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민주당은 공허한 말들로 트럼프를 이길 수 없었다 — 그러나 조직화된 노동자계급은 이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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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신문

[번역] 민주당은 공허한 말들로 트럼프를 이길 수 없었다 — 그러나 조직화된 노동자계급은 이길 수 있다

  • 양준석
  • 등록 2025.02.06 15:42
  • 조회수 115

 

[편집자 주]

윤석열 친위쿠데타 이후 극우세력의 준동을 지켜보면서, 많은 이들이 극우세력의 (재)집권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그런 한국 상황은 미국에서 트럼프의 재집권을 새로운 관점에서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이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미국 의사당을 공격했을 때, 트럼프의 재집권은 도저히 불가능한 일처럼 보였다. 그러나 민주당 정권을 지난 이후 트럼프는 버젓이 재집권했고, 의사당을 공격한 폭도들을 사면했다. 미국에서 트럼프는 왜 그리고 어떻게 재집권할 수 있었는가? 비슷한 일이 한국에서도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가 얻어야 할 교훈은 무엇인가? 반면교사를 얻기 위해, 레프트보이스의 관련 기사를 시일이 좀 지났지만 번역해서 싣는다.

 

히메나 베르가라(Jimena Vergara)와 시빌 데이비스(Sybil Davis)

2024년 11월 6일

 

대승을 거둔 도널드 트럼프가 백악관으로 돌아가 매우 반동적인 의제를 펼칠 준비를 하고 있다. 투쟁할 준비가 된 노동자계급이 주도하는 계급투쟁을 통해서만 극우를 멈춰 세울 수 있다.

 

선거일 밤이 다가오면서, 아무도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지 못했다. 많은 사람들은 누가 이겼는지 알기까지 며칠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도널드 트럼프는 주요 경합 주를 모두 제패하고 선거인단 및 일반 투표에서 모두 승리했다. 공화당은 상원과 하원을 모두 장악할 게 확실시되고 있다. 몇 달 동안 선거 운동을 벌인 끝에, 미래가 드러났다: 우리는 공화당이 대통령, 의회, 대법원을 모두 장악하는 보수적 삼권 분립에 직면해 있다.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우경화 현상이 나타났다. 파란(민주당) 주와 빨간(공화당) 주, 도시와 작은 마을에서 모두 트럼프의 득표율이 증가했다. 뉴욕과 같은 확실한 파란 주에서도 해리스는 1988년 이후 어떤 민주당 후보보다 저조한 성적을 거두었다. 동시에 트럼프는 투표율이 약간 낮아졌기에 2020년 바이든보다 적은 표로 승리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무당파 투표율이 민주당 지지자 투표율보다 높았다는 사실이다. 이는 민주당 후보에 대한 열정이 부족했음을 보여준다. 우리는 이러한 우경화 현상을 경제 위기, 신자유주의의 위기, 그리고 민주당 위기의 표현으로 이해해야 한다. 선거를 몇 달 남겨놓고 해리스를 후보로 내세운 민주당은 노동자계급과 피억압 민중에게 줄 게 없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트럼프의 압승은 노동자계급과 피억압 민중들에게 큰 위협이다.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주에서 이미 목격한 바와 같이, 극우파는 이 힘을 이용해 이민자, 노동자 권리, 재생산 권리, 트랜스젠더 권리, 그리고 다른 민주적 권리에 대한 공격을 가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선거일 이후 어느 정도 절망감을 느끼며 잠에서 깨어났지만, 우리는 트럼프와 그의 극우 동맹에 맞서 절망을 행동으로 바꾸고 조직해야 한다. 우리는 (민주당에 대한 지지로 전환돼 버렸던) 트럼프 첫 임기 때의 저항을 넘어 우파에 대항하는 진정한 운동, 즉 공동전선을 구축해야 한다.

 

유권자 성향의 변화

 

유권자 인구 통계가 트럼프를 지지하는 쪽으로 이동한 정도는 주목할 만하다. 그는 특히 젊은 남성, 흑인 남성, 라틴계 사이에서 지지 기반을 넓혔다(이 중 40% 이상이 트럼프를 지지했다). 30세 미만의 남성은 2020년 15% 포인트의 격차로 바이든을 지지하다가 13% 포인트의 격차로 트럼프를 지지했다. 트럼프는 공화당을 대학에 다니지 않은 노동자계급 유권자의 당으로 만들려고 노력했고, 그 목표를 상당 부분 달성했다.

