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브리핑 2화] 세종호텔 2차교섭, 옵티칼 APEC 대응투쟁, MBC 고 오요안나 어머니 단식, 대구퀴어문화축제, 이주노동자대회, 발전비정규직 파업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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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투쟁

[투쟁브리핑 2화] 세종호텔 2차교섭, 옵티칼 APEC 대응투쟁, MBC 고 오요안나 어머니 단식, 대구퀴어문화축제, 이주노동자대회, 발전비정규직 파업 등

 

지난 2주간의 투쟁소식과 주요 발언을 전하는 스튜디오 알 투쟁브리핑입니다.

 

8월 13일(토)~9월 26일(금), 세종호텔 2차교섭, 기아차 화성공장 6차 연대선전전, 옵티칼 APEC 대응 선전전, MBC 고 오요안나 어머니의 단식투쟁과 교섭소식, 대구퀴어문화축제, 팔레스타인 50차 긴급행동, 이주노동자대회, 카라노조 후원 플리마켓, A학교 재판과 양육자의 지지 발언, 발전비정규직 파업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1. 세종호텔 2차교섭

 

스튜디오 알에서 이번에 일정이 안돼 함께하진 못했지만 매우 중요한 소식부터 전해드리겠습니다. 지난 9월 24일 세종호텔지부가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세종호텔 오세인 사장과 2차교섭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오세인 사장은 또 아무런 복직안을 들고나오지 않았고, 추석연휴 직전인 10월 1일에 다시 만나자고 했다고 합니다. 9월 30일 오늘로 고진수동지가 고공농성을 시작한지는 230일차입니다. 3차 교섭 투쟁 결의대회는 10월 1일 오후 2시반부터 진행되며, 오픈마이크 신청을 받고 있습니다.


한편 좋은 소식도 있었는데요. 세종대학교 총장과, 총학생회장 등이 세종호텔 해고노동자들에게 제기한 ‘업무방해금지 등 가처분’, 즉 노동조합의 집회와 시위를 금지해달라는 결정이 법원에서 기각됐습니다. 그리고 세종호텔의 실질적 주인인 주명건 세종대 명예이사장이 다가올 교육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오를 예정입니다.

 

2. 기아차 화성공장 6차 연대선전전

 

지난 5일, 기아차 화성 공장 하청업체 보광은 투쟁 중인 기아차비정규직지회 조합원 5명에 대해 해고와 출근정지라는 징계를 내렸습니다. 노동자들이 인원 부족 문제를 제기하고, 부당한 업무 지시를 거부하고, 일상적인 성희롱, 성추행과 같은 괴롭힘 피해를 고발하자, 징계를 통해 목소리를 틀어막으려고 하는 것인데요. 기아차 화성공장 청소노동자와, 연대하는 노동자들은 함께 징계시도를 규탄하기 위해 지난 9월 15일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고, 9월 17일에는 6차 연대선전전을 진행했습니다. 자본의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투쟁의 의지를 높이고 있는 투쟁 당사자 김경숙 동지의 발언을 들어보겠습니다.

 

기아 자동차 화성 공장 비정규직 청소 노동자 김경숙입니다.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며 가열차게 투쟁했던 그 시점으로부터 긴 시간이 흐른 지금, 화성 공장 내에는 식당, 청소, 경비 노동자들만이 배제된 채 정규직화가 진행되었습니다. 생산에 연계가 아닌 총무성 업체라는 이유로 남겨진 이 노동자들에게는 그 투쟁에 참여했던 희망과 꿈이 짓밟힌 채 기아차 공장 현장 곳곳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그래도 좀 더 나은 세상이 오리라는 믿음으로 참고 견뎌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간절히 원했던 비정규직 철폐를 외친 그 투쟁 전보다 못한 열악함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기아는 도급비를 주며 바지사장을 앉혀 놓고 마치 고객사인 척 위장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원청인 협력업체를 관리하고 있는 협력지원팀이 있습니다. 그들은 비정규직 지회를 매일같이 드나들며 업체들에게 보고받고 지시를 합니다. 그들의 협조와 지원 없이는 비정규직 조합은 차 한 대도 기아 내에 운행조차 못하고 사무실 하나 얻기 힘이 듭니다. 업체는 마음에 들지 않게 관리를 하면 업체의 이름만 바꿔 바지사장을 잘라내는 실질적 주체입니다. 이번 기아 원청 노동자와 연루된 비정규직 여성 청소 노동자 성희롱 사건을 맡아 처리하던 것 역시 원청 협력지원팀이었습니다. 물론 아무렇게나 내던져진 결론으로 성적 피해자에게 고통만을 안겨준 주체였습니다.

 

업체 바지사장이 벌이는 노동 탄압과 부당 노동행위를 방관하고 노노갈등으로 몰아 정당한 대책을 요구하는 5명의 투쟁 노동자들 중 2명은 해고, 나머지 3명은 출근정지 90, 60, 30일을 때리는 징계의 칼날을 목에 들이대게 만들었던 주체, 식당 노동자들에게 고통이 될 이원화를 허락한 주체, 이 모두가 기아 원청입니다. 반드시 이 모든 일에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다가오는 10월 1일에는 기아차 화성공장 청소노동자 7차 연대선전전과 결의대회를 위한 연대버스가 조직되고 있습니다. 시간 되는 동지들은 함께 목소리 내주시면 좋겠습니다.

