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반도체산업특별법, 자본의 이윤을 위한 여·야·정의 과로사 확대시도를 단호히 분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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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반도체산업특별법, 자본의 이윤을 위한 여·야·정의 과로사 확대시도를 단호히 분쇄하자!

 

비상계엄 이후 극심한 혼란에도, 자본가들은 친자본 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주문해왔다. 그 핵심이 반도체특별법이다. 특히 이들은 대만 반도체기업 ‘TSMC가 주 70시간 이상 일한다’며 노동시간 규제완화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자본가들의 선동은 기본적 사실관계도 왜곡한다. 대만 노동법 역시 한국처럼 '주 40시간 노동'을 기본으로, 연장노동은 1주 12시간을 넘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반도체 자본가들이 찬양하는 ‘TSMC 70시간 노동’의 실체는 TSMC의 노동법 위반일 뿐이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TSMC는 28건의 노동법 위반으로 처벌받았으며, 그 중 26건이 노동시간 규제위반이었다.

 

자본의 요구에 따라, 반도체산업 연구개발직 노동자들에게 주 52시간 노동상한제 적용을 제외하는 '반도체특별법' 입법을 위해 정부와 보수양당이 한 몸처럼 움직이고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윤석열에 대한 태도를 두고 대립할 지라도, 자본의 이윤 확대를 위해 노동착취 강화를 골몰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하등 다르지 않다.


특히, 민주당과 이재명은 무제한 노동의 길을 여는 반도체특별법 입법 가능성을 확대했다. 2월 3일, 민주당 주최 반도체특별법 토론회에서 이재명은 "특정 산업의 연구개발 분야 고소득 전문가들이 동의할 경우, 예외로 몰아서 일하게 해 주자는 게 왜 안 되냐 하니 할 말이 없더라"며 자본의 입장을 노골적으로 대변했다.


이는 2년 전 윤석열 정권이 주 69시간 근로시간 상한제 개편안을 발표했을 당시, 윤석열이 구사한 논리와 정확히 일치한다.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는 당시 윤석열의 주장과, 이재명의 주장은 과연 무엇이 다른가?

 

반도체 산업 무제한 노동착취 시도에 대한 노동자 민중의 비판이 커지자, 민주당은 슬그머니 ‘52시간 적용 제외 문제를 별도로 논의하자’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러나 이는 철저한 기만이다. 노동자 민중의 분노에 직면한 민주당은 ‘특별연장근로에 관한 고용노동부 장관 고시’ 개악으로 반도체 산업 노동시간을 연장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는 재해·재난 상황에나 가능하던 ‘특별연장근로제도’를 노동시간 연장 수단으로 양성화하며, 2017년 15건에 지나지 않던 인가건수를 2022년 9,119건으로 600배 이상 폭증시켰다. 이런 민주당 답게, 반도체특별법에 대해서도 같은 시도로 노동자 민중을 기만하는 것이다.

 

이재명과 민주당은 반도체특별법이 '고소득 연구개발직'에 한정한 조치일 뿐이라며 법안 추진을 정당화했지만, 특정 산업 노동시간 연장은 전체 산업 노동시간 연장의 시작이다. 실제로 2월 6일 조선산업 자본가들은 "조선산업 육성을 위해" 첨단 선박기술 연구개발 인력에 한한 '주 52시간 상한제 적용제외'를 국회에 요청했다. 이런 식이라면 IT/게임업계를 비롯한 전 산업에서 노동시간 규제를 무력화하는 특별법 제정 요구가 빗발칠 것이다.

 

반도체산업 자본가들과 정부, 보수양당은 이구동성으로 ‘주 52시간만으로 업무 성과를 달성할 수 없다’고 한다. 이들의 말에 일말의 진실이 있다면, 더 많은 노동자를 충원하면 될 일이다. 이윤을 위해 법률이 정한 노동시간 한도마저 무력화려는 시도를 단호한 투쟁으로 철폐하자. 노동자는 어차피 소모품에 지나지 않으니 최대한 쥐어짜야한다는 발상을 투쟁으로 박살내자. 역으로 반도체 노동자들의 국제적 단결을 통해 TSMC의 초과착취를 분쇄하고, 베트남으로 외주화된 삼성반도체의 위험하고 유해한 환경을 바꿔내자. 

 

광장에서 윤석열 퇴진을 외쳤던 노동자 민중은 일터의 민주화 또한 간절히 바라고 있다. 노동자의 건강권과 휴식권이 자본의 탐욕 때문에 훼손되지 않는 것이 곧 일터 민주화의 시작이라면, 반도체특별법 제정 움직임은 일터의 민주화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다.

 

노동시간 규제를 무력화하는 반도체특별법 입법 시도를 지금 당장 중단하라! 사회주의를향한전진은 노동자들의 건강권과 휴식권을 침해하는 온갖 노동시간 연장 공세에 반대하며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2025년 2월 7일
사회주의를향한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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