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주노동자 뚜안 사망사건 대책활동 및 투쟁경과와 앞으로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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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신문

[기고] 이주노동자 뚜안 사망사건 대책활동 및 투쟁경과와 앞으로의 과제

 

들어가는 글

 

한 이주노동자가 공권력에 의해 살해당했다. ‘살해당했다’라고 말하는 것은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그 이주노동자가 죽었고, 또 그 과정에 국가공권력이 개입되어 있기 때문이다. 살해당한 이주노동자의 억울한 죽음의 원인에 대한 진상규명 작업이 여전히 진행 중이고, 그 죽음의 배경이 된 제도와 정책을 폐기하든가, 최소한 전향적으로 바꾸기 위한 투쟁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 사건은 한 사람의 죽음이기도 하지만, 이주노동자 모두의 죽음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므로 이 글이 끝나지 않은 투쟁, 포기할 수 없는 투쟁에 대한 우리 모두의 다짐으로 읽히길 바란다.

 

1. 뚜안 사망사건의 발생 경과

 

지난 10월 28일 베트남 출신 청년 노동자가 공장으로 들이닥친 법무부 출입국단속반을 피해 2층 창고 구석 실외기 뒤에 숨어 있다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일로 3층에서 추락해서 목숨을 잃었다. 윤석열 정권에서 수립된 ‘불법체류 감축 5개년 계획(23-27)’을 그대로 이어받은 이재명 정권은 25년 4월에 이 계획에 따라 1차 합동단속(4월15일-6월30일, 77일간)을 실시하였고, 지난 9월 30일 ‘APEC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2차 합동단속’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보도자료를 본 전국의 이주단체와 민주노총은 여러 경로를 통해 성명서를 내고, 합동단속 계획을 철회하고 이주노동자 노동권보장, 미등록노동자의 체류권 보장을 위한 정책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하였다. 특히 10월 17일 공식 출범한 ‘사람이 왔다-이주노동자 차별 철폐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10월 28일 전국의 각 출입국사무소 앞에서 일인시위 혹은 다인시위를 진행하였다. 단속추방이 필연적으로 야기할 수 밖에 없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부상 혹은 사망을 막아보겠다는 간절한 염원이었다. 그러나 관계 당국이 이를 비웃기나 하듯, 대구 성서공단의 한 업체에 단속반이 들이닥쳤고 이 단속 과정에서 한 청년 노동자가 결국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했다.

 

 그 청년이 단속을 피해 숨어 있으면서 남긴 SNS 메시지가 가슴을 저민다.

 

-15:26 나는 숨어 있다, 무섭다 ㅜㅜ

-16:35 무섭다 

-17:20 죽겠다. 어떻게 ㅠㅠ-

 

그동안 법무부 출입국단속반의 단속으로 수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심각한 부상을 입었고, 또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었다.

 

(표1: 단속으로 인해 사망, 중상을 당한 미등록 이주민)

 

물론 이 표는 어떤 식으로든 드러난, 혹은 언론을 통해 알려진 사건·사고이고 이런저런 이유로 묻혀 버린 이주노동자의 비극은 이 표를 통해서도 드러나지 않는다.

 

2. 뚜안 사망사건의 발생원인

 

① 윤석열정부의 불법체류 감축 5개년 계획

 

2022년 연말 법무부는 ‘불법체류 감축 5개년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이 계획에 따라 단속 할당량에 따른 목표치를 세우고 단속계획을 수립했다. 또한 보도자료를 통해 상/하반기로 나누어 연 2차례 합동단속을 실시하고 2027년까지 약 43만 명이 넘는 미등록노동자(2023년 9월 기준)를 약 20만 명까지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연도

목표

2023

58,400

(단속+자진출국)

2024

70,760

(단속+자진출국)

2025

86,645

(단속+자진출국)

(표2) 2022년 법무부가 수립한 단속 목표치

 

윤석열 정부와 당시 법무부장관이던 한동훈에 의해 세워진 이 잔인한 계획은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윤석열 정부는 2023년 12월 ‘법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 일부 개정령안 입법예고’를 통해 출입국단속반 인원을 증원하고 그 증원된 인원만큼 단속 실적을 올릴 것을 강요하였다. 그런데 이재명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이 실적위주의 폭력적 단속은 그대로 계속됐다. ‘그동안 단속 과정에서 수많은 이주노동자들이 다치거나 죽는 비극이 반복되었으므로 불가피하게 단속을 하더라도 증원된 인원은 이주노동자들의 안전을 담당하는 안전요원으로 배치를 하겠다’는 발상의 전환은 하지 않고, <표2>에서 보이듯이 오히려 더 숫자채우기가 강화되어 왔다.