 

선거를 앞두고 성별 투표성향 차이에 대한 논의가 많았지만, 백인 여성의 다수가 트럼프를 세 번 연속 지지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실제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리스는 전체 여성 속에서 10% 차이로 승리했지만, 2020년 바이든이 트럼프에게 14% 차이로 승리했던 것보다는 낮은 수치다. 반면, 트럼프는 전체 남성에서 바이든 때와 같은 차이로 승리했다.

 

중요한 것은 민주당이 임신중지권에 대한 지지를 승리의 비책으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미주리주와 몬태나주 등 여러 주에서 임신중지권을 보호하기 위한 주민투표가 통과됐지만, 동시에 트럼프가 다수 득표를 했다. 플로리다주를 비롯한 다른 많은 주에서는 임신중지권 지지율이 트럼프 지지율보다 높았다. 이 사실은 임신중지권을 둘러싼 투쟁을 무기로 활용하는 것이 해리스의 여성 지지율을 높이는 데서 성공적이지 못했음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 민주당이 임신중지권을 방어하기 위한 강력한 전국적 운동을 구축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들은 임신중지권 확보에 필수적인 요소로 간주되지 못했다.

 

민주당은 임신중지권 이슈에 의존하여 2022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돌풍을 잠재울 수 있었다. 하지만 상황이 민주당에게 불리하게 바뀌었다. 트럼프가 임신중지권에 대한 공화당의 공식 입장을 재구성했기 때문이다. 임신중지권에 대한 트럼프의 입장 변경은 매우 교활했다. 트럼프는 임신중지권을 “주(州)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움으로써,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임신중지권을 반대하는 건 아니라고 일부 유권자들을 설득할 수 있었다. 트럼프가 임신중지권 반대 세력과 연결돼 있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유권자들은 임신중지권에 관한 한 트럼프가 다른 공화당원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트럼프가 재생산 권리를 공격해 온 당의 수장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임신중지권을 실제로 보호하기 위해 민주당이 국가 차원에서 한 일이 거의 아무것도 없다는 것도 사실이다. 트럼프가 해리스와의 토론에서 지적했듯이, 해리스가 서명하겠다고 약속한 임신중지권 복원은 민주당원들이 조직하기를 꺼려하는 상당한 계급투쟁 없이는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

 

트럼프가 승리한 결과는 미국인의 다수(주민의 55%)가 이민을 억제하기를 원한다는 것도 보여준다. 이것은 미국 태생과 일부 이민 노동자 모두의 경제적 불안과 관련이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두려움을 반동적인 입장으로 표출했다. 트럼프는 이민자들에게 가장 가혹한 입장을 가진 후보였다. “지금 당장 대량 추방”은 트럼프 집회에서 외치는 주요 구호가 되었다.

 

해리스가 이민 문제에 관해 오른쪽으로 멀리 이동했지만, 트럼프를 넘어설 수는 없었다. 트럼프는 모든 것을 이민자의 탓으로 돌리면서 자신의 정치경력을 쌓았기 때문이다. 해리스가 실패한 이유의 일부는 2020년 바이든 선거운동에서 친이민 정책을 펴려고 노력했다는 모순과 관련이 있다. 그 때 민주당은 NGO들과 협력하여 이민자 권리 운동을 민주당으로 유입시키려고 노력했었다. 그 후, 바이든은 이민자에게 가혹한 탄압을 퍼부었는데, NGO들의 지도부가 방향을 상실하고 운동을 무력화하도록 성공적으로 이끈 뒤였기 때문에 바이든 정부에 맞서 싸울 힘이 없었다. 그러한 운동이 없었기 때문에 반이민 감정이 고조되었고, 트럼프는 이민자들을 노동자계급을 괴롭히는 모든 문제를 뒤집어씌울 유용한 희생양으로 강력히 활용했다.

 

유권자들에게 호소하는 데 있어, 민주당은 트럼프가 선거운동의 기둥으로 삼은 이슈들에 대해서만 실패한 것이 아니었다. 선거 결과는 그들이 트럼프로부터 “민주주의를 보호”하는 당으로 나서는 데서도 성공적이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자코뱅>이 펜실베니아주의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 밝혀진 바와 같이, 조사대상이 된 모든 정치적 메시지 중에서 민주주의에 관한 메시지가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민주당원들이 민주적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거나 또는 직접 공격하고 있으면서, “민주주의를 수호하라”고 메시지를 내는 것은 상당수 유권자에게 공허하게 들릴 수밖에 없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정부 기관에 대한 믿음을 잃고 있으며, 민주당원들이 매달리는 규범을 보호하는 데 별로 관심이 없다.