 

3. 옵티칼 APEC 대응 선전전

 

다음 소식입니다. 지난 9월 16일, 2025 아시아 태평양경제협력체, Apec 보건/경제인 고위급 회의가 신라호텔에서 열렸습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모회사인 니토덴코의 모국인 일본을 포함해 세계 각국에서 참여하는 이 자리에서, 이른바 국제사회의 규범이랍시고 만들어 놓은 OECD 인권 가이드라인이란 것을 니토덴코가 하나도 지키지 않고, 일방적 자본철수와 함께 노동자들을 정리해고 했다는 사실, 즉 외투 먹튀자본이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와, 연대하는 노동자들이 함께 신라호텔 앞을 찾았습니다. 당일 옵티칼하이테크의 만행을 폭로한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정나영 동지의 발언을 청해듣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노동자입니다. 저희 공장은 세계적인 일본기업 니토덴코의 계열사였습니다. 그러나 화재 이후 일본기업 니토는 책임은 회피하고 노동자들은 내팽겨쳤습니다. 니토덴코는 한국공장에서 수많은 노동자의 삶을 짓밟고 떠나버렸습니다. 노동자들은 거리로, 농성장으로 내몰렸습니다. 여성노동자들은 불타버린 공장 굴뚝 위에서 600일을 넘게 고공농성을 하며 삶과 권리를 외쳤습니다. 그 처절한 투쟁 끝에 마침내 정부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약속은 아직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고공에서 내려온 노동자들에게는 여전히 아무런 변화가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정부의 약속은 실행되지 않는다면 또 다른 기만일 뿐입니다. 오늘 우리는 APEC 정상회의 기간 세계의 이목이 쏠린 이 자리에서 묻습니다. 글로벌 기업들이 마음대로 철수하고 노동자들을 길거리로 내몰아도 괜찮습니까? 경제협력이란 이름 아래 노동자 인권은 이렇게 무시당해도 됩니까? 한국 정부는 약속을 즉각 이행해야 합니다. 일본 니토덴코와 같은 먹튀 자본의 책임을 묻고 해고된 노동자들의 고용과 생존을 보장해야 합니다. APEC 정상들에게 호소합니다. 경제협력의 진정한 의미는 자본의 자유가 아니라 노동자들의 권리와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데 있습니다. 끝으로 구호하고 마치겠습니다. “600일 고공농성 정부약속 즉각 이행하라!” “먹튀자본 니토덴코는 책임을 져라!”

 

4. MBC 고 오요안나 어머니의 단식투쟁과 교섭소식

 

다음 소식입니다. 지난번 고 오요안나 기상캐스터의 모친께서 고인의 죽음에 대한 사과, 그리고 무늬만 프리랜서인 기상캐스터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MBC 본사 앞에서 농성을 시작했다는 소식을 전해드렸었는데요. 지난 9월 25일, 2차 교섭 자리에서 MBC는 유족 측이 기상캐스터 정규직 전환 요구를 철회하지 않으면 사과나 보상 등 어떠한 요구에 대해서도 협상할 수 없다며 교섭을 거부했습니다. 이를 규탄하기 위한 긴급 기자회견이 MBC 앞 농성장 앞에서 진행됐고, 기자회견 후에는 정의로운 MBC 만들기 특별전이 진행됐는데요. 특별전에선 비정규직 백화점 MBC를 상징하는 전시물과 함께, 방송국 내 발생한 갑질 사례, 방송자본에 맞선 투쟁의 역사 등을 알리는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습니다. 끝까지 사용자의 책임을 회피하는 방송자본 MBC를 비판하는 김유경 동지의 발언을 들어보겠습니다.

 

유족측 교섭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김유경 노무사입니다. 농성장 오면서 어떤 표현이 적절할지를 좀 고민해 보았습니다.

 

교섭 결렬이라는 말이 과연 적절한가?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교섭이라 함은 교섭의 양 당사자가 각자의 입장에 대해서 고민하고, 그리고 이견이 있으면 좁혀나가고, 그리고 결론적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결렬이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그런데 이 교섭이 과연 결렬된 것이 맞는가? 적절한 표현이 아니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우리 보도자료에서 뿌린 것처럼 이것은 교섭 거부이자, 그리고 또다시 유족 측을 기만한 행위라고 볼 수밖에 없는 충격적인 사안이라고 생각됩니다. 경과 보고라는 말이 굉장히 부끄러울 정도로 두 차례의 교섭에서 MBC가 보여준 것은 사실 아무것도 없습니다. 진정성 있는 자세라든가 태도라든가 아니면 이 문제를 해결할 어떤 책임 있는 태도를 전혀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단히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어머님 단식이 12일 차였던 지난주 금요일에 1차 교섭이 있었습니다. 어렵게 마련된 자리였고 우리가 여태까지 구호를 통해서 외쳤던 요구안들을 상세히 설명하고 사측의 입장을 물었습니다. 당연히 처음 교섭이었기 때문에 사측이 아무런 입장을 갖고 오지 않았고 다만 우리의 핵심 요구인 기상캐스터 정규직화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는 정도를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어머님의 단식이 더 이상 길어지면 안 되고 하루하루 목숨을 걸고 단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2차 교섭을 빨리 잡아야 한다는 필요성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제 단식 17일 차였던 어제 2차 교섭을 했습니다. 우리는 임원회의를 통해서 뭔가 사측이 입장을 정리해온다는 말을 믿었고 최소한의 책임 있는 답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사측이 한 40여 분간 빙빙 돌려서 핵심과 전혀 닿아 있지 않은 얘기들을 하더니 갑자기 지나가는 말처럼 기상캐스터 정규직화라는 우리의 핵심 요구안을 철회하지 않으면 나머지 조건들에 대해서는 협상의 여지가 전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귀를 의심했습니다. 이게 무슨 얘기입니까? 이렇게 중요한 얘기를 마치 지나가는 말처럼 농담처럼 하는 것도 분노스럽지만, 그에 대해서 왜 사측이 받아들일 수 없는지에 대한 설명조차 없었습니다. 우리가 어제 확인한 것은 그것뿐이었습니다.

 

MBC가 처음부터 이 문제에 대해서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전혀 질 마음이 없다는 것. 그리고 이 죽음의 이유가 무엇이고 이 사태의 본질이 무엇인지 여전히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왜 기상캐스터 정규직화를 요구합니까? MBC에서 한 노동자가 일하다가 사망했습니다. 그런데 그에 대해서 아무도 책임을 지고 있지 않습니다. MBC가 자체적으로 꾸린 진상조사와 특별근로감독 결과, ‘근로자가 아니다’라는 두 가지 결과를 가지고 교섭 내내 우선 근로자가 맞는지 아닌지부터 따지고 시작하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자체 진상조사 결과에 대해서 팩트를 어느 정도까지 알고 있냐고 고인을 모욕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죽음의 원인이 과연 괴롭힘이 맞는지 되묻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교섭 요구를 위해 수없이 참아왔습니다. 너희가 지난 15일 추모제 때 스스로 발표했듯이 기상캐스터 정규직화 하겠다고 했으면 그 지점부터 이 문제를 풀어나가자고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제시했지만, 결국 돌아온 답은 거부였습니다.

