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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3 사전결의대회] 기후정의 실현의 유일한 길, 노동자 민중의 권력입니다923 기후정의행진, 사회주의를향한전진은 변혁적여성운동네트워크 빵과장미, 923기후정의행진 학생참가단과 함께 <기후정의 계급투쟁을 위한 923 사전 결의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전진 국제연대위원회 양동민 동지의 발언을 공유합니다. 안녕하세요. 사회주의를향한전진 국제연대위원회에서 활동하는 양동민입니다. 짧게 한 가지만 강조하고 내려가겠습니다. 동지들, 기후위기는 모든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하지만 기후위기는 평등하지 않죠. 기후위기는 이미 불평등한 자본주의 세상을 더욱 불평등하게 만듭니다. 지금 유럽에서는 2015년 이후 올해 난민 숫자가 가장 많습니다. 이탈리아 지중해 최남단에 있는 람페두사라는 섬이 있는데요. 북아프리카에서 올해에만 12만 명이 전쟁과 빈곤, 기후재난을 피해, 튀니지에서 보트 하나에 몸을 의지해 이 람페두사섬에 도착합니다. 많은 이들이 도착하기도 전에 목숨을 잃습니다. 최근에 북아프리카 리비아에서 대홍수로 2만 명 넘는 사람들이 죽었다 합니다. 모로코에서도 지진으로 3천 명이 죽었습니다. 이로 인해 지진 이후 더 많은 모로코 여성들이 강제결혼과 성폭력에 더 노출되고, 리비아에서 2만 명의 임산부가 의료위기에 빠져있습니다. 이상기후로 인해 발생한 역사상 가장 강력한 지중해 폭풍이라는 폭풍 다니엘의 영향 때문이라는데, 그리스, 터키, 불가리아도 같은 태풍을 맞고 몇십 명이 사망하긴 했지만, 리비아처럼 2만 명이 죽지는 않았습니다. 관리가 안 되던 댐이 무너져서 벌어진 참사인데, 이는 20년 동안 댐을 보수하지도 않고, 사람들에게 대피하라고 알려주지도 않은 정부의 무능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무능한 리비아 정부를 만든 게 누구입니까? 북아프리카 나라들은 왜 전쟁과 빈곤에 허덕이고 있나요? 영국, 프랑스 같은 제국주의 국가들이 지금도 그들을 수탈하고, 정치적 주권을 박탈한 결과입니다. 그러고서 이 유럽의 제국주의 국가들은 자기들이 탄소를 배출해 만들어 낸 기후위기 때문에, 수탈과 억압 때문에 생존의 터를 잃어버린 난민들이 찾아오자 난민들을 돌려보내고, 섬에 상륙하지도 못하게 해 보트 위에서 죽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헝가리, 폴란드 같은 극우파 정부만이 아니라, 이른바 좌파라는 정부도 마찬가지입니다. 10년 전에 ‘포데모스’, 유명했죠? 지금 집권 중인 스페인 포데모스 정부도 이탈리아 극우파랑 이민 문제에 있어 협력할 것이라 얘기하고 있습니다.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멕시코에서, 과테말라에서, 수탈과 억압, 기후재난을 피해 오는 난민들을 죽이고, 가두고, 차별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어떤가요. 방글라데시는 탄소를 가장 적게 배출하는 나라 중 하나인데,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는 방글라데시의 민중들이 가장 심각하게 겪고 있습니다. 아무튼, 이미 세상은 기후위기라는 말로 부족하고, 세계의 어느 지역들은 이미 기후재난, 기후재앙의 한가운데 있습니다. 사태가 이리될 때까지 이 자본주의 국가의 지도자란 놈들은 그저 어떻게 더 많은 개발을 하고, 아르헨티나 후후이 광산에서 리튬을 추출해서 더 빠른 핸드폰을 더 많이 만들어서 경쟁국을 쓰러뜨릴까 라는 고민밖에 안 하고 있습니다. 9월 20일 유엔 기후목표정상회의에 미국도 중국도 다 불참했습니다. 한국도 윤석열이 불참했습니다. 자본주의 국가 지도자들은 기후위기에 관심이 없다는 걸 다시 한번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그 귀결점은, 역사가 보여주죠, 다시 한번 미중 간 패권대결이라는 제국주의 국가 간의 충돌이 전쟁의 시대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한국도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모욕하는 합의를 하고서, 소성리 주민들을 탄압하면서, 또 베트남 붕앙에 새로운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하고, 미얀마에 가스전을 개발하면서 이 대열에 합류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이 무능하고 무책임한 자본주의 국가 지도자들에게 우리 미래를, 우리 세상을 맡겨둘 수 없습니다. 기후정의 실현은 자본주의 체제를 뒤엎지 않고서는 불가능합니다. 무책임한 자본주의 국가가 아니라 노동자 민중이 권력을 잡고서 우리의 힘으로 우리의 미래를 결정해 나가야 합니다. 그게 기후정의를 실현하는 유일한 길이고, 그게 기후정의 계급투쟁의 의미입니다. 구호로 마무리하겠습니다. 기후정의 계급투쟁으로! 자본주의 끝장내자! 자본주의 끝장내고! 기후정의 실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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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3 사전결의대회] 지옥문이 열린 지금, 노동자가 주도하는 기후정의운동이 필요합니다923 기후정의행진, 사회주의를향한전진은 변혁적여성운동네트워크 빵과장미, 923기후정의행진 학생참가단과 함께 <기후정의 계급투쟁을 위한 923 사전 결의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정의로운에너지전환을위한태안화력노동자모임, 전진 기후정의위원회 이재백 동지의 발언을 공유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정의로운에너지전환을위한태안화력노동자모임, 정태모 만들어서 활동하고 있고요. 발전노조 태안화력지부장 이재백입니다. 모르는 동지가 있을 것 같아 정태모 소개를 간단하게 드리겠습니다. 작년 924기후정의행진을 앞두고, 태안화력발전소 6개 민주노조가, 폐쇄되는 석탄발전소 당사자로서 우리 목소리를 내보자며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을 위한 태안화력발전소 노동자 공동선언’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3일 동안 출근선전전을 했는데 반응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내친김에 정기적인 모임을 만들고 공동활동을 지속하자고 결의했고,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정의로운에너지전환을위한태안화력노동자모임’입니다. 아직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발전소 폐쇄로 발생할 노동자 해고 문제와 지역소멸 문제 등을 선전하는 단계이고요. 정태모의 투쟁을 다른 발전소로 확장하기 위해, 발전소 지역주민을 포함한 노동자 민중의 투쟁으로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2023년 7월 28일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태안화력노동자 결의대회’ 아시다시피 기후위기가 매우 심각합니다. 9월 21일 유엔총회 기후목표 정상회의에서 유엔 사무총장이 “지옥문이 열렸다”라고 표현했습니다. 지난 7월에 “지구온난화가 끝나고 지구가 끓는 시대가 시작됐다”는 말도 굉장히 인상적이었는데 “이젠 지옥문이 열렸다”는 아주 무시무시한 표현까지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표현이 결코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여러 기후재난을 언급합니다. 우리도 이미 잘 알고 있는 내용입니다. 리비아에서는 홍수로 수만명 넘는 목숨을 잃었습니다. 4월 시작된 캐다나 산불은 아직도 꺼지지 않고 있습니다. 9월 초 현재 16만 5천㎢, 남한 면적 1.6배에 달하는 산림을 태우고 200명 넘는 목숨을 앗아간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하와이 산불, 그리스 산불, 인도와 중국 등의 홍수로 엄청나게 많은 노동자 민중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지옥문이 열렸다는 표현이 결코 과장이 아닌 것입니다. 지금도 무시무시한 재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만, 앞으로는 더욱더 엄청난 기후재앙이 닥칠 것입니다. 그런데 자본가 정부의 대응은 너무나 한가합니다. 무엇 때문에 그렇습니까? 유엔사무총장은 기후위기의 범인으로 “화석연료로 막대한 이득을 챙기는 기득권의 탐욕”을 지목합니다. 