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1일이면 우리나라에서 낙태죄 헌법 불합치 결정 4주년, 형법상 비범죄화한 지 2주년이 된다. 이에 ‘모두의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권리보장 네트워크(모임넷)’는 4월 9일, 용산역에서 200여 명의 참가자와 함께 낙태죄 폐지 2주년 공동행동으로 “우리는 더 이상 비밀이고 싶지 않다, 국가는 임신중지를 건강권으로 보장하라!” 집회를 열고 대통령 집무실을 거쳐 이태원까지 행진 시위를 진행했다.
경찰은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 도로행진을 극구 막으려 애썼지만, 모임넷은 행진신고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과 행정소송을 통해 도로행진을 성사시켰다. 행진 도중 잠깐 멈춰서기만 해도 자본가정부의 하수인인 경찰은 시끄러운 경고방송으로 집회를 방해했고 윤석열 정부를 향한 충성심을 과시했다. 하지만 집회 참여자들은 경찰을 야유하며 경고방송을 중단시키고 꿋꿋이 시위를 이어나가며 임신중지 권리 쟁취를 위해 국가책임을 묻는 구호를 목청껏 외쳤다.
이날 집회에서는 의료계, 장애인, 청소년, 노동자, 학생, 성소수자, 성노동자, 사회주의자 등 다양한 계층의 여성과 단체가 임신중지 권리에 대해 목소리 높여 이야기했다. 특히 자유발언 신청자들은 자신의 임신중지 경험과 의료서비스에서의 차별 등을 상세히 이야기하며 여성이 겪는 어려움과 분노를 생생하게 증언했다.
여기 그 목소리의 일부를 옮겨본다.
“현직 산부인과 의사로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4년이 지나도록 정부가 어떤 의지도 주관도 없이 방치하는 동안 의료현장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알리고 그 책임을 물으려고 합니다. 임신중지에 대한 정보제공과 전문가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홍보했던 인구보건복지협회의 러브플랜, 여성가족부의 가족상담전화는 임신중지 상담에는 정작 아무 쓸모가 없습니다. 임신, 출산, 양육 지원단체들의 의료비 안에는 임신중지가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할수록 불평등의 피해는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임신중지 관련법이 없어서 건강보험을 적용하지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법이 없어서 임신중지에 대한 과학적이고 근거 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 없는 것이 아닙니다. 법이 없어서 임신중지가 가능한 병원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없는 것이 아닙니다. 기껏 제약회사 하나가 유산유도제 허가 신청을 자진 취하했기 때문에 약을 수입하지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여전히 정부가 임신한 사람, 임신할 수 있는 사람을 출산의 도구로만 인식하고, 출산율이 곧바로 경제 발전과 국가발전으로 이어진다는 구시대적 발상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최예훈)
“임신, 출산뿐 아니라 월경을 비롯한 일상적인 성·재생산 건강에 대한 권리는 모든 노동자의 기본권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동환경이 보장돼야 합니다. 유·사산 휴가에 임신중지도 보장이 돼야 하고, 임신중지 후에도 몸을 회복할 수 있는 유급휴가가 보장돼야 합니다. 공공운수노조는 단체협약 지침으로 위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근로기준법과 다르다는 이유로 거부합니다. 낙태죄가 폐지된 지 이미 2년이 지났습니다. 정부는 여성 노동자의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법/제도를 구축하고 지자체와 공공기관은 낡은 관행을 버려야 합니다.”(공공운수노조 여성위원장 김영애)
“장애여성은 몸과 장애에 맞는 병원을 찾지 못해 병원시설에 몸을 맞추거나 차별을 감수하며 병원진료를 보게 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저는 20대 후반의 뇌병변장애여성이며, 살아오면서 단 한 번도 임신과 출산을 원하거나 양육하는 삶을 꿈꿔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임신, 출산, 양육 등을 꿈꾸지 않았던 제 삶이 정말 제 가치관에 의해 선택했던 삶인지, 장애로 인해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인지 스스로 질문하게 됩니다. 제 몸과 성적 권리에 대해 결정하는 주체가 되고 싶습니다. 정말 임신중지의 권리, 성과 재생산에 대한 권리는 모두에게 동일하게 주어지고 있습니까? 저에게 안전한 임신중지의 권리와 재생산 권리는 단순히 아이를 낳고 낳지 않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월경, 연애, 섹스 등의 성과 재생산권리, 건강권, 임신 출산 양육의 전 생애과정에서 차별받지 않기 위한 요구이자 삶에서 중요한 결정을 온전히 할 수 있는 권리를 실현하는 과정입니다.”(장애여성공감 활동가 고나영)
