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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 빵과장미 - ‘빵빵하고 짱짱한’ 연대투쟁의 현장으로!불에 탄 구미 공장을 두고 재건이 아닌 도망을 택한 일본 기업 닛토덴코의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화재 이후 곧장 공장 철거를 꾀하고 노동자를 해고하는 외투자본의 ‘먹튀’ 행태와, 이를 적극 돕는 정부·지자체의 무책임은 이윤이 전부인 자본주의의 민낯이겠지요. 암담함에 숨이 턱 막힙니다. 하지만 구미 공장에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이하 옵티칼지회) 동지들이 남아있습니다. 지난 8월부터 지금까지, 13명의 노동자가 공장 재건과 고용보장을 요구하며 공장 점거 투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회사의 침탈 시도와 손배가압류 폭탄 등의 위협 속에서도 공장의 불빛은 아직 꺼지지 않았습니다. 깜깜한 현실을 등대처럼 비추는 구미 공장의 불빛. 체제에 맞서 나아가야 할 곳을 생생히 일러주는 그 빛을 따라, 많은 동지들이 모여들고 있습니다. 10월 3일, 변혁적여성운동네트워크 빵과장미도 구미로 향했습니다. 서울, 강릉, 울산, 김해 각지에서 달려간 빵과장미 동지들과, 환대로 응답한 옵티칼지회 동지들의 만남. 그 ‘빵빵하고 짱짱한’ 연대투쟁의 현장을 담아봅니다. 연대, 서로를 지탱하는 힘 “빵과장미의 에너지가 굉장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에너지예요. 반갑습니다.” 옵티칼지회 동지들은 빵과장미가 보내온 빼곡한 연대투쟁 계획표에서부터 빵과장미의 남다른 에너지를 느꼈다고 했다. 점심부터 저녁까지, 가열 찼던 일일 연대는 간담회와 문화제로 나누어 진행됐다. 이날 일정에는 빵과장미와 옵티칼지회 동지들 외에도, 옵티칼 투쟁에 힘을 보태고 있는 민주노총 경북본부 배태선 동지, 민주노조를 깨우는 소리 호각의 양동민, 이훈 동지, 구미 KEC지회 김성훈 동지, 사회주의를향한전진 오연홍, 이청우 동지도 함께했다. 간담회 첫 순은 자기소개였다. 소개와 반가움을 나눈 동지들의 눈빛은 서로를 알아가는 설렘으로 빛났다. 이날 간담회 사회를 맡은 빵과장미 이영미 동지는 빵과장미 소개와 함께 연대를 기획한 이유를 전했다. “가부장적 자본주의 아래에서 노동해방은 어렵다는 생각으로, 빵과장미는 노동운동과 페미니즘을 함께 외칩니다. 빵과장미로선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실천은 이번 연대투쟁이 처음입니다. 노동자계급이 진정한 단결을 이뤄갈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빵과장미 소개가 끝난 후엔 옵티칼지회 투쟁 이야기가 이어졌다. “내일이면 화재가 발생한 지 딱 1년 되는 날”이라며 말문을 연 최현환 지회장은 옵티칼지회 투쟁의 시작부터 현재 상황, 앞으로의 투쟁 계획을 들려줬다. “8월 3일 이후로 공장 집중 철농을 시작했습니다. 가까이 있는 아사히비정규직지회, KEC지회 동지들이 많이 연대투쟁해줬어요. 또 여러 사회단체, 학생단체에서도 많이 와 주셨죠. 8월 이후에 집회나 결의대회 같은 곳에 가면 아는 얼굴들이 많이 보이고 서로 인사도 해요. 이것이 연대이고 투쟁이라는 걸 알아가는 중입니다.” 치열한 투쟁과 끈끈한 연대로 공장을 지켜온 옵티칼지회는 앞으로도 그 열기를 더해가려 한다. 10월 9일에는 본사가 있는 일본으로 원정 투쟁을 떠났고, 10월 말에는 일본대사관 앞 ‘희망원정대’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닛토덴코라는 하나의 자본을 넘어, 일본 정부에 이 사태를 해결할 것을 촉구하는 투쟁이다. 옵티칼의 투쟁은 옵티칼만의 투쟁이 아닌, 외투자본이 벌여온 ‘먹튀’ 행각과 이를 방관하는 국가에 대한 투쟁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는 곧 자본주의 세계경제 체제에 억압받는 모든 노동자를 위한 투쟁일 테다. “13명의 동지들이 손배가압류에도 개의치 않고 고비를 넘겼듯이, 앞으로도 계속 동지들과 함께 투쟁해가려 합니다.” 노동자가 이긴다 간담회 후 동지들은 공장 한편의 운동장에서 함께 배드민턴을 치고, 사무실에 둘러앉아 이른 저녁 식사를 했다. 빵과장미 이소연 동지의 말처럼 “불에 탄 공장이 쓸쓸해 보이지만 투쟁하시는 동지들에게서 따듯한 마음이 느껴”졌다. “연대의 힘으로 옵티칼 투쟁 승리하자!” 힘찬 구호로 시작된 2부 문화제는 빵과장미의 편지 낭독, ‘인터내셔널가’ 노랫말 맞추기, 노래 ‘우리는 가지요’ 몸짓 배우기 등 다양하게 꾸려졌다. 노래 부르고 춤추며 피어난 열기가 서로의 사이를 채운다. 어색함 대신 하나됨의 감각이 모두를 휘감는 순간이다. 바깥은 흐려도 안은 추위를 느낄 새 없다. 눈을 맞추고, 웃음을 나누며 한바탕 뛰고 나니 어느새 마지막 순서에 다다랐다. 물론 아쉽지만, 그보다는 활기찬 에너지가 기운을 북돋는다. “서로 ‘잘한다’ 하면서 기운을 주시니 좋았습니다. 저희도 힘을 받아서 즐겁게 투쟁해보겠습니다.” 한나절을 같이하며 기억의 일부를 공유한 동지들. 연대를 하는 자, 연대를 받는 자 구분 없이 힘을 얻고 가는 듯했다. ‘단결’, 두 글자가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 이날의 장면들을 통해 어렴풋이 알게 된다. 단결한 우리는 함께 투쟁할 것이고 함께함으로써 승리할 것이다. 단결한 노동자는, 반드시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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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여성뉴스 브리핑] 내년 고용평등상담실 예산 '싹뚝' 퇴행에 퇴행 거듭하는 윤정부● 9월 28일, 극우에 맞서 임신중지권을 옹호한 아르헨티나 여성 행진 9월 28일 ‘안전하고 합법적인 임신중지를 위한 국제행동의 날’을 맞아 라틴아메리카 여러 나라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아르헨티나에서는 10월 22일 대선에서 선두를 달리는 극우 후보자(밀레이)가 당선 후 3년 전 합법화된 임신중지권을 빼앗는 국민투표 실시 등을 공언한 가운데 수천 명이 극우에 맞서 여성의 권리를 옹호하기 위한 시위를 여러 도시에서 벌였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대통령 집무실, 의회까지 행진했다. 임신중지권 운동의 상징인 녹색 옷을 입은 참가자들은 “밀레이와 함께 여성의 권리는 발전이 아니라 퇴보한다”, “자유는 엄마가 될지 말지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등이 적힌 피켓과 깃발을 들었다. “성적 학대를 당한 아동의 80%가 포괄적 성교육 덕분에 다른 사람에게 알릴 수 있었다”는 피켓도 있었다. 참가자들은 임신중지권 폐지, 여성부 폐지, 포괄적 성교육 폐지를 내건 극우 후보의 공약을 규탄했다. 성교육 강사인 바르바라 리베로스는 “성교육 법 폐지는 매우 위험하다”면서 “오늘 우리가 거리로 나온 이유는 우리가 쟁취한 권리뿐만 아니라 노동법, 공중보건, 공교육이 위험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딸(15세)과 함께 행진한 47세의 심리학자 마사 가자노는 “선거 결과를 우려해 여성의 권리를 지키려 모였다”고 했다. 아르헨티나 의회 앞에서는 수십 개 단체가 채택한 공동성명이 낭독됐다. 성교육과 임신중지 수술 및 약에 대한 안전한 접근을 요구하고 “페미니스트와 성소수자 운동을 표적으로 삼는” 극우 세력을 규탄했다. 또한 “이곳이 투쟁 공간이며, 우리가 쟁취한 것과 앞으로 쟁취해야 할 것을 위해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기에 거리로 나선다”고 밝혔다. <참조 기사> https://english.elpais.com/international/2023-09-29/argentinas-feminist-movement-mobilizes-against-javier-milei.html ● 내년부터 여성노동자 상담 지원사업 예산 반토막, 고용평등 포기한 윤 정부 고용노동부가 지난 24년간 직장 내 성희롱, 성차별 등 피해자들을 밀착 지원해 온 민간 ‘고용평등상담실’ 예산을 삭감하고, 규모를 대폭 축소해 자체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상담실을 운영해 온 여성·시민단체들은 “사각지대 여성노동자들의 최후의 보루를 빼앗지 말라”고 규탄했다. 전국고용평등상담실 네트워크와 197개 시민사회단체는 9월 25일 국회 앞에서 “24년간 여성노동자를 지켜온 고용평등상담실 폐지, 퇴행하는 고용노동부 규탄한다” 기자회견을 열었다. 2000년 민간단체 10개소로 시작된 고용평등상담실은 서울여성노동자회·한국여성민우회 등 19개소에서 현재 운영 중이다. 채용·임금 등 고용상 성차별부터, 모성보호와 일·가정 양립, 성희롱·폭언 등 직장 내 괴롭힘까지 일터에서 여성노동자가 겪는 여러 문제를 상담하고 지원해 왔다. 고용부에서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라 고용평등상담실을 운영하는 민간단체에 예산을 주는 식이었다. 고용노동부는 민간단체 보조금 사업 대신 전국 고용노동청 8곳에 고용평등상담창구를 마련해 전문 상담 인력을 2명씩 두겠다고 밝히며 예산도 올해 12억 원에서 내년 5억 원으로 대폭 축소했다. 