 차별 철폐, 권리, 노동, 민주주의는 어디에 있는가?
한국은 OECD 국가 중 성별 임금격차가 가장 높은 국가이자, 노인빈곤률과 고령여성 빈곤률 모두 가장 높은 국가다. 자살률은 가장 높고 출생률은 가장 낮은 국가다. 성소수자 권리는 최하위권이다. 이재명 정부 들어 젠더 불평등과 노동자 민중의 고통스러운 현실이 나아가졌는가? 기울어진 운동장, 불평등의 기울기가 조금이라도 줄어들었는가?
세계적으로 경제, 사회, 정치, 재생산, 기후 등 위기의 시대, 전쟁의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다. 이재명 정부는 전략산업 육성과 노동개악, 사회적 대화-노사협조주의 강화, 남성 역차별을 해소하는 성평등, K-방산 등 성장 정책을 표방하며 2026년 성장하는 자본주의를 말하고 있다. 자본의 몫을 키우면, CEO가 아닌 여성과 성소수자의 권리가 보장되고 노동자민중의 고통이 줄어든다고?
이재명 정부와 자본의 이러한 행보는 노동과 권리, 여성과 성소수자, 평등을 지우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성장주의 정책의 핵심은 체제의 위기, 그 책임을 노동자 민중에게 더 노골적으로 전가하는 자본가 살리기다. 구조적 성차별을 없애려는 대책도 없다. 젠더평등의 기반을 허무는 이러한 행보는 윤석열을 비롯해 역대 정부 정책의 연장선이다.
평등은 정부와 자본에 맞서지 않고 진전될 수 없다. 정부, 자본과의 상생이나 기존 정당에 대한 투표하는 것으로 구조적 성차별, 여성의 이중굴레가 해결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수사에 현혹되지 않고 격화되는 위기와 책임 전가에 맞서고자 한다. 지금 바로 여기에 실질적 성평등이 필요하다. 그리고 싸우는 여성 노동자의 투쟁으로 쟁취하려 한다.
3월 8일 국제여성의날, 여성파업을 일으키는 투쟁. 절실한 요구로 절박한 투쟁에 나선다. 구조적 성차별 타파, 여성과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민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의 일소, 노동권 보장, 젠더 평등, 전쟁 종식, 노동자 민중의 단결을 위해 여성 노동자가 앞장선다. 함께 싸우자!
1. 불평등을 향한 투쟁에 힘입어 등장한 이재명 정부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던 윤석열 정부는 광장에 나선 노동자 민중, 특히 여성과 성소수자의 힘으로 탄핵당했다. 윤석열 정부의 경제 및 노동정책의 핵심은 ‘전략산업 육성을 통한 경제 성장’과 ‘노동시장 유연화를 통한 효율성 제고’ 두 축이었다. 그리고 ‘여성가족부 폐지’로 상징되듯 젠더갈등과 백래시를 부추겼다. 반노동, 반여성, 반성소수자, 반공과 극우 이데올로기를 조장했다. 이를 통해 빈익빈 부익부, 비정규직, 성별임금격차, 일자리, 경력단절, 가난과 차별 등 불평등 사회에 가득 찬 분노와 저항을 다른 곳으로 돌리며 노동자 민중의 단결을 가로막고 저항을 무력화하는 정책을 구사했다.
이에 대한 반영으로 내란 광장에서 여성과 성소수자, 노동자 민중은 ‘평등’, ‘민주주의’, ‘차별 철폐’, ‘노동’, ‘권리’ 등을 강조하면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빼앗긴 노동자로, 여성으로, 성소수자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권리가 보장되는 평등사회를 간절히 외쳤다. 비록 조직된 노동자의 조직인 민주노총이 총파업에 나서지 못했지만, 4개월 동안의 투쟁이 윤석열을 탄핵시켰다. 이에 힘입어 조기 대선으로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다. 이재명 정부는 집권 초기부터 현재까지 ‘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패권적 전쟁 위기 심화에 ‘도약과 성장’, ‘실용과 국익, 친기업’을 내세운다. 자본이 돈을 많이 벌어 성장하는 것으로 사회의 불평등과 빈곤, 비정규직, 실업, 차별과 혐오, 착취와 억압이 어떻게 해소된다는 것일까? 이전의 정부들과 무엇이 다른 걸까?