“낙태죄 폐지 운동의 상징이 옷걸이였던 것을 아십니까? 많은 여성이 옷걸이로 자가 낙태를 시도하다 사망했기 때문입니다. 유산유도제인 미페프리스톤은 임신중지 약이 아니었습니다. 이 약의 임신중지 효과를 발견한 것도 의사가 아니라, 여성들이 임신중지를 위한 방법을 찾다가 우연히 발견됐을 뿐입니다.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은 국내 산부인과는 건강보험 적용이 불가하도록 이 약의 시가를 35만 원으로 책정했습니다. 놀랍게도 미페프리스톤의 원가는 90원입니다. 약이 도입되면 시술 대신 약 처방을 할 테니, 시기를 늦추려는 산부인과의 이해관계가 국민의 건강보다 중요한 것일까요? 진실로 의문입니다. 남성의 여성형유방이 보험이 되는 것은 알고 계십니까? 보건의료계는 그 사람의 사회적 생활과 정신건강을 위해 보험을 적용했다고 말합니다. 이런 사유가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성은 돈 걱정까지 해야 합니다. 임신중지는 정신건강뿐만 아니라 직접적으로 신체건강에 영향을 미치는데도 보험이 적용되지 않습니다.”(고려대학교 여학생위원회 심청)
“남동생의 예정하지 않은 갑작스러운 결혼 소식, 교제한 지 석 달이 지났는데 피임을 하지 않았고 초음파 사진을 본 양가 가족들이 결혼을 진행시킨 겁니다. 결혼 준비 기간 동안 다툼이 생기고 이 과정에서 벌어진 폭력으로 인해 결국 상대방 여성분이 독단적으로 임신중절 결정을 내리셨습니다. 임신 때문에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기도 전에 결혼을 해야 하나요? 상대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모르는데 불안한 상태로요? 제가 경험한 세상에서 임신중절은 최소한의 비상탈출구였어요. 탈출구를 좀 안전하게 만들어주십시오. 계단이 가팔라 넘어지면 생명이 위험한 탈출구가 아니라 누구에게나 안전한 탈출구가 생겼으면 좋겠습니다.”(이낭산)
“저는 낙태 시술을 받은 당사자입니다. 시술을 받아주는 병원을 찾는 것부터 시작해서, 그곳에서조차 눈치를 보고, 어떻게 책정이 된지도 모르는 거금을 한 번에 계좌이체로 내지 않으면 예약을 잡을 수도 없습니다. 비용이 부담돼서 위민온웹에 들어가도 그곳에서 주는 미프진이 언제 도착할지 알 수 없습니다. 도착하더라도 세관에 걸리면 무용지물입니다. 만약 그사이에 임신주차가 늘어나면 병원에서 청구되는 비용은 더 커집니다. 궁여지책으로 텔레그램에서 보관 상태를 알 수 없는 자궁수축제를 수십 배의 가격으로 사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여성들은 2차적인 성가해를 입을 위험에 노출됩니다. 저는 아주 운이 좋아 시술을 받는 데 성공했지만, 한 달 넘게 원인 모를 부작용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병원을 가도 어떻게 해줄 수 없다는 말만 불친절하게 반복합니다. 마치 의사가 저에게 ‘낙태하면서 이 정도도 각오 안 했어요?’라고 말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저는 무려 120만 원을 일시불로 냈는데도요! 아직도 저와 같은 여성들이 불법도 합법도 아닌 애매한 경계 위에서 죄인 아닌 죄인이 돼 울고 있습니다. 이제 더는 저처럼 눈물 흘리고, 스스로를 탓하는 여성이 없어야 합니다. 제도적으로, 의료보험으로 임신을 중단할 권리를 보장받아야 합니다. 합리적인 가격에, 원하는 시기에 건강하고 안전하게 병원에서 시술을 받고 위축되지 않을 권리,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국가가 보장해주어야 합니다. 약국에서는 미프진과 응급피임약을, 병원에서는 정당하게 시술받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제 더는 한 치도 양보할 수 없습니다. 이제 우리는 타협할 수 없습니다.”(플루토)