정부는 고용평등상담을 민간위탁에서 직접수행방식으로 변경한 이유로 “고용노동청이 상담뿐 아니라 민‧형사 등 법적 대응과 근로감독까지 직접 수행하도록 개편해 실질적 피해 구제 효과를 높이겠다는 취지”라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여성·시민단체들은 19개의 상담 창구를 8개로 줄이면서 ‘피해 권리구제 실효성을 제고한다’는 정부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 자료 제작과 영세사업장 예방교육 지원 예산까지 전액 삭감하는 등 고용평등 관련한 정부의 이번 조치가 명백한 퇴행이라고 규탄했다. <참조 기사> https://www.ildaro.com/9731 ● 무색한 남녀고용평등법, 실형 선고는 ‘0’ 지난 3일 서울신문의 보도에 의하면 검찰이 2013년부터 올해 8월까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인원은 총 97명이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전국 법원에서 실제 선고까지 이어진 것은 38건에 불과했다. 38건 중 벌금형이 대다수이고 실형을 선고한 사례는 없었다. 1987년 만들어진 남녀고용평등법에서는 사업주가 노동자에게 성별, 혼인, 가족 안에서의 지위, 임신 또는 출산 등의 사유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채용 또는 근로의 조건을 다르게 하거나 그 밖의 불리한 조치를 하는 경우를 차별이라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자의 정년·퇴직 및 해고에서 남녀를 차별하거나 여성 근로자의 혼인, 임신 또는 출산을 퇴직사유로 예정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또 채용 과정에서의 성차별은 벌금형만 가능한데, 1995년 최대 500만 원으로 올린 뒤 지금까지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채용의 첫 출발선부터 고용 전반에 성차별이 발생해도 기소와 처벌이 솜방망이에 그치는 데에는 기업의 자율성을 인정하는 분위기와 혐의 입증 자체가 어렵다는 한계가 꼽힌다. 실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사건 건수와 노동부가 위탁 운영하는 고용평등상담실에 접수된 고용상 성차별 상담 건수만 보더라도 차이가 크다. 일례로 지난해 직장 내 성희롱·성차별 관련해 고용평등상담실에서 상담을 받은 건수는 1만2,000건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조 기사>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1003500099&wlog_tag3=naver ● 통계도 기준도 없는 여성혐오 범죄, 국제표준 도입돼야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페미사이드(femicide: 여성살해)’의 정의에 관한 국제표준을 활용하기 위한 논의가 시작됐다. UN여성기구 성평등센터와 아태범죄통계협력센터는 서울 중구 웨스턴호텔에서 ‘페미사이드 근절을 위한 국제회의’를 열고 이 같은 논의를 진행했다고 9월 26일 밝혔다. 유엔여성기구와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가 공동 발간한 2022년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8만1,100건의 여성 대상 살인 사건 가운데 40%가 젠더적 요인이 영향을 미친 살인이었는지 식별할 맥락적 정보가 부족했다. 한국도 페미사이드 관련 통계가 없다. 이번 국제회의 참석자들은 지난해 제53차 UN통계위원회에서 국제 표준으로 최종 승인된 ‘페미사이드 통계 수집을 위한 국제통계 프레임워크(틀)’를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프레임워크는 페미사이드로 규정하는 3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친밀한 파트너에 의한 의도적 살인’, ‘가족 구성원에 의한 살인(명예살인 등)’, ‘성차별적 동기가 나타나는 가해자에 의한 살인’이다. 프레임워크는 이 3가지 기준 중 1가지 이상을 충족하면 페미사이드로 규정했다. <참조 기사>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310041502001 ● 알바천국, 알바몬 성차별 채용공고도 1,2위 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 상반기까지 적발된 성차별 채용공고는 2천268건이었다. 이중 알바천국이 800건으로 가장 많았고, 알바몬이 664건으로 뒤를 이었다. 다른 채용정보 사이트인 사람인은 305건, 잡코리아 237건, 벼룩시장 192건, 인크루트 38건, 커리어 32건으로 나타났다. 노동부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 7조에 따라 차별적 고용환경 개선을 위해 연 1회 운영하던 구인광고 모니터링 사업을 올해부터는 연 2회로 늘려 운영하고 있다. 최근 3년간 내려진 행정처분은 총 2,071건이며, 경고 조치가 1,522건으로 전체 행정처분 중 73.4%에 달했다. 반면 광고 시정 조치는 548건으로 26.4%에 그쳤다. 성차별 채용공고로 기소된 사례는 단 1건뿐이었다. A업체가 부품 단순포장 사원 지원 요건을 남자로 제한하는 내용의 성차별 채용공고로 지난 5월 검찰에 기소의견 송치됐다. 성차별 채용공고를 적발하더라도 통상 한 달가량이 걸리는 고용부의 위반 심사 기간을 감안하면 심사결과가 나올 시점에는 이미 채용 절차가 마감된 경우가 대부분이라 실효성 있는 처벌로 이어지지 못하며, 대부분 단순 경고에 그치고 있다. <참조 기사>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7606 ● 전례 없는 미국 의료 노동자 파업, 이윤보다 생명을! ‘카이저퍼머넌트노조연합’ 미국 최대 비영리 민간의료서비스업체인 카이저퍼머넌트의 의료 노동자 75,000명이 10월 4일부터 3일간 파업을 벌였다. 12개 노조로 구성된 카이저퍼머넌트노조연합의 이번 파업은 미국에서 전례가 없는 의료 노동자의 대규모 파업이었다. 노동자들은 이윤보다 환자를 위한 인력 충원, 임금 인상 등 의료 노동자의 노동조건 개선 등을 요구했다. 고강도 노동과 인플레이션에 의료 노동자들은 번아웃을 겪으며 주거비를 걱정하고 있다. 노조는 지금의 의료 노동자들을 계속 고용하려면 최저임금을 회사 전체에서 시간당 25달러로 인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업 노동자의 상당수는 여성이고, 직종은 간호사와 영양사, 약사, 방사선사, 초음파사, 의사 보조원 등 의료 기술직, 진료 접수 등 사무직과 행정직, 환경미화원 등 의사를 제외한 대부분이다. 파업의 영향으로 사측은 수천 명의 파업 대체인력을 투입했지만, 캘리포니아, 오리건, 워싱턴, 콜로라도, 버지니아, 워싱턴DC, 하와이, 버지니아 등 수백 개의 병원과 연구소가 문을 닫았고 긴급하지 않은 수술 등의 진료 예약이 연기됐다. 파업 노동자들의 시위 행렬에 그 앞을 지나는 많은 운전자가 응원의 경적을 울렸다. 14년간 오리건주 의료센터에서 환자 접수를 담당해 온 케벤 다든은 “팬데믹 이전에는 약 60명의 직원이 일했지만, 지금은 인원이 감축돼 40명 미만으로 운영한다. 그러니 진료를 예약하려는 환자들이 긴 줄을 서고 예약은 지연된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병원 중환자실에서 4년간 일한 헨리 페레즈는 “인력 부족과 환자 치료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는 것 같다. 한때 의료계의 기준이라 불리던 카이저퍼머넌트가 노동자와 환자, 그리고 환자 치료보다도 이윤을 우선해 집중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했다. 또한 페레즈는 “저들은 팬데믹 동안 우리를 의료 영웅으로 칭송했지만, 지금은 성실한 협상도 거부하면서 우리를 0점 취급한다. 나는 내 병동뿐만 아니라 102명의 환자를 책임져야 하는 지원업무까지 해야 해서, 심각한 번아웃과 정신적 고통,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내가 지원하는 간호사들은 인력 부족으로 인해 항상 숨 가쁘게 일하며 병원을 돌아다녀야 한다”고 말했다. 사측은 의료기관이 어려운 이유는 팬데믹 기간 노동자의 대규모 사직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파업 노동자들은 분노했다. 번아웃의 근본 원인인 저임금, 열악한 복리후생, 직장 내 노동존중 부족은 사측 탓인데 이를 ‘대규모 사직’ 때문이라며 노동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여론전을 펼치는 점을 비판했다. 사측은 지난 5년간 240억 달러가 넘는 이윤을 내고 인력 충원 등 의료 노동자의 안전에는 돈을 쓰지 않았다. 또한 2023년 상반기에만 30억 달러 이상을 벌어 임원진 49명에게 연간 100만 달러 이상의 급여를 지급했다. 원격서비스 담당자 멜라리는 “수백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경영진은 이윤과 자신의 연봉 인상 외에는 누구에게도 관심이 없다. 저들이 환자와 우리 노동자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조 기사> https://www.theguardian.com/us-news/2023/oct/03/kaiser-permanente-healthcare-strike-hospital-union-california-washington-dc?CMP=share_btn_tw&fbclid=IwAR0tQWN89HBICB-o11joVmKY-iWCwe__wrYZzfvEEZEpPPciI0kJRktvFsc ● 정부의 육아휴직 활성화 방안, 문제는 실효성 없는 제도와 낮은 소득대체율 내년부터 생후 18개월 이내 자녀를 둔 부모가 동시 혹은 순차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하면 첫 6개월 동안 부부 합산 최대 3,900만원의 육아휴직급여를 받을 수 있다. 