 

민주당의 위기

 

다수의 유권자들은 경제를 이번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보았다. 선거 결과가 보여주듯이 다수는 트럼프가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바이든은 코로나19 봉쇄 이후 경제를 안정시키고 반도체과학법 같은 몇 가지 주요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일반 미국인의 경제 상황은 물가인상 때문에, 특히 식료품 같은 일반 소비재 가격의 상승과 주택가격 상승으로 인해 더욱 불안정해졌다. 이런 상황을 놓고, 민주당은 경제가 실제로는 잘 돌아가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트럼프와 공화당은 강하게 비난했다.

 

바이든의 2020년 선거 캠페인은 샌더스의 지지 기반을 민주당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샌더스와 협상해야 했다. 바이든은 학자금 대출 탕감, 노조조직화 보호법 추진, 노조 제조업 일자리 귀환 등 일부 진보적인 정책으로 통치했다. 이에 비해 2024년 해리스의 공약은 초점이 없었고, 노동자계급보다는 중간계급을 겨냥했다. 해리스는 월스트리트 억만장자들과의 관계를 강화했다. 이로 인해 노동자계급의 일부가 트럼프와 손을 잡게 되었고, 노동자계급과 민주당의 역사적 관계가 더욱 악화되었다.

 

이번 선거는 2008년부터 성장해 온 정치적 현상, 즉 노동자계급의 일부가 민주당으로부터 멀어지는 현상의 결과를 보여준다. 2016년에는 트럼프가 일부 러스트벨트 주에서 승리했지만, 이번에는 ‘블루 월’(민주당 우세 주들을 연결한 벽)이 무너졌다. 대학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 이제 확고하게 공화당 지지자가 되면서, 정치에서 새로운 “학위 격차”를 만들어 냈다. 민주당은 노동자계급 및 사회운동과의 관계를 회복하지 못했다. 비록 바이든이 노동자들에게 호소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말이다. 수십 년 동안 신자유주의 정치와 억압받는 사람들을 대표하지 않는 정치에 지친 노동자들은 더 이상 민주당을 자신들의 고향으로 보지 않는다.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역동적인 운동은 이 점을 반영했다. 시온주의를 완전히 수용한 민주당은 팔레스타인 운동에게 사소한 양보도 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전당대회에서 팔레스타인 운동 대표에게 발언 기회조차 주지 않았고, 집회에서 아랍계 미국인을 쫓아냈다. 그 결과, 해리스를 전폭적으로 지지하지 않는 ‘지지자 없음’ 운동이 등장해 많은 아랍계 미국인들이 그녀에게 투표하기를 거부했다. 일부 아랍계 미국인들은 트럼프에게 투표했다. 민주당은 2020년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 운동을 자신들을 지지하도록 이끌었던 것과 달리 팔레스타인 운동을 투표함으로 이끌지 못했다. 1960년대 베트남 전쟁과 민권 운동으로 청년들이 급진화되었던 것과 비슷하게, 오늘날 젊은 활동가들과 민주당 간의 단절이 나타나고 있다. 민주당 진보의원들 가운데 유일하게 해리스를 지지하지 않았던 라시다 탈리브가 자신의 선거구에서 해리스보다 더 많은 표를 얻어 당선된 사실은 적극적인 팔레스타인 지지 입장이 갖는 대중성을 보여준다.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활동가 기반을 멀리한 것은 해리스가 패배하게 한 이유의 일부였다.

 

유권자들의 경제적 두려움 앞에서, 트럼프와 공화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한 값비싼 전쟁에서 미국을 빼내겠다고 약속했다. 반면에 민주당은 세계 질서에서 미국의 역할에 관한 매파적 수사를 두 배로 늘렸다. 공화당 지지기반 내 중도층을 공략하기 위해, 해리스는 이라크 전쟁의 주모자 중 한 명이자 수많은 전쟁 범죄를 저지른 자의 딸인 리즈 체니와 손을 잡았고, 트럼프는 미국을 값비싼 “영원한 전쟁”에서 빼내려는 후보로 자신을 그렸다.

