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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후정의 계급투쟁의 경과와 전망> 정세집담회 후기927기후정의행진을 일주일가량 앞둔 9월 19일, 사회주의를향한전진 정책선전위원회가 주최하고 백종성 동지가 발제를 맡은 <기후정의 계급투쟁의 경과와 전망> 정세집담회에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사전 배부된 발제문을 훑어보던 중 “탈성장론에는 자본주의와 싸울 방법이 없다”라는 소제목이 눈에 박혔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드러낸 일상의 위태로움과 기후위기 담론의 확산에 응답하듯 한국 사회운동 진영은 2022년 체제전환을 위한 기후정의동맹을 출범시켰고, 자본주의 성장체제가 기후재난과 불평등의 원인이라는 기조 아래 기후정의행진을 조직했으며, 체제비판적 연구자들은 ‘탈성장’, ‘생태적 레닌주의’, ‘제국적 생활양식’, ‘커먼즈’ 등 다채로운 개념들을 대항 담론으로 생성‧유통해 왔다. 이러한 최근 몇 년의 흐름은 침체된 노동‧사회운동에 ‘기후정의’라는 새로운 동력을 제시하며 활력과 희망을 불어넣는 한편, 대안을 자처하는 무수한 언어의 물살 속에서 우리를 표류하게 만들기도 한 것 같다. 이번 정세집담회는 많은 사람이 알고 있지만 그 힘을 믿는 방법을 잊어 온 우리의 강력한 무기, ‘계급투쟁’을 기후정의 실천의 핵심 동력으로 다시금 상기할 수 있었던 자리였다. 백종성 동지의 발제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었다. 첫째, 기후위기는 명백한 자본주의의 문제이고, 따라서 계급적 문제이며, 자본주의 체제는 이 파국적 위기에 대응할 능력이 없다. 30년 전부터 지금까지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놀랍게도 인류 출현 이래 30년 전까지 배출된 양보다 훨씬 많다.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금세기 말까지 지구 평균기온은 2.7도, 한반도 포함 중위도 지역은 4도 이상 상승할 것이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기후위기 논의들을 ‘사기’로 일축하고 화석연료 생산을 확대하겠다고 선포했다. 가장 부유한 상위 1%와 하위 10%의 백 배가 넘는 탄소배출량 격차를, 폭우나 더위의 위험이 계급에 따라 차등적으로 경험되고 책임까지 전가됨을 사람들은 이미 알거나 감지한다. 이러한 정세에서 계급은 누락시켜도 그만인 변수가 아니라 원인, 효과, 대안 모든 측면에서 핵심이다. 그렇다면 좌파들은 위기의 원인과 효과로서의 자본주의라는 조건에 기반하여 대안을 구축해 왔는가? 여기에 발제의 두 번째 파트는 아니라고 답한다. 가령, 좌파적 탈성장론은 자본주의를 기후위기의 원인으로 짚고 생산과 소비에 대한 민주적‧계획적 통제를 주장한다는 점에서 사회주의와 일정한 접점이 있다. 하지만 사이토 고헤이나 제이슨 히켈과 같은 논자들은 계급투쟁 대신 커먼즈 확대나 제국적 생활양식의 극복 등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계급투쟁이라는 동력과 이행경로가 부재한 대안들은 윤리적 소비 담론과 그린워싱을 비판함에도 결국 ‘소비의 억제’라는 또 다른 개인 도덕주의로 귀결되거나, 자본과 국가권력의 승인과 원조에 의존하면서 착한 사람들의 섬을 짓는 일에 머무른다. 이행경로의 모호함은 단지 운동 수위의 문제라기보다 운동 좌표 상실의 문제다. 예를 들어 2023년 상반기 기후정의운동에서 일부 환경운동 진영은 전기‧가스요금 인상 철회 요구를 비롯한 ‘에너지 기본권’ 주장이 기후위기‧탈탄소 시대에 적합하지 않으며 오히려 에너지 요금 전반을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자 민중도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이 같은 주장은 부지불식간에 발전산업 자본의 입장을 뒷받침하고, 대중을 시장의 가격 신호에 따라 규제되어야 할 상품 소비자로 규정하며 시장주의와 공조한다. 이와 달리 “기후정의운동은 기후위기를 낳은 체제와 노동자 민중을 궁핍하게 만드는 체제는 결국 같은 체제라는 인식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백종성 동지는 강조했다. 발제의 마지막 파트에서는 기후정의 계급투쟁이 전개되어 온 국내외 사례를 살피고, 앞으로 조직해야 할 운동의 방향을 짚었다. 1970년대 영국 군수산업 구조조정 국면에서 루카스 항공 노동자들이 무기 생산을 거부하고 지역사회에 필요한 생산품 계획서를 공개한 사례, 2018년 캐나다 GM 오샤와 공장에서 지역사회와 노동자들이 함께 사회적 필요를 중심으로 생산 전환 요구를 조직한 사례, 독일 공공운수노동자들이 기후운동과 접점을 만들며 2023년과 2024년 전개한 노동자 기후정의파업(메가 스트라이크), 프랑스 토탈 정유공장의 공장 폐쇄와 그린워싱에 “다국적 자본의 손에 친환경 전환을 맡길 수 있는가?”를 질문하며 노동자들과 기후정의 단체들이 파업과 공동 행동에 나선 사례, 2024년 한국하동화력발전소 폐쇄에 맞서 발전HPS지부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기후정의 활동가들이 “정의로운 전환”을 요구한 파업 사례를 하나하나 살펴보는 과정은 이번 정세집담회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이기도 했다. 노동자들의 생명을 빨아먹는 자본주의 시스템에 노동자들이 기꺼이 동의하는 이유는, 이데올로기에 속아서가 아니라 자본주의와 화해하는 것이 유일하게 합리적인 선택지처럼 눈앞에 주어져 있기 때문이다. 일터에서부터 운동사회까지 팽배한 이 정치적 체념이야말로 자본주의의 안정성을 보증하는 메커니즘이라면, 체념을 흔들고 새로운 희망을 품게 만드는 구체적인 증거들을 쌓고 알려내야 한다. 청송군에서 2023년부터 군 내 모든 버스를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러한 전환으로 버스 이용률이 20% 이상 증가했다는 사실을 이번 집담회를 통해서야 알게 되었다(진짠가 싶어서 검색도 했다). 공적자금으로 교통자본의 이윤을 보장하는 현재의 버스 준공영제 대신, 발제의 제안처럼 대중교통 완전공영제를 쟁취하여 노동자 민중의 통제에 둠으로써 효율적으로 노선을 재편하고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이는 것이야말로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방안 아닐까? 927기후정의행진이 끝나고 참여자들과 이상한 심심함에 관해 이야기 나누었다. 부스 짐을 창고로 나르며 위화감 속에서 지난 정세집담회를 떠올렸다. 우리는 내란과 탄핵이라는 격동의 정세를 겪고도 고작 보수정권을 재창출하는 데 그쳤다. 행진을 했으되 무엇을 이루었는지 모르겠다는 이 허무한 감각이 축적되어 냉소주의로 번지기 전에 우리는 물어야 한다. 이번 행진의 6대 요구안은 정말로, 어떠한 투쟁을 통해 실현 가능한가? 발제에서 제안된 특정 부문 사업장 외에 무수한 이들이 몸담은 불안정 노동과 재/생산 노동의 현장 사안을 기후정의 의제로 어떻게 번역할 수 있을까? 사회주의가 분할통치로 쪼개진 세계를 통합하여 인식할 수 있게 한다는 점이 한때는 좋았다. 선배들이 알려 준 정답과 결말을 큰 소리로 뱉기만 해도 박수를 받았고 내가 세상의 원리를 아는 사람이 된 것 같았다. 한때는, 사회주의 운동진영이 반복하는 거대서사와 관성화된 분석이 게으르고 투박하고 오만하다고도 느꼈다. 현실은 훨씬 더 복잡한데 이를 쫓는 노력을 방기하는 관념론 같았다. 지금 사회주의는 무엇을 상상하게 하는가? 누구나 대중교통을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운동 속에서 장애인 이동권 투쟁을 기후정의운동과 만나게 하기. 노동자들의 현장통제권 확보 투쟁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식민지배와 집단학살을 중단토록 하기. 이 세계가 노동하고 돌보는 사람들을 통해 지탱되고 있음을 모두가 알게 하기. 다른 원리로 운용되는 세계는 가능하다고, 방법은 이미 실행되어 왔다고, 두터운 체념을 뚫으며 설득하는 사회주의가 이제는 그저 반갑다. -
[2025 정치캠프] 위기·전쟁·혁명 (11월 28일~30일)[사회주의를향한전진 2025 정치캠프 '위기·전쟁·혁명’] - 일시ㅣ11월 28일(금) ~ 30일(일) - 장소ㅣ금속노조 4층 / 민주노총 15층 - 문의ㅣ 010-2956-1917 백종성 - 참여신청ㅣhttps://forms.gle/NSvZmL1n8QwHC2iG6 2025 정치캠프 '위기·전쟁·혁명'은 3개의 메인세션과 4개의 선택세션으로 구성된 정치포럼입니다. 다양한 강의와 토론을 통해 변혁적 전망을 모색합니다. -
이탈리아 항만노동자들이 쏘아올린 ‘팔레스타인 연대총파업’ - 이스라엘의 집단학살 저지투쟁에서 획기적인 돌파구가 열리고 있다!2023년 10월 이후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상대로 이스라엘이 지속해 온 집단학살은 전 세계를 끝없는 충격과 경악으로 몰아넣었다. 지난 2년 동안 이스라엘 시온주의 국가가 저질러 온 전쟁범죄는 1948년 이후 77년째 계속되는 불법점령과 강탈의 역사 속에서도 차원을 달리하는 잔인무도함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지난 2년 동안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을 규탄하는 집회와 시위가 세계 곳곳에서 수도 없이 열렸다. 많은 나라에서 수만에서 수십만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시위가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여러 나라의 대학생들이 캠퍼스 점거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운동들만으로는 이스라엘을 멈춰 세울 수 없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제국주의 국가들이 이스라엘의 전쟁범죄를 군사적·경제적·정치적으로 옹호하는 현실도 바꿀 수 없었다. 유엔도 무기력했다. 여러 차례의 휴전 요구에 덧붙여 2024년 9월 18일에는 이스라엘에게 팔레스타인 불법점령을 1년 이내에 중단하라는 결의까지 유엔총회에서 통과됐지만, 이스라엘은 가볍게 무시할 수 있었다. 유엔총회 결의와 상관없이 미국을 비롯한 주요 제국주의 국가들의 이스라엘 지원이 지속되고, 또한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한 강제력 있는 결의는 미국이 거부권을 거듭 행사하며 차단하는 까닭이었다. 물론 이스라엘의 집단학살 전쟁범죄에 대한 세계 여론이 워낙 악화되면서 각국 정부의 대응에 일정한 변화가 생기기는 했다. 이를테면 9월 21일에는 영국, 캐나다, 호주, 포르투갈이, 9월 22일에는 프랑스, 벨기에, 룩셈부르크가 팔레스타인을 주권국가로 승인했다. 이로써 유엔에 가입한 193개 국가 가운데 154개국이 팔레스타인을 인정하게 됐다.[1]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스라엘 시온주의 국가의 존재다. 이스라엘 총리 네타냐후는 9월 26일 유엔 연설에서도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다시 한 번 분명히 했다. 팔레스타인을 불법점령하고 강탈하며 집단학살하는 이스라엘 시온주의 국가를 그대로 놔둔 채 외교적으로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만을 말하는 것, 즉 이른바 ‘두 국가 해법’은 현실에서 아무 것도 바꾸지 못하는 공허한 해법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2] 지금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을 멈춰 세우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세계 각국의 이스라엘에 대한 모든 연계와 지원을 차단함으로써 이스라엘을 철저히 고립·약화시키는 것이다. 이것을 각국 정부에 강제하고 나아가 실력으로 관철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유일한 세력은 바로 조직된 노동자계급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세계 각국의 노동자운동 전반이 오랜 침체와 후퇴에 시달려 온 까닭에 지난 2년 동안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에서 주목할 만한 역할을 하지 못해 왔다. 그런데 최근 큰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을 규탄하고 중단시키기 위한 국제 팔레스타인 연대투쟁에서 획기적인 돌파구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이탈리아의 항만노동자들이 그 진원지가 됐다. ‘수무드 선단을 공격한다면 유럽 전체를 봉쇄하겠다’ - 제노바 항만노동자들이 불붙인 9/22 팔레스타인 연대총파업 8월 31일 이스라엘의 불법적인 해안봉쇄를 뚫고 가자지구에 인도적 지원물품을 전달하기 위한 ‘글로벌 수무드 선단’ 출항식이 스페인, 그리스, 이탈리아 등 지중해를 둘러싼 여러 나라에서 열렸다. ‘글로벌 수무드 선단’은 지난 6월 마들린 호가 공해상에서 이스라엘 군에게 나포되면서 이루지 못한 과제를 더 거대한 규모에서 실현하기 위해 추진된 국제 프로젝트였다.[3] 수무드 선단의 주된 출발지는 지중해 반대편에 자리한 스페인 바르셀로나였다. 44개국에서 온 350여 명이 20척의 배를 타고 (날씨 때문에 다음날) 출항했다. 같은 날 이탈리아 제노바에서도 4척의 배가 출항했다.[4] 수무드 선단의 출항을 보기 위해 제노바 항구에 4만 명이 집결한 자리에서 풀뿌리 노동조합 결집체인 USB에 소속된 제노바 항만노동자 대표가 이렇게 말했다. “만일 수무드 선단 동지들과 연락이 20분이라도 끊기면 유럽 전체를 봉쇄하겠다. 제노바 항구에서 이스라엘로 가는 컨테이너가 매년 1만 3천에서 1만 4천 개씩 선적되는데, 수무드 선단이 가자에 도착하지 못한다면 못 하나도 이스라엘로 가지 못하게 막겠다."[5] 9월 8일부터 공해상을 지나는 수무드 선단에 대한 이스라엘의 드론 공격이 시작됐다. 이에 USB 소속 항만노동자들은 9월 22일 이탈리아 주요 항구를 모두 봉쇄하는 ‘팔레스타인 연대총파업’을 단행하기로 결의하고 이탈리아 전체 노동자·민중에게 동참을 호소했다. 이탈리아 멜로니 정부가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에 대한 지원을 지속하고 있고 ‘유럽의 재무장’에 앞장서고 있기 때문에, 이탈리아 자체를 마비시키는 게 투쟁의 목표가 됐다. 9월 22일 ‘모든 것을 봉쇄하라’(Blocchiamo Tutto)는 슬로건 아래 제노바, 베네치아, 트리에스테, 리보르노, 라벤나, 살레르노, 라스페치아 등 이탈리아의 모든 주요 항구가 봉쇄됐다.[6] 대중교통의 90%, 철도의 50%가 마비됐다. 교사들도 대거 파업에 동참해 일부 지역에선 파업참가자가 70%에 이르렀다. 총파업과 함께, 65개 도시에서 50만 명이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를 벌였다. USB는 조합원 25만에 불과한 작은 노총이지만, 520만 조합원을 가진 이탈리아 최대 노총 CGIL의 평조합원 상당수가 총파업에 동참한 까닭이었다.[7] 학생들도 대거 동참했다. 이날 로마에서는 10만 명이 거리행진을 갖고 테르미니 기차역을 봉쇄했다. 동부 외곽순환도로를 점거해 모든 도시교통을 마비시켰다. 라사피엔자 대학에서는 학생들이 이스라엘 대학과의 교류협력 중단을 요구하며 점거투쟁에 돌입했다. 밀라노에서는 5만 명의 시위대가 기차역과 지하철역을 점거하려고 하면서 경찰과 격렬하게 대치했다. M4 지하철노선이 한동안 중단됐다. 나폴리에서는 1만 명이 중앙 기차역을 봉쇄했다. 시위대가 출입통제선을 돌파하여 승강장까지 점거했다. 토리노에서는 1만 명이 기차역과 철로를 점거했다. 이탈리아 멜로니 총리와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의 사진을 불태웠다. 항구가 봉쇄된 제노바에서는 2만 명이 팔레스타인 깃발 수백 개를 앞세우고 항구부터 도심까지 행진했다. 피렌체에서는 1만 명이 고속도로 출입구를 봉쇄한 뒤 항공군수업체 레오나르도 본사 앞으로 행진했다. 볼로냐에서는 1만 명이 고속도로 입구와 시내 중심가 도로를 점거한 뒤 미국 영사관 앞으로 행진했다. 일부 시위대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볼로냐 대학의 강의를 중단시켰다.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가는 팔레스타인 연대총파업의 불길 이탈리아 노동자들도 지난 수십 년 동안 패배와 후퇴만을 거듭해 왔고, 패배적인 타협에 갇히면서 자신의 힘을 잊고 있었다. 그러나 항만노동자들이 파업과 계급투쟁의 전통을 되살려내자 그 파장이 이탈리아와 유럽을 뒤흔들고 있다. 9월 22일 이후 매일같이 이탈리아 전역 수십 개 도시에서 팔레스타인 집단학살과 이탈리아 정부의 이스라엘 지원을 규탄하는 집회, 도로봉쇄, 대학점거 등이 계속됐다. 군비증강 반대, 긴축 반대도 중요한 이슈로 제기됐다. 9월 23일 밤 10여 척의 수무드 선단을 상대로 이스라엘 드론이 섬광탄 공격을 가했다. 24일 USB는 “수무드 선단 공격에 맞서 26일부터 전국 100개 광장에 대한 무기한 점거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발표했다. CGIL도 “수무드 선단에 대한 추가 공격이 발생할 경우 총파업 단행”을 선언했다. 멜로니 정부조차 수무드 선단에 승선 중인 이탈리아 시민을 보호하겠다며 구축함 파견을 지시했다.[8] 9월 22일 이탈리아 항만노동자들이 벌인 총파업의 충격파는 지중해를 접한 다른 나라 항만노동자들에게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9월 27일 제노바 항구에서는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스, 키프로스 등 지중해를 둘러싼 각국의 항만노동자들이 모여 국제적인 공동파업을 추진하기 위한 국제회의를 열었다. “집단학살과 전쟁에 반대하고, 긴축을 강요하는 유럽 재무장에 반대한다”, “다가오는 유럽의 전쟁을 멈춰 세우기 위해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을 반드시 중단시켜야 한다.” 참가자들은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을 중단시키기 위해 국제 공동파업을 추진하자는 결의안을 우레와 같은 함성으로 통과시켰다. 대회에 직접 참여하지 못한 모로코와 튀르키예 항만노동자들도 결의안에 동참할 뜻을 밝혔다. 국제 공동파업을 벌일 날짜는 각 국가 노조별로 결의안에 대한 승인절차를 거친 뒤에 정하기로 했다. 2023년 10월 가자지구 집단학살이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팔레스타인 연대총파업이 국제 공동파업으로 추진되기에 이른 것이다. 국제회의 이후 제노바 항구에서 5만 명이 결집한 시위가 열렸다. 항만노동자들은 ‘이스라엘로 가는 어떤 것도 선적을 차단하고 있다’면서 ‘항만 상황을 모니터하면서 필요하면 언제든 돌아가 도크를 봉쇄하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렇게 외쳤다. “항만노동자들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었다. 무기운송을 차단하는 것은 범죄가 아니다.” 한 18세 학생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노동자계급이 경제를 마비시킬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이번에 깨달았다. 나는 지금 고등학생이지만 미래의 노동자로서 이것을 확실하게 배웠다.” 이날 제노바 항구 시위에는 어린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 단위 참가자들도 많았다. 