이재명 정부는 선거공약에서부터 ‘성평등’에 침묵했다. 취임 후 여성가족부 장관 잡음 끝에 원민경 여성인권 변호사 임명하고 고용노동부 장관에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 임명하여 이전 정부와 차별성을 보여주려 하였으나 그렇지 않았다. 이후 10월 14일 국무회의에서는 ‘특정 영역 남성 역차별’을 여러 차례 언급하며 성평등가족부의 업무로 남성 역차별 해소를 주문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실종되었다. 광장의 노동자민중이 사회대개혁의 첫 번째 요구로 꼽은 것이 차별금지법 제정이었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거론조차 하지 않고 있다. 2025년 12월 11~23일 이뤄진 부처별 ‘2026년도 업무계획 보고’에서도 차별금지법은 거론되지 않았다. 한 언론사가 차별금지법 입법 계획을 질문하자 성평등가족부는 “법무부가 주관 부처”라고 말했고, 법무부는 “입법할 계획 없다”고 답변했다.
내란 광장에도 고공농성을 한 세종호텔 해고 노동자들,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 노동자들의 투쟁은 정부의 약속에도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다. A학교 투쟁, 현대자동차비정규직 이수기업, 서면시장 번영회, 기아차 청소노동자 부당징계 등 여러 투쟁사업장 문제도 마찬가지다. 건강보험고객센터 노동자들은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윤석열, 이재명 정부에 이르기까지 6년을 싸웠다. 그러나 이전 정부가 약속한 소속기관 정규직 전환이 여태 지켜지지 않아 김금영 지부장의 청와대 앞 단식농성이 진행 중이다. 노조법 2조, 3조가 개정되었다지만 진짜 사장인 정부가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 장애인·이주 여성 노동자의 생존권을 외면하고 있다. 이런 모습을 이재명 정부의 민낯이라 부르기엔 지나친가?
2. 격화하는 미·중 제국주의 패권 경쟁 속에 한국
“우아한 위선의 시대가 가고, 정직한 야만의 시대가 왔다.”
본격적으로 이재명 정부의 정세를 살피기 전, 격화하는 제국주의, 미·중 패권 경쟁 속에 한국이 있다는 점을 짚어야 한다. 2022년 2월 러시아와 나토가 우크라이나에서 출구 없는 대리전을 시작하면서 세계자본주의는 다시 ‘위기·전쟁·혁명의 시대’로 들어섰다. 2023년 10월 이후 이스라엘이 가자의 팔레스타인 민중을 집단학살하면서 동시에 중동 곳곳으로 전쟁을 확산시켰다. 2025년 1월 이후 트럼프는 관세를 앞세워 세계 곳곳을 약탈하고 미국의 대도시들을 사실상의 계엄 상태로 몰아넣으면서 마치 조폭 깡패가 힘자랑하듯 제국주의 최강국의 힘을 휘둘렀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약화하는 세계 패권을 복원하려 베네수엘라 침공과 마두로 대통령 부부 납치, 그린란드 식민 지배와 캐나다 합병 주장, 이란에 대한 폭격 협박, 시리아 정부의 쿠르드족 집단 학살 지지, 쿠바 에너지 봉쇄, 가자 평화위원회 출범과 이사회 소집 등을 벌였다.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의 나라에서는 중국 정부의 경제 및 자원 수탈이 이어지고 있다. 미·중 패권 대결이 격화되면서 자신의 패권을 강화하려는 무차별적 시도들이 국제 노동자 민중을 비탄과 고통 속으로 내몰고 있다.