바로 자본이, 자본의 이윤이 범인이라는 말입니다. 이제는 자본가 정치인들도 자본의 이윤을 ‘기후위기의 주범, 지옥문을 연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가 심각한 상황에 와중에도 정부는 자본의 이윤을 위해 봉사하고 있습니다. 멀리 갈 것 없이 한국 정부의 상황을 보겠습니다. 기후위기 때문에 석탄발전소 폐쇄를 결정했지만, 민자석탄발전소는 계속 건설되고 있습니다. 민간자본의 석탄발전소 건설비는 공기업 보다 많게는 2배가량 비쌉니다. ‘방만경영과 비효율의 상징’이라고 조롱하는 그 공기업보다 민간석탄발전소의 건설비가 많게는 2배 비쌉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한전이 천문학적 적자를 기록하는 상황에서도 민간발전사는 정부가 허용해 준 LNG 직수입으로 떼돈을 벌었습니다. 2022년에 SK를 비롯해 7대 민간발전사가 벌어들인 돈만 2조 9,416억 원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가 발생하기 전인 2021년보다 2배 넘은 수익을 올렸습니다. 4개 태양광 모듈 기업은 2022년에 2조 원의 영업이익을 냈습니다. 기후위기를 막겠다고 도입한 온실가스배출권거래제로 포스코을 비롯한 많은 대기업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정부가 할당한 탄소배출권을 팔아 5,600억원의 수익을 냈습니다. 기후위기 막아야 합니다. 우리가 살고 미래세대가 살기 위해 막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후위기의 주범, 자본의 이윤을 멈춰야 합니다. 자본주의를 멈춰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자본의 이윤에 커다란 타격을 가할 수 있는 노동자가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후위기가 심각한 상황에서도 자본의 이윤만 생각하는 정부, 석탄발전소 폐쇄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도 노동자에 대한 대책은 전혀 가지고 있지 않는 정부, 이런 정부 쓸어버리고 제대로 된 기후위기 대책과 총고용 보장 등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 노동자가 앞장서서 투쟁해야 합니다. 노동자가 주도하는 기후정의운동을 만들기 위해 정태모가 앞장서겠습니다. 전진이 앞장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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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강남 한복판에서 ‘한국옵티칼’을 외치다사진: 호각 9월 25일 이른 오전, '민주노조를 깨우는 소리 호각'(이하 호각)에서 활동하는 이훈, 양동민 활동가를 강남 엔씨타워 앞에서 만났다. 엔씨타워에는 한국닛토덴코 사무실이 위치해 있다. 일본닛토덴코는 구미의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이하 옵티칼)의 지분 100%를 갖고 있는 기업이다. 호각의 활동가들은 옵티칼을 둘러싼 닛토덴코 그룹의 먹튀 행각을 알리고 옵티칼의 현재 상황과 투쟁 상황을 알리기 위해 선전전을 벌이고 있었다. 현재 호각에서는 총 7명이 활동하고 있다. 각각은 고태은(싸우는 노동자를 기록하는 사람들 싸람), 안나(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양동민(사회주의를향한전진), 이훈, 정로빈(공공운수노조), 김선호(공공운수노조), 변주현(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이다.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 가운데 이훈, 변주현 활동가에게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사진: 호각 Q. 닛토덴코 서울사무소 앞 선전전은 언제부터 시작했나? 이훈: 9월 15일에 첫 선전전이었다. 선전전 이전에 서울사무소에서 가장 먼저 했던 건 9월 5일에 진행한 기자회견이었다. 그동안 구미에 있는 옵티칼을 두고 경찰의 침탈 시도가 자주 있었다. 변호사, 노무사 등을 동원해서 법적으로 압박한다거나 굴착기를 가져와서 노조 사무실을 부수겠다고 하는 식의 침탈 시도가 있었다. 선전전은 그에 대한 반발의 표현이었다. 선전전을 통해 서울사무소 역시 우리 투쟁의 대상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걸 보여 주려 했다. 실제로 서울사무소는 중요한 타격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Q. 호각이 닛토덴코 서울사무소 앞 선전전을 시작하게 된 계기, 이유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해 달라. 이훈: 옵티칼 투쟁이 구미의 투쟁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 듯하다. 그런데 사실 닛토자본이 구미에만 갇혀 있는 게 아니다. 최소 평택과 서울, 일본에 다 퍼져 있다. 그리고 서울이라는 지역의 특성상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호각 내에서 서울사무소 타격을 언제 시작할지에 대해 많이 고민했는데, 전에 구미에서 배태선 민주노총 경북본부 교육국장님과 최현환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지회장께 여쭤본 적이 있다. ‘이런 걸 하면 좋을 거 같은데 언제 하면 좋을까요?’라고. 사실 그걸 물어볼 때만 해도 약간은 귀찮은 마음도 있었다. 피켓을 만들고 앰프를 들고 거기까지 가서 어쩌면 경찰이나 경비와 투닥거리게 될 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그 질문을 들은 최현환 지회장 눈빛이 정말 강렬했다. 그저 고마워한다기보다 투쟁의 한 방식이라고 느끼는 듯했다. 심지어 눈에서 레이저가 나오는 것 같았다. 나도 모르게 내 몸이 뒤로 밀려났다. 그때 생각했다. ‘아, 이건 반드시 해야겠구나’라고. Q. 호각이 생각하는 선전전이 지니는 의미는 무엇인가? 이훈: 선전전의 핵심은 아무래도 알리는 것일 터다. 공장이 불타 사측이 청산했다고 하면 사람들은 ‘그럴 수 있겠네’, ‘아무래도 그럴 수밖에 없었겠지’라고만 생각하기 쉽다. 그게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이면에 닛토자본이 그동안 한국의 여러 혜택을 받으며 7조 7,000억 원이나 되는 큰돈을 벌었고 화재보상금으로 받은 돈만 해도 공장을 재건하고도 많이 남는데 그러지 않고 150여 명의 노동자를 내보냈다는 사실이 있다. 선전전은 그 사실을 알리는 작업이라 생각한다. 특히 강남 한복판에서 선전전을 진행하며 사람들에게 말하면, 사람들이 꽤 관심을 갖고 지켜본다는 게 느껴진다. 아, 우리의 말로 강남 사람들이 ‘억울함’을 전달받고 있다고 느껴질 때,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선전전을 하면서 구미에 있는 조합원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옵티칼 조합원들과 여러 연대자들이 이 싸움을 주도하고 있기는 하지만 구미에서는 당장 침탈을 막아내는 싸움을 하니까 방어를 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그런데 방어만 하면 언젠가 그 방어는 뚫리게 되어 있다. 서울에서 선전전을 한다는 건 단순히 알리는 것을 넘어 공격을 한다는 느낌이 있다. 그리고 혼자만의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그 감각을 아마도 구미에 있는 조합원들도 느끼는 것 같다. 우리는 서로 떨어져 있지만 연결되어서 방어와 공격을 함께 잘하고 있다는 감각 말이다. 사진: 호각 Q. 선전전을 진행하면서 느낀 어려움이나 생각이 있다면 들려 달라. 이훈: 아직 어려움을 느낄 정도로 많이 진행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하나 꼽는다면, 선전전에 참여하는 인원이 다소 적은 게 아닐까 싶다. 물론 소수라도 기세가 좋으면 상관없지만, 아무래도 기세 좋은 다수가 있을 때는 분위기를 더욱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선전전을 진행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중 소개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이훈: 앰프를 비정규직노동자쉼터 꿀잠에서 빌려서 가져왔는데, 깜박해서 음악 플레이 리스트가 담긴 USB를 챙겨오지 않았던 적이 있었다. 처음엔 핸드폰으로 노래를 틀어서 핸드폰 스피커에 마이크를 대는 방식으로 노래를 틀었다. 그런데 좀 허접했다. 