 

더 이상 보고 드릴 얘기는 없습니다. 여기까지가 전부입니다. 원점에서부터 모든 것을 바로잡는 진상조사를 포함해 다시 투쟁을 시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오늘 기자회견 이후 더 많은 힘을 모아 투쟁을 이어나갈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여기 계신 모든 분들, 연대의 힘을 모아주시기를 요청드립니다. 이상입니다.

 

MBC 고 오요안나 기상캐스터 어머님의 단식 농성장은 평일에 출근, 점심, 퇴근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고, 추석 때에도 농성이 지속된다고 하니, 무늬만 프리랜서로 노동자의 권리를 인정받지 못하는 방송국 비정규직의 삶을 바꾸기 위한 이 투쟁에 함께하면 좋겠습니다.

 

5. 대구퀴어문화축제

 

다음 소식입니다. 9월 20일, 대구 중앙로에서 제 17회 대구퀴어문화축제가 열렸습니다. 성소수자 혐오세력은 시민의 통행권과 상인의 영업권을 침해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퀴어문화축제 집회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는데요. 하지만 ‘우리는 지(워지)지 않아’라는 이번 대구퀴어문화축제의 슬로건처럼, 혐오세력의 방해를 뚫고 다양한 단체들이 부스를 준비하고, 퀴어도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위해 목소리를 냈습니다.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달곰이지부에서는 직접 제작한 ‘성소수자와의 연대를 위한 앨라이 설명서’ 그리고 민주노총에서 제작한 ‘노동자 권리찾기 수첩’을 함께 배포했습니다. 이날도 차별을 선동하는 혐오세력들이 있었는데요. 성서공단지역지회 태경산업현장위원회와 함께 매주 일요일 노조퀴어혐오세력에 맞서 투쟁하고 계신 동지들은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이날 달곰이지부 소속 넴 동지가 퀴어문화축제에서 하셨던 발언을 함께 청해듣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달곰이지부 소속 nem입니다. 저는 지난주 228공원 앞을 지나가다가 피켓팅 중인 사람들을 봤습니다. 그들은 종교단체에서 나왔으며 대구에서 퀴어축제가 열려서는 안 된다며 이런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습니다. 동성애는 죄악이며 그들은 약자가 아니라서 계란을 한 바구니에 넣어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여기에 계신 분들은 이게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시나요? 저는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주식 투자에 쓰이는 문구가 왜 퀴퍼 반대 시위에서 사용되고 있는 걸까. 그리고 왜 성소수자는 약자의 바구니에 들어가면 안 되는 걸까.

 

그들의 바구니엔 이런 사람이 적혀 있었습니다. 어린이, 여성, 장애인, 노동자, 이주민. 이 바구니에 성소수자는 들어갈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물어봤습니다. 혹시 들고 있는 피켓 문구가 무슨 의미입니까? 그러자 그들이 대답했습니다. 동성애하세요? 저는 대답했습니다. 그게 제 질문과 관련 있나요? 그러자 그들은 저에게 피켓에 적은 문구를 설명해주지 않고 동성애 하시냐고만 계속 물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들이 원하는 대답을 들려줬습니다.

 

저 매주 일요일 아침마다 교회에 가는 사람입니다. 제 대답을 들으시더니 저에게 제가 가는 교회가 사이비거나 제대로 된 가르침을 받지 못했다며 비웃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그들은 자신들이 들고 있는 피켓에 대한 설명은 하지 못했습니다.

 

혹시 차별주의자세요? 차별 뭐 그런 거 하세요? 그거 나쁜데. 그런데 왜 저 바구니에 성소수자는 들어갈 수 없는 건가요? 저런 약자들과 연대하는 분들 중 성소수자가 종교단체에서 오신 분들보다 더 많던데 그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제 질문에 그분들은 참견하지 말고 갈 길 가라며 저를 쫓아냈습니다. 어디선가 많이 들은 말이더라구요. 참견하지 말고 갈 길 가라는 말. 제가 매주 하는 얘기입니다.

 

저는 매주 월요일 아침이면 교회에 갑니다. 하느님이나 예수님을 믿어서가 아니라 교회에 다니는 사람을 보기 위해서요. 아마 아시는 분들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대구에는 유명한 교회가 한 곳 있습니다. 몇 달 전 미니 퀴퍼가 열렸던 곳이기도 합니다. 교회의 장로는 성서공단에 있는 태경산업이라는 공장의 사장입니다.

 

태경산업은 성서공단에 위치한 사업장으로 노조가 생기기 전에는 환기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작업장에서 여름에 시원한 물, 겨울에는 따뜻한 물조차 마시지 못하고 일해야 했습니다. 땀으로 젖은 속옷을 몇 번이나 갈아입으며 하루 종일 고무 타는 냄새를 맡으면서 일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 열악한 환경이 노조가 생기자 겨울에 따뜻한 물을 마실 수 있게 되었으며 앉아서 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교회 장로이자 사장은 모든 노동자에게 지급해야 할 기타수당을 자신이 장로로 있는 교회에 나오는 비조합원인 직원에게만 지급하고 노동조합에 가입한 이주 노동자는 계약 갱신을 해주지 않겠다고 협박하며 노조 탄압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교회에 나오는 횟수에 따라 기타수당을 지급했습니다.

 

직원들에게 문자로 교회에 출석하라고 강요하며 노조에 가입한 직원의 자리 위에 CCTV를 설치하는 등의 행태를 저질렀습니다. 노조파괴자 심상수를 고용해서 대리인으로 내세워 일방적인 단협 해지와 노동자 탄압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노동자 탄압을 왜 지금 얘기하냐 싶을 겁니다.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이후의 상황입니다. 영세사업장의 투쟁이었기에 소식을 들은 분들이 연대하러 찾아왔습니다. 연대하러 온 동지 중 언제나 그랬듯이 아주 당연하게도 무지개가 들어간 깃발을 들고 온 분도 계셨습니다. 그러자 교회와 사장은 집회금지가처분 신청을 하면서 이런 문구를 넣었습니다.