지난 4년 동안, 가깝게는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멀게는 1945년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유지돼 오던 국제질서의 ‘규범’들이 하나둘 흔들리면서 세계는 점점 더 깊은 혼돈 속으로 빠져들었다. 강대국 간의 충돌은 점점 더 노골적으로 표출되고 있고, 전쟁과 학살은 점점 더 세계인의 일상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쇠퇴기 자본주의 경제위기와 제국주의 패권 대결은 극우세력과 손잡으며 각 나라의 노동자 민중을 분열시키면서 저항을 약화하려 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의 변화를 ‘우아한 위선의 시대가 가고 정직한 야만의 시대가 왔다’[1]고 말한 한 교수의 표현이 요즘 세태의 정의가 되었다.
미·중 패권대결은 자본주의 만성적 축적 위기의 산물이자 축적의 위기를 가속화하는 요인이다. 2018년 미·중 패권대결이 본격화한 이후 미국은 우세한 힘을 갖고 중국을 압박하여 추가적인 성장을 차단하려 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미국과 중국의 격차가 줄어들었다. 현재 달러 패권과 군사 패권이라는 결정적인 양 측면에서 미국이 분명한 우위를 갖고 있다고 요약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패권 대결은 군사적 긴장을 끌어올렸다. 쇠퇴기 자본주의가 경제, 사회, 재생산, 기후 위기에서 전쟁 위기로 빠져들며 미국의 해양세력과 중국의 대륙세력이 가장 직접적으로 가장 팽팽하게 맞부딪치고 있는 지역, 한국이 위치한 동아시아의 긴장도가 매우 높아졌다. 이러한 상황의 한복판에 한국이 있다.
3. 전략산업 육성과 노동개악으로 ‘성장, 도약의 자본주의’ 표방한 이재명 정부
=코스피는 6000을 찍었는데, 내 지갑은?
‘우아한 위선의 시대가 가고 정직한 야만의 시대’에 이재명 정부의 경제는 최근 잘 나가고 있다. 노동자 민중의 살림살이는 나빠졌다. 제국주의 열강 투쟁이 무역장벽을 확대하면서 한편에서는 한국 자본의 위기로, 다른 한편에서는 거대한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2026년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1.8%(한국은행)~2%(정부)로, 2025년 0.97%에 비해 회복세다[2]. 내수 개선과 반도체산업 호조 등이 상승 전망의 근거다. 2026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영입이익 전망이 각각 170조 원 이상에 달하는 전대미문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작년 6월 이후 코스피 지수 상승률은 글로벌 증시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건설, 석유화학, 철강 등 침체가 이어지고 있지만 일부 첨단산업 대자본이 심화하는 전쟁 위기 등을 기회로 막대한 이윤을 축적하는 것이다. 전반적 이윤축적 위기의 지속 가운데 일부 대자본의 약진이 이어지고 있다.
자본과 노동의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해마다 경제는 성장하고 시중 유동성(M2)은 7~8%씩 늘어난다. 한국 상위 10% 자산 점유율은 전체 자산의 65%를 독식하고 있다. 하위 50%는 1%대다. 계급이 대물림되고 있다. 다주택자 상위 20%는 전체 주택 자산의 약 78%를 보유하고 있다. 급여생활자 중에 연봉이 1억 원이 넘는 사람이 140만 명을 넘었다. 소득이 올라 한국 임금노동자의 평균 연봉은 4500만 원이 됐다. 성장은 자본의 이야기다. 실제 노동자들을 소득순으로 나열해 제일 가운데 있는 사람의 소득인 중위 연봉은 3417만 원(월 284만 원)으로 확 줄어든다. ‘284만원’. 임금노동자는 사실은 한 달에 '284'만 원[3]을 번다. 불평등은 고착화되었다. 기울어진 운동장의 기울기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자본을 위한 도약과 성장, 노동개악
말은 “국민 행복”인데, 성장 정책은 자본을 향한다. 힘없고 돈 없는 노동자 민중은 먹고살기가 힘들다. 제대로 된 일자리도 없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는 2026년 1월 21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도약과 성장’을 강조하며 2026년을 대한민국 대도약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주요 정책은 △반도체특별법 등 노골적 전략산업 지원과 전략산업 노동권 억압 △노동구조개혁TF 출범 등 전체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노동개악 실행 △지역소멸에 대응 명분으로 자본 특혜를 확대하는 ‘5극 3특 국가균형성장전략’ 추진 △대중의 불만을 달래는 상법개정 등 대대적 주식시장 부양, △규제·금융·공공·연금·교육·노동 6대 핵심 분야에서 구조개악 등이다. 이중 전략산업 지원과 노동개악의 주요 내용은 △AI·반도체 등 전략산업 자본에 대한 노골적 특혜 지원과 규제완화 △전략산업 특별연장근로 확대 등 노동권 억압 △기간제 비정규직 노동자 사용기간 3년 이상으로 확대 △직무급제 확대 등 평생 저임금 구조화, 서열 고착화 등으로 구성된다. 여기에 더해 △일자리는 벤처기업 창업으로 만들고 △저출생과 고령화는 일부 지원 재정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국가가 직접 챙기겠다고 한다.
