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투쟁] "노동부, 국방부, 삼성, 모두 우리를 죽음으로 몰아붙였습니다." 김태윤 아리셀참사 유가족협의회 공동대표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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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투쟁] "노동부, 국방부, 삼성, 모두 우리를 죽음으로 몰아붙였습니다." 김태윤 아리셀참사 유가족협의회 공동대표 발언

  • 양동민
  • 등록 2024.09.11 12:40
  • 조회수 108

 

2024년 9월 3일(화), 강남역 8번출구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아리셀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김태윤 아리셀 참사 유가족협의회 공동대표는 어떻게 관리감독해야할 노동부, 국방부, 공급망 원청인 삼성의 무책임과 방관이 켜켜이 쌓여 아리셀 참사를 만들어냈는지 설명했다.

수사결과를 통해 에스코넥과 아리셀에 안전관리 대책과 안전교육이 전무했다는 게 드러났다. 김태윤 대표는 "아리셀 공장에서 참사 전 3년 간 4번의 폭발 화재가 있었고, 바로 이틀 전에 폭발사고가 났을 때 노동부가 제대로 특별근로감독을 나왔더라면 참사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또 "아리셀은 국방부에 납품하는 군납용 배터리의 검사용 시료를 바꿔치기해 품질검사를 조작했는데, 그 때 국방부가 거래를 중단하고 정확히 문제제기했더라면 무리한 생산과정 끝에 참사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 얘기했다. 또 "삼성이 자신들이 만든 협력사 행동규범에 따라, 아리셀의 안전조치 위반을 제대로 관리감독했더라면 참사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 얘기했다.

아리셀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공대위와 함께 매주 화요일 저녁 7시,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매주 집회를 이어나가고 있다.

 

아래는 김태윤 대표의 발언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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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써 72일차, 6월 24일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수사결과 들으셨을겁니다. 수사결과를 통해서 노동부도 국방부도 그리고 삼성도 당사자인 아리셀, 에스코넥 또한 공범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죽을 수밖에 없었던 현장이었다라는 게 명명백백 드러났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 CCTV를 통해서 보셨을 겁니다. 출입구에는 3만 5천 개의 완성된 배터리들이 적재되어 있었습니다. 리튬 배터리는 위험성 유해물질이기 때문에 소량씩 분리해서 콘크리트 벽에 별도 보관을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출입구에 온 제품을 적재해놨습니다. 그리고 안전교육이 전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폭발성 유해물질이 일반 소화기로 소화될 수 없었다는 것을 몰랐던 우리 가족들은 일반 소화기로 끌려다가 처참하게 폭발로 40초 만에 온전하지 못한 시신으로 처참한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수사 결과를 통해서 (드러난 건) 안전관리 대책과 교육이 전혀 없었다는 것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저희가 알고 있는 그 이상이었습니다. (희생자들은) 비상구에 대해서 전혀 알고 있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있다고 하는 비상구는 재난과 죽음 앞에서조차 이주노동자에게 차별이었습니다. ID카드나 지문인식이 되지 않으면 비상구를 통해서 대피할 수조차도 없게끔 만들어져 있는 게 그게 어떻게 비상구라고 얘기할 수 있겠습니까?

 

이뿐만이 아닙니다. 아리셀 공장에서는 3년 동안 4번의 폭발이 있었습니다. 그 폭발 중 마지막, 이틀 전에 일어났던 폭발 사고 때, 노동부나 관련된 곳에서 특별근로감독을 나왔더라면 참사로 죽지 않았을 겁니다.

 

노동부 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방부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게 명명백백하게 나타났습니다. 지난 2월부터 아리셀이 국방부에 군납용 배터리를 납품을 하는데, 납품 과정에서 기준 미달인 게 나타났습니다. 이 부분을 빨리 납품하라고 하는 과정에서 에스코넥, 아리셀이 검사용 시료를 바꿔치기 했다고 합니다. 그것도 모자라서 성적을 조작하고, 배터리 봉인을 풀면서까지 시료를 바꾸면서 사인을 조작했다고 합니다. 국방부는 당연히 거래 중단 했었어야 됐습니다. 그리고 이와 관련해서 정확하게 에스코넥, 아리셀에 대해서 문제제기했더라면, 죽지 않았을 겁니다. 이 모든 것들이 국가와 에스코넥이 벌인 사회적 참사이고 인재이고 우리를 죽음으로 몰아붙였던 하나의 과정이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우리 가족들은 (자신이) 누구 소속으로 무슨 어떤 일을 하는지조차도 몰랐습니다. 그런 과정 속에서 이런 참사들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어느 누구도 책임지는, 사과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희 유가족들 두 달여 가까이 노동부로, 국방부로, 국회로 그리고 삼성 앞까지, 지금 이곳까지 왔습니다.

 

이 모든 과정들이 저희 유가족들은 하루하루가 고통 속에서, 그렇지만 우리 가족들을 안녕하게 하기 위해서, 억울함을 풀기 위해서 이 악물고 함께 흩어지지 않고 싸우고 있습니다.

 

에스코넥은 아리셀의 모회사입니다. 그리고 (아리셀 대표인) 박순관이 대표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아리셀의 납품은 하나의 별도의 자회사가 아니라, (에스코넥의) 하나의 부서 혹은 사업장으로 운영됐기 때문에, 에스코넥이 성실하게 나와서 우리 유가족들한테 진정어린 사과를 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나오고 있지 않습니다.

 

저희가 삼성에 온 이유는, 또 다른 참사를 막기 위해서 삼성에 왔습니다. 에스코넥이 삼성전자에 휴대폰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습니다. 삼성 SDI에는 2차 전지를 납품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얘기했던 것처럼, 좀 전에 양한웅 대표님 말씀하셨죠, 삼성, 노동자를 죽이는 기업이었습니다. 그런데 삼성에 행동규범이라는 것들이 있더라고요. 전혀 (삼성) 자기네들의 행동과 맞지는 않지만, 그래도 행동규범이라고. 협력사와 그 협력사의 협력사까지 행동규범을 지키라고 되어 있습니다.

 

어떤 행동규범이냐면 노동존중, 본인들은 하지 못하면서, "노동존중, 안전존중, 환경존중 하지 않는 협력업체는 거래를 중단할 수 있다" 라고 되어 있습니다. 거래 중단을 하셔야죠. 지금까지 말씀드렸던 모든 만행들이 에스코넥, 아리셀에서 이루어졌습니다. 그렇다면 삼성은 당장 거래 끊으셔야죠. 거래 중단하고 이것과 관련된 관리감독 제대로 하셔야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 아리셀 공장, 에스코넥 공장에서 만들어진 위험천만한 휴대폰 배터리가 전 국민을 상대로 참사를 벌일 수 있는 무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들 해결하지 않는다면 저희 유가족들, 삼성제품 휴대폰 불매운동까지 할 겁니다.

 

그래서 반드시 삼성이 책임지고, 에스코넥이 저희 유가족과 만나서 이 부분에 대한 진상규명과 더불어 유가족들에 대한 보상의 문제 제대로 풀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유가족들, 삼성뿐만이 아니라 노동부, 국방부 상대로 해서 지속적인 투쟁들 해나갈 겁니다. 그래서 다시는 일하러 나갔다가 죽지 않는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서 끝까지 여기 계신 분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태윤 아리셀참사 유가족협의회 공동대표 발언(9월 3일(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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