주변 아파트 창가에서는 시위를 지지하며 외치는 소리가 계속 들려 왔고, 발코니에 팔레스타인 깃발을 내건 사람들도 있었다. 언론은 ‘27일 밤 제노바 항구 전체가 팔레스타인 깃발 색깔로 뒤덮였다’고 묘사했다. <9월 27일 제노바 항구 앞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연대시위> 한편 스페인 노동총동맹(CGT) 소속 마드리드 금속노조는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고 제노바 항만노동자들과 연대하기 위해 10월 6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1일 선언했다. 이것은 10월 15일 스페인 전역에서 팔레스타인 연대총파업을 단행하자는 운동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나왔다. 많은 노조들이 15일 총파업 동참을 선언하고 있는데, 대규모 노조들 중심으로 2시간 총파업이 추진되는 상황에서 바스크 지역 노조들은 24시간 총파업을, 갈리시아, 카탈루냐, 안달루시아 등의 지역 노조들은 4시간 총파업을 선언하고 있다. 독일에서도 역대 최대 규모 팔레스타인 연대집회 이탈리아 총파업의 파장과 연결된 또 하나의 사건은 9월 27일 독일 베를린의 팔레스타인 연대집회였다. 그동안 독일에서는 모든 기성 정당과 언론이 이스라엘을 엄호해야 한다는 목소리만 되풀이했다. 여론조사에서는 80%가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이 정당하지 않고 이스라엘로 가는 무기운송을 축소 또는 중단해야 한다고 응답하는 상황임에도,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를 하면 유럽 어느 나라보다 심하게 탄압받았다. 그러나 이날 ‘가자를 위해 함께’ 시위에 10만 명이 참여하면서 독일 역사상 최대 규모로 팔레스타인 연대행동이 전개됐다. <9월 27일 베를린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연대집회> 그동안 독일에서는 ‘From the river to the sea, Palestine will be free’ 구호를 외치면 경찰이 ‘불법’이라며 무조건 체포했지만, 이날은 거대한 참가자들이 함께 구호를 외치자 경찰이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했다. 그동안 시위대를 일방적으로 비난하던 언론들도 이날은 시위대의 목소리를 내보내며 한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이날 베를린 집회가 5만 명이 모였던 6월 집회보다 훨씬 커질 수 있었던 데에는 좌파당의 입장 선회 또한 중요한 변수가 됐다. 원래 좌파당은 다른 기성 정당들과 마찬가지로 친이스라엘 입장을 견지하고 있었다. 불과 1년 전 팔레스타인 활동가를 당에서 추방하기도 했다. 그런데 올 2월 총선을 전후해서 극우 부상에 위기의식을 느끼며 좌파당에 몰려든 수만 명의 청년세대 신입당원들이 지도부에게 강력한 압력을 행사했다. 좌파당 지도부는 물가문제에만 집중하면서 팔레스타인이나 재무장 등의 이슈를 회피하려고 했지만, 아래로부터 청년세대가 가하는 압력에 밀려 결국 이번 베를린 집회를 공동 주최하게 됐다. 좌파당 지도부는 연단에 올라 쏟아지는 야유를 받은 뒤 ‘너무 오래 침묵한 것’에 대해 사과해야 했다. 평조합원 교사들과 보건의료 노동자들도 자신의 노조들(교육과학노조 GEW와 공공서비스노조 ver.di)이 시위에 함께하도록 만들었다. 독일에 거주하는 이스라엘인들도 이날 집회에 적극 참여하고 발언했다. 한 18세 이스라엘 청년은 징집을 거부했다고 한 달 동안 독방에 갇힌 경험을 이야기하며 집단학살을 멈추기 위해 파업·봉쇄·제재를 조직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스라엘 출신 작가와 바이올린 연주자도 집회의 공동 조직자에 포함됐다. 글로벌 수무드 선단 나포에 항의하는 긴급 시위와 총파업 한편 10월 1일 저녁부터 3일 오전까지 글로벌 수무드 선단 42척이 모두 이스라엘 군에 의해 나포되면서 유럽과 세계 곳곳으로 투쟁이 뜨겁게 확산됐다. 1일 저녁 이탈리아에서는 수무드 선단 나포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CGIL과 USB가 3일 총파업 단행을 선언했다. 로마의 테르미니 기차역에서 긴급 집회가 열려 역과 주변 도로가 마비됐다. 지하철역도 여러 개 폐쇄됐다. 제노바에서는 항구 앞에서 밤 10시에 긴급 집회가 열렸다. 나폴리에서는 중앙기차역이 점거됐다. 토리노에서는 밤 9시 30분에 긴급 집회가 열려 기차역이 봉쇄됐다. <10월 1일 저녁 로마 테르미니 기차역을 점거한 시위대> <10월 1일 밤 제노바 항구 앞에서 열린 긴급집회> 2일 프랑스에서는 노동조합들이 주도하는 긴축 반대 총파업과 시위가 40만 명의 참여 속에 열렸는데, 글로벌 수무드 선단 나포 소식이 전해지면서 팔레스타인 연대와 이스라엘 규탄이 특히 대학생과 고등학생들 사이에서 핵심 이슈가 됐다. 파리 북역의 철도노동자들이 총회를 열고 역을 봉쇄했고, 집단학살을 지원하고 있는 기업들의 본사 앞에서 항의시위가 벌어졌다. 2일 오전 아일랜드에서는 더블린의 항만노동자들이 수무드 선단 나포에 항의하며 항구 일부를 마비시켰는데, 이 과정에서 최소 11명이 체포됐다. 2일 오후 터키에서는 수무드 선단 나포에 항의하며 45척의 배가 가자를 향해 새로 출발했다. 2일 오후와 저녁에 스페인, 독일, 스웨덴, 튀니지, 캐나다, 미국, 멕시코, 아르헨티나, 칠레 등에서도 다양한 항의 집회와 시위가 전개됐다. 3일 이탈리아에서는 CGIL과 USB가 주도하는 총파업이 전개되어 교통과 학교를 포함한 대부분의 주요 서비스가 마비됐다. 100개가 넘는 도시들에서 200만 명 이상이 시위에 나섰다. 로마에서만 30만 명이 시위에 참가했다. <10월 3일 로마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연대집회 (사진-AP)> 이스라엘의 가자 불법 봉쇄를 뚫고 인도적 지원물품을 직접 전달하려는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글로벌 수무드 선단’ 프로젝트에 이어 ‘천 개의 마들린’ 프로젝트가 가동되면서 9월 27일부터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 등에서 새로운 배들이 출항했는데, 10월 4일 현재 11척이 가자 해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약탈과 전쟁·학살로 폭주하는 자본주의를 멈춰 세우기 위해 한국에서도 ‘팔레스타인 연대총파업’ 운동으로 나아가자! 끝없이 심화하는 자본주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세계 자본가계급은 약탈과 전쟁·학살을 향해 질주하기 시작했다. 세계 각국의 경쟁적인 군비확장은 이미 직접적으로 노동자·민중의 삶을 공격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작은 시작에 불과하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더불어) 앞으로 전체 인류가 겪게 될 미래를 보여준다. 약탈과 전쟁·학살로 폭주하는 자본주의를 필사적으로 멈춰 세워야 한다. 그 출발점은 전 세계 노동자·민중이 함께 만들어가고 있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집단학살 저지투쟁’에 동참하는 것이다. 특히 이탈리아 항만노동자들이 쏘아올린 ‘팔레스타인 연대총파업’이라는 획기적인 돌파구를 이곳 한국에서도 함께 열어가는 것이다. 한국은 이스라엘에 여덟 번째로 많은 무기를 수출하는 국가이며, 특히 한화시스템즈는 이스라엘 무기업체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HD현대건설기계가 생산하는 굴착기는 오랜 시간 서안지구 등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가옥을 파괴하는 수단으로 사용돼 왔다. 한국석유공사는 가자지구 앞바다를 약탈하는 이스라엘의 가스유전 개발에 영국계 자회사를 통해 동참하고 있다. 한국의 많은 대학들은 이스라엘 대학들과 교류협력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을 중단시키기 위해, 한국의 노동자계급 또한 ‘팔레스타인 연대총파업’의 깃발을 치켜올리고 팔레스타인 해방을 향한 전 세계 노동자·민중의 투쟁에 합류해야 할 마땅한 책임이 있다. 물론 ‘팔레스타인 연대총파업’은 민주노총을 비롯한 한국 노동자운동의 현 상황에서는 엄두도 나지 않을 만큼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이탈리아 항만노동자들로부터 시작된, 팔레스타인에 연대하는 세계 노동자투쟁의 확산은 한국에서도 현 상황을 타개해 나갈 수 있는 새로운 조건을 마련해 줄 수 있다. 또한 지난 2년 가까이 울산에서 민주노총 울산본부의 공식 결의를 바탕으로 글로비스울산지회, 현중하청지회, 현대차비정규직 이수기업, 현대차 열사회 등 여러 사업장 노동자들과 노동정치단체들의 꾸준한 참여 속에 격주 팔레스타인 연대집회를 지속해 온 것은 한국 노동자들 속에서도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을 확산시켜 갈 수 있다는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한편으로는 전국 곳곳의 단위 현장에서, 다른 한편으로는 각급 노조의 공식기구에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에 대한 토론을 조직하고 규탄 입장을 발표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 보자. 팔레스타인 연대집회에 참여하고,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을 규탄하는 선전전을 조직해 보자. 팔레스타인 연대총파업에 떨쳐나선 다른 나라 노동자들의 투쟁 소식도 공유해 나가자. 이스라엘의 저 잔인무도한 집단학살을 멈춰 세우지 못한 2년을 맞이하면서, 팔레스타인에 연대하는 한국 노동자운동을 새롭게 결의해 보자. [후주] [1] G7 국가들은 그동안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을 완고하게 거부해 왔지만, 이번에 영국, 캐나다, 프랑스가 입장을 바꾼 것이다. 아직 미국, 독일, 이탈리아, 일본은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G20 국가들 가운데 아직 팔레스타인을 인정하지 않은 국가는 위 4개국과 한국의 5개국만 남았다. 한편 9월 12일 유엔총회는 팔레스타인 문제의 평화적 해결방안으로서 ‘두 국가 해법’의 이행을 지지하는 결의를 채택했다. 압도적 다수인 142개국이 찬성했고 한국도 찬성표를 던졌다. 미국과 이스라엘 등 10개국만이 반대했다. 12개국은 기권했다. [2] 결국 팔레스타인의 해방은 이스라엘 시온주의 국가 대신 무슬림·유대인·기독교인·무신론자 모두가 평등하게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국가를 요르단 강과 지중해 사이에 수립함으로써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스라엘 시온주의 국가가 미국을 비롯한 제국주의 국가들의 이익을 중동 지역에 관철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점에서 이스라엘 시온주의 국가를 극복하는 전망은 사실상 자본주의 세계질서를 극복하는 전망과 분리될 수 없을 것이다. [3] 스웨덴의 기후 활동가 그레타 툰베리 등 7개국 12명이 승선한 마들린 호는 분유, 밀가루, 쌀, 기저귀, 의료키트, 목발 등 가자지구에 전달할 인도적 지원물품을 싣고 6월 1일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에서 출항했으나 9일 공해상에서 이스라엘 군에게 나포됨으로써 목적을 이루지 못했다. [4] 지중해를 둘러싼 여러 나라에서 출발한 수무드 선단은 최종적으로 57개국 462명을 태운 42척의 배로 구성됐다. [5] 제노바 항만노동자들은 이전에도 제국주의와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에 맞서 싸운 역사가 있었다. 2019년에는 전쟁 중인 예멘으로 가는 무기 선적을 거부했다. 2021년에는 이스라엘로 무기를 운반한다고 의심되는 모든 선박에 대한 선적 거부를 선언했다. 2025년 6월과 8월에도 이스라엘로 향하는 군수품 선적을 거부하고 시위를 벌였다. [6] ‘모든 것을 봉쇄하라’는 슬로건은 9월 10일 프랑스에서 열린 같은 이름(Bloquons Tout)의 긴축반대 시위에서 가져왔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파업·시위가 상호 높은 교감 속에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7] CGIL은 9월 22일 총파업에 동참하라는 압력을 피하기 위해 19일 비슷한 요구를 내걸고 공공서비스 부문은 제외한 채 지역·부문별로 2시간에서 4시간의 총파업을 벌였다. 하지만 CGIL 평조합원 상당수가 9월 22일 총파업에 동참했고, 자신의 지도부에게 수천 통의 항의 이메일을 발송하는 등 강력한 항의를 보냈다. [8] 이탈리아 구축함은 9월 30일 수무드 선단이 가자지구 해안에 근접하자 호위를 중단했다. .footnote-ref, .footnote-target { scroll-margin-top: 200px; color: #E60012; text-decoration: none; } .footnote-ref:hover, .footnote-target:hover { text-decoration: underline; } -
[발언] 한국과 미국 정부가 조장하는 이주노동자에 대한 혐오와 배제에 맞서 싸울 것입니다[편집자 주] 9월 30일, 금속노조 ·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 울산이주민센터는 <울산 출입국사무소 이주노동자 반인권적 단속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지난 9월 16일 울산 자동차 부품공장 '모팜'에서 벌어진 폭력적 이주노동자 단속을 규탄하는 자리였습니다. 정주노동자와 이주노동자의 단결 투쟁을 호소하는 현대글로비스울산지회 김미옥 동지의 발언을 소개합니다. 동지들! 금속노조 울산지부 현대글로비스울산지회 지회장 김미옥입니다. 투쟁! 2004년 8월 17일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 바로 '고용허가제'가 제정됐습니다. 지난 21년간 고용허가제에 족쇄가 채워진 이주노동자들은 노동권과 사업장 이동의 자유를 억압당해 왔습니다. 일하는 사업장에서 이주노동자들의 목숨을 위협하는 자본가들의 비인간적인 처우와 폭력이 난무합니다. 또한 사업장과 숙소, 거리에서는 출입국관리사무소와 경찰들이 이주노동자들을 무자비하게 단속, 연행, 추방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이주노동자들을 향한 참혹한 인간사냥입니다. 이주노동자의 인간사냥을 당장 중단하고 모든 이주노동자가 정주노동자와 함께 공존하며 자유롭게 일하며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올바른 정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지난 9월 16일 모듈화 산업단지 '모팜' 현장에서 벌인 경찰과 출입국관리사무소의 폭력적인 단속과 추방은 무엇을 말합니까? 군부독재 시절에나 있을 법한 가혹한 노동 탄압을 바로 지금, 이 땅에서 이주노동자들이 당하고 있습니다. 군사정권과 소위 민주정부를 가리지 않고, 이주노동자들은 가혹하게 탄압당해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이주노동자가 죽고 부상당했습니다. 이재명 정부는 이주노동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도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런 때에 '모팜' 현장에서 벌어진 폭력적인 단속 추방을 묵과한다면, 그것은 이주노동자를 비롯한 정주노동자에 대한 위협과 탄압으로 이어질 게 불을 보듯 빤합니다. 한국 출입국관리사무소가 울산 '모팜' 현장에서 벌인 이주노동자 단속 추방은 9월 4일 미국 이민세관단속국이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공장에서 벌인 한국 노동자 단속 구금과 똑같은 사태입니다. 미국과 한국에서 똑같은 일이 벌어졌는데, 미국 트럼프 정부의 단속 구금에는 우려와 분노를 표하면서, 한국 이재명 정부의 단속 추방에는 침묵하는 건 이율배반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조합원들은, 한국과 미국 정부가 조장하는 이주노동자에 대한 혐오와 배제에 맞서 싸울 것입니다. 이주노동자와 정주노동자의 단결과 연대를 가로막는 극우 민족주의에 맞서 싸울 것입니다. 또한 한국에서 일하는 모든 이주노동자의 노동권과 사업장 이동의 자유를 위해 싸우고, 정부의 인간사냥을 끝장내기 위해 이주노동자와 정주노동자의 단결과 연대로 맞설 것입니다. 더 나아가 머나먼 곳에서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한국을 찾는 모든 이주노동자가 정주노동자와 함께 공존하며 협력과 연대가 살아 숨 쉬는 노동해방 공동체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경찰과 출입국관리사무소는 폭력적인 인간사냥과 단속 추방을 즉각 중단하고 울산 노동자 시민에게 정중히 사과하십시오! -