=정부, 자본과의 대화로? 특별법으로?
이재명 정부는 이러한 노동개악을 사회적 대화, 노사정 합의를 통해 관철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 대가로 ‘5인 미만 사업장 근기법 적용확대’ 등 일부 노동권 확대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이재명 정부의 첫 노동정책 사업이었던 노조법 2조·3조 개정은 권리를 축소하는 시행령 탄압과 함께 집행되었다. 이뿐 아니라 노동자이나 근로기준법조차 적용받지 못하는 특수고용, 플랫폼, 프리랜서 노동자의 노동기본권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 최저임금법 확대 적용이 아닌 ‘특별법’을 들고나왔다. 김영훈 장관이 올해 노동절(5.1) 이전 입법을 함께 완료하겠다는 ‘근로자 추정제’는 "근로자 개념을 넓히는 것은 아니"라고 거듭 강조하고[4] 있다. 정부는 자본의 요구에 응답해 특고·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적용제외, 노동3권 박탈을 영구화하는 가짜 노동권 확대 정책을 펼쳐 열악한 노동자들의 분노를 통제하고자 한다.
=윤석열에 이은 이재명
이재명 정부와 자본은 역대 정부, 자본가계급과 하나도 다를 게 없다. 생산영역에서 노동자를 더 많이 착취하기 위하여 친자본 정책과 더불어 기존 노동법 개악에서 노동자들의 저항을 회피할 수 있는 지침과 시행령 정치로, 특별법으로 노동조건을 악화시키며 노동기본권을 박탈하는 것이다. 사회 재생산에 대한 정부와 자본의 책임을 노동자민중에게 떠넘기고, 특히 여성에게 일터와 집에서의 이중굴레를 여전히 강요하고 있다. 탐욕으로 심화한 지역의 불균등성을 저출생, 지방소멸 대책은 자본에게 특혜를 주며 노동권과 노동자민중의 제반 권리를 침해하는 각종 규제 완화 특구 조성이다. 불평등의 구조를 강화하고 저항을 무력화하는 정책에 한국노총뿐 아니라 민주노총이 손잡고 있다. 자본가계급과 상층의 노조 관료가 손잡고 노동자 민중의 권리를 후퇴시키게 되면, 가장 열악한 처지에 있는 여성의 권리는 더 후퇴한다.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가 기울어진 운동장의 바깥으로 더 밀려나게 되는 것이다.
4. 여성 노동자의 이중굴레, 차별과 억압을 외면하는 이재명 정부
=깊은 구조적 성차별, 여성이 겪는 차별과 고통의 무게
한국의 구조적 성차별은 백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한국의 여성 노동자는 1,300만 명이 넘는다. 임금노동자는 1천만 명 수준이고 노동자의 이름을 빼앗긴 특수고용, 플랫폼, 프리랜서, 가사사용인 노동자가 최소 3백만 명으로 추정된다. 노동자 민중으로 살아가는 여성은 한 줌 자본가계급을 제외하고 세상의 절반이다. 그러나 가부장적 자본주의 사회는 여성에게 일터에서는 더 적은 임금의 초과 착취를, 집에서는 무급 가사돌봄 노동을 강요함으로 생산과 재생산 영역에서 더 차별받게 만들고 있다.