당시 참여자가 총 3명밖에 없었는데 돌아가면서 길~~게 발언을 해서 1시간을 채웠던 게 생각난다. 하지만 끝내고 나니 의외로 좋았다. 마이크로 길게 말하니 지나가는 사람들이 더 유심히 쳐다보는 것 같았다. 사진: 호각 Q. 호각이 한국옵티칼 투쟁에 결합, 연대하는 이유는? 이훈: 옵티칼 투쟁이 민주노총을 포함해 많은 이에게 귀감이 되리라 생각한다. ‘나를 믿고 동지를 믿고 끝까지 싸우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타협하지 않고 연대자에게 선을 긋지 않는 투쟁을 하고 있다고도 생각한다. 호각이 생각하는 ‘민주노조의 투쟁’과 옵티칼 투쟁은 매우 흡사한 것 같다. 변주현: 때로는 민주노조를 사수하고 지켜가기가 쉽지 않다. 끊임없이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자본과 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부적으로도 문제제기와 건강한 소통을 통해서 한 걸음 나아가는 투쟁을 만들어 갈 수 있다. 호각은 그런 연대를 만들어 가려 하고 그런 생각으로 옵티칼 투쟁에 결합, 연대한다. Q. 호각이 생각하는 한국옵티칼 투쟁의 의미는 무엇인가? 더불어 개인적인 생각도 궁금하다. 변주현: 자본과 싸우는 것도 쉽지 않은데 거기다가 외투자본은 더 어렵고 힘든 것 같다. 한국 노동자들의 노동력을 외투자본이 착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외투자본의 실상은 아직 수면 위로 올라온 것 같지 않다. 지금 옵티칼 조합원들은 그것을 수면 위로 올리는 투쟁을 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그래서 더욱 지지하고 연대한다. 이와 같은 마음과 실천은 호각으로서도 품지만 같은 노동자로서도 그렇다. 그런 점에서 옵티칼 조합원들은 참 힘든 길을 걷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응원하고 지지하는 이들도 있으니 지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진: 호각 이훈: 옵티칼 투쟁은 매우 유의미한 투쟁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에 보기 드문 투쟁이라고도 생각한다. 외투자본들은 한국에 들어와서 세금도 조금만 내고 땅도 사실상 공짜로 사용하면서 돈을 잔뜩 번다. 그러다가 조금만 문제가 생기면 노동자들을 다 나 몰라라 하고 청산해서 떠나 버린다. 그럴 때 노동자들은 감히 싸워 볼 엄두도 내지 못한다. ‘내가 말한다고 뭐가 되겠어’라는 패배감이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옵티칼의 경우 문제를 제기하고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13명의 노동자가 뭉쳤다. 그래서 공장을 지키며 꿋꿋하게 버티고 있다. 심지어 비슷한 경험이 있는 KEC지회와 아사히지회 조합원들이 가족처럼 붙어서 엄호하고 있다. 옵티칼 투쟁은 자본이 달리는 열차에 대놓고 거대한 바위로 선로를 끊어 버리는 투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옵티칼 사측의 노조 사무실 철거 계획이 이미 어그러졌다. 조합원들을, 노동자들을 밀어내기 위해 가압류, 단수, 굴착기 등의 강한 압박 카드를 이미 썼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꿈쩍도 안 한다. 만약 내가 자본이라면, 지금 엄청나게 당황할 것 같다. 생각보다 자본에게 남은 카드가 많지 않은데 노동자들은 흔들릴 기색도 없으니까 말이다. 이런 투쟁을 민주노총과 여러 사업장이 잘 지켜보고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타협하지 않고 더 많은 투쟁, 더 다양한 투쟁을 통해 자본의 예상을 넘어서는 투쟁을 하는 모습에서 배워야 한다. 심지어 옵티칼 조합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조합원들은 지금보다 더 강하고 예상을 뛰어넘는 투쟁을 하고 싶어 한다는 걸 알 수 있다. 타협하지 않고 싸우는 투쟁, 끝낼 시기를 정하지 않는 투쟁, 연대자에게 선을 긋지 않는 투쟁, 문제제기에 귀를 기울이는 공동체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 호각 Q. 호각은 언제, 어떻게, 왜 구성되었나? 이훈: 호각은 현장성이 높은 활동가 7명이 각자 활동하다가 느낀 감각들이 공동의 경험이라는 걸 확인하면서 모이게 됐다. 가장 큰 계기는 715 집회에서 노조 상근활동가들이 조합원들의 투쟁을 막고 경찰 대신 조합원들에게 가만히 있으라며 싸우는 걸 봤던 일이다. 상근활동가들은 그래 놓고 트럭에 다시 올라가서 ‘오늘 우리를 보면서 양회동 열사가 자랑스러워할 거다’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에서 민주주의가 사라져 가는 흐름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언젠가부터 정권과 경찰 등과 타협하고 양보하고 이해하면서도 말로는 ‘투쟁’을 외치는 게 너무나도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7명의 활동가들은 각자 현장에서 뛰어다니면서 비슷한 이유로 힘들어하고 있었는데, 이에 문제를 제기하고 포기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하나로 모였다. 사진: 호각 Q. ‘호각’의 의미는? ‘호각’이라고 이름 붙인 이유는? 이훈: 호각은 ‘삑!’ 하고 높은 소리를 내서 사람들이 정신 차리게 하지 않는가. 노동조합들이 민주적이지 않겠다고 결심했으리라 생각하진 않는다. 투쟁하다 보면 너무 힘들어서 더 쉬운 길이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지내다 보니 그저 노조가 직장이 되었을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그때 옆에서 정신 차리라며 누군가 말해 주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호각은 민주주의가 잠들어 버린 민주노조에게 호각을 불어서 정신 차리라며, 믿어 온 가치를 잊지 말자고 말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붙인 이름이다. Q. 호각의 활동 내용, 앞으로의 계획은? 이훈: 호각은 민주주의를 잊은 노동조합을 비판한다. 민주주의를 잊은 노동조합에 실망해서 아예 떠나 버리는 것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문제제기를 하면서 변화를 만들어 나가는 게 활동의 핵심이다. 그래서 처음에 성명서를 냈을 때도, 옵티칼에서 토론회를 열었을 때도 여러 이야기를 나눴지만 핵심은 민주주의를 잊은 민주노조에 대한 비판과 방향성을 제시하자는 것이었다. 앞으로도 비판과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담긴 활동을 해 나갈 예정인데, 당장은 다음 달 말쯤에 이런 메시지가 담긴 영화 상영회를 진행하려 한다. 사진: 호각 Q. 옵티칼 조합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변주현: 동지들, 집에 ‘손배’ 날라오면 겁도 날 텐데 그래도 이탈자 없이 투쟁하시는 모습 보면 멋지고 대단하십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은 타들어 가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자주 못 가서 미안합니다. 그래도 소식 자주 보면서 감정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힘내세요! 파이팅! 지난해 공장 화재 이후 한국 철수 및 공장 철거를 결정한 사측은 공장 철거 방해 시 형사처벌하겠다고 조합원들을 협박했다. 또한 집으로 손배, 가압류 내용증명을 보내는가 하면, 지난 9월 8일부터는 조합원들이 점거 중인 노조사무실 건물의 수도를 끊어 버렸다. 이어서 단전 조치도 실행하려 하고 있다. 온갖 혜택을 받으며 수조 원의 이익을 남긴 옵티칼 자본은 일방적인 공장 폐업을 자행했을 뿐 아니라 단수, 단전으로 노동자를 탄압하고 인간의 기본적인 삶조차도 짓누르고 있다. 한편 오는 10월 6일부터 1박 2일로 구미 옵티칼하이테크 공장 앞에서 투쟁문화제가 열린다. 많은 이들의 연대의 발걸음이 이어지길 바란다. 사진: 호각 <연대가 희망이다! 투쟁문화제> 일시: 10월 6일 금요일 17시~7일 토요일 장소: 구미 옵티칼하이테크 공장 앞(구미시 4공단로 7길 53-29) 서울 출발: 10월 6일 12시 출발 장소: 추후 공지 주관: 비정규직 이제그만 문의: 010-7355-9826 신청: https://forms.gle/AP9L8HuuCCPTkKmZ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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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택시노동자 분신으로 내몬 해성운수, 서울시, 고용노동부 모두가 공범이다정부가 ‘임금체불 근절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한 바로 다음 날인 9월 26일, 해성운수 방영환 택시노동자가 분신했다. 