온전한 발전산업 통합으로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을 향해 전진하자!발전사 통합 흐름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월 13일 ‘나라재정 절약’ 간담회에서 “공공기관이 너무 많아서 숫자를 셀 수 없다”며 대대적 통폐합 지시를 내렸고, 이후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대통령이 공공기관 통폐합을 “제대로 하라”고 재차 주문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발전·에너지 부문이 통폐합 대상 공기업 1순위로 거론되었고, 대통령 비서실장을 팀장으로 TF가 구성될 예정이다. 발전산업 현장의 관심과 혼란을 의식한 듯, 발전사의 새로운 주무부서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통합과 관련해서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을 냈다. 하지만 발전사에 ‘승진 보류 및 조직개편 시 협의’하라는 정부 지시가 내려간 점을 고려할 때, 통합에 대한 논의가 물밑에서 급격하게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발전산업 분할 체제, 이제는 끝낼 때다 분할된 발전사는 진즉에 통합했어야 했다. 사실 2001년 발전회사가 한전에서 분사된 것부터가 잘못이다. 매각을 위해 6개 회사로 졸솔적으로 쪼개진 발전회사는 많은 문제점을 낳았다. 노동자들이 우려한 대로였다. 가장 큰 문제는 연료구매비가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연료비는 전력 생산에 드는 전체 비용의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그런데 발전 산업이 분리되기 전에는 한국전력이 연료를 한꺼번에 사들여 가격을 낮출 수 있었지만, 분사 이후 각 발전 회사가 따로 연료를 구매하면서 협상력이 약해졌고, 연료 가격도 오르게 되었다. 발전 회사들 사이 경쟁이 과열되면서 유연탄 가격도 함께 상승했다. 이에 더해 각 회사가 개별적으로 유연탄을 구매하다 보니, 선박이 항구에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졌고, 이에 따라 ‘체선료’(배가 하역을 기다리는 동안 선주에게 지불하는 비용)도 늘어났다. 실제로 2008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2년에 비해 2008년에는 체선 일수가 3배 이상 증가했고, 체선료도 12억 원에서 100억 원 이상으로 뛰었다. 보고서는 이처럼 발전사들이 따로 연료를 사면서 발생한 구매 비효율과 운송 지연으로 인해, 유연탄 구매 비용만 해도 매년 5,000억 원 이상이 추가로 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불필요한 전력거래시장 개설과 관리조직의 중복적 비대화로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에 이르는 비용이 발생했고, 이는 고스란히 노동자 민중의 전기요금에 전가되었다. 이제 발전사 통합은 전력산업 민영화에 마침표를 찍고, 기형적 경쟁으로 촉발된 많은 문제점을 극복하는 계기여야 한다. 무엇보다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기후위기를 막고, 단 한 명의 해고도 없는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을 실현하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재생에너지 부문 분리는 공공재생에너지 확대 요구와 역행한다 하지만 우려스럽게도 발전사 통합은 발전노동자의 기대와는 다르게 진행되는 모양새다. 현재 유력하게 거론되는 방안은 발전 5사의 온전한 통합이 아니라, ‘화력발전 2개와 재생에너지 공기업’으로 개편하는 소위 ‘2+1방식’이다. 더불어 ‘재생에너지청’ 신설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런 어중간한 통합, 특히 재생에너지 부문 분리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재생에너지 부문을 통합하지 않는다면, 발전공기업은 석탄공사처럼 사양산업 신세로 전락해 결국 없어질 것이 뻔하다. 보다 본질적으로, 현 흐름상 재생에너지 부문을 분리하려는 속셈은 국가 주도로 민간자본의 재생에너지 진출 확대를 위한 기획일 공산이 크다. 지금까지 정부는 기업PPA(기업 자체의 전력구매계약), 각종 분산에너지 특구 지정, 해상풍력 컨소시엄 사업 등으로 재생에너지 부문에 대한 민간자본의 진출을 추동해왔다. 새로운 조직 역시 민간자본 참여 확대를 목적으로 설계될 가능성이 크며 실제 흐름 역시 그러하다. 이렇게 되면 재생에너지 부문은 민간에게 넘어가며, 공기업은 사양산업만 떠안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 발전산업 전체를 통합하고, 포괄적 계획에 근거한 과감한 공공재생에너지 확대로 기후위기에 대응해야 한다. 이윤을 위한 전력산업 구조 내에서,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는 재생에너지 자본의 이윤을 보장할 때만 가능하다. 따라서 자본이 이윤을 보장받지 못하면 재생에너지 전환은 멈춘다. 그럼에도 한국정부는 오로지 자본이 이익을 낼 수 있느냐를 기준으로 재생에너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현 정부 발전사 통합안 역시 이런 흐름 안에 있어, 공공주도 재생에너지 확대라는 취지와 거리가 멀다. 현 정부 발전사 통합안은 기후위기 대응과도, 단 한 명의 해고도 없는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과도 동떨어져 있다. 사진: 발전노조 발전사 통합과 함께 인력감축을 추진하는 이재명 정부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최근 기획재정부는 발전공기업 통폐합 시나리오에 따른 인력감축 및 재배치를 검토하고 있다. 발전산업 분할체제로 만들어진 한전 본사의 중복된 관리업무 등에 대한 조정은 필요하다. 그러나 발전현장에서 전력을 생산하고 발전설비를 유지·보수·감독하는 인력에 대한 감축 시도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하지만 정부는 효율과 경쟁력 강화라는 허울 아래 인력감축과 재배치를 시도할 것이며 그 모델은 민자발전이 될 공산이 크다. SK와 남동발전이 공동 출자해 만든 특수목적회사(SPC)인 고성그린파워 1·2호기의 총 발전용량은 2GW로. 태안화력 9·10호기와 같지만 교대근무 1개조 인원은 2명이 적다. 같은 용량의 중부발전 신보령 1·2호기 전체 인원은 250여 명인 반면, 고성그린파워는 190여 명이다. 인력감축을 검토하는 기획재정부 행보가 드러내듯, 정부는 발전공기업 통합과 함께 더 많은 이윤을 위한 인력 구조조정에 착수할 공산이 크다. 맞서 싸워야 한다. 5개로 나눠진 발전사의 통합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하지만 그저 정부에 맡겨둬서는 안 된다. 정부가 구상하는 통합은, 기후위기 대응도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도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다. 또한 정부가 제시하는 통합은 노동자 구조조정까지 동반할 가능성이 크다.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발전사 통합, 노동자의 연대투쟁으로 쟁취하자 한판 투쟁을 준비하자. 설마 하다가는 천길 낭떨어지로 떨어질 수 있다. 현 정권의 노동자를 대하는 기본 태도는 지난 정권과 다르지 않다.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 노동부 장관은 직무급제 도입을 예고했다. 개정된 노동법 2·3조 역시 노동자 정의 확대와 손배가압류 금지 등 그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박한 요구를 온전히 담아내지 못했을뿐더러, 개정 노동법의 해석과 적용범위를 좌우할 매뉴얼 제작에 있어서도 연일 자본의 요구를 청취하며 노동자 투쟁을 억제하고자 한다. 노동자의 동맹군은 같은 노동자다. 석탄발전소 폐쇄로 가장 고통 받는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와 정규직 노동자가 함께 공동투쟁으로 구조조정을 박살내자. 발전사 통합은 기후정의 실현과 정의로운 전환의 계기여야 한다. 노동자 투쟁으로 올바른 발전사 통합을 쟁취하자!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폐쇄와 공공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비정규직 철폐하자! 사진: 노동과 세계 -
[주간 여성뉴스 브리핑] OECD “소득불평등 가장 큰 요인은 성별”1. OECD “소득불평등 가장 큰 요인은 성별” 가계소득에서 기회 불평등의 60% 이상이 부모의 사회경제적 환경에서 비롯되고, 개인소득 차이를 설명하는 가장 큰 요인은 성별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발간한 ‘가진 자와 못 가진 자-기회의 격차를 줄이는 방법’ 보고서(이하 ‘기회 불평등’ 보고서)에서 부모의 사회경제적 배경, 성별, 출생지 등 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요인이 소득 격차에 미치는 영향을 토대로 ‘기회 불평등’ 정도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가계소득 격차의 평균 4분의 1 이상이 성별, 출생지, 부모의 사회경제적 배경 등 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요인에서 비롯한 것으로 추정됐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개인의 기회 불평등을 초래하는 요인 1위는 성별로 나타났다. 이는 성별에 따른 격차가 가계 단위 분석에서는 종종 가려진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OECD는 설명했다. ‘개인 소득에서 기회 불평등을 가져오는 요인’ 2위는 아버지 학력, 3위는 아버지 직업, 4위는 어머니 학력, 5위는 어머니 직업, 6위는 출신 지역의 도시화 정도 순이었다. 이번 보고서의 조사 대상에서 한국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성별’이 가장 큰 기회 불평등 요인이라는 점은 특히 한국 사회에 너무나 잘 부합한다. 실제로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남녀 임금 격차가 가장 큰 국가로, OECD에 가입한 1996년부터 지금까지 28년째 성별 임금 격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025년 기준 여성의 월 평균 임금은 남성의 약 70% 수준에 불과하다. <참조 기사> https://www.khan.co.kr/article/202509232023005 2. 중국, 영화 속 동성 결혼 장면을 ‘이성 커플’로 영상 변조 중국에서 개봉한 호주 호러 영화 ‘투게더(Together)’가 원작 속 동성 결혼 장면을 AI 기술로 변조하여 남성을 여성으로 바꾼 사실이 드러났다. 관객들은 “원작의 사랑이 사라졌다”, “창작 의도를 무너뜨린 폭력”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영화에 대한 검열과 승인절차를 거치고 있는데 성소수자 장면을 오랫동안 삭제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단순 편집이 아니라, 얼굴을 바꾸는 디지털 조작기술이 사용됐다. 한 영화 팬은 SNS에서 “검열은 보통 잘라내기였지만, 이번엔 이야기를 재작성했다”고 분노를 드러냈다. 중국에서 동성애는 범죄가 아니지만, 방송·영화 속 표현은 제한된다. 최근에는 성소수자 단체의 온라인 활동이 차단되고, ‘여성화된 남성’을 금지하라는 당국의 지침도 있었다. 반면 작년에 발표된 설문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성소수자를 사회가 수용해야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문화 평론가들은 이번 사건을 단순한 영화 편집이 아니라 “표현의 자유와 성소수자 존재 자체를 가리는 검열”로 본다고 말했다. 한 활동가는 “사랑을 왜곡하는 순간, 사회의 다양성도 함께 지워진다”고 강조했다. <참조 기사> https://www.theguardian.com/world/2025/sep/24/horror-film-digitally-altered-china-gay-couple-straight-together?utm_source=chatgpt.com 3. 뉴질랜드 여성 노동자, 임금평등법 개악에 맞서 전국적 시위 뉴질랜드 여성 노동자들이 정부의 ‘임금평등법’ 개악에 맞서 전국적인 시위에 나섰다. 임금평등법은 그동안 여성 노동자들의 구조적인 저임금 문제를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 정부가 예산 절감을 이유로 이를 후퇴시키자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노동조합과 수많은 여성 노동자들은 지난 5월 정부가 어떤 의견수렴 절차도 없이 통과시킨 임금평등법 개악을 “수십 년간 쌓아온 투쟁의 성과를 한순간에 되돌린 최악의 개악”이라고 규탄했다. 기존 법은 여성이 주로 일하는 직종이 구조적으로 저평가돼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비슷한 수준의 업무나 직종과 비교해 낮은 임금을 보정하여 인상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여성 노동자가 주로 일하는 돌봄·간호·도서관·교육 지원직 등에서 수년간 임금 조정 청구가 이어졌다. 그러나 개악된 법은 저임금으로 차별받는 여성 노동자들의 청구 요건을 여성 비율 60%에서 70%로 강화하고 입증 요건을 강화했다. 기존에 진행 중인 조정 청구를 무효화하고 사용자 거부권도 확대했다. 노동자들은 여성 중심의 저임금 직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 실질적으로 임금 조정이나 보상을 청구할 길을 막고 사실상 여성의 임금을 삭감하는 것이라고 규탄하고 있다. 시위에 참가한 노동자들은 “여성을 평가절하하는 법은 필요 없다”, “이건 절약이 아니라 착취다!”라고 외치며 정부를 규탄했다. “여성에게 평등한 임금을”, “여성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 “존중하라, 차별 말라, 제대로 임금을” 등 각종 문구의 피켓과 현수막을 흔들었다. 사회복지노동자인 린 브로드벤트는 “법 개악되면서 임금이 더 낮아져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받고 있다”며 “회사는 최저임금을 유지하겠다는데 문제는 이런 협상으로 끝나선 안 된다는 것이다”라며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PSA 정신건강 지원 노동자 크리스티 콕스는 “나의 일은 사람들이 생명을 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중요한 일인데 과소평가받고 있다고 느꼈다”며 “우리에게 중요한 건 단순히 더 많은 임금이 아니라 노동자로 권리를 보장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참조 기사> https://www.rnz.co.nz/news/national/573619/thousands-protest-against-pay-equity-changes 4. 신당역 여성노동자 직장내 살인사건 3주기, 젠더폭력 토론회 열려 신당역 여성노동자 직장 내 젠더폭력 살인사건이 발생한 지 3년이 흘렀지만 직장 내 젠더폭력 대응체계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란 지적이 나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서울교통공사노조 역무본부는 지난 9월 23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일터 내 젠더폭력 실태와 대응 방안 토론회’를 열고 신당역 사건 이후 드러난 문제점과 제도 개선 과제를 짚었다. 서울교통공사노조 이현경 전 여성위원장은 신당역 사건의 3주기를 돌아보며 “만약 피해자가 그날 2인 1조로 근무하고 있었다면 끔찍한 사고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전했다. 그는 여성노동자가 일터에서 안전하게 일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제도 개선이 아니라 조직 문화 전반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수수 활동가는 최근 잇따라 발생한 스토킹·교제폭력 사건을 사례로 들며 젠더폭력이 개인 간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적 문제임을 강조했다. 그는 신당역 사건 이후 스토킹처벌법의 반의사불벌 조항이 삭제됐음에도 여전히 경찰의 현장 종결 비율이 높아 제도의 실효성이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정여진 젠더와노동건강권센터장은 기존의 일터 위험 개념이 신체적 사고성 재해에 치중해 정신건강 문제나 직업성 질환을 부차적으로 취급하는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여성의 일이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사회적 인식이 오히려 위험을 은폐하고 여성노동자를 취약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신당역 사건이 여성노동자의 안전과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한 사회적 경고였음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이를 중대재해로 규정하고 제도적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여성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구체적 제도 마련과 조직문화의 근본적 전환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참조 기사> https://www.kptu.net/board/detail.aspx?mid=BCB52DDC&page=1&idx=53747&bid=KPTU_NEW01 5. 영국 정부의 새로운 디지털 신분증 제도, 트랜스젠더 탄압 우려로 논란 영국 정부가 디지털 신분증 의무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이 제도가 트랜스젠더 커뮤니티에 미칠 잠재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키어 스타머 총리는 지난 25일 영국의 모든 비청소년 국적자를 대상으로 디지털 신분증 의무화 계획을 발표했다.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이 제도는 모든 비청소년 노동자가 디지털 '브릿 카드(Brit card)'를 발급받도록 요구하며, 불법 이민 문제 해결을 위한 총리실 계획의 일환으로 알려졌다. 스타머 총리는 이 신분증이 이민자들의 영국 취업 접근을 어렵게 함으로써 그가 “애국적 갱신”이라 표현한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계획은 이미 이주민을 포함한 다양한 공동체 구성원들의 시민권을 요구하는 단체들과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로부터 상당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이들은 이 제도가 개인의 사생활 보호 권리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심각한 보안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LGBTQ+ 커뮤니티, 특히 트랜스젠더 커뮤니티 사이에서도 우려가 불거졌다. 신분증 관례상 지정 성별(관찰되는 1차 성징 외견을 통해 의사가 진단하는 출생 시 성별) 명시 코드가 포함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영국의 한 인터넷 사용자는 “이건 분홍색 삼각형(나치가 강제한 동성애자 식별표식)이나 다름없다. 정부가 우리의 사생활 보호 권리를 당연히 누릴 자격이 없다고 말하는 셈”이라고 썼다. 한편 영국 내 디지털 신분증 제도 도입은 2000년대 후반 토니 블레어 정부 시절 처음 도입됐다가 대중의 반대로 폐기된 바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정부 하에서 재도입 시도가 있었으나, 역시 보수당 정부가 이를 “사생활 침해적이고 비효율적이며 막대한 비용이 드는” 정책이라고 평가한 후 마찬가지로 무산됐다. <참조 기사> https://www.thepinknews.com/2025/09/26/digital-ids-keir-starmer-government/ 6. 정부기관 78%·민간 작은사업장 29% … 양극단으로 쪼개진 육아휴직 정부 기관과 대기업·중소기업 사이에서 육아휴직 등 일·가정 양립 제도의 이용률 격차가 여전히 크게 나타났다. 박종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9월 25일 열린 ‘제39회 인구포럼’에서 국내 육아휴직 활용 실태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보건사회연구원이 19∼49세 성인과 1만 4천372명을 상대로 조사한 ‘2024년도 가족과 출산’ 자료를 토대로,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 5천294명의 출산 전후 휴가와 육아휴직 사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이다. 여성의 직장 유형별 육아휴직 이용률은 정부 기관 78.6%, 정부 외 공공기관 61.7%, 민간 대기업 56.1%, 민간 중기업 44.7%, 민간 소기업 29.0%, 5인 미만 개인사업체 10.2% 순으로 나타났다. 육아휴직 후 같은 직장으로 복귀한 비율 역시 정부 기관이 85.1%로 가장 높았고, 이어 공공기관 77.5%, 민간 대기업 76.3%, 민간 중기업 69.3%, 민간 소기업 65.6% 순이었다. 박 연구위원은 “임금 수준이 높아질수록 육아휴직을 이용할 확률이 뚜렷하게 상승했고, 육아휴직 종료 후 복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도 마찬가지였다”며 “육아휴직 급여 소득 대체율 제고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참조 기사> https://www.nongmin.com/article/20250925500162 -