 

② APEC의 성공적 개최라는 허황한 명분

 

앞에서 잠깐 언급되었지만 2025년 9월 30일 법무부는 ‘2025년 2차 불법체류 외국인 정부합동단속 실시’라는 보도자료를 발표한다. 9월 29일부터 12월 5일까지 66일간 정부 5개부처(법무부, 경찰청, 해양경찰청, 고용노동부, 국토노동부)가 합동으로 미등록이주노동자를 단속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 합동단속은 그 명분이 ‘엄정한 체류질서 확립을 통한 ’APEC 2025 KOREA’의 성공적 개최‘였다. 도대체 미등록노동자들이 APEC과 무슨 연관이 있다는 것인지 아무런 설명도 없어서 어이가 없기도 하지만, APEC의 성공적 개최에 목을 매는 관료들의 전형적 탁상행정이 이 비극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이 우리를 분노하게 한다. 이 보도자료 중의 한 문장은 참으로 궁색하다. 

 

“…이번 정부합동단속 기간에는 ‘APEC 2025 KOREA’ 성공적인 개최를 지원하기 위해 경주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단속을 실시하는 한편,…”

 

그래서 바로 다음 날인 10월 1일 민주노총 경주지부, 금속노조 경주지부, 경주이주노동자센터는 ‘이주노동자 정책의 전면적인 전환을 요구하며 우리 지역 이주노동자들의 권리침해를 막기 위해 공동 대응할 것이다’라는 요지의 성명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③ 이주노동자에게 노예의 삶을 강요하는 복잡다단한 비자 제도

 

비자 제도는 근대 국민국가가 고착화된 이후 국민/비국민 이데올로기를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다. 정규직/비정규직, 정주 노동자/이주노동자, 등록노동자/미등록노동자, 헤아릴 수 없이 우리를 갈라치기하고 이를 통해 울타리 안의 성원을 관리하고 이윤을 착취하는 자본과 정권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국민/비국민의 갈라치기를 강요한다. 국민/비국민의 갈라치기가 보편적 인식으로 자리를 잡아야만 그 모든 갈라치기의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의 비자 종류는 세분하면 260개가 넘고, 취업과 관련한 비자 종류도 대분류만 무려 34가지이다. 이렇게 복잡한 비자는 이주노동자 혹은 이주민의 신분을 규정한다. 어떤 비자를 발급받는가에 따라 그의 삶이 결정된다. 비자 제도의 벼랑 끝에 서 있는 이주노동자는 자칫 잘못하는 순간 비자를 잃게 되고 미등록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이주노동자들이 목이 터져라 외치는 ‘사업장 변경의 자유’도 결국 사업장을 변경하는 문제와 비자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또한 비자별로 업종별 취업이 제한되거나 금지되기도 하고 지역별 이동이 제한되기도 한다. 결국 이주노동자는 부여받은 비자의 종류에 따라 노예의 삶을 살든가 아니면 강제추방되든가의 선택만이 강요될 뿐이다.

 

유학생이었다가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하고 있던 뚜안님이 발급받은 비자는 D-10 비자인데 이는 구직활동비자라고 불린다. D-10 비자는 제조업종(구체적으로 소위 3D업종으로 불리는 뿌리산업이나 건설업 등) 취업이 원칙적으로 제한된다. 대학을 졸업했으니, 전문인력이므로 단순한 업무를 반복하는 업종에 취직해서는 안 된다는 비현실적 이유다. 이런저런 일자리를 찾다가 결국 인력파견업체를 통해 성서공단에서 일했던 그는, 취업이 제한된 업종에서 일하다가 단속에 적발되면 이후 체류에 문제가 생기거나 추방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단속을 피해 숨을 수밖에 없었다.