각각 통상임금의 100%를 육아휴직 급여로 받게 된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 3월 대통령 주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서 발표한 저출생 대책의 후속 조치로, 이르면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이른바 ‘독박육아’를 벗어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배우자도 육아휴직을 반드시 써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붙었다. 고용노동부는 부부가 함께 아이를 돌보는 ‘맞돌봄’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기존의 ‘3+3 부모 육아휴직제’를 ‘6+6 부모 육아휴직제’로 확대 개편하는 고용보험법 하위법령 개정안을 6일 입법예고했다. ‘3+3 부모 육아휴직제’는 생후 12개월 내 자녀를 돌보기 위해 부부가 함께 혹은 순차적으로 육아휴직을 하면 첫 3개월 동안 부부 각자에게 통상임금 100%(월 200만 원~300만 원 상한)를 지급하는 제도다. 육아휴직을 사용하면 통상임금 80%만(상한액 150만 원) 육아휴직급여로 받기 때문에 소득 감소를 우려해 사용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이 같은 조치에 힘입어 남성 육아휴직자 비율은 지난해 기준 28.9%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여전히 여성 육아휴직자 비율이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제도 개편이 배우자의 육아휴직 활용을 높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OECD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비율은 다른 나라와 견줘 볼 때 한참 떨어진다. 진짜 문제는 드문 처벌과 부족한 급여 수준이라는 것이다. 현행법상 육아휴직을 이유로 해고 또는 불리한 처우를 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지만, 실제 처벌로 이어지는 사례는 드물다. 또한 현행 육아휴직급여(통상임금의 80%, 상한 150만 원·하한 70만 원)의 소득대체율을 대폭 상향해야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 타격을 완화할 수 있다는 평가다. <참조 기사>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308726635770624&mediaCodeNo=257&OutLnkChk=Y ● 성소수자에게 유해한 ‘전환 치료’가 여전함을 드러낸 보고서 캐나다 사이먼 플레어저대학교 젠더 및 성건강 평등센터 조교수인 트래비스 살웨이가 이끈 연구팀은 한국을 포함해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콜롬비아 6개국에서 성소수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14건의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평균적으로 전 세계 LGBTQ 10명 중 거의 1명이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종교 지도자나 의사 등에 의해 수행된 상당히 유해한 전환 치료 관행에 노출된 적이 있었다. 또한 트랜스젠더는 게이와 레즈비언보다 더 높은 비율로 그러한 경험이 있었다. 살웨이는 “이는 성소수자 정체성 또는 출생 시 부여된 성별과 다른 성 정체성을 받아들이거나 표현하는 것을 막으려는 조직적인 시도가 포함된다”고 설명하며 “이렇게 유해한 관행을 금지하는 법률이 제정되고 보건 의료 전문가들의 비판 성명이 발표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전환 치료 관행이 여전한 현실에 실망했다”고 했다. 또한 논문은 전환 치료는 “심각한 심리적 고통, 우울증, 약물 남용, 자살 시도”를 유발한다고 밝혔고, “트랜스젠더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 사회 정책 및 법적 보호가 더디게 개선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상 심리학자이자 트랜스젠더 건강관리 그룹 USPATH의 전 회장인 에리카 앤더슨은 “전환 치료는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상처를 주는 반면, 이런 치료가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었다는 연구는 아직 없다”고 했다. 현재 세계의 거의 절반에 달하는 국가에서 미성년자에 대한 전환 치료를 금지하고 있다. (이 논문에서 정의한 ‘전환 치료’는 공동저자 중 한 명인 앨버타 대학교 법학부 조교수 플로렌스 애슐리가의 정의를 인용함 : ‘개인의 성적 지향, 성 정체성, 성별 표현을 변경, 억제 또는 억압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모든 치료, 관행 또는 지속적 노력’) <참조 기사> https://www.nbcnews.com/nbc-out/out-health-and-wellness/many-lgbtq-people-report-experienced-conversion-therapy-study-finds-rcna1185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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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센터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라! 노동자의 힘으로 노조법 2·3조를 다시 쓰자!우리는 투명인간이 아니다! 욕받이가 아니다! 전화상담은 고강도 감정노동이다. 콜센터 상담사들은 종종 민원인의 폭언과 욕설에 시달리지만, 회사는 상담노동자의 고통을 경감할 어떤 조치도 내놓지 않은 채 더 많은 전화를 받으라며 노동자를 쥐어짤 뿐이다. 추석 연휴가 막 끝난 10월 4일 오후 2시, 국회의사당 앞에 국민은행, 하나은행, 현대해상 콜센터 상담사들이 ‘총파업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진행하기 위해 모였다. 같은 날 오전에는 각각 국민은행 본점, 하나은행 본점, 현대해상 본점 앞에서 사전 집회를 열었다. 콜센터 노동자들의 주된 요구는‘상담사의 처우를 개선하라!’, ‘차별 대우 못 참겠다. 진짜 사장이 책임져라!’, ‘노조법 2·3조 개정하라!’였다. 상담사의 처우를 개선하라! 감정노동자보호법이 제정되었음에도, 상담사들은 여전히 악성 민원 고객의 전화를 끊을 수조차 없다. 그럴 경우 사측으로부터 제지당하거나 불이익을 받기 때문이다. 더구나 제대로 된 휴게시간마저 갖지 못한 채, 마치 기계처럼 일만 해야 한다. 특히 은행 콜센터 업무는 개인정보를 다루기 때문에 온종일 긴장 속에서 일해야 한다. 극도의 악조건에서 일하지만, 상담사들은 정규직이 아니라는 이유로 성과급 지급 대상에서도 배제되었다. 콜센터 상담사들은 대부분 각 본사 소속 정규직이 아니라 용역업체, 자회사 소속 비정규직이다. 하지만 콜센터 상담사들은 원청회사의 상품상담부터 보상상담에 이르기까지, 주요 업무를 도맡는다. 원청자본은 어마어마한 수익을 올리고도 콜센터 상담사들에게는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았다. 올해 초, 은행권과 보험권의 성과급 잔치가 논란이 될 정도로 금융권 수익이 막대했다. 4대 금융지주로 꼽히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15조 8,506억 원에 이르는 최대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에 따라 5대 시중은행,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은 1조 4,000억 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정규직들에게 지급했다. 이토록 막대한 금융권 수익 가운데 상당 부분은, 대면접촉이 어려운 코로나19 유행 시기에 콜센터로 집중되는 업무, 그 고통을 감내하며 묵묵히 일한 상담노동자들 덕분이다. 왜 콜센터 상담노동자들이 차별받아야 하는가? 차별 대우 못 참겠다! 진짜 사장이 직접 고용하라! 노조법 2·3조 개정하라! 원청자본은 상담노동자들이 본사 주요 업무를 담당하고 있음을 너무나 잘 안다. 또한 상담사들의 노동환경이 매우 열악하다는 것 또한 뻔히 안다. 하지만 원청은 ‘상담노동자를 직접 고용하지 않았다’며 모르쇠로 일관한다. 이에 상담사들은 원청 직접고용, 처우개선과 성과급 지급은 물론, 간접고용 이중착취를 철폐하고 진짜 사장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노조법 2·3조를 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으며 총파업을 결의했다. 