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성의 가사노동 쏠림 현상, 노년까지 계속된다
여성의 가사노동 부담이 84세까지 계속된다는 통계 분석 결과가 나왔다. 가사노동을 가장 많이 하는 연령대에서도 여성이 남성의 7배에 달하는 가사 부담을 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이런 내용을 담은 ‘무급 가사노동 평가액의 세대 간 배분 심층분석’ 결과를 지난 6월 27일 발표했다. 무급 가사노동 평가액은 식사 준비, 설거지, 세탁, 청소, 자녀 돌보기 등 보수 없이 이뤄지는 가사노동을 시장가치로 환산한 값이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무급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는 490조 9,190억 원으로 5년 전보다 35.8% 늘었다. 이는 GDP 대비 25.5%에 달하는 규모다.
성별로 보면 전체 가사노동 경제적 가치 중 여성이 72.5%(356조 410억 원)를, 남성이 27.5%(134조 8,770억 원) 비중을 차지한다. 남성은 가사 부담을 47세에 벗어나는 반면, 여성은 84세가 되도록 벗어나지 못했다. 생애주기별로 보면 노년층(65세 이상)의 가사노동 생산액은 80조 9,000억 원으로 2014년 49조 2,040억 원에서 대폭 늘었다. 인구 고령화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지만, 나이가 들어서도 가사노동 부담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조사 결과는 노동시장의 구조적 성차별과 가사·돌봄 노동은 여성의 몫이라는 성별 고정관념이 얼마나 뿌리 깊은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가사·돌봄 노동은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노동이다. 여성이 오롯이 짊어져야 했던 가사·돌봄 노동을 사회가 책임지는 공적 돌봄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참조 기사>
https://www.kostat.go.kr/board.es?mid=a10301010000&bid=11893&list_no=426086&act=view&mainXml=Y
2. 일하다 유산한 여성 노동자 5만여 명, 산재 인정은 고작 5명뿐
해마다 5만여 명의 여성 노동자가 유산(사산·조산 포함)을 경험하고 있다. <한겨레>가 25일 우원식 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유산과 관련한 ‘업무상질병판정서’를 받아 확인한 결과, 2016~2021년, 여성 노동자 30만 8,002명이 유산을 경험했고, 산재 신청률(10명)은 0.0032%, 이 가운데 산재로 인정받은 사람은 고작 5명에 불과하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34조는 업무상 질병의 인정 기준을 정하고 있으며, 질병 범위에 유산이 포함된다. 그러나 유산에 대한 구체적인 산재 인정 기준은 없다.
전문가들은 유산 관련 산재 신청률과 승인율이 저조한 주요 원인으로 유산을 ‘여성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는 사회적 편견과 산재 여부를 판정할 때 임신하지 않은 몸 혹은 남성을 중심으로 설계된 일터 환경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업무상 유해 환경 노출이 유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의학적 연구가 부족하고 산재 여부를 판단할 구체적 인정 기준도 없어 판정이 일률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산재 승인율도 낮다는 것이다.
최근 고용노동부의 연구용역 보고서 ‘여성 근로자의 유산에 대한 산재 판단 등에 관한 연구’는 “유산을 겪은 여성 노동자의 산재 판정이 일관되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임신 노동자의 유산을 업무상 질병으로 보는 유해 인자에 대해 △화학적 인자 △물리적 인자(소음, 방사선, 온도 변화 등) △생물학적 인자(바이러스) △그 외 인자(업무 자세, 중량물 취급, 업무량, 야간근무, 폭언 등 괴롭힘 행위 등)로 세분화한 인정 기준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참조 기사>
https://www.hani.co.kr/arti/society/women/1097424.html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5828
3. ‘폭력과 학대에 대한 수많은 보고’: 긱 경제가 전 세계 여성에게 미치는 영향
문화인류학자인 크리샨과 공동 저자인 카비타 다타니가 함께한 연구팀은 지난 4년에 걸쳐 38개국, 180개 플랫폼 산업에 종사하는 5,000명 이상의 노동자를 인터뷰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노동자가 플랫폼에 종사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특별한 경력이 필요 없고,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플랫폼과 긱 경제가 여성 노동자에게 안전한 노동환경을 보장하지 않을뿐더러, 성희롱과 성별에 기인한 차별이 만연해 성불평등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발표했다.
“폭력과 학대가 너무 많이 발생한다. 플랫폼 산업의 여성, 성소수자 노동자들에게 가해지는 차별과 학대가 심각해 공포감이 만연해 있다. 위험한 상황에 대비해 총을 소지해야 하거나, 흑인 여성의 경우 더 큰 위험에 노출돼 있다.”
“여성 노동자들은 고객의 집안에서 가사노동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방문할 때마다 ‘이 사람이 좋은 사람일까 나쁜 사람일까’ 생각하며 안전을 걱정해야 한다.”