정부의 대책이 얼마나 실효없는 껍데기뿐인지 드러났다. 2021년 1월 1일부터 서울지역 일반택시 사업장에 주 40시간 이상을 소정근로시간을 정하는 완전월급제가 시행됐다. 하지만 해성운수는 편법적인 사납금제를 유지하며 근로계약서 작성을 강요했다. 주 40시간 이상 근무한 택시노동자에게 승객이 승차한 시간만을 계산하여 월 100만 원의 월급을 지급했다. 방영환 택시노동자는 불법적인 근로계약서 작성을 거부하고, 법에 의한 완전월급제 시행, 체불임금 지급을 요구하며 227일 동안 투쟁을 진행해왔다. 완전월급제를 규정하고 있는 여객운수사업법을 위반한 것은 해성운수만이 아니다. 서울지역 일반택시 사업장 대부분이 변형된 기준금제를 시행하여 택시노동자들을 착취하고 임금을 체불해왔다. 택시노동자들은 서울시에 전수조사와 사업주 처벌을 요구했다. 고용노동부에 임금체불 사업주 처벌을 요구했다. 그러나 어디 하나 움직이지 않았다. 대놓고 불법을 저지르는 택시 사업주, 관리감독을 하지 않는 지자체, 임금체불 범죄를 처벌하지 않는 고용노동부 이들 모두가 택시노동자가 스스로를 불 살라 항거하게 만든 공범이다. 심지어 경찰은 택시노동자 분신 상황에 대한 해성운수 규탄 기자회견을 마치고 대표이사 항의에 나선 노동자 4명을 폭력 연행했다. 단 하나의 기관도 노동자의 목소리를 듣는 곳이 없다. "반드시 택시 완전월급제 현장에서 올바르게 정착될 수 있도록 해 주시길 바랍니다. 동훈그룹 해성운수 사업주를 반드시 처벌해 주시고 열악한 택시 노동자를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해 주시길 바랍니다." 자본가의 이윤만을 편드는 자본주의 시스템을 바꾸지 않는 한, 서울시가 일반택시 사업장 전수조사를 통해 사업주를 처벌하지 않는 한, 고용노동부가 임금체불 택시사업주를 처벌하지 않는 한 택시노동자의 고통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해성운수, 서울시, 고용노동부는 방영환 택시노동자의 절규를 들어라. 간절한 마음으로 방영환 택시노동자가 살아돌아오길 빈다. 완전월급제 쟁취, 임금체불 사업주 처벌을 위해 함께 싸울 것이다. 2023년 9월 27일 사회주의를향한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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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가들이 만든 기후위기는 여성노동자와 사회적 약자들에게 더 큰 고통을 줍니다923 기후정의행진, 사회주의를향한전진은 변혁적여성운동네트워크 빵과장미, 923기후정의행진 학생참가단과 함께 <기후정의 계급투쟁을 위한 923 사전 결의대회>를 개최했습니다.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변혁적여성운동네트워크 빵과장미 변주현 동지의 발언을 공유합니다. 동지들 반갑습니다. 울산에서 올라왔습니다. 해고 4년 차, 현대건설기계에서 해고된 용접사 변주현이라고 합니다. 투쟁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투쟁! 해고되다 보니, 어쩌다 기후문제의 심각성까지 알아버렸습니다. 해고가 저를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제가 든 피켓 문구가 ‘자본가는 지구를 떠나라’인데,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 작년 924 행진 당시 이런 말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텀블러 들고 다니며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기업이 만드는 기후재난 앞에서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다. 이제 개인의 노력으로는 안 된다’라고 발언했었습니다. (관련 기사) 오늘은 제가 여성 노동자로서, 빵과장미 동지들과 함께 이 자리에 왔습니다. 제가 해고되면서, 노동자 입장에서 해고는 불합리하고 자본가는 나쁘고, 그렇게만 알고 있었는데 기후위기의 심각성까지 알게되고, 기후가 나빠지면 여성의 피해가 크다는 것까지 알아버렸습니다. 기후재난이 시작되면 가장 먼저 피해를 보는 것이 사회적 약자들입니다. 그 약자들에는 여성 노동자들이 있고 장애인 동지들도 있습니다. 휠체어 타고 이동하는 장애인 동지들, 전부 턱이 있습니다. 이동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여성 노동자들은 가난에 많이 시달립니다. 솔직히 남성보다 여성이 가사 돌봄노동을 더 많이 하기도 하고, 급여도 적은 것이 사실입니다. 급여가 적으면 좋은 곳에서 살 수 없습니다. 작년 폭우에, 반지하에서 숨을 거두신 그 동지도 같은 맥락입니다. 이 기후재난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너무나 큰 고통을 줍니다. 그런데 기후를 누가 악화시킵니까? 바로 자본가들입니다. 이윤을 위해 더 많은 산업폐기물을 쏟아냅니다. 그렇게 기후위기는 더 심각해집니다. 저희와 연대하는 동지가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공장에서 나오는 굴뚝 연기를 보시더니 “뭐 재활용을 열심히 한다꼬? 저거 봐라 저거! 다 빵개살이다! 우리가 이렇게 사는 거, 이게 다 뭐꼬? 빵개살이다 빵개살이!”라고 했습니다. 빵개살이는 소꿉놀이의 사투리입니다. 한마디로 우리가 재활용하고, 아껴쓰기 위해 노력하는 것, 이렇게 박스로 피켓을 만드는 것도 다 아낀다고 하는 것인데 정부와 자본가들 그대로 두면 이거 다 소꿉놀이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아껴봤자 저 자본가들이 조금도 환경을 생각하지 않는데, 다 소용없는 겁니다. 우리만, 노동자들만, 약자만 노력하는데, 이윤 때문에 계속해서 쓰레기를 배출하는 자본가들이 문제입니다. 이걸 바꿔낼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이제 마무리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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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돌리는 것은 그 자체로 그린워싱입니다923 기후정의행진, 사회주의를향한전진은 변혁적여성운동네트워크 빵과장미, 923기후정의행진 학생참가단과 함께 <기후정의 계급투쟁을 위한 923 사전 결의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성공회대학교 인권위원회 최보근 동지의 발언을 공유합니다. 안녕하세요. 성공회대학교 인권위원회 위원장 최보근입니다. 923기후정의행진 사전집회에서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에코주간'이라 불리는 성공회대학교 그린워싱에 대항하는 저희 활동을 소개하고자 이렇게 마이크를 잡게 되었습니다. 성공회대학교 에코주간은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각각 2주간 학교를 폐쇄하여 인건비와 관리비를 절약하는 정책입니다. 이미 여름방학 2주간 에코주간을 실시했습니다. 학교 측이 설명하는 에코주간은 학교를 폐쇄하여 아무도 출근하지 않으면 냉난방기를 사용하지 않아 에너지가 절약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기간에 교직원은 자기계발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에너지가 절약되었을지 의문이 많이 듭니다. 에코주간이 진행되는 동안 일본의 단기어학연수생이 수업을 들었고, 감사로 인해 교직원들이 출근했습니다. 그러면서 곰팡이가 필까 봐 빈 강의실에 에어컨을 틀어놓기도 했습니다. 성공회대학교가 에코주간을 실시하는 진짜 취지는 대학 재정을 아끼기 위함입니다. 성공회대학교는 지속적인 학령인구 감소와 지난 2022년 대학평가 탈락으로 재정위기에 처했습니다. 에코주간은 기후위기 대응을 핑계 삼아 청소노동자와 교직원 인건비를 아끼려는 속셈입니다. 하지만 청소노동자의 임금은 대학 재정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이 아닙니다. 에코주간으로 대학 재정위기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에코주간이 있던 7월 청소노동자 임금은 고작 110만 원이었습니다. 청소노동으로 가정의 생계를 부양하는 노동자분들도 많기에 우려가 큽니다. 