상담사들의 요구는 엉뚱하지도, 과하지도 않다. 차별하지 말라고, 생활임금을 지급하라고, 인간으로서, 노동자로서 존중해 달라고, 그리고 이를 위해 콜센터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라고 말하고 있을 뿐이다. 이날, 상담사들은 ‘콜센터가 멈추면 세상도 멈춘다!’라고도 외쳤다. 콜센터 업무는 그만큼 우리 삶 곳곳을 연결한다. 그러므로 콜센터 상담노동자 처우 개선은 우리 사회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길이기도 하다. 법의 장막 뒤에 숨어 그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 원청자본에 맞서, 직접고용 쟁취투쟁에 나선 콜센터 노동자들을 지지한다. 노동자 투쟁으로 간접고용 이중착취 없는 세상을 만들자. 노조법 2·3조를 노동자의 손으로 다시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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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칼 동지들께 전하는 빵과장미의 편지[편집자 주] 변혁적 여성운동 네트워크 빵과장미가 10월 3일 농성 중인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빵빵 짱짱 연대’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빵과장미는 공장이 불타자 노동자들을 문자 한 통으로 해고했을 뿐 아니라 여성의 권리를 중시하는 것처럼 ‘퍼플워싱’해 온 옵티칼 본사 닛토덴코의 위선을 폭로하며 여성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싸우는 이는 바로 노동자들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는데요, 빵과장미 동지들이 옵티칼 동지들께 건넨 편지를 전합니다. 옵티칼 동지들, 반갑습니다. 저희는 해고 노동자와 부당징계자, 투쟁하는 노동자와 대학생, 활동가가 함께하는 변혁적 여성운동 네트워크 빵과장미입니다. 빵과장미는 여성 노동자가 주체가 된 페미니즘 운동을 통해 가부장제와 결탁한 자본주의를 변혁하여 여성해방을 쟁취하고자 하는 모임입니다. 오늘도 여성 노동자의 허리끈과 숨통을 지독하게 조이고 있는 것은 바로 자본주의란 체제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빵과장미에는 콜센터와 호텔, 학교와 병원, 제조업 하청 비정규직을 비롯해 다양한 현장에서 자본에 맞서 싸워 온 여성 노동자들이 함께하고 있으며, 빵과장미란 이름으로 함께 여성 노동자의 목소리를 키우고 이들의 투쟁에 연대해 왔습니다. 또 내년 3.8 국제 여성의 날에는 여성 노동자들의 요구를 내건 여성파업을 조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빵과장미란 구호는 1차 세계대전 직전, 한 줌의 자본가들이 전 세계 노동자들을 몰아치며 살인적인 경쟁을 재촉하고 있던 1912년 벽두에 미국 매사추세츠 주 로렌스 시에서 터져 나온 파업에서 유래했습니다. 당시 파업에 나선 직물 노동자 수만 명은 경찰과 군대의 총검 앞에서 임금 인상과 더불어 존엄한 삶의 조건 역시 요구하기 위해 ‘빵과 장미’라는 슬로건을 사용했습니다. 이 시기 노동자들은 약 3분의 1이 25세 이전에 사망했을 만큼 잔혹한 착취 속에서 주당 6달러, 아동은 3달러를 받고 일했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을 착취하던 자본가는 대궐 같은 저택과 별장, 섬을 소유하고 호화롭게 살았습니다. 너무나 부조리한 현실이었지만, 노동자들이 투쟁을 조직하기 위해 넘어야 할 벽은 거대하기만 했습니다. 단적으로, 직물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의 출신국적은 51개나 됐으며, 언어만 최소 45개에 달했습니다. 또 노동자의 다수인 여성들은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자본가들이 성별과 출신, 언어적 차이를 이용해 그들을 분열시켜 착취하고 있다는 점을 깨닫고 단결했습니다. 또 파업위원회는 보육원과 공동 취사장을 설치하고 여성 노동자들이 더 쉽게 투쟁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그렇게 모든 노동자가 평등하게 단결하여 투쟁한 끝에 로렌스 직물 노동자들은 승리를 쟁취했고, 합의안을 만들었을 때 대부분이 여성이던 노동자들은 주먹을 치켜들고 인터내셔널가를 제창했습니다. 이렇게 빵과장미의 투쟁이 격렬하게 전개됐던 야만의 시대인 1918년,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본사인 닛토덴코사는 닛토전기공업이라는 이름으로 태어났습니다. 조선이 일본제국에 통합된 뒤 8년이 지난 시간이자 1919년 3.1운동 전해인 이때, 조선에서 생산된 쌀의 98.6%, 직물은 85.1%가 일본으로 강탈되어 조선 민중이 굶주리며 헐벗고 있던 때였습니다. 닛토덴코사는 그런 일본제국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전기절연재를 생산하여 성장을 거듭해 왔고, 결과적으로 그들은 현재 일본 내 21곳, 해외 78곳에 사업소를 두고 있으며, 연 매출 8,534억엔, 직원 수는 약 3만 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닛토덴코가 급속히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에서처럼 수많은 노동자를 착취해 왔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입으로는 좋은 말을 참 많이 합니다. ESG 경영(환경, 사회, 거버넌스를 중시한 경영)과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를 중시하며 생태와 사회, 그리고 여성을 비롯한 진보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이라고 합니다. 대표적으로 닛토덴코는 해수의 담수화 등에 이용되는 ‘멤브레인’을 생산하여 수자원이 부족한 지역에 폭넓게 공헌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 경영진과 사업부, 인재본부가 삼위일체가 되어 여성 지도자를 육성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여성 지도자의 비율을 2030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30%, 일본 국내에서는 10%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회사가 기후위기나 생태를 강조하더라도 노동자를 착취하는 한 녹색 자본주의의 하나일 뿐입니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여성 임원의 비율을 늘린다고 하더라도 노동자를 착취하는 한 그들의 말은 한낱 ‘퍼플워싱’일 뿐입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다카사키 히데오 일본 닛토덴코 대표의 소득은 모두 26억5천만 원에 달했습니다. 이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평균연봉 약 5천만 원의 53배입니다. 더구나 닛토덴코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에서 18년 동안 무려 8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고, 지난 10월에는 화재보험금으로 약 1천3백억 원을 챙겼는데도 200일이 넘게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 13명의 고용승계 요구를 들어주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조합원 5명의 임대차보증금을 각 4천만 원씩 모두 2억 원 가압류했고, 또 다른 5명의 조합원에게는 부동산에 각 4천만 원씩 2억 원을 가압류했습니다. 자본가들은 그들이 언제나 써먹는 똑같은 수법을 사용합니다. 언제나 노동자가 자신의 권리를 말하면 더 무자비하게 그들의 삶을 짓밟습니다. 하지만 노동자 역시 더욱 큰 연대와 단결로 정당한 노동자의 권리를 쟁취해 왔습니다. 바로 옵티칼 동지들의 투쟁에 KEC지회와 아사히글라스비정규직지회 동지들이 앞장선 노동자들의 연대투쟁이 그것입니다. 저희와 함께하고 있는 빵과장미 국제네트워크는 2000년대 초 아르헨티나에서 자본가들이 버리고 간 브루크만 의류공장을 여성 노동자들이 접수하고 끝없는 경찰 폭력에 맞서 노동자의 공장으로 다시 건설하는 과정에서 생겨났습니다. 그때 대부분이 여성이었던 노동자들은 “여기에 사장 없이 일하는 노동자들이 있다”, “브루크만은 노동자의 것이다. 그게 싫다면, 엿이나 먹어라!”라고 외쳤습니다. 결국 이들은 공장을 접수하는 데서 나아가 여성위원회를 조직하고 모든 노동자의 존엄을 위해 싸워 온전히 평등하게 노동자가 통제하는 공장을 건설했습니다. 옵티칼 동지들 역시 여성 노동자들이 평등한 투쟁의 주체로 싸우고 있으며, 평등의 약속 제정을 비롯해 평등과 존엄을 위해 우리 모두가 본받아야 할 성평등한 노동자 투쟁을 펴나가고 있습니다. 빵과장미는 옵티칼 동지들의 성평등한 투쟁을 열렬히 지지하고 응원하며, 여러분과 같이 투쟁하는 노동자가 노동자계급을 착취하고 성적으로 억압하는 자본주의 체제를 끝장낼 수 있는 주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썩어빠진 자본가들은 이 세상은커녕 단 몇 평의 공장도 구할 수 없습니다. 