 

해리스가 트럼프에게 패배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으며, 앞으로 몇 달 또는 몇 년 동안 논쟁이 계속될 것이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분명히 실수를 저질렀고, 트럼프에 대한 두려움조차도 그들을 구할 수 없었다. 해리스는 “기쁨”, “자유”, “코코넛 나무” 같은 공허한 말들로 가득 찬 캠페인을 진행했다. 그러면서 이민자 권리, 기후 변화, 군대, 트랜스젠더 권리 등 사실상 모든 분야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했다.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 공화당원인 체니 같은 이들과 함께 하는 해리스의 “빅 텐트”는, 해리스를 초당파적 기득권 세력의 수호자로, 반면 트럼프를 그 거부자로 그려지게 했다. 요컨대, 오른쪽으로의 이동은 해리스에게 완전한 실패를 의미했다.

 

집권한 신우파

 

트럼프는 승리 연설에서 자신이 다가오는 임기 동안 대통령 권한을 부여받았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그 권한은 복잡하고 모순적이다. 트럼프의 지지 연합은 다양한 분야로 구성되어 있다. 한편으로는 경제적 포퓰리즘을 원하는 노동자들이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확고한 극우파 이데올로그들이 있다. 임신중지권에 대한 트럼프의 입장에 불만을 가진 종교적 보수주의자들이 포함되어 있는 반면, 임신중지권을 보호하고자 하는 다수의 사람들도 포함되어 있다. 또한, 영향력을 얻기 위해 서로 알력다툼을 벌일 MAGA 운동의 다양한 세력들도 포함되어 있다.

트럼프는 2016년과 2020년에 확보할 수 있었던 것보다 더 많은 거대자본들로부터 지지받고 있다. 트럼프가 이례적인 대통령 후보였고 자본의 중요한 부문이 해리스를 지지하고 기부했지만, 일론 머스크와 같은 일부 거대자본가들은 트럼프를 지지했다. 자본가들의 이러한 변화는 미국의 미래에 대해 제국주의 부르주아지 사이에 분열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관련하여, 안톤 재거는 <신좌파평론>에 이렇게 썼다.

 

“두 정당의 사회적 구조는 2010년대 미국 정치 경제의 지각변동을 반영하고 있다. 녹색 재산업화라는 방향과 국내외 화석연료 생산이라는 방향 사이에서 갈등이 존재한다. 인플레이션과 싸운다는 방향과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서 달러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 제공이라는 방향 사이에서도 갈등이 존재한다. 이 복잡한 상황을 중심으로 두 블록이 응집되었다. 한편으로는, 트럼프와 그의 측근들을 중심으로 계급을 넘어선 탄소집약연합이 형성되었는데, 공화당의 기존 신보수주의 지지자들을 제거하는 대신 주변부 블루칼라 노동자들, 농촌의 소부르주아, 교외의 중간 관리자, 부동산 자본가, 암호화폐 상인, 실리콘 밸리의 우파, 1980년대 자유방임주의의 맹공격에서 살아남은 철강 생산자들을 끌어들였다. 레이건이 결성한 연합과 달리, 트럼프의 연합은 백인 대학 졸업생이 부족하지만 학위가 없는 백인들에 의해 떠받쳐지고 있다. 트럼프의 연합은 미국의 헌법이 가진 반다수결주의적 특성 덕분에 엄청난 혜택을 누리고 있으며, 공식적이고 비공식적인 투표자 억제 수단에 의존하고 있다. 그 동원력은 이제 트럼프를 이용하여 주정부 기금에 대한 접근을 보장받고자 하는 포드 같은 기술 재벌에 의해 완화되고 있으며, 일부 노동 지도자들은 공식적으로 공동 결정제도 및 단체 임금협상에 관심이 있는 당내 새로운 수정주의 우파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에 대한 이러한 평가를 바탕으로 할 때, 앞으로 우리가 마주하게 될 것은 더욱 극단적인 권위주의적 특징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정부다. 이를테면 법무부에 대한 통제 강화와 행정부의 권력 강화 시도가 있을 것이다. 자본의 더 큰 부문에 점점 더 호소력을 발휘하는 의제를 내세울 것이다. 이 의제는 금융 규제 완화, 국가와 교회의 분리 축소, 보호 무역주의, 그리고 민주적 권리 공격에 기반을 둘 것이다. 강력한 이민자 혐오 정책을 갖고 반이민 민병대를 부추기는 정부가 될 것이다. 이 정부는 “대 이스라엘”이라는 대량 학살 프로젝트를 계속 지원할 것이다. 가장 먼저 트럼프를 축하한 세계의 지도자들 가운데 하나가 네타냐후라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 정부는 국제 동맹국들과 재협상을 시도하여 우크라이나에 대한 접근 방식을 바꿀 것이다. 우리는 속지 말아야 한다. 트럼프는 반전 대통령이 될 수 없다. 그는 대신 중국과의 대결을 강화하기 위해 군사화와 국경 군대 배치 등을 통해 미국 사회를 재편하고자 한다. 트럼프는 극단적 제국주의자로서 통치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에 맞서 싸우려면 전 세계 노동자 자매형제들과 연대하여 싸우는 강력한 노동자계급 국제주의가 필요하다. 억압에 대한 모든 위협과 함께, 트럼프는 미래의 국내 계급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다음 단계

