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부, 딥페이크 성폭력 처벌 강화 … 플랫폼도 방치하면 과징금
정부가 딥페이크 성범죄 범죄수익 몰수를 추진한다.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한 위장수사 범위도 아동·청소년 피해자에서 성인 피해자로 확대한다. 텔레그램 등 국내·외 플랫폼 사업자들도 딥페이크 성범죄 영상물 유통을 방치하면 과징금을 내야 한다.
국무조정실은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 등을 담아 딥페이크 성범죄 대응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국무조정실은 범정부 TF를 구성하고 딥페이크 성범죄와 관련해 강력하고 실효적인 처벌, 플랫폼 책임성 제고, 신속한 피해자 보호, 맞춤형 예방 교육 등 4대 분야 10개 과제를 역점 추진할 예정이다. 관련 부처로는 국무조정실, 교육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법무부, 국방부,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 방송통신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허청 등이 참여한다.
앞서 정부는 지난 9월 성폭력처벌법 개정을 통해 딥페이크 영상물 소지·구입·저장·시청 행위를 처벌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상태다. 개정법은 딥페이크 영상물 편집·반포 시 법정형을 5년에서 7년으로 상향하고, 반포 목적이 없어도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딥페이크 성범죄물을 이용한 협박·강요를 처벌할 수 있는 규정도 만들었다.
이에 더해 정부는 신속한 피해자 보호를 위해 딥페이크 성 착취물 의심 영상을 우선 차단 조치 후 심의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사업자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불법 영상물 삭제 요청을 받은 경우 24시간 내 신속히 삭제하도록 삭제 시한을 관련 규정에 명시할 예정이다.
딥페이크 등 디지털 성폭력 범죄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대응 계획이 나온 것은 늦었지만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사회 구석구석에 퍼진 디지털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대책이 일회성에 그쳐선 안 될 것이다. ‘N번방 사건’ 이후에도 정부 대책이 쏟아졌지만, 디지털 성폭력이 더 교묘한 수법으로 활개쳤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또한 이 같은 성폭력이 뿌리깊은 여성혐오에 기인한다는 사실도 놓쳐서는 안 된다. 올해 검거된 딥페이크 성범죄 피의자의 80%는 10대 청소년이다.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아무리 강력한 처벌이 뒤따르더라도 소라넷-웹하드-N번방-지인능욕으로 이어지는 디지털 성폭력은 형태만 달라질 뿐, 근절되지 않을 것이다. 공고한 성차별 구조를 바꾸는 것이 급선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딥페이크 성폭력에 대응하는 주무 부처인 여성가족부의 장관 자리는 여전히 공석이다.
<참조 기사>
https://www.khan.co.kr/politics/politics-general/article/202411061639001
2. 장애 여성 비정규직 비율 83.0% … “장애여성지원법 제정하라”
장애 여성들이 십수 년간 국회로부터 외면받아 왔던 장애여성지원법을 22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한국여성장애인연합 등 17개 여성장애단체 및 장애단체는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이룸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여성 지원에 관한 종합적인 계획 및 시책을 수립하라”고 외쳤다.
장애 여성은 노동시장에서 가장 취약한 지위에 놓여 있다. 지난해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공개한 ‘2023년 상반기 장애인경제활동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47.1%, 고용률은 45.4%인데 반해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4.2%, 고용률은 23.5%로 남성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남성 장애인 임금노동자의 비정규직 비율은 60.5%인데 반해 여성은 83.0%에 달했다.
고용 및 노동 영역에서뿐만 아니라 장애 여성들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여성이라는 이유로 숱한 차별과 소외를 경험해 왔다. 이에 기자회견 참가단체들은 노동·교육·자립·재생산권 등 장애 여성의 사회참여를 위한 권리를 보장하고 차별·인권침해·재난·폭력으로부터 안정을 보장받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여성장애인지원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동안 장애 여성을 위한 법안은 2008년 18대 국회부터 꾸준히 발의됐지만 모두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참조 기사>
https://www.wome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54034
3. “주방으로 돌아가” “참정권 폐지” 미 대선 직후 여성혐오 표현 급증
미국 대선 직후 온라인 상에서 여성을 향한 혐오 표현이 급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대화연구소(ISD)는 8일, 미국 대선(5일) 직후 24시간 동안 엑스(X·옛 트위터), 틱톡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여성혐오 표현이 폭발적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지지하는 ‘나의 몸, 나의 선택(My body, my choice)’을 조롱하는 ‘너의 몸, 나의 선택(your body, my choice)’, ‘주방으로 돌아가(get back to the kitchen)’ 등의 언급이 약 4,600% 늘었다는 것이다. ISD는 미국 백인 민족주의 팟캐스트를 운영하는 인플루언서 닉 푸엔테스가 초기 선동가 중 한 명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가 쓴 ‘당신의 몸, 나의 선택. 영원히’라는 SNS 게시물은 약 3,500만 회 이상 조회됐다.
틱톡 크리에이터 가운데는 여러 남성이 ‘너의 몸, 나의 선택’이란 문구를 쓰며 성폭행을 하겠다고 위협해 영상을 지울 수밖에 없었다는 이도 있었다. 페이스북에서도 ‘너의 몸, 나의 선택’이라는 문구가 인기 키워드로 떠오르며 ‘트렌딩(trending)’에 올랐다. 심지어 여성 참정권을 보장한 미 헌법 제19조 개정안을 폐지하라는 주장(‘repeal the 19th’)까지 전주보다 663% 늘었다.