“누군가는 말합니다. 부자는 임신중지할 수 있지만 가난한 여성들은 죽는다고요. 자유롭고 안전한 임신중지의 권리는 여성의 성적 권리, 생명권, 노동권의 다른 이름입니다. 어떤 땐 ‘둘도 많다’며 정부가 나서서 산아제한을 주도하더니 이젠 안 낳는다고 뭐라 합니다. 가족주의, 성역할 규범으로 여성의 몸을 통제하고 노동력 공급을 위해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강요하는 이런 폭력은 여성 노동자를 이중삼중의 고통으로 몰아넣습니다. 오로지 자본의 이윤을 위해서만 여성의 몸을, 여성의 성적 권리를 마음대로 쥐락펴락하려고 하는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여성 노동자의 임신중지 권리는 노동권과도 긴밀히 연결돼 있습니다. 임신중지 권리는 여성 노동자가 인간답게 노동하며 살아가기 위한 안전장치입니다. 결혼한 여성 노동자의 자연유산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임신중지에 대해서 법적으로 유급휴가를 보장해야 합니다. 정부와 보건복지부가 나서서 더 적극적으로 안전한 임신중지 대책을 마련하도록, 여성 노동자가 임신출산과 관련한 자유로운 선택을 제약받지 않을 수 있도록 하려면 여성 노동자들이 투쟁에 더 많이 참가해서 더 넓고 깊은 연대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만약 당신이 임신중지 문제로 눈물 흘렸다면 그것은 자본주의 체제 문제 때문입니다. 함께 투쟁합시다.”(사회주의를향한전진 홍희자)
“현행 성별정정 체계 안에서, 트랜스젠더는 법적으로 나의 성별 정체성대로 살아가려면 자궁, 난소 적출술 등 ‘생식 능력을 영구히 제거하는’ 수술을 받고 이를 증명하는 확인서류를 제출해야 합니다. 건강상의 이유로 난소를 적출하지 않은 트랜스남성들은, 판사에게서 ‘나중에 그걸 이용해 아이를 가질 수 있는 것 아니냐’라는 말을 듣고, 절대 아이를 낳지 않을 거라고 증명해야 하는 것처럼 심문을 받습니다. 다른 곳에선 다른 풍경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임신중지를 고민하는 사람들은 아직도 알음알음 떠도는 정보를 모아 병원을 찾습니다. 건강보험도 적용되지 않고, 유산유도제도 도입되지 못했습니다. 임신중지는 이 사회에서 여전히 감춰야 하고, 숨겨야 하는 일로 남아있습니다. 한쪽에서는 ‘감히’ 트랜스젠더가 애 낳을까 봐 무서워서 전전긍긍하고, 다른 쪽에서는 ‘어떻게’ 함부로 여자가 낙태를 하느냐며 쉬쉬하는 모습입니다. 자궁과 난소가 있는 몸은 여성의 몸이라고, 또 여성의 몸은 어머니가 되기 위해서만 존재한다고 외치는 것 같습니다. 더 이상 비밀로 살아가지 않을 우리가, 각자의 신념과 정체성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온 우리가, 그런 우리가 가진 모든 몸들이 안전할 수 있도록, 이제 국가가 답해야 할 때입니다. 미프진도 안 들여오면서, 트랜스젠더는 애 낳을까 그렇게 무섭더냐! 모두를 위한 재생산권 보장하라!”(트랜스젠더인권단체 조각보 리나)
“월경을 처음 시작하던 날. 외할머니가 저를 아빠와 남동생이 없는 곳으로 불러 따로 하셨던 말씀이 기억납니다. ‘너는 이제부터 진짜 여자가 됐으니까 몸조심을 해야 하는 거야.’ 왜 외할머니와 이모는 자신을 숨기는 방법을 여자의 방법이라고 말했을까? 왜 여자들은 나에게 은닉을 대물림할 수밖에 없었을까? 이제는 압니다. 그것은 여성이 원할 때 여성 스스로 임신을 중단할 수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는 아주 오랫동안 우리의 바깥으로 내쫓겼습니다. 여성의 몸을 들여다볼 수 없고, 보호할 수 없는 공간에 자리하며 살아왔습니다. 그것이 규율이라고. 우리 사회의 혼란을 야기하지 말라고 가르치는 자본의 목소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제 그만 우리의 몸 안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비밀과 소문으로 우리를 가리는 것은 권리 보장이 아닙니다. 당당하게 서서, 제대로 된 의료 체계와 법적 시스템으로 우리 몸의 문제를 우리가 선택하게 하는 것이 바로 권리 보장입니다.”(학생사회주의자연대 유지원)
“저는 콘돔을 끼면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아는 남성들과 사귀었던 여성이자, 노콘 삽입 섹스가 빈번한 업종에서 일했던 성노동자입니다. 저는 임신도 병원도 너무나 두려운 나머지 조금이라도 기분이 싸하다 싶으면 스스로 아랫배를 때리거나 계단에서 살짝 굴러보는 등 자학적인 행위를 서슴지 않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낙태죄 폐지는 정말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내가 원치 않은 상황에 대해서 내가 원하는 대응을 할 권리를 가질 수 있다니! ‘임신이 가능한 몸’이 ‘스스로 임신을 거절하고 중단할 권리를 가진 몸’으로 확장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불법이란 이름으로, 병원의 위험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부르는 게 값이던 낙태 비용도 법 아래에서 조금은 하향평준화되지 않을까? 다양한 기대와 함께, 부인과와 병원비에 대해 가지고 있던 막연한 두려움도 조금 줄어들었었어요. 여전히 낙태와 임신중절에 대한 접근성은 너무도 멀게만 느껴집니다. 