 

무지개 깃발 부대. 교회에 동성애를 찬동하는 무지개 깃발을 휘두르며 교인들을 두려움에 빠트리고 위협하는 무지개 깃발 부대라고 했습니다. 교회에 무지개 깃발을 가져온 건 교회 및 교인에 대한 모욕이자 교회와 그 구성원을 조롱하는 행위이고 신도들의 종교적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했습니다. 들으시는 분들도 어이없을 겁니다. 그런데 저는 매주 비슷한 얘기를 듣습니다. 감히 신성한 교회에 불순한 물건을 가지고 온다고요. 그 불순한 물건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바로 무지개가 들어간 물건입니다. 약자와 연대하는 성소수자 동지들이 연대의 의미로 나눠준 물건들이었습니다. 우리가 이곳에 존재했다는 의미를 담은 물건이기도 했습니다.

 

그걸 보고 불순하다고 했습니다. 성소수자를 차별하기 위해 노동자를 언급하고, 노동자를 탄압하기 위해 성소수자를 이용하고, 정말 가지가지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그렇기에 오늘 모이신 분들께 부탁 하나 하고자 자리에 섰습니다. 대구에 오신 김에 혹시라도 시간이 되신다면 내일 오전 11시 대구 성당못 맞은편에 집회가 있습니다. 몇 달 전 미니 퀴퍼가 열렸던 바로 그곳입니다. 거기에서 감히 신성한 교회에 그런 물건을 들고 오냐고 했던 분들에게, 노동자와 성소수자는 함께할 수 없다고 한 분들에게, 우리가 함께라는 걸. 너희들의 인정이 없더라도 우리는 예전부터 함께였고 연대해왔다는 걸 보여주십사 부탁드립니다. 더운 날 긴 얘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올해에는 특히 다양한 지역에서 퀴어문화축제가 열립니다. 광주에서는 3년 만에 퀴어문화축제가 다시 열린다고 하는데요. 이번 광주퀴어문화축제의 후원 답례품 중 하나인 무지개 화염병은 억압과 불의에 맞서 싸운 1980년 광주시민의 상징이자, 평범한 사람들이 가질 수 있었던 마지막 불꽃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성소수자 차별 뿐만 아니라 여성, 장애인, 이주노동자, 노인 등 모든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최소한의 안전망인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가슴에 무지개 불꽃을 품고 함께 투쟁해갑시다.

 

6. 팔레스타인 50차 긴급행동

 

다음 소식입니다. 지난 9월 20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집단학살 중단과 식민점령 종식을 요구하는 한국시민사회 50차 긴급행동이 진행됐습니다. 이날도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뎡야핑 동지가 지난 2주간의 팔레스타인 정세를 정리해 발언해주셨는데요. 발언의 제목은 “신이라고 과연 이들을 구원하실 수 있을까” – 외면하는 ‘윤리’’입니다. 발언 함께 듣겠습니다.

 

이스라엘이 카타르를 침공해서 수도 도하에 있던 하마스 휴전 협상단을 암살하려다 실패했습니다. 앞서 미국은 최후 통첩이라면서 이스라엘 포로를 전부 석방하고 60일간의 일시 휴전을 받아들이라고 휴전 제안을 빙자한 협박문을 보냈습니다. 팔레스타인 전체 저항 운동의 위임을 받아 휴전 협상에 임해온 하마스 대표단은 이것을 논의 중이었습니다. 미국이 대표단을 한데 모으자 이스라엘이 공격한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이번 암살 시도는 실패했지만 카타르 시민을 포함해 암살 대상자 외의 사람들을 살해했습니다. 그리고 휴전으로라도 집단학살을 끝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온 그 전망을 암살하는 데는 성공한 것 같습니다.

 

카타르는 집단학살 초반부터 미국과 이집트와 함께 휴전 중재를 해온 국가이고 중동에 가장 큰 미군기지를 유치한 미국의 동맹국입니다. 그래서 미국은 사전에 몰랐다고 선을 긋는 동시에, 알긴 알았고 카타르에 대비하라고 알려주기도 했지만 공격을 막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고 모순되는 공식 입장을 내놨습니다. 국제 지명수배범 네타냐후 총리도 황급히 독단적으로 취한 조치라고 발표했습니다. 이스라엘의 폭격기가 요르단과 사우디 영공을 지나서 카타르에 도착했고, 카타르 상공에는 미국과 영국 비행기가 이스라엘 폭격기가 떠있던 그 시간에 같이 떠 있었습니다. 미국이 오케이 사인을 주지 않는 이상 이스라엘이 감행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이웃 국가들은 일단 말로는 일제히 반발했습니다. 원래 예정돼 있었던 아랍-이슬람 정상회담에서 이스라엘을 거세게 비판은 했지만 아직까지도 말뿐이었습니다. 어떤 제재도 행동도 취할 계획이 없었습니다. 앞서 터키는 이스라엘에 전면 제재를 가한다고 발표했지만 여전히 교역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터키와 이집트에도 하마스 정치인들이 있기 때문에 카타르처럼 주권 침해를 당하면 가만있지 않겠다고 말만 크게 하고 있습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국가들만 문제가 아닙니다. 현재 유엔 회기 중이지만 역할을 요구하지 않을 수 없고, 뭘 기대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합니다. 어제 미국은 여섯 번째로 유엔 안보리 휴전 촉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미국 스스로가 집단학살의 공동 가해 국가입니다. 범죄국가 당사자가 판사와 중립적 역할까지 다 맡고 있으니 기대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규탄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미국은 향후 2, 3년 동안 이스라엘에 지원할 60억 달러 규모, 우리 돈으로 8조 4천억 원에 달하는 무기 패키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10월 7일에 가자지구로 포로로 붙잡혀가던 이스라엘 민간인을 폭격해 불태워 죽였던 아파치 헬기 30대 등을 보낼 예정이라고 합니다. 미국에 무기가 없다면 이스라엘은 자국민도 죽일 수 없었고 집단학살을 계속할 수도 없습니다.

 

이스라엘이 해외에서 팔레스타인 독립운동 세력이나 과학자 같은 민간인을 암살해온 역사는 깁니다. 이란에서만이 아니고 유럽에서도 그랬습니다. 지금은 중동 어디든지 공격할 것이라고 노골적으로 밝혔습니다. 이미 예멘을 계속 공격하고 있습니다.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예멘 기자 32명을 학살했습니다. 가자지구로 향하는 구호선단이 정박해 있던 튀니지도 폭격했고, 레바논과 시리아도 계속 공격하고 있습니다.

