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호를 발행하며
10월 말, 윤석열과 명태균의 녹취록이 공개되었습니다. 민주당은 녹취록을 2016년 국정농단 사태 당시 ‘태블릿PC’와 마찬가지의 결정적 계기로 여기며 장외투쟁을 개시한 듯 보입니다. 그러나 장외투쟁은 확대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미 문재인 정권을 경험한 노동자 민중이 거리로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윤석열은 싫지만, 다시 민주당이 권력을 잡는다고 해도 하등 변할 것이 없음을 잘 알고 있는 노동자 민중은 ‘이재명 정부’를 위해 거리로 나올 생각이 없습니다.
그 결과, 하등 다를 것 없는 두 자본가 정당의 쟁투 속에 끝없는 교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윤석열은 보수층을 결집하며 지지율을 끌어올렸음은 물론, ‘이재명 사법 리스크’라는 민주당의 취약점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이 교착을 끊어내는 실천은 노동자계급의 정치총파업 뿐입니다. 업무개시명령까지 동원해 화물연대 파업을 짓밟은 윤석열 정권,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파업 진압도 모자라 470억 원 손배까지 청구하는 윤석열 정권, 비정규직 이주노동자 포함 23명이 사망한 아리셀 사태 앞에서도 파견노동을 확대하자는 윤석열 정권, 자본가에게는 막대한 감세혜택을 안기고 노동자에게는 실질임금 삭감을 안기는 윤석열 정권, 한미일 군사동맹과 함께 전쟁불사를 외치며 노동자 민중의 생명을 담보로 불장난을 벌이는 윤석열 정권을 힘으로 타도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노동자 자신의 정부를, 노동자 자신의 권력을 세워야 합니다.
뉴스레터 7호 후원회원 인터뷰에는 민주연합노조 톨게이트지부 박순향 지부장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2024 정치캠프 위기·전쟁·혁명 소식을 다루고, 《투쟁하는 전진》에서는 두 차례에 걸친 최저임금공동행동 연속토론회, 907기후정의행진, 옵티칼 연대버스, 전국노동자대회에서의 전진 활동 담았습니다. 《공부하는 전진》에서는 열띤 전진 내부토론회와 책읽기모임에서 이루어진 토론을 담았습니다. 《함께합시다》에 담긴 중요 일정들 역시 주목해주시기 바랍니다.
2022년 10월 전진 출범 후, 만 2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전진은 부족하나마 ‘전방위적 사회주의 정치활동’이라는 좌표에 충실히 하고자 노력해왔습니다. 앞으로도 동지들과 함께, 더 넓고 깊은 활동을 펼치고자 합니다.
하청 수납노동자의 근로조건은 여전하다는 것에 분노하며 다시 투쟁하고 있습니다
박순향_ 전국민주연합노조 톨게이트지부 지부장
Q. 전진을 후원하게 된 계기가 무엇일까요? 그동안 보아온 전진은 어떤 모습이었나요?
A. 톨게이트지부는 2019년 직접고용 투쟁 과정에서 너무 많은 곳에서 너무 많은 동지에게 연대라는 선물을 받았습니다. 직접고용 이후에는 우리가 연대를 나눠줘야 할 때라고 생각했습니다. 전진 동지들은 2019년 직접고용 투쟁 때도 열심히 연대해주셨습니다. 지금도 연대가 필요한 곳에 전진이 있었고, 톨게이트지부와도 많은 사업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Q. '우리가 옳다' 2019년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투쟁을 기억하는 동지들이 많습니다. 정규직으로 한국도로공사에 들어간 뒤로도 많은 현장투쟁을 해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요즘은 어떤 투쟁을 하고 계십니까?
A. 처음 도로공사 들어갔을 때 남의 옷을 입은 것 같은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회사와 기존 정규직들은 우리를 이방인 취급했고, 괴롭혔습니다. 수납업무가 아니라 휴게소와 도로 청소업무를 배치했습니다. 직접고용은 되었지만, 노동조건이 달라졌기 때문에 일부 조합원들은 자괴감을 느꼈습니다. 톨게이트지부는 떨어진 자존감을 올리기 위해 자연스럽게 현장투쟁을 조직했습니다.
올여름 직무급제 반대 투쟁을 전개했고 회사는 결국 중단했습니다. 2020년 조합원들이 주거지와 상관없이 전국으로 보복성 발령이 나서 흩어졌었는데, 이후 다시 집 근처로 발령이 나서 가정으로 돌아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적응할만하니까 이제는 퇴직자가 나오면 신규채용하여 채우는 대신 전국에서 전환배치 발령을 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동의하지 않는 강제 인사배치 거부 투쟁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새 식구가 생겼습니다. 용인서울민자고속도로 수납원들입니다. 톨게이트 수납업무를 떠난 지 5년, 우리가 떠나온 자리 하청 수납노동자의 근로조건은 여전하다는 것에 분노하며 다시 투쟁하고 있습니다.