[투쟁브리핑 2화] 세종호텔 2차교섭, 옵티칼 APEC 대응투쟁, MBC 고 오요안나 어머니 단식, 대구퀴어문화축제, 이주노동자대회, 발전비정규직 파업 등지난 2주간의 투쟁소식과 주요 발언을 전하는 스튜디오 알 투쟁브리핑입니다. 8월 13일(토)~9월 26일(금), 세종호텔 2차교섭, 기아차 화성공장 6차 연대선전전, 옵티칼 APEC 대응 선전전, MBC 고 오요안나 어머니의 단식투쟁과 교섭소식, 대구퀴어문화축제, 팔레스타인 50차 긴급행동, 이주노동자대회, 카라노조 후원 플리마켓, A학교 재판과 양육자의 지지 발언, 발전비정규직 파업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1. 세종호텔 2차교섭 스튜디오 알에서 이번에 일정이 안돼 함께하진 못했지만 매우 중요한 소식부터 전해드리겠습니다. 지난 9월 24일 세종호텔지부가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세종호텔 오세인 사장과 2차교섭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오세인 사장은 또 아무런 복직안을 들고나오지 않았고, 추석연휴 직전인 10월 1일에 다시 만나자고 했다고 합니다. 9월 30일 오늘로 고진수동지가 고공농성을 시작한지는 230일차입니다. 3차 교섭 투쟁 결의대회는 10월 1일 오후 2시반부터 진행되며, 오픈마이크 신청을 받고 있습니다. 한편 좋은 소식도 있었는데요. 세종대학교 총장과, 총학생회장 등이 세종호텔 해고노동자들에게 제기한 ‘업무방해금지 등 가처분’, 즉 노동조합의 집회와 시위를 금지해달라는 결정이 법원에서 기각됐습니다. 그리고 세종호텔의 실질적 주인인 주명건 세종대 명예이사장이 다가올 교육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오를 예정입니다. 2. 기아차 화성공장 6차 연대선전전 지난 5일, 기아차 화성 공장 하청업체 보광은 투쟁 중인 기아차비정규직지회 조합원 5명에 대해 해고와 출근정지라는 징계를 내렸습니다. 노동자들이 인원 부족 문제를 제기하고, 부당한 업무 지시를 거부하고, 일상적인 성희롱, 성추행과 같은 괴롭힘 피해를 고발하자, 징계를 통해 목소리를 틀어막으려고 하는 것인데요. 기아차 화성공장 청소노동자와, 연대하는 노동자들은 함께 징계시도를 규탄하기 위해 지난 9월 15일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고, 9월 17일에는 6차 연대선전전을 진행했습니다. 자본의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투쟁의 의지를 높이고 있는 투쟁 당사자 김경숙 동지의 발언을 들어보겠습니다. 기아 자동차 화성 공장 비정규직 청소 노동자 김경숙입니다.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며 가열차게 투쟁했던 그 시점으로부터 긴 시간이 흐른 지금, 화성 공장 내에는 식당, 청소, 경비 노동자들만이 배제된 채 정규직화가 진행되었습니다. 생산에 연계가 아닌 총무성 업체라는 이유로 남겨진 이 노동자들에게는 그 투쟁에 참여했던 희망과 꿈이 짓밟힌 채 기아차 공장 현장 곳곳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그래도 좀 더 나은 세상이 오리라는 믿음으로 참고 견뎌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간절히 원했던 비정규직 철폐를 외친 그 투쟁 전보다 못한 열악함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기아는 도급비를 주며 바지사장을 앉혀 놓고 마치 고객사인 척 위장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원청인 협력업체를 관리하고 있는 협력지원팀이 있습니다. 그들은 비정규직 지회를 매일같이 드나들며 업체들에게 보고받고 지시를 합니다. 그들의 협조와 지원 없이는 비정규직 조합은 차 한 대도 기아 내에 운행조차 못하고 사무실 하나 얻기 힘이 듭니다. 업체는 마음에 들지 않게 관리를 하면 업체의 이름만 바꿔 바지사장을 잘라내는 실질적 주체입니다. 이번 기아 원청 노동자와 연루된 비정규직 여성 청소 노동자 성희롱 사건을 맡아 처리하던 것 역시 원청 협력지원팀이었습니다. 물론 아무렇게나 내던져진 결론으로 성적 피해자에게 고통만을 안겨준 주체였습니다. 업체 바지사장이 벌이는 노동 탄압과 부당 노동행위를 방관하고 노노갈등으로 몰아 정당한 대책을 요구하는 5명의 투쟁 노동자들 중 2명은 해고, 나머지 3명은 출근정지 90, 60, 30일을 때리는 징계의 칼날을 목에 들이대게 만들었던 주체, 식당 노동자들에게 고통이 될 이원화를 허락한 주체, 이 모두가 기아 원청입니다. 반드시 이 모든 일에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다가오는 10월 1일에는 기아차 화성공장 청소노동자 7차 연대선전전과 결의대회를 위한 연대버스가 조직되고 있습니다. 시간 되는 동지들은 함께 목소리 내주시면 좋겠습니다. 3. 옵티칼 APEC 대응 선전전 다음 소식입니다. 지난 9월 16일, 2025 아시아 태평양경제협력체, Apec 보건/경제인 고위급 회의가 신라호텔에서 열렸습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모회사인 니토덴코의 모국인 일본을 포함해 세계 각국에서 참여하는 이 자리에서, 이른바 국제사회의 규범이랍시고 만들어 놓은 OECD 인권 가이드라인이란 것을 니토덴코가 하나도 지키지 않고, 일방적 자본철수와 함께 노동자들을 정리해고 했다는 사실, 즉 외투 먹튀자본이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와, 연대하는 노동자들이 함께 신라호텔 앞을 찾았습니다. 당일 옵티칼하이테크의 만행을 폭로한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정나영 동지의 발언을 청해듣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노동자입니다. 저희 공장은 세계적인 일본기업 니토덴코의 계열사였습니다. 그러나 화재 이후 일본기업 니토는 책임은 회피하고 노동자들은 내팽겨쳤습니다. 니토덴코는 한국공장에서 수많은 노동자의 삶을 짓밟고 떠나버렸습니다. 노동자들은 거리로, 농성장으로 내몰렸습니다. 여성노동자들은 불타버린 공장 굴뚝 위에서 600일을 넘게 고공농성을 하며 삶과 권리를 외쳤습니다. 그 처절한 투쟁 끝에 마침내 정부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약속은 아직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고공에서 내려온 노동자들에게는 여전히 아무런 변화가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정부의 약속은 실행되지 않는다면 또 다른 기만일 뿐입니다. 오늘 우리는 APEC 정상회의 기간 세계의 이목이 쏠린 이 자리에서 묻습니다. 글로벌 기업들이 마음대로 철수하고 노동자들을 길거리로 내몰아도 괜찮습니까? 경제협력이란 이름 아래 노동자 인권은 이렇게 무시당해도 됩니까? 한국 정부는 약속을 즉각 이행해야 합니다. 일본 니토덴코와 같은 먹튀 자본의 책임을 묻고 해고된 노동자들의 고용과 생존을 보장해야 합니다. APEC 정상들에게 호소합니다. 경제협력의 진정한 의미는 자본의 자유가 아니라 노동자들의 권리와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데 있습니다. 끝으로 구호하고 마치겠습니다. “600일 고공농성 정부약속 즉각 이행하라!” “먹튀자본 니토덴코는 책임을 져라!” 4. MBC 고 오요안나 어머니의 단식투쟁과 교섭소식 다음 소식입니다. 지난번 고 오요안나 기상캐스터의 모친께서 고인의 죽음에 대한 사과, 그리고 무늬만 프리랜서인 기상캐스터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MBC 본사 앞에서 농성을 시작했다는 소식을 전해드렸었는데요. 지난 9월 25일, 2차 교섭 자리에서 MBC는 유족 측이 기상캐스터 정규직 전환 요구를 철회하지 않으면 사과나 보상 등 어떠한 요구에 대해서도 협상할 수 없다며 교섭을 거부했습니다. 이를 규탄하기 위한 긴급 기자회견이 MBC 앞 농성장 앞에서 진행됐고, 기자회견 후에는 정의로운 MBC 만들기 특별전이 진행됐는데요. 특별전에선 비정규직 백화점 MBC를 상징하는 전시물과 함께, 방송국 내 발생한 갑질 사례, 방송자본에 맞선 투쟁의 역사 등을 알리는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습니다. 끝까지 사용자의 책임을 회피하는 방송자본 MBC를 비판하는 김유경 동지의 발언을 들어보겠습니다. 유족측 교섭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김유경 노무사입니다. 농성장 오면서 어떤 표현이 적절할지를 좀 고민해 보았습니다. 교섭 결렬이라는 말이 과연 적절한가?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교섭이라 함은 교섭의 양 당사자가 각자의 입장에 대해서 고민하고, 그리고 이견이 있으면 좁혀나가고, 그리고 결론적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결렬이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그런데 이 교섭이 과연 결렬된 것이 맞는가? 적절한 표현이 아니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우리 보도자료에서 뿌린 것처럼 이것은 교섭 거부이자, 그리고 또다시 유족 측을 기만한 행위라고 볼 수밖에 없는 충격적인 사안이라고 생각됩니다. 경과 보고라는 말이 굉장히 부끄러울 정도로 두 차례의 교섭에서 MBC가 보여준 것은 사실 아무것도 없습니다. 진정성 있는 자세라든가 태도라든가 아니면 이 문제를 해결할 어떤 책임 있는 태도를 전혀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단히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어머님 단식이 12일 차였던 지난주 금요일에 1차 교섭이 있었습니다. 어렵게 마련된 자리였고 우리가 여태까지 구호를 통해서 외쳤던 요구안들을 상세히 설명하고 사측의 입장을 물었습니다. 당연히 처음 교섭이었기 때문에 사측이 아무런 입장을 갖고 오지 않았고 다만 우리의 핵심 요구인 기상캐스터 정규직화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는 정도를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어머님의 단식이 더 이상 길어지면 안 되고 하루하루 목숨을 걸고 단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2차 교섭을 빨리 잡아야 한다는 필요성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제 단식 17일 차였던 어제 2차 교섭을 했습니다. 우리는 임원회의를 통해서 뭔가 사측이 입장을 정리해온다는 말을 믿었고 최소한의 책임 있는 답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사측이 한 40여 분간 빙빙 돌려서 핵심과 전혀 닿아 있지 않은 얘기들을 하더니 갑자기 지나가는 말처럼 기상캐스터 정규직화라는 우리의 핵심 요구안을 철회하지 않으면 나머지 조건들에 대해서는 협상의 여지가 전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귀를 의심했습니다. 이게 무슨 얘기입니까? 이렇게 중요한 얘기를 마치 지나가는 말처럼 농담처럼 하는 것도 분노스럽지만, 그에 대해서 왜 사측이 받아들일 수 없는지에 대한 설명조차 없었습니다. 우리가 어제 확인한 것은 그것뿐이었습니다. MBC가 처음부터 이 문제에 대해서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전혀 질 마음이 없다는 것. 그리고 이 죽음의 이유가 무엇이고 이 사태의 본질이 무엇인지 여전히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왜 기상캐스터 정규직화를 요구합니까? MBC에서 한 노동자가 일하다가 사망했습니다. 그런데 그에 대해서 아무도 책임을 지고 있지 않습니다. MBC가 자체적으로 꾸린 진상조사와 특별근로감독 결과, ‘근로자가 아니다’라는 두 가지 결과를 가지고 교섭 내내 우선 근로자가 맞는지 아닌지부터 따지고 시작하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자체 진상조사 결과에 대해서 팩트를 어느 정도까지 알고 있냐고 고인을 모욕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죽음의 원인이 과연 괴롭힘이 맞는지 되묻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교섭 요구를 위해 수없이 참아왔습니다. 너희가 지난 15일 추모제 때 스스로 발표했듯이 기상캐스터 정규직화 하겠다고 했으면 그 지점부터 이 문제를 풀어나가자고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제시했지만, 결국 돌아온 답은 거부였습니다. 더 이상 보고 드릴 얘기는 없습니다. 여기까지가 전부입니다. 원점에서부터 모든 것을 바로잡는 진상조사를 포함해 다시 투쟁을 시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오늘 기자회견 이후 더 많은 힘을 모아 투쟁을 이어나갈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여기 계신 모든 분들, 연대의 힘을 모아주시기를 요청드립니다. 이상입니다. MBC 고 오요안나 기상캐스터 어머님의 단식 농성장은 평일에 출근, 점심, 퇴근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고, 추석 때에도 농성이 지속된다고 하니, 무늬만 프리랜서로 노동자의 권리를 인정받지 못하는 방송국 비정규직의 삶을 바꾸기 위한 이 투쟁에 함께하면 좋겠습니다. 5. 대구퀴어문화축제 다음 소식입니다. 9월 20일, 대구 중앙로에서 제 17회 대구퀴어문화축제가 열렸습니다. 성소수자 혐오세력은 시민의 통행권과 상인의 영업권을 침해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퀴어문화축제 집회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는데요. 하지만 ‘우리는 지(워지)지 않아’라는 이번 대구퀴어문화축제의 슬로건처럼, 혐오세력의 방해를 뚫고 다양한 단체들이 부스를 준비하고, 퀴어도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위해 목소리를 냈습니다.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달곰이지부에서는 직접 제작한 ‘성소수자와의 연대를 위한 앨라이 설명서’ 그리고 민주노총에서 제작한 ‘노동자 권리찾기 수첩’을 함께 배포했습니다. 이날도 차별을 선동하는 혐오세력들이 있었는데요. 성서공단지역지회 태경산업현장위원회와 함께 매주 일요일 노조퀴어혐오세력에 맞서 투쟁하고 계신 동지들은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이날 달곰이지부 소속 넴 동지가 퀴어문화축제에서 하셨던 발언을 함께 청해듣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달곰이지부 소속 nem입니다. 저는 지난주 228공원 앞을 지나가다가 피켓팅 중인 사람들을 봤습니다. 그들은 종교단체에서 나왔으며 대구에서 퀴어축제가 열려서는 안 된다며 이런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습니다. 동성애는 죄악이며 그들은 약자가 아니라서 계란을 한 바구니에 넣어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여기에 계신 분들은 이게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시나요? 저는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주식 투자에 쓰이는 문구가 왜 퀴퍼 반대 시위에서 사용되고 있는 걸까. 그리고 왜 성소수자는 약자의 바구니에 들어가면 안 되는 걸까. 그들의 바구니엔 이런 사람이 적혀 있었습니다. 어린이, 여성, 장애인, 노동자, 이주민. 이 바구니에 성소수자는 들어갈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물어봤습니다. 혹시 들고 있는 피켓 문구가 무슨 의미입니까? 그러자 그들이 대답했습니다. 동성애하세요? 저는 대답했습니다. 그게 제 질문과 관련 있나요? 그러자 그들은 저에게 피켓에 적은 문구를 설명해주지 않고 동성애 하시냐고만 계속 물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들이 원하는 대답을 들려줬습니다. 저 매주 일요일 아침마다 교회에 가는 사람입니다. 제 대답을 들으시더니 저에게 제가 가는 교회가 사이비거나 제대로 된 가르침을 받지 못했다며 비웃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그들은 자신들이 들고 있는 피켓에 대한 설명은 하지 못했습니다. 혹시 차별주의자세요? 차별 뭐 그런 거 하세요? 그거 나쁜데. 그런데 왜 저 바구니에 성소수자는 들어갈 수 없는 건가요? 저런 약자들과 연대하는 분들 중 성소수자가 종교단체에서 오신 분들보다 더 많던데 그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제 질문에 그분들은 참견하지 말고 갈 길 가라며 저를 쫓아냈습니다. 어디선가 많이 들은 말이더라구요. 참견하지 말고 갈 길 가라는 말. 제가 매주 하는 얘기입니다. 저는 매주 월요일 아침이면 교회에 갑니다. 하느님이나 예수님을 믿어서가 아니라 교회에 다니는 사람을 보기 위해서요. 아마 아시는 분들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대구에는 유명한 교회가 한 곳 있습니다. 몇 달 전 미니 퀴퍼가 열렸던 곳이기도 합니다. 교회의 장로는 성서공단에 있는 태경산업이라는 공장의 사장입니다. 태경산업은 성서공단에 위치한 사업장으로 노조가 생기기 전에는 환기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작업장에서 여름에 시원한 물, 겨울에는 따뜻한 물조차 마시지 못하고 일해야 했습니다. 땀으로 젖은 속옷을 몇 번이나 갈아입으며 하루 종일 고무 타는 냄새를 맡으면서 일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 열악한 환경이 노조가 생기자 겨울에 따뜻한 물을 마실 수 있게 되었으며 앉아서 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교회 장로이자 사장은 모든 노동자에게 지급해야 할 기타수당을 자신이 장로로 있는 교회에 나오는 비조합원인 직원에게만 지급하고 노동조합에 가입한 이주 노동자는 계약 갱신을 해주지 않겠다고 협박하며 노조 탄압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교회에 나오는 횟수에 따라 기타수당을 지급했습니다. 직원들에게 문자로 교회에 출석하라고 강요하며 노조에 가입한 직원의 자리 위에 CCTV를 설치하는 등의 행태를 저질렀습니다. 노조파괴자 심상수를 고용해서 대리인으로 내세워 일방적인 단협 해지와 노동자 탄압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노동자 탄압을 왜 지금 얘기하냐 싶을 겁니다.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이후의 상황입니다. 영세사업장의 투쟁이었기에 소식을 들은 분들이 연대하러 찾아왔습니다. 