공장의 주인은 공장을 버린 자본가가 아니라 공장을 지키는 노동자입니다. 그래서 옵티칼 동지들의 투쟁은 정당할 뿐 아니라 모두를 위한 투쟁이기도 합니다. 빵과장미 우리는 생존권과 존엄 모두를 위한 옵티칼 동지들의 투쟁을 지지하며, 이 싸움이 승리하는 그날까지 끝까지 연대하겠습니다. 2023년 10월 3일 변혁적 여성운동 네트워크 빵과장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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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3 사전결의대회] 기후정의 실현의 유일한 길, 노동자 민중의 권력입니다923 기후정의행진, 사회주의를향한전진은 변혁적여성운동네트워크 빵과장미, 923기후정의행진 학생참가단과 함께 <기후정의 계급투쟁을 위한 923 사전 결의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전진 국제연대위원회 양동민 동지의 발언을 공유합니다. 안녕하세요. 사회주의를향한전진 국제연대위원회에서 활동하는 양동민입니다. 짧게 한 가지만 강조하고 내려가겠습니다. 동지들, 기후위기는 모든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하지만 기후위기는 평등하지 않죠. 기후위기는 이미 불평등한 자본주의 세상을 더욱 불평등하게 만듭니다. 지금 유럽에서는 2015년 이후 올해 난민 숫자가 가장 많습니다. 이탈리아 지중해 최남단에 있는 람페두사라는 섬이 있는데요. 북아프리카에서 올해에만 12만 명이 전쟁과 빈곤, 기후재난을 피해, 튀니지에서 보트 하나에 몸을 의지해 이 람페두사섬에 도착합니다. 많은 이들이 도착하기도 전에 목숨을 잃습니다. 최근에 북아프리카 리비아에서 대홍수로 2만 명 넘는 사람이 죽었다 합니다. 모로코에서도 지진으로 3천 명이 죽었습니다. 이로 인해 지진 이후 더 많은 모로코 여성들이 강제결혼과 성폭력에 더 노출되고, 리비아에서 2만 명의 임산부가 의료위기에 빠져있습니다. 이상기후로 인해 발생한 역사상 가장 강력한 지중해 폭풍이라는 폭풍 다니엘의 영향 때문이라는데, 그리스, 튀르키예, 불가리아도 같은 태풍을 맞고 몇십 명이 사망하긴 했지만, 리비아처럼 2만 명이 죽지는 않았습니다. 관리가 안 되던 댐이 무너져서 벌어진 참사인데, 이는 20년 동안 댐을 보수하지도 않고, 사람들에게 대피하라고 알려주지도 않은 정부의 무능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무능한 리비아 정부를 만든 게 누구입니까? 북아프리카 나라들은 왜 전쟁과 빈곤에 허덕이고 있나요? 영국, 프랑스 같은 제국주의 국가들이 지금도 그들을 수탈하고, 정치적 주권을 박탈한 결과입니다. 그러고서 이 유럽의 제국주의 국가들은 자기들이 탄소를 배출해 만들어 낸 기후위기 때문에, 수탈과 억압 때문에 생존의 터를 잃어버린 난민들이 찾아오자 난민들을 돌려보내고, 섬에 상륙하지도 못하게 해 보트 위에서 죽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헝가리, 폴란드 같은 극우파 정부만이 아니라, 이른바 좌파라는 정부도 마찬가지입니다. 10년 전에 ‘포데모스’, 유명했죠? 지금 집권 중인 스페인 포데모스 정부도 이탈리아 극우파랑 이민 문제에 있어 협력할 것이라 얘기하고 있습니다.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멕시코에서, 과테말라에서, 수탈과 억압, 기후재난을 피해 오는 난민들을 죽이고, 가두고, 차별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어떤가요. 방글라데시는 탄소를 가장 적게 배출하는 나라 중 하나인데,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는 방글라데시의 민중들이 가장 심각하게 겪고 있습니다. 아무튼, 이미 세상은 기후위기라는 말로 부족하고, 세계의 어떤 지역들은 이미 기후재난, 기후재앙의 한가운데 있습니다. 사태가 이리 될 때까지 이 자본주의 국가의 지도자란 놈들은 그저 어떻게 더 많은 개발을 하고, 아르헨티나 후후이 광산에서 리튬을 추출해 더 빠른 핸드폰을 더 많이 만들어서 경쟁국을 쓰러뜨릴까 라는 고민밖에 안 하고 있습니다. 9월 20일 유엔 기후목표정상회의에 미국도 중국도 다 불참했습니다. 한국의 윤석열도 불참했습니다. 자본주의 국가 지도자들은 기후위기에 관심이 없다는 걸 다시 한번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그 귀결점은, 역사가 보여주죠, 다시 한번 미중 간 패권대결이라는 제국주의 국가 간의 충돌이 전쟁의 시대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한국도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모욕하는 합의를 하고서, 소성리 주민들을 탄압하면서, 또 베트남 붕앙에 새로운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하고, 미얀마에 가스전을 개발하면서 이 대열에 합류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이 무능하고 무책임한 자본주의 국가 지도자들에게 우리 미래를, 우리 세상을 맡겨둘 수 없습니다. 기후정의 실현은 자본주의 체제를 뒤엎지 않고서는 불가능합니다. 무책임한 자본주의 국가가 아니라 노동자 민중이 권력을 잡고서 우리의 힘으로 우리의 미래를 결정해 나가야 합니다. 그게 기후정의를 실현하는 유일한 길이고, 그게 기후정의 계급투쟁의 의미입니다. 구호로 마무리하겠습니다. 기후정의 계급투쟁으로! 자본주의 끝장내자! 자본주의 끝장내고! 기후정의 실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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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3 사전결의대회] 지옥문이 열린 지금, 노동자가 주도하는 기후정의운동이 필요합니다923 기후정의행진, 사회주의를향한전진은 변혁적여성운동네트워크 빵과장미, 923기후정의행진 학생참가단과 함께 <기후정의 계급투쟁을 위한 923 사전 결의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정의로운에너지전환을위한태안화력노동자모임, 전진 기후정의위원회 이재백 동지의 발언을 공유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정의로운에너지전환을위한태안화력노동자모임, 정태모 만들어서 활동하고 있고요. 발전노조 태안화력지부장 이재백입니다. 모르는 동지가 있을 것 같아 정태모 소개를 간단하게 드리겠습니다. 작년 924기후정의행진을 앞두고, 태안화력발전소 6개 민주노조가, 폐쇄되는 석탄발전소 당사자로서 우리 목소리를 내보자며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을 위한 태안화력발전소 노동자 공동선언’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3일 동안 출근선전전을 했는데 반응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내친김에 정기적인 모임을 만들고 공동활동을 지속하자고 결의했고,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정의로운에너지전환을위한태안화력노동자모임’입니다. 아직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발전소 폐쇄로 발생할 노동자 해고 문제와 지역소멸 문제 등을 선전하는 단계이고요. 정태모의 투쟁을 다른 발전소로 확장하기 위해, 발전소 지역주민을 포함한 노동자 민중의 투쟁으로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2023년 7월 28일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태안화력노동자 결의대회’ 아시다시피 기후위기가 매우 심각합니다. 9월 21일 유엔총회 기후목표 정상회의에서 유엔 사무총장이 “지옥문이 열렸다”라고 표현했습니다. 지난 7월에 “지구온난화가 끝나고 지구가 끓는 시대가 시작됐다”는 말도 굉장히 인상적이었는데 “이젠 지옥문이 열렸다”는 아주 무시무시한 표현까지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표현이 결코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여러 기후재난을 언급합니다. 우리도 이미 잘 알고 있는 내용입니다. 리비아에서는 홍수로 수만명 넘는 목숨을 잃었습니다. 4월 시작된 캐다나 산불은 아직도 꺼지지 않고 있습니다. 9월 초 현재 16만 5천㎢, 남한 면적 1.6배에 달하는 산림을 태우고 200명 넘는 목숨을 앗아간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하와이 산불, 그리스 산불, 인도와 중국 등의 홍수로 엄청나게 많은 노동자 민중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지옥문이 열렸다는 표현이 결코 과장이 아닌 것입니다. 지금도 무시무시한 재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만, 앞으로는 더욱더 엄청난 기후재앙이 닥칠 것입니다. 그런데 자본가 정부의 대응은 너무나 한가합니다. 무엇 때문에 그렇습니까? 유엔사무총장은 기후위기의 범인으로 “화석연료로 막대한 이득을 챙기는 기득권의 탐욕”을 지목합니다. 바로 자본이, 자본의 이윤이 범인이라는 말입니다. 