 

④ 지방대학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 유학생 유치계획

 

최근 유학생이 급증하고 있지만 유학생을 재정확충의 수단으로 여기고 그들의 졸업 이후의 삶이나 유학생활 등에 대한 지원이 거의 없는 지방대학의 현실도 문제이다. 유학생들을 옥죄는 비자 제도의 문제점에 대해 전혀 대책을 세우고 있지 않은 것은 물론, 졸업 이후에 한국에서 이후의 삶을 계획하는 학생들에게 안정적 체류가 가능하도록 하는 여러 가지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할 말은 많지만, 이 사건의 본질에서 벗어날 수 있기에 간략히 언급만 하고 이하 줄인다. 

 

3. 대책활동 및 투쟁 경과

 

 10월 28일 비극적인 사고 소식을 접하고 대구, 경북지역 시민 사회 노동 이주단체들이 함께 모였다. 더 이상의 비극이 생겨서는 안된다는 절박한 마음들이 모여 ‘‘이주노동자 뚜안 사망사건 진상규명과 강제 단속 중단을 위한 대구/경북 대책위원회(이하 뚜안 사망사건 대책위)’를 결성하였고 바로 대구 출입국외국인사무소 앞에서 24시간 철야농성을 시작했다. 11월 16일에는 금속노조 성서공단 지역지회 조합원들과 많은 베트남 이주민, 유가족이 함께하는 이주노동자들의 행진이 대구 성서공단에서 있었고, 11월 20일에는 대구 시내에서 많은 시민들과 함께하는 ‘이재명정부 강제단속 규탄, 이주노동자 故 뚜안 대구추모제’를 열었다.

 

철야농성을 전후하여 대구 출입국 관계자들을 두 차례 면담했으나 ‘법적 절차를 지켰고, 뚜안님의 사망은 단속이 종료된 이후에 벌어진 일이므로 책임이 없다’는 무책임인 답변만 되풀이했다.

 

이에 ‘뚜안 사망사건 대책위’는 투쟁의 수위를 끌어올려 단속추방 일변도의 현 정부 정책의 기조에 변곡점을 만들어 내고, 체류권 보장 정책으로의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 12월 9일부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노숙 농성을 시작하였다.

 

대통령집무실 앞 노숙 농성이 시작되며 뚜안님의 죽음을 안타까워하고 단속추방 정책에 분노하는 많은 이들이 노숙 농성에 함께 결합하고 이 투쟁에 동참하였다. 매일 중식 선전전에 각 단체의 활동가들과 연대시민, 이주노조 조합원들이 함께하여 이 투쟁을 알렸고, 종교계를 중심으로 서울 대통령집무실 앞과 대구시내, 부산출입국 앞에서 성탄절을 전후한 예배와 미사 등을 열었다. 정치권에서도 이 사건의 대책마련을 위해 나서기도 했다.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로 옮기고 난 뒤에는 청와대 앞에서 유가족이 함께하는 108배를 시작했다. 유가족이 함께하는 투쟁은 많은 언론의 주목을 받았고 이 투쟁을 증폭시키는 기폭제가 되기도 했다.

 

한편 지난 10월17일 결성되어 활동을 시작한 ‘사람이 왔다-이주노동자 차별 철폐 네트워크’는 이 사건을 알리고 전국적인 항의행동을 조직하여 매주 수요일 전국 출입국사무소 앞에서 일인시위를 중심으로 한 항의행동을 이어가도록 하는 한편, 서울 출입국 세종로 출장소 앞에서 매주 추모문화제를 열면서 뚜안의 죽음이 묻히지 않고 단속추방 중단과 미등록 이주민 체류권 보장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하는 투쟁을 이어갔다. 유가족과 이주노동자들이 함께 하는 11월 30일 오체투지, 세계 이주노동자의 날을 기념하여 열린 12월 14일 전국이주노동자대회 등을 통해 ‘정부의 사과, 책임자처벌, 진상규명, 단속추방중단, 미등록 이주노동자 체류권 보장’ 등을 요구하였다.

 

12월 23일에도 ‘불법사람은 없다. 더 이상 죽이지마라. 뚜안님 추모 및 강제 단속 중단 투쟁문화제’가 열려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100명 남짓 동지들이 함께 모여 투쟁의 결의를 이어 나갔다. 이날의 투쟁 발언은 다 가슴을 저미는 내용이었지만 류금신동지가 공연을 하면서 ‘지금 내리는 비는 뚜안님과 고통당한 혹은 살해당한 이주노동자들이 흘리는 눈물이다. 함께 비라도 맞자’라고 호소하면서 분위기를 숙연하게 했다.