-한국은 2024년을 기준으로 33년째 OECD 국가 중 남녀 임금 격차 1위다. 성별임금격차는 OECD 평균이 11%인 반면 한국은 30% 수준이다. 비유하자면, 남성 노동자가 284만 원(중위소득)을 벌 때, 여성 노동자는 199만 원(최저임금)을 버는 것이다[5]. 저임금노동자는 남성에 비해 여성이 2배나 많다[6]. 남성 노동자는 3명 중 1명이 비정규직이고, 여성은 2명 중 1명이 비정규직[7]이다. 소위 ‘여성이 하는 일’, 여성 다수 직종은 저임금이다. 노동자 2명 중 1명은 직장에서 성차별 경험[8]했다. 여성 노동자의 76% “직장 내 승진·배치 차별 있다”고 답했다. 경력단절을 보여주는 M자 곡선이 줄었다고는 하나, 여성 10명 중 6명 경력단절 경험했고, 결혼·출산을 주요 원인[9]으로 꼽았다. 맞벌이 부부라도 여성이 남성보다 집안일을 112분 더 한다. 여성은 노인이 되어서도 남성보다 40% 가난하다. 개인의 소득격차 원인 1위는 “성별”[10]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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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3명 중 1명은 살면서 1번 이상의 여성폭력을[11] 겪는다. 딥페이크 성착취 등 사이버 성범죄는 전년대비 50%나 급증했다. 2021년에 낙태죄가 비범죄화되었는데도 아직 안전하고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임신중지가 허용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한국은 OECD 국가 중 아직도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없는 두 나라 중 한 곳이다. 이러한 실상은 한국 사회의 구조적 성차별이 얼마나 깊고 심각한지를 보여준다. 한 가지 눈여겨봐야 하는 통계가 또 있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 사망통계 등을 분석한 연구의 의하면 한국 20~39세 여성의 자살률은 세계에서 가장 높다. 자본주의 이데올로기가 강화되면서 극우세력의 동시 성장으로 여성 혐오, 성소수자 혐오, 이주민과 장애인 혐오도 부추겨지고 있다. 여성이 겪는 고통은 숫자로 다 표현되지 않는다. 전쟁 때보다 낮은 한국의 출생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성별 임금격차, 청년 N포 세대의 절망에 이재명 정부는 응답하지 않고 있다. 여성에게 착취와 억압을 강요하는 가부장적 자본주의 구조를 고치기는커녕 고착화를 밀어붙이고 있다.
=남성 역차별 해소가 ‘이재명’표 성평등 민주주의?
이재명 정부의 젠더정책 1호는 ‘남성 역차별 해소’를 성평등가족부의 업무로 주문한 것이다. 윤석열이 ‘여성가족부 해체’하겠다는 논리나 여가부를 존속시켰지만, ‘남성 역차별 해소’가 필요하다는 논리는 별반 다르지 않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일언반구도 없다. 사회의 차별을 인정하고 차별 없는 세상을 추구한다는 가치조차 법으로 명시하기를 외면하고 있다. 성별 정체성과 성적 지향이 차이만 해도 현실에서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 된다. 성소수자의 97.1%가 한국 사회를 살기 좋지 않다고 느낀다. 성소수자 노동자는 4명 중 1명이 ‘일터 내 차별’로 우울증을 앓고 있으며, 이는 평균보다 4배나 높은 수치다. 성소수자는 노인이 되어서도 빈곤·질병·고독에 돌봄의 소외까지 일생을 차별받는다.