여성혐오 표현은 온라인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ISD 보고 내용에는 학교에서 괴롭힘을 겪은 사례도 나온다. 한 학부모는 “딸이 학교 캠퍼스에서 너의 몸, 나의 선택이라는 말을 세 번이나 들었다. 오늘 밤은 한쪽 눈을 뜨고 자라는 말도 들었다”라고 전했다. ISD는 이 같은 현상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주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후보자의 승리로 더욱 대담해졌기 때문이라 해석하고 있다.
<참조 기사>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1166626.html
4. 스코틀랜드 성별임금 격차 30% 급증
스코틀랜드 TUC에 따르면 영국 전역에서 여성 임금이 남성 임금을 따라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스코틀랜드 성별임금 격차는 지난해 전년 대비 30%나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최신 자료를 분석한 결과 스코틀랜드 여성은 남성보다 평균 3,000파운드 적게 번 것으로 드러났다. 이 수치는 평등을 향해 가고 있는 추세에 역행일 뿐 아니라 극 격차가 영국 전체와 반대 방향으로 이동했음을 나타내고 있다.
STUC 사무총장 로즈 포이어는 “30% 증가는 충격적이고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하고 “장관들은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야 한다”라고 지적하며 스코틀랜드 정부가 “여성을 위해 돈을 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조 기사>
https://morningstaronline.co.uk/article/gender-pay-gap-soars-30-cent-scotland
5. 여학생 권리를 옹호해 구금당한 이란의 교사
이란의 국제교육기구(Education International)가 여학생을 옹호했다는 이유로 교사노조 모하마드 하비비(Mohammad Habibi)를 구금한 정부를 규탄했다. 테헤란의 교사노조 활동가인 모하마드 하비비는 이슬람 정권의 억압에 맞서 이란의 교육권을 위해 싸우는 운동가다. 그는 그동안 교사와 학생 권리를 옹호하는 활동으로 이란 당국에 의한 체포, 고문, 괴롭힘을 숱하게 받아왔다.
2022년 지나 아미니의 죽음(테헤란에서 지나 아미니가 히잡 강제착용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 구금되어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촉발된 “여성, 생명, 자유” 시위 동안 90명 이상의 청소년이 사망하는 등 정부의 잔혹한 진압, 여학교를 겨냥한 독살 사건이 벌어졌다. 이에 하비비는 학생들의 편에서 활동해 왔다. 2023년 노조 활동과 교사들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다가 해고되었으며, 이러한 위협과 보복에도 불구하고 교사와 학생의 권리를 계속해서 지지했으며 이로 인해 최근 2024년 11월 11일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참조 기사>
6.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프라이드행진 투쟁
11월 첫째주 토요일, 아르헨티나에서는 33번째 ‘부에노스아이레스 성소수자 프라이드 행진’ 행사가 극우 밀레이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열렸다. 이날 수천 명의 참가자가 모여 16시 의회를 향한 행진뿐 아니라 아침부터 저녁까지 크고 작은 프로그램에 함께하며 성적 다양성 탄압과 차별적 긴축정책 규탄, 차별금지법 즉각 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60여 개의 성소수자, 정치, 사회, 인권단체 등으로 구성된 이번 행사의 조직위원회는 ‘인권과 공공정책 없는 자유는 없다’, ‘통제와 억압이 있는 자유는 없다’, ‘트랜스젠더법, 차별금지법, 즉각 제정하라’ 등 저항의 슬로건을 내걸었다.
이번 행사는 축제 분위기 속에서도 밀레이 정부의 차별적, 폭력적 억압에 맞선 정치적 구호로 가득 찼다. 집회 장소에는 정부의 공공예산 삭감 비판, HIV치료와 성병 예방 프로그램 예산 삭감 규탄, 성정체성법 위반, 트랜스젠더 노동할당제에 해당하는 노동자 해고 규탄, 공공부문 예산삭감과 공공노동자 생존권 침해 규탄, 성소수자 혐오와 폭력 규탄 등이 적힌 다양한 깃발과 현수막이 나부꼈다. 트랜스젠더 여성이자 성 노동자이자 활동가인 발레리아 델 마르 라미레즈는 사전행사에서 “매년 우리는 우리의 날을 기념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우리의 권리, 우리가 빼앗기고 있는 권리를 지키기 위해 시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밀레이 정부의 젠더분야를 담당하는 비라로나 법무부 장관은 의회에서 “우리는 생물학과 일치하지 않는 성정체성의 다양성을 거부한다”는 발언으로 성적 다양성을 직접적으로 부정했다. 이는 얼마 전에 벌어진 세 명의 레즈비언을 살해한 사건과 같이 성적 다양성에 대한 사회적 폭력을 재생산하고 정당화하는 것이다. 아르헨테나 성소수자연맹은 “장관의 임무는 기본권을 보호하는 것이지 침해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트랜스젠더의 어머니이자 교사노동자인 안드레아 아빌라는 ‘트랜스젠더 남성의 자랑스러운 어머니’라고 쓴 피켓을 높이 들었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트랜스젠더 아동, 청소년의 권리를 위해 매일 싸우고 있는 가족을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참여했다. 국가는 다양한 성정체성을 존중하고 가사화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미 많은 노동조합과 단체가 성적 다양성에 반대하는 반동적 정치에 맞서 국가에 책임을 물으며 투쟁하고 있다. 좌파공동전선에 속한 조직들은 성소수자, 이주민 등에게 혐오를 조장하고 성적 다양성을 탄압하는 정부의 반동적 정책에 맞선 투쟁을 학생운동, 의료 노동자 투쟁 등 모든 투쟁에 반영하자고 제안했다. 그런데 2025년 공공예산을 더 많이 삭감한 정부예산 승인이 준비되고 있어 앞으로 더욱 큰 투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참조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