연대하러 온 동지 중 언제나 그랬듯이 아주 당연하게도 무지개가 들어간 깃발을 들고 온 분도 계셨습니다. 그러자 교회와 사장은 집회금지가처분 신청을 하면서 이런 문구를 넣었습니다. 무지개 깃발 부대. 교회에 동성애를 찬동하는 무지개 깃발을 휘두르며 교인들을 두려움에 빠트리고 위협하는 무지개 깃발 부대라고 했습니다. 교회에 무지개 깃발을 가져온 건 교회 및 교인에 대한 모욕이자 교회와 그 구성원을 조롱하는 행위이고 신도들의 종교적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했습니다. 들으시는 분들도 어이없을 겁니다. 그런데 저는 매주 비슷한 얘기를 듣습니다. 감히 신성한 교회에 불순한 물건을 가지고 온다고요. 그 불순한 물건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바로 무지개가 들어간 물건입니다. 약자와 연대하는 성소수자 동지들이 연대의 의미로 나눠준 물건들이었습니다. 우리가 이곳에 존재했다는 의미를 담은 물건이기도 했습니다. 그걸 보고 불순하다고 했습니다. 성소수자를 차별하기 위해 노동자를 언급하고, 노동자를 탄압하기 위해 성소수자를 이용하고, 정말 가지가지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그렇기에 오늘 모이신 분들께 부탁 하나 하고자 자리에 섰습니다. 대구에 오신 김에 혹시라도 시간이 되신다면 내일 오전 11시 대구 성당못 맞은편에 집회가 있습니다. 몇 달 전 미니 퀴퍼가 열렸던 바로 그곳입니다. 거기에서 감히 신성한 교회에 그런 물건을 들고 오냐고 했던 분들에게, 노동자와 성소수자는 함께할 수 없다고 한 분들에게, 우리가 함께라는 걸. 너희들의 인정이 없더라도 우리는 예전부터 함께였고 연대해왔다는 걸 보여주십사 부탁드립니다. 더운 날 긴 얘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올해에는 특히 다양한 지역에서 퀴어문화축제가 열립니다. 광주에서는 3년 만에 퀴어문화축제가 다시 열린다고 하는데요. 이번 광주퀴어문화축제의 후원 답례품 중 하나인 무지개 화염병은 억압과 불의에 맞서 싸운 1980년 광주시민의 상징이자, 평범한 사람들이 가질 수 있었던 마지막 불꽃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성소수자 차별 뿐만 아니라 여성, 장애인, 이주노동자, 노인 등 모든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최소한의 안전망인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가슴에 무지개 불꽃을 품고 함께 투쟁해갑시다. 6. 팔레스타인 50차 긴급행동 다음 소식입니다. 지난 9월 20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집단학살 중단과 식민점령 종식을 요구하는 한국시민사회 50차 긴급행동이 진행됐습니다. 이날도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뎡야핑 동지가 지난 2주간의 팔레스타인 정세를 정리해 발언해주셨는데요. 발언의 제목은 “신이라고 과연 이들을 구원하실 수 있을까” – 외면하는 ‘윤리’’입니다. 발언 함께 듣겠습니다. 이스라엘이 카타르를 침공해서 수도 도하에 있던 하마스 휴전 협상단을 암살하려다 실패했습니다. 앞서 미국은 최후 통첩이라면서 이스라엘 포로를 전부 석방하고 60일간의 일시 휴전을 받아들이라고 휴전 제안을 빙자한 협박문을 보냈습니다. 팔레스타인 전체 저항 운동의 위임을 받아 휴전 협상에 임해온 하마스 대표단은 이것을 논의 중이었습니다. 미국이 대표단을 한데 모으자 이스라엘이 공격한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이번 암살 시도는 실패했지만 카타르 시민을 포함해 암살 대상자 외의 사람들을 살해했습니다. 그리고 휴전으로라도 집단학살을 끝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온 그 전망을 암살하는 데는 성공한 것 같습니다. 카타르는 집단학살 초반부터 미국과 이집트와 함께 휴전 중재를 해온 국가이고 중동에 가장 큰 미군기지를 유치한 미국의 동맹국입니다. 그래서 미국은 사전에 몰랐다고 선을 긋는 동시에, 알긴 알았고 카타르에 대비하라고 알려주기도 했지만 공격을 막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고 모순되는 공식 입장을 내놨습니다. 국제 지명수배범 네타냐후 총리도 황급히 독단적으로 취한 조치라고 발표했습니다. 이스라엘의 폭격기가 요르단과 사우디 영공을 지나서 카타르에 도착했고, 카타르 상공에는 미국과 영국 비행기가 이스라엘 폭격기가 떠있던 그 시간에 같이 떠 있었습니다. 미국이 오케이 사인을 주지 않는 이상 이스라엘이 감행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이웃 국가들은 일단 말로는 일제히 반발했습니다. 원래 예정돼 있었던 아랍-이슬람 정상회담에서 이스라엘을 거세게 비판은 했지만 아직까지도 말뿐이었습니다. 어떤 제재도 행동도 취할 계획이 없었습니다. 앞서 터키는 이스라엘에 전면 제재를 가한다고 발표했지만 여전히 교역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터키와 이집트에도 하마스 정치인들이 있기 때문에 카타르처럼 주권 침해를 당하면 가만있지 않겠다고 말만 크게 하고 있습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국가들만 문제가 아닙니다. 현재 유엔 회기 중이지만 역할을 요구하지 않을 수 없고, 뭘 기대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합니다. 어제 미국은 여섯 번째로 유엔 안보리 휴전 촉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미국 스스로가 집단학살의 공동 가해 국가입니다. 범죄국가 당사자가 판사와 중립적 역할까지 다 맡고 있으니 기대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규탄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미국은 향후 2, 3년 동안 이스라엘에 지원할 60억 달러 규모, 우리 돈으로 8조 4천억 원에 달하는 무기 패키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10월 7일에 가자지구로 포로로 붙잡혀가던 이스라엘 민간인을 폭격해 불태워 죽였던 아파치 헬기 30대 등을 보낼 예정이라고 합니다. 미국에 무기가 없다면 이스라엘은 자국민도 죽일 수 없었고 집단학살을 계속할 수도 없습니다. 이스라엘이 해외에서 팔레스타인 독립운동 세력이나 과학자 같은 민간인을 암살해온 역사는 깁니다. 이란에서만이 아니고 유럽에서도 그랬습니다. 지금은 중동 어디든지 공격할 것이라고 노골적으로 밝혔습니다. 이미 예멘을 계속 공격하고 있습니다.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예멘 기자 32명을 학살했습니다. 가자지구로 향하는 구호선단이 정박해 있던 튀니지도 폭격했고, 레바논과 시리아도 계속 공격하고 있습니다. 사진은 작년에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무선 호출기 3000여 대를 폭발시켜 부상을 입힌 수많은 레바논 아동 중 세 명의 모습입니다. 이 와중에 국제 지명수배범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 때문에 팔레스타인과 중동 전역에서 삼성 휴대폰에 대한 불안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네타냐후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폰이 있다는 건 이스라엘의 일부를 들고 다닌다는 뜻이다.” 이스라엘이 건재한 척, 기술력을 자랑하려고 한 말인데 삼성 갤럭시 특정 모델들의 기본 필수 앱이 개인정보를 불투명하게 수집하고 있고, 삭제할 수도 없는데 그 개발사가 이스라엘 기업이라는 점이 불안을 키웠습니다. 이스라엘은 독재정권들에 스마트폰 해킹 기술을 제공해 반체제 인사 탄압을 도왔습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가 저명한 반체제 인사를 암살하는 데 이스라엘 기술을 사용한 건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미국조차 문제를 제기했을 정도입니다. 지금 한국에도 가자시티의 지옥 같은 소식이 계속 전해지고 있습니다. 유엔이 만든 지도를 보면 자주색으로 표시된 82%가 이스라엘이 군사구역, 즉 ‘킬존’으로 설정한 곳들과 강제 이주 명령을 내린 곳들입니다. 하얀 부분은 안전한가? 그럴 리 없습니다. 피란민 차량을 표적해 일가족을 몰살시키고, 안전구역으로 지정된 천막들을 폭격해 피란민을 산채로 불태워 죽이는 정책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데이르 알발라의 한 병원에서 지난 화요일, 알리 타흐라 의사가 쓴 글을 전합니다. “이 지옥에 갇힌 지 2년이 되었지만 지금과 같은 것은 본 적이 없습니다. 가장 파괴적이고 가슴을 찢는 상처들로 가득한 나날입니다. 너무 심한 상처들을 보면서 얼어붙은 채 묻게 됩니다. 신이라고 과연 이들을 구원하실 수 있을까? 어찌할 바를 모른 채 우리는 무력하게 서 있습니다. 찢겨진 살점 사이로 드러난 작은 소녀의 마지막 심장 박동이 고동치는 것을 제 손으로 느꼈습니다. 찢겨지고 부서진 아이들의 모습으로는 이 광기를 멈출 수 없다면 무엇으로 멈출 수 있는 겁니까? 저는 우리 대의를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우리 민족을 위한 투쟁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가 마주한 것이 죽음과 악뿐일 때, 저는 어떤 싸움을 할 수 있는 겁니까? 17시간 동안 고된 교대 근무를 하면서 저는 견딜 수 없는 무게의 이야기들을 짊어졌습니다. 죽음을 피해서 북에서 남으로 도망치던 가족들은 오히려 더 많은 죽음을 당했습니다. 치료 불가능한 부상을 입고 도착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마침내 제가 휴식을 취하려 눕자 또다시 폭격이 이어졌습니다. 몇 분 후 부상자들을 실은 구급차가 도착했고 그 중 이 소녀가 있었습니다. 소녀의 심장이 멈추는 것을 보았고 제 심장도 곧 멈출 것만 같습니다. 세상에 전하는 제 메시지는 단순합니다. 만약 우리가 이 지옥에서 홀로 불타도록 내버려진다면 인류는 이미 죽은 것입니다. 이 세상은 더 이상 인간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침묵은 영원히 당신들을 괴롭힐 것입니다.” 저는 갈수록 궁금해집니다. 제가 보는 이 사진과 영상들을 모든 사람들이 그대로 봐야 하는 게 아닐까.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2년이나 이걸 모두 보고 겪고 있는데, 세상 사람 모두가 이걸 봐야 멈추게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피해자를 전시해서는 안 된다는 기존의 윤리는 지금 유효하지 않습니다. 팔레스타인에서도 원래 살해된 시신이 아니라 생전에 생기 있는 모습으로 기억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불에 그을려 내장이 쏟아진 채 마지막 숨을 쉬는 소녀를 보면서, 이걸 올린 마음을 함께 나누는 게 의무일지도 모릅니다. 이 모습을 봐도 이게 계속될 수 있을까요? 다들 안 보니까 이게 계속되도록 내버려 두는 건 아닐까요? 세계 연대자들은 살해당한 이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추모합니다. 자신들이 점거한 홀에 살해당한 사람들의 이름을 붙이고, 구호선단에도 이름을 붙입니다. 이번에 글로벌 스무드 선단의 한 분이 의사에게 작은 소녀의 이름을 물어봤습니다. 대답은 이랬습니다. “이번에는 소녀의 이름을 물어볼 사람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빠도, 엄마도, 아기 남동생도 이 공격으로 다 같이 살해됐거든요. 할아버지가 계셨지만 다치셨고 몹시 슬퍼해 여쭐 수 없었습니다. 이분은 아들을 다섯 번째로 잃으신 겁니다.” 다른 중요한 소식들이 더 있지만 온라인으로 이어서 전하겠습니다. 특히 이스라엘이 2023년 10월 7일에 팔레스타인인이 이스라엘인을 강간했다는 주장을 거짓으로 꾸며내 가해자와 피해자를 뒤바꾸고, 가자지구에서 추가 학살을 정당화하며 성폭력을 무기화했다는 미국 성폭력 예방협회의 보고서를 꼭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다가오는 10월 7일이 되면, 이스라엘이 집단학살을 시작한지도 2년이 됩니다. 이에 팔레스타인 긴급행동은 10월 18일에 가자의 집단학살이 2년을 넘어감을 규탄하는 전국 집중집회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7. 이주노동자대회 다음 소식입니다. 9월 21일에는 강제노동철폐! 사업장 변경의 자유 보장! 모든 이주노동자의 노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전국이주노동자대회가 진행됐습니다. 이주노동자대회는 보통 일요일에 열리는데요. 이주노동자들이 대개 주 6일을 쉬지 못하고 일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날 대구에서부터 올라와 집회에 참여한, 금속노조 성서공단지역지회 조코 동지의 발언을 함께 들어보겠습니다. 금속노조 성서공단지역지회 조합원 joko 입니다. 투쟁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투쟁! 한국에는 e-9으로 왔습니다. 꿈같은 한국에 왔는데 매일 잔소리만 들었습니다. 일이 끝났는데도 “빨리빨리 해”라고 했습니다. 처음엔 “씨발놈아” 라는 말이 청소하라는 말인줄 알고 열심히 청소하기도 했습니다. 제 친구는 사장이 ”야 임마“ 이렇게 불렀는데, 제가 “임마 아니에요. 저도 이름 있습니다”고 말했던 기억도 납니다. 제 친구는 선장이 여권, 외국인등록증, 통장을 모두 가지고 있었습니다. 월급을 2~3개월에 한번만 줬습니다. 한번 고기를 잡으러 바다에 나가면 3개월을 배에서만 일했는데 선장님이 핸드폰을 빼앗고 주지 않았습니다. 선장은 매일 기분이 나쁘면 때리고, 한국어를 모른다고 때렸습니다. 선장이 매일 때렸지만 핸드폰이 없어 증거를 모을수가 없었습니다. 3개월 뒤에 배에서 내리면 상처가 아물었습니다. 노동부를 찾아가서 회사를 바꾸고 싶다고 했지만 안된다고 했습니다. 어쩔수 없이 친구는 여권만 가지고 도망쳤습니다. 이 친구와 비슷한 경험을 한 친구들이 한국에 너무 많습니다. 한국의 국회의원 후보로 나왔던 박진재라는 사람이 미등록 이주민들을 잡아서 도망 못가게 하고 폭행하고 돈도 빼앗았습니다. 박진재라는 사람은 올해 9월 구속되기 전까지도 미등록 이주민들을 폭행하고 동영상을 찍고 틱톡에 올렸습니다. 이런 사람이 1년 2개월만 구속된다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회사도 마음대로 그만두지 못하는 고용허가제 때문에 미등록이 생긴다는 사실을 우리는 너무도 잘 압니다. 브로커에게 천만원, 이천만원 주고 한국에 와서 노예처럼 일하다가 버려지는 노동자들이 미등록이 되고, 다른 나라에서 왔다고, 종교가 다르다고, 벽돌에 매달고, 반말하고.. 어떤 사람들은 불법이라고 쉽게 말하지만, 미등록하고 싶어서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발목이 잘리고, 척추가 부러지고, 8주된 아이가 유산되고, 아이와 함께 보호소에 갇히고, 폭염 상황에서도 일하다 죽고.... 출입국 때문에 다치고 죽는 사람들, 한국정부는 언제까지 이런 상황을 반복할 것입니까! 박진재와 같은 사람들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생기는 이유를 고치고, 폭력적인 단속추방을 멈춰야 합니다. 미등록 이주민에게 체류할수 있는 비자를 줘야 합니다. 동지들, 무엇보다 우리 노동자들이 투쟁할 때 노동자로, 사람으로 권리를 쟁취할 수 있습니다. 함께 투쟁하면 좋겠습니다. “we are one!” “we are labor!” 투쟁! 8. 카라노조 후원 플리마켓 다음 소식입니다. 지난 9월 21일에, 마포구 성산동의 어느 한 상점에서 플리마켓이 열렸습니다. 동물학대와 직장 내 괴롭힘, 노조탄압에 맞서 투쟁하고 있는 동물권행동단체 카라의 노동조합에 연대하기 위한 플리마켓이었는데요. 많은 분들이 플리마켓 셀러로 참여해 다양한 의미가 담긴 굿즈를 판매했습니다. 플리마켓의 판매수익금은 카라노조의 투쟁기금에 지원한다고 합니다. 이날 노조탄압에 맞서 단체정상화를 위해 투쟁하고 있는 카라노조의 투쟁이야기를 들려주신 최민경 동지의 발언을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카라노조 사무장 최민경 활동가입니다. 투쟁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투쟁! 준비해온 걸로 발언을 하겠습니다. 저희가 처음에 시민단체 동물권 행동 카라에서 노조를 만들었을 때 주변에 투쟁을 진짜 많이 해보신 분들이 저희 얘기를 딱 들으시더니 “아마 여기 장기투쟁 사업장이 될 것 같은데.” 이러셨습니다. 저희는 그때마다 “아니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시냐, 그런 심한 말씀을.” “그럴 리가 절대 없고 저희가 금방 정상화시킬 거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내심 마음은 ‘왜 다른 투쟁 사업장에서 만나는 분들이 다 저렇게 말씀하실까?’ 약간 불안하면서도 ‘그럴 리 없어.’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노조 설립한 지 2년이 넘었고 노사 교섭을 32차까지 했습니다. 32차 동안 사측을 32번 마주 앉았지만 단협을 맺지 못했습니다. 지방노동위원회 조정도 결렬됐고, 전진경 대표는 밤샘 조정 끝에도 새벽에 이를 뒤엎을 정도의 사람이라는 것을 또 한 번 경험했습니다. 노조 시작할 때 함께했던 많은 동지들이 있었습니다. 여기 와서도 결의를 다지고 비밀회의를 했지만 그 동지들도 많이 떠나갔습니다. 이제는 사업장 폐쇄 단계에 이르렀다고들 합니다. 지금 카라 건물 매각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일반 영리기업도 노조가 끈질기게 버틸 때 마지막에 하는 게 사업장 폐쇄라 하더군요. 건물 매각까지 앞둔, 말 그대로 장기투쟁 사업장이 되었습니다. 며칠 전에는 일곱 명이 무더기로 감봉 3개월 징계를 받았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 오신 조합원들 대부분이 그 감봉 대상자들입니다.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분도 계십니다. 카라에는 동물이 오줌을 지를 때까지 폭언과 고함을 치거나 동물을 때리기도 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같은 사람이 사람에게도 폭언을 했고, 팀원에게 담배 심부름을 시키고, 출장 간다며 쉬는 날 본인 집에 있는 동물을 직원들에게 돌보라고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노동청은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가 맞다.”고 판정했지만 사측은 그 가해자를 감쌌습니다. 저희는 이를 규탄하며 “어떻게 동물폭행과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를 감싸줄 수 있냐.”는 내용을 이면지 한 장에 적어 들고 있었습니다. 큰 피켓도 아니고 재활용 A4용지 한 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사측은 이것이 너무 위협적이었다며 종이를 들었던 7명을 감봉 징계했습니다. 저는 웃으며 말씀드리지만 상황은 황당합니다. 노조 활동 이후 정직 3개월, 감봉 3개월, 시말서, 강등 등 각종 징계를 모으는 ‘징계 수집가’가 되어버렸습니다. 집 앞에서 체포됐을 때 마포경찰서까지 달려와주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장기투쟁 사업장이 되었지만 바깥의 연대 덕분에 버티고 있습니다. 