 

사진은 작년에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무선 호출기 3000여 대를 폭발시켜 부상을 입힌 수많은 레바논 아동 중 세 명의 모습입니다. 이 와중에 국제 지명수배범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 때문에 팔레스타인과 중동 전역에서 삼성 휴대폰에 대한 불안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네타냐후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폰이 있다는 건 이스라엘의 일부를 들고 다닌다는 뜻이다.” 이스라엘이 건재한 척, 기술력을 자랑하려고 한 말인데 삼성 갤럭시 특정 모델들의 기본 필수 앱이 개인정보를 불투명하게 수집하고 있고, 삭제할 수도 없는데 그 개발사가 이스라엘 기업이라는 점이 불안을 키웠습니다.

 

이스라엘은 독재정권들에 스마트폰 해킹 기술을 제공해 반체제 인사 탄압을 도왔습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가 저명한 반체제 인사를 암살하는 데 이스라엘 기술을 사용한 건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미국조차 문제를 제기했을 정도입니다.

 

지금 한국에도 가자시티의 지옥 같은 소식이 계속 전해지고 있습니다. 유엔이 만든 지도를 보면 자주색으로 표시된 82%가 이스라엘이 군사구역, 즉 ‘킬존’으로 설정한 곳들과 강제 이주 명령을 내린 곳들입니다. 하얀 부분은 안전한가? 그럴 리 없습니다. 피란민 차량을 표적해 일가족을 몰살시키고, 안전구역으로 지정된 천막들을 폭격해 피란민을 산채로 불태워 죽이는 정책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데이르 알발라의 한 병원에서 지난 화요일, 알리 타흐라 의사가 쓴 글을 전합니다. “이 지옥에 갇힌 지 2년이 되었지만 지금과 같은 것은 본 적이 없습니다. 가장 파괴적이고 가슴을 찢는 상처들로 가득한 나날입니다. 너무 심한 상처들을 보면서 얼어붙은 채 묻게 됩니다. 신이라고 과연 이들을 구원하실 수 있을까? 어찌할 바를 모른 채 우리는 무력하게 서 있습니다. 찢겨진 살점 사이로 드러난 작은 소녀의 마지막 심장 박동이 고동치는 것을 제 손으로 느꼈습니다. 찢겨지고 부서진 아이들의 모습으로는 이 광기를 멈출 수 없다면 무엇으로 멈출 수 있는 겁니까? 저는 우리 대의를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우리 민족을 위한 투쟁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가 마주한 것이 죽음과 악뿐일 때, 저는 어떤 싸움을 할 수 있는 겁니까? 17시간 동안 고된 교대 근무를 하면서 저는 견딜 수 없는 무게의 이야기들을 짊어졌습니다. 죽음을 피해서 북에서 남으로 도망치던 가족들은 오히려 더 많은 죽음을 당했습니다. 치료 불가능한 부상을 입고 도착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마침내 제가 휴식을 취하려 눕자 또다시 폭격이 이어졌습니다. 몇 분 후 부상자들을 실은 구급차가 도착했고 그 중 이 소녀가 있었습니다. 소녀의 심장이 멈추는 것을 보았고 제 심장도 곧 멈출 것만 같습니다. 세상에 전하는 제 메시지는 단순합니다. 만약 우리가 이 지옥에서 홀로 불타도록 내버려진다면 인류는 이미 죽은 것입니다. 이 세상은 더 이상 인간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침묵은 영원히 당신들을 괴롭힐 것입니다.”

 

저는 갈수록 궁금해집니다. 제가 보는 이 사진과 영상들을 모든 사람들이 그대로 봐야 하는 게 아닐까.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2년이나 이걸 모두 보고 겪고 있는데, 세상 사람 모두가 이걸 봐야 멈추게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피해자를 전시해서는 안 된다는 기존의 윤리는 지금 유효하지 않습니다. 팔레스타인에서도 원래 살해된 시신이 아니라 생전에 생기 있는 모습으로 기억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불에 그을려 내장이 쏟아진 채 마지막 숨을 쉬는 소녀를 보면서, 이걸 올린 마음을 함께 나누는 게 의무일지도 모릅니다. 이 모습을 봐도 이게 계속될 수 있을까요? 다들 안 보니까 이게 계속되도록 내버려 두는 건 아닐까요?

 

세계 연대자들은 살해당한 이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추모합니다. 자신들이 점거한 홀에 살해당한 사람들의 이름을 붙이고, 구호선단에도 이름을 붙입니다. 이번에 글로벌 스무드 선단의 한 분이 의사에게 작은 소녀의 이름을 물어봤습니다. 대답은 이랬습니다. “이번에는 소녀의 이름을 물어볼 사람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빠도, 엄마도, 아기 남동생도 이 공격으로 다 같이 살해됐거든요. 할아버지가 계셨지만 다치셨고 몹시 슬퍼해 여쭐 수 없었습니다. 이분은 아들을 다섯 번째로 잃으신 겁니다.”

 

다른 중요한 소식들이 더 있지만 온라인으로 이어서 전하겠습니다. 특히 이스라엘이 2023년 10월 7일에 팔레스타인인이 이스라엘인을 강간했다는 주장을 거짓으로 꾸며내 가해자와 피해자를 뒤바꾸고, 가자지구에서 추가 학살을 정당화하며 성폭력을 무기화했다는 미국 성폭력 예방협회의 보고서를 꼭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다가오는 10월 7일이 되면, 이스라엘이 집단학살을 시작한지도 2년이 됩니다. 이에 팔레스타인 긴급행동은 10월 18일에 가자의 집단학살이 2년을 넘어감을 규탄하는 전국 집중집회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7. 이주노동자대회

 

다음 소식입니다. 9월 21일에는 강제노동철폐! 사업장 변경의 자유 보장! 모든 이주노동자의 노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전국이주노동자대회가 진행됐습니다. 이주노동자대회는 보통 일요일에 열리는데요. 이주노동자들이 대개 주 6일을 쉬지 못하고 일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날 대구에서부터 올라와 집회에 참여한, 금속노조 성서공단지역지회 조코 동지의 발언을 함께 들어보겠습니다.

 

금속노조 성서공단지역지회 조합원 joko 입니다. 투쟁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투쟁!