이제는 자본가 정치인들도 자본의 이윤을 ‘기후위기의 주범, 지옥문을 연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가 심각한 상황에 와중에도 정부는 자본의 이윤을 위해 봉사하고 있습니다. 멀리 갈 것 없이 한국 정부의 상황을 보겠습니다. 기후위기 때문에 석탄발전소 폐쇄를 결정했지만, 민자석탄발전소는 계속 건설되고 있습니다. 민간자본의 석탄발전소 건설비는 공기업 보다 많게는 2배가량 비쌉니다. ‘방만경영과 비효율의 상징’이라고 조롱하는 그 공기업보다 민간석탄발전소의 건설비가 많게는 2배 비쌉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한전이 천문학적 적자를 기록하는 상황에서도 민간발전사는 정부가 허용해 준 LNG 직수입으로 떼돈을 벌었습니다. 2022년에 SK를 비롯해 7대 민간발전사가 벌어들인 돈만 2조 9,416억 원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가 발생하기 전인 2021년보다 2배 넘은 수익을 올렸습니다. 4개 태양광 모듈 기업은 2022년에 2조 원의 영업이익을 냈습니다. 기후위기를 막겠다고 도입한 온실가스배출권거래제로 포스코을 비롯한 많은 대기업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정부가 할당한 탄소배출권을 팔아 5,600억원의 수익을 냈습니다. 기후위기 막아야 합니다. 우리가 살고 미래세대가 살기 위해 막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후위기의 주범, 자본의 이윤을 멈춰야 합니다. 자본주의를 멈춰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자본의 이윤에 커다란 타격을 가할 수 있는 노동자가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후위기가 심각한 상황에서도 자본의 이윤만 생각하는 정부, 석탄발전소 폐쇄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도 노동자에 대한 대책은 전혀 가지고 있지 않는 정부, 이런 정부 쓸어버리고 제대로 된 기후위기 대책과 총고용 보장 등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 노동자가 앞장서서 투쟁해야 합니다. 노동자가 주도하는 기후정의운동을 만들기 위해 정태모가 앞장서겠습니다. 전진이 앞장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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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남 한복판에서 ‘한국옵티칼’을 외치다사진: 호각 9월 25일 이른 오전, '민주노조를 깨우는 소리 호각'(이하 호각)에서 활동하는 이훈, 양동민 활동가를 강남 엔씨타워 앞에서 만났다. 엔씨타워에는 한국닛토덴코 사무실이 위치해 있다. 일본닛토덴코는 구미의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이하 옵티칼)의 지분 100%를 갖고 있는 기업이다. 호각의 활동가들은 옵티칼을 둘러싼 닛토덴코 그룹의 먹튀 행각을 알리고 옵티칼의 현재 상황과 투쟁 상황을 알리기 위해 선전전을 벌이고 있었다. 현재 호각에서는 총 7명이 활동하고 있다. 각각은 고태은(싸우는 노동자를 기록하는 사람들 싸람), 안나(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양동민(사회주의를향한전진), 이훈, 정로빈(공공운수노조), 김선호(공공운수노조), 변주현(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이다.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 가운데 이훈, 변주현 활동가에게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사진: 호각 Q. 닛토덴코 서울사무소 앞 선전전은 언제부터 시작했나? 이훈: 9월 15일에 첫 선전전이었다. 선전전 이전에 서울사무소에서 가장 먼저 했던 건 9월 5일에 진행한 기자회견이었다. 그동안 구미에 있는 옵티칼을 두고 경찰의 침탈 시도가 자주 있었다. 변호사, 노무사 등을 동원해서 법적으로 압박한다거나 굴착기를 가져와서 노조 사무실을 부수겠다고 하는 식의 침탈 시도가 있었다. 선전전은 그에 대한 반발의 표현이었다. 선전전을 통해 서울사무소 역시 우리 투쟁의 대상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걸 보여 주려 했다. 실제로 서울사무소는 중요한 타격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Q. 호각이 닛토덴코 서울사무소 앞 선전전을 시작하게 된 계기, 이유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해 달라. 이훈: 옵티칼 투쟁이 구미의 투쟁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 듯하다. 그런데 사실 닛토자본이 구미에만 갇혀 있는 게 아니다. 최소 평택과 서울, 일본에 다 퍼져 있다. 그리고 서울이라는 지역의 특성상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호각 내에서 서울사무소 타격을 언제 시작할지에 대해 많이 고민했는데, 전에 구미에서 배태선 민주노총 경북본부 교육국장님과 최현환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지회장께 여쭤본 적이 있다. ‘이런 걸 하면 좋을 거 같은데 언제 하면 좋을까요?’라고. 사실 그걸 물어볼 때만 해도 약간은 귀찮은 마음도 있었다. 피켓을 만들고 앰프를 들고 거기까지 가서 어쩌면 경찰이나 경비와 투닥거리게 될 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그 질문을 들은 최현환 지회장 눈빛이 정말 강렬했다. 그저 고마워한다기보다 투쟁의 한 방식이라고 느끼는 듯했다. 심지어 눈에서 레이저가 나오는 것 같았다. 나도 모르게 내 몸이 뒤로 밀려났다. 그때 생각했다. ‘아, 이건 반드시 해야겠구나’라고. Q. 호각이 생각하는 선전전이 지니는 의미는 무엇인가? 이훈: 선전전의 핵심은 아무래도 알리는 것일 터다. 공장이 불타 사측이 청산했다고 하면 사람들은 ‘그럴 수 있겠네’, ‘아무래도 그럴 수밖에 없었겠지’라고만 생각하기 쉽다. 그게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이면에 닛토자본이 그동안 한국의 여러 혜택을 받으며 7조 7,000억 원이나 되는 큰돈을 벌었고 화재보상금으로 받은 돈만 해도 공장을 재건하고도 많이 남는데 그러지 않고 150여 명의 노동자를 내보냈다는 사실이 있다. 선전전은 그 사실을 알리는 작업이라 생각한다. 특히 강남 한복판에서 선전전을 진행하며 사람들에게 말하면, 사람들이 꽤 관심을 갖고 지켜본다는 게 느껴진다. 아, 우리의 말로 강남 사람들이 ‘억울함’을 전달받고 있다고 느껴질 때,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선전전을 하면서 구미에 있는 조합원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옵티칼 조합원들과 여러 연대자들이 이 싸움을 주도하고 있기는 하지만 구미에서는 당장 침탈을 막아내는 싸움을 하니까 방어를 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그런데 방어만 하면 언젠가 그 방어는 뚫리게 되어 있다. 서울에서 선전전을 한다는 건 단순히 알리는 것을 넘어 공격을 한다는 느낌이 있다. 그리고 혼자만의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그 감각을 아마도 구미에 있는 조합원들도 느끼는 것 같다. 우리는 서로 떨어져 있지만 연결되어서 방어와 공격을 함께 잘하고 있다는 감각 말이다. 사진: 호각 Q. 선전전을 진행하면서 느낀 어려움이나 생각이 있다면 들려 달라. 이훈: 아직 어려움을 느낄 정도로 많이 진행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하나 꼽는다면, 선전전에 참여하는 인원이 다소 적은 게 아닐까 싶다. 물론 소수라도 기세가 좋으면 상관없지만, 아무래도 기세 좋은 다수가 있을 때는 분위기를 더욱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선전전을 진행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중 소개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이훈: 앰프를 비정규직노동자쉼터 꿀잠에서 빌려서 가져왔는데, 깜박해서 음악 플레이 리스트가 담긴 USB를 챙겨오지 않았던 적이 있었다. 처음엔 핸드폰으로 노래를 틀어서 핸드폰 스피커에 마이크를 대는 방식으로 노래를 틀었다. 그런데 좀 허접했다. 당시 참여자가 총 3명밖에 없었는데 돌아가면서 길~~게 발언을 해서 1시간을 채웠던 게 생각난다. 하지만 끝내고 나니 의외로 좋았다. 마이크로 길게 말하니 지나가는 사람들이 더 유심히 쳐다보는 것 같았다. 사진: 호각 Q. 호각이 한국옵티칼 투쟁에 결합, 연대하는 이유는? 이훈: 옵티칼 투쟁이 민주노총을 포함해 많은 이에게 귀감이 되리라 생각한다. ‘나를 믿고 동지를 믿고 끝까지 싸우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타협하지 않고 연대자에게 선을 긋지 않는 투쟁을 하고 있다고도 생각한다. 호각이 생각하는 ‘민주노조의 투쟁’과 옵티칼 투쟁은 매우 흡사한 것 같다. 변주현: 때로는 민주노조를 사수하고 지켜가기가 쉽지 않다. 