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여성뉴스 브리핑] 죽어야만 끝나는 젠더폭력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동영상

[주간 여성뉴스 브리핑] 죽어야만 끝나는 젠더폭력

발행일_ 2024년 11월 18일

 

 

1. 죽어야만 끝나는 젠더폭력 … 열흘 새 연인관계 남성에 여성 4명이 살해당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11월 들어 최근 일주일 사이 4명의 여성이 교제 대상이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남성에게 살해됐다. 이처럼 교제폭력이 빈번히 일어나지만 대책 마련을 위한 정부의 현황 파악도, 처벌을 위한 법과 제도도 느슨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처음 ‘친밀한 관계’에서 일어난 폭력이 살인으로 연결된 사건 규모를 파악했다. 그러나 피·가해자 성별을 구분해 발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당시 발표는 여성이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에 훨씬 취약하다는 사실을 보여 주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12일 거제 교제살인 사건, 부산 몽키스패너 살인미수 사건, 부산 오피스텔 추락사건, 당진 두 자매 살인사건, 인천 논현동 스토킹 살인사건의 생존자와 유가족 7명이 기자회견을 열고 ‘사각지대 없는 교제폭력 관련 입법 추진’ 등을 촉구했다. 교제폭력방지법은 21대 국회에 여러 관련 법안이 발의됐지만 어떤 시점부터, 또 어떤 관계까지를 교제한 거라고 볼지 기준을 정하기 어려워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법제사법위원회와 여성가족위원회 등에 계류됐다. 이후 결국 제대로 된 논의 없이 의원 임기 종료에 따라 자동 폐기됐다. 하지만 해외에선 이미 관계 유형이나 주변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교제 관계를 정의하고 있어 사법 편의적 관점이란 비판이 나온다.

 

친밀한 관계폭력의 본질은 상대의 일상에 대한 간섭과 규제, 모욕, 지인으로부터 고립시키기 등 강압적인 통제에 있다. 그런 점에서 가정폭력과 교제폭력은 이름만 다를 뿐 그 핵심은 유사하다. 국회는 혼인·혈연·입양 외의 친밀한 관계를 포괄하지 못하는 가정폭력처벌법을 개정하는 등의 방법론적 논의 외에 ‘여성에 대한 폭력’을 포괄적으로 처벌하고, 피해 지원 체계에서 누락하지 않는 법률적 근거 마련에 나서야 한다.

 

<참조 기사>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411101648001

https://www.naeil.com/news/read/528850?ref=naver

 

 

2. 여성차별철폐위원회 최종견해 이행 방안 토론회 … “‘구조적 성차별 부정’ 정부 입장 바뀌어야”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 이하 ‘위원회’)가 올해 한국 정부에 여성가족부 폐지 방안 등 퇴행적 여성 정책을 수정하라고 권고했다. 그런 가운데, “구조적인 성차별을 부정하려는 정부 입장이 전면적으로 수정되지 않고서는 위원회의 권고가 이행될 수 없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오경진 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은 14일 국가인권위원회 등의 주최로 열린 ‘여성차별철폐위원회 제9차 최종 견해 이행 방안 토론회’에서 “(한국이) 성 격차 지수 146개국 중 105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27년째 압도적 1위인 성별임금격차 등 국제적 통계로 증명된 구조적 성차별을 인정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위원회는 여성차별철폐협약에 가입한 국가를 대상으로 협약 이행 상황을 심의하는데, 가입국은 위원회에 협약 이행 현황을 담은 국가보고서를 4년마다 제출한다. 지난 6월, 위원회는 최종 견해를 통해 ‘한국 여성에 대한 퇴보적인 정책’을 우려하며 조속한 여가부 장관 임명, 여가부 폐지 조항 철회 등을 권고했다. 아울러 비동의 강간죄 도입,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구체적인 입법 계획 확립, 위안부 문제 해결 등에 대해서도 권고했다.

 

남규선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은 위원회 심의 당시 여가부를 비롯한 정부 대표단의 답변 내용을 지적하며 “부끄러웠다”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심의 당시 위원회 측은 정부 대표단에 여가부 폐지 계획 철회 의향,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지 않는 이유 등을 물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여가부 폐지는 성평등 기능을 축소하지 않는다”,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다” 등 무성의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참조 기사>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4111500282139291?utm_source=naver&utm_medium=search

 

 

3.뉴질랜드, 위기에 처한 돌봄 영역 보고서 발간

 

 

돌봄 및 지원 노동자 노조인 E tū가 뉴질랜드 아오테아로아(Aotearoa)의 돌봄 및 지원 산업 현황에 대한 새로운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주거 노인 요양, 가정 지원, 장애 지원, 정신 건강 및 중독 지원을 포함하여 업계의 많은 문제를 제시했다. 이 보고서는 돌봄 및 지원 종사자와 지역사회 지지자들에 의해 정부 대표에게 제출될 예정이다.