 

한국에는 e-9으로 왔습니다. 꿈같은 한국에 왔는데 매일 잔소리만 들었습니다. 일이 끝났는데도 “빨리빨리 해”라고 했습니다. 처음엔 “씨발놈아” 라는 말이 청소하라는 말인줄 알고 열심히 청소하기도 했습니다. 제 친구는 사장이 ”야 임마“ 이렇게 불렀는데, 제가 “임마 아니에요. 저도 이름 있습니다”고 말했던 기억도 납니다. 

 

제 친구는 선장이 여권, 외국인등록증, 통장을 모두 가지고 있었습니다. 월급을 2~3개월에 한번만 줬습니다. 한번 고기를 잡으러 바다에 나가면 3개월을 배에서만 일했는데 선장님이 핸드폰을 빼앗고 주지 않았습니다. 선장은 매일 기분이 나쁘면 때리고, 한국어를 모른다고 때렸습니다. 선장이 매일 때렸지만 핸드폰이 없어 증거를 모을수가 없었습니다. 3개월 뒤에 배에서 내리면 상처가 아물었습니다. 노동부를 찾아가서 회사를 바꾸고 싶다고 했지만 안된다고 했습니다. 어쩔수 없이 친구는 여권만 가지고 도망쳤습니다. 이 친구와 비슷한 경험을 한 친구들이 한국에 너무 많습니다. 

 

한국의 국회의원 후보로 나왔던 박진재라는 사람이 미등록 이주민들을 잡아서 도망 못가게 하고 폭행하고 돈도 빼앗았습니다. 박진재라는 사람은 올해 9월 구속되기 전까지도 미등록 이주민들을 폭행하고 동영상을 찍고 틱톡에 올렸습니다. 이런 사람이 1년 2개월만 구속된다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회사도 마음대로 그만두지 못하는 고용허가제 때문에 미등록이 생긴다는 사실을 우리는 너무도 잘 압니다. 브로커에게 천만원, 이천만원 주고 한국에 와서 노예처럼 일하다가 버려지는 노동자들이 미등록이 되고, 다른 나라에서 왔다고, 종교가 다르다고, 벽돌에 매달고, 반말하고.. 

 

어떤 사람들은 불법이라고 쉽게 말하지만, 미등록하고 싶어서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발목이 잘리고, 척추가 부러지고, 8주된 아이가 유산되고, 아이와 함께 보호소에 갇히고, 폭염 상황에서도 일하다 죽고.... 출입국 때문에 다치고 죽는 사람들, 한국정부는 언제까지 이런 상황을 반복할 것입니까! 

 

박진재와 같은 사람들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생기는 이유를 고치고, 폭력적인 단속추방을 멈춰야 합니다. 미등록 이주민에게 체류할수 있는 비자를 줘야 합니다. 동지들, 무엇보다 우리 노동자들이 투쟁할 때 노동자로, 사람으로 권리를 쟁취할 수 있습니다. 

 

함께 투쟁하면 좋겠습니다. “we are one!” “we are labor!” 투쟁!

 

8. 카라노조 후원 플리마켓

 

다음 소식입니다. 지난 9월 21일에, 마포구 성산동의 어느 한 상점에서 플리마켓이 열렸습니다. 동물학대와 직장 내 괴롭힘, 노조탄압에 맞서 투쟁하고 있는 동물권행동단체 카라의 노동조합에 연대하기 위한 플리마켓이었는데요. 많은 분들이 플리마켓 셀러로 참여해 다양한 의미가 담긴 굿즈를 판매했습니다. 플리마켓의 판매수익금은 카라노조의 투쟁기금에 지원한다고 합니다. 이날 노조탄압에 맞서 단체정상화를 위해 투쟁하고 있는 카라노조의 투쟁이야기를 들려주신 최민경 동지의 발언을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카라노조 사무장 최민경 활동가입니다. 투쟁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투쟁! 준비해온 걸로 발언을 하겠습니다.

 

저희가 처음에 시민단체 동물권 행동 카라에서 노조를 만들었을 때 주변에 투쟁을 진짜 많이 해보신 분들이 저희 얘기를 딱 들으시더니 “아마 여기 장기투쟁 사업장이 될 것 같은데.” 이러셨습니다. 저희는 그때마다 “아니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시냐, 그런 심한 말씀을.” “그럴 리가 절대 없고 저희가 금방 정상화시킬 거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내심 마음은 ‘왜 다른 투쟁 사업장에서 만나는 분들이 다 저렇게 말씀하실까?’ 약간 불안하면서도 ‘그럴 리 없어.’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노조 설립한 지 2년이 넘었고 노사 교섭을 32차까지 했습니다. 32차 동안 사측을 32번 마주 앉았지만 단협을 맺지 못했습니다. 지방노동위원회 조정도 결렬됐고, 전진경 대표는 밤샘 조정 끝에도 새벽에 이를 뒤엎을 정도의 사람이라는 것을 또 한 번 경험했습니다.

 

노조 시작할 때 함께했던 많은 동지들이 있었습니다. 여기 와서도 결의를 다지고 비밀회의를 했지만 그 동지들도 많이 떠나갔습니다. 이제는 사업장 폐쇄 단계에 이르렀다고들 합니다. 지금 카라 건물 매각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일반 영리기업도 노조가 끈질기게 버틸 때 마지막에 하는 게 사업장 폐쇄라 하더군요. 건물 매각까지 앞둔, 말 그대로 장기투쟁 사업장이 되었습니다.

 

며칠 전에는 일곱 명이 무더기로 감봉 3개월 징계를 받았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 오신 조합원들 대부분이 그 감봉 대상자들입니다.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분도 계십니다.

 

카라에는 동물이 오줌을 지를 때까지 폭언과 고함을 치거나 동물을 때리기도 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같은 사람이 사람에게도 폭언을 했고, 팀원에게 담배 심부름을 시키고, 출장 간다며 쉬는 날 본인 집에 있는 동물을 직원들에게 돌보라고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노동청은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가 맞다.”고 판정했지만 사측은 그 가해자를 감쌌습니다. 저희는 이를 규탄하며 “어떻게 동물폭행과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를 감싸줄 수 있냐.”는 내용을 이면지 한 장에 적어 들고 있었습니다. 큰 피켓도 아니고 재활용 A4용지 한 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사측은 이것이 너무 위협적이었다며 종이를 들었던 7명을 감봉 징계했습니다.