사측은 후원금을 받습니다. 개인 회사도 아닌데 이 후원금으로 카페에서 회의를 하고, 노조 대응 법률비와 노무비를 씁니다. 대형 로펌까지 샀습니다. 시민단체임에도 인사팀장을 채용할 때 ‘노조 대응 경험자 우대’라고 공고했습니다. 그럼에도 저희는 매일 출근해 일하고 있습니다. 조합원들은 불안과 우울 등 여러 고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오늘 같은 자리가 정말 귀하고 감사합니다. 저희가 노조를 만든 이유는 단순합니다. 시민단체에서 최저임금을 받으며 5, 6년씩 일해온, 평균 6년 차 이상의 근속 활동가들이 대부분입니다. 말 못하는 동물들을 위해 묵묵히 일해왔습니다. 그런데 시민들의 응원으로 유지되는 소중한 단체를 사측, 특히 전진경 대표가 자기 소유물처럼 여깁니다. 우리는 단체가 시민단체답게 민주적으로 운영되고, 동물권도 이 기회에 자정되기를 바랐습니다. 쉽지 않은 과정이 계속되고 있지만, 오늘 플리마켓을 준비해주신 분들, 주말에 귀한 시간을 내주신 분들, 그리고 투쟁 현장의 당사자분들까지 많이 와주셔서 정말 반갑습니다. 지혜복 선생님과 신사고노조에서도 직접 와주셨습니다. 여러분들의 마음을 잊지 않겠습니다. 저희도 노동 현장에서 싸우는 많은 노동자들과 연대하며 끝까지 힘내겠습니다. 오늘 정말 감사합니다. 투쟁! 9. A학교, 양육자의 지지 발언과 재판 다음 소식입니다. 지난 9월 23일,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서울시교육청 정근식 교육감을 초청해 은평구 학부모 간담회를 진행했는데요. 이날 현장 질의응답 시간에 은평구 학부모이신 김아누 동지가, 지혜복 교사의 공익제보자 불인정으로 인한 부당해임이 600일이 넘어가는데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정근식 교육감에게 문제제기하며 발언을 했습니다. 발언 함께 들어보겠습니다. 학교 설립에 대해서 어머님들과 양육자분들께서 많이 고민을 하고 계신 걸 저도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학교를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학교 안에서의 학생들의 안전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학부모입니다. 최근에 어느 학교에서 성폭행 사건이 있었고, 그 사건에 대해서 피해 학생을 보호하려다가 부당전보된 선생님이 계십니다. 그런데 그 선생님에 관한 부당전보를 계속해서 모른 척하고, 오히려 부당전보를 거부하는 교사분을 부당하게 해임했습니다. 그 후로 정근식 교육감님을 만나러 갔을 때, 만나러 간 사람들을 부당하게 연행하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계속해서 대화를 피하시기 때문에 여기까지 저희가 찾아왔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은평초등학교 어린이 엄마입니다. 지금처럼 아이들이 싸우거나 중재해야 할 일이 있을 때 중재해 주는 선생님이 지금까지 없습니다. 없는 이유는 너무 명확합니다. 아무도 교사를 보호해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교사분들이 다칠까 봐, 반대쪽의 악성 민원에 시달려도 학교가 보호해 주지 않으니까, 그냥 “너희들끼리 사이좋게 지내라.”라고 끝내는 것입니다. 저희 아이는 그 괴로움에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채로 전학을 왔습니다. 나눠드린 전단지를 보시면 더 자세히 알 수 있을 텐데요. 그 과정에서 교육감님께서 제일 먼저 나서주셔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박주민 의원님께 지금 전달드린 자료집에는 피해 학생 부모님들의 호소문도 같이 적혀 있습니다. 지금 이게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앞으로 학교가 지어지는 건 중요합니다. 저도 은평구에 계속 머물 거고, 지금도 중학교를 어딜 보내야 할지 굉장히 고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여학생의 부모님이 아니더라도 저는 아들의 엄마입니다. 그렇지만 내 아이가 잘못을 했다면 당연히 반성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피해 학생을 보호하고 가해 학생을 훈육할 수 있는 선생님이 얼마나 귀한지 여러분도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교육감님께서도 잘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까 직을 걸겠다는 말씀을 너무 쉽게 하셔서 제가 욱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교육감님께서도 결코 이 사안을 가볍게 생각하고 계시지 않을 거라고 믿습니다. 이 사안에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길 바랍니다. 저는 내일도 말씀드릴 것입니다. 이번 주에는 선생님 마지막 공판이 있습니다. 이 사건에 대해서 검색해보셔도 뉴스에 나올 겁니다. 교육청 입장의 언론 플레이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제가 학교 학생 어머니로서 이런 데 나서는 게 얼마나 무서운지 여러분도 잘 아실 겁니다. 하지만 저는 앞으로 제 아이의 친구들도, 제 아이도 건강하게 자라는 걸 원하기 때문에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감사합니다. 이틀 뒤인 9월 25일에는 서울행정법원에서 지혜복 동지의 부당전보 무효소송 3차 변론이 진행되었는데요. 이날, 전보 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는 여러 동료교사들의 증언을 전보의 부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한 새로운 증거로 제출하였습니다. 지난 2차 변론 때 서울시교육청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증거로, 전교조 서울지부 집행위원회가 지혜복 동지를 전보한 것이 부당전보라 판단하지 않는다는 입장문을 증거자료로 제출하기도 했었는데요. 이번 재판 때 다행히도 전교조의 요구가 있었다며 서울시교육청이 그 자료를 증거목록에서 철회했습니다. 지난 A학교 600일 토론회 발제에서는 왜 지혜복 동지가 공익제보자인지에 관한 상세한 논증이 담겼는데요. 전교조가 하루빨리 지헤복 동지의 투쟁을 지지하기를 촉구하며, 이날 법원 앞 지혜복 동지의 발언을 간략히 들어보겠습니다. 오늘 마지막 변론이 안 된 거는 이게 ‘전보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다’라는 동료 교사들의 적극적인 제안과 지적이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해서 전국의 각각의 지역 안에서 전보 절차의 기준을 가지고, 저에게 해당되었던 전보 절차의 문제점, 이 부분에 대해서 각각의 확인서를 써주시고 그걸 수합을 했어요. 그래서 전국의 교사들의 그러한 노력을 담아가지고 뒤늦게 제출하느라고 시간이 별로 없어서 아무래도 이제 판사께서 다음 변론기일을 또 잡으신 것 같은데요. 그만큼 교사 전보에서 중대한 절차였기 때문에, 좀 더 우리가 승리할 수 있는 그러한 증거가 하나 더 추가가 되었다고 생각을 하면 됩니다. 오늘 동지들께서 이렇게 또, 이 투쟁 사안에 재판부까지 오게 된 것에 대해서는 정말 심히 유감스럽지만 또 현실적으로 이 투쟁이 옳은 것을 절차 중 하나로 확인시켜주는 것에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시고 귀한 시간 내주신 것 정말 고맙습니다. 이 마음 다 모아서 반드시 승리하겠습니다. 그리고 학교로 돌아가겠습니다. 투쟁! 10. 발전비정규직 파업 다음 소식입니다. 9월 26일에는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025년 투쟁승리와 발전소 노동자 총고용 보장을 위해 지난 8월 27일에 이어 2차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석탄화력이 폐쇄되어도 노동자와 지역주민의 삶은 지속되어야 합니다. 올해 12월 태안화력 1호기를 시작으로 석탄발전소가 폐쇄됩니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는 정의로운 전환, 총고용 보장에 대해서 어떤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는 기후정의운동의 요구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그리고 발전노동자를 배제하지 않는 정의로운 전환 실현의 첫 걸음은, 지금 당장 일하다 죽지 않을 수 있는 일터를 만드는 것일 겁니다. 지난 6월 2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선반에 끼여 사망한 고 김충현 노동자의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투쟁하고 있는 한전KPS비정규직지회 김영훈 지회장의 발언을 들어보겠습니다. 동지들 투쟁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투쟁! 이 뜨거운 날씨에 함께해주신 동지들께 감사드립니다. 6월 2일 김충현 동지가 선반에 끼어 돌아가신 지 어언 4개월이 다 되어갑니다. 장례식장을 지켰던 우리 동지들이 있습니다. 한전KPS가, 그리고 서부발전이 유가족들에게 처벌불원서를 요구하고 그것을 접촉하기 위해 밤낮없이 투쟁했던 기억들이 있습니다. 한전KPS가, 서부발전이 직접 교섭장에 나와서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교섭을 했지만 결국 파행으로 치닫게 되었습니다. “처벌불원서가 아니면 얘기할 수 없다. 정부의 승인을 받아와라.” 파렴치한 이야기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서울로 올라왔고 지금 이 순간에도 대통령실 앞에서 외치고 있습니다. 위험의 외주화를 중단하라. 수년 전에 못 지켰던 그 약속을 이재명 대통령, 당신이 말했던 것처럼 하청의 하청을 반복하는 사회를 끊어내야 한다. 그 약속을 지켜라. 목이 터져라 외치고 있습니다. 김민석 국무총리, 협의체 만든다고 얘기했지만 김민석 총리가 지지부진 시간 끄는 동안 노동자들은 더 큰 위협에 처해 있습니다. 결국 노동자들이 김민석 총리 공관 아래에서 노숙농성을 하고 협의체가 출발했지만, 답답한 노릇입니다. 협의체 자리에 강원식 비서실장도 나오고 대통령이 말하기도 했지만, 장례식장에 왔던 김민석 국무총리, 국회의장, 의원들. 도대체 무엇을 했습니까. 그저 사진 찍고 언론에 한번 나와보려 애쓴 것뿐입니다. 결과가 어떻습니까. 정말 할 마음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 동지들, 지금 현장에서 투입되고 있습니다. 현장에 복귀했지만 바뀐 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안전조치 해달라, 위협요인 개선해달라 했지만 한전KPS는 불법파견으로 인해 “우린 아무것도 할 수 없다.”라고 했습니다. 안전조치 얘기는 들어보겠지만 결국 그 위협을 개선해야 하는 건 너희다. 너희가 위험한 장소에 가서 너희가 알아서 고쳐라. 이런 상황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위협에 내몰리고 있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협의체, 불법파견 승소. 3년에 걸친 한전KPS 비정규직지회 동지들이 쓰레기통을 뒤져가며 모은 자료들을 법원에 제출하고 증거를 만들며 힘겹게 싸웠습니다. 법원이 인정했습니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불법파견이 만연하고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공증했습니다. 하지만 한전KPS, 정말 공기업이 맞는지 의문이 될 정도로 지난 9월 4일 항소했습니다. 그 항소가 어떤 의미인지, 노동자들을 더 위험하게 내모는지 한전KPS는 모를 것입니다. 정부도 한전KPS 항소를 막을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이재명 대통령, 하청의 하청 막겠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산자부, 기재부, 노동부. 대통령 밑에 있는 공공기관들이 노동자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것입니까. 노동자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하면 이 자리에 나와서 제대로 들어야 합니다. 왜 방관하고 살인을 방조합니까. 더 이상 위험의 외주화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노동자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는 정부, 더 이상 믿을 수 없습니다. 살인기업들에 대한 처벌을 끝까지 밀어붙일 것입니다. 우리 노동자들, 똘똘 뭉쳐서 그 헤드들을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처벌할 수 있는 그날까지 투쟁하겠습니다. 지회 동지들, 힘내주십시오. 함께 일하는 옆의 동지들이 함께할 겁니다. 투쟁! --- 이상으로, 지난 2주간 스튜디오 알에서 함께 연대하고 취재했던 투쟁현장에 대한 브리핑을 마치겠습니다. 투쟁 브리핑은 2주마다 계속 소식을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시청해주신 동지여러분, 고맙습니다. 투쟁! -
[기고] 이재명 정부 검찰개혁의 본질 – 관봉권 띠지 분실사건을 지켜보며최근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서 건진법사 자택 압수수색 중 발견된 현금 관봉권의 스티커와 띠지가 분실되는 사건이 있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종교-정치 유착 의혹을 제기하며, 검찰개혁 필요성을 역설한다. 그러나, 민주당식의 검찰개혁은 본질적인 한계를 가진다. 불법파견 범죄수사 등 노동자 민중을 대상으로 벌어진 기업범죄 수사에서, 검찰과 자본의 유착은 상시로 있었다. 노동자 민중이 권력을 통제하지 않는 이상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 관봉권 띠지 분실 사건 건진법사는 이전부터 윤석열과의 관계에 있어 많은 논란을 낳았던 인물이다. 과거 최순실 게이트가 그러했던 것처럼, ‘모종의 비선으로 기능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의문도 항상 따라다녔다. 이러한 의혹은 윤석열과 김건희가 정치브로커 명태균을 통해 2022년 6월 보궐선거 및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국민의힘 국회의원 공천에 개입했다는 보도와 그에 이은 일련의 폭로로 본격화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건진법사는 출마희망자에게 1억 원을 수수하였다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았다. 2024년 12월 17일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은 관련 수사를 위해 건진법사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이때 현금 1억 6,500만 원이 발견되었고, 그중 5,000만 원은 한국은행 관봉권 형태로 압수되었다. 그런데 관봉권이 무엇이길래 이토록 문제가 되는 것일까? 관봉권은, 문자 그대로 관에서 봉한 돈이라는 뜻이다. 즉 한국은행에서 시중은행에 돈을 공급할 때, 그 액수와 상태에 이상이 없음을 보장하는 의미로 띠지를 두르고 포장하여 스티커를 부착해 둔 돈의 묶음이다. 관봉권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조폐공사에서 갓 찍어낸 ‘신권 관봉권’, 다른 하나는 시중에 유통된 후 다시 한국은행에 들어온 돈을 시중은행에 공급할 때 쓰는 ‘사용권 관봉권’이다. 이번에 압수된 관봉권은 사용권 관봉권으로 확인되었다. 관봉권은 개인이 소유할 수 있는 경로가 제한적이다. 과거에는 한국은행 본점을 통해 개인도 관봉 단위의 화폐 교환이 가능했다. 그러나 2022년 3월부터 한국은행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신권 교환을 중지하였다. 시중은행에 공급되는 관봉권 역시 개인이 소유하게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관봉권은 대개 각 은행 본점 출납실에 보관된다. 영업점에서 요청이 들어오면 그때 출하하게 된다. 영업점은 이를 풀어 계수한 후, 은행 띠지로 다시 묶어 고객에게 전달한다. 통상 관봉 자체를 그대로 내주는 경우는 없다. 간혹 영업점의 협조 아래 관봉이 그대로 전달되는 경우가 있으나, 이는 비정상적인 경우이다. 특히 이번에 발견된 것이 수집 가치가 있는 신권 관봉권도 아니고, 사용권 관봉권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 출처가 의미심장하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5일 MBC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시중은행이 관봉을 주는 곳은 딱 두 가지”라고 하였다. “첫 번째 줘도 될 만한 신뢰할 수 있는 곳, 두 번째는 힘 있는 기관”이라는 것이다. 건진법사가 일개 개인이라면 어떻게 관봉권을 가질 수 있었는지 상당한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더욱 미심쩍은 것은, 해당 관봉권이 지급된 일자가 윤석열이 대통령으로 취임한 지 고작 사흘 뒤였다는 것이다. 해당 관봉권이 어떠한 경로를 거쳐 건진법사 수중에 들어갔는지, 그 출처를 알기 위해서는 관봉권에 붙어있던 스티커와 띠지 등 증거물이 필요하다. 스티커와 띠지에는 처리부서, 기계식별번호, 담당자 코드, 현금 검수 날짜와 같은 중요 정보들이 있다. 수사기관은 이러한 정보를 토대로 자금줄을 역추적한다. 그러나 앞서 이야기하였듯,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은 출처 확인을 위한 증거물들을 모조리 분실하였다. 관봉권이 들어있던 비닐 포장에 붙어있던 스티커는 검찰이 촬영해 둔 자료가 있으나, 각각의 관봉권을 묶어두던 띠지는 완전히 분실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압수수색 당시에는 띠지와 스티커가 전부 존재했던 것으로 확인된다. 증거물 접수 과정에서 스티커와 띠지가 폐기되었다고 한다. 애초에 수사팀에서 정확히 수사를 지휘했어야 하는 일이다. 무엇보다도 이렇듯 초보적인 실수가, 금융범죄수사를 자주 담당해 온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서 일어났다는 점은 더욱 이상하다. 수사를 방해하거나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띠지를 폐기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최근에는 띠지 분실에 책임이 있는 수사관들이 말을 맞춘 정황이 발견되기도 했다. 또한 해당 수사관들의 진술과는 달리 증거물 원형 보존 시 비닐봉지나 띠지를 제거할 필요가 없다는 증언이 법사위에서 제기되었다. 이러한 모든 정황이 의혹을 가속한다. 관봉권 띠지 사태는 노동자 민중에게 일상이다 그러나 이러한 유착은 노동자 민중에게 전혀 새롭지 않다. 불법파견 범죄수사를 비롯해, 기업이 노동자 민중에게 자행한 범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검찰이 보이는 행태는 노동자 민중에게 매우 익숙하다. 