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ILO, 최저임금 차등 적용 시 하한선보다 ‘더 높게’ 권고
국제노동기구(ILO)가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차등 적용할 시에는 국가가 정한 하한선(국가 최저임금)보다 더 높게 적용할 것을 권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가 정한 하한선보다 낮은 수준으로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면 ILO의 ‘차별금지 협약’에 위배될 수 있다고도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은 ILO가 2016년 8월 발간한 ‘최저임금 정책 가이드(Minimum Wage Policy Guide)’에 담겨 있다. ‘최저임금 정책 가이드’는 ILO가 지금도 각국에 제시하고 있는 최저임금 정책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고 있다.
ILO는 최저임금 정책을 ‘단순한(Simple) 시스템’과 ‘복잡한(Complex) 시스템’으로 나눠 안내했다. 단순한 시스템은 단일 최저임금 제도를, 복잡한 시스템은 업종별 차등 적용 등 복수 최저임금 제도를 의미한다.
이중 복수 최저임금 제도는 ‘더 높은 지급 능력(higher capacity to pay)’을 가진 산업에서 더 높은 임금 하한을 설정할 수 있다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또한 ILO는 여성 노동자가 많은 업종의 최저임금은 남성이 다수인 곳보다 낮은 경우가 많다는 점을 들며 “이는 협상 과정에서 그들의 대표성 부족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회적 규범과 여성 노동을 과소평가(undervalue)하는 경향 때문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결국 여성 노동에 대한 사회적 저평가가 저임금을 고착화하는 경향을 ILO는 지적한 것이다. 이 같은 구조적 성차별을 없애려면 성별 임금격차를 해소해야 하고, 격차 해소의 시작이 바로 여성 노동자의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최저임금의 목표는 근로자를 보호하는 것이며 특히 열악한 환경에서 저임금을 받는 근로자를 보호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이번 보고서의 핵심 권고를 되새겨야 한다.
<참조 기사>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220166638887936&mediaCodeNo=257&OutLnkChk=Y
2. 여가부 없애고 ‘저출생대응기획부’?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인구 정책을 총괄할 ‘저출생대응기획부’(가칭)를 신설하겠다고 선언했다. 자문기구 성격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이하 저고위)의 한계를 극복하고 여러 부처를 아우르는 실행력 있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사회부총리가 이끄는 부처로 키우겠다는 주장이다. 윤 대통령은 같은 날 저출생을 “국가 비상사태”로 규정하고, 각 영역에 흩어져 있는 정책을 통합·조정할 강력한 컨트롤타워를 신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더 자유롭고 충분하게 쓸 수 있도록 하고, 육아기 유연근무를 제도화해서 일과 육아의 양립 환경을 든든하게 조성하겠다”고 했다.
지난 2005년 출범한 저고위는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고, 장관급인 부위원장이 조직을 운영하는 정부 협의체다. 각 부처가 참여하고 있지만 예산편성권, 정책결정권 등 실질적 권한이 없어 인구 정책 컨트롤타워로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런데 정부 부처를 새로 만들고 기존 위원회를 정식 부처로 격상하는 것으로는 “국가 비상사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특히 정부가 ‘여성가족부 폐지’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저출생대응 부처 신설은 ‘출산 장려’를 위한 단발성 정책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성가족부폐지저지전국행동은 10일 성명을 내고 “구조적 성차별 해소 없이 ‘저출생’ 해법 없다”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저출생 위기’ 담론을 이용한 여성가족부 폐지 시도 중단하라”라고 촉구했다.
지난 총선 기간 거대 양당 모두 ‘인구부’, ‘인구위기대응부’를 신설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그러나 여성 노동자가 실제 삶에서 겪는 위기에 대한 진단 없이 창설된 신설 기구가 저출생의 위기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타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참조 기사>
https://www.wome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47943
3. 직장인 60% “가족돌봄휴가 쓰기 어려워”
가족돌봄휴가나 휴직을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한다고 응답한 노동자의 비율이 약 60%에 이른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지난 2월 2~13일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족돌봄휴가·휴직 사용과 관련한 설문조사 결과를 5월 12일 발표했다.
가족돌봄휴가 및 휴직 제도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에 근거한 법적 권리다. 법에 따르면 가족돌봄휴가는 1년에 10일, 휴직은 90일을 사용할 수 있다. 사업주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휴가 및 휴직을 노동자에게 부여해야 하며, 위반 시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번 조사 결과에서도 저임금·비정규직·작은사업장 노동자일수록 가족돌봄휴가나 휴직을 자유롭게 쓸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직장갑질119 김현근 노무사는 “가족돌봄휴직 제도가 도입된 지 10년이 넘었고 현행법상 사용자에게 임금을 지급할 의무조차 없는데도 이렇게 활용이 어려운 현실은 사업주의 ‘일과 삶, 일과 가정의 균형’에 대한 태도가 단적으로 드러나는 지점”이라며 “돌봄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제고와 제도의 실효성 확보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참조 기사>
https://www.sedaily.com/NewsView/2D95SPKA3S
4. 코로나19 해고에 맞서 3년째 싸우는 캐나다 호텔 노동자들
캐나다 리치몬드에 있는 래디슨 블루 호텔(Radisson Blu Hotel, 구 Pacific Gateway Hotel)에서 코로나19 시기인 2021년 해고된 노동자들과 메트로 밴쿠버 전역의 노동계 및 지역 사회 동맹 단체들이 파업 3주년 집회를 개최했다. 노동자들은 ‘직원과 투숙객을 존중하지 않는’ 호텔을 규탄하고 ‘호텔 불매(보이콧)’도 선전하며 행진했다. 호텔이 2021년 5월 3일 143명을 해고한 후 노동자들은 파업에 돌입해 3년째 싸우고 있다. 해고자 중 90명이 여성이고, 그중 69%가 유색인종 여성이며 대부분 장기근속자다.