한국의 의료접근성은 OECD 국가 중 1위 수준이라고 하는데요, 저는 이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접근성이 임신중지에 대해서도 적용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나더라도, 혼자서 두려움에 떨며 검색창을 뒤지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정보를 쉽게 얻어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있는 사회를 바랍니다. 사랑니 발치나 사마귀 제거에 대한 정보만큼이나 쉽게 임신중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사회를 바랍니다. 취약한 상태의 개인이 혼자서 거절당하고, 혼자서 거부당하고, 혼자서 헤매는 시간이 줄어들 수 있기를, 더 안전하고 쉽고 빠르게 의료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
“청소년기에 받았던 성교육을 떠올립니다. 정자와 난자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하던 성교육은 피상적인 피임법에 대한 교육으로 넘어가더니, 곧장 ‘미혼모’에 대한 부정적인 묘사로 이어졌습니다. 선생님께서는 태아가 뱃속에서 움직이는 초음파 영상을 보여주며, 낙태는 생명을 파괴하는 끔찍한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임신을 한 여성 청소년은 책임감 없고, 생명을 경시하는 존재로 그려졌습니다. 여성은 문란해서는 안 된다, 청소년은 책임질 수 없는 나이기에 쉽사리 섹스를 선택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 따라붙었습니다. 2019년 이후 한국건강가정진흥원에서 이뤄진 임신중단 상담 597건 중 절반 이상은 청소년이었습니다. ‘낙태죄’가 얼마나 많은 청소년을 권리의 사각지대로 내몰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임신중지에 대해 비로소 입을 떼기 시작한 청소년들에게 정부는 ‘낙태는 위기행동이다’, ‘미성년자는 보호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절망적인 가이드라인만 제시했습니다. 누가 우리를 침묵하게 했습니까? 청소년은 보호자의 동의 없이 임신중지를 할 수 없다고 말하는 국가입니다. 청소년의 재생산권에 국가의, 법정대리인의 ‘허락’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국가입니다. 국가의 책무는 여성의 몸에 대한 통제와 감시, 허락이 아닙니다.”(청소년페미니스트네트워크 위티 양지혜)
“약국에서 일하고 있는 약사입니다. 저는 정부가 유산유도제인 미프진을 과학적 사실보다 위험성을 보다 과장하고 있으며, 언론에서는 마치 함부로 먹으면 안 되는 약물로 다루고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습니다. 미프진은 임신중지를 위해 지난 30여 년 동안 70여 개 국가에서 사용되고 있는 안전한 약물입니다. 세계보건기구는 국가들에 여성의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약물이기 때문에 접근을 보장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실제 미프진은 비아그라보다 훨씬 안전하고, 병원에서 쉽게 처방받는 항생제보다 부작용으로 사망할 확률이 낮으며, 약국에서 사 먹는 진통제보다 부작용으로 병원에 입원할 확률이 더 낮습니다. 반면에 미프진을 사용하지 못하면 발생하는 해악은 너무나 큽니다. 인터넷에서 검증되지 않은 약물을 복용함으로써 가짜 약물을 먹을 위험을 감수해야 하기도 하고, 임신중절수술 할 곳을 찾다가 안전한 임신중지 시기를 놓치기도 합니다. 또는 임신이 출산으로 직결됨으로써 한 사람의 인생을 흔들기도 합니다. 지난해 식약처는 미프진 허가를 거부했지만, 여전히 그 이유는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더 이상 여성의 재생산 건강과 삶을 외면하지 말아야 합니다. 미프진을 필수의약품으로 지정하고, 최대한 빨리 한국에 도입할 것을 요구합니다. 온라인에서 미프진 유통을 적발하려고만 돈을 쓸 것이 아니라 식약처가 공식적으로 미프진을 사람들에게 보급한다면, 그리고 적발하려고 쓰는 돈으로 사용을 보장한다면, 온라인 유통은 하루아침에 사라질 것입니다.”(건강한사회를위한약사회 이동근)
참가자들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다른 일을 하고 다른 경험을 하면서 다른 삶을 살아가지만 우리 모두의 목소리는 공통된 요구로 모인다. 국가는 임신중지를 건강권으로 보장하라! 모두에게 안전한 임신중지 보장하라!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해 끝까지 싸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