최대한 자본에 유리하게 법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것은 기본이고, 그야말로 자본의 로펌이라고 할 만한 노골적인 유착이 드러나기도 한다. 그 사례들을 살펴보자. 최근, 검찰이 쿠팡의 퇴직금 갈취를 무혐의 처분하며 핵심 증거를 누락·폐기했음이 드러났다. 가히 ‘노동판 관봉권 띠지 사건’이라고 부를만한 이 사건은, 검찰이 자본을 위해 얼마나 노골적으로 봉사하는지 잘 드러낸다. 2023년 5월, 쿠팡은 위법한 취업규칙 변경으로 노동자들의 퇴직금을 체계적으로 갈취하기 시작했다.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한 쿠팡 노동자들의 진정으로 고용노동부가 조사에 나섰고, 결국 쿠팡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 과정에서 노동부는 쿠팡 내부 문건까지 확보해 검찰에 넘겼다. 문건은 취업규칙을 노동자들에게 불리하게 바꾸기 두 달 전 작성된 것이었다. 그 안에는 쿠팡이 “일용직 사원들에게 연차, 퇴직금, 근로시간 단절 개념을 별도로 설명하지 않고, 이의 제기가 있을 시 개별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운 정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다. 다시 말해, 퇴직금 갈취가 치밀하게 계획된 범죄였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서울남부지검은 이 핵심 증거조차 누락하며 쿠팡을 불기소 처리했다. 사진: 쿠팡대책위 2019년 9월부터 2020년 5월까지 발생한 현대중공업의 중대재해 4건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635건에 대해, 검찰은 2021년 9월 27일 열린 첫 공판에서 고작 벌금 2천만 원을 구형했다. 개별 건당이 아니다. 중대재해 4건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635건, 총 639건 전체에 대해 고작 2천만 원이다. 이러니 노동현장에서 사람이 죽고 다쳐도, 기업들은 안전조치를 하지 않는다. 산업안전보건법 준수를 위해 현장 안전에 돈을 쓰는 것보다 벌금을 지불하는 것이 더 싸니 말이다. 구미 아사히글라스 공장 사내하청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불법파견 문제에서도 검찰은 똑 닮은 행태를 보였다. 해당 사건에서는 원청 일본인 대표이사가 결국 2021년 8월 11일 재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실형 선고가 날 만큼 중대하고, 시비가 명확한 사건이었다는 것이다. 즉 신속하고 정확한 수사-기소를 거쳐 처리될 수 있었던 사건이었다. 그런데 노동자들이 회사를 최초에 고소한 것은 2015년 7월이었다. 이토록 명확한 사건을 놓고, 검찰은 6년 동안 질질 끌며 노동자들의 투쟁 포기를 유도한 것이다. 검찰은 명백한 불법파견 증거를 가지고도 ‘도급’과 ‘파견’조차 구분하지 못하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자본의 로펌으로 기능하는 검찰로 인한 피해는 온전히 노동자들이 떠안는다. 검찰은 대기업의 중대재해범죄에도 유독 관대하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2022년 1월 27일부터 정권이 바뀐 올해(2025년) 6월 말까지도, 중대산업재해치사·상 혐의로 기소된 121건 중 대기업의 경영책임자가 기소된 사건은 13건에 불과했다. 반복적인 중대재해에도 불구하고 기소되지 않은 대기업도 많다. 검찰은 의도적으로 더디게 기소하거나, 불기소 처분을 내리고 있다. 수사 역시 소극적이다. 형식적인 안전조치의무 이행을 이유로, 실질적 이행 여부는 면밀히 수사하지도 않는 것이다. 수사가 되지 않으니, 기소가 될 리도 없다. 자본주의 국가권력에 맞선 투쟁과 노동자 민중의 권력통제가 대안이다 민주당은 앞서 살핀 건진법사 관련 핵심 증거 은폐 정황 등을 이유로 검찰개혁 필요성을 한층 더 강조하고 있다. 기존 검찰청을 폐지하고, 검찰의 공소권은 법무부 산하 공소청에, 수사권은 행정안전부 산하 중대범죄수사청에 각각 넘겨준다. 기존 검찰청 검사는 공소청 검사가 된다. 기존 검찰수사관은 중대범죄수사청 수사관이 된다. 기존 검찰을 해체하고, 검찰이 가지고 있던 공소권과 수사권을 분리한다는 것이다. 막대한 검찰권력이 각종 유착 요인이 되었다는 점에서 이는 일견 타당해 보인다. 그러나 과연 민주당이 이러한 ‘검찰개혁’을 이뤄낸다고 노동자 민중의 상황이 나아질까? 그 한계는 뚜렷하다. 현재 개혁안만 보더라도 그렇다. 기존의 현직 검사들, 검찰수사관들이 그대로 신설 기관으로 이동하여 공소청 검사, 중대범죄수사청 수사관이 된다. 재벌 대기업 눈치를 보며 봐주기 수사를 이어오던 그들이 자리만 옮기는 것이다. 민주당은 결국 자본가들을 대변하는 부르주아 민주주의 정당일 뿐이다.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만들어져도, 자본주의 체제가 유지되는 한 그 본질적 기능 역시 변하지 않는다. 노동자 민중이 투쟁하지 않는 한, 공소청 검사들은 기존 검찰청 검사처럼 자본에 대한 기소를 지연하고, 불기소 처분을 내릴 것이다. 중대범죄수사청 수사관들은 자본의 범죄에 대해 질질 끌며 봐주기 수사를 계속할 것이다. 노동자 민중의 고통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자본주의 국가권력에 맞선 투쟁과 노동자 민중의 권력통제만이 문제의 본질을 해결할 수 있다. 이는 공직자들에 대한 상시적 소환권과 파면권을 쟁취하기 위한 노동자 민중의 투쟁과 맞물린다. 노동자 민중을 위해 봉사해야 할 국가공무원이 노동자 민중의 이해관계에 어긋나게 행위한다면, 언제든 소환될 수 있어야 한다. 오늘날의 상황을 보자. 어떤 검사에게 아무리 큰 문제가 있어도, 해당 검사에 대한 탄핵은 국회에서 탄핵안이 발의되고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되어야만 가능하다. 애초 노동자 민중과 괴리된 300명의 엘리트에 의해서만 문제가 제기될 수 있으며, 그 문제제기에 대한 처분 또한 9명 남짓한 엘리트에 의해 이루어지는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아무리 공직자들이 노동자 민중에게 해를 끼쳐도, 노동자 민중이 이를 해결할 수 없다. 노동자 민중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민주당식 ‘검찰개혁’에 기대서는 안 된다. 노동자 민중은 국가권력에 맞선 싸움 속에서, 국가관료들을 소환하고 파면할 수 있는 권리를 쟁취해야 한다. -
[인터뷰] “김충현 동지를 돌아가시게 한 책임자들을 직접 처벌하는 순간까지 싸우겠습니다” - 한전KPS비정규직지회 김영훈 지회장을 만나다지난 9월 10일 태안화력 정문 앞에서 김충현 노동자 기억식을 치른 후, 태안 읍내에서 김영훈 공공운수노조 한전KPS비정규직지회장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Q1. 만나서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한전KPS비정규직지회 지회장을 맡고 있는 김영훈이라고 합니다. 2021년 한전KPS비정규직지회 설립 이후 처음에는 태안분회장을 했고, 지금은 지회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습니다. Q2. 현재 KPS비정규직지회는 지난 6월 2일 돌아가신 故 김충현 노동자의 동료로서 투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김충현 동지의 죽음이 있기 전, 지회에서는 故 김충현 동지가 속한 서부발전 2차 하청업체 한국파워오엔엠을 포함한 사측과 교섭하고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교섭 경과를 알고 싶습니다. 조합이 설립된 2021년 당시 한전KPS는 하청노동자를 상대로 불공정 계약을 많이 하고 임금 착취도 많이 했었어요. 그것 때문에 노동조합이 설립되었죠. 노동조합 설립 이후 불법파견도 인지하게 되어 2022년에 불법파견 소송, 즉 근로자지위확인 소송과 함께 임금청구 소송도 시작했습니다. 저희는 한전KPS에 불법파견 인정과 하청노동자 정규직 전환을 요구했습니다. 발전소 상시·지속업무에 하청 사용은 위법이니 이를 중단하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했습니다. 그렇게 한전KPS와 싸우는 와중에 한전KPS로부터 업무지시가 몰린다거나, 시키면 안 되는 일을 계속 시키는 등 탄압이 있었어요. 그 과정에서 김충현 동지가 돌아가시게 된 것입니다. 불법파견에 대해, 한전KPS는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조치들을 했어요. 불법파견에 대한 사회적 비난이 있으니까, 책임을 지우려고 한 것이죠. 기존에는 원·하청 노동자가 함께 근무했다면, 따로 근무시키는 식으로요. 눈속임으로 업무를 나눠놓은 게 있거든요. 그래도 발전소가 내 일터라는 사실에 큰 자부심이 있어요. 그 자부심으로 어떻게든 참고 일하던 와중에 내 형제 같은 사람이 옆에서 죽은 거잖아요. 더 이상은 못 참겠다 싶어 밖으로 뛰쳐나가 투쟁을 결의하게 되었던 거죠. 3개월 동안의 투쟁이 길면 길고 짧으면 짧았다 싶은데, 당연한 말인지 모르겠지만 한전KPS와는 얘기가 안 통하더라고요. 현재 지회가 3개 정도 교섭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먼저 김충현 동지가 돌아가신 한국파워오엔엠이라는 회사와의 교섭이 있습니다. 다음으로 저희의 직접사용자인 한전KPS와의 교섭, 그리고 범정부 협의체, 정부와의 교섭이 있는 거죠. 사실은 전부 다 잘 안 되고 있어요. 한국파워오엔엠은 소속 노동자가 돌아가셨는데도 어떤 책임도 지지 않겠다는 태도입니다. 불법파견 승소판결이 나니, 오히려 ‘그래, 우리는 직접사용자가 아니야’, ‘사실 우리는 인력사무소야’, ‘우리는 한전KPS에서 시키는 대로 했을 뿐 죄가 없어’라는 반응이에요. 한국파워오엔엠은 내년 1월에 계약이 종료되면 철수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임금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는 것도 ‘한전KPS에 따져라, 우리는 줄 것이 없다’, ‘손해를 많이 봤다’며 빠져나갈 생각만 합니다. 김충현 동지 장례 전에, 한전KPS와 서부발전이 같은 테이블에 나와 직접교섭을 진행한 적이 있어요. 주말 밤을 꼬박 새워 교섭했는데, 한전KPS와 서부발전은 ‘처벌불원서’를 원했어요. 심지어 사측은 유족분 앞에서 처벌불원서를 원한다고 이야기하고, 그 요구로 유족분 집에 찾아가기까지 했습니다. 어떻게건 중대재해처벌법을 회피해보려는 파렴치한 짓이었습니다. 지금 지회는 직접고용을 주장합니다. 김충현 동지가 돌아가신 근본적 원인은 원청 책임 안전시스템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한전KPS는 김충현 동지에게 전화 등 문서가 남지 않는 방식으로 계속 업무지시를 했어요. 문서는 불법파견 증거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측은 계속 ‘긴급작업’ 방식으로 업무를 직접 지시했고, 그 작업들은 사실 계약에 없는 사항들이었어요. 계약하지 않은 일도 계속 맡게되다보니, 업무가 과중해 김충현 동지가 생전에 많이 힘들어하셨어요. 그래서 예전에 노동조합에 가입하셨었어요. 그때도 그 얘기를 자주 토로하셨고, 다른 회사로 이직도 심각하게 고민하셨죠. 한전KPS에 직접고용 의지가 없음을 교섭에서 확인했습니다. 직접고용을 위해서는 정부 승인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들이 말하는 최종 결론이었어요. 그렇게 첫 교섭은 파행으로 끝났습니다. 한전KPS가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아오라고 했기 때문에, 교섭 결렬 후 김충현 동지 장례를 치르고 나서 상경투쟁을 시작했어요. 7년 전 김용균 동지의 죽음 이후 민주당 정권이 약속한 것들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김용균 특조위 권고안은 우리 같은 2차 하청업체까지는 적용되지 않았어요. 1차 하청에 집중되어 있었고, 2차 하청은 아예 범위 밖에 있었던 것이죠. 그러다보니 김용균 특조위 권고안 이행 요구와 함께, 2차 하청에 대해 제대로 조사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정부에 요구했습니다. ‘한전KPS에서 정부 승인을 받아오라는데, 정부는 그동안 뭘 했느냐’, ‘한전KPS가 이 모양이다. 발전소 하청에서는 무수한 불법이 자행되고 있다. 그 불법으로 사람이 죽었다’ 등등. 새 대통령이 산업재해를 근절하겠다고 했고,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도 하청노동자 얘기를 듣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얘기했어요. 그래서 협의체가 원만하게 열릴 줄 알았어요. 김충현 대책위가 꾸려지고 나서, 수많은 국회의원이 장례식장에 찾아왔어요. 국회의원들이 조문 와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지만 무슨 힘을 썼는지 잘 모르겠어요. 본인들이 언론에 나오려는 의도 외에,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아요. 정부협의체도 대통령 비서실장이 요구안을 받아간 후 빨리 꾸려질 줄 알았는데 늘어졌어요. 김충현 동지가 6월 2일 돌아가셨는데, 8월 13일에야 협의체가 출범했어요. 두 달 넘게 걸린 거죠. 그 이유를 들어보니 국무총리가 지지부진하게 시간을 끌고 있었던 거죠. 그래서 지회 동지들이 국무총리 공관에서 노숙농성하며 항의했습니다. 당시 국무총리 내정자였던 김민석도 빈소에 와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내뱉은 말이 있었거든요. 공관 앞 농성 다음 날 김민석이 민주노총에 방문했을 때도 연좌하며 요구를 전달했습니다. 그렇게 8월 13일에 협의체가 출범했습니다. 그러나 꽉 막힌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Q3. 한전KPS, 2차하청업체, 서부발전 원청, 그리고 정부까지 다양한 이들과 투쟁하고 계십니다. 국민의힘 김소희 의원의 망언도 떠오르는데요, 투쟁하며 잊지 못할 기억들이 있나요? 김소희 의원 망언, 기억에 많이 남네요. 김영훈 노동부 장관 청문회 당시 이야기한 건데, 그것도 저희 보도자료를 가지고 이야기했던 거예요. ‘노조 가입 안 해서 왕따시킨 거 아니냐’, 그 이야기를 듣고 조합원들이 엄청나게 분노했었어요. 당시 얘기를 드리자면 김충현 동지가 노조에 가입했다가 탈퇴했었어요. 김충현 동지는 베테랑 선반 기술자고 자격증도 많아요. 그런데 한전KPS가 김충현 동지 경력과 기술에 비해 임금이나 계약조건을 후려친 게 정말 많았어요. 그 과정에서 노조도 최선을 다해 교섭하려고 했는데 역부족인 현실도 있었습니다. 사실상 한전KPS와 직접 교섭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하청업체와 교섭하는 과정이 있었는데, 그 과정은 정말 답답했죠. 김충현 동지도 한전KPS 관리자한테 얘기하고 하청업체 사장한테도 얘기하고, 한편으로는 이직을 고민하시기도 했어요. 그렇게 힘들어했던 과정에서, 김충현 동지 본인은 노조에 폐 끼치고 싶지 않다는 마음도 있었던 거고요. 그때 지회는 단체교섭 중이었거든요. 원칙적으로 단체교섭 중 개인 교섭을 하면 안 되는 게 있어서, ‘내가 일단 노조를 탈퇴하고 회사와 직접 얘기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하시며 탈퇴하셨던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한전KPS와 관리자한테도 얘기했어요. ‘내가 이렇게 부당한 계약을 하고 있는데 한전KPS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했을 때, 오히려 한전KPS는 김충현 동지 목줄을 쥐면서 ‘당신과 계약 못 하겠다’고 했어요. 그렇게 나가시게 됐던 거고, 김충현 동지가 하던 선반 작업을 다른 동지가 했어요. 이후 김충현 동지가 필요해져서 한전KPS가 다시 채용했어요. 그런데 그 과정에서 다시 임금을 후려쳐 깎으며 채용한 것이죠. 김충현 동지가 자리를 비우고 있는 동안 이직을 준비했었는데, 나이가 있으시니 이직이 쉽지 않아 울며 겨자 먹기로 다시 이 현장에 돌아오시게 된 거죠. 한전KPS에 억울한 점이 많았는데, 그 내용을 저와 조합원 동지들이 다 알고 있잖아요. 같은 현장에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김소희 의원이 그런 말을 해서, 속으로 욕이란 욕을 다 했을 거예요. 한편으로는 매주 상경해서 투쟁문화제를 하잖아요. 연대하는 분들이 너무 고마운 거예요. 매주 서울 대통령실 앞에 앉아 투쟁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공연도 해주시고, 발언해 주시고, 같이 앉아주시는 것만으로도 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또 하나, 김충현 동지가 사고 당하고 쓰러져 계실 때는 머리가 백지가 되더라고요. 그 와중에도 정신이 번쩍 든 것이, 과학수사반이라고 하죠? 경찰들이 와서 상황을 보는 와중에 한전KPS가 통제를 하려고 했던 거예요. 조합원 동지들이야말로 김충현 동지가 왜 돌아가셨는지 알아야 하는데, 한전KPS가 못 보게 하는 거예요. 정신이 번쩍 들면서 ‘대응해야겠네, 그런데 어떻게 대응해야 하지?’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당장 다른 노조에 전화했었어요. ‘어떻게 대응해야 되냐’, 저와 교류가 있었던 노동조합에 먼저 전화했었고, 공공운수노조에도 소식을 전하며 대응할 방법을 찾았습니다. 가족들이 상황을 알아야 하니, 유가족을 찾아 모셔야 했고요. 유가족에게 한전KPS의 행태를 전달하며 같이 대응하자고 말씀드렸는데, 그게 제일 많이 도움이 됐었던 것 같고요. 경찰이 수사하는 동안 한전KPS는 입장문을 냈었어요. 입장문에는 ‘왜 김충현 동지가 혼자 작업했는지 모르겠다’, ‘우리가 시킨 게 아닌데 임의작업한 거다’라고 쓰여있었습니다. 굉장히 화가 나고 황당했습니다. 그래서 사실이 아니라고 알리며 함께 대응했던 거고요. 그때 소식 듣고 부랴부랴 장례식장에 달려와 주신 분들이 기억에 남죠. 앞에 계신 학생사회주의자연대(인터뷰어는 학생사회주의자연대 회원이기도 하다)도 기억에 남습니다. 이렇게 관심 가져주고 만나 뵙는 자리가 많지 않거든요. 사실 조합원들도 굉장히 관심 있게 생각해 주시는 것 같고요. 많이 기억에 남습니다. 태안에 직접 찾아와서 저희와 간담회를 한 것도 뜻깊다고 생각했습니다. Q4. 발전소 하청노동자들은 누구나 아찔했던 경험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위험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권한이 없어 위험이 방치되거나 증폭되고, 결국 재해로 이어졌을 때 작업자 개인 책임으로 떠넘기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들었습니다. 실제 경험을 이야기해 주실 수 있을까요? 사실 발전소에는 중대재해도 많지만, 어떤 때는 경미한 상처를 입기도 하고, 어떤 때는 병원에 가야 할 정도로 심하게 다치기도 하고... 많이 다쳐요. 어떤 사람은 이빨이 부러지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2도 이상의 화상을 입기도 하고, 어디가 부러지기도 하고, 물에 빠지면서 작업하는 경우도 있어요. ‘안전조치를 분명히 요구했는데도 사측이 지키지 않아 사고를 당한 거다’, ‘안전 개선조치 해달라, 그래야 우리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다’고 수도 없이 말합니다. 그래도 한전KPS와 서부발전, 특히 서부발전은 ‘안전 예산이 부족하다. 여기 효율도 안 나오는데 뭐하러 안전조치하고 개선하냐’는 식이예요. 회사도 설비는 고장나면 안 되고, 유지는 해야 하니 현장노동자를 땜빵으로 투입하고 보수하는 건데, 유지보수도 한계가 있어요. 