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양경수 집행부의 사회적 대화기구 참여 강행이 민주노총을 추락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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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성명/논평

[성명] 양경수 집행부의 사회적 대화기구 참여 강행이 민주노총을 추락시키고 있다   

민주성, 자주성, 투쟁성 다 팽개치는 위원장은 즉각 사퇴하라!

 

민주노총이 양경수 위원장의 사조직인가?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은 6월 24일 중앙위원회에 '국회 사회적 대화 참여 건'을 직권으로 상정했다. 이 논란은 작년 8월 국회의장 우원식이 민주노총에 '국회 주도의 사회적 대화'를 제안하면서부터 발생했다. 이후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한 번도 '국회 사회적 대화'가 민주노총 의결기구에서 결정된 적이 없다. 양경수 집행부는 민주적 논의를 무시하기로 작정한 듯 독단적으로 이 안건을 밀어붙이고 있다.

 

양경수 집행부는 지난 대선방침 논의 때도 '보수 양당 정치 타파와 진보정치세력의 세력화'라는 기존 대의원대회 방침을 정면으로 위배하고 '결론 없는 종결', '지지 후보 없음'을 밀어붙였다. 자본가 정당과의 단절이라는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근본 대의를 짓밟고 이재명 지지의 길을 열어줬다. 역사에 길이 남을 배신을 저지르고도, 일말의 반성도 없이 다시 민주노조운동을 정부와 자본가들과의 협조로 이끌고 있다.

 

노동자의 손발을 묶는 사람들

 

5월 9일 국회의장실에서 도출된 '국회 사회적 대화 운영에 관한 잠정 합의안'을 보면 국회와 민주노총, 한국노총,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등 5개 단체가 ‘국회 사회적 대화기구’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 기구의 취지와 목적은 '혁신', '보호', '상생'의 기치 하에 사회적 대화와 타협을 통해 만들어 내는 것, 사회적 합의를 통한 갈등 해결 방안 마련, 사회적 이해 대변 주체들의 능동적 정책 참가의 장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민주노총 의결기구의 결정도 없이 잠정합의를 추진한 것만으로도 심각한 문제문제다. 나아가 그 내용은 반노동적 기만으로 가득차 있다. '혁신', '보호', '상생'의 기치? 그동안 자본가들이 노동자들의 양보를 끌어내기 위해 입만 열면 떠들었던 얘기가 아닌가? 사회적 이해 대변의 주체? 경총, 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가 자본가계급의 이해 말고 다른 이해를 대변한 적이 있었던가?

 

의제별 협의체는 두 개가 제시됐는데 혁신 의제의 명칭은 '첨단·신산업 분야 경쟁력 강화'이고 보호 의제의 명칭은 '특수고용·플랫폼노동, 프리랜서 사회보험 및 사회안전망'이다. 지금도 정부와 국회는 재벌 특혜, 반노동·반환경 악법인 반도체특별법을 밀어붙이고 있다. 어제 최저임금위원회는 2026년에도 특수고용·플랫폼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적용하지 않겠다고 선포했다. 이런 정부와 국회에 맞서 투쟁을 조직하는 대신, 함께 앉아 자본의 경쟁력 강화 방법을 논의해 노동자들의 생존과 권리를 지킬 수 있는가?

 

국회 사회적 대화 기구가 열린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정부와 자본가들은 극심해지는 경제위기를 거론하며 정리해고·구조조정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라고 요구할 것이다. 비정규, 불안정 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지는 재벌 대자본의 초과 착취가 아니라 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임금과 철밥통 때문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노동자들의 양보 없이는 그 어떤 혁신도, 그 어떤 경쟁력 강화도 불가능하다며 민주노총을 공격할 것이다. 문성현은 경사노위 위원장 시절에 민주노총에게 "투쟁할 생각이면 들어오지도 마라"고 했다. 이게 저들의 분명한 속셈이다.

 

독 묻은 사과를 거부하고 민주노조운동의 원칙을 지켜내자!

 

정리해고제와 근로자파견제를 도입했던 노사정위원회부터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 숱한 노사정 기구, 노사정 대화의 경험은 둘 중 하나다. 자본의 논리가 관철되거나 아무것도 합의되지 않거나. 물론 그 사이 노동자들의 손과 발은 묶인다.

 

그런데도 민주적 논의 절차마저 무시하고, 현장을 혼란에 빠뜨리면서까지 사회적 대화에 매달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재명 정부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 때문인가? 분명히 묻는다. 정말 다른가?

 

민주노총이 정리해고제와 근로자파견제 도입을 합의해 주고, 기간제법, 최저임금 산입 범위 개악 등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에 대한 환상이었다. 양경수 집행부는 이 범죄적 환상을 그대로 공유하며, 민주노조운동의 끝없는 수렁으로 몰아넣고 있다.

 

전임 김명환 집행부는 경사노위에 참여하려다 강한 저항에 부딪히자 사퇴했다. 그렇지만 사회적 합의주의에 경도된 민주노총 양경수 집행부는 민주노조가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민주성조차 내다버린 채 다시 '사회적 대화'라는 독 묻은 사과를 노동자들에게 내밀고 있다.

 

노사정위원회와 경사노위에 이어, 이제는 국회 사회적 대화기구? 사회적 대화기구는 노동개악을 민주노조의 이름으로 정당화하기 위한 허울에 불과하다. 민주노조운동의 모든 역사가 보여주듯, 또한 역대 민주당 정부가 사회적 합의기구를 통해 관철한 수많은 노동악법에서 보여주듯, ‘사회적 대화’에 대한 환상은 노동자들의 양보와 굴종으로 이어질 뿐이다. 모든 진지한 투사들과 활동가들이 나서야 한다. "노동조합의 민주주의를 지켜내자! 민주노총의 민주성, 자주성, 투쟁성을 회복하고 투쟁 태세를 갖추자! 자본가 정부, 자본가 의회에 대한 노동조합의 독자성을 지켜내자!

 

2025년 6월 12일

사회주의를향한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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