 

이날 오전에는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뚜안 사망사건 진상조사 중간 보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10월28일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에 대한 여러 가지 의문점 등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특히 단속종료 시점과 뚜안님의 죽음의 원인에 대해 법무부가 사건을 은폐하려는 다양한 정황 등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무엇보다 이날 대구의 성서공단에서 일하거나 거주하는 이주노동자들이 나와 증언 형식으로 이주노동자들의 실태에 대해 고발하는 발언을 했다. 그중 한 명, 미등록 신분의 이주노동자가 한 발언은 보고회 참석자 모두를 울게 했다. 그 발언의 일부를 옮긴다.

 

“우리 미등록이지만 버리지 않고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뚜안 소식 들으니까 뚜안 아니고, 나도 언제든 이런 일 당할 수 있구나 해서 불안합니다. 어디 나가지도 못합니다. 어디 나가면 뒤를 보게 되고 경찰 등 다른 친구들이 너 동네 경찰 있다고 하면 만약 나가고 싶어도 숨어서 다시 집에 왔습니다. 지금 한국 정부에는 초등학교 들어가면 부모님도 합법화된다는 소식은 있는데, 저도 2년 더 기다려 보자, 애도 합법화되고 부모님도 합법화된다고 생각했는데 뚜안 생각해서 나도 2년 동안 버틸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이제 한국에서 기대 없이 살아가지 못하고, 한국에 대한 미운 마음 가지고 저는 베트남으로 돌아갑니다. 우리는 단순히 미등록인데 범죄자가 아닙니다. 그리고 뚜안도 출입국관리사무소가 뚜안 꼭 잡아야 한다고 하는 거 들어보니까 뚜안이 위험한 범죄자도 아닌데. 자기 생활 좀 나아지고 그리고 부모님도, 남동생도 도와주려고 자기 비자 때문에 숨겨야 했었지만 범죄자가 아닌데.

 

한국에 범죄자가 많아요. 그런데 그들은 안 잡고 우리 미등록만 잡습니까. 그건 너무 밉습니다. 밉고, 한국 밉고 그리고 예전에 너무 사랑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사랑하지 않고 미운 마음을 가지고 돌아갑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여기 계신 동지들 우리 미등록자 버리고 관심 끄면 안됩니다. 감사합니다.”

 

4. 대책활동 및 투쟁의 성과와 한계

 

 마침내 2025년의 마지막 날 법무부 이민조사과장과 대구 출입국 외국인사무소 소장이 뚜안의 유족 앞에 고개를 숙였다. 법무부의 공식적인 사과 방침을 전한 이들은 뚜안님 부모님들의 안정적 체류와 이후 대책활동을 위한 체류비자 발급을 약속했고, 대책위 활동가들에게 단속을 중단할 수는 없지만 이런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안전을 우선시한 단속활동이 되도록 전면적인 검토를 하겠다고 했다. 또한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단속 일변도의 정책을 점검하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하겠다고 마지못해 대답했다. 대책위 활동가들은 이주민 정책의 전반적인 문제, 특히 미등록노동자의 단속과 관련하여 대화 테이블을 구성해 보자고 제안했지만, 검토하겠다는 답변만 듣고 그 자리를 일어서야 했다. 이후 남은 숙제이기도 하다.

 

이번 투쟁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이를 다시 한번 분명히 하고자 한다. 이번 투쟁을 사실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뚜안님의 아버지 부반숭 동지가 당국의 사과를 받는 자리에서 그렇게 말했다.

 

‘저희 가족은 기관의 사과를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이 사과가 저희 가족만을 위한 것으로 남지 않기를 바랍니다. 지난 65일 동안 뚜안과 우리 가족을 지켜보며 함께 아파하고 연대해 주신 모든 분들께서도 이 사과를 함께 들을 수 있기를, 그리고 이를 통해 관계기관의 책임과 성찰 그리고 변화의 의지를 사회 전체가 함께 느낄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말 뿐인 사과가 되지 않도록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1월 2일에는 용산 대통령실 앞 농성단을 해산했고, 1월 9일에는 대구출입국 앞 농성장도 해단했다. 1월 9일 해단식에는 200여 명의 동지들이 함께 모였고 뚜안님 유가족들이 감사의 인사를 전했고 이후 과제로 남겨진 투쟁을 함께 이어갈 것을 결의하였다.