끊임없이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자본과 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부적으로도 문제제기와 건강한 소통을 통해서 한 걸음 나아가는 투쟁을 만들어 갈 수 있다. 호각은 그런 연대를 만들어 가려 하고 그런 생각으로 옵티칼 투쟁에 결합, 연대한다. Q. 호각이 생각하는 한국옵티칼 투쟁의 의미는 무엇인가? 더불어 개인적인 생각도 궁금하다. 변주현: 자본과 싸우는 것도 쉽지 않은데 거기다가 외투자본은 더 어렵고 힘든 것 같다. 한국 노동자들의 노동력을 외투자본이 착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외투자본의 실상은 아직 수면 위로 올라온 것 같지 않다. 지금 옵티칼 조합원들은 그것을 수면 위로 올리는 투쟁을 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그래서 더욱 지지하고 연대한다. 이와 같은 마음과 실천은 호각으로서도 품지만 같은 노동자로서도 그렇다. 그런 점에서 옵티칼 조합원들은 참 힘든 길을 걷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응원하고 지지하는 이들도 있으니 지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진: 호각 이훈: 옵티칼 투쟁은 매우 유의미한 투쟁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에 보기 드문 투쟁이라고도 생각한다. 외투자본들은 한국에 들어와서 세금도 조금만 내고 땅도 사실상 공짜로 사용하면서 돈을 잔뜩 번다. 그러다가 조금만 문제가 생기면 노동자들을 다 나 몰라라 하고 청산해서 떠나 버린다. 그럴 때 노동자들은 감히 싸워 볼 엄두도 내지 못한다. ‘내가 말한다고 뭐가 되겠어’라는 패배감이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옵티칼의 경우 문제를 제기하고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13명의 노동자가 뭉쳤다. 그래서 공장을 지키며 꿋꿋하게 버티고 있다. 심지어 비슷한 경험이 있는 KEC지회와 아사히지회 조합원들이 가족처럼 붙어서 엄호하고 있다. 옵티칼 투쟁은 자본이 달리는 열차에 대놓고 거대한 바위로 선로를 끊어 버리는 투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옵티칼 사측의 노조 사무실 철거 계획이 이미 어그러졌다. 조합원들을, 노동자들을 밀어내기 위해 가압류, 단수, 굴착기 등의 강한 압박 카드를 이미 썼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꿈쩍도 안 한다. 만약 내가 자본이라면, 지금 엄청나게 당황할 것 같다. 생각보다 자본에게 남은 카드가 많지 않은데 노동자들은 흔들릴 기색도 없으니까 말이다. 이런 투쟁을 민주노총과 여러 사업장이 잘 지켜보고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타협하지 않고 더 많은 투쟁, 더 다양한 투쟁을 통해 자본의 예상을 넘어서는 투쟁을 하는 모습에서 배워야 한다. 심지어 옵티칼 조합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조합원들은 지금보다 더 강하고 예상을 뛰어넘는 투쟁을 하고 싶어 한다는 걸 알 수 있다. 타협하지 않고 싸우는 투쟁, 끝낼 시기를 정하지 않는 투쟁, 연대자에게 선을 긋지 않는 투쟁, 문제제기에 귀를 기울이는 공동체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 호각 Q. 호각은 언제, 어떻게, 왜 구성되었나? 이훈: 호각은 현장성이 높은 활동가 7명이 각자 활동하다가 느낀 감각들이 공동의 경험이라는 걸 확인하면서 모이게 됐다. 가장 큰 계기는 715 집회에서 노조 상근활동가들이 조합원들의 투쟁을 막고 경찰 대신 조합원들에게 가만히 있으라며 싸우는 걸 봤던 일이다. 상근활동가들은 그래 놓고 트럭에 다시 올라가서 ‘오늘 우리를 보면서 양회동 열사가 자랑스러워할 거다’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에서 민주주의가 사라져 가는 흐름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언젠가부터 정권과 경찰 등과 타협하고 양보하고 이해하면서도 말로는 ‘투쟁’을 외치는 게 너무나도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7명의 활동가들은 각자 현장에서 뛰어다니면서 비슷한 이유로 힘들어하고 있었는데, 이에 문제를 제기하고 포기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하나로 모였다. 사진: 호각 Q. ‘호각’의 의미는? ‘호각’이라고 이름 붙인 이유는? 이훈: 호각은 ‘삑!’ 하고 높은 소리를 내서 사람들이 정신 차리게 하지 않는가. 노동조합들이 민주적이지 않겠다고 결심했으리라 생각하진 않는다. 투쟁하다 보면 너무 힘들어서 더 쉬운 길이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지내다 보니 그저 노조가 직장이 되었을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그때 옆에서 정신 차리라며 누군가 말해 주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호각은 민주주의가 잠들어 버린 민주노조에게 호각을 불어서 정신 차리라며, 믿어 온 가치를 잊지 말자고 말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붙인 이름이다. Q. 호각의 활동 내용, 앞으로의 계획은? 이훈: 호각은 민주주의를 잊은 노동조합을 비판한다. 민주주의를 잊은 노동조합에 실망해서 아예 떠나 버리는 것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문제제기를 하면서 변화를 만들어 나가는 게 활동의 핵심이다. 그래서 처음에 성명서를 냈을 때도, 옵티칼에서 토론회를 열었을 때도 여러 이야기를 나눴지만 핵심은 민주주의를 잊은 민주노조에 대한 비판과 방향성을 제시하자는 것이었다. 앞으로도 비판과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담긴 활동을 해 나갈 예정인데, 당장은 다음 달 말쯤에 이런 메시지가 담긴 영화 상영회를 진행하려 한다. 사진: 호각 Q. 옵티칼 조합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변주현: 동지들, 집에 ‘손배’ 날라오면 겁도 날 텐데 그래도 이탈자 없이 투쟁하시는 모습 보면 멋지고 대단하십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은 타들어 가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자주 못 가서 미안합니다. 그래도 소식 자주 보면서 감정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힘내세요! 파이팅! 지난해 공장 화재 이후 한국 철수 및 공장 철거를 결정한 사측은 공장 철거 방해 시 형사처벌하겠다고 조합원들을 협박했다. 또한 집으로 손배, 가압류 내용증명을 보내는가 하면, 지난 9월 8일부터는 조합원들이 점거 중인 노조사무실 건물의 수도를 끊어 버렸다. 이어서 단전 조치도 실행하려 하고 있다. 온갖 혜택을 받으며 수조 원의 이익을 남긴 옵티칼 자본은 일방적인 공장 폐업을 자행했을 뿐 아니라 단수, 단전으로 노동자를 탄압하고 인간의 기본적인 삶조차도 짓누르고 있다. 한편 오는 10월 6일부터 1박 2일로 구미 옵티칼하이테크 공장 앞에서 투쟁문화제가 열린다. 많은 이들의 연대의 발걸음이 이어지길 바란다. 사진: 호각 <연대가 희망이다! 투쟁문화제> 일시: 10월 6일 금요일 17시~7일 토요일 장소: 구미 옵티칼하이테크 공장 앞(구미시 4공단로 7길 53-29) 서울 출발: 10월 6일 12시 출발 장소: 추후 공지 주관: 비정규직 이제그만 문의: 010-7355-9826 신청: https://forms.gle/AP9L8HuuCCPTkKmZ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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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택시노동자 분신으로 내몬 해성운수, 서울시, 고용노동부 모두가 공범이다정부가 ‘임금체불 근절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한 바로 다음 날인 9월 26일, 해성운수 방영환 택시노동자가 분신했다. 정부의 대책이 얼마나 실효없는 껍데기뿐인지 드러났다. 2021년 1월 1일부터 서울지역 일반택시 사업장에 주 40시간 이상을 소정근로시간을 정하는 완전월급제가 시행됐다. 하지만 해성운수는 편법적인 사납금제를 유지하며 근로계약서 작성을 강요했다. 주 40시간 이상 근무한 택시노동자에게 승객이 승차한 시간만을 계산하여 월 100만 원의 월급을 지급했다. 방영환 택시노동자는 불법적인 근로계약서 작성을 거부하고, 법에 의한 완전월급제 시행, 체불임금 지급을 요구하며 227일 동안 투쟁을 진행해왔다. 완전월급제를 규정하고 있는 여객운수사업법을 위반한 것은 해성운수만이 아니다. 서울지역 일반택시 사업장 대부분이 변형된 기준금제를 시행하여 택시노동자들을 착취하고 임금을 체불해왔다. 택시노동자들은 서울시에 전수조사와 사업주 처벌을 요구했다. 고용노동부에 임금체불 사업주 처벌을 요구했다. 그러나 어디 하나 움직이지 않았다. 대놓고 불법을 저지르는 택시 사업주, 관리감독을 하지 않는 지자체, 임금체불 범죄를 처벌하지 않는 고용노동부 이들 모두가 택시노동자가 스스로를 불 살라 항거하게 만든 공범이다. 