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계약직 15명에게 "수국 1만 주 심어라" 부당한 업무지시를 거부하며 투쟁하는 한국마사회지부 부경지회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의 투쟁

여성 계약직 15명에게 "수국 1만 주 심어라" 부당한 업무지시를 거부하며 투쟁하는 한국마사회지부 부경지회

  • 이용덕
  • 등록 2025.06.06 10:08
  • 조회수 461

최근 마사회는 계약직 여성 노동자들에게 수국 1만 주를 심으라고 했습니다. 노동자들은 거부했습니다. 기존의 노동강도와 업무 범위를 훨씬 뛰어넘는 작업이었습니다. 조경사업법에 등록한 전문 업체가 전문 장비를 투입해서 해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마사회와 마사회시설관리는 책임자 징계 운운하고 있습니다. 계약직 노동자들을 방어하고 위해 전체 조합원이 나서고 있습니다. 공공운수노조 한국마사회지부 부경지회 김재철 지회장의 발언을 원문 그대로 전합니다.

---

조합원 동지 여러분, 지금 우리는 더 이상 침묵할 수 없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마사회는 지난 3월 29일부터 약 한 달 동안 ‘경운작업’이라 부르며 토양 정비와 토목공사를 지시했습니다. 굴삭기 3대가 투입되고, 우리 조경부서 인력 대부분이 동원됐습니다. 그리고 5월에는 또다시, 수국 1만 주를 식재하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그것도 여성 계약직 조합원 15명에게 말입니다.

 

이 작업들, 누가 봐도 단순한 유지관리가 아닙니다. 공사입니다, 명백한 공사. 그런데 문제는, 이 모든 작업을 조경공사업 등록도 하지 않은 자회사를 통해 무리하게 밀어붙였다는 겁니다. 건설산업기본법 위반은 물론, 산업안전보건법과 근로기준법까지 모조리 무시한 불법입니다.

 

우리 노조는 5월 4일, 공식 공문으로 작업이 위법임을 통보하고 작업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혔습니다. 하지만 사측은 아무런 답변 없이 작업을 강행했습니다. 심지어 현장소장은 조합원들 앞에서 직접 작업을 지시했고, 우리 노조 대표가 작업중지를 명령했음에도 이를 묵살했습니다.

 

이건 단순한 작업 지시가 아닙니다. 조합의 단체행동권을 짓밟고, 작업중지권을 무시하는 명백한 부당노동행위입니다. 그런데도 사측은 지금, 정당한 작업 거부를 문제 삼아 징계와 계약해지를 운운하고 있습니다.

 

동지 여러분, 우리는 단언합니다. 노동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그 어떤 징계도, 단 한 명에 대한 부당한 불이익도 결코 좌시하지 않겠습니다.

 

지금 마사회는 모든 책임을 자회사에 떠넘기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수억 원이 투입된 대규모 조경공사를 과연 자회사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었겠습니까? 원청 담당자가 현장에 직접 내려와 작업을 지시한 사실이 그 증거입니다. 이건 묵인이 아니라, 직접적인 개입이고 공모입니다.

 

하지만 본사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책임 있는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이 무책임, 이 침묵이야말로 현장 노동자들을 모욕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요구는 명확합니다.

첫째, 마사회는 이번 무등록 조경공사 지시의 전말을 밝혀야 합니다.

둘째, 작업을 거부한 조합원들에 대한 징계나 불이익을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셋째, 비정규직, 특히 여성 노동자에게 위험하고 과중한 업무를 떠넘기는 구조를 즉시 바꿔야 합니다.

 

동지 여러분, 우리는 이번 사안을 끝까지 추적할 것입니다. 법적 대응은 물론이고, 현장에서의 투쟁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과거에도 우리는 '표준응대매뉴얼'이라는 이름으로 여성 노동자의 인권을 짓밟으려는 시도를 막아냈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와 똑같은 착취가 다시 반복되고 있습니다.

 

업무는 늘어나고, 임금은 그대로이며, 책임은 가장 약한 이들에게 전가되고 있습니다. 이게 과연 공공기관이 해야 할 일입니까?

 

동지 여러분, 우리는 이 현장을 지켜야 합니다. 우리는 더 이상 시키는 대로만 일하지 않을 것입니다. 위법한 지시에는 불복종으로, 노동 탄압에는 단결로 맞설 것입니다.

 

한국마사회는 지금이라도 응답해야 합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더 크고 강한 투쟁으로 다시 이 자리에 설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투쟁!

 

2025년 6월 5일

공공운수노조 한국마사회지부 부경지회장 김재철

 

※결의대회 당일 한 계약직 조합원의 발언 또한 영상을 통해 전한다.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