비단 임금삭감만 문제는 아닙니다. 2주간 쌓여온 쓰레기를 치워야 하며 방학 기간 진행되던 대청소를 압축적으로 진행해야 하므로 노동강도는 올라갔습니다. 학교 곳곳에 퍼진 곰팡이를 제거하면서 포자를 마시기도 하고, 2주간 뜨거운 여름을 지난 음식물쓰레기는 구더기가 끓기까지 했습니다. 청소노동자의 건강도 우려가 되는 상황입니다. 학생들의 피해도 많았습니다. 청소노동자분들이 출근하지 않은 기숙사에서는 층마다 쓰레기가 쌓여 대자보가 붙기도 했습니다. 그 대자보에서는 ‘기숙사는 도저히 사람이 살 수 있는 공간이 아니었다‘고 쓰여있었습니다. 청소노동자분들의 노동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다시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미 학생들은, 등록금 운영을 심의하는 등록금심의위원회, 학생복지에 대해 논의하는 학생복지협의회에서 에코주간에 우려입장을 표명했으나 학교 측은 강행했습니다. 에코주간을 저지하고자 저희 성공회대학교 인권위원회는 학교 곳곳에 홍보물을 부착하고 학내 서명운동을 진행하였습니다. 서명은 총장 면담을 동반하며 전달할 예정입니다. 학내 집회도 계획 중에 있어 내년 에코주간 진행계획을 기획 단계에서 저지하고자 합니다. 노동자와 학생들의 피해를 가중하는 에너지 절약은 명백히 기후정의에 위배되는 행위입니다. 기후위기의 책임을 약자에게 돌리며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것은 그것 자체로 그린워싱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름은 다르지만, 다양한 대학에서 에코주간을 실시하는 것으로 압니다. 각 학교에서 에코주간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내며 기후정의를 향해 전진하면 좋겠습니다. 구호 하나 하고 발언 마무리하겠습니다. 끝 구호 세 번씩 외쳐주시면 됩니다. 노동자권리 침해하는 에코주간 그린워싱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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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기후붕괴는 자본주의 시스템이 아주 잘 작동한 결과입니다923 기후정의행진, 사회주의를향한전진은 변혁적여성운동네트워크 빵과장미, 923기후정의행진 학생참가단과 함께 <기후정의 계급투쟁을 위한 923 사전 결의대회>를 개최했습니다. 교육노동자현장실천, 전교조 유천초분회 정은경 동지의 발언을 공유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초등학교에서 학생들과 살고 있는 교육노동자 정은경입니다. 저는 작년 9월 23일 금요일, 글로벌 기후파업이 있던 날 연가를 내고 청소년 기후파업에 참여했습니다. 제가 학교를 나와 그 자리에 섰던 것은 더 이상 부끄러워지고 싶지 않아서였습니다. 그래서 올해에도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학생들과 학교에서 기후위기를 이야기하며 '텀블러를 사용해요'와 같은 말로 마무리할 때마다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우리 모두 텀블러를 사용한다고 해서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기후위기, 기후붕괴는 자본주의 시스템이 아주 잘 작동한 결과입니다. 자본주의는 자연환경·비인간동물·여성·청소년·노동자에 대한 착취와 수탈로 성장합니다. 자본주의는 생명 간 협력과 공존의 시스템을 깨버리고 생명들을 경쟁과 죽임의 굴레로 몰고 갔습니다. 이는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학교는 능력주의와 입시경쟁으로 학교 구성원들을 몰고가며 자본주의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1986년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라는 말을 남긴 학생의 죽음과 2023년 '업무폭탄과 학생난리로 버겁다'는 말을 남긴 교사의 죽음은 모두 자본주의가 불러온 '사회적 타살'입니다. 교육을 경쟁으로 옥죄고 함께 살아가야 할 서로를 적으로 만들어버린 자본주의가 불러온 죽음입니다. 일제고사, 성과급제, 비정규일자리 등 학교 안으로 들어온 자본의 논리가 불러온 죽음입니다. 학생들은 성적이라는 틀에 가둬져 자본의 성장에 알맞은 부품이 되어야 했습니다. 교사와 보호자는 학생에게 성적을 압박하는 한편, 마찬가지로 자본의 성과라는 틀에 가둬져 생계를 위협받고 있습니다. 경제적 효율성을 강조하며 학교 안 노동자 정원은 계속 줄어들고 남은 노동자에게 업무가 가중됩니다. 늘어난 업무는 학교 안 약한 고리, 여성 저경력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떠밀려옵니다. 자본이 사회의 약한 고리로 재난을 떠미는 것처럼 말입니다. 업무폭탄으로 힘들어하는 동료 노동자, 불안정한 일자리로 생계를 걱정하는 동료 노동자, 악성 민원전화에 상처받는 동료 노동자, 폐암으로 고통받는 동료 노동자가 같은 학교 안에 있지만 어려움은 각자의 몫일 뿐입니다. 포드가 컨베이어벨트를 이용한 자동차 조립라인을 도입하여 생산성만 강조하면서 노동의 의미를 해체했던 것처럼 교육노동도 분업화되고 파편화되었고 학교민주주의는 무너졌습니다. 동료와 경쟁해서 동료를 밀어내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도록 구조를 만들어놓고 누구도 죽지 않길 바라는 건 모순 아닌가요? 매 순간 우리는 유례없는 폭염과 폭우로 기후재난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를 넘어 기후붕괴로 수많은 생명이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자본주의는 성장과 경쟁을 강요하며, 나의 생존을 위해 동료를 밀어버리라고 합니다. 진짜 우리를 죽음으로 밀고 있는 것은 누구인가요? 정부와 기업은 기후붕괴를 가속하는 개발사업을 추진하며 석탄 화력발전소를 짓고 신공항을 짓는 것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소수의 자본가가 더 많은 부를 갖고 더 많은 편리함을 누리며 '성장'하기 위해 우리의 수많은 동료들이 생존의 위기 앞에 내몰려 있습니다.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교육은 더 이상 자본주의식 성과로 평가되어서는 안 되며 경쟁을 정당화해서는 안 됩니다. 학교구성원 모두가 소외되지 않고 목소리 낼 수 있어야 합니다. 교육을 위해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함께 결정하고 함께 책임질 수 있는 여건과 구조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동료를 신뢰하며 협력하고 연대하는 공동체, 서로를 돌보는 공동체가 학교여야 하고 우리 사회여야 합니다. 끊임없이 착취하고 생명보다 이윤이 먼저인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는 더 이상 그 누구도 살 수 없습니다. 거대하고 막막해 보이는 벽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확실한 한 가지는, 동지들의 손을 잡는 것입니다. 각자의 공간 밖으로 나와 동지들과 눈을 마주치고 손을 잡고 함께 외치는 것입니다. 죽음의 구조를 이제 그만 멈춰야 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동료와 더 많은 인권과 더 많은 민주주의입니다. 구호 외치고 마무리하겠습니다. 마지막 말을 세 번 따라 외쳐주시길 바랍니다. 더 이상 죽이지 마라! 경쟁 성장 자본주의 멈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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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인 구조를 바꾸지 않고서, 기후재앙 속 통신노동자들은 2중 3중의 고통으로 내몰릴 것입니다923 기후정의행진, 사회주의를향한전진은 변혁적여성운동네트워크 빵과장미, 923기후정의행진 학생참가단과 함께 <기후정의 계급투쟁을 위한 923 사전 결의대회>를 개최했습니다. 공공운수노조 희망연대본부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지부 정범채 동지의 발언을 공유합니다. 인사드립니다. 저는 SK브로드밴드의 하청 자회사인 홈앤서비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지부 강남지회장 정범채입니다. 올여름은 유난히 덥고 비가 많이 왔습니다. 저처럼 밖에서 일하는 통신회사 노동자들은 올여름이 무척 힘들었습니다. 동료 중에는 작업복을 여러 벌 챙겨 땀이나 비로 젖은 작업복을 갈아입고 일하기도 합니다. 어떤 동료는 무더운 날 갑자기 숨이 가쁘고 머리가 깨질듯이 아파서 119를 부르기도 했습니다. 