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에 공무원노동자가 쉬기까지... 모든 노동자가 노동기본권을 갖는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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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신문

노동절에 공무원노동자가 쉬기까지... 모든 노동자가 노동기본권을 갖는 날까지...

  • 배예주
  • 등록 2026.04.03 17:47
  • 조회수 253

2026년 3월 31일 노동절이 공휴일로 지정[1]되었다. 얼마 전까지 한국의 노동법 체계에 존재하는 법정 유급휴일은 ‘주휴일’과 ‘근로자의날’[2]이 유일했다. 이제 노동절은 모든 이가 쉬는 날, ‘공무원노동자도 쉬는 날’이 되었다. 여기에는 이재명 정부의 위선과 노동자운동 포섭전략이 있지만, 무엇보다 공무원 사회에서 민주노조를 건설하고 투쟁한 노동자투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노동절 공휴일 지정에 많은 노동자가 공무원노동자들이 피눈물로 쓴 민주노조의 역사를 떠올렸을 것이다. 우리는 노동자가 투쟁한 역사와 의미를 반드시 새겨야 한다. ‘공무원도 노동자다!’ 공무원노동자들은 2002년 3월 전국공무원노조 설립부터 국가통제와 공권력 침탈에 맞섰다. 2004년 총파업 대량해고, 이후 연금개악 저지투쟁, 공공성 강화 투쟁, 노동기본권 쟁취 투쟁, 해고자(해직자) 복직 투쟁 등 500여 명이 해고되고, 수천 명이 징계받는 등 숱한 탄압을 뚫고 투쟁을 이어왔다.

 

 

17년 해고 투쟁한 공무원노동자의 심경

 

공무원노조 해고자로 17년 투쟁 끝에 2021년 복직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울산지역본부 동구지부장인 이수현동지의 소감이 매우 궁금했다.

 

“공무원도 노동자라는 요구를 드디어 정부 측에서 인정했다는 것과 5.1. 휴무를 할 수 없었던 교사, 특수고용직노동자 등 노동절 휴일을 함께 즐길 수 있어 기쁘다

“그동안은 ‘근로자의날’ 공무원노동자 휴식은 단체교섭을 통해 5월 중에 하루를 쉴 수 있었지만, 노동조합이 없는 자치단체는 쉴 수 없었다. 이제는 법정 공휴일로 지정되어 모두 같은 날 휴식권이 보장되어 뿌듯하다

 

간결한 문장 속에 얼마나 많은 투쟁과 의미가 서려 있을까. 이 순간 어떤 투쟁이 떠오르는지도 궁금했다.

 

“2003년 노동조합 활동을 할 수 없는 공무원조합법을 연가투쟁으로 무력화 시켰던 투쟁과 공무원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2004년 총파업, 2차례의 연금개악저지 투쟁, 해고자 원직복직 투쟁이다

 

2003년 공무원들의 노조결성을 허용하겠다고 공약한 노무현 정부가 출범했지만, 돌아온 건 530명의 해고와 3천 명의 징계였다. 하지만 공무원노동자는 탄압을 무릅쓰고 2004년 4만 5천 명의 총파업 투쟁을 벌이며 ‘노동자’로서 정권과 타협하지 않는 ‘민주노조’의 길을 갔다. 남은 136명의 해고자가 선두에서 오랜 투쟁을 펼친 끝에 해고자들은 문재인 정부 시절 복직했다.

 

 

약 20년 공무원노조 희생자원상회복투쟁위원회(회복투)로 투쟁하는 동안 해고노동자들은 공무원노조의 선봉에서 민주노조의 원칙을 지키고 실천했다. 수십 차례 농성장을 ‘폈다 접었다’를 반복했다. 전국을 뛰어다녔다. 지역과 민주노총 차원에서도 전투적 민주노조 운동의 일원으로서 계급적 단결과 연대를 실천하는 투사로 활동했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 시절, 아직 회복되지 않은 피해와 노동기본권 등을 위해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해고자 복직 당시 해고 기간 중 법외노조 시절은 공무원근무 경력에 포함되지 않아 해고자 대부분 십 년 이상 경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그에 따라 임금 차이, 퇴직수당 미지급, 연금가입 기간이 짧아져 수령금액이 정상적인 복무기간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 금고형을 받았던 퇴직자는 연금을 절반 수준만 받고 있기도 하다. 이에 따라 근무 경력 인정으로 수당 및 연금을 정상화하고자 청와대 앞에서 회복투 성원들이 일인시위를 하고 있다

 

 

노동기본권과 평등사회로 나아가는 날까지

 