또한 고객의 집을 방문해 일하는 여성 노동자들이 고객의 공식적인 업무 외 추가적인 요리나 청소를 해달라는 요구를 받는 건 흔한 일이다. 자칫 요구를 거절할 경우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에 여성 노동자는 추가 업무를 거부하지 못하고 무급으로 일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성 노동자들은 안전한 지역을 찾고, 야간 노동을 줄임으로써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지만, 이는 다시금 임금 하락으로 이어져 생계를 위협하고, 성별 임금 격차를 확대할 뿐이라고 한다.
“대부분 문제는 플랫폼이 여성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데 있습니다. 플랫폼은 여성의 안전한 노동환경에 대해 들으려 하지 않는 대신 매우 복잡한 알고리즘 솔루션을 내놓습니다.”
<참조 기사>
4. “이런 직장이라면 커밍아웃한다!” 성소수자 노동자 64%가 숨길 수밖에 없는 이유
퀴어노동권포럼은 지난 5월 직장 내 커밍아웃의 조건 찾기 “이런 직장이라면 커밍아웃한다!”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성소수자 노동자 407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1~22일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395명 중 64.1%가 직장 내 누구에게도 커밍아웃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5명 이상의 동료에게 커밍아웃을 한 사람은 10.6%(42명)에 불과했다.
설문조사 결과 성소수자 노동자들은 일터에서 혐오와 차별적인 발언과 행위 때문에 고통을 당하고 있다. 일터에서 마음 놓고 커밍아웃할 수 있는 조건을 묻는 설문에 소수자 친화적인 직장 분위기가 48.4%로 가장 많았으며, 그 외 동성 배우자와의 결혼식/신혼여행에 대한 휴가 보장,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금지가 명시된 사내 규정 등의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꼽았다.
<참조 기사>
https://www.labors.or.kr/info/?idx=15540451&bmode=view
5. 나이지리아 노조 활동가, 직장 내 성폭력 근절을 위한 노력
나이지리아에서 국제노동자지원변호사(ILAW) 네트워크가 지원한 젠더 기반 폭력 및 괴롭힘(GBVH) 관련 토론회에서 나이지리아 노동조합의 활동이 소개되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직장 내 젠더기반 폭력을 금지하는 ILO협약 190호를 작년 11월 비준했다. 이는 노동조합과 인권 단체들이 젠더 기반 폭력 및 괴롭힘(GBVH. Gender-Based Violence and Harassment)을 없애기 위한 캠페인을 비롯한 투쟁 끝에 쟁취한 성과였다. 그러나 노조와 단체들은 190호 비준은 폭력 없는 직장을 위한 첫걸음에 불과하다고 한다.
노동조합과 노동자들은 나이지리아가 190호를 비준하기 전부터 연대센터와 함께 라고스의 거대한 마일12시장에서 노동자들을 교육하고 190호의 광범위한 성희롱 및 성매매 예방 조항을 현장에서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시장에서 일하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강간 및 성폭행 사례가 여러 건 확인되기도 했다. 이 중 5명이 체포되어 현재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나이지리아노동조합회의(TUC) 여성위원회 전국위원장인 아푸사투 샤이부는 “장애인은 직장을 구하기 매우 어려운 조건 때문에 목소리를 내가 어렵다”라며 여성 장애인 노동자 권리를 위해 단체들이 함께 활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조는 이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참조 기사>
https://www.solidaritycenter.org/nigerian-activists-mobilize-to-end-gender-based-violence-at-work/
6. 베네수엘라 경제위기로 카리브해의 어업에 종사하는 여성 늘어
지난 10년간의 경제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카리브해 연안 지역에서 농업·관광업에서 일했던 수많은 여성 노동자가 해고당했다. 여성들은 생계를 위해 그간 남성이 주류였던 ‘어업’에 뛰어들었다. 이 노동은 12시간 연속 5교대로 힘들고 위험하며 월 8달러를 받을 뿐이지만, 베네수엘라의 월 최저임금 5달러보다는 많은 돈이다.
아길레라와 동료들은 6월에 약 4,000kg의 물고기를 잡았다. 선주에게 7달러를 받기로 했는데 집에서 먹을 물고기를 가져가는 대신 급여 일부를 공제받아 월급 5달러를 받았다. 어업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없으니 아길레라는 어린이를 가르치고, 세례식 사진을 찍어 주는 아르바이트도 해야 하는 실정이다. 여성들은 고된 노동과 더불어 가사와 양육도 병행해야 한다. 그나마 가족과 친척들이 돌아가며 서로의 아이를 돌봐주기 때문에 교대근무를 하는 어업에 종사하는 것이 가능하다.
한 여성 노동자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11세부터 고기잡이를 시작했다. 그녀는 2년 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무거운 그물을 들어 올리려다 밧줄에 왼손이 얽혀 가운뎃손가락 절반이 잘려 나갔다. 일을 그만두면 가족들이 굶을 게 뻔했고,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에 그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조업에 복귀했다.
<참조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