‘남성 역차별’ 언급부터 여성 혐오, 성소수자 혐오 선동을 부채질하는 이재명 정부는 AI는 강조하면서 날로 늘어나는 디지털 성착취 범죄에는 이를 막기 위한 지원책이 턱없이 부족하다. ‘디지털성범죄 피해 통합지원단’ 운영 예산은 쥐꼬리만 하다. 스토킹 범죄는 전년보다 12.3%나 증가했고 여성 10명 중 2명이 친밀한 관계의 폭력피해를 겪고 있다. ‘국민 행복과 안전’을 말하면서 비동의강간죄 도입, 포괄적 성교육 의무는 도입되지 않고 있다. A학교 지혜복 교육노동자가 아직 학교로 돌아가지 못한 현실은 정부가 젠더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일터와 거리, 학교, 온라인 공간을 만들기 위해 일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터의 성차별 해소 ‘하는 척’만 하는 정부
성별 임금 격차 해소를 위한 고용평등 임금공시제를 500인 이상 민간기업에 2027년부터 도입한다고 밝혔다. 여성 노동자 2명 중 1명은 1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 종사한다. 정부는 성차별 임금 실태를 드러내는 것조차 제한한다. 일터의 성차별은 임금뿐 아니라 채용, 승진, 직무, 노동안전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있으나 이러한 현실을 감추려 한다.
고용노동부의 여성 일자리 등 성평등한 노동정책을 담당하는 부서인 여성고용정책과를 폐지했다. 일터의 성차별에 대해 다룰 유일한 부서를 정부가 없앤 것은 일터의 성평등을 노력할 의지가 거의 없다는 뜻이다. 여성·노동단체들이 노동부 내 전담부서 마련을 촉구하는데도 변화는 없었다. 일터의 성차별에 대한 고용노동부 정책은 출산과 육아에 대한 약간의 지원 제도인데 현장에는 이러한 제도도 사용할 수 없는 노동자가 더 많다.
학교급식법 개정안이 지난 1월 통과되었다. 많은 여성노동자가 폐암으로 죽고 나서야 마련된 법이다. 그러나 수많은 사업장의 급식노동자에게는 해당하지 않는다. 여성 노동자의 건강권은 산재신청 신청과 보장 강화, 생리휴가 유급화, 산업안전의 성평등 기준 적용, 상병휴가와 수당 도입, 노조할 권리 보장 등으로 다양하게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정부 정책은 없다.
성평등가족부는 폐지되지 않았으나, 다른 부처에 비해 예산과 권한이 빈약한 건 그대로다. 예산은 전체 정부 예산의 0.2% 내외(2026년 2조 87억 원으로 0.27%)다. 그조차도 대부분(80% 이상)이 아이돌봄, 한부모 가족 지원, 청소년 등 '가족 및 청소년 정책'에 사용된다. 그러니 실제로 성평등과 여성의 권리 보장 등 여성 정책사업 비중이 작다. 성차별/성희롱 사건에 대한 부처의 실체적 조사권이 없다. 이제는 ‘남성 역차별’ 업무까지 떠맡았다. 성폭력 피해를 입었거나 한부모 가정 등 더 열악한 여성에게 일시적 지원 정책 등에 그치고 있다.
정부는 ‘ILO 190조 괴롭힘 협약’ 비준하겠다고 했지만 감감무소식이다. 190호 협약은 근로자의 계약 형태와 관계없이 일터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신체적ㆍ정신적ㆍ성적ㆍ경제적 해를 끼치는 행위와 관행을 금지하는 내용이다. 가사사용인, 특수고용·플랫폼·프리랜서 여성 노동자를 포함해 일터에서 차별당하거나 괴롭힘 피해를 겪는 사안을 실질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근거가 되고 근로기준법, 산업안전보건법 등 노동법 개정 투쟁과 노조할 권리 보장과도 연결되니 정부는 이를 회피하고 일터법 제정 등으로 법적 실효성을 무력화하려 한다.
정부는 일터의 성차별에 대해 자본을 규제하거나 어떠한 책임도 지우지 않으려 한다.
=이재명 정부의 돌봄은 ‘윤석열 정부의 돌봄산업화 AI 버전’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가사돌봄을 개인에게 떠맡기고 시장화하여 국가의 일정한 지원과 정책으로 이용 비용을 낮추는 방안만 찾고 있다. 노인이나 질환자 돌봄의 요양보호사에 저임금 이주노동을 투입하기 위한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가사사용인은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에게 계속 제외되어 있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은 재설립되지 못하였다.