노동조합도 무더위와 위험작업을 피해서 쉬라고, 노사 간 단체협약에도 관련 내용이 있으니 걱정 말고 쉬라고 합니다. 의외겠지만 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노조가 없을 때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일하라고 다그쳤지만, 지금은 ‘폭염이 예상되니 물을 충분히 마시고 쉴 때는 그늘에서 쉬라’고 합니다. 비가 많이 내리거나 태풍이 북상 중이라고 하면, ‘여러분에게는 작업중지권이 있으니 위험한 상황에서는 모든 작업을 중지할 수 있다’고 현장관리자나 본사 안전보건지원팀이 친절히 안내해줍니다. 그런데 폭염이나 폭우에, 태풍에 일을 안 하는 노동자가 많지 않습니다. 특별히 일을 하지 못할 정도가 아니면, 꾸역꾸역 일을 합니다. 노조가 없을 때나 있을 때나 별 차이가 없습니다. 왜 이런 걸까요? 다들 회사에 충성스러운 노예들이어서 그럴까요? 아닙니다. 통신회사에 만연한 실적급 임금체계가 노동자를 위험 속에서도 일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기본급은 적고 작업량에 따른 실적급이 임금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니, 노동자들은 폭염에도 태풍에도 폭설에도 일을 해야 합니다. 매년 노사가 임금교섭을 하고 노동조합에서 고정급 월급제를 요구하기도 하지만, 끝끝내 자본은 실적급제를 고수합니다. 올해 임단협에서 노동조합은 월급제를 핵심 요구로 했습니다. 월급제를 관철하기 위해 5년 만에 파업도 불사할 거라고 공언했습니다. 그런데 추석을 앞두고 갑자기 집중교섭을 하더니 실적급제는 그대로 두는 잠정합의안을 가져왔습니다. SK자본은 절대 실적급제를 포기하지 않았고, 노동조합은 이에 맞서는 정면승부를 포기했습니다. 어떻게 우리 통신산업 노동자들이 날씨 걱정 없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을까요? 이를 위해서는 충분히 생활할 수 있는 임금이 고정급으로 지급되어야 합니다. SK를 비롯한 거대 통신자본은 전 국민을 상대로 천문학적 수익을 올립니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여전히 저임금에 실적급의 노예로 살고 있습니다. 이 근본적인 구조를 바꾸지 않고서는, 전 지구적 기후재앙 속에서 통신노동자들은 2중 3중의 고통으로 내몰릴 것입니다.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됩니다. 통신산업 노동자들이 완전월급제 공동요구로 단결해 자본의 착취를 중단시켜야 합니다. 실적에 의한 임금체계를 없애야 노동자들이 ‘위험은 피해야 한다’, ‘더울 때 추울 때는 쉬어야 한다’, ‘아프면 병원에 가야 한다’는 당연한 생각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전 국민을 호갱으로 여기고 이윤추구에만 혈안이 된 통신자본을 공영화해야 합니다. 노동자 민중의 투쟁으로 통신산업을 국유화해서, 민중의 고혈을 빠는 통신요금을 우리 손으로 통제해야 합니다. 노동자 민중의 참여로 통신요금을 결정해 부담을 줄이고, 통신서비스를 오지 산간 취약지구로까지 확대해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노동자들도 더 보람을 갖고 일하게 될 것입니다. 결국 자본의 탐욕을 끝장내는 것이 가장 빠르고 제대로된 기후정의 실현이라 생각합니다. 지구에 자본이 있는 한, 노동자들은 병들고 다칠 것이고 지구도 죽어갈 것입니다. 자본을 끝장내고 노동자를 살리고 지구를 살리는 길에 동지들 힘차게 힘차게 투쟁합시다. 투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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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반대 투쟁에 함께하는 노동자들노동자투쟁에 함께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만한 노동조합 중에 아사히비정규직지회가 있다. 노조를 만들자마자 해고된 자신들의 복직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모든 노동자의 단결과 연대에 앞장서는 모습으로 우리 모두에게 귀감이 되는 동지들이다. 아사히비정규직지회의 발걸음이 닿는 곳은 통상적인 ‘노동조합 투쟁’ 범위를 넘어선다. 수년째 사드 반대 투쟁이 벌어지는 소성리도 그중 하나다. 아사히 동지들의 연대 사례를 보면서, 노동자 운동이 사드 반대 투쟁 같은 정치쟁점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함께 고민해 보자. 15차 범국민 평화행동 9월 2일 경북 성주군 소성리에서 사드철회평화회의 주최로 15차 범국민 평화행동 집회가 열렸다. 8월 18일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3국 지배계급의 군사적 결속을 다지는 정상회의가 열렸는데, 이를 규탄하듯 집회 무대에는 “사드 철거! 한미일 군사동맹 구축 반대!” 구호가 크게 내걸렸다. 사회주의를향한전진 회원들도 이날 집회에 참여해 한미일 군사동맹 반대 구호를 함께 외쳤다. 2017년 4월 26일 사드 장비가 처음 소성리에 반입된 이래 6년이 지나는 동안, 여러 반전 평화운동 단체, 종교단체, 학생단체, 정당 등이 지역 주민들과 함께 싸워왔다. 투쟁 현장에 나붙은 수많은 현수막을 보면 사드 철거, 평화, 민족자주 등 소성리 투쟁을 지지하는 개인과 단체들의 열망을 읽을 수 있다. 구한말 동학농민운동을 연상시키는 ‘척양척왜(斥洋斥倭)’ 같은 구호도 눈에 띄었다. 그동안 구미 아사히비정규직지회가 꾸준히 소성리 투쟁에 연대해 왔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날도 역시 아사히 동지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있었다. 구미에서 노동자 공동투쟁의 기풍을 살려가고 있는 KEC지회,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동지들도 함께했다. 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들은 먹튀 자본 닛토덴코를 규탄하며 고용보장을 촉구하는 서명을 받았고, 집회 참가자들이 줄지어 서서 서명에 동참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사드 반대 투쟁에 함께하는 노동자들 민주노총 통일선봉대처럼 민족주의 지향이 강한 노동자들이 사드 반대 투쟁에 참여하는 장면은 익숙한 편이지만, 아사히비정규직지회 같은 투쟁사업장 노동자들이 이 투쟁에 계속 연대하는 모습은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그래서 아사히 동지들이 어떤 생각으로 이 투쟁에 연대하게 됐는지, 이곳에서 무엇을 겪었는지 더 들어봤다. 아사히비정규직지회 차헌호 지회장은 국가권력의 가공할 폭력을 첫 번째로 꼽았다. 9년째 투쟁 중인 아사히 노동자들 자신도 자본가들의 악랄한 작태만이 아니라 경찰과 법원을 앞세운 정권의 체계적인 탄압을 겪어왔다. 하지만 그것조차, 소성리 주민들이 겪어온 압도적인 폭력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사드 배치를 강행하는 동안 지역 주민들은 정부로부터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했다. 지배자들이 떠들어대는 민주주의는 여기에 존재하지 않았다. 저항하면 일방적으로 폭행당하며 끌려 나왔다. 투쟁하는 노동자를 짓밟는 바로 그 국가권력이 이곳에선 주민들의 저항을 짓밟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보며 아사히 노동자들은 소성리 투쟁에 연대하기로 마음먹게 됐다. 그 과정이 마냥 ‘자연스럽게’ 이뤄진 건 아니라고 한다. 차헌호 지회장은 ‘아주 의식적인 노력’이 투여됐다고 강조한다. 지회에서 꼼꼼하게 토론하고 교육을 배치하며 집단적 결의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거쳤다. 함께 전진하기 이와 같은 연대는 반대로 소성리 주민들이 노동자투쟁의 현실을 이해하고 노동자 운동을 지지하도록 이끄는 역할을 했다. 주민들이 직접 아사히비정규직지회 결의대회에 참가하기도 했고, 2017년에는 ‘투쟁사업장공동투쟁’의 광화문 고공 농성장을 방문해 힘을 실어줬다. 정리해고,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하는 노동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노동자의 권리가 존중되지 않는 대한민국이 민주주의를 온전히 실현할 수 없다”는 얘기가 나돌았다고 한다.(관련 글) 정권이 앞장서서 조장하는 노조혐오 십자포화에 맞서 노동자투쟁에 대한 사회적 지지와 연대를 강화할 수 있는 길이 어디에 있는지 힐끗 보여준 듯하다. 이 사례는 우리에게 다시 한번 중요한 질문을 던져준다. 