이들이 속한 노동조합(유나이트 히어 로컬 40, Unite Here Local 40)의 로버트 디맨드 사무처장은 “래디슨 파업 노동자들은 싸움을 원하지 않았다. 자본이 팬데믹을 악용해 수십 년간의 투쟁과 성과를 빼앗았기에 투쟁에 돌입했다. 자본은 팬데믹을 핑계로 경제적 생계뿐 아니라 노동자의 권리를 박탈했다. 그리고 자본이 가장 원한 것은 노동자를 자르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자본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격리호텔 역할을 하면서 연방정부로부터 3,300만 달러 이상을 받았다. 하지만 이 호텔그룹은 다른 호텔의 정부 지원금을 유용한 혐의로 고소되었다. 또한 작년 여름부터 대체인력을 채용하면서 노조로부터 세 차례나 고소당하기도 했다. 현재 호텔은 일부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있다.
파업투쟁 중인 인도 출신 이주여성 얀카탐마 레디(Yankatamma Reddy)는 피켓을 들고 이야기했다. “캐나다로 이주한 후 이 호텔에서 하우스키핑을 해왔다. 피켓라인에서 보낸 시간을 포함하면 44년이 흘렀다. 노조에서 주는 보상금으로 생활하고 있다. 생활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일을 시작해야 한다. 호텔이 완전한 운영상태로 돌아가려면 우리가 필요하다”
<참조 기사>
5. 미국, 직장 내 성소수자 노동자 보호 지침 마련
미국 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가 성소수자 노동자 권리 보호를 위해 화장실 이용 편의 방안을 포함한 직장 내 차별과 괴롭힘을 금지하는 새로운 지침을 발표했다. 이는 성소수자 노동자를 직장 차별에서 보호하는 획기적인 사례가 된 2020년 보스톡 대 클레이튼 카운티(Bostock vs Clayton County)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 사건 이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마련된 것이다. 이에 따라 고용주가 성소수자 노동자를 지속적으로 잘못된 단어나 이름으로 부르는 경우, 성 정체성에 부합하는 화장실이나 수유실, 탈의실 등에 대한 접근을 어렵게 하는 경우 등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
직장 내에서 성소수자 노동자에 대한 차별은 만연하다. 윌리엄스연구소(Williams Institute)의 2021년 보고서에 따르면 성소수자 노동자의 46%는 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 때문에 해고되거나 괴롭힘을 당하거나 채용되지 않는 등 경력 중 어느 시점에서 부당한 대우를 경험한 적이 있다. 성소수자 중 절반은 현재 상사에게 알리지 않음으로써 차별과 괴롭힘을 피하려고 시도했다고 보고했다.
EEOC의 지침은 5명으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3 대 2 투표로 승인되었다. 여기에 반대한 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루카스 의원은 이례적으로 입장을 내어 “직장에서 여성의 권리가 공격받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여성권리 프로젝트 책임자인 리사 타바코 마르(Ria Tabacco Mar)는 “여성과 트랜스젠더 권리를 요구하는 사이에 갈등은 없다. 트랜스젠더를 공격하는 것은 여성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페미니스트로서 우리는 ‘여성의 권리’라는 수사를 이용하여 트랜스젠더, 남성, 여성에게 해를 끼치려는 행위를 거부한다”고 말했다.
<참조 기사>
https://www.them.us/story/lgbtq-employees-cant-be-misgendered-denied-bathrooms-federal-rules
6.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여성의 자유 말했다고 11년 징역형
사우디아리비아 정부가 온라인상에서 여성의 자유를 말해 온 29세 피트니스 강사 마나헬 알 오타이비(Manahel Al-Otaibi)에게 11년 징역형을 내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국제엠네스티를 비롯한 인권단체와 국제사회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 탄압 중단과 그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오타이비는 SNS에 여성 인권을 주장하는 글을 자주 올려 ‘인권운동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여성의 온몸을 가리는 전통의상 ‘아바야’ 외에 다양한 옷을 입을 자유가 필요하다며 운동복을 입은 사진을 올렸다. 과거 여성이 결혼할 때 남성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남성 후견인제도’ 폐지를 주장한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법원은 이를 ‘허위 또는 악의적 소문을 퍼뜨리기 위해 웹사이트 등을 이용’한 범죄로 규정해 테러방지법 위반으로 11년형을 선고했다. 그의 여동생은 비슷한 혐의를 받다가 급히 출국했다.
국제엠네스티에 따르면 5개월 동안 실종 상태였던 오타이비는 4월 중순에서야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독방에 갇혀 있고 구타를 당했으며, 다리가 부러졌다”는 이야기를 전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여성 인권 불모지’로 악명 높은 사우디아리비아는 올해 3월 로비를 통해 유엔 여성지위위원회(CSW) 연례회의 기구의 의장국으로 선임되어 국제적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지난 2년 동안 사우디아리비아에서는 SNS에 자신의 견해를 표현한 이유로 수십 명의 여성이 감옥에 갇혔다.
<참조 기사>
https://m.khan.co.kr/world/world-general/article/202405081337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