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31일, 3.8 여성파업 조직위가 주최한 여성/퀴어/노동자 1차 오픈마이크, “윤석열은 감옥으로, 지혜복은 A학교로!”가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진행됐습니다. “미술작가이자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일하며, 여성으로 태어나 논바이너리로 살아가는 도후”님의 이야기를 김강리 님이 대독하였습니다. 투쟁의 목소리를 더 널리 전하고자 스튜디오 알 영상을 지면으로 전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미술작가이자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일하며, 여성으로 태어나 논바이너리로 살아가는 도후입니다. 학교와 일터 속에 겪었던 개인적인 10년을 요약해보았습니다.
14년엔 “남자가 아니니 대학 가기 어렵다”는 소리를 하는 고등학교 선생님이 있었습니다. 18년엔 전공교수가 학생들을 성추행하고 성희롱해서 미투 운동을 했지만, 결국 22년에 복직해서 현재도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타코집에서 알바할 때는 손님이 “퇴근하면 섹스하자”며 퇴근시간까지 가게 앞에서 기다렸고 점장은 “이쁘니 그런 거”라고 말했습니다. 22년 디자이너로 일한 회사에선 해고된 이후 팀장이 연락해서 나간 자리에 복직 소식을 기대했지만, “어린 여자와 전시 구경을 하니 즐겁다. 데이트 가끔 하자”라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23년엔 문화기획자가 여대는 필요 없다며 “넌 여성학을 복전한 작가이니, 나에게 여성이 차별받았다는 증거를 대라” 했습니다. 그리고 이 중 아무도 저를 논바이너리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말과 태도로 드러나는 차별이 괜찮은 사회에서 직접적인 해를 가하는 행동도 쉽게 이어져왔습니다. 여자는 어쩌구, 퀴어는 어쩌구. 말을 쉽게 얹는 사람들이 모여 폭력을 용인합니다. 저는 괜찮다는 말을 할 만큼 젠더폭력에 익숙해지고 싶지 않습니다. 산재하는 젠더폭력을 인지하고 살아가는 모든 순간이 쉽지도 않습니다. 성폭력에선 배울 것이 없고 안전하지 못한 공간에서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 당연한 걸 지키지 않고 책임이 있는 자리에 올라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뻔뻔함을 수치스러워 해야 마땅합니다. 당연한 것들을 지키지 않은 자리에서 가해자들이 원하는 무엇도 자라나거나 이뤄지지 않을 겁니다. 차별이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은 게 이기심이고 욕심입니까? 그게 이기심이고 욕심이면 실컷 부려보겠습니다. 기본을 가지고 욕심이니 이기심이니 운운하는 사람들 때문에 마땅한 것을 바라는 사람의 소망을 주춤하게 만들 수 없습니다.
여성을, 퀴어를, 소수자들을 차별하지 말라, 때리지 말라, 강간하지 말라, 희롱하지 말라, 죽이지 말라. 이 간단한 말들을 어렵게 만드는 시대에서 저는 끝까지 살아남아,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며, 소중한 존재들과 사랑하며 저항하며 살 것입니다. 당연한 시대가 올 때까지 싸우고 당연한 시대에 도달해서 잘 먹고, 잘 살 겁니다. 그 시대에 꼭 여러분과 같이 있고 싶습니다. 내일도 내년도 10년 뒤에도 안부를 묻고 안녕을 바라봅니다. 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