조합원들만의 임금과 고용을 위한 편협한 요구를 넘어서지 않은 채 노동자 운동이 사회적 고립을 탈피할 수 있을까? 억압받는 민중의 권리를 위해 앞장서서 투쟁하지 않으면서 노동자 운동이 ‘세상을 바꾸는’ 힘을 끌어낼 수 있을까? 소성리 주민들은 힘겹게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투쟁하는 노동자들도 상황이 어려운 건 매한가지다. 하지만 그럴수록 자기 사업장 안으로만 움츠러드는 게 아니라 정반대로, 더 넓은 시각으로 연대운동을 만들어가야 더 강력한 지지를 끌어내며, 더 힘차게 싸울 수 있다. 아사히비정규직지회 동지들이 바로 그 증거다. 방향을 분명하게 소성리 투쟁에 연대하는 노동자들은 두말할 나위 없이 이 투쟁이 승리하기를 바란다. 한반도에서의 제국주의 경쟁과 전쟁 위기 고조는 노동자 민중 모두의 생명과 생존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지역만의 투쟁으로 승리할 수 없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15차 범국민 평화행동의 대표 구호가 선명하게 제기한 것처럼, 이 사안은 단지 특정 지역에서 사드 장비를 철수시키는 데 그치는 문제가 아니라 한미일 군사동맹 구축 시도 자체를 꺾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노동자계급이 한미일 군사동맹 구축 시도에 제대로 맞서려면, 정치적 방향성을 바로 세우기 위한 토론이 노동자 운동 속에서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 제국주의 패권에 맞선다는 정당한 명분 아래 한미일 군사동맹에는 반대하면서도, 그 맞은편에 제국주의 경쟁의 다른 한 축으로 자리 잡은 중국, 러시아, 북한에 대해서는 명확한 태도를 취하지 못하거나, 심지어 지지하기까지 하는 그릇된 경향이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다. 현실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는 이런 시각으로는 단기적으로든 장기적으로든 대중 속에서 설득력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한미일 군사동맹에 맞선 투쟁은 무엇보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줄서기가 이뤄지고 있는 제국주의 패권 경쟁 자체에 맞선 투쟁이어야 한다. 경쟁자를 불리하게 만들면서 자신의 세력권을 확대하려는 지배자들 간의 경쟁에서 우리는 누구 편도 들어서는 안 된다. 실제 힘을 만들기 위해 그와 더불어 노동자 운동이 실제로 국제적인 연대의 힘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경험과 역량을 키워갈 필요가 있다. 지배계급이 군사동맹을 추진하며 전쟁 위기를 고조시킨다면, 노동자계급은 국경을 넘어 ‘노동자계급끼리’ 손잡고 전쟁 반대 동맹을 추진해야 한다. 전쟁 위기를 부추기는 제국주의 열강 내부에서부터 체제 균열을 일으킬 수 있는 노동자계급의 저항을 조직하는 게 관건이기 때문이다. 아사히비정규직지회의 경우, 한국에서 한창 ‘반일’ 분위기가 고조되던 상황에서 아사히 본사를 겨냥한 일본 원정 투쟁에 나선 바 있다. 이는 ‘일본 놈들 때려잡자’는 식의 민족주의적 행동이 아니라 이 투쟁을 지지하는 일본 노동자와 한국 노동자가 함께 손잡고 자본가에 맞서 시위를 벌이는 국제적, 계급적 연대였다. 또한 그렇게 연대했던 일본 노동자들이 반전 투쟁을 요구로 내걸고 실제로 그런 활동을 조직하는 모습이 아사히 동지들에게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우리 운동에서 이런 경험은 아직 미약하다. 그러나 노동자 운동이 ‘우리 민족끼리’나 ‘척양척왜’ 같은 협소한 민족주의 전망을 넘어 제국주의 경쟁체제를 근본적으로 뒤엎을 수 있는 노동자계급 국제연대의 가능성을 분명하게 보여준 사례다. 그 가능성을 증폭시키는 데에서 승리의 전망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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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여성뉴스 브리핑] 모로코 지진 이후 아동·청소년 여성, 성폭력에 노출되고 월경과 출산 안전 문제도 심각1. 모로코 지진 이후 아동·청소년 여성, 성폭력에 노출되고 월경과 출산 안전 문제도 심각 최근 규모 6.8의 강진으로 3천 명 가까이 숨진 모로코에서 아동·청소년 여성들이 가족과 집을 잃은 고통뿐 아니라 여성으로서 겪는 이중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일부 남성들은 지진 지역에서 성폭력, 인신매매를 통한 강제 결혼을 비롯한 성착취를 자행하고 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지진 지역의 아동·청소년 여성을 대상으로 성착취를 조장하는 온라인 게시물이 급증했다. 모로코의 성평등 단체 활동가 벤슬리마네는 “젠더 기반 폭력과 착취의 위험성은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며, “재난 구호에서 성인지적 접근 방식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유엔개발계획에 따르면 여성과 소녀가 재해로 사망할 확률은 남성보다 14배 더 높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성착취 온라인 게시물로 체포된 사람은 1명뿐이다. 이전에도 가난한 지역 여성들은 월경에 필요한 용품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씻기도 힘든 상황이다. 여성교육센터 활동가 노라 피츠제럴드는 “지진이 발생했다고 여성의 월경이 멈추지는 않는다”며 “이전에는 일회용 생리대 대신 재사용 천을 사용했지만, 그래도 최소한 사생활을 보호하고 위생 상태를 유지할 수는 있었다. 이제는 씻을 곳도 없다”고 상황을 전했다. 또한 피츠제럴드 활동가는 “아기는 태어나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라며 현지 상황을 설명한다. 유엔인구기금(UNFPA)에 따르면 최소 4,100명의 임산부가 지진 피해를 보았으며 의료서비스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홍수 재난을 당한 리비아에서도 비슷하다. 현지에서는 특히 여성과 소녀, 이주민들의 피해가 큰데 이재민 4만5천여 명 중 임산부는 2만 명으로, 의료적 지원이 긴급한 상태다. 유엔여성기구조차 이렇게 말한다. “기후위기는 결코 성중립적이지 않다.” <참조 기사> https://www.aljazeera.com/news/2023/9/18/moroccan-girls-face-threat-of-sexual-assault-forced-marriage-after-quake https://www.npr.org/2023/09/19/1200291487/survivors-of-libyas-floods-include-20-000-pregnant-women-who-need-health-care 2. 미국 최저임금 노동자의 3분의 2는 여성 미국 국립여성법률센터의 새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최저임금으로 저평가된 직종에서 일하는 사람이 2,100만 명에 달하며 이 중 약 3분의 2가 여성인 것으로 드러났다. 시간당 15달러 이하의 최저임금을 받는 직업은 패스트푸드점 직원, 레스토랑 서빙과 바텐더, 보육원 직원, 유치원 교사, 호텔 노동자, 개인 및 가정보건보조원, 식료품 계산원 등이 포함된다. (현재 20개 주의 최저임금은 시간당 7.25달러로 유지되고 있다.) 또한 최저임금 일자리에서 일하는 여성의 약 38%가 빈곤층 또는 빈곤층에 가까운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저임금 노동자 중 유색인종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 노동력에서 차지하는 비율보다 최대 2배나 높았다. 여기에 모성 불이익(motherhood penalty; 아이가 있는 여성이 노동시장에서 임금 불이익을 겪는다는 뜻)과 자녀를 둔 여성이 가족을 돌보기 어렵게 만드는 제도적 장벽까지 더해지면, 정규직으로 일한다고 해서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예를 들면, 아이를 키우고 있는 매튜스는 병원 환자가 의사 진료를 받기 전 혈압, 체온 등을 재는 의료보조원 자격증을 따고 시급 25달러의 정규직 일자리를 제안받았다. 그러나 거주 지역에서 저렴한 보육 서비스를 찾을 수 없어 결국 파트타임으로 일해야 했다. 