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변주현
2024년 12월 3일 윤석열의 불법 비상계엄 전후로 한국 노동자의 삶이 나뉘었다.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전 노동자 민중의 삶은 자본과 정부의 친자본 반동정책에 공격받으며 일부는 생존권 투쟁의 주먹을 쥐고, 일부는 내 코가 석 자인 상황에 고단해했다. 그런데 3일 밤 총을 든 군인이 헬기와 장갑차를 타고 국회에 나타났다. 항쟁이 시작됐다.
윤석열 일당의 내란범죄는 속속 드러나고 있다. 대통령과 장관, 국무총리 등 여당 주요 인사, 군대, 국정원, 방첩사, 경찰 등이 손발을 맞췄다. 실패한 비상계엄에 모든 세력이 다음 권력을 향해 앞다투어 움직이고 있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노래를 부르며 12월 7일 국회 앞에만 100만 인파가 모였다. 적은 수지만 노동자의 파업이 시작됐다. 전국에서 매일 윤석열을 처단하려는 분노의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
포고령 2호의 내용은 무엇이었을까
비상계엄이 지속되었다면 포고령 2호의 내용은 무엇이었을까. 12월 3일 ‘파업, 태업, 집회 금지’를 담은 포고령 1호에 이어 발표될 포고령 2호의 내용은 노조 해산, 단협 해지, 노조간부 구속이었을 것임을, 투쟁하는 노동자는 알고 있다. 포고령 2호가 내려지기 전 비상계엄은 해지되었지만, 윤석열은 아직도 대통령이다. 그리고 윤석열의 친자본 정책은 진행형이다. 보수우익세력은 여전히 살아있는 지배권력 실세다!
2024년에 맞았을 1979년 노동지옥
2024년 12월 3일 윤석열의 비상계엄이 해지되지 않았다면, 노동조합은 반국가세력으로 처단 대상이 되었을 것임이 자명하다. 민주노조는 하루아침에 1987년 노동자대투쟁 이전으로, 1979년 유신 시절의 무권리 상태로 추락했을 것이다. 단체협약은 해지되고, 노동조합 자체가 불법화되고, 자본은 이때다 싶어 근로기준법조차 지키지 않고 노동자를 노예처럼 쥐어짰을 것이다. 총자본은 윤석열이 내준 선물에 찬사를 보내며 온갖 반노동 조치를 쏟아내고 완벽한 노동지옥을 만들려 신나게 날뛰었을 것이다.
내란범, 지배권력 실세는 살아 있다
윤석열의 비상계엄 내란범죄는 야만적 폭거다. 그러나 비상계엄이 그동안 지배권력이 노동자 민중을 대하던 모습과 생판 다른 조치인가? 윤석열의 내란은 자본가계급의 무제한적 착취를 전면 관철하는 수단이 되었을 것이다. 비상계엄 후 민중의 분노가 폭발하는데도, 설문조사 결과는 윤석열 탄핵에 반대하는 여론이 무려 24%로 보수우익은 단단히 결집해있음을 드러낸다. 선출된 권력이건,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건, 보수우익은 여전히 살아있는 권력이다. 민주당도 다르지 않다. 친자본 반노동 정책을 윤석열과 손잡고 추진해놓고, 민주투사인 양 차기 권력을 향해 달리고, 똑같이 민영화와 외주화, 인력감축을 추진해왔으면서도 철도파업 현장을 찾는 등 대놓고 노동자의 손을 빌리려 한다.
노동자가 명운을 걸자
민주노조 건설 후 가장 비상한 정세를 마주한 노동자가 명운을 걸어야 한다. 비상계엄 폭거로 노동자 민중의 삶을 1979년으로 돌리려던 자본가계급의 반동성을 똑똑히 인식하자. 쇠퇴기 자본주의, 자본과 국가는 노동자 민중의 모든 권리를 빼앗아서라도 체제를 유지하고자 탐욕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국회가, 민주당이, 야당이 노동자 민중의 삶을 구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이미 민주당과 국힘이 번갈아 정권을 잡는 과정에서 증명되지 않았는가. 비상계엄이 드러낸 지배계급의 비상함, 그 이상으로 비상하고 비장한 노동자 투쟁이 절실하다.
후세와 대의를 위한 파업과 항쟁으로
12월 4일부터 청년과 청소년들이 마이크를 잡고 외쳤다. ‘사회가 위기에 빠졌을 때마다 노동자가 나서서 세상을 바꿔왔다. 민주노총 노동자들이 이번에도 싸워달라’고! ‘파업을 지지한다’고! 이 목소리가 말하듯 윤석열 퇴진을 내건 공공부문과 금속노조의 파업에 많은 노동자 민중이 환호했다. 노동자 투쟁을 확대할 때다.
경쟁과 입시에 허덕이고 비정규직, 최저임금, 실업에 시달리고, 빈약한 사회복지, 여성과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민이 차별에 시달리고, 늙어서도 폐지를 줍거나 존엄을 위해 자살을 택하고 있는 노동자 민중의 삶을 ‘민주’를 자임하는 정치인이나 윤석열을 포함해 자본가계급의 호위무사를 자처한 검·경·군·국정원, 사법부 등 자본가정부의 기구들이 바꿔주지 않는다. 그 사실을 가장 정확히 알고 있는 세력, 계급투쟁이라는 정의로 세상을 움직이는 세력, 청년과 미래세대를 위해 온전히 싸울 수 있는 유일한 세력은 노동자계급뿐이다. 민주노조 노동자가 앞장서서 윤석열을 확실히 몰아내고, 비상계엄을 도모한 모든 세력을 청산하자. 윤석열 없는 세상에 노동자 민중의 권리와 평등이 새로 움트도록 파업과 항쟁으로 끝까지 투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