 

애니 뉴먼 국무부 차관보는 “돌봄과 지원에 있어 실질적인 위기”라며 “긴급한 관심이 필요하다”라고 말하며 이번 보고서에 다음과 같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의 보고서와 더 광범위한 Transforming Care 캠페인은 치료의 가치, 치료의 표준, 치료의 자금 조달이라는 세 가지 핵심 기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략) 노동자는 특히 급여를 통해 필수 업무에 대한 적절한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 그들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적절한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하고 적절한 수의 직원이 있는 노동 조건에서 일할 수 있어야 한다. 재정적인 면에서도 간병인, 그들이 돌보는 사람들과 지역 사회의 이익을 고려하기 위해 전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참조 기사>

https://etu.nz/new-report-exposes-a-care-sector-in-crisis/

 

 

4. 호주에서 가장 낮은 임금을 받는 간호사들, ‘젠더화된’ 임금 문제로 파업 벌여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 간호사와 조산사들이 파업에 돌입했다. 최대 1만 명으로 추산되는 파업 참가자들은 자신의 임금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파업이 시작되며 상당수의 간호사와 조산사가 일터에서 빠져나갔고, 주 전역의 수술이 속속 취소되고 있다.

 

지난 12일, 뉴사우스웨일스 주정부는 4년 동안 평균 26%의 임금 인상을 주장해 온 주 경찰과 역사적인 합의에 도달했으며, 이로써 뉴사우스웨일스 경찰은 현재 호주 전국에서 가장 높은 임금을 받는 경찰이 됐다. 그러나 주정부는 간호사와 조산사들을 위한 새로운 자금을 마련하는 데 실패했다며 간호사와 조산사의 임금은 동결했다.

 

뉴사우스웨일스주 간호사및조산사협회(NSWNMA)는 뉴사우스웨일스 주정부와 8개월 동안 임금 협상을 벌여왔지만,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NSWNMA 사무총장 샤예 캔디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남성 중심의 노조는 임금 인상을 계속하는 반면 우리와 같은 여성 중심의 노조는 뒤처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덧붙여 그는 “우리는 이것이 젠더 문제라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시드니대 경영대학원 존 뷰캐넌 연구원은 “수만 명의 간호사가 훈련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는 전문직에 종사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그런가 하면 캔디쉬는 간호사와 조산사들을 위한 제도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참조 기사>

https://www.sbs.com.au/news/article/pay-me-like-a-cop-australias-lowest-paid-nurses-are-striking-over-gendered-wage-issue/seisfktq6

 

 

5. 영국 보수당, 트랜스젠더 혐오주의자를 대표로 선출

 

 

영국의 지난 총선에서 패배한 보수당이 적극적으로 성소수자를 혐오하고 차별해 온 케미 바데녹을 당대표로 선출했다. 흑인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영국 주요 정당의 지도자가 된 국회의원 케미 바데녹은 이전 정부에서 여성평등부 차관과 장관을 지냈으며, 성소수자, 특히 트랜스젠더를 혐오하고 차별하는 데 앞장서 왔다.

 

바데녹은 재임 중 트랜스젠더의 권리를 자주 비난했다. 금융감독원에 직장 내 트랜스젠더 포용정책을 폐지하라는 압력을 행사했고,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행동강령을 ‘통합이 아닌 분열’이라고 주장했다. 반인권적인 전환치료를 금지하는 정책에 찬성하지 않았고 오히려 처리를 연기시켰다. ‘전환치료’는 개인의 다양한 성별 정체성, 성별 표현, 성적 지향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이를 병리적이고 비정상적인 것으로 취급해 인위적으로 바꾸려는 치료를 말한다. 동성애자·양성애자는 이성애자로, 트랜스젠더는 비트랜스젠더로 바꾸려는 모든 유형의 개입과 시도를 포괄한다.

 

또한 바데녹은 트랜스젠더 증오단체이자 분리주의단체인 LGB얼라이언스와 비밀리에 만나기도 했다. 영국으로 이주하려는 성소수자들의 성별 인정을 제한하려고도 했다. 성중립 화장실 폐기를 요청했으며, 트랜스여성을 “남성”이라 부르면서 “남성들이 여자화장실을 사용한다”라고 말한 녹음파일이 공개되기도 했다.

 

2019년에는 당시 영국에서 유일하게 동성 결혼이 합법화되지 않았던 북아일랜드에서까지 동성 결혼 권리를 확대하는 법안이 제출되어 통과되었지만, 이에 기권표를 던졌다. 그는 올해 선거에서 ‘성별’ 차별 금지가 생물학적 성별에만 적용되게 함으로써 트랜스젠더를 모든 공간에서 배제하는 등의 차별을 허용하는 보수당의 평등법 개악 공약을 앞장서서 강조했다. 또 18세 미만은 트랜스젠더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뿐 아니다. 그는 ‘영국적 가치’를 내세우며 이주민 단속 강화를 주장하고 기업의 자유를 강조하고 있다. 이렇듯 베데녹이 이끄는 영국의 보수당은 더 오른쪽으로 기울며 성소수자, 특히 트랜스젠더의 차별과 탄압에 앞장설 것으로 보인다.

 

<참조 기사>

https://www.thepinknews.com/2024/11/03/kemi-badenoch-lgbtq-rights-gay-trans/#page/8

https://www.telegraph.co.uk/politics/2024/10/28/kemi-badenoch-children-cannot-be-transgender/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