 

저는 웃으며 말씀드리지만 상황은 황당합니다. 노조 활동 이후 정직 3개월, 감봉 3개월, 시말서, 강등 등 각종 징계를 모으는 ‘징계 수집가’가 되어버렸습니다. 집 앞에서 체포됐을 때 마포경찰서까지 달려와주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장기투쟁 사업장이 되었지만 바깥의 연대 덕분에 버티고 있습니다.

 

사측은 후원금을 받습니다. 개인 회사도 아닌데 이 후원금으로 카페에서 회의를 하고, 노조 대응 법률비와 노무비를 씁니다. 대형 로펌까지 샀습니다. 시민단체임에도 인사팀장을 채용할 때 ‘노조 대응 경험자 우대’라고 공고했습니다.

 

그럼에도 저희는 매일 출근해 일하고 있습니다. 조합원들은 불안과 우울 등 여러 고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오늘 같은 자리가 정말 귀하고 감사합니다.

 

저희가 노조를 만든 이유는 단순합니다. 시민단체에서 최저임금을 받으며 5, 6년씩 일해온, 평균 6년 차 이상의 근속 활동가들이 대부분입니다. 말 못하는 동물들을 위해 묵묵히 일해왔습니다. 그런데 시민들의 응원으로 유지되는 소중한 단체를 사측, 특히 전진경 대표가 자기 소유물처럼 여깁니다. 우리는 단체가 시민단체답게 민주적으로 운영되고, 동물권도 이 기회에 자정되기를 바랐습니다.

 

쉽지 않은 과정이 계속되고 있지만, 오늘 플리마켓을 준비해주신 분들, 주말에 귀한 시간을 내주신 분들, 그리고 투쟁 현장의 당사자분들까지 많이 와주셔서 정말 반갑습니다. 지혜복 선생님과 신사고노조에서도 직접 와주셨습니다. 여러분들의 마음을 잊지 않겠습니다. 저희도 노동 현장에서 싸우는 많은 노동자들과 연대하며 끝까지 힘내겠습니다. 오늘 정말 감사합니다. 투쟁!

 

9. A학교, 양육자의 지지 발언과 재판

 

다음 소식입니다. 지난 9월 23일,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서울시교육청 정근식 교육감을 초청해 은평구 학부모 간담회를 진행했는데요. 이날 현장 질의응답 시간에 은평구 학부모이신 김아누 동지가, 지혜복 교사의 공익제보자 불인정으로 인한 부당해임이 600일이 넘어가는데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정근식 교육감에게 문제제기하며 발언을 했습니다. 발언 함께 들어보겠습니다.

 

학교 설립에 대해서 어머님들과 양육자분들께서 많이 고민을 하고 계신 걸 저도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학교를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학교 안에서의 학생들의 안전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학부모입니다.

 

최근에 어느 학교에서 성폭행 사건이 있었고, 그 사건에 대해서 피해 학생을 보호하려다가 부당전보된 선생님이 계십니다. 그런데 그 선생님에 관한 부당전보를 계속해서 모른 척하고, 오히려 부당전보를 거부하는 교사분을 부당하게 해임했습니다. 그 후로 정근식 교육감님을 만나러 갔을 때, 만나러 간 사람들을 부당하게 연행하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계속해서 대화를 피하시기 때문에 여기까지 저희가 찾아왔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은평초등학교 어린이 엄마입니다. 지금처럼 아이들이 싸우거나 중재해야 할 일이 있을 때 중재해 주는 선생님이 지금까지 없습니다. 없는 이유는 너무 명확합니다. 아무도 교사를 보호해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교사분들이 다칠까 봐, 반대쪽의 악성 민원에 시달려도 학교가 보호해 주지 않으니까, 그냥 “너희들끼리 사이좋게 지내라.”라고 끝내는 것입니다. 저희 아이는 그 괴로움에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채로 전학을 왔습니다.

 

나눠드린 전단지를 보시면 더 자세히 알 수 있을 텐데요. 그 과정에서 교육감님께서 제일 먼저 나서주셔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박주민 의원님께 지금 전달드린 자료집에는 피해 학생 부모님들의 호소문도 같이 적혀 있습니다. 지금 이게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앞으로 학교가 지어지는 건 중요합니다. 저도 은평구에 계속 머물 거고, 지금도 중학교를 어딜 보내야 할지 굉장히 고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여학생의 부모님이 아니더라도 저는 아들의 엄마입니다. 그렇지만 내 아이가 잘못을 했다면 당연히 반성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피해 학생을 보호하고 가해 학생을 훈육할 수 있는 선생님이 얼마나 귀한지 여러분도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교육감님께서도 잘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까 직을 걸겠다는 말씀을 너무 쉽게 하셔서 제가 욱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교육감님께서도 결코 이 사안을 가볍게 생각하고 계시지 않을 거라고 믿습니다. 이 사안에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길 바랍니다.

 

저는 내일도 말씀드릴 것입니다. 이번 주에는 선생님 마지막 공판이 있습니다. 이 사건에 대해서 검색해보셔도 뉴스에 나올 겁니다. 교육청 입장의 언론 플레이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제가 학교 학생 어머니로서 이런 데 나서는 게 얼마나 무서운지 여러분도 잘 아실 겁니다. 하지만 저는 앞으로 제 아이의 친구들도, 제 아이도 건강하게 자라는 걸 원하기 때문에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감사합니다.

 

이틀 뒤인 9월 25일에는 서울행정법원에서 지혜복 동지의 부당전보 무효소송 3차 변론이 진행되었는데요. 이날, 전보 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는 여러 동료교사들의 증언을 전보의 부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한 새로운 증거로 제출하였습니다. 지난 2차 변론 때 서울시교육청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증거로, 전교조 서울지부 집행위원회가 지혜복 동지를 전보한 것이 부당전보라 판단하지 않는다는 입장문을 증거자료로 제출하기도 했었는데요. 이번 재판 때 다행히도 전교조의 요구가 있었다며 서울시교육청이 그 자료를 증거목록에서 철회했습니다. 지난 A학교 600일 토론회 발제에서는 왜 지혜복 동지가 공익제보자인지에 관한 상세한 논증이 담겼는데요. 전교조가 하루빨리 지헤복 동지의 투쟁을 지지하기를 촉구하며, 이날 법원 앞 지혜복 동지의 발언을 간략히 들어보겠습니다.