 

이번 투쟁이 가지고 있는 성과와 한계는 농성단을 해단하면서 발표한 투쟁결의문과 성명서로 대신한다.

 

[투쟁결의문]

 

불법인 사람은 없다! 더 이상 죽이지 마라! 

故 뚜안 사망 진상규명과 강제단속 중단 촉구 농성 해단식

투쟁결의문

 

 농성은 마무리되지만, 투쟁은 계속된다. 지난 10월 28일 베트남 청년노동자 故뚜안님이 대구 성서공단 내 제조업체에서 4시간 가까이 이어진 토끼몰이식 정부 합동단속을 피하다 추락 사망한 이래 대구경북대책위와 사람이왔다_이주노동자차별철폐네트워크를 비롯한 전국의 이주, 노동, 인권, 시민사회 운동 진영은 이 사건이 △윤석열정부의 단속기조를 이은 이재명정부의 합동단속에 의한 억울한 죽음이고 △APEC을 빌미로 미등록을 희생양 삼은 반인권적 행태이자 미등록 이주노동자에 대한 강력한 억압 정책이며 △법무부의 인권보호 준칙조차 지키지 않은 야만적 단속으로 규정하여 강력히 규탄하였고, 故 뚜안님 사망에 대한 정부 사과,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미등록 강제단속 중단을 요구하며 쉼 없이 싸워 왔다. 스물다섯 해 동안 애지중지 키워 온 딸을 잃은 유가족도 원통한 마음을 안고 투쟁에 앞장섰다. 

 

 우리는 사건 직후부터 규탄 성명 발표, 대통령실 앞 이주인권단체 규탄 기자회견, 11월 13일부터 진행 중인 대구출입국 앞 천막농성과 매주 벌어진 전국적인 출입국사무소 항의행동, 네 차례 촛불 추모행진과 문화제, 오체투지 행진, 12월 9일부터 시작된 대통령실 앞 노숙농성, 국회 토론회, 전국이주노동자대회, 세계 이주노동자의 날 전국 동시다발 공동행동, 진상조사 중간 보고회, 종교계 기도회, 청와대 앞 릴레이 108배 등을 통해서 사안을 전 사회적으로 알리고 투쟁하였다. 이에 따라 사회 각계각층에 공감대가 확대되었고 뚜안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이는 뚜안님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정의를 바라는 이들의 염원과 지속적인 투쟁으로 가능했으며 이 사회에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인권 문제를 다시금 분명한 의제로 제기하였다. 

 

그러나 정부는 이러한 부름에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다. 출입국은 단속반이 떠나고 난 뒤의 일이므로 개인 과실이라며, 사과와 진상규명을 외면했다. 최소한의 자료 요구에도 법무부는 응하지 않고 국회의원실 등의 요구에만 찔끔찔끔 내놓았을 뿐이다. 이에 대책위와 이주인권, 시민사회는 투쟁을 진행하면서, 대통령실 경청수석실, 국회의원실, 노동부 등을 통해 다각적인 경로로 요구를 제기하였고, 지난한 과정을 거쳐 법무부 측은 유가족과 농성단을 만나 사과를 표명했고, 유가족 체류 보장, 현재와 같은 미등록 이주민 강제단속 정책 일부 변경 및 논의 테이블 구성 검토, 자료제공 검토 등을 밝혔다. 이는 우리 투쟁의 성과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요구의 온전한 수용은 아니며 명시적 책임을 인정한 사과는 아니었다. 뚜안 아버님도 사과를 받아들이면서도 “사과는 받았지만, 죽은 딸이 살아 돌아올 수는 없습니다.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외국인 노동자를 단속하고 구금하는 제도와 절차 전반에 대해 반드시 개선이 이루어져, 더 이상 ‘제2의 뚜안’이 발생하지 않기를, 그리고 우리 가족처럼 자식을 먼저 떠나보내는 비극을 겪는 부모가 다시는 생기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라고 하였다. 우리는 아버님의 말처럼 다시는 이러한 일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한 과제를 안고 있다. 