유지보수만으로 도저히 안전조치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니 대공사를 해야 한다고 요청을 하는데 그게 반영이 안되는 상황입니다. 원청에서는, 일단 다치면 119에 신고하지 않고 은폐하려고 해요. 한전KPS나 서부발전 같은 경우 산재가 발생하면 페널티를 받아요. 경영등급 점수가 깎이니 산재를 은폐하죠. 경영등급을 잘 받아야 성과금이 잘 나오는데, 정규직들은 경영등급 점수가 깎이면 성과금이 깎이잖아요. 그걸 어떻게든 막으려고 합니다. 어떤 방법으로 은폐하냐면, 사내에 자체 의료시스템이 있으니 외부에 신고하지 말라고 해요. 자체 시스템에 신고하면 119로 안 보내고 내부조치를 해버립니다. 가능한 한 산재로 보고를 안 해요. 한전KPS는 관리자가 아무 조치도 안 하고, 심지어 내부시스템 신고도 안 하고 그냥 개인적으로 병원에 데려가 공상 처리를 유도합니다. 만약 산재 처리한다고 하면 ‘너 괜찮겠냐’, ‘회사에 불이익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웬만하면 공상 처리하는 게 어떻겠냐’고 돌려 말하며 협박해요. 사실 일하는 입장에서는 계약기간도 짧은데 해코지라도 당할까봐 산재 처리가 쉽지 않습니다. 산재 처리하려면 잘릴 각오해야 하는 상황은 참담합니다. 오히려 다친 사람이 벼랑으로 몰리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특히 사고가 나면 경위서를 개개인이 쓰게 만들어요. 반성문을 쓰게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자기 부주의나 불찰로 몰아요. ‘왜 사고가 났습니까?’, ‘당신이 잘못한 거 아니에요? 경위서 쓰세요’라는 식으로요. 경위서 쓰면, 경위서를 보고 ‘경위서 보니 당신이 잘못한 거 맞네요’, 트집 잡아 책임을 개인에게 돌려요. 비열한 수법을 많이 쓰더라고요. 사실 안전은 원청 책임인데, 안전시스템을 개선해달라고 요청했음에도 안 들어주고 강제로 일 시키고 사고 나면 오히려 뻔뻔하게 반문합니다. ‘그렇게 위험했으면 작업중지권 쓰지 왜 안 쓰셨어요?’ 사실상 현장에서 작업중지권을 쓸 수 없는 구조예요. 원청은 어떻게건 저희를 작업하게 하려고 하는데, 위험하다고 작업을 거부하면 어떻게 해코지할지 몰라서요. 작업중지권 행사에 대해 불이익을 주거나, ‘내년에 당신을 고용하지 않겠다’고 할 수도 있어 작업중지권을 쓰기 힘들어요. 이렇게 개개인이 위험을 감내하며 일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원청이 책임져야 할 안전조치가 지켜지지 않는 위험천만한 현장에서 일하는데, 사고가 일어나면 그것조차 작업자 개인들에게 책임을 물으니 많이 힘들었죠. Q5. 발전소 폐쇄가 임박한 상황에서 현장 조합원 동지들이 이를 얼마나 급박하게 체감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바깥에서 느끼는 위기감과 비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사실 저희는 발전소 폐쇄에 대해 이전부터 위협을 느끼고 있었어요. 왜냐하면 저희는 하청업체와 계속 쪼개기 계약을 하니까요. 짧으면 3개월 6개월, 길어봤자 1년 이렇게 고용하고, 회사가 계속 바뀌는 와중에 발전소 폐쇄까지 겹치게 되니 그렇지 않아도 늘 있던 고용불안이 더 심해졌거든요. 특히나 그동안에는 발전소 폐쇄한다는 소식을 귀동냥으로 들었지 실제로 언제 폐쇄되는지는 노동자들도 최근 알게 되었어요. 2025년 12월로 날짜까지 정해지니 이제 버틸 수가 없는 거죠. ‘가만히 있다가는 다 잘리게 생겼다’, ‘몇 명 나가라고 하면 우리끼리 싸우게 생겼다’며 불안해했죠. 폐쇄된 다른 곳을 보니 실제로 해고당하거나 협력업체가 통으로 계약해지되는 경우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폐쇄될 발전소에서 일하는 사람 중에는 정규직도 있고 비정규직도 있는데, 정규직들이 잘리지 않으려면 비정규직들이 잘려야 되는 상황인 거예요. 원청은 협력업체를 애초에 그렇게 설계한 거예요. 소모품처럼 써먹으려고 설계한 거죠. 원청은 ‘계약해지 하면 되지 그게 뭐가 문제야’라고 하고, 계약해지 하면서도 ‘이건 해고가 아니라 정당하게 계약에 따라 집행한 것뿐’이라고 해요. 그러니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우리가 부품처럼 쓰이는구나, 당장 12월 되면 우리를 자르겠구나’라는 불안감이 더 팽배해진 거죠. Q6. 지난해 5월 발전HPS 하청노동자들에 이어 지난 8월 27일 한전KPS, 금화, 발전HPS 등 발전비정규노동자 수백 명이 총파업에 나섰습니다. 파업의 요구와 경과, 조직 과정, 의미, 성과 등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8월 27일이었죠. 많이 놀랐어요. 발전소 비정규직노동자들이 한자리에 그렇게 많이 모인 것은 저도 처음 봤거든요. 그동안은 모여도 소규모였고, 아무래도 조직하기 힘들다 보니까요. 8월 27일 파업을 준비하면서도 다 모일 수 있을까, 기대 반 불안 반이었는데, 이 투쟁 속에서 우리가 해왔던 노력이 의미가 있었는지 엄청 나와 주셨더라고요. 발전노동자들이 다들 발전소 폐쇄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었고, 다들 우리와 다르지 않았구나. 그때 많이 도와주셔서, 감동하기도 했어요. 제가 발언을 했었는데 목소리에 힘이 좀 들어가게 되더라고요. 1차 하청과 우리 같은 2차 하청 사이에 온도차는 있을지 모르겠지만, 어찌되었든 모두 발전소 폐쇄로 인한 고용불안을 느끼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2차 하청은 인원이 얼마 안 되거든요. 전국적으로 따지면 꽤 규모가 있는데, 발전소 하나하나 따지면 1차 하청에 비해서 소규모죠. 2차 하청이 먼저 잘려나가면 그 다음이 1차 하청인 걸 그들도 알기 때문에 함께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발전소가 단계적으로 폐쇄되긴 하지만, 그 시기가 생각보다 빨리 다가오기 때문에 같이 힘을 모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된 자리였고, ‘이런 자리를 만들었으니 다음에도 이런 자리가 있을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Q7. 발전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의 요구로 제시해 온 정의로운 전환, 공공재생에너지 운동은 노동운동과 기후정의운동이 함께하고 있는데요, 어떻게 힘을 만들어왔을까요? 사실 정의로운 전환과 공공재생에너지 운동을 주변에 설득하는 과정이 있었나 싶기도 한데요. 저희가 충분히 설명드리지 못했는데도 저희 상황을 알고 나서 도와주신 분들이 참 많아요. 사실 ‘정의로운 전환’이나 ‘공공재생에너지’가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기 때문에, 다 설명하려면 차분하게 시간을 두고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는 못했죠. 그런데 ‘발전소 상황이 이랬구나’ 하는 공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발전소에도 비정규직이 얼마나 많은지, 비정규직이 얼마나 참담한 현실 속에 있는지 설명하고, 공공재생에너지 선전물 같은 걸 돌리면서 조직했었던 것 같아요. 그런 점이 민주노조 동지들한테 통했던 것 같아요. 지난 활동이 의미가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설득 과정이 많이 힘들진 않았던 것 같아요. 오히려 저희가 돌아다니며 힘을 받았죠. 감사한 일이죠. (설득의 과정이 없었기보다는, 발전노동자 동지들이 현장의 고민 속에서 대안으로 정의로운 전환, 공공재생에너지라는 결론을 내리고 실천하면서 스스로 사회적 동의를 만들어 낸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차원이라면, 예전에는 갈등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기후운동 진영에 있는 분들이랑 사실 많이 고민이 있었고요. 발전소에 있는 사람들은 당장 잘리게 생겼는데 기후를 생각할 수 있냐는 얘기도 있었던 거고요. 기후운동 진영에서는 발전소 노동자들이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 몰랐으니까 일단 폐쇄가 옳다고 생각하는 거고... 이런 얘기들이 부딪혔는데 서로가 교류를 자주 했어요. 그 과정에서 기후활동가들이 이런 얘기를 하는구나, 또 우리 얘기를 들어주는구나, 그러면 우리도 달리 생각해봐야 하는 거 아닐까? 국제적으로나 환경적으로나 기후위기 대응은 거스를 수 없는데, 우리는 뭘 얘기할 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발전산업이 바뀌는 게 맞다고 생각했던 거예요. 발전소가 폐쇄되면 지역적으로도 영향이 있는데, 노동자들의 생계와 지역경제를 고려할 때 발전소 폐쇄가 결국 누군가의 희생으로 이어져야 하는가? 희생이 있어야만 한다면, 그게 어떻게 정의로운 전환일 수 있겠느냐고 얘기됐던 거죠. 기후활동가들과 발전소 노동자들이요. 그렇게 서로를 이해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통해 ‘발전소가 폐쇄되어도 노동자의 삶은 폐쇄될 수 없다’라는 슬로건이 나온 거죠. 그러면서 많이 느꼈어요. 이렇게 하면서 노조 활동가이자 기후활동가로 활동하시는 분들도 생겨나고요. Q8. 8월 28일 불법파견 1심 승소판결 당시 심정이 궁금합니다. 특히 KPS비정규직지회 동지들이 현장 복귀한 이후에는, 김충현 투쟁 당시 작업중단 상황에서 싸웠던 것과는 또 다른 결의 접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12월 발전소 폐쇄와 연동된 투쟁 계획, 방향, 고민이 있다면 듣고 싶습니다. 법원이 직접고용 판결을 내린 후 한전KPS는 교섭에 안 나왔어요. 대신 불법파견을 부정하기 위해, 비정규직노동자들과 회사가 연관이 없는 것처럼 위장하고 있습니다. 최후의 수단은 파업이죠. 이미 한국파워오엔엠과는 교섭이 결렬되어 쟁의권을 확보하고 있어요. 그래서 파업투쟁으로 한전KPS에 직접고용 판결 이행을 요구하는 거고요. 험난하겠지만, 투쟁으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준비를 차근차근히 하고자 합니다. 협의체를 통해 국무총리 훈령이 나올 거예요. 국가기관이라면 이 훈령을 아예 무시할 수는 없으니, 저희 요구가 잘 반영되도록 정부에도 요구해야 하고요. 저희가 매주 상경 투쟁을 했듯 계속 서울 갈 일이 있을 겁니다. 대통령이 그랬잖아요. ‘하청의 하청은 문제가 있다, 바꿔야 하지 않겠느냐.’ 저는 이런 유령회사 같은 하청이 아예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청구조, 일 좀 해보셨던 분들은 다 아실 거예요. 왜 하청이 이런 식으로 존재해야 하지, 불합리하다고 느끼는 분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지금 노란봉투법도 통과됐잖아요. 노조법 2·3조가 개정된 배경이 무엇인지를, 현장노동자들이 얼마나 많이 숨졌는지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현장에서 일해왔는지를 사람들이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한국 사회가 좀 변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청이 중간착취가 너무 많아요. 아웃소싱도 너무 많고요. 발전소라서 그런 게 아니라 어느 공장이든 조선소든 산업현장이라면 아웃소싱, 하청이 많기 때문에, 그런 하청부터 근절해야 노동자도 제대로 대가를 받고 일할 수 있어요. 특히 하청업체들은 유령 회사들이 많거나, 아니면 인력사무소처럼 진짜 인력만 공급하는 기형적인 형태가 많거든요. 건설업이라고 등록은 해놨지만 실질적으로 건설업 전문 지식도 없이 인력만 조달하는 회사들이 알바사이트에 업체 등록하고 사업하는 것이거든요. 그렇다 보니 착취가 너무 심한 것 같고, 그런 것부터 하나하나 풀려야 사람들이 제대로 된 노동 환경에서... 하청업체들은 대부분 안전시스템도 구축이 안 돼 있어요. 저희도 똑같습니다. 김충현 동지가 돌아가신 원인은, KPS가 직접사용자로서 안전관리 체계를 적용했어야 하는데, 그런 책임 없이 위험을 방치했기 때문이거든요. 그렇게 당해도 어디 하나 하소연할 데도 없었던 거고, 김충현 동지가 그렇게 돌아가셨어도 한전KPS는 책임지지 않으려고 계속 법을 악용하고 회피하거든요. 이게 발전소만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는 우리나라 전반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Q9. 마지막으로 조합원들이나 연대 동지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불법파견 승소했다고 자만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우선 불법파견임을 법원이 공증한 것이니 이 공증으로 다시 투쟁을 만들어나갈 겁니다. 한전KPS가 이렇게까지 악독하게 구는 상황을 두고만 보지 않을 거고, 발전소 전체에서 횡행하는 불법적인 일들을 밝혀낼 겁니다. 다단계 하청과 불법을 근절시키는 투쟁 과정에서 정부에 책임을 묻고, 저희 뜻을 끝까지 관철할 겁니다. 이 투쟁을 끝까지 잘해보려고 합니다. 한전KPS가 저희를 못살게 굴면 저희도 똑같이 못살게 굴 겁니다. 한전KPS가 제대로 된 처벌을 받을 때까지 싸워야 합니다. 직접고용 쟁취와 불법적 비정규직 사용에 대한 처벌뿐만 아니라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처벌해야 하는 과제도 남아 있잖아요. 김충현 동지를 돌아가시게 한 책임자들, 그 책임자들을 직접 처벌하는 순간까지 싸우겠습니다. 지켜봐주시고, 함께해주세요. -
우리는 지지 않았어! 지워지지 않았어! 앞으로도 지(워지)지 않는 대구퀴어문화축제지난 9월 20일 대구퀴어문화축제가 열리는 날, 새벽 비가 그치고 날이 갰다. 축제를 여는 것조차 투쟁인 현실과 닮은 날씨였다. 벌써 17회를 맞는 대구퀴어문화축제는 올해도 보수적 상인회, 법원, 경찰의 ‘집회 제한 통고’ 등 방해를 뚫어내는 투쟁을 거치며 장소를 옮겨 열렸다. 축제 장소가 가까워지자 ‘다만세(다시만난세계, 윤석열 탄핵광장의 대표곡과 같은 노래)’가 울려 퍼졌다. 마치 탄핵광장에서 휘날리던 무지개빛 깃발들이 어른거리는 듯했다. 축제 장소는 예상대로 무지개로 빛났다. 이번 축제의 슬로건은 ‘우리는 지(워지)지 않아!’ 성소수자의 존재와 존엄, 평등한 권리를 자랑스럽게 드러냈다. 4천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90여 개의 부스부터 무대행사, 퍼레이드, 퍼포먼스와 마무리까지 인종과 젠더를 넘어 성소수자의 인권을 강조하는 장이었다. 사람들의 표정이 매우 밝았다. 부산대학교에서 처음으로 공식 동아리로 등록된 성소수자 동아리 ‘케세라’는 부스에서 ‘퀴어고사’를 치를 수 있는 행사를 마련했다. 민주일반노조 부산본부 외국어교육지회는 타투 스티커를 붙여주었고, 비상 플리마켓은 “A학교 성폭력 사안 해결과 지혜복 교사 부당전보 철회를 위한 투쟁도 제17회 대구퀴어문화축제를 응원합니다”라는 선전물을 배포하고 카라노조 연대 서명운동도 벌였다. 전교조는 ‘모두에게 안전한 교실’스티커와 여러 퀴어한 핀버튼을 나눠주었다. 팔레스타인 부스에서는 팔레스타인 성소수자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적을 수 있었다. 준비과정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한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는 ‘민주노총 무지개동지’ 깃발을 걸고 노동자 권리수첩과 노동권에 관한 팜플렛 등을 배포하며 무지개 리본을 서비스로 주는 다양한 무지개 굿즈를 판매했다. 대구지역본부 이길우 본부장은 무대 발언에서 “사회에는 곳곳에서 일상적으로 차별이 자행되고 있다”면서 “노동, 여성, 장애, 성소수자를 비롯해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차별이 아닌 비록 소수의 사람이지만 다양성이 존중되는 세상을 만들어가자”고 강조했다. 이번 축제에서 단연 돋보인 곳은 탄핵광장에서 조직된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달곰이지부였다. 달곰이지부는 조직적으로 축제에 참여했다. 광장에서 가시화된 성소수자와의 연대를 위한 ‘앨라이설명서’ 책자를 제작해 배포하기도 했다. 이날 페이스페인팅을 맡았던 두두동지는 “이전에도 부스든 뭐든 퀴퍼 많이 갔었는데, 언제나 믿음직한 동료들과 함께였다. 다만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 달곰이들과 대구본부 동지들의 듬직함은 그 느낌이 완전 달랐다. 준비부터 진행까지 온전히 즐거움뿐이었다. 힘든 건 그닥 걸림돌이 되지 못했다. 사진도 찍고 여기저기 올라가기도 했지만, 이전처럼 두려워지진 않았다. 원가족이 볼 수 있다는 걱정은 새로운 가족, 동지들이 덮어주었다”는 감회를 전했다. 달곰이인형들과 함께 안내해주신 넴동지는 “퀴어문화축제에 처음 참가하게 되었는데 이번 슬로건이었던 ‘우리는 지(워지)지 않아’라고 외치던 순간이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다. 여기에 모인 사람들은 가장 먼저, 그리고 많이 지워졌으니까”라고 소회를 말했다. 빨간 조끼를 입고 앨라이설명서를 권하신 조은 동지는 어느 때보다 밝고 활기찬 모습이었다. “대구퀴어문화축제에서 달곰이부스로 참여했지요. 지부에서 오픈된 퀴어 중 한 명이라 종이동지와 함께 앨라이설명서 제작을 맡았습니다.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결과물을 보니,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가 평등수칙이나 다른 동지들이 말하는 걸로 대충은 성소수자들이 있는 걸 알고 차별하면 안 된다는 것을 단순하게 인식은 하고 있지만 접근하기 어려운 동지들이 많아 종종 동지들 사이에서도 소통에서 애로사항이 생길 수 있음을 압니다. 그래서 이 작업이 더 큰 연대와 공동체문화의 다리 역할을 할 수 있길 바랍니다. 부스 참여는 처음이었는데 처음엔 제 얼굴이 찍히는 걸 약간 피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래 찍어라 찍어. 내 주변에 동지들이 있다’ 하는 마음이 들어서 더 자신감 있게 나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축제 당일에도 분주했던 종이동지 목소리에는 힘이 실려 있었다. “올해 대구 퀴퍼에는 달곰이지부가 조직위원회에 참가했고, 저는 달곰이지부의 파견위원으로 대구 퀴퍼의 집행위에도 참여했습니다. 이번 슬로건인 ‘우리는 지(워지)지 않아’는 제가 썼어요. 우리를 지우려는 시도가 거듭될수록, ‘우리는 지지 않아’로 더 강하게 선명해지는 의지와 연대를 담고 싶었습니다. 지난 광장으로 무지개가 쏟아져 나가 우리를 더는 세상에서 감출 수 없게 되었듯이, 이번 퀴퍼에는 반대로 광장의 깃발들을 불러들여 우리가 여전히 함께하고 있다고 보여주고 싶었어요. 축제가 끝나고 나니 과연 우리는 얼마나 연결되어 있는가? 누구에게 보여줄 수 있었나? 무엇에 지지 않았는가? 그런 반성이 남습니다. 퀴어퍼레이드는 언제나 축제인 동시에 투쟁이니까요.” 그렇다. 가부장적 자본주의에서 성소수자의 퀴어퍼레이드는 축제인 동시에 투쟁이다. 착취당하는 노동자계급이 더 큰 차별과 억압 속에 있는 성소수자의 권리 보장에 누구보다 앞장서며 단결하는 것은 가부장적 자본주의의 계급 분열에 맞서 전체 노동자민중의 단결을 강화하는 지름길이다. 노동자가 앞장서서 일터에서 성소수자의 권리를 말하고 차별금지법 제정을 포함해 불평등을 깨뜨리는 투쟁을 곳곳에서 벌이자. 현장과 지역을 연결하며 법 문구에 갇히지 않고 모든 차별과 억압에 맞서는 실천적 투쟁으로 지(워지)지 않는 평등으로 나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