 

주류 분석가와 정치인들은 계급투쟁을 고려하지 않는다. 최근 <에즈라 클라인 쇼>에서 게리 거스틀은 신자유주의의 구질서가 사라졌지만 아직 그 자리를 대신할 새로운 질서가 등장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것은 “낡은 것이 죽어가지만 새로운 것이 아직 태어나지 않았다”는 그람시의 유기적 위기 개념를 표현하는 또 다른 방법이다. 그러나 클라인과 거스틀이 놓치고 있는 것은 계급투쟁이 상황을 규정하고 급격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변화하는 상황은 선거를 통해 표현되었지만, 거리, 학교, 직장에서도 나타날 것이다.

 

이와 같은 계급투쟁의 배제는 논리적으로 트럼프가 반인권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조치를 반대 없이 강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계급투쟁은 이러한 조치를 방해하고 중단시킬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 임기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노동자계급의 행동에 달려 있다.

 

트럼프의 복귀 앞에서, 민주당은 노동조합 및 사회운동 관료들과 공모하여 광범위한 인민전선을 구축함으로써 스스로를 재구성하려고 할 것이다. <자코뱅>과 DSA는 민주당을 노동자계급과 좌파에 더 가깝게 재편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이런 노력은 2016년과 2020년 샌더스 차단이 보여주었듯이 성공적이지 못했다. 또한 신우파가 등장하는 상황에서 좌파가 방향을 잃게 하는 데 일조했다. 민주당은 자본과 자본주의 체제에 묶여 있기 때문에 트럼프와 극우파에 맞서는 데 필요한 투쟁을 벌이지 않을 것이다.

 

이번 선거가 우경화를 보여주었지만, 한편으로는 희망적인 요소도 있다. 민주당과 결별하고 좌파로 향하는 세력들이 있기 때문이다. 팔레스타인 운동은 아직 사회운동의 무덤으로 이끌려 가지 않았고, 이로 인해 정권과 대학 내 동맹세력은 이를 억압하기 위해 더욱 가혹한 전술을 사용해야만 했다. 집단학살이 계속되면서, 이 운동이 다시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마도 트럼프가 주도하는 탄압적인 조치에 맞선 더 광범위한 지지를 바탕으로 하면서 말이다.

 

노동운동은 신자유주의 공격 이후 오랜 동면으로부터 다시 깨어나는 과정을 이어가고 있다. 새로운 노조들이 결성되고, 투쟁적인 파업들이 진행되고 있으며, 노동자들이 노조를 단순한 생계유지 이상의 것을 위한 투쟁수단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것도 좋은 징조이며, 상황을 분석할 때 함께 고려해야 한다. 관료들이 이런 투쟁을 막으려 할 것이지만, 현장 노동자들은 맞서 싸울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으며, 노동조합에 더 많은 것을 요구할 수 있다.

 

트럼프에 저항할 수 있는 힘은 노동자계급과 사회운동에 있다. 우리가 민주당으로부터 독립적으로 계급투쟁을 함께 조직할 수 있다면, 트럼프의 발목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계급투쟁이 유기적으로 출현할 수 있는 격동의 시기에 살고 있으며, 이러한 시기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 낡은 것은 사라졌지만 새로운 것은 아직 태어나지 않았다. 계급투쟁은, 만일 우리가 조직해 낸다면, 새로운 무언가의 산파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파에 대항하는 공동전선만이 아니라 우리의 투쟁을 하나로 묶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싸울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는 사회주의 강령을 가진 노동자계급과 억압받는 사람들의 정당이 필요하다.

 

(원문)

https://www.leftvoice.org/the-democrats-couldnt-beat-trump-with-hot-air-and-coconut-trees-an-organized-working-class-c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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