심지어 경찰은 택시노동자 분신 상황에 대한 해성운수 규탄 기자회견을 마치고 대표이사 항의에 나선 노동자 4명을 폭력 연행했다. 단 하나의 기관도 노동자의 목소리를 듣는 곳이 없다. "반드시 택시 완전월급제 현장에서 올바르게 정착될 수 있도록 해 주시길 바랍니다. 동훈그룹 해성운수 사업주를 반드시 처벌해 주시고 열악한 택시 노동자를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해 주시길 바랍니다." 자본가의 이윤만을 편드는 자본주의 시스템을 바꾸지 않는 한, 서울시가 일반택시 사업장 전수조사를 통해 사업주를 처벌하지 않는 한, 고용노동부가 임금체불 택시사업주를 처벌하지 않는 한 택시노동자의 고통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해성운수, 서울시, 고용노동부는 방영환 택시노동자의 절규를 들어라. 간절한 마음으로 방영환 택시노동자가 살아돌아오길 빈다. 완전월급제 쟁취, 임금체불 사업주 처벌을 위해 함께 싸울 것이다. 2023년 9월 27일 사회주의를향한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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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가들이 만든 기후위기는 여성노동자와 사회적 약자들에게 더 큰 고통을 줍니다923 기후정의행진, 사회주의를향한전진은 변혁적여성운동네트워크 빵과장미, 923기후정의행진 학생참가단과 함께 <기후정의 계급투쟁을 위한 923 사전 결의대회>를 개최했습니다.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변혁적여성운동네트워크 빵과장미 변주현 동지의 발언을 공유합니다. 동지들 반갑습니다. 울산에서 올라왔습니다. 해고 4년 차, 현대건설기계에서 해고된 용접사 변주현이라고 합니다. 투쟁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투쟁! 해고되다 보니, 어쩌다 기후문제의 심각성까지 알아버렸습니다. 해고가 저를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제가 든 피켓 문구가 ‘자본가는 지구를 떠나라’인데,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 작년 924 행진 당시 이런 말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텀블러 들고 다니며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기업이 만드는 기후재난 앞에서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다. 이제 개인의 노력으로는 안 된다’라고 발언했었습니다. (관련 기사) 오늘은 제가 여성 노동자로서, 빵과장미 동지들과 함께 이 자리에 왔습니다. 제가 해고되면서, 노동자 입장에서 해고는 불합리하고 자본가는 나쁘고, 그렇게만 알고 있었는데 기후위기의 심각성까지 알게되고, 기후가 나빠지면 여성의 피해가 크다는 것까지 알아버렸습니다. 기후재난이 시작되면 가장 먼저 피해를 보는 것이 사회적 약자들입니다. 그 약자들에는 여성 노동자들이 있고 장애인 동지들도 있습니다. 휠체어 타고 이동하는 장애인 동지들, 전부 턱이 있습니다. 이동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여성 노동자들은 가난에 많이 시달립니다. 솔직히 남성보다 여성이 가사 돌봄노동을 더 많이 하기도 하고, 급여도 적은 것이 사실입니다. 급여가 적으면 좋은 곳에서 살 수 없습니다. 작년 폭우에, 반지하에서 숨을 거두신 그 동지도 같은 맥락입니다. 이 기후재난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너무나 큰 고통을 줍니다. 그런데 기후를 누가 악화시킵니까? 바로 자본가들입니다. 이윤을 위해 더 많은 산업폐기물을 쏟아냅니다. 그렇게 기후위기는 더 심각해집니다. 저희와 연대하는 동지가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공장에서 나오는 굴뚝 연기를 보시더니 “뭐 재활용을 열심히 한다꼬? 저거 봐라 저거! 다 빵개살이다! 우리가 이렇게 사는 거, 이게 다 뭐꼬? 빵개살이다 빵개살이!”라고 했습니다. 빵개살이는 소꿉놀이의 사투리입니다. 한마디로 우리가 재활용하고, 아껴쓰기 위해 노력하는 것, 이렇게 박스로 피켓을 만드는 것도 다 아낀다고 하는 것인데 정부와 자본가들 그대로 두면 이거 다 소꿉놀이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아껴봤자 저 자본가들이 조금도 환경을 생각하지 않는데, 다 소용없는 겁니다. 우리만, 노동자들만, 약자만 노력하는데, 이윤 때문에 계속해서 쓰레기를 배출하는 자본가들이 문제입니다. 이걸 바꿔낼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이제 마무리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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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돌리는 것은 그 자체로 그린워싱입니다923 기후정의행진, 사회주의를향한전진은 변혁적여성운동네트워크 빵과장미, 923기후정의행진 학생참가단과 함께 <기후정의 계급투쟁을 위한 923 사전 결의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성공회대학교 인권위원회 최보근 동지의 발언을 공유합니다. 안녕하세요. 성공회대학교 인권위원회 위원장 최보근입니다. 923기후정의행진 사전집회에서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에코주간'이라 불리는 성공회대학교 그린워싱에 대항하는 저희 활동을 소개하고자 이렇게 마이크를 잡게 되었습니다. 성공회대학교 에코주간은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각각 2주간 학교를 폐쇄하여 인건비와 관리비를 절약하는 정책입니다. 이미 여름방학 2주간 에코주간을 실시했습니다. 학교 측이 설명하는 에코주간은 학교를 폐쇄하여 아무도 출근하지 않으면 냉난방기를 사용하지 않아 에너지가 절약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기간에 교직원은 자기계발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에너지가 절약되었을지 의문이 많이 듭니다. 에코주간이 진행되는 동안 일본의 단기어학연수생이 수업을 들었고, 감사로 인해 교직원들이 출근했습니다. 그러면서 곰팡이가 필까 봐 빈 강의실에 에어컨을 틀어놓기도 했습니다. 성공회대학교가 에코주간을 실시하는 진짜 취지는 대학 재정을 아끼기 위함입니다. 성공회대학교는 지속적인 학령인구 감소와 지난 2022년 대학평가 탈락으로 재정위기에 처했습니다. 에코주간은 기후위기 대응을 핑계 삼아 청소노동자와 교직원 인건비를 아끼려는 속셈입니다. 하지만 청소노동자의 임금은 대학 재정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이 아닙니다. 에코주간으로 대학 재정위기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에코주간이 있던 7월 청소노동자 임금은 고작 110만 원이었습니다. 청소노동으로 가정의 생계를 부양하는 노동자분들도 많기에 우려가 큽니다. 비단 임금삭감만 문제는 아닙니다. 2주간 쌓여온 쓰레기를 치워야 하며 방학 기간 진행되던 대청소를 압축적으로 진행해야 하므로 노동강도는 올라갔습니다. 학교 곳곳에 퍼진 곰팡이를 제거하면서 포자를 마시기도 하고, 2주간 뜨거운 여름을 지난 음식물쓰레기는 구더기가 끓기까지 했습니다. 청소노동자의 건강도 우려가 되는 상황입니다. 학생들의 피해도 많았습니다. 청소노동자분들이 출근하지 않은 기숙사에서는 층마다 쓰레기가 쌓여 대자보가 붙기도 했습니다. 그 대자보에서는 ‘기숙사는 도저히 사람이 살 수 있는 공간이 아니었다‘고 쓰여있었습니다. 청소노동자분들의 노동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다시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미 학생들은, 등록금 운영을 심의하는 등록금심의위원회, 학생복지에 대해 논의하는 학생복지협의회에서 에코주간에 우려입장을 표명했으나 학교 측은 강행했습니다. 에코주간을 저지하고자 저희 성공회대학교 인권위원회는 학교 곳곳에 홍보물을 부착하고 학내 서명운동을 진행하였습니다. 서명은 총장 면담을 동반하며 전달할 예정입니다. 학내 집회도 계획 중에 있어 내년 에코주간 진행계획을 기획 단계에서 저지하고자 합니다. 노동자와 학생들의 피해를 가중하는 에너지 절약은 명백히 기후정의에 위배되는 행위입니다. 기후위기의 책임을 약자에게 돌리며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것은 그것 자체로 그린워싱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름은 다르지만, 다양한 대학에서 에코주간을 실시하는 것으로 압니다. 각 학교에서 에코주간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내며 기후정의를 향해 전진하면 좋겠습니다. 구호 하나 하고 발언 마무리하겠습니다. 끝 구호 세 번씩 외쳐주시면 됩니다. 노동자권리 침해하는 에코주간 그린워싱 중단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