지금 그는 건설회사 행정보조원으로 시급 16달러를 받지만, 노동시간이 일정치 않다 보니 아이를 키우는 데 계속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고서의 공동 저자이자 국립여성법률센터 연구원인 보그트만은 “자녀를 둔 여성 노동자가 돌봄으로 인해 고임금 직장에서 주당 40시간 또는 50시간을 일할 수 없을 때 시간제 일자리로 밀려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문제는 최저임금에 가까운 임금을 지급하는 일자리는 유급 병가나 가족 휴가 등의 혜택이 부족하고 노동시간이 불안정하여 돌봄에 대한 국가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참조 기사> https://www.forbes.com/sites/hollycorbett/2023/08/30/labor-day-2023-how-paying-a-living-wage-can-contribute-to-gdp-growth/?sh=7124774710b0 3. 고용평등상담실마저 운영 폐지하겠다는 정부 23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고용노동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4년 예산안에서 ‘고용평등상담실 운영’ 예산을 ‘고용평등상담지원’ 예산으로 바꾼 뒤 올해 12억1,500만 원이던 예산을 내년 5억5,100만 원으로 54.7% 삭감한 것으로 밝혀졌다. 노동부는 민간 고용평등상담실을 지원하는 대신 전국 8개 고용노동부 지청이나 본부 등에서 담당자 1인을 채용하여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고용평등상담실은 고용노동부가 예산을 지원하고 성차별, 직장 내 성희롱, 모성보호 및 일가정 양립 등에 관한 상담을 담당하는 민간 여성노동상담시설이다.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라 노동부는 상담을 운영하는 민간단체에 예산을 지원하여 사업을 진행했다. 고용평등상담실은 2000년부터 전국 19개가 운영되고 있으나, 고용노동부는 최저임금을 맞출 수 없는 초저예산만을 지급하며, 인건비가 아니라 운영비를 지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해 왔다. 그러면서도 노동부는 여성 노동자들의 권리구제 창구로 고용평등상담실을 적극 홍보·활용해 왔다. <참조 기사>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309221402001 4. “진짜사장이 책임져라!” 콜센터 상담사들 첫 총파업 금융권 콜센터 상담 노동자들이 차별철폐와 직접고용을 주장하며 처음으로 총파업에 나선다. 공공운수노조 대전지역일반지부 소속 콜센터 노동자들은 2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청인 은행·금융사들은 콜센터 상담사들을 직접고용하라”고 촉구했다. 지부 국민은행콜센터지회·하나은행콜센터지회·현대씨앤알콜센터지회·현대하이카손해사정콜센터지회 소속 1천여 명의 조합원들은 내달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노동자들은 △근무조건 상향 △성과급 지급 △원청의 직접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여성 집중ㆍ저임금ㆍ비정규직’ 노동의 대표 사업장으로 손꼽히는 콜센터는 원하청 착취 구조가 또렷하게 나타나는 사업장이다. 대기업 원청이 하청업체 두세 곳을 경쟁시켜 상담사들의 노동력을 최대치로 뽑아낸다. 취업이 마땅치 않은 경력 단절 여성이 콜센터로 유입되기에, 기업들도 노동환경 개선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 콜센터 노동자는 약 50만 명으로 이 가운데 77%가 비정규직이다. <참조 기사>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092115000003502?did=NA 5. 브라질 대법원, 임신중지 비범죄화 투표 실시 브라질 대법원이 임신중지 비범죄화 여부에 대한 재판을 시작했다. 대법원장은 비범죄화에 찬성표를 던진 상태며 법관 한 명이 화상투표 대신 직접투표를 실시하자고 요구해 최종 표결은 차후 치러질 예정이다. 현재 브라질에서는 82년 전에 만들어진 법에 따라 임신중지는 강간, 산모의 생명에 대한 위험, 태아의 무뇌증 등 세 가지 경우에만 허용된다. 대법원이 이번 투표에서 찬성 판결을 하면 브라질에서 임신중지는 12주까지 비범죄화된다. 이는 최근 멕시코 대법원의 임신중지 비범죄화 판결 등 라틴 아메리카 나라들의 흐름에 따른 것이다. Global Doctors for Choice Brasil 소속인 크리스티앙 페르난도 로사스는 “임신중지의 금지는 ‘우리는 여성의 권리에 반대한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의사인 크로넴버거 산토스는 집에서 임신중지를 시도한 여성들이 병원에 왔을 때는 이미 출혈이 있고 감염된 상태인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로사스 박사는 “안타깝게도 브라질에서는 임신중지나 가족계획, 사후 피임약에 대한 문제만이 아니다. 공중보건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는 종교 근본주의자들의 강요가 문제”라며 “해결책은 간단하다. 임신중지를 원하지 않는 사람들은 헌법이 부여한 권리를 사용하지 않으면 된다”고 단호히 말했다. <참조 기사> https://www.bbc.com/news/world-latin-america-66881900 6. 게임업계 여성혐오 차별시정 인권위 권고에도 3년간 손 놓은 문체부 2020년 5월 인권위는 문화체육관광부에 게임업계 내 여성혐오·차별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이 실태조사 결과에 따라 해당 관행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문체부 산하 한국콘텐츠진흥원에는 게임콘텐츠 제작지원 사업의 업체 선정기준을 개선하는 등 여성혐오·차별적 관행 근절대책 마련을 권고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 같은 권고는 착수조차 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경향신문 취재 결과 드러났다. 문체부 관계자는 “게임 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 선정 기준에 ‘(종사자) 권익 보호 규정’ 항목을 넣고 지원 사업 참가 기준 체크리스트에 ‘혐오·차별로 인해 종사자의 권익 침해 및 불공정행위 지적·처분’을 작성하도록 했다”며 권고를 이행하려 노력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혐오나 차별을 겪은 노동자가 불이익을 우려해 피해 사실을 알리지 않으면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 해당 항목은 2021년부터 생겼지만, 단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다. 전국여성노조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이후 게임업계 내 여성 인권과 관련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가 부당한 대우를 받은 여성 노동자는 최소 14명에 달한다. 최근에도 한 여성 일러스트레이터가 과거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글을 SNS에 리트윗했다며 모바일게임 이용자들로부터 항의가 빗발치자, 제작사가 해당 일러스트레이터를 해고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같은 페미니즘 사상검증은 게임 이용자뿐만 아니라 일부 제작사들이 페미니즘 성향을 보인 여성 노동자들에 대한 적극적인 사전색출과 강제퇴출에 나서면서 현재까지도 비슷한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인권위 권고에도 정부가 손 놓고 있는 사이 노동자들은 법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예술인에게 불공정한 계약을 강요하거나 성별 등의 이유로 차별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예술인권리보장법’이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되었지만, 이 법은 문화예술노동자의 범주를 국가기관 종사자 등으로 협소하게 규정하고 있어 민간기업 피해 노동자들은 권리 보호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참조 기사> https://www.khan.co.kr/national/gender/article/202309182123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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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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