정부는 가사돌봄에 대한 공공성, 사회적 책임 강화와 공적 일자리를 마련을 외면하고 있다. 공공병원 설립과 공공 의료와 돌봄 강화, 건강보험 국고지원 확대 정책과 예산이 없다. 노인과 장애인으로 축소한 돌봄통합지원법을 4월부터 시행하는데 그마저도 국가 돌봄 책임 강화와 거리가 멀다. 국고 예산[12]과 지원인력이 빈약하여 말뿐인 정책이 되고 있다.
장애인은 시민으로 이동하는 권리를 외면당하고 있고 최저임금 적용에서 제외하는 근로기준법 7조는 바뀌지 않았다. 정부는 장애인건강권법 2017년 시행 이후 9년만에 최근 장애인건강보건관리 종합계획을 수립했으나 구체적으로 의료서비스를 종합할 체계가 없는 나열식 수사라는 평가다. 장애인의 삶과 노동, 돌봄을 연결하는 구상은 없다.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을 수 없는 한국의 초저출생, 국가 소멸 예고에 이재명 정부는 인구 컨트롤타워 신설하고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을 맡는 저출산·고령화 대책 기구(인구미래부)를 신설했다. 노동력 제공 인구를 확보하기 위해 이성애 정상가족 중심으로 출산과 육아에 일정한 경제적, 제도적 지원을 추가하는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여전히 구조적 성차별의 원인은 손대지 않고 있다.
일터의 성차별 해소, 비정규직 철폐와 최저임금 대폭 인상, 공공 돌봄 일자리 확충 등은 정책에도 예산에도 없다. 그저 주로 여성이 전담하는 무급노동이자 개인이 시장에서 거래하는 가사돌봄 정책, 저임금-무권리 저평가 정책이 유지될 뿐이다. 그러니 이재명 정부의 돌봄 정책이 ‘돌봄 로봇’이 추가된 걸 빼면 윤석열 정부 정책과 똑같다는 비판은 과할 게 없다. 로봇을 도입해 ‘공공 로봇 개’가 장애인이나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지원하고, ‘공공 아틀라스’가 아이들의 통학길을 도와주겠다는 구상이 아니다.
=전쟁과 기후위기 등의 반동적 정책으로 성차별 강화
한국의 국방비는 GDP 대비 세계 5위 수준이다.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3.4%)에 이어 2.8%를 차지한다. 이는 영국, 중국, 일본보다 높은 수준이다. 그런데 정부는 2026년 국방비를 전년 대비 8.2% 증가 더 증액했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에 협력하고, 가자 평화위원회 참가까지 저울질하면서 이재명 정부는 ‘실리 외교’를 내세워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에 가담하고 제국주의 전쟁의 위기를 부추기고 있다. 전쟁은 구조적 폭력으로 노동자민중에게, 특히 여성에게 더 많은 희생을 강요한다. 전쟁 무기로 돈을 더 벌어 한국의 GDP가 올라가면 젠더차별이 해소된다고 주장하는 건가.
이재명 정부는 기후정의를 내던졌다. 2025년 11월 11일 2035년 온실가스 53% 감축을 결정했다. 신규 핵발전소 2기 건설 추진을 발표했다. 이는 기후위기 완화와 온실가스 고배출 국가로서의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다. 이미 시작된 석탈발전소 폐쇄에 노동자들의 고용과 지역의 생존권 보장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 않다. 석탄발전소에 일하는 비정규직 남성 노동자의 고용 문제는 대두되나, 급식과 청소일을 해온 여성 노동자의 고용은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다. 기후위기는 경제적 불평등을 더 심화하고 공공 서비스 축소로 인한 돌봄의 위기로 이어진다. 난민과 이주민 등에 인종화된 폭력, 기후위기 부정론을 선동하고 사회적 혐오를 부추기는 극우세력에 의한 민주주의의 위기, 강제 이주와 분쟁으로 인한 폭력과 성폭력 증가 등을 낳는다. 여성과 성소수자가 빈곤과 혐오에 가장 취약해지는 것이다. 자본가 살리기를 위한 탐욕의 기후부정의 정책은 구조적 성차별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
5. 지금 바로 여기에 실질적 성평등을! 싸우는 여성 노동자가 세상을 바꾼다!