Q. 정규직이 된 이후로도 비정규직이제그만 활동에 계속 참여하시고 계십니다. 어떤 이유에서, 어떤 목표로 하고 계십니까?
A. 정규직이 되었다고 비정규직이제그만 활동을 멈출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본은 정규직-비정규직으로 나누지만, 우리가 우리를 서로 나눈다면 미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비정규직이 없어지는 그 날까지 함께 할 것입니다.
Q. 노동조합이 사업장 이슈에만 갇히기가 쉬운데요. 톨게이트지부는 윤석열 정권의 회계공시 탄압을 거부하는 데에도 앞장서고, 3.8여성파업에도 참여해오셨습니다. 민주노조운동이 어떻게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말씀해주십시오.
A. 솔직히 사업장 내 투쟁을 더 열심히 합니다. 회계공시는 노동조합을 하는 그 누구도 원해서 찬성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톨게이트지부만 옳은 생각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앞장을 섰다 하기엔 참 민망스럽지만, 회계공시는 윤석열정권의 노조 길들이기가 분명했기 때문에 굴복하기 너무 싫었습니다. 굳이 이유를 말하라고 하면 ‘이것은 아니니까!’
톨게이트 투쟁은 80%가 여성노동자들이었습니다. 여성, 남성을 나누자는 게 아니라 여성이라고 못할 건 없습니다. 여성 차별과 억압, 착취에 맞서 ‘여성이 멈추면 세상도 멈춘다’를 보여줄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다만 너무 작은 외침으로 끝날까 걱정도 되지만 그렇다고 미리 포기할 수는 없죠! 내 딸들이 엄마가 되고 그 아이들이 사는 세상에 지금 내가 외쳤던 구호가 발판이 되어 세상을 향해 시간을 멈추게 할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하며 함께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전진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A. 계속해서 초심을 잃지 말고 전진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청우 동지! 제발 글 좀 써달라고 하지 마세요!
★관련기사 : 용인서울민자고속도로 요금수납 노동자들 투쟁
https://socialism.jinbo.net/bbs/board.php?bo_table=news&wr_id=998&me_id=13&me_code=30
● 2024 [위기 전쟁 혁명] 정치캠프, 시간이 부족해!
10월 12~13일 양일간 [사회주의를향한전진 2024 위기·전쟁·혁명] 정치캠프를 잘 마쳤습니다. 정치캠프는 2개의 전체세션과 4개의 선택세션으로 구성됐습니다. 다양한 현장의 노동자들과 학생,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 100여 명이 참여했습니다.
자본주의 위기는 세계 곳곳에서 전쟁이 벌어지며 위기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는 곧 노동자계급 혁명의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과제를 얘기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전진은 2024 정치캠프에서 위기와 전쟁의 시대, 사회주의 혁명을 위한 실천을 모색하기 위한 고민과 질문을 던지고 토론하였습니다. 매 세션 발제자와 토론자들의 치열한 고민이 제출됐고, 현장의 실천들이 소개됐습니다. 참여자들도 적극적으로 토론에 참여하며 시간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국제 세션의 경우 해외 활동가와의 교차 통역으로 상당한 시간이 부족하여 캠프 이후 참가자들이 함께 토론방을 운영하며 추가적인 질문과 토론을 진행하기로 하고 마무리하기도 했습니다.
준비한 자료집이 현장에서 모두 소진돼 미처 참가하지 못한 동지들에게 전해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한다는 원성(?)을 듣기도 했습니다. 전진 실천활동의 4대 핵심과제와 활동을 소개하는 전시도 진행했고, 굿즈로는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제작한 키링을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또 ‘당신의 전진은?’이란 QR 설문을 통해 전진과 함께할 수 있는 실천을 알아보기도 했습니다.
캠프에 참여하지 못한 동지들, 참여했지만 다른 세션이 궁금한 동지들은 아래 영상과 자료집을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그리고 다음 정치캠프에선 꼭 함께할 수 있길 바랍니다. 혁명적 사회주의 전망과 대안, 실천을 전진의 정치캠프에서 발견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 2024 정치캠프: 진행된 각 세션 발제 영상과 자료집 참조
https://socialism.jinbo.net/bbs/board.php?bo_table=news&me_id=31&me_code=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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