이재명 정부는 누구보다 친기업 부르주아 정권으로서 역할을 다하며 말로는 ‘친노동’을 치장한다. ‘근로자의날’ 이름을 ‘노동절’로 바꾸고, 노동절을 ‘공휴일’로 지정했지만, 헌법에 보장된 공무원과 교사 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지 않고 있다. 특수고용과 플랫폼, 프리랜서, 가짜 3.3노동자에게 노동자의 이름조차 빼앗은 채 노동권을 보장하지 않고 있다. 근로기준법을 모든 노동자에게 적용하면 될 일을 자본의 편에서 줄곧 외면하고 있다. 자본가 누구도 반대하지 않는 ‘일하는사람기본법’, ‘노동절 정부행사’ 등으로 ‘노동자를 위하는 대통령’인 척 사기 치며, 대화 테이블로 민주노조의 투쟁과 저항을 거세하려 든다.

 

노동절에 공무원이 쉬게 되었지만, 반쪽자리도 되지 못한다. 군무원, 근로감독관 등 아직 모든 공무원 노동자가 노조할 권리를 가지지 못했다. 노동삼권 중 단체행동권은 아직도 금지되어 있다. 사회 공공성과 노동기본권이 강화되고 정권의 도구가 되지 않고 부정부패로부터 자유로운 투명한 공직사회는 정부가 자본의 이해와 멀어질 때 가능할 것이다.

 

“공무원 노동조건이 OECD 평균 수준이하로 국제기관으로부터 공무원 교사 노동기본권 보장 권고를 정부가 받고 있지만, 큰 변화가 없는 게 현실이다. 노동조합은 자체적으로 조합원들에게 공무원 노동자성에 대한 교육과 인식을 높이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노동조합의 끊임없는 투쟁이 중요한데, 정부가 결단해야 한다.

 

이수현동지의 지적처럼 사용자인 정부의 결단은 대중적 노동자투쟁 없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다. 그는 ‘공무원노동자가 쉬는 노동절’에 만족하지 않았다. 노동자의 이름을 되찾지 못한 노동자들의 권리를 위해 사회적으로 노동권이란 인식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노동자 투쟁과 활동이 있어야 한다면서 “조그만 사업장이니까, 사장들이 힘드니까, 가족적 사업장이니까 등 어떤 조건이라서 안 된다는 자본과 정부의 노동권 침해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무원 해고자 동지들의 투쟁을 상기하고자 이수현동지가 해고 투쟁 당시 SNS에 올린 사진을 보았다.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 철폐! 2016년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자들이 넓게 펼쳐 든 ‘노동기본권 보장’ 현수막. 같은 해 울산노동자 총파업대회에서 해고노동자들이 공무원노동자의 요구를 쓴 피켓을 들고 현장동지들과 파업집회에 참가한 사진. 최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홈페이지에서 보았던 사진과 대비되는 느낌이었다.

 

노동절이 ‘공휴일’로 지정된 날, 노조 집행부는 국회 본회의를 방청하고 민주당 이용우의원 등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정치기본권 쟁취를 위해 사용자단체인 민주당 TF단과 정책간담회를 연 사진도 있었다. 10년이란 시간을 거스를 수는 없지만, 모든 노동자를 위한 대의, 민주노조의 원칙, 계급적 연대의 정신을 회복하고 10년 전보다 더 크게 단결할 수는 있지 않을까.

 

법이 있다고 노동절에 유급으로 편히 쉴 수 있는 노동자는 많지 않다. 그런 점에서 ‘어떤 조건이라서 안 된다는 저들의 금기를 넘어야 한다’는 이수현동지의 이야기는 많은 숙제를 남긴다. 공무원노동자가 쉬는 ‘노동절’ 쟁취를 기념해 고용형태, 젠더, 국적과 인종, 경력 등에 상관없이 평등하게 일하고 평등하게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길을 함께 찾아가자. 모든 노동자가 노동자의 이름으로 권리를 누리는 다음 ‘노동절’까지!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 철폐! 2016년 전국노동자대회 Ⓒ이수현

 

 

 

 


[1] 2026년 3월 2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 노동절을 법정 공휴일로 지정을 내용으로 하는 공휴일에 관한 법률(공휴일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이후 노동절을 법정 공휴일로 지정하는 법안이 31일 오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로써 노동절 휴무는 이번 노동절부터 시행된다.

[2] 5인 이상 사업장은 법정공휴일(대체공휴일을 포함한 명절, 국경일 등)이 2020년부터 단계적으로 유급휴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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