2023년 덕성여대 청소노동자들이 준비했던 최저임금 30%인상을 위한 여성 노동자 파업 시동은 2024년 3월 8일 국제여성의날, KEC지회와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여성 노동자의 선도적 파업과 많은 여성 노동자, 여성 활동가, 성소수자 동지들의 단결로 한국에서 첫 여성파업을 이뤄냈다. 이후 내란 광장의 한복판에서 여성과 성소수자, 노동자, 미조직 청년 노동자의 윤석열 몰아내고 평등 세상을 만들자는 열망으로 2025년 여성파업을 일으켰다.
아직 여성파업의 힘은 작고, 노동자 민중의 구조적 성차별에 깨부수고 가부장적 자본주의를 뒤엎기 위한 투쟁도 부족하다. 여성 노동자에게 권리, 민주주의, 평등은 여전히 멀리 있다. 하지만 우리가 처한 현실이 매일매일 우리는 투쟁으로 내몰고 있다. 가부장적 자본주의는 여성 억압의 가해자다.
이에 우리는 노동자로 살아가는 대다수 여성과 성소수자, 이주민, 장애인의 목소리로 저항한다. 모든 착취와 억압, 차별과 혐오에 반대한다. 절박한 우리의 삶은 선거로, 시혜로, 대화로 가부장적 자본주의의 착취와 억압이 사그라들기를 기대할 수 없다는 증거다. 지금 바로 여기에, 실질적 성평등을! 착취와 억압으로 얼룩진 세상, 싸우는 여성 노동자가 세상을 바꾼다!
비록 작은 힘이더라도, 여성파업으로 이재명 정부와 자본의 착취와 억압에 함께 맞서자. 3월 8일, 단결의 힘을 보여주자. 여성 노동자가 앞장서서 2026년 정부와 자본에 맞선 투쟁의 포문을 열자. 평등세상으로 한 걸음 나아가자!
[토론회 다시 보기]
https://www.youtube.com/live/544nk3bGaFw
[1]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이문영 교수
[2] 2025년 달러 기준 GDP는 0.9% 감소 예상
[3] 국세청, 2024년 귀속 근로소득 신고 자료
[4] 오민규, 노동자 개념 안 다룬 'K-근로자 추정제'…알맹이 빠진 제도 개혁의 함정([오민규의 인사이드경제] 유럽의 고용관계 추정제 vs 한국식 모방 입법, 프레시안26.02.20)
[5]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 정규직 여성의 중위소득은 남성보다 29.0% 낮다.
[6]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성별 임금 격차 관련 성인지 통계(2025.08.31.) 한국 저임금노동자 비율은 지난해 여성 23.8%, 남성 11.1%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저임금 노동에 2배 이상 더 많이 종사한다.
[7]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비정규직 규모와 실태 보고서 2025-16호(2025.12.01.)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2025.8)를 분석한 결과, 남자는 정규직이 796만 명(66.6%), 비정규직이 399만 명(33.4%)으로 정규직이 2배 많다. 여자는 정규직이 516만 명(49.3%), 비정규직이 530만 명(50.7%)으로 비정규직이 조금 많다. 남성 비정규직보다 여성 비정규직이 131만 명 많다.
[8] 직장갑질119, 직장인 1000명 조사(2025.05.18)
[9] 민주노동연구원, ‘고용상 성차별 경험과 성별 임금 격차 인식 관련 설문조사’(2025년4월)
[10] 경제개발협력기구 OECD, ‘가진 자와 못 가진 자-기회의 격차를 줄이는 방법’ 보고서(2025.09.22.) 가계소득에서 기회 불평등의 60% 이상은 부모의 사회·경제적 환경에서 비롯되었고, 개인 소득 차이를 설명하는 가장 큰 요인은 성별이었다.
[11] 성평등가족부 ‘2024년 여성폭력 실태조사(2025.04.24)
[12] 사업비가 91억 원(529억→620억)으로 최종 증액되었고 모든 지자체에 나누도록 결정됨. 지자체당 사업비(국고기준)는 평균 2억 9천만 원에서 2억 7천만 원으로 2천만 원이 줄어드는 꼴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