 

오늘 마지막 변론이 안 된 거는 이게 ‘전보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다’라는 동료 교사들의 적극적인 제안과 지적이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해서 전국의 각각의 지역 안에서 전보 절차의 기준을 가지고, 저에게 해당되었던 전보 절차의 문제점, 이 부분에 대해서 각각의 확인서를 써주시고 그걸 수합을 했어요. 그래서 전국의 교사들의 그러한 노력을 담아가지고 뒤늦게 제출하느라고 시간이 별로 없어서 아무래도 이제 판사께서 다음 변론기일을 또 잡으신 것 같은데요. 그만큼 교사 전보에서 중대한 절차였기 때문에, 좀 더 우리가 승리할 수 있는 그러한 증거가 하나 더 추가가 되었다고 생각을 하면 됩니다.

 

오늘 동지들께서 이렇게 또, 이 투쟁 사안에 재판부까지 오게 된 것에 대해서는 정말 심히 유감스럽지만 또 현실적으로 이 투쟁이 옳은 것을 절차 중 하나로 확인시켜주는 것에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시고 귀한 시간 내주신 것 정말 고맙습니다. 이 마음 다 모아서 반드시 승리하겠습니다. 그리고 학교로 돌아가겠습니다. 투쟁!

 

10. 발전비정규직 파업

 

다음 소식입니다. 9월 26일에는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025년 투쟁승리와 발전소 노동자 총고용 보장을 위해 지난 8월 27일에 이어 2차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석탄화력이 폐쇄되어도 노동자와 지역주민의 삶은 지속되어야 합니다.  올해 12월 태안화력 1호기를 시작으로 석탄발전소가 폐쇄됩니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는 정의로운 전환, 총고용 보장에 대해서 어떤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는 기후정의운동의 요구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그리고 발전노동자를 배제하지 않는 정의로운 전환 실현의 첫 걸음은, 지금 당장 일하다 죽지 않을 수 있는 일터를 만드는 것일 겁니다. 지난 6월 2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선반에 끼여 사망한 고 김충현 노동자의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투쟁하고 있는 한전KPS비정규직지회 김영훈 지회장의 발언을 들어보겠습니다.

 

동지들 투쟁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투쟁!

 

이 뜨거운 날씨에 함께해주신 동지들께 감사드립니다. 6월 2일 김충현 동지가 선반에 끼어 돌아가신 지 어언 4개월이 다 되어갑니다. 장례식장을 지켰던 우리 동지들이 있습니다. 한전KPS가, 그리고 서부발전이 유가족들에게 처벌불원서를 요구하고 그것을 접촉하기 위해 밤낮없이 투쟁했던 기억들이 있습니다. 한전KPS가, 서부발전이 직접 교섭장에 나와서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교섭을 했지만 결국 파행으로 치닫게 되었습니다. “처벌불원서가 아니면 얘기할 수 없다. 정부의 승인을 받아와라.” 파렴치한 이야기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서울로 올라왔고 지금 이 순간에도 대통령실 앞에서 외치고 있습니다.

 

위험의 외주화를 중단하라. 수년 전에 못 지켰던 그 약속을 이재명 대통령, 당신이 말했던 것처럼 하청의 하청을 반복하는 사회를 끊어내야 한다. 그 약속을 지켜라. 목이 터져라 외치고 있습니다. 김민석 국무총리, 협의체 만든다고 얘기했지만 김민석 총리가 지지부진 시간 끄는 동안 노동자들은 더 큰 위협에 처해 있습니다. 결국 노동자들이 김민석 총리 공관 아래에서 노숙농성을 하고 협의체가 출발했지만, 답답한 노릇입니다. 협의체 자리에 강원식 비서실장도 나오고 대통령이 말하기도 했지만, 장례식장에 왔던 김민석 국무총리, 국회의장, 의원들. 도대체 무엇을 했습니까. 그저 사진 찍고 언론에 한번 나와보려 애쓴 것뿐입니다.

 

결과가 어떻습니까. 정말 할 마음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 동지들, 지금 현장에서 투입되고 있습니다. 현장에 복귀했지만 바뀐 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안전조치 해달라, 위협요인 개선해달라 했지만 한전KPS는 불법파견으로 인해 “우린 아무것도 할 수 없다.”라고 했습니다. 안전조치 얘기는 들어보겠지만 결국 그 위협을 개선해야 하는 건 너희다. 너희가 위험한 장소에 가서 너희가 알아서 고쳐라. 이런 상황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위협에 내몰리고 있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협의체, 불법파견 승소. 3년에 걸친 한전KPS 비정규직지회 동지들이 쓰레기통을 뒤져가며 모은 자료들을 법원에 제출하고 증거를 만들며 힘겹게 싸웠습니다. 법원이 인정했습니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불법파견이 만연하고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공증했습니다. 하지만 한전KPS, 정말 공기업이 맞는지 의문이 될 정도로 지난 9월 4일 항소했습니다.

 

그 항소가 어떤 의미인지, 노동자들을 더 위험하게 내모는지 한전KPS는 모를 것입니다. 정부도 한전KPS 항소를 막을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이재명 대통령, 하청의 하청 막겠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산자부, 기재부, 노동부. 대통령 밑에 있는 공공기관들이 노동자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것입니까. 노동자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하면 이 자리에 나와서 제대로 들어야 합니다. 왜 방관하고 살인을 방조합니까.

 

더 이상 위험의 외주화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노동자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는 정부, 더 이상 믿을 수 없습니다. 살인기업들에 대한 처벌을 끝까지 밀어붙일 것입니다. 우리 노동자들, 똘똘 뭉쳐서 그 헤드들을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처벌할 수 있는 그날까지 투쟁하겠습니다. 지회 동지들, 힘내주십시오. 함께 일하는 옆의 동지들이 함께할 겁니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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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지난 2주간 스튜디오 알에서 함께 연대하고 취재했던 투쟁현장에 대한 브리핑을 마치겠습니다. 투쟁 브리핑은 2주마다 계속 소식을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시청해주신 동지여러분, 고맙습니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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