 

미등록 이주노동자에 대한 야만적이고 폭력적인 강제단속과 추방 중심 정책이 지난 수십 년간 이어져 오면서 수십 명의 사망자, 수백 수천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뚜안 아버님 말대로, 정부의 사과가 뚜안 가족만을 위한 것으로 남아서는 안되며 모든 피해 이주노동자와 가족들에게 전해지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 서울 대통령실 앞에서 진행된 故뚜안 사망 진상규명과 강제단속 촉구 농성투쟁은 일단락하지만 앞으로 더욱 힘을 모으고 연대를 넓히고 사회적 의제화하여 남은 진상규명과 강제단속 중단의 과제를 현실화하고자 한다.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근기법·파견법·산안법·중처법에 대한 고소고발을 통한 노동부 조사, 故뚜안 산재승인을 위한 과정들이 산적해 있고, 윤석열 정권에서 시작한 ‘불법체류 50% 감축 5개년 계획’중단 투쟁, 미등록 이주민에 대한 안정적 체류권 보장을 위한 투쟁 또한 계속되어야 한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다시 한번 정부에 강력히 요구하며 투쟁의 결의를 밝히는 바이다. 

 

- 이재명 정부는 故뚜안 사망사건 제대로 진상규명 실시하라! 

- 윤석열정부의 불법체류 감축 5개년 계획 폐기하라!

- 강제단속 중단하고 미등록 이주민 체류권 보장 정책 수립하라!

- 노동부는 사업주, 파견사업주 철저하게 조사하고 처벌하라!

- 투쟁은 계속된다! 단속 중단과 미등록 이주민 권리보장 연대투쟁 확대하자!

 

2026년 1월 2일

故 뚜안 사망 진상규명과 강제단속 중단 촉구 농성 해단식 참가자 일동

 

 

5. 앞으로의 과제

 

① 철저한 진상규명

 

법무부 당국자가 사과를 하러 온 자리에서 ‘단속은 계속할 수밖에 없다’면서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서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 대구출입국 앞에서 열린 금요추모 집회에 참석하여 발언했던 민주노총 부위원장 동지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을 언급했다. 미등록이주노동자 단속과정에서는 필연적으로 다치고 죽는 이주노동자가 생기기 마련이다. 이번 뚜안님의 죽음이 더욱 그렇다. 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의 진상을 밝혀야만 사람을 죽이는 ‘미필적 고의’인 단속행위를 중단시킬 수 있다.

 

② 단속추방 중단

 

최근 화성외국인보호소에 있는 미등록노동자를 찾아가는 모임인 ‘마중’의 활동을 그만두고 새로운 오솔길을 모색해 보겠다고 소회를 밝힌 한 활동가가 그렇게 말했다. ‘보호소가 있는 한 미등록이주노동자가 단속될 수밖에 없다고....’ 보호소는 단속된 미등록이주노동자를 구금하기 위해 만든 시설이지만 현실은 보호소가 있기 때문에 미등록이주노동자가 단속된다는 이 역설은 역설이긴 하지만 우리의 가슴을 친다.

 

미등록이주노동자를 양산하는 제도의 불법성이 먼저다. 불법적인 제도를 만들어서, 복잡다단한 비자제도를 설계해서 이주노동자를 벼랑으로 내몰고 그 벼랑에서 떨어진 이주노동자를 오히려 불법으로 낙인찍고 보호란 명분으로 보호소에 구금하거나 아예 공동체 밖으로 추방하여 격리시킨다. 불법적인 제도 안에는 그 제도의 불법적 폭력을 감수하는 노예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표1>에서 보여준 이주노동자의 현실이 그렇다.

 

우선은 이 정부가 윤석열 정부의 ‘불법체류 감축 5개년 계획’을 포기하거나 전면 수정하도록 해야 한다.

 

③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안정적 체류권 확보

 

복잡다단한 비자제도를 단순화하게 만드는 투쟁과 아울러 이 비자제도의 희생양인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이 공동체의 정당한 시민권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가 묵인한 비자제도로 인해 불법으로 내몰린 이주노동자들의 권리 회복은 우리의 남은 과제이다.

 

④ 또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노동자에게 국경은 없다.’라는 외침을 다시 가슴에 담았으면 한다. 이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묻고 폭력적인 제도와 정책을 바꾸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자고 간절히 호소한다. 35명의 비극(표1)이 반복된 이후에 결국 또 한 명의 이주노동자가 죽었다. 이제 우리가 이 비극을 끝내야 한다.

 

故 뚜안님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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